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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大中대통령 노벨평화상/ 전문가 특별좌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향후 남북관계와 국내정치는 물론 국제외교 및 세계 인권·민주화 분야 등에 큰 영향을 미칠전망이다. 대한매일은 15일 특별 좌담을 마련,평화상 수상의 의의를조명하고 국내외적인 영향을 점검했다.좌담에는 유장희(柳莊熙)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유승남(柳勝男)국민대 행정학과 교수,손봉숙(孫鳳淑)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이 참석했다. ◈ 노벨평화상 수상 의의. ■손 이사장 세계 어느 지역보다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높은 유일한분단국가라는 특수 상황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상을 받은 것은 한반도의 앞날을 생각할 때 의미있는 일입니다.특히 한반도가 민주주의를숭상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평화를 원하는 나라로 대접 받고 책임과의무를 다하는 과제를 부여받는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유 원장 그동안 노벨평화상이 주로 서방국가에 집중됐다는 부정적평가도 있었지만 이제 동양권으로 시선이 돌려졌습니다.한국이 고통의 역사를 승화시켜 세계평화와 인권증진을 위해 새롭게 등장하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됩니다. ■유 교수 이번 수상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과거 한국과 아시아지역의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기울인 노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대통령 취임후 전 세계 마지막 남은 냉전지역에서 민족 공존공영체 실현과 한민족 발전을 위한 획기적 업적을 인정하는영광스런 수상이지요. ◈ 남북관계. ■손 이사장 이번 수상은 남북관계 개선에 굉장히 기여할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동북아 평화구도 정착에 탄력이 붙을 것입니다.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강 관계에서 외교 발언권을 강화하는 계기를마련했고,북한의 개방을 이끌기 위한 국제적 협조와 지원을 얻는데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국내적으로는 이번 수상이 장기적·지속적으로 국민 합의의 바탕 위에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돼야합니다.임기내 ‘통일 대통령’보다는 통일의 기반을 놓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길 바랍니다. ■유 교수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광범위한 국민 지지를 획득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그동안 대북정책에서 발목을 잡는다는 느낌을 준 야당과 기득권층에서 ‘통일대통령’ 논의 등 정치적 화두를 꺼내는 것은 통일이 1,2년내 단시일 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에서성급합니다.아직까지 냉전 이데올로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층이적지 않습니다.그러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햇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6·15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인 인권부문 개선작업을 확대해 나가는데 사회 저변에 큰 저항이 없을 것입니다.권력구조논의나 인도적 식량지원 문제 등에서는 광범위한 국민 동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합니다. ■유 원장 이번 수상이 남북 관계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입니다.노벨평화상이 워낙 권위가 있어 수상 자체가 세계적으로 우리의 대북정책이 인정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대북정책의 국제적 인정이라는 측면에서 북한의 경제 회생을 위해 세계은행(IBRD)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국제금융기금(IMF)의 지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됐습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 대통령이 세계의 ‘큰 어른’이 됐다고 해도과언이 아닙니다.이제 여유를 갖고 대북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도 김 대통령의 수상에 자극을 받아 남북평화에 초석을 쌓고 새로운 모습으로 국제사회에 등장하는 등 남북관계에서 분발하는 쪽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 국제외교. ■손 이사장 향후 다자외교 측면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특히 오는 20,21일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채택될 한반도 평화에 대한 서울선언이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맞물려 우리 나라의 국제적 지위를 높일것입니다. ■유 교수 국제신인도도 증대될 것이 분명합니다.국내 해외자본 유치나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이번 ASEM과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의체(APEC) 회의에서도아시아 인권과 민주화 영역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 원장 외교 무대에 코리아의 시대가 왔습니다.무엇보다 이번 ASEM에서는 우리가 의장국이며,김 대통령은 의장이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입니다.개회식에서 한바탕 축제분위기가 조성될 것입니다.이런 여건에 힘입어 정보통신망 구축을 통한 아시아와 유럽의 정보통신 교환과 21세기 실크로드로 불리는 유라시아 철도 시스템 구축 등 아시아와 유럽의 협력관계를 구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의제들을 우리가앞장서서 제안하고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11월 브루나이에서열리는 APEC 정상회담을 통해 김 대통령이 제시할 역내 선진국·개도국간 지식공유 사업 활성화 구상,여성이 참여하는 APEC 활동 방향의구체적 방안 등에도 큰 힘이 실릴 것입니다. ◈ 국내외 인권·민주화. ■손 이사장 김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우리나라가 인권을 중시하는 선진국 대열에 오르는 계기가 됐습니다.대통령은 이미 인권사각지대인 동티모르에 한국군을 파병함으로써 우리가 인권을 이슈로 외국에 군대를 파견할 수 있는 나라라는 점을 보여 줬습니다.여성 노동자 등의 인권문제도 대통령이 꾸준히 개선시켜 나갈 과제입니다. ■유 교수 이번 수상의 배경에는 인권신장 등 대통령의 과거 업적이크게 평가됐습니다.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위해서는 국내적으로남녀간 성차별 문제,소외계층 인권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국가보안법도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합니다. ■유 원장 김 대통령은 미얀마,동티모르 등 세계적 인권문제에 직간접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이제는 대북문제에서도 노벨수상자로서 인권문제에 대해 발언할 때가 됐습니다.국내에서는 지역갈등,소외계층 인권 문제를 적극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 정치·경제적 효과. ■손 이사장 이번 수상 발표 직후 ‘대통령이 이제 내정에 신경을 쓰면 좋겠다’는 얘기가 많습니다.‘초당적 입장이 되어 달라’며 여당총재직을 버리라는 주문도 있지만 거기까지는 못가더라도 이제는 국제적인 지도자로서 ‘큰 정치’를 해야 할 때라는 생각입니다.남남문제도 해결이 안되는 데 어떻게 남북문제,나아가 국제문제를 해결하겠습니까.2년 남짓 임기동안 대통령이 너무 정권재창출에 매달리지 않아야 큰 정치가 가능합니다. ■유 교수 ‘이제 내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논리는 기본 전제가 잘못됐습니다.지금까지는 국내정치는 방치하고 외교만 했다는 얘기입니까.‘큰 정치’가 필요하다는 원론에 반대할 사람은 없겠으나편가르기식의 대립정치를 벗어나지 못한 정치현실이 문제입니다.야당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북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기 보다 원칙없이 시비만 걸었습니다.국회가 정쟁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대안모색의 정책활동도 이뤄지지 못했습니다.정치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관용과 포용의 정치,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치 등의 풍토조성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유 원장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은 단기적으로 국가 신인도가 올라가는데 일조할 것입니다.공장이나 주식을 팔고 우리나라를 떠나던 외국투자가들 사이에 ‘한국 경제를 걱정하는 시각이 지나친 기우’ 라는심리적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중장기적으로는 원칙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집권 후반기에 개혁정책이 느슨해 질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던 국내 기업을 상대로 4대부문 개혁 조치를다시 한번 밀어붙일 수 있는 활력을 얻게 됐습니다. ◈ 결론. ■손 이사장 노벨평화상에는 앞으로도민주화와 인권신장 등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 정착에 기여해 달라는 주문이 들어 있습니다.대통령은 국제적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과의무가 막중해졌습니다.국제적으로 우리보다 위상이 낮은 나라에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국내 정치 측면에서는 대통령이 권력을 분산하면서 큰 틀에서 정국을 풀어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유 교수 정부 차원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에 걸맞게 인권과 민주주의신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국정 운영을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앙 정부나 정당에서 권력 집중화 현상을 줄여 탈권위주의 정치를지향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남북간 공존공영 체제나 화해 움직임은긍정적으로 진전될 것으로 보입니다.국민화합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남남갈등,동서갈등 등 특정정당 지지가 지역별 분할체제로 짜여져 있는 것은 국가발전에 저해됩니다.이는 균형적 인사정책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엘리트 층의 광범위한 동의로 지역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대협약을 이루는 노력이필요합니다.정당이 정책으로 대결하는 체제로 재편되면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무엇보다 각종 선거에서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고양되어야 합니다. ■유 원장 지난 100년간 노벨평화상 수상자 83명 가운데 47명은 미국,영국,프랑스,스웨덴,독일 출신이었습니다.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한세계적 인물이 이들 나라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나머지 수상자는 비극과 고통의 현장에서 나타난 투사입니다. 김 대통령은 세계 평화에 기여한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투사이기도한 점이 특이합니다.우리나라는 전 세계 인권국가 틈에 끼면서도 그렇지 못한 나라에도 끼여 있는,즉 세계 평화를 위한 징검다리 구실을할 수 있습니다.국정지표를 좀더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 위한 국내외적인 분위기도 성숙됐습니다.따라서 앞으로는 4대개혁이 더욱 힘을얻을 전망입니다. 정리 박찬구 주현진기자 ckpark@
  • 만델라 ‘금세기 세계 지도자상’ 수상

    [런던 AFP 연합]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81)이 11일 ‘올해의 국제여성 협회’가 수여하는 ‘금세기 세계 지도자상’을 받았다.또 러시아의 여성 우주 비행사로서 1963년 최초로 지구궤도를 선회했던 발렌티나 테레쉬코바(63)씨는 ‘금세기 가장 위대한업적을 달성한 여성’으로 선정됐다. 협회는 만델라 전대통령에게 수여한 표창장에서 ‘그는 스스로 본보기가 되어 반목과 원한을 용서,관용,긍정적 행동으로 바꿀 수 있다는사실을 인류에게 가르쳤다’고 기록했다.테레쉬코바씨는 지난 63년6월15일 보스토크-Ⅵ호를 타고 70시간 동안 우주 유영을 한 공로로표창을 받았다. 런던 로열 카페에서 개최된 이번 시상식에는 각계 유명 여성 인사약 500명이 참석했으며 유명 페미니스트 작가와 패션 디자이너,팝 가수 등 남자가 연사로 초대됐다.협회는 탁월한 일에는 성차별을 둘 수없다는 인식하에 이번 시상식에 처음으로 남성을 포함시켰다.
