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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지도부 “정상적 국정운영 불가능” 총사퇴 배수진

    비주류 외면 땐 분당 사태 우려… 내각총리 후보 야권 인사 거론 정진석, 김종인·손학규 추천… 구성안 정치쟁점 비화 가능성 새누리당 지도부가 30일 ‘거국 중립 내각’ 구성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배경에는 ‘정상적 국정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상황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의 당 지도부가 야당과 비박계의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가 됐다. 대외적으로는 여권에 등을 돌린 여론과 각계각층의 시국선언, 이를 명분으로 한 대규모 집회를 더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내적으로는 비주류인 비박계의 요구를 무시할 경우 지도부 퇴진을 넘어 자칫 분당 사태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지도부는 외치와 내치를 각각 대통령과 총리가 분담하는 ‘책임총리제’를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87조 1항)과 각료해임 건의권(87조 3항)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 대통령 권한을 줄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은 “책임총리제는 현 사태를 푸는 처방전이 될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원 대변인은 “그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선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31일 의원총회를 열어 ‘거국 내각 구성’ 결정에 대한 추인 절차를 진행한다. 새누리당은 또 “최순실씨를 긴급체포해 수사하고 엄벌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을 불러 검찰이 최씨의 귀국 사실을 알고도 신병확보를 하지 않은 것이 법률에 저촉되진 않는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지시했다. 이와 함께 당은 거국 내각 총리 후보로 당내 인사는 물론 야권 인사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총리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민주당을 최근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등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박 대통령은 당 지도부가 ‘총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거국 내각 구성을 촉구한 터라 단칼에 거절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더라도 여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다는 점에서 내각 구성안이 정치 쟁점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순실 특검’ 도입을 놓고도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거국 내각 구성 문제까지 얹혀지면, 여야의 대치만 더욱 첨예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막 오르는 국회 예산전쟁] 김영란법 때문에… ‘여소야대’ 정국… 野 출신 국회의장…

    기재부 “쪽지예산 거부”… ‘공문’ 폭탄 예고野, 본회의서 부결시키면 위헌 상태로 표류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 본회의 표결 가능성 국회의 2017년도 예산안 심사 정국은 예년과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예산 심사라는 점과 ‘여소야대’ 정국이라는 점, 그리고 국회의장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이 3대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의원들의 위법적 예산 민원 관행인 ‘쪽지예산’이 김영란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예산 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앞서 “김영란법 시행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정상적인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예산 민원이 접수될 경우 ‘부정청탁’으로 간주하고 신고하겠다”고 밝히면서 의원들의 예산 민원 행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23일 “공익적 고충 민원이면 김영란법에 걸리지 않는다 했으니 의원 직인이 찍힌 공문을 통해 (지역구 예산 민원을) 넣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또한 의원의 ‘사익 추구’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쪽지예산’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대선을 한 해 앞두고 여야의 대치가 점점 격렬해지는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시한인 12월 2일 이내에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야는 예산안 자동부의제를 규정한 국회법 개정안(국회선진화법)이 발효된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진 시한을 지켰다. 합의 실패 시 정부 원안 처리도 괜찮다는 여당이 다수당이었기 때문에 야당은 수정안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여소야대 정국이다 보니 여야의 예산안 협상이 불발돼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다수 야당이 부결시켜 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전처럼 위헌인 상태로 연말까지 표류하게 된다. 게다가 정세균 의장이 야당 출신인 데다 예결위원장까지 민주당 김현미 의원이 맡고 있다. 이번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충돌이 그 어느 해보다 잦고 또 극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여야 백남기씨 부검집행 놓고 ‘정당’ vs ‘불법’ 논쟁

    여야 백남기씨 부검집행 놓고 ‘정당’ vs ‘불법’ 논쟁

    여야가 경찰의 백남기 농민 시신에 대해 부검영장 집행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것을 놓고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공식 논평에서 “정확한 사인규명을 위해 부검은 불가피한 가장 기본적 절차”라면서 “정당한 법 집행이 더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도 사법당국의 진상규명을 위한 절차 진행에 협조해야 한다”면서 “과도한 개입은 정치권 본연의 자세가 아닐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런 식이면 구속영장이 발부돼도 피의자가 결백하니까 잡아가지 못한다고 막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다 수사관이고 다 법관”이라고 비판하며 “영장은 이미 발부돼 있다. 지금은 부검이 필요하냐 아니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이 여론조사를 해서 법 집행을 하느냐”고 지적하며 “이것도 하나 집행하지 못하면 경찰청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살수차에 의해서 쓰러진 지 340일이 넘도록 정부는 진상규명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한 명의 책임자도 기소하지 않았다”며 “그런 상황에서 유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부검을 강행하겠다고 한다. 이쯤 되면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 대변인은 “사망의 원인을 정확히 하기 위해 부검을 하는 것이라면 먼저 경찰의 직사살수가 위법하다는 점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무슨 염치로 부검을 강행하려고 하는가”라며 “경찰은 유족과 협의를 거치지 않은 영장의 강제집행은 포기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먼저 스스로 저지른 위법행위의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오늘 무리한 강제집행을 안 하기로 한 것 자체는 다행이지만, 원칙적으로 경찰이 유족 의사에 반해 부검집행을 하려 했던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가해자인 경찰이 유가족 의사에 반해 부검을 강제집행하는 건 헌법의 인간 존엄에 대한 가치를 훼손할 뿐 아니라 법원의 영장 집행조건에 반하는 불법집행”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경찰은 부검영장의 집행 만료 기간을 이틀 앞둔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백남기 투쟁본부와 야권 정치인들과의 대치 끝에 철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본영 칼럼] 대선 경쟁에만 ‘올인’, 고질 도진 한국 정치

