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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피해 할머니 작년 정부 지원금 생활·치료비보다 부수사업 지출이 많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 작년 정부 지원금 생활·치료비보다 부수사업 지출이 많아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할머니들을 위한 치료비와 생활비 등 직접 지원보다 기념사업 같은 부수적인 사업에 더 많은 돈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2019년 결산자료 및 2020년 예산자료에 따르면 여가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 및 기념사업’ 관련해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타 지원사업, 기념사업 등으로 39억 4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생활안정지원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28명에게 매월 지원금 140여만원과 간병비 136만원을 지원하고, 피해자 1명에게 4300만원을 특별지원금 명목으로 편성하는 등 총 9억 72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기타 지원사업 분야에서는 피해자 28명에게 매월 건강치료비 82만여원, 피해자 7명에게 호스피스·요양 지원비 660만원을 6개월간 지원하는 등 6억 5000여만원이 책정됐다. 기념사업과 관련해서는 e-역사관 운영 및 유지 관리에 8억원, 피해자 추모와 전시에 5억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에 12억 3000만원을 각각 배정했다. 이 밖에 학생·청소년 작품 공모전 1억원, 민간단체 공모사업 1억 5000만원, 피해자 생활실태 조사에 2000만원 등 총 21억 8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사업별 예산을 종합하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과 치료를 위해 책정된 돈은 16억 2100만원으로, 기념사업(21억 8000만원)보다 5억 5900만원이 적다. 실제 집행된 직접 지원액과 부수 사업비 격차는 더 벌어진다. 여가부는 지난해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과 기타 지원사업에 모두 13억 3100만원을 썼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위안부 피해자 사망 등으로 인한 실제 사용액은 당초 예산보다 2억 9000만원이 줄었다. 기념사업에는 예산보다 1300만원 감소한 21억 6700만원이 사용됐다. 여가부는 기념사업에 더 많은 예산이 쓰인 이유에 대해 “피해자 할머니들의 사망으로 실질적인 지원 규모가 더 적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세계여성이사협회, 기업이사 역량강화교육실시

    세계여성이사협회, 기업이사 역량강화교육실시

     세계여성이사협회가 기업이사 역량강화 교육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25일 오전 7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세미나는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여성이사 의무화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조치다. 세미나에 앞서 법 개정에 기여한 최운열, 민병두, 여상규 20대 국회의원에게 감사패를 수여한다.  지난 2월 공포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기업은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특정 성별로 구성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해당되는 기업은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최소한 1명 이상 둬야 한다.  교육 세미나에서는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와 이효정 삼정KPMG 이사가 코로나19 이후 경제 및 산업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대응 및 회복 탄력성 제고에 대해 강연한다. 본 행사는 여성가족부가 후원한다.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은 “개정된 자본시장법은 2022년 8월 5일부터 시행되지만, 올 들어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여성 이사 후보를 찾고 있다”며 “올 상반기 신규 선임된 여성이사의 수가 작년보다 2배 이상 많다”고 말했다. 세계여성이사협회는 앞으로 여성이사 후보를 적극 발굴하고, 여성이사 역량 강화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여가부 심의위에 윤미향 등 정의연 관계자 포함

    여가부 심의위에 윤미향 등 정의연 관계자 포함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정의연 이사들이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기념사업 심의위원회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황보승희 미래통합당 의원이 여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0~2020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 위원 현황, 명단, 심의위원회 개최 내역’ 자료에 따르면 정의연 이사진 3명이 포함됐다. 이 위원회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등록결정 관련 사항, 생활안정 대상자 지원사업 등을 심의한다. 자료에 따르면 윤 의원은 2009년 10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2년간 심의위원으로 활동했다. 2015년 10월부터 2020년 현재까지는 정의연 이사 2명이 심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여가부는 “심의위는 개별 보조사업자 선정이 아닌 사업의 전반적인 추진 방안을 심의하는 위원회”라며 “국고보조사업 수행기관 선정은 별도 위원회를 거치는데, 해당 사업과 이해관계가 있으면 위원에서 배제된다”고 밝혔다. 정의연 관계자들이 직접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보조사업자 선정위원회가 아닌 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것은 문제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가부는 1993년 제정된 일본군위안부피해자법에 따라 피해자를 보호, 지원하는 생활안정지원사업과 피해자의 명예 회복과 진상 규명을 위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생활안전지원금은 인당 월 147만원이고, 추가 지원되는 간병비는 인당 최대 연 1800만원이다. 또 2015년부터 피해자 고령화 등에 따라 치료비, 요양비 지원 등 ‘건강치료 및 맞춤형 지원금’을 지급한다. 정의연에 대한 여가부 지원금은 지난해 4억 3200만원, 올해 5억 1500만원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청소년 10명 중 1명 몸 사진 등 ‘성적 유인’ 경험