  • 아셈 정상 탐구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의 볼거리 중 하나는 모처럼 한 자리에모이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유럽과 아시아지역 정상들이 대륙간 벽을허물고 축제의 장에서 친분을 다진다. 아셈 정상들의 프로필은 각국 거물 정치인들은 물론,한편으론 뉴밀레니엄을 앞두고 가속도를 붙여온 국제정치의 세대교체 바람을 보여준다.물갈이는 특히 사회주의 정당 전통이 깊은 유럽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1997년 이후 대륙을 휩쓴 선거열풍을 타고 15개국 중 12개국에서 개혁적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집권중.아시아에서도 의미있는투표혁명이 이뤄지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와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리오넬 조스팽프랑스 총리와 함께 유럽 신좌파의 삼두마차로 꼽히는 인물들.블레어 총리가 ‘제3의 길’이라는 명칭 아래 전통적 좌우대립 구도를 초월한 중도적 신좌파 노선을 개척했다면,슈뢰더 총리는 ‘노이에 미테(새로운 중도)’ 슬로건으로 이를 전 유럽에 확산시켰다.중산층 위주정책개발, 시장경제 포섭 등 21세기 유럽 사회민주주의의 방향타를제시한 인물들. 아시아쪽의 거물급 개혁세력으로는 주룽지 중국총리를 빼놓을 수 없다.98년 3월 제9기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총리로 취임,국유기업·금융·행정 등 3대 개혁을 표방하며 중국대륙의 뉴밀레니엄 설계사가됐다. 71세 고령이지만 경제 혜안에다 개혁에 대한 비전,국제감각까지 갖춰 지난해 ‘아시아위크지’의 가장 강력한 아시아인 순위에서김대중대통령과 공동 1위에 올랐다.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은 아시아지역에서 선거 민주주의를 꽃피운 인물.와히드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에스트라다 대통령 역시 98년 선거에서 장기집권 여당에 예상을 뒤엎고 승리해 필리핀 건국 50년만의 역사적 선택으로 평가받았다.추안 릭파이 태국총리는 국민 신망 속에 92년 이래 집권해온 온건파 지식인. 버티 어헌 아일랜드 신임총리,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안토니오 구테레스 포르투갈 총리 등은 인권의 기여자로 유럽 현대사의 한페이지씩을장식하고 있다.노조 분규,정당내 갈등,정적과의 대치 등에서 뛰어난 해결사로 명성을 날려온 아헌 총리는 97년 취임 이후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에 개입,그간 갈고 닦은 중재력을 발휘해왔다.할로넨 대통령은 얼마전 북유럽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선출돼 화제가 됐다.노조변호사로 사회운동을 시작해 정계입문후 사회복지 및 남녀평등에 주력했으며,95년 외무장관 발탁 이후 국제사회에 인권개선의 목소리를 드높인 인권주의자.구테레스 총리는 99년 사회주의 인터내셔널(SI) 의장으로 선출돼 유럽 신좌파의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 고촉통 싱가포르 총리와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대통령은 아시아 고도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역들.90년 이광요로부터 고성장 기반과 총리직을 물려받은 고총리는 정보통신,첨단기술 등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싱가포르의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있다.마하티르 총리는 19년째 집권하며 말레이시아에 연평균 8% 고도성장을 안겨준 ‘경제통’이다. 인구 3억의 EU합중국 선장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은 이탈리아총리 재직당시 과감한 재정개혁으로 경제구조를 뜯어고친 인물.당시경험과 청렴성을 바탕으로 부패스캔들로 출렁인 EU집행부를 제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마이크로소프트사 사장 빌 게이츠와 세계 갑부 수위를 다투는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의 방한도 눈길을 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 등 국제외교무대의 전통적 거물들도 자리를 함께 한다.시라크는 74년 이래 총리,국무장관,농무장관,파리시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프랑스 현대 행정의 틀을 만들어온 인물.모리 총리는 자민당내 미쓰즈카(三塚) 파벌을이끌어온 10선 정치인으로,지난 4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의 급작스런 서거 이후 총리직을 물려받았다. 손정숙기자 jssohn@
  • “리더여, 원칙과 중용의 덕을 갖춰라”

    최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최고경영자(CEO)는 예수’라는 내용의 책이 화제가 된 가운데 엘리자베스 1세로부터 위기관리의 리더십을 배우자는 지혜 경영을 강조하는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패튼리더십’의 저자로 잘 알려진 앨런 액슬로드가 쓴 ‘위대한 CEO 엘리자베스 1세’(남경태 옮김,위즈덤하우스 펴냄).뉴욕타임스가 지난 1,000년간 최고지도자로 선정한 영국 엘리자베스 1세의 ‘실용적’ 국가경영으로부터 뽑아낸 136가지의 교훈이 실렸다. 화폐가치의 하락,극심한 인플레이션,종교분쟁으로 인한 내분,대국 에스파냐와 프랑스의 위협….16세기 초반의 영국은 누가 봐도 파산직전에 놓인 유럽의 후진국이었다.그러나 이러한 최악의 위기상황 속에서 로마 이후 최대의 세계제국이 탄생했다.그것을 가능케 한 인물이 바로 엘리자베스 1세(1533∼1603)였다.저자는 반역죄로 몰려 어머니 앤 볼린처럼 런던탑에서 처형될 위기에 처해있던 시절부터 1558년 튜더왕조 5대왕에 올라 에스파냐 무적함대를 물리치고 번영을 이루기까지의 엘리자베스 1세의 시련과 영광을 리더십 항목별로 묶어 정리했다. ‘급진적인 변화를 조심하라’ 엘리자베스 1세는 왕위에 오르면서 자기 자신이 신교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신교도를 핍박해 ‘피의 메리(Bloody Mary)’라는 별명을 얻은 메리 1세의 체제와 당장 결별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메리 1세를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사람들을 빼고는유능한 신하들을 그대로 유임시켜 백성들의 불안을 잠재웠다. ‘자신의 이미지를 스스로 창조하지 않으면 남들이 대신 만들어준다’ 당시 영국 국민들은 자신들의 왕이 또 다시 여자인 것에 경악을금치 못했다.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엘리자베스 1세는 성모 마리아를연상케 하는 ‘처녀여왕(Virgin Queen)’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종교개혁 이후 성모 마리아는 예배의 중요 대상에서 빠졌고,여전히 구교 예배절차에 익숙하던 백성들의 마음 속에는 커다란 공백이 있다는 점을 포착한 것이다. ‘규칙을 변경하거나 철폐할 때를 알아라’ 엘리자베스 1세는 해적선장 프랜시스 드레이크와 함께 계속되는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위협에맞서 영국이 갖고 있는 조건을 최대한 활용,레버리지 원리를 이용한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했다.즉 전면전을 피하고 사략질로 적의 공급로를 무력화시킨 것이다.이것은 당시의 정세를 명철하게 판단한 독창적인 발상으로 평가된다. 엘리자베스 1세는 무엇보다 원칙을 중시하고 중용을 꾀했던 계몽군주였다.동시에 때로는 거짓약속 등 술수에도 능했던 마키아벨리형 군주이기도 했다.어쨌든 여성이 공직에 오르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국왕이 돼 쓰러져가는 나라를 대제국으로 일으켜 세운 점은 영원히 기억될 만하다.특히 광속의 변화 속에서 나날의 위기를 경영해야하는 현대의 리더들에게 엘리자베스 1세가 던지는 교훈은 각별한 데가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아셈 정상들] (1)할로넨 핀란드대통령

    제3차 서울아셈(ASEM)회의에 참석하는 유럽·아시아 정상은 모두 26명.유일한 여성 정상인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국빈 방문하는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아셈 회의 행보에서 특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주요 7개국 정상들의 면모를 알아본다.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56)은 당당하게 ‘파격(破格)’의 길을 걸어온 정치인이다. 그녀는 국가의 지도자,특히 여성 지도자에게 으레 강조되는 전통적인 ‘모범’틀을 과감히 깼다.동성연애자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미혼모.대통령이 된 뒤 연하의 의원비서 출신 동거남 펜티 아라야르비(51)와 결혼했다.핀란드 사회 풍토에선 그다지 지탄받는 일은 아니지만 지도층에 흔한 일은 아니다.보수주의자들의 곱지않은 시선은 당연한 일. 그러나 정통 사회주의자 할로넨은 공직을 두루 거치면서 익힌 현실주의적 감각으로 정치·행정 ‘능력’을 인정받았다.지난 3월 북구선진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오른 그녀가 아셈 참가 26개국 정상 가운데 유난히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것.단지 그녀가 유일한‘여자’정상이어서가 아니다. 특히 지난 달 5일 샘 누조마 나미비아 대통령과 함께 의사봉을 잡아성공적으로 치러낸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담은 그녀의 능력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그녀의 정책 기조는 급진좌파 이념 소유자답게 ‘복지국가 유지’와'인권 및 소수집단 권리옹호’.80년대 동성연애자협회 회장을 맡은것도 그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60년대엔 교인들에 대한 과세정책과 여성 사제에 대한 입장에 항의,전국민의 85%가 믿는 복음주의 루터교를 탈퇴했다.사회적인 편견과 정치 득실을 고려하지 않는 뚝심이다. 짧은 머리에 다소 큰 체격인 할로넨대통령은 호탕한 웃음과 시원시원한 제스처로 상대방에게 친근함과 진지함을 준다.연극,수영,원예등의 취미를 갖고 있고 영어 불어 독어 스웨덴어 등 4개 외국어에 능통하다.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할로넨 대통령이 남편과 동행할지는 아직 통보되지 않았다.다른 퍼스트레이디 프로그램에 남편을 포함시킬지,아니면 독자적인 일정을 마련할지 아셈기획단이 목하 고민중이다. ■ 프로필▲1943년 헬싱키생/헬싱키 대학 법과대학원 졸업▲69∼70년사회주의학생연맹 사무총장▲70∼95년핀란드 노조 중앙본부 변호사▲77년헬싱키 시의원▲79년국회의원▲90∼91년법무장관▲95∼2000년 3월외무장관▲2000년 3월제11대 대통령김수정기자 crystal@
