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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존타, 26일 창립 100주년 기념대회 및 한국지구대회 개최

    국제존타, 26일 창립 100주년 기념대회 및 한국지구대회 개최

    국제봉사단체인 국제존타 32지구(한국 존타: 총재 이선경 국민대 교수)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제존타 창립 100주년 기념대회 겸 제27차 지구대회를 개최한다. 국제존타는 1919년 미국 버팔로에서 창설된 전 세계 경영직 및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봉사단체로 현재 67개국에서 3만 5000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상 최초 여성들 만의 우주유영서 ‘셀카’…지구가 배경이네

    사상 최초 여성들 만의 우주유영서 ‘셀카’…지구가 배경이네

    사상 처음으로 여성 만으로 이루어진 우주유영 임무가 성공적으로 끝난 가운데 이들만 촬영할 수 있는 흥미로운 셀카 사진이 공개됐다. 푸른색 지구를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있는 이 셀카 사진의 주인공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여성 우주인 크리스티나 코크와 제시카 메이어다. 이들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고장난 국제우주정거장(ISS) 배터리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우주유영에 나서 총 7시 33분 간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복귀했다.이번 우주유영 성공이 특별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임무였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상 첫 우주유영은 1965년으로 모두 남성들로만 구성됐다. 역사상 첫 여성 우주유영의 주인공은 1984년 구소련 우주인 스베틀라나 사비츠카야지만 남성의 지휘 하에 이루어졌다. 전기공학자인 코크는 이번이 4번째, 해양생물학 박사인 메이어는 첫번째 우주유영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남녀를 통틀어 우주유영에 성공한 우주인은 모두 227명이며 코크는 우주유양을 한 14번째, 메이어는 15번째 여성 우주인으로 기록됐다.한편 인류 최초로 우주 셀카를 남긴 주인공은 ‘비운의 우주인’이라는 수식어가 평생 따라다녔던 버즈 올드린(89)이다. 그는 1966년 11월 12일 제미니 12호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인류 최초의 우주 셀카를 남겼다. 1969년 7월 21일 닐 암스트롱(1930 ~2012) 바로 다음으로 달에 발자국을 남겨 항상 조연에 머무른 올드린이지만 우주 셀카만큼은 ‘인류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셈. 이에 대해 올드린은 “그냥 찍었을 뿐 왜 찍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어떻게 사진이 나올지 궁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전 세계 어디에나 ‘보우소나루’가 있다/김미경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전 세계 어디에나 ‘보우소나루’가 있다/김미경 국제부장

    “나는 애가 5명 있다. 4명은 아들이고 막내가 딸인데 그 애는 내 몸이 가장 약해졌을 때 나왔다.” 2017년 4월 자신이 낳은 딸을 이렇게 비하하는 농담을 서슴지 않았던 브라질 연방하원의원이 2년 뒤인 올해 초 브라질 대통령이 됐다. ‘세계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을 밀어붙이다가 최근 화재 사태로 전 세계 지탄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장본인이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는 2014년 여성 의원과 토론하던 중 “당신을 강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럴 만한 가치가 없다”고 막말을 했다. 대통령이 된 뒤에도 그의 여성 비하 발언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지지자가 아마존 화재 문제를 지적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과 자신의 부인을 비교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그는 직접 “(마크롱에게) 굴욕감을 주지 마… 하하”라고 조롱하는 댓글을 썼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그 즈음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제 아내에게 굉장히 무례한 발언을 했다. 브라질 국민이 제대로 된 대통령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반박했다.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는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만나는 여성들의 어깨를 주무르는 ‘나쁜 손’ 논란에 휩싸여 지지율이 출렁였다. 전 세계 거물들의 성추행·성희롱 소식도 끊이지 않는다. 성범죄로 붙잡힌 미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은 지난 8월 결국 감옥에서 ‘자살’하는 비극으로 끝났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영국 앤드루 왕자 등이 그의 행각에 연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군가 자신들의 만행이 알려지는 것을 덮기 위해 엡스타인을 죽인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천상의 목소리’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도 최근 오랜 성추문 의혹이 불거져 오페라 총감독 등 맡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전 세계 공연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또 어떤 유명 인사들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고 성추행범으로 잡힐지 모르는 상황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정·관계와 학계, 예술계 등에서 벌어진 ‘미투’(나도 피해자) 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와중에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의 여기자 성희롱 사건은 한국 사회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 준다. 만연해 있는 여성 비하와 성차별적 언행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점에서 유 이사장의 부실한 사과로 넘어갈 일은 아니다. 알릴레오에 나온 장용진 아주경제신문 기자의 말을 옮겨 보자. 그는 “검사들이 (여성인) KBS A기자를 좋아해 (조국 장관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 모르겠다. 많이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며 A기자 실명까지 거론했다. 설상가상인 것은 유 이사장이 방송이 끝날 때쯤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하자 장 기자는 “사석에서 많이 하는 이야기라서”라고 말한 것. 평소 사석에서 얼마나 성희롱·비하 발언을 많이 하길래 수십만명이 시청하는 유튜브 생방송에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말을 내뱉는 것일까. 이에 KBS기자협회·한국기자협회 등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여성 혐오”, “고질적 성차별”, “폭력이자 인권 유린” 등이라고 지적하며 비판했다. 이 사건을 자세히 복기하는 이유는 성희롱 발언을 농담처럼 쉽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전 세계적으로 성희롱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가해자들의 언행을 낱낱이 기록함으로써 ‘시간이 지나면 잊어질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도 사라지기를 바란다. chaplin7@seoul.co.kr
  • [동영상] 일곱 시간이나, 인류 최초 여성으로만 구성된 우주유영

    [동영상] 일곱 시간이나, 인류 최초 여성으로만 구성된 우주유영

    우주 개발에 나선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우주인들로만 구성된 팀의 첫 우주유영이 일곱 시간 동안 진행됐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미국 우주인 크리스티나 코크와 제시카 메이어가 18일 오후 8시 38분(이하 한국시간) 우주정거장 밖으로 나와 일곱 시간 진행됐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두 우주인은 팀을 이뤄 ISS 외부에 설치된 고장 난 전력 장치를 교체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달 초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옛 소련 우주인 알렉세이 레오노프가 지난 1965년 인류의 첫 우주유영에 성공한 이후 여성 우주인들만으로 이뤄진 팀이 우주유영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전기공학자 코크는 이미 지난 6일과 11일 미국 남성 우주인 앤드루 모건과 팀을 이뤄 ISS 외부의 축전지형 배터리 교체 작업을 한 바 있어, 이번 우주유영이 최근 2주 사이에 벌써 세 번째이고, 개인 통산 다섯 번째였다. 반면 해양생물학 박사인 메이어는 첫 경험이었다. 1984년 7월 25일 옛소련 여성 우주인 스베틀라나 사비츠카야가 여성으론 처음 3시간 35분의 우주유영에 성공한 이후, 코크가 우주유영을 한 14번째 여성 우주인, 메이어는 15번째 여성 우주인으로 기록된다. 남녀를 통틀어 우주유영에 성공한 우주인은 모두 227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두 사람이 우주유영을 수행 중일 때 이뤄진 화상 통화를 통해 “당신들은 아주 용감하고 똑똑한 여성들”이라고 격려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인 카말라 해리스는 트위터에 “역사 이상의 일”이라고 적었다. ISS 체류 우주인들은 지난 6일부터 우주유영을 통해 정거장 외부에 설치돼 있는 니켈-수소 배터리를 개량형인 리튬-이온 배터리로 교체하는 작업을 해왔다. 모두 6개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교체·설치할 예정인데 현재까지 3개만 설치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태양열 집열판으로부터 축전지용 배터리로 들어가는 전력의 충전과 방전을 조절하는 에너지 블록(BCDU)이 고장 나면서 이 장치 교체 작업부터 먼저 하기로 했다. BCDU 고장으로 새로 설치한 리튬이온 배터리 3개 중 1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전력을 태양열에 의존하고 있는 ISS는 지구 300~400㎞ 상공의 궤도 상당 구간에서 햇빛을 직접 받지 못해 축전지용 배터리를 활용하는데, BCDU는 각 배터리의 충전량과 전력 공급량 등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ISS는 BCDU 고장으로 현재 약간의 전력 손실이 발생했으나 과학실험이나 주거공간 등은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전한 상태라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NASA가 발표한 여성들만의 우주유영 작업에는 원래 앤 매클레인이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그녀 체격에 맞는 우주복이 없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11살 소녀가 자신을 성폭행한 男과 결혼할 뻔했던 사연