    청소년 10명 중 1명 몸 사진 등 ‘성적 유인’ 경험

    위기 청소년 절반 “조건 만남 해봤다” 국내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최근 3년간 온라인에서 신체를 찍은 동영상을 요구받는 등 원치 않는 성적 유인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매매나 가출 경험의 ‘위기 청소년’ 2명 중 1명은 돈을 받는 대가로 성관계를 맺는 ‘조건 만남’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15일 공개한 지난해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중고생 6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청소년의 11.1%는 성에 관한 대화 등 원치 않는 성적 유인을 당했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은 이 같은 피해를 보는 경로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28.1%)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위기 청소년 166명 중 47.6%(79명)가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조건 만남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에 다니는 중에 조건 만남을 경험했다는 위기 청소년은 이 질문에 응답한 사람(72명)의 52.8%에 달했다. 위기 청소년들은 조건 만남을 하는 가장 큰 이유로 ‘많은 돈을 빨리 벌 수 있어서’(26.9%)라고 답했다. 타인의 강요(16.7%), 갈 곳이 없어서(15.4%), 친구 권유(10.3%)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자료 불응’ 여가부, 윤미향·정의연 의혹 12일 만에 일부 자료제출

    ‘자료 불응’ 여가부, 윤미향·정의연 의혹 12일 만에 일부 자료제출

    통합당, 3일부터 정의연 사업보고서 등 요구여성가족부가 15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사장을 지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사업비 지원 자료 일부를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지 12일 만이다. 그동안 여가부는 정의연의 사업보고서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민감한 개인 정보 등이 담겨 있다며 자료 제출을 미뤄 왔다. 정의연의 부실 회계와 함께 윤 의원은 정의연에 들어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을 유용한 의혹 등으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여가부, 그간 “피해자 민감 정보 있다” 제출 불응 여가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장례비 내역서와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 (관련 자료) 등을 개인정보를 제외한 뒤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는 정의연 사업보고서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 명단 등을 제출할 것을 여가부에 지난 3일부터 요구했다. 그러나 여가부는 정의연 사업보고서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민감한 개인 정보가 기록돼 있고,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는 정의연처럼 보조사업 대상 단체를 선정하는 곳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통합당 측은 ‘법률적 근거 없이 정부가 국회의 자료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고 반발했다.여가부 “정의연 국고보조금 지급에 정대협·정의연 이사 참여 안해” 여가부는 애초 통합당 TF 측에서 요구한 자료 중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히면서도 정의연에 보조금 지급을 결정한 것은 심의위가 아닌 다른 위원회라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보도자료에서 “심의위원회는 생활안정 지원대상자로 등록 신청을 했을 때 해당 사항이 사실인지를 살피고 생활안정지원 대상자 지원 및 기념사업 등을 심의하는 기구”라면서 정의연에 국고 보조를 결정한 것은 ‘선정위원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연 등이 수행한 국고 보조사업의 선정위원회 위원 중에는 정대협·정의연·정의기억재단 이사는 참여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여가부는 통합당 TF 측으로부터 제출을 요구받은 정의연 사업보고서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특정될 우려가 있는 정보를 제외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면서 “피해자 보호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통합 곽상도 “마포 쉼터 소장의 죽음, 尹의 조의금 개인계좌 후원과 관계” 앞서 수차례 윤 의원과 정의연 의혹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던 곽상도 통합당 의원은 지난 11일 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미향 의원이 위안부 피해 이순덕 할머니의 조의금을 모금할 때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씨의 개인 계좌가 사용됐다는 트위터 글이 최근 인터넷에 돌아다닌다면서 “개인계좌 후원과 (손씨의) 사망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손씨 사망 사건의 수사책임자인 배용석 파주경찰서장이 2018년 