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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무·국방·재무도… ‘여성 내각’ 꿈꾸는 클린턴

    국무·국방·재무도… ‘여성 내각’ 꿈꾸는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꾸릴 미래 내각에 대한 하마평이 벌써부터 무성하다. 특히 클린턴이 지난 4월 유세에서 내각의 절반을 여성 몫으로 할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여성이 얼마나 참여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미 국무장관을 비롯해 국방장관, 재무장관 등에 여성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는 셰릴 밀스(51) 전 국무장관 비서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변호사 출신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근무를 시작해 ‘르윈스키 스캔들’ 변호인, 클린턴 전 국무장관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그녀가 비서실장이 되면 첫 여성·흑인 비서실장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다만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연루된 인물이라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무장관 출신 클린턴이 가장 엄선할 것으로 보이는 국무장관에는 ‘이란 핵협상’의 주역인 웬디 셔먼(67) 전 국무부 차관이 후보군에 포함됐다. 셔먼은 국무부 장관을 지낸 빌 번스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장과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스트로브 탤벗 브루킹스연구소 소장 등과 함께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는 공화당이 셔먼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어 의회 청문회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장관에는 미셸 플러노이(56) 전 국방부 차관이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현재 신미안보센터(CNAS)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플러노이가 미국의 첫 여성 국방장관이 될지도 관심이다. 재무장관은 클린턴의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이 진보적 경제정책을 이끌 인물을 선택할 것을 압박하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인 출신 발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셰릴 샌드버그(47)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첫 여성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역시 여성인 게리 겐슬러 전 재무차관도 후보군에 속해 있다. 법무장관에는 국토안보부 장관과 애리조나 주지사 등을 지낸 재닛 나폴리타노(59) 캘리포니아대 총장이 히스패닉계 토머스 페레스 노동장관 등과 함께 거론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국잼버리 개영… 朴대통령 “2023년 세계 대회 개최” 축사

    한국잼버리 개영… 朴대통령 “2023년 세계 대회 개최” 축사

    황교안(오른쪽 세 번째) 국무총리가 4일 대구시 달성군 잼버리 대집회장에서 열린 ‘제14회 한국잼버리 개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한국은 2023년 세계잼버리를 개최해 지구촌 청소년들에게 더욱 새로운 꿈과 희망을 선물하려고 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른쪽 첫 번째는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대구 연합뉴스
  • 1600년 금녀 깨나… 교황, 여성 부제 검토위 설립

    프란치스코 교황이 1600년간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가톨릭 성직 중 부제직을 여성에게 허용하는 문제를 다룰 위원회를 설립했다. 교황청은 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치열한 기도와 충분한 숙고 끝에 여성 부제직 검토 위원회를 발족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교황은 남성 성직자 7명, 수녀 2명, 여성 신학 교수 4명 등 총 13명을 위원으로 임명했으며 그중 바티칸 신앙교리성 장관인 루이스 프란치스코 라다리아 페레르 대주교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다만 위원회의 첫 회의 소집일과 활동 기간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교, 사제에 이어 가톨릭 성직 중 가장 낮은 품계인 부제는 미사와 고해성사를 집전할 수 없지만 세례·혼인·장례 예식의 주례, 강론, 교구·교회 행정 보조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검토위 위원으로 들어간 필리스 자가노 미국 호프스트라대학 교수는 “가톨릭에서 여성은 성직자가 될 수 없기에 교회 내 주요 직책에서 배제된다”며 “여성에게 부제를 서품해 성직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이 여성 부제를 허용한다면 전 세계를 뒤바꿀 만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 교회 초기인 기원후 5세기쯤까지만 해도 여성 부제의 존재가 기록에 등장하지만 이후 여성의 부제 서품은 금지됐다. 독일의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과거 여성에게 부제를 허용하려는 시도가 모두 좌절된 사실을 언급하며 “이 문제로 교회가 양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임스 브레츠케 보스턴대 교수는 “여성 부제가 허용된다면 여성이 사제에 절대 서품될 수 없다는 주장은 약화될 것”이라며 여성 부제 허용 논의가 사제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가톨릭교의 오래된 금기를 깨는 파격 행보를 보여 왔다. 교황은 교회에서 여성이 더욱 많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올해 부활절 직전 성목요일에 열린 세족식에 관행을 깨고 여성을 참여시킨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가톨릭에서 죄인으로 간주되는 낙태한 여성을 사면하는 권한을 한시적으로 사제에게 허용했으며 이혼자와 성소수자를 교회가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日문부상·방위상 꿰찬 극우 ‘아베 아바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일 문부과학상과 방위상에 ‘역사 수정주의’ 성향의 강경 우익 인사를 발탁하는 등 모두 8명의 각료를 새로 임명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아베 총리는 장기 집권의 안정적 운영에 초점을 맞춰 측근을 전진 배치했다.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때부터 정권을 떠받쳐 온 두 축인 아소 다로(75)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67) 관방장관 등 핵심 각료를 유임시키며 내각의 골격은 유지했다. ●美에 위안부 책임 부인 광고 낸 적도 문부과학상에 입각한 마쓰노 히로카즈(53) 전 문부과학성 부(副)대신은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와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을 반성하고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해 왔다. 교과서 검정은 문부상 소관이어서 검정제도를 통해 군 위안부 기술을 줄이고 강제성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과 일본 정부 및 군의 책임을 부정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에 이나다 도모미(57) 신임 방위상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관련 광고는 2012년 미국 뉴저지주 ‘스타레저’에 실렸다. 변호사 출신인 이나다 방위상은 태평양전쟁의 일본인 전범을 단죄한 극동군사재판에 대해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검증을 주장해 왔다. 또 1차 아베 내각에서 각료(행정개혁담당상) 신분으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2011년 8월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해 온 신도 요시타카 중의원 등과 함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염두에 둔 울릉도 방문을 시도했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절되자 9시간가량 버티다가 일본으로 돌아간 일도 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철거 주장에도 앞장서 왔다. 원전 등 에너지를 담당하는 경제산업상에는 세코 히로시게(53) 관방 부(副)장관, 올림픽·패럴림픽담당상에는 마루카와 다마요(45·여) 환경상이 선임됐다. 세코는 아베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최측근이며 마루카와도 아베의 총애를 받아 온 여성 정치인이다. 아베의 라이벌 이시바 시게루(59) 지방창생담당상은 차기 총리직을 염두에 둔 독자 행보를 위해 각료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반면 아베 이후 유력한 총리감으로 꼽히는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향후 아베의 선양’을 기대하며 그대로 눌러앉았다. 함께 이뤄진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는 아베의 당 총재 3연임을 지지해 온 니카이 도시히로(77) 총무회장이 사무총장인 간사장을 맡았다. ●아베 “임기 중 개헌… 연임 생각 안해” 아베 총리는 이날 개각 관련 기자회견에서 “개헌은 자민당의 기본 방침이며 당 총재로서 임기 중에 완수하고 싶다”며 개헌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는 총재 연임에 대해서는 “임기가 2년이나 남았고 과제는 산적해 있다”면서 “임기 연장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입장을 유보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2016 공직열전] 국무조정실(하)

    [2016 공직열전] 국무조정실(하)

