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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 “국정원 의혹 특검하자”

    安 “국정원 의혹 특검하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4일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과 수사를 여야에 공식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한 특검 도입은 3권분립 훼손”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민주당도 유보적 입장을 밝혀 당장 특검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최근에야 철저한 수사 후 문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너무 늦었고 지금의 상황과도 맞지 않으며 첨예한 여야 대치 상황을 풀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특검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은 “대선 과정의 일들을 특검 수사에 맡기고 정치는 산적한 국가적 과제와 ‘삶의 정치’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며 정쟁 중단을 촉구했다. 안 의원은 조만간 특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법안 통과를 위해여야 정당을 설득할 계획이다.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특검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특검 제의 자체는 평가하면서도 “검찰 수사와 재판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종합] 안철수 기자회견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특검 제안”

    [종합] 안철수 기자회견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 특검 제안”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4일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특검 수사를 제안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최근에야 철저한 수사 후에 문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너무 늦었고 지금의 상황과도 맞지 않는다”면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가기관의 불법선거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과 수사를 여야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국정원 뿐 아니라 국군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안전행정부로 대선개입 의혹이 확대되고 연계됐다는 의문까지 제기된다는 점과 정부의 실체 규명 의지가 의문이라는 점, 구체적인 수사기밀이 정치권에 유출됐다는 점, 수개월째 지속되는 불법개입 의혹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점 등을 들며 특검을 거듭 촉구했다. 안 의원은 “검찰 따로, 군 수사기관 따로 이뤄지는 지금의 수사 방식으로는 진실을 제대로 밝힐 수 없다”면서 “윤석열 전 팀장의 배제가 너무나 분명한 수사 축소 의도로 생각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결과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국정원 댓글사건의 검찰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복귀가 이뤄지지 않으면 특검을 통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언제까지 이 문제를 갖고 소모적 공방과 대치를 계속해야 하겠냐”고 반문하면서 “국민이 보시기에 ‘정말 우리 정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냐’고 꾸짖고 개탄해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조만간 특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법안 통과를 위해 여야와 협력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또 “정부 여당이 제기하는 대선불복 시비는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면서 “지난 대선 과정의 일들을 특별검사 수사에 맡기고 정치는 산적한 국가적 과제와 ‘삶의 정치’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 수사만이 꼬인 정국을 풀고 여야 모두가 국민의 삶의 문제에 집중하는 정치의제의 대전환을 끌어낼 수 있다”며 “정부·여당이 현재의 검찰 수사를 고집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미완의 과제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국정감사 무용론 불식할 특단대책 세워야

    국회 국정감사가 대부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음 주 초 일부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가 남아 있으나 사실상 어제로 막을 내린 셈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을 둘러싼 여야의 가파른 대치 속에 진행된 이번 국감은 피감기관만 628개에 이를 만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 첫 국감인 만큼 새 정부의 정책 과제와 집행 상황 등에 있어서 파헤치고 짚어야 할 사안 또한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국감을 마무리짓는 이 시점에서 많은 국민들은 ‘혹시나로 시작해 역시나로 끝난 부실 국감’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시민감시단체인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C학점을 줬다지만 이번 국감은 전문성과 생산성, 효용성 면에서 낙제점을 줘도 무방하다고 본다. 국회의원들이 ‘갑’으로서의 제 위상을 피감기관 앞에서 확인해 보는 이벤트였다는 혹평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국감이었다. 그나마 어느 때보다 ‘을’이라 할 피감기관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두드러졌던 걸 보면 갑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한 듯하다. 16개 상임위가 주말 빼고 보름 동안 하루에 평균 4개 기관씩 들여다보는 상황이었으니 수박 겉핥기식으로 흘렀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몇 시간을 기다리다 변변한 답변조차 못하고 돌아간 증인만 10명 중 2명에 이른다. 국회의원들의 준비가 소홀했던 탓에 엉뚱한 질문으로 망신을 사기도 했고, 자료 제출을 둘러싼 정부의 무성의 논란도 여전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문제는 정책은 뒤로 밀리고 정쟁만 난무했다는 점일 것이다. 국감이 펼쳐진 지난 3주 동안 현 정부의 민생·경제 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의 공방은 눈 씻고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검찰의 국정원수사팀장 교체 문제를 필두로 군 사이버사령부의 트위터 댓글 논란에 이르기까지 온통 10개월 전 대선을 둘러싼 공방으로 점철됐다. 정파 이익을 앞세운 여야가 마땅히 비판받을 일이겠으나, 이런 여야의 정쟁에 함몰된 언론의 보도 태도 또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국정감사 무용론도 이젠 신물이 날 판국이다. 이런 부실 국감이 더 계속돼선 안 된다.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대안은 숱하게 나와 있다. 상임위별 수시 감사로 전환하는 게 대표적이다. 피감기관과 증인의 수를 제한하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피감기관은 격년에 한 번씩 감사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감사와의 중복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여야의 의지다. 국감이 부활한 지 올해로 26년째이고, 이에 맞춰 줄곧 국감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져 왔으나 늘 공염불에 그쳤다. 올해 국감이 그나마 의미를 찾으려면 국감 개선을 위한 국감이었다는 소리라도 듣도록 하는 일일 것이다. 여야는 내년 시행을 목표로 국감 개선에 즉각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여야 원내지도부 재·보선 당일 만찬회동

