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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기자 블로그 글 파문

    일간지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KBS 여성 아나운서를 ‘유흥업소 접대부’에 비유한 글을 올려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선일보 사회부의 문갑식 기자(차장대우)는 지난 14일 조선닷컴 기자블로그에 ‘신문시장이 망하게 된 이유’라는 제목으로 언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며 “요즘 정권의 나팔수, 끄나풀이라는 지적에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TV에 개나 소나 등장해 (제가 개나 소라고 표현하는 것은 인생의 쓴맛 한번 본 적 없이 멍청한 눈빛에 얼굴에 화장이나 진하게 한 유흥업소 접대부 같은 여성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국영방송의 한 심야 프로그램을 보며 느낀 것입니다.)씹어대는 조중동이 있다.”고 말했다. 이 글이 17일 오전 ‘프레시안’ 등 인터넷 언론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면서 “개인적 공간이지만, 이렇게 막말을 해도 되느냐.”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KBS 소속 한 여성 아나운서의 이름을 추측해 올려놓기도 했다. 이에 한국아나운서협회와 KBS아나운서협회는 이날 글의 삭제와 사과를 요구했고,KBS노조는 문 기자를 상대로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여성단체와 여성주의 언론들은 “명백한 성희롱적 발언”이라며 비난했다. 파문이 번지자 문 기자는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한 뒤 블로그에 ‘언론발전을 위해 힘쓰시는 여성 아나운서분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방송문화 창달과 언론발전, 성숙한 방송문화 정착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쓰시는 아나운서(특히 어린 나이에도 격무에 시달리시는 여성 아나운서)들께서 제 글의 극히 일부분이지만 불편함과 분노, 상처를 느끼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KBS아나운서실의 표영준 팀장은 “이 글은 사과의 글이 아닌, 변명에 불과하다.”며 “한국아나운서협회 차원의 법적 소송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집창촌 20여명 단식농성

    전국 14개 지역의 집창촌 여성 대표 20여명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옛 한나라당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성매매여성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성매매특별법으로 집창촌을 폐쇄하면 여성 실업자 12만명과 부양가족이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면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유예기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집창촌은 성매매가 음성적으로 거대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곳”이라면서 “특별법 개정이나 유예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홍보전단지를 배포하고 서명운동도 벌인다. 이들은 천막농성을 벌이려 했으나, 경찰이 “야간 집회는 금지”라며 막자 돗자리만 깔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의 단식농성에는 최근 의견차를 보이며 여성단체측과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부산·인천·대구 지역 성매매여성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한편 한국남성협의회 이경수(57) 회장 등 회원 3명은 이날 ‘성매매특별법이 남성의 신체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성매매특별법 시행 한달 만에 2352명의 남성들이 범법자가 됐다.”면서 “성매매특별법은 소수의 여성주의자가 남성에 대한 적개심으로 만든 법률”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월 여성부의 설치 근거를 마련한 정부조직법이 성 대결을 조장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여성 & 남성] 아바타에도 性차별

    [여성 & 남성] 아바타에도 性차별

    당신은 여자다. 때문에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 군인도, 경찰도, 복서도 될 수 없다. 서있을 때는 한쪽 무릎을 살짝 굽힌 ‘귀여운 자세’가 필수이다. 만일 당신이 남자라면 남자답지 못한 긴 머리도, 눈물도 금지다. 사이버 세상 속 아바타가 성별 편견을 학습, 강화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센터 여성주의인권위원회는 최근 싸이월드의 ‘미니미’, 다음, 핫메일의 아바타 등 ‘사이버 세상 속 분신’을 자체 모니터링한 결과를 내놓았다. 결론은 ‘해당 사이트는 아바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현실 속 성별 편견을 학습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분석 결과 해당 사이트는 아바타의 성별에 따라 서있는 자세부터 달랐다. 남성은 정면을 반듯하게 보고 있는 ‘당당하고 여유 있고 적극적인’ 자세인 반면, 여성은 발을 안쪽으로 모으고 무릎 아래를 살짝 굽히는 등 ‘수줍고 조신하고 소극적인’ 자세였다. 또 여성 아바타는 대체로 홍조나 눈물 등으로 귀여운 표정을 꾸밀 수 있었지만, 남성 아바타에게 제공된 짙은 눈썹 등은 선택할 수 없었다. 남성에게는 반대로 눈물을 흘리는 표정 등이 아예 허용되지 않았다.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담배 피우기, 군복이나 경찰제복 입기 등도 여성 아바타는 불가능했다. 여성주의인권위원회는 “이용자들의 현실 속 나와 사이버 공간 속 나를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아바타를 통해 전형적인 기존 성별 통념과 고정관념을 학습시키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기존의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직종분리·고정관념 등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성적소수자인 동성애자 등 성 정체성이 다르거나 성별 구분의 틀 안에 있고 싶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는 소외감을 불러 일으키는 일종의 폭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또 여성은 사이버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성별을 자동 노출시키는 것은 인권침해적인 요소”라면서 “해당 사이트 제작자들은 이용자들의 개성이 좀 더 자유롭게 발현될 수 있도록 성별 이분법에 기반한 현재의 사이버 공간을 수정해 나가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포스트모던신화-마돈나/조르주-클로드 길베르 지음

    미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팝가수 마돈나의 신화를 다뤘다.책은 마돈나라는 인간을 텍스트로 삼아 기호학,대중음악비평 등 다양한 연구방법을 통해 ‘마돈나 현상’을 분석한다.프린스턴,하버드 등 많은 대학에 마돈나를 주제로 한 강의가 개설돼 있을 정도로 마돈나에 대한 비평은 활발하다.마돈나에 대한 연구는 흔히 여성학,여성주의,젠더,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 연구 등으로 분류된다.심지어 동성애 이론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동성애 이론은 기호학과 정신분석학적인 성격을 표방하며,포스트 모던 이론을 자처한다.1만 3000원.
  • [구정 이삭]

