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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순의 낮꿈꾸기] 당신은 ‘이성애 합법화’를 찬성하십니까

    [강남순의 낮꿈꾸기] 당신은 ‘이성애 합법화’를 찬성하십니까

    어느 날 학교 연구실에 있는데 조교인 샘(Sam)이 불쑥 문을 두드렸다. 조교라도 미리 약속을 하지 않고 찾아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 “웬일인가”라고 물었더니, 너무나 기쁜 소식이 있어 빨리 나누고 싶어서 왔다고 한다. 7년 만에 어머니가 전화를 했는데, “너희 둘은 어떻게 지내니?”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하는 샘의 얼굴을 보니, 그림자 하나도 없는 환한 웃음이 얼굴에 가득하다.그가 어머니의 이 평범한 인사말에 그토록 기뻐한 것은 바로 ‘너희 둘’(you two)이라는 말 때문이다. 게이로 커밍아웃을 한 이후 집에서 더이상 자식으로 생각하지 않겠다고 하여, 샘은 7년 동안 가족과 연락 두절을 하고 지내 왔다. 7년 만에 연락을 한 어머니가, ‘너’가 아니라, “너희 둘은 어떻게 지내니?”(How are you two?)라는 인사말을 한 것이다. ‘너’(you)에 ‘너희 둘’(you two)이라는 단어를 하나 집어넣어 두 사람의 안부를 물은 그 한마디 말로, 샘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부정당해 왔던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는 감격의 경험을 했다.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매우 복잡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이렇게 말 한마디를 덧붙이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서 가능하다. ‘너’라는 말과 ‘너희 둘’이라는 말 사이의 차이가, 어떤 사람의 삶에는 극과 극의 희비가 교차할 수 있는 것임을 샘은 내게 전해 준다. ●세계정신의학회 “비정상·질환 간주는 오류” 나의 학생, 친구, 동료 중에는 이른바 ‘성소수자’(LGBT: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트랜스젠더)들이 여럿 있다. 내가 일하는 대학교는 성소수자 중심의 동아리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다. 그런데 이들이 대학 울타리 밖으로 나가면 사회는 물론이고 가족, 친구, 교회로부터 그 존재가 부정되곤 한다. 왜 그런가. 이들을 부정하고 거부하는 것은 ‘정상-비정상’이라는 틀에서 시작된다. 이분법적 틀에서 보면, 이성애만이 정상이고 그 밖에 다른 방식은 모두 비정상이다. 인간의 성적 지향의 다양성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은 마치 과학자들이 ‘지구가 돈다’는 것을 발견한 후에도, 지동설을 외면하고 부인하던 중세의 인식론적 오류와 유사하다. ●1992년 WHO ‘다양한 성적 지향 인정’ 공식화 1973년 ‘미국정신의학회’는 오랜 연구 끝에 인간에게 이성애만이 아니라 다양한 성적 지향(orientation)이 있으며, 이성애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성적 지향을 고쳐야 할 정신질환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류였다고 결론 내렸다. 1992년 세계보건기구(WHO)도 모든 다양한 성적 지향을 인간 섹슈얼리티의 ‘정상적’ 형태로 인정하는 것을 공식화했다. 2012년 유엔 인권이사회는 성소수자의 인간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2016년 세계정신의학회는 성소수자의 섹슈얼리티가 사회적 낙인과 차별의 대상으로 간주되고 정신질환이라는 논쟁이 계속되자, 이 모든 성적 지향들이 결코 병리현상이 아님을 분명히 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성애가 아닌 성적 지향을 가진 이들을 비정상 또는 질환을 지닌 이들로 간주하는 것은 분명한 오류라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오랜 연구를 거듭한 후에 이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중세기에 많은 이들이 지동설을 외면했듯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이들은 이러한 사실을 외면한다. 내가 학교에서 접하는 여러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누구도 이른바 ‘평탄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병원·직장·종교 공동체에서, 또는 가족·친척·친구들로부터 다층적인 차별과 혐오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일상을 살고 있다. 주류에서 벗어나는 성적 지향 때문에 어릴 적부터 고통 속에서 살아 왔고, 또는 자기혐오와 자기부정, 사람들의 편견과 질시를 견디다 못해 자살을 시도한 이들도 많다. 만약 이들의 성적 지향이 ‘치료 가능’한 것이라면, 왜 이들이 이토록 힘든 삶을 일부러 선택하겠는가. 설사 ‘선택’이라 할지라도, 한 사람의 존재방식을 정죄하고 부정할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은 동성애를 찬성하십니까?’, ‘동성애 합법화에 찬성하십니까?’ 사람들은 정치, 교육, 종교계 등 한국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대선 주자들과 정치가들에게, 그리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사적 자리에서도 이런 질문은 끊임없이 회자된다. 그런데 이 ‘덫’과 같은 질문에 즉각적인 답을 하기 전에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 있다. 그 질문은 과연 타당한 것인가. 타당성 여부는 질문을 거꾸로 뒤집는 장치를 통해서 검증할 수 있다. ‘당신은 이성애를, 이성애 합법화를 찬성하는가?’ ●국민적 정서·합의로 정당성 결정할 문제 아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모독, 또는 정죄는 매우 상식적이고 당연한 것같이 들리는 ‘동성애를 찬성하는가’와 같은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인간의 섹슈얼리티가 각 사람들이 지닌 존재 방식이라는 것이 밝혀진 지금, 그러한 각기 다른 존재 방식이 ‘찬성’ 또는 ‘반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성적 지향이나 젠더의 성향이 이른바 ‘주류’의 그것과 같지 않다고 해서, 찬성·반대 또는 국민적 정서나 합의를 도출하여 그 정당성을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방식 자체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만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차별’이다사람들은 종교, 정치, 교육, 미디어 등을 통해서 다층적인 ‘정상과 비정상’의 논리를 끊임없이 생산·재생산하곤 한다. 이성애·동성애, 기혼자·비혼자, 유자녀 가족·무자녀 가족, 양부모 가족·한부모 가족 등을 ‘정상과 비정상’의 잣대로 재단하면서 무수한 사람들을 ‘비정상의 범주’로 집어넣는다. ‘정상’의 이름으로 자신과 다른 이들의 다양한 존재방식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상-비정상의 레토릭은 ‘지배와 종속의 논리’를 정당화하면서, ‘타자의 식민화’ 기능을 하게 된다. 엠마뉘엘 레비나스는 ‘얼굴’이야말로 타자에 대한 책임성이 시작되는 윤리적 현장이라고 한다. 윤리란 특정한 이론적인 근거나 종교·성별·국적·성적지향·장애여부·나이·사회적 계층 등과 같은 외적 조건들로부터가 아니라, 바로 얼굴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차별·배제는 그 어떤 이론이나 종교적 신념에 의해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니고 있는 얼굴을 바라보라. 이 세상에 그 누구도 그 생생한 얼굴의 존재를 거부하고 혐오할 위치에 서 있지 않다, 설사 신이라 해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성소수자 부모들이 모인 콘퍼런스에 강연자로 간 적이 있다. 2박 3일의 모임을 하면서 거의 모든 세션에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성소수자 당사자들이나 부모들이 눈물 없이 이야기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말의 언어만이 아니라, 인간의 ‘몸의 언어’는 강력한 전달통로이다. 어떤 이라도 재미로 또는 타락해서 성소수자가 되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그들이 일생 경험하는 배제, 멸시, 그리고 고통의 눈물이 너무 많다. ‘눈물’이 자신의 언어가 되어버리는 삶을 누가 선택하겠는가. ‘이성애를 찬성하십니까?’ 이것이 부적절한 것처럼, ‘동성애를 찬성하십니까’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에서 반인권적 질문이다. 첫째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의 오류, 그리고 둘째 타자의 존재 부정을 이미 담고 있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성소수자 혐오, 여성혐오, 난민혐오, 이슬람혐오, 장애혐오 등 다양한 혐오가 점점 극단화되고 있다. 이제 ‘동성애에 찬성하십니까’를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당신은 혐오를 찬성하십니까 또는 반대하십니까?’ 올바른 질문을 묻는 것, 성숙한 민주사회의 첫걸음이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캘리포니아 “상장기업 이사회에 반드시 여성 임원 포함”