  • 여성 북한연구가 4명이 쓴 ‘북한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상대를 깊이 이해하기 위한 지름길은 ‘같음’과 ‘다름’을 알고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북한여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당대 펴냄)는 ‘북한 이해하기’를 내세우며 지금까지 선보여온 관련서들과는시각이 사뭇 다르다.연구논문처럼 딱딱하지 않은데다,북한의 알려지지 않은 실상을 단순나열하는 방식도 아니다.“북에는 북한사람들이산다”가 아니라 “그곳에도 ‘사람’들이 산다”는 쪽에 책은 착점했다.우리와 하나 다를 게 없는 상식을 가진 북한사회 구성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그중에서도 여성들의 일상에 주목했다. 북한여성들에 대한 인식전환을 요구하는 책은 탈북여성들의 증언이아닌,북한내 대중매체들에 투영된 여성상을 그 구체적 근거로 들이민다. 예컨대,북한여성들의 노동현황은 ‘로동신문’의 근년 보도들을 통해설명되고 있다. 구세대 여성들과 새세대(1950년대 중·후반 이후 태어나 절대궁핍에서 벗어난 세대)여성들의 직업관에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여성직업에 대해 당국이 강조하는 정책은 어떤지 대체적인 윤곽이 잡힌다.인문학교 교사가 압도적으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나 의사,연구직 종사자에 대한 기사빈도가 높다는 것은 ‘전 사회의 인텔리화’를 중시하는 북한 여성정책의 단면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제2장 ‘‘조선녀성’과 북한의 슈퍼우먼’은 가장 흥미있게 읽힐 대목이다.전업주부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어머니,아내,며느리로서 겪는갈등과 고민들을 이해할 수 있다.‘조선녀성’에 실명으로 실린 주부들의 사생활 이야기는 남북여성들의 현실적 괴리감을 단박에 좁혀준다. 북한이라고 고부갈등이 없을 리 만무했다.공장에 다니는 며느리를 집안에 눌러앉히려던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동료들에게 설득돼 결국 며느리의 사회생활을 후원하게 되는 일화 등에서는 남과 북의 생활속고민이 여전히 닮은꼴임을 귀띔해준다.하지만 ‘차이’를 인정하게하는 부분도 있다.고부간 문제를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남한과는달리 북한에서는 여맹이나 직장조직이 나서 함께 해결하려 노력한다는 점 등이 그렇다. ‘북한여성 이해하기’를 위해 책은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했다.제3장‘새세대 소설로의 여행’에서는 문학작품 속의 여성상을 빌려 북한이 맞닥뜨리고 있는 여성문제를 엿보는가 하면,제4장 ‘동화와 교과서 속의 여성상’에서는 북한이 정책적으로 제시하는 성공적 여성모델을 미루어 짚어보기도 한다.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상근연구원인 김귀옥씨와 김선임·이경하·황은주씨 등 4명의 여성 북한연구가들이 함께 썼다.북한 여성지도자들의 인물록이 부록으로 딸렸다.304쪽.1만원. 황수정기자 sjh@
  • “여성지도자와 사이버대화 나누세요”

    한국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춘호)은 28일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의 후원 아래 ‘21세기를 빛낼 여성’으로 선정된 국내 여성 지도자들과 내달 6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고밝혔다. 행사에 참가하는 여성 지도자는 ▲서울 종암경찰서 김강자 서장(6일) ▲민주당 추미애 의원(13일) ▲방송작가 송지나씨(21일) ▲여성특별위원회 백광자 위원장(27일) 등 4명이다.이들은 다음달 6일부터 매주 한차례씩 밤 10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인터넷 포털사이트 ‘DAUM(다음)’ 대화방을 통해 네티즌 3,000여명 중 엄선된 5명의 네티즌과관심 분야에 대해 질의·응답을 하게 된다. 질문자들은 4개씩 모두 20개의 질문을 하게 되며 접속방법은 ‘DAUM’ 대화방에서 UIN메신저로 들어가 ID를 입력하면 된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여협, 올해의 여성상에 김강자 서장 선정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여협·회장 殷芳姬)는 21일 제16회 올해의 여성상 수상자로 미성년자 매매춘 근절에 앞장서 온 김강자(金康子) 서울 종암경찰서장을 선정했다.또 제 36회 용신봉사상 수상자로 홀트국제아동복지회를 설립한 고(故)버서 홀트여사를,제2회 김활란 여성지도자상 수상자로 박영숙(朴英淑) ‘사랑의 친구들’ 총재를 각각 결정했다.그밖에도 사회 각 분야의 여성 진출 1호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2000 여성1호 기념패’ 수상자로는 강은옥 철도청 기관사,김정옥 서울지검 특수부 수사사무관,남미영 공사 대대장 생도,박현숙자산관리공사 대변인,이영환 인천광역시의회 의장,정나리 연세대학교총학생회장을 선정했다. 여협은 오는 10월6일 오전 10시 서울 이화여고 류관순기념관에서 열리는 제37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이들을 시상한다.올해 여성대회의 주제는 ‘건강한 가족,희망이 있는 사회’로 강지원 검사,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수석연구위원이 특강을 할 계획이다. 허윤주기자 rara@
  • 세계 여성지도자 활동 ‘눈에 띄네’

    세계 각국의 여성지도자들이 이번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우먼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수적으로도 많을 뿐 아니라 실제 활동에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세계 여성지도자들은 정상회의 하루전인 지난 5일 유엔본부에 모여여성지위,성차별 등의 문제들과 관련해 지난 100년의 진전을 평가하고 앞으로 다룰 과제를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 라트비아 대통령,메들린 올브라이트미국 국무장관,킴 캠벨 세계여성지도자회의(CWWL) 의장 등 여성 국가원수,정부수반,장관,국제기구 수반 등 수십명에 달했다. 비케-프레이베르가 대통령은 “우리가 세계 여성지도자 회의를 열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빅토리아 여왕 혼자 고군부투했던 1900년 이후 이뤄진 진전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세계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다”고 말했다. 현재 189개 유엔 회원국에서 지난 100년동안 국가원수나 정부수반을 지낸 여성은 모두29명에 불과하다고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이날 회의는 세계 여성지도자회의(CWWL)의 후원으로 이뤄졌다.전 캐나다 총리였던 캠벨 CWWL 의장은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온다면 전세계에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이날 세계평화유지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여성교육 확대,여성에 대한 폭력 추방 등을 집중 논의했다.매리 로빈슨 아일랜드총리는 여성차별 금지를 법제화하는 의정서에 서명을 거부한 호주측에 재고를 촉구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민주 최고위원 경선…중진‘엎치락 뒤치락’

    민주당 8·30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최고위원 경선 후보들의 우열이 드러나고 있다.절반을 넘긴 합동연설회가 변수가 되고 있다.일부 소장파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중진들과 긴장관계가 조성되고 있다. [선두다툼과 연대논쟁] 한화갑(韓和甲)후보와 이인제(李仁濟)후보가대의원 지지율 60%대에서 불을 뿜는 1위 경쟁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다.당초 한후보의 낙승이 기대됐으나 이후보의 추격세가 맹렬하다. 한후보측은 아직도 이후보를 안정적으로 앞서고 있다고 주장한다.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1위를 빼앗긴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후보측에서는 한후보와 오차범위내에서 추격전을 펼치고 있으며역전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양진영의 신경전도 치열하다.한후보측은 “당 핵심인사(權魯甲상임고문)의 이후보지원이 지나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이후보측에서는 “영남지역에서 김중권(金重權)·김기재(金杞載)후보와 한화갑 3자연대는 불행한 사태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비난했다. [중상위권 다툼과 연설효과] 김중권 김근태(金槿泰) 박상천(朴相千)후보의 3자 구도에 40대 기수론을 주창하고 있는 정동영(鄭東泳)후보가 가세,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당안팎에서는 이들이 30∼40%대의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김중권 후보는 설득력있는 연설로 대의원들의 호감을 얻고 있다.