    11살 소녀가 자신을 성폭행한 男과 결혼할 뻔했던 사연

    10대 초반 자신을 성폭행 한 남자와 억지로 결혼할 위기에 처했던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메트로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우간다에 사는 헬렌 와이즈와 탄싱가 룬커스라는 이름의 35세 여성은 11살 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낯선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룬커스는 집으로 돌아와 이 사실을 알렸지만, 그녀의 폭력적인 아버지는 딸의 복수는커녕 어떤 법적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다. 도리어 어린 딸을 성폭행 한 남성을 찾아 부부의 연을 맺도록 강요했다. 룬커스는 당시 이를 완강히 거부했지만,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룬커스 어머니의 이를 모두 뽑아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룬커스의 아버지는 일부다처제를 지지하는 남성이었으며, 룬커스의 어머니 역시 그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강제로 결혼한 피해자이자 12명의 아내 중 한 명이었다. 룬커스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을 성폭행범과 결혼시키려는 남편에 맞섰다. 딸의 결혼을 막는다는 이유로 이가 몇 개나 뽑혀나갔지만, 룬커스의 어머니는 굴복하지 않았다. 이후 룬커스의 어머니는 룬커스와 형제들을 데리고 도망쳤고, 룬커스는 어린 나이에 자신을 강간한 남자와의 강제 결혼을 피할 수 있었다. 성인이 된 룬커스는 현지 언론과 시민단체 등을 통해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털어놓으며 “우간다에서는 나와 같은 일을 당하는 여자아이와 여성을 흔히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간다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77%, 중학생의 82%가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룬커스는 “과거에는 강간이 그저 평범한 일로 여겨졌고 여성이나 소녀는 자신의 일을 경찰이나 부모에게 말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이제 우간다에서 강간을 이용한 결혼은 엄연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기술의 숙련은 성별과 상관없죠, 해봐야 잘할 수 있어요

    기술의 숙련은 성별과 상관없죠, 해봐야 잘할 수 있어요

    “기술과 그를 활용한 작업은 여전히 남성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일 속에서 주체성과 철학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 나가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기술’이 ‘모두의 기술’이 되길 바랍니다. 비단 여성뿐만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영역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과 ‘일’에 주목하며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여성 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과 여성들의 네트워킹을 주도하는 ‘여기공 협동조합’(이하 여기공)의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이 팀의 모토다. 지난해 8월 ‘여성기술자 네트워킹 플랫폼 여-기’라는 프로젝트 팀으로 활동을 시작한 여기공은 현재 협동조합 법인화 과정에 있다. 여기공의 ‘여기’는 ‘여성 기술자’의 줄임말이다. ‘공’은 물건을 만드는 공작의 공(工), ‘함께’를 뜻하는 공(共), 공공성의 공(公), 공간의 공(空)을 아우른다.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주체는 남자’라는 고정관념을 바꾸고 여성들이 기술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 기술을 생활 속에서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판’을 마련한다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겼다.지난해부터 여기공이 기획한 워크숍의 면면을 보면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여기공이 그간 해 온 프로젝트는 헌옷을 이용해 타피스트리라는 직조 방식으로 직물을 만드는 ‘일상 속의 직조: 직조 속의 일상’ 워크숍을 비롯해 나무 장작을 연료로 사용하는 오븐을 직접 만드는 ‘화목 오븐 워크숍’, 용접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배우고 실습하는 ‘용접의 기술-시작하는 용기’, 드라이버, 전동드릴, 망치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도구의 사용법을 배우는 ‘공구 사용법 워크숍’ 등이다. 20대 후반 여성 5명으로 구성된 여기공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인다(이현숙·26)와 세모(민재희·29) 이사를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수평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외부에서 활동을 하거나 워크숍에서 만난 수강생, 외부 강사들과 대화할 때도 닉네임을 사용한다. 2017년 두 사람은 하자센터가 설립한 하자작업장학교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작업장’ 과정 중 만났다. 도시에서의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이 학교에서 두 사람은 내 삶에서 필요한 것을 나 스스로 만드는 ‘적정기술’을 배웠다. 적정기술 장인들로부터 직조, 목공, 용접, 흙미장 등을 배운 두 사람은 손에 잡히지 않는 최첨단 기술이 아닌 일상의 구체적인 기술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여기공이 생각하는 ‘기술’은 무엇인가요. 인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과정은 점점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많이 멀어지게 되죠. 자본주의 시대에서 회사가 기술을 독점하려 들거나 ‘발전주의’ 시각으로 기술을 대할 때 기술의 과정을 들여다보지 않고 결과만 중시하는 풍토에서 나오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기술의 과정을 이해하고 일상의 문제를 ‘기술’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적정기술을 배우면서 그 철학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다만 저희가 생각하는 기술을 적정기술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저희의 기술에는 ‘젠더’에 대한 고민도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보다 기술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공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나요. 세모 “기술을 접하면서 늘 궁금했어요. ‘어딘가에 여성 기술자들이 많을텐데 그 기술자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여성 기술자들이 모여서 한목소리를 낸다면 안전한 기술 터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재미있는 상상이 이뤄지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기술을 다루는 현장에 가면 50~60대 남성이 대부분이거든요. 그 분들을 만나면서 저희가 고민했던 건 ‘기술판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젠더 문제나 인권 감수성 이슈를 어떻게 풀어 갈 수 있을까’ 였어요.” 인다 “실제로 기술을 배우러 갔을 때 현장에서 ‘여자가 이런 걸 할 수 있나’, ‘여자 얼굴에 흠집 나면 어떡하려고’ 이런 말들을 종종 들어요. 이런 불편함이 없는 기술 워크숍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고 관련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기술 영역 내 젠더 갈등’이라는 소재는 여기공 내 연구 커뮤니티인 ‘여기LAB’에서 계속 연구할 예정입니다.” 두 사람이 여성 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 활동에 나서게 된 건 본인들이 직접 기술을 배우면서 경험한 삶의 변화가 바탕이 됐다. 두 사람은 기술이 “생각보다 든든한 자립의 동반자이자 고민을 실체감 있게 풀 수 있는 도구”라고 입을 모았다. 삶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면 많은 것을 ‘소비하는 인간’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 두 사람은 주변에 있는 공구를 직접 손에 쥐어 보면 그 순간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거라고 자신했다. -기술을 직접 배우고 난 뒤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세모 “하자센터 청년작업장 과정을 마친 직후였던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경남 진주로 귀농을 했었어요. 생태적이고 자립적인 삶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때 저와 비슷한 고민과 목표를 지닌 청년 동료들과 농사도 하고 집을 짓기도 하고 작업복을 만들기도 했어요. 재미있게도 모두 의식주와 관련된 일이고, 무언가를 짓는 행위더라고요. 삶을 이루는 기본적인 것들이고 소비적 관점에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제가 직접 만들어 보니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공간이 입체적으로 보였어요. 도시에서는 모든 것을 소비할 때 항상 피로하고 불안했었거든요. 이제는 조금 달라졌어요. 짓는 행위가 실체감 없이 붕 떠 있었던 제 삶에 단단한 기반을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어디서든 굶어 죽진 않겠다는 근본적인 자신감, 예전보다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이지만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인지하게 됐어요. 이런 무모한 일들을 가능하게 했던 건 드릴을 사용해 보는 아주 사소한 계기들이에요. 그동안 도시에서, 직장인으로, 여성으로 살아가는 동안 거의 한번도 주어지지 않은 경험이었죠. 처음 드릴을 잡았을 때, 용접을 해 봤을 때 정말 짜릿했어요. 사소한 기술 하나로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엄청 많아졌으니까요.”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인다 “용접 수업에 참여했던 한 친구가 인상적이었어요. 선천적으로 불을 두려워해서 불꽃놀이도 못 봤대요. 근데 막상 해 보니 저희보다 용접을 잘할 정도로 실력이 좋더라고요. 그 친구가 용접이라는 기술을 접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자신의 능력을 알 기회도 없었겠죠. 이런 분들을 만날 때 참 반가워요. 워크숍에 40~50대 여성도 한두 분씩 꼭 계시거든요. 한 50대 여성이 본인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데 늘 마지막에 용접 부분만 남자에게 부탁하셔야 했대요. 어느날 자존심이 상해서 ‘그냥 내가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정작 배울 기회가 없어서 저희 워크숍에 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세모 “해 볼 기회가 있어야 앞으로도 직접 할 수 있잖아요. 누가 ‘이거 고칠 수 있는 사람 있냐’고 질문했을 때 제일 많이 나서는 건 경험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 사람은 조금 더 경험이 많은 남성일 확률이 높고요. 그런 의미에서 용접 워크숍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남성들도 배우지 않으면 쉽사리 하기 어려운, 문턱이 가장 높은 영역이니까요. 용접이라는 기술을 익히면 그 아래 단계에 있는 기술은 어렵지 않게 마음 내서 도전할 수 있거든요.”-워크숍을 할 때 여기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인다 “최근 공구 워크숍 때도 수강생들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워크숍 한 번으로 전문가가 되길 바라는 것보다 ‘나도 이걸 할 수 있다’는 한 번의 경험이 중요해요. 기술은 숙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번에 어떤 근육이 완성되기는 어렵지만 삶의 물꼬를 트는 용기를 내보는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워크숍 때 비중 있게 합니다.” 여기공은 기술 워크숍뿐 아니라 기술자들을 위한 젠더 감수성 교육을 중요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당장 건설 산업 현장만 보더라도 여성 노동자는 남성의 보조 역할에만 머무르거나 남성에 비해 기능이 떨어진다는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의 신체 조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근무 환경 역시 ‘기술 노동자’라는 범주 안에서 여성을 배제한 결과다. 두 사람은 “기능을 익히기 위한 숙련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다루는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기술자들이 일하는 환경은 얼마나 열악한가요. 인다 “저희가 최근에 기획한 ‘여기의 기술자들을 위한 젠더스쿨’이라는 강좌에서 강연자로 모셨던 김경신 타워크레인 기사가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건설 현장에 보조인력으로 투입된 사람들은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2년 정도 보조 기간을 거친대요. 이후 남자는 현장에서 기술을 전수받고 기능공으로 올라가지만 여성에게는 배움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안전관리 같은 보조적 업무만 하게 된다고요. ‘여성은 기능공을 잘할 수 없다’는 오래된 업계 내 성차별적 인식 때문이죠.” 세모 “최근까지만 해도 건설 현장에 여성을 위한 탈의실이나 샤워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었대요. 휴게실도 따로 없어서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여자 혼자 쉬어야 한다든지 현장에서 여자들이 옷을 갈아입을 여건이 되지 않으니까 아예 집에서 작업복을 입고 왔다가 그대로 퇴근을 하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기술을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다면 기술자의 성평등에도 도움이 될까요. 인다 “건설 현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남성과 임금을 동등하게 받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여자가 남자보다 기술에 대한 숙련도가 떨어진다는 성인식 때문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차별 없이 기술을 향유한다면 이런 인식은 바뀔 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민주노총 건설노조에서 매년 기술자 대회를 여는데 작년에 최초로 출전한 여성 목수가 2등을 하셨어요. 처음 출전한 것도 의미가 있는데 2등까지 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어요. 기술의 숙련은 성별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 기술을 어떻게 숙련하고 이어 가는지가 더 중요하죠. 사람들이 일상에서 이런 장면을 더 많이 마주한다면, 그리고 스스로도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봐요.” 세모 “그런 점에서 저희는 우선 작업 현장의 기존 기술자들이 새로 진입하는 여성 기술자들과 어떻게 하면 소통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젠더 감수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 을 함께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인다 “올해 저희가 여성기술자 인터뷰 잡지 ‘그리고’를 제작하면서 여성 기술자 7명을 인터뷰했어요. 다양한 영역의 기술자들을 발굴하면서 이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어요. 여성 기술자들이 모일 수 있는 네트워킹 파티와 이들이 자신의 기술을 통해 다른 여성과 연대할 수 있는 협업 프로젝트를 만들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경북 의성으로 활동 공간을 확장할 예정이에요. 저희 팀이 서울시에서 하는 지역연계형 청년 창직·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넥스트 로컬’에 선정됐거든요. 내년 4월까지 의성에서 여성 기술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4월 이후에는 여성 친화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여성 기술자들의 거점 공간이자 도시 여성과 지역 여성이 만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양승동 “성희롱 알릴레오에 법적 조치… 유시민, 가해자 아니다”