    캘리포니아 “상장기업 이사회에 반드시 여성 임원 포함”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상장 기업들의 이사회에 여성을 포함시킬 것을 의무화하는 법을 제정했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30일(현지시간) 앞으로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상장 회사들은 2021년까지 모두 이사회에 여성들을 포함시켜야 하는 강제규정을 담은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법에 따르면 회사들은 내년 말까지는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최소 1명 이상 둬야 하며 회사 규모와 이사진 자리 수에 따라서 2021년까지 3명의 여성 이사를 포함시켜야 한다. 이를 한 번 위반하는 회사는 10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의 벌금을 물게 되며, 2회 이상 중복 위반하면 30만 달러(3억 3000만원)의 벌금을 내야한다. 또한 모든 상장 기업들이 이사회 구성을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거부할 경우에는 역시 1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현재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상장 기업 가운데 4분의 1 정도인 165개 기업 이사회에는 여성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브라운 주지사는 법안에 최종서명하면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 법을 실시하는데 따르는 반대의견과 법적 대응도 감안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워싱턴 DC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건의 메시지를 모르는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투 캠페인’ 등에서 나타나듯 여성의 참여와 역할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기 때문에 ‘여성 우대정책’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 법안은 샌타 바바라 선거구출신의 민주당 한나-베스 잭슨 주상원의원이 발의했다. 그는 이사회에 여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을 수록 그런 회사들은 더 성공적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여성들이 매사에 더 협조적이며 다양한 임무를 동시에 하는 융통성이 많은데다 여성임원이 많을 수록 성희롱이나 성차별 문제등도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르웨이와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여성 임원들의 수를 법적으로 의무화 하고 있지만 미국은 그런 규정이 전혀 없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상공회의소는 회사 이사진의 구성은 정부가 행정적으로 관여할 일이 아니라 회사 내부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반발해왔다. 헌법의 차별금지조항을 위반할 가능성까지 있다는 반대론이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씨줄날줄] 초고령 실버택시 불안/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초고령 실버택시 불안/김성곤 논설위원

    지난 5월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지가사키(茅ケ崎)시에서 90세 여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로 돌진, 보행자 4명을 치어 이 가운데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세계적 장수 국가로 고령자 정책에서는 선진국이라는 일본에서 고령 운전자 안전 운전 대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뾰족한 대책이 있을 리 없다.일본은 7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인구당 교통 사망사고 건수가 75세 미만의 2배를 기록할 만큼 고령자 운전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따라 일본은 1998년부터 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했다. 면허 반납 시 대중교통요금 할인이나 정기예금 추가금리 적용 등이 그것이다. 한국도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양국 모두 면허 반납이 저조하다고 한다. 노인들의 거주지가 대부분 시골인 데다 도시든 벽지든 면허를 반납하면 불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가 나이 들어 운전면허를 반납하다니…” 하는 심리적 거부감도 없지 않다고 한다. 국토교통부가 30일 김상훈(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용 택시 운전자 중 90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23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80~89세는 533명, 70~79세는 2만 6151명이다. 헌법 등에서 나이 등을 이유로 차별을 허용하지 않지만,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택시 운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좋든 싫든 이미 택시 승객이 나이 든 운전자를 회피하는 ‘실버택시 기피 현상’은 현실이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고려해 택시 기사의 경우 내년부터 65세 이상은 3년마다, 70세 이상은 매년 자격유지검사를 받도록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했다. 하지만 개인택시 등 택시업계의 반발이 심해지자 적성검사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한 발짝 물러섰다. 신체·인지적 기능 저하를 평가한다지만, 적성검사로 과연 자격유지검사가 대체될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해 볼 일이다. 더욱이 버스 기사는 2017년 1월부터 이미 자격유지검사를 도입했고, 화물차 운전기사는 2020년부터 자격유지검사를 도입하기로 한 마당이다.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노화는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필연적으로 신체 능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인간은 80세가 되면 고음역 청각은 생애 최대치의 30%, 폐활량은 50~60%, 신경전달속도는 85%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운전을 하다 보면 돌발상황 등에 대처하는 능력이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치매운전도 있다. 매사 불여튼튼이다. 노화가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와 만나면 흉기로 변할 수 있다.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운전대는 노인과 젊은이를 구분하지 않는다. 고령자 택시 운전에 대한 대비는 그야말로 모자란 것보다 과한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sunggone@seoul.co.kr
  • [뉴스 in] 마르지 않아도 좋아 ‘i_weigh’

    [뉴스 in] 마르지 않아도 좋아 ‘i_weigh’

    여성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잣대는 시대마다 달랐다. 오늘날에는 주로 날씬한 사람이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유별난 ‘외모 지상주의’를 가진 한국에서는 외모가 사회적 차별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미(美)에 대한 통념과 사회적 평가 잣대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국내외에서 확산되고 있다. 마른 체형이 아니어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겠다는 움직임이다. ‘탈코르셋’ 운동에 이은 ‘아이 웨이’(i_weigh) 운동이 ‘제2의 미투 운동’이 될지 주목된다.
  • [관가블로그] 진선미호 여가부… ‘성평등’ 대신 ‘피해자’와 ‘다양성’

    [관가블로그] 진선미호 여가부… ‘성평등’ 대신 ‘피해자’와 ‘다양성’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1일 새로 취임했습니다. 6일 뒤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진 장관은 취임식을 여는 대신 당일 배포한 취임사를 꼼꼼히 읽어달란 부탁을 곁들였기에 정현백 전 장관의 취임사와 한 번 비교해봤습니다. 여성의 권익 신장이나 노동 시장에서의 남녀 임금 격차 해소 등 공통점도 있었지만 차이점이 많았습니다. 눈에 띄게 다른 점은 바로 ‘성평등’이란 단어의 사용입니다. 비슷한 분량의 취임사에서 정 전 장관은 성평등이란 단어를 22번 사용했지만 진 장관은 단 8번 성평등을 사용했습니다. 취임사 전반에 걸쳐 성평등 단어를 쓴 정 전 장관과는 달리 진 장관은 ‘성평등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주제로 쓰인 한 문단 내에 총 5번 성평등을 사용했습니다. ‘성평등’이란 단어는 여가부의 오랜 숙제입니다. 지난해 말 여가부가 발표한 ‘제2차 양성평등 기본계획’에서 ‘성평등’과 ‘양성평등’을 혼용해 사용한 것을 두고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에서 “‘성평등’이란 단어는 수십 가지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용어”라며 “양성평등으로 일괄 교체하거나, 양성평등의 줄임말이라고 명시하라”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여가부는 ‘성평등’과 ‘양성평등’은 ‘Gender Equality’를 번역한 것으로 의미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논란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진 장관이 이런 이유로 성평등이란 단어 사용을 꺼린 것은 아닌 것으로 풀이됩니다. 취임사의 서두에 “성평등을 위해 타오르는 지금의 ‘불꽃’을 제도와 문화라는 ‘등불’로 만드는 일,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여성가족부입니다”라는 대목에서 해당 단어를 사용하며 여가부 정책의 핵심 가치임을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진 장관은 성평등이란 단어를 취임 기간 내 달성해야 할 목표를 담기엔 추상적이라고 여긴 것 같습니다. 진 장관이 취임사에 새롭게 등장한 단어는 ‘피해자’(0회→5회)와 ‘다양성’(0회→7회)입니다.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이후 여성 폭력과 불법촬영 등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자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여가부의 책무가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다양성은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질문공세에 “질문 자체가 차별성을 가진다”며 맞섰던 진 장관의 가치관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진 장관이 여가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건 길어야 1년 3개월입니다. ‘스펙쌓기용’ 행보라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취임사에서 밝힌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과 ‘민간 부문 고위관리직 여성 비율 목표제 도입’, ‘성평등 교육과정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한국에서 직장인으로 산다는 건

