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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노동자 출신 홍영표 대표와 문성현 위원장의 경우

    [데스크 시각] 노동자 출신 홍영표 대표와 문성현 위원장의 경우

    “노동안정성을 강화하는 대신 노동유연성도 높여야 한다. 실적 변동을 반영해 성과급을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와 임금을 공유하는 상생협력 모델을 도입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요구한 수많은 내용 중 일부다. 대우차노조 간부 출신인 그는 노동운동을 발판 삼아 GM대우 공장이 있는 인천 부평에서 내리 세 번 당선됐다. 이날 홍 대표가 경영계에 요구한 것은 “노동안정성을 강화하는 대신”이란 문구 정도다. 홍 대표의 연설은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과 빼닮았다. 2016년 9월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발해 노조가 파업을 벌이자 당시 이기권 노동부 장관은 “상위 10% 노동자의 양보와 노동시장의 낡은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필두로 ‘쉬운 해고’가 가능한 ‘일반해고 지침’을 밀어붙였다. 이 지침은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먼저 폐기된 ‘적폐 정책’이다. 홍 대표의 ‘성과급’과 박근혜 정부의 ‘성과연봉제’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가. SK하이닉스의 임금공유제도 2015년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것이다. 그해 이 회사 정규직과 사측은 각각 30억원을 내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4000여명에게 1인당 150만원을 줬다. 시급으로 따지면 400원 정도였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5조 3000억원, 임원 보수 한도는 120억원이었다.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을 떼어 비정규직에게 전달하는 게 과연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상생의 길인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도 노동자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문 위원장은 전노협에서 투쟁하며 민주노총 건설에 온몸을 던진 인물이다. 그런 그가 요즘 “기득권 노조의 임금을 올리는 노동운동이라면 다신 안 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을 비판하고 있다. 민주노총 집행부의 관료화와 대기업 노조의 귀족화를 비판하는 말이라면 경청할 만하다. 그러나 그가 화가 난 이유는 따로 있다. 탄력근로제 확대안이 민주노총과 비정규직·여성·청년 대표들의 비협조로 경사노위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점이 그것이다. 근로시간을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이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는 재계의 숙원이었고, 이를 ‘사회적 대타협’으로 포장하는 게 문 위원장의 목표였으며, 3월 국회에서 입법화하는 것은 홍 대표의 의무다. 탄력근로제 확대에 따른 임금손실 방지 의무와 근무일간 11시간 연속 휴식 의무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만 있으면 면제된다. 노조 없는 일터가 90%에 이르는 우리 현실에서 근로자 대표는 유령과 같은 존재다. 경사노위 사용자 대표인 경총은 노조법 개정 사안으로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대체근로 전면 허용, 부당노동행위 처벌 조항 삭제, 쟁의행위 찬반투표 절차 강화, 단협 유효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하나가 파업권을 무력화할 사안인데, 문 위원장은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와 단협 유효기간 연장 정도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해고 위기에 처한 노동자에게 공장 대신 공원에 가서 피켓을 들란 말인가. 홍 대표와 문 위원장은 “초심을 잃은 노조 때문에 경제가 파탄 나고 있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노동운동 경력을 발판 삼아 국가 정책을 좌우하는 위치에 올랐지만,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맴도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달픈 현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누군가가 ‘노동계 대부’라는 수식어를 붙여 주면 “거추장스럽다”며 정중하게 사양하길 바란다. window2@seoul.co.kr
  • 클럽 버닝썬·경찰 유착고리 전직 경찰관 구속

    클럽 버닝썬·경찰 유착고리 전직 경찰관 구속

    마약 혐의 버닝썬 직원 이후 이번 사건 두번째 구속미성년자 출입무마 관련 유착고리 지목된 강씨정준영도 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방침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경찰 사이 유착관계의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이 15일 구속됐다. 마약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직원 조모(28)씨 이후 이번 사건 관련한 두 번째 구속자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및 도망 염려가 있다”며 강모(44)씨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씨는 지난해 7월 클럽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과 관련해 무마 목적으로 이 클럽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현재 화장품 회사 임원인 강씨는 전직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이자 클럽과 경찰 간 유착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이 화장품 회사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서 홍보행사를 열었는데, 행사를 앞두고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해 고액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강씨가 나서 사건을 무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남서는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증거 부족으로 수사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버닝썬의 이모(46) 공동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강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강씨는 돈을 받거나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은 이 공동대표 자택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해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에 대한 구속영장도 조만간 신청할 방침이다. 정준영은 여성과의 성관계 영상을 몰래 찍어 카카오톡 등을 통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정준영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참여자였던 버닝썬 직원 김모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정준영에게 휴대전화 3대, 김씨로부터 휴대전화 1대를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았으나 또 다른 휴대폰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마리아 “애국부인회, 국권회복 나서야”… 여성 독립운동 ‘점화’

    김마리아 “애국부인회, 국권회복 나서야”… 여성 독립운동 ‘점화’

    ‘혈성부인회’ ‘대조선 애국부인회’ 통합 김마리아가 회장 맡으며 애국부인회로 3·1운동 후 수감자 구제 자금 모금운동 회원 대부분 간호원·교사 등 전문직 여성 주요 임원들 ‘치안 방해 혐의’로 징역형 독립사상 고취·임정 지원·외교관 파견 청년외교단 수뇌부도 징역 1~3년 선고“피고 김마리아, 황애시덕은 대한민국 애국부인회의 활동이 활발하지 못함에 분개하여 진흥을 꾀하기로 하고 1919년 10월 19일 김마리아의 숙소인 정신여학교 교내 미국인 선교사 천미례(L D Miller) 방에서 회동하고 조선독립을 위해 크게 노력할 것에 합의했다.”(1920년 6월 29일 대구복심법원 판결문 공소사실)여성 독립운동의 산실이자 비밀결사조직 애국부인회는 김마리아 선생이 회장을 맡으면서 부흥했다. 판결문에 드러난 ‘애국부인회 취지´를 보면 당시 여성들이 독립운동을 두고 고민한 흔적이 나타난다. ‘국가를 가정과 같이 사랑하자. 가족으로서 가족을 사랑하지 않으면 가정은 이룩되지 않는다.(중략) 우리 부인도 국민 중의 한 구성원이다. 국민성 있는 부인은 용기를 떨쳐 그 이상에 상통하는 목적으로써 단합을 주로하고 일제히 찬동하기를 천만 바란다´고 적혀 있다. 본부와 지부 규칙은 ‘본 회의 목적은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일절의 외교를 강구, 진행함을 목적으로 하고 임시정부를 돕기 위해 외교를 실시하고(중략) 국권과 인권을 회복함을 표준으로써 전진하되 물러서지 않는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법원은 이를 불온문서로 규정했다. 애국부인회는 1919년 4월 각각 결성된 혈성부인회와 대조선독립 애국부인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두 단체는 대조선독립 애국부인회로 합쳐졌다가 3·1운동으로 투옥됐던 김마리아가 예심 면소 판결을 받고 석방된 뒤 회장을 맡으며 대한민국 애국부인회로 이름을 바꾼다. 공소사실에 나오는 10월 회동에서 회장 김마리아, 부회장 이혜경, 총무 황애시덕, 재무부장 장선희, 적십자회장 이정숙, 서기 김영순·신의경, 결사장 백신영이 결정됐다. 이들은 법원이 압수한 ‘불온문서´인 조선애국부인회간사부규칙 등을 정신여학교 등사실에서 인쇄해 조선 각지에 배포했다. 법원은 이를 치안방해 행위로 규정했다.애국부인회는 3·1운동 이후 수감자와 가족을 돕기 위해 운동 자금을 모았다. 각도에 지부장을 두고 회원을 모집했다. 회원 대부분은 여교사나 간호원 등 전문직 여성들이었다. 매월 회비 1원(현재 가치 약 4만원)이었는데, 지부에서는 회비의 3분의1을 본부로 보냈고, 본부는 그렇게 모은 자금을 임시정부에 헌금했다. 애국부인회는 활동 당시 100여명이 6000원(약 2억 4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모아 임시정부에 보낸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애국부인회 여성들은 남성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독립운동의 주체로서 활동했다. 판결문에 인용된 신문조서를 보면 신의경은 “10월 19일 김마리아 집에서 ‘남자는 조선독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음은 적절하지 않다’고 해 부인도 모임을 조직해 남자와 같이 독립을 위해 운동하자는 의견이 나오게 됐고, 모두 이에 찬성하고 모임 명칭을 대한민국 애국부인회로 정했다”고 말한다. 황애시덕은 “오현주가 조직한 혈성부인회는 불완전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완전한 것으로 조직을 변경하려는 것이 동기가 됐다”고 진술했다. 앞서 김마리아도 예심판사(검사)의 조사를 받으며 “조선 사람으로서 독립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오. 남자가 활동하는데 여자가 못 할 이유가 있소?”라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시정부도 애국부인회를 독립단으로 인정했다. 애국부인회를 일제에 밀고한 오현주의 신문조서에 따르면 1919년 4월 상하이 임시정부는 조선 각지의 독립단에서 모두 대표자를 정부에 파견하고 있으니 애국부인회와 혈성부인회 대표자도 와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김원경이 두 단체의 공동 대표자로 파견됐다. 조선총독부 대구지법 가와무라 시미즈 예심판사는 “이들의 치안방해 행위는 제령 7호 1조 1항에 해당하고, 각종 문서를 저작·반포한 점은 출판법 11조 1항과 조선형사령 42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 모두 법조에 따라 징역형을 선택하고 처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복심법원 구리야마 겐키치 예심판사도 “피고인들은 조선인들은 남자는 물론 여자라도 서로 도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조선독립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부인 단체를 조직했다”고 말했다.애국부인회는 회장부터 서기까지 주요 임원들은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김마리아는 수뇌부 검거 과정에서 심하게 고문을 받아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애국부인회와 함께 적발된 청년외교단도 판결문에 함께 이름을 남겼다. 대조선독립 애국부인회 고문을 맡았던 이병철은 청년외교단의 총무였다. 이들은 ‘국치기념경고문´에서 “절치하라. 담대하라”며 독립사상을 고취시켰다. 재판부는 “청년외교단의 목적은 조선 내에서 동지를 규합하고 독립의 정신을 보급함과 동시에 상하이 임시정부를 응원해 세계 각국에 외교원을 파견하고 독립에 대해 각국 동정을 구하며 독립의 요구를 하려고 했다”고 판단했다. 청년외교단 수뇌부도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관가 블로그] 공공기관 성희롱 피해 증가는 예방교육 효과?

