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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방정부 1일 ‘셧다운’되나

    미국 정치권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정쟁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연방정부 폐쇄 여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29일(현지시간) 상·하원 모두 문을 열지 않은 채 장외에서 설전만 벌이면서 협상을 외면했다. 이에 따라 정부 폐쇄 여부는 예산안 처리 마감시한인 30일에 가서야 판가름 나게 됐다. 만약 이날 밤 12시까지 상·하원이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지 않으면 1일 0시부터 정부 폐쇄는 현실화된다. 상원은 30일 오후 2시 이후에야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따라서 여야가 막판에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 짓더라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마감시한인 밤 12시 임박해서 예산안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끝내 협상 타결에 실패할 경우 1995년 이후 17년 만에 정부 폐쇄가 현실화된다. 정부가 폐쇄되면 국방·치안을 비롯해 육류 검역, 항공교통 관제 등 정부 핵심 업무는 지속되지만 이들 분야를 제외한 비핵심 서비스가 중단되고 80만~100만명 가량에 달하는 연방 공무원이 강제로 무급 휴무에 들어간다. 국립공원이 문을 닫고 쓰레기 수거나 운전면허시험, 여권 업무 등 실생활과 관련한 서비스에서 불편이 예상된다. 정부 폐쇄 기간이 짧을 경우엔 큰 피해가 없겠지만 장기화할 경우 혼란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한국도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무급 휴무에 들어갈 경우 비자 발급 업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미국 대사관은 1995년 정부 폐쇄 사태 때 비자 발급 업무를 중단한 바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개최하는 문화 행사 등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 한·미 간 외교 업무나 주한 미군 활동은 안보와 관련된 필수 업무이기 때문에 당장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외 주둔 군인들에 대한 급료 지급이 중단되기 때문에 정부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주한 미군들의 사기가 저하되거나 동요할 수도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기초연금 놓고 정면충돌… 與 “제도 우선 알려야” 野 “공약 사기”

    기초연금 놓고 정면충돌… 與 “제도 우선 알려야” 野 “공약 사기”

    박근혜 정부 첫 정기국회가 개회 직후 한 달쯤 파행을 겪고 30일 다시 문을 연 가운데 여야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기초연금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새누리당은 기초연금 문제가 오해에서 비롯됐다면서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정부안이 “공약 사기”라며 정부와 새누리당을 몰아세웠다.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부 최종안에 반기를 들면서 불출석한 빈자리는 이영찬 차관이 대신했다. 회의 초반부터 여야의 신경전은 치열했다. 민주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민들은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로 보이는 장관이 제안한 안이 관철되지 않고 청와대의 일방적인 지시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궁금해한다”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을 복지위에 출석시켜 소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간사인 유재중 의원은 “장관 사의에 관한 논의는 나중이고 기초연금안을 통과시켜 국민 복지를 빨리 이루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청와대를 참석시키자는 것은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는 대부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 부분에 공방의 초점을 맞췄다. 새누리당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가 합리적인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 의원은 “국민연금을 많이 넣은 사람은 기초연금을 적게 받더라도 순소득은 높다”면서 “기초연금이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도 수익이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김현숙 의원은 “민주당에서 공약 사기라고까지 얘기했는데 처음부터 국민연금과 연계한다고 얘기했고 그에 바탕해 예산을 짰기 때문에 공약이 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의원도 “취임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공약 파기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라고 거들었다. 반면 민주당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면 현행 기초노령연금 액수보다 적게 받게 된다는 부분을 집중 추궁했다. 이목희 의원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어지면 기초연금을 손해 본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민주당은 정부가 낸 법안을 기초로 심사하지 않겠다. 지금이라도 정부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언주 의원은 “현행법상 보장됐던 것들을 슬그머니 물 타기 해서 손해를 본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런 사기적 행태를 묵과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최동익 의원은 “기초연금 정부안의 수령액이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동됨에 따라 저소득 노인보다 부자 노인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특위’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또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피해대책 특위’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위’ ‘방송공정성 특위’ 등의 활동 기간 연장 안건 등도 심의, 의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지각 정기국회 민생 급한 불부터 꺼라

    정기국회가 여야 합의에 따라 오늘부터 정상화된다. 늦어진 국정감사 또한 새달 14일부터 12월 2일까지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정기국회는 지난 2일 개회했지만 민생 현안은 손도 대지 못한 채 개점휴업 상태로 28일을 허송했다. 지각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오후반으로 착각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에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래선지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당장 첫날 시작해 12월 10일까지 10차례 열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국민 여망을 외면하고 정쟁에만 매달린 것이 조금은 마음에 걸렸을 법도 하다. 문제는 정기국회는 어렵사리 정상화됐다고 해도 과연 얼마나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정기국회마저 공론(空論)의 장으로 만들어 실망을 안겨준다면 국민은 아예 정치를 외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여야는 정기국회를 시작부터 ‘정치국회’로 몰고 가려는 조짐이 보인다. 민주당이 요구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내일 예정돼 있다. 청와대의 사표 수리를 두고 야당의 반발이 거센 만큼 ‘공직자의 윤리’와 ‘검찰총장 찍어내기’를 내세운 격돌은 불을 보듯 뻔하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기초연금 공약의 수정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도 이튿날 열린다. 가뜩이나 첨예한 이슈에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거취 문제까지 불거졌으니 생산적인 결실을 기대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잡으려는 것만큼이나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 시한인 12월 2일 처리한다는 여야 합의의 이행이 여의치 않을 것이 우려된다. 추후 논의하기로 한 국가정보원 개혁 특위 구성도 논란거리다. 요컨대 정치 현안에서 한 걸음 물러나 국민의 삶을 먼저 바라보는 정기국회가 돼야 한다. 기초연금 이슈만 해도 본질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노년층, 나아가 조만간 노년층이 될 중·장년층의 빈곤이라는 절박한 삶의 문제다. 결코 많은 액수라고만은 할 수 없을 20만원의 기초연금이 현실적 삶의 조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인구가 그만큼 많다. 국민의 행복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지금 공약을 놓고 끝없는 공방을 벌일 때가 아님을 알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절대 빈곤층이 엄존하는 현실을 잊지 않는다면 대안을 마련하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여야는 정쟁에 앞서 민생 현안을 점검해 급한 불부터 끄기 바란다. 상대를 곤경에 몰아넣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국민 생활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 곧 민생이 정치의 본령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민주당이겠지만, 국민은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도 때론 통 큰 양보에 국민은 더 박수를 보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민생국회를 기대한다.
  • [19대 초선 의원 정치와 도전] (9) 새누리 신동우

