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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 여성 무차별 망치 폭행 용의자 “인종·성별 증오범죄 결론”

    한인 여성 무차별 망치 폭행 용의자 “인종·성별 증오범죄 결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벌어진 한인 여성 폭행 사건에 대해 현지 경찰이 인종과 성별에 대한 증오범죄로 잠정 결론 내렸다. 17일(한국시간) 현지 한인 언론에 따르면 LA경찰국 올림픽경찰서는 “이번 사건이 인종과 성별을 동시에 타깃으로 한 증오범죄로 보인다”고 밝혔다. 용의자 양재원(22)씨는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고 무기징역에 이를 수도 있다. 양재원은 지난 10일 오후 6시쯤 올림픽과 버몬트 인근 한 상가 2층에서 모르는 피해자를 망치로 40여 초간 24차례 마구 내리쳤다. 피해 여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피해 여성과 만난 한 지인은 “스무 번 넘게 망치로 머리를 맞았는데 살아난 게 기적이다. 피해자 본인도 처음 망치에 맞은 뒤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데이빗 코왈스키 올림픽경찰서장은 “용의자가 특히 한인 여성을 타깃으로 증오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백팩에 망치를 넣고 다녔고, 당시 살인하기로 마음먹고 한인타운을 돌아다니다가 만난 첫 번째 여성이 지금의 피해자다”라고 설명했다. 양씨는 지난 2월 중순 한미 간 비자 면제 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미국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가 “영어를 못하는 한국 국적자이고, 명확한 거처 없이 숙박업소를 전전해 왔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욕설·외설투성이 랩이 시와 한 몸이라고?

    욕설·외설투성이 랩이 시와 한 몸이라고?

    힙합의 시학/애덤 브래들리 지음/김봉현·김경주 옮김/글항아리/300쪽/1만 4000원‘힙합이 시와 한 몸’이라면? 재깍 얼굴을 찌푸릴 준비를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욕설, 조롱, 음담패설, 여성 혐오 발언 등이 넘쳐나는 힙합 가사를 들이밀며 말이다. 하지만 1999년 데뷔 앨범에서 “랩은 시예요! 유남생?”이라고 외쳤던 드렁큰 타이거의 랩처럼 랩은 알고 보면 시의 미학을 무궁무진하게 품고 있는 ‘길거리의 시’다. 책은 래퍼들의 라임북이 왜 시가 만들어지는 공간인지, 랩과 시가 어떻게 닮은꼴인지, 랩 속에 시의 묘미가 어떻게 발화되는지에 대한 정교한 논리로 가득하다. 미국 콜로라도대 영문학과 교수로 대중문화 연구자인 저자는 우리에게 익숙한 수많은 랩 가사와 유명 시인, 학자, 래퍼들의 발언들을 씨줄날줄로 엮어 이를 차근차근 증명해 나간다.영국 시인 에이드리언 미첼은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시를 외면한다. 대부분의 시가 사람들을 외면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랩은 거대한 대중 예술이자 요즘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현대 시가 돼 마트, 쇼핑센터, 경기장 등 늘 주위를 맴돌며 우리의 의식 속으로 침투한다. 책 속의 시가 정색한 얼굴을 하고 우리 일상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랩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랩이 구전 문학 전통에서 배태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시를 ‘타 말레’(ta male)라고 불렀는데 이는 ‘노래로 불리기 위한 시’라는 뜻이었다. 저자는 리듬, 라임, 언어유희, 스타일, 스토리텔링, 설전 등 힙합을 이루는 핵심 요소 여섯 가지를 분석하면서 랩이 어떻게 시와 이어져 있고,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통찰한다. ‘랩이 곧 시’라는 명제에서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랩 가사의 선정성, 공격성 등이다. ‘왜 힙합 가사에는 욕설과 은어, 여성 비하 혹은 모욕, 마약과 외설, 폭력 등 금기 표현들이 즐비하냐’, ‘불쾌함을 일으키는 가사가 어떻게 시일 수 있느냐’는 반문이다. 여기에 합당한 대답을 내놓는 게 랩의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랩이 길모퉁이에서 탄생한 예술이자 길거리 언어라는 점을 주지시킨다. 힙합이 “쓸모없는 인간의 소외된 표현”(힙합 역사학자 윌리엄 젤라니 콥)으로 진화해 왔다는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랩은 밑바닥 계층이 써 온 관습적인 표현들인 만큼 자신의 환경에서 잉태된 고유의 언어를 창조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일부 랩에 등장하는 성차별, 동성애 혐오, 폭력은 제재해야 하지만 거친 가사가 흑인들의 고된 현실을 왜곡 없이 담을 언어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시와 랩이 배다른 형제’라고 생각하는 김봉현 힙합 저널리스트와 김경주 시인이 함께 번역했다. 김경주 시인은 “랩은 가장 현대화된 고백 양식이며 현대의 시 낭독이 비트 위에서 출렁거릴 때 그것은 랩이기도 하고 이미 시이기도 하다. 시와 랩의 어울림은 그렇게 눈치 보지 않고 출렁거릴 때 매혹적”이라고 했다. 갖가지 힙합 용어들과 무수한 랩 가사들이 용례로 포진돼 수월하게 읽기는 힘든 책이다. 하지만 ‘어째서 랩이 시와 같으냐’는 처음의 항변은 수그러들지 모른다. 그리고 이 말에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지난 30여년 동안 랩은 위대한 시인보다 더 많은 위대한 래퍼를 배출했다. 이제 우리가 그들의 노력이 빚어 낸 ‘랩의 시학’에 보답할 ‘위대한 관객’이 되어 줄 차례다.’(29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국 노동시간 OECD 최장…생산성은 선진국 절반 수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 회원국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OECD는 17일 발표한 구조개혁 평가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짧은 기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렸지만, 근로시간은 회원국 중 가장 길고 생산성은 최고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시간당 생산성 29.9 달러… 노르웨이 절반 OECD는 2009~2015년 한국의 노동생산성 연평균 증가율은 1.9%로 직전 7년 평균(2.8%)보다 0.7% 포인트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13년 기준 29.9달러로 최고 수준인 룩셈부르크(69달러)나 노르웨이(63.8달러)의 절반에 못 미친다. 소득분배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2014년 30.2)는 여전히 OECD 평균(31.7)보다는 낮지만, 1분위 가처분소득 비중은 6.9%로 OECD 평균(7.7%)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소득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의 낮은 고용률이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으므로 보육의 질을 높이고 출산·육아휴직을 장려해 일·생활의 균형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고용률 높이고 비정규직 차별 해소해야” 정규직·비정규직 간 불평등을 유발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 보호를 합리화하고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에 대한 직업훈련·사회보험 가입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높은 재산세율은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관련 세율의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5년 이후 OECD 각국이 추진해 온 구조개혁 추진 과제에 대한 이행실적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정책 권고 사항을 담은 것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엄마에게 일은 여전히 사치다

