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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도 시민…여기 있다, 당신 곁에” 남겨진 ‘변희수’들은 생존을 외쳤다

    “우리도 시민…여기 있다, 당신 곁에” 남겨진 ‘변희수’들은 생존을 외쳤다

    지난 20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평화의소녀상 앞. 트랜스젠더(신체적으로 드러나는 성별과 본인이 인식하는 성별이 다르다고 느끼는 사람)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분홍색, 흰색, 분홍색, 파란색(위에서부터 아래로)의 가로 줄무늬가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매듭을 맨 사람 80여명이 모였다. 그중에는 성소수자 모두를 상징하는 무지개 무늬 깃발을 든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트랜스젠더, 여기 있다! 당신 곁에, 여기 있다!”, “트랜스젠더도 시민이다! 인권을 보호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차별과 혐오로 생을 마감한 트랜스젠더를 추모하기 위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가 이날 이태원에서 열렸다. 집회를 주최한 트랜스해방전선 등 인권단체들은 “차별금지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고 (이분법적) 성별 표기를 끝까지 남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모두 난수화하라”고 요구했다. 또 “트랜스젠더의 법적 성별정정 요건으로 외부 성기 수술을 강요하지 않도록 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성별이나 장애, 병력, 나이, 성적지향, 출신국가 등을 이유로 고용, 교육, 보건의료 등의 생활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안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모두 7차례 발의됐지만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거나 발의가 철회됐다. 지난 6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국민청원이 10만명의 동의를 얻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24년 5월까지 심사를 미룬 상태다. 특히 올해는 군의 부당한 전역 처분에 맞섰던 변희수 육군 하사,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활동가 김기홍씨 등이 스스로 생을 마감해 충격을 줬다. 추모 현장에 설치된 포스트잇 부착판에는 ‘함께 잘 살자’는 의미의 문구가 많이 적혀 있었다.‘트랜스젠더, 잘 살고 있나요?’라는 글자가 적힌 펼침막을 배경으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30초 동안 묵념의 시간을 갖고 고인이 된 트랜스젠더들을 추모했다. 자신을 별칭 ‘게리’로 소개한 트랜스여성(26)은 “똑같은 사람인데 왜 우리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동등한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이렇게까지 성소수자가 차별을 받고 혐오의 대상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더이상 성소수자가 다치지 않고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평화의소녀상에서 640m 떨어진 이태원119안전센터까지 행진하며 ‘내 성별은 64’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64는 트랜스젠더를 ‘F64’라는 코드를 가진 정신장애로 분류했던 일을 가리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장애에서 제외했다.
  • “3일마다 데이트 살해” 분노한 佛여성들 거리로

    “3일마다 데이트 살해” 분노한 佛여성들 거리로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 수만명의 인파가 보라색 물결을 이뤘다. 오는 25일인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앞두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2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곳곳에서는 수만명의 시위대가 여성에 대한 폭력에 분노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차별과 성폭력을 중단하라’, ‘여성이 미래다’, ‘누가 세계를 움직이나? 여자’ 등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여성 폭력에 맞서 싸우는 단체들은 프랑스에서 올들어 최소 101명의 여성이 파트너나 전 파트너에게 살해됐다고 주장한다. 사흘마다 여성 한 명이 이 같은 이유로 살해된 것이다. 2017년 전국적인 연구에 따르면 22만명 이상의 여성이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활동가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여성에 대한 폭력 퇴치를 위해 매년 10억 유로(1조 3000억원)를 투자할 것을 촉구한다. 앞서 프랑스 법무부는 지난 9월 심각한 위험에 처한 여성들을 위한 전화기를 전국에 2500대 이상 배치했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한 메릴 그 고프는 “그런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충분하지는 않다”며 “일시적으로 구금되거나 투옥되지만 결국 후속 조치 없이 풀려나는 남성들, 그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 “잘 살고 있나요?”…남겨진 ‘변희수’들은 생존을 외쳤다

    “잘 살고 있나요?”…남겨진 ‘변희수’들은 생존을 외쳤다

    지난 20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평화의소녀상 앞에 80여명이 모였다. 위에서 아래로 파란색과 분홍색, 흰색, 분홍색, 파란색을 띤 가로 줄무늬가 있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매듭을 맨 사람들이 많았다. 같은 무늬의 깃발도 보였다. 트랜스젠더(신체적으로 드러나는 성별과 본인이 인식하는 성별이 다르다고 느끼는 사람)를 상징하는 무늬다. 성소수자 모두를 상징하는 무지개 무늬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람들 앞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무서워요. 네가 없는 세상은. 두려워요. 혼자 걷는 이 밤은’이라는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행사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팔을 위로 뻗으며 “트랜스젠더, 여기 있다! 당신 곁에, 여기 있다!”, “트랜스젠더도 시민이다! 인권을 보호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차별과 혐오로 생을 마감한 트랜스젠더들을 추모하기 위한 날인 11월 20일 이태원에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가 열렸다. ‘트랜스젠더, 잘 살고 있나요?’라는 글자가 적힌 펼침막을 배경으로 진행된 추모 집회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30초 동안 묵념의 시간을 가지며 고인이 된 트랜스젠더들을 추모했다. 올해는 군의 부당한 전역 처분에 맞섰던 변희수 육군 하사,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활동가 김기홍씨, 연극 작가로 활동했던 이은용씨가 스스로 생을 마감해 큰 충격을 줬다. 추모 현장 한 켠에 설치된 포스트잇 부착판에는 ‘함께 잘 살자’는 의미의 문구가 많이 적혀 있었다.자신을 ‘게리’라는 별칭으로 소개한 트랜스여성(26)은 “똑같은 사람인데 왜 우리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동등한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왜 이렇게까지 성소수자가 차별을 받고 혐오의 대상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더 이상 성소수자들이 다치지 않고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모 행사 분위기가 무겁지만은 않았다. 집회 참여자들은 개방된 공간에서 함께 모인 기쁨을 공유했다. 대학원생인 트랜스여성 ‘클로이’(30)는 “차별금지법안 통과가 계속 미뤄지는 현실이 분하고 억울하지만, 이런 자리에 오면 ‘난 혼자가 아니야’라는 생각에 큰 위로를 얻는다”고 밝혔다. 자신의 정체성을 시스젠더(자신의 지정성별로 정체화한 사람)이면서 범성애자라고 설명한 김모(25)씨는 “주변 친구들 중에 젠더퀴어(기존의 이분법적 성별로 분류할 수 없는 성별정체성을 가진 사람) 당사자들이 있어 그 친구들을 생각하며 이 자리에 왔다”면서 “우리를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우리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평화의소녀상에서 약 640m 떨어진 이태원119안전센터까지 행진하며 ‘내 성별은 64’라는 구호를 제창하기도 했다. 이는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F64’라는 코드를 가진 정신장애로 분류했던 일을 가리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9년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장애에서 제외했다.집회를 주최한 트랜스해방전선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차별금지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고,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다른 숫자는 모두 난수화해도 (이분법적) 성별 표기는 끝까지 남겨 놓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모두) 난수화하라”면서 “트랜스젠더의 법적 성별정정 요건으로 외부 성기 수술을 강요하지 않도록 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성별이나 장애, 병력, 나이, 성적지향, 출신국가 등을 이유로 고용, 교육, 보건의료 등의 생활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안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모두 7차례 발의됐지만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되거나 발의가 철회됐다. 지난 6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국회국민청원이 10만명의 동의를 얻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24년 5월까지 심사를 미룬 상태다.
  • 여성 전용 임대주택이 성차별? “남녀공용 전환 촉구” 국민 청원 등장