    [금요일의 서재]한국에서 직장인으로 산다는 건

    열심히 하고 싶고, 잘하고 싶고, 성공도 하고 싶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계속 다녀야 하나 고민한다. 직장인으로 사는 일이 그리 녹록지는 않다. 이것도 다 성장하는 과정일까. 신간 가운데 직장 이야기를 담은 책이 눈에 띈다. 이번 주 ‘금요일의 서재’에서는 교사로서, 소방관으로서 생활을 담은 책, 대기업을 퇴사한 뒤 후배들에게 조언을 주는 책을 골라봤다.●학생을 이해하니 나무랄 수 없었다=‘송샘의 아름다운 수업’(에듀니티)은 35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한 송형호 천호중 영어교사의 에세이집이다. 송 교사의 철학을 담은 키워드 ‘돌봄’, ‘이유’, ‘성장’을 주제로 해 하루치 수업, 모두 6교시분으로 구성했다. 1교시 ‘아이들은 어디에서 올까?’, 2교시 ‘아이가 감춰놓은 보물은 무엇일까?’ 등 매 교시 5~10편의 에세이를 담았다. 에세이마다 실제 송 교사가 경험했던 일과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적었다. 예컨대 ‘늦게 오고 빨리 가는 주은이’ 편은 주번 활동을 거부하고 말없이 하교해버리는 주은이, ‘민준이는 학급 번호가 두 개’ 편에서는 아버지에게 골프채로 맞는 민준이의 사연을 소개하고, 어떻게 속사정을 알게 됐는지, 그리고 저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펼친다. 송 교사는 교사 5년 차이던 1989년 동북고 영어교사로 재직할 때 전교조 가입을 이유로 집단해고됐다가 1994년 복직했다. 5년 동안 쉬고 교실에 돌아오고서 이른바 ‘신세대’라 불리는 학생들을 맞고 교실의 변화를 체감했다. 이후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다른 교사와 공유해왔다. 교사연수를 비롯한 강의와 인터넷 카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미 ‘교사들의 멘토교사’로도 알려졌다. 그는 책을 통해 “학생을 나무라기 전에 원인을 알아야 한다”면서 “원인을 알면 나무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결국 “교직은 기다림”이라는 가르침에 이른다. 일반 독자보다 교사들이 우선 읽어야 할 책이다.●직장 생활 잘하는 비결 알려줄게=삼성물산과 애경그룹에서 20여년 동안 유통 전문가로 일하고, 애경그룹 최초 여성 임원에 올라 화제가 됐던 유세미 작가가 직장생활에 대한 조언집 ‘오늘도 출근하는 김대리에게’(책들의 정원)를 냈다. 오랜 회사 생활을 마친 저자는 치열했던 직장생활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품었던 고민을 이제는 한 발 떨어진 시각에서 살피고 그 해답을 알려준다. 책은 언니나 누나처럼 따뜻한 격려, 회사 및 인생 선배로서 속 시원해지는 조언을 건넨다. 어렵게 입사해 쉽게 퇴사해버리는 신입 사원부터 일에 치인 중견 회사원을 위한 조언이 담겼다. 이력서 100장을 쓰고도 취업을 못하는 막막한 취업준비생으로선 ‘퇴사가 무슨 배부른 소리냐?’라고 하겠지만, 나름 이유가 있는 법이다. 저자는 이들에게 될 수 있으면 빨리 적응하고, 회사에 구체적으로 에너지를 어떻게 쏟을지 계획을 세울지를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묵묵히 일을 잘한다고 만족하고 있다고 믿으면 오산이라고도 한다. 예컨대 저자의 성실한 후배는 별다른 불평 없이 일만 했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얼굴이 돌아가는 구완와사에 걸리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참고 참기보다 어떻게 대처할지 수록했다. 이밖에 자신이 몸담았던 직장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일화 중심으로 직장생활을 풀어간다. 여성 직장인으로서 겪게 되는 차별, 상처, 편견 등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현재 서울신문에서 ‘유세미의 인생수업’을 연재 중이다. 우선 읽어보는 일도 권한다.●세상 멎은 순간과 마주 선 소방관=국민이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직업 1위, 그렇지만 직업 만족도는 최하위. 바로 대한민국의 소방관이다.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다독임 북스)은 지난해 여름 소방서 막내 생활을 시작한 김상현 씨의 한 해 기록을 담았다. 저자는 미국 교환학생 시절 겪은 화재사고를 계기로 소방관이 됐다. 여자아이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듣고 나간 첫 출동부터 긴박했던 기록이 이어진다. 데이트 폭력, 교통사고 등과 같이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부터 벌집 제거, 선박화재, 투신자살 등 다소 무거운 소재까지 생생한 사례가 담겼다. 저자가 소방서에서 근무하며 직접 겪은 실제 일화와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을 진솔하게 담았다. 세상이 멎는 순간 달려가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은 영웅이지만, 누군가의 부모, 누군가의 자식, 누군가의 친구다. 직장이 조금 다를 뿐 울고, 웃고, 화내고, 끝없이 고뇌한다. 그러나 생명을 구하는 위급한 일이기에 소방관 다수가 현장을 떠나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고통을 겪는다. PTSD를 겪는 소방관 비율이 일반인의 8배에 달한다는 사실, 상담과 치료를 받으면 그마저도 기록에 남아 인사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 등은 우리나라 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얼마나 열악한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이 어떠한지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작은 바람에서 글을 쓰게 됐다”면서 “나와 당신, 우리는 모두 그동안 당연하게 누려온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가 피, 땀, 눈물을 흘려 지켜온 소중한 것이란 사실을 너무도 쉽게 잊고 산다”고 말한다.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책이 소방관에 대한 꾸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처럼 소방관에 관한 처우 개선이 좀 더 나아지길 바라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꼴보·노이즈 마케팅이 부른 일본 월간지의 ‘사실상 폐간’ 참사

