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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양희은과 심수봉/이용원 논설위원

    ‘아침 이슬’의 가수 양희은이 데뷔한 해는 1971년이었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서강대에 갓 입학한 19세 소녀는 곧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다.1960년대 말 태동한 청년문화는 가요계에 ‘포크’라는 새 장르를 선보이던 참이었다. 당시 가요는 트로트와, 미국의 영향을 받은 스탠더드 팝이 양분하고 있었다. 단발머리에 청바지가 딱 어울리는 소녀는 ‘아침 이슬’‘작은 연못’ 등, 이전에 볼 수 없던 서정성과 사회성이 짙은 노래를 맑고 고운 목소리로 사회에 퍼뜨린다. 그러나 75년 대마초 사건이 발생해 포크 계열 가수들이 대부분 퇴출당하고, 그녀의 음악적 동반자인 김민기마저 그 전해 강제입영되자 양희은의 목소리는 차츰 잦아든다. 심수봉은 197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본선 무대에서 그녀는 피아노를 치며 ‘그때 그사람’을 열창한다. 하지만 대학가요제 팬들은 느닷없는 트로트의 등장에 어색해 할 뿐이었다. 이듬해 음반이 나오자 심수봉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영광은 길게 가지 않았다. 음반 출간 6개월만에 ‘박정희 암살사건’이 일어나는 바람에 그녀는 나락으로 굴러떨어진다. 이어 등장한 전두환정권은 ‘아무 이유없이’ 그녀에게 활동정지 명령을 내린다.‘심수봉 시대’는 갑작스레 막을 내렸다. 1970∼80년대 젊음을 보낸 ‘7080 세대’에게 양희은과 심수봉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름이다. 두 사람은 데뷔 과정부터 추구한 음악과 애호층에 이르기까지 상반된 이미지를 띠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둘 다 확고한 자기세계를 지닌 당대의 아이콘이었다는 점에서 취향에 상관없이 7080 세대에게는 잊히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다. 그 양희은과 심수봉이 오는 17일 합동무대인 ‘양·심 콘서트’를 연다. 양희은이 7년째 진행을 맡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의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하나로서다. 양희은과 심수봉은 여느 가수는 겪지 않는 정치적 외압을 경험했다. 그리고 두 사람 다 가수로서의 좌절 끝에 개인적인 어려움에 길게 시달리기도 했다. 이제 50줄에 들어 한 무대에 서는 모습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오래 소식 끊긴 누이를 재회하는 듯한 반가움을 준다. 아마 그것은 역사가 주는 해피엔딩의 선물일 게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여성시대’ 서른 잔칫상 풍성

    ‘여성시대’ 서른 잔칫상 풍성

    라디오 ‘국민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MBC ‘여성시대’(표준FM 95.9㎒)가 서른 돌을 기념해 큰 잔치를 연다. 14일부터 5일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서른 살의 여성시대’라는 이름으로 청취자들과 함께 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 것. 매일 현장 오픈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을 하며, 과거 음악다방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추억의 음악다방’도 열릴 예정이다.‘여성시대’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각종 전시회도 곁들여 진다. 청취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여성 팔씨름 대회(15일), 사랑의 김장 행사(16일), 가족퀴즈(17일)와 노부부 30쌍의 앙코르 결혼식(18일) 등도 마련됐다. 특히 17일 오후 8시에는 각각 한국 포크와 트로트를 대표하는 양희은과 심수봉이 함께 무대에 서는 ‘양심콘서트’가 열릴 계획이어서 관심을 끈다. 30년이 넘도록 전파를 타 청취자들이 대를 이어가며 들어온 라디오 프로그램은 흔치 않다.KBS ‘밤을 잊은 그대에게’(1964),MBC ‘별이 빛나는 밤에’(1969), ‘싱글벙글쇼´(1973) 정도가 우선 떠오른다. ‘여성시대´는 1975년 4월 첫 방송된 임국희 아나운서의 ‘11시의 희망음악’이 그 출발점. 같은 해 10월 ‘임국희의 음악살롱’으로 간판을 바꿨으며,88년 이종환이 마이크를 잡으며 지금의 ‘여성시대’가 정착됐다. 그동안 최장수 진행자였던 임국희(75∼88)를 포함해 이종환 봉두완 이효춘 이덕화 손숙 변웅전 정한용 김승현 전유성 등이 청취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진행 전후로 정·관계에 몸담은 인사가 많은 점이 이채롭다. 현재는 가수 양희은이 7년째 진행을 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 송승환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주부층이라는 한정된 청취계층을 겨냥했던 ‘여성시대’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보통 사람’인 서민들의 사연을 전하며, 고달픈 일상에 따뜻한 벗이 됐기 때문이다.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닌, 우리 일상의 진솔한 이야기로 기쁨과 안타까움, 꿈과 희망, 감동을 전달하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98년 IMF 시절, 회사 부도와 아내의 가출로 인해 아기와 함께 삶을 끝내려던 젊은 가장의 목숨을 구했는가 하면 청취자의 제보로 모녀 사기단도 붙잡았고, 한 가족은 생계를 꾸리던 화물차를 도둑맞았다가 ‘여성시대’에 사연이 소개되고 난 뒤 청취자들의 제보로 이를 되찾기도 했다. 그동안 ‘서울특별시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400호 여성시대’ 앞으로 찾아온 사연만 줄잡아 270여만 통. 하루에 약 250통이 들어온 셈이다. 사연 하나가 편지지 4장 정도(1m)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과 부산을 3.5회 왕복하고 에베레스트(8848m)를 339번,63빌딩(264m) 1만1363개를 쌓을 수 있는 분량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젊음보다 소중한 인생 2막”

    바야흐로 고령화 시대다. 앞으로 15년 뒤에는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21세기에 접어들며 빠른 속도로 ‘실버 물결’에 휩쓸리고 있는 우리 사회를 진단하고, 지혜로운 해법을 마련하고자 EBS가 기획 특강을 마련했다. EBS는 23일부터 5일 동안 매일 오후 8시50분 ‘인생을 이모작하라’는 주제로 최재천(51)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특강을 내보낸다. 최 교수는 최근 과학기술부 등이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선정했던 인물. 미 하버드대 교수 시절부터 쉽고 재미있는 강의로 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동물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과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동물의 생태와 사회학을 접목시켜 여성 문제와 노인 문제 등에 대해 새로운 사회 모델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었다. 지난해에는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라는 저서와 강연 등을 통해 부계 혈통주의가 생물학적으로 모순이라고 주장, 화제를 모았다. 또 호주제 위헌 여부를 따지는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에 출석해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지난해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는 책을 내고, 생물학적 접근법으로 노인 문제에 접근하는 등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인간의 삶을 번식기 50년과 번식후기 50년의 ‘두 인생 체제’로 나누는 그는 후반기 삶을 잉여 인생으로 여기지 말고, 또 하나의 멋진 삶으로 맞이하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번 특강에서는 고령화 사회의 원인과 대책을 진단하는 것(1회)을 시작으로,‘실버 시기’에 대비해 준비해야할 것을 찾고(2회), 삶의 방식을 뒤집는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고령화 속도를 늦추는 방법(3회)이라고 지적한다. 이어 4∼5회에서는 행복한 고령화 시대를 맞기 위해 누려야 할 권리와 의무, 그리고 고령화가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시청자와 함께 나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청와대 홍보수석실 ‘여인천하’