    엄마에게 일은 여전히 사치다

    육아휴직을 이용한 여성 10명 중 4명이 1년 안에 직장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퇴사를 막고 출산율을 높이려면 근로시간을 줄이고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등의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육아휴직 10명 중 4명, 복귀 1년 이내 퇴사 1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 종료 1년 시점에서 2014년 동일직장 고용유지율은 56.6%에 그쳤다. 육아휴직을 마친 여성 43.4%가 1년 안에 퇴사를 하는 것이다. 육아휴직 뒤 변화하는 근무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고, 가정이나 보육시설에서 대체 양육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더 낮았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육아휴직 후 1년 고용유지율은 2012년 기준으로 42.5%, 1000인 이상은 59.1%였다. 중소기업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과 함게 휴직자 불이익에 대한 강력한 근로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고용률(2015년 기준)은 49.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57.9%)에 미치지 못했고, 가임여성의 합계출산율도 1.24명으로 포르투갈과 함께 최하위다. 기혼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공무원·국공립교사 75.0%, 정부투자·출연기관 66.7%, 일반회사 34.5%다. ●근로시간 줄이고 아빠 육아휴직 의무화해야 결국 연간 2113시간(2015년 기준)에 이르는 장시간 근로와 직장에서의 부당한 성차별 등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일·가정 양립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라는 것이다. 이삼식 선임연구위원은 “직장 눈치를 보지 않도록 육아휴직과 근로시간 단축을 법적 의무로 규정하거나 일정 기간 남성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대 남성, 미국서 ‘한국 여자’ 확인하고 망치로 무차별 폭행

    20대 남성, 미국서 ‘한국 여자’ 확인하고 망치로 무차별 폭행

    한국인 남성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한국 여성을 망치로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LA 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양모(22)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한인타운 중심가에서 망치로 A(24)씨의 머리 등을 때린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LA 경찰은 양씨가 A씨에게 다가가 한국말로 ‘당신 한국인이냐’고 물었고, A씨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양씨가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망치를 들고 와 흉기로 A씨를 폭행했다고 사건 경위를 밝혔다. 바닥에 쓰러진 A씨는 얼굴을 가리고 소리를 질렀지만 양씨는 멈추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A 경찰은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양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양씨와 A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확인됐다. LA 총영사관 김보준 경찰영사는 “이번 사건은 범행에 특별한 동기가 없는 ‘무동기 범죄’ 중 하나로 보인다. 양씨는 현재 LA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 중”이라며 “양씨는 최근 한미 간 비자 면제 프로그램인 ‘전자여행허가제’(에스타·ESTA)로 미국에 들어왔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女, 자신 과소평가 경향…남녀 임금불평등 원인 (연구)

    女, 자신 과소평가 경향…남녀 임금불평등 원인 (연구)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남녀간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 사회적 성차별이나 구조적 차별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개인의 성역할에 대한 뿌리 깊은 인식을 주목한 연구가 진행돼 ‘또다른 성차별의 결과’라는 사회적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여성 스스로 잠재적인 수입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지니면 임금 인상과 승진 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즉, 비관론이 남녀 임금 격차를 벌려놓는다는 의미다. 영국 배스대학에서 시행한 이 연구는 여성이 기대수익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남성들은 대개 반대 성향을 보인다는 점을 밝혀냈다. 남성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반면, 여성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가 더 많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직상태나 유급직인 사람을 모두 포함해 개인의 기대급여를 알아보기 위해 ‘영국 가구 패널 조사’(he British household Panel Survey)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이 더 낮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남성은 자신의 기대치와 필적하지 않을 경우, 불만족을 느끼는 경향이 많았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더 나은 보수와 성취를 추구하며 이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들은 여성들 사이에 팽배한 비관론이 더 나은 직급과 급여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영경제학의 크리스 도슨 부교수는 "임금 면에서 여성의 낮은 기대감이 비관적 관점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면, 그들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임금 불평등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것은 남녀임금 격차를 다루는 정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에 직장에서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활발하게 만들기 위한 더 나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시행 없이도 임금격차를 좁히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재인식할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임금격차의 복잡한 본질에 새로운 정보를 주었다. 나아가 낮은 임금을 받음에도 남성 근로자보다 직장에 만족하는 ‘여성근로자의 역설적인 상황’을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영대학 학장이자 교수인 베로니까 홉 헤일리는 "직장에서 성별관계에 따른 무의식적인 편견이 내재되어 있지만, 새로운 연구는 여성이 만든 무의식적인 비관론과 수동적인 역할이 임금격차나 승진 기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 그렇기에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어 자신의 가치를 인지하고 한 단계 진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결국 여성 인재를 육성해야 할 책임은 고용주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있다. 그래야 남녀임금격차를 줄이는 계획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naka)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백인경찰의 흑인 과잉진압…동영상 조회수 폭발