    [황성기의 시시콜콜]꼴보·노이즈 마케팅이 부른 일본 월간지의 ‘사실상 폐간’ 참사

    발행부수 1만 6800부에 지나지 않은 월간지 ‘신초 45’가 일본 사회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국회의원의 혐오성 기고를 싣고는, 쏟아지는 세간의 거센 비판에 굴하는 게 싫었던지 아니면 노이즈 마케팅으로 판매 부수를 늘리려는 전략이었는지 ‘신초 45’는 두달 뒤 발매된 10월호(9월 18일 발매)에 그 국회의원과 주장을 옹호하는 특집을 게재한다. 하지만 ‘신초 45’는 두달 전 비판의 몇 배를 넘는 ‘쓰나미’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은 맹렬한 반발에 부딪쳐 결국 휴간이라는 선택에 내몰렸다. ‘신초 45 사태’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이번 소동은 쇠락해 가는 종이 매체의 단말마적인 폭주, 소수자·약자를 대하는 주류 사회의 오만, 그럼에도 이를 묵과하지 않고 맞서는 건강한 지식인의 당당한 대응이 펼쳐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 일본의 속살을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다. 성 소수자 차별을 주장한 친 아베 의원의 기고가 발단 ‘신초 45 사태’의 전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발단은 ‘신초 45’가 지난 8월호에 스기타 미오(51·자민당 소속) 중의원의원의 ‘LGBT에 대한 지원, 도가 지나치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게재한 데 있다. 이 기고에서 스기타 의원은 “아이를 만들지 않는 LGBT에게는 생산성이 없다”, “LGBT에 대한 대우가 너무 지나치다”, “LGBT에 대한 세금 투입을 줄여야 한다”는 등의 해괴한 논리를 폈다. 소수의 극우보수층으로부터 박수를 받았지만 ‘나치의 우생(優生) 사상 같다’며 대부분은 비판하는 대열에 섰다. LGBT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의 영어 첫 글자를 딴 일본식 조어다. 여기에는 아쿠타카와상 수상 작가로 한국에도 ‘일식’(日蝕)을 비롯한 수십권이 번역돼 있는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도 비난의 대열에 동참했다. 그는 “독자로서, 신초샤의 책으로 내 인생은 바뀌었고, 소설가로서 데뷔해 대표작도 (신초샤에서) 썼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경애의 마음을 갖고 있는 출판사이다. 일개 잡지라고는 하지만 왜 저런 저열한 차별에 가담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성 소수자를 포함한 비판론자들이 ‘신초 45’ 7월호가 나온 직후인 7월27일 자민당 본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는 이례적인 사태로까지 번졌다. 집회에 참가한 사람은 무려 5000명이었다. 집회 문화가 소규모화한 일본에서는 놀라운 숫자다.여기에서 끝났더라면 꼴보(꼴통 보수)·노이즈 마케팅에 편승한 잡지에 단골로 기고하는 우익계 의원의 일탈로 간주하는 데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신초 45’ 편집장은 부수의 감소 추세가 멈추지 않는 잡지의 판매를 늘릴 절호의 기회로 여겼는지 7명의 울트라 우익 논객을 긁어 모아 이들에게 스기타 의원을 옹호하는 기획을 꾸려 10월호를 발매했다. 기획의 타이틀도 ‘그렇게 이상한가, 스기타 미오 논문’이다.마치 세상을 향해 싸움을 거는 듯한 도전적인 이 기획에 등장하는 필자들은 장년층 이상의 보수층을 대상으로 한 ‘세이론’(正論), ‘월간 Will’, ‘월간 Hanada’ 같은 잡지에 단골로 등장하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도 오가와 에이타로라는 문예평론가의 글은 ‘신초 45’를 지켜보고 있던 일본 지식인들의 역린을 건드린다. 오가와는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자 ‘아베 신조 총리를 원하는 민간인 유지의 모임’을 만드는 등 아베 총리의 사상과 궤를 같이 하는 사람이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승객이 가득한 전철을 탔을 때 여자의 냄새를 맡는다면 손이 자동적으로 움직이고 마는, 그런 치한 증후군 남자의 고생이야말로 지극히 뿌리가 깊을 것이다. 재범을 일삼는 것은 제어불가능한 뇌에서 유래하는 증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치한)이 만질 권리를 사회는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하는 여자의 충격을 생각하라고 하는 건가. 그렇다면 LGBT님이 논란의 큰 길을 걷고 있는 풍경은 나에겐 죽을 만큼 충격이다” 출판 침체 속 극우노선 편승한 ‘신초 45’의 잘못된 선택 스기타를 옹호한다고 쓴 변태적이고 해괴한 글이 사태를 지켜보다 참다 못한 지식인의 집단적 분노를 사고, 여러 매체에 항의성·비판성 글이 동시다발적으로 게재되면서 순식간에 ‘신초 45 사태’로 비화하게 된다. 거기에는 ‘신초 45’를 발행하는 출판 노포(老鋪) 신초샤(新潮社) 트위터 공식 계정의 하나인 ‘신초샤 출판부 문예’가 ‘신초 45’의 기획에 비판적인 글을 올리고 리트윗하면서 불에 기름을 붓는다. 이어 이와나미 서점 등 경쟁 출판사에서 응원의 글을 트윗하면서 비난의 쓰나미는 일파만파로 신초샤를 덮치게 된다. 신초샤 앞에서 항의 집회가 열리고, 간판에 낙서를 당하는 수모도 겪는다. 결국 발매 이틀 뒤인 9월 21일 신초샤는 사장 명의로 성명을 내기에 이른다. 하지만 성명은 ‘너무나도 상식을 벗어난 편견과 인식부족에 가득찬 표현이 있었다’고만 했을 뿐, 사죄의 문구 하나 없어 역효과만 낳는다. 결국 이 성명으로는 분노의 불길이 잡히지 않자 25일 신초샤는 ‘신초 45’의 휴간과 함께 사장과 관련 임원의 10% 감봉 3개월의 조치를 내놓는다. 신초샤는 1896년 설립된 이후 문예지와 단행본, 문고본을 등을 출판하면서 일본 문예를 이끈 역사, 전통을 자부하는 대형 출판사다. ‘신초 45’는 45세 이상의 중년을 타깃으로 1982년 창간했다. 논픽션물을 꾸준히 발굴하고 게재하면서 한때는 논픽션을 쓰는 저널리스트에게 ‘동경의 월간지’였다. 그러나 36년만에 사실상 폐간과 다름없는 기약없는 휴간이란 대참사를 자초했다. ‘양심에 반하는 출판은 죽어서도 하지 않을 일’이라는 설립자의 모토를 근간으로 122년 이어온 신초샤에서 왜 이런 ‘자폭’ 사태가 일어났는지 철저한 자체 검증을 기대한다. 자폭 원인은 몇 가지 면에서 추론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신초 45’가 종이매체의 전반적인 축소 경향에 따른 위기감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을 가능성이다.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가 낸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일본 내 출판물 추정판매금액은 1조 3700억엔(13조 7000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정점에 달했던 1996년의 52%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 중에서 잡지는 20년 연속 전년대비 축소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둘째는 생존을 모색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수년 전부터 일본에서 일정한 세를 얻고 있는 애국주의적 극우 성향 잡지의 ‘꼴보 노선’에 힌트를 얻었을 가능성이다. ‘신초 45’가 올들어 특집을 꾸민 타이틀을 보자. 2월호는 ‘반(反) 아베 병에 붙이는 약, 3월호 ‘비상식 국가 한국’, 4월호 ‘아사히신문이라는 병’, 7월호 ‘이런 야당은 방해일 뿐’ 등의 제목에서 보듯, 아베 총리를 반대하는 세력과 아베 비판의 선봉인 아사히신문을 두들기고, 반한(反韓)·반중(反中) 감정을 부추기는 꼴보 노선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셋째, ‘자폭’의 보턴을 누른 10월호에 노이즈 마케팅까지 끌어들였다. 신초샤 내부에서 편집장의 재량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편집 방침을 용인했는지, 체크 기능은 살아있었는지는 향후 신초샤가 검증해서 세상에 밝혀야 할 부분이다. 다양한 비판 속 ‘처음부터 끝까지 총리 안건’ 주장 눈길 지식인들의 ‘신초 45’ 비판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칼럼니스트 오다지마 다카시가 닛케이 비즈니스 온라인에 기고한 ‘신초 45는 왜 불타는 길을 폭주했는가’라는 글이다. 그는 스기타 의원의 기고가 이렇게 활활 타오른 것은 “총리 안건이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길지만 그의 글을 인용해 보자. “아베 총리가 총애하는 여성 의원인 스기타는 여러 곳에서 총리의 내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온 의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글을 읽은 독자들은 행간에 숨어 있는 총리의 얼굴에 섬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쩌면 아베 총리가 그런 것(성적 소수자 혐오)을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라고 직감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과잉반응한 것이다. (중략) 자민당의 반응은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처럼 둔중했다.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이 정도 발언으로 엄살은…’이라며 옹호한 것은 ‘총리 안건’이었다고 생각하면 앞뒤가 맞는다. (중략)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총리 안건이다. 반발하는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는 이유는 단순히 차별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게재 책임이나 출판인의 양심과 같은 이야기도 아니다. 이런 찜찜한 ‘생산성 차별 스토리’의 배후에 일관해서 총리의 의향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초 45 사태’라는 선을 잇는 점의 하나가 아베 총리라는 추론은 대단히 과격하지만 흥미롭다. 이번 사태가 일본 사회에 미칠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지만, 소수자·약자에 대한 주류 사회 특히 현 집권세력의 오만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깊다. 아쉬운 것은 사태를 여기까지 끌어온 주인공 스기타 미오 의원이 침묵하고 있는 점이다. 그야말로 정치인 실격이 아닐 수 없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서현진X이민기 ‘뷰티 인사이드’ 꼭 봐야 할 이유+원작과의 차별점은?

    서현진X이민기 ‘뷰티 인사이드’ 꼭 봐야 할 이유+원작과의 차별점은?

    ‘뷰티 인사이드’가 원작의 감성은 살리고 새로운 매력을 장착한 ‘쌩판 초면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오는 10월 1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월화드라마 ‘뷰티 인사이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뷰티 인사이드’는 한 달에 일주일 타인의 얼굴로 살아가는 한세계(서현진 분)와 일 년 열두 달 타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서도재(이민기 분)의 조금은 특별한 쌩판 초면 로맨스를 그린다.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는 이미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원작을 차별화된 시각으로 변주한 작품.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가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원작과 어떻게 다르고, 또 같을지 첫 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송현욱 감독은 “‘뷰티 인사이드’는 로코와 멜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작품”이라며 “한세계는 한 달에 한 번 얼굴이 변하지만 다시 원래 얼굴로 돌아온다. 그와 로맨스를 펼칠 서도재는 안면실인증을 앓고 있다. 원작과는 다른 두 가지 설정의 변주가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원작과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2012년 공개된 소셜 필름 ‘더 뷰티 인사이드(THE BEAUTY INSIDE)’는 파격적인 콘셉트와 참신한 스토리로 칸 국제광고제 그랑프리, 클리오 국제광고제 영화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7천만 뷰를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 개봉한 영화 ‘뷰티 인사이드’(감독 백종열, 제작 용필름) 역시 화려한 캐스팅과 영상미로 호평받으며 2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소셜 필름에서 시작해 장르를 넘나들며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뷰티 인사이드’만의 보편적인 공감에 있다. 끈임없이 외모가 변하는 인물을 내세워 ‘사람’과 ‘사랑’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묻고 있는 ‘뷰티 인사이드’의 핵심은 시간과 장소, 국가를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 역시 특유의 따뜻하고 로맨틱한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더하기 위해 각색 단계에서 심혈을 기울였다. 먼저 얼굴이 바뀌는 주인공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다. 그것도 대중의 시선 속에 살아가야 하는 톱스타 한세계의 얼굴이 바뀌는 설정은 ‘뷰티 인사이드’가 가진 메시지에 폭발력을 더한다. 무엇보다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한세계를 유일하게 알아보는 안면인식장애 서도재. 외적인 변화를 감지할 수조차 없는 서도재의 설정 역시 ‘뷰티 인사이드’가 또렷하게 유지해온 독특한 감성의 결을 살리며 공감대를 배가시킨다. 일정한 주기가 되면 다른 사람이 되는 마법에 걸린 여자와 유일하게 그녀만을 알아보는 안면인식장애 남자의 로맨스는 보다 드라마틱한 시너지로 설렘을 증폭한다. 절대로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남녀가 만나 펼치는 특별한 로맨스는 가장 보편적인 사랑의 의미와 아름다움의 가치를 되새기게 될 전망. 여기에 ‘로코 치트키’ 서현진과 이민기가 남다른 시너지를 통해 유쾌한 웃음과 공감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를 높인다. 한편 ‘뷰티 인사이드’는 오는 10월 1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사진=스튜디오 앤 뉴, 용필름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경덕·알베르토·다니엘, ‘유관순 열사 순국일 실검 프로젝트’