    청와대 홍보수석실 ‘여인천하’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에 선미라(48·여) 변호사가 임명됨에 따라 홍보수석실은 ‘여성시대’를 맞았다. 노혜경 국정홍보비서관, 김현 보도지원비서관에 이어 홍보수석실 6명의 비서관 가운데 3명이 여성이다. 조기숙 홍보수석까지 포함하면 홍보수석실의 ‘여성 4인방’이다. 나이도 조 수석 46세, 노 비서관 47세로 비슷비슷하다. 첫 여성 춘추관장인 김 비서관은 40세다. 선 비서관은 계성여고와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군사관학교 전임강사,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주한 미국공보원 문화과 상임고문, 참여연대 운영위원, 숙명여대 영문과 겸직교수를 지내는 등 다채로운 이력을 갖고 있다. 미혼인 선 비서관은 지난 2003년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법무법인 한결에서 근무하고 있다. 청와대는 공모에 실패한 뒤 외부에서 영입작업을 벌여 왔다. 선 비서관의 임명으로 홍보수석실내 비서관 회의에서는 여초(女超)현상이 빚어지게 됐다. 이병완 전 홍보수석 시절에 남성 비서관으로만 채워져 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각 분야의 적임자를 찾다 보니 여성들이 많이 기용된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 홍보에서 섬세함, 풍부함, 다양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비서관급 이상 여성 참모는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 정영애 균형인사비서관, 김은경 민원제도비서관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늘어났다. 앞으로 홍보수석실내 여성비서관들의 협력관계가 주목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대통령 “특별한 불황…집값 잡을것”

    盧대통령 “특별한 불황…집값 잡을것”

    MBC 라디오 ‘양희은 송승환의 여성시대’는 5일 방송 30주년을 맞아 ‘여성시대, 대통령을 만나다’를 전파로 보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출연한 이 프로그램에서는 4000원으로 아이 돌상을 차린 어느 주부의 얘기부터 손님이 없다고 울상을 짓는 식당 주인의 사연까지 차례로 소개됐다. 처절한 민심을 전해들은 노 대통령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히 희망이 있고, 대책이 있다.”고 다독였다. 처음 소개된 서울 화곡동 주부 김미경씨의 편지는 “어제는 우리 아이 돌이었답니다.”로 시작됐다. 김씨는 “냉동실이 고장난 냉장고엔 보리차와 열무김치, 오이 몇개 그리고 지갑엔 4000원뿐이어서 미어지는 가슴으로 계란 반찬이나 하려고 했지만 계란 한 판에 5100원이나 하더라.”고 했다. 결국 “2000원짜리 맘모스 빵 하나, 두부 한 모와 과자 한 봉지로 돌상을 차리니 눈물이 주르륵”이라고 하소연했다. 남편은 2년째 실직 중이라고 했다. 김씨는 “백일에도 달랑 미역국 한 그릇으로 넘겼지만 남편 기 죽이기 싫었다.”면서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요.”라고 끝을 맺었다. 차례로 소개된 편지에서도 “양말 공장을 하던 아버지가 문을 닫기로 하고 직원 다섯명에게 퇴직금을 나눠주자 모두 ‘이 돈으로 공장을 돌리자.’고 해서 눈물바다가 됐다.”,“식당을 하는데 손님이 거의 없다.”,“10만원 넘는 신발을 1만∼2만원에 팔아도 아무도 안 산다.”,“부업 가야 하는데 애 맡길 데 좀 만들어달라.” 등 눈물겨운 하소연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지금은 특별한 불황”이라며 “금방 해결되진 않지만 우리나라 절대 안 망합니다. 절대 망하지 않고요.”라고 달랬다. 노 대통령은 또 “토지와 주택 투기만이라도 철저히 막아 수요 공급에 관계없이 땅값과 집값이 오르는 것은 꼭 막아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임대주택을 지으려 해도 서울에선 땅이 부족해 지을 수가 없다.”면서 “결국은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살 수 있는 정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치플러스] 盧대통령 5일 라디오 출연

    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5일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양희은·송승환의 여성시대’에 출연해 청취자들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여성시대’ 측이 민생과 경제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출연해줄 것을 요청해 검토 끝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방송은 5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방송되고, 녹음은 하루 전인 4일에 이뤄진다. 주부들이 질문하고 노 대통령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노 대통령의 방송 출연은 지난 9월5일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을 밝혔던 문화방송 ‘시사매거진 2580’ 500회 특집 대담 이후 2개월만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에 앞서 31일 오후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국립극장 재개관 기념으로 공연 중인 국립창극단의 창극 ‘제비’(연출 이윤택·작창 안숙선)를 관람했다.
  • [TV중계] 캐스터 여성시대

    ‘올림픽을 여자 캐스터와 함께’ 시청자들은 이번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경기 중계를 여성 캐스터의 부드러운 목소리로도 즐길 수 있다.그동안 경기 중계의 해설자가 아닌 캐스터 자리는 남자들만의 전유물이었다.특히 녹화가 아닌 생중계로 진행되는 경기의 경우 대본 없이 돌발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즉흥적인 중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남자 아나운서들조차 기용되기 힘들었다.그러나 MBC와 SBS는 이번 올림픽 방송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자 아나운서를 주요 종목 캐스터로 기용하는 파격을 선택했다.각 방송사들이 송출하는 화면이 대부분 똑같기 때문에 여성 캐스터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이용해 까다로운 입맛의 시청자들을 붙잡겠다는 차별화 전략이다. MBC는 강영은 아나운서를 체조·다이빙·육상·사격 등 종목의 경기 캐스터로 내세웠다.MBC측은 “아름다움과 힘의 조화가 요구되는 체조·다이빙 등 종목에서 남성 캐스터의 굵은 목소리보다는 여성 캐스터의 부드러운 음성이 시청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질세라 SBS도 최영주 아나운서를 체조·다이빙·승마 중계 캐스터로 투입했다.올림픽 첫 중계라 몹시 긴장된다는 그녀는 “짜여진 각본이 없어 일상적인 프로그램 진행보다는 몇십배 힘들 것”이라면서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시청자들이 올림픽 경기의 묘미를 최대한 느끼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여성&남성] 가부장제가 한국남성 수명 줄인다?

