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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영수회담] ‘空感’ 큰 합의 없이 공은 靑으로… 野, 친서민 재촉할 듯

    이명박 대통령이나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7일 회동에 그리 만족한 듯 보이지는 않는다. 이렇다 할 합의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양측은 ‘공감’에서 의미를 찾으려 했다. 몇 가지 현안에 대해 두 사람이 함께 고개를 끄덕인 것에 무게를 두었다. 청와대는 “대화 정치의 물꼬를 텄다.”고 했고, 민주당은 “최대치의 합의보다 민심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평가했다. 손 대표 측은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며 국정 기조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 것 자체가 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고 부각하고 있다. 등록금 인하, 가계부채 대책 등 구체적인 쟁점에서도 진전이 이뤄졌다는 시각이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민생현장의 목소리와 서민의 애환·고통을 있는 그대로 청와대에 전달하고,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여 친서민 중심으로 바꿔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손 대표의 속마음”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회담은 큰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담 현장에서도 대통령이 많이 ‘동의한다.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공은 청와대와 정부로 넘어갔는데 이후 민생 대책이 많이 쏟아지면 이보다 큰 성과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정국의 긴장도를 낮추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인다. 테이블에 올랐던 6대 의제는 정국의 풍향계나 마찬가지였다. 이 대통령에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손 대표에게는 반값 등록금 문제가 핵심 고리였다. 그러나 두 의제에서는 불협화음이 나왔다. 즉각 야권의 비판이 제기됐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긴 했지만, 현안의 중대성 때문에 이번 회담에 걸린 기대 또한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은 “말로만 끝난 최고로 한심한 회담”이라 했고,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연대의 힘을 발휘해야 하는 제1 야당 대표가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몰아붙였다. 국민참여당 이백만 대변인도 “왜 만났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내부의 비판도 거셌다. 손 대표의 다음 행동으로는 ‘정부를 재촉’하는 일이 예상된다. ‘공’을 넘겼으니, 답을 내라는 취지에서다. 여기서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공세의 강도를 높여 청와대와 더욱 각을 세우거나, 더 만나 논의하는 일이다. 정치적으로는 두 가지 선택 모두 일정 정도의 시간 경과가 필요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손 대표의 선택권은 더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지운·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문방위 KBS수신료 “네 탓” 공방… 與 ‘민주 발언록 공개’ 도청 논란

    여야가 24일 KBS 수신료 인상안 처리를 놓고 하루종일 극한 대치를 벌였다. 김인규 KBS사장을 출석시켜 선결조건에 대한 질의응답과 토론을 할 예정이었던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네탓’ 책임 공방 속에 정회를 거듭하는 등 사실상 파행했다. 한나라당은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합의한 28일 표결 처리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데 대해 사과와 당초 합의대로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표결처리에 합의하도록 압박했으며 고의적인 의사진행발언(필리버스터)으로 토론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문방위원 연석회의 발언록을 공개해 도청 논란이 제기됐다. 한 의원은 녹취록이라면서 “민주당 한 최고위원이 ‘지금부터 민주당 사람들이 총집결해야 한다. 몸을 던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도청당했다.”며 “누구한테 어떻게 입수했는지 밝히고, 초유의 야당 도청 사태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도청된 게 아니라고 확인되면 김 원내대표를 고소할 것”이라고 맞대응 방침을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국회, 사법개혁 포기했다

    국회, 사법개혁 포기했다

    국회 주도로 논의돼 온 사법 개혁이 결국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13일 최대 쟁점인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안, 특수수사청 설치안, 법원 상고심 개편안, 양형기준법 개선안 등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개혁 포기’를 선언했다. 이로써 사법 개혁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됐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에 이어 또다시 좌초되고 말았다. 사개특위는 오후 이주영 위원장과 여야 간사, 법원·검찰관계법소위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5인 소위’를 열고 4대 쟁점 논의 포기와 함께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사개특위 활동 시한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개특위 간사인 한나라당 주성영·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4대 쟁점에 대한 진전이 없어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사개특위는 대신 그동안 여야 간 상당 부분 합의점을 찾은 나머지 쟁점 사안들을 끝까지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반대 입장 표명, 검찰의 반발, 저축은행 수사에 따른 여론의 반감 등이 개혁 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검찰은 여야의 중수부 폐지에 대한 잠정 합의를 저축은행 로비 의혹 수사에 대한 방해로 규정하며 “상륙작전을 시도하는데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는 것”이라며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청와대가 “중수부 폐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검찰에 힘을 보태며 여권도 입장 선회에 나섰다. 이후 여야는 중수부 폐지 문제 등 중요 쟁점 사안을 놓고 대치를 거듭해 왔다. 이와 함께 정치권 일각에선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 성사를 위해 여야가 정략적인 판단을 내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주 의원은 “대검 중수부 폐지가 시대적 사명이긴 하지만 현재의 여론 분위기로는 더 이상 논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과 여론의 반감 때문에 대검 중수부 폐지안 등을 더 이상 논의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주·김 의원은 다만 ‘4대 개혁 쟁점에 대한 포기 선언이 사개특위 출범 취지를 거스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사개특위는 “여야 원내대표의 결단에 의해서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해 4대 쟁점을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야의 ‘네 탓’ 공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여전히 접점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개특위는 17, 20,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나머지 비(非) 쟁점 사안들과 관련된 법안들을 처리할 예정이다. 여야는 처리 예정 사안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안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검·경은 세부 사안에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최종 합의 처리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孫, 민생경제 영수회담 제의…MB “조속히 만날 것” 화답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3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민생 경제 영수회담을 전격 제의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 만날 것”이라고 화답,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르면 이달 안에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 대표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2008년 9월 이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회동 이후 3년여 만에 영수회담이 열리게 된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맞대고 앉아 지금 우리 국민에게 닥친 삶의 위기에 대해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반값 등록금, 물가, 일자리, 전·월세, 저축은행 부실, 가계부채 모두 큰 일”이라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으로 이익 균형이 깨진 문제와 악화돼 가는 노사분규도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손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사법개혁 문제와 남북관계 등도 주요 국정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요성만 치면 반값 등록금 문제가 3분의2 정도”라는 당 핵심 관계자의 전언은 영수회담 테이블 메뉴가 복잡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한다. 이날 취임 인사차 손 대표를 찾은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 대통령은) ‘만나서 빠른 시일 안에 뵙고 상의한다고 말씀드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생 문제라면 대통령도 할 말이 있다.”고 언급, 민생 정책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정국타개용 돌파구로 보인다. 최근 반값 등록금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은 여·야·정 모두에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던져 놓았다. 당 고위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여야 합의를 뒤집고 있어 여당과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고공 협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손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들에게 “우리가 민생 문제를 주도해야 한다.”고 한 것은 제안의 또 다른 배경이다. 차기 대선주자로서나 제1 야당으로서나 정국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중이다. 관건은 의제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의제를 조율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민주당이 진정성 있게 접근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전제 조건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여당 총재가 아니기 때문에 영수회담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야당 대표와 대통령의 회동”이라고 못 박았다. 불필요한 정치적 접근을 피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역대 영수회담은 정국 대치를 풀기 위한 최고위급 협상이다. 1997년 노동법, 2000년 의약분업, 2005년 9월 대연정, 2008년 한·미 FTA 등이다. 이 때문에 모든 현안의 일괄타결 시도는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온다. 현재 국회 각 상임위에서 주요 사안들이 다뤄지고 있어 자칫 영수회담이 국회를 무력화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당 전략 담당 관계자는 “반값 등록금 문제라도 제대로 (성과를) 풀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유성기업 7일 파업이 남긴 것

