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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보류’ 김진표...“패스트트랙 끝나야 검토 있지 않겠나”

    ‘총리보류’ 김진표...“패스트트랙 끝나야 검토 있지 않겠나”

    최근 총리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패스트트랙 협상 가시화돼야 초리를 바꾸는 문제를 실절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김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 ‘제2벤처붐 조성을 위한 기술혁신기업 육성방안’에 참석해 “(패스트트랙 협상이 끝난 시점)까지 복수의 후보를 놓고 검토와 고민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이처럼 밝혔다. 김 의원은 또 “현재 국회가 패스트트랙 등을 놓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면서 “선거법 협상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수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공식적인 협상이 진행조차 안 되고 있기에 그런 상황에서 또 새로운 불확실성을 만들 수는 없다”면서 “총리 청문회는 투표를 통해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 않나”라며 반문했다. 김 의원은 최근 국무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이번 개각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함께 김 의원도 지명을 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동시 인사는 무산됐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는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진보진영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대가 꼽힌다. 민주노총은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적인 ‘모피아’(재무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불리며 일말의 반성과 사과조차 없는 김 의원을 차기 총리로 임명 강행한다면 정권 후반기에 펼쳐질 정책 방향이 확실히 그려지는 셈”이라며 “핵심 현안인 경제와 노동 문제에서 과감한 돌파도, 유연한 합의도 못 한 채 공약에 따른 정책기조와는 정반대 퇴행을 거듭해 온 문재인 정부가 김 의원을 총리로 거명하며 ‘참여정부 시즌 2’로 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지난 4일 성명문을 발표하고 “김진표 의원은 여성 인권과 건강권을 위협하는 임신중절 금지를 주장하고 동성애와 동성혼을 반대하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차별과 혐오를 조장해왔다”며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을 정면으로 반대했다. 한편,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벤처붐과 관련한 의견도 밝혔다. 김 의원은 “시장에 자금이 많아지고 유니콘 기업도 늘어나는 등 희망의 싹이 틔여지고 있는데 정부와 금융권은 제대로 서지 못하고 있다”며 “가시화되고 있는 제2의 벤처붐이 좀 더 빠르게 확산돼서 울 경제 새로운 활력 만들어낼 수 있도록 모험자본 육성 위한 금융 혁신을 좀 더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봄날 지음, 반비 펴냄) 20여년간 성매매를 경험한 여성이 써내려간 삶의 기록. 열여덟 살에 성매매 업소에 유입돼 업소에서 빠져나오기까지 기나긴 여정을 증언한다. 개인 생애사를 통해 성매매가 결코 특수하고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며 빈곤, 성차별, 노동 문제,등이 성매매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 말한다. 428쪽. 1만 8000원.여론전쟁(현경보 지음, 상상 펴냄)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권력의 부침을 여론조사의 관점에서 조명한 책. 언론인이었던 저자가 방송사들의 선거 예측 노하우와 실패의 원인들을 기록했다. 그는 “총선에서 특정 정당의 과반 의석 확보는 전국 지역구 선거에서 42% 이상의 득표율을 얻을 때 가능했”던 사례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총선을 예상한다. 376쪽. 1만 8000원.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김영민 지음, 사회평론 펴냄)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논어 에세이. ‘김 교수답게 고전 ‘논어’를 논하면서도 위트가 넘친다. 결코 폭력을 배제하지 않았던 공자는 ‘논어’에서 딱 한 번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단다. 다리를 쩍 벌리고 앉은 이의 정강이를 지팡이로 후려친 것. 공자는 ‘지하철 쩍벌남’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했을 것이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276쪽. 1만 5000원.뉴스와 수사학(박주영·이범수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커뮤니케이션 연구자와 일간지 기자가 제시하는 수사학을 활용한 기사작성 모델. 뉴스의 생산·소비·해석과 고전 수사학 이론의 5대 규범인 착상·배열·표현·기억·발표를 접목해 만들었다. 저자들은 이 모델에 따라 기사의 가치 판단부터 수정과 팩트체크에 이르는 단계별 필요한 원칙과 사례를 소개한다. 120쪽. 9800원.야간 경비원의 일기(정지돈 지음, 현대문학 펴냄) 실재하는 것들에서 일부분을 차용, 새로운 모습으로 비트는 작가의 경장편 소설.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나’는 건물의 메인컨트롤러를 장악해 다국적 기업과 건물주의 소유에서 건축을 해방시키려는 꿈을 가진 국제야간경비원연맹의 아시아 지부장 조지훈을 만나 일을 꾸민다. 140쪽. 1만 1200원.조지 길더 구글의 종말(조지 길더 지음, 이경식 옮김, 청림출판 펴냄) 네트워크 시대의 개막을 예언했던 미국의 미래학자 조지 길더의 저작. 그의 주장에 따르면 빅데이터의 시대는 끝나고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탈중앙화 인터넷에 의해 대체돼 구글과 같은 검색의 제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504쪽. 2만원.
  • 서울신문 ‘코리안드림의 배신’ 등 2편, 양성평등미디어상 보도부문 우수상

    서울신문 ‘코리안드림의 배신’ 등 2편, 양성평등미디어상 보도부문 우수상

    서울신문의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2019 이주민 리포트: 코리안드림의 배신’ 기획보도가 5일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제21회 양성평등미디어상’ 시상식에서 보도부문 우수상(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상)을 받았다. 수상자는 각각 정치부 이하영, 사회부 김정화, 이근아 기자와 사회부 유대근, 경제부 홍인기·나상현, 정치부 기민도·이하영, 사진부 박윤슬, 소셜미디어랩 김형우 기자 등 9명이다. ‘열여덟 부모’ 기획은 청소년 부모 당사자의 목소리를 전하고, 기존 남성 중심적인 문화 속에서 출산과 양육의 짐이 청소년 부모 양쪽이 아니라 대부분 엄마에게만 지워졌다는 점을 깊이 있게 진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주민 리포트’ 기획은 결혼이주민 편에서 국내 결혼이주여성이 겪는 차별과 범죄를 보도했다. 베트남을 직접 찾아 이주여성이 한국을 택한 배경부터 본국으로 돌아간 후의 삶을 기록했고, 이들의 상처를 심도 있게 돌아봤다. 양성평등미디어상은 성차별에 대한 감수성 확대, 일·생활 균형, 미투 운동 확산 등 성평등 의식과 문화가 확산되는 데 이바지한 보도물에 대해 연 1회 수여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한국 미투 운동 고무적… 전 세계가 똑같이 따라 해야”

    “한국 미투 운동 고무적… 전 세계가 똑같이 따라 해야”