    백인경찰의 흑인 과잉진압…동영상 조회수 폭발

    미국 캘리포니아 경찰의 폭력적인 과잉 진압 논란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무단 횡단한 10대 흑인을 때리고 수갑을 채우거나 흑인여성 노숙자를 무차별 폭행해 제압하는 등 정당행위가 지나쳐 비난의 화살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길바닥에서 용의자를 때려잡는 캘리포니아주 발레호 경찰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과잉진압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더썬의 13일자(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금요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주유소에 한 남자가 미치광이처럼 행동한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목격자들은 처음에 경찰이 비무장한 용의자를 몇 분 동안 쫓았고, 용의자가 포기하고 도로에 주저 앉자 수갑을 채우려 시도도 하기 전에 땅바닥으로 용의자를 거칠게 밀쳤다고 주장했다. 실제 영상을 보면 백인 경찰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10대를 땅에 눕힌 뒤 올라탄 채 주먹으로 마구 폭행을 가한다. 10대 용의자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내려치는 주먹을 모두 맞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때리지 말라"고 항의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얼굴과 몸통을 때리더니 나중에는 경찰 몽둥이를 꺼내 온몸을 구타했다. 계속되는 경찰의 구타에 제정신이 아닌 듯 10대 용의자는 "나는 신이야, 신이라고"라는 알 수 없는 소리만을 반복했지만 역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주변 시민들이 계속 항의하자 이 경찰은 욕설을 하더니 총을 꺼내 겨누기까지 했다. 뒤늦게 경찰차를 타고 몰려온 다른 경찰들 역시 시민들에게 욕설을 하면서 "모두 뒤로 물러서라"고 위협했다. 공교롭게 모두 백인 경찰들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발레호 경찰 측은 성명서를 통해 "유죄가 입증될때까지 어느 경찰관이든 무고하다. 폭력은 항상 불쾌한 일이지만 경찰관들은 매일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고, 이를 극복해야하기에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이 문제를 조사해서 어떠한 정책이나 법률을 어겼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력을 행사한 경찰관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용의자는 수감되어 처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관련 영상은 온라인에 공개된 이후 1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더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새 영화] 美 우주개발 다룬 ‘히든 피겨스’

    [새 영화] 美 우주개발 다룬 ‘히든 피겨스’

    오는 23일 개봉하는 ‘히든 피겨스’는 미국의 우주 개발에 큰 공헌을 하고도 오랫동안 기억되지 못했던 흑인 여성 세 명의 이야기다. 백인, 남성 중심의 1960년대 미국사에서 숨겨진 인물(히든 피겨스)인 셈이다.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궤도 비행 머큐리 프로젝트(1958~1963)와 달 착륙 아폴로 프로젝트(1961~1972)에 참여하며 NASA의 역사를 바꿨던 흑인 여성 수학자 캐서린 존슨(99),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책임자 도러시 본(1910~2008),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 메리 잭슨(1921~2005)이 주인공이다. 소련과의 경쟁이 치열하던 당시 수학에 재능이 있는 흑인 여성들이 우주 프로젝트와 관련한 각종 수학 계산을 담당하기 위한 ‘인간 계산기’로 동원된다. 캐서린, 도러시, 메리도 이들 중 한 명이다. 수학에 특출한 능력이 있는 캐서린은 우주 임무 센터에 투입되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하루에도 여러 차례 800m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에 뛰어다녀야 하고, 커피포트도 따로 써야 하는 굴욕을 맛본다. 여자라는 이유로 주요 회의에서 배제되기도 한다. 도러시는 관리자로 승진하지 못하고, 메리는 엔지니어를 꿈꾸지만 필수적으로 들어야 할 수업이 백인만 다니는 학교에서 열리는 등 난관에 부딪힌다. 그런데 영화는 이러한 기울어진 운동장의 풍경들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또 당당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의 도약이든, 그것은 우리 모두의 도약”이라는 도러시의 말처럼 인종 차별과 여성 차별이라는 두 장애물을 한꺼번에 넘어야 했던 흑인 여성끼리의 유대감이 단연 돋보인다. 각각 캐서린, 도러시, 메리를 연기한 타라지 P 헨슨, 옥타비아 스펜서, 저넬 모네이의 앙상블도 최고다.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던 미국이 우주 개발 경쟁에서 뒤처졌던 까닭을 차별에서 찾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세 흑인 여성이 차별을 극복하고 능력을 발휘할 때야 비로소 미국은 첫 번째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하며 소련을 따라잡는다. 또 소련을 이기기 위해서라면 흑백, 남녀 등 모든 조건을 잊을 수 있었던 당시 미국의 시대상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영화가 단순히 과거 이야기로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성, 종교, 계급별, 국가별 혐오와 장벽이 치솟고 있다. 이를 극복할 때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캐서린이 IBM 컴퓨터가 구동되기 시작하며 잃었던 자리를 되찾는 장면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든 오늘날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듯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호명되지는 않았다. 대신 올해 오스카 수상자를 만날 수 있다. ‘문라이트’로 남우조연상을 탄 메허샬레 엘리가 이 작품에도 나온다. 캐서린의 연인을 연기했다. 가수로 유명한 저넬 모네이도 ‘문라이트’에 메허샬레 엘리의 부인 역으로 나온다는 점이 흥미롭다. 12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온라인 속보] 화제의 BBC 동영상, 왜 우리는 아시아 여성을 보모라고 단정할까