    여성 전용 임대주택이 성차별? “남녀공용 전환 촉구” 국민 청원 등장

    경기도 성남시가 16년째 운영해온 미혼 여성 전용 임대아파트가 성차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여성전용 임대아파트 성남 **마을의 남녀공용 전환을 촉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청원이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게시돼 현재까지 1360여명의 동의를 얻은 이 청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다솜마을을 지목한 것이다. 1984년 제정된 성남시 여성아파트 운영 조례에 따라 2005년 설립된 다솜마을은 성남시 중원구에 지하 2층~지상 15층의 3개동으로 지어진 200세대 아파트다. 독서실과 헬스장, 배드민턴장, 지하 주차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성남시 관내 업체들에서 근무하는 미혼여성 근로자가 입주 대상인데, 1인 세대 기준 임대 보증금은 200만원, 월세는 16만 5000원이고, 2인 세대는 1인당 임대 보증금 150만원, 월세 9만원이다. 거주기간은 1번 계약에 2년이며, 3차례 추가 계약갱신을 통해 8년까지 살 수 있다. 청원인은 “조례가 만들어졌던 1980년대 시대 상황을 보면 열악한 환경에서 저임금을 받으며 단순노동에 종사했던 여성 근로자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었지만 2021년 현재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독박 병역으로 여성보다 사회 진출이 2년 정도 늦어지는 남성을 위한 보상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라면서 “같은 지역에서 같은 직장을 다니며 같은 세금을 내고도 남성이라는 이유로 청년주택 입주 기회를 원천 박탈당하는 게 성차별 아니냐”고 말했다. 성남시청 관계자는 “다솜마을에 대해 아직 성차별 논란을 들어보지 못했지만 최근의 시대상을 보면 나올법한 얘기로 판단된다”면서 “시대가 바뀌었다면 새로운 의견도 들어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솜마을을 당장 어떻게 바꾸겠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아파트 일부를 미혼남성에게 임대한다든지 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인종차별 시위대 총 쏴 죽인 미 10대 청소년에 배심원단 “무죄”

    인종차별 시위대 총 쏴 죽인 미 10대 청소년에 배심원단 “무죄”

    지난해 8월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여한 두 남성을 총으로 쏴 죽이고 세 번째 남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카일 리튼하우스(18)가 19일 커노샤 카운티 지방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자신이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자위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리튼하우스의 주장을 배심원들이 받아들여 종신형이 선고되는 의도적 살인 등 다섯 가지 혐의 모두를 벗겨줬다. 위스콘신주는 미국의 어떤 다른 주보다 자위권을 폭넓게 받아들여줘 그가 무죄 방면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진보 진영에서 나왔는데 그대로 현실이 됐다. 검찰은 그가 사건 날 밤 말썽거리가 없나 찾아 돌아다녔다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배심원단은 7명의 여성과 5명의 남성 등 12명으로 구성됐는데 사흘 동안 숙의 끝에 리튼하우스의 무죄를 평결했다. 그는 평결 결과를 듣자 울먹이며 변호사들과 격한 포옹을 했다. 리튼하우스가 커노샤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사건 이틀 전 경찰이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를 총으로 쏴 반신불수로 만들어 가두시위가 폭동으로 변질됐을 때였다. 그의 집은 일리노이주에 있었지만 자경단원을 자처한 그는 반자동 라이플로 무장한 채 커노샤에 왔다. 폭동에 맞서 주민들의 재산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그는 법정에서 당당히 주장했다. 리튼하우스는 결국 총을 빼앗으려 했다는 이유로 무장하지 않은 조지프 로센바움(36)과 앤서니 후버(26)를 살해하고 게이지 그로스크로이츠(27)를 다치게 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백인이었다. 그의 변호인은 의뢰인이 “지역사회를 돕고 싶어” 했으며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에 대응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가 거주하지도 않는 지역에 가서 통금령을 어긴 채 돌아다니며 그와 친하지도 않은 이들의 재산을 “지키는 척” 했는지를 집중 공략했다. 검사들은 “스스로 위험을 만들어놓고 자위권을 주장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들은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쪼개 시청하며 왜 리튼하우스가 총을 쏴야 했는지, 각각의 총격 이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했으나 그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재판은 총기 사용권을 얼마나 폭넓게 인정하는지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드러나게 리튼하우스를 편드는 것처럼 보인 재판장, 검찰의 잘못된 수사 및 공소 유지도 있겠지만 수정헌법 2조를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것을 드러냈다. 리튼하우스를 옹호하는 이들은 때로는 과격하게 흘러가는 시위에 맞서 평화를 지키려던 영웅으로 떠받들었다. 반면 중무장한 10대 불량배가 소요 상황을 틈타 심야에 거리를 헤매다 사람까지 죽이고 다치게 했다고 분노한 이들이 있었는데 이제 그가 웃으며 법망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게 됐다. 평결 과정을 죽 지켜본 BBC 기자는 평결 직후 여러 대의 자동차가 법원 앞 거리를 경적을 울리며 돌아다니다 “카일을 풀어줘라” “수정헌법 2조 좋아요”같은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법원 층계참에서 블레이크의 삼촌은 눈물을 글썽대며 평결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리튼하우스가 흑인 10대였다면 “경찰이 총을 쏴 죽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젠더갈등’ 부추기지 말라”… 여성단체, 이재명·윤석열 규탄

    “‘젠더갈등’ 부추기지 말라”… 여성단체, 이재명·윤석열 규탄

    “현재 거대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과연 성평등 국가 실현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다.” 1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모인 여성단체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성평등 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뜻을 모은 여성단체는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 등 38개.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가 성폭력특별법에 무고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하거나, 이 후보가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남초 커뮤니티 글을 공유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규탄했다. 단체들은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 비전과 이에 대한 토론이 시급하고 중요한 시기에 두 후보는 ‘공정한 양성평등’, ‘젠더 갈등’ 따위의 허구적 담론을 오히려 부추기고 이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젠더갈등’이라는 허구적 담론을 오히려 부추기고 이를 선거에 이용하고 있어 이번 대선 상황은 한국 사회전체를 퇴보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양당 후보들이 한국 사회에 대한 비전 제시는커녕, 누가 더 최악인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 흐름에 편승해 여성들의 입을 막고, 수많은 여성의 땀과 노력으로 이룩한 성평등 정치와 정책의 기반을 무너트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당선을 위한 도구로만 사용하고, 임기 내내 침묵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성평등을 외치고, 정부의 전체 구조와 정책을 성평등하게 바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성차별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초등학교 교장이 학교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사건 등을 예로 들며 성별 권력관계, 차별구조는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 내 성폭력 예방 대책 확립 및 사건 발생시 정확한 해결, 2차 가해 엄정 대응 ▲성폭력 무고죄 프레임을 멈출 것 ▲대선 과정에서 여성혐오, 소수자혐오 발언을 멈추고 언론사들은 관련 기사 댓글창을 폐기할 것 ▲ 형법상 강간죄 개정, 가정폭력방지법 목적조항 변경, 성매매 피해자 비범죄화, 재생산 권리 기본법 제정 등 성평등한 사회변화 기본과제에 착수할 것 등을 대선에 요구했다.
  • “예민한 거라고?… 편견으로 여성의 고통 외면해선 안 돼”

