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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수첩 광우병 보도 ‘무죄’

    PD수첩 광우병 보도 ‘무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관련 보도로 기소된 MBC ‘PD수첩’이 무죄를 확정받으며 3년 4개월간의 법적 공방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업통상정책관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MBC 조능희 PD 등 제작진 5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방송 보도의 내용 중 일부가 객관적 사실과 다른 내용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은 정당하지만 국민의 먹거리와 정부정책에 대한 여론 형성 등을 위한 공적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보도를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보도 내용이 공직자의 명예와 직접적 연관을 갖고 있지 않고, 공직자들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유지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직자 개인의 명예훼손이라는 형태로 언론인을 처벌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며 언론 자유를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재판을 받은 송일준 MBC PD는 “사법부의 보루인 대법원이 PD수첩을 일으켜 세워 준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대법원은 또 PD수첩에 대한 민사사건에서 정정·반론 보도 범위를 대폭 축소시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농식품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반론 보도 청구 소송에서 “PD수첩은 일부 잘못된 보도 내용에 대해 정정·반론 보도를 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일부 파기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한국인의 광우병 발병 위험이 크다’고 보도한 부분은 허위여서 정정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정부 협상단의 태도’ 및 ‘미국 인간 광우병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은 의견 표명에 불과해 정정 보도 대상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농식품부가 정정·반론 보도를 요구한 보도 내용은 ①다우너 소(주저앉은 소)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 ②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의 사인 ③특정위험물질(SRM) 수입 여부 ④한국인 유전자형과 광우병 감염 확률 ⑤정부 협상단의 태도 ⑥미국 인간 광우병에 대한 정부 대응 ⑦라면 수프 등을 통한 광우병 감염 위험 등 총 7가지다. 이 가운데 ①, ②는 허위지만 후속 보도에서 정정보도가 이미 이뤄졌고, ③은 반론 보도가 필요하며 ④는 정정 보도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나머지 ⑤, ⑥, ⑦은 사실 보도가 아닌 의견 표명이어서 정정 보도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PD수첩의 광우병 논란은 2008년 4월 29일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촉발됐고, ‘광우병 촛불집회’ 등으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혼인중 성전환자 성별 정정 ‘기각’

    미성년 자녀가 있거나 혼인 중에 있는 성전환자는 성별을 바꿀 수 없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2일 장모(38)씨가 제기한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신청에 대해 신청인 패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개인의 행복추구권보다 사회의 안전과 가족관계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무차별적인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이 배우자나 자녀의 신분관계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할 수 있고,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한마디로 혼인 중에 있는 성전환자는 혼인 해소를 기다려서, 미성년 자녀를 뒀다면 성년이 된 후에 성별정정을 신청하면 허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재판부는 “성전환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있는데도 성별 정정을 허용하면 자녀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어머니가 여성에서 남성으로 뒤바뀌는 상황을 일방적으로 감내해야 한다. 이로 인한 정신적 혼란과 충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혼인 중인 경우도 같은 판단을 했다. 배우자의 신분관계 등 법적·사회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허용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현재 혼인 중에 있는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을 허용할 경우 민법이 허용하지 않는 동성혼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면서 “다만 현재 혼인 중이 아니라 과거에 혼인한 사실이 있다면 사회혼란을 야기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지 않으므로 불허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어려서부터 성 정체성 장애를 겪어온 장씨는 19세에 혼인했다가 아들을 낳았지만 이혼했다. 결국 32세 때 성전환 수술을 했고, 이후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정정해 달라고 신청했으나 원심은 신청인을 여성으로 볼 수는 있지만, 미성년 아들이 있는 점을 감안해 이를 기각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친분 없는데 합의하에 성관계 주장 납득 안돼” 1심 유죄→ 2심 무죄→ 대법, 원심파기 유죄