    “우리는 왜 BBC 인터뷰 도중 난입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 아시아 여성을 보모라고 단정할까?”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직후 부산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치는 로버트 켈리 교수가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한 아이가 춤을 추며 들어온 데 이어 보행기를 탄 아이까지 들어와 시청자들은 물론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두 아이에 이어 소스라치게 놀라 뛰어들어온 여성이 두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 아이들이 우리 말로 “엄마, 왜?”라고 물었고, 끌려나간 뒤 웃음 소리가 전해져 심각한 탄핵 뉴스와 아랑곳 없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보는 이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게 만들었다. 켈리 교수의 어머니 엘렌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소 그 방에서 우리와 화상통화를 자주해 진행자를 우리로 착각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며느리 김정아가 아이들을 제지하려다 미끄러지는 모습이 BBC 방송사고 최고의 명장면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BBC의 헤일러 정 기자는 12일 켈리 교수의 부인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김정아씨를 적지 않은 이들이 보모로 혼동했다며 이런 현상은 인종과 성, 특히 아시아 여성에 대한 인종적인 편견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짚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는 깜짝 놀란 김씨의 표정이나 황급히 뛰쳐들어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 것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지 모르는 보모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들었다고 둘러댄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그녀가 그저 남편의 인터뷰를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매우 당황해 그같은 행동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한다. 한국인이라면 아이의 우리 말을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에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아이들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지만 영국인들은 그렇지 못한 사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영국계 중국인인 헤일러 정 기자는 런던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는데도 많은 이들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면 당연히 약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던 것을 떠올렸다. 인도 출신의 한 여기자가 지역신문사에 첫 출근했을 때 청소부로 오인받았던 씁쓸한 기억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나아가 김씨를 가정부로 오인하게 만든 것에는 결혼은 같은 인종끼리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의식이나 무의식에 깊이 뿌리내려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기자가 두 명의 백인 영국인, 한 명의 영국계 중국인과 함께 콘서트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모든 이들이 중국 남성과 데이트 중이라고 단정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일부는 김씨를 가정부로 단정한 것은 백인 중심의 편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다른 일부는 사람들이 단정한 내용을 되돌아볼 것을 권한다. 트위터 이용자인 마리아 정은 “이토록 사랑스러운 동영상을 보며 잘못된 결론에 이르렀다고요? 재미있네요(LOL). 웃어넘겨버릴 수도 있지만 우리의 편견들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면 훨씬 똑똑해질 것”이라고 권했다. 마지막으로 헤일러 정 기자는 한국인들 역시 편견을 갖고 있다고 아프게 지적한다. 많은 한국인 맞벌이 부부들이 가정부에게 아이들 양육을 맡긴다며 필리핀 가정부 헬렌(가명)이 “일부 한국인들이 피부색에 매우 민감하다”며 그들은 자신보다 더 검은 피부를 지닌 이들에게 매우 차별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에서 2년 동안 특파원으로 일했던 앤드루 우드 기자는 종종 미군 병사로 오인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택시 기사들은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이면 백인이 택시를 잡으면 잘 세워주지 않았다. 뒷좌석에 구토물을 잔뜩 늘어놓을 술취한 미군 병사라고 단정하기 때문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로버트 켈리 교수가 지난 10일 영국 BBC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두 아이가 난입(?)하자 부인이자 아이들의 어머니인 김정아씨가 황급히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고 있다. BBC 홈페이지 갈무리 영국 BBC는 아시아 여성을 보모라고 단정한 것은 인종의 벽을 뛰어넘는 커플에 대해 우리 모두 강한 편견을 갖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진은 BBC가 예로 든 티모시 데이비스와 티파니 웡 부부. BBC 홈페이지 갈무리
  • 화제의 BBC 동영상, 왜 우리는 아시아 여성을 보모라고 단정할까

    화제의 BBC 동영상, 왜 우리는 아시아 여성을 보모라고 단정할까

    “우리는 왜 BBC 인터뷰 도중 난입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 아시아 여성을 보모라고 단정할까?”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직후 부산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치는 로버트 켈리 교수가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한 아이가 춤을 추며 들어온 데 이어 보행기를 탄 아이까지 들어와 시청자들은 물론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두 아이에 이어 소스라치게 놀라 뛰어들어온 여성이 두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 아이들이 우리 말로 “엄마, 왜?”라고 물었고, 끌려나간 뒤 웃음 소리가 전해져 심각한 탄핵 뉴스와 아랑곳 없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보는 이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게 만들었다. 켈리 교수의 어머니 엘렌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소 그 방에서 우리와 화상통화를 자주해 진행자를 우리로 착각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며느리 김정아가 아이들을 제지하려다 미끄러지는 모습이 BBC 방송사고 최고의 명장면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BBC의 헤일러 정 기자는 12일 켈리 교수의 부인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김정아씨를 적지 않은 이들이 보모로 혼동했다며 이런 현상은 인종과 성, 특히 아시아 여성에 대한 인종적인 편견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짚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는 깜짝 놀란 김씨의 표정이나 황급히 뛰쳐들어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 것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지 몰라 쩔쩔매는 보모를 연상하게 만들었다고 둘러댄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그녀가 그저 남편의 인터뷰를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매우 당황해 그같은 행동을 했을 뿐이라고 반박한다.한국인이라면 아이의 우리 말을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에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아이들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지만 영국인들은 그렇지 못한 사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영국계 중국인인 헤일러 정 기자는 런던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는데도 많은 이들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면 당연히 약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던 것을 떠올렸다. 인도 출신의 한 여기자가 지역신문사에 첫 출근했을 때 청소부로 오인받았던 씁쓸한 기억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나아가 김씨를 보모로 오인하게 만든 것에는 결혼은 같은 인종끼리 해야 한다는 스테레오타이프가 의식이나 무의식에 깊이 뿌리내려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기자가 두 명의 백인 영국인, 한 명의 영국계 중국인과 함께 콘서트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모든 이들이 중국 남성과 데이트 중이라고 단정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일부는 김씨를 가정부로 단정한 것은 백인 중심의 편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다른 일부는 사람들이 단정한 내용을 되돌아볼 것을 권한다. 트위터 이용자인 마리아 정은 “이토록 사랑스러운 동영상을 보며 잘못된 결론에 이르렀다고요? 재미있네요(LOL). 웃어넘겨버릴 수도 있지만 우리의 편견들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면 훨씬 똑똑해질 것”이라고 권했다. 마지막으로 헤일러 정 기자는 한국인들 역시 편견을 갖고 있다고 아프게 지적한다. 많은 한국인 맞벌이 부부들이 가정부에게 아이들 양육을 맡긴다며 필리핀 가정부 헬렌(가명)이 “일부 한국인들이 피부색에 매우 민감하다”며 그들은 자신보다 더 검은 피부를 지닌 이들에게 매우 차별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에서 2년 동안 특파원으로 일했던 앤드루 우드 기자는 종종 미군 병사로 오인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택시 기사들은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이면 백인이 택시를 잡으면 잘 세워주지 않았다. 뒷좌석에 구토물을 잔뜩 늘어놓을 술취한 미군 병사라고 단정하기 때문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이슬란드 ‘동일노동 동일임금’ 첫 도입

