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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친처럼 달리려면 사세요”…자전거 광고 성차별 논란

    “남친처럼 달리려면 사세요”…자전거 광고 성차별 논란

    이탈리아의 유명 자전거 회사가 황당한 논리의 광고를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의 3대 자전거 브랜드 중 하나인 피나렐로(Pinarello)는 최근 전동 자전거를 출시하고 여성을 상대로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피나렐로는 케냐 출신의 세계적인 사이클 선수인 크리스 프룸이 경기에서 사용하는 자전거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이런 피나렐로가 최근 출시한 전동 자전거 광고 포스터에는 ‘엠마’라는 이름의 24세 여성이 등장한다. 여기에는 “난 언제나 남자친구와 함께 사이클링을 가고 싶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해 질 것”이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다. 이 문구의 배경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힘과 지구력이 좋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의 자전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피나렐로가 출시한 전동 자전거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현지 SNS에는 격분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자전거 애호가라는 한 여성은 “(피나렐로의 광고는) 고정관념에 불구하다. 여성의 사이클링을 이해하는데 실패한 자전거 산업계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피나렐로의 이름을 패러디한 ‘피나렐-노’(Pinarell-NO)라는 단어를 적었다. 사이클링 팀의 매니저라고 밝힌 또 다른 남성은 광고 카피를 패러디 해 “나는 언제나 아내와 함께 사이클링을 가고 싶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해 질 것이다”라면서 “이 모든 것이 성차별이다”라고 꼬집었다. 한 여성 사이클 선수는 “몇천 명의 남성보다 더 빠르게 달린 사람, 여기에 있다. 나는 2016년 ‘라이드 런던’ 참가자”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열린 라이드 런던은 런던에서 서리까지 약 100마일을 자전거로 이동하는 이벤트였다. 피나렐로 측은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해당 광고를 삭제하고 “우리의 최근 광고는 피나렐로의 핵심인 다양성과 평등을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이클링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전동 자전거를 디자인했지만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22년 女 고위공무원 10%…유리천장 뚫어 경쟁력 높인다

    2022년 女 고위공무원 10%…유리천장 뚫어 경쟁력 높인다

    공공기관 임원 11.8→20% 경찰대·간부 남녀구분 없애 여성단체 “미달땐 제재 필요” 정부가 여성 고위공무원단 및 공공기관 임원 목표제를 처음 도입했다. 여성의 사회 참여를 늘리며 유리천장을 해소해 성평등을 구현하고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강제성이 없어 실현을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을 마련, 2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 5개년 계획에 따르면 2022년 고위공무원단 중 여성은 10%(2017년 기준 6.1%), 공공기관 임원에서는 20%(2017년 기준 11.8%)가 돼야 한다. 현재 14%인 여성 관리직 공무원(본부 과장급)은 2022년 21%, 21.9%인 공공기관 여성 관리자는 28%까지 높일 계획이다. 국립대 교수 여성 비율은 16.2%에서 19.0%로, 초·중·고교 교장·교감 여성 비율은 38.6%에서 45.0%로 각각 높아진다. 공공부문 중 여성 진출이 현저히 낮은 군·경찰 분야는 진입 단계부터 고위직 승진까지 단계별 차별 요소를 개선하는 데 역점을 뒀다. 현재 10.8%인 일반 경찰의 여성 비율을 5년 내에 15%로 늘리고 2019년부터 경찰대학 신입생 선발 및 간부 후보생 모집 시 남녀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5.5%에 불과한 군인 간부의 여성 비율은 8.8%로 높인다. 이를 위해 여성 군 간부가 조직 내 핵심 인재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지상 근접 전투부대 등의 여성 군 간부 보직제한 규정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의 이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각 내용을 ‘국가·지방 공무원 임용령’과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인사 운영에 관한 지침’에 포함해 매년 이행계획을 수립, 점검하도록 했다. 각 부처 내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 수준을 알 수 있는 ‘여성 대표성 지표’를 개발해 공표한다. 전국 대학의 여성교수 현황을 ‘정보공시항목’에 반영해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부처 단위로 관리되던 정부위원회 여성 참여율은 개별 위원회별로 점검하고 남성 비율이 낮은 위원회에도 ‘특정 성이 전체 인원의 10분의6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을 준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과거에도 관리직 여성 비율 목표치를 연도별로 설정하고 점검해 왔지만 실효성 있는 이행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지 않았다. 이날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인센티브나 페널티에 대해 “부처별로 상황이 달라 부처별로 필요한 경우 시행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공시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이행 실적을 각종 지표에 반영하고 공시하겠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대통령 직속 기구를 통해 제대로 된 모니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더욱 구체적인 페널티를 마련해 목표 미달에 따른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무자식 상팔자’ 저출산 공화국

    ‘무자식 상팔자’ 저출산 공화국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김지영은 애를 낳는다. 그리고 일·가정 양립 속의 육아 고통과 일상에서의 여성 차별에 절망한다. 2010~2015년 사이에 결혼한 또 다른 82년생 김지영들은 아예 애를 낳지 않기로 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이 비중이 8.2%다. 역대 최고다. 서울, 경기, 세종에 사는 여성이 첫아이를 가장 늦게 낳는다는 조사도 나왔다. 주거비가 비싸고 맞벌이 비중이 높은 탓으로 풀이된다.통계청이 20일 내놓은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보고서에 나타난 대한민국 저출산의 현주소다. 이번 보고서는 통상 나이로 분석하는 지금까지의 조사와 달리 특정시간대(5년)에 결혼이라는 사건을 경험한 집단(혼인코호트)을 분석한 점이 눈에 띈다. 조사 결과 2005~2009년 결혼한 부부의 기대 자녀 수는 1.91명이다. 기대 자녀 수란 현재 출생아 수에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자녀 수까지 합한 수치다. 1950~1954년 결혼한 부부의 4.49명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대 자녀 수(2.1명)에도 못 미친다. 2010~2015년 부부의 기대 자녀 수는 2.07명으로 다시 늘기는 했지만, 출산 계획이 실제 늘었다기보다는 갓 결혼한 신혼부부의 막연한 계획이 다소 과다하게 잡힌 것 같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이보다는 오히려 2010~2015년 부부의 기대 자녀 수가 0명인 비중이 8.2%로 역대 최대인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통계청은 지적한다. 무자녀 비중이 늘고 있는 추세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혼 뒤 첫아이를 낳기까지 걸리는 첫 출산간격은 1975~1979년 1.5년에서 2000~2004년 1.84년까지 늘어났다. 2010~2015년 1.26년으로 급격히 감소했는데 이는 초혼 연령이 29.4세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결혼이 늦어지자 아이를 상대적으로 빨리 낳는 ‘따라잡기 효과’(Catch-up effect)가 작용한 것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서울(1.75년), 경기(1.66년), 세종(1.63년)의 첫 출산간격(2015년 기준)이 긴 것도 흥미롭다. 통계청은 “이 지역의 비싼 주거비용과 높은 맞벌이 비중”에서 원인을 찾았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용산구(1.94년), 서초구(1.90년), 강남구(1.87년) 간격이 긴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첫째 출산에서 막내 출산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 소요기간은 빠르게 짧아지는 추세다. 1950~1954년 부부는 11.4년이었지만 ▲1970~1974년 4.9년 ▲2005년~2009년 3.2년 ▲2010~2015년 2.2년으로 급격히 단축됐다. 그만큼 아이를 적게 낳는다는 의미다. 20~24세 취업자 비중은 남성 31.7%, 여성 43.1%로 여성이 더 높다. 하지만 30~34세로 옮겨 가면 남성 87.1%, 여성 59.8%로 역전된다. 20대에 많이 취직했던 여성들이 결혼 뒤 임신·출산 등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30대 초반에 결국 일을 포기하고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되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무자녀 비중이 늘고 기대 자녀 수는 줄어드는 등 저출산의 덫에 빠졌다”면서 “국가 차원의 출산율 제고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中, 속옷 패션쇼 모델 비자거부는 당연한 보복