    “친분 없는데 합의하에 성관계 주장 납득 안돼” 1심 유죄→ 2심 무죄→ 대법, 원심파기 유죄

    대법원 제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25일 이웃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한미연합사 소속 최모(41) 소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새벽 별다른 친분이 없는 여성의 집에 들어가 거부감 없이 성관계를 맺었다는 피고(최 소령)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1심서 유죄, 2심서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최 소령은 지난 2008년 6월 새벽 남자친구와 말다툼한 뒤 혼자 남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은 유죄를, 2심은 무죄를 각각 선고받았다. 성폭행 혐의에 대해 최 소령은 “피해 여성이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툰 뒤 아무런 인기척이 없어 걱정이 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다 합의에 의해 성관계를 맺었다.”고 반박했다. 1심은 “최 소령이 자신의 입을 막고 ‘소리지르지 말고 엎드려’라고 협박한 뒤 성폭행을 했다.”는 피해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한 피해 여성의 진술이 바뀌었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 판결을 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재판에서 증언이 사건 발생 이후 6~10개월 이후 이뤄져 피해 여성이 당시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1,2심 엇갈린 성폭행 사건..대법원은 ‘유죄’

    1,2심 엇갈린 성폭행 사건..대법원은 ‘유죄’

     대법원 제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25일 이웃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한미연합사 소속 최모(41) 소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새벽 별다른 친분이 없는 여성의 집에 들어가 거부감 없이 성관계를 맺었다는 피고(최 소령)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1심서 유죄, 2심서 무죄를 선고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최 소령은 지난 2008년 6월 새벽 남자친구와 말다툼한 뒤 혼자 남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은 유죄를, 2심은 무죄를 각각 선고받았다. 성폭행 혐의에 대해 최 소령은 “피해 여성이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툰 뒤 아무런 인기척이 없어 걱정이 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다 합의에 의해 성관계를 맺었다.”고 반박했다. 1심은 “최 소령이 자신의 입을 막고 ‘소리지르지 말고 엎드려’라고 협박한 뒤 성폭행을 했다.”는 피해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한 피해 여성의 진술이 바뀌었다는 점 등을 들어 무죄 판결을 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재판에서 증언이 사건 발생 이후 6~10개월 이후 이뤄져 피해 여성이 당시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예비 신랑 김명철씨 실종사건 피고인들 실형

     결혼을 앞두고 사라진 ‘예비신랑 김명철(32)씨 실종 사건’의 피고인들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결혼을 4개월 앞둔 예비신랑 김씨를 납치해 폭행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33)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또 공범 최모(30)씨에 대해서도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씨가 살해할 목적 등을 갖고 범행을 했다는 증명이 없다며 감형했다.”면서 “이씨가 이 같은 판시이유를 들어 다시 형량이 과하다며 제기한 상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지난해 6월 평소 좋아하는 여성의 예비신랑 김씨를 납치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김씨는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며, 검찰은 이씨 등이 김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살인 혐의는 적용하지 못했다. 이씨는 재판 도중 김씨의 행방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말만 반복했다.  1심 재판부는 이씨가 김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수면제를 먹이고 감금 폭행했다는 증거만으로는 김씨 살해를 계획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이만의 전 환경장관, 30대 후반 여성의 친자소송서 패소 확정

