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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틀어쥔 이란…세계 4대 강국 부상에 한국도 비상 [핫이슈]

    호르무즈 틀어쥔 이란…세계 4대 강국 부상에 한국도 비상 [핫이슈]

    중동 전쟁의 파장이 전장 밖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할수록 이란은 오히려 세계 경제의 급소를 틀어쥐며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경제 규모와 군사력은 미국, 중국, 러시아에 못 미치지만 세계 에너지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을 쥔 순간 판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로버트 A. 페이프 시카고대 교수는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이란이 세계의 ‘네 번째 권력축’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힘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고 봤다. 과거에는 경제력과 군사력이 패권을 갈랐다. 지금은 세계 경제가 반드시 지나야 하는 통로를 누가 쥐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그 상징이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약 5분의 1이 이곳을 지난다. 대체 항로는 단기간에 만들기 어렵다. 이란이 이 길목을 계속 압박하면 충격은 중동을 넘어 세계 질서 전반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핵심은 ‘완전 봉쇄’가 아니라 ‘통제’다. 많은 나라는 아직도 미국과 동맹 해군이 곧 해협을 안정시키고 예전 흐름을 되돌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페이프 교수는 이런 기대가 현실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협을 봉쇄하지 않아도 시장은 충분히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이후 해협 통항량이 90% 이상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공격 위험이 현실화하자 보험사들이 보장을 거둬들이거나 보험료를 크게 올렸고 상선 한 척만 드문드문 위협받아도 시장 전체가 움츠러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유가 문제가 아니다. 현대 경제는 석유가 제때 대규모로 안정적으로 도착해야 돌아간다. 이 신뢰가 무너지면 보험료와 운임이 뛰고 각국 정부는 에너지 수급을 시장이 아닌 국가 전략 문제로 다루기 시작한다. 바로 여기서 해협 통제력은 군사력을 넘어서는 새 권력으로 바뀐다. ◆ 봉쇄 안 해도 출렁이는 시장…미국엔 길고 비싼 싸움 미국의 약점은 비대칭성이다. 미국과 동맹국은 기뢰와 드론, 미사일 위협 속에서 유조선 한 척 한 척을 계속 지켜야 한다. 반면 이란은 항로 전체를 막아 세울 필요가 없다. 가끔 타격해도 “이 길은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의심만 심어주면 된다. 항로 신뢰가 깨지는 순간 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물류는 곧바로 움츠러든다. 미국은 쉬지 않고 막아야 하지만 이란은 간헐적 위협만으로도 세계 에너지 흐름을 압박할 수 있다. 페이프 교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무력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결국 이란과의 공조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취지로 밝힌 점도 거론했다. 이는 미국과 서방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항로를 원상 복구할 수 있다는 기존 인식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석유 흐름의 안정은 군사력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이란의 동의 여부도 변수라는 뜻이다. 걸프 지역의 기존 질서도 흔들린다. 그동안은 산유국이 원유를 내보내고 시장이 가격을 정하고 미국이 항로를 지키는 구조가 유지됐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고 보험료와 해상 위험이 치솟자 이 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재정의 상당 부분을 에너지 수출에 기대는 걸프 국가들은 수출 안정성을 실제로 좌우하는 쪽을 더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는 중동 질서가 미국 중심에서 점차 이란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한국도 남의 일 아니다…보험·운임 뛰면 곧장 파장 이 충격은 아시아에서 더 크게 번질 수 있다. 한국과 일본, 인도는 걸프 지역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중국도 공급선을 다변화해 왔지만 중동산 에너지 비중을 단숨에 낮추기 어렵다. 정유시설과 항로 저장 인프라가 이미 걸프산 원유와 가스에 맞춰 짜여 있기 때문이다. 공급 불안이 길어지면 보험료와 운송비 상승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고 무역수지와 환율, 물가까지 차례로 압박할 수 있다. 결국 에너지 의존은 외교와 산업 정책까지 흔들 수 있다. 그는 1970년대식 오일쇼크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충격이 이어지면 각국은 가치나 원칙보다 에너지 접근성 확보를 먼저 계산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외교 선택지는 좁아지고 추가 불안을 감수하는 행동은 더 어려워진다. 해협 압박이 길어질수록 이란은 군사력 이상의 전략적 지렛대를 손에 쥐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이해관계가 맞물릴 가능성도 변수다. 중국은 성장 유지를 위해 걸프 에너지가 필요하고 러시아는 유가 상승과 가격 변동성 확대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직접적인 압박 수단을 쥐고 있다. 세 나라가 공식 동맹을 맺지 않더라도 미국과 서방의 경제 안정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유인은 커질 수 있다. 결국 미국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장기간 군사력을 투입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다시 쥐거나 미국이 절대적으로 보장하던 에너지 질서가 흔들리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를 택하면 길고 소모적인 전쟁을 감수해야 한다. 후자를 택하면 이란이 새로운 세계 권력축으로 올라설 공간을 내줄 수 있다. 페이프 교수는 이번 전쟁이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세계 질서가 되돌아가기 어려운 방향으로 꺾이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사설] 7개월 만의 여야정 회담… 중동 위기 대응 협치 발판 되게

    [사설] 7개월 만의 여야정 회담… 중동 위기 대응 협치 발판 되게

    이재명 대통령이 내일 청와대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등과 함께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을 개최한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청와대에서 만나는 것은 7개월 만이다. 지난 2월 청와대 오찬은 불과 1시간 전 장 대표의 급작스러운 불참 통보로 무산됐다.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당면한 현안들에 하루 하루가 중요한 시기다. 이런 비상시국에 여야정 수뇌부가 7개월 만에야 머리를 맞댄다는 사실 자체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국익만을 생각하며 허심탄회하게 지혜를 모아야 하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고유가·고물가·고환율 등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일본 선박은 파나마 국적인 점을 내세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한다. 호르무즈에 갇힌 우리 선박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외교적 아이디어를 총동원해야 한다. 이란이 홍해의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추가 봉쇄할 가능성을 시사한 터여서 원유 수급은 더 어려워질 공산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등 동맹국들이 이란과의 전쟁에 비협조적이었다는 점을 들어 대놓고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방식의 돌발 청구서가 날아들 우려가 높아졌다. 안 그래도 미국의 관세 및 통상 압박이 철강, 농산물, 디지털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시점이다.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로 인한 부작용도 진지하게 논의돼야 한다. 지난 2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노조도 원청 사측과 직접 교섭할 수 있다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첫 판단이 나왔다.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폭증할 것에 대한 초당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여당이 일방 주도한 ‘검찰 개혁’ 입법 이후 검사 엑소더스로 일반 민생 사건이 속수무책 지연되는 상황도 여간 심각하지 않다. 개헌 논의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참여 없이 진행되는 현실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 [사설] ‘전쟁 추경’ 무색… 어물쩍 쪽지 예산부터 싹 걷어내야