    “불법촬영 포함 성폭력 저항 운동 인상적 성범죄 공개 때 명예훼손 예외 적용 필요 아동 피해자 적극적 상담·치료 지원해야” “한국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은 불법촬영 문제까지 다룬 포괄적인 성폭력 저항 운동이라고 봅니다. 매우 인상적이고 고무적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여성인권 운동가이자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 특별젠더자문관으로 활동한 캐서린 매키넌(73) 미시간대 로스쿨 교수는 지난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한국의 미투 운동을 주목해야 할 뿐 아니라 똑같이 따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법연수원 국제콘퍼런스 연사로 초청돼 한국을 방문한 매키넌 교수는 40년 전 성희롱(성적 괴롭힘)도 성차별이라고 주장하며 성희롱의 법적 개념을 처음 정립한 학자다. 그는 “한국에서 미투 운동이 계속되려면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었는지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명인 미투 사건에 대중이 분노하는 것을 넘어서 일상에서 실제 얼마나 많은 성폭력 피해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국가가 파악해야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키넌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성폭력 피해는 실제 피해 사례의 10건 중 1건 정도만 알려진다. 하지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라는 걸림돌이 하나 더 있는 한국은 성폭력이 숨겨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는 “법이 굉장히 큰 걸림돌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현실은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적어도 성폭력 피해 사실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둬 형사 처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매키넌 교수는 “불평등한 힘의 균형에 의해 여성이 희생을 당하는 것이 성폭력”이라고 정의했다. 권력 또는 고용관계가 아니어도 일반적인 남성과 여성 사이에 위계(지배, 종속 관계)가 존재해 남성으로부터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그는 “남녀 사이의 차별을 야기하는 임금 구조 등 사회의 모든 불평등을 동시에 시정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여성은 종속적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문제가 된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서도 “5세 여아가 성폭력 피해 경험을 하는 것은 결코 자연스러운 게 아니다”라면서 “피해 아동에 대한 상담, 치료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으면 평생 자기 잘못으로 여길 수도 있다”고 했다. 피해 아동이 회복될 수 있도록 사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가해 아동 주변에 대한 조사를 통해 이 아이 또한 학대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고도 했다. 불법촬영에 대한 정부의 처벌이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온라인상에서 불법촬영물이 활개를 치는 점에 대해 그는 “형사 처벌을 넘어 가해자들이 얻은 이득 또한 모두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촬영을 당하지 않을 권리를 도둑질한 것이기 때문에 여성들의 피해를 경제적으로 배상하라는 취지다. 매키넌 교수는 “결국 미투 운동이 지향하는 것도 여성들이 성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되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흑인女대통령 꿈 꾼 해리스, 흑인들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흑인女대통령 꿈 꾼 해리스, 흑인들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을 꿈꾸던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경선을 포기한 것을 두고 갖가지 분석이 나온다. 그는 자금력 부족을 이유로 밝혔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배출한 미국 사회가 아직 흑인 여성 대통령을 수용할 준비가 안 됐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소위 ‘빅3’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해리스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쓸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럴 의향이 있다. (해리스 의원은) 언젠가 대통령, 부통령이 될 수 있고 대법관, 법무장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해리스의) 포기 소식을 듣고 충격받았고 뒤섞인 감정이 들었다. 그녀는 일류 지식인이자 진짜 경쟁자였다”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이 지난 6월 1차 민주당 TV토론회에서 흑인 여성으로서 겪은 어린 시절의 차별을 언급하며 백인 남성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녹다운시켰던 것을 감안하면 그도 해리스 의원의 잠재력을 인정한 셈이다. 해리스 의원은 인도계 어머니, 자메이카계 아버지, 여성 정치인, 올곧은 검찰 등의 이미지로 세몰이를 했다. 흑인 여성 중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을 역임했고, 두 번째로 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검찰총장 시절 다국적 조직폭력단을 기소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지율은 떨어졌다. 해리스 의원은 불출마 변으로 “난 억만장자가 아니다”라며 자력으로 선거 캠페인을 이끌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1차 TV토론회의 선전으로 하루 만에 약 200만 달러(약 24억원)의 후원금이 모이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저조했다는 것이다. 소위 ‘돈의 전쟁’으로 불리는 미국 대선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 셈이다. 폴리티코는 이날 해리스 의원이 흑인 표심을 얻지 못한 것도 한계로 꼽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흑인 표가 집중됐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조차 부진했다는 것이다. 해당 주의 조니 코데로 민주당 블랙코커스(흑인의원모임) 의장은 “흑인 후보는 흑인이기 때문에 흑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중요한 실수를 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일부 흑인 유권자는 흑인 여성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사회적 수용성이 흑인 여성 대통령까지는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편 해리스 의원은 이날 흑인 여자아이를 안고 ‘언젠가 대통령에 도전할 거니?”라고 묻는 짧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이번 경선 중단이 도전의 끝은 아님을 시사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국 첫 흑인여성대통령, 시기상조였나

    미국 첫 흑인여성대통령, 시기상조였나

    카멀라 해리스 흑인·여성·법조인·인도계 등매력 넘쳤지만, 잠재력은 폭발 못 시켜바이든 “해리스, 잠재적 러닝메이트 가능”해리스, 경선 중단 이유로 ‘자금력’ 밝혔지만 ‘흑인은 흑인은 뽑는다’ 편견 버려라 조언도 ‘미국, 흑인여성대통령 수용 가능성’ 화두로첫 흑인 여성대통령을 꿈꾸던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 전날 민주당 대선 경선을 포기하자 유력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그를 잠재적 러닝메이트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표심의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를 한 것이다. 정작 해리스 의원은 최대 경쟁자도 알아본 자신의 잠재력을 선거판에서 끌어내지 못했다. 해리스 의원의 경선 탈락에 대한 표면적 이유는 자금 사정과 선거 캠프의 불화 등이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흑인은 흑인을 찍는다는 편견’이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던 미국이 ‘흑인여성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됐냐는 화두를 던졌다. ●바이든에 이어 민주당 경선 2위까지 치솟았던 인기 바이든 전 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해리스 의원의 러닝메이트 가능성에 대해 “물론, 그럴 의향이 있다. 해리스 의원은 그녀가 되고자 하는 어떤 것도 할 능력이 있다. 언젠가 대통령, 부통령이 될 수 있고 대법관, 법무장관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내에서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빅3’다. 그는 “어제 (해리스의) 포기 소식을 듣고 충격받았고 뒤섞인 감정이 들었다. 그녀는 일류 지식인이자 진짜 경쟁자였다”고 했다. 실제 해리스 의원은 지난 6월 1차 민주당 TV토론회에서 흑인으로서 겪은 어린 시절의 차별을 언급하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해 ‘깜짝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CNN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의원(17%)은 바이든 전 부통령(22%)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당시 그는 바이든을 향해 “당신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믿지 않는다. 1970년대 교육부가 추진한 흑백 인종 통합 교육과 이를 위한 스쿨버스 운행을 막기 위해 바이든이 노력했다”며 “이에 캘리포니아에서 버스로 통학하던 한 소녀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그 어린 소녀가 바로 나”라고 말했다.●자메이카·인도·흑인·여성·법조인, 해리스의 잠재력은 매력적이었다 해리스 의원의 아버지는 자메이카 이민 가정에서 자란 흑인으로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스탠포드대 교수가 됐다. 또 어머니는 인도 출신으로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페미니스트 운동가로 활동했다. 카멀라(Kamala)라는 이름도 인도 산스크리트어에서 온 것으로 ‘연꽃’을 의미한다. 해리스 의원 역시 하워드대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캘리포니아대 헤이스팅스대에서 로스쿨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의 알라메다 카운티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고 샌프란시스코시 지방검찰청을 거쳐 2010년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여성·어린이를 착취하고 마약·총기류를 밀매하는 다국적 조직폭력단을 기소해 관심을 받았고, 이후 그녀는 초국경 범죄 조직 및 인신매매의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이끌었다. 이후 그는 2016년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흑인 여성으로서는 2번째였다. ●“자금 전쟁에서 밀렸다”는 해리스, 하지만 결국 인기가 낮았던 것이다 전날 해리스 의원은 경선 불출마의 변으로 “난 억만장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자력으로 선거캠페인을 이끌 수 없었다는 의미다. 지난 6월 TV토론회에서 선전한 후 하루 만에 6만 3000여명이 약 200만 달러(약 24억원)를 후원했던 것과 비교해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선거 자금의 규모는 결국 표심에 따라 오르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 런던의 미국 기업인 등을 대상으로 모금 행사를 열어 300만 달러(약 36억원)을 모금한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선거자금이 모이지 않는 것은 미국민의 표심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폴리티코는 4일(현지시간) 이에 대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민주당 블랙코커스(흑인의원모임) 의장인 죠니 코데로의 언급을 인용해 “흑인 후보는 한 가지 중요한 실수를 저지른다. 흑인이기 때문에 흑인이 투표를 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일부 흑인 유권자들은 흑인 여성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첫 흑인 여성대통령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다. 실제 해리스 의원은 자신의 선거유세에서 “흑인여성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됐냐”고 외친 바 있다. 이날 뉴욕타임즈에 실린 칼럼 ‘왜 흑인여성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가’에서도 해리스 의원이 흑인여성으로서 겪은 미묘한 편견 등이 다뤄졌다. 특히 흑인 사이에서 그가 부정적인 의미에서 ‘최고위급 경찰’로 불렸다는 점이 지적됐다. ●그녀의 꿈은 끝나지 않았다 해리스 의원은 자신의 불출마 선언문에서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안됐네. 그리울거야”라고 남기자 이에 “걱정마. 당신의 공판에서 만날거야”라고 반박 트윗을 달기도 했다. 이날은 흑인 여자아기를 안고 ‘언젠가 대통령에 도전할거니?’라고 묻는 짧은 동영상을 남기며 자신의 도전이 끝난게 아님을 시사했다. 다만, 해리스 의원은 이번 경선으로 숙제를 안게 됐다. ‘시민을 위해(for the people)’라는 메시지는 분명했지만 자금과 기세가 부족했다. ‘여자 오바마’라는 세간의 인식도 벗어야 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성남시의원, 불륜녀 협박·폭행 혐으로 피소