    이만의 전 환경장관, 30대 후반 여성의 친자소송서 패소 확정

     30여년 전에 만났던 여성의 딸과 친자확인 소송에 휘말린 이만의(65) 전 환경부 장관이 패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12일 자신이 이 전 장관의 혼외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A(37·여)씨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낸 인지(認知)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1970년대 어머니와 이 장관이 교제해 나를 낳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은 이 장관이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친자확인에 필요한 유전자 검사에 응하지 않자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에서도 재판부는 과천 환경부 청사 집무실에서 유전자 검사를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무산됐었다. 2심 재판부는 이에 따라 친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원고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심리불속행기각 판결로 1, 2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은 상고 이유가 법이 규정한 사유(위헌, 위법 주장 등)에 포함되지 않으면 심리없이 상고를 기각할 수 있는 제도다.  한편 이 전 장관의 부인은 A씨의 친모 B(58)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명순)가 맡아 조사 중이다.  이 전 장관의 부인은 고소장에서 “B씨가 ‘5억원을 주지 않으면 명예를 훼손하겠다’며 남편과 나를 협박했고, 과거 합의금도 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윤여성 골프리스트’ 다 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가 부산저축은행그룹 측 정·관계 로비스트인 윤여성(56·구속)씨와 골프를 친 명단을 전국 20여개 골프장으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검찰은 최근 이들 골프장에서 제출받은 윤씨의 ‘골프 리스트’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와의 연관성을 캐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중수부는 지난주 골프클럽Q(경기 안성 소재) 등 전국 20여개 골프장으로부터 2008년부터 최근까지 윤씨와 함께 골프장을 찾은 사람들의 명단을 제출받아 윤씨와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골프클럽Q는 회원이 260명 정도 되며, 윤씨는 지난해 초 이 클럽 회원으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골프클럽 관계자는 “윤씨는 최근까지 80번 이상 골프장을 찾았다.”며 “1년여간 주말에 찾은 횟수로 봤을 때 상당히 많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씨는 보통 3~4명과 함께 왔다.”면서 “윤 회장님이라고 불러 주면 좋아했다.”고 전했다. 윤씨는 또 지난해 9월 저축은행 사건 감사의 주심을 맡은 감사원 하복동(55) 감사위원을 직접 접촉해 부산저축은행의 구명 청탁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 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9월 10일 서울 광화문의 한정식 집에서 평소 후배처럼 따르는 건축사가 윤씨를 데려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 위원은 “당시 윤씨는 골프장 오너 행세를 하고 있었고, 후배 건축사가 이 골프장의 회원권을 구입하면서 서로 알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 위원은 그러나 “식사 내내 골프장 이야기만 했고, 윤씨가 마지막 순간 ‘부산저축은행을 잘 부탁한다’고 한마디 했다.”고 단언했다. 청탁이나 금품이 오간 것은 결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윤씨가 하 위원을 만난 시기가 은진수(50·구속) 전 감사위원에게 로비를 벌인 시기와 겹친다는 점을 감안, 필요할 경우 하 위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이날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광수(54)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심야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김 원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3일 결정할 계획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수원판 발발이’ 징역17년 확정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아동복지시설과 주택에 침입해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이른바 ‘수원판 발발이’ 김덕진(50)씨에게 징역 17년과 신상 공개 10년,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2009년 5월 대구교도소를 출소한 뒤 수원 지역의 한 아동복지시설에 들어가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는 등 10~20대 여성을 잇달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보령 ‘청산가리 살인사건’ 진실은?

    보령 ‘청산가리 살인사건’ 진실은?