    “허울뿐인 가부장 계급장을 떼내면 정말 편해지는 건 남성들이다.” 최재천(50)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는 나아가 “호주제가 폐지되면 한국 남성들의 사망률부터 떨어질 것”이라고 장담한다.가부장 제도가 한국 남성들에게 가하는 스트레스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한국 중년 남성들의 사망률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부계혈통주의는 생물학의 진실에 역행한다.’는 논리로 호주제 폐지 반대론자들로부터 혹독한 사이버테러를 당하기도 했지만,같은 이유로 2004년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한 생물학자이다. 최 교수가 이번에는 자신이 주창한 ‘호주제의 생물학적 모순’론(論)을 기반으로 호주제가 폐지되고 가부장적 가치관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우리 사회의 여성과 남성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예측했다. ‘자연과학 에세이’라고 보아도 좋을 최 교수의 ‘호주제 폐지와 대한민국 남성의 삶-사회생물학적 접근’은 지난 21일 여성부 주최로 열린 ‘호주제의 사회·문화적 영향에 관한 학제적 연구’ 세미나에서 발표됐다.최 교수의 ‘문제 발언’들을 살펴본다. ●부계혈통은 세대 잇기 힘들다 호주제의 근간이 되는 부계혈통주의는 한 마디로 전혀 생물학적이지 못하다. 어쩌다 보니 아들이 필수적인 존재가 됐지만,자연계 어디에도 아들만 고집할 수 있는 생물은 없다.있었더라도 일찌감치 멸종하고 말았을 것이다. 부계혈통주의가 존재할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번식의 주체가 암컷이기 때문이다.암컷이란 자식을 낳는 기능을 한다.수컷은 혼자 힘으로 자식을 낳을 수 없다.반드시 암컷의 몸을 빌려야 번식을 할 수 있다. 포유동물의 거의 전부가 일부일처제의 짝짓기 구조를 갖고 있다.일부일처제는 수컷에게 유리한 제도처럼 보인다.그러나 일부일처제는 성공적인 극소수의 수컷에게만 유리할 뿐 대부분의 수컷들에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포유류의 경우 암컷은 거의 모두 번식의 기회를 얻지만 수컷은 극히 일부만 암컷과 짝짓기의 기회를 얻는다.모계로 이어지는 혈통은 끊어질 확률이 적지만 부계 혈통은 제도적 뒷받침이 없이는 세대를 거듭하기 어렵다. ●자연계의 족보에는 암컷만 기록한다 자연계에도 족보가 있을까? 가장 보편적인 것은 평균적 개체의 생활사를 정리한 개체군 생명표(life table)를 작성하고 그에 따라 성장률을 측정하는 방법이다.그런데 이 생명표에는 수컷의 수는 기록되지 않는다.개체군의 성장률을 계산하는 데는 암컷의 수만 필요하기 때문이다.수컷의 수가 달라도 암컷의 수가 동일한 두 개체군의 성장률은 기본적으로 같다. 인간 사회의 인구 통계에도 똑 같은 방법이 사용된다.다음 세대의 인구 크기를 예측하기 위해 작성하는 도표에는 여성의 수만 기록한다.다음 세대에 태어날 개체의 수는 그들을 생산하는 암컷(여성)에만 영향을 받을 뿐 수컷(남성)의 수와는 관련이 없다. ●부계혈통을 고집할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 17∼18세기 유럽의 생물학자들은 정자 안에 이미 작은 인간이 들어앉아 있다고 주장했다.‘씨’는 이미 남성에 의해 결정되어 있고 이름하여 ‘씨받이’로 간주된 여성은 그저 영양분을 제공하여 씨를 싹 틔우는 밭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려 했다. 정자 속에 이미 작은 사람이 들어 있다는 이론을 받아들이면 러시아의 전통 인형처럼 그 작은 사람의 정자 속에는 더 작은 사람이 웅크리고 있어야 하고,또 그 사람의 정자 속에는 더 작은 사람이 있어야 하는 식의 무한대의 모순을 범할 수밖에 없다. 그릇된 이념은 과학의 객관성 앞에 무너지게 되어 있다.정자는 수컷의 유전물질을 난자에 전달하고 나면 소임을 다하지만 난자는 암컷의 유전물질은 물론 생명체의 초기 발생에 필요한 온갖 영양분을 갖추고 있다.유전물질만 비교해도 암컷의 기여도가 더 크다. ●대한민국 중년 남성은 파리 목숨이다 세계 어느 나라든 남성의 사망률은 여성의 사망률보다 훨씬 높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어느 나라나 남녀의 사망률은 비슷하게 시작하여 20∼30대에 엄청난 차이를 보이다가 40대로 접어들며 비슷해진다.그런데 유일하게 40대로 들어서며 남성의 사망률이 더 치솟는 나라가 있다.대한민국이다.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 40∼50대 남성들의 목숨이 파리 목숨에 가장 가깝다는 객관적인 증거다. 실제로 막강한 가부장적인 권한을 휘두르며 거들먹거리는 남성들은 오늘날 그리 많지 않다.별로 이득도 되지 않는 제도가 여성들에게는 인권침해 수준의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고 있고,동시에 남성들의 평균수명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호주제는 노숙자 양산의 주범이다 우리 사회는 국제통화기금(IMF) 시대를 겪으며 엄청나게 많은 노숙자들을 생산했다.가정이란 부부가 함께 꾸려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면 어려움을 당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진다.차마 처자식을 대할 면목이 없다며 혼자 가출을 하는 대신 집으로 돌아가 아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다. 외국의 남성들은 대부분 그렇게 한다.하지만 우리나라 남성들은 가부장의 멍에를 어쩌지 못해 그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한다. 본인은 본인대로 노숙자가 되어 건강을 잃을 뿐 아니라 죽음에 이른다.졸지에 가장을 잃은 가정 역시 파괴되고 만다.여성의 세기가 오면 남성도 함께 해방될 것이다.이것이 남성들이 더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여성도 준비되지 않으면 어려움 겪는다 여성시대의 도래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이다.그러나 여성시대가 온다는 것이 모든 여성들에게 다 좋은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좋건 싫건 앞으로는 여성들도 온갖 사회생활의 고뇌들을 온몸으로 맞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준비되지 않은 남성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준비되지 않은 여성이 겪어야 할 어려움도 클 것이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6·5 재보선 결과-단체장 인터뷰·프로필] 이영남 전남화순 군수

    ‘부부 국회의원’에 이어 사실상 ‘부부 군수’가 탄생했다.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잃은 남편의 뒤를 1년여 만에 그 부인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예상을 깨고 94표차로 신승한 전남 화순군수 이영남(李泳湳 47·여) 당선자는 “오늘은 위대한 군민의 승리의 날이자 화순 발전을 갈망하는 희망의 날이며,여성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날”이라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4월 회계책임자를 통해 유권자에게 1000만원을 준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임호경 전 화순군수의 부인이다.이번 선거에서도 “남편의 한을 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던 이 당선자는 “화순 군민이 남편의 명예를 회복시켜줘서 무엇보다 기쁘고 ‘여자라서 안 된다.’는 선입견을 극복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라고 활짝 웃었다. ‘이번 출마가 남편의 대리전으로 수렴첨정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남편의 명예회복을 위해 남은 임기 2년 동안 군정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때로 남편의 조언을 듣기도 하겠지만 결정은 어디까지나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번에 남편의 탄탄한 조직에다 여성단체의 지원으로 7512표(23.7%)를 얻어 민주당 후보(7418표)를 간발의 차로 눌렀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라디오 DJ로 돌아온 정한용