    경기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불륜관계에 있던 여성을 폭행과 협박을 한 혐으로 피소되는 등 파문이 커지자 탈당계를 내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법무법인 가우는 5일 “내연녀를 폭행, 협박, 감금한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A모 시의원은 즉각 사퇴하고, 시의회는 A의원을 제명하라”고 요구하면서 “A 시의원을 폭행·감금 등의 혐의로 4일 수정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A 시의원이 2015년부터 알게 된 여성 B씨와 2016년 5월부터 부적절한 만남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 시의원은 데이트 폭력의 정도를 넘어선 폭행과 협박으로 한 여성의 삶을 무참히 짓밟았다”며 “만남을 거부하자 남편과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무차별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협박하면서 성폭행·폭력 등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또 “A 시의원이 쌍방폭행, 합의에 의한 성관계 등을 운운하고 있다”며 A의원이 B씨에게 보냈다는 심한 욕설이 담긴 문자 매시지를 공개했다. 변호인 측은 “현직 시의원이 죄질이 극히 불량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는데도 아니라고 해 입장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협의회는 이날 오후 A 시의원의 개인 일탈 관련된 보도에 성남시민에게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민주당 의원협의회는 “매우 불미스럽고 당혹함을 감출 수 없다. 의원으로써 지켜야할 품위와 의무를 상실했다고 판단한다”면서 “긴급의원총회를 통해 해당의원에 대해 즉시 협의회 탈퇴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협의회는 또 “해당 의원은 이미 탈당을 했으며 성남시 의원직에 대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뻥’ 파업 안한다…현대차 실리성향 신임 노조지부장 당선

    ‘뻥’ 파업 안한다…현대차 실리성향 신임 노조지부장 당선

    현대자동차 노조가 새 지부장에 실리 성향의 후보를 뽑아 강성 이미지의 노조 활동에 변화가 예상된다. 4일 현대자동차 노조에 따르면 8대 임원(지부장) 선거 결선투표 결과, 이상수(54) 후보가 2만 1838표(49.91%)를 얻어 강성 성향 문용문 후보(2만 1433명·48.98%)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실리 성향 현장조직인 ‘현장노동자’ 소속으로 1차 투표에서 강성인 나머지 세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랐고, 강성 후보와 결선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 실리 성향의 후보가 당선된 것은 2013년 이경훈 지부장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조합원들은 2015년과 2017년 선거에서 모두 강성 후보를 선택했으나 이번에는 실리 성향 후보에게 다시 노조를 이끌 기회를 줬다. 역대 노조지부장 선거에서 같은 현장조직 후보가 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없을 정도로, 조합원들은 현장조직 간 균형을 고려해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새 지부장은 무분별한 ‘뻥’ 파업을 지양하고 민주노총·금속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역할을 하겠다고 선거 기간 공약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공약으로 합리적 노동운동을 통한 조합원 실리 확보를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시작되면 연례행사처럼 반복하던 파업을 경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당선자는 대신, 단체교섭 노사 공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교섭 시작 후 2개월 내 타결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봄에 시작해 추석 전·후까지 5∼6개월, 때로는 연말까지 이어지던 지지부진한 교섭에서 탈피해 파업 없는 집중 교섭으로 초여름까지 타결하고, 타결이 안 되면 쟁의권을 발동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또 민주노총·금속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 역할 하겠다고 밝혀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노조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사·민 공동 신차품질위원회 만들어서 민간이 생산 품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고, 성희롱·성차별 고발센터를 설치해 여성 조합원 처우를 개선하는 공약도 눈에 띈다. 반면 앞으로 노사 갈등 우려가 큰 공약도 있다. 조합원 일자리 안정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30만대 국내 신공장 증설, 해외공장 생산 비율제 도입, 해외 공장 물량 국내로 유턴(U-turn) 등은 사측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또 정년퇴직한 직원 중 희망자를 기간제로 고용하는 시니어 촉탁제를 폐지하고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65세까지 늘리는 내용도 사측과 협의가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4차 산업과 친환경 자동차 확산 등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자동차 제조업 인력이 앞으로 20∼4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정년 연장과 공장 신설 등을 놓고 노사 대립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이 당선자는 “당선의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스타벅스 ‘돼지 음료’ 해고 몰아간 우리 아빠, 진짜 돼지 맞아요”

    “스타벅스 ‘돼지 음료’ 해고 몰아간 우리 아빠, 진짜 돼지 맞아요”

    얼마 전 미국 스타벅스 바리스타가 경찰관에게 건넨 컵의 라벨에 돼지(pig)라고 인쇄한 사실이 들통 나 쫓겨난 일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의 사건을 소셜미디어에 알려 결과적으로 문제의 바리스타를 해고하게 만든 경찰서장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아빠가 정말 돼지라며 헐뜯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의 소도시 키퍼의 글렌풀 스타벅스 지점에서 음료 다섯 잔을 주문한 한 경찰관은 핫초콜릿 컵에만 ‘pig’라고 인쇄된 라벨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 ‘pig’는 ‘밥맛 없는 놈’ ‘더러운 놈’을 뜻하기도 하지만 보통 미국인들이 경찰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경찰서장은 해당 경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이건 완전히 스타벅스의 잘못”이라며 항의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스타벅스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 “해당 음료컵을 갖고 오시면 제대로 인쇄된(‘pig’라고 적히지 않은) 음료로 교환해 드리죠.” 이에 서장은 소셜미디어에 문제의 컵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이렇게 파장이 커지자 이틀 뒤 스타벅스는 “이 일을 겪은 경찰관에게 매우 미안하다”며 물의를 일으킨 바리스타를 해고했다. 그런데 다음날 미스 오매라라고 밝힌 여성이 자니 오매라 키퍼 경찰서장이 아빠라고 밝히면서 “이 사람이 우리 아빠다. 그리고 난 그가 진짜 돼지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스타벅스의 용감한 남자들과 여자들이 응대한 데 대해 감사드리고 싶다”고 적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나중에 그녀의 이름은 로렌 오매라이며 부녀 관계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고 야후! 나우가 2일 전했다. 딸의 글은 놀라울 정도다. “기록적으로 우리 아빠는 경찰관으로선 0도 일을 안한다. 내가 어렸을 때 그는 무람하고 자랑스러운 인종차별주의자로서 내가 다시 옮기고 싶어하지 않는 일들을 지껄였다. 그는 자기 딸을 비롯해 여자들을 개처럼 다뤘다. 꿀꿀” 다른 누리꾼의 댓글에 대해 답하며 그녀는 이런 일을 당한 보통 경관이라면 어깨 으쓱 한번하고 지나칠텐데 오매라 서장은 관심을 끌고 싶어 이런 야단을 부린 것이라고 폄하했다. 1일 오후 기준 50만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렸고 9만회 이상 리트윗됐다. 한 유저는 “맙소사. 젊은 아가씨, 예리한 심장과 용감한 영혼을 지녔군요. 당신뿐만 아니라 세상을 잘 굴러가게 했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아요. 천사들이 당신 앞을 걷고, 편안히 나아가길 기원할게”라고 적었다. 반면 로렌이 과거 트윗을 하며 흑인에 대해 인종차별 욕설을 쓴 적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글도 있었다. 그녀는 이에 대해 “그때는 어렸고 지금은 성장했다. 미안하다. 하지만 난 아빠가 늘상 하던 일들에 가까이 가려면 당당 멀었다. 그는 정말 누가 그런 말을 할 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 말들을 했다”고 적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아직 보도한 매체가 없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지식재산 전략 이젠 필수… 장롱 특허 아닌 강한 특허 생산해야”