    서경덕·알베르토·다니엘, ‘유관순 열사 순국일 실검 프로젝트’

    “9월 28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한국 홍보 전문가로 알려진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와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와 다니엘 린데만이 ‘유관순 열사 순국일’인 28일 ‘대한민국 역사, 실검(실시간 검색) 프로젝트’에 나섰다. ‘대한민국 역사, 실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날에 맞춰 그날의 정확한 한국사 지식을 이해하기 쉬운 카드뉴스로 제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 퍼트리는 대국민 역사교육 캠페인이다. 서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캠페인은 팔로워 스가 많은 셀럽들과 함께 펼쳐 나가는데 이번 9월에는 방송인 알베르토와 다니엘이 함께 동참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몇 달 뒤면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게 된다”며 “이를 기념해 대한민국 독립운동 역사에 관한 일문, 사건 등의 다국어 영상 제작 및 SNS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지난 17일에도 방송인 안현모와 래퍼 라이버 부부와 함께 ‘한국광복군 창설일’을 기억하는 실검 프로젝트에 나선 바 있다. 유관순 열사는 1902년 12월 16일 천안 병천면에서 태어나 이화학당을 다니던 중 고향에 내려와 1919년 4월 1일 갈전면 아우내 장터의 독립만세운동을 주동한 대표적 여성 독립운동가다. 열사는 1916년 이화학당을 교비 장학생으로 입학해 고등과 1학년 3학기 때인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을 맞이했다. 3월 5일 남대문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던 열사는 조선총독부의 강제 명령에 의해 이화학당이 휴교하자 독립선언서를 갖고 귀향했다. 열사는 인근의 교회와 청신학교 등을 돌아다니며 서울의 만세운동 소식을 전하고 천안·연기·청주·진천 등지의 교회와 학교를 돌아다니며 만세운동을 협의했다. 또 기독교 전도사인 조인원, 김구응 등과 만나 4월 1일 아우내 장날을 이용해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4월 1일 아침 일찍부터 아우내 장터에는 천원군(옛 천안 지역에 있었던 행정구역) 일대뿐 아니라 청주와 진천 방면에서도 장꾼과 시위 군중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전 9시, 3000여 명에 달하는 군중이 모이자 조인원이 긴 장대에 대형 태극기를 만들어 높이 달아 세우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독립만세를 선창했다. 곧이어 아우내 장터는 삽시간에 만세소리로 진동했다. 열사는 미리 만들어 온 태극기를 나눠주며 대열의 선두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며 장터를 행진했다. 독립만세운동이 절정에 달한 오후 1시쯤 긴급 출동한 일본 헌병에게 대열의 선두에 있던 한 사람이 칼에 찔려 쓰러졌다. 열사는 군중과 함께 최초의 희생자를 둘러메고 헌병 파견소로 몰려갔다. 이들은 무참하게 살해된 동지의 시체를 파견소 앞마당에 내려놓고 일제의 만행을 성토했다. 사태가 험악해지자 일본 헌병들은 파견소 내로 숨어버렸다. 시위 군중은 조인원의 설득으로 충돌 없이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나 오후 2시쯤, 지원 요청을 받은 헌병 분견대원과 수비대원 30여 명이 트럭을 타고 도착하자 총검을 휘두르고 무차별 사격이 감행됐다. 시위 군중은 사방으로 흩어졌으나 일본 헌병들은 이들을 추격하면서 총을 쏘고 칼을 휘둘렀다. 일제의 만행으로 열사의 아버지 유중권과 어머니 이소제 등 19명이 현장에서 순국하고 3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오후 4시쯤, 열사는 좌복부와 머리를 칼에 찔려 숨진 아버지의 시신을 업고 유중무 조인원, 김병호, 김용이 등 40여 명과 함께 파견소로 몰려가 소장을 비롯한 일본 헌병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결국, 열사는 일본 헌병에게 부모를 잃었을 뿐 아니라 독립만세운동의 주모자로 체포돼 공주 검사국으로 송치됐다. 열사는 이곳에서 공주 영명학교 학생 대표로 독립만세운동을 주동하다가 체포된 오빠 유우석을 만났다. 유관순 열사의 가족은 모두 독립만세운동에 나섰다 일제의 탄압을 받는 애국투사가 됐다.열사는 공주지방법원에서 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 열사는 이에 불복해 경성복심법원에 공소했으나 7년형이 확정돼 서대문형무소에 감금됐다. 열사는 옥중에서도 독립만세를 외치다 모진 고문으로 18세의 나이에 옥중에서 순국했다. 정부는 열사의 공훈을 기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전 11시 천안 병천면 소재 유관순열사추모각에서 천안시와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순국 제98주기 유관순 열사 추모제’를 열었다. 추모제에는 심덕섭 보훈처 차장을 비롯한 각계인사, 기념사업회원, 시민,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고, 문재인 대통령 명의 추모화환이 증정됐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관악구, 보육교사 마음 치유해주는 숲길 연다

    관악구, 보육교사 마음 치유해주는 숲길 연다

    보육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제2의 부모’와 같다. 하지만 처우도 열악하고 다수의 아이들을 장시간 돌보다 보니 육체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여느 직종보다 크다. 이에 관악구가 산림 치유 프로그램으로 영유아의 교육과 보호에 애쓰는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의 마음을 쓸어주려 나섰다.매주 금요일 서울 관악 치유의 숲길 내 관악산치유센터에서 진행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 ‘마음 싱긋’을 통해서다. 보육 교사들의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건강한 심신 유지를 도우려는 취지로 마련된 시간이다. 참여 교사들은 허브 차 마시기, 숲길 걷기, 공감 경청 연습, 전망대에서 하늘 보며 심호흡하기, 뇌 휴식 등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소외계층, 산후 우울증을 앓는 여성과 경력단절 여성, 청소년 등 대상을 달리해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박준희 구청장은 “보육 교사들이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도 행복하다”며 “‘마음 싱긋’이 많은 선생님들에게 심신 안정을 돕는 좋은 기회로 작용해 선생님들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지으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식당에서 초라한 행색 탓에 내쫓긴 노인…손님들이 온정 베풀어

    식당에서 초라한 행색 탓에 내쫓긴 노인…손님들이 온정 베풀어

    인종과 나이, 경제력 등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멕시코에서 한 식당이 차별 구설에 휘말려 호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멕시코 미초아칸주의 라사로 카르데나스에 있는 타코 전문점 '엘인피에르노'. 스페인어로 지옥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식당에서 최근 한 노인은 진짜 지옥 같은 일을 겪었다. 초라한 행색으로 식당에 들어가 테이블에 앉은 그에게 여종업원이 다가오더니 "식당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한 것. 노인은 한마디 항의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정작 분통이 난 건 이 장면을 목격한 손님들이었다. 딸과 함께 식당에서 타코를 먹던 한 여자도 그런 손님 중 한 명이었다. 여자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가려는 노인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무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타코를 사드리고 싶다. 드시겠느냐"고 물었다. 노인은 조용히 웃어 보이며 "테이크아웃이라면 감사하게 받겠다"고 말했다. 잠시 후 여자가 주문한 타코가 나오자 노인은 식당을 나섰다. 길로 나간 그는 행인 없는 곳을 찾아가 나무 아래서 혼자 타코를 먹었다. 이런 상황을 카메라에 담은 여자의 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을 올렸다. 알고 보니 딸이 문제의 식당에서 이런 일을 목격한 건 벌써 두 번째였다. 딸은 "겸손하고 착한 분 같은데 행색이 초라한 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요?"라며 "오늘로 두 번째로 이런 일을 동일한 식당에서 목격했다"고 적었다. 그는 "그저 잠시 쉬면서 음식을 먹으러 들어온 사람을 그렇게 쫓아내는 식당이라면 이젠 더 이상 가고 싶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식당은 논란이 불거지자 "이미 식사하고 있는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궁색한 해명은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겪이 됐다. 인터넷엔 "괜히 손님들까지 들먹이지 마라. 식당이 잘못한 게 맞다" "그걸 해명이라고 하냐. 망해봐야 정신을 차리겠네"라는 등 식당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레이나라는 이름의 한 젊은 여성은 "나도 친구들과 함께 식당에 갔다가 비슷한 일을 봤다. 너무 화가 나서 친구들과 내가 그의 테이블에 동석하고는 '우리가 초대한 분'이라고 식당에 항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노티스맥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여기는 중국] 스위스서 백조 거칠게 다루는 中 단체 관광객 논란

