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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폭력의 망령이 잠식한 집

    가정폭력의 망령이 잠식한 집

    안전한 나의 집/정윤 지음/최필원 옮김/비채/388쪽/1만 3800원 바야흐로 ‘경계 문학’ 전성시대다. ‘자이니치’(재일동포)의 생애를 처절하게 그린 한국계 미국 작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가 큰 인기를 끈 후 입양아·교포 출신 작가들의 책이 주목받고 있다. 소설 ‘안전한 나의 집’은 이 모든 배경이 집약된 가족에 가정폭력의 그늘까지 드리웠다. 명색이 대학 교수이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는 ‘경’과 ‘질리언’ 부부가 있다. 카드 돌려막기로 연명하다 공인중개사를 청해 집값을 알아보던 어느 날, 집 뒤뜰에 피투성이의 알몸 여성이 나타난다. 자세히 보니, 언덕 위 부촌에 사는 어머니다. 그녀는 한국말로 “아버지가 다치셨다”고 말하지만 한국말에 서툰 경은 “아버지가 때렸다”로 알아듣는다. 아버지의 폭력이 일상이었던 가족, 그것이 경네 가족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덕 위 부모의 집에서 만난 풍경은 전혀 딴판이다. 아버지는 누군가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했고, 보스니아 출신 가정부도 성폭행을 당한 상태로 발견된다. 참사 앞에서 가족이 의기투합하는 것이 고전적인 성공 서사라면 이들 가족에게 뜻밖의 참사는 해묵은 갈등을 모조리 ‘팝업’시키는 기제다. 처참한 현장을 함께 목격한 경의 장인과 처남은 일찌감치 아시아계 경과의 결혼을 반대한 인물들이고, 경네 가족은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질리언네 친정 식구들을 무시한다. 가정폭력의 굴레에서 자라난 경은 퇴원 후 자신의 집으로 들어온 아버지가 손자를 때리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가장 잔혹한 일들은 집 안에서 일어난다’는 출판사 측 카피가 온몸으로 와닿는 장면들이다. 너무 가까워서 질척거리고, 잔혹한 현실을 표현하는 데 작가는 동급 최강이다. 책에는 가족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진저리나게 구질구질한 장면이 한가득이다. 알몸인 어머니의 몸을 감싸려 빨랫줄에 널어둔 비치 타월을 급히 낚아채자 튕겨져 나온 플라스틱 집게가 얼굴을 강타하고, 아내의 시선을 피해 늦은 밤 몰래 숨어 들어간 집에서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는 허리케인급이다. 이렇게 몸서리쳐지는 장면들에 경의 안간힘에도 더욱 축적되는 갈등, 시시각각 터져 나오는 반전으로 여름밤 ‘페이지 터너’의 자격이 충분한 소설이다. 소설에서 가장 강력한 진실은 아내 질리언의 일갈이다. “문제는 우리가 아니라 당신 자신이었다는 것을. 불행했던 과거에 대한 당신의 집착이 이렇게 만들어버렸다는 걸!”(314쪽) 가정폭력 피해자인 경의 현실이 측은하지만, 마냥 동정만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의 과거가 현재로 전이된 것은, 누가 뭐래도 내 탓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성남여성의전화 7월1일부터 8회 성인권영화제

    성남여성의전화 7월1일부터 8회 성인권영화제

    성남여성의전화는 감춰진 이름을 드러내다’ 주제로 8회 성인권영화제를 7월 1일부터 5일까지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여성인권영화제는 3.1운동과 여성 그 100주년 특별 주제로 제국주의와 여성, 여성독립운동가, 여성과 전쟁 관련 영화를 통해 여전히 작동되고 있는 차별과 폭력에 대한 인식과 공감을 확산하고, 관람객과 관련 전문가의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여성인권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된다. 여성인권영화제는 성남미디어센터 큐브플라자 3층 미디어홀에서 여성독립운동가, 전쟁과 여성을 다룬 영화 8편을 상영한다. 또한 영화 상영 후 전문가와의 토크도 진행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사설] 여성인권·민주화 운동가 이희호 여사를 떠나보내며

    한국 여성운동의 초석을 다지고,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에 헌신해 온 이희호 여사가 그제 밤 97세를 일기로 소천했다.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전에 선구적인 여성인권운동가였고, 투철한 신념의 민주 투사였으며, 포용의 가치를 실천한 평화운동가였다. 극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로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깊은 애도를 표할 정도로 그가 대한민국 현대사에 남긴 발자취는 넓고도 뚜렷하다. 미국에서 유학한 고인은 1950년대 여성문제연구원 창립을 주도하고, 대한YWCA연합회 총무로 활동하면서 남녀차별 철폐 등 여성인권 신장에 힘을 쏟았다. 1962년 정치인 DJ와 결혼하면서 민주화 투쟁에도 적극 나섰다. 정치인 아내로 내조에 그치지 않고, 가장 든든한 정치적 동지이자 후원자를 자처했다. 1971년 대선 때 “제 남편이 대통령이 돼서 만약 독재를 하면 제가 앞장서 타도하겠다”고 했던 연설은 유명하다. DJ가 1997년 4수를 결심하도록 이끈 이도 고인이었다. DJ의 당선으로 여성인권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여성부 창설의 모태가 된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출범했고, 가정폭력방지법과 남녀차별금지법이 시행됐다. 여성의 공직 진출도 확대됐다. 고인은 DJ 퇴임 이후 2011년, 2015년 두 차례 북한을 공식 방문해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조성에도 힘을 보탰다. 고인은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과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며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살기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다.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의 역사적 현장에 서 있었고, 이후 수없이 남북 관계가 부침을 겪는 과정을 지켜봐 온 고인이기에 한반도 평화통일의 염원에 대한 무게감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정치 대립이 심화되고, 사회 갈등과 분열의 골이 깊어지는 작금의 현실에서 ‘서로 사랑하고, 화합하라’는 메시지가 주는 울림도 작지 않다. 여성인권, 민주화, 평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동시대를 사는 모두의 과제이고, 책임일 것이다. 고인이 평생 동지이자 반려자였던 김 전 대통령의 곁에서 영면하길 기원한다.
  • 조현병 환자 관리하겠다는 국토부…한동네 닮은꼴 복지만 4개