    “지식재산 전략 이젠 필수… 장롱 특허 아닌 강한 특허 생산해야”

    “지식재산권 분쟁에 휘말리면 대응하기엔 이미 늦은 겁니다. 더욱이 규모가 작고 전담인력조차 없는 중소기업이 특허 침해소송을 당하면 견뎌 낼 수가 없어요. 심하면 기업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김태만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식재산(IP) 전략’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전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식의 전환도 당부했다. 연구개발(R&D) 결과물을 사후 권리화(IP)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식재산 창출 가능성을 사전 평가한 뒤 개발(IP R&D)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사후 특허를 출원하는 방식(R&D IP)은 부실 특허, 장롱 특허를 양산하는 원인이 된다”면서 “시장에서 먹히는 강한 특허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의 질적 관리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특허전략개발원(전략원)의 역할은. “기업은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업이 확장돼 매출이 증가하면 경쟁기업이나 일명 특허괴물(NPE)로부터 로열티 징수 등을 위한 분쟁에 휘말린다. 또 제품이 시장에서 히트하면 제품을 베끼는 일이 발생해 재정적 위기를 맞게 된다. 전략원은 기업이 지재권 분쟁을 피할 수 있도록 문제의 특허를 찾아내 무효화 가능성을 차단하고, 회피기술 개발과 공백 분야 보완 등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개발 전 과정에 지식재산 정보인 특허전략을 제공하면 중소·중견기업 및 대학·공공(연) 등 연구 주체들의 특허전략을 활용해 지식재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동안의 성과는. “올해 중소·중견기업 대상 IP R&D 지원을 통해 총 264과제, 328개 기업에 특허전략을 제공했다. 그동안 지원한 기업이 2000여개에 달한다. 중소기업은 자금 여력이나 전담인력 역량 등이 부족해 정부 지원(70%)이 불가피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라면 특허전략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산만 지원하는 정부사업과 달리 특허전략은 전담 PM(Project Manager)이 전 프로젝트 및 품질까지 관리하기에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 자부담(30%)이 있어 안 해 본 기업은 있지만 한 번만 한 기업은 없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많은 기업에 혜택이 가도록 지원 가능 횟수를 5회로 제한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해 달라. “스포츠 및 아웃도어의 기능성 섬유를 개발·생산하는 국내 B사는 IP R&D 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 기업의 핵심 특허에 대한 대응책을 검토한 뒤 소재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착용 환경 및 용도에 따라 보온·발열·냉감 등 다양한 기능을 갖는 섬유를 개발했다. 예상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해외 유명 브랜드로부터 특허소송이 들어왔지만 2014년 최종 승소했다. 이후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과 로열티 계약 및 수출을 하며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B사는 경쟁사의 체열 반사 소재가 반복 세탁 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내구성이 우수한 알루미늄을 원단에 프린팅하는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할 수 있었다. 기존 제품의 공백 보완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며 성장한 기업도 있다.” -한국 특허가 양적 성장과 달리 질적 평가는 낮은데. “발전 단계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양적 성장을 거쳐 질적 고도화로 넘어가는 단계다. 초기 정부 R&D의 중복 투자, 성과물 부실 문제가 지적되면서 특허출원·등록 건수가 평가지표에 추가됐다. 특허가 양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지만 등록은 청구 범위만 줄이면 가능하다. 이는 사용하지 않는 ‘장롱 특허’ 양산으로 이어졌다. 정부 R&D 평가지표에 기술이전 건수·금액과 같이 활용 실적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 주체들이 어떤, 강한 IP를 만들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과 관련해 메시지가 있다면. “외부 충격으로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는 수백개 공정이 있는데 기업이 엄청난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하며 개발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검증된 기술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방식이 자연스러웠다. 이 과정에서 관련 중소기업은 납품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국산화, 수입선 다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소재·부품을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도 로열티와 같은 특허 이슈가 발생하기에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허 빅데이터 활용의 의미는. “소부장 관련 ‘100+α’ 핵심 품목에 대한 연구개발 추진 시 전 세계 특허 빅데이터를 거쳐 진행한다는 것으로 IP R&D와 일맥상통한다. 일정 규모 이상 연구개발 과제에 수행을 명시한 정부 R&D 관리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대상도 확대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전략원은 18대 산업 분야의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다. 중요한 것은 빠른 기술 속도를 고려해 업데이트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청이 ‘국가 특허 빅데이터센터’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데 전략원에서 일정 부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준비하고 있다.”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 분야는. “전략원은 특허청 예산 사업의 50% 이상을 수행한다. 업무 영역뿐 아니라 전문성 제고가 필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사우디의 ‘지식재산 국가전략’을 우리가 수립하고 있다. 최초의 사례다. 지재권 불모지에서 특허 선진 5개국(IP 5)으로 성장한 한국에 막중한 역할을 맡긴 것이다. 현지 지식재산 콜센터는 전략원이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IP R&D 컨설팅 시장 진출을 타진하게 된다. 사우디 공무원 대상 지식재산 교육 사업도 추진한다. 한국의 지식재산 시스템 이식은 국격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에도 유리하다.” -향후 계획은. “2025년 특허출원 1000건, 기술이전 340건, 일자리 1777개 창출이 목표다. 기술이전 등 활성화를 위해 한국발명진흥회와 협력해 전략원은 공급자, 진흥회는 수요자를 관리하는 역할 분담을 추진 중이다. 경력단절여성 대상 IP 교육을 통한 취업 지원 사업도 실시한다. 장기적으로 IP R&D는 민간이 맡고 전략원은 관리를 통해 품질을 유지하는 체계 개편도 필요하다. 민간 영역이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데 현재 보조(컨설팅) 기능에 머물고 있다. 협력기관의 직접 수행을 늘리고 PM은 품질관리, 전략평가에 집중해야 한다. 민간의 참여 확대는 산업 성장 및 새로운 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글 사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김태만 원장은 1965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부산대 사범대 부속고와 부산대(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35회)에 합격해 1992년 특허청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2018년 12월 퇴직할 때까지 26년간 한 자리를 지킨 ‘특허맨’이다. 특허청 행정관리담당관과 산업재산정책과장을 거쳐 제1심판장·기획조정관·산업재산정책국장 등 정책과 실무를 두루 섭렵했다. 2017년 10월 특허청 차장에 임명됐다. 온화하고 항상 웃는 모습의 ‘큰 형님’ 리더십으로 신뢰가 높다.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드럼 연주와 윈드서핑을 즐긴다. 기관장으로서 구성원들이 날뛸 수 있는 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지식재산 분야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조직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 튀니지판 ‘미투’ 에나제다 운동 확산

    튀니지판 ‘미투’ 에나제다 운동 확산

    튀니지에서 일어난 성희롱 사건의 파장이 북아프리카 지역의 ‘미투 운동’(나도 피해자다)으로 확산되고 있다. 튀니지 여성들은 자국 아랍어로 ‘미 투’(Me too)를 의미하는 ‘에나제다’를 해시태그로 공유하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10월 중순 튀니지의 한 고등학교 인근에서 일어났다. 차를 타고 19세 여고생를 뒤따라 가던 한 남성이 갑자기 차 안에서 바지를 내리고 여고생에게 보란 듯이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다. 이 여학생은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고발 등 법적조치에 들어갔다. 문제의 남성은 다름 아닌 올해 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국회의원 주헤이르 막흘루프였다. 그는 지병인 당뇨 때문에 차 안에서 소변을 보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학생을 상대로 성희롱을 한 것이란 의혹은 가시지 않았다. 지난달 초 국회 첫 등원일에 의사당 밖에서는 ‘#에나제다’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여성들이 막흘루프 의원에 대한 법적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파장이 계속됐다. 피해 여성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더라도 면책특권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며 여성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시민단체 ‘여성의 목소리’를 운영하는 여성운동가들은 사회에서 경험한 성폭력·성희롱 피해사례를 제보할 수 있는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대응했다. 이 페이스북 그룹에는 부부강간 등 피해사례와 군이나 대학, 언론사 등에서 있었던 성폭행·성희롱 사건에 대한 제보가 폭발적으로 접수됐다. BBC는 2일 현재까지 2만 5000명의 회원이 가입했고, 추가로 가입을 희망하는 회원이 수천명에 이를 정도라고 전했다. 여성운동가 라니아 사이드는 “회원들이 충격적인 폭로를 쏟아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많은 가정이 이같은 피해를 숨기고 있고, 또 (피해여성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아랍국가들과 비교해 여성인권에 대해 진일보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튀니지였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회에 여전히 만연한 성차별·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반응도 나온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일대에 민주화 바람을 불러온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는 2017년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 여성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마련하는데도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뉴욕타임스는 튀니지 여성연구정보센터가 2017년 발간한 자료를 근거로 “튀니지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례 중 97%는 피해자가 공식적으로 고발하지 않거나, 가해자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구하라 천사 #욕받이 직업은 없다 #악플 없어지길