    여야 원내 지도부가 10·30 재·보궐 선거 당일 만찬 회동을 하고 대치 정국의 해소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김기현 정책위의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장병완 정책위의장,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30일 시내 모처에서 만찬을 함께하면서 정국 현안과 국정감사 이후 국회 운영 계획 등에 대해 긴밀히 의견을 교환했다고 복수의 여야 핵심 관계자들이 전했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감사원장 등 인사청문회 일정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일정 등에 대해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국감 이후 여야가 처리를 원하는 주요 법안들의 합의 처리를 협의했지만,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대치 정국을 일으킨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야는 31일 새누리당 윤상현,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을 갖고 오는 11일부터 12일 오전까지 이틀간에 걸쳐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13일로 결정됐다.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는 15일 결산합의가 되면 결산처리를 한 뒤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12일 열린다. 국회 대정부질문은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해 19~25일 실시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18일로 조정됐다. 여야는 당초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날짜를 11일로 정했으나 청와대가 이달 초 예정돼 있는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 일정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민주당 강경파 일각에서는 국가정보원,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박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하며 시정연설을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국회도 민생·경제 살리기에 힘 보태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어제 취임 후 첫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정국 쟁점인 국정원 등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의지와 민생과 경제 살리기 관련 법안 처리에 국회가 적극 협조해 달라는 호소가 담화의 뼈대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대신한 담화로 풀이된다. 내각을 책임진 총리로서 현 대치정국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겠으나, 결과적으로 어제 담화는 정국 안정에 그리 보탬이 되지는 않을 듯싶다. 지난 대선을 관권 부정선거로 규정지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야권의 인식과 거리가 먼 때문이다. 실제로 어제 담화 발표를 조금 앞두고 민주당 초선의원 20여명은 내각 총사퇴와 국정원 사건 특검, 청와대 전면 개편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총리 담화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대변인을 통해 “정국이 파탄으로 치닫는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 정국 호도용 물타기”라고 일축했다. 정 총리의 담화 또한 여야 간 대화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국민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야당에 대한 정부·여당의 불편한 심기를 담고 있다고 할 것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것도 모자라 점점 여야 간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가 사라진 지 오래인 정치권의 행태가 안타깝고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더욱 걱정인 것은 국정감사를 끝내고 맞게 될 다음 달 국회 상황이다. 민주당 내에선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자는 강경론까지 나오고 있다. 주요 민생 법안 처리가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새해 예산안 연내 처리가 물 건너갔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자칫 국정 마비사태로 치달을 지경인 것이다. 결코 안 될 말이다. 굳이 정 총리의 호소를 거론할 것도 없이 지금 우리 경제는 국회가 뒷짐을 져도 될 만큼 느긋하지 않다. 지난 3분기 성장률이 2분기에 이어 전기 대비 1%대를 넘었다지만 연간 성장률은 여전히 3%에 미치지 못할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요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드는 등 기업의 체감경기도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최근의 원화 강세가 수출 발목을 잡으면서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한마디로 곳곳이 지뢰밭인 게 지금의 경제상황인 것이다. 국회가 나서야 한다. 지금 국회엔 상반기에 처리하지 못하고 쌓여 있는 민생경제 법안이 수두룩하다. 총 1만 4000여명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되는 외국인투자촉진법과 1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불러올 크루즈산업지원법 등이 대표적이다. 전셋값 안정 법안도 처리가 시급하다. 여야는 모쪼록 정쟁과 민생을 분리하기 바란다. 특히 민주당은 국정원 문제를 고리로 민생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그 어떤 경우에도 연계투쟁은 안 될 말이다. 강공은 역풍을 부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 “여·야 ‘진실 규명’ ‘대선 승복’ 통합의 빅딜… 靑도 리더십 보여야”

    “여·야 ‘진실 규명’ ‘대선 승복’ 통합의 빅딜… 靑도 리더십 보여야”