    국회의원 배지를 떼고 본업으로 돌아와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탤런트 정한용(50)이 라디오 DJ로 나섰다. 봄 정기 개편에 따라 지난 26일부터 KBS 2FM(106.1㎒)의 주부 대상 프로그램 ‘안녕하세요 정한용·왕영은입니다’(106.1㎒)의 진행을 맡고 있다.투박하고 뚝배기 같은 인상이 아줌마들에게 ‘먹힐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판단. 정한용이 오랜만에 라디오로 컴백하면서 새로운 기록들이 남게 됐다.먼저 ‘유쾌한 스튜디오’를 함께 진행했던 왕영은과는 17년만의 재회다.그는 1984년 ‘젊음의 행진’ 구성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며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알다시피 정한용의 진행 솜씨는 이미 MBC ‘여성시대’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그는 연극인 손숙과 함께 짝을 이뤄 KBS의 ‘황인용 강부자입니다’를 청취율 1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이제는 친정을 공격하는 입장이 됐죠.(웃음)” 브라운관에서의 파격 변신은 짐작한 대로다.첫 복귀작인 SBS ‘천국의 계단’을 비롯해 현재 방영 중인 KBS2 ‘애정의 조건’ 등에서 사기꾼 기질이 농후한 인물들만 주로 연기하고 있으며,스크린 진출작 ‘달마야 서울가자’ 등에선 조폭 두목으로 나온다.“국회의원 했다고 괜히 사장님 이런 역 맡으면 가증스럽잖아요.”‘정치색’을 덜기 위해 망가지자고 작정했다.그리고 그 작전이 주효했다고 했다.“천국의 계단 첫 장면이 교도소에서 출소하는 건데 내 지역구(서울 구로갑)에 있는 교도소에서 찍으니까 감개가 무량하더라고요.(폭소)” 그는 “정치에 미련 없다.”고 잘라 말했다.비현실적인 정치자금법이 문제라고 목소리도 높였다.“대가성 없는 돈만 받으라는데 세상에 대가성 없는 돈도 있습니까?” 일부 거물급들 빼고는 한달 세비로 생활도 안 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정말 정치에 뜻이 없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재치있게 피해간다.“정치자금법이 바뀌면 또 모를까….(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국회 진출 39명으로 본 ‘女風’ 현주소

    17대 국회는 ‘여풍(女風)’이 드센 ‘여성정치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승리의 축배를 들기엔 다소 미심쩍어 보인다는 게 여성들의 말이다.“최악의 위기에서 겨우 여성에게 내맡겨진 정치”라거나 “결국엔 여성들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고,끌어내릴 것이다.”라는 선거 전의 ‘음모론’은 조금씩 가라앉고 있음에도, 과연 이번 총선을 ‘진정한’ 여성의 승리라고 기뻐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여성들 사이에 여전히 오간다. 여성 39명의 국회 진출을 ‘여성의 시대’라고 과장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위험한 낙관’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여성시대’,‘위기엔 여성의 힘이 필요하다’, ‘여성이 정치하면 맑아진다’는 세 화두로 새롭게 여성정치를 가늠해본다. ●여성시대가 열렸다? 여성의원 39명 탄생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13대 국회에서는 6명,14대 3명,15대 9명,16대 15명(5.9%)과 비교하면 단번에 39명(299명 중 13%)으로 늘어난 것은 괄목할 만한 숫자다. 여성의원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각 정당이 앞다퉈 여심을 잡기 위해 비례대표제에 지퍼식 공천을 선택하면서부터 예정됐던 일. 주부 서영숙(56·서울 은평구 갈현동)씨는 “옛날에는 아예 여자가 없었으니까 찍으려고 해도 못 찍었던 것이지.여자라도 똑똑하고,일 잘하면 찍어야지.왜 여자가 여자를 안 찍어?”라고 말했다. 혼란의 와중에서 야당을 이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민주당 추미애 선거대책본부장은 돋보이는 존재였다.그러나 ‘여성들의 시대를 개막할 전사’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에서도 두 사람은 똑같이 여성계로부터 ‘가부장적인 남성문화의 보호를 받았다.’는 곱지않은 시선에 놓여야만 했다.더욱이 이들은 ‘감성을 자극한 정치행보’로 인해 적잖은 우려를 낳았다. 물론 대부분의 남성 정치인도 똑같이 감성코드와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여성들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잣대를 가진 시각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는 큰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여성정치인에 대한 언론의 시선은 여전히 남성중심적”이라고 비난하는 김지현(29·대학강사)씨는 “똑같이 감성을 이용해도 남성 정치인에게는 인간적이 풍모로 비춰지지만 여성에게는 연약함이란 부정적인 측면으로 비춰지는 게 현실이다.우리 또래 여성의 눈에는 그런 면이 못마땅했다.”라고 지적했다. 40대 여성 정혜선(4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박근혜씨에게 아버지의 후광이라고 폄하하는 것,그것 자체가 여성비하다.남성정치인들도 후광이나 연고를 이용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을 만큼 여성정치인에 대한 강렬한 기대를 내비쳤다. 여성들은 13%라는 여성의원의 숫자는 ‘여성정치시대’라고 놀랄 만큼 대단한 수치는 아니라고 말했다.남성보다 61만 2900명 더 많은 여성유권자(50.9%) 숫자로 단순비교해도 이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국제의회연맹(IPU)의 2003년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원의 비율은 스웨덴 45.3%,덴마크 38%,핀란드 36.5%,아시아권에서도 베트남 27.3%,중국 21.8%,파키스탄 21.1%,필리핀 17.8%이다. 동덕여대 김경애 교수는 “한 집단에서 목소리를 내고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는 차지해야 한다.임계수치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30%만으로는 제대로 성 평등적인 정책수렴이 되지않는다는 판단도 나와 2000년 프랑스에서는 남녀동수법(PACS)’을 제정했다.남녀동수법안이란 모든 정당들이 경선의 입후보자 명단에 여성을 50% 포함하도록 하는 법률이다. 유엔은 양성 평등을 이룩하기 위해선 어떤 분야에서든 한 성(性)이 최소 30%는 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위기에는 여성이다? 이번 선거에서 3당 대변인의 역할이 모두 여성에게 맡겨졌다는 사실은 연일 화제를 불러왔다.그러나 이를 반기기보다 오히려 ‘위기타개용’이나 ‘유행’이라 우려하거나,“우리 정치풍토에서 여성은 결국 꽃일 수밖에 없는가.”란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특수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가족을 살리거나,민족을 구한 것은 역사 속에서 현실로 존재했었다.그러나 위기상황에서 벗어난 순간 여성의 능력은 다시 가정에 국한됐고 여성은 권력의 주변부에 늘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는 전례가 여성사에 뚜렷하게 남아있다. 2차세계대전 당시의 예를 들면 남성이 전쟁터에 투입된 후 여성의 노동력이 군수물자인 탱크나 총을 만들어야만 했을 때,여성들은 ‘강한 존재’로 부각됐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남성들이 사회로 복귀하면서 여성들에게는 기존의 이데올로기인 ‘모성’이 강조됐다.여성들은 해고됐고 일자리는 남성 노동자에게 돌아갔다.이런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위기에는 여성’이란 부추김이 반갑기만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한 가지,다시 가정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여성들에게서 여성노동자의 인권문제와 여성운동이 시작됐음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연세대 김현미 교수는 “정치와 경제적 위기에 여성들의 힘을 이용하는 것은 정치적·역사적으로 습관화된 방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비관적이지 않은 것은 월드컵 이후 우리 사회가 남성중심적·집단주의적인 마초문화에서 상호공존적·여성적 문화로 탈바꿈했다는 점에 있다.”라고 지적했다. ●여성이 하면 정치가 맑아진다? 여성계는 정치에 여성들의 숫자가 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여성이 참여하면 맑아진다.”고 강조했다.‘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102명의 여성후보를 내세워 보다 적극적인 여성참여를 유도했다. 그러나 한정된 비례대표 국회의원 자리를 두고 여성들이 벌인 경쟁이 과연 남성과 달랐는가,또한 여성끼리 서로 ‘그녀가 승리해야 우리도 승리한다.’는 ‘자매애’가 강조됐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한 편에서는 ‘남성문화를 익힌 여성이 더 성공한다.’는 말이 오가는 만큼 여성이란 이유만으로는 절대로 맑은 정치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균관대의 정현백 교수는 “여성들이 벌이는 대리전쟁을 보면서 여성이 많이 진출하더라도 과거의 부끄러운 정치문화가 끊임없이 재생산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경애 교수는 “이전에도 선거운동원의 대부분은 여성이었다.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면 민주정치가 된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이젠 어떤 여성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그것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조현옥 대표는 “여성이 ‘원천적으로 도덕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부정·부패의 뿌리인 남성들의 학연·지연 등 연고주의에서 훨씬 자유롭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여성이 부정·부패·폭력 정치의 대안세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선거 전후의 과정이야 어쨌든 여성의원들이 당적을 떠나 ‘여성’이라는 공통분모로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공감했다. 허남주기자 hhj@seoul.co.kr˝
  • [4·15 한국의 선택] 신인 대거 입성‘개혁 국회’ 예고