    #구하라 천사 #욕받이 직업은 없다 #악플 없어지길

    루머 대신 긍정적 단어로 바꿔주는 운동 8명 정화 운동 공지글 평균 6000건 공유 생각보다 혐오 커… 많은 동참 필요해요‘구하라 천사’, ‘구하라 사랑해’. 지난달 25일 주요 포털사이트와 트위터 등에 전날 사망한 가수 구하라의 연관검색어로 이런 단어가 갑자기 등장했다. 연관검색어 바꾸기 운동에 나선 네티즌의 ‘총공’(총공격)이었다. 추측성 루머와 폭력적 키워드가 주를 이뤘던 연관검색어 창은 금세 긍정적인 단어로 가득 찼다. 트위터 계정 ‘여자연예인 연관검색어 정화봇’(연검정화봇·오른쪽)이 주축이 돼 벌어진 이 운동은 곽은혜(왼쪽·18)양의 기획으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악플이나 욕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직업은 없다”면서 “모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곽양이 이 운동에 뛰어든 건 가수 설리의 죽음 때문이었다. 설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그를 애도하던 네티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설리 사랑해’, ‘설리 고블린’(설리 싱글 앨범 제목) 등을 입력해 설리와 관련한 논란성 검색어를 연관검색어 창에서 밀어냈다. 이를 지켜본 곽양은 설리 죽음 이틀 후인 지난 10월 16일부터 아예 여성연예인 연관검색어 정화 운동 계정을 개설했다. 곽양은 트위터를 통해 검색어 정화가 필요한 여성 연예인 제보를 받고, 매주 월요일 ‘총공’에 나설 여성 연예인을 공지한다. 연예인 이름과 함께 ‘파이팅’, ‘좋아해’ 등 연관검색어 예시를 제시하는 것이다. 공지 글을 본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포털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색창에 긍정적인 연관검색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운동에 동참한다. 곽양은 “검색어 운동에 동참한 사람의 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공지 글이 평균 6000건 정도 리트윗(공유)된다”고 전했다. 그동안 연검정화봇의 활동으로 여성 연예인 8명에 대한 정화 운동이 진행됐다. 이 연예인들의 연관검색어 창을 가득 채웠던 각종 구설은 ‘천사’, ‘사랑해’, ‘고마워’, ‘당당한 여성’ 등의 단어로 변했다. 곽양은 “성 상품화돼 소비되는 여성 연예인에 대한 악플과 욕설이 당연시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혐오 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계도 느꼈다. 곽양은 “계정 정화를 진행한 연예인 대부분의 연관검색어는 1~2주 내에 대부분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며 “완벽한 정화, 오래 지속되는 정화는 없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혐오의 총량이 생각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면서 “개개인의 동참도 중요하지만 포털사이트와 같이 힘 있는 곳의 노력과 행동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곽양은 어서 빨리 연검정화봇 계정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하든 내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에 대한 혐오나 무차별적 공격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이를 위한 검색어 운동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미스 월드 유일한 자격 요건이 “엄마 안돼” “21세기에 웬말인가요?”

    미스 월드 유일한 자격 요건이 “엄마 안돼” “21세기에 웬말인가요?”

    “미스 월드 선발대회에 단 하나 자격 요건이 있는데 차별적입니다.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모델 베로니카 디두센코(24)는 지난해 미스 우크라이나 왕관을 썼지만 세계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 다섯 살 아들을 둔 엄마란 이유였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자격 요건은 없는데 단 하나, 자녀가 있으면 안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참가 신청서를 거짓으로 작성했다는 이유로 미스 우크라이나 타이틀도 박탈당했다. 해서 디두센코는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그녀는 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라디오1 뉴스비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난 이걸 바꾸고 싶다. 도전하고 싶다. 미스 월드 대회의 규칙을 시대에 맞게,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려고 분투하는 오늘을 사는 여성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일하는 자선단체의 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미스 우크라이나 대회에 출전했다고 털어놓은 그녀는 뜻밖에 우승하는 바람에 너무 놀랐다면서 미스 월드에 조국을 대표해 출전하겠다고 신청한 지 나흘 만에 퇴짜를 맞았다고 했다. “내겐 굴욕이었고 수치였다”고 말한 디두센코는 “단지 내 얘기만이 아니라 참여하고 싶지만 엄마란 이유로 출전의 기회조차 누리지 못하는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의 얘기라고 느껴져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그녀는 우크라이나 대회 참가 신청서를 작성하기 전 기혼 여성은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주최측 관계자가 괜찮으니 해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줄리아 모를리 미스 월드 기구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굿모닝 브리튼 인터뷰를 통해 “세계 대회의 동의를 구하려면 모든 사람의 의견을 살펴보고 받아들일 만한 일에 대해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내가 어떻게 느끼고 유럽인들이 어떻게 느끼는가에 상관 없이 세계의 다른 곳들이 여러 다른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해서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은 균형을 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디두센코는 “예를 들어 패션계는 임신한 여성, 몸집이 큰 여성, 모든 연령대 여성들이 캣워킹을 하게 하고 있는데 이제 미인대회도 여성을 평등하게 다루고 축하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스타벅스 또 외모비하…명절 근무 경찰에 ‘돼지’

    美 스타벅스 또 외모비하…명절 근무 경찰에 ‘돼지’

    그간 외모 비하와 인종차별 등 숱한 논란에 휩싸였던 스타벅스가 이번에는 경찰을 건드렸다. CNN은 28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맞아 당직을 서던 경찰이 스타벅스에서 모욕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클라호마 털사 카운티 글렌풀의 한 스타벅스 직원은 매장을 찾은 경찰에게 ‘돼지’라고 적힌 음료를 내밀었다. 오클라호마 경찰서장 조니 오마라는 “명절날 가족과 함께 집에서 식사를 하는 대신 순찰을 하며 마을을 지킨 경찰에 대한 대단한 무례”라고 비판했다. 또 “그냥 커피만 따라 달라. 커피를 내는 일이 너무 단순해서 이런 일을 벌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지경에 이른 것이냐”라고 다그쳤다. 오마라 서장은 해당 매장에 직접 전화해 시정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불거지자 스타벅스 측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해당 직원을 대기 발령시켰다면서 “안전한 지역 사회를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는 경찰에게 깊은 사과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과거에도 각종 외모 비하와 인종 차별을 일삼았다. 지난 8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스타벅스 매장 직원은 무슬림 복장을 한 손님에게 이슬람 테러조직 ‘ISIS’가 적힌 음료를 제공했다. 같은 달 영국 런던 스타벅스 직원은 여성 고객을 ‘하마’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매장 직원이 흑인 고객의 화장실 사용을 거부해 사회적 분노가 형성됐다. 잇단 논란으로 스타벅스는 미국 전역 8000개 매장 문을 닫고 직원 17만 5000명을 대상으로 반나절 간 교육을 실시하며 여론을 잠재우려 했으나, 두 달 만에 직원 한 명이 말을 더듬는 고객을 면전에서 조롱하면서 모든 노력이 수포가 되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전통의 생활체육 활쏘기, 젊은층 감성 입히자”