    지난해 12월 12일 인천에 사는 초등학생(11·여)이 친아버지에게 감금돼 학교에도 나가지 못한 채 배를 곯는 등 2년이나 심각한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인터넷을 달궜다. 국무조정실은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교육부 등 관계부처의 전수조사 범위를 넓혀 3월 말까지 철저히 파악하도록 조치했다. 국무조정실장 주재 차관회의를 거쳐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세부적으로 다듬었다. 3월 29일엔 신고의무자 직군 확대 및 불이익조치 금지, 신변안전보호조치 등 신고자 보호 강화에 나서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범정부 대책이 나왔다. 이러한 사회문제나 경제 정책을 둘러싸고 정책을 조율하는 업무가 차관급인 국조실 제2국무차장 소관이다. 조경규 국무2차장은 재정·경제·사회 전반에 대해 전문성과 정무적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기획재정부에서 27년 동안 근무하면서 굵직한 자리를 두루 거쳤다. 풍기는 인상대로 합리적인 성품에 친화력이 뛰어나다. 공직자로서 한 덕목이기도 한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 믿음을 사는 편이다.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가려낸다. 특히 저출산 대책,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놓고 조정능력을 발휘했다. 지난 5월엔 직원 및 가족 80여명과 충북 충주시 살미면 상재오개마을을 방문해 일손 돕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성윤모 경제조정실장은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자리를 옮기자마자 개성공단 피해기업 지원, 기후변화 대응체계 개편 등 핫이슈로 떠오른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해 주변으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쌓았다. 산업부 대변인 출신으로 소통에 충실하고 활달한 성격이다. 사무실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직원들에게 친절하지만 업무를 놓치지 않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통한다. 바쁜 와중에도 글쓰기를 즐겨 ‘산업기술 정책의 이해’(1995), ‘한국의 제조업은 미래가 두렵다’(2003), ‘유럽을 알면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2012, 공저) 등 저서를 펴냈다. 기후변화 대응, 제주특별자치도 및 새만금사업 추진 등 다부처 협업을 필요로 하는 중장기 사업을 추진하고 심의하는 중책도 짊어졌다. 임찬우 사회조정실장은 국무회의 담당에 이어 기획총괄과장, 기획총괄국장을 지내 ‘기획통’으로 불린다. 업무를 빈틈없이 다루면서도 순발력과 판단력을 겸비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쉬는 날엔 혼자 산행을 즐기며 업무를 구상하기로 국조실에서 유명하다. 법질서 및 안전관계장관회의를 전담하며 4대 사회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근절대책 점검도 임 실장 몫이다. 세종특별자치시 지원단은 행정복합도시 2단계 개발계획(2016~2020)에 발맞춰 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자족기능 확충 등 세종시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2011년 3월 출범한 조직이다. 이종성 단장은 지난해 9월 부임한 뒤 중앙부처 이전으로 달라진 세종시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KBS 전국노래자랑 유치전에 나서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다. 끈질긴 노력 끝에 올해 4월 19일 ‘화합의 한마당’을 장식했다. 두 차례나 공보비서관을 역임하는 등 4년간 공보업무를 맡아 출입기자들의 대소사를 일일이 챙기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공보기획관 땐 ‘펜으로 쓰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무총리와 국민 사이에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으로 ‘아이디어 창고’라는 별명도 달았다. 100㎞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해 ‘강철체력’을 뽐내기도 했다. 총무기획관과 공직복무관리관도 직제상 2차장 직속은 아니지만 핵심 국장급으로 통한다. 임충연 총무기획관은 국조실과 비서실의 인사·조직·예산 등 총괄업무를 섭렵한 ‘숨은 일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동청(현 고용노동부)에서 근무한 선친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공직자를 꿈꿨다고 한다. 19세 때 총무처 4급 을류(현재 7급 공채)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對人春風 持己秋霜·남을 대할 땐 봄바람같이, 자신을 지킴에 있어서는 가을 서리처럼 하라)을 좌우명으로 실천하는 데 애쓴다. 총리실에 근무하던 시절에 모신 국조실장 8명이 모두 장관이나 장관급으로 영전해 ‘장관 제조기 비서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매사에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백일현 공직복무관리관은 국조실과 분리되기 전 총리실에서 공직을 시작해 25년째 근무 중인 드문 사례에 속한다. 1991년 당시만 해도 다른 부처에서 일하다 전입하는 게 보통이었다. 최근 문제로 부각된 공직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윤순희 성과관리정책관은 지난해 9월 인사이동에서 국조실 43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국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국조실은 행정기관 사이에서 국정 과제를 조율해야 하는 만큼 정책에 골고루 밝은 ‘전문가급’ 인력으로 짜였다. 국장급 이상 간부직 60명을 출신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15명으로 가장 많고 경남 7명, 전북 6명, 경북과 광주 및 충북, 충남 각 4명 등이다. 출신 고교별로는 광주 대동고와 경북 안동고가 3명씩으로 최다였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단독] 1급 이상 공직자 96명, 비상장주식 대거 보유