    ●서울 강남성모병원은 10일(금) 오후 1시 본관 2층 대강당에서 무료 강좌 ‘대장암·직장암은 완치될 수 있나’를 개최한다.강좌에서는 대장암과 직장암의 증상과 진단,각종 치료요법 등이 소개된다.(02)590-1435. ●서울 중구 보건소는 10일(금) 오후 2시 5층 강당에서 무료 강좌 ‘여성건강교실-골다공증’을 개최한다.(02)2250-4449. ●서울 동대문구는 경희의료원과 함께 11일(토) 오전 9시부터 경희의료원 강당 등에서 귀 질환자를 위한 건강강좌 및 무료진료를 실시한다.(02)958-8474. ●경기 동두천시는 13(월)∼17일(금) 오전 10시∼오후 5시 시민회관에서 ‘소자본 창업 교육’을 무료로 실시한다.참가신청은 11일까지.(031)860-2271. ●경기 포천시는 15일(수)까지 다음달 10일 열리는 포천시민의 날 문화페스티벌 참가자를 모집한다.(031)530-8111. ●서울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는 17일(금)까지 웹디자인(포토샵) 강좌 수강생을 모집한다.(02)765-1326. ●서울 중구는 20일(월)까지 구민회관 1층에서 방송댄스·풍물놀이·테니스·인라인스케이트 등 제3기 생활·여가 체육교실 수강생을 선착순 모집한다.무료.(02)2260-1099. ●서울 금천구는 20일(월)까지 제4회 주민자치센터 작품전시회에 출품할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수강생들의 작품을 공모한다.일반·학생 부문으로 나뉜다.(02)890-2383∼6. ●한국성폭력위기센터는 20일(월)까지 제1회 여성주의 상담지원팀 및 법률지원팀 양성 교육 참가자 10명을 모집한다.대상은 여성문제,성폭력문제 등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 및 일반인이다.(02)883-9285. ●서울 양천구 구민체육센터는 이달 매주 월·목요일 오전 9시 30분 양천공원에서 무료 건강달리기 교실을 운영한다.달리기 자세,호흡법 강의,스트레칭 등으로 진행되며,구 보건소에서 개인별 건강정도를 체크해준다.(02)2652-1792∼6. ●서울 중랑구 보건소는 30일(목)까지 중랑건강생활 실천인 수기를 공모한다.운동·금연·금주·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사례면 된다.분량은 A4 3∼5장이면 된다.(02)490-3762. ●서울 중구는 다음달 3일(일) 경기 안성 전통마을에서 열리는 예지촌 농촌문화체험에 참가할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청소년 4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참가비 5000원.(02)2250-0523.
  • 여성편집국장 이옥경 씨 “독특한 기사 발굴할 것”

    정치·경제 전문일간지 내일신문(대표 장명국)은 7월1일자로 여성운동가 출신인 이옥경(李玉卿·56) 편집위원 겸 시사여성주간지 미즈엔 대표를 편집국장에 임명할 예정이다. 이씨는 일간신문 일선 기자나 데스크 경험이 없어 파격 인사로 꼽힌다.이씨는 정통 언론인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며 편집국장 자리를 고사했으나 장명국 대표가 거듭 권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금까지는 경영적으로 정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면 앞으로는 다른 신문과 차별성을 확보해 가면서 신뢰와 권위를 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속보나 낙종에 신경 쓰기보다는 독특한 기사를 발굴하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여성 지면에 남다른 애착을 갖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여성면을 매주 한 면씩 고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특별히 여성주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내겠다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71년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재학 시절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본격적인 학생운동에 뛰어들어 전태일 분신 사건에 관한 글을 신문에 기고했다가 남편 조영래 변호사를 만났다. 조씨가 ‘부천서 성고문 사건’ 등의 변호를 맡아 인권변호사로 떠오르는 동안 여성민우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여성운동에 앞장섰다.80년에 결혼해서 90년 조씨가 갑자기 숨질 때까지 10년을 함께 살았다. 이화여대 재학시절 학보 기자로 일했지만 직업언론인으로 변신한 것은 1995년 내일신문 편집위원으로 입사하면서부터.97년부터 뉴욕특파원을 지냈고 2000년에는 여성시사주간지 ‘미즈엔’을 창간,지금까지 대표로 일해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말말말˙˙˙

    사회,역사,정치적 맥락을 떠나 ‘여성’을 한 묶음으로 보려는 시도는 한국의 여성 정치를 둘러싼 담론의 핵심이었지만 이제 종식돼야 한다.이제는 여성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부터 고민해야 할 시기다.-여성주의 저널 ‘일다’의 조이여울 편집장,여성 정치인의 수와 여성 정치는 별개라며-˝
  • 서울온 ‘컬러 퍼플’ 원작자·인권운동가 앨리스 워커