    “전통의 생활체육 활쏘기, 젊은층 감성 입히자”

    사거리 145m 고정 말고 다양화해야 대회에는 흰 옷보다 한복·갑옷 어울려“활쏘기는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가장 오래된 생활체육입니다. 심신을 단련하는 도구이자 나라를 지키는 무예였습니다.” 전통무예를 주제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 첫 연구자이자 자신 또한 무예24기를 수련해 온 무도인인 최형국 한국전통무예연구소장은 전통 활쏘기야말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생활체육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힘이 센 사람이나 약한 사람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활로 배울 수 있고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할 수 있다”면서 “조선시대에도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도 즐긴, 말 그대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겼던 생활체육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전통 활쏘기를 잘못 묘사하는 걸 바로잡는 데 열심인 한편으로 국궁 대중화를 위한 과감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최 소장은 “요즘은 그래도 검지와 중지를 이용한 유럽식 활쏘기 장면은 많이 사라졌다”면서도 “우리 전통 활쏘기는 엄지에 깍지를 끼는 게 특징인데 거기까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과녁까지 거리를 145m 하나만 고정해 놓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궁처럼 30m, 50m, 70m 등 거리를 차별화할 수 있다”면서 “조상들이 145m만 쏜 것도 아니다. 조선시대에도 근사, 중사, 원사 등 다양한 활쏘기 방식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표적도 고정식뿐 아니라 이동 표적을 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클레이사격 방식도 차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 소장은 “노인들만의 생활체육에서 탈피해 과감한 변화를 모색하려면 대한궁도협회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궁대회를 보면 선수 복장을 하얀색 칼라 있는 옷으로만 제한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윔블던 테니스대회로 착각하기 딱 좋다”면서 “차라리 한복이나 갑옷을 입는 방식이 더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통은 제대로 살리고 거기에 젊은층의 감성을 입힐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을 대표하는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소리와 침묵의 세계 사이… 경계인의 삶, 코다입니다

    소리와 침묵의 세계 사이… 경계인의 삶, 코다입니다

    지하철 안에서 젊은이 서너 명이 소리 없이 대화를 나누는 걸 본 적이 있다. 처음엔 조용한 실내라 다른 승객들을 배려해 일부러 말소리를 내지 않고 서로 장난치듯 손짓과 표정으로 의사 교환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러다 불현듯 뒤통수가 뜨거워졌다. 쉴 새 없이 바삐 움직이는 손,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 청각장애로 음성언어 소통이 어려운 농인(聾人)의 수화를 느닷없이 맞닥뜨렸을 때 느낀 첫 감정은 부끄러움이었다. 그들의 정체성을 바로 인식하지 못한 무심함이 민망했다. 그러나 곧 놀라움이 부끄러움을 압도했다. 그들이 나누는 수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활기가 마치 소리처럼 귀로 전달되는 착각이 들었다. 침묵이 이토록 소란스럽고, 찬란할 수 있다니.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 ‘코다’ 이 세상에는 귀로 소리를 듣고, 입으로 말하는 다수의 청인(人)과 눈으로 소리를 보고, 손으로 말하는 소수의 농인이 있다. 다수는 늘 힘이 세다. 농인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장애인이 소수자라는 프레임 안에서 소외되기 일쑤다. 다수의 세상에선 소수의 불편을 불행과 등치시키고, 배려와 배제를 제멋대로 뒤섞는다. 사회적 차별과 편견의 벽은 아직도 견고하기만 하다. 그리고 여기, 건널 수 없는 강처럼 단절된 소리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 사이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경계인의 삶이 있다.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 ‘코다’(CODA·Children Of Deaf Adults)다. 옹알이를 수어로 시작하는 코다는 말문이 트일 때부터 부모의 귀와 입을 대신하는 통역사가 돼야 한다. 농세계와 청세계, 농문화와 청문화를 넘나들어야 하는 이들의 삶이 부모 못지않게 녹록지 않으리란 건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코다입니다’는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이길보라, 수어 통역사이자 언어학 연구자인 이현화, 장애인 인권활동가이자 여성학 연구자인 황지성이 자신들의 내밀한 경험을 바탕으로 코다의 존재와 정체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다수의 세상을 향해 공감과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책이다. 세 사람은 국내 유일의 코다 단체인 ‘코다 코리아’를 이끌고 있다.●수화언어와 음성언어 … 차별과 편견의 벽 농인 부모와 코다인 자신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2015)로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이길보라는 “내가 바라본 엄마, 아빠의 세상은 너무나 반짝였지만 그것을 설명하기에는 두 세상의 언어가 확연히 달랐다. 시각을 기반으로 한 수화언어와 청각을 기반으로 한 음성언어 사이에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뿐만 아니라 차별과 편견의 벽이 존재했다. 그래서 그 둘을 오가는 일은 고단했고, 종종 외로웠다”고 썼다. 이현화는 농인에게 한국어는 외국어와 같아서 어릴 때 부모님이 가정통신문을 읽고 적절한 준비물을 해 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나는 부모님에게 만능 통역사이자 청인의 세상으로 연결되는 문이었다”는 그는 국립국어원에서 ‘한국수어사전’ 편찬 일을 하고 있다. 수어를 배우지 못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홈사인’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발성인 ‘데프 보이스’를 사용하는 아버지를 부끄러워했던 황지성은 장애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비정상과 불능의 틀을 깨고자 소수의 이야기에 더욱 귀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세 명의 저자를 각성시킨 주요 계기는 해외 코다 단체와의 교류다. ‘코다는 농부모를 둔 청인의 고유한 유산과 다문화적 정체성을 축복합니다’. 코다 인터내셔널 홈페이지 첫 화면에 걸린 문구다. 이들은 코다라는 존재의 다름이 차별이나 편견의 요인이 아닌 사회를 풍부하게 하는 다양성으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LG 가전신화 조성진 용퇴… 45세 이하 임원 21명 ‘세대교체·女風’

    LG 가전신화 조성진 용퇴… 45세 이하 임원 21명 ‘세대교체·女風’

    60대 조 부회장 3년 만에 CEO서 물러나 후임에 50대 권봉석 HE사업본부장 발탁 승진자 165명… 부회장 6인→4인 체제로 LG생활건강 심미진 상무 34세 ‘최연소’ 30대 3명 포함해 여성 임원 승진자 8명 “CEO급 5명 추가 교체… 불확실성 대비”한국 가전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가전 신화’ 조성진(63) LG전자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3년 만에 물러난다. 후임은 50대로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을 맡아 온 권봉석(56) 사장이다. 지난해 6월 취임한 구광모(41) LG그룹 회장이 두 번째로 단행한 연말 임원인사에서 ‘안정이냐, 변화냐’를 고민하다 결국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LG그룹 계열사는 일제히 이사회를 열어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자는 전년의 185명에 비해 줄어든 165명(사장 1명, 부사장 17명, 전무 41명, 상무 106명)뿐이었지만 조 부회장이라는 ‘거목’이 물러나는 등 일부 대표이사급의 변화가 있었다.용산공고를 졸업한 뒤 1976년 금성사(LG전자 전신)에 입사한 조 부회장은 한 회사에서 4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2016년 말에는 CEO에 오르며 ‘고졸 신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조 부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남의 뒤만 따라가면 절대 1등이 될 수 없다”면서 “LG전자의 영속을 위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1등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져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조 부회장에 앞서 지난 9월에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혀 LG그룹을 이끌던 ‘6인 부회장’ 체제는 ‘4인 부회장’ 체제가 됐다. ㈜LG 권영수(62) 부회장, LG화학 신학철(62) 부회장, LG유플러스 하현회(63) 부회장이 현직을 이어 가게 됐고 차석용(66) LG생활건강 부회장은 15년째 CEO로 유임되며 화장품 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LG유플러스 황현식(57) 부사장은 그룹 전체에서 유일한 사장 승진자가 됐다. 1999년 LG텔레콤으로 입사한 황 신임 사장은 이 회사 출신 첫 사장으로 기록된다. 강계웅(56) LG하우시스 대표이사 부사장, 노국래(55)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부사장도 CEO 및 사업본부장급으로 선임됐다. 새롭게 임원이 된 106명 가운데 45세 이하가 21명이다. LG생활건강 헤어&바디케어 마케팅부문장에 선임된 85년생 심미진(34) 상무가 최연소다. 같은 회사의 오휘마케팅부문장인 임이란(38) 상무, LG전자의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태스크리더 김수연(39) 수석전문위원이 30대 임원이 됐다. 지난해 7명에 이어 올해 8명의 신규 여성 임원이 탄생하는 등 ‘여성 발탁’이 두 해째 이어졌다. LG그룹 전체 여성 임원수는 37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연말 인사와 별도로 LG 계열사별 외부 인재 영입이 이어지는 중이다. LG생활건강 에이본(AVON) 법인장(부사장)으로 한국코카콜라 이창엽(52) 대표를 영입하는 등 총 14명을 외부에서 수혈했다. LG 측은 “지난해 말 CEO급 11명을 교체한 데 이어 올해에도 5명의 추가 교체가 있었다”면서 “지금까지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변화를 꿰뚫어 보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해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를 새 경영진으로 선임했다”고 자평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여성 혐오에 던지는 날카로운 ‘책’&‘창’ 각자가 품을 강인한 언어와 재료