총경으로 승진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 파견 근무했고, 2020년 1월 파주서장으로 부임했다”며 수사책임자 교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윤미향 의원실은 이날 윤 의원 페이스북에 의원실 이름으로 실은 호소문에서 “곽상도 의원은 고인의 죽음을 의문사, 타살 등으로 몰아가는 음모론을 제기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타살 혐의가 없다고 잠정 결론냈다”면서 “고인의 죽음과 관련, 최초 신고자가 의원실 비서관이라는 이유로 윤 의원에게 상상하기조차 힘든 의혹을 덮어씌운다”고 비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화해치유재단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화해치유재단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화해치유재단 아직 해체되지 않았나요?” 한 전직 대사는 최근 기자가 이 재단 이야기를 꺼내자 깜짝 놀라며 이렇게 반문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2월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따라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이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은 최근 한 변호사가 재단 운영의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에 ‘재단 잔여재산 처분 계획을 공개하라’고 요청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재단은 한일 위안부 합의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위안부 피해자 명예 회복과 상처 치유를 목적으로,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엔으로 설립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 ‘잘못된 합의’라고 선언하고 재단 해산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는 2018년 재단 해산을 공식 발표했지만 아직 법적으로 완전히 해체되지 않은 어정쩡한 상태다. 그동안 일부 위안부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재단을 즉각 해체하고 출연금을 반환할 것을 주장했다. 고 김복동 할머니는 “와르르와르르 재단이 무너져야 안심”이라고 했고, 윤미향 전 정대협 대표는 “재단의 존재가 피해자들에게 굴욕감을 주고 있다”며 정부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 47명 중 36명(각 1억원)과 사망자 199명의 유가족 68명(각 2000만원)이 재단에서 총 49여억원을 받아 갔다. 일본 정부의 돈을 단호하게 거절한 위안부 할머니들도 있지만 생존 위안부 할머니의 77%가 일본 정부의 치유금을 받은 것이다. 현재 56억원이 남아 있다. 재단은 지금 사무실도, 직원도 없지만 법적으로는 ‘청산법인’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청산인 한 명이 법적 청산 작업을 밟고 있는 중이다. 여가부는 청산 작업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잔여 업무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재단이 처리할 업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재단 해산 결정 직전 사망한 위안부 피해자 가족들이 추가로 요구한 치유금 처리 문제다. 잔여재산 56억원 처리 문제도 골칫거리다. 청산인 K변호사는 지난해 6월 업무를 시작해 올해 1월까지 8개월 동안 출연금에서 매달 500여만원을 받았다. 이후 할 일이 별로 없어 2월부터 무보수로 일한다고 한다. 재단이 처리해야 할 업무 두 가지 중 사망한 피해자 가족에게 추가 치유금을 지급하는 문제는 어느 정도 마무리되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14일 “결국 56억원 처리가 관건인데, 이는 여가부나 외교부 차원이 아니라 그 윗선에서 결정할 사안 아니냐”고 했다. 정부가 재단 해산 선언을 한 것과 실제 법적으로 청산되는 것은 외교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가 이혼 선언을 한 뒤 재산 문제를 놓고 다투는 것과 서류상 이혼 도장을 찍고 남남이 된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인 것처럼 말이다. 가뜩이나 한일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이 재단이 법적으로 완전 청산됐을 때 일본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일각에서 “정부가 한일 간 외교 문제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재단의 완전 청산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엔을 돌려주겠다고 해도 일본 정부는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받지 않겠다고 해도 정부가 재단 출연금을 일본에 돌려줄 의지가 있다면 ‘공탁계좌’에 예치하면 된다.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재단 청산 작업에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은 한일 관계를 더 파국으로 치닫게 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된 윤 전 대표와 정대협 후신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재단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가 ‘피해자 중심주의´ 기조를 흔들지 않으면서 한일 외교 마찰도 최소화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까. bori@seoul.co.kr
  • 남성 중심 문화·낮은 성인지 감수성 ‘제왕적 지자체장’은 또 나올 수 있다