    [관가 블로그] 공공기관 성희롱 피해 증가는 예방교육 효과?

    교육 후 56% “성희롱 피해임을 알아” 공공기관서 잦은 이유로 설명 안 돼 ‘축소·은폐’ 응답도 민간보다 높아 3년 전에도 같은 설명… 또 헛발질 ‘아이돌 외모·女임원 할당제’도 빈축 성과 홍보보다 조직문화 바로잡길“공공기관의 성희롱 피해가 증가한 것은 예방교육 효과 때문이다.” 지난 3일 발표한 ‘2018년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공공기관에서의 성희롱 피해가 민간사업체보다 2.5배나 높게 나타난 배경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성희롱 예방교육의 효과로 자신이 당한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도 몰랐던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응답자 또한 많아졌다는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여가부의 설명도 타당한 측면이 있긴 있습니다. 실제로 공공기관의 성희롱 예방교육률은 96.6%로 민간사업체(90.0%)보다 높았고 교육 후 56.3%가 ‘나의 경험이 성희롱 피해임을 알게 됐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이 공공기관에서 성희롱이 잦은 이유를 완벽하게 설명하진 못합니다. 조사에서 ‘성희롱을 축소 또는 은폐하려 했다’는 응답이 공공기관 11.3%, 민간사업체 7.0%로 나왔습니다. ‘상급자가 오히려 가해자 편을 들었다’는 응답(공공기관 8.4%, 민간사업체 2.6%)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이런 환경에서 어느 누가 성희롱에 따른 불이익을 두려워했을까요. 성희롱을 해도 제대로 처벌받는 일이 드물다 보니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 음담패설 등을 거리낌 없이 했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전엔 침묵했던 피해자들이 최근 ‘미투(#Me Too) 운동’ 이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파악된 피해 건수가 증가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습니다. 2015년 성희롱 실태조사 때도 공공기관의 성희롱 피해율은 7.4%로 민간사업체(6.1%)보다 높았습니다. 당시에도 여가부는 ‘공공기관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이 더 충실하게 진행되고 있어 성희롱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같은 말을 했습니다. 3년 새 공공기관의 성희롱 피해율이 9.2% 포인트나 뛴 것은 실태조사를 하고도 당시 여가부가 본질과 어긋난 아전인수 격 분석을 내놓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이번에도 여가부가 원인을 명확하게 짚지 못하고 ‘헛발질’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예방교육 성과 홍보에 연연할 게 아니라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공공기관의 조직문화를 바로잡을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여가부의 헛발질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는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이 심각하다”며 아이돌그룹의 외모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십자포화를 맞았습니다. 지난달 18일에는 진선미 여가부 장관이 대기업 여성 임원들 앞에서 ‘여성임원 할당제’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하다 ‘준비 안 된 여성임원 확대는 회사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반대 목소리에 머쓱해한 적도 있습니다. 성희롱을 당해도 81.6%가 ‘참고 넘어갔다’는 실태조사 결과는 현행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얼마나 낮은지를 보여 줍니다. 제도에 대한 신뢰도는 정책소비자의 주무부처에 대한 신뢰를 보여 주는 ‘바로미터’입니다. 이제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현장밀착형 정책을 보여 줄 때입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마약한 놈, 청탁한 놈, 폭행한 놈…악역만 넘치는 ‘아수라장’ 버닝썬

    마약한 놈, 청탁한 놈, 폭행한 놈…악역만 넘치는 ‘아수라장’ 버닝썬

    클러버 김씨 ‘경찰, 민간인 폭행’ SNS 빅뱅 승리는 ‘실소유·성접대’ 논란까지 ‘승리 친구’ 이문호씨는 범죄 고리 지목 또 다른 공동대표 이씨는 경찰과 유착지하 세계의 ‘나비효과’라 할 만하다. 2019년 상반기 한국 사회를 달구고 있는 ‘버닝썬 사태’는 직원과 손님, 경찰 간 폭행 공방에서 시작됐다. 여론이 들끓었고 마약과 경찰·업주 간 유착, 클럽 내 성범죄, 유명 연예인의 성접대 의혹까지 터졌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름이 거론된 인물만 20여명. 의혹 중 대부분은 여전히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캐면 캘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오는 의혹들이 영화보다 더한 현실을 보여 준다는 평이다. 등장인물 중 온전히 정의의 편은 한 명도 없는 아수라장인 버닝썬 사태를 등장인물별 의혹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역삼지구대, 강남 클러버 명예훼손 혐의 고소 서울 강남 클럽계의 판도라 상자는 토요일이었던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112로 걸려온 한 통의 신고 전화로 열렸다. 신고자는 버닝썬의 손님 김상교(29)씨였다. 그는 “이 클럽에서 시비가 붙었는데 클럽 이사와 가드(보안요원)에게 끌려나와 무차별적으로 구타당했다”며 “머리와 복부 등을 마구 얻어맞고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신고했다. 10분 뒤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도착했다. 하지만 수갑을 찬 건 김씨였다. 경찰은 김씨가 버닝썬의 영업에 지장을 줬고 현장 조사 과정에서 욕설을 하고 소란을 피우는 등 정당한 공무집행도 방해했다고 봤다. 격분한 김씨는 이후 직접 여론전에 나선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찰의 민간인 집단폭행 및 버닝썬 집단구타 사건을 제보한다”는 의혹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의 주장에 주목하는 언론이 생겼고 이후 사건은 클럽 내 마약 유통, 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번졌다.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여론에 경찰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등 정예 수사 인력을 투입한다. 김씨는 폭행 사건의 고소인인 동시에 버닝썬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의 피의자이기도 하다. 관련 혐의로 고소당했다. 또 역삼지구대 경찰관과 버닝썬 측은 김씨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빅뱅의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는 포털 사이트에서 ‘버닝썬’을 입력하면 첫 번째 연관 검색어로 뜨는 인물이다. 아직까지 이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드러나진 않았다. 하지만 여론은 승리가 버닝썬 사내이사였고 사건의 주요 관계자들이 모두 그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승리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승리 측은 사태 이후 “버닝썬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여론은 과거 승리가 “연예인 사업이니까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줄 아는데 난 진짜 (직접 사업을) 한다”고 했던 방송 발언을 근거로 비판하고 있다. 우선 경찰이 승리를 버닝썬 사태의 피의자로 특정하려면 버닝썬 실소유주였는지 또는 실제 경영에 관여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또 경영에 관여했더라도 마약 유통·성범죄 등 클럽 내 범죄를 인지했는지도 따져야 한다. 업무 중 폭행을 가한 직원들이 사업자의 지침이나 내규에 따라 행동한 것이었다면 사업자가 방조·교사 혐의로 형사적 책임을 질 수 있다. ●들끓는 여론 “승리, 실제 경영했나 밝혀라” 승리는 버닝썬 사태와 별개로 성접대 의혹도 받는다. 한 매체가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승리가 2015년 자신의 사업 투자자들에게 성접대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광역수사대는 이 문제도 내사 중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성매매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처벌하려면 승리가 실제 성매매를 알선한 사실은 물론 돈이 오간 정황까지 확인해야 한다. 승리는 마약 투약 의혹도 받는다. 경찰은 승리가 최근 2~3년 새 마약 투약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모발 검사를 의뢰했다. 다만 소변을 통한 간이 검사에서는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 간이 검사는 결과가 바로 나오지만, 최근 한 달 내 마약을 투약했을 때만 양성 반응이 나온다. ●강남서 소속 경찰들에게 금품 상납 확인… 계좌 주인은 몰라 버닝썬의 공동대표 이모(46)씨는 전직 경찰관 강모(44)씨를 통해 강남서 소속 경찰관들에게 금품을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해 7월 버닝썬에서 미성년자 손님이 술을 2000만원어치 마시며 놀다가 적발됐는데 이를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게 뇌물을 줬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강씨의 부하직원 이모씨가 버닝썬 측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금융계좌 6개에 나눠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계좌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모른다. 경찰은 수뢰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과 강씨, 이씨의 통화기록과 계좌 내역 등을 바탕으로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공동대표 이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금품 제공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산업 법인 르메르디앙 호텔 등과의 관계도 ‘미심쩍’ 경찰과 버닝썬이 유착했다는 의혹을 받는 또 다른 정황은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과 관련 있다. 버닝썬은 지난해 2월 개장해 지난달 17일 문 닫기 전까지 이 호텔 지하 1층에서 운영됐다. 이 호텔의 운영 법인인 전원산업의 대표들이 2006년부터 약 12년간 강남서 경찰발전위원회(경발위) 위원직을 맡아 온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경발위원 예규도 무시한 채 자리 대물림이 용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버닝썬과 전원산업이 단순히 건물주·세입자 관계가 아니라는 정황도 있다. 공동대표 이씨가 전원산업의 사내이사로 1년 넘게 이름을 올렸고, 전원산업은 2017년 12월 버닝썬에 자본금 2100만원을 출자하고 10억원을 대여했다. 이에 대해 전원산업은 “클럽 운영 노하우가 없어 다른 업체에 맡기기로 한 것이고, 당시 승리라는 가수의 사업성을 높이 보고 버닝썬에 투자한 것으로 이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서 “이씨를 사내이사로 등록한 건 매출 신고를 정확히 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또 경발위원 대물림 지적에는 “경찰로부터 봉사 차원에서 위원직을 수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동대표 이문호씨의 클럽 내 마약 유통 개입 여부가 쟁점 승리의 친구이자 버닝썬의 또 다른 공동대표인 이문호(29)씨는 마약 범죄의 고리로 지목된다. 이문호씨는 애초 경찰 조사에서 “나를 포함해 지인 중 마약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과수 감정 결과 그의 모발에서는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이문호씨에게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영업사장인 한모씨에게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각각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두 사람 모두 출국금지됐다. 쟁점은 이문호씨가 대표 자격으로 클럽 내 마약 유통에 개입했는지 여부다. 개인적인 투약이라도 처벌은 할 수 있지만 클럽 내에서 조직적으로 유통·판매했다면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현행법상 마약 투약은 대마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의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제조 또는 수출입할 목적으로 소지하면 징역 5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을 수도 있다. 유일하게 구속된 버닝썬 영업직원(MD) 조모(28)씨, 또 다른 MD인 중국인 여성 ‘애나’ 등은 이미 마약 유통 또는 투약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버닝썬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투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마약 유통·투약과 함께 규명해야 하는 것은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의혹이다. 버닝썬 폭행 사건 신고자 김씨는 폭행 사건 이후 본인의 SNS에 “버닝썬에서 ‘물뽕’(GHB·데이트 강간 마약)을 이용한 성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의혹을 제기했다. ‘물뽕’은 환각, 졸음, 현기증을 유발하는 무색무취의 약물이다. 버닝썬에서 손님을 상대로 ‘물뽕’을 먹여 성폭행한 사실이 실제로 있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 클럽 측이 관여하거나 방조했는지도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경찰은 최근 버닝썬 VIP룸 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사성행위 영상의 촬영자를 특정하기 위해 클럽 임원 1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영상 속 장소가 버닝썬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영상 업로드 날짜 및 유포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양성평등 채용으로 남자가 두 배 혜택, 알고 있었나요