    조현병 환자 관리하겠다는 국토부…한동네 닮은꼴 복지만 4개

    올해 2월 28일부터 국토교통부가 전국 영구임대주택단지 중 15곳을 골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주거복지사를 1명씩 배치하는 ‘찾아가는 마이홈센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출범 당시 국토부는 영구임대주택 입주민 특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복지관, 보건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관리공단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취약계층을 지원한다고 밝혔다.특히 국토부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들의 발굴, 관리를 통한 안전문제까지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지자체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으로 복지서비스 전달 체계가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또 다른 복지 전달체계를 만드는 것이 서비스 이용자인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15개 단지에 주거복지사 1명씩 배치 여러 수식어가 붙었지만 ‘찾아가는 마이홈센터’의 핵심은 주거복지사의 임대아파트 배치를 통해 입주자들의 복지 관련 업무를 국토부가 직접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15개 단지의 관리사무소에 배치된 주거복지사들은 입주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와 심층상담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복지관, 보건소, 관리사무소 등과 연계해 제공한다. 한마디로 공공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복지 전달체계가 생겨나는 것이다. 국토부는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복지 수요가 많기 때문에 별도 전달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방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입주자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984가구 중 기초생활수급자 가구가 833가구로 84.7%에 이른다. 이어 북한이탈주민이 46가구(4.7%), 장애인이 40가구(4.1%), 한부모 가정이 18가구(1.8%) 등으로 뒤를 잇고 있다. 현재 관리사무소는 시설물 보수와 입주자 관리 등 아파트 관리업무만을 수행하고 있다. ●주거복지 부문에서 남다른 효과 주거복지사가 실제 배치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단지별 지원 프로그램은 마련되지 않았고, 단지별로 시행하면 좋을 사업을 찾고 있다. 현장에 배치된 주거복지사들이 고군분투하면서 성과도 적지 않다. 현재까지 제시된 프로그램은 ▲공동빨래방 ▲저장강박증(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물건을 쌓아두는 증상) 가정 청소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발굴 및 치료 연계 ▲노인편의시설 설치 ▲입주민 대상 특강 등 다양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작 단계지만 주거복지사들이 작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러 분야 중 주거복지사 서비스가 가장 큰 효과를 보이고 있는 곳은 역시 주거복지 부문이다. 앞서 정부는 2015년 12월 ‘마이홈센터’를 열고 정부가 제공하는 임대주택은 물론, 주거급여, 주택금융, 공공분양주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직접 센터를 찾거나 인터넷에 접속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서울 노원구 중계3단지(영구임대)에 배치된 서영진 주거복지사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노인 중 적지 않은 분들이 글을 잘 못 읽기 때문에 자신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부의 주거지원 서비스를 제대로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4월까지 경기 화성의 국민임대주택(전용면적 36㎡)에 살던 B씨(77)는 주거복지사와 상담을 통해 주거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월세 11만원을 절약하게 됐다. ●사회복지사와 비슷한 주거복지사 역할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먼저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전달 방식이 너무 다양해지면 오히려 혼란스럽고 불편할 수 있다. 현재 지자체들은 기존의 동주민센터를 행정복지센터로 바꿔 ‘찾아가는 복지상담’과 복지 사각지대 발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도 보건소 등 지역의 다른 기관과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있다. 또 복지부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읍면동 보건복지서비스’도 2022년까지 전국 3509개 읍면동을 복지 허브화하는 방식으로 복지대상자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여가부도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취약가정과 위기가정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렇게 비슷한 복지 전달체계가 많다 보니 현장에선 업무 중복이 새로운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동주민센터와 사회복지관을 통해 수급자 신청을 수차례 넣었다가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을 들은 사람이 다시 주거복지사에게 와서 수급자가 될 수 있는지 상담을 받고, 신청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부와 여가부 등에서 비슷한 성격의 지원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면서 “각 부처 입장에선 자신들만의 복지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의미 있고, 또 성과 평가에도 유리할지 모르지만 서비스를 받는 사람 입장에선 일 처리 창구는 단일화되고, 접근성은 확대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특화 부분도 문제다. 주거복지사의 경우 주거 관련 안내에 대해선 경쟁력이 있지만, 다른 업무에선 기존 사회복지사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기 어렵다. 역할도 복지관, 보건소, 관리사무소 등 지역의 유관 기관들과 연계해 건강과 고용, 교육, 신용 등 입주민이 겪는 통합적 주거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주거 코디네이터’를 표방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마저 주거복지사와 사회복지사가 하는 업무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전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또 다른 문제는 국토부가 당초 밝힌 임대주택의 안전 문제 해결이다. 지난 4월 경남 진주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조현병 환자 안모(42)씨가 주민들을 칼로 찌르고 불을 질러, 5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공공임대주택의 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당시 국토부는 조현병이나 알코올 중독 증상이 있다고 이들을 강제퇴거시키거나 강제로 치료받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번에 ‘찾아가는 마이홈센터’를 추진하면서 조현병 환자 발굴·치료연계, 저장강박세대 환경 개선, 임대료 장기연체 관리 등 기존 사회복지관, 관리사무소와는 차별화된 ‘주거’ 분야 과제발굴 및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해결 방법으로 영구임대단지에 배치된 주거복지사들이 지속적인 상담과 관찰을 진행하는 것을 제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조현병 환자 상담에 대한 기본 개념도 잡지 않은 상태에서, 주거복지사들에게 위험 업무를 맡겼다고 지적한다. 조현병 환자의 경우 때때로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사회복지사 등이 조현병 환자를 상담을 할 경우 2인 1조로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찾아가는 마이홈센터’ 사업에선 주거복지사 1명이 영구임대단지에 배치될 뿐이다. 한 사회복지사는 “조현병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저장강박증이 있는 이들은 몇 개월에 걸쳐 신뢰 관계를 만들어야 겨우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마저도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이들을 상담하는 사회복지사들도 2인 1조로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결국 현장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조현병 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저장강박증세를 보이는 이들에 대한 발굴·관리를 하겠다고 큰소리를 친 것이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공간도 문제다. 현재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영구임대단지 15곳의 총 가구수는 2만 785곳인데, 산술적으로 주거복지사 1명이 1386가구를 맡는다는 뜻이다.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영구임대아파트인 대전 판암4단지는 2415가구를 주거복지사 1명이 맡고 있다. 입주자 1명을 상담하는데 평균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걸리고, 이들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정리해 관련 기관에 전달하는 시간을 합치면 한나절이 걸린다. 현장에서는 아무리 시범사업이지만 단지별로 최소 3명은 배치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제대로 된 상담을 위해선 상담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분리된 공간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앙정부 ‘지원’ 지방정부 ‘실행’ 단순화 전문가들은 각 부처가 각기 다른 복지서비스 전달체계를 내놓을 것이 아니라, 지원은 중앙정부로 실행은 지방정부로 복지체계를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박정원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는 “부처별로 성과를 내기 위해 비슷한 내용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지원체계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비용을 증가시켜 정작 필요한 복지서비스는 못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부처별 서비스 전달 체계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교수도 “예전에 복지부가 사회복지사 배치를 찔끔찔끔하면서 서비스 이용자들은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현장에서는 사회복지사들의 업무가 너무 많아져 문제가 생겼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복지시스템을 통합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인력을 좀 더 과감하게 배치해 현장에서 주거복지사 배치의 효과를 제대로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아내를 밟는 자, 나라를 밟는다”… 파격의 ‘1세대 페미니스트’

    “아내를 밟는 자, 나라를 밟는다”… 파격의 ‘1세대 페미니스트’