    ■총선 물갈이 폭풍 “어? 추미애가…,홍사덕도…,조순형도…,이부영까지?” 15일 밤 총선 개표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여야의 일부 ‘거물’들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자,“설마했는데….”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민주당에서는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에 출마한 조순형 대표를 비롯,유용태 원내총무와 추미애 선대위원장 등 지도부가 줄줄이 낙선했다.‘폭락세’의 민주당은 이밖에도 7선(選)에 도전했던 김상현 의원을 비롯,박상천·김옥두·정균환·이협 의원 등 쟁쟁한 호남중진들이 죄다 떨어졌다. 한나라당은 영남이 지역구인 박근혜 대표와 김형오 사무총장은 여유있게 당선됐지만,수도권에 출마한 홍사덕 전 원내총무는 고배를 들었다.자민련 이인제 의원은 살아남았다. 열린우리당은 현역의원 가운데 공천을 받은 40여명 거의 전원이 탄핵역풍에 힘입어 당선됐으나,당선이 유력시됐던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은 떨어졌다.다선 중진들이 공천과정과 선거를 거치면서 대거 물갈이된 이번 총선은 정치신인이 가장 많이 당선된 선거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열린우리당만 해도 당선자 100명 이상이 처음 금배지를 달게 된 인물들이다.이들 정치신인의 대부분은 50세 이하로,전후(戰後)세대가 입법부의 주력부대로 진출한 셈이다.사실상 세대교체를 이룬 것으로도 볼 수 있다.그러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각각 석권한 영남과 호남엔 상대적으로 현역의원들이 공천을 많이 받았다.특히 열린우리당의 경우 현역의원 출마자들이 대거 당선됐기 때문에,각당 및 국회 지도부는 여전히 재선급 이상의 50∼60대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원내대표,신기남 상임중앙위원 등은 모두 50대로 3선이다.결국 17대 국회에서는 50대가 이끄는 지도부와 초선들이 중심이 된 30∼40대가 역동적으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강한 개혁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 30∼40대 당선자 중에는 유신과 5공·6공때 군사정권에 대항한 학생운동권 출신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에서 입법활동 등에서 진보적 색채가 강해질 전망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여의도 ‘여성시대’ 개막 17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여성 국회의원이 전체 의석의 10%를 넘게 됐다.정치인·기업가 일색이던 직업군도 각계를 대변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이채로워졌다.17대 국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우선 지역구에서 여성 돌풍이 두드러진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비롯해 한명숙 전 여성부장관,조배숙 의원,이혜훈 연세대 동서연구원 교수,김선미 열린우리당 국민참여운동본부장 등 여성 10명 안팎이 금배지를 달았다.16대 때의 5명,15대 때 2명에 비해 크게 약진한 수치다.지난달 개정된 선거법도 국회의 여성파워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자를 공천할 때 50% 이상을 여성으로 해야 한다는 선거법 규정에 따라 홀수 순번에 여성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체 56석 가운데 절반가량이 여성에게 배정될 전망이다. 여성 비례대표로는 장향숙 여성장애인연합대표와 김명자 전 환경부장관,이경숙 여성단체연합대표,김현미 전 청와대 정무2비서관,김영주 전국금융노련 부위원장,김애실 외국어대 교수,방송인 박찬숙씨,송영선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소장,손봉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 등이 당선됐다.총선에서 ‘입심’을 과시했던 전여옥·박영선 대변인도 당선증을 받게 됐다. 이로써 전체 299석 가운데 여성이 차지할 몫은 38석 안팎.전체 의석의 12%를 웃도는 수치다.16대 때는 지역구와 전국구를 합쳐 16명이 등원해 전체의 5.9%를 기록했다.15대 때는 모두 9명으로 3%에 그쳤다. 17대 여성 국회의원의 다양한 직업군도 주목할 만하다.15,16대의 여성 국회의원은 대부분 정치인과 기업가,교수 출신이었다.그러나 이번 국회에 등원할 여성들은 사회운동가,변호사,의사,안보전문가,방송인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자랑하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 ■희비 엇갈린 2세 정치인들 ‘권력의 상속인가,정치명문가(家)의 탄생인가.’ 17대 총선에서도 대(代)를 이은 ‘2세 정치인’들이 당당히 원내에 진출,큰 관심을 끌었다. 반면 우리나라 최고의 정치명문가로 꼽히는 조병옥·정일형 가문의 2·3세들은 고배를 마셔 정치가문의 희비도 엇갈렸다. ‘2세 정치인’의 리더격으로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맏딸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탄핵정국에서 총선 지휘봉을 잡아 ‘박근혜 열풍’을 일으켰으며 자신은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서 어렵지 않게 금배지를 달았다.박 대표는 3선(選)이 됐다. 서울의 지역구 중 ‘부동(不動)의 한나라당 텃밭’으로 일컬어지는 강남갑과 서초갑에서는 각각 ‘2세 정치인’이 새로 나왔다.6선인 한나라당 이중재 상임고문의 아들인 이종구 후보는 강남갑에서,고 김태호 의원의 며느리인 이혜훈 후보는 서초갑에서 각각 당선됐다.고 권익현 의원의 사위이자 동서 사이인 임태희 후보와 김태기 후보의 희비는 엇갈렸다.임 후보는 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되면서 재선이 됐지만,김 후보는 서울 성동갑에서 낙선했다. 고 남평우 의원의 아들인 남경필 후보는 수원 팔달에서 3선(選) 의원이 됐다.정재철 전 의원의 아들인 정문헌(한나라당) 후보는 강원 속초·고성·양양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민주당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이 자신의 텃밭인 목포를 이상열 후보에게 물려주고 비례대표 4번으로,가까스로 ‘가문의 영광’을 이어갔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인 노웅래 후보가 서울 마포갑에서 당선됐다. 반면 유석(維石) 조병옥 박사의 아들인 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대구 수성갑에서 ‘지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일형 전 의원의 손자이자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대표의 아들인 정호준 후보는 서울 중구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박성범 당선자에게 패배했다. 부자가 동시에 출마해 관심을 끌었던 김상현(광주 북갑) 의원과 김 의원의 아들인 김영호(서울 서대문갑) 후보는 모두 민주당 간판으로 나섰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광삼기자 hisam@ ■몰락한 무소속·’DJ가신’들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기존 정당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무소속 후보 가운데 경북 문경·예천의 신국환 후보와 전남 나주·화순에서 출마한 최인기 후보만 당선됐을 뿐이다. 최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눈가에 맺힌 이슬을 훔치면서 지역민들의 선택에 보답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그는 열린우리당의 폭풍 속에서도 지역 ‘인물론’과 ‘발전론’을 내세워 우리당 문두식(56) 후보를 여유있게 눌렀다. 무소속 후보들은 탄핵역풍이니 박풍(朴風)이니 추풍(秋風)이니 하면서 선거가 여·야간의 정쟁으로 치달으면서 선거판에서 설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 더구나 합동유세가 사라지고 TV토론 등 ‘미디어선거’로 바뀌면서 무소속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 5% 이상이라는 규정에 걸려 TV토론회조차 참가하지 못하는 설움을 겪였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분신격인 ‘DJ가신’들도 이번 선거에서 크게 재미를 못봤다. 동교동계 주류로 ‘우노갑 좌옥두’로 불리던 민주당 전남 장흥·영암의 김옥두(65) 후보는 우리당 유선호(50)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한때 민주당의 탄탄한 조직력에다 느닷없이 낙하산 공천으로 등장한 유 후보에 대한 거부감의 불씨를 지펴가면서 승리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탄핵바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영원한 ‘마당발’ ‘DJ맨’으로 우여곡절을 겪었던 민주당 광주 북갑의 김상현 후보와 DJ의 비서를 했던 같은 당의 광주 광산구 전갑길 후보도 모두 우리당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동교동계 비주류로 ‘리틀 DJ’로 불리던 민주당 무안·신안의 한화갑(65) 후보는 개표 전 당선 안정권의 예상을 이어가면서 우리당 김성철(52)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대구 황경근 광주 남기창기자 kkhwang@ ˝
  • 송승환씨 ‘여성시대’ 새MC로