    스위스에서 백조 한 마리를 거칠게 다루는 단체 관광객들의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일간지 ‘20minuten’는 스위스 중부 루체른의 슈바넨 플라츠 근처에서 찍힌 영상을 소개했다. 소셜 미디어 스냅챗에 처음 올라온 영상은 큰 백조 한 마리를 둘러싼 관광객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됐다. 영상에는 한 관광객 여성이 종이 한 장으로 백조와 씨름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백조가 여성의 손에 있던 종이를 낚아채자 다른 여성이 끼어들어 백조의 머리와 목덜미를 움켜잡고 부리에서 종이를 억지로 꺼내려했다. 백조가 그 종이를 놓지 않자 단체 관광객들은 베이징 표준어로 “잠깐만, 아직 사진을 못 찍었다”고 외쳤고, 이를 촬영 중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백조를 대하는 모습에 자신이 받은 충격을 표현했다. 현지 매체는 관광객들의 국적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말로 보아 이들을 중국 관광객으로 추정했고, 해당 영상은 중국 매체와 소셜 미디어로 빠르게 번졌다. 인터넷에서는 해당 영상에 대한 분노가 쏟아졌고, 중국 네티즌들은 “체면이 깎였다”며 “끔찍한 행동을 한 관광객들에게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여성이 백조가 종이를 삼키지 못하게 입에서 꺼내려고 했던 것일 수 있다”거나 “중국인을 중상 모략하는 외국매체의 제작 영상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영상은 최근 스웨덴의 중국 관광객에 대한 지나친 대우가 외교적인 마찰로 번진 후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이달 초 스톡홀름 호스텔에 한 중국인 가족이 체크인 시간보다 빨리 도착해 경찰에게 강제로 쫓겨났었다. 또한 스웨덴의 한 TV쇼가 중국 관광객들을 조롱하자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과 외국인혐오증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퍼뜨렸다”며 이 프로그램 사회자를 비난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전문]文대통령 “국제사회 북에 화답 차례”···北대표단도 박수

    [전문]文대통령 “국제사회 북에 화답 차례”···北대표단도 박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3차 유엔총회에 참석,국제사회를 향해 한반도 평화 정착 여정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6번째로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통상 정상들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주어진 시간인 15분을 초과해 이루어지는 만큼 문 대통령의 연설도 미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이날만큼은 앞선 정상들의 연설이 생각보다 짧아져 예상했던 시각보다 20분 정도 앞선 오후 1시 40분쯤 연단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과 자신감 있는 말투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당위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줘야 하고,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총회장 내 한국 대표단 자리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나란히 앉아 문 대통령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북한 대표단도 연설 내용을 경청했다. 북한 대표단 자리에는 2명의 인사가 앉아 있었으나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 대표단 역시 시종 문 대통령의 연설에 집중하는 태도였다. 15분간 이어진 연설이 끝나자 각국 대표단은 박수로 화답했다. 북한 대표단 역시 조용하게 손뼉을 쳐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고 당시 이를 듣고 있던 북한 대표단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평화’로 총 34번 등장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평화’는 32번이나 언급돼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였다.‘북한’(19번),‘비핵화’(9번) 같은 단어도 비교적 자주 등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도 8번 언급됐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코피 아난 제7대 유엔 사무총장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세계는 평화의 길에 새겨진 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마리아 에스피노자 총회 의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제73차 총회를 통해 유엔의 손길이 지구촌 곳곳에 닿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훌륭한 지도력으로 인류에 공헌하는 유엔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나는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절실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일 년 한반도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 내려왔습니다.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다짐했습니다. 북미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청산,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을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했고 미국과 한국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며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한반도와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주 나는 평양에서 세 번째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 것을 다시 한 번 합의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습니다. 또한 비핵화의 조속한 진전을 위해 우선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국제적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확약했습니다. 나아가서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정신에 따라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를 포함한 추가적 비핵화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입니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합니다.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입니다. 이러한 극적인 변화는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입니다. 특히 유엔은 북한에 평화로 나아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유엔의 역할에 감사를 표합니다. 그러나 시작입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합니다. 한국은 유엔이 채택한 결의들을 지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입니다. 의장, 지난 겨울, 강원도 평창에서 한반도 평화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2017년 11월 유엔총회가 채택한 ‘올림픽 휴전 결의’가 소중한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한반도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해 주었습니다. 세계는 평화의 새 역사를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IOC 바흐 위원장의 지도력과 공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끝난 한 달여 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판문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유엔은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고 적극 지지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남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번 평양 회담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진 만남에 든든한 힘이 되었습니다. 나는 지난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은 물론 지구촌 구성원 모두의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우리의 바람과 요구에 화답했습니다. 올해 첫날,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돌렸습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북한은 4월 20일, 핵 개발 노선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는 9월 9일에는 핵 능력을 과시하는 대신 평화와 번영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습니다.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유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유엔사무국은 국제회의에 북한 관료를 초청하는 등 대화와 포용의 노력을 지속해왔습니다. 유엔은 ‘누구도 뒤에 남겨놓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유엔의 꿈이 한반도에서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는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유엔이 경험과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의장,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은 동북아 평화와 협력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동북아는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살고 세계 경제의 4분의 1을 떠받치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갈등으로 인해 더 큰 협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부터 동북아의 갈등을 풀어나가겠습니다. 나는 지난 8월 15일,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했습니다. 오늘의 유럽연합을 만든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살아 있는 선례입니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향후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 더 나아가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 연결에 착수했습니다. 앞으로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역내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동북아에서 유엔의 정신인 다자주의를 실현하고 공영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길에 국제사회가 지지와 협력을 보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의장, 대한민국은 유엔과 함께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 왔습니다. 유엔과 대한민국은 가치와 철학을 함께합니다. 지난 9월 대한민국 정부는 ‘사람 중심’의 국정철학을 토대로 ‘포용국가’를 선언했습니다. 우리 국민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단 한 명의 국민도 차별받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포용성’은 국제개발협력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는 국제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발협력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인권침해와 차별로 고통받는 세계인들, 특히 아동, 청소년, 여성, 장애인과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난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5배 확대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매년 5만t의 쌀을 극심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는 인도적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화, 개발, 인권을 아우르는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모두에게 의미 있는 유엔’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힘을 보탤 것입니다. 올해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입니다. 인권을 위해 부당한 권력에 맞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든 사람은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의 첫 조항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나는 특히 ‘실질적 성 평등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입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도전이자 과제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높일 것입니다.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고,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겠습니다. 의장, 사무총장, 각국 대표 여러분, 남북한에 유엔은 국제기구를 넘어선 의미가 있습니다. 1991년 9월 17일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안이 159개 전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날은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남북의 수석대표들은 각각 연설을 통해 “비록 남북한이 별개의 회원국으로 시작하였지만 언젠가는 화해와 협력, 평화를 통해 하나가 될 것”이라 다짐했습니다. 27년이 흐른 지금, 남과 북은 그날의 다짐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분단의 장벽을 넘었으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하면 얼마든지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는 평화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가족, 이웃, 그리운 고향이 평화입니다.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일이 평화입니다. 모두 함께 이룬 평화가 모든 이를 위한 평화입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 모두, 언제나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5일 연휴 끝… 다음 명절, 기다려지나요