    유럽의 작은 섬나라 아이슬란드가 세계 최초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인증제를 도입한다. 이는 기업들이 성별이나 인종, 국적에 상관없이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에게는 같은 임금을 지급한다고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로 무엇보다 남녀 임금 차별을 없애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8일(현지시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2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인증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달 중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인디펜던스 등이 보도했다. 아이슬란드는 법안이 통과되면 2020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법안에 따르면 기업이 세금·회계감사 보고서를 제출할 때 인증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새 법안은 아이슬란드 중도 우파 정부와 야당 모두 지지하고 있어 의회에서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가 약 33만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는 2022년까지 남녀 간 임금 격차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톨스타인 비그런드선 사회복지평등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남녀는 직장에서 평등한 기회를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스위스나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비슷한 인증제를 도입한 적이 있지만 모든 사업장이 인증서를 제출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은 아이슬란드가 처음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8년 연속 남녀 간 성(性) 격차가 가장 적은 국가로 아이슬란드를 선정했다. 아이슬란드는 5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임원 4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등 각종 성차별 해소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슬란드 여성은 여전히 남성보다 14∼18%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신사임당, 빛으로 그리다, 강릉 오죽헌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신사임당, 빛으로 그리다, 강릉 오죽헌

    '머나먼 고향 집은 첩첩 산 너머/ 언제나 꿈속에서 달리는 마음/ 한송정 언저리엔 외론 달 뜨고/ 경포대 앞에는 한 줄기 바람/(중략)/ 언제나 강릉 길을 다시 찾아가/때때옷 입고 슬하에서 바느질하랴'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은 고향인 강릉을 떠나면서 한시 ‘사친(思親)’을 지어 고향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해거름, 평창 동계 올림픽 경기장 아이스 아레나가 있는 강릉 경포의 꽃샘추위는 매섭다. 그럼에도 신사임당의 자취를 느껴보고자 하는 방문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아마도 요새 인기리에 방영중인, 신사임당 일생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의 영향일 터. 신사임당과 그녀의 셋째 아들 율곡 이이(李珥·1536~1584)의 삶이 아련히 묻어있는 강릉 오죽헌(江陵 烏竹軒)이다. 지금도 신사임당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분분하며, 극명하게 대조된다. 어찌되었던 분명한 것은 그녀를 부덕(婦德)과 현모양처의 전형으로 칭송하던 당시 조선 사대부의 시각을 현재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그녀의 셋째 아들인, 율곡이 당시 힘 있던 서인의 상징이자 노론의 학문적 기반이 되면서 송시열 등이 앞장서 신사임당을 조선 사대부 집안 여인의 롤모델로 고정하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사임당은 한 인간으로서도 분명 뛰어난 여성이었다. 당시 기생에 의해 주도되던 여류 문학과 예술에 사대부 출신의 깊이 있는 미적 감각을 보여준 선구자였다. 특히, 그림에 있어서는 유일무이할 만큼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을 정도의 천부적인 재능이 그녀에게는 있었다. 사임당의 예술적인 재능은 일찌감치 그녀의 친정 집안의 전통에서 내려온 것이다. 개방적인 성향의 외할아버지 이사온, 기묘사화(1519)의 중심이었던 조광조와 교유를 하면서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은 진보 성향의 아버지 신명화(申命和)와 온화한 성품을 지녔던 어머님의 가르침 아래 당시로는 드물게 여성으로서 성리학적 지식과 문장, 그림, 한시 등의 소양을 기를 수 있었다. 더구나 그녀 어머니의 생가이기도 한 오죽헌에서 다섯 딸 중 둘째로 나고 자란 그녀는 아들 형제가 없었기에 차별받지 않은 채 훌륭한 교육을 외가로부터 맘껏 받을 수 있었다. 또한 1522년 이원수(李元秀)와 혼인하여서도 꾸준히 친정집인 오죽헌에 머물면서 시댁의 법도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바로 이런 환경으로 인하여 신사임당은 맘껏 예술적 재능을 뽐내었고 5남 3녀라는 많은 자녀를 둘 수 있었다. 하지만, 출가 이후 소원해지던 남편과의 관계로 인하여 고향인 강릉과 한성부, 평창, 파주 등 각지로 이사로 다니기 시작하면서 고단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특히, 남편 이원수의 외도와 집안에 첩을 두는 일은 그녀로 하여금 무척이나 분노케 하였다. 더구나 첩인 권씨는 주모 출신에 술주정까지 심하였기에 기품 있던 사임당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1550년 심장질환을 얻게 되었고, 이듬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아마도 홧병이었으리라. 세상을 떠나면서 남편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재혼하지 말 것을 요구하였지만, 남편은 첩 권씨를 본처로 맞아들인다. 계모 권씨의 패악질은 결국 이이로 하여금 금강산으로 승려가 되기 위해 떠나게 하는 계기를 만든다. 신사임당의 본명은 문헌으로는 현재 전해 내려오지 않는다. 다만 그녀 스스로 주나라 문왕을 낳은 부인 태임(太任)을 본받는다는 의미에서 사임(師任)으로 아호를 정하였다고 한다. 또한 여성이었기에 별채를 의미하는 당(堂)을 붙여 사임당으로 지금껏 불리운다. <오죽헌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강릉 경포대에 간다면, 경포대와 더불어. 2. 누구와 함께? -가족 단위 여행지. 3. 가는 방법은? -강원도 강릉시 율곡로 3139번길 24/ (033)660-3301 4. 감탄하는 점은? -그가 남긴 그림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최근 방문객이 많이 늘었다. 해설사들이 좀 더 필요할 듯. 6. 꼭 봐야할 장소는? -율곡기념관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현대장칼국수(645-0929), 알탕으로 유명한 해성횟집(648-4313), 고로케 가게인 바로방(646-4621), 강원도 토종 꾹저구탕집 연곡꾹저구탕(661-1494), 초당할머니순두부(652-2058). 지역번호 (033) 8. 홈페이지 주소는? -ojukheon.gangneung.go.kr/museum/main.j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경포대, 선교장, 참소리 축음기 에디슨 과학 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사임당의 삶을 알고 보면 눈물짓게 만드는 집. 조선 사대부 주거양식으로는 원형이 잘 보존된 집. 남성 중심 사회인 조선에서 살다간 불우한 천재 화가의 집.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서울포토] ‘성차별 해소! 여성노동 존중!’…세계 여성의 날 행사