    양성평등 채용으로 남자가 두 배 혜택, 알고 있었나요

    문재인 정부 들어 여성 고용을 일정 비율로 보장하는 ‘여성 할당제’를 놓고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18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 임원 간담회에서 “여성 할당제 논의는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고,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선거 후보 남녀 동수법’, ‘체육지도자 여성 할당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정량적으로 비율만 늘리는 방식에 대해 남성들은 ‘역차별’이라며 주장한다. 여성 할당제 논란을 정리해 봤다. ① 법제화된 ‘여성 할당제’ 아직 없어 법제화된 공무원 ‘여성 할당제’는 아직 없다. 공직사회에서 통용되는 여성 할당제라는 말은 1990년대 공무원 시험에 도입됐던 ‘여성 공무원 채용목표제’를 뜻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불균형한 성비를 바로잡기 위해 시행했던 제도다. 하지만 이 제도는 2003년부터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로 바뀌었다. 특정 성비로 치우치는 걸 막기 위한 것으로, 여성 고용만 보장하는 건 아니다. 실제 최근 국가직 공무원 공채시험에서 여성 합격률이 높아지면서 남성이 오히려 이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08~2017년 양성평등 채용목표제로 합격한 인원은 여성 102명, 남성 124명으로 남성이 더 많았다. 2018년 9급 공채만 놓고 보면 이 제도로 합격한 남성은 33명으로 여성(19명)의 두 배에 가까웠다. ② 女임원 많은 회사 이익 높고 임금격차 적어 현재 여성 할당제 논의가 가장 뜨거운 곳은 일반기업 고위직이다. 단순히 여성 고용을 늘리는 게 아니라 ‘유리천장’ 문제를 해결하고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데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진 장관은 “2017년 국내 500대 기업 기준 여성 고위 임원 비율은 3%에 불과하고 328곳에는 여성 임원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면서 “여성 임원이 늘어나면 기업의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수평적으로 바뀌고, 젠더 갈등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12개국 1000개 이상 기업을 분석해 지난해 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사회의 성별이 다양한 기업일수록 남성 비중만 높은 기업보다 영업 이익이 21% 높다”고 밝혔다. 김영미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고위직 내 여성 비율이 늘면 사업체 내 남녀 임금 격차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③ 여초 초등교사… 교대 입학 때 男 할당 적용 일각에서는 “초등 교사는 여성이 훨씬 많은데 왜 남성을 더 많이 고용하지 않느냐”고 한다. 그러나 초등 교사를 배출하는 교육대학에서는 이미 입학시험 때 특정 성비를 60~80%로 정해 사실상 ‘남성 할당제’를 적용하고 있다. 임용시험에서까지 남성 비율을 보장하면 이중 혜택이 될 수 있다. ④ “남성 위주 카르텔 문화가 승진 기회 차별” 할당제에 찬성하는 이들은 “남성 중심 카르텔, 일방적인 양육 부담 등에 막혀 승진 기회를 잃었기 때문에 고위직에 여성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여성 인력풀은 충분하지만, 남성 중심적인 기업 문화 때문에 승진 기회에서 차별받았다는 것이다. 체육지도자 여성할당제 도입을 주장하는 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20년 전 2% 수준이던 기초의회 여성 의원 비율이 30% 정도로 늘어난 것은 지방의원 여성 할당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라며 “여성 지도자풀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승부조작 청탁에 연루됐었는데도…대한체육회, 규정 바꿔 부회장 선임

    승부조작 청탁에 연루됐었는데도…대한체육회, 규정 바꿔 부회장 선임

    선발 비리 자격정지 1년 김영채 부회장 이기흥 추천으로 취임 뒤 논란 불거져 前 수영대표팀 감독 남편은 성희롱 의혹 남편 “코치들과 이견으로 사임” 반박연이은 ‘체육계 미투’ 고발로 개혁 요구가 거센 대한체육회 고위 임원의 승부조작 청탁 전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9일 체육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5명의 부회장단 중 한 명인 김영채(68) 부회장이 2016년 4월 편파 판정·국가대표 선발 비리와 관련해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금품수수, 입학비리, 편파 판정, 폭력·성폭력 등 ‘스포츠 4대악’ 연루 인사는 영구히 임원에 선임될 수 없다고 대한체육회 정관에 명시됐지만 김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부회장에 취임했다. 김 부회장은 특정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가 높은 점수를 받도록 심판에게 청탁한 게 드러나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당초 중징계가 거론됐지만 재심에서 자격정지 1년으로 감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여성 수영 아시안게임 첫 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아티스틱 스위밍 분야의 대모로 불린다. 치명적인 흠결이 있는데도 김 부회장은 대한수영연맹 회장 출신인 이기흥 회장의 추천으로 대한체육회 부회장이 됐다. 대한체육회가 2017년 4월 생활체육회와의 통합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은 체육인에 한해 ‘스포츠 4대악’ 전력자도 사면·복권되도록 규정을 손질한 덕분이다. 김 부회장은 같은 해 8월 복권됐다. 김 부회장이 복권하게 된 규정 변경은 이 회장 취임 후 이뤄졌다. 아울러 김 부회장의 남편인 A 전 수영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도 지난해 성희롱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임으로 유야무야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 전 감독이 수영대표팀 감독 시절 수개월간 여성 코치 앞에서 바지를 갈아입는 등 부적절한 행위로 항의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A 전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6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지만 징계 절차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수영연맹도 성희롱 의혹을 인지했지만 다들 조용히 넘어가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A 전 감독은 “처음에 환복 관련 이야기가 나온 후 커튼을 치고 옷을 갈아입었으며 코치들과의 이견으로 감독직을 사임했다”며 “성희롱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부회장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 출국 금지에 청와대 “수사 지켜보겠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 출국 금지에 청와대 “수사 지켜보겠다”

    산하기관 표적 감사 등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출국금지와 관련, 청와대가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은경 전 장관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된 것과 관련해 청와대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라고 짧게 언급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문재인 정부 첫 환경부 장관인 김은경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된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등을 내보내기 위한 환경부의 표적 감사에 관여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문건과 환경부 전·현직 관계자 등의 진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달 말 김은경 전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이달 초 김은경 전 장관을 소환해 블랙리스트 의혹과 ‘표적 감사’ 의혹 등을 조사했다. 김은경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김태우 전 수사관이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등 의혹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한편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해 말 일부 진행하고 남은 부처에 대한 올해 업무보고를 서면으로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작년 말에 진행한 올해 업무보고 부처 7곳을 제외한 나머지 부처 보고를 서면으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 11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를 시작으로 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여성가족부·국방부 등에 대해 대면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중소벤처기업부·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통일부·외교부·보건복지부·법무부 등 11개 부처를 비롯한 각 기관에 대한 보고를 조만간 서면으로 받는다. 김의겸 대변인은 “아직 업무보고를 받지 못한 부처를 모두 대면 보고받기에는 물리적·시간상으로 촉박하고 다른 국정 현안도 많아서 서면보고로 대체하는 것”이라면서 “서면보고 준비는 이미 각 부처에서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해 사이트에 대한 강력한 차단 정책인 이른바 ‘https 차단’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데 대해서는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청와대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며 그 전까지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문의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종교지도자와 오찬 간담회에서 “남북 경협이 시작된다면 가장 먼저 시작할 수 있는 게 금강산 관광”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금강산 관광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금강산 관광이) 북미정상회담과 직접 연관됐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북미 협상이 진행돼 가면서 자연스럽게 금강산 관광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가부 장관 “여성 임원 할당제 필요” 일부 女임원들 “강제할당, 역효과 우려”

    “자발적인 비율제(여성 임원 할당제)를 하려고 한다. 이젠 때가 됐다. 논의에서 멈추면 안 된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8일 대기업 여성 임원들 앞에서 ‘여성 임원 할당제’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되레 반대의 목소리가 나와 머쓱해했다. 여성 임원들이 당연히 찬성해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비판적인 의견도 있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유리천장을 깬 임원 간담회’에는 최근 승진한 여성 임원 12명과 그들의 사내 멘토 5명이 한자리에 모여 ‘여성 관련 임원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여성 임원 할당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진 장관과 반대로 여성 임원들은 ‘여성 임원 할당제’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김미경 풀무원 상무는 “준비 안 된 여성 임원 확대는 회사에 마이너스가 된다”며 “여성 임원이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사실을 바탕으로 홍보해야 하며 강제 할당은 오히려 역효과”라고 지적했다. 한자경 KT 융합기술원 상무는 “기업이 많은 여성 임원을 배출하는 배경은 제도보다는 오히려 리더가 (여성 임원을) 원해서”라며 “(할당제보다는) 여성이 자신의 경력 개발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 임원들의 멘토도 할당제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다. 김현중 풀무원 부사장은 “여성 임원 할당제라는 용어가 성숙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여성 임원들의 활동 범위를 넓혀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여성 임원 대부분은 ‘경력 단절을 방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정 LG전자 상무는 “동기 중에도 경력 단절을 이유로 회사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후배 중 여성 임원이 많이 나오려면 사회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왕미화 신한은행 부행장은 “여전히 출산과 육아,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앞에서 직장을 떠나는 여성 후배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내부고발자 안 죽는다’ 끝까지 버텨 보여주겠다