    여성 혐오에 던지는 날카로운 ‘책’&‘창’ 각자가 품을 강인한 언어와 재료

    정해진 원칙이나 규칙 같은 건 없다. 거창한 목표도 세우지 않았다. ‘페미니즘 책만을 출간한다’는 하나의 약속만 있을 뿐이다. 2016년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두 달 뒤 문을 연 ‘봄알람’은 여성 혐오에 함께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여성들이 만든 출판사다. ‘페미니즘 출판사’ 봄알람은 ‘현실에 즉각적으로 개입해 여성의 삶을 바꾸어낼 수 있는 시도를 하자’는 신조 아래 지난 3년간 여성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야기를 꾸준히 책으로 펴내고 있다.봄알람의 시작은 필연적인 우연에서 비롯됐다. 강남역 살인 사건 직후 혐오와 막말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위한 대화 매뉴얼을 책자 형태로 만들고 싶었던 이민경 작가는 온라인 페미니스트 커뮤니티에 도움을 청했다. 이 작가의 취지에 공감한 우유니게 디자이너와 이두루 편집자, 정혜윤 마케터가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고 집필과 디자인, 편집을 동시에 진행했다. 합작의 결과물은 봄알람의 시작을 알리는 책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이하 입트페)이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판매한 이 책은 자신을 ‘강남역 세대’라고 지칭하는 20~30대 여성과 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즘에 입문하게 된 10대들에게 두루 읽히며 예상 밖의 화제를 모았다. 여성들의 연대 의지와 변화를 향한 열망을 확인한 네 사람은 직후 출판사를 세워 본격적으로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3년간 이들이 펴낸 책은 총 11권이다. 역사에서 지워진 수많은 여성의 계보를 따라가는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외롭지 않은 페미니즘’(2016)을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의미를 분석한 ‘메갈리아의 반란’(2016), 성별 임금격차에 대해 자세히 짚은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2017), 유럽 5개국 낙태권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유럽낙태여행’(2018) 등 주제도 다양하다. 봄알람은 지난 7월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3인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그 과정에서 출판사의 존재 의미를 되돌아봤다는 봄알람은 로고에도 변화를 줬다. 여성 혐오에 지친 여성들을 위로하는 책을 펴낸다는 의미의 폭신폭신한 쿠션 이미지는 좀더 뽀족한 이미지로 옷을 갈아입었다. “가부장제와 여성 혐오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책을 만들어 각자 품에 품은 창이 돼 줄 강인한 언어이자 재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고 한다. ‘여성과 연대하는 출판사’ 봄알람의 운영진 우유니게 디자이너, 이두루 편집자, 이민경 작가를 만나 봄알람의 지난 3년을 돌아봤다.[시작&진화] -‘봄알람’(Baume a l’ame)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나요. 우유니게 “프랑스어로 ‘마음의 연고’, ‘영혼의 안식’이라는 뜻이에요. 강남역 살인 사건이 있었던 당시에 저를 포함해 많은 여성들이 상처받고 지쳐 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 위해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또 위로가 되고 싶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이름을 택하게 됐습니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알람’이라는 의미의 한국말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각자 페미니스트로서 세상을 인식하게 된 개인적인 순간이나 계기가 있었나요. 이민경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화는 2012년 무렵부터였지만 강남역 살인 사건이 페미니즘 운동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됐어요. 당장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과 같은 위기에 놓여 있는 여성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연대감이 저를 추동한 감정이었습니다.” 이두루 “‘남초’ 학과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남자들은 참 편하겠다’는 생각이 점점 ‘남자들은 왜 저럴까’로 바뀌었어요. (남녀 사이에) 인간으로서의 어른스러움 같은 됨됨이의 격차가 갈수록 심하게 벌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사회에 나가니까 그게 더 심해지더라고요. 남자들은 좋은 대우를 받고 상대적으로 태평하게 사는 반면 여자들은 늘 실력 있고 사려 깊은 동시에 겸손하면서 ‘남자들한테 잘하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죠. 이런 차이의 원인을 초봉이나 승진 차별 같은 것과 엮어서 성차별이라는 구조의 문제로 호명하게 됐습니다. 성차별 해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고 이후 메갈리아가 나오면서 점점 각성의 언어를 얻게 됐어요.” 우유니게 “저도 메갈리아가 생겼을 때 제 삶에 많은 지각변동이 있었어요. 소위 ‘미러링’이라고 불리는, 성별을 반전시킨 언어들을 보며 뒤통수를 맞은 듯 인식의 전환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가부장제와 성적 대상화, 차별 범죄 등에 대해 보다 세세하게 감지하기 시작했어요.” [‘입트페’&호신술] 봄알람이 지속적으로 페미니즘 책을 출판하는 동력이 된 건 첫 책 ‘입트페’다. 책은 여성들이 성차별을 주제로 한 각종 대화에서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고 시원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성차별 회화 실전 대응 매뉴얼’이다. 쏟아지는 온갖 막말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호신술’이 필요했던 여성들은 이 책에 크게 응답했다. 3주 동안 텀블벅을 통해 후원받은 금액만 4400여만원이다. 당초 목표액으로 정한 200만원의 22배에 달한다. 2016년 7월 출간 이후 43쇄를 찍었고 누적 판매 부수 6만 3000부를 넘겼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며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함께 한국의 대표 페미니즘 도서로 조명받고 있다. -첫 책 ‘입트페’의 인기가 대단했죠. 이두루 “강남역 살인 사건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 생존의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잖아요. 여성들은 당장 너무 괴로운데 주변 사람들 중에서는 오히려 ‘이게 왜 여성 혐오 범죄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니까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래서 평소에 책을 찾아보지 않던 사람들도 이 책을 읽은 것 같아요.” 이민경 “그때 여성들의 집단적인 열망과 열정이 있었던 거죠. 저희도 그 열망의 일부였고요.” -일본에서는 어떤 계기로 이 책이 출간됐나요. 이두루 “일본 출판사 타바북스 사장님이 한국에 독립서점들이 잘 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러 왔는데 어떤 독립서점에서 저희 책 ‘입트페’를 보신 거예요. 근데 다음 독립서점에 갔는데도 또 있더래요. 계속 눈에 걸리니까 어떤 책인지 알아보고 재밌다 싶어 사가셨는데 그 이후에 저희에게 판권을 사겠다고 연락을 하셨더라고요.” 이민경 “‘82년생 김지영’과 ‘입트페’ 두 책이 일본에서 페미니즘에 입문하는 데 읽기 좋은 도서로 분류된대요. 최근에 제가 일본에서 북토크 행사에 참여했었는데 일본인들에게 듣기로 일본에서도 대중적 페미니즘이 시작되려는 분위기래요. 보통 한국을 참조 집단으로 삼는다고 하더라고요.”[현실&이슈] 구성원들의 표현에 따르면 봄알람은 “현실에 즉각적으로 접속하는 편”이다. 연간 계획을 세워두고 그 흐름에 따르기보다는 시의성 있는 기획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번 현재와 미래를 빠르게 반영한 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봄알람은 조직을 개편한 이후 첫 책으로 호주의 생물학자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 레나트 클라인이 쓴 ‘대리모 같은 소리(원제 ‘대리모:인권 침해’)’를 번역·출간했다. 국내에서 대리모 이슈를 다룬 첫 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책들을 많이 선보이는데 기획은 어떻게 하나요. 이민경 “‘입트페’를 예로 들면 강남역 살인 사건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 필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아드레날린 같은 게 있었잖아요. 그게 뭔가를 떠오르게 했고,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한다’는 비전 같은 것도 보였던 것 같아요. 이런 게 막 끓어오를 때 담아두지 않고 바로바로 (책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이두루 “유민석 작가가 쓴 ‘메갈리아의 반란’은 시의적이기도 했지만 메갈리아는 기록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을 출간할 가치가 있다’는 점만 팀원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출간으로 이어지는 편이죠. 결재를 받기 위한 구조가 많지도 않고 사장이 저희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 않으니까요.” 우유니게 “사실 저희에게 필요한 내용이 엄청 많아요. 다 필요한 주제이고 아직 안 나온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요. 저희끼리 ‘이거 어때, 해볼까’ 하면 보통 필요한 이야기거든요.” -최근 출간한 ‘대리모 같은 소리’는 어떤 점에서 현재 주목해야 하는 책인가요. 이민경 “저는 임신중지와 관련한 번역을 많이 했어요. 여성의 몸 사유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빠짐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임신과 출산 문제예요. 사실 한국 이성애 불임 부부들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대리모를 많이 쓰거든요. 서울의 한 대형병원만 해도 대리모를 생명을 낳게 해 주고 불임을 해결해 주고 부부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언어로 잘 포장하고 있더라고요. 부각이 안 됐을 뿐이지 대리모 이슈가 한국 사회에 이미 도착한 거죠. 여성들이 교양으로 학습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한 사유를 넓히기 위해서 꼭 필요한 책입니다.” [출판사&활동가] 봄알람은 출판사이지만 책을 매개로 여성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활동가 집단’이기도 하다. 하나의 정치체로서 출판이라는 형식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들과의 연대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여성주의 단체 ‘페미당당’과 임신중단이 불법인 나라에 안전한 임신중단 약물을 보내주는 웹사이트로, 네덜란드 의사 레베카 곰퍼츠가 만든 ‘위민 온 웹’ 등과 함께 낙태죄 폐지와 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퍼포먼스 시위에 참여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페미니즘 책을 꾸준히 내는 건 세상에 한 권의 책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일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보입니다. 이두루 “여성들에게 힘을 주는 언어와 지식이 편집을 거친 형태로 많이 나오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말과 앎이 현재의 명백한 성불평등을 바로잡는 데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많은 면에서 여성은 ‘2등 시민’이고 소수자인 엄연한 현실을 계속 얘기하면서 깨우치지 않으면 여성들도 불평등을 끊임없이 기본값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여성의 입장에서 사회를 보고 말하고 생각하는 일을 의식적으로 쭉 해야 돼요. ‘남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책은 안 내냐’는 질문도 받곤 하는데 현재로서 거기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우유니게 “‘여성 인권 즉 내 인권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게 저의 기본 태세에요. 책을 펴내는 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 발짝 더 나아가 봄알람의 책들이 다루는 이슈들이 더 가시화되고 더 많은 사람들 입에 올려지기를 바랍니다. 그런 와중에 연계된 활동이나 연대 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출판사이면서 활동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희망] -장기적인 관점에서 봄알람이 지향하는 바가 있나요. 이두루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 책이 읽혔으면 해서요. 또 고정 독자층을 늘려 가고 싶어요. ‘입트페’ 나왔을 때처럼 뜨겁고 격렬한 반응이 아니더라도 저희가 내는 책을 보면서 저희 콘텐츠에 신뢰를 가지고 ‘봄알람 책 괜찮다’고 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우유니게 “2017년에 출간한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는 사실 주목을 많이 못 받았어요. 출간 당시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지 않아서 의아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여성의 임금 문제나 노동 문제, 고용 차별 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지는 것 같아요. 저희가 낸 책이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참고할 만한 자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민경 “저는 봄알람에서 기획과 집필을 맡고 있잖아요. 근데 아이디어가 있어야 기획도 잘할 수 있거든요. 기획은 무언가를 포착해야 하는데 포착력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더라고요. (세상에 대한) 개방성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게 제 목표예요. 세상에 대한 흥미도 잃지 않고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왕종근, “커피 타는 여자 없잖냐” 성차별 없다고 주장..네티즌 반발