    양승동 “성희롱 알릴레오에 법적 조치… 유시민, 가해자 아니다”

    한국당 “일개 유튜버에 당하고 가만있나” 유시민은 인터뷰서 “감수성 부족했다” 민주당 “김경록 인터뷰 유출, 신상필벌” 양 사장 “진상조사위 구성에 외압 없어” “평양축구 중계 계약금 반환소송 할 상황”양승동 KBS 사장은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의 KBS 기자 성희롱 방송에 대해 “성희롱 부분은 법리 검토를 했고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자사 직원이 밖에서 일개 유튜버에게 성희롱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는 사장이 사장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양 사장은 “유 이사장을 고발하겠느냐”는 한국당 박대출 의원의 질문에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유 이사장이 성희롱 가해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 박성중 의원이 “사장으로서 유 이사장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느냐”고 묻자, 양 사장은 “공식적으로 안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 이사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그 일이 있고 나서 그날 밤, 그다음 날 오전에 ‘왜 뒤늦게 인지했을까’ 돌아봤더니 감수성이 부족했던 것”이라며 “남자라 여성들이 그걸 느끼는 만큼 못 느꼈던 것”이라고 후회했다. 박 의원은 KBS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 인터뷰 논란과 관련해 진상조사위를 꾸린 데 대해 “청와대나 외압 때문에 굴복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양 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주로 명절 귀성 스케치와 호우·산불 피해 취재에 사용하는 헬기가 서초동 촛불집회 보도에 쓰인 것을 문제 삼았다. 정 의원은 “헬기까지 동원해 극도의 보도편향성을 드러낸 책임을 지고 양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KBS의 김씨 인터뷰 보도에 대해 “조국과 정경심 교수 가족 관련해서 유리한 내용도 있고 불리한 내용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런데 정작 보도는 불리한 내용만 압축해서 나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김씨의 인터뷰 내용이 검찰에 전해진 의혹과 관련해 “KBS와 검찰의 내통은 과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취재원 보호 부주의가 가볍지 않다”며 “취재원 보호를 못 했으면 신상필벌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양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예선 남북 대결의 중계 무산에 대해 양 사장은 “중계 계약금 반환소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녹화 중계방송까지 취소한 데 대해 “북한축구협회가 방송용이 아니고 경기 기록용으로 아시아축구협회 규정에 의해 DVD를 준 것”이라며 “이걸 방송하는 건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유시민 “성희롱 발언 뒤늦게 인지…감수성 부족했다”