    유성기업 7일 파업이 남긴 것

    국내 완성차 업체의 가동중단 사태를 불러왔던 충남 아산 유성기업 파업이 7일 만인 24일 전격적인 공권력 투입으로 마무리됐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업계는 이번 유성기업 파업으로 1000억원대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가동은 주말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유성기업은 25일부터 조업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대차가 부품을 공급받아 엔진을 조립하고, 이를 조립라인에 투입하기까지는 3~4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29일부터나 정상조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25일 유성기업 노조가 소속된 충남지부와 대전충북지부에서 1만 1000명이 참여하는 전체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7일에는 전체 노조 간부를 아산으로 집결시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번 파업은 ‘글로벌 톱3’를 지향하는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의 부품조달 시스템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의 조달시스템 선진화가 과제로 남게 됐다. 유성기업은 이번 파업으로 지명도는 높아졌지만 완성차업체들이 부품 공급원을 다변화할 것으로 보여, 중장기적으로는 타격이 예상된다. 노조 역시 일부 조합원의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조가 주장했던 ‘주간 연속 2교대 근무제’가 공론화된 것은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유시영(64) 유성기업 사장은 “공장 가동을 위해 오늘 밤부터 기계점검에 나서는 등 최대한 이른 시간내에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성기업이 파업을 하는 동안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조립라인 가동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유성기업은 지난 18일 노조의 파업 개시에 이어 아산과 영동공장에 대한 사측의 직장폐쇄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라인 점거로 부품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기아차 소하리공장의 카니발 생산라인은 이틀 만인 지난 20일 야간근무조가 작업을 중단했다. 피스톤링 재고 바닥으로 엔진조립부에서 R디젤엔진을 생산라인으로 보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어 24일에는 포터와 스타렉스에 공급되는 엔진을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공장 디젤엔진공장의 A엔진은 오전 8시부터, 싼타페와 투산ix에 공급되는 R엔진은 오전 3시부터 생산라인이 완전히 멈췄다. 만약 공권력 투입이 며칠만 늦었어도 공장가동이 전면 중단될 뻔했다. 이번 파업을 계기로 현대기아차는 부품조달 시스템을 손볼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손해를 봤지만 얻은 것도 있다.”면서 “이제부터 2만여개에 이르는 부품의 공급별 수급량을 파악하고 재고량 기준을 정하는 등 부품 조달체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손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즉 이번 현대기아차 사태처럼 하나의 협력업체에서 70%가량의 물량을 공급받다가 낭패를 보지 않기 위해 거래처를 다양화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 사정상 워낙 영세한 협력업체들이 많아서 선진 자동차 기업처럼 공급처를 다양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번과 같은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이번 사태의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부품 조달처 다변화와 적정 재고량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기업 공권력 투입을 두고 자동차공업협회와 국내 완성차업체 등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신속한 결정으로 국내 자동차업계와 5000여개 하청업체를 살렸다.”면서 “유성기업 정상화가 조금만 늦었어도 4만 8000여대의 생산 차질과 협력사 매출 손실 포함 총 2조 300여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쟁의과정을 폭력으로 짓밟은 정부 당국에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며 금속노조와 함께 ‘주간 연속 2교대’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한준규·황비웅기자 hihi@seoul.co.kr [유성기업 파업 일지] ▲2011년 1월 18일~5월 12일 ‘주간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 안건 노사 12차례 교섭 ▲5월 13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 ▲18일 오전 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74.6% 찬성 가결 ▲18일 오후 8시 유성기업 아산공장 직장폐쇄 및 생산 중단 ▲19일 오전 1시 아산공장 앞 도로에서 용역업체 직원 승용차가 덮쳐 노조원 13명 부상 ▲20일 오전 노조원 600여명 아산공장 내 점거농 ▲20일 오전 노사간 대치 중 몸싸움으로 양측 6명 부상 ▲22일 유성기업 영동공장 직장폐쇄 ▲23일 오후 노사 직장폐쇄 이후 첫 대면… 협상 결렬 ▲24일 새벽 집행부 노조원 2명 체포영장 및 노조사무실 압수수색 영장 발부 ▲24일 오후 4시 아산공장에 공권력 투입
  • “쌀직불금 정당하지만 신중했어야…”

    “쌀직불금 정당하지만 신중했어야…”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23일 “쌀 직불금을 받은 것은 정당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좀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인사청문회에서 서 후보자는 한국농어민신문 사장으로 재직하던 2007년과 2008년 쌀 직불금으로 모두 59만여원을 수령한 사실과 관련,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다만 “나는 겸직농업인이다.”면서 “못자리 설치, 물꼬 보기 등은 (농사를 짓는) 형님이 도와줬고 주된 작업은 직접 했다. 농기계가 발달해 휴일만 일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농수산위 의원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서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에 집중했다. 이례적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이 더 매서웠다. 한나라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쌀 직불금 의혹과 관련, “잘못했다고 시인하라. 왜 치사한 모양새를 보이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영록 의원도 “실거주지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으로 영농 자체를 할 수 없다. 가짜 농민이다.”라고 꼬집었다. 서 후보자는 민주당 송훈석 의원이 “(직불금 수령이) 부당하거나 부도덕했던 건 시인하느냐.”고 묻자 “네.”라고 수긍했다.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은 서 후보자가 지난해 3월 보유 농지 가운데 279㎡를 1억 7400만원에 매각하면서 양도소득세 2398만여원을 부정 면제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8년 이상 자경농지가 아니면 양도세 면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따졌다. 서 후보자는 “국세청에서 아직 최종 판단이 나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또 민주당 강봉균 의원 등이 “2006년 지방선거와 2008년 총선을 앞두고 고향에서 출마하기 위해 과수원과 논을 직접 경작한 것처럼 농지원부에 등재하면서 의혹들이 빚어진 것 아니냐.”고 캐묻자 “농지원부는 농민이 신청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법규나 현실도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의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신중치 못했다.”고 번복했다. 여야 의원들 대다수는 서 후보자의 석연치 않은 해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강석호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질이나 도덕성 모두 부적격”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부 장관 출신인 최인기(민주당) 농수산위원장도 “부끄럼이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태와 처신에 대해 죄송하다고 하는 게 농민들의 기대에 충족하는 길”이라고 충고했다. 서 후보자는 “개과천선하겠다.”는 말로 끝인사를 대신했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손해보는 한·미 FTA 비준 동의하지 않겠다”

    “손해보는 한·미 FTA 비준 동의하지 않겠다”

    손학규(얼굴) 민주당 대표가 11일 “손해 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는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민주당은 자유로운 통상정책을 지지하지만 협상을 잘못해 손해 볼 수 있는 FTA, 손해 보는 국민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준비 안 된 FTA에는 동의하지 않겠다.”며 국회 비준안 반대를 천명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한·미 FTA 비준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한 바 있다. 손 대표는 “정부가 (미국에) ‘결코 재협상해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번복한 뒤 미국 쪽 입장만 반영한 재협상에 합의, 국익 측면에서 손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피해산업과 피해국민의 규모가 한·유럽연합(EU) FTA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며 “훨씬 더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초 한·미 FTA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던 손 대표가 입장을 선회한 데는 ‘선대책, 후비준’이란 당론 외에도 한·미 FTA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과의 야권연대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설에서도 손 대표는 “민주진보진영의 대통합은 필수불가결한 과제가 됐다.”면서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2012년 정권교체를 향해 대통합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준비된 정책은 국민 공감을 얻어 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도 “재협상은 되면서 왜 ‘재재협상’은 안 되느냐.”고 반발하고 있어 6월 비준 처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과 정부는 다음 달 국회 회기 중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한·미 FTA를 두고 또 한번 여야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인적쇄신, 공천제도 개혁에 이어 정책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에게 더 가까이 가는 정당이 되기 위해 사람도 영입하고 정책생산의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금값 10년간 천정부지로 올라… 보유량 확대시점 아니다”

    “금값 10년간 천정부지로 올라… 보유량 확대시점 아니다”

    홍택기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은의 금 보유량 확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적정 수준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외자운용원은 기존 조직인 외화자금국을 확대 개편해 올해 새롭게 출범했다. 외환보유액의 투자 운용을 맡고 있다. ●금 보유량 적은 것은 맞아 →각국 중앙은행에 비해 금 보유량이 매우 적은 편인데 이를 늘릴 계획은. -금 보유량이 적은 것은 맞다. 한은의 금 보유량 확대는 세계통화 질서 개편에 맞춰 장기적으로 신중히 검토해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다만 한국은행이 의도적으로 금 보유 비중을 낮게 가져간 것은 아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한은이 외화자산 포트폴리오에 관심을 가질 정도가 된 것은 외환보유액이 네 자리 숫자를 기록했던 2000년대 초반이다. 하지만 한은은 2004~2007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수익 자산이며, 유동성이 떨어지는 금을 매입할 수는 없었다. 특히 2008년에는 외환보유액이 2700억 달러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심각한 유동성 부족에 시달렸다. 반면 금값은 지난 10년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금은 금 보유량을 확대할 시점은 아닌 것 같다. 한은이 금 보유량을 늘리면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나라마다 경제적 사정 달라 →외환보유액의 ‘적정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외환보유액의 적정 수준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은 없다. 나라마다 처한 경제적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엔 ‘이머징 마켓’(신흥국) 중심으로 외환보유액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외화자산의 통화별 비중을 보면 감소 추세였던 미 달러화 보유 비중이 전년 대비 0.6% 포인트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연평도 포격 사태와 천안함 사건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려된 측면이 없지 않다.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과 관련해 적정 수준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외환시장에 시그널(신호)을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 시대’를 맞아 투자 다변화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외환보유액이 3000억 달러를 넘었다고 해서 기본 원칙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안정성과 유동성에 무게를 두고 그런 범위 내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한은의 기본 투자 원칙이다. 물론 지금도 리스크 분산과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투자를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유가증권 가운데 주식 비중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것은 한은이 투자 다변화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 준다. 세계은행은 한은의 외환보유액 운용 체제에 대해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추가 위탁운용 검토 안해 →한국투자공사(KIC)에 외환보유액 일부를 추가로 맡겨 운용할 계획은. -한은은 지난해까지 KIC에 170억 달러를 맡겼으며, 올해 추가로 30억 달러를 위탁했다. 외환보유액에 따라 위탁 운용 규모도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추가 금액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한은은 신용등급이 A 이상인 회사채에 투자해야 하지만 KIC는 신용등급이 BBB인 회사채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 →달러가 약세인데 외환보유액 가운데 미 달러화의 비중을 줄여야 하지 않나. -단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안 된다. 한은이 각국의 중앙은행보다 평균적으로 미 달러화의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탓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지난해는 미 달러화 비중을 오히려 늘렸다. 통화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외채 통화 구성과 경상지급액 통화 구성, 채권시장의 통화 구성 등을 근간으로 해서 국제통화 질서의 추이를 반영할 것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올해 대입 수시·정시, 어떤 전형 지원할까