    [사설] ‘전쟁 추경’ 무색… 어물쩍 쪽지 예산부터 싹 걷어내야

    중동전쟁의 경제적 여파에 대응한다는 취지에서 긴급 편성한 총 26조 2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에 벌써 우려했던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전쟁 추경’에 걸맞지 않은 엉뚱한 사업 예산들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정치색이 뚜렷한 데다 불요불급한 ‘쪽지 예산’까지 끼어 있다면 문제가 있다. 이번 추경은 이재명 정부 들어 두 번째다. 지난해 6월에는 내수 침체 대응을 명분으로 30조 5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집행했다. 여야는 오는 10일 처리를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전쟁 발발 한 달여 만에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번지는 현실에서 재정 대응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속도만큼 중요한 것이 정밀도다. 국회 심의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과연 취지에 걸맞게 편성되고 있는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전쟁 추경에 효용이 있으려면 취약계층 중심으로 집중 편성돼야 한다. 그런데 전체 예산 가운데 민생 안정 예산은 2조 8000억원, 그중 취약계층 일상 회복 지원은 8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추경 세부 항목을 보면 평시 사업 증액분이 눈에 띈다. 관광두레 예산, 독립영화 제작비, 문화예술인 지원금 등은 기존에 추진해 온 사업들이다. 햇빛소득마을을 150개에서 700개로 대폭 확대한 것도 뜨악하다. 재생에너지 전환 취지와 맥은 닿지만, 수입 에너지를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효율성과 비용 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TBS 운영 지원은 더 생뚱맞다. 서울시가 끊은 지원금을 여당 주도로 49억 5000만원이나 추경 항목에 밀어넣었다. TBS 지원이 전쟁 추경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 누가 봐도 재정 원칙보다 정치 논리가 앞선 사례다. 중복되거나 효과가 상쇄되는 항목은 없는지도 따져야 한다. 석유 최고가격제에 5조원을 투입하면서 소득 하위 70%에게 4조 8000억원을 지급한다. 유가 충격을 방어하느라 공급자와 수요자 양쪽으로 10조원이 들어간다. 추경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향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달라진다. 고유가 피해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재정과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재정은 그 결과가 같을 수가 없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이 운송·물류를 거쳐 공산품·외식으로 번지는 국면에서 전쟁과 무관한 확장재정은 물가 상승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8곳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중동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5~9월 물가가 3%를 넘어설 것이라고까지 전망했다. 이런 경고에 귀기울여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실탄을 집중해야 한다.
  • “끝까지 가 봐야 안다”는 이야기도 안 나오는 6·3 선거[윤태곤의 판]

    “끝까지 가 봐야 안다”는 이야기도 안 나오는 6·3 선거[윤태곤의 판]

    대통령 지지율 높고 여야 격차 커이란 전쟁은 코로나19와 ‘닮은꼴’정부, 아직까진 큰 흠결 없이 대응 색깔론·‘윤어게인’ 들어설 틈 없어국힘, TK 아니라 ‘K자민련’ 위기영남권 선거 막판 보수 결집 ‘상수’리더십 회복 못 하면 참패 가능성한동훈·조국 등 ‘포스트 6·3’ 주목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이번엔 “선거는 끝까지 가 봐야 안다”는 뻔한 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전화면접 정례여론조사 기준으로 60%대 중반에서 후반대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 더블스코어 이상인 여야 지지율 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좋고 야당에 대한 평가는 나쁘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고공 행진하는 유가와 환율, 널뛰기하는 주식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흔들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내놓은 26조 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선 야당도 합의 처리를 약속해 놓고 있다. ●2018년·2020년·2022년 선거 비교 이번 선거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 홍준표 체제의 야당이 리더십 난맥상 등으로 인해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다가 참패한 2018년 지방선거의 재판(再版)이라는 분석이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허니문 효과를 누린 여당과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인천이 지역구인 당대표가 갑자기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등 난맥상을 노출한 야당이 맞붙어 야당이 참패한 2022년 지방선거를 뒤집어 놓은 형국이라는 시각도 있다. 둘 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2020년 21대 총선 즈음의 풍경도 현재 정국과 상당히 겹쳐 보인다. 당시에도 강경 보수층과 유튜버들에 경도된 황교안 체제의 야당에 대한 심판론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쳤다. 당시 야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안, 사회적 어려움이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기대했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일단 그 사태는 불가항력적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라 정부여당을 탓하기 어려웠고 한국의 대처가 국제적으로 각광을 받았을 만큼 ‘상대 평가’에서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란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의 잘못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고 정부의 대응 과정에 아직 크게 흠잡을 것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잡을 수 없는 언행에 대한 피로감은 전 세계적이라 ‘친중반미’식 색깔론이 들어설 틈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에 목을 매고 있던 ‘윤어게인’ 지지자들이 오히려 입을 다물고 있다. ●관리되는 민주당 vs 관리 안 되는 국힘 이런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틀을 떠나 여야의 구체적 상황을 들여다봐도 격차가 크다. 여당의 경우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운동권으로 대표되는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주류 지지층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실용적 성과를 중시하고 높이 평가해 합류한 새로운 지지층 ‘뉴이재명’의 차이점과 갈등이 점점 도드라지고 있지만 최소한 이번 선거까지는 ‘관리’가 될 것 같다. 