    남성 중심 문화·낮은 성인지 감수성 ‘제왕적 지자체장’은 또 나올 수 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4월 부산시청에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했다. 오 전 시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눈물까지 흘렸지만, 누구도 그의 눈물에 공감하지 않았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치단체장이었기 때문이다. 권력형 성범죄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비서를 성폭행해 지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각계각층에서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또 여성폭력방지기본법도 제정됐다. 서울과 광주, 경기 등 지자체는 전담 기구를 설치해 예방·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성폭력·성희롱 예방과 대응을 책임지는 자치단체장의 권력형 성범죄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여성을 동료로 존중하는 양성평등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고 남성 중심적인 공직사회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 등 조직의 특성 때문으로 분석한다.●개인 일탈 아닌 공직사회 전체 문제 오 전 시장도 2018년 7월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권력 관계에 의한 성폭력, 성희롱 근절은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된 만큼 공직사회가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완전히 뿌리를 뽑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2018년 회식 자리에서 여성 노동자를 좌우에 앉힌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등 낮은 성인지 감수성을 드러냈다. 결국 성폭력 사건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오 전 시장은 올해 4월 초 업무시간에 시장 집무실에서 시청에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 등)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또 경찰은 지난해 10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제기된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 여성단체총연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 본질은 권력형 성범죄로 개인 일탈이 아닌 공직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여성을 동료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보는 한 이런 성폭력 위험은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시가 성평등 종합대책 마련에 실패한 결과”라며 “시는 사건의 본질을 가리는 2차 가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성인지 감수성 점검과 성차별적 조직 문화를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오 전 시장이 당선 이후 보여 준 모습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변화를 말하기에 무색할 정도였다. 오 전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성희롱·성폭력 전담팀의 경우 당선된 이후 태도를 바꿔 끝내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법원마저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행태를 보여 여성계의 반발은 더 거세졌다. 지난 2일 부산지법은 오 전 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부산지법은 “증거가 모두 확보되고 피의자가 범행 내용을 인정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제반 사항을 종합하면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여기에다 오 전 시장 측이 영장실질심사에서 “(범행은) 고의적이지도 계획적이지도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영장 기각 직후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판사가 이 사안에 대해 국민에게 던진 대답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은 비록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구속에 대한 걱정 없이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권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공직의 무거움을 알리는 이정표를 세울 기회를 법원은 놓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김규리 부산여성단체협의회장은 “권력형 성추행은 지독한 범죄인데 사안의 중대성이 제대로 다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여성계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중한 사과도 받은 적도 없고 너무 흐지부지 넘어가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집회를 통해 여러 차례 밝혔듯이 봐주기식 수사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청원이라든지 수사책임자 처벌 촉구, 대규모 규탄 집회 등 역량을 총동원한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부산경남미래연구원 관계자도 “공인이고 집권당 출신 정치인이라는 점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나 생각하는데 일반인과 비교해 상당한 특혜를 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뿌리 깊은 자치단체장 성범죄 이 같은 사회 분위기 탓에 권력형 성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2018년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이 대표적이다. 안 전 지사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 사건은 미투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안병호 전 전남 함평군수는 2010년 9월~2015년 9월 모텔과 차량에서 군청 직원 등 여성 5명을 11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재 2심 재판 중이다. 서장원 전 경기 포천시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시장직을 잃었다.