    中, 속옷 패션쇼 모델 비자거부는 당연한 보복

    상하이에서 20일 열린 세계 최대 속옷 패션쇼 ‘빅토리아 시크릿’에 참여하려 했던 미국 모델 지지 하디드(22)와 팝스타 케이티 페리(33)의 중국 입국이 거부당했다. 두 사람은 중국 비자가 거부당해서 패션쇼에 참여할 수 없게 됐는데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9일 비자 거부는 두 스타가 자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매년 열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올해 23회째로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올해 패션쇼에는 중국인 모델도 6명이나 무대에 섰다. 여기에는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높은 모델’ 중 한 명인 중국 모델 리우웬도 있다.환구시보의 영자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많은 사람이 지지 하디드와 케이티 페리가 패션쇼에 서지 못하는 것을 정치적 이유라고 의심하는데, 지난 2월 하디드는 아시아 인종을 비하하는 의미의 ‘찢어진 눈’을 흉내내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2년전 페리는 대만에서 공연하면서 대만 국기를 몸에 두르고 해바라기가 수놓아진 옷을 입어 중국 네티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해바라기는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다. 이어 중국 언론은 하디드가 사죄를 하고, 페리도 지난달 중국에서는 중국법과 규제를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화난 마음을 풀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두 스타의 비자 거부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그동안 행적으로 미루어 충분히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받는 하디드나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페리는 보복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비자 거부가 중국에서 활동하려면 중국 법을 따라야 한다는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연예산업은 개방되어 있지만, ‘정치적 올바름’이 무시될 수는 없다”며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의 기본적인 가치를 어기는 스타들이 중국에서 공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중국 본토의 네티즌들은 홍콩이나 대만의 연예인들이 달라이 라마나 대만과 홍콩의 독립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든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자주 입씨름을 벌였다. 글로벌타임스는 해외 언론이 중국 네티즌들에게 정치적 이슈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라고 가르칠 수 없다며 비자 거부를 비난한 서방 언론에도 일침을 가했다. 이번 비자 거부 사태는 중국 시장이 팽창하면서 더욱 예민해지고 영향력 행사까지 가능해진 중국 여론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란 게 관영매체의 해석이다. 빅토리아 패션쇼도 1120억 위안(약 18조 6000억원)에 이르는 중국 여성 속옷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192만명 찾은 중랑 ‘서울장미축제’… 지역문화·女心 품었다

