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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다큐] 엄마가 된 6개월 아빠… 넷째 보며 철들다

    [포토 다큐] 엄마가 된 6개월 아빠… 넷째 보며 철들다

    세월은 쏜살같아서 벌써 ‘그때’가 아득해진다. 아들 둘에 딸 하나 다둥이 아빠로 정신없이 지내고 있던 2015년 5월, 아내가 넷째를 가졌다. 넷째 아이의 아빠가 된다는 설렘과 부담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출산일을 석 달쯤 앞두고 결단의 순간이 내게 찾아왔다. 조산 가능성이 있으니 아내는 앉는 것조차 삼가고 누워만 있어야 한다는 의사의 처방에 그해 12월 나는 어쩔 수 없이 육아휴직이라는 카드를 뽑아야 했다. 청소나 빨래야 어찌어찌 남의 손을 빌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날마다 챙겨 줘야 하는 초등학생, 유치원생 아이들의 수업 준비와 숙제는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육아휴직을 한 뒤 한동안은 정말 하루하루가 꿀맛이었다. 아침마다 집에서 느긋하게 커피 한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으니 단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가 병원에 입원한 뒤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혼자서 감당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씻기고 아침밥을 먹여 아이들을 학교, 유치원에 보내고 청소, 빨래를 끝내면 어느새 하원 시간이 닥쳤다. 설거지는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넷째를 출산한 아내가 산후조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더 바빠졌다. 출산 후 100일까지는 무거운 걸 들면 안 되는 산모를 대신해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잠도 재워야 했다. 결국 등과 허리 상태가 나빠져 양·한방 병원을 번갈아 다녔고, 팔꿈치 통증으로 장기간 치료도 받았다.아이들이 잠들기 전까지는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장난감 하나를 만들어도 아이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 달랐고, 누구 하나 감기라도 걸리면 돌아가면서 줄줄이 앓으니 약봉지는 여기저기 수북했다. 열이 나서 한밤중 응급실로 달려가 온갖 검사를 받고 동틀 무렵 집에 돌아온 날도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나들이는 언감생심, 바깥바람 한번 못 쐬니 우울한 감정이 밀려왔다. 어쩌다 외출이라도 하는 날이면 깔끔하게 멋을 부리고 싶어졌다. 온갖 멋을 내고 외출하는 전업주부들의 심정을 그제야 알 것 같았다. 6개월의 육아휴직은 아이들과 여행 한번 못 가고 그렇게 정신없이 지나갔다. 아들 삼형제로 자란 나는 여성들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지 몰랐다. 끝도 없는 집안일은 당연히 여성의 몫이 아니었다. 육아휴직을 끝내는 날, 나는 그 당연한 사실을 절절히 깨달았다.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엄마의 이름을 얻느라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되고 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승진을 포기하고 있을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합계출산율 0.93명, 역대 최저. 더 내려갈 데 없이 바닥을 찍는 출산율 통계에 오늘도 내 가슴 한편은 철렁 내려앉는다. 글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웃어 주는 여자들? 웃겨 죽는 여자들!

    웃어 주는 여자들? 웃겨 죽는 여자들!