반면 국민의힘 난맥상은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얼마 전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세 사람이 다 따라와서 서로 옆자리를 차지하려고 눈치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선거 때 후보들이 빨간 옷을 입을지 여부가 관심거리일 정도다. 민주당은 공관위원장이 누군지, 윤리위원장이 누군지에 대해선 관심 밖이지만 국힘은 그들이 뉴스메이커다. 가처분신청을 담당하는 서울남부지법 판사까지 주요 플레이어로 등장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대표가 직접 법원과도 각을 세우고 있다. 당명 개정, 인재 영입, 청년 정치인 콘테스트 등 야당 지도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이벤트들도 부작용만 일으키거나 흐지부지 종료되고 말았다. 사실 전국 선거를 앞두고 거대 정당 공천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난맥상과 낙천자들의 반발은 보편적이다. 혁신적 공천의 다른 말은 물갈이 공천, 낙하산 공천이고 당원과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는 공천의 다른 말은 기득권 공천이다. 공천에 정답은 없다. 오직 결과가 증명할 뿐이다. 하지만 대체로 당대표나 대통령 같은 당의 얼굴이 세면 ‘혁신, 물갈이, 낙하산’ 공천이 가능하다. 유권자들과 당원이 개별 후보보다 당의 리더를 보고 표를 찍기 때문에 그 리더의 뜻에 부합하는 공천을 받아들이고, 낙천자들의 반발도 최소화되기 마련이다. 그 반대의 경우엔 해당 지역의 밀착도가 높은 후보들을 무리 없이 공천해 각자 개인기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통례다. 현재 민주당의 경우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높고 그다음 당 지지율이 높고 후보들의 지지율은 그 뒤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 지지율이 낮고 당대표 지지율은 더 낮다. 그런데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관위원장이 “판을 흔들었”고 단식, 가처분 신청 등의 난맥상이 표출됐다. 잘 돌아가는 당, 강한 당은 공천 과정의 갈등상을 빠르게 수습하고 후보를 중심으로 당력을 결집해 실제 선거에 임한다. 이런 공천 후 상황 정리에 있어서도 여당, 리더가 센 당이 유리하다. 여당은 내각, 공공기관, 공기업 등에 나눠 줄 자리가 많고 강력한 리더 옆에서는 미래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도 현재 여당과 야당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거의 모든 요소들이 여당의 우세를 가리키고 있다. ‘검찰·사법개혁’ 이슈나 공소 취소 등 대통령 사법리스크와 관련된 사안들에 대한 지표가 그나마 대통령 지지율보다 유의미하게 낮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여권은 당과 대통령의 디커플링으로 부작용을 낮추고 야당은 이 지점을 유의미하게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영남권 유권자 ‘무당층’ 급증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선 눈여겨볼 포인트들이 꽤 있다. 일단 국힘이 어디에서 저지선을 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2018년 지방선거의 경우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수도권과 충청권 등은 물론이고 부산, 울산, 경남까지 민주당에 내주며 대구와 경북을 지키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TK자민련’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엔 T(대구)도 떨어져 나가고 ‘K자민련’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나 흐름을 보면 현재 국민의힘이 확고한 우위를 보이는 곳은 경북이 유일하다. 대구의 경우 지지율 1, 2위를 기록하던 후보들이 컷오프되면서 공천 과정에서조차 혼전을 빚고 있다. ‘윤어게인’과 겹치는 정치 신인 이진숙 후보, TK 정치인 중에선 계엄과 탄핵에 대해 가장 원칙적인 태도를 취했던 6선 주호영 후보가 나란히 축출됐다. 민주당에선 김부겸 전 총리가 이 틈을 비집고 등장했다. 일단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김부겸이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구시장 후보를 오는 26일 선출한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에서 이적한 김상욱을 후보로 선출해 국민의힘 현직 시장 김두겸의 상대로 내세운 울산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과거 울산시장을 지낸 박맹우가 무소속 출마를 공언하고 있고 진보당 소속으로 울산 동구청장을 지낸 김종훈과 김상욱의 단일화 이슈가 남아 있다. 현직인 국민의힘 소속 박완수 지사와 전직 지사인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이 1대1로 격돌하는 경남도 호각지세다. 국민의힘이 11일 후보를 선출하는 부산의 경우 민주당의 부산 3선 의원 전재수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이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여론조사상 ‘무당층’이 압도하고 있고 대통령 지지율도 괜찮게 나오고 있다. 관건은 하나다. 민주당이 잘하느냐 못하느냐보다 국힘이 정비를 할 수 있느냐는 것. 선거 막판 보수 결집은 상수라 볼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부산의 경우 여론조사상 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했지만 막판에 보수 역결집이 나타나면서 전재수 한 사람만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장 대표가 리더십을 회복해서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동훈·조국, 어디에 출마할까 모든 전국 선거의 접전지이자 핵심 지역인 수도권은 영남권보다 오히려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국민의힘이 후보 세우기에 난항을 겪을 정도로 전반적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에선 민주당 경선이 뜨겁다. 오세훈 시장의 대항마를 뽑는 서울은 본선 경쟁력이 주요 논점이지만 민주당 입장에선 떼어 놓은 당상이라 여기는 경기도의 경우 친명(친이재명), 비명의 계파색이 주요 논점이다. 양 지역 모두 애초에 선두 주자였던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추미애 의원이 쫓기는 분위기다. 이곳에선 이란 사태로 인한 경제 불안, 전통적인 쟁점인 부동산·교통 문제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6월 3일의 또 다른 전장은 재보궐선거다. 선거법 위반과 현직 의원의 출마 등 여러 이유로 빈 지역구가 여럿이다. 한동훈과 조국의 복귀 여부가 큰 관심사다. 이들의 행보는 포스트 6·3과 연결된다. 쇄신을 피하기 힘든 야권, 전당대회와 합당 일정이 예견되는 여권의 핵심 인물들이 지금 원외에 머물고 있고 이들은 이번 선거에 뛰어들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두 사람 모두 거대 정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3자 내지 4자 구도를 뚫어 내야 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경우 부산과 대구 중 자리가 나오는 곳에 뛰어든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경우엔 좀더 복잡하다. 그의 기반이 있는 영남권(부산, 울산)의 경우 쟁점이 흐트러질 것을 우려하는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여권이 우세한 전북 군산, 경기 안산 등에 민주당이 무공천하면서 자리를 비워 줄 분위기도 아니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진영 내에선 김어준, 유시민 등 빅스피커를 등에 업은 구주류에 밀리는 친명계 입장에선 조 대표를 반기기 어렵다. 견제 자체는 한동훈에 대한 국힘의 그것이 더 노골적이지만 조국 앞의 벽이 더 두꺼워 보인다. 윤태곤 공공전략컨설턴트
  • 아시아 문화 발전소, 시민 예술 놀이터… ACC 새 10년의 꿈