    192만명 찾은 중랑 ‘서울장미축제’… 지역문화·女心 품었다

    ‘지역 문화를 품어라’, ‘여심을 잡아라’, ‘지역 명소로 만들어라’.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각종 축제를 기획하지만 올해 서울에서 눈여겨볼 만한 축제로는 중랑구의 ‘서울장미축제’가 단연 첫손에 꼽힌다.서울 지자체 축제 규모는 관람객이 평균 10만명 안팎이다. 반면 중랑구는 당초 5000명 규모로 시작했던 동네 축제 성격의 ‘중랑장미축제’를 서울장미축제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올해 관람객 192만명을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장미축제는 올해 한국마케팅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브랜드 대상에서 전국 733개 축제 가운데 10대 축제로 선정돼 2017년 소비자 평가 10대 브랜드 지역축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축제는 1억여원을 투입해 200억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추산되면서 문화를 활용해 경제 가치를 만드는 ‘컬처노믹스’의 위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축제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본다. ① 지역 자산+문화… 컬처노믹스의 힘 서울 중랑구는 2015년부터 매년 5월 묵동과 중화동 인근 중랑천 제방 위에 마련된 5.15㎞의 장미터널과 수림대장미정원, 중화체육공원 일대에서 3일간 수천만 송이의 장미를 선보이는 ‘서울장미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는 중랑천변 미화 차원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제방에 심어온 장미넝쿨을 지역의 문화 자원으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앞서 2005년 묵동교~묵현초교 앞 1.2㎞ 구간을 시작으로 2006년 묵현초교 앞~이화교 1.3㎞, 2007년 이화교~장안교 2.5㎞ 구간, 2009년 묵현초 앞~이화교 0.8㎞ 구간 등 제방 위 장미 거리에 4만여 그루 100만 송이 이상의 장미넝쿨이 조성된 바 있다. 지역 축제의 기본은 지역이 가진 고유한 역사나 문화 가치를 표현하는 것인 만큼 중랑을 대표하는 중랑천과 제방 위로 들어선 장미를 이용해 축제를 기획한 것이다.장미의 규모도 수천만 송이로 늘리고 생화뿐 아니라 중랑천에는 밤에 피는 발광다이오드(LED) 장미를 만드는 식으로 상상력을 입힌 게 특징이다. 내년 축제에서는 건물 벽에 조명으로 피우는 장미도 연출할 계획이다.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추운 걸로 유명한 화천이 산천어 축제로 대박을 터뜨렸듯 지역의 자산을 문화와 접목시키는 컬처노믹스의 힘은 엄청나다”며 서울장미축제는 중랑의 자산인 장미를 이용한 컬처노믹스의 결과라고 비유했다. 이어 “장미는 어느 곳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중랑이 선점한 게 의미 있다”면서 “삼성 에버랜드의 장미 축제를 능가하는 규모로 축제를 개최한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고 말했다.② 핵심 테마는 장미·연인·아내 나 구청장은 2013년 시작한 중랑장미축제를 민선 6기 취임 후 이듬해인 2015년부터 서울장미축제로 바꿨다. 지역 축제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 규모의 축제로 키우겠다는 취지에서다. 축제는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우선 핵심 테마를 장미·연인·아내로 정하고 축제의 드레스코드를 한복으로 정하면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붉은 장미의 꽃말이 ‘사랑’이란 점에 착안해 연인 혹은 아내를 주인공으로 삼아 젊은층, 특히 여성을 겨냥한 축제로 변신시킨 것이다. 실제로 축제 첫날에는 ‘장미퍼레이드’와 ‘장미가요제’ 등 로맨틱한 장미를 눈과 귀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둘째 날인 ‘연인의 날’에는 ‘로즈&뮤직파티’, ‘뮤지컬 그리스 갈라쇼’ 등 젊은 연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마지막 날인 ‘아내의 날’에는 아내들을 위한 ‘가든 디너쇼’와 ‘KBS 교향악단의 장미음악회’를 개최했다. 축제장을 찾는 여성들이 헤어·메이크업 부스에서 아티스트들의 손길로 아름답게 변신한 후 플라워 워크숍에서 직접 화관을 만들어 쓰고 한복대여 부스에서 한복을 빌려 입은 뒤 9개의 세트장이 웨딩 촬영장처럼 꾸며진 장미사진관에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나 구청장은 “구청장이나 지역 국회의원 인사말 등 공무원 색깔을 확 빼고 축제 자체에 집중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그 결과 2013년 5000명 규모의 동네 축제는 2016년 70만명 규모로 몸집을 불린 데 이어 올해는 외국인 5만여명을 포함해 192만명이 다녀간 매머드급 축제로 성장했다. 원래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아닌 문화 소외 지역에서 기획한 축제가 사람들을 끌어모았다는 점에서 무에서 유를 창출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장미 자산을 이용해 젊은층, 특히 여성을 타깃으로 삼아 축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③ 축제 하드웨어의 자산화 축제의 가장 큰 효과는 지역 브랜드 상승에 따른 주민들의 자존감 향상이다.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때 지역민은 자신의 지역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자기 마을에 대한 애착이 커진다. 외부 관람객이 증가해 지역의 대외 이미지가 좋아지고 홍보 효과도 확대된다. 실제로 서울장미축제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축제가 열리는 묵2동은 지난 2월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돼 서울시로부터 5년간 최대 1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나 구청장은 이 지역에 장미마을을 조성하는 등 축제가 도시재생의 핵심요소가 될 수 있도록 축제의 상승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나 구청장은 “축제는 오랜 세월을 견딜 수 있어야 가치가 커지는 만큼 2박 3일짜리 축제를 위해 구축한 하드웨어를 1년 4계절 쓸 수 있는 자산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장을 1년 365일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중랑구는 중랑천 징검다리 신설, 축제장 입구 돌길 조성, 장미터널 내 작은 도서관 2곳 신축 등 기반 시설을 대폭 정비하는 식으로 축제의 자산화를 추진 중이다. 공원 입구 문주, 장미신전, 장미 꽃길, 장미전망대, 장미분수공원 등 행사장을 ‘서울장미공원’으로 새롭게 꾸몄다. 중랑천 고수부지에서 장미터널로 올 수 있도록 육교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나 구청장은 서울시의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조성한 대상작을 그대로 보존해 명소를 만드는 것처럼 장미정원을 공모해 조성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5.15㎞의 장미터널을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 터널이 있는 제방 구간을 세련된 자연친화적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꾸어 나가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프로그램도 여성이 주인공인 축제인 만큼 화장품과 같은 뷰티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식으로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나 구청장은 “192만명이 몰리는 축제는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에 대한 자부심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기에 경제 발전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면서 “중랑의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서울장미축제를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닭떼 잡듯 칼로 마구…” 로힝야족 소녀가 전한 ‘그날’

    “닭떼 잡듯 칼로 마구…” 로힝야족 소녀가 전한 ‘그날’

    “대나무 담장 사이로 숨죽이며 지켜봤는데, 마치 닭을 잡듯이 사람들을 마구 칼로 내리쳤어요.” 미얀마에서 탈출해 방글라데시로 피난온 로힝야족 소녀 쿠르시다(12·가명)는 몇 달이 지났지만 그날의 끔찍했던 살육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자신의 눈앞에서 100명이 넘는 이웃사람들이 죽어갔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발루칼리 난민 캠프에 있는 쿠르시다를 인터뷰해 지난 8월 라카인주 부티다웅 마을로 들어온 미얀마군이 저지른 집단 학살의 생생한 상황을 전했다. ‘땃마도’(Tatmadaw)로 불리는 미얀마 군은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상대로 살인, 방화, 성폭행 등을 자행해 최소 1000명 이상이 숨졌고, 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 방글라데시 등 인근 국가로 피신했다. 버마 정부는 로힝야 반군에 대한 작전이었으며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는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국제사회의 시선은 냉혹했다. 16일 UN총회 제3위원회는 로힝야 유혈 사태와 관련해 논의한 뒤 미얀마 당국에 로힝야족에 대한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하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에게 특사 임명을 주문하는 결의를 채택하는 등 ‘인종 청소의 교과서적 사례’로 적시했다. 쿠르시다는 “마스크를 쓴 군인들이 들이닥친 뒤 숨어있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나눠서 각각 다른 방으로 집어넣었고, 이내 남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기 시작했다”면서 “미얀마 군인들은 하루 종일 사람들에게 총을 쐈다”고 말했다. 그는 “군인들은 이밖에도 칼을 사용하거나 밧줄로 목을 조르거나 다양한 방법의 학살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며 시신은 앞마당에 내던졌다”고 덧붙였다. 쿠르시다는 울기만 했고, 옆에 있는 숙모와 여성들은 코란을 암송하면서 공포를 이겨내려 애썼다. 덜덜 떨면서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쿠르시다는 “아빠도 목이 잘린 채로 죽었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학살을 면했던 삼촌은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아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데, 쿠르시다의 아빠는 총에 맞아 숨졌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쿠르시다의 심리상담 및 치료를 맡고 있는 정신과 의사는 “쿠르시다가 처음 난민 캠프에 왔을 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계속 울기만 했다”면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쿠르시다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은 수만 명에 이른다. 국제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쿠르시다와 같은 아이들 사례를 조사한 뒤 17일 ‘평생 못 잊은 공포-로힝야족 어린이들 이야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인디펜던트와 인터뷰를 통해 쿠르시다는 끔찍한 기억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고향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만약 여기 있는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나도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인의 로힝야족에 대한 군사행동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백인 남성, 美전철서 동양인에 욕설·폭행 파문