    비언어 퍼포먼스 ‘난타’ 제작자인 탤런트 송승환이 15일부터 MBC 라디오 ‘여성시대’의 고정 MC를 맡는다.‘여성시대’는 1월 말 하차한 김승현의 뒤를 이어 양희은과 호흡을 맞출 진행자에 송승환,강석우,최백호 등을 릴레이로 기용한 뒤 송승환을 선정했다.송승환은 “함께 사는 정을 느끼는 좋은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 최재천 교수

    “여성운동을 위해 시위 한번 해본 적 없으면서 ‘여성운동상’을 수상한 것이 영광이면서도 주저하게 됩니다.그러나 이 상을 계기로 더욱 더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목청을 돋우는 일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서울대 최재천(50) 생명과학부 교수는 세계여성주간을 맞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하는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결정된 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기쁨을 표현했다. 지난해부터 최 교수는 호주제 폐지를 바라는 여성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로 부각됐다.호주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을 ‘드센 여성계’와 ‘전통을 지키려는 유림’의 갈등으로 본 사람들에게 그의 “부계혈통주의는 생물학의 진실을 역행하는 모순”이란 통렬한 비판은 명쾌했다. 그의 주장은 생물학적으로 혈통은 모계로 연결될 뿐이라는 것에 기초한다.즉,세포 내에는 핵 이외에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소기관이 있는데,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암수의 유전자가 공평하게 절반씩 결합하지만 핵을 제외한 세포질은 암컷이 홀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온전히 암컷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호주제 폐지 위헌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는 최 교수에게 ‘부계혈통주의의 과학적 근거 유무 및 호주제 존폐에 대한 전문의견’을 묻기도 했다. 또 그는 혹독한 사이버테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그를 비난하는 남성들은 ‘남자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것은 세상의 진리’이며,‘여성이 남성을 보좌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단호하게 말했다.“과학자로서 저는 진리를 말하지 않습니다.과학자에게 영원한 진리는 없으며,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으니까요.하지만 동물행동학자로서,사회생물학자로서 자연의 섭리를 연구해온 것이 틀렸다고는 말하지 마십시오.” 스스로 가부장적인 집안 출신이지만,학문과 부인이 자신을 이렇게 변화시켰다는 최 교수는 “사실 호주제 폐지는 여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자를 위해 주장한 것이다.”고 엉뚱한 말을 했다.“여성시대가 되면 편해지는 것은 사실 남성이다.요즘 진정 부계혈통의 혜택을 보고 있는 남성이 있느냐? 말로만 허울좋은 가장이지 실제로 막강한 가부장적인 권한을 휘두르는 남성이 많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별로 이득도 없는 이 제도가 여성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지요.” 허남주기자 hhj@˝
  • SBS ‘한선교‘ 새MC에 김승현씨

    SBS TV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이 17대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 프리랜서 아나운서 한선교씨의 후임 진행자로 MBC 라디오 ‘여성시대’를 진행하는 김승현씨를 선정했다. 이에 따라 ‘한선교 정은아…’는 다음달 2일부터 ‘김승현 정은아…’로 간판을 바꾸어 달게 됐다. 한선교 아나운서는 선거일 90일 전까지 방송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선거법에 따라 15일까지만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MBC 라디오 가을 개편

    MBC라디오는 20일부터 개그우먼 김미화가 진행하는 본격 시사 프로그램 ‘2003년 가을,세계는 그리고 우리는’(FM,오후 6시)을 신설하는 등 가을 개편을 단행한다.9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여성시대’(AM,오전 9시5분)를 진행했던 방송인 김승현이 컴백해 양희은과 다시 호흡을 맞추고,9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던 정은임 아나운서의 ‘영화음악’(FM,오전 3시)도 부활한다.‘밤의 디스크쇼’를 진행했던 신해철 역시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FM,오전 1시)으로 돌아온다.이밖에 록밴드 ‘뜨거운 감자’의 보컬인 김C와 젝스키스의 리더였던 은지원이 각각 ‘김C의 음악살롱’(FM,오전 9시)과 ‘은지원의 0000’(FM,오후 8시)을 맡아 DJ로 데뷔한다.
  • [나의 건강보감]영원한 ‘아침이슬’ 가수 양희은