    [단독] 1급 이상 공직자 96명, 비상장주식 대거 보유

    정부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721명 가운데 96명이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서울신문이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재산공개 대상 직위 가운데 1급(검사는 검사장급) 이상 및 1급 상당의 고위공직자 721명의 재산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의 13.3%인 96명이 본인이나 직계가족 명의로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으로부터 거액의 비상장주식 증여 특혜 로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진경준(49) 검사장과 유사한 사례가 다른 고위공직자 가운데서도 적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당 내역은 지난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공개했다. 이들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은 신고액 기준으로 모두 58억 9481만 9000원어치다. 그러나 이는 한국금융투자협회의 한국장외시장(K-OTC)에서 거래되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액면가로 신고된 것이어서 실제 가치는 훨씬 늘어날 수 있다. 가장 큰 규모로 비상장주식을 갖고 있는 고위공직자는 변윤성(59) 한국석유공사 상임감사였다. 변 감사는 본인과 배우자 등의 명의로 정보기술(IT) 업체인 피치텔레컴 비상장주식 20여만주와 지주회사인 피치홀딩스 주식 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등록했다. 변 감사는 피치홀딩스 대표 출신이다. 액면가로 모두 14억 3668만원어치다. 이어 안명옥(62)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영진공사 주식 7만 8400주(3억 9805만원)를, 김임권(67)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은 혜승수산 주식 3만주(3억 6000만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장관급 이상으로는 황찬현(63) 감사원장, 이동필(61)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호인(59) 국토교통부 장관, 김희정(45)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직자의 비상장주식 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탈법의 소지가 있다”며 보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비상장주식은 자칫 공직자들의 재산 축소 신고의 수단이 되는 데다 공직자들이 업무를 통해 해당 주식의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를 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비상장주식에는 ‘특권층’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힌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직무와 관련된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사람을 공직자로 임명하지 않거나 공직자 임명 시 비상장주식을 모두 처분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석유公 감사 14억·국립의료원장 3억… 공복들 공공연한 ‘투잡’등기부로 본 중앙부처 고위공직자 비상장주식 내역 지난해 말 기준 중앙부처 고위공직자 가운데 비상장주식 최고 재력가인 변윤성(59) 한국석유공사 상임감사는 지난해 2월 취임하면서 공식적으론 컴퓨터 부품 수출입업체 피치텔레컴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하지만 3일 서울신문 확인 결과 피치텔레컴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대표이사가 변 감사로 기재돼 있었다. 회사 측은 “홈페이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으나 업계에서는 “잘나가는 변 감사 후광 효과를 보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피치텔레컴은 변 감사가 1999년 설립한 회사다. 변 감사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을 뿐 여전히 지주회사인 피치홀딩스와 피치텔레컴의 대주주다. 그가 보유한 주식만도 액면가 5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해 14억 3668만원어치에 이른다. 이 주식의 실제 가치는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평가액 기준으로 ‘잘못’ 등록한 그의 비상장주식 가액은 131억여원이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공사 업무가 컴퓨터부품 회사 일과 관련이 없다고 직무관련성 심사를 통과했겠지만, 그만한 주식을 가지고 회사 경영에 아예 관여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사실상 ‘투잡’을 허용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임권(67)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은 혜승수산 주식 6000주(3억 6000만원)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직 대표로 회사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공무원이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국가공무원법(64조)과 배치된다. 수협중앙회장은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수협 역사상 첫 기업인 출신 회장이다. 수협 관계자는 “혜승수산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어업인 신분이 유지가 안 되고 대표직을 계속 갖고 있으면 겸직 금지에 반해 관계부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면서 “수협이 비영리 조직의 명예직이다 보니 직무 연관성이 없다는 판단을 받아 ‘대표직을 맡아도 괜찮다’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협중앙회장이 어업인들 이권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사기업 대표 겸직이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황찬현(63) 감사원장 역시 넷웍스, 삼경하이텍 등 4개 업체 비상장주식 4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액면가는 2500만원 정도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모두 작은 벤처기업이고, 이들을 도와주려는 의도에서 원장이 샀다”면서 “청문회 과정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주식들”이라고 해명했다. 이동필(61)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BNTNF 10) 29만주를 보유 중이다. 액면가는 7200여만원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은행 등을 통해 브라질 국채 펀드에 투자하면서 자연스럽게 펀드에 가입된 기업의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주(52)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조정실장은 지난해 말 비상장주식 매각으로 9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 해당 주식은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생선 부산물 수거 및 운반 업체의 것으로, 이 회사는 부친이 경영하고 있다. 박 실장은 “아버지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져 사업 자금을 빌려 드리는 차원에서 2015년 초 아파트를 담보로 9억원을 대출받아 아버지에게 빌려드리면서 비상장 주식 4500주를 받았다”고 말하고 “이후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주변의 얘기에 이 주식을 아버지에게 돌려드리고 대신 차용증을 받았다. 따라서 단 한 푼의 이득도 거둔 게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가족 간 금전 거래에서 차용과 증여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상순(74) 이북5도위원회 황해도 지사 역시 기업인 출신이다. 2014년 12월 황해도지사 취임 직전까지 인조모발원사 제품 수출업체인 세림화이버의 대표이사로 있다가 부인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줬다. 현재도 세림화이버 비상장주식 3만 5760주, 1억 7880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은 장인인 이상달(2008년 작고) 전 정강중기 대표로부터 물려받은 비상장주식 3억 2600만원어치를 가족들과 함께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부인 이모씨가 비상장주식 2200주(전체의 20%)를 보유한 에스디엔제이홀딩스의 경우 경기 화성에 있는 기흥컨트리클럽(기흥CC)을 운영하는 삼남개발의 지분을 50.5% 보유하고 있다. 결국 이씨가 기흥CC를 운영하는 삼남개발의 지분 10% 정도를 갖고 있는 셈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공무원이나 기업인들이 ‘우 수석 측이 운영하는 기흥CC에서 골프를 치면 뭐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으로 기흥CC를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혁(62) 전 부산대 부총장도 배우자 및 세 자녀와 함께 주가 예측 프로그램 개발 업체 ‘포에이스’의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업체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양문식(64) 전북대 부총장도 세계 최초로 백혈병 치료제 생산기술을 개발했다고 알려진 ‘엔비엠’ 주식 2000주(1억원)를 배우자가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치료제 기술 개발 컨소시엄에 전북대도 포함돼 있었다. 윤택림(58) 전남대병원 병원장이 지난해 2만주(7667만원)를 사들인 청산녹수는 같은 대학 전통양조과학기술연구소와 관련된 전통주 제조업체다. 고위공직자가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회사가 법정 다툼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다. 임승빈(59) 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이 2997만원 어치의 비상장 주식을 보유한 ‘지누스’는 지난해 49억여건의 환자 정보가 유출된 사건에 연루된 회사다. 김덕순(75) 함경남도지사가 5000주를 보유한 케이스템셀의 라정찬(52) 대표는 올 3월 13억원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주식 투자는 주로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거래되기 때문에 상장주식 투자와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고위공직자가 ‘대박’을 치기 위해 분쟁 소지가 있는 비상장주식을 사들이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군 장성들도 비상장주식 투자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장준규(59)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김영식(58) 육군 제1군사령관, 장경석(56) 육군본부 특수전사령관 등도 본인 혹은 가족 명의로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밖에 비상장주식이 이혼 비용으로 활용된 사례도 있다. 이번에 재산을 공개한 한 기관장은 “배우자로부터 위자료 대신 비상장주식을 받았다. 개인적으론 생각하기도 싫은 주식”이라고 말했다. 해당 주식의 가치는 현재 수천만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단독]1급 이상 공직자 96명, 비상장주식 대거 보유

    [단독]1급 이상 공직자 96명, 비상장주식 대거 보유

    액면가 59억… 실제 가치 훨씬 커 황찬현 감사원장 4개사 4만여株 이동필·강호인 장관도 보유 신고 전문가들 “탈법 소지… 대책 시급” 정부 각 부처와 산하기관의 1급 이상 고위공직자 721명 가운데 96명이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서울신문이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재산공개 대상 직위 가운데 1급(검사는 검사장급) 이상 및 1급 상당의 고위공직자 721명의 재산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체의 13.3%인 96명이 본인이나 직계가족 명의로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으로부터 거액의 비상장주식 증여 특혜 로비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진경준(49) 검사장과 유사한 사례가 다른 고위공직자 가운데서도 적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당 내역은 지난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공개했다. 이들이 보유한 비상장주식은 신고액 기준으로 모두 58억 9481만 9000원어치다. 그러나 이는 한국금융투자협회의 한국장외시장(K-OTC)에서 거래되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액면가로 신고된 것이어서 실제 가치는 훨씬 늘어날 수 있다. 가장 큰 규모로 비상장주식을 갖고 있는 고위공직자는 변윤성(59) 한국석유공사 상임감사였다. 변 감사는 본인과 배우자 등의 명의로 정보기술(IT) 업체인 피치텔레컴 비상장주식 20여만주와 지주회사인 피치홀딩스 주식 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등록했다. 변 감사는 피치홀딩스 대표 출신이다. 액면가로 모두 14억 3668만원어치다. 이어 안명옥(62)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영진공사 주식 7만 8400주(3억 9805만원)를, 김임원(67)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은 혜승수산 주식 3만주(3억 6000만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지난해 비상장주식 매각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본 고위공직자는 박원주(52) 산업통상자원부 기조실장이었다. 협진원 주식 4500주를 매각해 9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고 신고했다. 한견표(60) 한국소비자원장도 주식 매각으로 1억 200만원의 차익을 거뒀다. 장관급 이상으로는 황찬현(63) 감사원장, 이동필(61)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호인(59) 국토교통부 장관, 김희정(45)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직자의 비상장주식 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탈법의 소지가 있다”며 보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비상장주식은 자칫 공직자들의 재산 축소 신고의 수단이 되는 데다 공직자들이 업무를 통해 해당 주식의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를 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비상장주식에는 ‘특권층’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힌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직무와 관련된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사람을 공직자로 임명하지 않거나 공직자 임명 시 비상장주식을 모두 처분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석유公 감사 14억·수협회장 3억… 공복들의 공공연한 ‘투잡’ 등기부로 본 공직자 주식 내역 등기부 등을 보면 고위공직자 가운데 비상장주식 최고 재력가인 변윤성(59) 한국석유공사 상임감사는 지난해 2월 취임하면서 공식적으론 컴퓨터 부품 수출입업체 피치텔레컴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하지만 3일 서울신문 확인 결과 피치텔레컴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대표이사가 변 감사로 기재돼 있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잘나가는 변 감사 후광효과를 보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피치텔레컴은 변 감사가 1999년 설립한 회사로 현재도 그가 대주주로 있다. 변 감사는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을 뿐 여전히 지주회사인 피치홀딩스와 피치텔레컴의 14억 3668만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이는 액면가인 주당 5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실제 가치는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평가액 기준으로 ‘잘못’ 등록한 그의 비상장주식 가액은 131억여원이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하는 일이 컴퓨터부품 회사 일과 관련이 없다고 직무관련성 심사를 통과했겠지만, 그만한 주식을 가지고 회사 경영에 아예 관여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사실상 ‘투잡’을 허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김임권(67)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의 경우엔 혜승수산 주식 6000주(3억 6000만원)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직 대표로 회사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공무원이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국가공무원법(64조)과 배치된다. 수협중앙회장은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이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사실 김 회장 취임 때문에 다소 ‘진통’도 있었다. 그가 수협 역사상 처음으로 기업인 출신 회장이기 때문이다. 수협 관계자는 “혜승수산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어업인 신분이 유지가 안 되고 대표직을 계속 갖고 있으면 겸직 금지에 반해 관계부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대표직을 맡아도 괜찮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협중앙회장이 어업인들 이권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사(私)기업 대표 겸직이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회장 재임기간 혜승수산 비상장주식의 가치가 크게 뛰어 그 이익이 본인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순(74) 이북5도위원회 황해도 지사 역시 기업인 출신이다. 2014년 12월 황해도지사 취임 직전까지 인조모발원사 제품 수출업체인 세림화이버의 대표이사로 있다가 부인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줬다. 현재도 세림화이버 비상장주식 3만 5760주, 1억 7880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은 장인인 이상달(2008년 작고) 전 정강중기 대표로부터 물려받은 비상장주식 3억 2600만원어치를 가족들과 함께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부인 이모씨가 비상장주식 2200주(전체의 20%)를 보유한 에스디엔제이홀딩스의 경우 경기 화성에 있는 기흥컨트리클럽(기흥CC)을 운영하는 삼남개발의 지분을 50.51% 갖고 있다. 결국 이씨가 기흥CC를 운영하는 삼남개발의 지분 10%를 갖고 있는 셈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비슷한 입지의 다른 골프장에 비해 기흥CC 영업이 잘되는 것으로 아는데, 공무원이나 기업인들이 ‘이왕이면 우 수석이 하는 기흥CC 이용하면 뭐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으로 기흥CC를 이용하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태혁(62) 부산대 부총장도 배우자 및 세 자녀와 함께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가 예측 프로그램 개발 업체 ‘포에이스’의 대표를 맡은 바 있다. 양문식(64) 전북대 부총장도 세계 최초로 백혈병 치료제 생산기술을 개발했다고 알려진 ‘엔비엠’ 주식 2000주(1억원)를 배우자가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당시 개발 컨소시엄에 전북대도 포함돼 있었다. 윤택림(58) 전남대병원 병원장이 지난해 2만주(7667만원)를 사들인 청산녹수의 경우 같은 대학 전통양조과학기술연구소와 관련된 전통주 제조업체이다. 고위공직자가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회사가 법정 다툼에 휘말려 있는 일도 있다. 비상장주식 투자는 주로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거래되기 때문에 상장주식 투자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증권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임승빈(59)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이 2997만원어치의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지누스’는 지난해 49억여건의 환자 정보가 유출된 사건에 연루된 회사다. 김덕순(75) 함경남도지사가 5000주를 보유한 케이스템셀의 라정찬(52) 대표는 올 3월 13억원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군 장성들도 비상장주식 투자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장준규(59)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김영식(58) 육군 제1군사령관, 장경석(56) 육군본부 특수전사령관 등도 본인 혹은 가족 명의로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한국 잼버리 개막…1만명 참가한 가운데 6일간 열려