    “이 잘 만들어진 리얼돌도 부족한 점이 하나 있더라고요. 남성분들이 간과한 게 있는데 이 리얼돌이 롱런하려면 이 기능이 추가돼야 해요. 모순적인 명령을 실행하는 기능요. ‘천박하고 퇴폐적이되 기품을 잃지 마.’”(고은별) “‘미쳐도 곱게 미쳐라’는 여자들한테 하는 이야기죠. 여자가 미치면 머리에 꽃을 꽂잖아요. ‘너네가 미쳤다고 꾸밈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어’라는 메시지가 담긴 거죠.”(김보은) 지난 7일 토요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의 한 공연장에 관객 100여명이 모였다. 무대 위에 놓여 있는 건 마이크 스탠드와 마이크뿐. 텅 빈 무대에 차례로 오른 여성 7명은 마이크를 잡고 10분씩 ‘농담의 향연’을 펼쳤다. 가부장제의 부조리함부터 연극에서 여성 캐릭터에게 요구되는 이미지, 직장인의 애환, ‘29금’ 성적 농담까지 솔직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우스꽝스러운 분장도, 화려한 무대 장치도, 재미를 극대화할 소품 하나 없이 오로지 입담만으로 무대를 채운 이들은 여성 코미디언으로만 구성된 스탠드업 코미디 크루 ‘블러디 퍼니’다. 이날 첫 정기공연을 선보인 블러디 퍼니의 반전 가득한 이야기에 관객들은 한 시간 30분 동안 깔깔대며 환호했다. 국내에서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스탠드업 코미디가 최근 몇 년 사이 활기를 띠고 있다. 방송인 유병재와 박나래가 넷플릭스를 통해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선보였고, 지난달에는 KBS가 박나래를 진행자로 내세운 ‘스탠드업’을 방영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방송뿐만 아니라 홍대 인근 공연장이나 호프집 등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현장에서도 스탠드업 코미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남성 중심의 웃음 코드가 뿌리 내린 한국에서 여성 코미디언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쉽지 않다. ‘여자는 남자보다 웃기지 않는다’는 편견 아래 여성은 코미디에서 주체보다는 객체에 머물 때가 많았다. 지난해 2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스탠드업 코미디언 최정윤씨가 지난해 말 여성으로만 구성된 스탠드업 코미디 크루 ‘블러디 퍼니’를 꾸리게 된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온 뒤 번역가, 외신 기자 등의 일을 했던 최씨는 지난해 초 우연히 오픈 마이크(아마추어 공연자가 설 수 있는 무대)에 도전할 기회를 얻어 한 달간 무대에 섰다. 그러다 스탠드업 코미디를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코미디언의 성지’로 여겨지는 미국 뉴욕의 한 코미디 클럽에서 두 달 동안 수업까지 듣고 돌아왔다. 현재는 문을 닫았지만 지난해 6월 문을 연 스탠드업 코미디 전용 클럽 ‘코미디 헤이븐’에서 유일한 여성 출연진으로 무대에 섰던 최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궁금해졌다. 여자 코미디언은 왜 이렇게 적을까. 그래서 최씨는 스스로 ‘웃기는 여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무대 위에서 사라진 여자들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서다. 최씨는 먼저 코미디 헤이븐에서 진행된 오픈 마이크에 종종 참여한 최예나씨를 섭외했다. 이후 두 사람이 다른 여성 코미디언들과 함께 서울과 부산에서 진행한 ‘그날’이라는 스탠드업 공연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고은별, 이슬기씨가 팀에 합류했다. 지난 10월에는 스탠드업 코미디와 연극을 결합한 공연에서 협업한 것을 계기로 연극배우 경지은, 김보은씨도 블러디 퍼니의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정기공연을 이틀 앞둔 지난 5일 만난 이들은 “여자들은 늘 ‘웃어 주는 사람’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사회의 편견을 넘어 여자도 ‘웃기는 사람’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여성 코미디언이 적은 이유는 왜일까요. 최정윤 “제 생각엔 웃기는 여자도 되게 많고 코미디를 하고 싶어 하는 여자도 많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여자가 무대 위에 올라가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는 것 같아요. 결혼식 사회자만 봐도 여성들이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나이 있는 희극인 남성들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몇 번 들었어요. ‘(코미디를) 짜는 여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잘 짜는 여자들은 드물다’고요. 저는 여자들이 코미디를 잘 못 짠 게 아니라 본인의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해요.” 최예나 “제가 예전에 돌잔치에서 사회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 남성분이 저를 보더니 ‘여자가 하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엔 많은 뜻이 내포돼 있잖아요. 일단 사회를 맡은 여자를 처음 본다는 의미가 있었고 사회를 맡은 저를 약간 못 미더워하는 뉘앙스도 묻어 있었고요. 이런 분위기가 코미디언들 사이에도 있어요. 여자 코미디언이 준비한 코미디는 남자 코미디언들이 많은 곳에서는 공감을 못 얻고 뒤로 밀리거든요.” -여성 코미디언들로만 이루어진 팀이라서 좋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최정윤 “여성 동료들과 공연을 하면서 느끼는 게 웃음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판에서 저희는 마이너리티이기 때문에 저희처럼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고민을 더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코미디의 깊이나 내용의 질적인 부분에서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서로를 보면서 ‘얼마나 잘하나 보자’가 아니라 ‘잘했다’는 응원을 해 주니까 서로 성장할 수 있고요.” 이슬기 “방송에 출연하는 남성 코미디언들을 보면 자신들끼리 서열화된 모습을 개그로 많이 쓰잖아요. 어떤 사람은 신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의 ‘라인을 따른다’고 언급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되면 누군가는 특정 역할 이상을 맡지 못하게 되잖아요. 저희들끼리는 누가 1등인지 누가 우두머리인지 상관하지 않아도 되니까 눈치를 볼 필요도 없죠.” -각자 생각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의 매력은 뭔가요. 최예나 “저는 방송사 코미디언 공채 시험을 준비하면서 학원을 다녔었는데 여자들은 주체적으로 웃기기보단 어떤 특정 역할로 많이 쓰여요. 예쁜 역할, 못생긴 역할, 뚱뚱한 역할, 마른 역할 이런 식으로요. 콩트를 짜면 저 같은 경우는 뻔한 역할만 맡았어요. 아줌마나 혹은 마르고 예쁜 여자를 시기하는 못된 선배 같은 역할요. 스탠드업 코미디에서는 남이 부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서 자기가 내고 싶은 목소리를 내고 자기에게 어울리는 색깔을 보여 줄 수 있어서 좋아요.” 최정윤 “한국에서 코미디언이라고 하면 끼도 엄청 많고 뭔가 나대야 되고 무대에서 기도 안 죽는 사람이어야 하잖아요. 스탠드업 코미디 자체는 내가 어떤 성향인지는 전혀 상관없거든요. 내 매력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농담을 잘하면 좋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될 수 있다는 게 멋있죠.” 이야기의 결은 다르지만 이들이 코미디의 소재로 삼는 건 한국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애환과 고충이다. 지난해 스탠드업 코미디 개론서인 ‘스탠드업 나우 뉴욕’(왓어북)을 펴내기도 한 최정윤씨는 “뉴욕에서 코미디 수업을 들었을 때 선생님이 자신의 감정에 가장 큰 반응을 일으키는 이야기에 재미가 숨어 있다고 했다”면서 “아무래도 일상에 맞닿아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하나요.최정윤 “저는 낮에는 구성애 선생님이 운영하는 ‘푸른아우성’에서 성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거든요. 성교육 수업을 할 때 아이들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말을 들을 때가 많아요. 거기서 이런저런 재밌는 에피소드를 많이 가져옵니다. 한국 사람들이 어릴 때 제대로 된 성교육을 못 받고 성인이 된 탓에 사회문제가 많이 생기는데 그런 면에서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려고 해요.”김보은 “저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예방 교육 강사도 하고 있어요. 무대 예술 작품을 만들 때 왜 젠더 의식이 필요한지 현재 작품들은 어떤 점이 문제인지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강의를 할 때 다 하지 못한 말들을 스탠드업 무대에서 하기도 해요.”고은별 “사회적인 이슈 중 여자랑 연관이 없는 게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코미디의 소재로 엮을 수 있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정기공연에서 리얼돌에 대한 이야기도 할 예정이에요.” 아무래도 대중에게 익숙한 코미디는 ‘코미디 빅리그’나 ‘개그 콘서트’와 같은 짜여진 대본에 따라 연기하는 콩트나 ‘몸개그’라고 불리는 슬랩스틱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에서 여성 코미디언은 조롱거리나 희화화의 대상으로 소비될 때가 많다. 남성의 관점에서 얼굴이나 몸매를 평가받고 성적인 농담이나 여성 혐오 발언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기성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여성 코미디언들이 불편한 농담의 대상이 돼야 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최예나 “코미디언 공채를 준비하면서 학원에 다닐 때 성차별 때문에 스탠드업 코미디 쪽으로 도피했거든요. 코미디를 빙자해서 여자 위에 남자가 올라가서 성행위를 하는 듯한 몸짓을 하기도 해요. 경력이 얼마 안 되는 여자들에게 함부로 대하고 그럴 때 가만히 있지 않고 대들면 예민하고 유별난 사람 취급을 하고요. 여자에 대한 혐오가 너무 심하죠.”경지은 “제 코미디의 소재가 자기 비하적이고 자조적인 내용이거든요. 실제로 외모나 행동이 여성스럽지 못해서 조롱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속한 무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나 자신을 더 격하해서 웃기거나 남자 선배가 내 외모로 웃기려고 할 때 그냥 수긍하기도 했어요. 스탠드업 무대에서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이제 제가 더이상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 쪽으로 변화했다는 걸 보여 주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런 점에서 박나래씨가 도전한 스탠드업 코미디쇼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고은별 “내용에 대한 비판을 하기 전에 유명세 있는 사람이 새로운 시도를 한 건 엄청난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자체가 대단하고 용기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해요. 박나래씨 덕분에 스탠드업 코미디에 대한 조명도 많이 되고 있거든요. 관심이 전무하던 상황에서 그 자체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최예나 “저는 현장에서 직접 공연을 봤는데 반응이 진짜 뜨거웠어요. 어떤 분은 미국 여성 코미디언 앨리 웡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고 영향을 받아서 삶이 바뀌기도 했는데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는 그런 내용이 없어서 아쉬웠다고도 하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할 땐 미국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여자들의 스펙트럼은 넓고 색깔도 다양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로서는) 박나래씨 한 분이 선보인 거니까 그분만 보고 쉽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일단 물꼬를 터 줘 고맙죠.”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가요.이슬기 “앞으로 두 달에 한 번씩 정기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지난 9월부터 격주에 한 번씩 해방촌에서 진행하고 있는 오픈 마이크도 계속해서 운영할 예정이고요. 재즈 보컬리스트, 래퍼 등과 협업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들을 만날 생각입니다.” 최정윤 “저는 언젠가는 각자 한 시간씩 스탠드업 쇼를 할 수 있으면 멋있을 것 같아요. 한 시간을 메운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어떤 사람은 3년이 걸릴 수도 누군가는 10년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모두 다 그걸 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보은 “저는 다른 여성들도 스탠드업 코미디에 관심을 가져서 꼭 저희 팀이 아니더라도 자신들만의 크루를 꾸려서 코미디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최예나 “나중엔 여성 스탠드업 코미디 크루끼리 타이틀을 걸고 대항전을 해도 재밌겠네요(웃음).”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박동근 하차+‘보니하니’ 결국 제작 중단..사장까지 나선 이유 [종합]

    박동근 하차+‘보니하니’ 결국 제작 중단..사장까지 나선 이유 [종합]

    EBS가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방송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EBS는 12일 입장을 내고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고 출연자가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출연자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BS는 김명중 사장이 이날 오전 간부들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번 사태에 대해 엄중히 질책하고 철저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명중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프로그램 제작 책임자인 유아어린이특임국장과 유아어린이부장을 보직 해임하고, 프로그램 제작진을 전면 교체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관계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제작 시스템 전반에 걸쳐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EBS는 이를 위해 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시스템 점검과 종합 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 대응단’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김 사장은 “이번 사태는 EBS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제작 시스템 전체를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며 “이번 일로 상처를 받은 출연자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한편 해당 사건은 지난 10일 발생했다. ‘보니하니’ 측이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MC 채연은 카메라 밖으로 나가려는 최영수를 붙잡았고, 이때 최영수는 채연의 팔을 뿌리치며 그를 때리려는 포즈를 취했다. 이후 장면에선 채연이 팔을 잡고 아파하는 듯한 모습이 등장해 폭행 논란까지 휩싸였다. 해당 영상이 확산 되자 ‘보니하니’ 제작진과 소속사 측은 1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최영수의 폭행은 사실이 아니며, 문제를 인식해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영수의 논란이 일단락되기도 전에 박동근의 발언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박동근은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채연에게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고 말했다. 이를 못 알아들은 채연은 당황하며 반문하자 “독한 X”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박동근의 ‘리스테린 소독’ 발언에 주목했다. 이는 유흥업소에서 업소 여성들이 이 구강청결제를 사용하고 접대를 한다는 은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자들은 고작 15세인 채연에게 유흥업소 은어를 연상케 하는 말을 사용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판 의견을 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서울 도봉구, ‘환경호르몬 알리미 강사증 수여식’ 개최