    아시아 문화 발전소, 시민 예술 놀이터… ACC 새 10년의 꿈

    단순 관람 넘어 시민 모두의 공간작년 누적 방문객 2247만명 넘어SXSW서 아시아권 유일하게 본상창작·제작 콘텐츠 유통 위상 높여투쟁 역사·우주 상상력 담은 기획10월엔 심도 있는 피지컬 AI 전시중앙·서아시아까지 교류의 축 확대지역 신진·중견 작가에 공간 제공클래식·오페라 등 장르 소화 못 해1300~1500석 전문 콘서트홀 필요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委 정비잔여 예산 2.5조 효율적 투입 시급광주시 동구 옛 전남도청 부지에 자리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ACC 창밖으로 시민들의 활기찬 발걸음이 내려다보였다. ‘도시의 섬’과 같았던 ACC가 확연히 달라졌다. 사람의 온기가 스미고 세계를 향해 날갯짓을 하고 있다. ACC는 개관 10주년을 맞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방문객 360만명을 기록하는 등 세계적 문화 거점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창의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특별상을 받는 등 국제적 위상을 인정받기도 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상욱 전당장은 5일 서울신문과 만나 “ACC는 이제 ‘보여주는 공간에서 만드는 플랫폼으로’ 건너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창·제작 기지로의 전환, 그리고 광주를 아시아 문화의 발신지로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매우 중요한 시기에 전당장을 맡았다.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조직의 안정화’와 ‘심리적 문턱 낮추기’에 매진한 시간이었다. 전당장 직무대리 체제가 길어지면서 조직 동력이 많이 약해진 게 사실이다.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궤도에서 이탈하려는 조직을 다시 세우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전당이 지역 사회와 따로 노는 ‘섬’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소통’에 모든 에너지를 쏟은 결과 전당은 이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스스럼없이 드나드는 개방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당은 광주라는 지역적 경계를 넘어 세계적인 문화교류 거점기관으로 안착하고 있다. 지난해 누적 방문객 2247만명을 돌파했다.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아시아 문화의 창의적 발전소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10년이 전당의 안정화와 인지도 제고에 주력한 ‘소통’의 시기였다면 향후 10년은 세계를 향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실질적 협업’의 시대가 될 것이다. 특히 발신자로서의 기능을 강화해 우리 전당이 직접 창·제작한 콘텐츠가 글로벌 표준으로 공인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최근 SXSW에서 거둔 성과가 화제다. “자체 기획·제작한 ‘잊어버린 전쟁’이 2026 SXSW 확장현실(XR) 익스피리언스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6·25 전쟁 지평리 전투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미디어아티스트 권하윤과의 협업을 통해 참전 용사의 기억을 가상현실(VR)로 구현했다. 15개 후보작 중 아시아권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본상까지 거머쥐며 전당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혁신적 콘텐츠의 유통 배급망으로서 그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이는 전체 콘텐츠의 약 80%를 직접 생산하는 전당의 역량이 글로벌 스탠더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6년을 빛낼 주요 전시나 공연은. “현재 아시아 각지의 투쟁 역사를 재조명하는 ‘ACC 필름앤비디오-아시아의 장치들’이 진행 중이다. 5월에는 우주적 상상력을 담은 ‘코스모 아시아 피플’을 개최한다. 8월에는 ACC 미래상 수상자인 김영은 작가의 압도적인 몰입형 전시를 준비 중이다. 김 작가의 전시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어 기대감도 크다. 10월 ‘ACT 페스티벌 2026’은 ‘아이·휴먼(I·Human)’을 주제로 로보틱스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결합한 피지컬 AI 작품들을 선보이며 동시대 예술이 직면한 기술적 담론을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중앙아시아와의 교류를 기반으로 ‘길 위의 노마드’를 꾸렸던 전당 내 아시아문화박물관은 올해 서아시아로 교류의 폭을 넓히는 한편, AI 기반의 ‘아시아 이야기 지도’를 구축해 고대 신화와 설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공연 부문에서는 전당의 시그니처인 ‘미디어 판소리’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적벽’을 주목해 달라. 협업하는 중국 측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 작품은 우리 전당이 보유한 첨단 기술과 판소리 전통을 결합한 독보적인 브랜드 공연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닫힌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데. “지역협력협의회를 통한 전당의 역할과 협업 과제 찾기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중 하나인 7관은 광주·전남 지역 신진 작가를 위한 공간으로 탄생했다. 이 외에 학생들에게 실험적 공간을 제공하고 6관을 원로 및 중견 작가의 공간으로 할애하는 등 예술가들의 전 생애주기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광주 작가들의 수도권과 아시아 진출을 위한 가교 역할을 자처한다. 전당의 문턱을 낮춰 시민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지역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별별마켓’이나 문화예술 경제 가치 창출을 위한 ‘X-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지역 작가를 위한 올해 특별한 계획은. “단발성 전시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ACC 뉴스트(NEWST)’를 통해 지역 작가를 선정해 창작과 전시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편의 파편’ 전시를 통해 남도 수묵의 현대적 변용을 보여줬다. 이런 작업들이 쌓여야 지역 미술이 단단해진다. ACC는 그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1000석 규모의 전문 공연장 부재가 한계로 지적되는데. “현재 블랙박스 극장은 실험적인 창·제작에는 최적화되어 있으나 클래식이나 오페라 같은 정교한 음향을 요하는 장르를 소화하기엔 한계가 있다. 세계적인 예술단체들이 시설 미비로 광주를 외면하는 현실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뼈아픈 대목이다. 1300~1500석 규모의 전문 콘서트홀 확보는 시민들에게 고품격 문화 향유권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 과제이며 이는 도시의 자존심과도 직결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과 재정 확보를 위한 기획예산처와의 협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예산처를 설득하기 위해 무엇보다 사업의 효율성과 행정적 신뢰도를 증명해야 한다. 잔여 예산 2조 5000억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고 광주·전남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충돌을 선제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가 다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이 완수될 수 있도록 전당이 엔진 역할을 수행하겠다.” -ACC 세계화 전략의 구체적 방향은. “문화는 쌍방향 교류가 필요하다. 때문에 공동 제작과 작가 교류를 통해 콘텐츠 이동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남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까지 교류의 축을 넓히고 있다. 특히 올해 9월 예정된 한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면 서아시아와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전당에서 만든 작품과 지역 작가의 콘텐츠가 해외로 자연스럽게 진출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10년, 어떤 ACC를 그리고 있나. “세계적인 문화기관은 공통점이 있다. 지역의 사랑을 받는다는 점이다. 전당 역시 두 가지 방향이 필요하다. 하나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기관으로 성장하는 것, 다른 하나는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완성, 아시아 문화 연구와 교류 확대, 지역 문화기관과의 협업이라는 과제를 중심으로 내실을 다져갈 것이다.” -지역민과 예술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전당은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인권·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운 예술을 잉태하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기관이다. 이 훌륭한 공간과 콘텐츠는 우리 지역민의 자부심이자 가장 큰 자산이다. 앞으로도 차별화된 브랜드를 구축해 지역 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전당에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전당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시민 모두가 향유하는 진정한 ‘문화 놀이터’로 기억되고자 한다.” ■ 김상욱 전당장은 ▲연세대 행정 ▲연세대 석사, 서울대 석사, 미국 인디애나 예술경영 석사 ▲동국대 문화콘텐츠 박사 ▲34회 행정고시 합격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국립중앙도서관 교문단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 트럼프, 국방비 2265조원 요구… 2차대전 후 최대폭 40% 증액

    트럼프, 국방비 2265조원 요구… 2차대전 후 최대폭 40% 증액

    전쟁 대응·위협 대비에 예산 초점기후·주택·교육 등은 삭감 대상에트럼프 “국가적 우선순위는 군사”여야 비판 속 의회 통과는 미지수 중동 전쟁으로 미국의 국방비 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백악관이 내년도 국방 예산에 1조 5000억 달러(약 2265조원)를 편성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약 1조 5000억 달러 규모의 2027회계연도 국방비 예산안 개요를 공개했다. 이는 2026회계연도 국방 예산보다 약 40% 증가한 것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수준의 증액이라고 미 언론은 평가했다. 백악관은 이 가운데 1조 1000억 달러는 통상적인 정부 예산 절차로 마련하고, 3500억 달러는 별도 입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증액된 예산은 주로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 대한 대응과 미래 위협 대비에 집중돼 있다. 백악관은 대이란 군사 작전 과정에서 고갈된 탄약고를 채우고 골든돔 미사일 방어 체계와 ‘트럼프급’ 전함을 도입하는 데 예산을 우선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군인 급여를 5~7% 인상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백악관은 국방비 증액 요청에 관해 “현재의 글로벌 위협 환경을 인식하고 우리 군의 전투 준비 태세와 전투력을 회복하기 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국방비를 늘리는 대신 기후 변화 대응, 주택, 교육, 환경 등 일부 프로그램을 폐지해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약 10%인 730억 달러 삭감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항공우주국(NASA) 예산을 56억 달러 삭감하는 내용도 포함됐는데, 나사가 앞서 유인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를 발사하는 등 우주 탐사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백악관에서 열린 비공개 오찬에서 “데이케어(어린이집),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 메디케어(노년층 의료 지원) 같은 사안을 우리(연방 정부)가 모두 책임질 수는 없다. 이는 주 정부 차원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이라며 국가적 우선순위가 복지가 아닌 군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이 요청한 대로 예산안이 의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야를 막론하고 과도한 국방비 증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다, 이란 전쟁 상황에 대해 정부가 의회와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 李 “추경에 지방 부담 증가?… 재정 여력 8.4조 늘어”

    李 “추경에 지방 부담 증가?… 재정 여력 8.4조 늘어”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편성된 ‘고유가 피해지원금’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커졌다는 주장에 대해 “말이 안 된다”며 정면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를 통해 ‘추경안의 피해지원금 사업비 6조 1400억원 중 지방비는 20~30%인 1조 3200억원으로, 지자체 재정에 부담이 예상된다’는 취지의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를 공유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는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을 지급하는 피해지원금과 관련해 지방비 분담금이 1조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에서 지방정부 재정 여력 보강을 위해 지방정부에 주는 돈(지방교부세)은 9.7조원이고, 지원금 사업에 드는 지방정부 부담금은 1.3조원”이라며 “지방정부 재정 여력은 8.4조원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 재정 부담이 늘었나요? 명백히 줄었다. 이건 초보 산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확대된 재정 여력에 대한 지방정부 자율 결정권을 침해하냐고 비판하는 건 몰라도, 재정 부담 증가는 말이 안 된다”고 적었다. 또한 “이 사업은 강제가 아니니 지방정부는 20~30% 부담이 싫으면 안 해도 된다”며 “그런데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금 중 중앙정부가 70~80% 부담해주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거부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조금 더 부담해 주기를 바랄 수는 있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오늘 10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이번주에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심사에 집중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되면 2차 추경도 검토하겠다는 생각이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이날 MBN 인터뷰에서 “하반기에 추가적인 추경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도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7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을 열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양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마주하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 국민투표 대비하는 선관위… 野 “공정한 선거관리 의구심”