    [구본영 칼럼] 대선 경쟁에만 ‘올인’, 고질 도진 한국 정치

    아직 가을인데 벌써 북서 계절풍이 불어오는가. 근래 서울 곳곳에서 대남 선전용 전단이 쏟아졌다고 한다. 서울 은평구에서 발견된 삐라 뭉치 속에선 김정은 체제를 선전하는 조잡한 영상 CD까지 발견됐다. 이에 대한 한 네티즌의 반응이 재밌다. “북한아, 요새 남한에선 CD 같은 거 안 쓴단다”라는. 바깥 사정에 어두운 북한 통일전선부 일꾼들이 주민을 굶기면서 헛돈만 쓴다는 조롱이다. 요즘 우리 사회도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른다는 점에선 오십보백보라는 생각마저 든다. 북한의 핵 도발만이 우리 목밑의 비수가 아니다. 새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보라. 올 3분기 기준으로 4년제 대졸 실업자가 31만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란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마저 미국 등 해외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선 백가쟁명식 원인 진단만 난무할 뿐 실질적 해법은 합작해 내지 못하고 있다. 대선 주자들의 경제 청사진이야 자못 화려하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화두였던 지난 대선과 달리 앞다퉈 성장 담론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유승민 의원(혁신성장론)과 남경필 경기지사(공유적 시장경제론) 등 여권 주자들의 그것만이 아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국민성장론)와 안철수 의원(공정성장론) 등 야권 주자들의 수사도 현란하다. 다만 ‘어떻게’ 경제를 살릴 건지가 없다. 그런 측면에선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제대로 정곡을 찔렀다. “(한국적 민주주의가 그랬듯이) 수식어가 붙은 건 다 가짜고, 성장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고대 희랍의 철학자 탈레스는 별자리를 관찰하며 걷다 수채에 빠진 적이 있었단다. 그는 당시 지나가던 할머니로부터 “땅에서 일어나는 일도 다 모르면서 하늘의 이치만 찾고 있나”라는 핀잔을 들었다. 멀리만 보면서 임박한 과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일깨우는 고사다. 우리 공동체의 지도층도 ‘탈레스의 우화’를 상기할 때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되 당면 위기에도 눈감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나 정치권엔 거대한 성장 담론을 말하는 대선 주자들은 넘쳐나지만 가라앉고 있는 경제를 살릴, 손에 잡히는 대책을 말하는 이는 드물다. 자영업자 수가 8월부터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구조조정 퇴직자들이 대리 운전대를 잡거나 언제 망할지 모를 치킨집으로 몰리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로는 협치를 외치는 국회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중장년 일자리 9만개를 만들 수 있다는 파견법에 믿음이 안 간다면 무슨 다른 대체 입법이라도 해야 할 텐데 그저 뭉개고만 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1992년 미 대선에서 어필했던 빌 클린턴 후보의 구호다. 예나 지금이나 미국이라고 해서 경제만 문제고 정치에는 문제가 없을 리는 만무하다. 올 미 대선 레이스를 보라. 듣기에도 민망한 음담패설과 막말로 좌충우돌하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뭔가 부정직한 이미지를 풍기는 힐러리 클린턴이 누가 덜 ‘비호감 후보’인지를 다투고 있지 않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 정치 시스템이 경제를 망가뜨릴 정도로 고장났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반면 우리 정치권은 정권을 잡고 내가 당선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기세다. 미르나 K스포츠재단 의혹이든, 참여정부 시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직전의 ‘김정일 정권 결재’ 논란이든 그 진상을 규명하는 게 정치권의 소임이긴 하다. 하지만 여야가 서로 상대를 궁지에 모는 이슈에만 매달린 채 다른 민생 현안을 외면한다면? 그야말로 한국 정치의 고질이다. 여야의 때 이른 대권 경쟁 ‘올인’이 그래서 걱정스럽다. 임기 말로 향하는 박근혜 정부도 경제 회생을 위한 근본적 처방을 결단하긴커녕 이에 발목을 잡는 야당을 핑계 삼아 북핵 문제에만 다걸기하는 인상이다. 정부든, 여야 정당이든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무모한 도박은 곤란하다. 차기 정권을 놓고 싸우더라도 경제활성화 입법이나 4대 구조개혁안 등에 대한 타협은 게을리하지 말기 바란다. 국민을 노름판에서 개평 뜯는 구경꾼으로 얕잡아 보는 게 아니라면.
  • [사설] 과열된 부동산, 대응책 머뭇대다간 화 키운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치솟으면서 정부의 추가 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어제 “특정 지역에서 부분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니 모니터링을 하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만들어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해 경제를 부양하겠다는 기존 정책이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시장 양극화라는 부작용에 직면하면서 정부가 과열 억제로 돌아선 것이다. 어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대책은 빠졌지만 조만간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더라도 부동산 정책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 정부는 저성장, 침체 국면에서 지속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해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촉매제로 삼는 정책을 폈다. 이런 맥락에서 분양권 거래제한 강화나 청약제도 개선 등 최소한의 수요 억제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와 가계대출 폭등이라는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우려도 크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이미 3.3㎡당 4000만원을 넘어섰다. 그 열기가 강남 지역을 넘어 강북 등 서울 시내는 물론 수도권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중이다. 9월 마지막 주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값 상승률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 1%대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린 탓이다. 서울 수도권 지역은 아파트 청약 공고가 나가면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 중소도시는 ‘청약 한파’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속출할 정도로 양극화 현상은 심각하다. 정부가 부동산 경착륙을 우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양축인 수출과 내수 모두가 내리막길인 상황에서 그나마 온기가 남아 있는 부동산 경기마저 얼어붙을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양극화와 과잉 공급으로 인한 미분양 사태, 임계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폭발할 경우를 대비하지 않으면 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강남 집값의 ‘나 홀로 급등’을 잡지 못하면 지역·계층 간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으면 반드시 혼선이 생긴다. 소극적인 ‘8·25 대책’이 바로 이런 경우다. 정부는 규제 완화 대신 수요 억제, 금융 완화 대신 돈줄 죄기로 정책의 변화를 명확하게 알려 줘야 한다. 보금자리론이나 아파트 중도금 대출 규제같이 변죽만 울리는 대책은 애꿎은 실수요자와 서민들의 피해만 늘린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투기 세력을 잡기 위해서는 투기 과열지구 지정을 포함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대출 규제 등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 양심적 병역거부 2심 첫 무죄…‘위헌심판’ 앞둔 헌법재판소에 이목 집중