    [19대 초선 의원 정치와 도전] (9) 새누리 신동우

    “30년 전문행정가 경험을 살려서 예측 가능한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새누리당 신동우(60·서울 강동갑) 의원은 지난해 19대 국회 시작 후 첫 상임위원회에 참석했던 날을 아직 기억한다. 정시에 들어선 정무위 전체회의장에는 공무원 출신 의원 두어 명만 자리에 앉아 있었다. 초선 신 의원에게 ‘상임위는 정시에 시작하지 않는다’는 정치권 불문율의 단면을 실감케 한 날이었다. 국정원 개혁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회의록 논쟁,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기소, 기초연금안 축소 등 잇따른 정쟁 사안으로 정기국회 일정마저 늦춰지는 상황에서 신 의원은 “효율을 중시해 온 행정 공무원 출신으로서 회기 등 국회 일정만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77년 행시 21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26년을 서울시 공무원으로 봉직했다. 민선 3·4기 강동구청장까지 합하면 총 30년을 서울시민에게 봉사한 셈이다. 신 의원은 “햇병아리 공무원 시절이었을 때와 의원 배지를 단 지금은 국회를 보는 시각이 상전벽해로 변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당시만 해도 ‘국회의원’ 하면 ‘권력자이나 전문성은 없는 집단’으로 치부됐다. 공무원이 법안을 갖고 가서 설명하면 의원이 서명해 주는 역할에 그쳤지만 이제는 의원입법 비율이 정부입법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평생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현장 위주의 입법, 지방자치 확대’를 의정생활 목표로 삼고 있다. 정무위에 들어간 이유도 “국무총리실을 다루는 위원회라 중앙행정 편향성에 대해 지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 지역구 의원으로 중앙정부·서울시 간 갈등을 빚고 있는 무상보육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국고보조사업의 근본적 한계부터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업무영역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면서 “무상보육을 포함한 국고보조사업은 정부가 매칭예산을 미끼로 당장 지자체가 시급하지 않은데도 밀어붙이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차후에 무상보육의 책임주체를 지방정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이 유승우·백재현·황주홍 의원 등 지역행정가 출신 의원들과 의기투합해 꾸린 국회 지방자치포럼은 지난해 출발한 신생 연구단체이지만, 지방선거 기초공천제 폐지 등을 추진했다. 그는 “국회 선진화법으로 정치권의 폭력 대결은 사라졌지만 여야 양당에 강경론자들만 남고 건전한 중간지대는 사라져 버렸다”면서 “소속 당과 관계없이 가치를 공유하는 의원들끼리 어울리고 토론하는 자리를 늘려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서울대 71학번인 민주당 강창일·신학용·신경민 의원 등은 신 의원의 소중한 네트워크이기도 하다. 그는 “아직 우리 정치문화가 덜 타협적인 까닭에 ‘너희 당 말이 맞다’고 수긍하면서도 당 눈치를 보는 측면은 앞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지금&여기] 어느 장관의 자필보고서/안석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어느 장관의 자필보고서/안석 정책뉴스부 기자

    “이 글은 현행 의료급여 제도의 상황과 문제점, 혁신방안에 관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보고서입니다.” 2006년 10월 초 유시민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A4용지 15장 분량의 ‘의료급여 제도 혁신에 대한 국민보고서’라는 자료를 냈다. 유 장관은 저소득층의 치료비를 국가가 부담하는 의료급여 제도의 취지와 문제점, 개혁 방향 등을 철학적 배경과 각종 사례, 통계, 그래픽으로 상세하게 설명했다. 한 해 4조원의 소요예산을 얘기할 때는 숫자 ‘4’ 뒤에 12개의 ‘0’을 나열하며 정부로서는 예산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가 잘못 설계한 제도를 고치기 위해 저소득층의 부담금을 이제라도 올릴 테니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시 유 장관은 추석 연휴 동안 집에서 직접 보고서를 썼다. 보고서는 일반에 공개된 뒤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다른 정부도 아닌 노무현 정부가 저소득층의 혜택을 뺏는 정책을 한다고 하니 진보진영의 반발도 거셌다. 이를 의식해 장관이 직접 총대, 아니 펜대를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7년 전 얘기를 꺼내는 것은 기초노령연금 등 최근 공약을 둘러싼 거센 논란 때문이다. 공약을 지키지 못한 이유로 대통령은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과하고 장관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한다. “약속을 못 지켰다”고 비판만 할 일은 아니다. 어떤 정부가 와도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씩 주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왜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내용이 언론에 다 나와 있다고 해봤자 정파와 진영에 따른 갑론을박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뿐이다. 이렇다면 앞으로도 국민은 수정될 공약에 대한 일방적인 발표와 여야의 정쟁만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장관이 사임하고 대통령이 사과한 게 그들에게는 진심이겠지만, 이대로라면 정책 대상자인 국민은 앞으로 계속될 공약 수정을 구경꾼처럼 바라만 봐야 한다. 장관이 직접 보고서를 쓰는 정성까지는 바라지 않는다고 해도, 정부가 무엇을 고민하는지에 대한 진솔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다. 재정이 문제라는 뻔한 얘기 이상의 정책적 고민과 배경을 설명한다면, 공약 수정에 동의하는 이들도 지금보다 늘어나지 않을까. ccto@seoul.co.kr
  • [사설] 국회 선진화법 운명 이번 정기국회에 달렸다