    국민투표 대비하는 선관위… 野 “공정한 선거관리 의구심”

    국민의힘을 뺀 여야 의원 187명 명의의 헌법 개정안 발의로 ‘6·3 지방선거 동시 개헌 국민투표’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지방선거·재보궐선거에 개헌 국민투표가 추가되면 재보궐 지역은 최대 9장의 투표 용지가 배부되는 등 역대급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관위는 6일 국무회의에서 개헌안을 공고하면 다음날부터 20일간 180여개 재외공관을 통해 국외부재자 신고와 재외투표인 등록 신청을 받는다. 지선과 달리 개헌 국민투표는 재외투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 의결 전에 미리 준비 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난 외국인은 지선 선거권이 있지만 개헌 국민투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동시 실시를 위한 전산 정보시스템도 구축해 놔야 한다. 동시 실시가 확정되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지역의 유권자의 경우 총 9장(광역·기초단체장, 광역의원 지역·비례, 기초의원 지역·비례, 교육감, 재보궐, 개헌 국민투표)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다만 개헌안이 국회에서 의결될지는 불투명하다. 개헌안의 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295명 중 3분의2 이상인 197명 이상으로 구속 상태인 강선우 의원이 투표에 불참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10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앞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개헌 논의에 당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민의힘이 개헌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상황이다. 이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광주 동구 5·18 기념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미사가 끝난 뒤 개헌안 발의에 불참한 국민의힘을 향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하루속히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선관위가 각 정당에 ‘국민투표법’ 운용 기준을 안내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야당을 압박하는 개헌 스크럼에 동참했다”며 “야당이 반대하는 지방선거·개헌 연계에 동조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공정한 6·3 지방선거 관리 의지에 의구심을 남기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 여야 대구시장 주자들 한자리에…김부겸 “국힘 경선 뛰어든 기분”

    여야 대구시장 주자들 한자리에…김부겸 “국힘 경선 뛰어든 기분”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여야 주자들이 5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다소 어색한 분위기 속에 인사를 나누며 짧은 대화를 주고 받기도 했다. 5일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 기독교 부활절 연합예배’에는 여야 대구시장 후보들이 대거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유영하·윤재옥·최은석·추경호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 홍석준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경선 배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이후 항고를 예고한 주호영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들은 공식적인 종교 행사인 점을 고려해 정치적 발언은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 전 구청장은 김 전 총리에게 “형님, (대구를 떠난 지) 몇 년이 지났나”라고 물었고, 김 전 총리는 “2020년 선거에 떨어지고 그해 가을에 올라갔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김 전 총리에게 자신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봤느냐고 물었고, 김 전 총리는 고개를 저었다. 앞서 최 의원은 정부·여당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을 막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이렇게 국민의힘 후보들과 있으니까 제가 마치 국민의힘 경선에 뛰어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이어 추 의원, 주 의원, 유 의원 등과도 악수를 했다. 이 중 주 의원과 유 의원은 각각 대구 수성갑과 경기 군포에서 맞대결을 펼친 인연이 있다. 그는 행사 전 취재진과 만나 “다음 주 목요일(9일) 예비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고 알렸다. 국민의힘의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갈등과 컷오프 된 인물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역대 대구 선거라는 건 마지막에는 양자 대결로 갔다”며 “선거의 밑바탕이 바뀐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정희컨벤션센터 추진 계획을 두고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둘러싼)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계획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가 안 되면 지역의 어른이니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출마 선언 이후 공식적인 대구 일정을 시작한 김 전 총리는 이날 대구에서 다니던 교회 예배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에는 천주교 대구대교구를 방문하고 초대 민선 대구시장인 문희갑 전 시장을 만난다.
  • 장동혁 “이진숙, 국회 와서 민주당과 싸우면 엄청난 힘 될 것”

    장동혁 “이진숙, 국회 와서 민주당과 싸우면 엄청난 힘 될 것”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5일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이 치열하게 더불어민주당과 싸워왔던 그 경험을 가지고 국회에 와서 싸운다면 국민의힘에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이 전 위원장을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투입하겠다는 예고다. 장 대표는 이날 매일신문 유튜브 라이브 출연에서 “이 전 위원장이 여러 상황에 대해 납득 못 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저도 2022년 대전시장에 출마했다가 저만 컷오프가 됐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충남 보령·서천 보궐선거에 출마하라는 당의 권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2020년 총선에서 대전 유성갑에 단수 공천받았고, 낙선했지만 단수 공천이라는 혜택도 입었고, 2022년 대전시장 선거에서 당의 고민 끝에 컷오프 됐으나 보궐선거로 가라 해 약 1500표 차로 당선되고, 재선되고, 당대표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이 전 위원장의 협조를 구했다. 장 대표는 특히 “광역단체장은 서울이나 경기 같이 재정자립도 높은 데를 제외하고 다른 곳은 대통령실과 부처 장관, 여야 국회의원과 계속 의사 소통하고 지역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원활한 업무를 협의할 수 있는 분이 대구시장을 맡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전사’ 이미지의 이 전 위원장에게 대구시장은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또 “이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정말 말도 안 되는 탄압 속에서 제대로 싸워본 분”이라며 “우리가 지금 민주당과 싸우는 데 힘이 너무나 부족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제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가 끝나면 곧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이번 국정감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국정감사가 될 것”이라며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분들을 보궐선거에서 모셔서 국민의힘의 전열을 제대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어디에서 보궐선거가 발생할지, 또 이 전 위원장이 어디에 신청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의 훌륭한 정치 자산이고 국회에 온다면 정말 제대로 잘 싸워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전 위원장이 기회를 만들면 저도 당대표로서 할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 “새벽 5시 기상, 밥도 못 먹어”…中 초등학교 오전 6시 40분 등교 규정 논란 [여기는 중국]

    “새벽 5시 기상, 밥도 못 먹어”…中 초등학교 오전 6시 40분 등교 규정 논란 [여기는 중국]