    ‘짧고 고단하게 살다 갔지만 따뜻한 가슴을 간직했던 한 여자의 흔적을 꼭 남기고 싶었다.’ 양희은(52).문득 그가 그리웠다.적당히 지치고 또 낡아 너덜거리는 영혼의 귓전에서 그의 맑은 목소리가 잉잉거렸다.만나야 겠다고 맘먹고 연 그의 홈페이지(www.yangheeun.co.kr)에는 옛 친구의 은밀한 정담같은 이런 글귀가 돋을새김으로 꼭꼭 새겨져 있었다. 사람들,정말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그만큼 애잔하고 슬프게 침잠시키고 또 어기찬 함성으로 격발시킨 이가 또 있을까.우리들 가슴에 남은 그의 흔적이 이토록 간절한 것은 비록 더러는 잊고 살지라도 그의 낭랑한 노래가 한 시대 혹은 세대의 찬란하도록 슬픈 추억과 함께 하기 때문이다.그의 소리는 ‘앓는 영혼의 양지(陽地)’였다.‘병 깊은 사람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그의 품을 비집고 들었고,그때마다 그는 따뜻하게 그들을 껴안았다. ●단식과 산행 경기도 일산의 ‘하얀 저택’에서 그를 만났다.일주일간의 단식을 막 끝내고 보식(補食)중이었으나 ‘우람’은 여전했다.큰 맘 먹고 포항에서 전문가를 모셔다 치른 의식(儀式)같은 단식이었다.그냥 먹는 일만 멈추는 단식이 아니라 매일 된장을 이용한 복부찜질 4시간,관장과 1시간 15분의 정발산 타기,1시간 30분의 냉·온욕 등 단식 프로그램을 모두 소화했다.“생전 처음이다.살 빼려는 게 아니라 내 안의 모든 찌꺼기를 말끔히 청소하고 싶었다.”는 단식이다.“하고 싶었던 일이어선지 심신이 날듯 가볍다.”며 웃었다. 단식중에도 매일 오전 6시30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MBC에서 2시간짜리 아침 생방송 ‘여성시대’를 끄떡없이 진행했다.이런 ‘고시생 일과’가 몸에 익어 이젠 쉬는 날에도 자리에서 비비적거리지 못한다.이내 머리가 무거워지기 때문이다.금세 털고 일어나 집 근처 정발산을 오른다.해발 87m의 동산이라 산책로가 짧아 일부러 지네처럼 여러번 길을 접어서 1시간이 넘게 걷는다.어두운 밤길이 싫어 해거름을 택한다. 지금이야 바빠 집 근처를 뱅뱅 돌지만 그는 타고난 산(山)체질이다.“바다에는 별 감흥이 없지만 산에만 가면 우꾼 힘이 난다.”는 그다.어릴 적 서울의 삼청공원 가까이있는 가회동에 살았던 덕분에 유달리 친근한 북한산을 자주 오른다.문득 생각나면 창경궁을 찾아 흙길을 밟기도 한다. ●그 모습 그대로 방송뿐 아니다.7년여의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한 뒤 94년부터 10년째 대학로에서 개인콘서트를 계속해 왔다.요새야 잦은 콘서트지만 그게 만만치 않다.공연 날 잠 못드는 건 기본이고,두어시간을 장승처럼 서서 노래하다 보면 발가락부터 전신이 뻣뻣하게 굳기도 한다.그렇게 2∼3주쯤 공연을 하고 나면 아예 두어달 맥을 놓고 지내야 한다.어찌 스트레스가 없을까.89년,서른 여덟에 결혼해 두번의 암수술과 오랜 외국생활을 거치면서 ‘뼈대’ 굵은 그도 지친 것일까.쉬고 싶어했다.마흔 아홉을 넘기면서부터 좀 허우적거린단다.안되겠다 싶어 지난 봄부터 자선공연말고는 모든 콘서트를 건너뛰고 있다.6개월째다.“친구들이 그러더라구요.‘야,남들은 2시간짜리 생방송만 갖고도 넘어가더라.’고.” 올해로 노래무대에 선지 서른 세해.그는 지금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그 모습으로 서있다.그는 “변하지 않은 건 아닐텐데 더러는 실체보다 이미지를 보고 그렇게 여기기도 하는 것 같다.”고 했다.분명한 것은 노래에서 배어나는 ‘양희은 향기’,‘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나 ‘아침이슬’,‘늙은 군인의 노래’와 ‘내 나이 마흔살에는’ 등 그의 노래를 일관되게 관류하는 향기는 예전 그대로다.사람들은 이를 감성과 저항 혹은 서정과 서사 양대 축으로 읽는다.이를테면 이기일원론같은 것이다. ●힘겨워 더 소중했던 시절 돌이켜 보면 그의 성장기는 참 신간스러운 것이었다.부모의 이혼과 이어진 가난의 고통이 오죽했으면 “다시는 그 시절로 가고 싶지 않다.”고 할까.그러나 “힘든 가운데서도 우리 세 자매는 밝게 살았다.”고 돌이킨다.힘겨운 삶은 자매의 우애를 키웠으며,환난은 더 나은 삶에의 의지를 싹틔웠다.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8년 만에야 졸업한 대학시절 그의 별명은 ‘회수권’.누구든 만나면 회수권을 먼저 챙겨 얻은 별명이다.“그때 동생 희경이가 ‘언니,돈갖고 걷는 건 안그런데 차비없어 걷는 건 너무 슬프다.’고 하더라.”는 귀엣말을 전하며 허허롭게 웃는 그의 눈가에 언뜻 눈물이 어렸다. 그런 삶이었지만 그는 밝았다.가난이 곧 굴욕이기도 한 세상인데 어찌 가슴에 앙심과 슬픔이 자라지 않았을까.‘한계령’을 취입할 때다.음반회사에서 “허,돈될 노랠 좀 부르지.”라고 했을때는 정말 두렵더라고 했다.힘겹게 헤쳐온 가난의 진창 속으로 다시는 되돌아가고 싶지 않아서였다.동생들 시집보내고 손에 쥔게 없었던 그 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새엄마랑 사는데 왜 힘겹지 않았겠나.저녁이면 자매들이 넌 새엄마,난 아빠 하는 식으로 배역을 정해 뭐랄까,코믹극이나 사이코 뮤지컬쯤 될까.그걸로 깔깔거리며 묵은 앙금을 풀곤 했다.그렇게 웃음을 지켰고,그때 나를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이 바로 노래였다.”고 추억했다.그런 자신을 “섬약한 바이올린 현보다는 차라리 고래심줄에 가깝다.”고 했다.그런 면모 때문이리라.어려워도 가슴에는 되레 평안이 깃들어 그는 한 순간도 희망의 끈을 놓고 살지는 않았다.지금도 밝고 맑다. ●40대 중추론 그가 말하는 음악론의 기저는 ‘건강’이다.노래하는 이의 몸과 마음이 제대로 뼈대를 세우지 못하면 제대로 된 노래가 불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런 그의 담론은 그들이 가진 감수성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신세대 음악인들의 ‘견딜 수 없는 가벼움’으로 넘어간다.“음반이든 시집이든 고작 기천장을 두고 일희일비해야 하는 풍토가 못내 아쉽다.”는 그는 “아무리 당대의 문화가 20대에 의해 형성되고 견인된다지만 온돌처럼 은근하고 생명력있는 음악을 도외시하고 말초적 재미와 과대포장,변칙에만 급급한 신세대 스타들이 이 시대 음악문화의 중추는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그가 말하는 음악론은 중견중추론.이를테면 40대 정도의 완숙하고 열정있는 세대가 중심으로 곧게 서 곧잘 우우 떼지어 몰려다니는 신세대의 음악적 편향성을 바로잡아 줘야 한다는 뜻이다.“음악도 식단이 비슷하다.먹을거리가 다양할 뿐 아니라 제철 음식을 제때 챙겨먹어야 건강한건데,요즘 음악이란 게 뒤죽박죽 기형이다.”‘봄이 지나도 다시 봄,여름 지나도 또 여름 빨리 어른이 됐으면…’하고 시작하는 그의 노래 ‘내 나이 마흔살에는’은이런 배경에서 만들어졌다. ●‘밥심' 이 노래의 힘 그는 본태적으로 소박하고 꾸밈이 없다.무대에서 보는 모습이 바로 그의 생활이다.노래에,방송에 바쁜 나날이지만 지금껏 부엌일 만큼은 남에게 맡기지 않았다.온 식구의 에너지가 주부의 손끝에서 나오는데 내가 품을 안팔 수 있느냐는 것이다.밥을 사먹는 일,특히나 저녁 외식은 끔찍이 싫어한다.알고보면 그의 노래도 ‘밥심’이다.나이가 들수록 뒷심이 딸려 밀가루 음식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단다.전통차를 즐기는 기호도 담박하다.커피는 집에서 챙겨 아침방송 전에 한잔 하는 게 전부. 수지침과 부항뜨기도 그의 숨겨진 건강법.십수년 전부터 익힌 수지침은 교본이 너덜거릴 정도로 열성을 쏟아 미국에서도 제법 솜씨자랑을 했다.지금도 침실에는 수지침과 부항기가 준비돼 있어 어머니든 남편이든 필요하면 그의 손을 거친다. 요즘들어 그는 가끔 무대에서 눈시울을 적신다.예전엔 없었던 일이다.보기와 달리 심성이 여린 탓이기도 하지만 나이들수록 그와 함께 한 세대의 아픔과 추억에 쉽사리 연민의 가슴을 열기 때문이다. 오후의 햇살을 모로 받으며 문을 나서 흰 고무신을 신은 그와 작별했다.숨가쁘게 한 시대를 이끌어 어느덧 쉰 고개를 넘긴 그의 어깨 위로 고운 노래 하나 햇살처럼 내려앉고 있었다.‘열 아홉살 어린 아이 노래가 좋아 노래했네/슬프나 괴로우나 노래는 나의 친구였네/느티나무 그늘 아래 부르던 나의 노래///세상을 알고부터 노래는 나를 떠나갔네/가슴을 잃어버린 허무한 나의 노래였네/그리운 느티나무 그리운 나의 노래…’(나 떠난 후에라도). 글 심재억 기자 jeshim@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책 /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최재천 지음 / 궁리 펴냄 여성우위의 시대가 도래했다느니 21세기가 곧 ‘여성의 세기’라느니 하는 소리들은 이제 더 새로울 게 없다.그럼에도 여전히 그것은 보수주의자들에겐 거부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말이기도 하다.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쓴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궁리 펴냄)는 그런 해묵은 혼돈을 걷어내는 책이다.페미니스트의 입장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지은이는 과학·인문 등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을 두루 논거로 제시하며 독자를 찬찬히 설득한다. 책의 논조는 일관되고 명료하다.21세기는 여성들이 당당히 제자리를 찾는 시대이며,그것은 생물학적 필연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 남녀의 역학관계를 사회생물학적으로 뜯어본 책의 관심사가 무척이나 다양하다.먼저 현행 호주제는 생물학적으로 치명적인 모순이라는 주장.“자연계 어디에도 아들만 고집할 수 있는 동물은 없다.”고 쐐기를 박은 지은이는 “남녀가 핵 DNA는 절반씩 투자하지만 세포소기관의 DNA는 암컷만이 홀로 제공하므로 유전물질만 비교해도 암컷의 기여도가 훨씬 크다.”며 흥미로운 산술논리를 편다. TV특강 내용을 모은 책인 만큼 논거는 이처럼 쉽고 유쾌하다.여성의 세기가 남성을 위협하기는커녕 오히려 구원한다는 주장도 그렇다.여성의 발언권을 조금만 더 빨리 인정했더라면 IMF때 혼자 멍에를 지고 길거리 노숙자를 자처한 남성들은 나오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한다. 사회생물학자답게 남녀의 ‘관계’를 조명하는 데 지은이는 동물세계의 생태연구 결과를 과학적 근거로 자주 끌어들인다.성(Sex·생물학적 성)은 정해진 것이지만 젠더(Gender·사회적 성)는 열려 있다는 것.즉 생물학적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지성과 이성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오늘날 젠더의 개념이 점차 흐려지며 인간의 성 정체성은 그래서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그것이 어려운 작업이 아닌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한 개인의 육체와 정신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또 “인간의 성이 완벽하게 두 개로구별될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라.”고.9500원. 황수정기자 sjh@
  • 119 현장지휘관도 여성시대