    “미국 정부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이 있는 곳을 순례하는 마음으로,우리가 가진 공동의 인간성을 증언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작가로서 세상의 여러 사람들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한국을 많이 배우고 싶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컬러 퍼플(The Color Purple)’ 원작자로 퓰리처상 수상자이자,‘21세기 여성주의를 꽃피웠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인권운동가 앨리스 워커(60)가 25일 한국을 방문했다.자신의 책 번역출간 기념 및 평화운동 행사와 관련,‘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초청으로 방한한 그녀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주창한 ‘우머니즘(womanism)’과 이라크 전쟁 등에 대한 소견을 털어놓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주장하는 용어로 백인 여성들의 페미니즘보다 더 깊고 심오하다.”고 ‘우머니즘’을 소개한 그는 “우리는 백인 남성뿐만 아니라 백인 여성으로부터도 억압받았는데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우리 나름의 생각을 전하려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는 “부시가 있는 백악관 앞에서 25명과 함께 반대시위를 하다가 체포되기도 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준 뒤 “석유 때문에 벌어진,창피하고 토할 것처럼 말할 수 없이 나쁘고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자기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고난의 성장기’를 들려주기도 했다.아프리카 남아공화국처럼 인종차별주의가 구조화된 미국 남부에서 태어난 그녀가 자라며 체험한 불평등의 세계는 자연스레 그녀를 인권운동가로 성장하게 했다.17세때 고향을 떠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인권운동에 참여해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따라다녔다는 그녀는 ‘오늘의 워커’를 키워낸 가장 큰 힘은 어머니였다고 강조했다.“정원을 보아라.모든 색의 꽃이 있는데 그 중 어떤 꽃도 다른 색의 꽃보다 우월하지 않다. 인간도 마찬가지다.”라는 어머님의 속삭임은 오늘의 그녀를 만든, 부드럽지만 무서운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자신의 대표 작품인 ‘컬러 퍼플’과 관련 “20년전만 해도 페미니스트들이 이론에만 치중한 채 영성·몸에 대한 이야기를 꺼려한 탓에 의도적으로 몸의 기쁨과 중요성을 달과 댄스 등의 비유로 그렸다.”면서 “작품의 의미는 근친상간·가정 폭력 등 쉬쉬하는 문제를 대화의 장으로 끄집어 낸 데 있다.”고 자평했다. 평화 운동을 하다 알게된 뉴욕 신학대의 현경 교수로부터 한국과 한국여성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어 꼭 와보고 싶었다는 그녀는 “한국 여성들은 관계하고픈 사람과 관계하고 결혼하고픈 사람과 결혼하는 등 자유롭고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건넨 뒤 “한국 남성들이 여성들에 깃든 여신의 모습을 보기를 바라며,그것을 볼 수 없으면 평등하고,서로 존중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 등 한국인의 인종차별에 대한 상황을 듣고는 “슬프다.”며 “한국이 가진 가치를 생각해 볼 때 용납될 수 없으며 이런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계속 문제점을 알리고 교육하는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워커는 새달 7일까지 이화여대·부산대 등에서 ‘자연·영성·여성성’‘여성은 언어를 통해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가?’ 등의 주제로 강의를 한다.(02)717-9247,9215. 글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
  • [열린세상] 여성정치인의 시대인가/정현백 성균관대 역사학 교수

    요즈음 만나는 사람마다 여성정치인의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최대 정당인 한나라당 대표로 박근혜씨가 선출되었고,민주당의 추미애씨는 선대위원장을 맡았으며,세 정당 모두에서 여성대변인의 활약도 괄목할 만하다.과연 여성의 시대는 도래한 것인가. 며칠전 한 일간지의 여성언론인은 이런 여성정치인의 활약은 위기 국면의 ‘땜질용’이라고 역설하였다.분명 잘 나가는 시절이라면 정치권이 이 좋은 자리를 여성에게 줄 리가 없다.그렇더라도 여성정치인이 이렇게 정치의 전면에 부각되는 것은 여성도 정치판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여성정치인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그들은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대표에 선출되었을 때,어떤 여성단체도 이를 환영하거나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지 않았다.또한 어떤 매체도 박씨의 등장을 여성정치가의 약진으로 대서특필하지는 않았다.이는 우선 그가 박정희 대통령의 후계자로 인식될 뿐,여성 박근혜로 비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여성계가 침묵한 이유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여성이 당 대표에 선출된 것만을 환영할 수는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또 정책제안의 측면에서 보자면 박씨는 세세한 선심성 선거공약을 제외하면 아직 이렇다 할 정치관이나 정견을 피력한 적이 없어,그의 등장을 환영할 수도 비판할 수도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 최근 박근혜씨가 연설 도중 보인 눈물이나 추미애씨가 하고 있는 삼보일배는 국민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시도로 보인다.이런 감성적인 접근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남성인 정동영씨 역시 끊임없이 이미지 정치를 연출하고 있다.그러나 여성정치인의 경우 자칫 정책·정강의 제시 없는 감성적인 접근은 정치가로서의 무게와 신뢰감을 깎아 내릴 수 있다고 생각된다.마찬가지로 세 당의 여성대변인이 벌이는 상호간의 비방과 폄훼도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민망하기 짝이 없다. 여성들이 벌이는 이 대리전쟁을 보면서 우리는 ‘여성이 많이 진출하더라도 과거의 부끄러운 정치문화가 끊임없이 재생산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여성계는 초기단계부터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였다.그 결과 여성계는 비례직을 56석으로 늘리고 그중 50%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조항을 명문화하였다.당에 따라서 지역구 공천에서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실행하는 데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그 결과 이번 총선에 여성 지역구 신청자는 66명,비례직 신청자는 91명에 이르렀다.선거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17대에는 여성 의원의 비율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간 여성계가 진행해 온 총선 대응활동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에 못지않게 ‘맑은 정치의 구현’이 중요한 화두였다.이는 생물학적인 여성의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여성의 참여아래 ‘맑은 정치’를 구현하는 것만이 성차별을 없애고 보통 여성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여성주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제 여성 국회의원이 대폭 늘어나는 17대 국회에서는 여성정치인들이 남성들의 정략에 따른 패싸움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또한 이들이 부패한 정치문화를 청산할 수 있는 맑은 정치,여성주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선두주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이런 바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여성유권자들의 감시와 견제가 중요하다.이제 우리 여성들은 정치가들의 가식적인 이미지 정치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이를 위해서는 투표에 앞서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정강을 꼼꼼히 짚어보아야 할 것이다.여성을 보다 많이 국회에 보내야 할 뿐 아니라,우리가 뽑는 여성은 맑은 정치,여성주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선량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함께 명심하자. 정현백 성균관대 역사학 교수 ˝
  • [임영숙칼럼] 과연 여성정치 시대인가