    “예민한 거라고?… 편견으로 여성의 고통 외면해선 안 돼”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 이관용)는 생리대 ‘릴리안’을 생산한 깨끗한나라가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전체 기각했다. 2017년 3월 여성환경연대는 김 교수와 함께 국내 유통 생리대 10종 모두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고, 그해 8월 3009명의 여성들이 릴리안에 대한 부작용을 호소했다. 이후 4년간 이어진 소송의 1심에서 승소한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상임대표와 안현진 활동가를 지난 17일 만났다. 이날도 여성환경연대는 정의당 여성위원회와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가 2017년 민관협의회를 꾸려 시행한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평가 결과를 6개월 전에 확인했는데도 아직도 결과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부처 간 협의’를 이유로 드는데 연구가 끝났으면 결과를 먼저 국민들에게 발표하고 이후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안 활동가), “정부가 환경보건 거버넌스의 전문성과 독립, 위상과 역할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특정 부처의 의지에 따라 판단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이안 대표)라고 말했다.-재판 결과에 대한 소감은. 이안소영 “일단은 너무나 기쁘고요.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왜냐면 10억원이라는 돈이 시민단체로서는 상상도 못 하는 엄청난 액수라서 패소하면 저희 단체 문을 닫아야 하지 않을까 했거든요. 게다가 기업이나 정부가 책임져서 조사해 주지 않는 문제에 대해 여성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제보해 제도를 바꿔 낸 중요한 운동인데, 그걸 함께한 단체가 기업의 부당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안 좋은 전례를 남기게 됩니다. 운동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많고요. 재판부가 안전한 월경권을 위해 싸우는 여성들의 손을 들어 줬다는 건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안현진 “판결문에서 ‘과학적이고 공정한 문제 제기였다’는 말이 와닿았어요. 사실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처음 하고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가 꾸준히 했던 말이 ‘여성들의 주관적이고 사소한 목소리’라는 것이었거든요. 여성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믿을 수 없다는 거죠. 지난 5년간의 싸움과 그 이전부터 여성들이 계속 개인적 고통을 호소해 왔는데 ‘네가 예민하다’,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치부했던 거예요. 우리들의 싸움은 정당했다는 생각에 감개무량했습니다.” -2017년 첫 문제 제기 이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면. 안 “2017년 국정감사 때 특정 기업과 유착했다는 의혹 때문에 대표님이 국감에 증인으로 두 번 출석했어요. 당시 일부 언론에서 저희를 두고 깨끗한나라라는 토종 중소기업을 대기업과 손잡고 죽이려고 한다는 프레임을 만들어 몰아 가는 상황이었어요. 저희의 자질을 의심하는 전형적인 방식이죠. ‘여성들은 과학을 잘 못한다’, ‘숫자에 약하다’는 식의 프레임 있잖아요. 그걸 바탕에 두고 얘네는 화학물질을 잘 모르고 싫어하는 ‘케모포비아’라고 후려치는 겁니다. 식약처에서도 이 생리대 검출 실험은 세계적으로 검증받은 평가 방식이 아니라고 했어요.” 이안 “여성환경연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월경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환경 호르몬과 화학물질이 여성의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하고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유해물질 검출 실험을 하게 된 계기는 2014년 미국의 여성 단체(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WVE)가 관련 실험을 해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 생식독성, 발암성 화학물질을 발견했다는 자료를 본 것이었어요. 국감이 있던 9월부터 11월까지는 저희가 문제 제기한 내용이 아니라 문제 제기를 한 우리를 캐는 얘기만 나왔어요. 공적인 이슈인데 개인화하고 배후가 누구인가를 캐다니요. 성폭력 같은 경우도 ‘여성의 치마가 짧아서’라는 식으로 피해자의 책임을 묻는 것처럼 여성들의 문제 제기는 늘 그런 식으로 폄하됐습니다. 당시 9월에 있었던 국회 긴급 토론회에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 하는데, 손가락 보고 뭐라고 하는 꼴’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고통을 참아 오다가 지금에서야 목소리를 꺼낸 여성들이야말로 우리 배후라고요.”-일회용 생리대로 인한 여성들의 고통이 오랜 기간 외면받았듯 코로나19 시국에서도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중 ‘기타’ 항목으로 치부되던 월경장애가 지난달부터서야 따로 집계되기 시작했다. 여성의 고통은 왜 사소하게 볼까. 안 “의학, 과학의 기준이 이미 남성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미 사소화돼 있나’라는 걸 느끼지도 못할 수준이에요. 백신을 투여할 때도 부작용을 미리 검증하는데, 그 기준 실험을 누구를 대상으로 했느냐가 문제인 거죠. 만약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면 어린이나 노약자, 여성에게 백신을 투여했을 때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알 수가 없어요. 월경장애처럼 여성에게 나타나는 반응은 아예 기타 항목으로 빠져 버려요. 이런 문제들에 대해 ‘네 몸이 비정상’이라고 하지 않고 섬세한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안 “‘정상’의 기준이 성인 남성인 거죠. 일회용 생리대가 한국에 들어오고 50년 동안 한 번도 생리대에 관한 건강영향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정치·사회적으로 ‘월경하지 않는 몸’을 정상으로 전제한다는 증거예요. 여성성, 여성의 몸을 비정상으로 간주하면서 월경을 혐오하는데 그것이야말로 부끄러운 일이에요. 월경 혐오가 월경이라는 특정 현상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월경을 하는 몸, 여성에 대한 혐오, 터부와 상호 연결돼 있고요.”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뿐 아니라 질 세정제(청결제), 여성용 물티슈 등 여성 용품 전반에 대해 안전성 의문을 제기했는데. 이안 “정상성을 전제하면 늘 여성의 몸이 이상한 거예요. 여성의 몸은 순수하고 순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몸에서 나는 냄새를 삭제하려고 질 세정제도 쓰고, 생리대도 하얗게 표백하고 인공 향료도 넣는 겁니다. 사실 생리대가 하얄 필요도 없고, 자연스러운 냄새를 덮을 필요도 없어요. 이러한 냄새를 인공적인 향료로 덮으려 할 때 쓰이는 물질은 독성이 강해요. 유해물질로 대표적인 게 프탈레이트인데, 이게 있어야 향료가 완성되잖아요. 여성의 몸에 대한 성차별적인 편견에 기업의 이익이 결부되는 거죠.” 안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기회가 별로 없어요. 학교에서 받는 성교육은 임신과 출산 중심이고, 월경이나 내 생식기관을 어떻게 잘 돌볼 것인가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그것들과 관련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곳은 여성용품을 판매하는 기업의 마케팅 정보뿐인 거죠. ‘여성 청결제를 사용하면 질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데, 사실 청결제는 일반 화장품이고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질염을 예방할 수 없어요. 전부 허위광고라고 판단합니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억압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네가 문제야’라는 말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어요. 여성 건강에 대한 정보의 차단이 잘못된 상품이 확산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이런 상황들을 방치하는 거죠.”-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이안 “무엇보다 생리대에 관한 1, 2차 건강영향조사 보고서를 하루빨리 국민들에게 공개하면 좋겠습니다. 국민 청원과 예산을 사용해 진행한 연구인데 그 결과에 기반해 필요한 후속 조치를 빨리 취해야죠. 여성 건강과 관련해서는 안전한 월경용품을 생산하는 것이 일단 중요하지만, 생산된 것이 높은 가격을 유지한다면 건강 자체가 계층별로 양극화될 수 있어요. 공공의 문제라는 걸 정부가 인식해야 합니다. 쌀 같은 걸 정부가 나서서 가격 관리를 하듯이 월경용품에 대해서도 가격 관리를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여성 모두에게 월경용품을 보편 지급하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나아가 공교육을 통해 생리대나 월경컵에 대해서도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몸에 대한 평등한 교육을 해야 하고요. 여성뿐 아니라 전체적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생각해 월경용품을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기업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관련 대책을 정부가 책임지고 만들어야죠.” 안 “저희가 추구하는 에코페미니즘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오해도 많고요. 에코페미니즘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라는 두 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생태주의와 페미니즘의 결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절실한 필요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시금 대두되고 있습니다. 함께 고민을 해 봤으면 해요. 사람들이 제게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내 몸에 안전한 제품이 뭔지 제품명을 알려 주세요’인데, 사실 ‘소비자로서의 나’에겐 그게 급선무죠. 하지만 전체가 안전해지는 게 느리더라도 나까지 확실히 안전해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을 다들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여성환경연대가 지난달 18일부터 진행한 탄원서 서명 운동에는 시민 1만여명이 참여했다. 여성이라면 너도 나도 피부로 느끼는 일회용 생리대에 관한 문제를 적극 공론화한 단체에 시민들이 호응한 것이다. ‘여성의 몸이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전략’을 묻자 “어렵더라도 먼저 목소리를 내야 한다”(이안 대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민하다고 몰아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안 활동가)고 말했다. 마지막 당부는 깨끗한나라에 남겼다. “재판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이제라도 사과를 하고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합니다. 항소는 안 하시기를 바랍니다.”(이안 대표)
  • ‘차별 자해공갈단’...日40대, 5년간 혐한 일삼더니 결국 명예훼손 피소