    5일 연휴 끝… 다음 명절, 기다려지나요

    “민족대이동은 사회적 비용 낭비 키워” “가족 갈등 원인” 靑게시판 등 폐지 성토 “불편 핑계로 가족·친척 관계 단절 우려” “미풍양속은 지켜야 한다” 의견도 많아추석과 설 연휴 때마다 “행복하고 넉넉한 명절 보내세요”라는 덕담이 오간다. 그렇다면 정말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명절을 보내는 국민은 몇이나 될까. 명절 귀성이 그저 의무감에서 이뤄진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명절폐지론’이 들썩이고 있다. 물론 이에 맞서 민족 고유의 전통이기 때문에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존치론’도 만만찮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에는 ‘추석 및 설날을 폐지하고 대체 휴일로 전환해주세요’ 등 명절을 없애 달라는 요구가 잇따랐다. “명절만 되면 각종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며 명절을 괴로운 날로 인식하는 누리꾼도 많았다. 명절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오늘날 명절 때마다 ‘민족 대이동’을 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직장인 민모(27)씨는 “일 년 열두 달 중 왜 설과 추석에만 가족 간의 유대관계를 신경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가족만의 기념일을 정해 모이거나 수시로 효도하는 것이 진정한 가족의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명절이 가족 갈등의 ‘복마전’이 된다는 점도 폐지론에 힘을 싣는다. 자영업자 김모(31)씨는 “명절 때마다 구시대적인 가부장적 역할을 요구하면서 성차별 문제가 벌어지고, 취업·결혼 등과 관련해 불필요한 잔소리가 오가고, 쌓였던 고부간의 갈등이 터져 나온다”면서 “명절이 사라지면 명절 직후 급상승하는 이혼율이 크게 낮아져 가정이 더욱 행복해질 것 같다”고 했다. 매년 명절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해외여행객 수도 명절 무용론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이번 추석에 일본 여행을 다녀온 회사원 안모(40)씨는 “제례·상례 문화가 간소화되면서 명절도 생명력이 다한 것 같다”면서 “명절 연휴 대신 1년에 2회씩 2~3일간의 유급 연차를 주면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미풍양속인 명절만큼은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은 명절이 없어지면 가족 간의 왕래가 완전히 차단될 것을 우려한다. 주부 김모(48)씨는 “명절이라는 계기가 있으니 1년에 두 번씩 시간을 내 고향을 찾아 가족과 친척 간에 안부도 물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7)씨도 “갈등이 무서워 서로 피하다 보면 문제를 해결할 기회조차 잃게 될 것”이라며 명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명절에 남아 있는 가부장적인 요소가 부각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면서 “명절을 없앤다고 갈등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사회 전체가 갈등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성추행’ 캐버노 편들었다가 식당서 쫓겨난 크루즈 의원

    ‘성추행’ 캐버노 편들었다가 식당서 쫓겨난 크루즈 의원

    미국 공화당 중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부인과 함께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 인근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거센 항의를 받고 쫓겨나는 굴욕을 당했다.크루즈 의원은 앞서 20년 지기인 캐버노 지명자의 성폭행 미수 의혹이 불거지기 전 “(캐버노는)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연방법원 판사 중 한 명”이라며 적극 지지를 강조했다. 크루즈 의원은 상원 법사위원회에 소속된 21명 중 한 명이다. 25일 CNN 등에 따르면 크루즈 의원 부부는 전날 저녁 미리 예약을 해둔 이탈리아 식당에 갔다가 황급히 자리를 떴다. 크루즈 의원 부부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마주친 한 여성 시위대원은 자신을 지역구민이라고 밝힌 후 상원의원에게 “당신은 캐버노와 가까운 친구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투표할 거냐. 당신은 성폭행 피해자들의 주장을 믿느냐”고 질문했다. 그 사이 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캐버노 지명자의 인준 반대 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이 크루즈 의원 부부를 향해 ‘우리는 피해자들을 믿는다’라고 큰 소리로 외치자 부부는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스매시 레이시즘 DC’(워싱턴DC 인종차별을 박살 내자)라는 단체는 트위터 계정에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게재했다. 지난 23일 데버라 라미레스라는 여성이 예일대 재학 시절 캐버노 지명자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추가 폭로를 제기한 가운데 캐버노 지명자는 24일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내 애슐리와 함께 출연해 “나는 누구도 성폭행한 적 없다”고 전면 부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27일 열릴 상원 청문회에는 고교 시절 캐버노 지명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해 온 미 캘리포니아 팰로앨토대 크리스틴 포드 교수가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공화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다음날 캐버노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스웨덴 방송, 중국인 싸잡아 “개 잡아 먹고 길에서 볼일 본다”

    스웨덴 방송, 중국인 싸잡아 “개 잡아 먹고 길에서 볼일 본다”

    스웨덴과 중국의 외교 갈등이 갈수록 악화돼 정말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이달 초 중국 관광객들이 스톡홀름의 한 호텔에서 내쫓기는 장면이 생생하게 폭로되면서 시작됐다. 한 남성과 그의 부모는 체크인 시간이 아닌 한밤중 도착해 로비에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는데 호텔측이 경찰을 불러 자신들을 내쫓았다고 절규했다. 그 남성은 드라마틱하게 넘어진 뒤 영어로 “이건 살인이야. 이건 살인이야”라고 외쳤고 그의 어머니는 오열하며 중국어로 “도와달라”고 외쳤으나 경찰관들은 지켜보기만 했다. 몇 시간 뒤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오르자 엇갈린 댓글이 달렸다. 스웨덴의 거친 대응을 꾸짖는 이들도 있었지만 중국인 가족이 지나치게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려 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해당 호텔 매니저는 이들 가족은 다른 날짜에 예약해놓고는 떠나달라는 호텔의 요구를 거절해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스웨덴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지난 3주 동안 조용히 넘어가는 듯했다. 그런데 스웨덴 국영방송 SVT의 시사풍자 쇼 ‘스벤스카 니헤터’가 지난 21일 중국인 관광객들을 싸잡아 개를 잡아 먹고 길에다 아무렇게나 대변을 해결한다고 조롱하면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 방송은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쿠(Youku)에 삽화가 담긴 동영상을 올려 놓았다. 삽화는 뭘 먹으면서 대변을 보는 중국인을 그려놓고 한자로 ‘금지대변’이라고 적었다. 여성 진행자는 “만약 거리에서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을 본다면 점심 거리를 챙겨왔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놀려댔다. 또 중국인들은 인종주의자지만 스웨덴은 아랍계이건 유대인이건, 심지어 동성애자들조차 환대하고 있다고 한 뒤 “스웨덴이기 때문에 우리는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신봉하고 있지만 이런 원칙이 중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중국 관광객들을 환영하겠지만 잘못하면 매질을 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중국 누리꾼들이 얼마나 흥분했을지, 얼마나 많은 댓글을 쏟아냈을지는 굳이 옮기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당국은 “상스러운 언어”를 동원했으며 “차별과 편견, 도발로 가득차 있었다”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마저 공식 논평을 낼 정도였다. 스웨덴 방송은 “스웨덴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들려준 얘기”라며 “코미디였을 뿐”이라고 대꾸했다가 나중에 제작 책임자가 “공격의 의도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BBC는 겉으로 드러난 중국 관광객과 스웨덴 TV의 공방만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이달 초 스웨덴을 방문한 것이 두 나라 갈등의 근본적인 도화선이 됐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관영 매체는 일단 달라이 라마와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더 멀리는 지난 1월 중국 동부 닝보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체포된 중국계 스웨덴인 복권업자인 귀민하이 체포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두 스웨덴 외교관, 동업자와 동행해 스웨덴 의사에게 진단을 받기 위해 베이징으로 가고 있었는데 귀민하이가 국가 기밀을 넘기려 했다고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톱스타 ·유명 디자이너·고급 소재… ‘프리미엄’ 옷 입은 홈쇼핑 패션

    톱스타 ·유명 디자이너·고급 소재… ‘프리미엄’ 옷 입은 홈쇼핑 패션

    홈쇼핑업계가 패션 관련 자체브랜드(PB)를 강화하며 고급화에 나섰다. 과거 홈쇼핑 의류는 ‘싼 맛’에 입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정상급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거나 유명 디자이너와 손을 잡고, 고급 소재를 강조하는 등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CJ오쇼핑은 최근 자사의 골프 캐주얼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의 모델로 배우 원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비로우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다, 홈쇼핑의 주된 구매고객인 여성들에게 나이를 불문하고 높은 호감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이처럼 ‘톱스타’ 연예인이 홈쇼핑 브랜드 모델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CJ오쇼핑의 또다른 PB브랜드 ‘지스튜디오’는 배우 이나영이, ‘엣지’는 배우 김아중이, ‘셀렙샵 에디션’은 배우 이민정이 각각 모델로 활동 중이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디자이너 정구호와 협업한 브랜드 ‘J BY’로 판매량 43만 세트를 달성하며 폭발적인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여기에 GS샵이 디자이너 손정완과 손잡고 2012년부터 선보인 ‘SJ와니’의 브랜드 리뉴얼에 나서면서 그 뒤를 바짝 따라 붙는 형세다. CJ오쇼핑도 얼마 전 디자이너 지춘희와 손잡고 ‘지스튜디오’를 새롭게 선보이며 경쟁에 합세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유명 디자이너의 디자인 의류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최근의 소비 트랜드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런가하면 백화점에서나 접할 수 있던 캐시미어, 밍크 등 고급스러운 소재를 강조한 전문 브랜드도 등장했다. GS샵은 2012년 10월부터 천연 울 브랜드를 표방한 PB ‘쏘울’을 운영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몽골산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인 ‘고비’를 내놨다. 롯데홈쇼핑도 2016년 9월 처음 선보인 최고급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LBL’가 2년 만에 누적 주문금액 18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소위 ‘대박’을 쳤다.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밍크, 폭스 등 다양한 최고급 소재로 LBL 상품군을 확대하고 나섰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LBL은 올해 가을·겨을(FW) 시즌 매출액 1500억원 돌파가 목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패션은 홈쇼핑 시장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분야”라면서 “최근에는 온라인시장이 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박리다매식 판매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생존을 모색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한국당 의원, 진선미 여가부 후보자에 “동성애자인가” 황당