    서울 도봉구, ‘환경호르몬 알리미 강사증 수여식’ 개최

    서울 도봉구는 지난 11일 구청 8층 소통협력실에서 2019년 환경호르몬 예방·저감 교육활동가에 대한 강사증 수여식을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강사증을 받은 환경호르몬 예방·저감 활동가들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환경호르몬 예방 코디네이터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2019년 도봉구 환경보건 분야 강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경력단절여성들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환경보건강사로 거듭난 이들은 지역의 환경교육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의미에서 그린뉴딜 정책의 좋은 사례로 호평받고 있다. 구는 2017년 선도적으로 환경호르몬 대처 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도봉구 환경유해인자 예방 및 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또한 지난 3년간 환경호르몬 예방·저감을 위한 지역활동가를 양성해왔다. 또한 지역 내 보육시설 실태조사와 찾아가는 환경호르몬 예방·저감 교육 등 환경호르몬 예방·저감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올해는 도봉구 환경호르몬 알리미(환호알)로 활동단체명을 정해 관련 교재와 교구 개발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에 매진해 왔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앞으로도 ‘환경호르몬 없는 아동친화도시 도봉’ 실현을 위한 도봉구만의 환경유해인자 예방·저감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리스테린 소독’ 뜻 무엇? 보니하니 박동근 발언으로 뭇매

    ‘리스테린 소독’ 뜻 무엇? 보니하니 박동근 발언으로 뭇매

    EBS 어린이 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이하 ’보니하니‘)’가 당당맨 최영수의 폭행 논란에 이어 먹니 박동근의 성희롱 및 욕설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0일 ‘보니하니’ 측이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MC 채연은 카메라 밖으로 나가려는 최영수를 붙잡았고, 이때 최영수는 채연의 팔을 뿌리치며 그를 때리려는 포즈를 취했다. 이후 장면에선 채연이 팔을 잡고 아파하는 듯한 모습이 등장해 폭행 논란까지 휩싸였다. 해당 영상이 확산 되자 ‘보니하니’ 제작진과 소속사 측은 1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최영수의 폭행은 사실이 아니며, 문제를 인식해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영수의 논란이 일단락되기도 전에 박동근의 발언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박동근은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채연에게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고 말했다. 이를 못 알아들은 채연은 당황하며 반문하자 “독한 X”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박동근의 ‘리스테린 소독’ 발언에 주목했다. 이는 유흥업소에서 업소 여성들이 이 구강청결제를 사용하고 접대를 한다는 은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자들은 고작 15세인 채연에게 유흥업소 은어를 연상케 하는 말을 사용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비판 의견을 냈다. ‘보니하니’ 측은 “그런 은어인줄 모르고 대기실에 있는 리스테린으로 가글한 것을 가지고 장난치다가 나온 발언”이라고 말했다. 한편, EBS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최영수와 박영수의 즉각 출연 정지시키고, 관계자 책임을 묻고 징계할 방침을 세웠다”며 공식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진 = 서울신문DB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균미 칼럼] 유리천장에 낸 실금들, 지금부터다

    [김균미 칼럼] 유리천장에 낸 실금들, 지금부터다

    유리천장 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2008년 6월 7일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완주한 뒤 워싱턴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패배를 인정하며 유리천장을 언급했다. “이번에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뜨리지는 못했지만, 여러분 덕에 1800만 개의 금이 갔다”고 지자자들을 위로했다. 8년 뒤 힐러리는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힐러리의 도전은 더 많은 여성이 선출직에 나서는 동력이 됐다. 경선 결과와 상관없이 여성이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는 것이 더이상 뉴스가 되지 않는 세상이 돼 가고 있다. 2019년 한국은 어떤가. 대통령의 공약대로 내각의 약 30%가 여성 장관이고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여성 고위직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양성평등정책이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국립대에 첫 여성 총장 선출이 유력하고, 기획재정부의 ‘핵심 보직´인 인사과 조직제도팀장에 여성이 처음 임명된 것이 여전히 뉴스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의 유리천장이 도전을 받고 금이 가기도 했지만 여전히 견고하다.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른 여성의 비율은 여전히 낮다. 분야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10~20% 정도에 그친다.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그 비율은 더 작다. 이런 가운데 성평등, 다양성 제고 차원에서 의미 있는 법안 2개가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어 주목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으로 구성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준수 여부를 자율공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성 이사를 최소 1명은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공립대학 교원의 특정 성별이 4분의3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연도별 목표 비율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도 같은 날 법사위를 통과했다. 기업과 대학은 성별 격차가 유독 심한 분야로 꼽힌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올 1분기 기준 전체 상장사 2072개의 임원 성별 현황 조사에 따르면 여성 임원 비율은 4.0%에 불과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38개 국립대의 여성 전임교수 비율은 14.7%, 주요 보직의 여성 비율은 9.8%이다. 물론 두 개 법안 모두 의무조항이 아닌 권고조항이라는 점이 매우 아쉽다. 논의 과정에서 남성에 대한 역차별 벽을 넘지 못한 것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지난해 10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초안에는 ‘특정 성의 이사가 이사회 정원의 3분의2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사진의 3분의1을 여성으로 구성할 것을 의무화했다. 정무위와 법사위를 거치며 역차별과 기업의 부담 문제가 제기되면서 결국 여성 이사 수를 최소 한 명으로 줄이고 의무규정에서 자율공시로 대폭 후퇴했다. 현재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210개이며 이 중 이사회에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은 165개로 78%에 달한다. 자율공시이지만 상장법인 이사회에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곳이 대다수인 현실에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딘 것은 분명하다. 부족하기는 하지만 여성가족부가 올해부터 매년 기업 내 성별 임원 현황을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고, 세계여성이사협회 등 여성·시민단체가 주시함으로써 대상 기업들에 긍정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구성의 변화가 심각한 수준의 임원 성별 격차를 해소하는 기폭제로 이어져야 한다. 아쉬움도 많지만 성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변화가 곳곳에서 일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서울시는 지난 9일 국내 최초로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시행했다. 산하 22개 투자 출연기관의 성별 임금격차를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또 정부가 올해 8개 부처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를 신설해 양성평등정책을 여가부 차원이 아닌 범정부 차원으로 확대해 실시하는 것도 주요한 변화 중 하나다. 유리천장에 낸 실금 몇 개로 당장 천장이 깨지지는 않는다. 기업과 대학들의 ‘노력’을 지켜보면서 변화를 유도하되, 말에 그친다면 의무조항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위해 다시 힘을 합쳐야 한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kmkim@seoul.co.kr
  • [문화마당] 책이 말한다, 이 부정의한 세상에/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책이 말한다, 이 부정의한 세상에/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2019년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또한 달리는 말에서 갈라진 벽의 틈새를 보듯, 2010년대도 훌쩍 지나갔다. 2009년 아이폰 출시와 함께 ‘스티브 잡스’가 열어젖힌 ‘제4차 산업혁명’의 봇물에 휩쓸려 그사이 삶의 전 영역이 ‘좋아요’와 ‘하트’ 놀이에 중독됐다. ‘생각을 빼앗긴 세계’에서 우리는 어느새 정보와 상호작용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됐다. 머리 한쪽이 늘 멍한 산만함에서 우리 정신을 지켜 주는 것은 역시 호흡 긴 서사인 책밖에 없다. 지난 10년 동안 책의 대지에 핀 꽃들은 자주 불(不)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먼저, ‘정의란 무엇인가’가 사유의 어둠 속에 찬란한 빛을 던졌다. 만연한 부정의에 경악한 독자들은 ‘분노하라’는 시대의 명령을 따랐다. 무엇에 분노했는가. 불공정이다.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라며 학자금 대출과 알바 인생에 절망하는데, 장학금 챙겨 가며 공부한 전직 법무부 장관의 딸이 보여 준 세상, 즉 특권을 통해 쌓은 스펙을 제 능력인 양 자부하는 ‘20 vs 80의 사회’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불평등이다. 부의 세습이 노골화돼 부익부빈익빈이 갈수록 심화되고, 성실한 노동을 통한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끊어진 ‘21세기 자본’의 사회는 문제의 실체가 불평등이라는 인식을 퍼뜨리는 중이다. ‘아버지의 나라 아들의 나라’, ‘불평등 세대’ 등은 저성장이 고착화된 한국사회 전반의 구조를 바로잡지 못하면, ‘세대 전쟁’의 홍역이 덮쳐 올 것임을 우려하게 한다. 착취된 노동이다. 일이 행복을 주지 못하는데 왜 일해야 하는가. 적당히 일하고 작은 행복이라도 확실히 챙기는 쪽이 낫지 않은가. ‘피로사회’는 성과에 집착하면서 죽음에까지 자기를 몰아붙이는 ‘자기 착취’를 폭로한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미생’인 세상인데, 자신을 고갈시키지 않는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다. 청년들은 ‘자존감 수업’을 받고 ‘미움받을 용기’를 행한다. 삶의 새로운 양식을 찾아 동네책방을 순례하고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는다’. 가부장제 가족주의다. ‘강남역 10번 출구’를 계기로 ‘페미니즘’이 일어섰다. 여성이 쉽게 살해되고 폭행당하며 차별받는 사회는 작동을 멈춰야 한다. 편견으로 점철된 세상을 살아가는 ‘82년생 김지영’이 더는 없어야 한다. 여성은 벌써 주체인데도,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한다’고 일깨운다. 그래서 여성들은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고 선언하고 ‘백래시’, ‘탈코르셋’ 등 해방의 언어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중이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등 ‘이상한 정상가족’이라 불리는 가족 형태가 꾸준히 시도되고 ‘딸에 대하여’, ‘대도시의 사랑법’ 등 퀴어의 일상화도 이제 어색하지 않다. 언어의 소외다. ‘보이지 않는 고통’ 속에서 스러져 가는 이들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 책의 입술은 목소리 없는 이들한테 열려야 한다. ‘소년이 온다’의 높은 문학적 성취도, ‘사당동 사람들’, ‘금요일엔 돌아오렴’, ‘고기로 태어나서’,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등 인간의 조건을 살피는 기록의 존엄성도 여기서 비롯된다. 정치는 난잡하고, 경제는 암울하고, 사회는 비참하다. 세상이 타락한 자들을 위한 숫자 놀이로 전락한 듯하다. 온통 이익(利)을 말할 뿐 아무도 의(義)를 묻지 않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질문하던 얼굴은 어용을 자부하고 ‘나는 왜 법을 공부하는가’를 성찰하던 마음은 위선이 됐다. 촛불과 함께 힘차게 타올랐던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는 또다시 무릎이 꺾이는 중이다. ‘닥치고 정치’에 기대를 걸었지만, 현실은 ‘닥쳐라, 정치’로 변해 가고 있다. 불타 버린 이 자리에서 책은 다시 출발한다. 새해에는 어떤 책이 시대의 죽비가 될지,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 워라밸 찾아가는 강동 직장맘