    “유복한 환경이 빚”이라며 여성차별 반기 혼인신고 캠페인·여성부 창설에도 기여 근로여성 조사로 차별적 대우 철폐 운동 ‘암탉’ 등 생활 속 여성 비하 언어 없애기 남녀상속 차별 없애는 가족법 개정까지지난 10일 별세한 이희호 여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반자이자 부인이기 이전에 한국에서 여성 인권 운동의 문을 연 ‘1세대 페미니스트’였다. 유복한 가정환경이 ‘빚’이었다는 이 여사는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국내에 알려지기도 전에 가부장제에 맞서고 여성의 권리를 외쳤다. 이 여사가 주도한 여성 운동은 지금은 당연하지만, 당시엔 파격이었다. 대표적인 게 ‘혼인 신고를 합시다’ 캠페인이다. 당시에는 결혼하고도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뒤에 들어온 첩 때문에 본처가 호적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여사는 1959년 한국 YWCA(당시 대한YWCA연합회) 총무를 맡으면서 전국 YWCA에 포스터를 보내고, ‘첩을 둔 남자를 국회에 보내지 말자’, ‘아내를 밟는 자 나라 밟는다’ 같은 플래카드를 만들어 거리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또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 박사, 여성 교육자 황신덕 여사, 헌정사상 첫 여성 당대표 박순천 여사 등과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회를 결성하고 남녀차별 철폐를 주장했다. 연구회는 여성법률상담소를 설치해 억울한 여성들의 동반자가 됐고, ‘근로 여성 실태조사’를 실시해 여성의 노동환경 개선,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이 여사는 연구회장 시절인 1968년 ‘직업여성 세미나’를 열고 여성 직장인들이 겪는 차별을 폭로하기도 했다. 당시 발표문은 “여성들의 직장 진출이 눈부신 현재에도 남녀 임금 차이, 결혼 즉시 퇴직 등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대우가 여전히 여성에게 가해지고 있다”면서 “최소한 노동법상 규정된 보호 조항이라도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구회에서 이 여사가 시작한 차별 철폐 운동은 1989년 가족법 개정이라는 성과를 낳았다. 개정안은 모계·부계 혈족을 모두 8촌까지 인정하는 등 친족 범위의 남녀 차별과 남녀 상속 차별 등의 내용을 없앤다는 게 골자였다. ‘아내의 권리가 남편과 같고, 딸의 권리가 아들과 같다’고 천명한 가족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여성은 비로소 남편이나 아들에게 종속된 상태에서 벗어나 남성과 동등한 권리 주체가 됐고, 이는 2000년대 호주제 폐지 운동으로도 이어졌다. 이 여사는 제도뿐 아니라 일상 속에 녹아 있는 남성 중심주의를 타파하려고 애썼다. 그는 자서전 ‘동행’에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남자는 도둑질 말고는 뭐든지 해도 된다’ 등 무심코 던지는 말 가운데 여성비하가 많다”면서 “이 원인은 가부장제”라고 썼다. 이 여사의 활동은 김 전 대통령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내가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것은 아내의 조언 덕이었다”고 수차례 밝혔다. 국민의 정부 시절 여성부가 창설되고, 여성부와 문화관광부, 환경부, 보건복지부에서 4명의 여성 장관이 나온 것도 이 여사의 노력과 관련이 깊다. 가정폭력방지법, 남녀차별금지법이 시행된 것도 김대중 정부 시절이다. 여성단체들은 11일 성명문을 발표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이 여사께서 협의회 이사로 계셨던 1961~1970년은 전쟁 후 3·15 부정선거를 비롯한 여러 정치 사건이 벌어졌고, 뿌리 깊은 성차별이 남아 여성단체가 싸워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면서 “여사님이 있어 대한민국 여성운동이 지금과 같은 성과를 이뤘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1보 전진과 2보 후퇴’ 민선 7기 1년 박원순 서울시정 평가 나서

    권수정 서울시의원, ‘1보 전진과 2보 후퇴’ 민선 7기 1년 박원순 서울시정 평가 나서

    지방정부로서 상당한 업적을 쌓고 있는 박원순 시장의 시정 이면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마구자비 설립한 서울시 자회사 문제, 여의도 통개발 발언 논란, 현장의 목소리가 사라진 서울시 성평등 정책 등 진지한 고찰과 방향성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서울시의회 주관, 시민재정네트워크,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 서울시투자출연기관 노동조합협의회, 녹색당 서울시당, 정의당 서울시당 공동주최로 ‘박원순 민선7기, 서울시정1년 평가토론회’가 개최됐다. 6/11~12일 개최하는 시정평가 토론회는 서울시정 평가기준을 복지, 노동, 교통, 젠더·인권, 거버넌스, 문화, 소상공인, 주거, 도시개발 등 9개 분야로 세분화해 진행된다.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정4개년계획(2019~2022)’과 그간 사업 추진 내용과 방향성을 살펴보고 실질적인 현장요구를 고찰하는데 주력한다. 권 의원은 “‘노동존중특별시’를 표방한 서울시가 중앙정부에서 추진하지 못하고 있거나 감수성 부족으로 다가가지 못했던 상당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정책을 수립·추진하고 있다”며 “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서울시 정책에 대해 활발한 벤치마킹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노동관련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노동존중특별시’, ‘유니온시티’를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과정에서 특정 직무만을 관리하는 자회사들을 설립했다”며 “이는 정규직화 수치는 높이는 차별과 온전한 대우가 부재한 꼼수로 지적됐으며 이것이 지자체로 파생해 지방정부발 자회사 설립이 자행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서 권 의원은 “뉴타운 지구 해제를 성공한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 통개발 발언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 것 또한 괄목한 성과와 대비된 이중적 태도이다”라고 말했다. 젠더분야의 경우 “곳곳에 만연한 성차별적 구조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 갈급하지만 관련 정책생산의 주체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조직 역시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성평등과 여성안심 서울시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평등 사업 추진에 있어 예산 확보조차 준비 미흡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11년 ‘시민 중심’ 기조로 재보궐 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시장은 3선 기간 중 ‘내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1보 전진의 성과와 대비되는 2보 후퇴의 서울시는 ‘시민중심’이라는 초심을 흔들고 있다. 시민단체, 서울시, 학계 등에서 참여한 토론회 참석자들은 “‘서울시민 삶을 위한 10년 혁명’ 완성을 위해 느리지만 담대한 1보 전진들이 이어져야 한다”며 “박원순 시장 3기는 이러한 담대함이 모여 궁극적으로 서울시민 속한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오로지 시민을 위한 시정활동이 펼쳐지길 바란다.”며 의견을 모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기는 할리우드] 키아누 리브스, 여성과 사진 찍을 때마다 ‘매너손’ 화제

    [여기는 할리우드] 키아누 리브스, 여성과 사진 찍을 때마다 ‘매너손’ 화제

    영화 ‘존 윅 3: 파라벨룸’로 돌아오는 할리우드 스타 키아누 리브스의 ‘매너손’이 해외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키아누 리브스가 여성들과 사진을 찍을 때마다 자기 손이 닿지 않도록 신경 쓰는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이 공유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자세가 ‘매너손’이라고 불릴 만큼 익숙해진 문화이지만, 서양에서는 매우 놀라웠는지 사진이 공유된 게시물은 순식간에 화제에 올랐다. 지금까지 해당 게시물에는 ‘최고예요’와 ‘좋아요’ 그리고 ‘웃겨요’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9200회, 댓글도 3600개가 넘게 이어졌다.대다수 네티즌은 리브스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남성 네티즌은 그를 “진정한 신사”라고 말하며 “이러니까 더욱더 칭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이 알수록 더 좋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이 배우에 대해 “신의 선물”이라고 평가했고 한 여성 네티즌은 “키아누 리브스는 진짜 신사”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일부 팬은 리브스가 부적절한 행동에 관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사진을 찍을 때 일부러 손을 대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그는 성차별주의자와 페미니스트들에게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아 현명하게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게시물이 공유된 한 트위터의 사용자 역시 “키아누는 신중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한 남성 네티즌은 “그는 현명하다. 나도 지금 이렇게 사진을 찍는다”면서 “(상대방에게) 미안한 것보다 안전한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또 다른 팬들은 리브스는 그저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 사용자는 “리브스가 사람들 몸에 손이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은 상대방의 공간을 존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신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는 누군가를 껴안는 행동을 이론상으로는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상대방의 개인 공간을 존중하는 선택은 사려 깊은 행동이므로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한 여성 사용자는 “나 역시 리브스가 상대방의 개인 공간을 존중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내 생각에 그는 미투 운동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저 배려하는 사람”이라면서 “약간의 결벽증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성 역시 “몇몇 사람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슬프다고 언급한 것을 봤다. 실제로 슬픈 것은 우리가 어떤 순간에 여성과 접촉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저 다른 사람들의 몸을 존중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정말 대단한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불과 2년 전 만에도 우리나라의 ‘매너손’을 본 외국인들은 이를 어색한 행동으로 보는 것이 영상으로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여성들은 “여자를 무서워하는 것 같이 보인다”, “오히려 무례해 보인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사진=언프로페셔널 매드맨/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성詩 최전선 지킨 김혜순… 그의 목소리, 세계 보편이 되다