영남권을 대표하는 후보라는 점도 강점이어서 상대후보의 견제를 받고있다. 정동영후보는 합동연설회의 덕을 가장 많이 본 후보로 꼽힌다.지지율이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정후보측은 선거혁명을 기대하고 있다.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3위에 올랐다. 김근태후보는 후보연설회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솔직하고,연설 내용이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개혁성향의 원내외 위원장 등 조직력이 발판이 되고 있다. [7위 혼전] 당선권 마지막 턱걸이 한자리를 놓고 혼전양상을 보이고있는 느낌이다.김민석(金民錫)·추미애(秋美愛)후보와 김기재 정대철(鄭大哲)이협(李協)후보가 대의원 지지율이 15∼25%대에서 경쟁하고있는 것으로 관측된다.경쟁이 치열해 우세를 점치기가 어렵다.‘소장파 강세’에 역점을 두는 측에서는 김민석·추미애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보고 있다.그러나 영남권후보인 김기재후보의 선전을 꼽는인사들도 많다. 당 중진들은 그러나 “정대철후보를 눈여겨 보라”고 주문한다.합동연설회에서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가장 인상에 남는 연설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협후보도 마찬가지다.이밖에 조순형(趙舜衡)김태식(金台植)안동선(安東善)김희선(金希宣)후보 도 7위 안착을 나름대로자신하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민주 경선 충청 합동연설회. 23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충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상위권후보들은 ‘강한 여당’과 ‘정권재창출’을 거듭 강조한 반면,중하위권 후보들은 ‘경륜’‘동지’ 등을 내세운 구애 전략을 펼쳤다.특히 일부 후보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자민련과 결별하는 계기로 삼자고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김중권(金重權)한화갑(韓和甲)후보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대화록과 인연을 소개하며 자신이 진정한 ‘대통령의 적자(嫡子)’임을강조했다. 이인제(李仁濟)후보는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일대일로 붙으면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온다”면서 “충청도에서도 탁월한 지도자가 나오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충청도 대통령론’을 역설했다. 정대철(鄭大哲) 후보는 “DJP연합에 너무 의존해 당이 정체성을 잃었다”며 “JP와의 작별 의식을 예비하는 전당대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의원들의 표심(票心)을 잡기 위한 눈물겨운 호소도 이어졌다.“대권을 겨냥한 사람들은 대선후보전에 나가지 왜 여기 나와서 중도 약세 후보들을 울리느냐”(李協 후보),“전북출신 세 후보 가운데 가장고생 많이 하고 빨리 죽을 맏아들인 내가 먼저 당선되는 게 도리”(金台植 후보),“개혁파니 여성파니 하며 별 사람이 다 나오는데 여당은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安東善 후보),“나처럼 항상 지도부에 직언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趙舜衡 후보)는 등 다양했다. 추미애(秋美愛) 후보는 “한나라당 부총재 경선에서 2등을 한 박근혜(朴槿惠)의원은 엄밀히 말해 1.5선”이라고 전제,여성의원 가운데여야 통틀어 재선의원은 자신뿐이라며 민주당의 대표적 여성 기수로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청주 주현진기자 jhj@. *민주 정당사상 첫 전자투표. 민주당 8·30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정당 사상 처음 도입되는전자투표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민주당은 23일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여의도 당사에서 공개시연회를 열었다. 이에 따르면 전국 대의원 9,484명은 신원 확인절차를 거쳐 전자투표권을 지급받는다.이어 대의원들은 기표소에 들어가 전자투표 단말기에서 자기가 선택한 후보 4명의 사진에 터치버튼 형식으로 투표를 하게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전자투표권을 단말기에 넣는다→후보자15명의 이름과 사진이 나타난다→후보 4명을 선택하고 이를 확인한다→전자투표권 회수 및 투표 완료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자연히 기존의 수기형 투표방식보다 투표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투표와 동시에 개표가 진행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투표 종료 즉시개표결과가 집계됨으로써 투·개표시간의 대폭 단축과 함께 선거비용및 선거 관리인력의 감축 효과도 기대된다. 또 종전처럼 투표를 위한 대기행렬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대의원들의투표참여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개표화면은 최고위원 당선자,순위별 득표현황,막대그래프를 이용한 후보자별 득표현황 등 3가지로 구성된다. 이처럼 전자투표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투·개표현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선거문화의 커다란 전기가 될 전망이다. 디지털 선거문화는 궁극적으로 전자국민투표와 연결된다. 한종태기자 jthan@
  • 美민주 3人의 관계·속셈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7일 조셉 리버만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함으로써 빌 클린턴 대통령을 포함한 세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리버만은 클린턴대통령과 예일대 법대 대학원 동창 관계이나 클린턴의 스캔들 당시 민주당 내에서 그를 호되게 비판했던 전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그런데 고어는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함으로써 성추문으로 도덕성에 금이가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클린턴과 차별성을 추구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분석돼 한솥밥 식구끼리 정치를 둘러싼 묘한 역학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드러내놓고 지적하진 않았지만 친구의 우정이나 공동노선을 추구하던 파트너가 서로에 해가 될 경우 선을 긋고 돌아서는 냉정함마저 느끼게 하는 상황인 것이다. 리버만의원보다 4살이 어린 클린턴대통령은 예일대 법과대학원 선배인 리버만의원이 1988년 상원의원에 출마할 당시 아칸소주 주지사로서 그의 선거과정에 적극 도움을 주는 등 동창으로서의 우정이 남달랐다.또한 92년 클린턴이 아칸소주에서 대선에 출마했을 때에는 상원의원이 돼있던 리버만이 가장먼저 클린턴의 출마를 지지,워싱턴 기반이 약했던 그를 대선반열에 올려놓는데 기여했다. 상원의원이 된 뒤 리버만은 정통 유대교인으로서 여느 민주당의원들과는 달리 당노선에 배치되더라도 자기 소신에 따른 발언과 표결을 서슴지 않는 의회내 ‘양심세력’으로 커왔다.그는 1998년 클린턴대통령의 섹스 추문에 대해 민주당 의원으로선 처음으로 맹비난했다. 대선 주인공이 된 고어로서는 클린턴의 부도덕한 이미지를 자신과 단절시키고 유세과정에서 예상되는 비판공격을 막아줄 리버만의 도덕성이 전적으로필요했다는 분석이다.특히 최근 들어 공화당이 전당대회 이후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기반으로 여겨왔던 자유주의 성향의 무소속과 여성 유권자 마저 이탈,부시와의 여론지지율 차이가 무려 17%에 이르렀다. 고어부통령은 평소 소신있는 원내활동을 하면서도 민주당 주류 당론에 크게배치되지 않는 행동을 해온 리버만의원에 대해 좋은 평점을 내리고 있었던것으로 알려졌다.이런 평소의 생각이유대인이라는 ‘한계’를 넘어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정하도록 만든 것이다. 러닝메이트로 선정되자 클린턴은 일단 “뛰어난(extraordinary) 선택”이라고 칭찬하고 나섰다.고어가 리버만을 택한 배경을 뻔히 아는 클리턴대통령으로서는 심기가 편치 않을 것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리버만 당시 상원서 비판 “클린턴 스캔들 부끄러운일”. 민주당 부통령후보로 내정된 조지프 리버만 상원의원은 빌 클린턴 대통령의섹스 스캔들이 한창이던 1998년 9월 상원에서 공개적으로 같은 민주당인 클린턴대통령을 비판,관심을 모았던 인물.그는 이 연설에서 스캔들을 ‘부도덕’하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다음은 당시 연설 주요내용. 미국 대통령이 자기가 고용한 젊은 여인과 혼외관계를 갖고 자신의 행동에대해 고의적으로 국민들을 속인 데 실망했다.르윈스키와의 혼외정사가 ‘가족 문제’라는 대통령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대통령의 사생활은 공적인 생활이며,대통령의 부끄러운 행동은 본인과 가족뿐 아니라 우리 미국인 모두에게도부끄러운 일이다. 내가 10살된 딸아이와 더 이상 텔레비전 뉴스를 함께 볼 수 없게 되었다는것은 나뿐 아니라 이나라 모든 부모들이 처한 슬프고도 지저분한 현실이다. 대통령의 의무는 바로 우리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대통령이 인정한 탈선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 무시할 수 없다.만약 이를 그냥 넘어간다면 이는그런 일이 국가 지도자로서 용납돌 수 있는 행위라는 인상을 우리 아이들이나 자손들에게 남기는 것이 된다. 김수정기자