    여성정치 시대에 대한 기대는 바로 한국정치의 가부장적인 틀을 바꾼다는 기대나 다름없다.그런데 박근혜 대표는 한국정치의 가부장적 틀을 가장 완강하게 만들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다.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한 여성이 말했다.“기가 막힌다.박정희 시대가 극복됐다고 생각했는데 그 딸이 원내 제1당의 당 대표가 됐다니….지난 25년 세월이 이렇게 지워질 수 있느냐.역사의 지체(遲滯) 현상이다.”그 자리에 모인 몇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곧 반론이 제기됐다.“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지 않으냐.한나라당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촛불시위 참가자들을 ‘이태백’‘사오정’에 비유한 홍사덕 의원보다는 낫지 않으냐.” 박근혜 대표의 등장은 다양한 반응과 함께 바야흐로 한국에도 여성정치시대가 열리는가 하는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박 대표가 각종 설문조사에서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정치인으로 꼽혀 왔기 때문이다.그가 한나라당의 얼굴이 됨으로써 여성 대통령 배출시기가 앞당겨질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나온다.지난해 한 시사주간지의 여론조사에서는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는 시기로 2012년이 가장 많이 꼽혔고 조사 대상자의 88%가 ‘여성이라도 능력과 자질이 뛰어나다면’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여성정치 시대에 대한 기대는 여성계가 올해를 ‘여성정치 원년’으로 선언하고 여성후보 추천 등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면서부터 이미 시작됐다.그런 분위기 속에서 열린우리당의 박영선,한나라당의 전여옥,민주당의 이승희 대변인 등 3당의 대변인 자리를 모두 여성이 휩쓸고 있다.또 비례대표 50% 여성공천이 법제화됨으로써 이번 17대 총선에서 28명의 여성이 전국구 의원으로 확실하게 원내에 진출하게 됐다.각 당이 지역구에도 24일 현재 51명의 여성후보를 공천한 상태여서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 의원이 배출될 전망이다.지난 16대 국회의 여성의원이 지역구 출신 5명을 포함,총 16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지방자치단체장의 3회 연임 금지로 오는 2006년 선거에서는 대부분의 현역 단체장이 출마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앞으로 여성 지방자치단체장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성이 정치의 중심에 서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혼란스러운 오늘의 정치권에서 여성이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는 조짐은 희망적이다.그러나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주도한 대통령 탄핵이 국민적 저항이라는 역풍을 불러일으켜 지지율 급감의 위기에 처하자 두 야당이 여성을 소방수로 내세운 것은 남성들의 꼼수로 비치기도 한다.물론 박근혜 추미애 두 사람은 남성 위주의 현실 정치에서 나름의 정치력을 인정받고 대중적 인기를 기반으로 갖고 있는 만큼 이번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르면 확실한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여성주의 입장에서 볼 때는 여성정치 시대가 열렸다고 아직은 단언할 수 없을 것 같다.외신들이 “독재자의 딸이 야당 대표가 됐다.”고 보도했듯이 박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업보를 안고 있다.여성정치 시대에 대한 기대는 바로 한국정치의 가부장적인 틀을 바꾼다는 기대와 같다.양적인 변화가 아니라 질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다.그런데 박 대표는 한국정치의 가부장적 틀을 가장 완강하게 만들었던 대통령의 딸이다.이 사실은 특정 지역과 계층의 사람들에게는 후광으로 작용해 왔고 이번 대표 선출과정에도 위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박 대표는 “아버지는 내 삶의 모델이자 선배이고 스승이며 나침반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그토록 애틋한 아버지의 부정적 유산을 박 대표는 철저히 떨쳐 내버려야 한다.오늘의 박 대표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은 물론 여성정치 시대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쓰라린 결과를 안겨줄 것이다. 주필 ysi@˝
  • ‘안티 미스코리아’ 사라진다

    미스 코리아대회의 여성 상품화를 반대하며 지난 99년부터 매년 개최된 ‘안티 미스 코리아대회’가 올해 제6회 대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엄을순 대표는 “안티 미스코리아대회가 여성 상품화를 조장해 온 미스코리아대회의 폐해를 알리는데 기여했고 그 결과 2002년부터 공중파방송을 통한 미스코리아대회 중계 중단을 이끌어내는 등 대회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본다.”며 “내년부터는 ‘여성주의 문화축제’라는 기본 성격은 유지하되 이름을 바꿔 진행할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대회는 ‘안티의 정신은 계속된다-굿바이 미스코리아’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안티 미스코리아대회의 역사와 업적을 조명하고 성매매,호주제,성폭력,전쟁,환경파괴 등에 대한 강력한 ‘안티(Anti)’정신을 선언하는 무대로 꾸며진다.행사는 오는 5월8일 서울 남대문 메사 팝콘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
  • 강한 리듬·섬세한 춤 조화 셰익스피어 소재 무용극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 점령하다시피 한 연말 춤 무대에 셰익스피어가 도전장을 냈다.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각색한 최청자 툇마루무용단의 ‘겨울이야기’와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 속 여주인공들의 이미지에서 모티브를 딴 박명숙 서울현대무용단의 ‘이브’가 나란히 선보인다.둘다 ‘현대 무용은 지루하다.’는 틀을 깨고자 다양한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23일부터 25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겨울이야기’는 춤을 중심으로 음악과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댄스뮤지컬’을 내세우고 있다.국악과 양악,대중음악은 물론 각 나라의 민속악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동서양의 다양하고 강한 리듬을 되살려낸 무대음악이 돋보인다.무대에서 가수가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시실리의 왕 리온티즈는 아내 허마이어니와 이웃 보헤미아왕 폴릭서니즈의 부정을 의심해 아내가 낳은 공주를 내다버리고 아내마저 죽인다.16년의 세월이 흐른 뒤 리온티즈는 공주가 자신의 딸임을 알고 뒤늦게 참회한다는 줄거리.비극적인 전반부와 화해와 용서가 일어나는 후반부의 분위기 반전이 다채로운 춤과 음악으로 무대위에 형상화된다. 지난해 초연에 이은 두번째 공연으로 영국 유학중인 김형남이 보헤미아왕으로 등장해 화려한 춤솜씨를 선사한다.(02)2263-4680. 30·31일 이틀간 같은 장소에서 공연될 박명숙 서울현대무용단의 신작 ‘이브’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주인공이다.운명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울부짖는 줄리엣,끝없이 방황하는 남자의 사랑에 지친 오필리어,우유부단한 남편을 부추겨 권력을 획득한 맥베드 부인….이들은 여성의 존엄성,혹은 남성이데올로기에 의한 폭력의 비극성을 반추하는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재해석돼 무대에 올려진다. 공연은 밝고 경쾌한 장면과 격렬하면서 섬세한 동작의 조화,흑백과 원색의 강렬한 대비,그리고 극적 긴장미가 어우러져 독특한 춤의 향연을 펼쳐낸다.(02)961-0398. 이순녀기자 coral@
  • 여성을 옥죄는 매듭풀기/이경자 장편 ‘그 매듭은‘