    ‘내부고발자 안 죽는다’ 끝까지 버텨 보여주겠다

    살아남은 자, 박창진(48). 대한항공의 잘나가는 서비스맨이었던 박창진 전 사무장은 스스로 “생물학적으로 살아남았을 뿐 사회적으로는 죽임당한 존재”라고 했다. 5년 전 오너일가 장녀(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부당행위에 맞서면서 시작된 일이다. 잘못된 조직문화에 균열을 낸 공익제보자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문제 직원’으로 낙인찍혔다. 그는 이후 버티는 삶을 살고 있다. 사무장에서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됐지만 조직을 떠나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투사로서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던진다. 최근 세상을 떠난 태안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와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잇따라 찾기도 했다. 살아남은 자가 같은 어려움을 겪어 온 이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대 행위였다. ‘땅콩회항’ 사태 이후 삶의 항로가 완전히 바뀌어버린 박 전 사무장이 최근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플라이 백’(Fly back·회항이라는 뜻)을 내놓고 돌아왔다. 그는 “이제 고통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혼자 아파하는 대신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연대하는 길을 택했다. 지난해 5월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백태가 잇달아 폭로된 뒤 조직된 직원연대노조에서 지부장을 맡은 것이 첫걸음이다. 지난 14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삶에 대해 들었다.-최근 김복동 할머님과 김용균씨 등 사회적 약자 또는 피해자의 빈소를 조문하셨는데요. “그게 제가 그분들을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니까요. 돌아가신 이후지만 연대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었어요. 제 일(땅콩회항)을 겪은 뒤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고 다짐했거든요. (언론 등의 주목을 받았던) 그 쇼는 제가 원해서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원치 않게 무대에 올라야 했고, 발가벗겨진 채 조명을 받았죠. 쇼가 끝났을 때 불 꺼진 무대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했던 힘든 기억이 강하게 남았어요.” -용균씨 빈소에서 “용균씨와 내가 겪은 일들이 닮았다”고 하셨죠. “영정사진을 봤어요. ‘교복 입은 건가?’ 싶었죠. 너무 앳되더라고요. 참담했어요. 순진한 청년이 사회를 믿고 나왔는데 사회는 착취만 한 겁니다. 허용된 착취였죠. 결국 목숨을 잃었고요. 저도 한때 그런 믿음이 있었어요. 용균씨처럼 복종하면 사회가 저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순진했죠. 전 생물학적으로 살아남았을 뿐 사회적으론 살해당했어요.” -회사(대한항공)뿐 아니라 매도했던 동료들이나 여론, 언론에 대한 원망도 느껴지는데 여전히 사회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나요. “가족들이 큰 힘이 돼요. 제가 꽤 여러 번 극단적 시도를 했었어요. 그때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 등 가족들이 붙잡아 줬죠. 복직 이후엔 오기로 버텼어요. 일부 동료들은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하고 제 앞에서 저를 험담하는 카톡을 돌려보면서 낄낄댔어요. ‘이거 봐, 박창진 옛날 사진이래’ 하는 식으로요. 처음엔 억울하더라고요. ‘내 폭로로 회사 내부에 긍정적 변화도 있었는데 나한테 왜 이러지’ 하는 마음이 들었죠.” -상처를 많이 받았겠는데요. “오기가 생겼어요. ‘당신들이 틀렸다는 걸 보여 주겠다’고 생각했죠. 사건 이후에도 5년째 이 조직에서 끈질기게 버티는 건 ‘어? 내부고발한 박창진도 안 죽고 잘 사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예요. 누군가 이를 보고 용기 내길 바라기 때문이죠. ‘불의에 항거해도 살아남을 수 있구나’ 하는 용기를 학습시켜 주고 싶어요.” -국내 미투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와도 인연이 있다고 들었어요. 서 검사는 사건 이후 알아보는 시선이 두려워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던데. “지난주에도 만났어요. 그때도 마스크를 쓰셨더라고요. 서 검사님께 말씀드렸어요. ‘현실에서 자꾸 나를 가두고 회피하려고 하면 끝이 없다. 내가 발 딛고 있는 건 결국 이 현실이고 현재다. 환경이 나를 괴롭힌다고 해도 헤쳐나가야 한다’고요. 저 역시 극복하는 중이지만 서 검사님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도울 거예요. 요즘 검사님도 제 응원에 힘입어 조금씩 인터뷰도 하고 목소리를 내셔요. 그게 바로 연대의 힘이죠.” -요즘 개인적 일상은 어떤가요. “물론 저도 위축될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물건을 사러 백화점에 갔는데 우연히 지인을 마주쳤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뒤에서 ‘박창진은 TV에 나와서 불쌍한 척 다하더니 백화점이나 돌아다니더라. 언론사에 제보해야겠어’라는 말을 하고 다녔더라고요. 너무 놀랐어요. ‘난 이제 평생 집 밖에 나가면 안 되나? 추레하게만 입어야 하나?’ 싶었죠. 사회가 우리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해요. 전 삶에서 최소한의 품위는 지키고 싶거든요.”-승무원 일을 계속하시는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항상 웃어야 하는 서비스직이잖아요. “지금도 가식적으로 웃잖아요(웃음). 전 좋은 서비스맨이 되고 싶어서 스스로 훈련했고 승무원이 됐어요. 그런데 ‘땅콩회항’ 사건 이후 핸디캡이 되더라고요. ‘멀쩡하시네요?’ 하고 의아해하는 승객 분도 있어요. 속상하죠. 실은 아직 공황장애에 시달려요. 사건 이후 누가 저를 공격하는 것에 트라우마가 좀 생겨서요. 한 예로 기내에서 누가 갑자기 옷깃 등을 잡아당기면 크게 놀라요. 그래도 제 일이니 티 안 내려고 해요.” -그래도 대한항공 내 ‘직원연대’를 조직하면서 동지들도 많아졌지요. “동료들에게 연대가 무엇인지, 용기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보여 주고 싶어요. 사건 이후에 오기가 생기고, 스스로 각성하고 그 단계를 넘어서 ‘내가 돕는 자의 입장이 돼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전 경험해 봤으니까 조력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하나씩 해나가고 있어요.” -하지만 한때 500여명이던 조합원 수가 300여명으로 줄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 대한항공 오너 일가 갑질 사건이 이슈가 됐을 땐 호응이 컸었는데요. “실망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요즘 ‘직원연대 덕분에 현장에서의 변화가 느껴진다’는 얘기도 들어요. 슬프게도 (대한항공) 직원들은 동료끼리 감시하고 회사에 밀고해야 했던 경험이 있어요. 우리 모두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인 거죠. 희망의 씨앗은 뿌려졌으니 싹이 잘 자라나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고 싶어서 지부장으로 있는 거예요.” -2016년 3월 복직했을 때 회사에서 버티는 마지노선을 처음엔 한 달, 그다음엔 3년으로 늘리셨습니다. “사실 전 지금도 많이 힘들어요.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죠. 직장에서 쌓아 온 지위는 온데간데없이 저연차 때 했던 일들을 반복해서 하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해서 조양호 회장 등을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 달라’는 주장을 한 이후에 비행 스케줄이 타이트하게 잡힌다거나 기피 노선에 배정되는 일이 잦아졌어요. 제 손발을 꺾으려는 시도가 여전히 은밀히 이뤄지고 있죠. 제가 두 손 드는 게 그들이 원하는 일일 테니까 버티는 것이죠. 다만 직원연대에 제가 필요하지 않은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누군가 제 역할을 대신 훌륭하게 해 줘도 좋고 다 함께 뭉쳐서 더 큰 힘을 내주면 더 좋고요.” -그런 측면에서 직원연대의 유튜브에 직접 출연하는 두 승무원 후배(편선화·정지은씨)가 참 고맙겠어요. “저희 조직 대부분이 여성 승무원이잖아요. 특히 여직원들이 가면 속에 갇히지 않고 용기 내주길 바랐어요. 여승무원들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어요. ‘예뻐야 한다’는 등의 편견에 여전히 시달리죠. 회사는 그걸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요. 심지어 직원연대가 생기기 전까지 생리휴가도 사유서 내고 허가받아야 했어요. 이게 말이 되나요? 불합리한 조직에 대항해 얼굴을 드러낸다는 게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두 후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대한항공에 원래 있던 일반노조와의 관계는 어떤가요. “최근 일반노조 측에서 소속 조합원들이 직원연대로 이동하는 걸 막으려고 온라인에 명단을 공표했어요. 복수노조가 법으로 인정되는 시대에 왜 우리를 적으로 간주하는 행동을 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어요. 지금 직원연대는 노조 지위 인정받으려고 회사와 협의하려고 하는데 회사는 슬그머니 빠지고 ‘거대 노조와 합의하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어요. 노노(勞勞) 갈등을 부추기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요. 일반노조가 회사의 대리인 같다는 제 생각이 착각이길 바라요.” -‘박창진 개인’의 목표와 ‘사회적 박창진’의 목표는 각각 무엇인가요. “‘개인 박창진’이라고 하니 좀 울컥하네요. 전 원래 미술관이나 전시회 가는 걸 좋아하고 서점에서 책 보는 것도 좋아해요. 흥이 많은 사람이죠. 그런데 사건 이후 생존을 위한 투쟁으로 시간이 없는 것도 있겠지만 시선 때문에 행동이 위축되기도 해요. 이젠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동시에 계속 목소리를 낼 거예요. 제가 나서서 얘기하는 게 효과적이라면 기꺼이 할 거고요. 저 같은 피해자는 없어야죠. 그런 사회를 만드는 데에 일조한다면 어떤 행동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인터뷰 당일 늦은 밤, 박 전 사무장이 메시지로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그의 한국어와 영어 시험 성적을 공유하는 이메일을 캡처한 사진이었다. 한 직원이 우연히 자신에게 잘못 수신된 메일을 받았고 이 사실을 박 전 사무장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그는 “제 방송 낭독 점수를 임원들끼리 수시로 돌려 보면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왜 우연인 것처럼 아무 상관없는 일반 회사 사람들에게도 흘리는 걸까요. 이런 게 광범위한 의미의 직장 내 괴롭힘이자 2차 가해 아닐까요”라며 반문했다. 박 전 사무장은 이날도 갑자기 변경된 바로 다음날의 비행 스케줄을 통보받았다. 승무원 박창진의 일상에는 한 번도 견디기 힘든 우연들이 여전히 자주 반복되고 있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미투로 드러난 ‘거물들의 추악한 민낯’

    미투로 드러난 ‘거물들의 추악한 민낯’