    국정원·군의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공방으로 정치권이 대결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청와대·여당이 손잡고 나서서 막힌 정국을 풀되 민주당 역시 대선불복 구도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4일 청와대의 성의 있는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은 물론 국민과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을 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떳떳하다면 ‘대선 과정에서 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덕을 보지 않았다’고 허심탄회하게 밝히는 한편, 야당과 마주앉아 의혹 수사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대선은 불공정했는데 대선불복은 아니다’라는 이중적 메시지를 갖고 가다 보니 스텝이 꼬였다”면서 “민주당은 대선불복을 들이대지 않겠다는 제안을 해야 하며 새누리당은 대선 개입 의혹을 투명하게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난맥 정국 탈출의 키는 민주당이 쥐고 있고 대선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얼마든지 제기할 수 있다”고 옹호했다. 그러면서도 “‘대선불복’ 구도는 적절치 않고 오히려 친노무현 대 비노무현 구도로 당내 분열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김한길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해 대선 불복 프레임 대신 대선 개입 의혹 규명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야당은 사안을 침소봉대하기보다 국정원 개혁에 중점을 두는 게 옳고 또다시 거리 투쟁으로 나서선 안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집권 여당으로서 권력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축소·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청와대 눈치를 봐서도 안 되고 오히려 앞으로 나서서 진실을 제대로 밝히겠다는 떳떳함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선거 과정상 문제가 드러난다면 다시는 정치 개입이 없도록 다짐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문재인 의원이 무게감 있는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면서도 “야당이 민주주의의 위기, 대선불복 운운하면서 정치 쟁점화하려는 태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어쨌거나 전 정권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문제를 규명해야 한다고 보고, 불거진 불법 사실에 대해서는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문 의원의 발언으로 인해 민주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한다는 인상으로 비쳐지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문 의원 성명으로 인해 대선 결과로 초점이 틀어져 민주당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2억개의 트위터 글 중 댓글 의혹 글이 5만개밖에 안 된다는 설명보다는 명백하게 드러난 권력기관의 개입 사실에 대해서는 겸허히 사과하고 털고 가는 게 집권 정당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철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 닥친다면 종합적 법리 검토를 통해 특별검사 도입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野 대선불복론 삼가고, 與 댓글수사 힘 보태야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이 확전 일로에 놓인 가운데 민주당발(發) 대선 불복론이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불공정 대선의 수혜자”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이제 국정원 댓글 사건은 자칫 현 정부의 정통성을 둘러싼 여야 간 극한 대치로 치달을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대선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이 나라 정치가 안타깝다. 문 의원은 어제 개인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 대통령은 그 수혜자다”라고 했다. 국정원 등의 불법 선거 개입으로 박 대통령이 득을 봤다는 논리로 대선 불복론의 옆자리에 선 것이다. 문 의원은 특히 “왜 자꾸 대선 불복을 말하며 국민과 야당의 입을 막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해 듣기에 따라 대선 불복론의 입길을 터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48%의 지지를 얻은 정치적 무게와 상징성을 생각할 때 어제 문 의원의 발언은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고 본다. 지난 대선이 국정원 등 국가기관 직원들의 불법 행위로 공정성이 훼손됐음은 이미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그러나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남겨 놓고 있는 다툼의 대상이고, 이를 넘어 박 대통령이 득을 봤다는 단정 또한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실증된 바 없는 가정이다. 수혜의 정도 역시 실증은커녕 가늠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문 의원은 그러나 ‘불공정 대선의 수혜자’라는 말로 국정원의 불법 개입이 없었으면 대선 결과가 바뀌었을 수 있다는 추정을 사실상 허용했다. 앞으로는 “김한길 대표도 대선 불복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말로 선을 그으면서도 대선 불복으로의 뒷문은 열어놓는 듯한 발언인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가에서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비한 맞불 카드로 야권이 국정원 논란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모름지기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섰던 사람이라면 이처럼 국민과 민생은 안중에 도 없이 오로지 정파의 이해에만 매몰된 정치권을 큰소리로 꾸짖는 것이 그 정치적 몸피에 걸맞은 일일 것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도 자세를 바로 해야 한다. 야당의 대선 불복론을 기다렸다는 듯 비판하기에 앞서 미온적인 대처로 사태를 키운 데 대해 스스로 책임을 묻고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회의록 논란에서만큼 국정원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주문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지금이라도 여권은 국정을 살리겠다는 각오로 국정원 및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논란에 대해 엄정히 임해야 한다.
  • [2013 국정감사] 고성·막말·면피성 답변·종일 대기 1분 대답… ‘꼴불견 드라마’