    여성주의를 화두로 꾸준히 작품을 써온 중견작가 이경자(55)의 문제 의식은 여전하다.최근 실천문학사에서 나온 장편 ‘그 매듭은 누가 풀까’는 여성의 눌림을 안고 가려는 작가의 시선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세밀해지고 깊어졌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성공한 무용가에다 대학교수인 주인공 손하영의 일상적 삶에서 여성이 지닌 여러 겹의 억눌림을 발견한다.일에 몰두하면서 아내와 엄마역을 동시에 수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이야기한다.“엄마는 자기만을 위해서 살아”(202쪽)라는 딸의 투정이나 “자기 자신에 사로잡혀서 자식과 남편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모른다.”는 남편의 말은 하영을 묶고 있는 겹겹의 매듭이다. 손하영은 일차적 인간관계에서 겪는 황량함을 메워보려 일과 다른 남자와의 사랑에 눈을 돌리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본질적 해답을 구하기위해 몸부림치던 그에게 나타난 구원의 손길은 무대에 올리려고 분석하던 무가(巫歌) ‘청천각시’.첫날밤도 보내지 못하고 떠난 신랑을 찾아가는 청천각시가 겪는 엄청난 고통을 작품으로 옮기다가 그 속에 담긴 모든 여성의 삶을 짓누르는 억압 구조를 발견한다. 무용을 통해 자신을 옥죄는 운명과 그 수렁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는 하영은 공연에서 보편적 모성성을 찾는다.아울러 작가는 주인공의 내면에 그런 심리적 눌림을 낳은 강요한 제도적 편견과 그에 길러지느라 여성 내부에서 독충처럼 자라는 ‘노예 근성’ 등을 은근한 목소리로 꼬집고 있다. 작가는 여성을 친친 감고 있는 이중삼중의 매듭을 풀 사람은 결국 여성 자신임을 은연중에 이야기한다.그러면서도 하영과 아이들을 화해시키고 이혼을 요구한 남편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모성성의 넉넉함을 함께 그리고 있다. 이종수기자
  • [인터넷 스코프] 양성평등의 세상 만들자

    남녀가 함께 참여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남녀의 비율이 어느 정도일 때 가장 이상적인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두 개의 포럼을 지속적으로 관찰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토론 참여자들은 7대3 정도의 성비(性比)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단다.일단 여성이 늘어나 5대5가 되면 남성들은 불쾌감을 나타내고 훼방을 놓거나 참여를 거부하는 등 토론의 진행을 방해한다고 한다. 인터넷의 등장은 사회적 약자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인터넷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소수 권력 계층만이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누렸다면,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보통 사람들도 많은 사람들을 향해 하고 싶은 주장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인터넷의 이런 특성은 여성에게도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었다.여성 학자들은 인터넷이 오프라인 세계에서 겪어야 했던 남성중심의 불평등에서 벗어나 여성이 평등한 권리를 누리며 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장이 되리라고 기대했다.그렇다면,전체 인구의 60%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지금,인터넷 세상은 과연 남녀가 평등하게 대우받는 아름다운 유토피아일까? 사이버마초라는 말이 종종 등장한다.자기 정체를 잘 드러내지 않고 폭언과 욕설로 인터넷 토론방을 누비는 사람을 말한다.이들은 여성부와 각종 여성단체 사이트에 ‘타도페미’ ‘아저씨’ ‘군필자’ 등 남성임을 드러내며 여성을 비하하고 욕설을 퍼붓는다.인터넷 세상에서도 다수를 차지하는 남성이 남성다움의 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한 몸부림이다.이들이 추구하는 남성다움의 문화란 여성에게 언어적 폭력을 행사하여 여성의 의사 표현을 위축시키고,침묵을 강요해 남성들의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여성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이화여대는 학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성난’ 남성들의 공격을 받는다고 한다.3년 전 헌법재판소에서 공무원채용시험의 군필자 가산점이 위헌이라고 결정했을 때 이화여대 홈페이지는 이 결정에 항의하는 네티즌들로 홍역을 치렀다. 이와 같은 극단적인 사이버마초가 등장하지 않더라도,최근에 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여성들은 남성들과 함께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보다 여성들만 참여하는 커뮤니티에서 자기를 더 많이 표현하게 되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한다.이런 현상은 많은 여성학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인터넷 세상 역시 남성 중심 사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언니네,달나라딸세포,줌마,살류주 같은 여성주의 인터넷 사이트의 인기는 남성중심의 공간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맘껏 펼쳐보고자 하는 여성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인터넷 세상 역시 오프라인 세계의 불평등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여성주의 인터넷 사이트인 언니네에서 ‘오빠네 세탁소’방을 운영하고 있는 남성들은 여성문제에 대한 남성들의 무지를 깨우치고 가부장적 남성성과 싸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하고 있다.이렇게 깨어있는 남성들이 있고,인터넷 세상을 양성평등의 장으로 만들어 가려는 활기찬 여성들이 있다. 인터넷은 아직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이고 아직도 새롭게 건설 중인 미완성의 세계이다.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인터넷은 우리가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의견을 조절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될 수 있으며,남녀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양성평등의 세상이 될 수 있다.모든 네티즌이 함께 양성평등의 인터넷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김 경 희 한림대 교수
  • 모성 - 여성사이 번민 시인의 몸짓으로 표현/ 고정희상 수상 김승희교수