    충남 보령의 이른바 ‘청산가리 살인 사건’의 진범은 과연 누굴까. 대법원은 자신의 아내와 이웃 주민 등 3명에게 청산가리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의문스럽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파기해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모(73)씨는 1966년 정모(사망 당시 71세)씨와 결혼해 1남 2녀를 낳았지만, 다른 여성과 동거하면서 정씨와는 40여년간 별거해 왔다. 아내 정씨는 시장에서 일을 하며 세 자녀를 키웠고, 모두 결혼까지 시켰다. 이씨와 정씨가 다시 만난 것은 2008년. 정씨가 교통사고를 당하자 이씨는 “아내를 간호하겠다.”며 충남 보령의 정씨 집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이씨가 다방을 운영하는 여성과 내연 관계에 빠지자 두 사람 사이는 돌이킬 수 없게 됐다. 같은 마을 주민으로부터 이씨의 행실을 전해 들은 정씨는 이혼을 결심했다. 이씨는 이혼당하면 집에서 내쫓길 판이었다. 사건이 터진 것은 이듬해였다. 2009년 4월, 정씨는 자신의 집에서 물을 마신 직후 숨지고 말았다. 사인은 청산가리 중독이었다. 이어 다음 날 이씨의 내연 행각을 정씨에게 알려줬던 주민 2명도 청산가리 중독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충남 보령 청산가리 살인 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졌고, 경찰은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구속했다. 법정에서 이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이씨에게 청산가리를 구해줬다는 사람들이 나타났지만, 이씨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수사기관과 제보자에 대한 현상금을 노린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이씨에 대한 3차례의 공판을 진행한 끝에 ▲이씨가 아내 등을 살해할 충분한 동기가 있으며 ▲아내 시신을 목격했을 당시의 행동이 의심스럽고 ▲청산가리를 건넸다고 진술한 사람들이 이씨와 특별한 원한관계가 없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씨를 유죄로 인정하고, 오히려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최근 이 같은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살인죄 등과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도 직접 증거가 아닌 간접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지만, 이 경우 합리적인 의심이 없어야 한다.”면서 “원심 판단에는 몇 가지 의문스럽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청산가리를 입수한 경위가 명확하지 않고, 설사 이씨가 청산가리를 구했더라도 짧게는 16년, 길게는 20~30년 방치돼 있었던 것이어서 독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이 파기한 이 사건은 현재 대전고법 형사2부에 배당돼 다시 심리가 진행 중이며, 오는 18일 두 번째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대법 “종중 최고어른 여성도 가능”

    여성도 종중 총회를 소집할 수 있는 연고항존자(年高行尊者·항렬이 가장 높고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가 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A종중이 “종중 소유 토지를 임의로 팔았다.”며 종원 8명을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이같이 판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소송과정에서 피고 종중원들은 “소송 진행을 위해 대표자를 선출한 종중 총회가 연고항존자가 아닌 B씨에 의해 소집됐다.”며 “위법하게 소집된 종중총회에서 대표자가 선임된 종중은 재판을 수행할 당사자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2005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성과 본이 같은 후손은 성별의 구별 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종중의 구성원이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종중총회 소집권을 가지는 연고항존자는 여성을 포함한 전체 종중원 중 항렬이 가장 높고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이 된다.”고 확인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대법 “촛불집회 단체 보조금 중단은 부당”

    정부가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단체에 보조금 지원을 중단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부는 그러나 내년에도 촛불집회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한국여성노동자회가 행정안전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조금지급중지결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여성노동자회는 2008년부터 3년 동안 여성노동자 김경숙씨의 삶과 죽음을 재조명하는 사업(사업명 ‘새로 쓰는 여성노동자 인권 이야기’)을 펼치고, 행안부는 이 기간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성노동자회는 이듬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 제외되자 이에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여성노동자회에 패소 판결했지만, 2심 재판부는 “검찰이 발간한 백서를 보면 여성노동자회가 불법시위 단체에 포함돼 있지 않고, 행안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 이전 사전 통지도 하지 않는 등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행안부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는 했지만, 기획재정부 예산집행지침에 따르면 불법 폭력집회와 시위에 참가한 단체에는 보조금을 주지 않게 돼 있다.”면서 “촛불집회 참가 단체 역시 내년도 심사가 실시돼야 보조금 지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 이후 불법 폭력집회나 시위에 참가한 단체에는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청과 함께 ‘불법 폭력시위 단체’ 1842곳을 선정했는데, 이 중에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단체가 13곳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생각나눔 NEWS]판결로 본 ‘흉기’와 ‘위험한 물건’ 범위는