    정기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기도 전에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식물국회’를 만드는 법인 만큼 손을 보겠다는 태세다. 이에 민주당은 “물리력과 날치기가 난무하는 국회로 후퇴하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몸싸움 방지법’으도로 불리는 현행 국회법은 만들어진 지가 불과 1년이 조금 넘었다. 새누리당 스스로가 발의해 지난해 5월 국민들의 박수 속에서 이 법을 처리해 놓고 국회 운영에 어려움이 나타나자 위헌 소송까지 거론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역시 이 법의 맹점을 활용해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정략적 계산을 거두어야 할 것이다. 국회 선진화법 개정에 나선 새누리당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쟁점 법안의 경우 국회의원 5분의3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니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 한 그 어떤 법안도 처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새 정부 출범 때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는 등 생고생을 한 여당 입장에서 보면 의사 일정 마비로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게 하는 이 법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구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 법안들을 줄줄이 처리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선처’만을 기다려야 한다면 집권 여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 법에 다수결 원리를 무시한 법리상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시행도 하지 않고 고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사실 이 법 제정 때부터 ‘식물국회’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런데도 박근혜 당시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법 처리를 밀어붙인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국회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 이면에는 예산안과 쟁점 법안을 처리할 때마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처리 시도와 이를 저지하는 야당 간에 쇠사슬과 해머까지 동원해 몸싸움을 벌이던 후진적인 국회를 바꿔야 한다는 국민적인 주문이 있었다. 일방적인 수(數)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 만든 법이 바로 국회 선진화법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이 법을 사실상 대여 투쟁의 수단으로 삼을 기세다. 혹여 민주당이 이 법을 방패 삼아 정부·여당의 입법 저지에 올인한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다. 이 법의 운명은 어찌 보면 민주당의 대승적인 협력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 역시 야당과 더 소통해 합의 정치를 이끌어내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 민주당이 천년만년 야당을 하는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도 언젠가는 야당이 될 수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정기국회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이 법의 본래 취지를 잘 살려내길 바란다.
  • [사설] 여야, 추석 민심 살펴 국회서 머리 맞대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정국 대응 방향과 관련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강화할 뜻을 밝혔다. 그는 어제 ‘추석 민심 보고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담에서 대통령의 ‘불통정치’가 확인된 이상 원내·원외 투쟁 양쪽을 다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이 많았다”고 했다. 이는 정기국회를 보이콧한 채 전면적 장외투쟁으로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비쳐진다. 정기국회를 외면하지 않겠다니 그나마 다행스러우나 50여일째인 장외투쟁도 접지 않겠다니 걱정스럽다.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밖에서 투쟁하다 가끔씩 정기국회에 들어와 처리하겠다면 본말이 전도된 자세일 것이다. 추석 연휴 중 한 여론조사를 보면 3자회담 후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66.7 %)이 ‘지속해야 한다’는 응답(23 %)보다 3배 가까이나 많았다. 그만큼 민주당의 거리투쟁을 보는 민심도 싸늘하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추석 민심이 ‘대통령의 불통’에만 모아져 있다고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3자 회담의 결렬로 장외투쟁의 출구를 찾지 못한 민주당의 고민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야당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해서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불통’(不通)이라고 공세를 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당으로서의 책무를 스스로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문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정기국회가 지난 2일 열렸지만 아직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한 지금, 민주당은 거리의 천막을 걷고 국회로 복귀할 명분을 여권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본업인 정기국회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기국회는 선량들이 국민을 대신해 지난해 정부 예산의 씀씀이와 새해 예산안을 결산·심의하고, 정부 정책의 잘잘못을 따지고 대안을 만드는 소중한 자리다. 특히 정부에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 수 있는 국정감사는 여당보다 야당에 더 중요한 무대라 할 수 있다. 그런 국정감사를 장외투쟁을 하느라 제대로 준비도 안 하고 허술하게 임한다면 외려 야당이 더 손해 아닌가. 더구나 지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경기부양책들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안들을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하겠다는 것은 대여투쟁을 민생 법안 및 예산안 처리와 연계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이 경우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야당과의 합의 없이는 여하한 안건 처리도 어렵게 된 마당에 정쟁에만 매달려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민주당은 추석 민심을 제대로 읽고 하루빨리 장외투쟁을 접고 국회에 전면 복귀하길 바란다. 새누리당도 경색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민주당과의 대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 [사설] 3자 회담 상생의 타협정치 계기 돼야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오늘 국회에서 3자 회담을 연다. 민주당이 이미 회담을 수용한 상황에서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라는 돌발변수가 생겨 불발로 끝날 듯하다가 어제 김 대표가 응하겠다고 해서 성사된 것이다. 어렵게 성사된 것인 만큼 허심탄회하게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 아무런 결론 없이 회담을 위한 회담으로 끝나 또다시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며 양보와 타협의 미학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3자 회담에서 풀어야 할 현안은 단연 국정원 개혁이다. 검찰총장 사퇴를 둘러싼 논란도 가닥을 잡아야 할 것이다.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현격한 시각차부터 좁혀야 한다. 정치적 이해와 명분에만 매달려 상대의 항복을 요구하는 극단적인 전략은 소모적인 정쟁을 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게 뻔하다. 실타래처럼 얽힌 정국을 풀기보다 주도권을 잡고 보겠다는 생각에 집착한다면 국민적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중간 지점을 찾지 못한 채 칼과 칼로만 맞선다면 정국은 수습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지도 모른다.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시해야 한다. 민생과 거리가 먼 프레임 정치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해야 한다. 국정원 댓글 수사,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과 남북 대화록 실종,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사건, 채 총장의 사퇴 공방에 이르기까지 여도 야도 스스로 옭아맨 정치적 명분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댓글 수사를 통해 국정원은 이미 정치 개입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국정원 개혁은 시대의 소명이다. 거부할 명분이 없다. 국정원 자체 개혁을 선뜻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국회에 넘겨서 여야 특위를 통해 개혁안을 만들도록 한다면 ‘셀프개혁’의 비아냥에서도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댓글 수사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수사를 주도한 채 총장이기에 그의 혼외 자녀 논란은 현 정국과 따로 떼어 생각하기 어렵다. 청와대와 법무부는 사퇴를 압박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번 회담에서 그 진정성을 확인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채 총장 논란이 난국 돌파의 또 다른 돌파구 아니냐는 의혹이 남아 있는 한 정치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 독립 또한 요원한 숙제로 남을 것이다. 단지 사생활 비리임이 확실하다면 채 총장 스스로 공인으로서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한다. 민생 현안은 산적해 있는데 제1야당이 두 달 가까이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 나라를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대통령, 여야 모두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 오늘 회담은 마땅히 대화와 타협의 상생정치를 열어 가는 전기가 돼야 한다.
  • [사설] 3자회담 결실 맺도록 여야 한발씩 물러서야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3자 회담을 민주당이 수용했다. 끝이 보이지 않던 대치 정국을 풀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평가한다. 박 대통령이 러시아와 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야당에 손을 내민 것은 여론의 흐름을 제대로 읽은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로 찾아가 정치지도자들에게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여야 대표와 만나겠다는 것은 권위에 얽매이지 않은 파격 행보로 본다.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회담을 목적으로 국회를 찾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다. 의제의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인 만큼 자칫 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리더십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김 대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담은 성사되기도 쉽지 않았지만, 그 결과 또한 짐작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정의 최고운영자와 제1야당의 대표가 서로 상대를 인정하며 마주 앉아 대화하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정국의 돌파구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는 절실함의 반영일 것이다. 박 대통령의 제안을 전한 이정현 홍보수석이 “국회를 존중하고 정국 교착에 대한 적극적 해결 의지를 보이는 의미”라고 설명한 것도 막힌 정국을 뚫고자 일정한 양보가 있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본다. 당초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요구했던 김 대표 역시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며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담에 임하는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속내는 물론 같지 않을 것이다. 그럴수록 회담의 1차 목표가 소모적 정쟁의 종식이 돼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민주당이 서울광장에 천막을 친 지도 한 달 반이 지났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논란을 증폭시키는 데 당력을 쏟았을 뿐이다. 그동안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중요한 민생 현안에 손도 대지 못했다. 그런 만큼 가장 첨예한 의제가 될 국정원 개혁 문제에 대한 양보와 타협이 절실하다. 청와대도 국민이 수긍하는 수준의 대안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민주당 역시 여권이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제안을 끝까지 고수해서는 안 될 것이다. 3자 회담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결코 작지 않다. 정치권도 정치력 부재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호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어제도 민주주의 위기론이니 수호론이니 하며 공방을 벌였다는 소식이다. 여야가 3자 회담을 그저 상대 의사를 확인하고, 자신의 일방적 정치 논리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국민의 실망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여야는 이번 회담에서 한발씩 물러서 성과를 이끌어 내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대화와 타협은 정치의 본령이 아닌가. 국민에게 편안한 추석을 선물하기 바란다.
  • [사설] 교과서를 정치·이념 투쟁 대상 삼아선 안 된다