  • 고어, 부통령후보 리버만 지명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조지 W 부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민주당은 14일부터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를 기회로 극적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6일 CNN과 USA투데이,갤럽이 공동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부시에 17%포인트나뒤져 격차가 벌어진 앨 고어 부통령은 부시와의 지지율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추세를 바꾸지 못하면 11월 대선까지 그대로 밀려버릴 것이란 위기감을느끼고 있다. 그런 민주당에 LA전당대회야말로 현 판세를 바꿀 절호의 기회다. 존 F 케네디가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열세를 딛고 공화당의 강적 리처드 닉슨을 물리쳐 민주당 정권을 창출해낸 1960년 LA전당대회 때의 상황이 재연되기를 기대 하는 것이다. 당시 서부지역 LA에서 ‘뉴프론티어’를 캐치프레이스로 내건 케네디는 무려 9명이 경합한 LA전당대회 1차투표에서 차점자인 린든 B 존슨을 두배 이상의 표차로 이겨 대선 후보에 올랐다.이 여세로 그는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의8년 아성을 깨고 민주당 정권 창출에 성공했다. 특히 1952년 선거 이후 80년 레이건 대통령 때를 제외하고는 노동절(올해는9월4일)을 전후한 여론조사에서 승리한 사람이 대권을 잡았기에 민주당은 8월 중순의 LA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여론을 반전시키고 이를 승세로 굳히겠다는 계산이다. 부통령 러닝메이트 선정을 여론 집중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인 고어 진영은 워런 크리스토퍼 전 국무장관 등과 고심끝에 7일새벽(현지시간)조셉 리버만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최종결정하고 8일중 그에게 전화,동참을 제의할 방침이다. 에반 바이 인디애너주 상원의원등 4명을 놓고 고심했던 고어진영은 성스캔들을 일으킨 같은 당의 클린턴을 몰아부치던 도덕성과 함께 활발한 자유성향의 의정활동으로 무소속 성향의 표를 가진 리버만을 선정했다. 이와 함께 선거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강력한 지도자’라는 부시의 이미지가 잘못된 것임을 강조하는 한편 ▲클린턴과의 차별성 부각 ▲인간적 이미지 구축 ▲민주당 전통 주제 활용 등 부시와의 대결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전략도 마련했다. 전통적 민주당 표인 여성과 독립성향표까지 잠식당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지지율을 부시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패배라는 위기의식 아래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고어에 쏠리는 시선을 최대한활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여성 선언] 여성의 힘과 종교

    평일 날 집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기독교를 전도하는 사람들의 방문을 받아 보았을 것이다.방문하며 전도하는 사람들은 거의 여성들이다.그러한 방문을 통해서 전도되는 사람들의 수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정말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년간의 경험에 따르면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고 “됐어요”라는 답변만으로 돌려보내야지,만일 문이라도 열고 예의상 정중한 거절이라도 할라치면 결코 물러서지 않고 설득하려 든다.모든 논쟁에 대한 대비와 인내심 있는 설득을 할 각오로 철저하게 무장하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나름대로 자신이 믿고 있는 진리를 전하고 싶은 소명감으로 그러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리라고 이해를 해보면서도 진리를 전한다는 그 방법이나 태도에 호감보다는 혐오감을 느끼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사회의 종교현상을 보면 호감과 혐오감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꽃동네마을,소쩍새 마을,나자로마을,무소유를 지향하는 공동체마을 등 널리 알려진 곳 뿐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의 구석진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 헌금과 자원봉사 활동 등으로 그들이 믿는 말씀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과감탄을 금할 수 없다.자기 가족이나 친척도 아닌 남들에게 어떻게 저렇게 할수 있을까라는 감탄은 종교의 힘에 호감과 존경을 갖게 하고 그러한 가르침에 따르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한다. 반면 이 종교만 믿으면 복을 받고 하는 일이 다 잘된다는 이상한 주장을 하면서 다른 종교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독선종교,나와 내가족이 잘되기만을 비는 새벽기도나 백일기도를 신앙의 실천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종교지도자들의권력다툼과 지위세습을 신앙의 이름으로 미화하고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런 현상들을 보면 그 종교에 따르고 싶기는 커녕 혐오감만 든다. 나는 비종교인이지만 현실의 여러 종교현상들에 관심이 많은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내세에 대한 교리는 서로 다를지라도 “현세를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라는 가르침에 있어서는 모든 종교의 가르침이 동일한 정신 위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의 사랑이나 불교의 자비는 모두 자기를 벗어나 이웃에게로, 혹은 중생에게로 그 실천의 범위를 확대하라는 가르침이다. 1998년의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한국인의 80%는 여러 종교의 교리는 얼핏 생각하면 서로 틀리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은 같거나 비슷한 진리라고말한다” 더욱이 “78.1%의 한국인은 종교단체들이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포교활동보다는 가난한 이웃을 돕는 데 그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포교활동이 더 중요하다는 사람은 9.9%이다”라고 보고한다.그렇다면 종교적 실천은 이러한 한국인들의 의식구조를 세속에서 현실화시켜주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만 사람들을 감화시킬 것이다. 교회나 절에 가보면,아마도 전통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있었던 한국의 여성들이 종교를 통해 위안과 평안을 얻었던 탓인지는 몰라도 신도들의 대부분이여성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결국 현재 한국의 종교는 여성신도들의 신앙행태에 따라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다.여성들의 종교적 실천이 가정 안에서부터기복신앙보다는 이웃사랑의 행태로 나타날 때,그 자녀들은 바람직한 종교인이자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고 다른 가족의 존경을 받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신앙의 힘으로 결식아동을 위해 도시락 하나 더 싸주는 실천은,그 자녀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비종교인도 움직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행동은,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이 핑계 저 핑계로 실천하지 못하고 겨우 사회단체에 소액의 기부금을 보내는 것에 그치고 마는 우리 자신들을 부끄럽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옥 장안대 교수·철학
  • 이희호여사, 한·중·일 여대생 청와대 초청

    대통령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는 20일 낮 ‘한·중·일 차세대 여성지도자워크숍’에 참석한 여대생과 지도교수 12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하며 “한·중·일 세 나라의 여대생들이 이번 워크숍을 통해 우정을 쌓게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격려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태권도 축제 코리아오픈 최고령 출전 美 젤러