    양심적 병역거부 2심 첫 무죄…‘위헌심판’ 앞둔 헌법재판소에 이목 집중

    ‘양심적 병역거부’가 무죄라는 첫 2심 판결이 18일 나왔다. 이번 판결로 이제 법조계의 관심은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심판’을 앞둔 헌법재판소에 쏠리고 있다. 헌재는 앞서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한정위헌) 의견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3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는 병역법 88조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헌재의 3번째 판단이 전향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미 법조계에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야 한다고 보는 법률가가 다수를 차지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가 올해 7월 회원 변호사 129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74.3%(964명)가 ‘양심적 병역거부가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에 해당하는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신임 김재형 대법관도 8월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공감대가 형성되면 엄격한 심사와 조건 아래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인정돼야 한다고 보는 쪽은 대체복무 기회를 주지 않고 처벌하는 것은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라 주장한다. 이들은 종교관, 가치관 등 ‘양심’에 따라 전쟁과 인간 살상에 반대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측은 남북이 대치하는 특수 안보 상황을 꺼내 맞선다. 대체복무 도입 시 병력자원이 부족해지고 결국 안보 위기로 이어지며 국민 전체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입영 거부자를 처벌하는 현행법이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 볼 순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 법감정과 종교적 신념의 조화를 모색하기 위해 대체 복무제도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된다. 앞서 17∼19대 국회에서 대체복무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최종 입법에는 실패한 바 있다. 이달 12일 국회의 헌재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와 관련해 다양한 주장을 개진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헌 헌재 사무처장은 “지난 두 차례 결정이 나온 게 있지만 중대한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있기 때문에 재판부에서 신중하게 심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현재 대부분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는다.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으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에 가는 대신 교도소 생활을 하는 셈이다. 종교 문제로 병역을 거부한 이는 2006년 이후 10년간 5723명에 달하며 이중 5215명이 처벌받았다. 현재 헌재가 심리하는 김모씨 등 3명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2심 단계에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지난해 7월 이 사건을 공개변론한 이후에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알맹이도 없고 품격도 없는 국감

    종반에 접어든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막장극으로 치닫고 있는 인상이다. 눈에 띄는 결실을 거두긴커녕 오는 19일 종료를 앞둔 국감 현장 곳곳에서 요란한 파열음을 내면서다. 그제 외교부 국감에서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외통위원장의 편향 발언 시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감장에서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촉발한 성희롱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러니 국정 곳곳의 난맥상과 비리를 바로잡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국감의 취지는 퇴색한 지 오래다. 법률소비자연맹과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전국 시민사회단체 연대인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최근 중간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국감을 F학점으로 평가했다. 공방만 있고 대안은 없는 ‘불임(不姙) 국감’에 대해 여야 모두 깊이 자성할 때다. 국감장은 이미 파장 분위기다. 정부 등 피감 기관을 꼼짝 못하게 하는 근거 있는 문제 제기는 없고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공방만 가득하다. 여당 한선교 의원은 국감 질의 도중 웃고 있는 더민주 유은혜 의원을 향해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유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대학 선배라 긴장감을 놓친 것 같다”고 눙치려 했지만, 당사자와 더민주 측이 ‘성희롱 발언’이라며 국회 윤리위 제소 입장을 밝히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외통위에서는 심재권 위원장이 미국 조야의 ‘북핵 선제 타격론’에 대해 “대한민국 5000만명과 북한 동포 2500만명에 대한 한민족 절멸의 대재앙을 일으키는 주장”이라고 규탄해 소동이 벌어졌다. 여야를 아울러 국감을 진행해야 할 위원장이 한반도 위기의 본질인 ‘북핵’은 보지 않고 운동권식 사견만 제기한다고 여당 측이 강력 반발하면서다. 이처럼 저질 발언과 일방통행식 주장만 난무하니 국감장이 파행과 대치로 얼룩지지 않는다면 외려 이상할 것이다. 이로 인한 부산물로 여야 간 고소·고발이나 윤리위 제소가 빈발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북 정책에 대한 입씨름을 벌이다 서로 윤리위에 맞제소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활동을 시작한 15대 국회 이후 18년 만에 올 국감을 최악으로 평가한 배경일 게다. 여야는 올 국감이 낙제점을 받은 원인을 곱씹어 보기 바란다. 모니터단이 “국감을 보이콧한 여당의 반(反)의회·무책임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몰입해 정작 민생과 정책은 뒷전인 야당의 반민생·무능력을 통탄한다”고 하지 않았나. 언제까지 알맹이 없는 추궁과 품격 잃은 공방만 할 건가. 이제라도 국감을 정국 주도권이나 차기 선거에 유리한 구도를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기는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감이 시한에 쫓긴 의원들이 국민의 시선을 끌기 위한 무대로 전락하지 않도록 국감과 상임위 활동의 연계를 강화해 상시 국감 체제로 운영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견해에도 귀를 기울이기를 당부한다.
  • [사설] 신속·공정한 재판으로 총선 후유증 줄여야