    여성詩 최전선 지킨 김혜순… 그의 목소리, 세계 보편이 되다

    투병생활·세월호·메르스 다룬 시 49편 시집 영역 최돈미 번역가와 함께 수상 “영혼이 우리 곁 떠나는 고통 담아” 평가 1979년 등단… 매번 ‘시의 정치성’ 발현 “국가 도움 못 받은 영혼들에 영광” 소감‘아직 죽지 않아서 부끄럽지 않냐고 매년 매달 저 무덤들에서 저 저잣거리에서 질문이 솟아오르는 나라에서, 이토록 억울한 죽음이 수많은 나라에서 시를 쓴다는 것/중략/ 이 시를 쓰는 동안 무지무지 아팠다.’ 김혜순(64) 시인은 지난 2016년 출간한 시집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에 이렇게 썼다. 2015년,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경험을 한 시인은 온몸이 감전되는 듯한 ‘삼차신경통’이라는 사적인 고통과, 세월호·메르스의 참상 속에서 49편의 시를 써내려 갔다. 그렇게 씌어진 시는 지난 6일(현지시간) 캐나다의 권위 있는 문학상 ‘그리핀 시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을 영역한 최돈미(번역가) 시인과 함께다.그리핀 시 문학상은 캐나다의 기업가이자 독립문학 출판사인 아난시 프레스의 대표 스콧 그리핀이 시 문학에 대한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2000년에 설립했다. 자국인 캐나다 부문과 국제 부문으로 나눠 수여되며 영어권에서는 최종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캐나다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는 등 큰 영예로 여겨진다. 한국에서는 고은 시인이 2008년 공로상을, 한국계 미국 시인 수지 곽 김이 2014년에 최종 후보에 오른 적이 있지만 본상 수상은 김 시인이 처음이다. ‘죽음의 자서전’은 ‘2019 펜 아메리카 문학상’ 해외 번역시 부문에서도 결선에 오른 바 있다. 그리핀상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덴마크 시인 울리카 게르네스는 “영혼이 우리의 곁을 떠나는 고통스러운 49일 간의 여정을 49편의 시에 담아낸 역작”이라고 평했다. 김 시인은 ‘시인이 간 자리가 한국 시의 최전선’이라는 평가를 듣는 인물이다. 1979년 계간 ‘문학과지성’으로 등단한 이래 시인은 매번 ‘시의 정치성’에 바투 다가섰다. 1980년대 군부 독재 시대에는 ‘장검 대신 깡통 차고 늠름하게 펄럭’이는 허수아비를 비웃었고(‘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 중), 한국문학에서 남성에 비해 늘 차별과 혐오, 폭력과 소외 상태에 노출 되어온 여성의 몸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시를 썼다. 그는 자신의 시 창작을 ‘시쓴다’고 하지 않고, ‘시한다’고 한다. ‘내 몸으로 시를 쓴다는 것은, ‘시한다’는 것은, 내가 내 안에서 내 몸인 여자를 찾아 헤매고, 꺼내놓으려는 지난한 출산 행위와 다름이 없다.’(시론집 ‘여성, 시하다’ 중) 시인은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 담론이 나오기도 전에 여성적 글쓰기, 저항적 글쓰기를 이어나간 페미니스트였다. 그리핀상 수상작 ‘죽음의 자서전’에서 시인은 세월호, 메르스 등에 대한 직접적 거명 없이도 그들 참사를 환기시킨다. ‘너는 언니다. 동생을 기른다/(중략)/동생의 시신을 바다에서 찾았습니다만/너는 네 시신을 찾았대 동생에게 말해준다/그러고도 같이 산다 꿈도 대신 꿔주고 친구도 만들어준다/동생의 시신을 확인하고 와서도/동생이 바다에 가라앉는 꿈을 꾼다’(시 ‘동명이인’ 중) 김 시인은 계간 ‘문학동네’ 2016년 여름호에서 “2014년 4월 16일 이후 나에게서 ‘아이’나 ‘바다’ 같은 단어는 아직도 은유가 되지 않는다”며 “단어들의 영토성이 줄어버렸다”고 했다. 시집 해설을 썼던 조재룡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는 “세월호 같은 비극을 재현하면서 그 비극 자체가 소모될 수도 있는데 김 시인의 작품에는 감정의 조장이나 드라마적 요인이 완벽하게 제거되어 있다”며 “이러한 일들을 외부의 사건으로 기록하지 않고 ‘너’라는 인칭을 통해 함께 겪는 일임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시인이 12권의 시집을 낸 문학과지성사 대표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김혜순의 시는 사회·문화적으로 다양한 층위의 죽음이 시인의 몸으로 들어와 아픈 여성의 몸을 통해 발화한 것”이라며 “이번 수상은 한국 문학 속 여성의 목소리가 세계적 보편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시인의 그리핀상 수상 소감은 이것이었다. “오늘은 한국의 현충일입니다.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어간 많은 불쌍한 영혼들에게 이 수상의 영광을 드릴게요.” 등단 40년을 맞는 현재도, 시의 정치성 한복판을 가장 치열하게 통과하고 있는 시인다운 소감이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키스해 봐라” 런던 버스 동성애 혐오 공격…여성 커플 중상

    “키스해 봐라” 런던 버스 동성애 혐오 공격…여성 커플 중상

    영국에서 동성애 혐오 공격을 받은 여성 커플이 중상을 입었다. 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과 메트로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런던의 명물 이층버스 맨 앞에서 야경을 즐기던 한 20대 여성 커플이 젊은 남성들의 동성애 혐오 공격을 받았다. 우루과이 출신으로 잉글랜드 라이언에어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멜라니아 게이모나트(28)는 지난 2월 영국으로 건너와 안식년을 보내는 중이다. 미국인 여자친구 크리스와 교제 중인 게이모나트는 지난달 30일 런던 북서부 웨스트 햄프스태드로 외출을 했다가 버스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봉변을 당했다. 게이모나트는 “20~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들이 성행위를 뜻하는 거친 제스처를 취하며 우리에게 키스해보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자친구 몸이 좋지 않으니 제발 우리를 좀 내버려 두라고 말하며 그들을 타일렀다”고 밝혔다. 게이모나트 커플이 스킨십을 거절하자 이 남성들은 갑자기 물건을 던지기 시작했고 곧 폭행으로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넋을 잃은 게이모나트가 정신을 차렸을 때 남자들은 이미 크리스를 둘러싸고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앞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남자들 틈으로 들어가 크리스를 끌어당겨 보호하고 대신 나를 때리도록 내버려 뒀다”고 설명했다. 또 “옷과 버스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 쏟아지는 주먹세례에 정신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얼굴 등에 골절과 타박상을 입은 두 사람은 현재 병원 치료 중이다. 게이모나트는 “적어도 4명의 남자가 있었으며, 한 명은 스페인어를 썼고 다른 한 명은 영국 영어를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남성 무리는 버스에서 도망치기 전 이들 커플에게 강도 행각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모나트는 동성애 혐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폭행을 당한 크리스와 자신의 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런던에서 우리는 성 소수자로서 늘 안전함을 느꼈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동성애 혐오 공격은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우리가 그들에게 한낱 오락거리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영국 매체는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런던경찰서와 접촉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효율적 사업’이었던 한국인 해외 입양