    중국의 한 초등학교가 오전 6시 40분까지 등교하지 않으면 벌을 준다는 교칙을 정해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관할 교육청은 처음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가 증거가 나오자 말을 바꿨다. 5일 중국 산시경제일보에 따르면 최근 산둥성 타이안시의 한 초등학교가 학생들에게 오전 6시 40분 이전 등교를 요구하고, 지각할 경우 벌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해서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7시간도 안 된다”며 “학습 능률은 물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호소했다. 한 학부모는 “집이 먼 아이는 5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아침밥도 못 먹고 하루 종일 졸린 상태로 있다”고 전했다. 타이안시 교육청은 “의무교육 과정 학교의 등교 시간은 오전 7시 30분 이후여야 한다. 6시 40분 등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1월에 학부모가 촬영한 오전 6시 40분대 등교 사진을 제시하자 태도를 바꿨다. 담당자는 “일부 가정 사정으로 일찍 등교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현재는 오전 7시 30분 등교로 통일했다”고 밝혔다. 이후 학교는 실제로 ‘오전 7시 30분 이전 등교 금지’ 공지를 발송했고 학부모들이 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둥성 교육청이 2021년 발표한 초중등학교 운영 기준에 따르면 의무교육 단계 등교 시간은 원칙적으로 오전 7시 30분 이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시·군 교육 당국이 계절이나 지역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초등학교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 너무 심하다”는 비판이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고, “교장은 몇 시에 출근하냐”며 비꼬는 댓글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한 누리꾼은 “선생님들은 최소 6시 20분엔 와서 대기해야 한다”며 교사들의 고충도 함께 언급했다. 반면 “우리 때는 6시에 등교했다.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는 반론도 상당수였다. “나는 2008년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줄곧 6시 20분에 등교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댓글도 달렸다. “학교가 일찍 열지 않으면 일찍 출근해야 하는 부모는 아이를 어디에 맡기냐”는 현실적인 딜레마를 지적하는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 스스로 탐사하는 사족보행 화성 로봇…우주 탐사 패러다임 바꿀까? [고든 정의 TECH+]

    스스로 탐사하는 사족보행 화성 로봇…우주 탐사 패러다임 바꿀까? [고든 정의 TECH+]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큐리오시티와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화성 표면을 누비는 ‘이동식 실험실’로서 인류의 화성 탐사에 수많은 과학적 성과를 안겨줬다. 800kg 넘는 무게와 큰 차체 덕분에 다양한 과학 실험 장비를 탑재한 덕분이다. 하지만 너무 느린 속도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화성은 넓은데 로버의 이동 거리는 매우 짧기 때문입니다. 화성 로버들의 이동 속도가 느린 이유는 여러 가지다. 로버의 무게 대비 동력원인 원자력 전지(RTG)의 출력이 낮은 데다, 지구에서 직접 통제를 받다 보니 통신 지연 시간이 발생합니다.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에 따라 신호를 주고받는 데만 짧게는 4분에서 길게는 22분 이상(왕복 기준 최대 44분 이상) 소요돼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합니다. 여기에 바퀴를 이용해 이동하는 특성상 화성의 거친 암석 지형을 지날 때 전복이나 파손을 막기 위해 극도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한 번 고장 나면 수리가 불가능하니 최대한 조심해서 조금씩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존 탐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브리엘라 리게자 박사(유럽우주국 ESA 박사후 연구원)가 이끄는 연구팀은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화성의 험난한 지형을 자유롭게 돌파할 수 있는 ‘사족보행 반자율 로봇’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 Zurich) 로봇 시스템 연구소 및 ETH Zurich Space, 취리히 대학교, 베른 대학교와 협력해 이미 산업계에서 그 성능이 검증된 사족보행 로봇 ‘애니멀(ANYmal)’을 기반으로 한 화성 탐사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애니멀은 미세 현미경 이미지 센서인 ‘MICRO’와 ESA-ESRIC 우주 자원 챌린지를 위해 특수 제작된 ‘휴대용 라만 분광기’를 탑재한 로봇 팔을 장착하고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바젤 대학교 내에 조성된 모의 화성 환경인 ‘마스레이버(Marslabor)’에서 이 사족보행 로봇을 테스트했습니다. 이 로봇이 네 다리를 이용해 울퉁불퉁한 지형을 쉽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과 함께 연구팀의 중요한 목표는 인간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탐사했을 때 진짜 속도가 더 빠르고 충분한 과학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입니다. 연구팀은 전문가가 실시간으로 개입하는 ‘전통적 단일 목표 탐색 방식’과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여러 지점을 순차적으로 탐사하는 ‘반자율 다중 목표 전략’을 비교했습니다. 연구 결과 반자율 임무의 속도가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간이 대략적인 목표 영역만 지정해 주면 로봇이 스스로 임무를 수행하는 반자율 방식은 완료까지 약 12~23분이 소요된 반면, 사람이 모든 과정을 직접 조종했을 때는 유사한 임무에 41분이 걸렸습니다. 속도는 두 배 이상 빨라졌지만, 과학적 분석의 정확도와 성공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애니멀은 자율적으로 목표물을 선정해 접근한 뒤, 로봇 팔을 이용해 장비를 배치하고 분석된 이미지와 스펙트럼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탄산염암이나 현무암뿐 아니라 행성 탐사에서 핵심 자원으로 꼽히는 감람석, 사장석 등 다양한 암석 유형을 정확히 구분해냈습니다. 또 로봇이 탐사한 루틸과 같은 산화물이나 달의 구성 성분과 유사한 사장석 등은 향후 우주 거주지 건설이나 자원 확보 임무에서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래 화성 및 달 탐사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 혹은 반자율 로봇이 탐사 기간을 단축하거나 같은 기간에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아직은 연구 단계로 바로 인공지능 로봇을 화성에 투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 화성 탐사에서 상당히 유망한 신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우주 기술 프런티어(Frontiers in Space Technologies)’ 2026년 최신호에 게재됐습니다.
  • ‘김부겸 지지’ 홍준표 “보수·진보에 얽매이지 않을 것”

    ‘김부겸 지지’ 홍준표 “보수·진보에 얽매이지 않을 것”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지지한다고 밝힌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진영 논리보다 국익을 우선으로 삼겠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30여년을 당에 충성하는 정치를 해왔다”며 “1년 전 당적을 버리고 현실정치에서 은퇴하면서 나머지 인생은 국익에 충성하는 인생을 살기로 했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의 이 글은 자신이 대구시장으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을 두고 당 일각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올라온 것이다. 그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기로 했다. 정당에 얽매이지 않고 보수·진보에 얽매이지 않고 세평에 얽매이지 않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자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머지 인생을 살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요즘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상을 읽고 있다”며 “도의와 의리는 사라지고 사익과 탐욕만 난무하던 그 시대상이 지금의 대한민국과 흡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은 “비록 중국사에서 가장 사상사의 황금기였지만 현실은 가장 참혹한 시기였던 춘추전국시대였다”며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진영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는 지속돼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김 전 총리와 홍 전 시장은 1990년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정치 활동을 시작해 이후 정치 노선을 달리한 뒤에도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 “TK 현안을 해결할 사람이 필요하다”, “유연성 있고 여야 대립 속에서 항상 화합을 위해 노력했던 훌륭한 분”이라며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국민의힘 “李 대통령 오찬 회동, 민생 위해 어떤 조건 없이 임할 것”

    국민의힘 “李 대통령 오찬 회동, 민생 위해 어떤 조건 없이 임할 것”