    서울 강동구가 운영하는 노동권익센터가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와 직장맘 노동자를 위한 권리 구제와 교육 등 노동권익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화제가 되면서 직장맘 노동자들의 경력단절과 일·가정 양립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 기관은 여성노동자 고용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 연구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김지희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장은 “임신·출산·육아 같은 직장맘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노동환경 개선과 일·생활 균형을 실현하는 과정을 함께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석 강동구 노동권익센터장은 “이번 협약으로 지역사회의 여성들, 특히 직장맘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서 상호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동구 노동권익센터는 서울시 자치구에서 유일한 직영조직으로 운영된다. 주민을 위한 일자리, 노동, 복지, 소상공인 지원, 감정노동자 고충상담 등 원스톱 노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상담을 원하는 경우 (02)3425-8710으로 연락하면 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블랙 퀸’ 시대 활짝…美 미인대회 모두 휩쓴 흑인 여성들

    ‘블랙 퀸’ 시대 활짝…美 미인대회 모두 휩쓴 흑인 여성들

    미국 미인대회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이 일어났다. 8일(현지시간) 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 조지비니 툰지(26)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미스 USA, 미스 틴 USA, 미스 아메리카에 이어 미스 유니버스까지 미국 주요 미인대회 왕관이 모두 흑인 여성에게 돌아갔다. 지난 5월 미스 USA에 등극한 첼시 크리스트(28)와 4월 미스 틴 USA에 선정된 칼리그 개리스(18), 지난해 9월 미스 아메리카에 뽑힌 니아 프랭클린(25) 모두 흑인이었다. 미스 유니버스까지 4개 대회가 같은 시즌 나란히 흑인 우승자를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77년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자넬 페니 컴미송이 미스 유니버스 사상 최초의 흑인 우승자가 된 이후로는 42년 만의 일이다.성폭력 예방 활동가인 툰지는 “허물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경계들이 계속 무너져내리고 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녀는 “나와 같은 피부색, 나와 같은 머리칼을 가진 여자는 결코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 세상에서 자랐다. 이런 흐름은 오늘로써 끝내야 할 때”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자신을 보며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툰지의 우승은 결코 개인의 승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앞선 3개 대회 우승자들과 함께 미국 미인대회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블랙 퀸’ 시대의 막을 열었기 때문이다.미국 미인대회에서 역사가 가장 긴 미스 아메리카는 1921년 창설 당시 ‘백인 여성만 참가할 수 있다’라는 규정에 따라 흑인 여성의 출전이 제한됐다. 1970년 출전 제한이 풀렸지만 첫 흑인 우승자가 나오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스 아메리카는 1983년에야 비로소 첫 흑인 우승자 바네사 윌리엄스를 배출했다. 1952년부터 치러진 미스 USA에서는 1990년에야 첫 흑인 우승자 캐롤 앤-마리 기스트가 나왔으며, 같은 해 시작된 미스 유니버스는 1977년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자넬 페니 컴미송이라는 여성을 최초의 흑인 우승자로 지명했다. 1983년부터 시작된 미스 틴 USA의 첫 흑인 우승자는 1991년 당선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자넬 비숍이었다.이처럼 오랜 기간 백인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국의 미인대회에서 흑인 여성의 비중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달라진 미의 기준과 흑인 여성의 위상을 들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흑인 여성의 잇따른 선전이 미국인들의 미적 기준이 인종차별과 고정관념으로 얼룩진 과거에서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일례로 올해 미스 틴 USA 우승자인 자넬 비숍은 자연스러운 곱슬머리를 생머리로 손질하지 않고 대회에 참가했지만,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았다.‘블랙 걸 매직’(#BlackGirlMagic) 운동 등 SNS를 중심으로 흑인 여성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블랙 걸 매직이라는 해시태그는 2013년 6월 카숀 톰슨이라는 흑인 여성이 의류 사업을 하면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흑인 여성의 곱슬곱슬한 머리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의미로 쓰던 태그는 점차 흑인 여성의 미적 아름다움과 힘, 업적을 바로 보자는 의미의 운동으로 전개됐다. 이런 움직임에는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도 힘을 싣고 있다. 오바마 여사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4개 미인대회를 휩쓴 흑인 여성들의 소식을 전하며 블랙 걸 매직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다.흑인 여성의 미인대회 진출과 함께 미인대회의 다양성 확보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미스유니버스조직위원회는 2012년부터 트랜스젠더 여성의 대회 참가를 허용했으며, 미스 아메리카는 지난해부터 수영복 심사를 폐지했다. 그러나 ‘미스 블랙 아메리카’ 출신 애슐리 엔카디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그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인대회 우승자 중 아시아 여성, 플러스 사이즈 여성은 없다”면서 “여전히 유럽인 중심의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꼬집었다. 오랫동안 미인대회를 연구해온 힐러리 레비 프리드먼 브라운대학교 초빙교수 역시 “대회의 다양성은 아직 많은 집단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다양성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그놈의 ‘집값 타령’… 탈북 청소년 학교 막아섰다

    그놈의 ‘집값 타령’… 탈북 청소년 학교 막아섰다

    탈북 학생들 사회 적응 배우는 여명학교 기존 건물 계약 만료로 은평 이전 추진일부 주민 “탈북 시설 오면 집값 떨어져”靑청원까지 올리며 반대… 이전 중단돼“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조금만 터를 내주면 같이 잘살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9일 만난 조명숙(49) 여명학교 교감의 말투는 시종일관 조심스러웠다. 인터뷰 중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 교감은 “그분들의 마음을 풀어 주면서 들어가고 싶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올해 개교 16년째인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의 이전 계획이 벽에 부딪혔다. 민간 건물을 빌려 쓰고 있는 여명학교는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새 부지의 일부 주민이 반대해 순조로워 보이던 이전 절차가 현재 중단됐다. 스무 살 안팎의 학생 89명이 여명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탈북 이후 남한에 입국한 청소년들과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출산한 자녀들이다. 절반가량이 한부모가정 자녀다. 조 교감은 “아이들이 낯선 곳에 오자마자 일반학교에 입학하면 적응하기 힘들어한다”면서 “남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려면 이곳에서 1~2년이라도 배우고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명학교를 포함한 탈북 청소년 대안교육시설은 전국에 총 9곳이 있다. 여명학교는 서울 중구 남산동의 한 민간 건물을 빌려 학교 부지로 쓰고 있다. 운동장도 없고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해 교육 공간으로서는 열악한 환경이다. 여명학교는 2021년 2월 건물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3년 전부터 이사를 준비했다.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소유한 은평구 뉴타운지구(은평뉴타운) 내 2145㎡ 규모의 진관동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명학교는 서울시와 협의해 SH공사로부터 직접 진관동 부지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은평구의 용지 용도 변경이 다음 절차였다. 그런데 여명학교의 이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주민이 반대에 나섰다. 은평뉴타운 주민들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는 “탈북자 시설 하나만 들어와도 집값이 떨어진다”, “안 그래도 여기 일반학교도 부족하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지난 3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명학교 신설·이전 추진을 막아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결국 은평구는 지난 6일 진관동 부지를 학교용지로 변경하는 안을 보류했다. 행정절차상 입안권을 가진 구청이 용지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하지 않으면 서울시의 심의를 받을 수 없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조금만 터를 내주시면…” 탈북 청소년 학교 오갈데 없어지나