    ‘효율적 사업’이었던 한국인 해외 입양

    해외에 입양된 인물이 등장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적잖다. 출생에 얽힌 비밀만큼 극적인 설정을 찾기 힘든 까닭이다. 반면 해외 입양인들의 회고록이나 증언을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낮은 편이다. 입양인을 소재로 하는 픽션에는 흥미를 갖지만 실제 입양인들의 애환을 외면하는 건 어쩌면 해외 입양에 숨겨진 부끄러운 역사를 들추기 싫어서일지도 모른다. 해외 입양은 생각보다 역사가 길지는 않다. 한국의 경우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부터 70여년간 약 20만명의 아이가 해외로 입양됐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숫자다. 특히 한국 아동의 대부분은 미국인이 입양했다. 보스턴칼리지 역사학과 부교수로서 미국 역사 속 이민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저자는 한국의 해외 입양이 한미의 특수한 역학 관계에 따른 ‘전쟁의 유산’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전쟁 중 미군 병사와 한국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아동은 ‘일민주의’(一民主義)를 국가 정책으로 내세운 당시 이승만 정부로선 배척해야 하는 이방인이었다. ‘튀기’, ‘사생아’라는 딱지 때문에 온갖 차별을 겪은 한국 혼혈 아동을 강력하게 원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 사회에서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였던 미국은 그에 걸맞은 이미지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 인도적 차원에서 아동 구호에 힘쓰는 미군의 활동은 미국이 ‘인정 많은 세계의 아버지’라는 모습을 구축하는 데 딱 들어맞았다. 그 과정에서 한국과의 계층적 관계는 강화되었고, 한국이 미국의 질서에 순응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었다. 저자는 이외에도 ‘기독교적 미국주의’에 입각해 한국 아동을 입양한 미국인들 사이에서 가족을 구성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국 아동 입양이 한국과 미국의 사회복지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입양이 어떻게 ‘효율적인 사업’으로 발전했는지 등 입양의 역사를 세세하게 짚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미혼모들과 그 자녀들을 끊임없이 소외시키는 사회 구조를, 나아가 일반적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변화시킬 수 있을지 이 책에서 작은 영감이라도 얻기를 바란다”고 했다.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일본 여성들 ‘구투’에 노동장관 “여성들 하이힐 필요” 논란

    일본 여성들 ‘구투’에 노동장관 “여성들 하이힐 필요” 논란

    일본 여성들이 직장에서 하이힐(높은 구두)을 신게 하는 복장 규정을 법적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구투’(#KuToo)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담당 부처인 후생노동성 장관이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교도통신은 5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 출석한 네모토 타쿠미 후생노동상이 “(여성에게 하이힐을 신게 하는 문화는)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타쿠미 후생노동상의 발언은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츠지 카나코 의원이 여성들의 청원에 공감하며 기업들의 복장 규정이 ‘구식’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응답이었다. 카나코 의원은 “복장 규정이 여성에 대한 괴롭힘”이라고 규정했으나, 타쿠미 후생노동상은 “발을 다친 사원에게 (하이힐을 신도록) 강요한다면 이는 권력 남용에 해당한다”며 범위를 축소했다. 반면 후생노동성 차관인 에미코 타카가이는 “여성들이 직장에서 하이힐을 신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타쿠미 후생노동상의 발언이 알려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스스로 10㎝ 하이힐을 신고 일을 해봐라, 업무상 필요한 일이라는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등의 비판 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배우이자 작가인 유미 이시키와의 주도로 시작된 기업의 여성 복장 규정에 대한 청원은 1만 8800여명의 여성들이 동의하면서 지난 3일 후생노동성에 전달됐다. 청원은 직장 내 하이힐을 신도록 강요하는 복장 규정을 성차별로 규정하고, 이러한 복장 규정을 사원에게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투 캠페인은 일본어로 구두(구츠)와 고통(구츠우)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을 뜻하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캠페인에서 착안했다. 여성의 하이힐 착용에 대한 논란은 세계 곳곳에서 있었다. 2015년 영국의 한 기업은 접수원이 5~10㎝ 높이의 구두를 신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금을 주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내 논란이 일었다. 이듬해 프랑스 칸영화제에서는 여성 영화인이 힐을 신게 하는 주최 측에 항의하고자 맨발과 운동화를 신고 레드카펫에 등장한 일도 있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여성들 “밤 늦게 귀가할 때 마주치는 사람에게 두려움 느껴”

    여성들 “밤 늦게 귀가할 때 마주치는 사람에게 두려움 느껴”

    지난 4월 부산에서 20대 남성이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몰래 뒤쫓아간 30대 남성이 강간미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이렇게 여성들을 상대로 한 남성들의 강력범죄는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의 여성이 밤에 귀가할 때 마주치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Ⅴ)’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6~9월 전국 만 19세 이상~75세 이하 남녀 3873명(여성 1906명, 남성 1967명)을 상대로 ‘야간 통행 귀가 때 마주치는 사람에 대해 두려움을 얼마나 자주 겪는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남성들 사이에서 ‘경험한 적이 없다’는 답변 비율은 87.4%였다. 하지만 여성들 사이에서 같은 답변 비율은 54.0%에 그쳤다. 즉 여성 절반 가량이 저녁이나 늦은 밤, 새벽에 귀가할 때 길을 가다가 만나는 사람을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인한 여성 피해자는 2010년 2만 930명에서 2017년 3만 490명으로 증가한 반면 남성 피해자는 같은 기간 4403명에서 3447명으로 줄었다. 특히 강력범죄 여성 피해자 중 성폭력 피해자 비중은 2010년 85.3%에서 2017년 96.0%로 계속 늘고 있다. 성폭력 가해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에 95.4%에서 97.1%로 증가했다. 여성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빈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년에 1~2번’이 26.4%, ‘한 달에 1~2번’이 12.3%, ‘일주일에 1~2번’이 4.3%, ‘매일’이 2.9%로 조사됐다. 또 ‘붐비는 장소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에 대해 두려움’을 겪은 여성도 36.7%에 달했다. 같은 경험을 했다는 남성들의 답변은 10.1%에 불과했다. ‘외모(용모, 복장, 신체조건 등)에 대한 지적, 비하 발언’을 들은 남성은 16.4%에 그쳤지만 여성은 24.3%에 달했다. 연구팀은 “성폭력·성차별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일상적으로 만연한 성폭력·성차별의 위험을 인지하고 이를 두려워하는 사회 구성원이 많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적 접근이 필요한 지점”이라면서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것이 아니며 일상적 폭력과 갈등의 구체적 발생 지점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예방적, 치료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49세 이상은 정중히 거절”…안내문 붙인 식당의 진실