    지난 4·13 총선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가 있는 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가 어젯밤으로 끝났다. 검찰 수사망에서 벗어난 국회의원들이야 족쇄를 벗었지만 기소된 이들은 배지를 떼냐 마냐의 기로에 섰다. 여야 간 공방도 거세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와 윤호중 정책위 의장 등 당 지도부를 포함해 의원들이 줄줄이 기소되자 ‘노골적인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여야 간 대치 정국이 더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더민주는 이번 검찰의 기소를 놓고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검찰 및 청와대와 전면전을 벌일 태세다. 추 대표는 “최순실·우병우 사건을 덮기 위한 물타기, 치졸한 정치공작, 보복성 야당 탄압”이라고 말했다. 선거사범에 대해 법에 따라 엄정 대처하는 것은 당연하다. 야당 대표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여당이건 야당이건 선거 비리로 기소됐다면 우선 반성과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다. 개인적으로 억울한 측면이 있더라도 수억원의 공천 헌금을 받고 수천만원을 유권자들에게 뿌린 이들마저 정치 희생양으로 호도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야당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공천 전횡 의혹이 담긴 통화록 녹취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최경환·윤상현·현기환 등 정권의 실세들은 무혐의 처리해 준 반면 야당 의원들은 무더기로 기소한 것은 다분히 편파 수사로 비칠 수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친박 무죄, 비박 유죄’, ‘검찰이 형평성을 잃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니 야당에서 정치보복 운운하는 것을 단순히 정치 공세로 보기만도 어려워졌다. 정당별로 기소된 의원들을 봐도 어제 오후 현재 야당(20명)이 여당(11명)의 거의 2배나 된다. 게다가 여권에 미운털이 박힌 더민주 출신의 정세균 국회의장 주변까지 검찰의 칼끝이 향한 대목도 석연치 않아 보인다. 특히 허위사실을 공포한 혐의로 제1야당 대표를 기소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다. 법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집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적용하는 법의 잣대 역시 같아야 한다. 정권과 가까운 이들에게는 무딘 칼날을, 야당에는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댄다면 그것은 검찰 자신이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신속하고도 공정한 수사와 판결로 불필요한 정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
  • [사설] 상처뿐인 국회 정상화, 민생정치로 만회하라

    오늘부터 7일간 파행된 20대 첫 국정감사가 정상화된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야당 단독 처리로 소용돌이에 빠진 국회가 어렵사리 다시 문을 열게 됐지만 국민의 마음은 여전히 착잡하다. 국회 파행 과정에서 여야가 보인 사생결단식 정치는 우리 정치 문화의 수준을 드러냈고 국민의 정치 혐오증을 더욱 심화시켰다. 협치를 통해 20대 국회를 이끌겠다는 여야의 대국민 약속은 공염불이 됐고 퇴로를 막아 놓은 극한 대립으로 협치 자체가 실종됐다. 말끝마다 ‘민생’과 ‘민의’를 내세웠던 여야는 이번에 ‘말잔치 정치’의 진수가 뭔지를 보여 줬다. 최악으로 평가받는 19대 국회와 달리 20대 정기국회가 민생정치의 모범을 기대했던 국민으로서 여간 답답하고 안타까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국감은 국정 감시자로서 국회가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해 국민을 대신해 평가와 대안을 제시하는 1년에 한 번뿐인 기회다. 이런 기회를 정치권 스스로 파행으로 이끈 것은 분명한 입법부의 직무유기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사회적 불평등 심화, 경기침체와 저성장, 사드 문제 등으로 총제적 난국에 처해 있다. 경제는 저성장이 고착화된 가운데 이를 타개할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실정이다. 해운, 조선 등 주력 수출산업 구조조정의 중대한 과제도 남아 있다. 난국을 극복해야 하는 주체가 국정의 발목을 잡어선 안 된다. 20대 정기국회 시작부터 차질을 빚으면서 정치 혐오를 키웠던 정치권은 비장한 각오로 국정감사 본래 기능과 목적이 변질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어제 비공개 오찬 회동을 열어 오는 19일까지 국감 회기를 나흘간 연장하는 등 7일간의 파행으로 엉망이 된 국감 일정을 재조정했지만 여전히 걸림돌은 산재해 있다. 당장 김 농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와 우병우·이석수 사태 및 미르, K재단 청와대 개입 의혹 등 휘발성 강한 정치성 이슈들이 뇌관으로 남아 있다. 언제든지 국회가 여야 대치로 파행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파행을 딛고 어렵사리 국감을 정상화시킨 만큼 정치권은 대승적 차원에서 국민을 바라보는 민생 국회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말로만 협치를 외치지 말고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대화로 문제를 풀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여야 그 누구든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 다시 파행으로 몰아 간다면 국민으로부터 준엄한 지탄을 피할 수 없다. 여당은 집권당으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야당은 수권 정당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야는 초심으로 돌아가 4·13 총선에서 나타난 협치와 상생의 민의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립과 갈등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민생 국회를 만들어 주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 뭉친 새누리, 파행 책임론은 부담… 저력 더민주, 丁의장 논란에 불편… 몸값 국민의당, 기회주의 비판도