    백인 남성, 美전철서 동양인에 욕설·폭행 파문

    한 백인이 지하철 내에서 한 동양인에게 거침없이 욕설하고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13일 밤 10시 10분경 샌프란시스코 주 전철인 ‘바트'(BART) 안에서 벌어진 폭행사건을 일제히 전했다. 당시 술에 취한 듯 보이는 한 백인 남성은 좌석에 앉아 있던 동양인 남성에게 '중국인이 싫다'는 등의 인종차별적인 욕과 조롱을 쏟아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시비에 응하지 않고 공손하게 대답하는 피해 남성의 얼굴을 손으로 치는 등 폭력까지 행사했다. 이에 참다 못한 동양인 남성은 결국 좌석에 가방을 던지고 일어나 싸움으로 번질 뻔 했으나 다행히 한 흑인여성이 그 사이를 가로막고 나섰다. 당시 흑인여성은 동양인 남성에게 "싸울 가치조차 없다"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장면은 다른 승객인 웨슬리 우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폭발적으로 퍼졌다. 웨슬리는 "당시 전철 안이 승객으로 가득찼는데 어느 누구도 지켜만 볼 뿐 말리지 않았다"면서 "나 역시 백인 남성에게 거친 욕설을 들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폭행당한 동양인 남성은 중국계로 알려졌으나 한국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평소 이 전철을 많이 이용하는 한인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으며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 언론들도 이 소식을 전하며 비판에 나섰다. 바트 경찰 측은 "당시 전철 안에 동승했던 승객의 전화를 받고 출동했으나 백인 남성은 하차한 뒤였다"면서 "현재 촬영된 영상을 바탕으로 문제의 남성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시론] 성폭력 사건, 왜 해시태그로 알려지나/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시론] 성폭력 사건, 왜 해시태그로 알려지나/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H사 사건 등을 대하는 마음은 고통스럽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알려진 사내 성폭력 사건은 국민들이 해당 기업 상품 불매운동을 벌일 정도의 공분을 샀다. 사건의 발생과 처리 과정, 사안을 대하는 인식이 오늘날 시민의식의 수준을 따라오지 못한 탓이다. H카드, L공사의 사내 성폭력 사건 피해의 축소 및 은폐 조작, 이를 위한 피해자 압박 등의 내용 보도는 우리 사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할 때 왜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느냐는 불만을 보이는 것이 이미 이런 사건들로 남성 문화가 벤딩돼 있었기 때문은 아닐지 의문조차 든다.상급자의 여직원에 대한 성적 침해를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했던 시절이 있기는 했다. 놀랄 만한 일이지만 무려 표준국어대사전에 직업여성을 “주로 유흥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로 풀이해 오늘날까지 병기돼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인식은 생산 주체, 삶의 권리, 성의 권리가 오로지 남성의 것이며 여성은 그 대상이 되는 것으로 인권의 암흑기를 보여 준다. 그런데 그런 암흑이 아직도 걷히지 않았다. 그동안 유엔은 여성차별철폐협약을 선언하고, 여성단체는 행복추구권과 성적자기결정권의 획득을 위해 투쟁했으며, 정부는 성폭력특별법을 제정해 힘의 차이에 의해 타인으로부터 받는 성적 침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애써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타인의 인격을 침해하는 가해 행위가 옹호되고 피해자가 설 곳을 잃는 정의롭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며 우리는 환멸했다. 언론에 보도된 H사 사건은 도촬, 직장 내 선배라는 신분을 사용한 성폭행, 인사팀장의 직권을 이용한 성폭행 시도를 포함하는 것인데 이런 행위가 장난, 애정 혹은 피해자의 잘못된 행동으로 변질됐다. 왜곡된 사건 진술을 강요받으면서 피해자는 사측으로부터 2차 피해를 받게 되고 그래서 결국 게시판에 자신의 억울함을 털어놓은 것이다. 성폭력이 인권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내 절차에서 부정의를 경험했다. 그러나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미투 해시태그 운동에서도 보듯이 피해자는 이제 이것이 피해임을 알았고 피해를 말해도 된다는 것도 알았다. 수많은 조직에서 사건화되지 않은 많은 사건들이 있을 것이다. 2016년 여성가족부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자의 78.4%가 참고 넘어갔다고 한다. 이것은 조직 내에 언젠가 굉음으로 터질 지뢰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는 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자체 시스템 마련을 권해 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내 사건의 총괄 책임자는 기관장 및 사주다. 조직의 대표는 문제 발생 시 무관용 원칙에 준해 엄중 처리할 것을 천명해야 한다. 그리고 사건을 관리할 전문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사내 성고충처리기구를 만들고 조직, 피해자, 가해자와 소통하며 사건을 합리적으로 처리할 역량이 함양된 업무 담당자를 둬야 한다. 상담 온 피해자를 또다시 추행하려는 인사 담당자가 있다면 그것은 이 사안에 대한 사측의 무관심을 보여 주는 것이며 그 책임 또한 막중하다. 사내 고충처리기구는 사소하게 벌어지는 성적 발언, 원치 않는 러브샷의 강요, 성적 접촉 등의 불편함 등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피해자는 조용히 그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 주는 것을 원할 수도 있다. 행위자는 자신이 행한 불쾌한 침해에 대해 이해하며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피해자에게 낙인찍고 수군대는 2차 가해를 하지 않고 적절히 치유, 회복되도록 애써야 한다. 이 같은 시스템이 원활히 운영된다면 오랫동안 누적돼 왔던 남성 중심 조직문화의 폐해를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전근대적인 의식 속에 운영되는 기관들은 이제 상대방을 배려하는 성인지적 조직문화를 선도해 강간에 관용적인 조직,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조직이라는 오명을 벗고 멋진 미래 조직의 주인공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 [오늘의 눈] 제도 변화의 약속과 과로사의 편견들/이범수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제도 변화의 약속과 과로사의 편견들/이범수 사회2부 기자