    “49세 이상은 정중히 거절”…안내문 붙인 식당의 진실

    49세 이상 손님을 거절한다는 안내문을 붙인 서울의 한 식당이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다수의 온라인커뮤니티에는 “49세 이상은 정중히 거절하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신림에 있다는 식당. 진상 고객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듯”이라는 글과 함께 ‘49세 이상 정중히 거절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식당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식당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6000~8000원 선의 음식을 파는 포차로 알려졌다. 인근 상점들에 따르면 A 포차는 중장년 여성이 홀로 운영하는 곳으로, 몇 달 전 이곳으로 가게를 옮겨오면서 해당 안내문을 부착했다고 전해졌다. A 포차가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 촬영된 가게 사진들에는 ‘49세 이상 거절’ 안내문 대신 ‘진상 손님 거절’ 이라는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A 포차 사장은 인근 상점 주인 등에게 “20~30대 손님들과는 달리 중장년층 손님들이 유독 말을 걸어온다. 혼자 일하느라 대응하기 어려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내문에는 49세 이상은 거절한다고 쓰여있지만 실제 나이는 확인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 곳을 이용한 손님들은 중장년층으로 추정되는 경우 포차 사장이나 손님들이 퇴장을 요청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지난 2월 서울 금천구의 한 식당에서는 60대 남성이 식당 여주인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남성은 자신이 호감을 표현한 것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여주인의 얼굴을 발과 무릎으로 가격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 사건 피해자의 아들은 페이스북에 당시 폐쇄회로(CC)TV 화면과 상황을 공개하면서 “어머니께서 홀로 일하시는 가게에서 묻지마 폭행이 일어났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을 겪은 뒤 문 소리만 들려도 그날의 트라우마 때문에 소리를 지르며 악몽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처벌이 진행되길 바란다”라고 적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오늘(5일) 첫 방송, 관전포인트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오늘(5일) 첫 방송, 관전포인트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가 오늘(5일) 첫 방송된다. tvN 새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권영일, 이하 ‘검블유’)는 트렌드를 이끄는 포털사이트, 그 안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여자들과 그녀들의 마음을 흔드는 남자들의 리얼 로맨스. 방영 전, 예고편 공개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첫 방송을 손꼽아 기다리게 했던 바. 첫 방송에 앞서 시청자들의 채널 고정을 부르는 ‘검블유’의 관전 포인트를 살펴봤다. #1. 트렌디한 배우 X 매력적인 캐릭터 ‘검블유’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임수정, 장기용, 이다희, 전혜진의 만남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업계 1위의 포털 사이트 ‘유니콘’의 서비스 전략 본부장으로 지는 것을 싫어하는 ‘승부욕의 화신’ 배타미 역의 임수정, 게임 음악을 만드는 천재 작곡가이며 동시에 ‘밀땅 없는 직진남’의 매력을 보여줄 박모건으로 변신하는 장기용. 그리고 업계 2위 포털 사이트 ‘바로’의 소셜 본부장으로 분노 조절이 필요한 ‘막장 드라마 매니아’ 차현을 연기하는 이다희와 ‘유니콘’의 이사이자 ‘성공 앞에 가차 없는 냉미녀’ 송가경으로 활약을 예고한 전혜진 등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트렌디한 배우들이 만나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2. 차별화된 소재 X 감각적인 영상 ‘검블유’는 그간의 어떤 드라마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포털 업계와 실시간 검색어라는 신선한 소재로 차별화를 꾀한다. “우리들의 하루는 검색으로 시작해 검색으로 끝납니다”라는 드라마의 메인 카피처럼 하루의 시작과 끝을 스마트폰과 함께하고,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을 내 방의 창문보다 더 많이 보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여전히 베일에 싸인 포털 업계를 전면에 내세운 것. 뿐만 아니라 지난 29일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은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로 드라마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폭발시킨 바. 신선하고 차별화된 소재와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감각적인 영상이 깊은 몰입감으로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3. 공감 자극 현실 X 드라마틱한 전개 프로페셔널한 여성들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검블유’는 공감을 자극하는 현실과 픽션을 가미한 드라마틱한 전개를 조화롭게 배치했다. ‘검블유’를 집필한 권도은 작가는 포털 업계 전반의 메커니즘과 2040 직장 여성에 대한 꼼꼼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설계한 스토리에 포털 업계에서 있음직한 다양한 사건, 그리고 한여름 밤의 설렘을 자극할 리얼 로맨스 등을 흥미롭게 그려 넣었다는 후문.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의 공감과 로망을 동시에 자극할 ‘검블유’의 첫 방송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검블유’는 ‘미스터 션샤인’을 공동 연출한 정지현 감독과,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로 필력을 쌓은 권도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 등 tvN 최고의 흥행사를 만들어온 화앤담 픽쳐스가 제작을 맡는다. 5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하이힐 착용 강요는 성차별”… 日 ‘#구투’ 열풍

    “하이힐 착용 강요는 성차별”… 日 ‘#구투’ 열풍

    일본 여성들이 높은 구두(하이힐)를 신도록 강요하는 직장 문화를 바꾸기 위해 나섰다. BBC는 3일(현지시간) 여성에게 하이힐을 신도록 하는 직장 내 복장 규정을 없애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지난 2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이번 청원을 주도한 배우이자 프리랜서 작가인 유미 이시카와(32)는 이번 운동에 ‘구투’(#KuToo) 캠페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본어로 구두(구츠)와 고통(구츠우)의 앞글자를 따고,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는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서 착안했다. 이사카와가 올린 트위터 글은 3만명이 공유했으며, 청원에 동의한 시민 수만 1만 8900명에 달한다. 이시카와는 “일본의 많은 기업이 구직 활동을 하거나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들에게 거의 의무적으로 하이힐을 신도록 하고 있다. 이를 성차별 혹은 성범죄와 같은 선상에 두고 사용자가 여성에게 하이힐 착용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청원에 대한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여성의 하이힐 착용에 대한 논란은 세계 곳곳에서 있었다. 2015년 영국의 한 기업은 접수원이 5~10㎝ 높이의 구두를 신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금을 주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내 논란이 일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메이 만난 트럼프 “브렉시트 이후 英과 견고한 무역협정”

    메이 만난 트럼프 “브렉시트 이후 英과 견고한 무역협정”

    런던·버밍엄 등 영국 곳곳 反트럼프 시위취임 후 첫 영국 방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째인 4일 테리사 메이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갖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무역협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으나 극적인 협상 내용 등은 나오지 않았다.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런던 시내에는 수많은 관중이 운집해 반(反)트럼프 시위를 이어나갔다.가디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가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양자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렉시트 후 미국과 영국은 견고한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으며 이는 매우 공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양국은 대단한 파트너십이 있으며 좋은 양자 무역협정을 통해 이를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조찬 비즈니스 미팅에서 “당신과 함께 일해서 매우 영광이었다. 정확한 (사퇴) 시기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총리 자리에) 머무르면서 거래를 해보자”며 사퇴 의사를 밝힌 메이 총리를 회유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해 관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말을 통해 국방비가 2%에 이르지 못하는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늘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같은 시각 런던과 버밍엄, 옥스퍼드 등 영국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변화·난민·여성·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반트럼프 시위’를 열었다.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는 바지를 벗은 채 금색 변기에 앉아 있는 5m 높이의 말하는 트럼프 로봇이 등장했다. 의회 광장에는 6m 높이의 ‘트럼프 베이비’ 풍선이 지난해 7월에 이어 또다시 띄워지며 눈길을 끌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아빠들과 ‘육아 수다’ 함께 한 김정숙 여사

    아빠들과 ‘육아 수다’ 함께 한 김정숙 여사

    “‘애는 여자가 키워야 하는데 왜 남자가 키우나’ 하는 편견의 벽을 넘어야 합니다. 육아하는 아빠도 함께할 공간이 생기고 고충을 이야기하고 (분위기가) 함께 사회에 형성돼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육아하는 아빠들’ 응원에 나섰다. 김 여사는 이날 경기 용인시종합가족센터에서 육아휴직 중이거나 경험이 있는 12명과 ‘아빠 육아휴직’을 주제로 간담회를 했다. 육아 웹툰 ‘그림에다’ 작가 심재원씨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아빠 육아의 고충, 제도 개선을 놓고 이야기가 오갔다. 참석자들은 ‘아빠 육아휴직에 부정적인 사회 시선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어진원(40)씨는 “(남성 육아휴직이 없던 시절을 보낸) 간부급 이상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세대 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합의, 기업 의지를 강조했다. 근무 부서의 첫 남성 육아휴직자였다는 직장인 신용진(37)씨는 “여론이 아빠 휴직을 굉장히 권장해 고무됐다”며 “사회 구성원 공감대가 빨리 확산돼야 용기 내는 아빠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주 문 대통령이 순방 예정인 북유럽 3국의 ‘라테 파파’ 3명도 초청돼 보육 선진국 사례들이 소개됐다. ‘라테 파파’는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한 손으로 유모차를 끌며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를 말한다. 핀란드 출신 방송인 페트리 칼리올라(34)는 “핀란드에선 면접 때 결혼·출산계획을 물으면 불법”이라며 “남성의 자녀 돌봄이 확대되려면 직장 성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공무원 요한 페르손(41)은 “모국에선 75%의 아버지가 육아휴직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여사는 “아빠의 육아휴직이 여성이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격려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19세기 열악한 노동, 오늘을 증언하다