    한국 잼버리 개막…1만명 참가한 가운데 6일간 열려

    세계 청소년들 화합의 장인 제14회 한국 잼버리가 3일부터 엿새 동안 대구 달성군 구지면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51개 나라에서 1만여명이 참가했으며 낙동강변과 대구과학관, 근대 골목 등에서 40여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날 전 세계에서 참가자들이 모여들어 각자의 숙영지를 설치하고, 4일은 1만명의 청소년과 운영요원, 지도자를 비롯해 권영진 대구시장,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김문오 달성군수, 함종한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각 회원국 대표, 국회의원 및 지역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영식을 갖는다. 개영식에서는 대구시립예술단의 무용공연을 시작으로 공식행사가 진행된다. 한국스카우트 홍보대사인 아이돌 가수 에이프릴 등의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대구시는 구지면 오설리 낙동강변 하천부지에 43만㎡ 규모의 야영장을 조성하고, 상·하수도와 전기, 화장실과 세면장 등 기반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특히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낙동강변에 2.7㎞ 이르는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매일 안전 순찰과 수상순찰을 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패션도 정치다… 여성 정치인들에겐 ‘무기’ 혹은 ‘굴레’

    패션도 정치다… 여성 정치인들에겐 ‘무기’ 혹은 ‘굴레’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 11일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로 확정됐을 당시 국내외 언론들은 메이의 패셔너블한 구두에 주목했다. 영국 최대 일간지 선은 1면에 메이의 발목과 표범 무늬 힐을 크게 확대해 싣고 그 밑에 메이의 남성 라이벌들의 사진을 나열해 메이가 그들을 힐로 짓밟는 모습을 연출했다. 1면 제목은 “HEEL, BOYS”였다.‘힐’(Heel)은 구두의 한 종류를 뜻할 뿐만 아니라 ‘이만 멈추고 나를 따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이날 선은 메이의 내각 인선을 전망하는 기사 제목을 뮤지컬 ‘핫 슈 셔플’(Hot Shoe Shuffle)을 패러디해 ‘핫 슈 리셔플’(Reshuffle·개각)로 달았다. ●英 메이 총리, 표범 무늬 힐 등에 대중 관심 쏠려 메이 구두에 대한 집착은 다른 언론도 다르지 않았다. 데일리스타는 “May´s a shoe-in”(메이가 사실상 총리)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사실상 확정된 후보’라는 의미의 ‘shoo-in’을 같은 발음의 신발(shoe)로 바꿔 말장난을 한 것이다. 미러의 이날 헤드라인은 “테리사 메이, 힐을 신은 목사의 딸이 새 총리가 되다”였다. 한국 언론들도 메이가 과거 착용했던 다양한 구두와 의상들을 소개하며 ‘마거릿 대처 이후 첫 여성 총리’와 ‘패셔니스타’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언론이 메이의 패션을 집중 보도하면서 대중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메이의 패션에 쏠리게 됐다. 메이가 유력한 총리 후보로서 언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7월 초부터 총리로 확정된 11일까지 구글에서 ‘테리사 메이 구두’, ‘테리사 메이 패션’이라는 검색 빈도가 다른 기간에 비해 2배가량 뛰었다고 CNN은 전했다. 미러는 “메이의 패션에 대한 열정이 정치권에 화려함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메이의 패션에 대한 언론 보도는 메이의 경력과 역량, 정책 노선에 ‘어두움’을 가져왔다. CNN은 “메이는 새로운 총리로서 정치적 야망보다는 패션 감각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그는 30년간의 정치 경력과 주요 각료로서의 경험을 갖추고 있지만 언론은 그의 능력보다는 의상에만 주목한다”고 비판했다. 일간 메트로는 “사람들은 메이가 옷을 잘 입기 때문에 총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언론과 대중이 메이의 패션에 과도하게 관심을 갖는 현상을 꼬집었다. ●메이-메르켈 만남, 브렉시트보다 구두 더 부각 하지만 정치인의 패션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집착’에 가까운 관심은 성별에 따라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다. 메이의 전임인 데이비드 캐머런이 2010년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 영국 일간지 1면 사진은 캐머런과 그의 부인 서맨사가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앞에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메이의 힐을 강조한 선의 1면처럼 캐머런의 구두, 넥타이 등 패션 소품을 강조한 사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영국의 네티즌들은 지난 12일 메이의 힐이 1면에 실린 선이 나오자마자 “선의 1면은 성차별적이다. 왜 여성의 옷과 구두만 주목받아야 하는가”, “캐머런의 패셔너블한 구두를 다룬 1면을 본 적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제는 메이의 패션 이슈가 다른 중요한 이슈마저 삼켜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매체 매셔블은 “우리가 모두 메이의 구두만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같은 일상에 막대한 함의를 가지고 있는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는 지난 15일 브렉시트 결정에 반발해 영연방을 탈퇴하려는 스코틀랜드의 니컬라 스터전 수석장관과 처음 회동했으며, 20일 EU와의 탈퇴 협상에서 메인 파트너가 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첫 회담을 가진 뒤 총리로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두 회담 모두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국내외 언론들은 ‘여성 정치인의 만남’을 부각하며 스터전과 메이, 메르켈과 메이의 패션을 비교하기 바빴다. 다른 정상회담과 달리 두 여성 정상의 발목과 구두만 포착된 사진들이 쏟아져 나왔다. 러시아 정부 기관지는 “메이의 옷차림이 메르켈의 특색 없는 재킷보다 훨씬 매력적이었다”며 영국과 독일의 정상회담을 정리·보도했다. 제시카 스미스 런던대 연구원은 “여성 정치인의 패션에 대한 언론 보도는 그들을 보잘것없는 존재로 만든다”며 “언론이 여성 정치인의 구두만 이야기한다면 엄중한 시기에 여성 정치인이 관철하고자 하는 중요한 정책은 무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美 클린턴, 경선 중 1만弗 넘는 코트 입어 논란 패션은 여성 정치인의 능력과 정치 행보를 가리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4월 19일 뉴욕주 대선 경선 당시 1만 2495달러(약 1405만원)에 달하는 이탈리아 명품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코트를 입어 집중포화를 맞은 바 있다.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이 뉴욕 경선에서 승리한 뒤 소득 불평등을 강조하는 승리 연설을 하면서 이런 고가의 코트를 입었다”며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여성 정치인이 값비싼 의상을 입어 논란이 된 것은 클린턴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당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의 예산으로 15만 달러(약 1억 6870만원)의 의상과 액세서리를 구입해 비난을 산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은 2014년 국빈 만찬 때 1만 2000달러(약 1349만원)짜리 드레스를 입었다가 질타를 받았다. 남성 정치인은 이런 논란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최소 7000달러(약 787만원)어치의 브리오니 정장을 입은 모습이 자주 포착됐으나 한 번도 이슈가 된 적이 없었다고 CNBC는 전했다. 스타일리스트인 제니퍼 레이드는 “정말 불공평한 이중 잣대”라며 “시상식 레드카펫에서든 실생활에서든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옷차림으로 평가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여성 정치인이 패션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역풍을 맞기도 한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비슷한 디자인에 색상만 다른 바지 정장을 입은 모습이 자주 눈에 띄면서 ‘워스트 드레서’라며 인터넷에서 희화화되기도 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2013년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연준 의장으로 지명을 받을 때와 5주 뒤 상원에서 청문회를 할 때 같은 옷을 입었다고 조롱을 당한 적도 있다. 메르켈도 종종 같은 옷을 입은 모습이 포착된다. ●올브라이트 브로치·대처 핸드백은 의지 표현 패션은 이처럼 여성 정치인에게 성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굴레’이기도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로지 캠벨 런던대 교수는 AP에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외교 무대에서 브로치로 미국의 메시지를 전달했듯이, 여성 정치인은 패션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이는 지난 13일 총리로 공식 취임한 뒤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하면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표범 무늬 힐을 신었으며 검은색 바탕에 노란색의 큰 무늬가 가미된 재킷에 가슴이 과감하게 파인 검은색 원피스를 받쳐 입었다. 캠벨 교수는 “대처 전 총리는 ‘나는 여성해방운동에 빚진 것이 없다’고 말하며 내각에 여성을 기용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메이는 총리로서 첫날에 자신이 여성임을 부각시키는 패션을 선택하며 여성 각료를 중용할 뜻을 암시했다”고 분석했다. 메이는 앞서 “여성들은 몸에 대한 자신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그래서 젊은 여성들이 그들의 미래는 겉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근면, 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여성단체 포셋 소사이어티의 샘 스메서스 대표는 “여성 정치인은 지속적으로 그들의 외모와 패션으로 환원된다”면서도 “우리가 여성 정치인의 옷과 액세서리를 강력한 여성 리더십의 상징으로 간주한다면 패션이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상 딱딱한 사각형 모양의 가죽 핸드백을 들고 등장했던 대처 전 총리는 “나는 자유와 법을 지키는 데 있어 완고한 사람이다. 그래서 이런 큰 핸드백을 들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핸드백은 대처 전 총리의 ‘철의 여인’ 리더십을 상징하는 아이템이 됐다. 스메서스 대표는 “메이는 자신의 구두 사랑을 숨길 필요가 없다”며 “메이는 표범 무늬 힐을 통해 여성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정치적인 매서움을 보여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 ARF 의장성명 뒤집기 실패