    ‘차별 자해공갈단’...日40대, 5년간 혐한 일삼더니 결국 명예훼손 피소

    인터넷에서 5년에 걸쳐 ‘헤이트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표현) 공격을 받아온 재일교포 여성이 상대측 일본인에 대해 약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소송을 냈다.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 사는 재일교포 3세 최강이자(48)씨는 지난 18일 자신에 대해 지속적으로 인터넷상에서 헤이트스피치 공격을 가한 일본인 A(40대)씨를 상대로 위자료 등 305만엔(315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요코하마지법 가와사키지원에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6월 자신의 블로그에 “적국인아. 빨리 조국으로 돌아가라” 등 최씨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들은 최씨가 당국에 신고하면서 삭제 조치를 당했으나 A씨는 이에 앙심을 품고 지난해까지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 다시 최씨에 대해 ‘차별 자해공갈단’ 등 12건의 혐한 선동글을 올렸다. 최씨는 지난해 도쿄변호사회인권상을 수상하는 등 재일교포 차별반대 활동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그는 혐한 시위 근절을 위해 2016년 3월 일본 국회 참의원 법무위원회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하기도 했다. 이는 가와사키시가 혐한시위 등을 목적으로 한 공공시설 이용을 제한하고 전국 최초로 혐한 시위를 처벌하는 조례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 “페미니즘적 사유는 작가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 중 하나”

    “페미니즘적 사유는 작가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 중 하나”

    “페미니즘적 사유는 작가로서 세상을 볼 때 쓰는 렌즈 중 하나이지요. 감정을 잘 담아내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등단 10년 만에 첫 소설집 ‘트랙을 도는 여자들’을 낸 차현지(34) 작가를 17일 만났다. 여성이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된 현실을 응시한 책은 다산책방이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문학’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차 작가는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테마 소설집에 참여하고 틈틈이 문예지에 소설을 게재했지만, 오롯이 자신만의 책을 낸 것은 처음이다. 그는 “소설을 계속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고, 그만큼 이 책이 소중한 느낌”이라며 “오래 품고 있던 작품들이라 후련하기보다 한 시절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책에는 사회적 폭력에 희생되는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 표제작 ‘트랙을 도는 여자들’에서는 홀로 딸을 키우던 여자가 주택가에서 칼에 찔려 숨지고, ‘미주와 근화의 이란성 쌍둥이 썰’에 나오는 방송국 외주 작가는 주변의 무시와 폭언을 견디고자 매일 밤 폭식하며 유튜브를 시청한다. ‘핑거 세이프티’의 화자인 ‘나’는 술에 취해 엄마를 때리는 아빠를 보며 자랐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차 작가는 “여성으로 살아가다 보니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정형화된 틀 속에서 많은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그려 내게 됐다”며 “페미니즘적 사유 방식은 오늘을 사는 작가로서 제가 세상을 볼 때 쓰는 ‘렌즈’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설은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장르”라며 “감정을 잘 담아내는 작가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위태로움으로 시작된 작가의 소설은 호소와 공감을 넘어 연대로 나아간다. ‘트랙을 도는 여자들’은 작가가 저녁에 동네 학교 운동장 내 같은 트랙을 도는 여성들을 보면서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이 나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쓰게 됐다. 그는 “제 다른 소설들의 여성 화자들도 사실 똑같은 트랙을 도는 친구들인 것 같다”고 했다. 고통받는 엄마를 통해 가부장제를 고발한 ‘핑거 세이프티’에 대해 작가는 “모녀 사이는 단순히 ‘나이가 드니까 엄마를 이해할 수 있어’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오는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엄마와 딸이 각자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 소설을 쓰고 있다”며 “세월이 흐르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지만, 계속 천착하게 되는 것들을 오래 만지다 보면 소설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 “페미니즘적 사유는 세상 보는 ‘렌즈’…감정 잘 담아내는 작가 되고파”

    “페미니즘적 사유는 세상 보는 ‘렌즈’…감정 잘 담아내는 작가 되고파”

    “페미니즘적 사유는 작가로서 세상을 볼 때 쓰는 렌즈 중 하나이지요. 감정을 잘 담아내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등단 10년 만에 첫 소설집 ‘트랙을 도는 여자들’을 낸 차현지(34) 작가를 17일 만났다. 여성이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된 현실을 응시한 책은 다산책방이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문학’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차 작가는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테마 소설집에 참여하고 틈틈이 문예지에 소설을 게재했지만, 오롯이 자신만의 책을 낸 것은 처음이다. 그는 “소설을 계속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고, 그만큼 이 책이 소중한 느낌”이라며 “오래 품고 있던 작품들이라 후련하기보다 한 시절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책에는 사회적 폭력에 희생되는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 표제작 ‘트랙을 도는 여자들’에서는 홀로 딸을 키우던 여자가 주택가에서 칼에 찔려 숨지고, ‘미주와 근화의 이란성 쌍둥이 썰’에 나오는 방송국 외주 작가는 주변의 무시와 폭언을 견디고자 매일 밤 폭식하며 유튜브를 시청한다. ‘핑거 세이프티’의 화자인 ‘나’는 술에 취해 엄마를 때리는 아빠를 보며 자랐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차 작가는 “여성으로 살아가다 보니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정형화된 틀 속에서 많은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그려 내게 됐다”며 “페미니즘적 사유 방식은 오늘을 사는 작가로서 제가 세상을 볼 때 쓰는 ‘렌즈’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설은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장르”라며 “감정을 잘 담아내는 작가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위태로움으로 시작된 작가의 소설은 호소와 공감을 넘어 연대로 나아간다. ‘트랙을 도는 여자들’은 작가가 저녁에 동네 학교 운동장 내 같은 트랙을 도는 여성들을 보면서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이 나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쓰게 됐다. 그는 “제 다른 소설들의 여성 화자들도 사실 똑같은 트랙을 도는 친구들인 것 같다”고 했다. 고통받는 엄마를 통해 가부장제를 고발한 ‘핑거 세이프티’에 대해 작가는 “모녀 사이는 단순히 ‘나이가 드니까 엄마를 이해할 수 있어’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오는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엄마와 딸이 각자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 소설을 쓰고 있다”며 “세월이 흐르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지만, 계속 천착하게 되는 것들을 오래 만지다 보면 소설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 “성전환 선수 호르몬 수치 기준 없애야”…IOC 새 권고안 발표