    유시민 “성희롱 발언 뒤늦게 인지…감수성 부족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장용진 아주경제 기자가 성적인 수치심과 굴욕감을 일으키는 발언을 한 일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발언”이라면서 “사과문을 올렸는데 그것으로 다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17일 KBS1 라디오 ‘열린토론’에 출연해 “(장용진 기자가)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여성들이, 업무능력이 아니라 마치 다른 요인을 갖고 성과를 낸 것처럼 얘기한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잘못된 발언”이라고 밝혔다. 앞서 장용진 기자는 지난 15일 ‘알릴레오’에 출연해 최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을 관리한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과 인터뷰한 KBS A기자를 언급하면서 “A기자를 좋아하는 검사들이 많아서 (검사들이 수사 내용을) 술술술 흘렸다”, “검사들에게 다른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중에 (장용진 기자의 말을 듣고) ‘이거 이상한데’라고 했는데 확실하게 잡지 못해서 시간이 가버렸다”면서 “계속 찜찜해서 끝날 무렵에 운영자로서 사과하고, 발언 당사자(장용진 기자)도 사과하고, 그 뒤에 사과문을 냈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전날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진행자로서 생방송 출연자의 성희롱 발언을 즉각 제지하고 정확하게 지적해 곧바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저의 큰 잘못”이라면서 “해당 기자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유시민 이사장은 “그 일이 있고 나서 그날 밤, 그 다음 날 오전에 ‘왜 뒤늦게 인지했을까’ 돌아봤더니 감수성이 부족했다”면서 “제가 여자였으면 (장용진 기자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바로 꽂혔을 건데 남자라 여성들이 그걸 느끼는 만큼 못 느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걸 저도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왜 감수성이 약했을까’ 생각해보니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똑바로, 올곧게 행동할 만큼 생각하고 성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반성이 굉장히 많이 됐고, 반성을 담아 사과문을 올렸는데 그것으로 다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BS 여기자회는 ‘명백한 성희롱과 저열한 성 인식을 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한 순간의 실수였다고 할 건가. 그 순간 출연자들은 그런 표현을 들으면서 즐겁게 웃었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당신들의 방송을 보고 있었을 당사자가 그 순간 느꼈을 모멸감을 짐작하십니까”라면서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 ‘몸을 뒹굴었다’고 하고, 바삐 움직이면 ‘얼굴을 팔았다’고 하고, 신뢰를 얻으면 홀렸을 거라고 손가락질하는 당신들의 시각을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중 앞에서 한 사람을 모독하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출연자와, 그를 방송에 불러들인 뒤 함께 웃고 방치한 방관자 모두에게 준엄하게 항의한다”면서 “사과 그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여기자협회도 성명을 통해 “해당 발언을 한 기자에게 묻는다. 유능한 여성기자는 여성성을 이용해 정보를 얻는다는 생각은 평소의 여성관을 반영한 것인가. 사석에서 하던 이야기라고 말한 점에서 본인의 언급이 심각히 왜곡된 여성관과 직업관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지 않는가”라면서 “이런 일이 어느 자리에서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시민 이사장과 해당 기자의 책임 있는 처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원룸 안 여성 훔쳐보며 상습 음란행위 20대, 징역 1년 6개월

    원룸 안 여성 훔쳐보며 상습 음란행위 20대, 징역 1년 6개월

    원룸에 혼자 사는 여성을 훔쳐보며 상습적인 음란 행위를 하다 적발된 20대가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2단독 이지민 부장판사는 17일 원룸에 혼자 있는 여성의 집 내부를 들여다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주거침입)로 기소된 A(24)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는 지난 8월 16일 오전 경북 경산시 한 원룸의 창문을 통해 집 안에 있는 여성(25)의 모습을 보며 음란 행위를 했다. 그는 같은 달 17일과 18일에도 비슷한 시간대에 경산지역 원룸을 돌며 여성들을 훔쳐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과정에서 그는 원룸 건물 입주자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주차장이나 마당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해자들이 큰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용서받지 못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치료 의지를 밝힌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국내 첫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 BBC ‘여성 100인’에 선정

    국내 첫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 BBC ‘여성 100인’에 선정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영국 BBC가 꼽은 2019년 ‘100인의 여성’에 선정됐다. BBC는 16일 “올해 전 세계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고 영향력을 펼친 여성 100명의 명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대해서는 “수많은 살인 사건을 연구해 온 인물로 스토킹 방지법 도입 등 법 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BBC가 건넨 “여성이 이끄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이 교수는 “범죄심리학자로서 미래가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국내 최초의 범죄심리학자이자 프로파일러로 널리 알려진 이 교수는 20년 넘게 수많은 범죄자를 만나며 그들의 성향과 심리를 연구해왔다. 최근에는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고,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법과 제도를 도입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 교수는 “범죄와 관련된 영역은 범죄자와 이를 단속하는 남성 간의 문제로 인식돼 왔다”면서 “여성의 시각이 사건을 다르게 보는 힘을 준다”고 설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5년간 고작 3쌍 결혼… 슬슬 접는 충북 중매사업

    “만나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것 같아 행사를 마련했는데….” 자치단체들이 마련한 미혼 남녀 만남 행사가 축소되거나 폐지되고 있다. 참여도가 낮고 효과도 크지 않아서다. 충북 청주시는 지난해 상·하반기 두 차례 했던 커플매칭 행사를 올해는 다음달 말쯤 한 번만 연다고 16일 밝혔다. 참가 대상은 청주에 거주하거나 청주 소재 기업에 다니는 30~40세 미혼 남녀다. 목표인원은 남성 20명, 여성 20명이다. 참가비는 1만원이다. 행사가 축소된 것은 여성들의 관심이 저조해서다. 남성들은 시 홈페이지와 시정신문에만 홍보해도 목표인원을 채웠다. 하지만 여성은 항상 부족했다. 시 직원들에게 지인 참여를 당부하고 기업에 도움을 청해 겨우 맞춰야 했다. 시 관계자는 “여성들의 결혼 기피 현상이 심해 매번 여성 참가자를 찾느라 어려움을 겪는다”며 “2017년 행사를 시작했는데 그동안 한 쌍만 결혼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효과도 적어 축소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해마다 한 차례씩 만남을 주선했던 충북도는 올해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 5년 동안 세 쌍만 결혼했고, 여성들에게 참여를 사정해야 하는 일이 반복돼서다. 지난해 남성 29명, 여성 18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11월 총 39명이 참석한 커플 매칭행사를 가진 인천 부평구도 참여 독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돼 올해 계획은 없다. 연도별 혼인건수는 2016년 28만 1635건, 2017년 26만 4455건, 지난해 25만 7622건 등 해마다 감소 추세다. 차우규 한국인구교육학회 회장은 “교육 등을 통해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려는 지자체들의 노력이 선행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여전한 ‘유리천장’… 국내 기업 여성 임원 4.0% 불과