    “내가 여성주의적 시각의 글을 쓰지 않은 것은 여성이란 사실을 드러내기를 두려워한 것인지도 모른다.왜 사람들은 ‘인어 공주’를 좋아하지 않느냐,말 못하는 여성을 말이다.그러나 내 궁극적 관심은 여성이다.” 시인 김승희(51·서강대 교수)씨가 제2회 고정희상을 수상했다.고정희는 14년 전 타계한 시인이요 여성 운동가였다.지난 28일,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서 있었던 수상식에서 그는 칠순의 노모와 대학생인 딸과 함께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김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이제 도망갈 수도 없는 자리에 섰다.”며 여성적인 삶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이야기할 것을 천명했다. 고정희상 수상위원회는 “김 시인은 ‘김승희 윤석남의 여성이야기’란 책에서 시적 진실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특히 자매애를 통해 그것을 이루어 내려는 면에서 고정희 시인의 궤적과 매우 흡사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고 시인이 쓴 책은 일상에서 심리적으로 구속당하는 모성과 여성이라는 자아를 건지려고 발버둥친 시인의 몸짓을 적나라하게 내보인다.이는 비단 그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시대 여성들,특히 직장을 가진 여성들에게는 꼭 자신의 이야기같다. “어머니들의 끈질긴 사랑과 구속은 ‘치명적 모성’이다.미국 현대 여성시를 모은 ‘엄마와 딸,그 얽힌 넝쿨들’에서도 그것을 발견하면서 크게 놀랐던 적이 있다.어머니에 대한 사랑,연민,혐오,족쇄,그리움으로부터 도망치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세상의 여자들이 모두 같다는 사실을 통해 세상의 여성이 거의 비슷한 원형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테야.”라고 선언한 ‘엄마죽이기 선언문’을 낭독한 1세대라고 자신을 설명하는 시인은 그러나 결국은 캥거루의 주머니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로서 자식으로서 어머니로서 또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서,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세상의 이모저모를 쉴새없이 관통해 나가야 하는 자신의 삶을 ‘119 소방 대원’이라고 말했다.한국적 문화에서 가정과 자기의 일을 가진 ‘겸직’ 여성들은 누구나 119 소방 대원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며,이런 삶을 ‘아프거나 바쁘거나’라고 정리해 공감을 얻어냈다. 서늘한 눈매와 시원시원한 말투의 김 시인은 “평등을 위해 싸울 줄 아는 사람만이 꿈꿀 자격이 있다.”고 여성들을 향해 말했다. 김 시인의 뒷자리에 앉은 백발의 노모가 딸의 어깨에서 티끌을 떼내느라 바빴다.책에서와 달리 시인도 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허남주기자
  • 이화여대 ‘김옥길 기념강좌’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원장 조순경)은 15일 오전 9시30분 교내 국제교육관 컨벤션홀에서 ‘새로운 지구질서와 여성주의 인권’을 주제로 제3회 김옥길 기념강좌를 연다.(02)3277-3485.
  • 17·20세기 아낙네들의 사연/연극 ‘반가워라‘ ‘작은 할머니’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지만 ‘여성’의 이름으로 살아가기에 우리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지금보다 훨씬 더 여성들에게 가혹했던 시절,우리 어머니들은 어떻게 살아왔을까.17세기 조선시대와 20세기 중반 근대사회를 배경으로 질곡 많은 여성의 삶을 다룬 연극 두 편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 눈길을 모은다. 극단 여인극장은 27일부터 9월14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역사극 ‘반가워라,붉은 별이 거울에 비치네’(사진)를 공연한다.‘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누이인 허난설헌을 재조명한 작품으로 여성 작가 최명희가 쓰고,40년 가까이 여인극장을 이끌어온 여성 연극인 강유정이 연출했다. 15살에 사대부 가문으로 시집가 3년 만에 남편을 잃고,시와 글을 벗삼아 험한 세상을 버티다 스물일곱에 요절하기까지,그녀의 굴곡 많은 일대기를 사실적으로 그렸다.박물관과 문헌 자료를 고증해 만든 조선 중기의 양반집과 의상 등이 극의 리얼리티를 한층 높인다.이현순 성병숙 박세진 박성준 등 출연.(02)744-0300. 9월5일부터 대학로 정미소극장에서공연하는 극단 완자무늬의 ‘작은 할머니’는 20세기 중반까지 공공연하게 성행했던 ‘씨받이’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여성주의 작가 엄인희의 대표작으로 지난 95년 서울연극제에서 ‘그여자의 소설’이란 제목으로 공연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아들이 없는 집에 씨받이로 들어간 작은댁의 회한에 찬 일대기가 기본 줄거리.작은댁이란 이유로 겪어야 했던 남편의 학대와 설움 등 자신의 사연 많은 과거사를 구수한 옛이야기 들려주듯 때론 웃음으로,때론 눈물로 관객 앞에 풀어놓는다. 치밀한 사실주의 연극만을 고집해온 중견 연극인 강영걸의 연출 25주년 기념작의 의미도 있다.‘그 여자의 소설’로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한 공호석을 비롯해 우상민,김태수,정종준,강선숙 등이 출연한다.(02)741-2682. 이순녀기자
  • 아내 강간 /(하)혼인증명서 = 아내 성폭행 자격증?