    “성전환 선수 호르몬 수치 기준 없애야”…IOC 새 권고안 발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 자격 조건에서 남성호르몬 수치 기준을 없애도록 권고했다. IOC는 16일(현지시간) 성전환 선수와 성 발달 차이가 다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다. 수술→남성호르몬 수치 등 기준 점점 완화 IOC는 2004년 5월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성전환 수술 여부, 바뀐 성별의 법적 인정, 최소 2년간의 호르몬 치료 등의 요건이 붙었지만 성전환 선수의 국제 스포츠 대회 출전을 처음으로 허용하는 결정이었다. 경쟁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특히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경우 근육 발달 등의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스포츠에 있어 타고난 생물학적 성으로만 기회를 제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성전환 선수의 스포츠 대회 출전 허용에 길이 열렸다. 2015년에는 ‘성전환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사라지고 대신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를 새로운 조건으로 삼았다. 높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여자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들의 경우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이를 통제하고 일정 농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호르몬 수치만 갖고 경기력 예단 안돼…건강 문제도”그러나 경기력과 관련해 다른 변수들의 통제 없이 테스토스테론 수치만 가지고 경기 성적에 대한 영향을 판단하는 것은 비약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IOC는 이날 브리핑과 가상 질의응답을 통해 기존 지침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일리가 있다고 인정했다. IOC는 “여성들이 경기에 나서기 위해 호르몬 수치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IOC는 최근 2년간 250명 이상의 선수 및 인권단체, LGBT 관련 전문가 및 과학자들과 논의를 거친 끝에 새로운 권고안을 마련했다. 새로운 권고안은 ▲포용 ▲피해 방지 ▲비차별 등 10개의 원칙을 기반으로 마련됐으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적용될 예정이다. 성전환 선수들, 새 권고안 환영 다만 IOC는 이번 권고안이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고 밝혔다. 성전환 선수의 출전 자격을 어떻게 정할지는 각 경기단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경기단체에서 공정하고 안전한 경쟁에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성전환 여자 선수들의 출전에 여전히 일정한 제한을 둘 수 있도록 한 것이다. IOC의 새로운 권고안에 성전환 선수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철인 2종 경기 세계선수권대회에 미국 대표팀 사상 첫 성전환 선수로 출전했던 크리스 모지어는 “IOC의 새로운 권고안은 어떤 선수도 내재된 이점을 갖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초점을 맞춘 출전 자격 기준은 위해하고 학대적 요소가 있는 성별 검사를 야기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캐나다 여자축구 대표팀으로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해 금메달을 땄던 성전환 선수 퀸도 IOC의 새 권고안에 대해 “획기적”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선천적 남성호르몬’ 女선수 논쟁도…육상연맹 “지침 안 바꿔”올림픽 금메달 2개(2012년 런던·2016년 리우데자네이루)를 따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자 육상 중장거리 선수 캐스터 세메냐는 도쿄올림픽에서 주 종목 800m에 출전하지 못했다. 세메냐는 여자로 자랐지만 선천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상태다. 세계육상연맹이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등의 종목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출전 요건에 테스토스테론 수치 기준(을 정하고 있다.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시술을 거부했고, 세계육상연맹과 이를 두고 법적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나노몰), 남성의 수치는 7.7∼29.4n㏖/L이다. 세계육상연맹이 정한 출전 기준은 5n㏖/L 이하다. 세메냐 외에도 나미비아의 크리스틴 음보마 역시 여성으로 태어나 살아가고 있지만 선천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반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 음보마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200m 종목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바 있다. 새로운 권고안을 세계육상연맹이 받아들이면 세메냐는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시술을 받지 않아도 올림픽에서 원하는 종목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러나 세계육상연맹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질의에 테스토스테론과 관련한 현 지침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사회적 합의’ 뒤에 숨어… 다양성·소수자인권 보호 법안 외면

    ‘사회적 합의’ 뒤에 숨어… 다양성·소수자인권 보호 법안 외면

    차별금지법 국회 국민동의청원 심사기한이 재연장된 것을 두고 시민사회의 분노가 들끓는 가운데 ‘사회적 합의’라는 미명 아래 잠자는 법안과 조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가 14년째 공회전 중이듯 사회적 다양성과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법안과 조례들은 유독 ‘시기상조’,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들어 심사가 보류된다. 정의당 서울시당은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사회적 가족 지원을 위한 기본 조례’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회적 가족 지원 조례는 지난 9월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 외 24인이 발의했으나,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에 상정되자마자 심사 보류 결정이 났다. 조례는 1인 가구, 비혼·동거가족, 비혈연 생활공동체 등 가구 구성의 다양성을 반영해 ‘서울형 생활동반자 제도’의 시행을 담고 있다. 2016년부터 적용된 ‘서울시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을 위한 1인 가구 지원 기본 조례’의 후속 조례이기도 하다. 1인 가구 지원 조례에서는 사회적 가족을 “혈연이나 혼인 관계로 이뤄지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취사, 취침 등 생계를 함께 유지하는 공동체”라고 정의했다. 이날 회견에서 권 의원은 “코로나19가 시민의 삶을 더욱 고립시키고 기존 가족 중심의 돌봄 체계는 그 공백을 여실히 보여 줬다”며 “시의회 및 집행부는 여전히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미루고 있는데 의회에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가족의 범위를 규정한 상위법(민법 779조)과의 충돌 우려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유족연금 등 개별법에서 필요한 범위를 따로 적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상위법령이 문제가 된다면 조례를 제정하면서 상위법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국회에 가서 논의할 수 있는 일”(류민희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 활동가)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지방의회가 논의를 마냥 미루는 것은 국민들을 대리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 의회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높다. 권수현 여성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정치권에서 말하는 ‘사회적 합의’는 사실상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기 위해 시민들에게 핑계를 대는 레토릭에 가깝다”며 “차별금지법의 경우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0~80%가 찬성 의견을 보인 사안이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면 국회의원들이 서로를 설득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 [시론] 2022년 대선, 포용적 제도, 중도층의 선택/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

    [시론] 2022년 대선, 포용적 제도, 중도층의 선택/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