    국정감사 초반부터 상임위별로 열기가 과열되면서 여야 의원 간 또는 의원과 출석 증인들 사이에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추태가 올해도 재연됐다. 무성의·무책임한 증인 답변도 속출했고, 여야 합의로 나온 증인들이 종일 대기하다 증인석에 앉아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풍경 역시 연출됐다. 정무위의 14일 국무총리실 국감에선 정홍원 총리가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뜨면서 ‘붕어 없는 붕어빵’이란 조롱이 나왔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에게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진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퇴가 가능한지 정 총리에게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실장은 “정무직 인사 해임건은 정확한 현황 등을 본 뒤에 검토해야 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같은 당 이학영 의원은 “이러니까 ‘붕어 없는 붕어빵’, ‘총리 없는 총리실 국감’이라고 비웃는다”면서 “조선시대 수렴청정하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국무총리실 측은 “총리는 국감 대상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김 실장은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현장 인권침해, 교학사 교과서의 일제 침략 미화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세부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양해를 구하다 질책을 받기도 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15일 경찰청 국감에서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끝까지 선서를 거부하며 구설에 올랐다. 앞서 14일 안전행정위의 안전행정부 국감에선 증인으로 나온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의 불성실한 태도와 엉성한 답변이 의원들의 공분을 샀다. 신 회장은 급여를 묻는 민주당 김민기 의원의 질의에 “개인신상 문제라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유정복 안행부 장관을 향해 “장관은 급여가 얼마인가”라고 물은 뒤 유 장관이 대략적인 급여 액수를 말하자 그제서야 “1억 7000만~1억 8000만원”이라고 대답했다. 신 회장은 김 의원이 “세전은 얼마인가. 급여 총액은 얼마인가”라고 추가 질의를 하자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회의장에 쓴웃음을 자아냈다. 기업인 증인이 200여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이들이 1분 답변을 위해 하루 종일 대기하는 상황도 속출했다. 정무위의 15일 공정거래위 국감에는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사장, 박기홍 포스코 사장, 백남육 삼성전자 부사장 등과 브리타 제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 등 19명이 동원됐다. 하지만 종일 기다리다 단 한마디만 답변하고 돌아간 기업인들도 있었다. 14일 미래창조위의 미래부 국감에선 통신비원가산출 자료 유무와 공개 여부를 두고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유성엽 의원은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관련 자료를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내놓지 않는데 국회법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최문기 장관은 본질의에서 “자료가 있다. SK텔레콤이 항소 중이라 줄 수 없다”고 말을 바꾸는 등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기재위의 기획재정부 국감에선 재벌 총수 일가의 증인 채택을 여당 의원들이 반대하자 김현미 민주당 의원이 “경제민주화는 이미 종 치고 막 내렸다. 새누리당과 재벌의 유착관계를 보여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은 “유착관계라는 표현은 도저히 참을 수 없고 모욕적인 발언”이라면서 “당장 사과하라”며 날 선 대치를 이뤘다. 부처종합·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2013 국정감사] “교학사 교과서 특혜” vs “기존 교과서 반미친북”