    아직 ‘부부간 프라이버시’ 벽 못넘어 ‘아내강간죄’ 신설, 법으로 다스려야 폭력 후의 강요된 성관계를 ‘강간’이나 ‘성폭력’으로 정의하는데 대부분 여성들은 동의한다.그렇지만 “남편을 고발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여성들의 생각은 각기 달랐다.“그래도 남편인데.”“괜히 고발했다가는 더 낭패를 당하지 않을까.”라고 머뭇거리는 여성들도 많고,“법이 달라져야한다.”고 요청하는 여성들도 많았다.어떤 폭력보다 잔혹한 폭력이라는‘아내강간’,그러나 현실에서는 아직도 ‘부부간의 프라이버시’라는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범죄’라는 인식 대신 오히려 ‘선정적인 주제’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더욱이 남자들은 “그렇다면 부부관계 전에 ‘동의서’를 받아야 하느냐?”고 비아냥대기도 한다.그러나 “가정폭력은 처벌대상임에도 폭력 후 강간이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임에 분명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내강간에 대한 인식과 법률로 명문화할 필요성은 가정폭력을 상담하는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대두됐다.가정폭력 피해자의 50% 이상이 ‘아내강간’의 괴로움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여성부는 지난 2001년 가정폭력특별법의 개정에 앞서 아내강간을 처벌하는 조항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곤욕을 치렀다.남성들의 반발이 거세 아내강간이란 말대신 부부강간이라는 다소 중립적인 단어로 바꿔 중화시키려 했지만 허사였다.그뒤 아내강간은 ‘장기과제’로만 분류된 채 현재까지 ‘시기상조’란 덫에 걸려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가정폭력은 처벌하면서… 당시 여성부로부터 용역연구를 맡았던 여성개발원의 박영란 박사는 “우리 사회의 부부폭력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낮을 줄은 미처 몰랐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가 있는 곳에 법이 필요하다는 의식대신,오히려 ‘나와 내 아내’의 문제로 개인화함으로써 받아들이지 못했다.그러나 언제까지나 의식이 변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을 것이다.”면서 “아내강간의 처벌근거를 마련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일반인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서 ‘이혼 소송중이거나 별거중의 아내강간’ 등,‘단계적’ 명문화를 대안으로 내놓는 여성학자도 있다.90년대,오랜기간 폭력의 피해자였던 아내들이 어느날 가해자로 변해버린 일련의 사건들을 연구했던 동덕여대 김경애 교수는 “폭력 후 강간은 아내가 노예임을 증명하기 위한,혹은 굴복시키려는 폭력의 마지막 수단이었다. 여성의 수치심은 엄청났지만 남성들은 한결같이 ‘내 아내까지 마음대로 못한다면….’이라는 말로 이를 정당화했다.이 엄청난 의식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별거중·이혼소송 중’등 제한적으로라도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원만한 관계에서는 강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주지시키는 홍보작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70년대 대법원 판례,아내강간 인정했다 흔히 아내강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논거로 70년 대법원의 판결을 제시한다.이로 인해 경찰에서는 피해여성들의 신고조차 접수하기를 꺼린다. 그러나 당시 사건은 다른 여자와 동거중인 남편을 간통죄로 고소하고,이혼소송을 제기했던 여성이 다시 ‘새출발’을 약속,고소를 취하한 이틀 후에 남편으로부터 폭력과 강간을 당했고 이를아내강간으로 고소했던 것이다.이에 대해 아내강간을 인정한 1심과 달리 대법원은 “사건이 나기 이틀 전 다시 새출발하기로 한 만큼 정교 승낙 의사표시를 철회한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이 사건을 “아내강간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이명숙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문은 분명히 ‘파탄상태가 아닌 만큼 강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즉 정상적인 부부사이에서는 인정되지 않지만 이혼 준비중이거나 별거 등의 문제상황에서는 ‘아내강간’이 성립한다고 판결을 내렸다.판결문 전문을 읽지 않았거나 오해한 사람들이 이를 잘못 원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므로 현재 판례로도 충분히 “아직 법률상으로는 남편이니 나는 부부관계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폭력남편들을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이 변호사는 “형법 297조의 강간죄 조항만으로도 아내강간을 처벌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남편은 분명 남성이고,아내는 부녀에 포함되는 만큼 강간죄의 주체와 객체가 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그러므로 가정을치외법권지역으로 여기는 가부장적인 의식을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찰에서 수사중인 아내강간 사건들이 눈길을 끈다.지난 70년 판결 이후 30여년 만의 경찰 수사이기 때문이다.의처증과 폭력에 시달리다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를 남편이 폭력 후 강간한 사건이 있고,또 친구 2명과 함께 별거 중인 아내를 성폭행한 믿지못할 사건이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이들 사건의 피해자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새로운 판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는다면 훨씬 쉽게 아내강간의 명문화는 이뤄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 아내강간죄를 신설하고 반드시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늘고있다. ●외국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에서 가정폭력법에 ‘강간’이 제외된 경우는 별로 없다.또한 1996년 유엔인권이사회는 ‘가정폭력에대한 모범입법안’에 아내강간을 가정폭력이라고 명시적으로 포함시켰다.세계적으로 아내강간을 인정하는 추세임에 분명하다. 욱이 1984년 미국 뉴욕법정에서는 “혼인증명서가 남편이 형사면책을 갖고 강간할 수 있는 자격으로 파악돼서는 안된다.기혼여성도 미혼여성과 똑같이 자신의 신체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판례는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결혼한 여성에게도 인정한 사례로 주목된다.그래서 미국에서는 77년 이래 대부분의 주에서 ‘아내강간’의 면책을 폐기했다.또 영국에서도 1994년 아내강간을 인정하게 됐고 독일에서도 97년,형법을 개정하면서 혼인외 성교를 삭제,강간죄의 객체에 법률상의 처를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일본은 우리처럼 법으로 명문화되지는 않았으나 ‘계속적인 성관계를 전제로 하는’ 부부관계에서는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있지만 혼인이 실질적으로 파탄난 경우 ‘아내강간’을 인정하고 있다. 허남주 기자 hhj@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최근 여성계는 큰 힘을 얻었다. “남성적인 형법이 달라져야 한다.”,“여성의 노(No)는 분명한 노(No)다.”는 서울대 법대 조국(曺國·사진·38)교수의 말이 어떤 여성학자들의 주장보다 더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4월 ‘형사법의 성편향’이란 책을 출간,형사법에서 불합리한 여성문제를 ‘시대착오적’이라 지적하고 형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가 유난히 앞선 의식의 소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형법은 폭행·강간·살인 등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 만큼 약자로서의 여성을 생각하게 된 겁니다.아무도 말하지 않아서 제가 하기 시작한 것일 뿐인데 지나친 칭찬은 송구스럽습니다.” 그는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이 형법학자에게 있어 특이한 관심은 결코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고 “1980년대 미국,영국,독일에서는 학문적 논의나 법원판결의 주요 주제가 여성주의였다.이때 형사법의 대대적 개혁대상이 바로 성 편향적 조항들이었다.”고 밝혔다.우리가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형법을 공부하던 20대에 이미 이런 불합리함에 눈떴고,미국과 영국에서 5년간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뒤 형법학회에서 국내 형법의 불합리함을 조목조목 짚어내는 여성주의적 입장의 논문을 발표했다.여성계에서 본격적으로 문제삼기도 전이었다.“당시 선생님들이 당황하셨지요.하지만 제 논거가 틀리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셨습니다.그후 입장을 뒷받침하는 연구와 발표 등을 활발히 한 결과,아직 다수설은 아니지만 ‘유력한 소수설’ 또는 ‘귀기울여야할 소수설’ 정도의 대접은 받게 됐습니다.그는 평소 “분쟁도구인 법은 결코 평화로울 때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말로 ‘아내강간’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보통의 남성들을 설득하기도 한단다. 사회전반에 권리의식은 높아졌는데 유독 남녀간,그중에서도 특히 부부간 문제를 다루는 법적 시스템은 제자리 걸음이라고 말하는 조 교수는 ‘가정폭력’은 처벌해도 ‘폭력 후 강간’은 처벌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야말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또 “부부 중 일방이 성교를 거부할 경우 혼인계약 위반을 주장하는 상대방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강간이 아니라 이혼법정으로 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쯤이면 경상도 출신에,장남에,할아버지로부터 “큰 일하라.”는 당부까지 받으며 자랐다는 조 교수에게 개인적인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혹시 그의 생각과 개인적인 생활은 다르지 않을까. 조 교수는 현재 박사과정 중인 아내가 1년에 4개월간 외국으로 나가 있기 때문에 방학마다 ‘주부’로 지냈다는 주부경력 4년차.“설거지를 하기 위해 빨간 고무장갑을 끼면서 때때로 ‘이 시간에 책을 조금 더 볼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내가 선택한 길과 내가 선택한 아내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즐겁게 집안일을 한다.”고 말했다.조 교수는 아버지로서 중1,초2 남매를 키우면서 ‘스스로 행동하고,책임질 것’을 가르친단다.둘째의 유치원 시절,“엄마들이 가는 유치원 행사에 아빠로 참석하는 것이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곧 익숙해졌다.”면서 “남성들에게 기존의 틀을 벗어나 달라질 것”을 권했다. 허남주기자
  • 이런 책 어때요 / 페미니즘과 정신분석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정신분석세미나팀 지음 / 여이연 펴냄 21세기의 중심담론의 하나인 정신분석학을 여성주의 시각에서 해석하고 구체화한 연구서.남성 정신분석을 위한 대상,혹은 타자로 존재하는 여성들이 지닌 복화술적인 목소리를 읽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가족 로망스’‘애도와 우울증’‘전이와 역전이’‘여성적 섹슈얼리티’등 정신분석이론의 개념들이 어떻게 전개되고 구현돼왔는가를 살핀 뒤 여성학적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을 택했다.페미니즘과 정신분석학의 경계,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허무는 이 책은 무엇보다 남성 분석가들이 놓치고 있는 ‘여성 무의식’을 새롭게 밝힌 점이 주목된다.1만 5000원.
  • 야외무대서 만나는 그리스 비극 / 2003 희랍극 페스티벌