    국민의힘이 오는 7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송언석 원내대표의 오찬 회동에 대해 “오로지 민생의 어려움 해결만을 위해 어떤 조건도 걸지 않고 대국적 차원에서 회동에 임하겠다”고 3일 밝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2일)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전 사전환담에서 이 대통령이 장 대표에게 먼저 오찬 회동을 제안했다”며 “송 원내대표가 여야정 함께하는 원탁회의를 제안한 것 등을 종합한 것”이라 말했다. 지난달 31일 송 원내대표는 “환율·물가·유가 관리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하기 위한 여야정 긴급 원탁회의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이 회동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서는 “현재 벼랑 끝에 몰려 있는 민생 문제를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고 야당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대통령이 민생의 어려움과 상관없이 정치적 목적 위해 국회와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대로 불식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밥 먹고 사진 찍는 이벤트가 아니라 민생의 어려움을 정책으로 반영시킬 수 있는 회동이 되길 희망한다”며 “당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의제로 올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서 영수회담 얘기는 꺼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지난 2월 12일 이 대통령·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을 하기로 했으나 1시간 전 불참을 선언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오찬이 성사되지 못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다양한 어려움이 시장에 넘쳐나는 때, 하루빨리 해결을 위해 여야정 머리 맞대는 그런 시기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오찬 회동이 성사되면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회동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했다. 한편 이날 장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종량제 봉투 정책 하나에도 장관 말 대통령 말 다르니 가관”이라며 “정부의 외교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원자재(나프타) 수급에 나서야 한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했다.
  • 與 “소설가 수준”·野 “李 대통령은 공범”…국조서 ‘박상용·대북송금’ 매치

    與 “소설가 수준”·野 “李 대통령은 공범”…국조서 ‘박상용·대북송금’ 매치

    윤석열 정권의 이른바 ‘조작기소 의혹 사건’을 다루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에서 여야가 소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위에서 수사 담당자였던 박상용 검사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의 통화 녹취를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는 박 검사가 “그렇게 기소되면 재판장이 선고할 수 없는 사이즈가 된다”, “조금 지나면 이 부지사는 아마 나갈 것이다”, “나가면 검찰 편에서 재판의 참고인이 되는 상황일 거다”, “법인카드 이런 것도 그 무렵 되면 그렇게 중요할까 생각이 든다”, “만족할 수 있는 결과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 의원은 “이 정도면 사건 설계가 아니라 소설가 수준”이라며 “자신이 설계한 대로 따라와 달라는 거 아니냐. 그림 그려 놓고 어떻게 짜 맞추었는지 그 민낯을 녹취록을 통해서 확인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를 진범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박 검사의 의지를 실현하려고 한 점이 파악된다”며 “검찰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고, 그에 따라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의 허위 진술이 판결의 기초가 되었기 때문에 판결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김 전 회장과 이 부지사가 밀접한 관계를 가진 과정에서 500만 달러는 스마트팜 사업, 300만 달러는 이 대통령의 방북 대가라고 하는 것은 정황이 분명히 있다”며 “이 부지사가 이 대통령 모르게 (북한에 800만 달러를 보내는) 일을 할 수 있냐”라고 반박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상식적으로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 대통령도 대북 사업을 알고 추진했고, 역할 분담이 있었고, 공범자 관계가 아니냐는 게 추론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에게 돈을 받았다는 대남공작원 리호남과 관련해서도 다툼이 있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리호남에게 이재명 방북 비용을 줬다고 하는데,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리호남은 그때 (필리핀에) 오지 않았다”며 “김성태 본인만 봤다는 것인데, 거짓말이지 뭐겠느냐”고 주장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리호남이 몇 월에 방문하지 않았다는 정보는 그것을 작성한 사람이 확인을 못한 것이지 그 자체로 증명되는 게 아니”라며 “북한의 간첩 대장인 리호남이 외국에 나갈 때 국정원에 신분이 확인되지 않도록 (필리핀에) 나갔을 것”이라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발언을 마친 뒤 회의실에서 퇴장했다. 앞서 국민의힘 특위 위원들은 회의 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박 검사와 서 변호사의 녹취가 의도적으로 짜깁기 편집된 것이라며 서 변호사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 李대통령, 7일 여야 대표와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중동 위기 대응 논의

    李대통령, 7일 여야 대표와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중동 위기 대응 논의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7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 등과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진행한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3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경제 위기 및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국민 통합과 여야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담은 청와대에서 7일 오전 11시 30분 오찬을 겸해서 진행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국민의힘에서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정부 및 청와대에서 김민석 총리와 강훈식 비서실장, 홍익표 정무수석이 참석한다. 회담 의제와 관련해 홍 수석은 “당연히 중동 전쟁에 따른 국내 경제 위기,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들이 중요하게 다뤄질 예정”이라면서 “그러나 여야 지도부와 대통령 간 회담이기에 의제 제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례화 가능성에 대해선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구상은 지난해 여야 대표들 간 회동에서 이미 약속이 이뤄진 바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정례화할 건지, 어느 시기로 할 건지에 대해서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12일 청와대에서 정청래 대표, 장동혁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으나, 장 대표가 당일 여당의 사법개혁 법안 처리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해 취소된 바 있다.
  • 김민석 총리 “제주4·3과 결코 작별하지 않겠다”… 진실규명·명예회복 최선

    김민석 총리 “제주4·3과 결코 작별하지 않겠다”… 진실규명·명예회복 최선

    “봄을 반기는 꽃이 제주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었지만 제주도민의 마음에 봄은 아직 먼 것 같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8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추념사에서 “내 가족이자 이웃이었던 3만여 명의 제주도민이 희생된 7년 7개월의 비극 속에서 동백꽃 같은 붉은 피멍이 가슴 깊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추도했다. 김 총리는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며 “통한의 세월을 견뎌온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4·3의 역사적 교훈을 강조하며 최근 정치 상황과도 연결 지었다. 김 총리는 “78년 전 참혹한 비극의 중심에는 불법 계엄이 있었다”며 “2024년 12월 3일 불법 계엄의 망령이 되살아났을 때 제주도의회는 지방의회 가운데 가장 먼저 대통령 탄핵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제주도민은 단호한 목소리로 계엄 반대를 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4·3의 역사를 잊지 않은 제주도민과 국민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주셨다”며 “다시 한번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4·3 진상 규명과 제도적 후속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정부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제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폭력 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4·3사건 진압 공로 서훈 취소 근거를 마련하고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또 “4·3의 진실을 마주하고 올바른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역사적 사명”이라며 “국민주권 정부는 4·3의 진실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4·3사건특별법을 만든 김대중 정부, 정부 차원의 첫 공식 사과를 했던 노무현 정부, 희생자 보상 근거를 법제화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유족 네 분을 희생자의 자녀로 인정하는 최초의 의결을 했다”며 “가족관계등록부에 비로소 아버지의 이름을 올리게 된 고계순·김정해·김순자·이애순 어르신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제주4·3의 세계적 의미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4·3 기록물 1만 4000여 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고, 4·3의 아픔을 담은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유럽과 미국의 주요 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했다”며 “진실과 화해, 상생의 가치로 승화된 4·3 정신을 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4·3의 역사를 끝까지 기억하고 기리고 되새기면서 평화와 인권의 가치 위에 더 큰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 나가겠다”며 “결코 제주4·3과 작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4·3의 역사는 평화를 품고, 역사의 기록은 인권을 밝히다’를 슬로건으로 한 이날 추념식에는 생존희생자·유족, 도민과 국민 등 2만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념식에는 김 총리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장동혁·조국 등 여야 정당 대표와 의원 등 각계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이날 추념식 인사말을 통해 “이름 없이 스러져 간 모든 희생자 영령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으로 머리 숙여 추모의 뜻을 전한다”며 “차마 다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말할 수 없었던 기억과 숨죽여야 했던 진실이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일깨우고 있다”며 “제주는 기억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역사를 끝내 외면하지 않고 진실을 마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제주4·3 희생자 고(故) 고석보 씨와 딸 고계순 씨의 친자관계가 확인된 사례를 언급하며 “국가 폭력으로 뒤틀린 가족관계를 바로 세우는 첫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제주에서는 친생자관계 확인 신청 230건을 포함해 총 509건의 가족관계 정정 신청이 진행 중이다. 또 제주4·3 희생자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 골령골, 광주형무소 옛터, 경산 코발트 광산 등에서 희생자 신원이 확인되며 제주4·3의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 지사는 “제주도는 마지막 한 분까지 희생자를 찾아내겠다는 각오로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주4·3의 진실을 왜곡하거나 훼손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제주4·3평화재단과 협력해 찾을 수 있는 분부터 반드시 찾는다는 원칙으로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 사업을 추진해 왔다며 마지막 단 한 분까지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각오로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4·3은 이제 세계의 역사”라며 “지난해 제주4·3 기록물 1만 4673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며, 4·3의 진실과 가치는 전 세계의 역사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4·3은 아픔을 딛고 평화로 나아간 역사이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낸 인류의 유산”이라며 “도는 지난해 12월, 제주4·3의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오늘의 삶 속에서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도민과 함께 ‘제주평화인권헌장’을 선포했다.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세계에 전파하는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나아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김창범 4·3 희생자유족회장은 “강요된 침묵의 세월을 견뎌내며 처절하게 몸부림쳐 온 절규는 4·3의 진실을 깨우는 원천이 됐고, 함께 흘린 피눈물의 외침은 세계인이 공감하는 역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로 쓰인 역사는 숨길 수도 없고 왜곡될 수도 없는 것이 역사의 이치”라며 “아물지 않은 상처에 더 이상 폭력의 칼을 꽂지 못하도록 4·3 특별법과 국가유공자법, 상훈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 전남·광주 교육청, 국회 찾아 100억 복원 촉구