    여전한 ‘유리천장’… 국내 기업 여성 임원 4.0% 불과

    임원 2만 9794명 중 여성은 1199명 여성 부회장 비율 11.7%>남성 4.5% 교육서비스업 여성 임원 15.1% ‘최고’‘1199명, 대한민국 기업 임원 가운데 4.0%.’ 국내 상장법인에서 일하는 여성 임원 수다. 우리 사회에 ‘유리천장’이 여전히 굳건하단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16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상장법인 성별 임원 현황 조사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072곳의 임원 2만 9794명 가운데 여성은 1199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원의 4.0%에 해당한다. 2072개 기업 중 여성 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곳은 665개로 32.1%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기업 10곳 중 7곳은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전무 이상 임원 중 여성은 3.5%(264명)이며, 상무이사 중 여성은 4.1%(536명)를 차지했다. 특이하게 여성 임원 중 부회장은 남성보다 비율이 높았다. 전무 이상 여성 임원 가운데 부회장은 11.7%로, 남성 임원 가운데 부회장 비율인 4.5%보다 7.2% 포인트 높았다. 다만 여성 부회장 중 대다수는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유리천장을 뚫고 고위직에 오른 이른바 ‘자수성가형’은 아니었다. 사주 일가 구성원 비율이 여성은 83.9%, 남성은 37.1%에 달했다. 여성 부회장 10명 중 8명은 날 때부터 ‘금수저’였던 셈이다. 경영지원업무를 맡은 전무 이상 여성 임원의 77.3%도 사주 일가로 확인됐다. 든든한 배경이 없는 대다수 흙수저 여성들에게 유리천장은 공고하다. 전체 임원 중 이사회 의결권이 있는 등기임원 여성이 4.0%에 그쳤다. 등기임원 가운데 사내이사(8389명)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4%로 사외이사(3981명) 여성 비율 3.1%보다는 높았다. 산업별로는 교육서비스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15.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9.3%), 수도·하수·폐기물처리·원료재생업(8.2%)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이 전혀 없는 업종은 광업, 숙박·음식점업이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악성 댓글이 초래한 비극,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가수 겸 배우 설리의 비극적인 죽음에 많은 시민이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고인의 심경을 담은 자필 메모가 공개되지 않아 아직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지만, 온라인 악성 댓글과 루머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생전 고백으로 미뤄 고인의 극단적 선택과 악플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여론이 거세다. 설리가 스물다섯 살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삶을 접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타까운데 그 배경에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악플 문화가 의심받으니 참담할 뿐이다. 아역 배우에서 출발해 아이돌 가수, MC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재능을 발휘한 고인은 2014년 악성 댓글로 고통받고 있다며 연예 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 지난해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근 악플을 다룬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 의연히 대응하고, 여성들이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하는 ‘노브라의 권리’를 주장하는 등 사회적 이슈에 적극 목소리를 냈다. 외신들이 고인에 대해 “보수적인 한국 문화 속 페미니스트 파이터”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하지만 그로 인해 무차별적인 여성 혐오 발언과 악의적 댓글 공격에 속절없이 당해야 했다. 인터넷이 개인의 일상에 속속들이 파고드는 현상과 비례해 악플의 폐해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익명성의 장막 뒤에서 천박한 감정을 마구잡이로 배설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을 짓밟는 가학적 행태는 개인과 사회의 신뢰를 파괴하는 흉악 범죄다. 악성 댓글의 피해자는 유명인뿐 아니라 평범한 시민 누구든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층 공포스럽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김포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동학대 의혹에 관한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과거 ‘채선당 사건’과 ‘240번 버스 사건’에서처럼 마냥사냥식 댓글로 무고하게 고통받은 피해자들도 여럿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악플러들을 강력히 처벌하고,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자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는 2007년 실시됐다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5년 만에 폐지돼 현실성이 떨어진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익명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은 인터넷 이용자의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하고,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도 악플 차단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을 비방한 악플러에 대해 1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무분별한 악성 댓글 관행에 경종을 울릴 만한 강력한 처벌이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제가 리설주라면 김정은이 세계와 소통하게 돕겠어요”

    “제가 리설주라면 김정은이 세계와 소통하게 돕겠어요”

    대학생·방송 리포터 등 활발한 활동 중 김 위원장 체제하 탈북자 가족 탄압 줄어 리 여사 패션은 장마당 등장할 만큼 인기 “탈북 부정적 인식 딛고 한국서 꿈 이룰 것”“제가 만약 리설주 여사의 입장이라면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돌려 좀더 세계와 소통하도록 하겠어요.” 구독자 약 2만명의 ‘놀새나라’ 채널을 운영하는 인기 유튜버 강나라(22)씨는 3~4개 직업을 한꺼번에 소화하느라 피곤해 보였다. 서울신문과 15일 만난 강씨는 새벽부터 이어진 방송 촬영으로 몸은 힘들지만 어렵게 얻은 자유가 주는 활기 탓인지 눈동자만은 생기로 넘쳤다. 청진예술대학을 다니며 장래 리 여사가 활약했던 ‘북한 걸그룹’ 은하수관현악단의 단원을 꿈꾸던 강씨가 탈북을 결심한 것은 서울에서 터를 잡은 어머니 때문이었다. 수영을 전혀 못하지만 2014년 12월 압록강을 헤엄쳐서 탈북한 강씨는 서울에서 대학생, 유튜버, 방송 리포터 등의 일을 동시에 해내고 있다. 서울예술대학 연기 전공생이니만큼 배우나 방송인이 목표냐고 했더니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강씨는 “김정은 체제 들어서 탈북자 숫자도 줄었지만 북한에 남은 가족에 대한 탄압도 감시 정도로 줄었다”며 “탈북인 가족을 모두 탄광에 보내면 북에서 일할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집권을 시작할 때는 젊은 유학생 출신 지도자에 대한 기대가 넘쳤지만 그동안 그의 노력이 얻은 것 없이 수포로 돌아갔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하더라도 상식이 있는 사회니만큼 시위대 공격과 같은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 여사는 머리띠를 하면 바로 중국산 가짜 제품이 장마당에 등장할 정도로 그의 세련된 화장과 패션은 북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탈북인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담은 ‘놀새나라’ 유튜브는 북한 여군 화장법, 북한 과자 시식 등 다양한 내용을 선보였는데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스포츠카 페라리와의 사고였다. 유튜브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로 향하던 중 페라리와 부딪히는 사고 경험을 이야기한 동영상이다. 1년 4개월 만에 구독자 1만 8000명을 기록 중이지만 촬영 스튜디오 대여비, 영상 편집비 등을 내면 아직 유튜브로 얻는 실제 수익은 없다고 한다. 유튜브 활동을 하는 탈북인 숫자도 현재 10여명에 이른다. 지난 3월에는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학생들의 초청으로 ‘자유를 찾아서’란 주제로 300여명의 대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했다. 북한 인권에 관심 많은 미 대학생들이 항공권까지 보내 주면서 초청한 것으로 일주일 만에 정이 듬뿍 들어 헤어질 때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한다. 서울시의 도시건축비엔날레 행사인 ‘조선상회’ 토크쇼에 참여해 북한의 일상에 대해 소개했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다음달 5일 젊은 탈북민들과 평양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그는 “현 정권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방송 출연이나 강연과 같은 탈북인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세금만 빨아먹는 사람이란 식의 분풀이성 악성 댓글도 많이 늘어났다”며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운명이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는 하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항일 무장 독립운동 3대 맹장… 연구 논문 한 편 없고 묘는 北에