    1929년 대공황 이후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국 사회를 개조하고 중산층을 보호하는 ‘뉴딜’을 제시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널리 수용되는 ‘글로벌 그린 뉴딜’은 루스벨트가 강조한 국가의 적극적 역할이라는 주장을 계승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대선에서 국가는 사라지고 후보만 보인다. 정책 경쟁은 없고 인신공격만 난무한다. 양대 정당의 공약은 재난지원금, 부동산, 비트코인 과세 유예, 여성가족부 폐지 등 이슈에 머물고 있다. 군소 후보의 과학기술 강국, 주4일제 노동, 공무원 개혁은 존재감이 없다. 과연 국민의 관심은 어디에 있을까? 최근 국제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IPSOS)가 28개국을 대상으로 매달 실시하는 ‘세계의 걱정거리’(What Worries World)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의 64%가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은 평균에 가까운 61%이다. 주요 걱정거리로 한국인들은 실업과 일자리(48%), 코로나(45%), 금융과 정치 부패(42%), 빈곤과 불평등(27%)을 지목했다. 이러한 걱정거리는 시장과 기업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결국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이런 점에서 최근 94개 시민단체가 모인 대선유권자네트워크가 대선에서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은 불평등 해소와 국가 책임을 주목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노동권 보장, 주거 안정과 자산 불평등 완화, 경제민주화와 중소상인 보호 등의 의제를 발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재벌 개혁, 경제 민주화, 부동산 개혁을 제안했다. 모두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분야다. 하지만 아직도 대선 후보들은 정쟁의 늪에 빠져 있다. 선거는 국민의 요구에 반응하는 민주적 절차다. 실패한 정부는 물러나야 한다. 현재 선거 구도는 ‘정권 교체’ 여론이 60%로 ‘정권 재창출’보다 2배 이상 압도적으로 높다. 민생 파탄, 부동산 폭등, 인사 참패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도 30%대에 갇혀 있다. 4년간 유지된 ‘탄핵연대정치’는 완전히 붕괴됐다. 이러한 상황에 빠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네거티브 선거전에 끌려가는 대신 차별적인 정책을 보여 주어야 한다. 야당도 자만에 빠져 여당만 비난하는 대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다수 여론조사가 자동응답기에 의존하기에 야당이 크게 우세한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선은 근소한 표차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이재명과 윤석열은 중도층 유권자에게 호소할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역대 대선을 보면 중도층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념과 진영 논리보다 실용적 정책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보수와 진보의 ‘중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교안보 분야에는 보수적인 데 비해 사회경제 분야에는 진보적인 편이다. 그래서 일자리, 공교육, 복지제도를 강화하는 정부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다. 또한 1위만 당선되는 다수제 민주주의에서 중도층은 점진적 개혁을 선호하고 반대파를 포용하고 협상을 잘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크다. 이번 대선의 최대 부동층으로 떠오른 청년층의 향배도 중요하다.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4년 전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청년들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해를 위협하며 보수우파가 집권할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런 점에서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라 불리는 2030세대의 가장 큰 관심인 ‘공정’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왜 청년들이 ‘조국, 추미애, 김의겸, 윤미향’의 반칙과 불공정 행위에 분노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공정의 가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신봉하는 능력주의와 경쟁주의가 아니라 특권 방지, 균등한 기회, 약자에 대한 긍정적 우대라는 사회 정의를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공교육, 고용, 사회보장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포용적 사회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행동을 통해 국가 대전환을 추구해야 한다. 현재 한국은 코로나, 불평등, 기후 위기라는 국가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루스벨트가 1933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국가는 지금 행동을 요구한다”.
  • [데스크 시각] ‘그들만의 바둑리그’ 괜찮은가/김경두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그들만의 바둑리그’ 괜찮은가/김경두 체육부장

    중국 갑조리그. 바둑 팬이 아니라면 잘 모를 거다. 바둑의 메이저리그(MLB), 혹은 프리미어리그(EPL)라고 하면 쉽게 와닿을까. 전 세계 바둑기사들이 가장 뛰고 싶어 하는 곳이다. 상금 규모뿐 아니라 상하위 리그 승강제, 구단제 정착, 외국인 선수 도입을 비롯해 리그 운영 시스템이 가장 앞서 있다. 최정상급 외인 기사의 승리 수당이 대국당 2000만원을 웃돈다. 같은 1승이더라도 외인에게 더 많이 주고, 중국 선수들에겐 덜 줘 역차별 논란이 나올 정도다. 중국 2위 양딩신 9단은 “내 바둑 실력이 (외인보다) 크게 뒤지지 않는데도 대국료가 5~6배 차이가 난다. 다른 상대에겐 지더라도 용병(외인)에게는 지지 않으려고 한다”며 차별 대우를 꼬집기도 했다. 그런데도 갑조리그 팀들은 우승을 위해, 리그 잔류를 위해, 바둑 팬들을 위해, 바둑 인기 유지를 위해 중국 기사들의 이런 불만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외인 기사들을 갑조리그에 데려옴으로써 얻는 장점이 훨씬 많아서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이어진 한국 바둑의 전성기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낸 것도 갑조리그의 등장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를 통해 중국의 신예 기사들이 대거 쏟아졌고, 최고수와의 대국 경험이 쌓이면서 이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2010년대 세계 바둑 정상에 서는 계기가 됐다. 중국 기원과의 불화로 떠돌이 기사 생활을 했던 ‘철녀’ 루이나이웨이 9단. 그를 받아 준 곳은 여자 바둑 저변이 가장 엷은 한국이었다. 일본은 그가 우승을 싹쓸이할까 두려워 외면했다. 그러나 한국 여자 바둑계는 ‘깨지더라도 실력을 키우겠다’는 각오로 덤볐다. 역시나 루이 9단은 한국 여성 기전을 휩쓸었다. 한술 더 떠 당시 세계 최강자인 이창호 9단과 조훈현 9단을 연파하며 2000년 대한민국 ‘국수’(國手)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다. 루이 9단으로부터 연신 얻어맞으며 실력을 다진 한국 여자 바둑이 현재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선 건 우연이 아니다. 오는 18일 국내 최대 기전인 2021~22시즌 KB국민은행 바둑리그(총상금 37억원)가 열린다. 총 9개 팀이 정규시즌 18라운드를 마친 후 포스트시즌을 거쳐 우승팀을 가른다. 갑조리그의 성공을 본떠 형식은 갖췄지만 정작 내실 있게 할 수 있는 알맹이들은 빠져 있다. 갑조리그엔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 이야마 유타 9단을 포함해 한일 최정상급 기사 10명이 뛰고 있지만 바둑리그에선 외인들을 아예 볼 수 없다. 선수들도 팀 보호 지명에서 제외되면 수시로 바뀐다. 대국료도 승자 300만원, 패자 60만원으로 고정돼 있다. 신인들과 중견 기사들에겐 실력을 키우고 생계를 위한 소중한 기전이지만, 바둑 팬으로선 재미없는 기전으로 전락했다. 팬들의 시선을 잡아 둘 만한 요소가 없다 보니 갈수록 인기는 떨어지고 대회 규모도 쪼그라들고 있다. ‘인기 하락→기전 축소→바둑리그 의존 심화→변화 거부→팬 외면’이라는 악순환이 10여년째 계속되고 있다.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이 세계 최정상에 있을 때 파이를 키워야지 쪼그라든 파이를 나눠 먹을 때가 아니다. 어차피 먹어도 배고픈 건 마찬가지 아닌가. 그렇다면 변화를 끌어내 집 나간 팬들을 돌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국내 기사들이 밥그릇 챙기느라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 수 없다면 한국기원이 나서든, 바둑리그 후원사가 바꾸든 해야 한다. 바둑 팬들이 10여년이나 ‘고인 물’을 계속 마실 순 없는 것 아닌가. 이젠 ‘검토하겠다’는 말도 지겹다.
  • “아름다운 인레 호수와 미얀마 아이들” 17일 막 올리는 애틋한 사진전