    한국 사회의 국민병인 과로 문제를 심층 취재·보도한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리포트-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지난 6월 20일 첫 모임을 가진 이후 총 7회, 26편의 기사를 내보냈다.과로사 판단기준의 문제점부터 일 중독자가 된 직장인들의 애환, ‘꿈의 직장’인 공무원의 과로, 워킹맘(미성년 자녀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 특례업종까지 총망라했다. 국내 노동자들의 장시간 근로 문제를 단편적으로 다룬 기존의 보도와 차별점을 두는 데 방점을 찍었다. 실제 작은 변화도 있었다. 지난 10월 12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신문 보도를 인용하며 ‘유족들의 입증 책임’에 대해 지적했고,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회사의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도록 하겠다”고 제도 변화를 약속했다. 서울시 국감에서는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과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무원 과로사 문제를 언급,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책 마련 약속을 이끌어 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과로사회”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과로사·과로자살 유가족을 바라보는 편협한 시선은 여전하다. “왜 죽을 때까지 일을 하느냐, 그냥 그만두면 되지”라는 온라인 기사의 댓글은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로를 부추기는 노동환경보다 개인에게 칼날을 겨눈 가해자의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인간에게 내재된 능력 중 하나가 공감(共感)이라고 한다. ‘공감’은 아파하는 사람들을 연민이나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다. 상대의 아픈 감정에 그냥 머무르며 시스템의 문제에 눈을 돌릴 수는 없을까. 이번 시리즈에서 다룬 건 단순히 ‘김부장’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디선가 퀭한 눈으로 늦은 밤까지 사무실과 현장을 지키는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자 했다. 여전히 대한민국 곳곳에는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다양한 계층과 사람들이 존재한다.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56만명의 이주노동자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도 특별기획팀은 정부가 약속한 대책의 실행 여부를 주시하고 과로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다룰 예정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美 캘리포니아 총격범, 총격 전 아내도 살해…“마룻바닥 유기”

    美 캘리포니아 총격범, 총격 전 아내도 살해…“마룻바닥 유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마을과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은 총격 전 아내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미국 현지 경찰은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북부 란초 테하마 마을 곳곳과 초등학교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주민 4명을 숨지게 한 총격범 케빈 닐(43)이 범행 직전 자신의 아내도 살해해 시신을 은닉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테하마 카운티 경찰 부보안관 필 존스턴은 “총격범 닐이 아내를 먼저 쏴 살해하고 시신을 자신의 집에 숨겨놓고는 동네 주민들을 겨냥해 무차별 총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존스턴은 “닐이 지난 13일 밤 아내를 살해한 뒤 집 마룻바닥에 구멍을 내고 그곳에 아내의 시신을 숨겨뒀다”고 말했다. 닐은 전날 아침 8시쯤 자신의 집이 있는 란초 테하마 마을 밥캣레인에서 반자동소총으로 총격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훔친 트럭을 타고 약 3㎞ 떨어진 란초 테하마 초등학교 앞에서 총기 난사를 계속했다. 경찰은 닐이 학교 앞에서 약 6분간 총을 쐈다고 말했다. 총탄은 학교 건물 유리창 사이로 뚫고 들어가 6세 어린이가 부상을 입었다. 딸 아이를 데려다주던 여성도 총탄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닐의 총격으로 마을 주민 4명이 사망하고 모두 10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란초 테하마 초등학교 교사와 교직원들이 학교 건물을 봉쇄한 덕분에 범인이 교내로는 진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의해 사살된 총격범 닐은 방탄조끼를 입은 채로 반자동소총과 다량의 탄환을 갖고 있었다. 닐안 초등학교 교내 진입을 시도했었다. 범인의 누이는 워싱턴포스트에 “가족들이 그의 정신병을 치료하려고 수년간 애를 썼지만 분노를 잠재울 수 없었다”면서 “그는 총을 가지면 안 되는 상태였다. 정신과 치료를 더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닐은 이웃의 여성 주민 2명과 오랜 불화가 있었고 지난 1월 주민 한 명을 흉기로 찌른 혐의로 기소됐으나 보석으로 풀려났다. 경찰 주변에서는 내년 1월 재판을 앞두고 있던 닐이 반자동소총과 권총 2정 등 총기류를 3정이나 보유할 수 있었던 경위를 놓고 총기 규제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천의 가을, 음악에 물든다

    서울 금천구가 가을밤을 물들일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으로 구민을 초대한다. 15일 구에 따르면 16일 저녁 7시 30분 시니어 여성으로 구성된 ‘금나래여성합창단’의 제10회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금천구립여성합창단’, ‘G하모니 CEO합창단’이 각각 시흥대로 73길에 위치한 금나래아트홀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열 번째 가을을 기다리며’라는 부제를 내세운 금나래여성합창단의 이준봉 지휘자와 단원들은 ‘청산에 살리라’(이현철 지음), ‘추억은 계절 따라’(김현지 지음) 등 클래식과 가곡 10여곡을 선보인다. 소프라노 김명선, 남성 성악가들로 구성된 ‘킹스 앙상블’, 금천유스필하모니 오케스트라(지휘 서윤택)가 특별출연해 더 다채롭다. 특히 해마다 연주회와 함께 진행된 ‘장애인을 위한 사랑의 쌀 전달식’ 행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마련됐다. 음악을 듣기 위해 모인 관객과 이웃사랑을 함께 실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일 저녁 7시 30분에는 G밸리 기업 CEO들로 구성된 G하모니 CEO합창단(단장 차광찬)의 제6회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장베드로 지휘자와 합창단원이 ‘비요일에 꽃비’(한성훈 지음), ‘광화문연가’(이영훈 지음)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한다. 마지막으로 30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에는 지역의 유일한 구립예술단체인 금천구립여성합창단(회장 노선화)의 제16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성탄의 계절인 겨울을 맞이하는 기쁨을 담아 ‘조이 조이 조이’라는 부제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는 유태왕 지휘자와 단원이 차별화된 콘셉트로 클래식, 현대가곡, 가요, 캐럴 등을 공연한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합창단이 전하는 아름다운 음악 선율을 통해 모든 관객이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물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발 빠른 대구, 의료관광 차이나 마케팅