    외면 당한 리용호 좌석 변경 ‘굴욕’ 北, 또 난수 방송… 공작원용인 듯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담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이 회의 폐막 다음날인 27일 채택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북한이 성명 문구 수정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ARF 의장성명 발표 후 의장국인 라오스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는데 라오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해 ARF 의장성명에는 핵실험 일자가 명시됐고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와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준수를 촉구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우리 정부가 강조해 온 내용이 사실상 모두 반영되자, 북한 측은 외교전에서의 ‘완패’를 막기 위해 친북 국가이자 올해 의장국인 라오스를 통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라오스는 전날 오전 문안 수정을 위한 회의 일정을 공지했으나 점심 즈음 회의가 취소됐다고 알렸다. 북한을 달래기 위해 형식적으로 회의를 소집한 뒤 다른 회원국 등의 반발을 근거로 다시 취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라오스는 북한과의 양자 협의에서 “모든 회원국이 동의했고 이미 발표된 문안이라 수정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이번 ARF에서 중국 왕이 부장과의 밀착을 과시했지만 다른 참가국들로부터는 ‘왕따’에 가까운 외면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환영 만찬에는 한 외교장관이 리 외무상과 가까이 앉을 수 없다며 라오스 측에 자리 변경을 요구해 좌석 배치가 바뀌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은 이날 또다시 난수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 평양방송은 정규 보도를 마친 오전 1시 15분(한국시간)부터 12분간 여성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27호 탐사대원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수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습니다”라며 “459페이지 35번, 913페이지 55번…”과 같은 식으로 다섯 자리 숫자를 읽었다. 북한은 난수 방송을 중단한 지 16년 만인 올해 이를 재개해 이날까지 총 세 차례 방송했다. 이에 대해서는 “선전 또는 교란 목적일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실제 공작원의 재방송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심리전이라면 굳이 똑같은 내용을 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위안부재단 10억엔, 피해자 명예회복·상처 치유”

    “위안부재단 10억엔, 피해자 명예회복·상처 치유”

    “日정부, 법적 책임·사과해야” 일부 재단 무효화·재협상 요구 한국과 일본 정부 간 ‘12·28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화해·치유재단’이 28일 서울 중구 순화동 사무실에서 첫 이사회를 열고 재단 운영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어 현판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사장은 김태현 성신여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가 맡았으며 이사진은 김 이사장을 포함해 김교식 아시아신탁 회장, 진창수 세종연구소장, 이원덕 국민대 교수,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조희용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소장 등 준비위원회에 참여한 각계 인사 10명으로 꾸려졌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이정심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당연직 이사다. 고문으로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이 위촉됐다. 재단은 정관상 이사를 최대 15명까지 둘 수 있어 추가 선임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태현 이사장은 이날 “치유의 등불을 만들 것”이라며 “재단의 목적은 위안부 피해자의 상처 치유와 존엄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피해자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신 동안 한을 풀어 드리고 마음의 평안을 되찾아 드릴 수 있도록 필요한 사업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며, 정부 당국자는 “일본 정부 출연금은 ‘피해자 명예 회복과 상처 치유’라는 합의 취지를 반영하고, 당사자 우선 원칙을 고려해 순수 사업에 쓸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단체는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며 ‘12.28 합의’ 무효화와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현판식 후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재단 출범의 의미 등을 설명한 뒤 퇴장하다가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으로부터 캡사이신(고추에서 추출된 무색의 휘발성 화합물) 세례를 받았다. 김 이사장은 곧바로 119구급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지난해 12월 양국 정부 간 합의 이후 재단 출연금으로 10억엔을 내는 조건으로 일본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최근 일본 내부에서 이러한 목소리는 잦아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정부는 자금 운용 세부 계획을 요구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사업의 방향성, 자금 운용 계획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견이 없으면 10억엔을 출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출연 시점은 8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오바마 “클린턴은 나보다 완벽한 후보”… 최고 아군 된 8년 전 정적