    교학사의 국사 교과서 내용을 놓고 좌우와 여야가 격돌하고 있다. 기존 교과서가 좌편향이라고 비판하던 학자들이 집필해 검정을 통과했는데 여러 단체들이 우편향이며 오류가 많고 역사를 왜곡했다고 지적하며 검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잘못된 내용은 수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권까지 가세해 교과서를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은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어제 “좌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정치권도 이에 가세한 부분은 우리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여당 스스로 먼저 논쟁에 뛰어들어 불을 붙였다. 새누리당 연구모임에 나온 이번 교과서 주저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10년 내에 (좌파에 의해) 한국 사회의 구조적 전복이 가능하다”, “민정당 시절 당원을 교육하고 네트워크가 형성됐다”는 등 정치인과 다름없는 발언을 했다. 야당 또한 일제히 반박 성명을 내며 여당을 공격해 결과적으로 교과서가 정쟁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같은 사실(史實)을 놓고도 역사학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어느 쪽을 강조하느냐의 차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보고 배우는 교과서, 특히 국사 교과서는 불편부당(不偏不黨)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학생들에게 한쪽의 시각만 가르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국사 교과서는 늘 좌편향이거나 우편향이라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좌편향 교과서가 도마에 오른 적이 있었듯이 이번 교학사 교과서 또한 이런 점에서 집필진 선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편파적 해석까지 더해 잘못이 298곳이나 된다는 진보 단체의 지적이 죄다 맞진 않더라도 교학사 교과서엔 누가 봐도 오류인 부분이 수두룩하다. 일제가 위안부를 1944년 여자정신근로령 발표 후 동원한 것으로 잘못 기술했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에서는 계엄군이 시민을 학살했다는 사실과 피해자 수를 축소했다. 검정 취소에 대한 논의는 더 해봐야 하겠지만, 명백한 잘못은 당연히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교과서는 좌우 이념 투쟁이나 정쟁 놀음의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 집필진부터 신중히 선정해야 하고 검정 심사도 엄격히 해야 분란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보편적 가치 판단과 객관성은 교과서의 생명과도 같다. 역사학자 E H 카는 역사의 객관성 못지않게 주관성도 강조했지만, 주관적인 판단은 고등학교 이후에 하도록 해도 된다.
  • [사설] 5자회담 이은 양자회담으로 정국 풀어라