    법원은 사람을 죽이거나 해치는 데 쓰이는 도구, 즉 ‘흉기’(凶器)의 범주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어디까지를 흉기로 볼 것인가.’를 판단할 때 지침이 될만 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인욱)는 쇠젓가락으로 20대 여성을 위협해 성폭행하고 돈을 뺏은 혐의로 기소된 구모(50)씨에게 특수강도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형법은 흉기를 이용해 강도 행각을 할 경우 특수강도죄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쇠젓가락은 흉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강도와 특수강간 등 구씨의 다른 혐의는 유죄로 인정,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흉기는 사회통념상 일반인이 위험을 느낄 만한 것이어야 한다.”며 “쇠젓가락은 일반인이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물건인 만큼, ‘위험한 물건’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흉기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이 특정 물건을 ‘위험한 물건’인지 아닌지를 판단한 적은 있었지만, 흉기를 특정해 판정한 경우는 처음이다. 재판부는 “특수강도죄는 다른 범죄와 달리 흉기만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어 ‘위험한 물건’과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며 “판결에 참조할 다른 판례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흉기보다 넓은 개념인 ‘위험한 물건’에 대한 법원 판단은 다양하다. 지난 2007년 인천의 한 주차장에서 주차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자동차 열쇠로 상대방을 찌른 정모(57)씨의 경우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흉기 등 상해)로 기소된 전례가 있다. 당시 검찰은 “자동차 열쇠가 살상용으로 만들어진 물건은 아니지만 쇠로 뾰족하게 만들어져 사람을 찌를 경우 상해를 입힐 수 있다.”며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상대방이나 제3자가 살상의 위험을 느끼는 물건은 아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반면 자동차는 ‘위험한 물건’이라며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판례는 많다. 대법원 1부(주심 이홍훈)는 최근 승용차를 후진해 시비가 붙었던 뒤차를 들이받고 운전자를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모(39)씨에게 형법상 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만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자동차 자체는 살상용이 아니지만 피해자가 죽거나 다칠 수도 있다는 위협을 느꼈을 것”이라며 “최씨의 범행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밖에 여성 하이힐의 뒷굽과 돌, 의자, 실탄을 장전하지 않은 공기총 등도 법원은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맘에 안들어!” 판정에 불만 女축구팬 ‘족발당수’

    중국 프로축구 더비경기에서 심판에 불만을 품은 축구팬이 날려 차기를 시도해 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일이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라오닝사범대학에서는 다롄(大连)의 이텅(毅腾)과 아얼빈(阿尔滨)간의 더비경기(같은 도시나 구역을 연고로 하는 팀들끼리의 맞대결)가 열렸다. 라이벌전을 보러 온 수많은 관객들의 응원이 이어진 가운데, 후반정 아얼빈은 0대 2로 뒤지고 있었다. 위기의 순간에 아얼빈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주심과 부주심은 이를 오프사이드로 판정했다. 그러자 이에 불만을 품은 한 여성팬이 갑작스럽게 경기장으로 난입했다. 이 여성은 음료수를 들고 나와 심판들에게 던지는 한편 다소 육중한 몸을 움직여 날려 차기를 하는 등 소란을 일으켰다. 심판에게 과격하게 항의한 이 여성은 곧장 경비원에게 끌려갔지만, 끌려가면서도 허공을 향한 발길질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는 해프닝으로 6분간 중단된 뒤 다시 시작됐지만, 아얼빈은 이텅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3대 0으로 패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남녀여행객 4명 연쇄살인 보성 70대어부 사형 확정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0일 전남 보성 앞바다에서 배에 탄 남녀 여행객 4명을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어부 오모(72)씨의 상고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형이 확정된 국내 사형수는 모두 59명이다. 이번 판결은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사형제를 합헌으로 결정한 이후 대법원이 처음으로 사형을 확정한 것이다. 오씨는 2007년 8월31일 전남 보성으로 여행 온 10대 남녀 2명을 자신의 배에 태우고 나서 여성을 성추행하기 위해 남성을 먼저 바다로 밀어 숨지게 하고 저항하는 여성도 바다에 빠뜨려 사망하게 했다. 1심은 “오씨가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10∼20대 남녀 4명을 무참히 살해했고, 재범의 우려가 있어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오씨는 2심 재판진행 도중 사형제가 위헌임을 주장하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형제 합헌 결정후 첫 사형 적용된 ‘살인어부’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0일 배에 탑승한 여행객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어부 오모(72)씨의 상고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이는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판결로 사형제를 합헌으로 결정한 이후 대법원이 최초로 사형을 확정한 것. 오씨는 지난 2007년 8월31일 전남 보성으로 여행 온 10대 남녀 2명을 자신의 배에 태우고 나서 성추행 할 목적으로 남성을 먼저 바다로 밀어 숨지게 하고 저항하는 여성도 바다에 빠뜨려 목숨을 빼앗았다. 또한 같은 해 9월25일에도 자신의 배에 탄 20대 여대생 2명을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로 10월에 추가 기소됐다.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선상 성폭행 70대 엽기 ‘살인어부’… 대법원도 “지옥 보내라”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0일 배에 탑승한 여행객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어부 오모(72)씨의 상고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이는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판결로 사형제를 합헌으로 결정한 이후 대법원이 최초로 사형을 확정한 것. 오씨는 지난 2007년 8월31일 전남 보성으로 여행 온 10대 남녀 2명을 자신의 배에 태우고 나서 성추행 할 목적으로 남성을 먼저 바다로 밀어 숨지게 하고 저항하는 여성도 바다에 빠뜨려 목숨을 빼앗았다. 또한 같은 해 9월25일에도 자신의 배에 탄 20대 여대생 2명을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로 10월에 추가 기소됐다.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다문화가정은 ‘또다른 우리’…열린 마음 가져야”