    여름 밤하늘이 한 눈에 들어오는 야외극장에서 그리스 비극 3편을 한꺼번에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6∼2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무대에 올려지는 ‘2003 희랍극 페스티벌’.국립극장과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그리스의 3대 비극시인으로 꼽히는 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아이스킬로스의 작품 한편씩을 젊은 연출가 3인이 각자의 색깔로 해석해 관객 앞에 선보인다.희랍극은 국내에 서양극이 유입된 이후 수없이 무대에 올랐지만,이번처럼 원형 야외무대에서 페스티벌 형식으로 공연되기는 드물다. 첫번째 작품은 그리스 비극중 가장 널리 알려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6∼8일 오후8시).아버지를 죽이고,어머니를 아내로 삼은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이야기이다.극단 비파 대표인 성준현이 연출을 맡고,김민성,박근수,이준영,김선화 등이 출연한다. 이어 13∼15일에는 혈육간 피의 복수극을 그린 아이스킬로스의 ‘아가멤논가(家)의 비극’(사진)이 무대에 오른다.그리스군의 총 사령관 아가멤논이 트로이 출정을 떠나는 배에서 딸 이피게네이아를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사건을 발단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수극이 펼쳐진다. 촉망받는 젊은 연출가들의 그룹인 ‘혜화동 1번지’의 3기 동인으로 활동하는 여성연출가 오유경이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다. 마지막 작품은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18∼20일).남편에게 버림받자 자식들을 죽여 남편에게 보복한 마녀 메디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운명과 투쟁한 독립적인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여성주의극의 효시로도 평가받는 작품이다.극단 가변의 상임연출자인 박재완이 연출하고,이선정,방영,서명희,최대훈 등이 출연한다. 1편 관람료는 1만 5000원,3편을 묶은 패키지는 3만원이다.(02)744-0300. 이순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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