    항일 무장 독립운동 3대 맹장… 연구 논문 한 편 없고 묘는 北에

    “그분을 상면하니 저런 분이 어찌 왜놈의 군인과 맞서 선두 지휘를 하시며 혈전을 하셨나 할 정도로 외모가 잘생기셨고 그 풍채가 관후 유덕하시며 인자한 풍기가 주위 사람에게 호감을 주실 뿐 아니라 인정이 철철 넘쳐 흐른다. 그분이 무기형을 받고 마포로 수감된 후 왜놈에게 요구 조건을 제시하나 불허하므로 단식투쟁을 선포하고 단식에 돌입하였다. 처음 15일간은 물도 한 잔 안 먹었다. 소장이 병동에다 수감하고 왜놈 간수에게 감시를 하게 하고 조선 사람은 얼씬도 못하게 하고 매일 변기를 검사하였다. 물 한 모금도 안 먹었으니 소변인들 나올 리가 없었다.” 독립운동가 이규창(이회영의 아들)은 회고록에서 서울 마포형무소(경성감옥)에서 같이 수감 생활을 한 오동진 선생에 대해 이렇게 썼다. 김좌진, 김동삼과 함께 무장 독립운동계의 3대 맹장으로 평가받는 오동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건국훈장 다섯 가지 가운데 1등급인 대한민국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는 모두 30명인데 오동진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독립운동사에서 김구, 안창호, 안중근, 윤봉길에 필적할 만한 공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변변한 연구 논문 한 편 없다. 옥중에서 선생은 일제에 저항해 여러 번 단식투쟁을 했다. 마포형무소에서 한 단식 기간은 무려 48일로 세계에서 유일한 사례라고 한다. 악랄한 일본인 형무소장도 그런 선생에게는 예를 갖추고 인사를 했으며 ‘가미사마’(神)라고 부르기도 했다. 1889년 평북 의주군 광평면 청수동 659에서 태어난 선생은 생후 반년 만에 생모를 잃고 후모(後母) 백씨의 손에 자랐다. 어릴 때부터 온후하고 정의감이 남다르게 강했던 선생은 기쁨과 슬픔을 얼굴에 잘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19세에 안창호 선생이 세운 평양 대성학교 사범과를 졸업한 선생은 고향에 일신학교를 설립해 청소년들을 가르쳤다.1919년 3월 기미독립만세운동은 선생의 인생 행로를 바꾸었다. 만세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체포령이 내려지자 선생은 3월 18일 중국 관전현 안자구(安子溝)로 망명했다. 이때부터 평생 온몸을 내던진 선생의 무장독립투쟁이 시작됐다. 선생은 비밀결사인 광제청년단을 조직하는 한편 의용대를 편성해 군자금을 모금했다. 이듬해 6월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만주에 이탁을 파견해 광복군총영을 조직했는데 선생은 총영장(總營長)이 됐다. 광복군총영은 임시정부에서 장총 240여정과 탄약을 입수해 무장투쟁을 준비했다. 마침 우리 민족의 독립 의지를 알릴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 상원의원 일행이 1920년 8월 14일 서울에 들어온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총영은 결사대원을 평양·신의주·선천·서울로 보내어 미 의원단이 그 지역을 통과할 때 파괴 공작을 펴 이목을 끌기로 했다. 안경신 일행은 안주경찰서의 일제 경찰과 친일 조선인 경찰을 사살했으며 평양의 경찰서 신축 건물을 폭파했다. 신의주 철도호텔에 폭탄을 투척했고 선천경찰서도 파괴했다. 이 사건 이후 일제는 선생을 체포하느라 혈안이 됐다. 선생은 1922년 6월 양기탁의 동삼성(東三省) 독립운동단체 통합 제안으로 발족한 대한통의부 군사위원장이 돼 독립군을 지휘하며 무장투쟁을 벌였다. 1924년에는 대한통의부 와해 후 새로 통합된 독립운동단체인 정의부가 출범했는데 선생은 군사위원장과 총사령을 겸임했다. 선생이 이끌던 무장 독립군은 국내에 침투해 일제와 싸워 큰 전과를 거두었다. 독립군들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하며 압록강 일대 삭주, 벽동, 후창, 초산, 무산 등의 경찰 주재소와 관공서를 습격했다. 독립군 결사대에는 여성들도 있었다. 일제 평북경찰부의 통계에 따르면 선생은 1927년까지 부하 1만 4149명을 지휘해 일제 관공서를 143회 습격하고, 일제 관리 149명과 밀정 765명을 살상했다.그러나 무장 항쟁을 이끌던 선생은 밀정의 덫에 걸려 일제에 체포되고 말았다. 선생은 독립군 부하들의 양식 조달을 위해 지린에 농업공사를 만들었는데 운영난으로 그와 부하들은 굶기를 밥 먹듯이 했다. 이를 본 옛 동지 김종원이 선생에게 “삼성(三成) 금광주인 최창학이 선생을 만나 뵙고 싶어 한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말을 믿은 선생은 1927년 12월 16일 창춘 시내 약속 장소에 나갔는데 일제가 파 놓은 함정이었다. 일제의 앞잡이로 변신한 김에게 유인당한 선생은 잠복해 있던 신의주 경찰서 고등계 형사인 김덕기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선생은 일제의 취조에 자신이 지휘한 무장 투쟁을 부인하지 않았지만, 고문을 당하면서도 부하들의 이름은 발설하지 않았다. 선생의 활동만큼 일제가 붙인 죄목은 방대했고 수사·재판 기록은 쌓아두었을 때 높이가 5m가 넘어 3·1운동 이후의 만주 독립운동사와 같았다. 선생은 광인(狂人) 행세를 하고 1929년 11월부터 33일이나 단식을 하는 등 재판에 협조하지 않았다. 또 “한번 몸을 나라에 바쳤으니 나 개인의 집안일을 돌보고 걱정하고 그리워할 수는 없다”며 아내는 물론 어떤 면회도 거절했다. 부인과 아들은 옥 밖에서 통곡을 하고는 돌아갔다고 한다. 1928년 4월에는 부하 2명이 선생을 구하려고 경찰서로 잠입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재판이 열린 신의주 지방법원 법정에는 선생의 모습을 보려는 방청객들이 쇄도했다. 선생은 그들 앞에서 큰 소리로 “독립만세”라고 외치거나 노래를 불렀다. 또 “하느님의 명령”이라면서 재판을 거부했다. 선생의 광적인 행동은 일부러 미친 척함으로써 일제와 일인(日人)의 재판에 저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인 의사는 선생에게 ‘형무소 정신병’이라는 기이한 병명을 붙였다. 하지만 선생은 정신을 차려서는 “내가 무슨 잘못한 일이 있기에 징역살이를 하며 또한 설혹 잘못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조선 사람이니까 너희 일본놈의 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1932년 3월 9일 선생은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2심 선고도 무기징역이었다. 선생은 상고를 포기했으며 장기수를 수감하던 마포형무소로 이감됐다가 1944년 정신질환자들을 수용하던 공주형무소로 다시 옮겨졌다. 한 달이 넘는 단식도 이겨냈던 선생은 17년이 넘는 세월의 모진 옥고를 견디지 못하고 광복을 1년도 채 남겨 놓지 않은 그해 12월 1일 옥중에서 순국했다. 선생의 나이 55세였다. 선생을 체포하고 옥사하게 한 김덕기는 노덕술, 하판락과 함께 조선인 3대 악질 형사였다. 김은 16년 동안 일제 경찰로 일했고 평북경찰부 고등형사과장 자리에 올라 수많은 독립군과 애국지사들을 잡아들여 고문했다. 그가 검거해 송치한 독립군이 1000명이 넘었고 그중 20%가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광복 후 김은 반민특위에 체포됐지만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반민족 행위자로서는 처음으로 사형을 선고받았고 반민특위 해체로 감형된 뒤 6·25전쟁 중에 횡사한 것으로 전해진다.오동진이 숨을 거둔 땅 충남 공주의 공산성 주차장 한쪽에 선생의 추모비가 덩그렇게 서 있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무후선열제단에는 순국선열 중 유해를 찾지 못한 130분의 위패가 봉안돼 있는데 선생의 위패도 있다. 선생의 묘소가 없는 것은 아니고 북한 애국열사릉에 있다. 공주형무소에서 순국한 선생의 유해가 왜 북한으로 옮겨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선생은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어린 나이에 만주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부인의 행적도 알 길이 없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걸그룹에 청순·섹시·애교 뺐더니… “예쁜 애 말고 멋진 애”

    걸그룹에 청순·섹시·애교 뺐더니… “예쁜 애 말고 멋진 애”