    올해 입시는 대학별로 유사한 전형을 통합하는 등 전체적으로 대입 전형이 다소 간소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전형요소를 통해 선발하는 수시 때문에 수험생들은 ‘나에게 적합한 전형은 무엇일까?’를 두고 고민이 많다. 특히 올해는 수시모집에서도 미등록 충원을 할 수 있어 수시지원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수시와 정시, 어떤 전형이 유리하고,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올해 대입 전형의 특징과 나에게 맞는 수시와 정시 준비방법을 찾아보자. [수시] 목표대학 설정은 입시전략 수립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이제 겨우 3월 학력평가만 치른 상태에서 목표 대학을 구체적으로 정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지금은 성적에 맞는 전형 유형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다. 올해는 대입 전형이 10%가량 축소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전체 전형 방식은 3000개가 넘는다. 이 많은 전형 중에서 내게 맞는 전형을 찾는 것이 우선되면 향후 목표대학 설정에도 유리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수시는 크게 학생부우수자 전형, 논술 전형, 적성검사 전형, 입학사정관 전형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2학년 2학기까지의 내신 평균이 2등급대의 학생이라면 서울지역 대학의 학생부 우수자 전형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3학년 1학기 성적에 따라 전체 평균을 0.3~0.5등급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내신 평균이 1~2등급 이내라면 상위권 대학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수시모집에서 미등록인원을 충원하지 않아 학생부 성적이 1.5등급 이내여야 상위권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수시 미등록 충원에 따라 지원 가능 성적이 변화할 수 있어 2등급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우수자(반영비율 100%) 전형은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두고 있으므로 수능 준비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3학년 1학기까지 학생부 성적이 3등급 초반 이내라고 한다면 논술 전형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 논술은 작문 실력보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의도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그에 따라 답안을 작성했는지가 중요하다. 인문계열은 비문학 독해 실력이 뛰어난 학생, 자연계열은 수리, 과학 개념에 대한 이해가 높은 학생들이 유리하다. 올해는 서울대가 수시에서 논술고사를 폐지하고, 일부 대학들도 논술 전형을 폐지 또는 축소하면서 표면적으로는 논술 반영 비율이 낮아졌다. 하지만 실질 반영 비율을 따져볼 때 여전히 논술은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논술 전형의 모집인원이 줄어듦으로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논술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논술 학습과 학생부 성적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이 평균이 3~5등급이고, 모의고사 성적이 4개 영역 평균 3~4등급 정도에서 더 오르지 않는다면 서울·수도권 일부 대학에서 시행하는 적성검사 전형을 고려하자. 적성검사는 언어와 수리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고교 교과 내에서 출제하는 경향이 높다. 따라서 교과서 위주로 학습하되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연습하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생부 교과 성적과 비교과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봉사, 특별활동, 리더십, 교내외 활동 등을 꾸준히 준비해 오지 않았다면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욱이 올해는 8월부터 원서접수를 해 평가 기간은 길어지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어 미리 준비하지 않은 학생은 당연히 불리하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내신 성적도 주요 평가 요소이므로 꾸준한 내신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희망 전공에 들어맞는 교과목들이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성적 향상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정시] 올해는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 전 영역의 성적이 우수해야 한다. 수능시험이 쉬우면 영역별로 급간 표준점수 차이가 줄게 되는데, 이럴 경우 성적이 낮은 영역을 다른 영역의 성적으로 대체하여 만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국립대와 교육대에서는 정시에서도 학생부 성적의 실질 반영 비율이 매우 높으므로 이들 대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 학생부 성적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올해 수시는 추가합격 시행으로 인해 상향 지원의 여지가 있어 수험생들의 기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합격을 전제로 한 수시 지원은 위험하다.”면서 “대학별로 수시 전형이 다양하지만 본인의 장점을 잘 파악한다면 도전해 볼 만한 전형을 몇개로 축소할 수 있으며, 현재의 성적을 통해 지원 가능한 전형을 가늠해 보고, 앞으로 발표되는 대학별 전형계획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지방시대] ‘한국형 복지모델’ 설계가 우선/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한국형 복지모델’ 설계가 우선/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최근의 사회적 관심은 복지예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만 증가하면 마치 복지정책이 완성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예산의 증가보다 시급한 문제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복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9.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4.3%보다 낮다. 그러나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특성상 불가피하게도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다. OECD 평균보다 두배 이상 높다. 복지예산 증가만 주장하기에는 곤란한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지 현장에 시급한 건 뭘까? 첫째, 취약계층에게도 빈곤 탈출과 자기실현을 할 수 있다는 ‘꿈’을 줄 수 있는 ‘맞춤형 복지’가 되어야 한다. 이는 돈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꼭 지원이 필요한 소수에게 생애주기별로 네트워크형 복지서비스를 집중시켜 결국에는 일자리를 갖게 해야 한다. 현재 방식으로는, 한번 수급자가 되면 그 가족들도 죽을 때까지 같은 신세를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둘째, 복지서비스를 줄 경우 추가인력도 동시에 따라붙어야 한다. 가령, 출산장려사업 등 기존에 없던 사업을 한다고 가정하자. 인력 보충이 불가피하지만 대책이 없다면, 복지사가 그 동안 홀로 사는 노인을 1주일에 한번 방문하던 것을 2주일에 한번으로 줄여야 한다. 결국, 복지서비스 수준이 낮아진다. 따라서, 신규 복지프로그램이 생기면 추가인력 수요를 판단해 공급을 결정하고, 만약 기존에 수행하던 일 가운데 우선순위가 낮은 것이라면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 셋째, 복지서비스 비중만큼 담당공무원 비중도 계산해야 한다. OECD 국가들의 평균은 보건복지 부문에 전체 공무원의 27%가 배분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7%에 불과하다. 복지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공무원 수가 다르다. 넷째, 복지서비스를 위한 단기간제 근로자들의 배치를 지양해야 한다. 800명 정도의 공무원이 있는 A자치구에 2년 이하 기간제 직원이 300명 정도 있다고 치자. 이는 전국적으로는 10만명 이상이 된다. 그러나 이들이 현행법 규정 때문에 2년을 못 채우고 계속 교체되면 복지 대상자들과 정신적 교감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든지,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채용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다섯째, 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 부양 의무자는 있지만, 실제 부양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법 규정상 복지서비스의 사각에 있는 이들은 1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위장이혼을 통해 수급자 조건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또 ‘수급자격을 갖추려면 3개월 이상 해외체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2개월 20일만 체류하다 귀국하기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우리나라 복지현장은 다른 나라보다 사정이 특수하다. 이 때문에 복지예산 증가에 좀 더 미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절박하지 않은 소모적 논쟁은 미룰 일이다. 지금은 복지서비스에 대한 섬세한 재설계가 필요할 때다. 이른바 ‘한국형 복지모델’에 대한 기대를 하는 이유다.
  • [서울광장] 한국정치 변화 주저할 시간 없다/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정치 변화 주저할 시간 없다/이춘규 논설위원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얼마 전 이른 아침. 서울 시내 중심부 한 특급호텔 회의실에서 일본 집권 민주당 비서협회(한국의 보좌관협회) 소속 비서 40여명을 상대로 조찬 강연을 했다. 두달여간의 사전 연락을 통해 요청받은 강연 주제는 ‘신문사 논설위원이 본 한반도 정세’. 일본 국회 휴회기 비서회의 한국 시찰 행사의 일환으로 강연을 해 달라는 요청에 응했다. 그들은 한국 정치와 남북 문제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다. 일본에선 정치인이나 일반 국민이 한반도의 정치·안보 정세에 특히 민감한 편이다. 그런데 당시 한국 정치권은 예산안 강행 처리를 둘러싼 사과 문제 등 때문에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남북관계도 연평도 사태 후유증 등으로 뒤틀려 있었다. 안보 리스크가 실제 이상 크게 부각된 시점이었다. 호텔 최상층부의 회의실은 꽉 찼다. 그들은 전날 주요 정당 고위 당직자들을 면담하는 등 일정이 빡빡했다. 그러나 아침 일찍 시작된 조찬 강연에 모두 참석했다.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더 한국의 정세를 알고 싶은 듯했다. 그들은 궁금했던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 내년 총선과 대선 전망,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한반도의 2012년 문제 등에 대한 강연 내용을 메모하며 진지하게 경청했다. 강의 뒤 질문도 이어졌다. “연평도 사태 이후 일본 TV에 보도된 영상을 보니 피해가 엄청나 보이던데 사망자가 4명이라는 보도가 정말인가.”라는 질문도 받았다. 사망자가 더 많은 것 같은데 은폐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었다. 무상급식 논쟁, 자유무역협정(FTA), 연평도 사태로 인한 일반 한국 국민의 실제 위기감 등에 대해서도 꼬치꼬치 물었다. 한국인보다 한반도 정세에 더 예민함을 실감케 했다. 양국 관계와 관련해 민감한 내용은 피하면서 강연과 질의응답을 끝냈다. 답례 말을 건넨 비서회 회장은 한국과 일본 정치의 발전을 기원했다. 비서회장은 일본 민주당 정권도 중대국면에 서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1980년대 말 이후 대부분 단명 내각이 계속되며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정치불신은 임계점에 달해 있다. 간 나오토 정권의 리더십 약화로 국정은 회복불능의 마비 상태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늦은 밤 비서회 간부로부터 국제전화를 받았다. 그는 “강연은 한반도 정세 이해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의 의례적인 인사치레일 것이다. 그러면서 강연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해 일본 국회에 공식적으로 보고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를 접한 일본 국회의원들의 한국 인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본 정치와는 차별화된, 생산적인 선진 한국 정치를 소개해 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5년 전엔 마쓰시타전기산업(현 파나소닉) 도쿄 본사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한국 특파원이 본 일본’에 대해 강연한 적이 있다. 일본 게이단렌 홍보지에 일본과 한국 경제를 비교했던 인터뷰 기사가 강연의 계기였다. 일본에서는 한류가 위력을 떨치던 때라 한국 특파원의 얘기를 직접 듣고 싶다고 했다. 일본인들의 유난스러운 한국 배우기 열풍을 체감했다. 한국 경제, 일본에 대한 인상을 소개하면서 기조 강연을 끝낸 뒤 직원들은 욱일승천 기세이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이 어떻게 해서 강해졌는지 물었다. 일본 기업의 원천기술이 강하지만 일본을 따라잡은 한국 기업을 극복하기 위한 단서를 얻어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더 강해지려는 집요함이다. 그땐 경제 강연이라 부담이 덜했다. 언제쯤 발전된 한국 정치를 부담 없이 알려줄 수 있을까. 한국 정치는 경제보단 국제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이지만 일본인들은 한국 정치가 일본보다 안정됐다고 말한다. 정치체제가 내각제와 대통령제로 다른 점을 고려하면 어떨까. 한국 정치도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겨우 열린 2월 국회도 뒤뚱거린다. 그들만의 리그로 국민의 기대와 거리가 멀다. 이러다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수도 있다. 국민 심판이 두렵지 않은가. 한국 정치도 변화를 주저할 시간이 없다. taein@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2인자의 ‘개헌 드라이브’ 속마음 읽기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 전하는 지난 18일 이재오 특임장관 주도의 ‘개헌 회동’ 전말은 이렇다. 한달 전 쯤 이 장관은 ‘절친한’ 의원들과 식사를 했다. 의원들이 “진짜 의도가 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민중당 시절부터 어렵게 정치를 해왔고, 집권하는 데 공도 세웠다. 지금 정치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하고 있다. 분권형 개헌만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다. 의원들이 공감을 표하자, 소위 이재오 직계로 불리는 측근들이 18일 회동을 추진했다. 25일 개헌 의총을 앞두고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40여명이나 참가한 것에 모두가 놀랐다고 한다. 이처럼 실세 특임장관의 개헌 의지는 선명하다. 여야를 넘어 개헌에 공감하는 원로들과 ‘국민운동본부’를 띄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친이계 의원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린다. 한 의원은 “정권 2인자가 속내를 펼쳐 보일 이유는 없겠지만, 요즘 행보를 보면 정말 그 뜻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교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혼자 밀고 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만나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 돌아서면 장관 개인의 정치적 의도를 따져본다.”고도 했다. 다른 친이계 의원은 “진정성과 별개로 정치권은 이미 이 장관의 개헌 드라이브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를 무대로 끌어내 친박계와 각을 세워 친이계를 결속시키려는 포석으로 읽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장관이 친이계의 구심점이 된다 해도 직접 대선 주자로 나설 것이냐, 아니면 당권을 장악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는다.”고 덧붙였다. 구제역 확산, 예산안 단독 처리로 인한 여야 대치,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에 따른 당청 갈등, 소장파의 연기 요청 등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25일 개헌 의총을 연다. 악조건 속에서 ‘개헌 불씨’를 이만큼 살려온 주인공은 이 장관이다. 이번 의총은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소멸의 길로 접어들지를 결정하는 분수령인 동시에 이 장관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단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참여정부 지분 안희정·이광재 40%… 나는 2%정도”