    뭉친 새누리, 파행 책임론은 부담… 저력 더민주, 丁의장 논란에 불편… 몸값 국민의당, 기회주의 비판도

    지난달 24일 새벽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로 촉발된 새누리당 국정감사 거부 사태가 3일 ‘10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여야 모두에 깊은 상처가 남았지만 ‘손익계산서’를 따져 보면 정치적 이득 또한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수 결집… 새누리 지지율 2.9%P 상승 새누리당은 이번 대치 국면에서 모처럼 당의 결집을 일궈 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일부 비주류 의원이 국감 복귀를 주장하며 이탈하기도 했지만 ‘자중지란’을 우려해 수위를 조절하면서 어느 정도는 내부 단속이 된 것으로 보인다. 외부 갈등으로 인해 내부 결속이 다져지자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서 새누리당은 전주에 비해 2.9% 포인트 상승한 33.0%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3% 포인트 하락한 28.8%, 국민의당은 0.3% 포인트 하락한 13.9%로 집계됐다. 또 정세균 국회의장이 의장석에서 한 ‘맨입’ 발언을 연결고리로 의장의 중립 의무 위반을 문제 삼으며 국회법 개정을 위한 동력도 얻어냈다. ●이정현 대표 단식은 득보다 실 그러나 1주일간 국감을 파행시켰다는 책임론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새누리당이 지난 2일 전격 국감 복귀를 선언한 것도 국감을 ‘보이콧’한 데 따른 여론 악화가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의 7일간 단식투쟁도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가 ‘최후의 투쟁 수단’인 단식을 통해 해결할 만한 사안은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국민의당을 설득해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며 제1야당의 저력을 과시했다는 점이 이득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이 투쟁에 나선 동안 국감을 단독으로 진행하고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정 의장의 친정 정당인 만큼 정 의장에게 제기된 가족의 ‘황제 쇼핑’ 의혹과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더민주는 이날 새누리당의 국회의장 중립성 보장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 추진 요청을 거부하긴 했지만 반박 논리가 마땅치 않아 이와 관련한 수세적 입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하며 높은 점수를 따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 말미에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정 의장의 사과를 압박하는 등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의 ‘정치적 줄타기’가 지나치게 기회주의적으로 인식된다는 점은 실점 요인으로 평가된다. ●丁 “쾌유 빈다” 李 “국민들께 죄송” 한편 정 의장은 이날 단식 중단 후 병원에 입원한 이 대표를 문병해 “조속히 쾌유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 대표는 병상에서 김성원 대변인을 통해 “국감에 참여하지 못해 아무 조건 없이 국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사과드린다. 하루빨리 털고 일어나 국정 현안과 민생을 챙기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대치정국’ 존재감 떨어진 여야 잠룡들… 셈법 제각각

    ‘대치정국’ 존재감 떨어진 여야 잠룡들… 셈법 제각각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통과 이후 급랭한 정국에서 여야 잠룡들의 존재감이 비교적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극한 대치 상황 속에서 잠룡들은 각자의 셈법에 따라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듯 보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비박계 주자들은 당 지도부 및 친박 강경파와의 갈등을 피하는 선에서 의견을 피력했다. 두 사람은 대치 상황 초기부터 ‘투트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전략이었다.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문제제기를 분명히 하지만 국감은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국감 보이콧과 동시에 이정현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이 대표가 국감 복귀를 제안했다가 번복이 되면서는 강경파와의 신경전이 더욱 극에 달했다.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중진 의원 등 23명이 긴급 회동을 가졌지만 “국회 정상화를 위해 지도부가 노력해 달라”는 우회적인 표현의 성명만 발표했다. 지도부에 반기를 드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후부터는 당 밖에서 ‘공중전’으로 움직였다. 김 전 대표는 비공식적으로 당 지도부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등과 수시로 접촉해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을 지켜보던 유 전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지도부에 국감 복귀 결단을 건의했고, 대학생들과의 강연 자리에서 “집권당이 국감을 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야권 잠룡들은 이번 사태에서 더욱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자칫 여당만을 공격했다간 정쟁을 부추겼다는 평가와 함께 국회 파행 장기화의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최근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민생 행보에 주력했다. 링스헬기 추락, 쌀값 안정대책 등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서도, 국감 파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새누리당이 국감 복귀 방침을 발표한 뒤에서야 페이스북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의 폐단을 바로잡는 길은 입법부의 위상을 올바로 세우는 것뿐”이라면서 에둘러 비판했다. 더민주 잠룡 가운데 유일한 원내 인사인 김부겸 의원은 정 의장과 새누리당 간 대치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머쓱해졌다. 두 사람이 본회의장에서 사적인 대화를 나누다가 정 의장의 ‘맨입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나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정 의장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공개 사과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일 정 의장과 새누리당을 향해 “상황을 이제 끝내 달라”고 공개 요청하는 내용의 공개 성명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원론적인 비판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여야, 국감 19일까지 나흘 연장…‘국회의장 중립법’ 개정에는 이견