    “태권도가 정신적,육체적으로 죽어가던 나를 되살려 냈습니다” 육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20대 못지않은 열정을 태권도를 통해 뿜어내고있는 벽안의 여성이 화제다. 충청대 주최로 열리고 있는 세계태권도 문화축제 코리아 오픈대회 겨루기부문 최고령 출전자 메리 루이스 젤러(56·여·미국 유타 거주)사범. 12년전 어린 아들이 건물에서 추락,만신창이가 되는 광경을 목격한 뒤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한때 정신요양원에 수용되기도 했던 메리 루이스는 치료의한 방법으로 친구가 권한 태권도를 시작했다. 미국과 러시아 지역 태권도 전도사인 스승 윌리엄 김의 혹독한 지도를 통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난 그녀는 이후 크고 작은 미국내 대회와 국제대회에서 모두 40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일흔을 넘긴 남편의 위암진단 등 잇따른 어려움을 태권도 수련을 통해 터득한 특유의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지난 96년 공인 4단 심사에 합격한 뒤 초급지도자 연수과정에 도전,사범자격을 따냈다. 이어 자신이 살고있는 도시에 도장을 열고 수많은 국제대회 우승선수들을배출해 냈고 최근에는 그녀가 체험한 태권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저서 출간을 준비중이다. 그녀는 “장애인이 된 나의 아들에게 입버릇처럼 ‘신체의 한계는 노력을 통해 극복될 수 있으며,나에게 그 노력은 태권도였다’는 말을 한다”며 “종주국인 한국에서 진정한 태권도 정신을 배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 16개 시민단체 ‘안전연대’ 출범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여성단체협의회,씨랜드 천사의 손 어린이 안전재단 등 16개 시민단체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범시민운동조직인 ‘안전연대’ 창립대회를 가졌다. 안전연대 허억(許億·안실련)간사는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시민단체들이 힘을 합쳐 안전사고 예방활동을 펼쳐나가자”고 호소했다. 안전연대는 이날 안실련 송자(宋梓)대표,한국노총 이남순(李南淳)위원장,여성단체협의회 은방희(殷芳姬)회장 등 3명을 상임대표로 추대했다. 안전연대는 안전사고 예방법에 대한 홍보·계몽·교육을 담당할 ‘시민안전지도자’ 1만명을 양성하고 ▲교통법규 위반차량 감시 ▲식당·호프집 비상구 찾기 ▲운전중 하루 10번씩 양보하기 ▲차량 정지선 지키기 ▲주변사고취약지점 제보 ▲생활안전 가족회의 개최 등 안전의식 생활화 운동을 펼칠계획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재미언론인 文明子씨, 金正日국방위원장 단독 인터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끝난지 보름쯤 지난 6월 30일 재미언론인 문명자씨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 이후 세계 최초로 단독인터뷰를 가졌다.장장 6시간 동안 북한 원산초대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 내외로부터 받은 느낌을 비롯해 남북공동선언에관한 평가,미일 관계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시종일관 거침없고 당당한 태도로입장을 피력했다. 이번 인터뷰는 정상회담 당시 TV에서 드러났던 김 위원장의 모습을 좀더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어 그의 품성과 지도자적 자질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문씨는 인터뷰후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신준영 대한매일 기자를 만나 회견기사와 관련사진을 본지에 보내왔다. [편집자 주] 2000년 6월30일 오전 9시50분 원산초대소.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현관 앞까지 나와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역사적인 순간이었다.김 위원장과의 ‘세계최초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지난 몇 년간 필자는 계속해서 북측에 김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요청했다.답변은항상 “때가 되면”이었다.지난 5월27일 필자는 남북정상회담 취재를위해 방북했다.외신중 정상회담 취재를 허가받은 기자는 필자뿐이었다.정상회담이 끝난 후 필자는 회담 이후 북의 표정을 취재하기 위해 계속 평양에머물고 있었다.이번에야말로 역사적인 인터뷰가 성사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적지 않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김정일 국방위원장 자신의 결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문제였기 때문이다.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인터뷰가 성사됐음을 통보받았을 때 필자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직감할 수 있었다. 원산초대소는 풍광좋은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었다.전날인 6월29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정주영 회장을 접견한 장소이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원산 인근의 해군기지 현지 지도차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평양에서 원산비행장까지 30분,비행장에서 초대소까지 자동차로 20분이 걸렸다. 김 위원장은 특유의 점퍼옷 차림이었다.그는 활짝 웃으며 활달하게 손을 내밀었다.함께 면담실로 들어갔다.CNN이 나오고 있었는데 자리에 앉은후 김위원장은 텔레비전을 껐다.인터뷰에는 김용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위원장이 배석했다. 김용순 위원장과 내 자리에는 ‘성천담배’와 재떨이가 놓여있었는데 김 국방위원장 앞에는 물컵만 놓여 있었다.김 국방위원장은 담배를 끊었다고 했다.그가 말했다. “이 성천담배는 지난 72년 북남회담때 김영주 조직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낸 담배입니다.박 대통령이 즐겨 피웠다고 들었습니다”■외신중 유일하게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취재를 허가해주시고 이처럼 단독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가 외신기자들은 모두 사절해도 문 선생은 부르라고 했습니다.우리 민족으로서 화해와 통일을 위해 정력적인 기자활동을 하고 계신데 마땅히 초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감사합니다.귀한 시간 내주셨는데 전 세계가 궁금해 하는 문제들에 대해한 가지씩 질문드리도록 하겠습니다.우선 6월 정상회담에 대해서입니다.말그대로 전 민족적 열광 속에서 진행되었는데 그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우리 민족의 힘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는데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이것은 우리 인민들의 간절한 염원이고,나 자신으로선 수령님의 유훈을 계승한다는 의의가 있습니다.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하루빨리 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할 때가 되었습니다”■지난 6월13일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비행장에 도착했을 때 비행장까지 나가서 맞이하셨는데 이는 외교의전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조치였습니다.어떻게 해서 그런 결심을 하셨습니까. “내 스스로 결심했습니다.그동안 통일후에도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발언이나 통일운동가 구속, 비전향 장기수를 돌려보내지 않는 일 등이 보도되어 사실 김 대통령에 대한 우리 인민들의 인상이 좋지 않았습니다.김 대통령께서 통일을 위해 어려운 결심을 해서 평양까지 오시는데 분위기가 그래서는 안되겠기에 예정에 없이 공항에 나갔습니다”■김 대통령에 대한 인상은? “이번 수뇌급 회담에서 합의된 5대 공동선언은 민족의 통일대헌장이라 할정도의 의의를 가집니다.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실천돼야 합니다.나는 김 대통령께서 이를 차근차근 실천해나가려는 의지와 성의를 가진 분이라고 믿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람의 5대 복 중 하나가 처복이라는데 김 대통령은 처복이있는 분이다”라면서 이희호 여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체구도 크지않은 분이 여성계 지도자로서, 또 남편의 석방을 위해 그처럼 강인하게 투쟁했다는 데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6월14일 만찬석상에서 김 위원장께서 이희호 여사를 김 대통령 옆으로 부르셨지요? “그 날은 한국측 초청만찬이었기 때문에 자리배치를 남측에서 했습니다.제가 가보니 남자 여자를 갈라서 앉혔는데 이희호 여사도 여자들과 함께 멀리앉아 있었습니다.그래서 내가 말했지요.‘이거 통일을 하자는 뜻입니까? 안하자는 뜻입니까.가족을 갈라 이산가족을 만들어놓아서야 되겠습니까?’”김 위원장은 다시 물었다. “김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이신데 이희호 여사는 가톨릭입니까? 기독교 신자입니까?” 남편을 따라 개종을했는가라는 의미인 듯했다.나는 “이 여사는 기독교 신자”라고 답했다. ■그동안 역사를 보면 남북관계가 전향적으로 풀렸다가도 다시 대결구도로돌아간 일이 여러차례 있었습니다.현재도 일각에서는 그런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김 위원장님께서는 6·15공동선언의 실현 전망을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이번 5대 공동선언은 반드시 실천되어야 합니다.최근 비전향 장기수 송환시기가 당초 합의보다 늦어지는 등 다소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데 앞으로는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우리는 5대 공동선언의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남쪽에서는 김 위원장님의 서울방문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언제쯤으로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5대 공동선언의 실천 과정을 보면서 결정할 것입니다”■정상회담 직전에 중국을 방문하셨는데 중국식 개방에 대한 견해는? “경제성장에서 긍정적이었습니다.