    “참여정부 지분 안희정·이광재 40%… 나는 2%정도”

    지난해 9월 초, 한나라당의 최고위관계자가 언론사 정치부장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 관계자는 “차기 대선에서 가장 두려운 야당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자 서슴없이 “김두관 경남지사”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국무총리에 발탁하려 한 것도 김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같은 질문을 받은 한나라당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김 지사를 지목했다. 그때부터 정치권에서 김 지사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빈도가 부쩍 높아졌다. 그렇다면 정작 김 지사 본인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김 지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 지사는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 40분 동안 서울신문사 19층 기자클럽에서 가진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인터뷰에서 정치 역정과 경남지사로서의 업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물론 정치현안 및 2012년 대선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가 취임 이후 서울에서 가진 첫 인터뷰였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경남지사 →한나라당에서 김 지사를 강적으로 지목한다. -(빙그레 웃으며) 사람 잡는 소리다. 당선이 어려운 지역에서 승리해서 그런지 역량보다 3, 4배 더 쳐주는 것 같다. 하지만 도정을 맡은 지 7개월밖에 안 됐고, 글을 잘 쓰거나 이슈 파이팅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다. 4년 동안 도정에만 전념할 생각을 갖고 있다. →취임 7개월째다. 업적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경남도에 어떤 변화가 왔나. -경남 자치 16년 역사에 시민사회와 야 4당이 지지하는 무소속 도지사가 탄생된 것 자체가 첫 변화다. 함께 출마했던 민주노동당 강병기 후보를 정무부지사로 임명하고 민주도정협의회를 만들었다. 촘촘한 복지도 시도했다. 이제 겨우 자리를 잡을까 말까 한 느낌이 든다. 나의 리더십 부족도 있고 경남의 정치 지형이 만만치 않은 이유도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너무 바빴다. 농담이지만 그래서 올해를 ‘노는 해’로 정했다. →촘촘한 서민복지는 어떤 의미인가. -의료개혁연대가 제안한 ‘간병인 없는 병원’ 공약을 지방선거 때 내놓았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간병인을 하루 3교대하면 보호자 없이 24시간 환자를 간병할 수 있다. 또 영농법인과 농협이 참여하는 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친환경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다. 또 틀니가 필요한 노인 5만여명 중 2만명 정도에게 무상으로 혜택을 줄 계획이다. →경남도 재정자립도가 35%인데, 전체 예산의 26%를 복지에 쓴다. 도 재정운용에 부담되지 않나. -도 예산 가운데 복지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복지·교육·환경·문화 부분에 예산과 행정력을 좀더 투입해서 삶의 질을 높이자는 거다. 복지를 강화하지 않으면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없다. →전임 김태호 지사의 정책 가운데 승계한 것이 있나. -전임 지사나 대통령이 했던 중요한 정책은 승계해서 마무리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김 전 지사의 업적 중 ‘남해안 프로젝트’는 눈에 띄는 사업이다. 84개 사업 중 올해 8개 사업부터 시작하려 한다. 김 전 지사가 특별히 잘못한 건 없는 것 같다. →김태호 전 지사의 낙마는 지방 정치인에 대한 중앙 정치인들의 텃세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동의하나. -그런 인식이 좀 있었다. 김 전 지사의 정치력과 대중친화력이 우리 정치에 도움되길 바랐는데 안타까웠다. →인사청문회 당시 경남도에서 청문 위원들에게 자료가 많이 갔다고 하는데. -국회에서 요청한 자료는 줬다. 한나라당이 143건, 야 4당이 145건이었다. 야당에 자료를 많이 줘서 그렇게 됐다는 것은 오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여소야대 상황에서 시의회와 대치 중이다. 동병상련을 느끼나. -의회의 견제를 받는 면에서 양상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나는 친환경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고 했고 도의회는 예산을 깎았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의회는 하려고 하고 시장은 안 하려고 한다. →오 시장과 서울시의회는 아직 합의의 틀을 찾지 못했다. 경남은 어떤가. -무상급식비 235억원, 노인 틀니 20억원 예산을 짰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노인 틀니 예산 전액 삭감, 무상급식 예산 118억을 삭감했다. 의회 예결위에서 노인 틀니 예산은 모두 복원됐고 무상급식 예산은 35억 복원됐다. 지난해 연말, 경남도의회와 대의적 차원에서 합의했기 때문에 무난하게 결론냈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50%를 넘는다. 김 지사는 몇 점을 주겠나. -나를 만난 사람들은 야박해서 그런지 30점 정도밖에 안 주는 거 같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결여돼 있다. 공권력을 남용한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특히 현 정권 들어 경제적 민주주의는커녕 정치적 민주주의도 후퇴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정희 모델을 복원하려 했고 국민들도 삶의 질이 나아질 걸로 기대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선택에 참담한 후회를 하고 있다. 더 이상 박정희 모델이 대한민국 발전 모델이 아니란 게 증명된 것이다. ●지역 선거와 전 대통령 →6·2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가 53.5%를 얻어 당선됐고, 부산에서도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45% 지지를 얻었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선거 당시 변화와 혁신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 1995년 지방선거 이후 16년 동안 한나라당이 단체장을 독점한 데 대한 비판이다. 나와 김 후보의 선전은 지역주의가 허물어졌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 흐름이 4·27 김해을 재·보선에서도 이어질까. -내가 야 4당과 시민사회의 야권 단일화 후보였다. 또 지역에서 5번 깨져도 도망 안 갔기 때문에 도지사가 됐다. 4·27 김해 선거에서도 야권 후보 단일화가 되고 후보가 경쟁력이 있으면 팽팽할 거 같다. →김태호 전 지사는 출마할 것으로 보나. -정치를 아시는 분이 김해 재·보선의 판을 키울지 의문이다. 본인이 정치 재개를 위한 시기를 언제 잡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출마한다면 야권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2012 대선에서는 지역구도가 사라질까. -내가 당선된 자체가 지역주의를 넘은 거다.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라는 큰 나무둥치를 8번 찍고 내가 2번 찍어 쓰러뜨렸다. 영남에서 제2, 제3의 김두관이 나와 시장, 군수도 하고, 한나라당이 호남에서도 지지 받아야 의미가 있다. 다만 2012년 총선에서 영남 유권자들이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승리를 위해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바람이 불면 장담할 수 없다. 같은 경상도라도 경북과 경남은 많이 다른 것 같다. 결국 지역구도를 무력화시킬 카드를 제시해야 야권에 승산이 있을 거다. 특별한 변화 없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기타 진보정당이 기존 구도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지역구도를 흔들기 어려울 것 같다. →6·2 선거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광재 강원지사 당선도 주목받을 만하다. 두 사람의 장점은 뭐라고 보나. -‘주식회사 참여정부’의 지분을 따지면 노무현 대표가 60%,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각각 20%를 갖고 있다. 