    “그녀는 함께하는 미국의 강함 믿어…샌더스 지지자처럼 조직적 운동을” 트럼프엔 맹공… 야유엔 투표 독려 “힐러리 클린턴보다 미국 대통령의 자격을 더 갖춘 남성 또는 여성은 없었습니다. 나보다, 빌(클린턴)보다 훨씬 더 미국 대통령이 되는데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어요. 빌, 당신이 이 말에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래요.” 순간 청중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렇게 최고의 찬사를 던지자, 청중석에 앉아 있던 힐러리의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호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현지시간) 오후 11시쯤 마지막 찬조연설자로 나서 45분간 격정적 연설을 이어갔다. 8년 전 대선 경선 라이벌이었던 클린턴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기색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대선은 전통적 선거가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근본적 선택에 관한 것”이라며 “흑인과 백인, 라티노, 아시안, 인디언, 젊은이와 노인, 동성애자와 일반인, 남성과 여성, 장애인 등 모두가 똑같은 국기에 대한 맹세와 자랑스러운 깃발 아래 하나로 뭉치는 것이 미국이다. 함께하면 더 강하다”며 “이것이 내가 아는 미국이고, 이번 선거에서 그런 미래를 믿는 후보는 단 한 사람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한 가정의 엄마, 할머니로서 그런 가치를 위해 평생을 바치고 아이들의 번창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할 후보, 장벽을 허물고 유리천장을 깨고, 모든 미국인을 위한 기회를 확대할 단 한 사람의 후보는 바로 힐러리”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날 선 공격도 잊지 않았다. 그가 “여기 힐러리와 비교되는, 트럼프가 있다”고 운을 떼자 청중이 “우~”하며 야유를 보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야유가 아니라 투표를 하라”고 정색하며 말했고, ‘오바마’가 써진 피켓을 든 청중은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를 외치며 반색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투표 독려는 당초 연설문에 없었으나, 투표율이 클린턴의 대권 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뭉쳐 투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클린턴의 경선 라이벌로 민주당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을 언급하며 “우리는 샌더스 지지자들처럼 목소리를 내고 조직적이고 끈질겨야 한다”고 말해 샌더스 지지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분위기가 고조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샌더스의 경선 구호인 ‘버니를 느껴라’(Feel the Bern)를 즉흥적으로 외쳤고, 청중석에 있던 샌더스와 그의 부인은 상기된 얼굴로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이 끝났을 때 클린턴이 예고 없이 무대에 깜짝 등장하면서 이날 전당대회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들은 여러 차례 포옹을 하고 손을 잡고 올린 뒤 함께 2분여 간 무대를 돌며 청중에게 감사를 표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가 클린턴에게 낙관의 배턴을 넘겼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날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팀 케인 버지니아 상원의원은 후보 수락 연설에서 “내 아들의 목숨을 맡길 만큼 클린턴을 믿는다”며 승리를 자신한 뒤 스페인어를 섞어 가며 트럼프의 약점을 부각시켰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찬조연설에 나서 “이번 대선은 민주당·공화당의 선택이 아니라 미국을 제대로 이끌어 갈 대통령을 뽑는 것”이라며 클린턴을 뽑겠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화해·치유재단’ 출범 진통...캡사이신 맞은 김태현 재단 이사장

    ‘화해·치유재단’ 출범 진통...캡사이신 맞은 김태현 재단 이사장

    김 이사장 “피해자 할머니 대부분 동의”…괴한이 뿌린 캡사이신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이 28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재단 출범에 반대하는 한 시민단체 회원이 김태현 재단 이사장에게 호신용 캡사이신을 뿌리는 등 출범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졌다. 정부는 피해자 대부분이 재단 설립에 찬성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피해자 할머니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시민단체가 재단 출범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화해·치유 재단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순화동 사무실에서 이사회 첫 회의를 열고 재단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오전 11시 현판식을 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사장은 재단 설립준비위원장으로 일한 김태현 성신여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가 맡았다. 이사진은 김 이사장을 포함해 김교식 아시아신탁 회장, 진창수 세종연구소장, 이원덕 국민대 교수,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조희용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소장 등 준비위에 참여한 각계 인사 10명으로 꾸려졌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이정심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당연직 이사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재단은 정관상 이사를 최대 15명까지 둘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추가 선임도 검토할 방침이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어떻게 지원할 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재단은 피해자 직접 수혜 사업과 추도를 위한 상징적 사업 등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하되 직접 수혜 사업의 비중을 최대한 늘리고 피해 할머니들의 의견을 우선 반영할 방침이다. 사업비는 일본 정부가 부담하기로 한 10억엔(약 107억원)으로 충당하지만 출연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재단은 10억엔을 모두 피해자 지원에만 쓰기로 하고 임대료·인건비 등 부대비용은 별도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위안부 소녀상 문제에 대한 질문에 “합의 내용을 봐도 소녀상과 10억엔은 전혀 별개다. 소녀상과 연계해 10억엔이 오느냐 아니냐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 방향에 대해 “재단 설립 목적은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존엄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그 외의 목적이 아닌 곳에는 돈을 사용할 수 없고, 사용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재단 명칭에 포함된 ‘화해’는 “할머니들과 역사의 화해도 되고 (재단에) 반대하는 분들과도 화해하는 것”이라며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는 것은 치유가 될 수 없다. 저희가 성의를 다해 다가섰을 때 그분들이 가해자를 용서하고 용서가 화해까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 설립은 지난해 12월 28일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정부간 합의의 결과다. 두 나라는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한국 정부가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는 자금을 일괄 거출하기로 합의했다. 위안부 피해자와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은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합의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화해·치유 재단에 맞선 ‘정의기억재단’을 지난달 발족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재단은 피해자 대다수가 재단의 취지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피해자 할머니 37명을 일일이 만나 의견을 들었다며 “반대하는 분이 많지는 않았다. 그분들도 언젠가는 저희와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신원 미상의 남성이 이동하던 김 이사장의 얼굴에 호신용 캡사이신을 뿌리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 이사장은 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처치를 받고 퇴원했다. 그러나 현장에 함께 있다가 얼굴에 캡사이신을 맞은 여성가족부 직원 3명은 계속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남대문경찰서는 이 남성을 상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정대협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재단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일합의 무효화를 주장했다. 또 김 이사장이 재단 사무실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대학생 20여 명이 간담회장을 점거했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등 재단 출범을 둘러싸고 시종 어수선한 상황이 전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 전대 봉사자 70%는 여성 “힐러리의 성공은 내 꿈의 발판”

    민주 전대 봉사자 70%는 여성 “힐러리의 성공은 내 꿈의 발판”

    “저도 힐러리처럼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그녀가 자랑스럽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첫 여성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26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장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만난 젊은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상당수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려온 이들이 밤잠을 설치며 자원봉사에 나선 이유는 간단했다. “힐러리처럼 되고 싶다”는 것. 이들은 미 주요 정당의 첫 여셩 대선 후보 탄생을 목도한 데 이어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난주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때보다 10~20대 젊은 여성 봉사자들이 훨씬 눈에 많이 띄었다. 이들은 클린턴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이자, ‘제2의 힐러리’를 꿈꾸는 고등학생·대학생이자 딸, 아르바이트생, 여성인권 운동가였다. 전대장 1층 대의원석 앞에서 만난 대학생 애니카 밀러(19)는 “미국은 여성 대통령을 맞이할 때가 됐고, 나도 힐러리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도자가 돼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그는 클린턴의 남녀 동일임금 등 여성인권을 위한 공약을 전폭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4층 기자석 앞에서 만난 켈리 스미스(23)는 “첫 여성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를 직접 보기 위해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됐고,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며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의 전날 클린턴 지지연설에 감동을 받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나도 그들처럼 훌륭한 여성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흑인인 스미스는 “힐러리는 여성의 권리가 인간의 권리라고 강조한다. 그녀는 여성뿐 아니라 흑인, 히스패닉, 성소수자 등의 인권을 위해 평생을 노력해 온 투사”라며 “일각에서는 여성이 오히려 힐러리를 싫어한다고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여성을 이끌어줄 진정한 리더를 원하며 그가 바로 힐러리”라고 강조했다. 4층에서 휠체어를 탄 참가자들을 돕는 고등학생 제시카 프라이스(17)는 “힐러리가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등을 거쳐 대선에 도전하는 과정을 보면서 꿈을 키우게 됐다”며 “인구의 절반은 여성인데, 여성이 성공해야 나라가 성공한다는 그녀의 신념을 믿는다. 이를 위해 힐러리처럼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에 따르면 이번 전대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1만명에 이르며, 이들 중 여성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전대장에서 만난 DNC 관계자는 “유명 찬조연설자들 못지않게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힘이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들이 역사적 전대 현장에서 봉사한 경험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며, 이들 가운데 훗날 클린턴처럼 훌륭한 여성 지도자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필라델피아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역대 최고령 트럼프… 첫 부부 대통령 클린턴