    “아름다운 인레 호수와 미얀마 아이들” 17일 막 올리는 애틋한 사진전

    “아름답네요. 인레 호수와 샨 주네요. 우리 할아버지가 태어난 곳이예요. 아기를 안고 가는 숙녀는 샨 주에 많이 모여 사는 파오족 여인이네요. 정녕 고향이 그립네요. (포스터 사진들을 보니) 금방이라도 미얀마로 날아가는 것 같아요.” 유엔 대사를 지낸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이사장이 17일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사진작가 유재력의 사진전 ‘해피 로드 투 세이브더칠드런’ 포스터를 유엔 대사 시절 비서로 자신을 도왔으며 지금도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미얀마 여성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전달했더니 이런 댓글을 달았다고 소개했다. 인레 호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기 전 배낭여행객들이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첫 손가락으로 꼽았던 곳이다. 동아일보 사진기자로 시작해 중앙일보를 거쳐 국내 패션 사진을 선도하는 등 60년을 오롯이 카메라 렌즈에 바친 유재력 작가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국제적인 사진작가로, 미얀마 아동과 청소년들을 기록한 100여점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유 작가는 “정치적 이념이나 이익을 위해 싸우는 어른들의 틈바구니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것이 아이들이다. 평화로웠던 시절, 미얀마 아동의 삶과 눈빛, 자연과 유산을 담은 사진을 통해 현재 고통 받고 있는 미얀마 아동들에게 작은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현재 군부 쿠데타와 코로나19, 경제적 위기 3중고에 처해 있다. 2000만명 이상이 빈곤선 아래에서 허덕이고 있다. 식량과 연료 가격마저 치솟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친주 탄드란에서 발생한 무차별 폭격과 화재로 최소 100채에 달하는 가옥이 파손됐으며,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소 한 곳도 피해를 입었다. 세이브더칠드런 직원 10명을 비롯해 1만여 주민들이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는 등 국내 난민의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은 내년 12월까지 미얀마 국민 99만 3440명에게 8000만 달러(약 947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어린이 30만 6607명을 포함해 124만 3306명에게 보건 및 영양, 식수 위생, 교육, 아동권리 거버너스 증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지난 1월 군부의 폭력에 시달리는 아동들을 위해 10만달러(약 1억 1300만원)을 긴급 지원한 바 있다. 오 이사장은 “작품 하나하나가 작가의 따뜻한 인간애와 인도주의적 관점을 담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열린 마음으로 미얀마를 생각하고 도움의 손길을 뻗을 기회를 주는 작품들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사진전은 마루아트센터에서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며, 다음달 1~15일은 양산 통도사 앞 예원 갤러리, 새해 1월 6~20일은 부산 구박갤러리 사진미술관에서 이어진다. 사진 판매 등 수익금 전액은 세이브더칠드런의 미얀마 긴급구호 지원에 기부된다.
  • “귀가 4개야” 버려졌던 고양이…천사 주인 만나 SNS 스타로

    “귀가 4개야” 버려졌던 고양이…천사 주인 만나 SNS 스타로

    터키에서 선천성 장애로 4개의 귀를 가지고 태어나 버림받았던 고양이가 새 주인을 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로 거듭났다. 15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다스’라는 이름의 러시안 블루 새끼고양이는 총 네 개의 귀를 가져 다른 고양이들과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길에 버려졌다. 태어난 직후 버려진 마이다스는 많은 사람들이 입양을 꺼려 유기묘 보호소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그러던 중 한 터키 여성이 마이다스를 입양했다. 평생을 차별당하며 살아온 마이다스를 사랑으로 품어주기로 한 것이다. 이후 여성은 마이다스의 사진만을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고, 3만 5000여명의 팔로우를 얻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새 주인을 만난 마이다스는 같은 집에 사는 골든 리트리버 수지와도 금세 친해졌다. 네티즌들은 “마이다스의 귀가 요정 같다”, “마이다스의 배에는 흰 하트가 그려져 있다”며 마이다스의 팬을 자처했다.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불편한 만남/소설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불편한 만남/소설가

    1984년 즈음이었다. 출근 시간에 사람으로 꽉 찬 버스를 타고 한강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나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내려야 했기에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미리 출입문 앞까지 나갔다. 손잡이 기둥에 몸을 의지한 채 출입문 계단 중간에 서 있던 버스 안내원의 얼굴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로 진입하던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었다. 차들이 정체돼 버스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고, 출입문 유리창 밖에는 강물이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무심코 안내원의 얼굴을 보다가 그녀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나지막하게 따라 부르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당시에 유행하던 조용필의 노래였다. 버스차장 혹은 안내양이라고 불리던 여성들이 아직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그들은 하나뿐인 버스 출입문으로 승객을 태우고 내려주면서 요금 받는 일을 했다. 승객이 모두 타면 버스 몸통을 손으로 쾅쾅 치는 동시에 “오라이!”를 외치거나,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버스 안으로 승객을 밀어넣고 아슬아슬하게 손잡이에 매달려 문을 닫던 모습이 안내원에 대한 내 기억의 전부였다. 노량진으로 향하는 버스 속에서 혼자 유행가를 흥얼거리는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창밖에 보이는 강물이나 그녀의 파리한 안색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서정적 노래 가사가 마음을 흔들었을 수도 있다. 그 순간 그녀는 나에게 그냥 버스 안내원으로 보이지 않았다. 기쁨과 슬픔과 외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잠깐 숨돌리는 시간에 창밖을 보며 노래하는 개성을 지닌 한 사람으로 보였다. 그동안 나는 수백 명의 버스 안내원들을 만났을 테지만, 조금 과장하자면 그 직업을 가진 진짜 사람을 처음으로 만난 것 같았다. 그때 내가 슬픔이나 연민을 느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 무렵 나는 오직 나와 소수의 주위 사람들만을 위해 울 수 있었다. 나는 잠시 그녀가 느끼는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나, 그로 인해 불편한 상황에 갇힌 당혹스러운 기분이 됐다. 무엇이 불편했을까. 나는 학생이고 그녀는 돈을 벌고 있는 노동자라서? 그건 사실이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니기도 했다. 학생은 공부하고 노동자는 일한다. 그뿐이다. 그가 누구든 무슨 일을 하든 세상을 향해 거리낄 것 없다. 그러나 그 시절 버스 안내원으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경제적으로 어려워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을 것이고, 강도 높은 노동의 대가로 형편없는 임금을 받으면서 온갖 수모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같은 또래의 빈곤층 저학력 여성이 받는 차별과 사회적 편견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것이 내가 느낀 불편의 근원이었다. 나는 알고 있었고, 그녀가 노래하는 모습을 목격한 순간 그것을 모르는 척할 수 없게 돼 버린 것. 영국의 학자 시어도어 젤딘은 ‘새로운 만남은 잃어버렸던 희망을 소생시킨다’고 했다. 그날 버스 안에서 나도 그녀와 새롭게 만났다. 그리하여 나와 그녀를 불편함 속에 가둬 버린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희망을 보았다는 해피엔딩을 맞이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날 이전과 이후의 내가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된 것은 분명하다. 사람들은 추수가 끝난 논바닥에 세워져 있는 볏단들처럼 서로 기대어 존재한다. 나의 세상이 달라졌다면 그녀의 세상도 달라졌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 볼 수는 있겠다. 국회의 차별금지법 심사 기간이 2024년 5월까지 연장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거리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 속에는 성별, 성적 지향, 종교, 사상, 학력, 장애 등의 이유로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받는 이들이 있다. 그건 나일 수도 있고 당신일 수도 있다. 차별금지법은 그런 우리가 새롭고 불편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것이 뒤로 미뤄지면서 불편함 속에서 천천히 싹틀 변화의 희망도 잠시 사라졌다.
  • 잊혀진 책도 살리는 ‘스크린셀러’

    잊혀진 책도 살리는 ‘스크린셀러’