    [서울포토] ‘성차별 해소! 여성노동 존중!’…세계 여성의 날 행사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참가한 여성 노동자들이 성차별 해소와 남녀 동일 임금 지급, 저임금 해소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7. 3. 8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In&Out] 세계여성의 날과 남성들의 공감/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In&Out] 세계여성의 날과 남성들의 공감/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레버를 당기면 음식이 나온다. 그와 동시에 옆 동료가 전기 충격을 받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실험을 쥐와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실험 대상 동물은 음식을 위해 레버를 계속 당기기보다 배가 고파도 동료를 위해 오랜 기간 중지하는 쪽을 택했다. 동료의 고통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공감능력은 동물보다 더 뛰어나다. 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은 ‘공감의 시대’란 저서를 통해 인간의 공감능력이 인류의 문명을 진화시켜 왔다면서 ‘호모 엠파티쿠스’(공감하는 인간)를 강조한다. 덴마크는 유엔이 집계한 2016 세계행복지수에서 1위다. 덴마크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만든 비결로 공감능력이 꼽힌다. 덴마크는 학교에서 감정카드, 고민해결 등 공감능력 키우기 수업을 10년 동안 진행한다. 통계청의 ‘2015 일·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남자의 1일 평균 가사노동시간에서 덴마크가 186분으로 1위다. 여성들이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고통에 남성들도 공감하면서 집안일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45분으로 최하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9개국 평균(139분)의 3분의1에 불과하다. 한국 여성들은 맞벌이 가정에서조차 독박육아에 시달린다. 그래서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들이 많다. 이 때문에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여성들도 늘어난다. 저출산 고령화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남녀 간 임금 격차는 부동의 OECD 1위다. 세계경제포럼의 2016 성(性)격차지수에서 한국은 145개국 중 116위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의 2016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5명 중 1명꼴로 신체적 성폭력을 경험했다.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 남성들도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폭력을 외면하지 않고 공감능력을 발휘할 때가 됐다. 가정과 일터, 사회에서 여성폭력 예방을 포함한 양성평등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외국에서는 그런 사례들이 적지 않다. 1989년 캐나다에서 여성을 혐오하는 한 남성이 총을 난사해 여학생 14명이 숨진 것을 계기로 가슴에 하얀 리본을 다는 여성폭력 근절 캠페인이 남성 주도로 시작됐다. 2015년 터키에서 한 여대생이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되자 분노한 남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로 나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에서는 마초제로라는 남성단체가 성매매 반대 캠페인을 펼친다. 히포시(HeForShe) 캠페인은 성역할 고정관념과 여성폭력, 성 차별을 타파하고 실질적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2014년부터 진행돼 많은 남성이 참여하고 있다. 오늘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109년 전인 1908년 미국 뉴욕의 한 광장에 여성 노동자 2만여명이 모여 10시간 노동제 등 생존권과 참정권 등을 요구한 이날을 유엔이 1975년부터 국제기념일로 정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기념행사가 매년 열린다. 오늘을 기점으로 양성평등문화 확산과 실천을 위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그러면 남녀 모두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많은 사회 문제들이 해결되며, 국가의 미래가 밝아지는 열매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여성 등기임원 ‘0’… 금융권은 ‘방탄 유리천장’

    여성 등기임원 ‘0’… 금융권은 ‘방탄 유리천장’

    직원 6만여명 중 여성 44%인데 부서장급 6.7%… 임원급 4.4%한은 등 공공기관 5곳 女임원 ‘0’여성 최초 은행장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지난해 12월 퇴임하면서 “금융계에는 우수한 후배가 많다. 더 많은 여성 리더가 나올 것”이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나 ‘제2의 권선주’ 탄생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금융계에는 여전히 방탄유리처럼 두꺼운 장막이 둘러쳐 있기 때문이다. 사무금융서비스노조가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금융공공기관·증권·생명보험·손해보험·여신 및 저축은행 등 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서장급 2911명 중 여성은 196명으로 6.7%에 불과했다. 임원급은 773명 중 34명(4.4%)으로 비율이 더 떨어졌고, 등기임원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 전체 직원 6만여명 중 여성 근로자의 비중은 44%에 달하지만, 관리자와 임원이 되는 것은 바늘구멍 뚫기인 셈이다. 특히 한국은행·서울보증·증권금융·예탁결제원·건설공제조합 등 5개 공공기관 58명의 임원급 중에선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 증권사(11개사) 임원급 218명 중에선 딱 1명(신한금융투자) 있었고, 손보사(11개사)와 여신 및 저축은행(13개사)의 여성 임원 비율도 각각 2.3%와 4.9%에 그쳤다. 외국계가 많은 생보사(10개사)에는 195명의 임원급 중 24명(11%)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나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조사에서 빠진 다른 공공기관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외부 출신인 오순명 K뱅크 사외이사가 2013~16년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보)을 맡은 게 유일한 여성 임원 배출 사례다. 내부 출신 중에선 이화선 기업공시제도실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62개 부서장 자리 중 하나를 꿰찼다. 한국거래소는 채현주 홍보부장이 2015년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장을 맡아 첫 여성 부서장이 됐을 뿐 임원은 아직 없다. 금융노조 산하라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은행권도 여성 임원 비중은 5~6%가량이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SC제일·씨티 등 6개 은행의 경우 지난해 9월 금감원 공시 기준으로 47명의 등기임원이 등재됐는데, 여성은 4명뿐이다. 그마저도 3명은 임기 만료 등으로 물러났고, 박순애 KB국민은행 사외이사만 남아 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여성 부행장도 박정림 KB국민은행 부행장 1명뿐이다. 금융권의 유리천장은 다른 업권과 비교해도 두껍다. 기업지배구조원이 코스피 주요 상장사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15년 상반기 여성 등기임원은 34명으로 전체 1450명의 2.3%다. 노르웨이(38.9%), 핀란드(32.1%), 프랑스(28.5%) 등 선진국에 비하면 민망한 수준이지만 2014년 말 집계보다는 0.7% 포인트 증가해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 줬다. 서은정 사무금융노조 교육국장은 “결혼, 출산, 육아뿐 아니라 뿌리 깊은 성 차별도 경단녀(경력단절여성)를 양산하는 요소”라면서 “대학 동기가 동시에 합격했음에도 남성은 본사, 여성은 지점 창구에 배치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상당수 금융사가 분리직군제를 도입하면서 정규직으로 채용한 여성에게 단순 상담 업무만을 맡기는 등 유리천장이 되레 단단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교복 치마? 바지? 여학생이 고른다