    “다문화가정은 ‘또다른 우리’…열린 마음 가져야”

     “다문화가정 구성원을 무관심 속에 방치한다면 결국 심각한 사회문제로 되돌아올 겁니다.”  지난 20일 만난 이명학 성균관대 사범대학장의 첫 언급은 ‘무관심’이었다. 약자에 무관심 하면 언젠가 이 사회가 그 짐을 떠안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가 이런 이유로 다문화가정과 첫 연(緣)을 맺은 것은 결혼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균 한글 백일장’이었다.지난 2008년 시작했다.  이 학장은 “다문화가정 구성원은 지속적으로 늘어나지만 정부의 지원책은 답보 상태나 다름없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지금의 정책은 우리보다 먼저 겪었던 대만·일본의 다문화가정 사례를 많이 참고한 것 같다.”면서 “이들의 실상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고,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정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사비 동원한 ‘한글 백일장’  이 학장이 추진하고 있는 ‘성균 한글 백일장’은 현재 이주 여성뿐 아니라 그 자녀와 이주 노동자도 참가하는 제법 큰 규모의 행사로 발전해 있다. 이 학장은 “참가한 가족들이 나들이를 온 것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균 한글 백일장’은 매년 중국·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번, 국내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번 치러진다.  백일장 행사가 처음부터 순조롭진 않았다고 전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백일장을 연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었단다. 이 학장은 “전국 각 지역 다문화가정센터에 수 차례 공문을 보내고 일일이 전화로 알리느라 고생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면도 어려운 일이었다.백일장 입상자들에게 부상으로 주는 왕복항공권을 협찬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또 외국에서 치러지는 백일장의 교통·숙식을 제공하기 위해 학교 선·후배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사비를 동원하기도 했다.  참가자들 가운데 사연 하나쯤은 다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에 대상을 받은 주심(23·베트남명 차오티탐)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주 씨는 한국에 오기 전 2004년 베트남의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곧 자퇴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이었다. 그는 한국에 온 시집온 직후 문화적 차이 등에 좌절하기도 했지만,쌍둥이를 낳은 뒤 한국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주 씨는 현재 경남 진주에 있는 국립 경상대학교 국문학과에 다니면서 이주민을 돕는 통역 및 상담사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이 학장은 “주 씨는 우리나라 이주여성의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대1 화상 멘토링…“1명이라도 실질적 혜택 누려야”  최근 이 학장이 관심을 쏟는 분야는 다문화가정의 자녀이다. 이 학장은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2세들이 현재 6만명에 육박한다.”면서 “가까운 시일안에 이들이 사회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잡게 될 텐데,이들에 대한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생과 다문화가정 자녀가 1대1로 교육과 상담을 하도록 하는 ‘다문화가정 멘토링’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멘토와 멘티 두 사람의 컴퓨터에 웹 카메라를 달아줘 화상으로 멘토링을 하도록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공간의 제약을 IT 기술로 극복해낸 것이다.  이 학장이 시도한 맨투맨 멘토링은 참가자의 호응이 좋아 여러 다문화 관련 기관에서 벤치마킹을 해 간다고 밝혔다.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전했다. 