    여야, 국감 19일까지 나흘 연장…‘국회의장 중립법’ 개정에는 이견

    여야 3당은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따른 여야 대치로 차질을 빚었던 국정감사를 오는 19일까지 나흘 연장키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낮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공동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다만 상임위원장의 소속 정당에 따라 국감진행 정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상임위별로 간사간 협의를 통해 탄력적으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당초 국감은 15일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첫 일주일 동안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파행함에 따라 나흘간 일정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새누리당이 요구하고 나섰으나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읍 수석부대표는 “상임위별로 사정이 있으니 이에 맞춰서 유연하게 국감을 진행토록 했다”면서 “아울러 의회 민주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우리 당의 방침에 따라 (국회의장 중립성 강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박완주 수석부대표는 “19일까지 연장해서 진행하면 크게 늦기는 했지만 차질없이 20대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소화해낼 수 있다는 데 대해 의견일치를 다”면서 “국회법 개정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할 생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관영 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리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대단히 반가운 일”이라면서 “국회법 문제는 양당 입장이 서로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민주는 국회법 개정 논의를 위해 행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수정권한을 강화하고,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활성화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동시에 다룰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들은 회동 후 입원 중인 이정현 대표의 병실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일정을 취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여야 감정적 대응 자제하고 경색 정국 풀라

    꽉 막힌 정국이 언제쯤 풀릴 것인가. 야권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의결을 강행하면서 20대 첫 정기국회는 국정감사 전체 일정의 3분의1을 허송하는 등 겉돌고 있다. 그사이 여야가 한 일이라고는 장외에서 거친 비난과 삿대질을 주고받은 게 거의 전부였다. 야당 의원들만으로 ‘반쪽 국감’이 열린 일도 있었으나 믿거나 말거나식 공세만 난무했을 뿐이다. 그래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제안해 이뤄지는 오늘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결과가 주목된다. 국정(國政)이든, 의정(議政)이든 여야라는 두 수레바퀴로 굴러가야 비리와 난맥상이 바로잡히고, 실효성 있고 균형 잡힌 대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어제까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닷새째 단식 농성을 계속했다. 여당 대표로서 국회의장의 중립성 위반을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현행 국회법이 의장 재임 중 자동으로 당적을 떠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이유다. 역대 국회의장들은 속마음이야 어떻든 이에 따른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지난번 본회의장에서 정 의장은 이에 무신경했다는 인상을 준 건 사실이다. “맨입으로 안 된다”며 김 장관 해임 건의와 세월호특조위 시한 연장 등과 연계하려는 야당 측을 역성든 대목이 그렇다. 청문회 과정에서 김 장관에게 제기된 저금리 대출, 전세 특혜, 생모의 차상위계층 건강보험 혜택 등 각종 의혹의 신빙성에 야당 스스로 확신이 없어 흥정하려는 마당에 의장이 동조한 것 자체가 악수였다. 하지만 이를 빌미로 국감 보이콧에 나선 여당의 행태가 보통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이 대표는 “그쪽(정세균 의장)이 죽든지 내가 죽든지 끝장을 볼 것”이라고 했지만, 이 또한 ‘모기를 보고 칼을 뽑는’ 격의 감정적 처사로 비칠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진 집권당 의원들이 언제까지 조를 짜서 의장 공관을 항의 방문하는 식의 ‘길거리 정치’를 할 건가. 김 장관 해임안 의결 강행에 대한 항의와는 별개로 국감은 국감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여당 내 비주류 의원들의 주장이 외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여권이든, 야권과 정 의장이든 피차 감정적 언행부터 자제하면서 타협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먼저 정 의장이 해임결의안 처리를 둘러싼 불협화음에 대해 유감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여당은 정 의장 방미 때 ‘개인적 일탈’을 이유로 제기한 고발을 취하할 필요가 있다. 정 의장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딸을 만나려고 별도의 하루 일정을 잡았거나 선물용 시계 400개를 돌린 게 사실인들 도덕적 차원의 문제 제기는 몰라도 법적으로 다툴 일인지 궁금하다. 의장의 중립성 보장은 국회법 개정 등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여야는 감정적 대치를 풀고 대국적으로 정국 정상화에 임하기 바란다.
  • 정진석, 3당 원내대표 회동 제안 “이번 사태 ‘파행’으로만 기억돼선 안 돼”