    러시아와 베트남을 방문하고 어제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국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논란으로 비롯된 파행 정국을 풀 열쇠를 박 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김한길 대표가 서울광장에 나앉은 지 오늘로 42일째를 맞은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 안에서도 박 대통령이 김 대표와 만나는 것만이 얽힌 정국의 실타래를 풀 유일한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사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회담 얘기는 어제오늘의 것이 아니다. 다만 회담 형식과 의제가 걸림돌이었고, 이는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앞서 청와대는 대통령과 여야의 대표·원내대표가 함께 모여 민생 현안 전반을 논의할 것을 제의했고, 민주당은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단독 회담을 통해 국정원 문제를 중점 논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4일 출국하기 직전에는 대통령과 김 대표의 양자 회담에 이어 5자 회담을 여는 방안을 김 대표가 수정 제의한 바도 있다. 대통령이 집권여당의 일개 당원에 불과한 현실에서 여당 대표를 제쳐두고 야당 대표만 따로 만나는 것은 의회 정치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게 청와대의 논리이고, 국정원 문제를 일반 민생 현안과 뒤섞어 논의할 수는 없다는 게 민주당의 논리다. 이런 양측 주장의 이면에는 박 대통령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한데 엮으려는 민주당의 속셈과 이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청와대의 의중이 깔려 있다. 정치의 목표는 결국 국리민복임을 다시금 환기할 때다. 그 어떤 명분이나 논리를 앞세운 정쟁도 이 가치를 뛰어넘을 수는 없는 일이다. 제 주장이 관철되지 않는다며 야당이 국회를 박차고 나가는 것이나 대통령이 형식 논리에 얽매여 야당과의 대화에 인색한 것은 정치의 바른 모습이 아니다. 형식과 의제에 구애받지 말고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가 만나야 한다. 5자 회동을 통해 박 대통령이 이번 해외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민생 현안 전반에 대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한 뒤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자리를 옮겨 국정원 문제를 논의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모종의 합의에 구애받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여기에서 도출된 이견은 추후 국회 논의 과정을 통해 접점을 모색하는 게 순리다. 이를 통해 민주당은 서울광장에서 벗어날 출구를 찾고, 여권은 국회의 문을 더 활짝 열어놓는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사설] 여야 무상보육·급식 정쟁 접고 대안 내놓길

    서울시의 무상보육 및 경기도의 무상급식 예산과 관련해 여야가 상대 측 광역단체장 깎아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광역단체장 때리기 대리전은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은 이미 결정돼 시행하고 있는 복지 정책을 정쟁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두 정당이 추구하는 ‘정책 정당 구현’이 구호에 불과해서야 되겠는가. 제도가 빠른 시일 안에 안착할 수 있도록 여야는 머리를 맞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합리적인 재정 부담 방안을 내놓기 바란다. 정치권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0개월째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은 0~5세 보육사업의 국고보조율을 지금보다 20% 포인트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자체들은 개정안이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내년 보육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시급성을 절감하지 못하는지, 공방만 벌이고 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그제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은 자기 책임은 이행하지 않고 버티며 여당과 대통령을 비난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경기도 무상급식·무상보육 관련 간담회에서 “최근 김문수 지사가 내년에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김 지사를 비난했다. 여야의 흠집내기 맞불 작전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새누리당과 서울시가 벌이고 있는 무상보육과 관련한 공개토론회 기(氣)싸움도 가관이다. 새누리당은 양당 정책위 의장과 서울시장, 기획재정부 장관 등 4자 토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상보육 정책은 원내대표 소관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들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집권 여당의 입법 활동을 지휘하는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 시장의 양자토론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설계가 이미 끝난 무상보육 정책을 두고 4자 간 토론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김 정책위 의장은 어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4자 토론을 거듭 제안했다. 그러나 양측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공개토론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무상보육과 관련한 신경전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그저께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임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영유아 보육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10% 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반대에 부딪혔다. 이 때문에 정부는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소비세율 인상을 포함한 지방재정 보전 대책 발표 시기를 연기했다. 민주당 역시 국고보조율을 20% 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타협안을 만들어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 국회파행 네탓 공방속 결국 ‘선별 상임위’로

    정기국회가 의사 일정을 잡지 못한 채 파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야는 일부 상임위원회만 여는 데 합의하고는 11일에도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의사 일정을 포함한 전체 상임위 가동에 합의하라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에서는 현안이 있는 상임위, 자기 입맛에 맞는 상임위를 하자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여야가 있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요하지 않은 상임위는 없다. 민생현안이 쌓여 있는데 자기 정쟁, 자기 입맛에 맞는 것만 대화하자는 것은 국회 모습이 아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여당의 단독국회 강행 주장을 비난하면서 국가정보원 개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보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단독 국회를 운운하는 것은 한 마디로 정치 실종을 넘어 멸종시키려는 것”이라며 “공안 정국에서 오만과 교만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협박정치이자 구태”라고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지연의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은 단독 국회 운운하면서도 민주당의 상임위 소집은 거부하고 있다. 국정원 개혁 문제를 다룰 정보위 소집 요구는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일단 이날 간사합의로 11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로 합의했다. 농해수위에서는 일본산 농축수산물 수입문제에 대한 정부대책 점검과 쌀 직불금, 관세화 문제를, 국토위에서는 4대강 문제와 부동산 정책, 최근 발생한 철도사고 및 철도 민영화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오는 13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세법 개정안과 재정 적자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결산과 국정감사 등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무상보육 정쟁 접고 지속가능 대안 찾을 때