    최근 개봉하는 영화의 원작이거나 영화가 원작이 된 소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됐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영화 ‘듄’의 흥행에 힘입어 원작도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 등 ‘스크린셀러’ 효과를 겨냥한 작품들도 주목된다.민음사는 최근 미국 작가 토머스 새비지(1915~2003)의 1967년 소설 ‘파워 오브 도그’를 펴냈다. 동명의 영화가 다음달 1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본격 공개된다. 이 책은 오랜 세월 잊혔다가 2001년 ‘브로크백 마운틴’의 저자 애니 프루의 해설이 실린 판본으로 다시 출간되면서 재조명됐다. ‘파워 오브 도그’는 20세기 초 미국 서부 몬태나주에서 목장을 경영하는 독신 형제에게 한 여자가 아들을 데리고 나타난 뒤 벌어지는 서늘한 복수극을 그렸다. 이 소설은 1960년대 문학에선 드물었던 동성애에 대한 억압과 혐오를 다뤘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선 작품으로 평가됐다. 영화 ‘피아노’로 유명한 제인 캠피언 감독이 심리 서스펜스물로 연출해 올해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았다.다음달 개봉을 앞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리메이크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동명 소설은 다니비앤비에서 출간됐다. 미국 작가 어빙 슐먼(1913~1995)이 쓴 이 소설은 1957년 초연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이를 바탕으로 로버트 와이즈 감독이 만든 1961년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1950년대 뉴욕 웨스트사이드의 두 10대 갱단이 거리 주도권을 다투는 과정에서 상대 조직 수장의 여동생과 비극적 사랑에 빠진 청년의 모습을 그렸다.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각본가로 잘 알려진 슐먼은 젊은이들의 사랑과 비극을 통해 차별 없는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고, 스필버그 감독은 기존 작품들을 재구성해 자신의 첫 뮤지컬 영화를 제작했다.앞서 문학동네는 지난 10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레베카 홀 감독의 영화 ‘패싱’의 원작 소설을 펴냈다. 미국 흑인 여성 작가 넬라 라슨(1891~1964)의 책은 1920년대 뉴욕 할렘을 배경으로 백인과 흑인 사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밝은 피부색을 지닌 흑백 혼혈 여성들을 통해 인종주의를 복합적으로 꼬집었다. 영화 완성 전 선제적으로 책을 내는 사례도 있다. 자유의길은 지난 6월 영화 제작이 결정된 산드로 베로네시(62) 작가의 신간 ‘허밍버드’를 번역 출간했다. 40대 안과 전문의 마르코 카레라가 상실과 고통으로 가득한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에 대한 순수한 믿음과 희망을 전한다. 이탈리아 최고문학상 ‘스트레가상’을 받은 작가의 전작 ‘조용한 혼돈’ 영화 제작에 참여한 난니 모레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영화와 연계된 소설의 스크린셀러 효과는 지난 2월 출간된 프랭크 허버트 작가의 소설 ‘듄’(황금가지)에서 입증됐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듄’이 100만 관객을 돌파하자 소설의 10월 판매량도 전달보다 706.8%나 증가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위드 코로나’로 영화관 규제가 풀리고 넷플릭스가 보편화하면서 출판업계의 편승 심리도 확대됐다”며 “잘 알려진 작가의 작품이 아니면 독자들이 책을 사야 할 이유를 못 느끼기 때문에 스크린셀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백신휴가 정규직은 되고 비정규직은 안되고… 양극화 심각” 직장갑질119 발표

    “백신휴가 정규직은 되고 비정규직은 안되고… 양극화 심각” 직장갑질119 발표

    직장갑질119에 5개월 동안 부당사례 80건 접수“연차내고 쉬는데 카톡 지시·미접종자 따돌림”여성·비정규직·서비스직·저임금 노동자 더 열악코로나19 백신 휴가 사용 여건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이 존재하는 조사가 나왔다. ‘백신 휴가‘를 쓸 수 없어서 대신 연차를 쓰고 집에서 후유증을 견디던 직원에게 카카오톡 업무 보고를 받거나 기저질환 때문에 백신 접종을 못한 직원에 대한 험담을 주변에 늘어놓는 직장 내 괴롭힘 양상도 드러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이같은 내용의 ‘백신 갑질’ 제보가 이메일로 15건, 카카오톡으로 65건 접수됐다고 14일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2~3일의 유급휴가를 의무화한 반면 우리 정부는 백신 휴가를 ‘권고’만 했기 때문에 대기업과 공공기관 직원만 백신 휴가를 보장받는 실정이라고 이 단체는 진단했다. 고열이나 몸살 같은 백신 후유증에 시달리는데도 출근과 재택근무를 강요받은 사례들이 제보의 대부분을 이뤘다. 한 제보자는 “접종 뒤 근육통이 심한데도 약 먹고 출근했다가 열이 점점 올라 조퇴를 하겠다고 하자 상사가 ‘미열인데 조퇴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냈다”면서 “앞서 백신 후유증이 하나도 없었다고 자랑했던 이 상사는 사람에 따라 후유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백신 접종일에 연차를 내고 쉬던 중 상사의 카톡 업무지시에 제대로 답변을 못했는데, 복귀한 뒤 상사가 팀원들 앞에서 제가 일을 안 한다고 소리 지르고 따돌렸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회사에서 연차를 허락하지 않아 백신2차 접종일을 놓치거나, 백신 부작용 중 연차 사용을 거부한 신고 사례가 직장갑질119에 접수됐다. 백신을 맞지 않은 직장인에 대한 노골적인 따돌림 사례도 있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 혹은 기저질환 때문에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도,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백신 접종완료 확인을 받게 하거나 팀장이 팀내에서 투명인간 취급하는 경우다. 백신 2차 미접종자를 상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코로나19 PCR 검사 확인서를 요청한 회사도 있었다. 직장갑질119 김기홍 노무사는 “백신을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징계해고를 한다면 부당해고로 판단될 소지가 크다”면서 “특히 기저질환이 있거나 백신부작용을 경험한 근로자들에게 백신접종을 강요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신체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노무사는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상사나 사업주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면 회사 내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범에 따라 신고하거나 사업장 소재지 관할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직장갑질119는 공공상생연대기금과 공동으로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9월 7일부터 14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를 했는데 아플 때 자유롭게 연차나 병가를 사용할 수 있는지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76.5%,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23.4%로 나왔다. 계층별로 여성(31.1%), 비정규직(30.0%), 서비스직(30.0%), 5인 미만(35.3%), 저임금노동자(33.1%)에서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전체 평균 응답률보다 높았다. 백신 휴가를 쓰는데도 직업별, 계층별 양극화가 확인된 셈이다.
  • “잘 봐, 언니들 집회다”… ‘스트릿 페미 파이터’ 개최

    “잘 봐, 언니들 집회다”… ‘스트릿 페미 파이터’ 개최

    백래시에 대응하는 페미니스트들의 온라인 집회가 열린다. 백래시대응범페미네트워크(백범넷)은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부터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온라인 집회 ‘스트릿 페미 파이터’를 연다고 밝혔다. 백범넷은 기획 취지에 대해 “코로나19와 반복되는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백래시)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폭력의 상황을 더 악화시켰지만, 감염병 관리 방역 지침에 따라 여성들의 분노를 오프라인에서 모아내고 표출하기가 어려워졌다”며 “흩어져있는 개개인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 페미니스트 개입이 이뤄질 수 있는 발판과 조건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백범넷은 백래시에 대응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자대학교페미니스트네트워크 등의 단체가 힘을 모아 지난 8월 발족됐다. 이들 단체는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백래시에 대항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백범넷 구성원인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최근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로 바꾸고 기능을 조정하겠다”고 발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강하게 규탄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지난 10일 낸 성명에서 “권력자가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위치에 있는 것처럼 서술하는 순간 불평등한 사회 구조가 가려진다”며 “남녀갈등은 여성혐오에 기반 하는 것이지 여성이 남성의 권리를 취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여성과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은 평등한 사회로의 이행을 막으려는 반동적 움직임이며 이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조한 것은 다름 아닌 정치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후보가 최근 남초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의 글을 공유한 것에 대해 대해 “이 후보가 착목하고 있는 남성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펨코는 비이성적인 성차별주의자들”이라며 “이런 사이트를 예의주시하고 이들의 손을 부여잡으며 여성의 안전을 운운하는 이재명은 펨코 정치의 선봉장이자 대리 권력자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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