    “조금만 터를 내주시면…” 탈북 청소년 학교 오갈데 없어지나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조금만 터를 내주면 같이 잘살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9일 만난 조명숙(49) 여명학교 교감의 말투는 시종일관 조심스러웠다. 인터뷰 중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조 교감은 “그분들의 마음을 풀어 주면서 들어가고 싶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올해 개교 16년째인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의 이전 계획이 벽에 부딪혔다. 민간 건물을 빌려 쓰고 있는 여명학교는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새 부지의 일부 주민이 반대해 순조로워 보이던 이전 절차가 현재 중단됐다. 스무 살 안팎의 학생 89명이 여명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탈북 이후 남한에 입국한 청소년들과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출산한 자녀들이다. 절반가량이 한부모가정 자녀다. 조 교감은 “아이들이 낯선 곳에 오자마자 일반학교에 입학하면 적응하기 힘들어한다”면서 “남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려면 이곳에서 1~2년이라도 배우고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명학교를 포함한 탈북 청소년 대안교육시설은 전국에 총 9곳이 있다. 여명학교는 서울 중구 남산동의 한 민간 건물을 빌려 학교 부지로 쓰고 있다. 운동장도 없고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해 교육 공간으로서는 열악한 환경이다. 여명학교는 2021년 2월 건물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3년 전부터 이사를 준비했다.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소유한 은평구 뉴타운지구(은평뉴타운) 내 2145㎡ 규모의 진관동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명학교는 서울시와 협의해 SH공사로부터 직접 진관동 부지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은평구의 용지 용도 변경이 다음 절차였다. 그런데 여명학교의 이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주민이 반대에 나섰다. 은평뉴타운 주민들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는 “탈북자 시설 하나만 들어와도 집값이 떨어진다”, “안 그래도 여기 일반학교도 부족하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지난 3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여명학교 신설·이전 추진을 막아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결국 은평구는 지난 6일 진관동 부지를 학교용지로 변경하는 안을 보류했다. 행정절차상 입안권을 가진 구청이 용지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하지 않으면 서울시의 심의를 받을 수 없다. 이에 조 교감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우리 탈북 청소년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서 은평뉴타운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조 교감은 “우리 아이들(학생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미스 유니버스 개념 소감 “소녀들이 자신의 얼굴에서 내 모습 발견하길”

    미스 유니버스 개념 소감 “소녀들이 자신의 얼굴에서 내 모습 발견하길”

    “모든 소녀들이 자신의 얼굴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길 바란다.” 미인 선발대회에서 들어보지 못한 색다른 수상 소감이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진행된 2019 미스 유니버스로 뽑힌 미스 남아공 조지비니 툰지(26)의 메시지라고 영국 BBC 라디오1 뉴스비트가 다음날 소개했다. 90여명의 각국 대표들 가운데 그녀와 미스 푸에르토리코 매디슨 앤더슨, 미스 멕시코 소피아 아라공이 마지막 3인의 후보로 선출돼 사회자로부터 기후변화, 시위, 소셜미디어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녀는 오늘을 사는 소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리더십이다. 나처럼 생기고 피부색이나 머리칼이 나같은 여성들이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는 세상에서 자라났다. 아주 오랫동안 소녀들과 여성들에게 부족했던 뭔가가 있는데 우리가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회가 여성들에게 붙인 라벨 때문”이라면서 “내 생각에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힘있는 존재이며 우리에게 모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소녀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이란 바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흑인으로서 왕관을 처음 쓴 것은 아니다. 2011년 레일라 로페스(앙골라)가 맨처음이었는데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축하를, 당신은 우리를 매우 자랑스럽게 했다”고 적었다. 조지비니는 “오늘밤 문 하나가 열렸고, 난 그걸 열고 걸어들어간 한 사람이 됐다는 점을 무한한 감사를 표할 길이 없다. 이 순간을 목격한 모든 소녀들이 자신의 꿈이 지닌 힘을 영원히 믿고 자신들의 얼굴에서 날 찾아주면 좋겠다. 난 자랑스럽게 내 이름 조지비니 툰지를 미스 유니버스 2019로 선언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남아공 출신이기도 한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트위터의 해시태그 #MissUniverse를 공유하며 “리더십은 오늘 소녀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우리 소녀들을 위한 리더십 아카데미 #OWLAG를 찾아준다면 환영하겠다”고 밝혔다. 미스 유니버스는 지난 8월 미스 남아공으로 뽑힌 조지비니에 대해 “자연미의 자랑스러운 변호인”이라고 표현한 뒤 그녀가 “다른 젠더(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에 맞서 싸우는 열정적인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젠더 고정관념에 따른 수사를 바꾸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동영상을 보면 그녀의 머리카락은 곱슬곱슬하기만 하다.대회 주최측은 상금 액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조지비니는 미국 뉴욕의 아파트에 일년 동안 공짜로 머무를 수 있고 10만 달러의 봉급을 받게 된다. 매체 인터뷰를 위해 세계를 여행하며 모델 일을 할 기회도 주어진다. 미스 유니버스를 비롯해 다른 미인 선발대회 모두 오늘날 사회에서 이런 대회가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 맞닥뜨린다. 한 트위터리언은 “여성을 다른 여성과 겨루게 하는 미인대회는 너무도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를 의식해 여러 미인대회는 수상자의 개인적 성취에 초점을 맞추거나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게 하는 식으로 비판을 피해갔다. 하지만 미스 유니버스는 아직도 TV 중계로는 내보내지 않지만 비키니 수영복 심사를 고집하고 있다. 이 대회와 쌍벽을 이루는 미스 월드 대회는 아이를 가진 엄마의 출전 기회를 봉쇄하고 있다. 지난해 미스 우크라이나로 뽑힌 모델 베로니카 디듀센코(24)는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로 왕관을 박탈당해 법적 소송에 들어갔다. 그녀는 뉴스비트 인터뷰를 통해 “대회를 오늘에 발맞추고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을 완벽하게 찾을 수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반영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우리 사회 만연한 탈북 여성 차별, 부끄럽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그제 “탈북 여성들의 상당수가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 임금 차별과 일상적인 성희롱,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부터 넉 달여 동안 직장에서 일하는 탈북 여성 100명을 설문 조사하고 35명은 심층 면담한 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탈북 여성들은 사투리 등으로 인해 구직 단계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어렵게 취업했더라도 임금격차 등 각종 차별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제 월평균 임금은 189만 9000원으로 일반 평균 임금 255만 8000원의 74.2% 수준에 그쳤다. 응답자의 37%는 직장에서 모멸감이나 성희롱, 괴롭힘 등을 경험했지만 대부분(41%)은 혼자서 참고 지낸다고 답했다. 현재 탈북 여성은 2만 3500여명으로 전체 탈북 이주민 3만 2700여명의 72%인 점을 감안하면, 탈북 이주민 대부분이 우리 사회의 차별적 대우를 경험했거나 차별 속에서 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탈북 여성의 고용률이 56.6%로 우리나라 여성의 51.3%보다 높은 것은 자녀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경제적 사정 때문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주민의 30.7%가 빚을 지고 있고 76%가 월세로 살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우울감과 절망감을 느낀 비율은 25.6%로 취업자가 실업자보다 높다고 하니 탈북 여성들이 겪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 동포보다 탈북인들이 더 차별받고, 탈북 여성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더 받는 게 현실이다. 경제력이나 피부색깔, 출신국가,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한다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더구나 탈북 여성은 자유를 찾아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한국을 찾아온 사람들 아닌가. 제도적인 차별이나 혐오뿐만 아니라 눈에 드러나지 않는 각종 차별의식을 없애는 데 우리 사회가 좀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결혼이주민으로 한국서 사는 다문화가족에게도 더 따듯한 사회가 될 것이다.
  • 실력파 걸그룹 홍수시대… 그 위엔 방탄 말고 아무도 없었다