    #1. 이모양은 중학교 3년 내내 바지만 입고 다녔다. 진학한 고교에서는 무조건 교복 치마만 입어야 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이양은 부모에게 전학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2. 고교생 김모양은 생리통이 심했지만 차마 조퇴할 수 없었다. 생리조퇴를 하려면 생리대를 보건 교사에게 가져가 검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김양은 온종일 책상에 엎드려 있으면서도 조퇴하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에 접수된 여학생들의 인권 침해 사례 가운데 일부다. 학교가 그동안 많이 바뀌었다곤 하지만 ‘교칙’이라는 명목으로 이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인권 침해 사례가 빈번하다. ●‘생리공결제’ 사용 권리도 존중 지난해 5월에는 한 여중생이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으로 버텼던 사건이 알려지면서 생리 때 조퇴나 결석해도 출석으로 인정받는 ‘생리공결제’도 함께 거론됐다. 어려운 처지의 여학생도 있지만, 학교에서 여학생들의 생리 현상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YMCA가 중고생 10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생리공결제도를 모른다’는 응답이 65.2%(690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서울 초·중·고 남녀공학 905개교(27만 4173명)에서 4.85%(1만 3298명)만 결석이나 조퇴를 출석으로 인정받았다. 치마를 입기 싫고 바지가 편해도 여학생이라는 이유로 치마를 강요당하는 일이 다반사다. ‘학교 평판을 위해 여학생은 아무리 추워도 치마만 입어야 한다’는 교칙뿐 아니라 ‘신발은 검정 구두, 양말은 무늬 없는 흰 양말’ 또는 ‘올림머리는 불량해 보여 불허한다’는 교칙이 여전히 존재한다. ●교칙에 밀려 실효성 잃지 않게 해야 서울시교육청은 이러한 일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겠다며 여성의 날(8일)을 맞아 ‘여학생 인권 보장의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안내문’을 7일 전체 초·중·고교에 보냈다. ▲생리공결제도 사용 권리 존중 ▲여학생의 바지 교복 선택권 보장 ▲성차별적인 용의 복장 제한 규정 개선 ▲교사의 성차별적 언어 표현 방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윤명화 학생인권옹호관은 “성별 때문에 권리침해를 경험하는 학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권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노력이 실효성을 얻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교 일부가 교칙을 앞세워 시교육청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시교육청이 연구학교를 지정할 때 평점을 달리 주는 방식 등으로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선애 “국민 기본권 지키는 사회 되도록 힘 보탤 것”

    이선애 “국민 기본권 지키는 사회 되도록 힘 보탤 것”

    이선애(50·사법연수원 21기) 헌법재판소 재판관 내정자가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6일 말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오후 6시 인권위 브리핑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내정자에 불과하고 청문회가 남아있으니 소감을 말씀드리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이 같은 포부를 드러냈다. 이 내정자는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고 우리 사회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명 얘기를 언제 들었는지, 이상적인 헌법재판소의 모습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은 지명 내정자에 불과해서 (발언을) 삼가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 말을 아꼈다. 이 내정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대통령 권한대행의 임명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임명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법원은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선애 변호사를 이정미 재판관 후임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고 있는 이 변호사는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대전지법,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을 거쳤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내기도 했다. 또 법무부 차별금지법 특별분과위원회 위원,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양승태 대법원장, 이정미 권한대행 후임에 이선애 변호사 지명

    양승태 대법원장, 이정미 권한대행 후임에 이선애 변호사 지명

    오는 13일 퇴임하는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선애(50·연수원 21기) 변호사가 지명됐다. 대법원은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 변호사를 이 재판관 후임으로 지명했다고 6일 밝혔다.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고 있는 이 변호사는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대전지법,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을 거쳤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지내기도 했다. 또 법무부 차별금지법 특별분과위원회 위원, 법제처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참여했다.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오지 않고, 후임으로 지명된 이선애 변호사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된다면 탄핵심판 절차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재판관이 평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퇴임하면 후임자를 위해서 다시 변론을 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렇지 않으면 탄핵심판 변론에 참여하지 않은 이 변호사는 재판관이 되더라도 탄핵심판 결정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럴 경우 7인의 재판관이 탄핵심판 선고를 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와 관련해 이선애 변호사의 경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단인 유영하 변호사와 함께 인권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것이다. 이선애 변호사가 2014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유영하 변호사도 2014년 3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상임위원으로 근무했다. 이들이 함께 근무한 시기는 22개월 정도된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과 정치권은 우려를 표하는 의견과 인권위와 헌재는 상관이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 변호사의 특징을 보여주는 헌재 관련 사건이 있다.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여성에게만 입학을 허용해 평등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2011년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당시 학교 측의 법률 대리인으로 나선 이 변호사의 변론이 유명하다. 당시 헌법 재판관들이 “이화여대가 125년간 유지한 ’재학 중 결혼 불가‘라는 학칙을 바꾼 바 있는데, 여성만 입학할 수 있는 전통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꿀 수 있지 않느냐”라고 묻자 이 변호사는 “여대로서의 전통과 정체성, 그에 맞춘 교육법은 이화여대가 꼭 지키고 싶은 부분으로 국가의 강제로 변경된다면 이는 사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헌재는 이화여대 로스쿨의 ‘여성만 입학 허용’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변호사 지명에 대해 대법원은 “헌법재판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자질에 더해 국민을 위한 봉사 자세, 도덕성 등을 철저히 심사했다”면서 “특히 헌재의 기능과 역할을 중시해 소수자 보호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을 적절히 대변하고 조화시킬 수 있는 인물인지를 주요 인선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이 변호사가 “학창시절 친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의류노점을 하는 의붓아버지와 어머니 슬하에서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며 어렵게 생활하였음에도 좌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학업에 매진에 제31회 사법시험에(1989년) 수석으로 합격했다는 것이다. 사법연수원은 3등으로 마쳤다. 2004년 서울고법 판사를 끝으로 법원을 떠난 이 변호사는 법무법인 화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말 못할 경제적 사정”으로 법원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사도 맡고 있다. 이선애 변호사는 중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남편은 김현룡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해서 적어도 재판관 임명까지는 한 달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 재판관 퇴임 이후 한동안 헌재는 7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재판관이 퇴임하면 남아있는 헌재 재판관 중 최선임인 김이수(64·연수원 9기) 재판관이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이어받을 예정이다. 한편 헌재는 오는 10일 전후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온갖 것에 염결성 들이대는 문학, 소수자 차별 점검해 봐야”