    ‘노벨평화상’ 아리아스 성추행 혐의 고소 英여왕에게 기사 작위 받은 그린 회장, 성희롱·인종차별 은폐 위해 합의금 전달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전직 대통령과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대기업 회장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오스카르 아리아스 산체스(79)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영국 굴지의 의류브랜드 ‘톱숍’ 등을 보유한 필립 그린(67) 아카디아 그룹 회장이 잇단 성폭력 혐의로 추악한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로이터 통신은 아리아스 전 대통령이 미스 코스타리카 출신 야스민 모랄레스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핵 군축 활동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알렉산드라 아르세 본 에롤드가 지난 4일 검찰에 성폭행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현재까지 이 2명을 포함해 최소 6명이 아리아스 전 대통령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1986~1990년과 2006~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코스타리카 대통령을 지낸 아리아스는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등 이웃 중미 국가들의 내전 종식을 중재해 198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나 2008년 금광 개발 사업에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 양성평등을 제고하고자 싸웠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날 그린 회장이 자신의 성희롱과 인종차별적 발언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많게는 수백만 파운드에 달하는 합의금을 건네며 ‘비밀 유지 각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두 남성 임원은 그가 여러 장소에서 여성 직원의 엉덩이를 때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그린 회장은 또 한 흑인 간부의 레게 머리를 조롱하는가 하면 “정글에서 창을 던져라”라고 흑인 비하 발언을 했다가 입막음을 위해 100만 파운드(약 14억 5000만원)를 지급하기도 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균미 칼럼] 딸 가진 부모, 아들 가진 부모

    [김균미 칼럼] 딸 가진 부모, 아들 가진 부모

    # 40~50대가 친구들을 만나면 언급을 피하는 주제가 있다. 정치와 20대 젠더 이슈다. 사회·정치적 성향이 다른데 정치 얘기를 꺼냈다가 사이만 틀어진 경우가 왕왕 있어 민감한 정치 얘기는 가급적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20대 젠더 이슈가 그 상황이 됐다.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이 경우에는 딸 가진 부모냐, 아들을 둔 부모냐에 따라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다. 딸 둔 엄마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지만 성희롱과 성폭력이 여전하고, 취업과 승진, 육아 등에서 차별이 심하다며 갈 길이 멀다고 한다. 그러면 아들을 둔 엄마는 초등학교부터 아들이 기를 제대로 못 펴고, 중·고교, 대학의 평가방법이 여자에게 유리해 진학과 취업에서 밀린다고 말한다. 행여나 학교폭력에 걸려 입시에서 피해를 볼까봐 아들에게 조심 또 조심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도 한다. 남학생이 군대에 간 사이 여학생은 스펙 쌓고 직장에 척척 들어가는데 아들은 복학생으로 학교에 적응하고 좁은 취업문을 뚫으려 안간힘 쓰는 게 안쓰럽다며 한숨을 쉰다. 아들 또래 남자들을 마치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사회 분위기에 이르면 잘못은 기성 세대가 해놓고 아들 세대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목소리가 높아진다. 그러면 딸을 둔 엄마는 취직할 때까지, 딱 그때까지라고 대꾸한다. 결혼과 출산, 육아까지 얘기가 나가면 분위기가 싸해져 한 번은 몰라도 젠더 얘기를 두 번씩은 꺼내지 않는다. 서로 불편해지니까 아예 피한다. # 몇 달 전 만난 한 지인은 이런저런 얘기 끝에 20대의 젠더 갈등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다며 대학생 아들 이야기를 꺼냈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성차별과 페미니즘에 대한 입장 차이로 고민하다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말을 듣고 안타까웠단다. 비슷한 얘기를 며칠 전 남성 지인에게도 들었다. 우리 때도 비일비재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요즘 20대가 훨씬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건 맞다. # 가정에서 아버지들이 ‘왕따’가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야근에 회식에 평일에는 거의 아이들이 깨어 있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아버지들. 오십 줄에 들어선 대기업 임원인 A씨는 오랜만에 20대 딸과 얘기라도 할라치면 ‘가부장제’ ‘꼰대’ 등으로 부르며 방으로 들어가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란다. 2019년 한국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젠더 갈등’의 몇몇 사례다. 만나는 사람마다 젠더 갈등, 특히 20대의 젠더 갈등이 왜 이렇게 심해졌는지 걱정스럽다고들 한다. 강남역 살인 사건과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운동, 혜화역 시위가 이어지면서 그동안은 여성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한 여론조사에서 20대 남녀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격차가 25% 포인트까지 벌어지자 20대 남성이 왜 화가 났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젠더 이슈만이 아니라 불완전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상대적 박탈감, 양심적 병역 거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들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대의 의식과 정책 수요에 화답하는 실질적인 성평등 정책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한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 20대의 젠더 인식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탈코르셋운동과 혜화역 시위를 둘러싼 남녀 간 현격한 인식차 등 첨예한 젠더 이슈들은 정부 혼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해법을 찾아가야 할 과제다. 연구원이 2030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성차별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남성 응답자가 69.7%, ‘미투운동을 지지한다’는 남성도 43.6%로 나타났다. 젠더 갈등을 풀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목소리를 내는 남성들이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이다. 언론도 사건을 너무 쉽게 남녀 갈등으로 접근하기보다 원인을 들여다보고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인종·종교·성소수자·민족 등에 대해 차별적 발언을 자제하자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ly correct)이 일부에서는 위선으로 공격받지만,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동체를 복원한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 차별·증오 발언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인은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젠더 갈등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 일자리와 주거, 교육, 군복무 등이 걸린 복합적인 문제다. 서로 피해자라며, 생각이 다르다며 입을 꾹 다물고 외면할 게 아니라 터놓고 얘기하고 듣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kmkim@seoul.co.kr
  • [단독] 출산율 ‘0명대’인데…“난 양수 터져도 혼자 낳았다”

    [단독] 출산율 ‘0명대’인데…“난 양수 터져도 혼자 낳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97명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0명대 출산율’을 기록한 가운데 여전히 임신과 출산을 배려하지 않는 일부 기업의 경직된 문화가 여론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7년 일·가정양립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000개 사업체를 분석한 결과 ‘출산휴가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18.9%에 이르렀다. 심지어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한 기업은 46.4%로 사용 불가능한 기업보다 적었다. 근로기준법상 여성근로자가 신청하면 임신 중 야간·휴일근로를 금지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임신 여성의 야간·휴일근로 제한 제도가 아예 없는 기업 비율이 25.3%였다. 또 난임 휴가제도가 있는 기업과 수유시간을 주는 기업도 각각 23.3%, 26.7%에 그쳤다. 서울신문은 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달 13~14일 30~40대 여성노동자 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집단심층면접’(FGI) 결과를 바탕으로 임신과 출산을 배려하지 않는 일부 기업의 행태를 고발한다. 상당수 사례는 노동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지만 정부와 해당 기업의 무관심으로 이런 사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조사 결과 임신과 출산을 배려해 달라는 노동자의 요구에 대해 “법을 모른다”는 발뺌부터 “회사 그만둬라”는 빈정거림과 “나는 양수가 터져도 혼자 아이를 낳았다”는 무용담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순서 정해서 임신…배 나올 때까지 숨겼다” “언제 회사에 오픈할까 고민했죠. 내자리가 유지될까? 은근히 나가라고 할까봐 걱정돼서 6개월 때까지, 배가 나올 때까지 그냥 말하지 않았어요.”(사례1) “사실 임신한 사례가 그 전에 있었거든요. 임원분들이 그래서 여자를 뽑지 않겠다고는 말도 자주 하셨거든요. 저는 밉보이고 싶지 않아서 말을 안했어요. 제가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이 이야기했어요. 한 4개월쯤 된 것 같아요.”(사례2) “5개월쯤 돼서 너무 무거운 걸 들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때 어쩔수 없이 사실대로 말했죠. ‘축하한다’고는 했는데 다들 많이 당황한 눈치였어요. 그 시선들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몰라요.”(사례3)“저 아는 분은 임신했다고 상무님 방에 가서 이야기했는데 ‘지금 생각이 있어서 임신한거냐. 대체 생각이 있는 거냐’라고 소리질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축하한다고는 했는데 정말 떨떠름한 반응이었어요. 말만 축하한다고 하고 진심은 아닌 거 다 느껴지는 그런거요.”(사례4) “이직한 지 3개월도 안됐는데 임신했다고 어떻게 말해요. 사실 저 이전에 나간 분도 임신해서 출산하고 나간 거고 제가 그 자리에 입사했거든요.”(사례5) “한 팀에 여자가 3명 한꺼번에 임신하면 안된다. 출산 시기를 조율하라는 대표님 말씀이 있었어요. ‘너 다음에는 너’ 그런식으로요. 저는 1순위로 하려고 했는데 다른 분이 먼저 임신해서 제가 2순위로 임신을 안하면 더 늦춰야 하는 상황이라 걱정이 컸어요. 그래서 임신하고 분위기상 말을 바로 못했어요. 3순위로 밀린 직원한테 미안했거든요.”(사례6) ●“태아 검진은 무조건 주말에 가라”  “태아검진 가야한다고 유급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출력물 뽑아서 보여드렸죠. 그러니까 팀장님 눈빛이 장난아니고, ‘언제 생긴 법이냐, 주말엔 안되냐’라고 하면서 ‘다른 나라 이야기같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을 꼭 굳이 평일에 가야 하느냐고 해서 가지 말라는 말이구나 싶어서 ‘알겠다’고 했어요.”(사례1) “유산기가 있어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엄청 눈치주셨어요. 바쁜 시즌이라는 거죠. 저도 엄청 미안하고. 그런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까 참 어려웠어요.”(사례2) “조산기가 있어서 병원에 입원했어요. 팀장님이 전화했더라구요. 그동안 많이 배려해준 분이신데도 ‘엄청 배신감 느꼈어. 이 상황에 아프면 안 되잖아?’라고 했거든요. 본인도 답답하니까 그렇게 말했는데 억울하고 우울했어요.”(사례3) ●“단축근무 신청하면 월급 줄이겠다” “단축근무에 대해서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아요. 단축근무를 하면 월급을 줄인다고 생각하니까요. ‘단축근무를 그러니까 뭐하러 신청하느냐’는 말씀도 하고요.”(사례1) “단축근무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러면 회사에서 대체인력을 가용해야 하는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요”(사례2) “저는 국가법령센터 다 들어가 보고 그랬어요. 주로는 맘카페에서 정보를 찾아봤어요. 그렇지만 ‘팀장님이 뻔히 상황을 아는데 어떻게 단축근무하느냐’라고 하셨어요. 다른 팀은 미리 팀장님이 ‘그런 거 우리는 예외 적용 못 한다’고 미리 못박으셨다고도 하더라고요.”(사례3) “4주부터 16주까지 어떻게 단축근무하라고 국가에서는 이야기하는데요. 대표님이나 임원분들 경영하시는 분들이연세가 있으시잖아요. 전혀 이런 내용을 인식 자체를 못하고 계세요. 말을 해도 ‘내가 너 임신했다고 시간 빼준다고 정부에서 받는 것도 없다. 지원금도 안주는데 월급도 깎지 말라’며 ‘월급은 내가 주는 건데’ 뭐 그런 식으로 말하거든요.”(사례4) ●“에어컨도 빵빵한데…출산휴가 가지마” “대표님들은 법에 저촉되는거 안된다고 생각해서 이야기하는데요. 팀장님들은 ‘현실적으로 우리가 가능하냐’, ‘우리는 이렇게 하지’라고 이야기해요. 쓰지 말라고 해요.”(사례1) “상무님 방에 ‘똑똑똑! 저 임신했습니다’라고 했는데 ‘방에서 나가’라고 소리치셨어요. 나중에 소문이 나니까 상무님이 ‘아니, 내방에서 담배 냄새가 많이 나서 나가라고 한거야’라고 하셨는데 이미 소문은 다 났죠.”(사례2) “가장 방해자는 팀장님이죠. 같은 회사라도 어느 팀은 되고 어느 팀은 안되니까요. 위로 이야기를 올려주지도 않으니까요. 팀장님들 교육을 시켰으면 좋겠어요. 법령이 있다고 보여줘도 커트당하니까요.”(사례3) “여자 상사들이 더해요. ‘힘들다고 유세하지마’, ‘뭐가 힘들다고’, ‘나는 임신해서 하나도 안 힘들었다. 회사에서 철야하다가 양수 터져서 혼자 가서 애 낳았다’ 등등. 그런 말 하시니까요. 힘들다고 말도 못해요”(사례4) “‘에어컨 빵빵하니까 여름휴가 안 가고 나오는 게 덜 힘들거야’라고 하셨어요. 저는 당당히 이야기를 하는 편이라서 꿈틀했지만, 업무를 다하고 출산휴가를 가라고 하니까 어려웠어요. 그러니까 다른 휴가를 쓰지 말라는 거죠.”(사례5) “복귀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잘쉬다왔어?’에요. 출산휴가는 그냥 쉬다 온 거에요. 가기 전에도 ‘좋겠다. 나도 쉬고싶다’는 반응이었어요.당연히 연봉인상은 꿈도 못꾸죠. ‘놀다왔는데 왜 인상해주냐’는 입장이니까요.”(사례6) ●“비정규직이 임신? 언제 퇴사할거야?”  “비정규직으로 임신했다고 하면 바로 물어봐요. ‘언제 퇴사해? 날짜 잡자’라고요.”(사례1) “비정규직으로 임신하고 출산휴가 받는 직원은 본 적이 없어요.”(사례2) “개인병원에 간호사들이 비정규직이 많은 걸로 아는데요. 제가 의사선생님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라 이야기 나누는 거 들어보면 당연하다는 듯이 ‘임신했으니 퇴사시켜야겠다’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사례3) “저희 회사에 비정규직이 임신했는데요. 회사에서 ‘아이 낳고 안정화되면 그때 찾아와라. 그때 공석이 있으면 네가 1순위야’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만두라는 이야기죠. 출산휴가는 안 주겠다는거죠. 임신했으니 빨리 나가라는 거죠.”(사례4)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축구인 임은주, 프로야구 38년 만에 첫 여성 단장