아이들이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멘토가 불성실하거나 멘티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학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또 멘토와 멘티가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거나 불성실한 멘토는 교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장은 이처럼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데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단순히 숫자를 늘려 실적을 과시하는 것보다 1명이라도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멘토링 프로그램은 입소문을 타고 지원자들이 늘고 있다. 현재 25쌍을 관리하고 있는데,멘토를 원하는 다문화가정이 올해에만 40가정이나 된다고 한다. 이 학장은 “여건상 인원과 지역이 제한적이지만 앞으로는 산간 벽지에도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정은 ‘또 다른 우리’”  이 학장이 추진하는 사업들은 늘어나는 다문화가정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숫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그래서 그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다문화가정을 ‘또다른 우리’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환경 조성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책과 이해는 아직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언젠가 정부에서 다문화가정 정책을 담당하는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주여성의 문제는 인권문제가 아닌가’라고 말했더니 그 분께서 ‘외국인 여성들도 한국 사정과 결혼 상대자가 가난하다고 알고 있으니 문제될 것 없다’고 하시더군요. 큰 틀에서 문제를 파악해야 할 분이 이런 말을 하니 당혹스러웠습니다.”  이 학장은 대부분의 다문화가정 문제는 외국인 어머니가 아닌 한국인 아버지의 음주·가정폭력·무능력 등에 있다며 한국 남성들이 철저한 교육을 거쳐 국제결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역 다문화센터의 직원들은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면서 이들의 보수를 현실화해 사기를 올리고 더 많은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학장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가 하면 상급학교 진학률도 낮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들이 우리와 같이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또다른 우리’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가 추진하는 다문화가정 사업이 비단 상아탑 안에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다문화가정이 몸 담고 있는 풀뿌리 사회에서도 이뤄지기를 바랐다고 했다.  ”결혼 이주여성은 우리가 고마워 해야 할 사람들이고, 그들이 낳은 자녀들은 우리의 이웃입니다.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듯한 이 학장의 외침이 우리가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잃어버린 것들이 아닐까. 글·사진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홍은아 심판 UEFA 주심 첫 배정

    ‘여자 포청천’으로 불리는 축구 심판 홍은아(30)씨가 한국인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주심으로 나선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홍은아 심판이 27일부터 새달 1일까지 세르비아에서 열리는 2010 UEFA 19세 이하 여자선수권대회 2라운드 경기에서 주심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2라운드는 독일, 노르웨이, 폴란드, 세르비아 4개국이 참가하며 홍 심판은 주심으로 두 경기, 대기심으로 한 경기를 책임진다. 한국인이 UEFA 주심으로 배정받은 것은 국제심판을 통틀어 홍은아 심판이 최초. 홍 심판은 2003년 한국여성 최연소로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자격을 얻었고, 2006년 20세 이하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국내 25명의 국제심판 중 유일하게 주심을 맡았다. 지난해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여자심판’으로 뽑히기도 했다. 홍 심판은 최근 영국 러프버러대학에서 스포츠정책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영국 더럼대학에서 전임강사로 스포츠 정책을 강의하고 있다. 7월 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독일) 주심배정도 기다리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트랜스젠더 성폭행 피해자 첫 인정