    오늘부터 베이징 박람회 열려 국내 지자체 중 유일하게 참가 노화·흉터·유방재건술 등 공략 새달 칭다오기업 초청 팸투어도 대구광역시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해빙 무드’를 타고 의료관광 중국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대구시는 영남대의료원, 대구의료원, 덕영치과, 올포스킨피부과, 유마스템의원, 한중의료관광협동조합과 함께 16일부터 나흘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7회 국제의료관광박람회에 참가한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대구시가 유일하게 박람회에 참석한다. 덕영치과와 올포스킨피부과는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기관으로, 중국인 의료관광객이 선호하는 곳이다. 유마스템의원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항노화치료·흉터치료, 영남대의료원은 PET-MR 장비를 활용한 VIP 건강검진과 소아 사시·유방재건술, 대구의료원은 단체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내세워 시장 개척에 나선다. 국제의료관광박람회는 중국에서 하반기에 개최되는 의료관광 박람회 중 가장 큰 규모다. 올해는 한국, 미국, 일본, 독일,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 등 12개 국가와 지역에서 참가해 의료관광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대상으로 치열한 홍보마케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구도 최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대구테크노파크 한방지원센터와 함께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설명회를 가졌다. 여성메디파크병원과 대경영상의학과의원, 애플피부과의원 등 3개 의료기관이 참가해 차별화된 의료기술을 소개했다. 또 각 병원의 특화 상품인 부인과, 검진, 피부 분야에 맞춘 개별 상담회를 가져 호응을 얻었다. 중국 웨이푸건강관리유한공사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수성구는 다음달 칭다오 기업 임원 등으로 구성된 의료관광단 12명을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해 의료기술과 의료시설 등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홍석준 대구시 미래산업추진본부장은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교류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사드 보복으로 그동안 미뤄 왔던 의료관광 홍보마케팅을 지역 의료기관과 함께 대대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미투’를 넘어서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미투’를 넘어서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이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은 ‘말을 하려다 마는 것’이다. 엠티 술자리에서 자신을 ‘씹다 버린 껌’이라며 성적으로 비하한 선배에게 대꾸를 하려다 입을 다물고, 원래 첫 손님으로 여자는 안 받지만 취업준비생이라 태워 줬다는 택시기사에게 항의하려다 그냥 눈을 감아 버린다. 82년생 김씨인 나는 왜인지 안다. 이 정도의 자잘한 차별과 비하는 하루에 몇 번이고 발생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정색하고 싸우는 건 불가능하다. 싸운다고 해도 상대방을 바꾸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남은 선택지는 참는 것뿐이다. 170쪽 남짓한 소설의 36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애써 묻어 뒀던 불쾌한 기억들이 마음속의 빗장을 열어젖히고 앞다퉈 쏟아져 나왔다. 수습기자인 나를 아가씨라고 불렀던 경찰, 취했다는 핑계로 어깨와 허리로 손을 밀어 넣던 취재원, 임신한 내 앞에서 “여자들은 애가 생기면 파이팅이 떨어져”라고 말하던 타사 선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미투(#Me Too) 캠페인’을 지켜보면서 나는 82년생 김지영을 떠올렸다. 한국의 지영이는 혼자가 아니었다. 가부장제에 찌든 한국보다는 사정이 나을 줄 알았던 미국, 프랑스, 영국의 지영이들도 고통받고 있었다. 웬만한 남성보다 많은 돈과 권력을 지닌 귀네스 팰트로, 앤젤리나 졸리 같은 셀러브리티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겪은 성범죄를 SNS에 고백해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자며 지난달 15일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제안한 미투 캠페인은 전 세계 여성들의 침묵을 깼다. 그동안 겪어 온 부당함에 맞서 싸우겠다는 기세로 이 운동은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그런데 여성들의 열기에 비해 사회의 시선은 뜨뜻미지근하다. 언론만 해도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미투 캠페인에 관심이 식은 듯하다. 이 운동이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라는 단선적 논리로 작동하는 탓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해자로 지목돼 줄줄이 직장을 잃는 고위 관료, 교수, 국회의원들을 보며 여성에게 일상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남성들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새삼 놀라게 된다. 여성들은 통쾌함을 느끼지만 남성들은 위기의식에 빠진다. 어느샌가 미투 캠페인은 여성과 남성의 대결 구도로 자리잡은 듯하다. 그동안 크고 작은 여성운동이 좌절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페미니즘의 확장성에 대해 고민해 왔다. 미투 캠페인이 ‘여자들끼리의 운동’으로 치부돼 명멸해 간 수많은 운동의 전철을 밟을까봐 두렵다. 이제는 ‘미투 너머의 미투 캠페인’을 고민할 때다. 성범죄는 남녀 간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권력을 가진 자가 그렇지 않은 이를 착취하는 권력 남용이다. 이것이 용인되는 문화와 사회적 제도에 잘못이 있다. 잘못된 문화와 제도를 바꾸는 게 이 운동의 지향점이어야 한다. 단순히 가해자 저격으로 끝난다면 미투 캠페인은 오래갈 수 없다. 성범죄뿐 아니라 모든 ‘갑질’에 대한 투쟁으로 외연을 넓히는 것을 제안해 본다. 여성을 비롯한 세상의 ‘을’들이 연대해 목소리를 내고, 권력에 의한 범죄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만든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다. haru@seoul.co.kr
  • 잘나가는 그녀들, 왜 페미니즘을 펼쳤나

    잘나가는 그녀들, 왜 페미니즘을 펼쳤나

    조남주 등 3040 여성 작가 7명 여성들의 일상적 이야기 담아 “예전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각 분야의 성폭력 문제를 고발할 수 있게 되고, 가부장제 안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일상적인 부당함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 것 자체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줄 아는 분위기가 마련됐으니 앞으로도 우리(여성)의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요.”(조남주 작가)대한민국 평범한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고통을 서술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올해 여성 문제에 대해 새삼 의식을 깨우는 하나의 현상으로 떠올랐다. 소설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페미니즘 이슈가 활발하게 논의되는 가운데 늘 자기 이름보다는 누군가의 엄마, 아내, 딸, 며느리로만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30~40대 국내 여성 작가 7명이 페미니즘을 테마로 쓴 단편소설을 묶은 ‘현남 오빠에게’(다산책방)다. ‘페미니즘에 대한 담론과 언어는 많은데 정작 이야기가 없다’는 인식 아래 기획된 국내 최초의 페미니즘 선집이다. 표제작을 쓴 조남주 작가를 비롯해 김이설, 최은영,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등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의 글 7편이 담겼다. 특히 조 작가는 ‘82년생 김지영’ 이후 처음 발표한 소설 ‘현남 오빠에게’에서 특유의 담담하지만 치밀한 어법으로 성차별에 맞서는 여성의 단호한 의지를 그려냈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억압하는 연인의 청혼을 거절하고 10년 만에 당당히 이별을 선언하는 여성의 고백을 편지글 형식으로 구성했다. “다 너를 위한 거야”라는 말로 항상 여자친구를 가르치려 들며 자신의 감정부터 앞세우는 ‘현남 오빠’는 여성들이 겪는 불편함과 차별, 더 나아가 폭력의 상징이다. 조 작가는 13일 서울 마포구 한 북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예전에 시사교양프로그램 취재 작가로 일할 당시 가정 폭력 피해자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가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없는 여성이었는데 결혼 초기부터 폭력에 시달린 사실을 듣고 그녀가 왜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면서 “여성 대부분이 피해를 보면서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싶었다. 적어도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페미니즘 소설집이지만 작가들은 남녀 구분 없이 다양한 연령층이 이 책을 통해 현재를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갱년기에 접어든 한 여성의 엄마로서의 고민, 자녀와의 갈등을 담은 ‘경년’의 김이설 작가는 “이 책은 ‘이렇게 합시다’라는 선동이 아니라 ‘당신과 내가 이렇게 같이 손잡고 있다’, ‘당신들만이 겪는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 그렇다’라는 목소리”라며 “단순히 ‘남자들과 싸우자’는 의미로 읽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름을 가만히 쓰다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때때로 남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데 익숙한 여성을 그린 ‘모든 것을 제자리에’의 최정화 작가는 “이번 소설을 쓰면서 내가 여성임에도 자신에게 가하는 압박이나 모순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면서 “독자들 역시 자신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詩는 SF와 닮았다”