    실력파 걸그룹 홍수시대… 그 위엔 방탄 말고 아무도 없었다

    ‘평론가, 시인, 기자의 아이돌을 톺아보는 눈’이라는 뜻을 가진 ‘평.시.기의 아이돌EYE’가 마지막회를 맞았다. 지난 4월, 승리·정준영 스캔들을 시작으로 4주에 한 번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인 인기 비결과 아이돌의 연애, 1세대 아이돌의 재결합, Mnet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명과 암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했다. 이번 회에선 시리즈와 한 해를 결산하는 의미로, ‘2019 평.시.기 아이돌 어워즈’를 개최했다. 신인, 아티스트, 노래, 앨범,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재발견 부문으로 나눠 심사위원 한 명당 부문별로 3팀씩 후보를 추천하고, 그들에게 1~9점까지 매겨 3인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겼다.(후보가 중복될 경우 1~8점까지 매기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케이팝 아이돌의 위상과 함께 한 해 동안 이뤄진 다양한 시도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 봤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완성된 신인 여기 ‘있지’ 서효인 시인 ‘있지’죠 뭐. ‘달라달라’에서부터 ‘ICY’까지 퍼포먼스도 흥행도 화제성도 압도적인 신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윤하 평론가 ‘달라달라’가 히트할 수 있었던 건, ‘달라달라’는 노래가 그룹 자체로 느껴질 만큼 팀의 힘과 곡의 힘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낸 덕분이에요. 노래와 함께 그룹이 가진 에너지도 대중들에게 쉽고 편하게 다가갔죠. 신인의 신선한 매력에, ‘완성형 신인’으로서 능력치도 있지가 월등했다고 생각합니다.스타보다 소년들의 작은 시… 패기 넘치는 암사자의 포효 이정수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좋아하게 된 방탄 노래였는데요. 지난번 ‘아이돌’ 같은 노래는 슈퍼스타의 무게감이 느껴져서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다 내려놓고 편하게 돌아온 느낌이에요. 그런 분위기와 맞물려서 가사도 인상적인데요. 정상의 자리에 아미들 덕분에 올라왔지만, 아직도 그냥 소년들이라는 거죠. 노래와 가사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요.김윤하 저는 ‘LION’ 이야기도 꼭 함께 하고 싶은데요. 올해 케이팝 신의 인상적인 순간 가운데 여성 아이돌의 각성과 재발견이 있었죠. 어디나 그렇겠지만 여성을 대상화하고 소모하기 가장 쉬운 연예 엔터테인먼트 업계 안에서 그들이 부딪히고 깨지는 부분들, 나아가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 여성들의 고민까지 ‘사자왕’이라는 테마 아래 노래와 퍼포먼스, 뮤직비디오로 일관성 있게 그려 낸 야망과 패기가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서효인 ‘LION’은 전소연이 본인의 천재성을 세상에 포효하는 듯했어요. 소름끼치게 좋았습니다.꽃이 되길 거부한 걸그룹… 8년차 징크스 깨고 컴백 김윤하 AOA를 보면 데뷔 8년차에 그룹의 생태계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사람들은 더이상 이들에게서 ‘단발머리’, ‘짧은 치마’를 부르던 시절만 떠올리지는 않게 됐죠. Mnet ‘퀸덤’이라는 좋은 계기를 통해 팀 재정비를 알리면서 섹시 콘셉트 이후에도 걸그룹에게 또 다른 길이 주어질 수 있다는 멋진 선례를 남긴 점이 고무적입니다. 이정수 기자 저는 ‘여자아이들’요. 멤버 전소연이 프로듀싱 능력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잘할 수 있다는 걸 ‘uh oh’라는 노래가 알려줬어요. 20대 초반 나이의 여성 아이돌로서 느끼는 걸 가사에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담아 낼 수 있다는 게 놀라웠고요. ‘붐뱁’(드럼 사운드를 강조한 힙합 장르)이라는 트렌디한 장르를 빠르게 소화하면서 자기 색깔로 잘 다듬어서 기존의 에스닉한 무드에서 한층 발전했어요. 서효인 그림이 이렇게 나온다면 저도 AOA입니다. 신보 ‘날 보러와요’는 높은 기대에 못 미친 측면이 있지만, 여성 아이돌로서 꽃이 되길 거부했던 ‘퀸덤’에서의 임팩트가 컸죠. 멤버 탈퇴 등 여러 스토리를 겪은 후에 이렇게 보란 듯 컴백한 것 자체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전세계 호령한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미국 도전에 성과 이정수 방탄소년단 외에 대안이 없어 보여요. 2년 연속 2019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을 했고, 특히 올해에는 본상격인 상을 포함, 3관왕이었죠. 빌보드에 이어 본상 수상으로 미국에서도 진가를 인정하고 있어요. 그래미 수상은 불발됐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아티스트이자 여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불변한다고 봐요. 서효인 나의 아티스트는 오마이걸이었으나, 세상의 아티스트는 방탄이었고요. 그 세상에 저도 속해 있습니다. 올해의 아티스트, 매우 동의합니다. 이정수 블랙핑크가 최근 미국 매거진 타임이 뽑은 ‘100 넥스트 2019’에 선정됐잖아요.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블랙핑크만 언급됐어요. 방탄은 지금 현재를 풍미하고 있고, 방탄을 제외하면 블랙핑크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넥스트 케이팝의 참고서… 공감대 형성한 뮤비 짜릿 이정수 전 무조건 ‘이달의 소녀’. 서효인 저 역시. 케이팝의 세계화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보여 주는 훌륭한 예시처럼 보여요. 책상 위로 올라선 중화권 소녀, 히잡을 쓴 채로 달리는 중동의 소녀처럼, 여러 세계의 소녀가 자유를 향해 몸을 움직이는…. 그야말로 나비의 전격적이고 진취적인 음악적 표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윤하 이달의 소녀의 ‘버터플라이’ 같은 경우는 올 초에 무척 인상적으로 봤던 뮤직비디오예요. 전 세계 소녀들의 이미지 컷 반, 그룹 퍼포먼스 반으로 비중을 나눠서 서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같은 꿈을 찾아가는 소녀들의 이야기를 능숙하게 담았죠. 팔다리나 골반을 활용하는 동작 구성도 기존의 흔한 걸그룹 안무와는 사뭇 달라서 새로운 스토리와 조화되니 더욱 짜릿하더라고요.나비처럼 변신하는 퍼포먼스… 추상을 현실화시킨 무대구현 이정수 뮤직비디오에 이어서 퍼포먼스를 얘기하면, 이달의 소녀가 ‘버터플라이’ 이전까지는 항상 퍼포먼스가 아쉬웠거든요. ‘버터플라이’를 하면서 변신한 느낌이에요. 김윤하 기자님 의견에 동의하면서 저는 ‘달라달라’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요. 있지라는 그룹의 정체성과 안무, 곡이 완벽하게 결합된 데서 오는 짜릿함이 있었어요. 후렴구 안무가 꽤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포인트 안무가 인기를 얻는다는 것 자체가 팀이 퍼포먼스를 잘 소화했다는 증거죠. 서효인 저는 청하가 나온 시점이 너무 연초여서 다들 잊은 게 아닌가 싶은데요(웃음). 올 1월 2일에 나왔는데, 그때 청하의 ‘벌써 12시’는 다들 따라할 만큼 인기가 좋았어요. 일단 한 명이고, 백댄서가 있다고 해도 한 명이서 무대를 채우는 게 점점 힘든데 안무 구성 자체가 훌륭하죠. 케이팝 안무가 가사 구현에 충실하잖아요. 추상적인 개념인 시간을 팔다리로 구현했다고요. ‘버터플라이’ 퍼포먼스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노래 자체에 대한 퍼포먼스 구현은 ‘이달의 소녀’가 더 잘한 거 같아요. ‘달라달라’는 리듬의 구현 같고요.다양한 장르의 정돈된 서사… 순도 높아진 케이팝의 정수 김윤하 저는 어쩌다 보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앨범을 두 개 꼽았네요. 우선 방탄소년단은 정상의 자리에서 역으로 힘을 뺀 무척 흥미롭고 영리한 앨범이었어요.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소우주’ 같은 제목만 봐도 접근 방식의 차이가 느껴지죠. 에드 시런이 참여해 팝 감각을 극단으로 끌어올린 ‘Make It Right’나 올드스쿨 힙합 냄새가 나는 ‘Dionysus’도 재미있었고요. 음반 전체가 순도 높게 완성된 ‘지금의 케이팝 앨범’이었어요. 반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꿈의 장: STAR’는 데뷔 앨범인데요. 신인이 데뷔앨범으로서 가져야 할 요건들을 완벽하게 가진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앨범을 듣는 것만으로 그룹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 명확히 드러나더라고요. 수록곡도 모두 완성도가 높은데 특히 ‘Blue Lemonade’나 ‘Our Summer’ 같은 샤이니의 전성기를 떠올릴 법한 산뜻한 보이팝들이 훌륭했습니다. 서효인 저는 오마이걸 얘기만 하겠습니다(웃음). 올해 발매된 첫 정규앨범 ‘The Fifth Season’에는 ‘다섯 번째 계절’ 같은 좋은 노래도 있고, 뒤에 ‘Vogue’나 ‘Checkmate’ 같은 곡들은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를 보여 주는 넘버들이에요. 변곡점이 아래에서 시작하는, 곡선이 아래에서 시작하는 걸그룹이 중간단계에 정규앨범을 냈다는 것은 흥미롭고 지켜볼 만한 지점이에요. 노래가 9개니까, 다소간 들쑥날쑥한 가운데에서도 변환점을 보여 준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탄은 완성도 측면이나 시도의 차원에서도 그렇고, 글로벌한 기준으로 다뤄야 하지 않을까요. 중량감이 다른 느낌이에요. 김윤하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다른 느낌이죠. 이정수 저는 CIX의 ‘Chapter 1. Hello, Stranger’를 언급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사랑한 앨범이에요. 소싯적 엑소 앨범과도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보이그룹들이 데뷔할 때 가볍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부터 3~4년차는 된 것 같은 완성도가 느껴져서 인상 깊었어요.■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이던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정치부로 떠나기 전 마지막 기록으로 평시기 어워즈를 남겼다.
  • 서른넷 산나 마린 총리 뽑히며 핀란드 연정 5개 정당 리더 모두 여성으로