    19세기 열악한 노동, 오늘을 증언하다

    며칠 전 ‘30만원짜리 구두 한 켤레 팔면 우리 손엔 고작 7000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밟혔다. 제화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한 이 기사는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 유통업체 수수료가 최저 38%, 최대 41%나 된다고 지적했다. 하청을 준 구두 브랜드 회사, 일명 원청이 수수료를 뗀 나머지 17만∼18만원 가운데 12만∼13만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4만∼5만원 중에서 하청 공장의 운영비, 원자재값 등을 빼고 남은 약 7000원 정도가 구두 제화 기술자들의 손에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16시간 일하고도 제화노동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제화노동자로 대표되는, 오늘을 사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저변을 확대하던 19세기 중반에 이미 노동자들의 삶은 바닥이었다. ‘목로주점’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백화점을 무대로 자본주의가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을 거침없이 묘사한다. 부모를 여읜 20살 드니즈는 남동생 둘을 데리고 파리의 큰아버지를 찾아간다.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직물점에서 점원이라도 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큰아버지는 길 맞은편에 생긴 백화점 때문에 매출이 줄어 시름에 겨운 상태였다. 당장 생계를 이어 가야 할 드니즈는 백화점의 여성 기성복 매장에 수습 사원으로 취업한다. 이후 이야기는 신데렐라 스토리다. 동료들의 온갖 모함과 갖은 고초에도 높은 자리에 올라서고, 백화점 사장 옥타브 무레와의 사랑도 이뤄진다. 하지만 에밀 졸라가 누군가. 19세기를 살아내며 당대를 가장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봤던 지식인이다. 19세기 말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반유대주의에 기인한 드레퓌스 사건이 일어나자 ‘나는 고발한다’라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글을 발표할 만큼 그는 진보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그런 그가 신데렐라 스토리에 800쪽에 가까운 지면을 낭비하지는 않았으리라. 결국 읽어내야 할 것은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백화점을 무대로 한 주변 이야기다. 드니즈 큰아버지의 직물점은 백화점이 들어서자 이내 힘겨워졌다. 백화점이 화려한 장식과 각종 마케팅으로 귀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작은 상점들은 서서히 말라가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19세기 중반의 풍경이지만 21세기 현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대형마트들이 곳곳에 포진하면서 소상공인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전통시장을 살리자고 상품권 등을 만들지만, 이미 거대 자본의 영향력은 사람들의 뇌리에 안착했다. 앞서 언급한 제화노동자들 중 어떤 이는 자신만의 수제화 가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이 브랜드를 따지는 세상에서, 아울러 거대 자본의 영향력 아래에서 그는 제화노동자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19세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일어난 21세기 문제가 대형마트 상황만은 아니다. 이미 그 시절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이 있었고, 갑질하는 귀부인들의 행태도 어쩜 그렇게 오늘날과 똑같은지, 읽는 내내 무릎을 칠 수밖에 없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에밀 졸라는 19세기를 살면서 21세기를 내다본 예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에밀 졸라 작품 중 유일한 해피엔딩이다.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이 이뤄져서만은 아니다. 사장의 연인이자 파트너로 성장한 드니즈는 마냥 백화점 편에 서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지위 향상과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드니즈가 어떤 활약을 벌이는지는 작품에서 직접 확인하는 게 좋겠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한국 사회, 외국인 노동자 없이 유지 안 되는 시간 곧 다가온다