인민들을 잘 살게 해야 할 것입니다”■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는 데 반해 조·미관계는 주춤한 느낌입니다.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미국에서 페리가 특사로 왔으니까 우리가 볼을 던질 차례가 되었습니다. 곧 고위급에서 대표를 파견할 것입니다”■현재까지 서방에서 대미특사로 거론해온 급보다 더 고위급 인사를 보내신다는 의미입니까? “그렇습니다”■김대중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즉각적인 철수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을 설명해서 김 국방위원장께서 완전한 동의는아니나 일부 납득했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미군더러 나가라고 했지만 그들이 당장 나가겠습니까.우선 미국스스로가 생각을 달리해야 합니다.그들은 분단에 책임이 있는 만큼 통일에도책임이 있습니다. 지난날 닉슨도 카터도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는데,주한미군 문제는 우선 그들 스스로가 우리 민족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돕는 방향에서 알아서 결정해야 합니다”■제10차 조·일 국교정상화 회담이 지난 5월로 예정됐다가 취소된 후 아직다음 회담 날짜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조·일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실 예정입니까? “일본을 흔히‘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는데 우리는 일본과 ‘가깝고도가까운 나라’가 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이웃이 마치 지구 양극에 사는 것처럼 지내는 것보다 가까운 친구로 지내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우리는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원하지만 그것은 일본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우선 납치니 뭐니 하는 얘기를 치우고 과거청산 등 근본문제를 풀기 위해성의와 진실을 가지고 노력해야 합니다” 12시.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차림표에는 더운 음식에 ‘야자제비둥지상어날개탕’‘소고기 철판구이’‘감자만두 튀기’‘김치무우장’‘잣죽’,찬음식에 ‘게사니 향료 찜튀기’‘꽃게 살라드’‘록두묵’ 등이 적혀 있었다.‘야자제비둥지상어날개탕’은 반 자른 야자에 담긴 수프였는데 김대중 대통령 초청만찬 때도 대접했던 음식이라고 했다. ■94년 대홍수 이후 경제문제가 심각했는데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지난 5년간 어려운 시기 속에서 2,000만의 운명에 대해 참으로 고민 많이했습니다. 그때 우리에게 식량을 보내준 한국,미국,일본 등세계 여러 나라사람들의 인도주의에 깊이 감사합니다”■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무엇입니까? “인민이 지지하지 않는 지도자는 있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수령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인민들 위에 군림해서는 안됩니다.그들과 함께 일해야 합니다.인민과 지도자의 단결을 방해하는 것이 관료주의인데 우리는 그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식사중에 전날 만난 정주영 회장의 건강을 걱정하기도 했다.그간 정회장이 해낸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번에 현대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금강산특구 등 원하는 것을 파격적으로 허용해 주었다”고 했다.남북경제협력의 미래를 확신하는 듯 “통일되면 우리나라는 잘 살게 될 것”이라고역설했다. 인터뷰 내내 ‘김대중 한국 대통령’‘한국’‘한국 국민’이란 용어를 일관되게 쓰는 것도 인상적이었다.단,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여전했다.김 위원장은 “‘김영삼씨만 빼고 전직 대통령들 누구든 초청하겠다’고 김 대통령께 말했다”고 밝혔다.마지막으로 한 가지 물었다. ■정상회담 후 남에서 ‘김정일 쇼크’‘김정일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다는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그동안 왜곡보도가 많아 인상이 매우 나빴는데 본인이 화면에 나타나니까뿔 달린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나 봅니다” 오전 9시5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장장 6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의 눈으로 본 ‘지도자 김정일’은 강하면서도 소탈한 인물이었다.특히 그의 자세와 손짓은 지난 92년과 94년 필자가 두 차례에 걸쳐 인터뷰했던 고김일성 주석을 연상시켰다. 국내외적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답변하는 것은 물론,식사중에는 가톨릭과기독교,고혈압과 유황온천,피자와 녹두빈대떡 등등 다종다양한 화제를 이끌어 갔다. 원산비행장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필자는 생각했다.전 세계가 지금 ‘김정일 쇼크’에 빠져 있다.그런데 과연 누가 변한 것인가.그가 이번에 새로운모습으로 변화한 것일까.그는 원래 그런 모습이었는데 그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변함으로 인해 그가 다르게 보이는 것은 아닌가.분명한 것은 북의 지도자김정일을 제대로 읽기 위한 연구가 새롭게 시작돼야 한다는 점이다. *문명자는 누구. 문명자(文明子)씨는 올해 71세로 재미 원로언론인으로 미국 ‘US아시안 뉴스서비스’의 주필이며,아직도 미 백악관을 출입하고 있는 현역이다. 61년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시작으로 국내 여러 언론사의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문씨는 73년 11월 당시 보도 금지사항인 ‘김대중 납치사건’을 보도한 직후 미국에 망명했다.90년 이후 10여차례 방북 취재했고 두 차례에 걸쳐 김일성 주석과 회견했다.그녀는 서방기자중 ‘최고의 북한 소식통’으로불릴 정도로 북한 지도층과 북한 사회에 이해가 깊다.
  • 러, 체첸 전역 야간 통금령

    체첸 반군의 연쇄적인 자살 폭탄테러로 러시아군 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 연방군은 4일 체첸 전역에 야간 통행금지를 선포하는 한편 통제지역에 접근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무조건 발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군은 이와 함께 삼엄한 경계속에 체첸 전역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전에나서 수개 도시에서 테러에 협조한 혐의로 민간인 수십명을 체포했다. 모블라디 우두고프 반군 대변인은 자살 폭탄테러로 640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숨졌는데도 러시아가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500명 이상의 자살 특공대가 적들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군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는 72시간 이내에 수감된 체첸 여성 및 어린이석방,강간·살해 용의자인 러시아군 대령의 신병인도 등 요구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무차별 공격을 가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선포했다. 그로즈니 AFP AP 연합
  • 李姬鎬여사 오늘 중국 방문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는 ‘2001년 한국방문의 해’ 명예위원장자격으로 ‘한·중 관광 우호의 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28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이 여사는 방중기간 중 펑패이윈 중화전국부인연합회 주석 등 중국 여성계 지도자를 면담하고 베이징(北京) 한국국제학교교석(校石)제막식 참석한다.또 28일 오후 중화민족문화촉진회 주관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저서 ‘내일을 위한 기도’(중국어판 제목 黎明前的祈禱)의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한다. 양승현기자
  • 차범석의 방북 인상기(상)