    [2013 국정감사] “교학사 교과서 특혜” vs “기존 교과서 반미친북”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첫날 일정인 14일 교육부 국정감사는 ‘역사 교과서 국감’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 문제에 천착했다. 국감장 주변에선 ‘역사 교과서가 국감을 들었다 놨다 한다’는 총평이 나왔다. 우편향 논란을 빚은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을 증인으로 채택할지를 놓고 오전 내내 다투던 여야 의원들은 오후 3시에 가까스로 국감을 시작하는 데 합의했다. 국감용 노트북에 ‘친일독재 미화하는 교학사 교과서 검정취소’(야권) 또는 ‘좌편향 왜곡교과서 검정취소’(여당)란 시위성 스티커를 붙인 채 여야는 국감 내내 역사 교과서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치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고교 한국사 교과서 7종이 좌편향됐다고 주장했다.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역사 교과서들이 오직 반이승만, 반박정희, 반미, 친북 등 네 단어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6·25전쟁으로 인한 참상에 대해 남북한 공동 책임을 묻거나 베트남전에서 국군이 범죄를 저지른 듯 묘사하는 교과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가적으로 통일성이 필요하니 한국사를 국정 교과서 체제로 바꾸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교과서 7종의 좌편향성 지적에 대해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일부 좌편향이 있다”고 동의했다.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인정이 아닌 국정 발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야권은 교학사 교과서를 둘러싼 친일 논란과 교육부의 교과서 8종 전체에 대한 재검토 작업의 부당함을 집중 제기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친일’의 반대말은 ‘항일’이 되어야 할 텐데, 이 국감장에선 ‘친일’의 반대말로 ‘종북’을 꼽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우리 사법부가 친일 행적을 인정한 김성수에 대해 교학사 교과서는 민족 기업가 측면만 부각시키고 명백한 친일 행위를 다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정 교과서 전환 주장에 대해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뉴라이트 계열 현대사학회의 고문이자 이승만 옹호자인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에게 교과서 편찬을 맡기려는 음모”라고 일축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폄하 발언’을 했는지를 놓고 야권의 잇따른 질문에 유 위원장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응수하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국감장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본질의가 끝날 무렵인 오후 7시쯤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한 역사 교과서가 ‘출처 불명’이라며 인용한 사료가 북한 책과 연관성이 있다”고 언급하자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다. 소란 속에서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이 “북한 책이 나오니 난리네”라고 하자, 야당 의원들이 항의한 끝에 박 의원의 사과를 받아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시론] 회의록 공방과 북한 변수/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시론] 회의록 공방과 북한 변수/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지난해 10월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의 정문헌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둘러싼 공방은 바야흐로 3막에서 또 다른 변신을 모색 중이다. NLL 포기 여부가 1막이고 회의록 공개의 적법성 여부가 2막이면, 회의록 삭제와 국가기록원 미(未)이관 문제가 3막이다. 국가기록원에서 회의록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사초 실종’ 논란으로 쟁점을 바꾼 공방은 10월 2일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이후 ‘사초 삭제’ 논란으로 국면을 선회했다. 그리고 음원 파일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정파별·계파별로 대립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신NLL’ 공방이다. 국회 일정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이 국감으로 옮겨 갔지만 여전히 회의록 공방은 활화산 형국이다. 과문한 탓인지 한 가지 이슈가 1년 넘게 정치적 국면과 상황에 따라 논점과 주제를 달리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가히 정치적 이슈의 진화라고 명명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NLL 공방 얘기다. ‘87년 체제’의 출범 이후 민주주의의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말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듣기 민망한 얘기다. 선거 국면에서 등장하곤 하는 북한 변수와 여전히 한국 정치의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안보 변수는 우리의 현실이다. 최근의 정치적·공적 영역의 흐름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의 안보 이데올로기의 남용이 데자뷔처럼 떠오른다면 정치적 상상력인가, 사회과학적 예지(銳智)인가. ‘북풍’은 새삼 사례를 거론하지 않아도 한국 정치에 깊은 영향을 끼쳐 왔다. 선거의 흐름을 바꾸고 정치사회적 이슈를 한숨에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원조다. 좌와 우로 갈라진 대립 구도는 경제사회적 측면보다 정치 이념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이는 삶의 질에 관련된 이슈 집단보다는 안보적 관점에서 날카롭게 대치했다. 좌파라는 용어는 서구적 관점에서의 본원적 의미보다는 한국의 역사지형과 정치구도에서 ‘종북’이라는 전혀 다른 용어와 조우하면서 보수 세력의 정치적 우위에 결정적 역할을 해 왔다. 물론 보수와 진보의 용어도 우파, 좌파라는 용어의 부자연스러운 동거에서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상실했음은 물론 정당 체제 내에서도 조화와 건강한 긴장의 메커니즘으로서가 아니라 대립과 갈등의 재생산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의 일단에서 등장하는 좌파, 합참의장 후보자조차도 ‘NLL은 수호되고 있고 논쟁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이슈화되고 있는 회의록 공방, 국정원 개혁과 관련한 대공수사 폐지 여부 등은 모두 북한 변수와 관련돼 있는 사안들이다. 분단이라는 외생적 변수가 정치의 주요한 인자로 기능하고 있는 불가피한 현실을 고려해야 하는 것과 이를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활용하려 하는 것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다. 민주 대 반민주의 정치 구도에서 민주 세력을 탄압하는 데 악용됐던 안보 논리가 21세기 한국에서 만일 보수 정당이 상대 정파를 제압하는 데 이용된다면 민주화 이후 25년 동안의 민주주의가 성공적이었다는 외부적 평가는 철회돼야 마땅하다. 안보 이슈가 불리한 정국 구도나 정치적 국면을 호도하거나 전환하기 위해 꺼내 드는 ‘전가의 보도’가 된다면 다시 민주화 투쟁의 향수가 살아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금의 회의록 공방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여야 모두에 정파적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을지 모른다는 의심은 버려야 한다. 그것은 ‘합리적 의심’이 아니라 ‘의도된 의심’의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 피감기관 수 역대 최다… ‘겉핥기’ 우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첫 국정감사가 오는 1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20일간 예정된 가운데 감사 대상 기관이 총 630개 기관으로 10일 확정됐다. 1988년 국감 부활 이후 25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회는 이날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국정감사 계획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는 피감 대상으로 국가기관 285개, 광역자치단체 및 시도교육청 31개, 공공기관 280개, 본회의 의결이 필요한 대상 기관 34개 등 630곳을 확정했다. 본회의에서는 이 가운데 금융감독원과 군인공제회 등 6개 상임위가 여야 합의로 요청한 대상 기관 34개를 의결했다. 감사 대상 기관은 2012년 557개보다 73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6개 상임위 가운데 운영위, 정보위, 여성가족위 등 3개 겸임 상임위를 제외하면 상임위별로 평균 49개를 감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감 기간 20일 가운데 주말을 제외한 15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3~4개 기관을 감사해야 한다. 이처럼 피감 기관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수박 겉핥기식’ 국감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피감 기관이 104개에 달하며 법제사법위는 70개, 정무위는 56개, 산업통상자원위와 환경노동위는 각각 53개, 국방위는 52개다. 증인과 참고인 숫자도 늘어난 기관만큼 증가한 데다 일반 증인 가운데 민간기업인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 국회 관계자는 “준비도 부족한 상태에서 피감 기관이 급격히 늘어난 만큼 내실 있는 국감은 기대하기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대치정국 고비마다 ‘오바마 협상정치’

    대치정국 고비마다 ‘오바마 협상정치’

    미국에서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와 국가부채 한도 인상 등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치킨게임’을 불사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침내 ‘협상 정치’를 본격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셧다운 9일째를 맞은 9일(현지시간) 민주당 하원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데 이어 10일엔 공화당 하원의원 232명 전원을 초청했다. 또 양당 상원의원 전원을 곧 백악관에 초청하기로 하는 등 연쇄 ‘초청 정치’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만 해도 예산안과 국가부채 문제에 관한 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셧다운 장기화와 국가부도(디폴트) 우려로 정치권 전반에 대한 여론이 악화됨에 따라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협상을 마냥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치 정국은 이처럼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초청하거나 야당 지도부와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해소되는 패턴을 보인다. 지난 3월 재정적자 감축을 놓고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 저격수’로 불리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 등 양당 하원 예산위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 또 워싱턴 시내 호텔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10명 단위로 잇따라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식사 정치’로 의원들의 마음을 녹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재정절벽’ 협상 때도 야당 지도부와 수차례 대면 협상과 함께 전화통화를 교환했다. 당시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에 ‘원내 대책회의 중’이라는 이유로 하루 종일 답신(콜백)을 하지 않은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야당도 대통령의 초청엔 기꺼이 응한다. 회동의 형식 같은 곁가지 문제 때문에 회동 자체가 지연되는 일은 거의 없다. 공화당은 10일 백악관 초청도 즉각 받아들였다. 다만 의원 전원이 아니라 지도부 18명만 참석하기로 했다. 일부 온건파 의원이 전열을 흐트러뜨릴까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백악관은 유감을 표명했지만 회동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최대 채권국 中·日, 美 국가부도 위기에 노심초사