    서울시의 무상보육 예산과 관련한 논쟁이 정치권으로 비화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상보육 예산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다. 재원조달 방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운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더 이상 대리전을 벌이지 말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 지속 가능한 무상보육 예산 조달책을 강구해야 한다. 박 시장은 지방채 발행 방침을 밝히며 “정부가 무상보육 약속을 깼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국회 브리핑에서 “무상보육 부족 예산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서울시가 마치 ‘고뇌에 찬 결단’을 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마디로 정치 시장의 ‘무상보육 쇼’”라고 했다. 그는 또 “참 나쁜 시장”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을 느낀다”라고까지 했다. 그러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복지를 더 이상 시혜가 아닌 국민의 권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고육지책까지 꺼내든 서울시의 노력에 이제는 정부 여당이 응답할 차례”라고 박 시장을 두둔했다. 무상보육 예산과 관련한 충돌은 서울시와 중앙정부 간 감정싸움 또는 자존심 대결 양상이 짙은 것으로 판단된다. 박 시장은 어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0~5세 무상보육을 국가가 완전히 책임지겠다고 분명히 얘기했다”면서 “무상보육 사업은 중앙정부가 사실 일방적으로 시작한, 중앙정부가 다 부담해야 하는 사업인데 (지자체에) 전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가 취득세 영구 인하 등 자치단체의 주요 세입원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데다 무상보육에 따른 세출 재원의 증액 편성(추가경정예산)까지 요구한 것을 중앙행정의 전횡으로 여기는 듯하다. 정부는 그동안 서울시가 무상보육 부족분을 추경으로 편성하면 중앙정부 예비비 및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서울시의 지방채 발행 계획으로 무상보육이 중단되는 사태는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방안에 불과하다. 지방채 발행을 통한 재원 조달로 현 세대는 혜택을 보지만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서울시의 합리적인 세출 구조조정이 요구된다. 전면 무상보육 같은 보편적 복지 정책은 근본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없으면 이어가기 힘들다. 중앙정부와 여당, 그리고 서울시가 보다 진솔한 자세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
  • 與 “8종중 7종 좌성향… 우성향만 문제 삼기 안돼” 野 “교과서 아닌 유해서적… 국사편찬위원장 사퇴”

    여야가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놓고 6일 갑론을박 좌우 이념 논쟁에 불을 붙였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로 불거진 ‘종북 논란’에 이어 또다른 정쟁의 씨앗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은 역사교과서 문제는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다루면 될 일이라며 정쟁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 좌편향 교과서에 대해서는 그대로 놔둔 채, 우편향 교과서만 문제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객관적인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검정을 통과한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7종이 좌성향이라고 하는데 유독 우성향 교과서 하나만 문제 삼는 것은 산업화의 역사를 부정하는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교과서에 오류나 왜곡이 있다면 해당 상임위 차원에서 논의해 시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국회의 역할”이라면서 “해묵은 좌우이념 논쟁에 불을 붙이는 것은 소모적인 정쟁을 야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민현주 대변인도 “공인된 역사학자들이 집필한 교과서이고, 역사 문제에 관한한 정치권의 정치적 논란에서 떨어져 학문적으로 기술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치게 야권에서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그것이 오히려 또다른 왜곡과 편향 논란을 부추길 수 있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문제가 있다면 다시 학계에서 논의해서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역사교과서 왜곡 수준이 도를 넘었다며 연이틀 쟁점화에 나섰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직접 겨냥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교학사판 역사책은 교과서가 아니라 유해서적수준”이라며 국사편찬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정신 나간 교학사 역사교과서다. 박근혜 정권은 오른손으로는 국정원을 통해 민주주의를 난도질하고 왼손으로는 친일의 역사, 독재의 역사를 쓰겠다는 것이냐”면서 “새누리당 정권은 국민들을 집단세뇌시키겠다는 무시무시한 역사검증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한국현대사학회 회장인 이명희 교수는 김무성 의원이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선포한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의 다음 강연자로 예정돼 있다”면서 “교학사 역사 교과서 논란을 단순히 출판사 한 곳의 문제로 볼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초읽기] “4일 D데이” 표결 서두르는 與… “절차대로” 명분 고민했던 민주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 초읽기] “4일 D데이” 표결 서두르는 與… “절차대로” 명분 고민했던 민주