    Mnet 경연 프로그램 ‘퀸덤’의 인기가 뜨겁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 결과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퀸덤’은 한날한시에 새 싱글을 발매할 케이팝 대세 걸그룹 6팀의 컴백 대전을 표방하고 나선 프로그램이다. 치열한 경쟁 콘셉트는 설핏 잔인해 보이지만, 연일 걸그룹들의 매력이 재발견되는 것이 흥미를 돋운다. 걸그룹 A.O.A의 ‘너나 해’는 슈트 차림의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여장한 남성 댄서들의 보깅댄스(모델의 워킹에서 따온 댄스)로 성 고정관념을 타파했다는 평가를 들었고, 오마이걸의 ‘데스티니’는 동양적인 편곡과 안무로 눈길을 끌었다. ‘퀸덤’을 기화로 보이는 달라진 걸그룹들의 모습은 무엇일까. 청순·애교·섹시라는 기존 콘셉트를 넘어 제3의 영역으로 가고 있는 게 과연 맞을까. 대중음악평론가·시인·기자는 머리를 맞대 달라진 걸그룹상을 조명해 봤다.●프로 정신으로 무장한 걸그룹 이정수 기자 ‘퀸덤’ 보고 계세요? 서효인 시인 N차로 보고 있어요.(웃음) 이정수 초반부터 본 건 아닌데, 무대에만 그치지 않고 멤버들 간 케미가 흥미로워서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김윤하 평론가 아이돌 덕질하는 데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아이돌들끼리의 관계성이거든요. 지금까지는 남성 아이돌 쪽에서 흔하던 ‘덕질’ 방식인데, 퀸덤을 통해서 여성 아이돌 쪽에서도 얘기가 많이 되고 있어요. 같은 95년생 보컬 유닛으로 두려움 없는 직진 캐릭터 러블리즈 케이와 그런 케이의 기세에 수줍게 리드당하는 마마무 화사가 요즘 화제죠. 기존 이미지와 전혀 다르기도 하고요. 그런 식의 관계성, 캐릭터 소비가 흥미로워요. 이정수 무대는 어때요?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를 꼽는다면. 서효인 가장 최초의 환호는 A.O.A의 ‘너나 해’였어요. 추석 때 부모님 댁에서 송가인을 못 보게 하고 ‘너나 해’를 볼 정도였죠.(웃음) 처음에 밴드로 나왔던 A.O.A가 흥행이 잘 안 되고 ‘짧은 치마’로 섹스 어필하는 모습에 거부감을 느낀 적도 있어요. 인기를 얻은 이후에도 ‘역사 의식 논란’이나 자연스럽지 못한 멤버 탈퇴 등 그룹 자체가 실력이 돋보인 적은 없었죠. 그런데 ‘퀸덤’ 무대를 보니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장난이 아닌 거예요. 역시나 연차에서 오는 구력이 있었어요. 특히 ‘너나 해’에서는 멤버 지민이 프로듀싱했던 게 무대에서 고스란히 이뤄져서 ‘능력자구나’ 했어요. 도입부의 랩도 상당했고요. 김윤하 그 도입부가 ‘솜털이 떨어질 때 벚꽃도 지겠지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나는 나무다)’로 시작하잖아요. 그 랩 가사만으로 지금의 여성 아이돌들이 처해 있는 여러 상황을 보여 줬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든다는 것만으로 인기가 하락하고 주목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얘기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에게도 깊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였어요. ‘너나 해’ 끝날 때 슈트 입은 설현이 무표정을 짓다 싱긋 웃음을 지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성 아이돌의 사랑스럽다거나, 사랑을 바란다거나 하는 식의 웃음이 아니라 자신만만한 웃음이어서 매력적이었어요. “봤지? 이게 우리야” 하는 느낌이랄까요.서효인 이른바 사극풍(?)이었던 오마이걸의 ‘데스티니’도 좋았죠. 멤버들 여섯 명 회의하던 내용이 그대로 무대에서 재현되는 것도 재미였고요. 댄스팀도 그렇고 편곡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는데, 소속사나 멤버나 각별히 정성을 들인 무대인 것 같았어요. ‘데스티니’ 후반부에 흰 천이 걷히며 아린과 지호가 나란히 서서 나오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은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짤’이다…. ●무대 구성에 목소리 내는 걸그룹 멤버들 이정수 ‘퀸덤’을 위시해서 걸그룹 이미지가 많이 바뀌고 있어요. 특히나 최근 편에는 멤버들이 무대 구성이나 프로듀싱에 직접 아이디어를 낼 때가 많더라고요. 걸그룹들은 보이그룹에 비해 작사, 작곡을 안 하는 수동적 이미지가 많이 강조됐었죠. 서효인 ‘아이들’의 전소연을 필두로 더 많이 알려지는 게 좋아요. 김윤하 사실은 일종의 고정관념이었죠. 여자 아이돌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만한 노래를 받아 부르고, 성적 대상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생각들이요. ‘퀸덤’은 재미있게도 출연진이 신인이나 연습생들이 아니라 경력 있는 아이돌들이라는 데서 아이돌로서의 프로페셔널함을 보여 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됐어요. 소연이나 지민 등이 셀프 프로듀싱을 하는 모습에 놀란 사람들이 많은 게 그 증거죠. 프로그램을 통한 이미지 재고도 놀라워요. 요즘 퀸덤 출연 그룹들의 프로그램 전후 이미지 변화 ‘짤’이 인기예요. 러블리즈 같은 경우에는 청순이나 여신 느낌에서 열정과 야망이 넘치는 캐릭터로 바뀌었고, 박봄은 멀게만 보이는 월드스타에서 푸근한 옆집 언니 이미지가 됐더라고요. 기존의 고정된 이미지를 타파하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입게 된 셈인데, 그룹의 미래나 생명연장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봐요. 팬이나 대중도 걸그룹을 좋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새롭게 알아 가는 거죠. 서효인 다소 납작했던 여성 아이돌들의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워요.●사회 전반에 상향되는 젠더 관련 기준 이정수 걸그룹들 콘셉트나 이미지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고 하셨는데, 다시 한번 짚어 본다면요? 서효인 예전에 여자 아이돌 타깃은 주로 남성인 철새 팬이었어요. 쉽게 왔다가 쉽게 떠나는 팬들에게 어필해서 물 들어올 노 젓는 방식이었죠. 지금 아이돌들은 마마무 같은 성공 케이스를 기점으로 남녀 팬 타깃을 굳이 나누지 않고, 되레 여성팬들도 주 타깃층이 되었어요. 단순히 행사용 그룹이기보다 앨범이나 콘서트 등 활동 방향성이 커졌죠. ‘이달의 소녀’나 CLC, 로켓펀치, 에버글로우 같은 경우 나올 때부터 남성팬 눈길을 확 끌기 위한 콘셉트가 보이지 않아요. 청순, 섹시, 애교에서 벗어난 콘셉트가 오히려 잘 먹힌다는 게 시대적 흐름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김윤하 재작년쯤부터 신 전반적으로 그런 변화가 느껴져요. 모두가 ‘걸크러시’라고 퉁쳐 버리기도 하지만, 섹시·청순·애교라는 기존의 걸그룹 프로토타입에서 벗어나 제3의 영역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할까요. 물론 ‘걸크’가 유행이라며 가볍게 접근한 기획도 많고, 아직은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건 어쨌든 이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거죠. 이야기를 조금 확장시켜 보면, 전 가끔 지금 우리가 여성을 좋아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배워 가고 있는 중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어요.서효인 우리나라에서 젠더 이슈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면, 여자 아이돌 좋아하는 게 괴로운 일이에요. 낮은 기준조차 통과하지 못하거든요. 우리 사회에서 논란의 유무와 상관없이 실제로 많은 분야에서 젠더 관련 기준이 많이 상향된 게 사실이고, 그 한복판에 걸그룹 산업도 있죠. 부지불식 간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고, 갈 길은 멀지만 달라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이정수 변화가 있는 건 맞지만, 그 변화가 유의미한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어요. ‘청순’ 말고 다양한 콘셉트가 나왔다고 하셨지만 아직도 기본은 청순이고요. 케이팝 팬덤의 해외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애교가 먹히는 콘셉트가 아니어서 블랙핑크가 해외에서 인기가 있는 게 아닐까요. 과거에도 ‘머리하는 날’처럼 센 캐릭터를 유지했던 베이비복스 같은 그룹이 있었고, 샤크라처럼 이국적인 그룹도 있었어요. 김윤하 저도 아예 없던 게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베이비복스, 샤크라 등이 대중적 인기를 끌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들이 아이돌신의 주류인 적은 없었어요. 그들이 당시 걸그룹 가운데 좀 튀는 존재들이었다면, 지금은 최근 주목받는 걸그룹 이미지에 가깝죠. 세계의 주인공이 되겠다며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에버글로우’나 ‘절대 기 죽지말고 네 꿈을 쫓으라’는 ‘있지’처럼요. 서효인 지금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니즈가 달라진 것도 살펴봐야 해요. 예전엔 ‘예쁜 애 옆에 예쁜 애’였는데 이제는 누구는 춤, 누구는 중저음 하는 것처럼 각 멤버마다 특성을 부여해요. 실력에 기반한 장점과 매력을 만들고 나오는 게 중요하거든요. 김윤하 중요한 건 누구 하나만 잘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거예요. 기획하는 사람, 행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 모두가 이러한 변화에 동의를 하고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궁극적으로 바뀔 수 있을 거예요.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 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韓영화 속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심하다”...과학으로 밝혀낸 성 편향성

    “韓영화 속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 심하다”...과학으로 밝혀낸 성 편향성