    서른넷 산나 마린 총리 뽑히며 핀란드 연정 5개 정당 리더 모두 여성으로

    핀란드 연정에 참여하는 다섯 정당 당수가 모두 여성들로 채워졌다. 34세의 세계 최연소 여자 총리가 탄생하면서 생긴 변화다. 다섯 정당 지도자들의 나이는 30대 넷에 55세 한 명이 됐다. 안티 린네 총리가 최근 사임한 데 따라 지난 4월 총선을 통해 제1당의 지위를 16년 만에 되찾으면서 총리를 선임할 수 있는 권한까지 쥔 사회민주당(사민당)은 8일(이하 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투표를 거쳐 교통부 장관인 산나 마린(34) 의원을 총리 후보자로 선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마린은 안티 린트만(37) 사민당 교섭단체 대표와의 표결 대결을 32-29로 힘겹게 이겼다. 공식 취임 선서는 오는 10일 의회에서 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마린 신임 총리는 12~1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 무대에 얼굴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핀란드는 연말까지 EU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다. 영국 BBC는 마린이 총리 직에 올라 중도좌파 연정을 이끌게 되면서 다섯 정당 대표가 모두 여성들로 채워졌다고 보도했다. 핀란드 YLE 방송에 따르면 마린 신임 총리는 딸을 둔 엄마이면서 싱글맘 어머니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가족 가운데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했다.앞서 지난 6월 취임한 린네 총리는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파트너 정당이 신뢰 부족을 이유로 지지를 철회함에 따라 지난 3일 사임했다. 린네 총리는 지난달 2주 넘게 이어진 국영 우편 파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파업은 국영 항공사인 핀에어를 포함해 다른 산업 분야로도 확산했다. 사민당과 4개 파트너 정당은 마린의 새 정부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린은 “우리는 약속하고 공유한 정부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말해 이전 정부의 중요 정책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외신은 관측했다. 핀란드에서의 여성 총리는 그녀가 세 번째이며 물론 최연소다. 현지 일간 헬싱긴 사노맛 등은 마린이 세계를 통틀어서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신다 아던(39) 뉴질랜드 총리는 물론 알렉세이 곤차룩(35) 우크라이나 총리보다 더 젊다. 마린은 이날 나이와 관련한 질문에는 답을 피하며 “우리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내 나이와 젠더(gender·성)에 대해 결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내가 정치에 입문한 이유와 우리가 유권자의 신뢰를 얻었던 것들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에서 부의장을 맡은 마린은 2015년부터 의원으로 일했으며 이후 교통·커뮤니케이션 장관으로 재직해 왔다. 그는 스물일곱 살 때 탐페레 시의회를 이끌면서부터 핀란드 정계에서 급부상했다. 그녀에겐 당장 지난 사흘 연속 이어져 핀란드의 주요 산업 시설들을 모두 멈춰세운 파업을 종식시켜야 하는 난제를 떠안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5억 유로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린네 정부가 선언한 탄소 중립을 계속 정치적 강령으로 유지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소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U2 보노 만난 문 대통령 “한국 국민, 평화·통일 열망 강해져”

    U2 보노 만난 문 대통령 “한국 국민, 평화·통일 열망 강해져”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록밴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를 만나 “독일의 통일 이후 한국 국민도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열망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내한공연을 관람한 일을 언급하며 “아주 대단한 공연이었다고 한다. 한국 공연의 성공을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건넸다. 전날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내한공연을 한 U2는 그래미를 22회 수상한 유명 밴드로 다양한 정치·사회적 현안에 의견을 내고 있다. 리더이자 보컬인 보노는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 과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전날 공연에서 오프닝을 장식한 곡인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를 언급하며 “아일랜드의 상황을 노래한 것이지만, 한국인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며 “한국 전쟁이 발발한 날도 일요일이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훌륭한 공연뿐 아니라 공연 도중 메시지로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메시지도 내줬다”며 U2에 감사를 표했다. 전날 보노는 베를린 장벽 붕괴에 영감을 받아 만든 ‘원’을 엔딩곡으로 부르며 “평화로 향하는 길은 우리가 하나가 돼 노력할 때 찾을 수 있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문 대통령은 “특히 아직도 완전히 평등하다고 볼 수 없는 여성들을 위해 (공연 도중) ‘모두가 평등할 때까지 아무도 평등한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 준 것에 대해서도 공감하며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U2는 전날 최근 숨진 가수 설리와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 일제강점기 선구적으로 여성해방을 주창한 화가 나혜석 등의 얼굴을 스크린에 비추며 여성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문 대통령은 “U2가 음악 활동을 매개로 평화·인권·기아 및 질병 퇴출 등 사회 운동을 전개해 많은 성과를 낸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보노는 이에 손을 흔들어 화답한 뒤에 “대통령님께서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서 큰 노력을 기울이고 리더십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런 평화가 단지 몽상이 아닌 정말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끝까지 굳은 결의를 갖고 임하는 것을 알고 있다.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보노는 특히 “저는 아일랜드 출신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보노는 또 “대통령님께서 한국 경제, 한강의 기적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어 계속해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계신 것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런 번영이 더 포용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신경 쓰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개발원조에 있어서 대통령님께서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시고 계신 것에도 감사를 드린다. 또 베를린에서도 훌륭한 연설을 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우디 정부, 시나브로 사라지던 ‘식당 남녀 다른 출입문 의무화’ 없애