    축구인 임은주, 프로야구 38년 만에 첫 여성 단장

    임은주(53) 전 프로축구 FC안양 단장이 22일 키움 히어로즈 단장 겸 사장으로 임명됐다. 국내 프로야구 출범 38년 만의 여성 단장이다. 그동안 모기업 임원이나 야구인 출신이 맡아온 자리다. 축구인 출신의 여성 단장 탄생은 국내 프로야구의 파격적인 이정표로 평가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도 아직 여성 단장이 없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임 단장이 여성으로서 어려운 구단을 강직하게 이끄는 과정에서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현재 구단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앞으로 구단을 더 발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최고 적임자로 판단해 임은주 전 단장을 사장 겸 단장으로 전격 영입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여자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국제심판을 지낸 임 단장은 남자 프로축구로 지평을 넓혀 2013∼2015년 강원FC 대표이사, 2017∼2018년 FC 안양 단장을 지냈다. 임 단장은 “이제부터 공부를 엄청 많이 해야겠다”고 의욕을 보인 뒤 “우리 히어로즈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도록, 선수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게끔 뒤에서 그림자처럼 지원할 생각”이라면서 “새로운 스폰서와 새롭게 시작하는 키움 히어로즈가 함께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자정 능력 없는 체육계… 빙상연맹부터 해체하고 쇄신하라”

    “자정 능력 없는 체육계… 빙상연맹부터 해체하고 쇄신하라”