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는 여성 직능단체장을 면담하면서 성추행을 한 혐의로 여성가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로부터 성희롱 판정과 함께 1000만원의 손해배상, 재발방지 대책 수립 권고를 받았다. 권력형 성범죄의 경우 권력자가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권력형 성범죄자의 유형을 ▲자신의 권력 영역을 곧 자신의 왕국으로 생각하는 ‘무소불위형’ ▲권력에 동조하고 추종하는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지능형’ ▲권력자의 모습을 보고 학습한 후 상대적 약자에게 범행하는 ‘모방·학습형’ 등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성범죄가 관료 조직 내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하려면 불관용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시민감시팀장은 “당연히 용납되는 것처럼 여겨 온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끊어 내지 않고는 진전은 없다”며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실질적인 양성평등과 성범죄 교육이 필요하고, 특히 선출직 단체장의 경우 더 철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문제를 제기하는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지를 통해 조직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신설… 성평등 체계 강화를 전문가들은 이처럼 권력형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이들이 절대적 인사권을 가지면서 제왕적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무원들이 충성 경쟁을 하느라 인사권자에게 쓴소리를 할 수 없는 구조도 성인지 감수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공직사회의 성인지 감수성 교육으로 조직 문화를 성평등하게 개선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작은 권력만 있어도 충성화 과정에서 문제 제기가 차단된 문화이다 보니 민주적 조직으로 전환하기가 어렵다”며 “내부의 민주화와 투명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오 전 시장 사건은 남성 정치인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라며 “정치권 내 공관 권위주의의 문화, 남성 중심 문화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신설해 성평등 추진 체계를 강화하고, 권력형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공직사회 내에서 남성 중심적 문화가 공고하고 부산시 자체에도 성평등하지 못한 문화가 전반적으로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직 문화를 성평등하게 개선하고,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최우선적으로 실시해 오랫동안 질서와 체계로 굳어진 권력관계 자체를 전면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취중생] “도장 찾았다”…그 뒤로 할머니 전재산이 빠져나갔다

    [취중생] “도장 찾았다”…그 뒤로 할머니 전재산이 빠져나갔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임을 내세우며 할머니들을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돌보는 전문요양시설이라 광고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공익제보한 직원들 일동) 경기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나눔의 집 시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법령상 노인주거복지시설입니다. 그동안 나눔의 집 시설과 이 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나눔의 집 법인)은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막대한 후원금을 모집했습니다. 나눔의 집 법인에 지난해 모인 후원금만 약 26억원입니다. 매달 2억원 정도의 후원금이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국민들이 할머니들을 위해 써 달라고 기부한 후원금이지만, 나눔의 집 법인과 시설이 후원금을 할머니들을 위해 쓰지 않은 사실이 직원들의 공익제보를 시작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출근 내역도 존재하지 않는 스님의 급여로 5300만원이 후원금에서 지급됐고, 자산취득비로 사용할 수 없는 후원금 6억원이 토지 취득비로 쓰였습니다. 시설의 후원금 관리는 부실했습니다. 후원자에게 후원금 수입 및 사용 내역을 통보하지 않았고, 후원금 수입·사용 결과서를 법인·시설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나눔의 집 시설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 올라온 연도별 후원금 사용 내역을 봐도 각 지출 항목별로 후원금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만큼 사용됐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나눔의 집 시설은 할머니들의 생신축하금, 추가 부식비, 명절위로비 등으로 사용돼야 할 보조금을 상하수도요금으로 지출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조금 전체 예산 약 3억원 중 0.3%의 비율에 불과한 할머니들의 위로금마저 할머니들에게 모두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법인 운영도 문제입니다. 후원금 모집 계좌 총 19개 중 6개가 개인 계좌였습니다. 나눔의 집 법인은 또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운영하면서 입장료 등의 수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무관청인 광주시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역사관 입장료·판매 수입만 약 7643만원입니다. 