    정진석, 3당 원내대표 회동 제안 “이번 사태 ‘파행’으로만 기억돼선 안 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0일 여야 3당 원내대표의 회동을 제안하기로 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모여 머리를 맞대자고 내일 아침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가 ‘국회 파행’으로만 기억돼선 안 되고, 교훈을 남겨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보다 명확하게 규율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기국회 개회사 파동’에 이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표결 처리한 지난 23∼24일 본회의 의사진행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낸 만큼, 이를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일단 정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하는 목적이 ‘정치적 거래’가 아닌 새누리당이 이번 투쟁의 명분으로 삼아 온 ‘국회의장 중립성 확보’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단순히 정 의장의 유감 표명이나 사과를 받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고, 우리의 투쟁이 그걸로 끝나서도 안 된다”며 “기 싸움을 벌이거나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이 아니라, 국회법과 헌법을 지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동이 성사될 경우 국정감사가 나흘째 파행을 거듭하고 새누리당과 정 의장이 법적 다툼까지 벌이는 극한 대치 국면이 ‘정 의장 사과’ 또는 ‘재발방지책 마련’과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에서 타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적당한 선에서 정 의장이 유감 표명을 하고, 3당 원내대표가 국감을 진행시키면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에게 단식 종식을 요구하면 다 풀릴 것”이라고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망했다. 정 원내대표도 “국회의장은 국회의 제일 어른이다. 대인적 풍모를 국민과 의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자신으로 인해 초래된 국감 중단 사태에 국회의장이 어떻게 일말의 책임이 없겠는가”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당내 비주류 중진 의원들의 국회 정상화 요구와 일부 상임위원회에서 나타나는 국감 복귀 움직임, 파행 장기화에 따른 여론의 동향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與 “3당 간사 협의 안 된 국감 무효” 퇴장… 野, 법사위 30분 만에 종료 ‘무력 시위’

    국정감사 파행 나흘째인 29일 야당은 불참한 여당 소속 위원장을 대신해 국감장 문을 열고 여당은 무효를 주장하는 등 여야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의 사회로 이날 오후부터 야당 의원만 참석한 채 국감을 시작했다. 박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신상진 위원장은 일방적으로 이유도 없이 국감 개시를 사흘째 거부하고 있다”면서 “두 차례 개시 촉구 요구서를 전달했지만 국감이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이 회의장에 나와 “신 위원장이 사회권을 넘기지도 않았고 3당 간사 간에 협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 회의가 아니다”라며 국감 무효를 주장한 뒤 회의장을 나갔다. 법제사법위원회도 이날 야당 간사인 더민주 박범계 의원의 사회로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지만 30분 만에 끝났다. 박 의원은 개의를 선언하며 “국정감사에서 위원장이 직무를 거부·회피하거나 직무대리자를 지정하지 않은 때에는 소속의원 수가 많은 교섭단체 간사가 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진행 발언에서는 국감을 보이콧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한편 지난 27일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사실상 위원장실에 감금당했던 국방위원장 김영우 의원은 이날 새누리당 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정감사를 개의했다. 이날 야당 소속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야당끼리만 국감을 진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책상 위에 ‘국감포기 민생포기’라고 적힌 팻말을 올려놓았다. 정무위원회는 야당 단독으로라도 공정거래위원회 증인을 채택하기 위해 비공개회의를 가졌지만 증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정현 “‘정세균 방지법’ 추진”

    이정현 “‘정세균 방지법’ 추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명문화하는 ‘정세균 방지법’이 시급하다”면서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에게 ‘탈당해서 중립을 지키라’는 이유는 여야 대치를 중간에서 조정하고 협상을 유도하라는 것인데 정 의장은 국회법이나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면서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국회법(제20조 2항)은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된 때에는 당선된 다음 날부터 그 직에 있는 동안은 당적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중립 의무를 포함하지는 않고 있다. 이 대표는 또 단식 중단을 요청하려고 대표실을 찾은 정진석 원내대표, 이장우 최고위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번에 끝장을 볼 것”이라며 “김형오, 강창희, 정의화 등 우리가 알던 전 의장들이 우리에게 욕먹어가면서도 국회법 지키느라 정치적 중립을 지켰는데 이런 것을 깡그리 부순 의장에 계속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 등의 동조 단식에 대해서는 “정 원내대표가 건강한 몸으로 진두지휘해야 하고 길게 봐야 한다”면서 “거야의 횡포, 국회의장의 의회주의 파괴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만류했다. 이날까지 나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계속 어지럽고, 자꾸 눈이 감기는 등 어제부터 안 좋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숙아에 분유 제 떄 안 줘 사망케 한 부부…“또래 평균 7kg 한참 모자라는 2.3kg”

    미숙아에 분유 제 떄 안 줘 사망케 한 부부…“또래 평균 7kg 한참 모자라는 2.3kg”

    미숙아로 태어난 딸에게 분유를 충분히 주지 않아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부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생후 5개월이었던 아이는 또래 평균 7kg에 한참 모자라는 2.3kg으로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였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 이언학)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24·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남편 B(33)씨에 대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이들 부부에게 각각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딸 C(1)양에게 의사가 권고한 충분한 양의 분유를 주지 않아 영양실조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신 32주 만에 몸무게 1.9㎏인 미숙아로 태어난 C양은 20일간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A씨는 퇴원 당시 “3시간마다 한 번에 60㏄ 이상의 분유를 먹여야 한다”는 간호사의 안내를 받고도 5∼6시간마다 먹이거나 오후 10시부터 아침까지 아예 분유를 먹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젖먹이 딸이 숨지기 한 달 전 감기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도 담당 의사로부터 “분유를 60㏄씩 하루 4차례만 먹이는 것은 너무 양이 적다. 한 번에 100㏄ 이상씩 먹이라”는 권고를 받았으나 무시했다. C양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또래 평균 7㎏에 한 참 모자라는 2.3㎏이었다. 육안으로 봐도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영양공급이 부족한 상태였다. A씨는 딸이 이유식을 먹기 시작해야 할 개월 수가 됐는데도 적은 양의 분유만 먹였으며 토를 하는 등 분유를 잘 먹지 않아 살이 찌지 않는다고만 생각했다. B씨도 아내가 딸에게 제때 충분한 양의 분유를 먹이지 않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일한다는 핑계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 밖에서 보냈고 귀가해서도 작은방에서 컴퓨터 게임만 하는 등 육아를 등한시했다. A씨 부부 사이에는 숨진 C양 외에도 3살짜리 딸 한 명이 더 있었다. 재판부는 “부모가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아이를 방치해 생명을 잃게 한 경우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넘어 국가형벌권이 발동되는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며 “피고인들은 딸이 사망한 후에도 평소 즐기던 게임을 계속하는 등 보통의 부모라면 하기 힘든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A씨의 경우 출산 당시 정신지체와 우울장애를 앓는 등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였고 미숙아를 어떻게 키울지 잘 알지 못해 ‘단지 저체중일 뿐 잘 자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정현 vs 정세균 ‘양보없는 전쟁’] 丁 “유감 표명 없다” 사과 거부