    새누리당은 체포동의요구안 처리의 디데이를 4일로 확정했다. 혐의의 중대성·시급성을 근거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신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5일로 넘어가면 자칫 ‘72시간 이내 표결’ 처리 시한을 놓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정보위와 법제사법위를 우선 열자는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도 이러한 배경이 반영됐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3일 “국가 안위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수사기관이 엄정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늦어도 4일까지는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개최될 것을 예상하고 당론 확정 등을 위해 오후 2시 의원총회 일정을 잡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명분’을 고민했다. 새누리당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원치 않았다. 이 때문에 체포동의안에 앞서 ‘절차’를 강조하며 정보위와 법사위 우선 개최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민 상식에 반하는 녹취록 내용에 대한 철저하고 중립적 수사가 필요하며 정보위 개최 등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절차를 거쳐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양당 지도부는 정보위·법사위 간사에게 상임위 개최 여부 결정 권한을 일임했다. 정보위에서는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법원이 발부한 영장 내용이 맞는지 등 최소한의 절차는 확인하고 처리해야 한다”고 했으나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수사가 진행 중인데 정보위를 열어 정쟁으로 가져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맞섰다. 법사위는 그 반대였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체포동의안 처리가 시급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선결요건으로 주장한다면 수용하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수사 주체가 국가정보원이기 때문에 담당 상임위인 정보위를 열지 않으면서 법사위를 여는 것은 맞지 않다”며 반대했다. 여야가 사실상 이미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기로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상임위 개최 여부를 두고 기싸움을 벌인 것은 그만큼 민주당의 고민이 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면 ‘종북’ 이미지와의 단절은 꾀할 수 있지만 장외투쟁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편 새누리당이 “‘민혁당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이 의원이 2005년 광복절에 사면복권됐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문 의원은 “이번 사건도, 또 이번 사건에 대한 반응도 한 30년 전 옛날로 돌아간 것 같다”면서 “옛날 변호사 시절에 주사파 사건 변론도 했었는데 그것도 다 책임지라고 할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시론] 져주는 것이 이기는 것/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져주는 것이 이기는 것/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끝이 없었다. 올여름 장마가 한 달 넘게 이어졌고, 기록적인 폭염이 또 그 다음 한 달간 계속됐다. 이 지루한 여름 동안 국회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행방을 찾고,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국정조사를 하느라 더 뜨거운 광경이 이어졌다. 어제 시원한 비가 내렸고 곧 계절이 바뀌는 신선한 바람도 따라올 것이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2013년 정기국회는 계속되는 여야의 정쟁으로 파행과 마비를 거듭할 것 같은 태풍전야이다. 올 정기국회는 이른바 ‘박근혜 예산’과 ‘박근혜 민생입법’을 심의하고 통과시키는 첫 번째 정기국회이다. 지난해 말 대선이 끝나고 예산안을 통과시킬 막바지에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반영하는 손질을 거쳤지만 그것은 일부에 불과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일자리 마련과 경제 살리기라는 중차대한 과업을 위한 입법을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래야 박 대통령의 중산층 70% 복원이라는 공약도 달성하고, 국민행복과 경제부흥이라는 취임사도 지킬 수 있다. 이번에 세법 개정안도 통과시켜서 부족한 세수도 마련해야 하고, 박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위한 재정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 올 정기국회가 박 대통령에게 중요하다는 점은 비단 이것이 첫 정기국회라는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박근혜 예산’과 ‘박근혜 민생입법’을 못 챙기면 남은 임기 동안 일할 시간이 계속해서 더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집권 2년차인 2014년에는 이른바 ‘중간평가’ 격인 지방선거가 있다. 다른 정권에서는 중간평가 선거 이후에는 레임덕이 시작되곤 했다. 집권 4년차인 2016년에는 더 큰 ‘중간평가’인 총선이 기다린다. 이때쯤 다른 정권에서는 대통령의 통치와 행정이 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해 왔다. 이러한 대통령 정치사(史)를 감안하면 박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집권 이후 2~3년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그 기틀을 잡을 올 정기국회가 벌써부터 아슬아슬하다. 지난해부터 예산 심의에 생산성을 높인다고 국정감사를 앞당겨 마치기로 여야가 법까지 바꾸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8월에 끝나야 하는 결산국회도 파행을 겪고 있고 국정감사는 여태 시작도 못했다. 올해따라 긴 추석 연휴에 더해 10월 30일에는 9명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예정되어 있다. 선거를 앞두고 최소 2주일 동안 여야의 선거전으로 국회가 개점휴업이 될 것이다. 정치일정도 녹록하지 않은데 정치권은 서로 평행선을 달린 지 벌써 두 달이 넘는다. 여당은 민생을 논하고 일부터 하자고 결산국회를 시작했는데, 광장에 나간 지 한 달째인 야당은 짧게는 추석까지, 길게는 첫눈이 내릴 때까지 이른바 주국야광(晝國夜廣)의 양면작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엄포를 놓는다. 야당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하여 박 대통령이 사과하고 남재준 국정원장을 경질해야 하며 국정원을 국회 차원에서 개혁하고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하여 특검을 하자는데, 박 대통령은 대선에서 국정원의 도움을 받은 바 없다고 한마디로 정리해 버렸다. 그 결과는 정치권의 공도동망(共倒同亡)일 것이다. 정치권이 영수회담, 3자회담, 5자회담, 영수회담 뒤 5자 회담 등을 운운하면서 쳇바퀴 도는 동안 국민은 희망을 잃었다. 이제 국회로 돌아갈 명분이 없는 야당은 국회선진화법을 방패 삼아 박근혜 입법과 예산을 가로막을 것이다. 야당이 경제를 살리려는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고 국민의 지탄을 받겠지만 박 대통령은 일할 시간이나 ‘차와 포’(민생입법과 예산)를 다 잃은 다음이다. 그러니 한 발 먼저 양보하고 져주는 측이 국민의 지지와 실리를 챙길 것은 자명하다. 그것이 대통령일지, 새누리당일지, 민주당일지 국민은 지켜볼 뿐이다.
  • [통진당 압수수색] 위기의 국정원, 종북 척결로 반격… ‘공안 정국’ 하반기 태풍으로