    역대 최고령 트럼프… 첫 부부 대통령 클린턴

    트럼프 당선 땐 70세 취임식… ‘민주 릴레이 대통령’ 눈앞에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68)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0)가 제45대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됨에 따라 갖가지 진기록이 눈길을 끈다. 188년 전통의 민주당은 사상 첫 여성 대통령 후보를, 162년 역사의 공화당은 첫 아웃사이더 후보를 각각 선출했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42대 대통령인 남편 빌 클린턴에 이어 미국 역사상 첫 부부 대통령에 도전한다. 클린턴은 변호사와 대통령 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거쳐 미국 주요 정당 사상 첫 여성 대선후보라는 기록을 세우며 본선에 올랐다. 그동안 주요 정당에서 여성 부통령도 탄생하지 않았다. 여성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은 1984년 제럴딘 페라로와 2008년 세라 페일린 2명뿐이다. 트럼프는 첫 부동산 재벌 대통령의 꿈에 부풀었다. 부동산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트럼프는 연방 상하원 의원이나 주지사 등 정치 경력이 전무하고 워싱턴 주류 정치권과 관계없는 상황에서 내로라하는 경쟁자를 꺾고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꿰차는 이변을 연출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정치 경력이 없는 대통령으로, 1953년 당선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이후 64년 만이다. 차기 대통령의 나이도 만만찮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취임일(내년 1월 20일) 기준으로 로널드 레이건(69세 341일)을 제치고 역대 최고령이 된다. 클린턴의 경우 대선 한 달 전인 10월로 만 69세가 된다. 백악관에 입성하면 레이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고령 대통령이 된다. 1945년 이후 72년 만에 뉴요커 대통령의 탄생을 보게 됐다. 트럼프는 뉴욕 출생이고, 클린턴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으나 두 번의 뉴욕 상원의원을 지내는 등 정치적 고향은 뉴욕이다. 클린턴이 승리하면 ‘릴레이 민주당 대통령’이라는 드문 기록도 갖게 된다. 선거를 통해 민주당 대통령이 같은 당의 다른 후보에게 대통령을 넘겨준 것은 역대 두 번 있었고, 마지막이 프랭클린 피어스에 이어 1857년 취임한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빌 클린턴 “그녀, 나와 여러분 포기 안 한다” 고백에 지지자 열광

    빌 클린턴 “그녀, 나와 여러분 포기 안 한다” 고백에 지지자 열광

    ‘르윈스키 스캔들’ 개인사 언급… “힐러리, 최고의 체인지 메이커” “여러분은 좀 전에 진짜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 힐러리는 내가 알아온 사람들 가운데 최고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change maker)’이다. 그녀는 절대로 여러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절대로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기자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6일(현지시간) 오후 10시 10분쯤 제42대 미 대통령인 빌 클린턴(69) 전 대통령이 3시간쯤 전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부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을 위한 찬조연설에 나서 이렇게 ‘개인사’를 언급한 것이다. ‘연설의 달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솔직한 고백에 지지자들은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뉴욕타임스는 “힐러리가 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통령 시절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함께 했음을 강조한 것”이라며 “빌의 연설은 클린턴 부부의 결혼 생활 문제까지 간접적으로 언급할 정도로 개인적이었고, 이에 지지자들은 인간적으로 호응했다”고 평했다. 일각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측이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을 계속 들먹일 것에 대해 사전에 대처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은 부인의 역사적 대선 후보 지명 후 예정됐다는 점에서 전대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경선 기간 내내 그의 지지활동은 클린턴에게 큰 힘이 됐지만 ‘이메일 스캔들’ 기소 여부 결정 전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과 별도로 만난 것이 뒤늦게 드러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미 언론은 그의 연설 전 “빌이 사고만 치지 않으면 된다. 그래서인지 연설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나는 1971년에 한 여성(힐러리)을 만났다”로 시작해 40분간의 연설에서 ‘러브 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인생 역정을 고스란히 드러냄으로써 인간미를 발휘했다. 롤 콜 때까지도 ‘힐러리’와 그의 경선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가 써진 팻말을 흔들며 나눠져 있던 지지자들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며 ‘미국’(America)이 써진 통합된 팻말을 함께 흔들며 울고 웃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또 “세상에는 진짜(real one)와 가짜(made up)가 있다”며 힐러리와 트럼프를 비교한 뒤 “여러분은 아까 조금 전에 진짜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클린턴이 그동안 해 온 복지 관련 입법 활동과 외교 활동 등을 평가한 뒤 트럼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특히 “힐러리는 우리 모두를 ‘함께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는 우리들은 그녀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여러분의 자녀와 손자들은 영원히 당신을 축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롤 콜에서 클린턴은 투표가 시작된 지 1시간 10분 만에 사우스다코타주 대의원의 투표 결과 발표로 대의원 과반을 확보, 대선 후보로 확정됐으나 일부러 발표 순서를 미룬 버몬트주 대의원의 소개로 마이크를 잡은 버니 샌더스가 결과에 승복하고 “클린턴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자”는 제의를 함으로써 갈등을 봉합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100여명의 샌더스 지지 대의원이 전대장 인근 미디어센터로 난입,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 앞에서 연좌·가두 시위를 벌여 2시간여간 혼잡을 빚었다. 시위에서 만난 사우스다코타 대의원 캠벨 잭슨(40)은 “샌더스가 인권 문제 등에 더 귀를 기울였음을 알려야 한다”며 “11월 대선에서 클린턴을 뽑을 의향이 있지만 샌더스가 추진해 온 ‘정치혁명’을 인정하고 공약에 더 반영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 순간 보는 소녀, 다음 차례는 당신”

    “이 순간 보는 소녀, 다음 차례는 당신”