    한국당 의원, 진선미 여가부 후보자에 “동성애자인가” 황당

    20일 여성가족부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선 진선미 후보자가 야당 의원들이 동성애 옹호 이력을 문제삼자 “성소수자 문제는 누군가에게 차별을 하지 말자는 것이지, 그것을 옹호하거나 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이날 청문회에서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동성애 처벌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변론, 퀴어축제 참석, 군대 동성애 처벌 조항 폐지안 발의 등을 거론하며 “후보자 개인으로서는 상관없으나 여가부 장관으로 중용하는 것이 마땅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진 후보자는 ‘차별에 대한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여의고 차별적인 상황에 노출됐기 때문에 성소수자 차별에 더 공감하는 것”이라며 “여가부 장관은 반대하는 분들도 대변해야 하는 역할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있다. 고민을 하고 중심을 잘 잡겠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 중 이종명 한국당 의원은 진 후보자에게 “동성애에 확고한 입장이 있는데 동성애자는 아니시죠”라는 황당한 질문을 던져 비난을 불렀다. 야당 측은 진 후보자의 주식 보유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공격했다. 진 후보자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직무관련성이 있는 주식을 위법하게 보유했다는 지적이다. 진 후보자는 예결위원을 맡고 7개월간 넵코어스·한양네비콤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2017년 2월 직무관련성 심사 청구를 내 ‘직무관련성 있음’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재심에서 ‘직무관련성 없음’ 판정이 나왔다. 넵코어스와 한양네비콤은 진 후보자의 남편과 관련된 회사이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직무관련성 심사와 청와대가 보낸 인사청문안에 예결위원 경력이 빠져있다”면서 “그때로 돌아가면 예결위나 주식 중 무엇을 택하겠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 유민봉 의원도 진 후보자가 넵코어스 주식을 보유하고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해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진 후보자는 “1990년대부터 수많은 일을 겪었고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 개인적인 이익보다는 회사와 직원들의 삶을 유지하는 데 더 노력했던 저와 같이 사는 남자의 흔적이어서 지금은 넵코어스 주식을 포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직무관련성 심사를 제때 받지 못하고 예결위 경력 기재가 빠진 것은 맞지만 고의는 아니다”라며 “단언컨대 사적으로 주식에 대해 의식을 하면서 의정활동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에겐 안보이는 페이스북 구인광고…“성차별” 논란

    여성에겐 안보이는 페이스북 구인광고…“성차별” 논란

    페이스북이 특정 구인광고를 남성 이용자에게만 노출시키는 것은 성 차별이라며 미국의 연방정부 기구인 평등고용추진위원회(EEOC)에 진정이 제기됐다. 전미통신근로자회(CWA), 미국시민자유연합 등 단체들은 18일(현지시간) EEOC에 페이스북이 광고주에게 여성 이용자를 배제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이는 명백한 성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 대상에는 페이스북을 비롯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 9명의 고용주가 포함됐다. 이들은 그동안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트럭운전사, 설치기사, 가구 조립·배달 기사 등 전일제 직원을 뽑는 광고를 진행하면서 여성 이용자에게는 해당 광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데브라 캐츠 변호사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이 광고는 고용주와 리크루팅 업체 등 에이전시가 성별에 따른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연방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페이스북 기술이 성별에 따른 고용차별을 조장한 게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조 오스본 페이스북 대변인은 “정책적으로 차별을 강력히 금지하고 있다”면서 “진정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NYT는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에게 시간제 일자리를 구하는 데 링크드인 등과 같은 구인·구직 정보 웹사이트 보다 중요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링크드인과 구글 역시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광고주에게 성별에 따른 이용자를 광고 노출 시 배제시킬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링크드인은 이날 성명을 내 “성 차별 소지가 있는 구인 광고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취약 계층을 차별하는 광고를 삭제하겠다”고 밝혔으나, 페이스북에 진정이 제기된 성차별적 광고에 대해서는 삭제할 의사가 있는 지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서울광장] 차별없는 세상은 어떻게 도래하는가/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차별없는 세상은 어떻게 도래하는가/이순녀 논설위원

    일본 도쿄의 오모테산도 골목에 자리한 어린이책 전문서점 크레용하우스는 책보다 꽃이 먼저 반기는 곳이다. 서점 입구에 만발한 꽃과 식물은 직원들이 1년에 두 차례 손수 씨앗을 뿌려 정성껏 가꾼 소중한 생명이다. 바깥에 걸린 ‘Love&Peace’(사랑과 평화), ‘Stop the war’(전쟁을 멈춰라), ‘Nuke free’(반핵) 같은 문구도 인상적이다. 1층은 어린이책, 2층은 친환경 장난감, 3층은 여성 서적으로 나뉘어 있지만, 서가와 매대 곳곳에서 헌법, 인권, 젠더 관련 책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지하에는 유기농 야채 가게와 식당이 있다.너 나 할 것없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최근의 서점가 트렌드를 따라 했겠거니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보면 역사가 무려 42년이다. 작가이면서 평화주의자, 페미니스트인 오치아이 게이코(73)가 지난 1976년 창립해 지금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어린이를 사랑하고,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는 창립자의 철학이 수십 년간 응축된 곳이다. 우경화하는 일본 정부에 맞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려는 이들을 위한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기도 하다. 크레용하우스와 오치아이 대표에 대해 알게 된 건 김언호 한길사 대표 덕분이다. 둘 다 1945년에 태어난 동갑내기인데다 1976년 같은 해에 크레용하우스와 한길사를 세웠다. 우연치고는 남다른 인연이다. 일본에 갈 때마다 크레용하우스에 들른다는 김 대표는 “책의 유토피아가 거기 있다”고 극찬한다. 열흘 전쯤, 김 대표가 한길사에서 번역한 오치아이의 자전 소설 ‘우는 법을 잊었다’를 건네며, 그가 곧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 참석차 방한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치열한 메시지를 지닌, 대단히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말에 궁금증이 커졌다. 지난 14일 파주출판도시에서 마주한 오치아이의 이야기는 기대 이상으로 경이롭고, 아름다웠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해에 정치인의 혼외자 딸로 태어난 오치아이는 어릴 때부터 반전(反戰)과 인권, 차별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담담히 풀어놓았다. “열다섯 살때쯤 엄마에게 ‘차별받을 걸 알면서 왜 나를 낳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엄마는 아빠를 매우 사랑했고, 또 전쟁통에 사람이 죽어 나가는 걸 보면서 나를 꼭 낳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대요. 그러면서 우리가 당하는 차별은 이 세상 수 많은 차별 중 하나일 뿐이고, 차별당하는 다른 사람들과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방송사 아나운서를 7년 만에 그만둔 것도 직장 내 여성 차별 때문이었다. 작가로 전업한 뒤 출간한 에세이가 베스트셀러에 올라 목돈이 생기자 이를 기반으로 크레용하우스를 창립했다. “나이, 성별, 인종, 장애 등 모든 종류의 차별과 폭력은 사라져야 합니다.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책을 통해 이런 가치를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해요. 어릴 때 무엇을 읽느냐가 그 사람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크레용하우스는 언제나 누구에게든 활짝 문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그는 현실 참여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2011년 동일본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반대운동에 앞장서 왔다. 평화헌법 개헌 반대 집회에 나가고, 아베 신조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라고 촉구하는 서명운동에도 빠지지 않는다. 그는 말한다. “평화는 누가 가져다주는 게 아니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이 씨를 뿌리고, 함께 키워 나가는 것입니다.” 반전, 반핵, 반원전 등 그가 주장하는 가치에 모두가 지지를 보내는 건 물론 아니다. 정부 반대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서점 운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개인이 하는 일에 한계가 있는 건 맞아요. 하지만 개인도 여기까지 할 수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치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의 현실이 겹쳐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한반도는 지금 비핵화와 평화정착이라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전쟁의 위협이 사라진 평화로운 세상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책임과 의무를 더는 방기해선 안 된다. 평양에서 진행 중인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이유다. 난민 차별과 여성 혐오 등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반인권적 인식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장애인 특수학교 하나 세우는데 온 나라가 들썩이는 후진적 사고도 창피한 노릇이다. 오치아이의 말처럼 차별 없고, 평화로운 세상은 거저 오지 않는다. 개인 각자가 각성하고, 더 나아지고자 노력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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