나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2% 정도 주식을 얻었다고 본다. 안·이 지사는 성골이지만 나는 진골도 아니고, 6두품쯤 되나. 그러나 성골보다 왕에게 더 사랑받은 것은 맞다. 안·이 지사는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기획자이자 동지들이다. 노 대통령은 동업자라고 했다. 정권 탄생을 공동 작품이라고 말한 지도자는 노 대통령이 유일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분이 없다는 뜻도 되는 것 같다. 친노 정치인 가운데 누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잇고 있다고 보나. -노 전 대통령은 한 사람이 승계하기에는 너무 큰 인물이 됐다. 노 대통령의 가치를 따르겠다고 한 사람들이 집단지성 형태로 승계해야 하지 않을까.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은 김두관이 승계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정치개혁은 유시민이, 안희정·이광재는 양극화 극복이나 경제 비전을 맡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지금까지 노 대통령의 정치를 뒷받침했다면 이젠 자기 정치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광재·안희정 지사도 국가를 이끌만 한 재목이 된다고 보나. -검증을 받아야겠지. 지금까지는 노 전 대통령을 뒷받침한 역할이었으니까. 나도 마찬가지다. 4년 하는 걸 봐서 도지사 이상으로 할 만한 사람이다, 도지사 맡기기도 아깝다, 유권자들이 그런 판단들을 하겠지.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는 어떻게 구별되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민주개혁정부 1기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대통령만 바뀌었지 대외정책 기조는 같았다. 2012년 민주개혁 2기 정부를 수립하면 여당 소속 도지사가 돼서 예산도 많이 따겠다.(웃음) →언제까지 무소속으로 정치할 수는 없지 않나. -정치는 당이 하는 것이 맞다. 솔직히 당선되고 싶어서 당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래서 색깔 있는 무소속이라고도 하고 4당 대표 야권 도지사라고도 한다. 도지사로 있는 동안 정당 가입을 안 한다고 약속했다. 4년 끝나고 나면 뜻이 같고 괜찮은 당을 선택할 것이다. ●2012년 대선 →현재 대한민국에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보나. -애국심, 통찰력, 정책 역량이다. 거기에다 국민과 소통하고, 전문가들 의견을 잘 수용한다면 누구나 국가를 경영할 수 있다고 본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복지가 아닐까 싶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제대로 못 간다. ‘줄푸세’를 주장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까지 생애주기별 복지를 이야기할 정도 아닌가. →2012년 대선 때는 여야 후보 중 누가 유리할까. -2007년처럼 500만표 싸움으로 가진 않을 것이다. 야권 단일후보가 결정되면 40% 지지율이 될 거고, 여권 후보도 비슷한 지지율이 될 거다. 나머지 20% 놓고 11%를 차지하려는 싸움 아닐까. 이회창·김대중 후보와 노무현·이회창 후보 당시 격차 정도 날 것 같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인정하나. -현재 흐름은 인정하지만 아직 대선이 2년 남아 있고 야권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시간이 좀더 가야 대세론의 실체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치인 박근혜’는 잘 몰라서 평가하기 어렵다. 옛날엔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평가가 강했는데 이제는 ‘박근혜’라는 독자적 이미지를 굳힌 느낌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 등 국민들이 찬반으로 갈린 정책에 대해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분이 입장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가 싶다. →민주당은 수권 능력이 있다고 보나. -민주정부 10년의 국정운영 경험을 갖고 있는 분이 많고 야권의 대표 정당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민주당만으로는 집권이 어렵다. 그렇다고 민주당을 빼고 집권할 수 있겠나. 그래서 손학규 대표도 야권 연대를 말하는 것 아니겠나. →2012년 야권 대선후보를 꼽는다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박원순 변호사 정도 아닐까 싶다. →일부에서 김 지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합하면 완벽한 후보라고 한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하다. 두 분 가운데 누가 낫다고 생각하나. -유 전 장관이 월등하게 경쟁력 있다. 확실한 지지층을 갖고 있고 젊은층에 인기가 많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도 강하고 지적 능력도 뛰어나다. →김 지사 본인의 차별적인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시민들과 소통이 가장 잘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바닥에서 커서 그런지 주민들과 유대감이 강하다. 새 역사는 변방으로부터 온다는 말이 있다. 기존 우리 사회를 주도했던 쪽에 많은 경험이 없는 게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정치 역정 →1986년 구속됐는데 이재오 특임장관은 본인 탓이라고 미안해하더라. -이 장관 때문에 구속된 건 아니다. 1986년 당시 이 장관이 서울 민통련 부의장이었고 내가 사회팀 간사였다. 직선제 개헌투쟁을 할 때 청주로 내려갔다가 잡혀서 바로 구속됐다. 100일 감옥살이하는 동안 고향으로 가서 농민운동하면 지역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겠다 생각했다. 오늘의 김두관을 만든 계기다. →1989~95년 남해신문을 발행했다. 언론관이 무엇인가. -언론이 도정이나 정치 비판하는 건 좋다. 다만 침소봉대하는 것은 곤란하고, 섭섭하다. 특히 정치적 왜곡과 편향이 너무 심하다. 그렇게 되면 영향력은 있을지 몰라도 좋은 신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참여정부 시절에 기득권적 입장에서 과도한 비판을 한 것은 섭섭했다. →최연소 군수를 거쳐 최연소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최연소라는 데 의미를 두나. -노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시골 군수를 행자부 장관으로 앉히지 않았을 거다. 고건 총리와 몇분이 굉장히 반대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나를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적임자로 밀었다고 했다더라. 주민투표제 도입을 발표한 날, 고 총리가 전화를 걸어 ‘협의도 안 하고 왜 한건주의로 했느냐.’고 질책했다. 다음날 아침 노 대통령도 전화해 ‘너무 빠른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쯤 되면 장관이 꼬리 내리는데 내가 밀어붙이는 기질이 있다. 그 법이 통과돼 제주특별자치도가 탄생했다. →행자부 장관을 거치며 공무원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게 됐나. -공무원은 행정개혁 주체이자 대상이다. 공무원을 혁신의 동력으로 써야 한다. 확정된 정책을 실행하는 면에선 공무원만 한 조직이 없다. →신고된 재산이 3800만원이다. 청빈도 좋지만 돈이 너무 없어 걱정은 안 되나. -1998년 남해군수 선거 당시 재산은 2000만원이었다. 당시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가 ‘자기 가정 살림도 못하면서 남해군 살림을 어떻게 맡느냐.’고 몰아세웠다. 남해신문 운영하느라 물려받았던 논밭도 다 팔아치웠다. 군수 7년 동안 연봉을 5000만원씩 받았지만, 군수 마치고 나니 빚만 1억 5000만원 남았다. 선출직 나서는 사람은 돈을 모을 수가 없다. 노 전 대통령 유서 중에 ‘너무 많은 사람에게 신세졌다.’는 말이 있는데 가슴 깊이 와닿는다. →자녀 교육은 어떻게 했나. -자유방임이었다. 딸은 중국 인민대 4학년이고, 아들은 군대 갔다 와서 올해 경남대에 입학한다. 공부를 썩 잘하진 못해도 착하게 커줘 고맙게 생각한다. →군 복무는 어떻게 마쳤나. -경기도 의정부에서 육군 병참병으로 30개월간 복무했다. 군 생활 속에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많이 느꼈다. 보직과 계급에 따른 불평등 같은 것들이다. 군 생활하면서 한번도 졸병들에게 구타나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군 동지들과 지금도 만난다. 이 친구들이 후원금도 모아준다. 정리 구혜영·유지혜기자 koohy@seoul.co.kr
  • 北에 ‘진정한 변화’ 요구… 남북관계 ‘대화의 이성’ 찾나