    최대 채권국 中·日, 美 국가부도 위기에 노심초사

    미국의 연방정부 일시 폐쇄(셧다운)가 1주일을 맞은 가운데 세계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과 일본이 이례적으로 미국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 해결을 압박하고 나섰다. 각각 1조 달러(약 1070조원)가 넘는 미 국채를 쥐고 있는 이들로서는 디폴트로 인한 달러 가치 폭락이 ‘재앙’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7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재정위기를 타개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워싱턴이 중국의 (대미) 투자를 안전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2011년의 교훈을 충분히 이해했길 바란다”며 당시 백악관과 공화당의 예산 싸움으로 미국 신용 등급이 최고 수준인 ‘AAA’에서 강등됐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일본 재무성 고위 관리 역시 FT에 미국의 재정 위기가 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미국이 디폴트를 선언하면 투자자가 달러와 달러 자산을 버리게 돼 이것이 결국 엔화 가치를 치솟게 할 것임을 경고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국채(5조 6569억 달러) 가운데 중국이 1조 2229억 달러(1309조원)로 1위, 일본이 1조 971억 달러(1174조원)로 2위를 차지했다. 두 국가에 있어 ‘달러의 위기’는 곧 자국의 경제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국가적 위기’다. 중국이 미국에 재정 위기 타개를 공식적으로 압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도 이런 위기감을 잘 보여준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북상 중인 허리케인 ‘캐런’과 동북부에서 예보된 토네이도 점검차 워싱턴DC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가 대화하고 설득하고 협상해서 상식적인 타협안을 만들어내지 못할 사안은 없다”며 공화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가부채 한도 단기 증액안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최근 예산안 및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협상과 관련해 여야가 양보없는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공화당과의 정치협상을 통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미국의 디폴트 위기에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월가, 국가부도 비상대책 가동

    미국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 사태가 7일(현지시간)로 1주일째를 맞았지만 대치정국은 좀처럼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 정치권이 막후 대화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나 아직은 강경론이 지배하는 형국이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전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채무가 늘어난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부채 상한을 올리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며칠 전 그가 부채 상한은 무난히 올려줄 것처럼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다른 입장이다. 그러자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의회는 불장난을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셧다운 사태가 길어지자 월가는 국가 부도(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 가동에 나섰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는 디폴트가 발생한 이후에도 금융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주요 은행 관계자도 “디폴트에 대비한 비상 대응 계획을 가동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대형 은행들이 디폴트 발생 이후 우려되는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편 골프광인 오바마 대통령이 셧다운의 여파 때문인 듯 골프장을 찾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골프를 즐기던 오바마 대통령은 셧다운으로 대규모 정부 인력이 무급휴가를 간 상황임을 감안한 듯 지난 주말엔 골프를 치지 않았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7일 ‘반인민적 정책이 낳은 필연적 산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셧다운 사태에 대해 미국 건강보험 제도의 ‘반인민적’인 성격으로 인한 필연적 귀결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 공약은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그림의 떡이나 같은 것”이라고 비꼰 뒤 “미국의 양당 싸움은 인민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오직 저들의 치부와 부귀영화에만 신경 쓰는 반인민적 정치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여 “채동욱, 모 여성 정치인과 부적절한 관계” 야 “靑, 검찰 통신망 감시…검사에 협박 전화”

    여 “채동욱, 모 여성 정치인과 부적절한 관계” 야 “靑, 검찰 통신망 감시…검사에 협박 전화”