    한국 사회, 외국인 노동자 없이 유지 안 되는 시간 곧 다가온다

    1991년 외국인 연수생 형태로 외국인 노동자가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일하게 된 지 28년이 지났다. 국내 노동력 임금상승과 특정 업종의 노동력 부족현상을 극복하려고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 채용은 한 세대 가까이 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한국사회와 외국인 노동자의 모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는 이제 20대의 청년으로 사회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또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등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현지인들이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상황을 목격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양적인 확대와 축적된 시간은 이제 한국사회에 과제를 던져 주기 시작했다. 언론과 사회지도층이 인식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중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가 사회 저변에 확산되는 것도 문제다.●1980년대 후반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 1987년 노동자대투쟁과 1988년부터 시작된 주택 200만호 건설, 그리고 1985년 이후 진행된 3저 호황은 우리나라 고용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동자대투쟁의 결과 산업현장의 임금은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3저 호황의 지속은 도시 중산층의 소비 확대와 더불어 서비스 산업의 확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저임금 산업의 버팀목이던 저임금 여성 노동자의 서비스업으로의 이탈이 본격화됐다. 또한 분당 등 5대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건설투자로 인해 건설부문의 임금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급여수준 및 작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문의 남성 노동자 이탈이 본격화됐다. 이러한 결과 1990년대 초반부터 ‘3D’라는 표현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으며,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업종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률은 20~30%에 이르러 휴·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불법적인 형태의 외국인 채용이 시작됐다. 노동력 부족 상황에 직면한 정부는 1991년 11월 외국인 연수생 형태로 외국인 노동자의 합법 채용을 가능하게 하는 ‘해외투자업체 연수제도’를, 1993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한 ‘외국인산업기술연수제도’를 도입했으나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높은 임금을 좇아 연수생들이 대규모로 사업장을 이탈해 불법 취업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2003년의 경우 당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인력은 36만 300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79.1%인 28만 7000명이 불법체류자 신분이었다. 즉 노동시장의 왜곡현상이 극에 이른 것이다. 결국 2003년 8월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과 이에 따른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서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의 합법적 고용이 일정 규모로 범위 내에서 허용되게 됐다. ●체류 자격 세분화로 고용 보장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는 2012년 72만 5000명에서 2018년 92만 9000명으로 연평균 4.2%씩 증가하고 있다. 총 경제활동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2년 2.8%에서 2018년 3.3%로 상승했다. 2010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 추세는 2009년 이후 시행된 동포 우대정책의 결과로 중국과 CIS(독립국가연합) 출신 동포의 재외동포 체류자격 획득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획득한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2012년 7만 6000명에서 2018년 21만 2000명으로 연평균 18.5%씩 증가한 데 비해 고용허가제에 따라 국내에 들어온 노동자의 경우 2012년 23만명에서 2018년 26만 2000명으로 연평균 2.2% 증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 이외에 불법체류자를 포함할 경우 국내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130만명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의 핵심에는 재외동포의 급증과 이들이 주로 진출하는 분야를 둘러싼 갈등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는 체류 자격에 따라 취업비자와 재외동포로 구분된다. 취업비자는 다시 비전문취업(E-9)과 방문취업(H-2)으로 구분된다. 비전문취업의 경우 인력송출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나라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업종별로 도입 쿼터를 설정해 배정한다. 방문취업의 경우 외국국적 동포를 대상으로 단순노무를 포함한 고용허용 업종 내에서 자율적으로 취업하도록 허용한다. 이들이 입국한 날로부터 최장 5년의 범위 내에서 취업활동을 한다. 일부 업종은 최대 10년까지 있을 수 있다. 임금체불,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체결, 임금체불보증보험 의무가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등 노동자 보호조치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재외동포의 경우 방문취업 형태가 아닌 별도의 재외동포 체류자격(F-4)으로 취업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단순노무 활동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취업이 가능하며, 자격요건을 충족할 경우 계속 갱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국내 노동자·외국인 노동자 건설일감 경쟁 최근 외국인 노동자와의 갈등은 주로 건설업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현장팀이 건설현장에서 주를 이루면서 내국인 건설노동자가 일할 기회를 놓치거나 낮은 임금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2015년 건설노조가 시행한 외국인 유입에 따른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0.6%가 일자리 감소를, 임금하락(67.6%), 노동강도 증가(54.6%) 등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5월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은 국내 노동자와 외국인 건설노동자들 사이에 일자리 경합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2019년 건설노동자의 인력 부족은 13만명 규모에 불과한데, 외국인 건설노동자의 공급은 22만 8000명인 만큼 외국인 노동자로 인한 국내 건설노동자의 피해가 가시화했다. 지난 2월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모 건설현장 앞에서 한국노총 소속의 건설산업노조가 ‘외국인 노동자 단속’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등 건설산업 부문의 외국인 노동자를 둘러싼 갈등은 점차 심화한다. 반면 다른 산업분야는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산업의 존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단순 반복적인 3D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필수적이다. 특히 농·어업 분야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법무부를 상대로 계절 근로자 추가 배정과 작업범위 확대를 호소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과 국내 근무 경험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숙련도 역시 향상되고 과거와 달리 생산현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월 300만원 이상인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인지역에서는 월급이 300만원 이상인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은 12.1%이고, 특히 건설업은 34.7%에 이르렀다. 현재 국내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 경합은 건설부문에 국한되지만,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심화될수록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조선족 79% 서울 거주… 아세안 62% 지방에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곁에서 일하는데 정작 그 존재를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의 공간적 분포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경기 안산과 시흥, 포천, 그리고 서울의 영등포, 구로, 금천과 수도권 규제를 피해 많은 기업들이 이전하고 있는 충북 음성군에 외국인 노동자가 전체 인구의 10% 이상으로 집계된다. 한국계 중국인(조선족)과 중국인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베트남을 비롯한 기타 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은 비수도권의 거주 비중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 한국계 중국인과 중국인을 합한 비중이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79.2%를 차지한다. 이들은 비수도권에서 28.9%로 급격히 비중이 낮아진다. 반면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는 비수도권에 62.7%, 수도권에 40.3%를 차지한다. 즉 대도시 거주자는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를 접하기 어렵지만, 지방 거주자는 더 많은 외국인과 접하고 교류하면서 살아간다. 수도권 남부 등 지방산업단지의 외국인 노동자는 지방도시의 고용과 생산의 주요한 축이다. 이 가운데 숫자가 비교적 많은 몇몇 집단은 식당을 포함한 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자체적인 생태계까지 갖추며 한국사회에 깊숙하게 자리잡았다. 그 자녀들은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연령대에 도달했는데, 자신들의 부모들과 한국의 미국 이민자들이 겪었듯이 이민 1세대와 2세대 간의 갈등을 겪고 있다.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국적 문화를 이해하지만, 피부색은 다른 외국인 노동자 2세대가 사회에 진출할 때 우리는 이들을 차별 없이 대해 줄 수 있을 것인가.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 주고 능력의 차이만으로 이들을 평가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부모의 뒤를 따라 지방산업단지에서 묵묵히 일한다면 갈등이 숨어 있겠지만, 같은 연령대의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대도시에서 새로운 기회와 삶을 찾고자 할 때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저출산에 인구 감소… 일본은 ‘이민국가’ 표방 한국은 저출산으로 인한 경제활동인구의 대폭적인 감소에 직면해 있다. 노인들의 요양수요 등으로 새로운 분야의 노동수요가 증가하지만, 인력공급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2018년 말 일본 의회가 극심한 논란 속에서도 단순노동자에게까지 영주권을 부여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민국가’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국인 노동자라는 하나의 범주로 다루지 말고 세분화해야 한다. 건설업의 경우 공공부문 사업장을 대상으로 외국인 노동자 고용제한 등을 시행함과 동시에 민간건설현장에서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국내 건설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 또한 향후 수요가 증가할 전문화된 분야의 고급인력 및 간병·간호 등 노인요양과 관련한 인력의 경우 체계적인 수급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노동력 수급을 위해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 활용은 사회·경제적 영향 및 사회통합 차원에서 복잡해진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 한국이 유지될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파생되는 문제에 대한 인식이 결여돼 있다. 1990년 이래 세계화와 국제화를 외치지만, 내 이웃이 된 외국인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관심과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제라도 외국인 노동자와 그들의 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한국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흑인 부부, 캠프장에 소풍갔을 뿐인데…매니저 총 꺼내며 “나가라”

    흑인 부부, 캠프장에 소풍갔을 뿐인데…매니저 총 꺼내며 “나가라”

    미국 미시시피의 한 호수 근처에 소풍을 간 부부가 인근 캠프장 매니저로부터 총으로 위협당하며 내쫓긴 사실이 드러났다. 두 사람은 “단지 우리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그런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매체 복스는 29일(현지시간) 제시카 리처드슨과 프랭클린 리차드슨 부부가 지난 26일 자신의 개와 오크티베하 카운티 호수 근처에 있는 스타크빌로 나들이를 갔으나, 인근 캠프의 매니저가 총을 소지한 채 “예약 없이 사유지를 지나갈 수 없다”면서 “나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매니저는 백인 중년 여성이었다. 제시카는 “매니저가 호수 근처 땅을 사용하려면 예약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동시에 오른손에 총을 들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예약이 필요한 줄 몰랐다는 이유로 총기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시카는 당시 매니저에게 “우리는 예약해야 한다는 걸 몰랐다. 당신은 그냥 우리에게 그 사실을 말해주면 된다”라고 말했으나 매니저는 “당신들은 사유지에 있다. 당장 떠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부부는 캠프장의 사무실을 찾아 다른 매니저에게 예약이 필요한지를 물었으나 “예약이 필요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총기로 부부를 위협했던 매니저가 다시 이들 앞에 나타나 “당장 사유지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최근 9개월간 중동 파병을 끝내고 귀국한 육군 중령인 프랭클린 중사는 미시시피주 지역지 WCBI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면서 “중동에서 나에게 총을 겨누는 사람이 없었지만 고향에 돌아오자마자 내가 처음 겪은 일이 총구에 겨눠지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제시카는 “인종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매니저는 마치 우리를 동물을 내쫓듯 소리쳤고 우리를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것으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신은 그 행위 이면에 있는 의도를 금새 알아챌 수 있다. 나는 그녀의 눈과 목소리에서 그것(인종차별)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리처드슨 부부는 이 상황을 39초짜리 영상에 담았고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매니저는 해당 캠프장을 소유한 ‘캠프그라운드 오브 아메리카’(KOA)로부터 해고당했다. KOA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소유지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총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WP는 해당 캠프장에서 예약하지 못했거나 체크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쫓기거나 고함을 들은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총기로 위협을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복스는 “리처드슨 부부가 겪은 일은 미국에 사는 흑인이라면 겪게 되는 불합리한 여러 일 중 하나”라면서 “공공장소에 있다는 이유로 경찰이나 911신고를 받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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