    “詩는 SF와 닮았다”

    영화·다큐·소설 등 경계없는 탐구 이어가 시스템 바꿔도 여전한 디스토피아 그려내 “시쓰기와 SF(과학소설)는 닮은꼴 같아요.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지만 시 속에 담긴 것은 현실에 드러나지 않는 것, 관계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니까요. 그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쓰는 SF와 비슷하다 생각했어요.”시인이 SF를 쓴 이유를 묻자 솔깃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한국 최고의 연애시집”(황현산 평론가)이란 찬사를 받은 시집 ‘연애의 책’을 통해 감각적이고 대담한 시적 화술을 선보인 유진목(36) 시인이다. 그의 등장은 몇 편의 시로 운명이 갈리는 신춘문예, 문예지 등 기존의 등단 방식이 아니라 더 눈길을 끌었다. 시집 한 권 분량의 투고 원고를 검토해 ‘될성부른 시인’을 가려낸다는 출판사 삼인 시인선 첫 권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언뜻 시와 SF의 거리는 멀어 보이지만 시인의 설명과 이력을 되짚어 보면 납득이 간다. 2009년 1인 영화 제작사 ‘목년사’를 차린 그는 단편 극영화,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장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직접 시나리오도 쓰며 장편 영화감독 데뷔를 늘 마음에 품고 있는 그에게 ‘서사’는 놓칠 수 없는 꿈인 셈이다.최근 펴낸 ‘디스옥타비아_2059 만들어진 세계’(알마)는 예술을 향한 그의 경계 없는 탐구 속에서 나온 작품이다. 흑인 여성이자 페미니스트인 미국 SF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1947~2006)의 소설에서 빌려온 문장, 이미지 변주, 패러디들로 모자이크를 그린 소설은 2059년 노인 보호 시설인 ‘엘더’에 들어간 78세 노인 ‘모’의 목소리로 흐른다. 제목 ‘디스옥타비아’에서 짐작되듯, 소설은 억압받는 소수자였고, SF에서도 그들을 위한 목소리를 냈던 작가를 향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시인은 혼자 오랫동안 습작을 하면서 작가가 될 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던 옥타비아 버틀러의 삶에 자신을 포개며 “SF 속에서 당신은 상상 가능한 곳으로 얼마든지 떠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을 동력 삼아 소설을 쓸 수 있었다고 했다. 2059년의 ‘모’는 출산과 육아를 인류의 본성으로 여기고, 남자다운 것과 여자다운 것을 지키지 않으면 문제 삼고, 여성을 남성의 보호 대상으로 여기는 ‘과거’를 회상한다. 그 과거는 다름 아닌 우리의 현재다. 모는 “그 시절의 삶이 어땠는지 짐작이나 해 볼 수 있겠는가”란 물음으로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강요하는 관념의 부조리와 야만을 극대화한다. 현재도 디스토피아지만 성차별, 혐오가 사라진 미래라고 유토피아는 아니다. 계층 간 이동이 원천봉쇄돼 있는 2059년은 또 다른 질곡으로 인간을 짓누르는 디스토피아다. 시대를 달리해도, 시스템을 바꾸어도, 여전히 디스토피아를 사는 인간을 통해 그가 말하고 싶었던 건 뭘까. “어느 한 부분을 개선하려고 파고들다 보면 좋은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강제하는 것들이 생겨나기 마련이죠. 서점(그는 지난달까지 제주에 살며 나흘은 원고를 쓰고 사흘은 서점에서 일을 했다)에서 일할 때 독자분들은 매번 ‘우울하거나 힘들지 않은 이야기를 추천해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문학이 그런가요. 어떤 것이 우리에게 상처가 되고 어떤 것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지 일러 주는 게 문학 본연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현재도 미래도 세계는 디스토피아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려냈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3살 아이에게 ‘성소수자’ 가르치는 英 유치원 수업 논란