    여야는 1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에서 5시간 내내 양보 없는 난타전을 펼쳤다. 여당은 기초연금 공약후퇴 논란이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고, 야당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청와대 배후설로 연결시켜 파상공세에 나섰다. 질문 중간중간 민감한 사안이 등장하면 서로 상대 진영을 향해 고성과 야유를 퍼부었다. 이런 볼썽사나운 장면을 부산 금정중학교 학생 300여명이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고스란히 지켜봤다. 첫 질문자로 나선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문제에 대해 “국가 최고 사정기관의 수장이 헌법과 법률이 규정하는 일부일처제를 어긴 의혹을 받고 있는 도덕성에 관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러자 야당 측에서는 “그만 내려와” 등 고성이 터졌다. 권 의원은 이어 “민주당은 왜 도덕적 흠결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총장을 온갖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며 비호하느냐”면서 “민주당과 채 전 총장 간에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채 전 총장과 (내연녀)임모씨의 관계가 틀어진 이유가 임씨가 채 전 총장과 모 여성 정치인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고 의심했기 때문이라는 제보가 있다”고 뜬금없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격렬히 항의하는 한편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도 이에 질세라 강하게 반격했다. 신경민 의원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채동욱 검찰총장을 날리겠다’는 언급을 했다”면서 “곽상도 전 수석이 경찰 출신의 서천호 국정원 2차장에게 채 전 총장 사생활 자료를 요청했다”고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춘석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수사팀의 한 검사가 지난달 15일 밤 10시 50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 게시판에 올린 글을 공개한 뒤 “청와대가 검찰 내부 통신망을 실시간 감시했다”며 “‘문제의 글’을 올린 검사에게 글을 내리라는 협박성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에 대해서도 여야는 팽팽하게 대치했다. 새누리당은 질문을 통해 정부에 해명 기회를 줬다. 기초연금 공약을 입안한 안종범 의원은 “연금제도개혁특위, 대선공약, 인수위에 이르기까지 현재의 기초연금 방식을 주장해왔다”면서 “민주당은 이것을 국민 편가르기와 분열을 조장하는 선동 정치에 활용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대대적으로 반격했다. 강기정 의원은 ‘공약파기’라고 거듭 주장하며 “공약을 만들 때부터 쓰레기 공약으로 생각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용익 의원도 “기초연금 공약은 박근혜 정부의 수치가 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본회의 산회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황교안 법무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하고, 시기는 당 지도부에 일임키로 결정했다. 채 전 총장과 모 여성 정치인 간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을 주장한 새누리당 김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키로 했다. 한편 국회 등원 후 처음으로 질의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모름지기 정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다른 문제를 만들어 앞의 문제를 덮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정치권의 한 사람으로 깊은 책임감을 느끼지만 오늘은 정부의 책임을 엄중하게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 ‘공약 후퇴’ 사과

    “어르신께 죄송한 마음”… ‘공약 후퇴’ 사과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기초연금 축소 등 ‘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 “(기초연금을)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계경제 침체와 맞물려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세수 부족과 재정건전성의 고삐를 쥐어야 하는 현실에서 (기초연금 축소가)불가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죄송한 마음’이라는 표현으로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으며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에게 진심과 진정성을 담아 이해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사과 또는 유감을 표명한 것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것이 결국 공약의 포기는 아니며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은 지켜야 한다는 저의 신념은 변함이 없다”면서 “비록 지금은 어려운 재정 여건 때문에 약속한 내용과 일정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부분들도 임기 내에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기초연금을 포함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복지제도는 국민적 합의가 전제된다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 대선 때 공약했던 국민대타협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민생·복지공약 파기’로 규정하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에 따라 여야 대치 정국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서 전면적인 예산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올해 본예산보다 4.6% 늘어난 357조 7000억원 규모의 2014년도 예산안과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이 105조 9000억원(29.6%)으로 가장 많았다. 복지 예산이 10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경기 둔화 등으로 총수입은 올해(372조 6000억원)보다 0.5% 줄어든 370조 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박대통령 ‘공약 후퇴’ 사과] 與도 총대 메기 껄끄러운 ‘기초연금법’

    [박대통령 ‘공약 후퇴’ 사과] 與도 총대 메기 껄끄러운 ‘기초연금법’

    박근혜 정부의 기초연금 도입안은 이르면 11월까지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초연금 도입안은 법안 발의단계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야당의 반대를 돌파하기 쉽지 않은 정부는 여당이 나서주기를 바라는 눈치다. 또한 기초연금법은 내년 7월 1일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법안 마련까지 통상 5개월이 걸리는 정부입법보다는 2~3개월이 소요되는 의원 입법이 정부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 기초연금법이 정부 입법안으로 결정되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만큼 국무회의에서 논의된 뒤,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제처가 국회에 제출한다. 의원입법으로 결정되면 의원들 10명 이상의 서명을 거쳐 바로 국회에 제출할 수 있다. 그러나 여당 역시 여론의 부담 때문에 총대 메기를 꺼리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유재중 의원은 26일 “정부 입법을 할지 의원 입법을 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당정이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이 발의되더라도 국회 처리는 산 너머 산이다. 우선 해당 상임위인 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뒤, 법안심사소위를 거치게 된다. 상정 단계에서부터 여야 대치가 예상되며 소위가 열리더라도 공청회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하다. 또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기초연금법이 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려면 소속 의원 60%의 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위원장이 오제세 민주당 의원인 데다 복지위원 21명 중 새누리당은 11명뿐이다. 나머지는 민주당 8명, 통합진보당 1명, 무소속 1명이다. 가결 조건 60% 이상인 13명을 넘기기가 힘들다. 이후에도 법사위 및 본회의 통과라는 과정이 남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월드뉴스 Why] 풀릴 듯 풀리지 않는 美·이란 관계 왜