    한국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에서보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더 많이 잠복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이병주 교수팀은 컴퓨터 비전기술을 이용해 헐리우드와 한국 상업영화 속에서 남성과 여성간 편향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11월에 열리는 소셜 컴퓨팅 분야 국제학회인 ‘컴퓨터 기반 협업 및 소셜 컴퓨팅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보통 영화에서 여성 등장인물의 편향성을 밝혀내는데는 ‘벡델 테스트’로 평가한다. 벡텔 테스트를 통과하면 남녀 주인공에 대한 편견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를 위해서는 영화에 이름을 가진 여성 인물이 두 명 이상 등장해야 하고 그 여성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대화의 주제는 남성 등장인물과 관련이 없어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연구팀은 벡텔 테스트가 여성의 대사만으로 판별해 시각적 묘사에 숨겨진 편견을 판별해 내지 못하고 여성 주인공이 혼자 극을 이끄는 영화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는데 착안했다. 연구팀은 2017~2018년에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와 한국 영화 40편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영화는 24프레임(초당 24장의 사진을 찍는다는 의미)으로 찍히는데 연구팀은 이를 3프레임으로 변형시킨 뒤 얼굴감지 기술과 사물감지 기술을 활용해 등장인물들의 성, 감정, 나이, 크기, 위치와 함께 주인공과 등장한 사물의 종류와 위치를 확인하고 분석했다.연구팀은 ▲감정적 다양성 ▲공간적 역동성 ▲공간적 점유도 ▲시간적 점유도 ▲평균 연령 ▲지적 이미지 ▲외양 강조도 ▲주변 물체의 빈도와 종류라는 8개 새로운 지표를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성별 묘사의 편향성을 판단했다. 분석 결과 벡델 테스트 통과여부를 떠나 8가지 지표로 볼 때 영화 대부분이 여성을 편향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주인공의 시간적 점유도는 남성보다 56% 정도 낮았고 평균 연령도 남성보다 79.1% 어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같은 특징은 한국영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감정적 다양성 지표에서는 여성 캐릭터는 슬픔, 공포, 놀람 같은 수동적 감정이 많이 나타났지만 남성은 분노, 싫음 같은 능동적 감정이 더 많이 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변 물체의 빈도와 종류를 보면 남성은 자동차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구와 함께 나오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123.9%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병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화에서 나타나는 성별 편향성을 정량적으로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한국민 1인당 연간 평균 영화관람 횟수가 4.25회에 이르는만큼 영화 내 묘사가 관객들의 잠재의식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영화 제작시에 좀 더 신중하게 제작해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르헨 여성 수천 명 상의탈의 시위, 도대체 무슨 일?

    [여기는 남미] 아르헨 여성 수천 명 상의탈의 시위, 도대체 무슨 일?

    진보적인 성향의 아르헨티나 여성들이 정교 분리를 요구하며 상의를 벗어던졌다.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에선 '전국 여성 만남의 날'행사가 열렸다. 평범한 여성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낸 '여성대회' 성격의 행사다. 정교 분리를 요구하는 '상의 탈의' 행사는 둘째 날인 13일(현지시간) 루한 성당 앞에서 열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성당 중 하나인 루한 성당은 아르헨티나 가톨릭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루한 성당 앞에 모인 여성 수천 명은 "더 이상 종교가 정치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외치면서 상의를 벗고 피켓시위를 벌였다. 가톨릭은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보수 세력이다. 여성들은 "그간 가톨릭이 여성의 권리에 반대한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면서 "이젠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목청을 높였다. 일부 여성들은 가톨릭을 '적폐'로 규정하며 "가톨릭에 대한 재정 지원을 국가는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가톨릭을 사실상의 국교로 삼고 있는 아르헨티나에는 매년 수백 억 원의 예산을 가톨릭에 지원한다. 지방에서 12시간 버스를 타고 상경, 이날 시위에 참가한 밀라그로스(23)는 레즈비언이다. 밀라그로스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간 가톨릭 재단이 운영하는 학교에 다녔다. 그는 "보수적인 가톨릭의 억압을 12년간 몸으로 체험했다"면서 "이제 가톨릭은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행사에 참가자는 대부분 진보적 성향의 여성들이었다. 진보적 여성들에게 가톨릭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가톨릭이 사사건건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했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 여성의 투표권을 인정할 때 가장 강력히 반대의 목소리를 낸 건 가톨릭이었다. 1980년대 후반까지 아르헨티나가 이혼을 인정하지 않은 것도 가톨릭의 보수적 결혼관 때문이었다. 아르헨티나는 2010년 미주국가로는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법률 개정까지 보수와 진보 진영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때 보수진영을 이끈 것도 가톨릭이었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선 낙태가 이슈가 되고 있다.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선 성폭력 피해자도 낙태를 하기가 쉽지 않다.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과정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이다. "낙태를 여성의 권리로 인정하라"는 목소리가 여성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지만 여기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보수세력도 가톨릭이다. 여성들은 이날 행사에서 주변 공원의 호수에 초록색 물감을 풀었다. 초록색은 아르헨티나에서 낙태의 상징색이다. 여성들은 "정치와 사회 문제에 대한 가톨릭의 개입이 도를 넘었다"면서 "이젠 진정한 의미의 정교 분리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인포바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非유럽·非미국 선호...노벨평화상 수상에도 ‘패턴’이 있다

    非유럽·非미국 선호...노벨평화상 수상에도 ‘패턴’이 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가 선정된 것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다양성에 대한 노벨위원회의 의지가 다시 확인됐다”고 전했다. 비(非)유럽, 비미국 국가 출신으로 수상자를 결정해온 최근 노벨평화상 수상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1970년대까지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대부분 유럽과 미국 출신이었다. 올해 수상자까지 출신 국가별로 보면 가장 많이 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한 상위 국가는 미국(19회), 영국(11회), 프랑스(10회)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수상자의 출신 국적은 훨씬 다양해졌다. 2010년 이후 수상자를 보면 2012년 유럽연합(EU)이 수상한 경우를 제외하면 2010년 중국(류샤오보), 2015년 튀니지(국민4자대화기구), 2016년 콜롬비아(후안 마누엘 산토스) 등 올해까지 모두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배출됐다. WP는 “지난 수십년 동안 노벨평화상은 국제적인 상이 됐다”면서 “지금은 아프리카, 아시아, 구소련 등에서 수상자가 배출되고 있고, 여성들도 많이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노벨상 연구가인 역사학자 오이빈드 스텐네센은 “아프리카의 탈식민화 영향과 베트남전쟁 등으로 노벨위원회는 유럽 밖의 분쟁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이같이 출신 국적이 다양화된 이유를 설명했다. 수상자 국적을 다양화해온 노벨위원회의 의중에 고려하면 ‘환경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왜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했는지에 대한 분석도 가능하다. 툰베리는 유럽국인 스웨덴 출신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독일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5회 수상해 미국·영국·프랑스에 이어 가장 많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국가로 꼽힌다. 물론 올해 수상이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WP는 지적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처럼 아흐메드 총리 역시 그의 개혁 조치 중 일부는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는 등 다소 이른 수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선정이 정치지도자나 남성 위주로 선정됐던 1970년대 이전 수상 패턴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도 있다.앞서 노벨위원회는 11일 에티오피아 북부 에리트레아의 분리독립 세력과 평화협정을 체결해 역내 평화를 증진한 업적으로 아흐메드 총리를 사상 100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지난 8월 내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란 여성들 드디어 축구장 입성

    이란 여성들 드디어 축구장 입성

    이란에서 축구장은 ‘금녀’의 공간이었다. 올해 3월 남장을 한채 축구장에 들어가려다 체포된 여성이 재판을 앞두고 분신자살을 한 사건이 일어난 후 국내외서 축구장에 여성출입을 금지하는 이란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이후 이란 당국이 여성들의 축구장 출입을 허용하면서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이란여성들이 축구장에 입장하게 되었다. 이란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캄보디아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 열린 10일이 바로 그날이었다. 별도로 지정된 여성응원석에서는 여성응원단이 축제를 즐기듯 그들만의 응원을 했다. 경기는 여성응원단에 화답이라는 한 듯 14:0의 이란 대승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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