    [통진당 압수수색] 위기의 국정원, 종북 척결로 반격… ‘공안 정국’ 하반기 태풍으로

    국가정보원이 28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내란음모’ 혐의로 정조준하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여권에서는 국정원이 이 의원의 범죄 사실을 입증할 확실한 물증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 보통 대공수사에 있어서 수사 결과를 검찰에 넘긴 뒤 한 발짝 물러섰던 국정원이 사실상 공개적인 의원실 압수수색을 감행하며 전면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국정원이 조사한 공안 사건의 압수수색도 주로 검찰이 영장을 발부받아 이행하는데, 이번에 국정원이 직접 나섰다는 것은 국정원이 해당 수사에 대해 강한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유사시 주요 시설 타격을 지시한 혐의뿐 아니라 이 의원과 북한 노동당과의 강력한 연결고리를 발견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국정원이 북한과 연결된 지하조직에 깊숙하게 접근했다는 관측도 있다. 내부 인사가 아니고는 확보할 수 없는 녹취록 등이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도 “전모가 드러나면 국민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을 내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왜 하필 이 시점에 국정원이 직접 움직였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가시지 않는다. 국정원은 사상 처음으로 국회 국정조사 대상이 됐고, 현직 남재준 국정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국정조사 증언대에 섰다. 국정원 개혁 요구 목소리도 높다. 야권 등으로부터 ‘물타기’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정원이 자존심을 회복하고 비난 여론을 분산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초대형 공안사건’을 터뜨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국내 종북세력 수사와 대북심리전단 운영 등의 필요성 등을 여론화하기 위해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공안 정국’이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파장이 정치 이슈로 비화된다면 여야는 또다시 ‘정쟁의 블랙홀’로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종북세력 척결의 신호탄”이라면서 “앞으로 종북 관련 문제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정원이 압수수색 시기를 조정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 때문에 거짓이 진실이 되거나 진실이 거짓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이 야권의 촛불시위나 장외투쟁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사안의 성격이나 규모 등을 감안하면 한동안 정국의 이슈를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도 일단 사태를 지켜보자는 관망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국정원 측은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것이 하루아침에 되겠나. 오랫동안 내사를 하고 준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개혁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통진당 압수수색] 의원 ‘불체포 특권’… 12월 초까진 체포 못할 듯

    국가정보원은 28일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뿐 아니라 이 의원의 신체에 대해서도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에 나섰다. 휴대전화나 이동식저장장치(USB) 등 직접 소지하고 다니는 물품까지 압수하기 위해서다. 전방위 압수수색을 통해 이 의원 범죄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법원에 체포영장은 청구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때문이다. 헌법 44조1항에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에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상정된다 해도 국회의원 재석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체포 가능하다. 국회의원 체포를 그만큼 엄격하게 제한해 인신 구속에 대한 우려로 의정 활동이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한 것이 헌법 정신이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에 대해서는 “지나치다”는 여론이 적지 않아 새누리당이 지난해 4·11 총선 때 ‘불체포 특권 포기’ 공약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실현되고 있지는 않다. 현실적으로 불체포 특권이 폐지되기 위해서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는 새누리당의 단독 소집에 따른 임시국회 회기 중이다. 이 의원 체포를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선행되어야 할 상황이다. 임시국회에 이어 오는 9월 2일부터 12월 10일까지는 정기국회가 자동소집되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가 없는 한 공안 당국이 이 의원을 12월 초까지는 체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안 당국은 체포동의안 처리의 어려움보다는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할 때 이 의원 범죄 사실 상당 부분이 공개돼 이 의원이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을 줄 수 있다는 점과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정쟁으로 비화돼 정작 수사의 중요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의원 범죄와 관련된 상당한 증거 등이 확보된 이후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 의원은 이날 당과 일부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이 의원이 개인 차원의 입장을 낼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역 국회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앞서 2005년 5월 9일 당시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 2011년 12월 15일 당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 전례가 있다. 현역 의원에 대한 내란 관련 혐의 적용은 1996년 1월 12·12 및 5·18사건 수사 당시 내란공모 등 혐의로 구속된 정호용, 허삼수, 허화평 전 의원 이후 17년 만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국정원 보도 객관적이었지만 기계적 중립 아쉬워”

    “국정원 보도 객관적이었지만 기계적 중립 아쉬워”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영호 대한지적공사 사장)는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에서 제60차 회의를 열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논란과 민주당 장외집회’ 관련 보도를 주제로 서울신문 지면을 평가하고 개선 방향 등을 제시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서울신문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여야 입장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위원들은 또 결론 없이 마지막까지 정쟁으로 일관해 국정조사 무용론이 대두된 것과 관련, 서울신문이 이미 이달 초 여야 정치권의 국정조사 정쟁을 엄중하게 비판한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국정조사 청문회를 단순 중계하는 등 기계적 중립에 치우친 듯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일부 언론사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축소 보도하거나 정치권 막말을 중계하는 것에 그친 데 반해 서울신문은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정원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새로운 국정원의 모습을 바라는 상황에서 관련 사설 대부분은 민주당이 장외 집회를 멈추고 국회로 돌아가라는 주제에 집중됐다”며 아쉬워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해 다른 신문들보다 많은 분량을 할애해 상세하게 보도했다”면서도 “독자들은 여전히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것인지 의문을 풀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국정조사에서 논란이 된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실 폐쇄회로(CC)TV 조작 의혹 등 언론들이 상반된 보도를 했던 사안에 대해 “서울신문이 구체적 증거를 제시해 시시비비를 가려 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범수(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위원은 “모든 신문이 공통적으로 보인 모습 중 하나였지만 서울신문도 국정원 관련 이슈를 중계 보도하는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전 위원은 “권력 간 갈등으로 비롯된 여야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면 언론에서도 갈등이 재현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분법적 접근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성자(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위원도 “청문회를 그대로 중계한 기사에 대해 독자들은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진실 공방만 게재하지 말고 전문가나 일반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분석적인 기사를 싣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위원은 또 민주당의 장외투쟁 보도와 관련, “장외투쟁을 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흐름을 짚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은 “언론은 문제 해결을 위한 보도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정원 개혁과 관련, 개혁 방향이나 흐름 등을 독자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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