    [월드뉴스 Why] 풀릴 듯 풀리지 않는 美·이란 관계 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오랜 앙숙이던 양국이 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조만간 이란이 핵시설 일부 가동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에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관계 개선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CNN 등에 따르면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비공식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제68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찾은 로하니 대통령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핵 문제) 상황을 진전시킬 유일한 방법은 협상에 3~6개월의 시간표를 설정해 마무리 짓는 것”이라면서 “짧아질수록 모두에게 이득”이라고 답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래 첨예하게 대치해 온 양국 정상이 유엔총회에서 만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지만, 두 나라 모두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통한 외교적 타결’에 나설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 행정부들과 달리 ‘대화 모드’를 강조하는 것은 이란이 핵물질을 실제 무기로 만드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올해 상반기에 핵무기화가 가능한 20% 농축 우라늄 240㎏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이란 핵시설에 대한 단독 공습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 정도 분량이면 추가 농축 과정을 거쳐 곧바로 무기(90% 농축)에 탑재할 수 있다. 다만 이란이 핵물질을 확보했다 해도 핵실험을 거쳐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무기를 경량화하는 데는 최소 5~6년 더 걸린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란은 아직 핵실험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이란 역시 붕괴 직전인 자국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과의 대화가 절실하다. 이란은 세계적 산유국임에도 2011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816달러(세계은행 기준)에 불과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경제 제재로 초(超)인플레이션과 만성적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 슈피겔은 이란이 테헤란 남부 포르도 지역의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가동 중단을 제안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신들의 핵 시설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풀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이란에 여전히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어 핵개발 프로그램 전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 제재 완화의 키를 쥔 미 의회를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미 의회 의원 상당수는 여야를 막론하고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이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검찰개혁 싹도 못 틔우고 무산시킬 텐가

    검찰개혁안 마련이라는 중대한 임무를 띠고 출범했던 국회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사실상 막을 내렸다. 내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법사위로 넘겨서 논의를 이어간다지만 전망은 어둡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 도입이다.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들어 있는 것이다. 세부 방안을 놓고 여야는 밀고 당기기만 반복하다 결국 손에 쥔 것 하나 없이 위원회의 문을 닫고 말았다. 합의안을 마련하겠다던 약속을 또 저버린 셈이다. 개혁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있기나 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마다 검찰 개혁을, 선명성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고는 던져 버렸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여야 모두 검찰 개혁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세부 방안에서 대립하고 있다. 특히 상설특검제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하는 ‘제도 특검’을, 민주당은 별도의 조직과 인력을 갖춘 ‘기구 특검’을 주장하고 있어 견해차가 크다. 각각의 장단점은 있지만, 제도 특검은 비상설 특검으로서 현재의 특검 제도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검찰권을 견제하는 기능과 역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구 특검은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기소권을 제한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검찰은 특검의 독립기구화를 반대하면서 제도 특검을 지지한다고 한다.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설문조사에서는 기구 특검의 선호도가 더 높았다. 검찰권 견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검찰의 독립이다. 검찰권을 키워 놓고 마음대로 좌지우지했던 역대 정권들의 행태에서 벗어날 길을 모색해야 한다.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녀 논란은 검찰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논쟁의 불을 지폈다. 진위 규명과 별개로 검찰 흔들기라는 비판도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 검찰 개혁안 중에는 검찰이 정권의 도구로 이용되고 검사들이 정치검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할 장치도 포함돼야 한다. 그러려면 정권의 입김이 배제된 검찰총장 인선 절차가 필수적이다. 비대한 검찰권을 축소하고 정치 검찰의 오명을 벗기 위한 개혁은 시대적 과제다. 중대 과제가 산적한 개혁 논의는 결코 중단되어선 안 된다. 사개특위는 시한이 종료되었지만 법사위에서 논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의견이 다르다고 미루기만 하다가는 무산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합의가 어렵다면 여론을 더 청취해서 타협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합의안 도출 시한을 넘긴 데는 여당은 물론 야당도 책임이 크다. 무엇보다 개혁을 관철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여야 대치와 기득권의 반발에 밀려 개혁이 싹도 못 틔운 채 흐지부지돼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 朴대통령 민생행보 인천 재래시장 방문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일주일 만에 다시 재래시장을 찾았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의 한 시장을 찾은 데 이은 민생 행보로 볼 수 있다. 기초연금 수정을 둘러싼 복지후퇴 논란과 여야 대치, 그리고 ‘혼외아들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의 정정보도 소송 등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민생을 챙기는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 측도 논란에 발을 담그기보다는 국민의 삶을 먼저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천 중구 북성동 인천 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열린 제60주년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곧 바로 부평구 부평4동 부평종합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 대통령은 맨 먼저 야채가게에 들러 대형마트와 비교할 때 전통시장의 장점 등 구체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로 인한 방사능 우려 때문에 국산 수산물도 타격을 받고 있음을 고려한 듯 생선가게에서는 “안전한 것까지 오해를 받으니까…”라며 먹갈치를 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30여분간 시장을 둘러보면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상추와 꼴뚜기, 갈치 등을 구매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제60주년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의 모든 도서와 대륙붕, 그리고 배타적경제수역(EEZ) 주권을 훼손하는 어떠한 도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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