    대한매일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수행했던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인 극작가 차범석씨(76)의 방북기를 두 차례에 나누어 싣는다.원로 예술가의 따뜻하면서도 정감있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14번 차를 타시라우.” 안내원의 표정은 무표정했다.가슴에 단 인공기 배지의 검붉은 색과 나의 가슴에 단 햐얀 태극기 배지와는 대조적이었다. ◆여기가 평양인가=평양의 순안 공항에 내린 것은 6월13일 오전 10시30분.따가운 햇살이 눈부시기는 했지만 500∼600명쯤 되어 보이는 환영인파의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봐서 여성들이 태반이었음을 쉽게 알 수가 있었다.저마다 손에 든 진홍색과 분홍색 꽃이 강렬한 햇살에 반사되면서 한층 더 붉게 보였다.나는 그것이 생화가 아닌 조화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것이 엷은 비닐제품이라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됐다. 여기가 평양인가 싶다.산세도 하늘도 들판도 그리고 꼭같이 생긴 사람들을가까이 보면서 새삼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이 고개를 쳐들었다.하나라도더 보고,더 얘기하고,더 가까이 가리라는 생각에 부풀었다. ◆남남북녀=우리가 탄 차는 외제 고급차,벤츠였다.14호 차에는 나와 이화여대 장상(張裳) 총장,그리고 안내인 김승현씨가 있었다.그녀의 용모는 30대로 밖에 안 보이는 젊음에다 미모와 교양을 갖춘 여성이었다.어딘지 친근감을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대학다니는 아들이 있다는 말에 그 곱다란 얼굴을 훔쳐보았다.남남북녀(南男北女)가 결코 헛소리는 아닌가 싶다. 출발하기 전에 소양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평양에서 만나게 될 안내원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정보요원인 만큼 말조심하라는 지시가 문득 생각났다.그리고 이쪽에서 먼저 말을 걸거나 그쪽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은 자제하는 게 현명하리라는 충고가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나 김여인은 시종 미소와 부드러운 말씨로 우리를 대했다.말할 때마다‘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로 시작되는 유창하고 명료하고 논리적인 화술은 웬만한 연극배우를 능가할 정도였다.뿐만 아니라 우리 동족끼리 힘을합하여 통일을 해야지 않겠는 가 라며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스스럼없이 말하니 나 역시 반대할 이유라곤 없었다.“그럼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닙니까?”◆물결치는 환영인파=연도에 도열한 평양시민의 대열은 강처럼 이어지고 파도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남쪽에서 찾아온 귀한 손님을 맞는다는 상투적인인사가 이니라 금방이라도 얼싸안고 춤이라도 출 것 같은 여인들의 표정이자못 감동적이었다.환호를 지르다가 급기야는 울음보를 터뜨리는 모습이 보였다. 옷차림은 우리가 보기엔 시대에 역행하는 낡은 패션이었다.치마 저고리 차림이며 그것도 위아래가 한 색깔이었다.남한에서 30여년전에 유행했던 한복이었다.치마 저고리의 동정도 좁고 길었다.그런데 고무신을 신은 여성은 없었다.가끔씩 양장을 입은 여인이 보였지만 소박한 부라우스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뜨겁고 억새고 광적이었다.외치는 구호는 ‘김정일’의 연호였다.손에 든 조화를 흔들면서 목이 터져나갈 듯 김정일을 연호하는그 표정이 흡사 예배당에서 광신도가 외쳐대는 모습을 방불케 했다.우리 상식으로는 먼길을 찾아준 ‘김대중’을 연호하는 게 순리일진데 그들은 ‘김정일’을 외치고 있어 의아스럽게 여겨졌다. 위대한 지도자께서 뜻밖에도 이 자리에 납시었다는 현실 앞에서 흥분과 감사와 자긍심에서였을 것이다.그리고 이 역사적인 상봉은 애오라지 김정일 장군의 뜻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6월 12일의 출발 스케줄이 갑작스럽게 하루 연기되었을 때 우리들의 동요와 의혹과 억측이 문득 떠올랐다.수수께끼에쌓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 게 아닌가 라는 기우(杞憂)아닌 기우도 떠올랐다. ◆남북 두 지도자의 역정=그날 밤 일본 NHK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김정일의 정체를 분석하기 위해 각국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방영하고 있었다.그 가운데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분은 철저하게 보통사람이예요.소박하고 자상하고…그러면서 머리가 비상하고 순발력이 뛰어난…” 보통사람인 김정일이 저토록 국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와 숭배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고 교육받아왔던 ‘김정일론’은 한마디로 불가사의한 사람 아니면,특별하고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어왔다.그 고정관념 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란 매우 신중하고도 객관적인 판단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 셈이다. 그런 일이 어디 북한뿐인가.지난 날 선거 때마다 색깔론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려가며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혔던 김대중 대통령의 파란많은 인생 역정도 따지고 보면 꼭 같은 경우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번에 손을 잡게 된 두 분 지도자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첫째 성씨가 김(金)씨에다,둘째 잘못된 인식과 평가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셋째 두 분 모두가 정치가로서는 드물게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깊다고 한다면 나의 독단일까. 인구 200만의 평양시민 가운데 60만명이 거리로 나와 우리에게 보내준 그정열.그것도 어린 학생들이 아닌 성인들이었고 설령 고위층의 지시로 동원된 환영 행사였을지라도 그 눈과 입과 손짓에서 발산하는 웃음과 눈물과 힘은진심이었을 것이다.그것마저도 의심한다면 우리는이미 화해와 통일을 의심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믿어보자.우리의 믿음이 잘못되었을지언정 그것은 수치도 파렴치도 아니잖는가.지구상에서 가장 먼나라에 들어선 우리는 누구인가.무엇때문에 여기까지 왔는가 하고 절절하게 읊었던 고은(高銀)시인의 말 그대로였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약 40분동안 차창 밖을 향하여 손을 흔들었다.우측에 자리한 장상 총장은 우측을 향해서,좌측에 앉은 나는 좌측의 평양 시민들에게 그저 힘이 소진할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것만이 나의 모든 정성이라고 믿었다. ◆주암산 초대소=우리 일행은 숙소로 안내를 받았다.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4시부터 있을 환영공연과 만찬회에 나가야 했다. 우리 특별수행원의 숙소는 ‘주암산 초대소’로 모란봉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다. 우거진 노송(老松)에 에워쌓인 곳에서 대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치는 천하에 자랑할 만 했다.화강석으로 구축된 2층 건물로 나의 객실은 1층 35호실로 응접실과 침실이 있는 스위트룸이었다.마루바닥은 융단이 아닌 왕골돗자리가 전면으로 깔려 있어 맨발의 촉감이 시원했다.그런데 그 공간이 어찌나 넓은지 혼자 지내기엔 약간 불안감을 줄 만큼 허전했다.냉장고 안에는과일과 음료수가,그리고 침실 화장대 옆 작은 원탁에는 차(茶)와 북한 특산의 세가지 술이 사이좋게 놓여있었다.마시고 싶으면 마음대로 마시라는 무언의 권유가 역력하니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슴에 소낙비 격이라고나 할까.호젓한 산사(山寺)에 들어선 나의 감회는 다시 한 번 술렁거렸다. “정말 내가 평양에 와있는가.이것으로 통일의 물꼬가 트인다고 믿어도 되는건가.55년 동안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로 지냈던 우리가 이렇게 쉽게손에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도 되는가.”◆신명나는 춤과 노래=오후 4시 우리는 모란봉 만수대예술극장으로 초대를받았다.‘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문화성’이 주최하는 예술공연이었다.북한의 음악이나 무용을 이미 여러차례 감상할 기회가 있었던 나로서는 그다지 기대가 가는 편은 아니었다.획일적이며 기계적이어서 한마디로 말해 판에박은 듯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리라. 그러나 이날 밤의 공연은 지금까지의 그것하고는 다른 모습으로 내 가슴을두들겼다.그 특징의 하나로 전통의 현대화이며 그것을 위한 창작성의 뛰어남이다.그것은 다음날 관람했던 학생소년예술소조 종합공연에서도 여실히 나타나 있는 일관된 몸짓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만난 작품들에서는 그러한 작위성이나 의도적인 역점은가시고 전통을 보다 친근하고 애착심을 가지게 했다.그 예가 민속음악의 재인식이다.아리랑,천안삼거리,옹헤야,노들강변,양산도,그리고 고향의 밤 등우리에게 친숙한 민요와 동요까지 재편곡한 연주는 자칫 잘못하면 치기로 전락될 수 있는 것을 성숙시킨 것이이다.전통악기의 개량도 성사시켰고 무용도 최승희의 기법에 바탕을 두되 서양발래나 중앙아시아의 민속무용의 기법을접목시켰다.그래서 그 기법은 체육에 가깝다는 폐단도 있고 춤 예술 이전에곡예적인 요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그 예술이 누구를 위해 있는가 하는 원초적인 점에서 그것은 철두철미하게 관객을 위해 있고 관객과 혼연일체가되어 공동체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음악이나 춤이 관객에게 신명과 춤을안겨줘야 한다는 극히 상식적이고도 근원적 의미가 북한의 극장에는 뿌리내린지 오래다.정치적 이념도 그러하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것’을창작하는 일이다.서양의 그것에 물들거나 모방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것의 장점을 찾아내서 그것을 ‘우리 것’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체예술이 바로그들의 꿈이자 정체성일 게다. 나는 내가 지금껏 해왔던 작품세계와 나의 위상을 되돌아보면서 평양의 밤하늘을 쳐다보았다.그곳에도 별은 반짝이고 있었다.서울 하늘처럼 말이다. 車 凡 錫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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