     “파문 이후 열흘이 지났는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등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이 너무도 명백하다. 해서 빙상연맹을 해체하는 등 강력한 쇄신 의지를 안팎에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 심석희(22·한국체대)의 용기있는 고백 이후 열흘 넘게 흘렀지만 정부나 대한체육회 대응에 여러 한계가 보인다며 18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마주한 전문가 3인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임병선 선임기자가 사회를 본 좌담에서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성문정 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이 아프게 지적한 내용들을 간추린다. 사회체육계의 현재 상황 보면서 힘들고 곤혹스러울 것 같다. 어떻게 보는지.  성문정한번 휘몰아치는 폭풍인 것 같다. 그동안 보면 6개월 정도 떠들썩하다가 흐지부지되곤 했다. 그 과정에 정부가 이슈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독립적인 기구나 역할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자신들의 권한이 축소된다고 느낀다. 당사자인 체육회는 면피하고 적당히 몇 사람 문책하면 잊는 일이 되풀이됐다. 정부 대책을 보면 지극히 단편적이고 왜 우리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느냐는 본질을 보지 못한다.  최동호과거와 다른 조짐이 있긴 하다. 젊은빙상인연대란 선수 출신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이어지고 있다. 언론에서도 자극적, 선정적으로 다루는 문제가 반복되지만 이참에 바꾸자고 목소리를 낸다.  함은주이번에 못 바꾸면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부문별로 연대의 노력이 커지는 등 각오도 커졌고 의지도 결연해졌다. 이번에는 바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성문정체육회나 정부의 개선안 보면 자정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체육계가 여전히 내부적으로 문제를 풀고자 한다. 피해자만 떠나는 구조가 됐다.  지난 11일 안민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윤리센터안 역시 제3의 기관일 뿐, 실질적 조사 권한이 없고 교육·홍보하는 기관에 불과하다. 최소한 사법경찰권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가해자 강제소환권도 없다. 인지했는데도 조사를 안하면 법적으로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공약이라고 윤리센터만 던져놓았다고 볼 수 있다.  최동호 지난해 초부터 문체부에서 설문조사도 해 나도 사법 조사권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는데 빠져 있다니 실망스럽다.  체육회 자정 능력 절대로 없다. 스포츠에는 적절하지 않은 말일 수 있지만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 스포츠 권력의 교체가 필요하다.  함은주윤리센터를 요구했던 것은 외부 사람이 들어와서 통제, 관리하고 지켜볼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기존에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길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인지, 한국 체육이 지향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명확히 논의하고 만들자는 것이었지, 이렇게 서둘러 만들자는 취지가 아니었다.  미국의 세이프 스포츠가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비슷하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권한을 위임받아 상담과 법률 지원 연결 뿐만 아니라 신고 접수, 교육하는 기관이다.  최동호자꾸 기구만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 지금 인권센터와 선수위원회에 제대로 된 사람 앉히면 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빙상연맹 해체시켜라. 선수 선발 등록 등은 체육회에서 할 수 있으니 이런 의지와 강력한 시그널 보내야 한다.  국위 선양 붙잡고 여태까지 먹고산 분들은 메달만 따면 정부도 용인했기 때문에 군림할 수 있었다. 엘리트 스포츠 붙잡고 평생을 살아온 분이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까 버릴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 보며 절망했다. 이런 인물들이 남아있는 한 체육계는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함은주메달을 포기하고라도 바꾸겠다고 다짐한 것은 그동안 체육회가 메달만을 위해 매진했다는 것을 스스로 고해한 셈이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에게 어느 동료 교수가 얘기했다더라. ‘네 말대로 해 다음 올림픽에서 20~30위로 떨어지면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정 교수는 ‘월드컵 본선 진출 못해도 의연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대꾸했다더라.  최동호70~80년을 이어온 주류 세력은 교묘하게 반격한다. 자신들 입지가 흔들리면 한국 스포츠의 위기라고 증폭시킨다. 평창동계올림픽이나 리우올림픽 때도 목표에 미달했다며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서 위기라고 한다.  시민사회가 이런 논리를 깨야 한다. 앞의 그 교수가 얘기한 책임, 아무일도 아니고 망하는 것도 아니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도 그 논리에 젖어 선수들을 운동 기계로 보고, 국위 선양의 관점에 익숙해 있다. 참여하거나 즐기는 게 아니라 박수 보내고 환호하다 국제무대에서 조금 처지면 실망하고 질타하는 식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본선 못 가도 상관 없으니 애들 데려다 때리고 공부 안 시키는 것 고쳐도 좋아, 이렇게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함은주그 출발은 남의 일이 아닌, 스포츠를 내 일처럼 인식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최동호심석희와 스포츠 미투를 넘어 정말 판을 바꾸려면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 빙상연맹 해체다. 문제를 일으킨 게 한두 번도 아니다. 다시 출발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동계올림픽 등 아무런 문제 없다, 연맹 해체가 뭐 그리 큰일인가, 문제 없다, 다시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사회스포츠가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얘기인 것 같다.  최동호국가주의 대 개인주의 프레임, 엘리트 대 생활체육 프레임 만들고 싶다. 국민들도 국가주의 프로파간다에 세뇌돼 있으니 화두나 논란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책임있는 분들이 빙상연맹 해체하겠다고 나서야 한다.  성문정빙상연맹 해체해도 선수 피해 갈 일 없다. 지금 결단할 때가 오긴 했다. 체육단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정부가 무기력하고 의지 없다고 보인다. 국민들이 체육회에 맡기면 안된다는 것 뻔히 알면서도 월드컵과 올림픽 때만 되면 미치고 거기에 묻혀 그냥 놔둔다.  모든 특혜 누리며 밥만 먹으며 그거 하라고 하고, 그것밖에 못하나 질책하는 시스템이 과연 선진형이냐? 예전 사회주의 국가도 이러지 않았다.  국가대표 훈련일이 260일인데 그걸 어떻게 채우겠느냐. 진천선수촌은 세계 최고급으로 갖췄는데 리우와 평창 성적은 뒤로 갔다. 예전에는 대표팀에서 배운 것들을 소속팀에 돌아가 전수하곤 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 저변이 다 무너진다. 정부가 앞장서 그렇게 하고 있다.  체육회 권력을 민주적 지향점을 지닌 인사들, 가치를 길게 보는 사람으로 채워야 하는데 정부가 그렇지 못하게 만든다. 예산 분배도 종목 단체에 직접 권한을 줬다가 조윤선 전 장관 때 원위치했다. 종목단체가 스스로 살림할 수 있는 능력 갖춰야 하는데 체육회가 다 해주고 보호막 쳐준다. 그러니 이 사람들이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 문제 터졌을 때 기자 질의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빙상연맹 해체하겠다고 말했어야 했다. 또 훈련 일수 조정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그러면 여기저기서 반발 터져나오고 논의를 통해 수렴하고 혁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도권을 이미 정부가 빼앗겼다고 본다.  최동호전적으로 동의한다. 체육계 자정과 미래 설계 능력 없다. 정부가 자꾸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정부가 앞장서 올림픽과 월드컵 성적 걱정한다. 언론도 이를 부채질한다.  성문정체육계 안팎이 모두 무르다. 관료들은 유독 체육계와 체육회에 밀린다. 체육회 출입 기자들도 혜택을 누리니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모두가 방관할 뿐이다.  함은주늘 인식하며 고민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체육계 혁신의 어려운 점은 내부인이 나서지 않으면 사회 다른 부문으로부터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선수들이나 학부모들이 나서야 하는데 그걸 어렵게 만드는 여건이 분명히 있다. 심석희의 폭로 이전에 테니스 김은희씨가 있었고, 신유용씨가 지난해부터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제야 힘을 받게 됐다. 이런 점들이 고민스럽다.  함은주내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외부에서 압박해줄 필요 있다. 지금 진행되는 사건들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체조협회 임원 사건 때 피해자와 가해자 진술만으로 다퉜다. 내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다. 그러면 또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이다.  성문정맞는 말씀이다. 인지 신고 의무화를 도입할 필요 있다. 1차 가해자에 준하는 처벌할 필요가 있다. 외국엔 코치 윤리 강령이 있는데 대한체육회 규정을 살펴보니 국가대표 관리 지침에 남자가 여자숙소 들어가지 말라는 것, 딱 하나 있더라. 외국은 밀실에서의 일대일 만남, 훈련 외에 사적 면담 못하게 못박아 서명하도록 한다.  지도자 윤리강령 만들어놓고 계약 때 준수사항 서명하게 하고 처벌하게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안 지켰을 때 해촉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사회이런저런 제도는 많이 갖춰져 있지만 엉성하다는 얘기인가.  성문정그렇다. 대한체육회를 정부가 관리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정부는 정보도 많고 상황 판단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런데 안한다. 그래서 방조한다고 얘기한다. 얼마 전 문체부 간부가 체육회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기능도 함께 갖고 있어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변명했는데 비겁하다고 말할 수 있다.  체육회가 그런 얘기를 꺼내면 문체부가 한국올림픽위원회(KOC)와 분리하자고 치고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정부가 개입하면 안되고, 재정 지원 4000억원 받는 건 땡큐고, 그때마다 다른 얘기를 하는데 그것을 정부가 얼버무린다.  사회체육회가 두 개의 모자를 편한 대로 고쳐 쓰는데 정부가 그걸 비호하니 더 나쁘다는 얘기인 것 같다.  성문정맞다. 과거에는 올림픽 메달만 따면 잘했다고 넘어갔지만 지금은 나쁜 집단, 시스템 문제 있다고 나오는 것이다. 정부는 노력했다고 하겠지만 본질을 건드리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사건 터지니 개입 못하겠다고, 방관자를 자처하고 있다.  함은주우리가 성명서 발표한 것 있다. 궤변이라고. 평창 분산 개최 얘기할 때 IOC에 서한 보냈고, 평창에서 만났고, IOC 본부 가서 직접 담당관 만났다. 이 상황은 결코 정치적이지 않다. 체육회가 잘못해 자초한 일인데 그런 이유를 들이댄다면 가당찮은 일이다.  최동호문체부 간부의 진의는 따로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성문정그렇다. 쿠웨이트가 과거 문제 된 것은 NOC 위원장과 위원들을 정부가 선임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진의는 어떨지 몰라도, 별도로 가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얘기했어야 했다. 그 점이 아쉽다는 얘기다.  최동호동의한다. 불경스러운 일, 감히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 그런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책임있는 공직자라면 격랑 속에서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사회이제 정리를 해보자. 정부는 의지 없고, 대한체육회는 기득권만 지키려 하고, 시민단체 뒷심 없고, 언론은 방관자라면 이 난국을 어떻게 누가 수습하는가.  최동호이기흥 회장 개인의 퇴장이 아니라 기득권의 퇴장이다. 아마 그가 물러난다면 엘리트 스포츠의 폐해를 국민들도 철저히 반성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빙상연맹 해체해도 문제 없다, 큰일 아니다는 것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4년 뒤 이런 비슷한 일이 터졌을 때 조금 더 나아간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성문정문체부가 국정 철학 기조만 따르면 된다. 정부의 법인 등록 권한만 활용해도 된다. 법인이 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해산시킬 수 있다. 체육회 관리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 누가 너무하다고 얘기하겠느냐.  함은주규정 잘 갖춰졌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운영자의 의지 만으로도 제재 가능하다. 성(젠더) 감수성 있는 이들이 권한을 행사했으면 그런 가해자들 발 못 붙였을 것이다. 여론의 압박이 있고, 그 영향을 받아 운영하는 사람이 의지를 보이니까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  사회체육회 내부적으로는 어떤가요.  최동호저희는 이기흥 대책회의라고 이름 붙였는데 인권의식은 없는데 정치적 감각은 탁월하다. 여성인권진흥원에 전화해 도와달라고 하고, 체육회장을 지낸 원로에게 매달리고, 최근에 시도협회 지도자들 시켜서 결의대회 열게 하는데 그게 또 언론에 먹히니 문제다.  함은주선수촌 여성 부촌장 내정 소문도 젠더 감수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증명된다. 신유용씨가 처음 폭로했던 지난해 아무것도 안한 분이, 그런 문제가 제기된 걸 모를 리 없는 분이 부촌장으로 임명된다니 얼마나 웃긴가. 그걸 보고 어떤 선수가 인권이 보호받겠구나 생각하겠는가 말이다.  사회오늘 말씀들이 체육계가 바로 서는 계기가 되는 데 힘이 됐으면 합니다.  정리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일그러진 성적 지상주의-체육 시스템 바꾸자] “운동 계속 못 할까봐”… 체벌당한 선수 1.6%만 신고

    [일그러진 성적 지상주의-체육 시스템 바꾸자] “운동 계속 못 할까봐”… 체벌당한 선수 1.6%만 신고

    신고센터 익명성 보장 안 되고 추문 퍼져 가해자 솜방망이 처벌 후 체육계로 복귀 외부기관서 조사… 피해자 적극 구제해야“피해 당사자가 용기를 내지 않으면 외부에선 알기 어렵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근 체육계 폭력·성범죄 등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당시 노 차관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가 조재범(38) 전 코치로부터 수년간 성폭력을 당해왔다는 주장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심석희는 만 17세 고등학생 시절인 2014년부터 4년간 지속적으로 조 전 코치의 성추행과 성폭력을 당하면서도 제대로 된 저항을 할 수 없었다. 체육계의 폐쇄적 구조 때문에 운동선수들의 피해 내용은 스스로 이를 외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은 달랐던 것이다. 지난 8일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선수(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들은 최근 1년간 체벌을 당했을 때 그 대응으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했다’(37.2%),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38.0%)고 대답했다. 75.2%가 부당함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대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지도자나 관련 단체에 신고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50%)와 ‘참거나 모른 척 했다’(30%)는 반응이 전체의 80%에 달했다. ‘지도자나 관련 단체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한 건도 없었다. 신고 창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체부(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스포츠인권센터), 국민체육진흥공단(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 등 3곳에서 폭행이나 성폭력, 스포츠 비리 등에 대해 접수받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이곳을 먼저 떠올리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신고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센터에 신고가 접수되면 대부분 직접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각 종목 단체에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고 있다. 각 센터의 인력만으로는 폭력·성범죄 내용을 조사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선수와 지도자, 단체 임원끼리 서로 사제 관계로 촘촘히 얽혀 있는 상황에서 센터에 신고하게 되면 곧바로 소문이 무성하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 신고 내용은 추문에만 그치지 않고 선수에게 보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상급학교로의 진학이나 대회 출전에 있어 지도자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신고 이후 선수가 팀을 떠나더라도 인맥으로 얽힌 체육계에서는 가해자가 끈질기게 마수를 뻗칠 수 있다. 폭행·성폭력을 당한 선수들이 즉시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선수 생활을 계속 하지 못할까 두려웠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리돼 있지 않는 것 또한 선수들이 고통을 받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주변의 무관심도 신고를 꺼리는 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최근 밝힌 유도 선수 출신 신유용(24)씨는 “최초로 피해를 입고 나서 1년 뒤쯤 여성 코치에게 사실을 알리며 증언을 부탁했지만 ‘가해자와 그 부인과도 아는 사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신씨의 사례와 같이 용기를 내 주변에 알렸음에도 ‘얽히기 싫다’, ‘네가 참아라’,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에 상처를 입게 될 때가 있다. 한 체육계 인사는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을 팀 분위기를 흐리는 행위로 치부해 고통을 당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을 때 신고를 한다 하더라도 무혐의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가벼운 처벌 이후 다시 체육계로 복귀할 수도 있다. 실제로 2017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한체조협회 고위간부 A씨는 시간이 흐른 뒤 지역 체조협회장을 맡아 논란이 일었다. 조 전 코치도 폭행 사건 이후 중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려 했다. 결국 피해 사실을 체육계 내부에서 조사하는 것이 아닌 ‘제3의 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에 발의된 ‘운동선수 보호법’에서는 스포츠윤리센터를 세워 성폭행 피해 선수들을 돕도록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성폭행·폭력 사건에 대한 처리는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곽정현 한국여성스포츠회 상임이사는 “피해자가 신고를 할 때 익명 보장이 확실히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해당 분야 외부 전문가들과 바로 연결되어야 한다”며 “선수·지도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도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차광석 한국체육학회장은 “지도자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선수들 스스로도 본인의 인권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고 그것을 스스로 지키려고 적극 주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44)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CEO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44)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롯데그룹 계열사 CEO