    전남도교육청과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오는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정부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초기 통합 예산 복원과 교육재정 특례 마련을 위해 국회를 방문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3일 양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 관계자들은 최근 국회를 찾아 여야 의원들과 면담하고 성공적인 교육 행정 통합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 및 협력을 요청했다. 이번 방문은 통합특별시 출범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필수적인 초기 비용 확보와 법적 재정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양 교육청은 면담에서 정부 추경안에 반영됐으나 기획예산처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통합 초기 비용 100억 원’의 복원을 강력히 요구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편성했던 예산이 사라지면서 정상적인 통합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지방자치단체의 예비비만으로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정적 안정성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 마련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양 교육청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 내에 교육재정 특례 조항을 신설해달라고 건의했다. 현행 특별법 제56조는 국가의 재정 지원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현재 관계 부처의 반대로 구체적인 조항이 누락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 교육청 측의 설명이다. 양 교육청은 시행령에 △통합 특별교육교부금 △통합교육지원금 △보통교부금 산정 특례 중 최소 1개 항목 이상이 반드시 명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 교육청은 지난달 31일 입법 예고된 시행령안에 대해 교육재정 특례 반영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7월 통합시 출범 전까지 국회 및 정부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재정적·입법적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꼼수’ 써서 이기면 땡? “불공평하다” 작심 비판…씁쓸한 뒷맛 남긴 챔프전

    ‘꼼수’ 써서 이기면 땡? “불공평하다” 작심 비판…씁쓸한 뒷맛 남긴 챔프전

    우승 확률 75%를 잡았지만 스포츠의 생명과도 같은 공정성 문제가 남았다. 괜한 논란을 빚는 바람에 이겨도 찜찜한 애매한 상황이 됐다. 이대로 우승하면 불명예스러운 우승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남자배구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이라는 축제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이 챔프전 직전에 단행하면서 자초한 논란인데 베테랑 외국인 감독들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한항공은 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2(25-19 19-25 23-25 25-20 15-11)로 꺾고 기선을 제압했다. 역대 남자배구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20번 중에 15번 우승했다. 새로 합류한 호세 마쏘의 활약이 대단했다. 마쏘는 첫 출전 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71.43%로 18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중심에 섰다. 차원이 다른 높이로 상대를 압박하며 승리를 불러온 사나이가 됐다. 그러나 마쏘 때문에 승패가 갈리면서 공정성 시비가 더 커지게 됐다. 대한항공은 기존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과 함께 정규리그 1위에 올랐으나 시즌 막판 러셀의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챔프전 직전에 러셀을 내보내고 마쏘를 영입했다. 임동혁과 러셀의 역할이 중복되는 문제를 해소하고 팀의 미들블로커가 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날 승리로 이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경기 후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마쏘 영입에 대해 “절대 공정하지 않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국제 배구계에서는 (포스트 시즌 선수 교체는) 의학적 소견에 의해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마음 가는 대로 변경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면서 “선수단 내부에서도 불평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현행 규정에 따라 한 것이기 때문에 존중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이러한 행보는 벌써 세 번째다. 2023~24시즌부터 연속해서 봄 배구 직전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2024년엔 챔프전 직전 무라드 칸 대신 막심 지갈로프를 영입해 통합 4연패를 달성했고 지난해 3월엔 기존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내보내고 러셀과 계약했다.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올해 또 반복되고 우승에 가까워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게 나온다. 우승을 위해 경쟁 상대가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단행한 것이기 때문이다. V리그가 특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도 “다른 리그에서 이런 경험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주요 프로스포츠 종목 단체들은 대부분 선수 등록 및 이적 기한을 제한하고 있다.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비정상적인 전력 보강이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V리그는 외국인 선수는 시기 제한 없이 언제든지 교체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 제도적인 허점을 이용해 대한항공이 재미를 보는 상황이다. 특히 대한항공이 한국배구연맹(KOVO) 회장사로 있다 보니 눈초리가 더 따갑다. 리그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구단이 이런 식의 꼼수를 해마다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즌이 끝나면 논의를 통해 제도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 유가 급등 와중에…우크라, 연이어 러시아 정유시설 때리니 수출 20% ‘뚝’ [핫이슈]

    유가 급등 와중에…우크라, 연이어 러시아 정유시설 때리니 수출 20% ‘뚝’ [핫이슈]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항만 시설, 송유관, 정유 시설을 연이어 공격하면서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이 하루 2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원유 수출 설비 용량의 최소 40%가 현재 가동 중단 상태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발트해 최대 석유 수출항인 우스트루가를 비롯해 프리모르스크, 노보로시스크 항구 등에 연이어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특히 이 중 우스트루가항의 경우 지난달 22일, 25일, 27일, 29일, 31일 연이어 공격받았는데, 이곳은 원유를 처리하는 석유 처리 시설과 수출 터미널이 밀집된 복합 단지다. 보도에 따르면 우스트루가항은 드론 공격과 화재로 인해 1주일 전부터 석유 수출이 중단된 상태이며, 이 항을 통해 매월 20만~40만 톤을 수출하는 카자흐스탄도 졸지에 길이 막혔다. 또한 프리모르스크항 역시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석유 저장 시설의 40%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수출이 막히면 파이프라인 시스템과 저장 시설도 가득 차면서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생산력 감축은 이란 전쟁으로 인해 불안정한 유가 시장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원유 관련 시설에 공격을 멈추지 않는 것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원유 가격 상승과 일부 제재 완화로 러시아가 반사 이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관련 제재를 일부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기자들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줄일 것을 촉구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시설을 먼저 공격하는 것을 중단해야만 공격이 중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연일 러시아 석유 시설을 공격하자 동맹국들이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먼저 공격을 중단하라며 책임을 상대에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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