    왕종근, “커피 타는 여자 없잖냐” 성차별 없다고 주장..네티즌 반발

    왕종근이 직장 내 성차별이 많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28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왕종근은 커피 타는 여성이 없기에 직장 내 성차별이 없다고 주장해 네티즌의 반발을 샀다. MC 김재원 아나운서는 “이번 질문은 ‘직장 내 성차별 아직도 있다? 없다?’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왕종근은 “난 ‘직장 내 성차별’ 하면 남성 간부가 여성들에게 커피 타오라고 시키는 것이 생각난다. 예전엔 다 그렇게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는 사람 없지 않냐”고 대답했다 왕종근은 “요즘엔 그런 게 직장에서 안 보인다. 그래서 직장 내 성차별이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네티즌은 “무슨 논리죠?”, “말이 안되는데”, “종근 아저씨. 이건 아니지 않나요?”, “충격이다”, “일반화의 논리인가”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성희롱 단톡’ 신고했더니 솜방망이 징계한 간호사관학교

    ‘성희롱 단톡’ 신고했더니 솜방망이 징계한 간호사관학교

    “훈육관이 근신 중 가해자 찾아가 격려” 11명 중 1명만 퇴교… 나머지는 경징계 학교 측 “신고 묵살·가해자 두둔 없었다”육해공군 간호장교를 양성하는 국군간호사관학교의 남자 생도들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단톡방)에서 여자 생도들을 성희롱하고 상관을 모욕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다뤄야 할 예비 장교 사이에서 일상적 성차별과 여성혐오 발언이 빈번하게 이뤄진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25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보받은 단톡방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센터에 따르면 간호사관학교 남자 생도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여러 개의 단톡방에서 여자 생도를 언급하며 수차례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을 하거나 훈육관을 ‘허수아비’, ‘X 멍청이’라고 지칭하는 등 상관에게 모욕성 발언을 했다. 센터는 “지난달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여생도들이 담당 훈육관에게 신고했지만, 학교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훈육관은 “동기를 고발해 단합을 해치려는 너희가 괘씸하다”며 여생도들을 그냥 돌려보냈고, 여생도들이 학내 자치위원회인 명예위원회에 정식 신고한 뒤에야 사건은 훈육위원회에 회부됐다. 센터는 또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11명 중 1명만 퇴교 처분됐고 나머지는 근신 4∼7주의 가벼운 징계만 받았다”면서 “한 훈육관은 근신 중인 가해자들을 찾아가 ‘괜한 일에 휘말려서 일이 이렇게 됐다’고 격려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이렇게 저열한 인식을 하는 예비 장교가 그대로 임관한다면 앞으로 여군 환자를 성희롱, 성폭행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면서 “증거와 피해자 진술 등에 따라 가해 생도들을 모욕과 명예훼손, 군형법상 상관모욕죄 등으로 고소·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범죄자들을 두둔하고 피해자를 2차 피해 속에 방치한 국군간호사관학교장 이하 관련 훈육진을 즉각 보직해임하고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훈육관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첫 문제 제기 때부터 사실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곧바로 명예위에 신고했다. 신고를 묵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신고 생도를 다그치거나 가해 생도를 두둔한 사실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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