    사우디 정부, 시나브로 사라지던 ‘식당 남녀 다른 출입문 의무화’ 없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식당에 들어갈 때 성별에 따라 다른 출입문을 이용하게 했던 의무화 조항을 없앤다고 밝혔다. 사우디 지방자치부는 8일(현지시간) 식당들에선 더 이상 성에 따라 구분해 출입구를 만들 필요가 없으며 대신 업주가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면 된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9일 전했다. 지금까지는 식당이나 카페에 입장할 때 가족과 여성들은 한 출입구를, 남성들은 다른 출입구를 이용해야 했다. 극장에서도 남녀는 각자 다른 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해야 했다. 최근에는 이렇게 시대에 뒤떨어진 관습을 조용히 없애는 추세였는데 이번에 정부가 대놓고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공표한 것이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7년 국정을 장악한 이후 반체제 인사를 억압하는 조치를 강화하면서도 사회 전반의 낡은 관습을 폐기하는 흐름을 이어가는 연장 선이다. 지난해에는 여성 운전자의 운전을 허용했고 올해 초에는 동반 남성이 없이도 여성 혼자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국왕 칙령을 변경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단체 활동가들은 여성을 차별하는 법과 제도가 남아 있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또 이름난 여성 활동가들은 정부가 개혁을 진행하면서도 여전히 자신들의 손발을 묶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여성 등 억압되고 그늘 진 사회 부문을 개방하는 빈살만의 개혁은 해외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고 있지만 반동적이고 억압적인 퇴행을 경험하기도 한다. 지난해 언론인 자말 카쇼그지를 독살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우디를 줄곧 지지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 주요 지도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리야드 정부 인사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카쇼그지가 첩보원 팀의 ‘깡패 작전’에 살해됐다고 정부는 밝혔는데 많은 이들과 유엔 전문가들은 일종의 법원 밖 처형을 당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U2 43년만 내한공연에 설리 등장으로 울음바다

    U2 43년만 내한공연에 설리 등장으로 울음바다

    43년 만에 내한공연을 펼친 U2가 설리를 비롯한 한국 여성의 역사를 공연에 담아냈다. ‘히스토리(History)’가 ‘허스토리(Herstory)’로 바뀐 뒤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설리, 한국의 해녀, 화가 나혜석, 한국 최초의 민간 여성 비행사 박경원,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서지현 검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의 얼굴 등이 화면에 등장했다. 여성의 사회적 헌신과 설리를 통해 그 고통까지 담아낸 U2의 공연에 한국 팬들은 수십 년간의 기다림을 충족하는 감동을 맛보았다. 특히 뜻밖의 설리의 등장에 고척돔의 일부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리의 얼굴 밑에는 ‘1994-2019’로 그녀의 생애가 짧게 표시되어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울트라바이올렛’이란 곡과 함께 펼쳐진 한국 여성들의 영상은 마지막에 “우리 모두가 평등해질 때까지는 우리 중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는 한글 메시지와 함께 마무리됐다. 3년 연속 노벨평화상 후보로 선정되었던 U2의 리더 보노는 밴드의 보컬이자 반전운동가이며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한국 공연에서도 음악뿐 아니라 사회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서 고민하는 보노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났다. 한편 이처럼 한국 관객을 위해서 만들어져 한국 여성에게 헌정한 영상은 U2 측이 직접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연은 아일랜드 출신 U2가 결성 4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것이다.고척돔 공연에 참여한 관객들은 “여성의 위대함을 통찰해 낸 U2의 세심함과 사회참여적 정신에 전율이 일 정도로 감동했다”며 “남북 통일과 한반도 평화, 여성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 낸 공연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워라밸’을 장착한 두 발 자전거/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월요 정책마당]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워라밸’을 장착한 두 발 자전거/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도서 베스트셀러는 그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함께 주목받은 김정현의 ‘아버지’는 헌신적인 가장의 모습을 그렸고 2008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희생적인 엄마의 모습을 보여 줬다. 독자들은 이러한 작품들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 2017년부터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82년생 김지영’은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노동시장이 ‘남성 가장 중심’에서 ‘다양한 경제 주체의 참여’로 변화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 우리나라가 전쟁 후 황폐한 불모지에서 세계 9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외바퀴 자전거의 질주였다. 가장의 성실한 장시간 노동, 그리고 가정의 헌신적인 내조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의 구조변화와 맞물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는, 안정적인 두 바퀴 자전거가 이끄는 사회에 대한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주체의 노동시장 참여를 저해하는 것은 ‘일·생활의 불균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일·생활 균형은 40개국 중 37위에 불과하다. 자연스레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 여성들은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그간 일·생활의 균형을 위한 제도를 강화해 왔다. 먼저 임신·출산과 관련해 난임치료휴가를 만들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늘렸다. 출산전후·유산·사산휴가 급여는 높이고, 고용보험 미적용자에게도 출산급여를 지급했다. 또 육아를 지원하기 위해 육아휴직 급여를 인상하고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한 점도 큰 변화다. 이러한 제도 개선에 힘입어 육아휴직자는 2013년 6만 9616명에서 2018년 9만 919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는 같은 기간 약 8배 가까이 늘어났다. 육아휴직 경험자가 늘어나면서 일·생활 균형 제도에 따른 긍정적인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방문한 남녀고용평등우수기업 ㈜한독의 노동자들은 “육아휴직이 끝난 후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높아졌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0월 기준 여성고용률은 58.4%, 경제활동참가율은 60.2%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2019년 상반기 경력단절 여성은 지난해에 비해 14만 8000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육아’가 경력단절 사유 1위인 만큼 육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는 맞돌봄 문화 정착 및 육아 부담 경감을 위해 내년부터 부부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하고 한 부모 근로자의 육아휴직 급여를 상향하기로 했다. 복직 후 지급하던 육아휴직 급여와 사업주에 대한 대체인력지원금의 절반가량은 휴직 중 지급하는 등 현장 수요를 반영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문화의 정착이다. ‘장시간 노동 줄이기’, ‘유연근로시간제 적용’ 등을 선결 과제로 정하고 고용 문화를 바꾸는 데 힘쓰는 이유다. 이는 여성 일자리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 4월 골드만삭스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 수준으로 높아진다면 국내총생산이 14.4%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이렇듯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다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위해 더 멀리, 더 오래갈 수 있는 두 발 자전거가 필요하다.
  • 43년 만에 만난 U2… 한반도 평화를 노래하다

    43년 만에 만난 U2… 한반도 평화를 노래하다

    2만여명 3시간 동안 25곡 부르며 환호 “北에 메시지”… 마지막 곡 ‘원’ 감동 더해 김정숙 여사도 관람… 오늘 文대통령 접견 스크린에 서지현 검사·설리 등 헌정 영상도‘살아 있는 전설’ 아일랜드의 록 밴드 ‘U2’가 1976년 데뷔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내자 2만 8000여 한국팬들은 43년의 기다림을 함성으로 쏟아냈다. 흑백 화면이 컬러로 바뀌며 최고 히트곡 ‘위드 오어 위드아웃 유’(With or without You)가 나올때는 일제히 떼창이 시작됐다. 보컬 보노가 “긴 여정이었다. 드디어 서울에 닿았다”고 말하자 U2를 간절히 기다려 온 관객들은 환호했다. 8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U2의 첫 내한공연은 3시간 가까이 뜨거웠다. 25개 곡을 하나하나 따라 부른 관객들은 오랜 기다림에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첫 곡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부터 앨범 ‘조슈아 트리’(The Joshua Tree) 전곡을 지나 앙코르가 시작되자 마치 새 공연이 시작된 듯 분위기는 더 뜨거워졌다. 공연 5시간여 전부터 고척돔 주변은 팬들로 북적였다. 20대부터 머리가 희끗한 중장년층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다양했다. 필리핀인 애나(45)는 “20년간 U2의 팬이다. 공연을 보기 위해 친구 13명과 3일간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1987년작 ‘조슈아 트리’ 발매 30주년 기념 투어 ‘조슈아 트리 투어 2017’의 연장선이다. U2에 첫 그래미상을 안기며 세계적 명성을 가져다준 명반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총 66회 공연 동안 300만명 이상의 팬들이 함께해 왔다. 역대 내한공연 중 최대 규모의 음향·무대 장치를 자랑하듯 내내 화려한 영상이 무대를 뒷받침했다. 8K 해상도의 가로 61m, 세로 14m의 초대형 스크린에서는 소설가 나혜석,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서지현 검사, 가수 설리, 이수정 경기대 교수 등 한국 여성들을 비롯한 세계 각국 여성들의 얼굴이 펼쳐지며 “세계의 여성들이여 단결하라”는 문구가 나오기도 했다. 대미는 한반도에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가 장식했다. 보노는 “북에 평화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한 뒤 마지막 곡 ‘원’(One)을 시작했다. 스크린에는 태극기가 띄워졌다. 다른 투어에서도 여러 번 엔딩곡으로 불렸지만, 베를린 장벽 붕괴에서 영감을 받은 이 곡이 한국에 전하는 감동은 남달랐다. 눈물을 닦는 관객들도 있었다. 아들과 함께 공연을 본 조윤범(55)씨는 “세계 평화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활동한 U2가 분단된 한국에 전하는 특별한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이날 U2의 내한공연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를 접견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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