    3살 아이에게 ‘성소수자’ 가르치는 英 유치원 수업 논란

    여장 남자를 가리키는 ‘드래그 퀸’(Drag queen)이 어린 아이들의 성(性) 다양성 수업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드래그 퀸은 여장을 의미하는 ‘드래그’(drag)와 남성 동성애자가 스스로를 칭할 때 쓰는 표현인 ‘퀸’(queen)이 합쳐진 말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더썬, 미러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여장을 한 남성들이 2살 어린이들에게 ‘젠더 유동성’(gender fluidity) 관련 쟁점들을 가르치는 수업인 ‘드래그 퀸 스토리 타임’(Drag Queen Story Time)을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드래그 퀸은 아이들이 성소수자 용인에 대해 배우고 각자의 개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특별히 개조한 동요를 부르거나 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동화책을 읽는다. 아직 어떠한 차별적 사고에 대한 생각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 다양한 성별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지난 5월 해당 수업을 기획한 토마스 캔햄(25)은 “이 프로그램은 여성 혐오증, 동성애 공포증, 인종차별, 성 소수자와 젠더유동성 같은 문제들에 대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미있고 포괄적인 독서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어떠한 증오의 형태로도 태어나지 않음을 알게 되며, 아이들이 자라서 혐오관련 범죄 예방과 축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캔햄은 이번 겨울 동안 영국 최대 규모의 육아 자선단체(LEYF)가 운영하는 유아원 7곳에서 드래그 퀸 스토리 타임을 실시할 예정이다. 성공을 거둘 경우, 37곳으로 넓힐 계획이다. 그의 수업을 지지하는 육아 자선단체(LEYF)의 최고 책임자 제인 오 설리반은 “수업은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도 남장여자가 단지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게 한다. 또한 엄격한 성별 제한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성에 대한 표현의 자유가 보장받아야 하는 세상임을 아이들이 일깨울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반면 비평가들은 2~3세 아이들이 가장 기본적인 ‘인간 실존’의 의미를 알지 못하게 만들며 남녀간 본질적인 차이에 대한 현실 인식을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 심리 치료사 딜리스 도스는 “장기적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줄 수 있다. 트렌스젠더가 된다는 건 평범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아이들이 트렌스젠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도록 부추긴다”며 염려했다. 이에 캔햄은 “대부분의 어린아이들이 반대되는 성별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현상은 정상이다. 그들은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들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소아 성애자라거나 게이 선동가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는 1000명 중 1명에 불과했고, 나는 이런 부정성이 우리가 바꾸고자 노력하는 부분이자 나를 자극하는 힘”이라는 소신을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여주세종문화재단 21일 출범

    여주세종문화재단이 21일 출범한다. 경기 여주시는 시민이 중심이 되는 차별화된 문화진흥정책을 펼쳐 나가기 위해 지난 2015년 7월 재단설립 운영계획을 수립한 이래 2년 3개월간의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역사적인 출범을 한고 13일 밝혔다. 여주세종문화재단은 오는 21일 오후 2시 연양동 소재 여주세종문화재단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하고 썬밸리호텔에서 각 기관, 문화·예술단체, 시민등 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 예술인 축하공연 등 공식 행사를 갖는다. 여주세종문화재단은 우선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창작과 공급이 도심 속에서부터 읍·면·동의 작은 공간에 이르기 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상 속 문화향유 기반을 넓히기 위해 시민이 주인이 되는 차별화된 문화진흥정책을 펼치고 가족, 여성, 청소년은 물론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족 등 문화취약계층과 함께할 수 있는 여주만의 문화적 지평을 넓혀간다. 또 여주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콘텐츠 개발, 전문 인력의 양성과 지원국도비 공모사업을 통한 문화예산 확보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 시는 지난 10월 30일 시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문화예술, 축제관광, 행정·경영 등 직원 채용 지원서를 접수한 결과 모집인원 18명(일반 14명, 무기계약 4명) 중 128명이 지원해 평균 7대1의 높은 지원율을 보였다. 문화예술분야 일반6급 팀장 직렬이 10대1 이었고 무기 사무분야는 12대1로 가장 높은 지원율을 보였다. 일반8급 예술 및 축제 분야가 2대1로 가장 낮은 지원율을 기록했다. 여주시는 13일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와 15~17일 면접시험후 일반직은 21일 우선 임용하고 무기직은 내년 1월 임용 한다는 방침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꽃뱀? 무고? 이게 여성혐오” 여성단체, 한샘발 성폭행 분노

    “꽃뱀? 무고? 이게 여성혐오” 여성단체, 한샘발 성폭행 분노

    ‘여성에겐 모든 기업이 한샘이다.’ 여성단체들이 최근 한샘과 현대카드 등 잇단 직장 내 성폭행 논란에 대해 “한샘 사건은 우리 사회 여성들이 일하는 모든 기업과 일터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린 여성을 겨냥해 꽃뱀이니 무고니 하는 것들이 대표적인 여성 혐오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한국여성민우회·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 여성단체들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샘 사건은 기업에서 여성노동자가 어떻게 성적으로 대상화되는지 보여준다”면서 “여성에겐 일터가 곧 여성혐오로 뭉친 우리 사회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런 사건들이 상사에 의해 자행되고, 기업의 사후 조치는 무책임하며, 피해자에게 또 다른 피해를 양산하는 점에 분노한다”면서 “‘꽃뱀’으로 낙인 찍거나 ‘무고 아니냐’는 등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편견도 변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여성에게는 모든 기업이 한샘이다’, ‘용감한 여성이 고장난 시스템을 바꾼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인식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성단체들은 “성희롱 피해는 직급이 낮거나 비정규직, 저연령인 여성에게 주로 일어난다”면서 “더는 성희롱·성차별로 개인의 인격을 훼손당하고 퇴직 등 고용상 위기까지 겪는 여성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中 정상회담 의식한 북한 “대북 제재로 여성·아동 고통”

    美·中 정상회담 의식한 북한 “대북 제재로 여성·아동 고통”

    한대성 북한 유엔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8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여성과 어린이 등 취약 계층이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주요 의제임을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한 대사는 이날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본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북한 주민들의 피해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그 외 적대국들은 북한의 제도와 사상을 흔들려는 사악한 방식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우리 인민들의 인권 향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여성과 어린이와 같은 취약한 사람들이 비인도적 경제 제재의 희생양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북 제재로 임신부, 어린이를 위한 의료용품 및 의약품이나 어린이용 자전거와 같은 생활용품 역시 조달이 힘들어졌다고 덧붙였다.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무고한 희생양’을 낳는다는 한 대사의 주장은 더욱 광범위한 대북 제재를 반대하면서 중국 측이 내놓는 이유와 같다. 대북 제재가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보다 일반 주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크기 때문에 즉각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獨,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 인정

    독일 최고 법원인 연방헌법재판소가 8일(현지시간) 남성과 여성이 혼합된 ‘제3의 성’(間性·intersex)을 공식 인정하고 출생증명서에 기재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헌재는 결정문에서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과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에 따라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며 내년 말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연방의회에 요구했다. 헌재는 또 “남성도 여성도 아닌 사람들의 성적 정체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BC는 “법이 개정되면 출생신고서에는 간성을 표기할 단어는 ‘사이의’(inter) 혹은 ‘다양한’(diverse)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독일 내무부 측은 “헌재의 결정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출생증명서 등 신분증명서에 남성과 여성 이외에 제3의 성을 기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제3의 성을 인정하는 국가는 호주와 뉴질랜드, 네팔, 태국, 캐나다 등이다. 북미간성협회에 따르면 간성은 출생 당시부터 남성 또는 여성으로 분류할 수 없는 생식기 구조를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외과적 수술을 통해 타고난 성별을 바꾸는 성전환자(트랜스젠더)와는 다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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