    北에 ‘진정한 변화’ 요구… 남북관계 ‘대화의 이성’ 찾나

    “평화의 길은 아직 막히지 않았습니다. 대화의 문도 아직 닫히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신년 연설에서 입에 올린 이 문장은 그저 편안하게 소파에 드러누워 들을 얘기가 아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이 말을 꺼내기가 아주 어려웠을 것이다. 국군통수권자이자 행정수반으로서 대한민국이 연거푸 두번이나 적의 기습에 당한 것(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은 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아무리 냉정을 유지해야 하는 대통령이라도 이런 무도함은 감정적으로 용인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연평도 도발 직후 긴급 방한한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에게 이 대통령이 “지금은 6자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한 데는 다분히 불편한 심기가 묻어있었다. 그로부터 한달여 만에 이 대통령이 전 국민 앞에서 ‘대화’라는 말을 꺼냈다는 것은 어렵게 감정을 추스르고 다시 이성(理性)의 옷을 갈아입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이 왜 이런 결심을 했는지를 짐작하려면, 다른 누구도 아닌 이 대통령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평화 위한 절박감의 표현 단임제 대통령은 임기말로 갈수록 역사의 평가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지금 이대로 임기가 끝난다면 이 대통령의 남북관계 업적은 ‘경색’, ‘대치’, ‘도발’ 같은 단어로 채워지게 된다. 북한을 개과천선시켜 평화와 통일을 앞당긴다는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 즉 ‘비핵·개방·3000 구상’의 무산은 물론 북한 문제에서 어떤 매듭도 짓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임기를 마쳐야 하는 것이다. 어떤 대통령도 이런 시나리오는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연설에서 남북관계를 머리에 올려 비중 있게 강조한 것도 이런 절박감의 표현일 수 있다. 지난해 이 대통령의 신년 연설이 주로 경제분야로 채워지고 남북관계는 끄트머리에 간략하게 언급된 것과도 비교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등 경제, 외교 분야에서 ‘업적’을 일궈낸 이 대통령으로서는 남북관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따라서 이날 이 대통령의 연설에서 무게를 둬야 할 대목은 “도발에는 단호하고 강력한 응징이 있을 뿐”이라는 말보다는 “대화의 문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이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자세 변화가 오는 19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국면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고도의 제스처라는 분석도 있다. 마침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4일 서울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을 잇달아 순방하는 등 대화 조성 기류가 엿보인다. 하지만 이런 시각이 상황을 지나치게 비약적으로 보는 것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늦어도 상반기 대화 물꼬 터야 이 대통령의 연설은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야 대화한다.’는 우리 정부의 기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국(중국)의 공정하고 책임 있는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거나 “북한이 군사적 모험주의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은 태도를 바꿔야 하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결국 북한이 이 대통령의 연설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화의 문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말에서 ‘아직’이라는 표현이다. 이 말은 기회는 여전히 있지만 마지막 선에 서 있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최후통첩 같은 것이다. 사실 이 대통령으로서도, 북한으로서도 시간은 많지 않다. 내년은 이 대통령의 임기 막판인 데다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진입하기 때문에 남북대화의 과실(果實)을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 입장에서 뭔가를 얻어 내려면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얘기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北이 진정성 먼저 보여야 대화가 가능하다

    북한은 2011년 새해를 맞아 남북대화를 강조했지만 진정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그제 노동신문(당보)·조선인민군(군보)·청년전위(청년동맹 기관지) 등 3개지에 게재한 신년 공동사설에서 “북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 남조선 당국은 반통일적인 동족대결 정책을 철회하고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사설은 또 “민족공동의 이익을 첫자리에 놓고 북남 사이의 대화와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대결상태 해소와 대화 분위기 조성을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남북대화와 6자회담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의 진정성을 찾기는 힘들다. 남북 간에 긴장이 조성된 주 요인은 북한이 지난해 3월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11월에는 연평도를 포격했기 때문인데도 북한은 마치 이명박 정부의 반통일적인 정책 때문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의 남북 대치국면이 마치 남한의 책임인 것처럼 북한 주민들에게 선전하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3남인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를 안착시키고,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북한 내부용으로 대화를 강조하는 것처럼 선전하려는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대화를 강조한 것은 남남갈등을 부추기려는 측면도 내포돼 있는 듯하다. 공동사설은 “전군이 긴장한 정세의 요구에 맞게 전투훈련을 실전과 같이 벌여 군인들을 싸움꾼으로 준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를 하겠다는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북한이 대화를 강조한 것은 국제적인 고립국면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다소 유화적으로 나온 것은 바람직하지만 북한이 바뀌지 않는 한 당장 남북대화라는 가시적 결과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남북대화가 이뤄지려면 북한이 먼저 과거의 잘못에 대해 납득할 만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밝혀야 한다. 김정일 정권은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 새해초부터… 인사청문회 격돌 예고