    “온갖 것에 염결성 들이대는 문학, 소수자 차별 점검해 봐야”

    공적 역사·개인 기억 맞물린 서사 60편 중 53편이 지명을 제목으로지도 들여다보기 좋아하는 시인이 공간과 역사, 기억과 반성의 시편들로 ‘심상지리지’를 완성했다. 서효인(36)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여수’(문학과지성사)다. 2011년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그의 두 번째 시집 ‘백 년 동안의 세계대전’이 세계 폭력의 지도를 그려냈음을 기억한다면, 공간의 폭력적이고 비루한 체취에 유독 기민한 그의 감각이 낯설지 않을 테다. 이후 6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60편 가운데 53편이 국내 지명을 제목으로 품고 있다. 그곳은 마포, 파주, 서울, 자유로 등 일상의 장소이기도 하고 송정리, 금남로, 나주 등 성장의 내력이 새겨진 장소이기도 하다. “공간과 시간이 만나는 지점을 여러 차원에서 열어두고 쓰고 싶다”는 시인의 바람은 독특한 작법으로 부려졌다. 특정 장소에서 끊임없이 시적 화자를 소환하는 과거, 공적인 역사와 개인의 기억이 이질적이면서도 닮은꼴로 맞물리며 곡진한 서사를 이룬다. ‘자유로’에서는 출근길 만원 버스에 치이는 나의 내면과 1968년 대통령을 살해하려 남한으로 넘어온 무장공비 김신조의 내면이 포개진다. ‘한강철교’에서는 어린 딸의 수술 채비를 하는 젊은 아비의 두려운 마음과 한국전쟁 당시 폭파된 한강철교로 발이 묶인 시민들의 절박감이 섞여든다. ‘누군가 그를 목격했지만, 그는 겨울 짐승처럼 보였다. (중략) 그는 무서웠다. 결과는 중력처럼 정해져 있는 것이다. 서울로 진입하는 모든 도로가 정체라고 라디오는 전한다. 야전 지도는 서울의 서쪽 어딘가로 그를 이끈다. 우린 늦었고 그는 목사가 되었다. 자유로는 광명과 자유를 주고, 자유로는 출근과 퇴근을 주며……’(자유로) 이를 두고 김형중 문학평론가는 “새로운 역사 의식에 입각한 시 쓰기”라며 “여수에서 강화까지, 한반도 곳곳에서 매 맞고 화내며 떠도는 외롭고 서러운 삶들을 백지 위로 불러들였다”고 평했다. ‘세상은 원래부터 숨을 곳이 없게끔 만들어졌고, 우리는 설계자를 궁금해할 권리가 없다’(안성), ‘죽기 직전의 상태로 오래 살 것 같다’(강화)며 파국을 실감한 시인은 반성과 기억의 시로 시집의 문을 닫는다. 눈에 띄는 대목은 으레 추천사가 들어가는 뒤표지에 남긴 ‘반성문’이다. 이번 시집을 위해 수년간 발표한 시 속 여성 혐오 표현들을 빼거나 고쳤다는 고백과 지난해 10월 문단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자성에서 오랜 고민이 읽힌다. “문단 성폭력 사건은 잘못을 저지른 개인들에게 책임을 모두 부여하고 문단을 이루는 우리가 손 털고 나올 일이 아니에요. 문단에 속해 있다는 애매모호한 권력이 아니었다면 위계에 의한 폭력은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요. 때문에 문인들 모두가 매 맞는 심정으로 돌아봐야 합니다. 여성 혐오 문구를 문제 삼는 걸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해요. 하지만 온갖 것에 염결성을 들이대는 문학이 이제는 여성 혐오, 장애인 비하 등 소수자 차별을 스스로 점검해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심상정 “1인 가구 임대주택 공급 확대”

    심상정 “1인 가구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얼굴) 상임대표가 5일 1인 가구 맞춤형 소형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30대 미만 단독가구주에게도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허용하는 내용의 ‘다양한 가족 지원 강화 공약’을 발표했다. 심 대표는 “2035년이 되면 1인 가구 비중이 34.3%, 2인 가구 34.0%로 가족 구성이 크게 바뀔 것”이라면서 “가족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다양한 유형의 가족을 인정, 존중하고 편견과 차별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심 대표는 육아와 구직을 동시에 해결하는 한부모종합지원프로그램을 만들고 비혼모 임신·출산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동반자등록법’을 제정해 동거노인, 미혼모, 동성커플, 비혼커플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원을 사회적으로 보호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여성폭력의 범위를 데이트폭력, 스토킹폭력, 디지털폭력 등으로 확장하는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도 약속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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