    ‘119’ 출동 현장지휘관에도 여성시대가 열렸다. 최근 단행된 서울시 소방방재본부 인사에서 이원주(李元周·사진 왼쪽·40) 소방경이 성동소방서 진압계장으로,박상희(朴相姬·41) 소방위가 강남소방서 수서파출소장으로 각각 발령받았다.우리나라 40년 소방역사상 화재 진압현장지휘관에 여성이 임용되기는 이들이 처음이다. 특히 이들은 나란히 슬하에 1남1녀를 둔 가정주부지만 웬만한 남성은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중용됐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경찰의 경감급에 해당하는 소방경으로 승진하는 등 소방직에 관한 한 ‘여성 1호’란 별칭이 따라다닐 만큼화제를 뿌려온 인물이다. 그는 “성동소방서 근무시절 야간 당직관을 맡아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났을 때 현장에서 진두지휘한 ‘야전사령관’ 경험을 살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미력이나마 다하겠다.”고 새로운 각오를 밝혔다. 인사발령과 함께 서울 최초의 여성 소방파출소장에 오른 박 소방위도 “아이들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늘 안타깝지만,뒤집어 보면 가족의 후원을 등에업고 열심히 일할 수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MBC 드라마 ‘난 왜 아빠랑‘ 남녀평등방송상 대통령상

    여성부가 주최하고 한국방송협회가 주관하는 제4회 남녀평등방송상 대통령상에 현실과 괴리된 가족제도를 고발한 MBC 드라마 ‘난 왜 아빠랑 성이 달라?’가 선정됐다. 최우수상에는 MBC 다큐멘터리 ‘여성,일과 사랑’,우수상은 경인방송의 ‘르포 시대공감-육아휴직,아직은 먼 얘기’(교양 부문),대전MBC의 ‘여성시대-행복한 세상 건너기’(교양 부문),KBS의 ‘이명숙 변호사의 가정법원-여성과 법’(교양 부문),EBS의 ‘학교이야기-여학생 천하’(오락 부문) 등이 각각 선정됐다.시상식은 27일 오후 3시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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