    [이정현 vs 정세균 ‘양보없는 전쟁’] 丁 “유감 표명 없다” 사과 거부

    “직무 중 국회법 어긴 적 없다 내 카운터파트는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상정이 위법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과 관련, “지금까지 의장 직무 수행 과정에서 국회법을 어긴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에 이어 새누리당의 의장직 사퇴 요구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거듭 밝힌 것이다. 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유감 표명할 내용이 없다”며 강하게 맞섰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의장은 중립적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이전에 국회법과 헌법에 따라서 의장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어 “정치인으로서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의장은 평의원과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의사일정 거부를 선언한 것과 관련, “국정감사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굉장히 중요한 행사”라면서 “국감은 어느 정당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대화할 뜻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당의 대표들은 물론 그들이 국회의 일원이기 때문에 제가 존중하고 필요하면 대화할 수 있겠지만 국회와 관련한 제 카운터파트는 원내대표라고 답변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정 의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여야 대치 해소를 위해 ‘유감 표명’을 포함한 중재안을 제안한 데 대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민적 관심이 크고 주변국들과의 외교 문제도 걸려 있는 사안이라 저 같으면 국회에 비준을 요청하겠다”면서도 “이는 행정부나 대통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정현 투트랙 제안에도… 출구 못찾은 與

    이정현 투트랙 제안에도… 출구 못찾은 與

    김영우 “환영” 입장 밝혔지만 친박계 위주 다수 강력 반발 2野, 李대표 단식중단 촉구 지난 24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로 촉발된 대치 정국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 3일째인 28일 한때 국회에 해빙의 기운이 돌기도 했지만 잠깐뿐이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이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29일부터 국정감사에 참여하라. 나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의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단식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새누리당이 ‘투 트랙’ 전략으로 대응 방침을 전환하는 것으로 기대됐다. 새누리당이 대야 규탄을 계속 잇더라도 국감에는 참여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이 대표의 발언에 의원들은 뒤숭숭해졌고, 긴급히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국감 복귀 문제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국감 참여를 강력히 주장한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의원 대다수가 “이대로 복귀하는 것은 야당에 패배를 인정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국감 보이콧을 계속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현역 최다선인 8선의 서청원 의원은 “이 대표가 타이밍을 잘못 잡은 것”이라면서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오늘 투쟁하자 해 놓고 오늘 복귀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감 참여에 대해 주로 친박(친박근혜)계는 강경하게 반대했고, 비박계 일부는 찬성의 뜻을 밝혔다. 결국 새누리당은 29일부터 지도부의 릴레이 단식 투쟁까지 곁들이면서 저항 강도를 한층 높이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대표의 국감 복귀 방침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더불어민주당은 다시 “일단 지켜보겠다” 정도로 반응을 조정했다. 상임위원장이 여당 소속인 상임위원회의 사회권도 이번 주까지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이뤘던 국회 정상화 공감대는 다시 없던 일로 돼버렸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 단식을 풀면서 정 의장 규탄 현수막을 내리고 정 의장이 유감 표명을 하자는 쪽으로 얘기했으나, 정 원내대표가 규탄대회 하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더민주에 비해 다소 온건한 입장을 유지하며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식은 단식이고 국감은 국감”이라며 새누리당 이 대표가 단식을 철회하고 국감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이재정 의원 “새누리당 1인 시위 자학개그, 국민들 웃기도 민망하다”

    이재정 의원 “새누리당 1인 시위 자학개그, 국민들 웃기도 민망하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인 이재정 의원이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농성과 1인 시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26일 이재정 의원은 “여론을 호도하는 약자 코스프레를 그만하라”면서 “국감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 국감을 파행으로 이끈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필리‘밥’스터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던 새누리당이 의회민주주의를 운운하며 단식하고 1인 시위를 하는 자학 개그에 국민들은 웃기도 민망하다”며 “더 늦기 전에, 더 망가지기 전에 돌아오라. 길이 아니면 되돌아서라. 그 길이 지름길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 또한 논평에서 “여야 대치 정국을 풀어내야 할 집권 여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겠다면 소는 누가 키우라는 말인가”라며 “이러다가 야당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대통령이 단식하는 사태가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깊은 전략이 숨어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렇다고 어버이연합 의혹이나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부디 집권 여당 대표로서 품격은 물론 건강도 지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본회의장에서 밥 먹을 시간을 달라고 40분 동안 떼쓰더니 이제는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밥을 굶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정당이 이래서는 안 된다. 국민으로부터 봉급을 받았으면 적어도 밥값은 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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