    美 역사상 첫 여성후보 ‘새 역사’… “유리천장에 가장 큰 금을 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역사가 새롭게 쓰였다. 지난해 4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26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이제 세간의 관심은 클린턴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돼 1993년 ‘퍼스트레이디’에 이어 백악관에 재입성할지에 쏠린다. 클린턴은 이날 오후 전대장에서 열린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에서 11월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필요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경선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74) 버몬트 상원의원이 마지막에 나서 “클린턴이 대선 후보로 지명됐음을 선언하자”고 제안했고, 대의원들이 이에 동의하면서 역사적 순간이 이뤄졌다. 클린턴은 전대 마지막 날인 28일 딸 첼시(36)의 소개로 단상에 올라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클린턴은 후보 지명이 이뤄진 뒤 트위터에 ‘역사’라는 함축적 단어를 올려 감격한 마음을 드러낸 데 이어 남편 빌 클린턴(69) 전 대통령의 찬조연설 후 대형 스크린에 모습을 나타내 “유리천장에 지금껏 가장 큰 금을 냈다”며 “오늘은 당신의 승리이고 당신의 밤이다. 만약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이 순간을 지켜보는 소녀가 있다면 ‘나는 아마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겠지만 다음 차례는 여러분 중 한 명’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오는 11월 8일 대선에서 지난주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70)와 세기의 승부를 벌인다. 경력과 공약 등에서 극과 극인 ‘첫 여성 후보 대 부동산 재벌 후보’ 간 한치의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볼 때 선거인단이 많은 주를 선점하고 있어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스윙스테이트(경합 주)에서 접전이 예상되고 이번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샌더스 지지자들의 반발 등 당내 분열을 어떻게 추스르고 단합할 것인지가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필라델피아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기고]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보이는 것들/박세문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기고]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보이는 것들/박세문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과학자들이 경계하는 것 중 하나가 편향이다.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모순’(矛盾)이 좋은 예다. 중국 초나라 때 창(矛)과 방패(盾)를 팔던 상인이 자신의 창은 세상의 모든 방패를 뚫을 수 있다 하고, 돌아서서는 자신의 방패가 세상의 어떤 창도 막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가만 지켜보던 손님이 “그럼 당신의 창으로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됩니까”라고 묻자 상인은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흔히 앞뒤 다른 얘기를 하면 안 된다는 교훈으로 이해한다. 반면 과학자는 인간은 편향의 동물이므로 창이나 방패 한쪽의 얘기만 듣고 판단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으로 새긴다. 25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 계획(안)’이 국무총리 주재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의결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모순을 떠올린 이유는 유독 상충하는 주장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본 계획은 우리나라가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지 38년 만에 처음으로 마련한 고준위방폐물 관리 정책이다. 38년은 긴 시간이지만, 그사이 우리는 과거 380년 동안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포켓몬고로 대표되는 증강현실을 소비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기저는 과학이다. 가지 않은 길을 걱정만 하고, 지나온 길을 돌아가자 했다면 만날 수 없었던 변화다. 방폐물은 그동안 우리가 전기를 쓴 부산물이므로 모두의 책임이라는 대전제에 다들 동의하고, 정책이 단박에 이뤄지지 않고 법적·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수긍하면서도 정부가 기본 계획을 내놓으니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폐물)를 꺼내 가라 하고, 절차가 잘못됐으니 처음부터 다시 하라며 목소리만 크다. 정치권은 다른 이슈로 경황이 없고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까. 산업부 장관이 한마디 하면 총리나 대통령이 지시하면 가능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사용후핵연료를 옮기는 문제에는 생각보다 많은 절차와 규제, 과학적 체계와 국제적 약속이 얽혀 있다. 정부 정책이 확정되고 그에 따른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 사용후핵연료를 각 발전소 부지에 임시 보관한 이유도 정책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국내외에 큰 반향을 일으킨 미국 하버드대의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근작에서 “도덕적인 이해가 과학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오랜 유교 문화권의 영향인지 우리는 참과 거짓으로 상황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크지만, 이번 정책은 정부 신뢰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포화를 앞둔 시점에서 국제적 기술 동향과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당면 과제다. 사용후핵연료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꺼내 옮기고, 그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는가 하는 상세한 모든 내용은 법으로 명문화해야 정책이 생명력을 얻는다. 각자 주장이 달라도 한목소리로 고준위방폐물 절차에 관한 법안 마련을 촉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美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부터 ‘뒤숭숭’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2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개막했다. 미국의 독립선언과 헌법이 제정된 장소일 만큼 상징성을 갖는 이곳에서 28일까지 열리는 전당대회에는 클린턴의 경선 라이벌이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비롯해 클린턴 전 장관 가족,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 대의원 5000명 등이 참석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를 누르고 정권을 이어가기 위한 ‘화합의 장’을 만든다. ‘함께 단합하자’를 테마로 진행되는 전당대회 첫날 행사에서 샌더스 의원과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이 지지 연설을 한다.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에서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시작은 순탄하지 않은 모습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지도부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편파적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데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데비 와서먼 슐츠 DNC 의장이 이날 사퇴하면서 전당대회는 파행을 빚었다. ‘샌더스’와 ‘이메일’이 다른 형태로 클린턴 전 장관을 계속 괴롭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공약의 기초가 될 정강도 채택한다. 정강은 북한을 ‘가학적 독재자’가 통치하는 가장 억압적인 정권으로 규정하면서 북핵 포기 압박 및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 부처들의 잃어버린 ‘미션’을 찾아서/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 부처들의 잃어버린 ‘미션’을 찾아서/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국민행복과 경제부흥, 문화융성을 이루어 달라는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고자 저를 중심으로 한뜻으로 뭉쳐 일할 것을 다짐합니다.” 환경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장관 인사말 중의 일부다. 다소 거창하고 권위적인 문구는 논외로 하더라도 환경부의 설립 목적이나 존재 이유에 대한 명확한 언급이 없다. 홈페이지를 이곳저곳 아무리 둘러봐도 설립 목적을 찾을 수 없다. 대통령 업무보고는 물론 국회 상임위원회 결산보고에도 그런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놀랍게도 이러한 현상은 환경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교육부, 외교부, 미래부 등 다른 정부 부처들도 명문화된 설립 목적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국가 기관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부처 홈페이지나 발간 보고서를 봐도 장관이나 정권이 바뀌면 앞으로 바뀌게 될 비전과 전략,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정책에 대한 화려한 수사만 넘쳐난다. 정작 부처가 부여받은 사명이나 임무에 대한 내용은 없다. 정부조직법도 부처별로 관장하는 사무만을 나열할 뿐 부처가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그 때문일까. 부처 공무원들은 날마다 폭주하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불철주야 매달리고 있지만, 국민의 불만과 분노는 좀체 수그러들지 않는다. 최근 갑작스런 사드 배치 결정에 성난 성주 군민들을 보며 국방부와 외교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울부짖는 위안부 할머니들 곁에서 여성부는 소극적 자세를 취하고 있고, 통일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 폐쇄와 남북 대화 중단에도 통일부는 속수무책으로 침묵하고 있다. 국정 교과서와 누리과정 예산에 매달리고 있는 교육부는 존재 이유가 희미해지고 있고, 가습기 살균제 늑장 대응으로 비난받고 있는 환경부는 여전히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부처별로 부여받은 미션을 망각한 결과물이 아닐까. 이러한 비정상적 부처 운영이 지속되면서 많은 공무원이 숨을 곳을 찾고 있다. 복종을 강요하는 무언의 감시와 폭력에 스스로 포기하고 눈감아 버리는 양떼가 되고 있다. 영혼과 자존심을 상실한 채 무감정의 ‘철창’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반면 자리 보전을 위해 맹목적으로 충성하며 공범을 자처하는 공무원들은 늘어나고 있다. 비뚤어진 애국심을 발휘해 헌법의 기본 가치마저 무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전문 행정가로서의 직업적 윤리와 가치를 팽개치고 기꺼이 정파의 대변자가 되기 위한 무분별한 과잉 행동들이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제 모든 부처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행정의 정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헌법과 국민이 부여한 부처의 존재 이유와 설립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1980년대 후반 토지 공개념 도입을 담당했던 건설부 토지국장은 한 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변했다. “전경련이 토지초과이득세의 입법 유보를 건의했는데, 입법 유보는 불로소득을 계속 누리겠다는 것입니다. 절대 양보 못하는 부분입니다.” 그는 당시 TV 토론 방송에서도 명쾌한 논리와 자신감으로 토론장을 압도했고 많은 공감을 얻었다.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우선 부처별로 간결하고 명확한 미션 선언문을 만들자. 미국 정부 부처의 홈페이지는 법률에 규정된 기관의 미션을 간결하게 제시하고 있다. 환경청은 ‘국민 건강과 환경의 보호’이며, 교육부는 ‘수월성과 기회 균등을 통한 학생 성취도 향상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다. 우리도 정부조직법을 ‘사무’ 중심에서 ‘미션’ 중심으로 전면 개정해 부처별 미션을 구체화하자. 이 핵심 미션을 바탕으로 성과도 평가하고 예산·결산도 심사하자. 정부 부처의 핵심 미션은 헌법의 가치가 반영돼야 한다. 헌법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바로 행정 각 부의 미션이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평등’한 법 적용과 ‘인권보장’에 앞장서야 한다. 국방부는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에 집중해야 하고, 환경부는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여성가족부의 핵심 미션은 ‘여성 복지와 권익 향상’이어야 한다. 영화 ‘곡성’에서 딸아이 환희가 아빠에게 호통쳤던 대사가 생각난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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