    강희태 사장, 냉철한 분석력이 장점하석주 사장, 기획전문가로 최대실적 김정환 사장 호텔경력 37년의 베테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어려운 시기를 마주할 때 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타파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맞이해왔다. 지난해에는 올해부터 5년간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고용하겠다는 투자 고용계획도 발표했다. 롯데는 그룹의 양대 성장축인 유통과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들로 우뚝 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달성여부는 CEO들의 손에 달려 있다.  민명기(58) 롯데제과 부사장은 대원고와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8년 롯데제과 인도 법인장과 2012년 해외전략부문장을 역임하며, 글로벌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2013년 건과영업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롯데제과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조경수(59) 롯데푸드 부사장은 부산남고, 동아대 경제학과,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롯데제과에서 마케팅 실무 책임자로 자일리톨 껌 성공신화를 썼다. 롯데삼강(현 롯데푸드)에서 마케팅 임원, 식품영업 임원, 유가공 사업을 하는 파스퇴르 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7년부터는 HMR과 육가공 등을 담당하는 홈푸드사업본부장을 맡아왔다.  음료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해왔던 이영구(57) 롯데칠성음료 음료BG 부사장은 풍부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중대부고와 숭실대 산업공학과를 나왔다.  강희태(60) 롯데백화점 사장은 쇼핑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등 자체 사업뿐만 아니라 롯데하이마트 등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강 사장은 중앙고, 경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백화점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하다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롯데쇼핑 대표로도 선임됐다. 냉철한 분석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강 사장은 패션사업을 전담하는 통합법인을 만들고 게임 등 콘텐츠와 관련한 전문관을 열어 정체를 겪고 있는 백화점의 활로를 찾고 있다.  올해 초 선임된 문영표(57) 롯데마트 부사장은 최근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마트 사업의 활력을 불어 넣을 구원투수로 발탁됐다. 대구 심인고와 영남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인도네시아법인장, 2011년 동남아본부장을 거쳐 2014년 국내로 복귀해 전략, 상품, 영업 등 주요 본부장직을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물류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신동빈 회장이 문 대표에게 롯데마트의 지휘봉을 맡긴 데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후문이다.  이완신(59) 롯데홈쇼핑 부사장은 롯데백화점 본점장, 마케팅부문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친 유통 전문가다. 2017년 롯데홈쇼핑 대표를 맡아 영업이익을 전년도와 비교해 40% 이상 늘렸다. 문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후 연세대 경영학 석사, 건국대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쳐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추진력에 화통한 성격으로 ‘형님 리더십’을 발휘한다.  올해 롯데케미칼의 새로운 수장이 된 임병연(55) 부사장은 풍생고와 서울대와 대학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호남석유화학과 KP케미칼에서 연구, 신규사업, 기획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2012년 롯데미래전략센터(현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맡았다가 2014년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으로 그룹에 복귀했다. 롯데의 해외사업과 인수·합병(M&A) 등을 총괄해왔으며, 2017년에는 가치경영실장을 맡았다. 용장과 덕장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다. 2009년 정책본부 국제실 근무 당시 국제실장이었던 황각규 부회장을 보좌하는 등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하석주(61) 롯데건설 사장은 용문고와 단국대 회계학과를 나온 뒤 고려대 회계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쳐 롯데건설 경영지원본부장, 주택사업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사업과 관리를 두루 경험한 기획전문가이다.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2017년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년연속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김정환(62) 롯데호텔 사장은 37년 호텔 경력을 지닌 베테랑 전문경영인이다. 2017년 롯데호텔 대표로 부임한 뒤 불요불급한 업무 축소, 스마트 업무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부산 동래고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이갑(57) 롯데면세점 부사장은 롯데백화점에서 영업·상품·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책본부 운영2팀장으로 근무하며 유통사 전반에 대한 안목을 쌓았다. 2016년부터 대홍기획 대표에 재직했다. 여의도고와 고려대 사회학과 출신이다.  선우영(53) 롭스(LoHB‘s) 상무는 업계 안팎의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다. 이화여고와 연세대 식생활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전자 공채로 입사, 1998년 하이마트로 옮긴 선우 상무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생활가전, 상품관리 및 온라인부문을 거쳐 지난해 롭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선우 대표는 롯데그룹 유통계열사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 부임 2년 차인 올해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낸다는 각오다. 롯데슈퍼뿐만 아니라 롯데하이마트와도 연계,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고객들에게 선보인다는 포부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이재용 “삼성공장 와주십시오” 文 “대규모 투자하면 얼마든지요”

    이재용 “삼성공장 와주십시오” 文 “대규모 투자하면 얼마든지요”

    文 “반도체 경기 안 좋다는데” 질문하자李 “이제 진짜 실력 나오는거죠” 자신감 文 “현대그룹 희망 고문… 잘될 겁니다” 영빈관선 자켓 상의 벗고 셔츠 차림 토론 버스로 靑 다녀가… 손목시계 선물받아“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입니다.”(문재인 대통령)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주십시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얼마든지 가겠습니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문 대통령)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이 부회장) “삼성이 이런 소리 하는 게 제일 무섭습니다.”(최태원 SK 회장) “(최 회장의 어깨를 툭 치며)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네.”(이 부회장)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기업인과의 대화’가 끝난 뒤 문 대통령과 기업인 9명은 25분간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대통령 공식행사에서는 나오기 힘든 수준의 제안과 농담이 격의 없이 오고 갔다.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을 비롯한 4대 기업 총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커피 든 보온컵을 들고 본관 소나무길을 거쳐 녹지원까지 문 대통령과 함께 걸었다. 미세먼지로 앞이 흐린 것을 들어 김수현 정책실장이 “삼성, LG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다더라”고 운을 떼자, 이 부회장은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구광모 LG 회장은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비메모리 반도체 쪽 진출은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이 부회장은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바이오 업계 2위인 서 회장은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하려고 하는 게 일하는 스타일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주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한다. 그리고 양심고백을 안 한다”고 해 웃음이 터졌다. 서 회장은 “저희와 삼성이 같이하면 세계 바이오 시장 1500조원 중 몇 백조원은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산책 말미에 문 대통령은 현정은 회장에게 “(남북 경협 재개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앞서 영빈관 토론회에서는 사회자인 박 회장 제안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남성 참석자들이 양복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 차림으로 토론하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대통령 좌우로는 김재희 이화다이아몬드공업 사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앉았다. 청와대는 “김택진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게임·정보기술(IT) 기업의 대표주자로서, 김재희 사장은 중견 여성기업가로서 배석했다”고 설명했다. 포털업계 양대 산맥인 카카오는 참석했지만 네이버는 불참했다. 네이버 측은 “임원의 미국 출장으로 대한상의의 참석자 선정 과정에서 통보를 제대로 받지 못해 뒤늦게 참석 의사를 밝혔지만 제외됐다”고 밝혔다. 토론은 기업인 17명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예정보다 20분을 넘겨 오후 4시까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행사 후 대통령 손목시계를 기념품으로 전달받았다. 앞서 기업인들은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 앞에 집결해 전세버스 4대에 나눠 타고 청와대로 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합숙 전면 쇄신” 체육계 성폭력 대책 효과 있을까

    “합숙 전면 쇄신” 체육계 성폭력 대책 효과 있을까

    대한체육회가 앞으로 폭력·성폭력 사건 조사를 모두 외부 전문 기관에 의뢰하고 합숙 훈련 중심의 ‘엘리트 체육’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가대표조차 합숙 훈련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당장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하겠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1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1차 이사회에서 가혹행위와 성폭력 근절 실행 대책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용기를 내 준 피해 선수들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한국 체육에 성원을 보낸 국민과 정부, 기업인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폭력·성폭력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거나 묵인·방조한 회원종목 단체를 즉시 퇴출하고 해당 단체 임원에게도 책임을 묻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재범 쇼트트랙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의혹 파문과 관련해 “대한빙상경기연맹을 철저하게 조사해 관리·감독의 최고 책임자로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고 정상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체육회는 성적 지상주의로 점철된 현행 엘리트 체육의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 합숙·도제식 훈련 방식의 전면적인 쇄신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체육계의 성적 지상주의,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체육회는 또 폭력·성폭력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 대상의 검찰 고발을 의무화하고 홈페이지와 보도자료에 관련자 처벌과 징계 내용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기로 했다. 국가대표 선수촌에는 여성 부촌장과 여성 훈련관리관을 채용한다. 또 인권상담센터를 설치하고 ‘인권관리관’과 ‘인권상담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지도자의 전횡을 막기 위해 복수 지도자 운영제, 지도자 풀 제도도 도입한다. 국가대표 선수 관리 기준은 학교와 실업팀 운동부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체육회는 폭력·성폭력 관련 사안의 조사와 처리를 시민 사회단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의뢰하고 스포츠 공정위원회, 선수위원회, 여성위원회 등에 인권전문가를 필수로 포함하겠다고 약속했다. 체육회는 앞으로 정부, 회원종목단체 등과 협의해 국가대표 선수촌 합숙 훈련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실행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이 1년 6개월 밖에 남지 않은데다 올해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제대회가 많아 합숙일자를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 출전권과 포인트를 따야 하는 올해는 선수들에게 중요한 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민단체는 체육회의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사회 밖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폭력 사건을 방관·방조한 이 회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금감원 부서장 80% 교체…세대교체 특징은

    금감원 부서장 80% 교체…세대교체 특징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부서장의 80%를 교체하는 취임 후 첫 인사를 10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31명이 국·실장으로 승진했다. 26명은 자리를 옮겼다. 유임 국·실장은 21명이다. 금감원은 “부서장 80%가 교체됐고 성과가 우수한 부국장·팀장 30명이 승진했다”며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세대교체”라고 설명했다. 2008년은 옛 금융감독위원회가 현재의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으로 분리된 시기다. 금감원은 이번 인사에서 51∼53세(1966∼1968년생) 부국장·팀장 22명을 중심으로 승진시켰다. 승진자 중 12명은 본부 주요 부서로 발탁했다. 또 관행적인 권역 간 교차 배치를 최소화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부국장·팀장들을 국·실장으로 배치했다. 새로 발탁한 국·실장 중 2명은 여성이다. 이로써 여성 국·실장은 2017년 1명, 지난해 2명에서 올해 4명으로 늘었다. 다만 부원장, 부원장보 등 금감원 임원 인사는 일부 임원의 반발 등으로 다소 늦어지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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