    지난 연말 단행된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가 칼끝 대치를 예고했다. 이번 개각이 ‘친이(친이명박) 실무형’이라는 평가가 상징하듯 이명박 정부 집권 하반기의 정책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문회 공방은 ‘여야 대치전’ 수준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새해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첫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편 선정문제 등 도마 오를 듯 여당은 전문성과 도덕성에 초점을 맞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반면 야당은 예산안 정국 이후 집권여당의 독주를 제어하는 차원에서 후보자 개인에 대한 평가보다 현 정부 3년을 총체적으로 심판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일 “국민을 위한 개각이 아니고 대통령 측근의 회전문 인사이기 때문에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다.특히 민주당은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차영 대변인이 “밀어낼 인물은 확실히 밀어내겠다.”고 각오할 정도다. 감사원장의 정치적 중립성도 쟁점화하기로 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정치인 입각, 종합편성채널 선정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2008년 당시 고환율 정책 논란으로 물러난 전력 등을 거론하며 경제정책 책임론을 따져 묻기로 했다. ●“17일부터 청문회 시작”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을 ‘정치 공세’로 간주하며 이번 청문회를 국회 정상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를 내세웠다. 배은희 대변인은 “근거 없는 흠집내기로 개각의 의미를 폄하하고,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민주당에 맞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인사에 대해서는 잘잘못을 평하는 것보다 결과를 놓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주부터 상임위를 열고 오는 17일부터 인사청문회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구혜영·이창구기자 koohy@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2011년 가장 운좋은 정치인 정당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나간 10년, 다가올 10년 - 2011년 가장 운좋은 정치인 정당

    한나라당 - 전국단위 선거 등 이슈없어 ‘호재’ ‘대체로 맑고 때때로 흐림’ 4월 재·보선지역 ‘친여권’ FTA비준 문제는 악재로 한나라당의 새해 기상도는 ‘대체로 맑은 가운데 때때로 흐림’으로 관측된다. 대형 이슈가 없어 국정운영에 매진할 수 있는 해이지만, 몇몇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게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단위 선거 등 대형 이슈가 없다는 게 집권여당으로선 가장 큰 호재다. 2012년에 총선과 대선이 몰려있어 새해에는 상대적으로 한 박자 쉬어 가며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치 이슈 등 외부 여건에 지장을 받지 않고 국정운영에 매진할 수 있고,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으로서도 반사이익을 기대해볼 만하다. 대선을 앞두고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본격화되면 정국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야권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와 지명도를 키운 잠룡들이 많다는 이유다. 다만 상대적으로 대선 캠프들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가 심화될 경우 국정운영의 저항 요소로 변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 등지고 잘된 정치인 없다.’는 오랜 교훈이 어느 정도나 효험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남북 관계의 호전 가능성도 잠재적 호재로 남겨둘 여지가 있다.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로 남북관계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에 기대 본다면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등을 먼저 제안해올 수도 있다는 다소 낙관론적인 접근법에 따른 것이다. 반대로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해올 경우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정권 책임론, 안보의식 강화에 따른 보수 지지세 사이를 오락가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월 재·보선도 표면적으론 호재로 분류된다. 국회의원 재·보선이 확정된 경기 분당을·경남 김해을이 지역적으론 친여권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재·보선도 최소 5곳 이상으로 예정돼 있어 6·2 지방선거의 참패를 설욕할 기회다. 하지만 김해을의 경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이 포함돼 있어 승패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기초단체장 재·보선마저 참패한다면 당지도부가 책임론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는 악재로 분류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 의원을 비롯한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19대 총선 불출마까지 거론하며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데다 야권과의 협상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또 현경병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 상실위기에 몰린 데다 박진 의원도 상고심을 남겨 두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대폭 물갈이했던 공기업 및 공공기관 임원들 대부분이 임기 3년을 채우면서 후속 인사에 따른 물밑 경쟁과 탈락자들의 반감 고조도 여당으로선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민주당 - 집권당 레임덕 가속화 최대변수 2012년 대선 승리를 노리는 민주당에게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 가속화는 승패를 가늠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특히 청와대 ‘대포폰’ 파문은 대표적 호재로,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사건, 공천권 갈등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에 유리한 요소는 곳곳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예산안 및 법안 단독 강행 처리에 대한 여론이 민주당에 우호적이다. 보수·진보 언론들이 예산안 수정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한 건 이례적이다. 민주당이 서민·복지예산 삭감 등을 강조하며 내년 2월 임시국회까지 동력을 끌고 가야 하는 이유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민간인 사찰과 ‘부자감세’를 꼽을 수 있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에 청와대가 대포폰을 지급하고 고위직과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만났다는 증거와 자백들이 쏟아지는 만큼 국정조사, 특검 요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에 계류된 소득세 추가 인하 법안도 ‘롱런’할 이슈다. 지방 재정적자가 최악인 데다 연소득 1억 3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세금을 깎아 주자는 취지가 국민 정서와 대치되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도 ‘원안에 손대지 않겠다.’는 정부 측 약속이 깨진 셈이어서 야당에 유리하다. 그러나 ‘레임덕’과 ‘안보 문제’는 어느 한 손을 들기 힘들다. 정권 교체를 원하는 민주당에 있어 레임덕은 여권 내 분열 등이 야기될 호재임에 분명하지만 북한의 기습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레임덕’ 효과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안보 불안을 만든 세력에 등돌린 민심이 북한 도발로 공분을 사면 보수 강경파로 다시 돌아설 수 있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 야당 대권주자들에 대한 ‘흠집내기식’ 전방위 사정 정국이 펼쳐질 수도 있다. 여기에 현 정권에 실망한 민심이 야당이 아닌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이될 경우 최대의 악재가 될 수 있다. 민주당 내 마땅히 각인된 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민주 세력의 결집이 나타나지 않으면 박 전 대표가 ‘어부지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목회의 대가성 자금 후원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검찰이 줄소환을 예고한 데다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현재 진행중인 당내 공천권 결정 방향에 대한 지도부의 내분도 잠재돼 있다. 집단지도체제하에서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삼파전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의 원심력을 최소화하고 구심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소수 진보개혁정당의 ‘비(非)민주당’ 연대 대통합도 변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자유선진당 - 원내 교섭단체 구성 최적기로 “충청권이 뭉쳐야” 여론땐 심대평·이인제 함께할 것 과학벨트 유치되면 호재로 자유선진당의 2011년 목표는 ‘당력 강화’다. 그러나 곳곳에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당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크다. 선진당은 2011년을 19대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원내 교섭단체 구성의 최적기의 해로 판단하고 있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19대 총선 등을 앞두고 충청권이 뭉쳐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면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와 이인제 의원 등이 선진당과 함께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창조한국당 등과도 물밑으로 관련 논의를 하며 암묵적으로 뜻을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당내에선 원내교섭단체 입성 여부를 둘러싸고 부정적인 입장도 나타나고 있다. 선진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2011년에 당력 강화에 실패해 원내교섭단체로 입성하지 못하면 또다시 원내교섭단체 협상이나 상임위 간사직 등에서 배제된다. 가뜩이나 소수 야당인 선진당이 19대 총선 등을 앞두고 국민의 시야에서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다.”면서 “당력 강화로 인한 원내교섭단체 입성 여부에 따라 당의 생명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선진당은 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유치가 확정될 경우 충청권 민심 강화와 당력 강화에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악재는 ‘현상 유지’ 여부다. 일부 소속 의원들의 경우 19대 총선 등을 앞두고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과 대선 등을 앞두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 당력이 강화되는 게 사실인데 현상 유지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 “현재 수준으로 계속 이어 간다고 해도 사실 선진당의 발전 여부는 그리 밝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진보개혁 정당들 - 소수 정당 가장 큰 화두 ‘대통합’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소수 진보개혁 정당들의 내년 가장 큰 화두는 ‘대통합’이다.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에 맞서 2012년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진보세력 간 ‘대동단결’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아직은 연대냐 통합이냐의 갈림길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대통합의 시너지는 호재가 될 수 있으면서도 도로 악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분당한 지 2년 10개월 만인 지난 7일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합의했다. 다양한 진보세력들과 연석회의를 추진하고 총선(4월) 일정을 감안해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일부 진보단체가 민주당에서 분당한 친노무현계 인사들로 구성된 국참당의 참여를 권유하면서 진보세력 대통합 논의는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국참당 관계자는 “민노당·진보신당만 합치면 ‘도로 민노당’이 돼 진보통합의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제안해와 최고위와 당내에서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만약 3개 정당과 여타 진보세력 등 ‘비(非)민주당’으로 합쳐진다면 새로운 진보세력의 구심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내년 4월 열릴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자를 낸다면 힘은 더욱 실린다. 하지만 대통합을 통해 집권당에 맞설 야권 단일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누가 연대와 대통합을 주도할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통합하고서도 대북관, 비정규직,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에 관한 문제에 대해 당간 합의점을 찾아내지 못하면 분열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대통합에 기대했던 지지층들의 실망으로 집권을 위한 동력 자체를 상실할 우려도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신년사설] 신묘년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자