    가족관계등록부(옛 호적)상 남성인 트랜스젠더(성전환자)를 강간의 피해자로 인정하는 첫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형법상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婦女)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그동안 ‘부녀’가 아닌 남성은 성폭행을 당해도 강간죄의 객체로 인정되지 않았었다.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0일 트랜스젠더 A(58)씨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모(29)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 1996년 비슷한 사건에서 성염색체가 남성이고 여성으로서의 생식 능력이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트랜스젠더를 부녀로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신씨는 지난해 8월 A씨의 집에 침입해 현금을 빼앗고 A씨를 성폭행한 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성장기부터 남성에 대한 불일치감과 여성으로서의 귀속감을 나타내면서, 성인이 된 뒤에는 상당기간을 여성으로 살다가 성전환수술을 받고 여성으로서의 신체 외관을 갖추게 됐다.”면서 “신씨 역시 A씨를 여성으로 인식해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A씨는 강간죄의 객체로서 자기결정권을 가진 부녀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재판부도 “A씨는 수술 이후 30여년 동안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지금도 여성으로서의 성 정체성이 확고해 남성으로 재전환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고, 개인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도 여성으로 인식돼 사회통념상 여성으로 평가되는 성전환자에 해당한다.”면서 “A씨를 법률상 여성으로 본 원심 판단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성적 소수자인 트랜스젠더의 법률상 지위를 적극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향후 비슷한 사건들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역고소에 우는 여성들 늘고 있다

    역고소에 우는 여성들 늘고 있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 최근 대법원 제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가 무고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게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혐의는 간단했다. A씨가 지난 20 07년 집을 빌리기 위해 이모씨의 오피스텔을 찾아갔다 성폭행당했다고 허위 고소를 했다는 것. 기소한 이는 바로 A씨의 강간 사건을 수사하던 검사였다. ●年 10건 발생… 검사 기소사례도 A씨는 주변에 알리겠다는 이씨의 윽박에 고소를 취하했지만, 이는 오히려 검사의 의심을 사는 단초가 됐다. A씨는 “집을 빌리지 못하면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될 판이라 이씨의 호감을 살 필요가 있어서 당장 신고하지 못하고 문자메시지 등도 주고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사는 이씨와 호의적인 연락을 한 점 등을 들어 A씨가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갖고도 거짓말을 한다고 결론지었다. 검찰 판단과 달리 1·2심은 물론 대법원 역시 일관되게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폭행과 협박은 없었지만, 이씨가 자리를 피하는 A씨를 따라가 옷을 벗긴 점 등으로 봐서 A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인식할 여지가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법원 판단에 불복해 상소를 거듭했고, A씨의 악몽은 1년이 넘도록 계속됐다. 성폭력 가해자들이 무고죄를 악용, 오히려 피해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상담을 받은 피해자 중 무고 혐의로 ‘역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매해 10건 내외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A씨처럼 검찰이 인지해서 무고 혐의로 기소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그러지 않아도 신고를 꺼리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더욱 위축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고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 최근 광주지법은 성폭행 사실을 허위로 꾸며 고소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심지어 B씨의 경우 강간범으로 고소당한 가해자는 무죄 판결을 받은 터였다. 재판부는 “성폭행 고소의 진실성이 의심된다는 것만으로 고소인을 무고죄로 처벌하면 입증이 쉽지 않은 성폭행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들이 고소를 주저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여성 고소위축 우려 그러나 유죄로 판단되면 중형이 선고된다. 실제로 성폭행 고소를 미끼로 금품을 뜯어내거나 상대방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이달부터 시행된 양형기준에 살인, 강간 등 강력범죄와 함께 무고죄도 포함시켜 형량을 대폭 강화했다. 앞으로 무고죄가 인정되면 기본적으로 징역 6개월~2년을 선고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무고죄는 그야말로 생사람을 잡는 것으로 과실범이 있을 수 없는 악랄한 사법방해죄”라면서 “특히 성폭력이 관련돼 있을 때는 어느 한 쪽이 입게 되는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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