    신묘년의 첫 아침을 맞는 마음이 새롭다. 지난해 피원조국에서 원조수여국으로 국격 상승, G20 서울 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반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태 등 어려움도 극심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비록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럴수록 희망을 일구는 자세가 긴요함을 새삼 느낀다. 올해 우리는 지난 세월을 다시 한번 돌아볼 계기를 맞았다.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50년 전인 1961년쯤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의 여건은 열악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1960년 국내총생산(GDP)은 20억 달러로 1인당 GNI는 고작 79달러였다. 초근목피의 시절은 상전벽해로 달라졌다. 1차 경제개발이 끝난 1966년에는 36억 달러에 125달러로 그해 성장률은 무려 12.2%에 이르렀다. 1980년 -1.5%, 98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때 -9.8%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 외에 줄기차게 성장가도를 달렸다. IMF에서 올해 말 한국의 국내총생산이 꿈의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볼 정도가 됐다. 50년 전에 비해 경제규모는 무려 450배, 1인당 소득은 25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그럼에도 우리를 위협하는 요인은 한층 많아지고 있다. 주변국인 중국은 지난해 4조 9847억 달러의 국내총생산(IMF 자료)을 기록했다. 200년 만에 세계 중심으로 위치를 되찾고 있다. 도광양회의 시대를 접고 사실상 팍스 차이나를 선언, 돌돌핍인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100년 전부터 강대국의 반열에 오른 일본은 경제규모가 2008년 4조 3000억달러(OECD 자료)에 이른다. 중국과 한국을 비교하면 1995년 중국 경제는 한국보다 1.5배가 컸으나 15년 만에 6배로 격차를 벌렸다. 일본은 1968년 독일을 제친 이후 40년가량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지켰으나 중국에 근소한 차로 밀려났다. 지역에서 한 국가세력의 굴기는 필연적으로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한국이 안주해서는 안 될 이유를 경제규모의 변모상이 알려준다. 한국은 과연 새롭게 제기되는 도전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는가. 걱정스럽다. 경제당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재정의 상반기 조기집행 방침을 천명했다.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음을 시사한다. 특히 무상급식 등 이념색채가 짙은 정책이 백화제방해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의 수위가 한층 높아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간 대치상태가 더욱 첨예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폭력 등으로 세계적으로 망신을 산 국회이지만 상태가 개선될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의 폐해 역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현실이 힘들다고 소 닭보듯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결코 없다. 우리는 저력을 되살리고 불살라야 한다. 위험이 닥칠수록, 어려움에 직면할수록 힘을 내고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국가발전의 장을 열었던 저력을 발휘할 시점이다. 먼저 국민 개개인이 상호 이해에 바탕을 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 박칼린의 조율을 통한 리더십에 쏟아진 관심을 보면 국민들이 원하는 리더십의 형태를 가늠할 수 있다. 1인의 상의하달 방식에서 벗어나 구성원이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며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리더십을 국민은 바란다. 이런 리더십을 바탕으로 서민을 따뜻이 보듬되, 공정한 원칙을 세워 적절하게 경쟁할 때 국가적 에너지가 재충전될 것이다. 특히 복지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국가의 복지정책은 모든 국민들에게 예산을 골고루 나눠주는 게 능사는 아닐 것이다. 국가 공동체의 건강성을 확보하고 실패와 좌절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는 복지여야 한다. 복지를 무차별로 늘리면 그 짐은 전부 우리들의 자식들이 짊어진다. 나중에 원망 듣는 부모가 되려는가. 그리고 모처럼 전국적 규모의 선거가 없는 올해는 국가의 기틀을 다지는 기회가 돼야 한다. 내년 총선·대선 등 선거의 전초전으로 소용돌이가 일지 않도록 각 정치적 주체의 절제가 필요하다. 미구에 닥칠 숱한 도전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의 장을 열기 위해 서울신문은 좀 더 따뜻한 나라, 서로를 아끼는 사회를 신년 화두로 던진다. 지난해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현실적인 국력상승으로 이끌어야 한다. 4강의 틈바구니에서 국가의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국력이 한 단계 신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의 단합이 절실하다. 온기를 나눠 상생과 도약을 이룸으로써 2011년을 후대에 희망을 복원한 한해로 기록되게 하자.
  • [여의도 블로그] 극단의 정치, 봄날을 기다리며

    지난 2006년 1월 30일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북한산에서 ‘산상회담’을 갖고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로 두달 가까이 냉기류가 흘렀던 때였다. 얼어붙은 18대 국회를 보면서 느닷없이 4년 전 이맘때가 떠올랐다. 주먹질까지 오간 본회의장, 무기력한 여당, 야당의 기약 없는 장외 투쟁, 꼬리를 무는 고소·고발, 사상 최대의 부동층…. 정치사에서 여야의 대치 정도를 따지자면 이번이 ‘유례없다’고 자신하긴 어렵다. 그러나 과연 ‘봄날’이 오기는 올까 싶은 의문을 이번만큼 자주 한 적도 없는 것 같다. 대의제에서 정치의 본질이 타협이라고 한다면, 타협에 이르는 기술을 ‘더 많이 가진’ 쪽은 여권이다. 여권의 책임을 더 많이 물을 수밖에 없다. 17대 시절 이른바 ‘4대 개혁 입법’ 정국이 현 상황과 닮은 꼴로 비교되곤 한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당내 반발 속에서도 산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여당 중진들은 청와대를 찾아가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다리를 놨다. 김근태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은 청와대를 향해 ‘계급장을 떼자’고까지 하며 당 중심의 정치 문화를 세우려 했다. 다른 정치적 목적도 있었겠지만 청와대도 당청 분리를 고수하며 이해찬·한명숙 등 정치인을 총리로 임명했다. 지금은 산상회담은 고사하고 여야 원내대표를 동시에 보기도 어렵다. 여당 중진들은 당내 계파 정치에 빠져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마이 웨이’다. 유난히 ‘정치 실종’이라는 표현이 잦아졌다. 특히 여당 내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당청 관계의 종속성이 심해졌다. 야당은 파트너인 여당을 건너뛰고 청와대와 곧바로 맞서 사사건건 치킨 게임을 벌인다. 물론 노력조차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시절 “필리버스터제(합법적인 방법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도입하고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발동 요건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6월 여야 중진 10여명은 중진협의체 구성에 뜻을 모았다.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중요한 때다. 청와대는 여당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여당은 야당과 대화를 시도하고 야당은 대화에 응해야 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방역망 왜 뚫렸나

    방역망 왜 뚫렸나

    지난달 29일 첫 양성 판정 이후 23일 만에 ‘안동발(發) 구제역’이 강원도까지 북상했다. 구제역을 치른 경험이 없는 경북 내륙에서 시작된 탓에 초기대응이 미숙했다. 구제역의 속성상 정확한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방역망 설치 이전에 바이러스가 유출되는 일은 도리가 없다는 게 농림수산식품부의 해명이다. 하지만 1, 4월 두 차례나 당하고도 방역체계를 확실히 보완하지 않은 것은 할 말이 없을 터. 외국을 오가는 축산농가 관계자의 신고와 소독 의무, 처벌 근거를 명시한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을 22일에야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3일 접수된 경북 안동의 구제역 의심신고에 대해 지자체가 간이검사로 음성판정을 한 것은 도리가 없다. 그러나 지자체(가축위생시험소)가 음성 판정 이후 규정에 따라 즉시 수의과학검역원에 의뢰해 재검사를 했다면 확산을 억지할 수 있었다. 지난달 26일 현장 간이키트 검사에서 구제역 음성판정이 나온 농가의 경우 축사 관리자와 돼지의 이동제한 조치는 다른 농가에서 의심증상을 나타낸 뒤에야 내려졌다. 안동의 농장주 일부는 최근 O형 구제역이 번창한 동남아시아를 다녀왔지만 신고나 소독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당국에서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탓에 처벌근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구제역 추가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감염경로 파악이 급선무지만 감염경로는 물론 일부 농장들의 역학관계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강원 평창의 감염경로 조사에서는 지난 13일 수의사가 다녀갔을 뿐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일단 수의사가 방문한 대화면과 평창읍의 39개 농가에 대해 이동통제 조치를 하고 임상관찰을 할 뿐이다. 경기 북부에서 양주와 함께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연천의 경우 80여개 농장이 있는데 70~80%가 외국인근로자이고 불법체류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가 구제역이 빈발하는 위험국 출신인데도 관리가 되지 않았다. 올해 축산농가 관계자 가운데 2만여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으나 절반은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구제역 추가발생 가능성은 상존하는 셈이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축산 종사자가 가축 전염병 발생 국가를 방문하고 입국할 때 반드시 신고와 소독을 하고,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정부가 해외 가축전염병 발병 상황을 축산농가에 공지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가 여야 대치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법안이 시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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