사회복지법인과 같은 비영리법인은 법인의 설립 목적에 반하지 않는 정도의 사업을 위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안에서 수익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수익사업을 통해 거둬들인 돈은 그 수익사업에 재투자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수익사업을 주무관청에 알리지 않으면 그 수익사업으로 거둬들인 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할머니들 기부약정서 위조 정황 이게 끝이 아닙니다. 지금부터는 나눔의 집 시설 운영진이 할머니들의 기부약정서를 위조한 정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경찰은 현재 이 기부약정서 위조 정황에 대해 내사(수사개시 전 단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7일 김대월 나눔의 집 역사관 학예실장은 전직 사무국장 책상 서랍에서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서류를 발견합니다. 전직 사무국장은 후원금을 횡령한 정황이 발견된 지난해 10월부터 시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김 실장이 발견한 문서는 고 김화선(2012년 6월 별세·86) 할머니와 고 배춘희(2014년 6월 별세·91) 할머니 이름으로 작성된 기부약정서였습니다. 시설에서 20년 가까이 할머니들을 간호한 원종선 간호사조차 그 문서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이 중 김 할머니의 약정서를 보겠습니다. 작성 날짜는 2011년 10월 1일로 적혀 있습니다. 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약 8개월 전입니다. 할머니의 자필 서명 없이 도장만 찍혀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화선은 2011년 10월 1일부로 가지고 있는 전재산(예금통장, 적금통장, 현금, 생활용품, 기타)을 나눔의 집에서 추진하는 김화선 인권센터 건립 기금과 추모관 건립 기금으로 전액 기부합니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생전에 나눔의 집 시설에 전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말을 하거나 그런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다는 것이 공익제보 직원들의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할머니 개인 통장에 있던 돈 약 6046만원이 ‘국제평화인권센터’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통장 계좌에 2012년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입금됐습니다. 이 통장은 전직 사무국장이 관리했습니다. 그리고 전직 사무국장은 세상을 떠난 할머니들의 개인 통장과 개인 도장을 시설 사무실 내 자신의 책상 서랍에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약정서가 발견된 바로 그 서랍입니다. 공익제보 직원들은 김 할머니 건강이 좋지 못해 이런 기부를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 할머니 건강상황 일지를 보면, 김 할머니는 전부터 고혈압, 당뇨, 천식, 관절염, 근육통 등의 여러 질환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 할머니는 2010년 치매 진단을 받습니다. 김 할머니의 2011년 6월과 9월 병원 일반진단서를 보면 병명 기입란에 ‘알츠하이머형의 노년성 치매’라고 적혀 있습니다. 약정서가 작성된 2011년 10월 1일 전의 일입니다. 당시 할머니는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렵고 인지기능이 저하된 상태였다고 합니다. “밤에 자고 일어나시면 ‘밤에 남자 둘이 창문 넘어 들어와서 내 옷을 다 훔쳐갔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반혼수상태일 때도 있으셨고. 그리고 기본적으로 식사를 잘 못 드셨어요. 입으로 식사를 못 하셔서 비위관(L-tube·코를 통해 식도를 거쳐 위 속으로 삽입하는 유연한 고무 또는 플라스틱 관)을 삽입해서 음식을 드셨고…. 돌아가시기 전에 약 1년 6개월 동안은 비위관을 사용하며 생활하셨어요. 침상에 누워서 지내셨고. 워낙 몸이 약하셨기 때문에 병원에 갈 일도 많았고, 중환자실이랑 응급실을 오가며 입원 치료를 많이 받으셨죠. 전반적으로 인지기능과 신체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셨어요.” (원종선 간호사)경찰 ‘약정서 위조’ 내사 진행 중 김 할머니는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던 2012년 6월 13일 오후 8시 25분쯤 별세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10시쯤 전직 사무국장이 당시 병원에서 할머니 장례 준비를 하고 있던 원 간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 도장 가지고 빨리 (나눔의 집 시설) 사무실로 와달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원 간호사는 연락을 받고 나눔의 집 시설로 향했습니다. 사무용 책상 서랍에 있는 막도장을 꺼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막도장은 여성가족부에서 할머니들에게 지원하는 간병비를 신청할 때 사용하는, 즉 할머니 개인 도장이 아니라 간병비 신청 서류에 사용하는 도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원 간호사가 나눔의 집 시설로 가는 중에 전직 사무국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 ‘할머니 도장 찾았으니까 다시 병원에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9일 뒤인 2012년 6월 22일 김 할머니 이름으로 ‘국제평화인권센터’ 통장에 5937만 8279원이 입금됩니다. 약 한 달 뒤인 2012년 7월 20일에는 김 할머니 이름으로 108만 7950원이 입금됩니다. 합하면 약 6046만원입니다. 공익제보 직원들은 김 할머니뿐만 아니라 배 할머니의 기부약정서도 위조됐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직원들은 “배 할머니의 약정서가 작성된 2014년 4월 10일은 할머니가 119를 불러 요양병원에 입원한 날”이라면서 “할머니가 기부약정서를 작성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약정서 위조 정황과 관련해 직원들이 따로 수사기관에 고발한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진상을 확인할 가치가 있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현재 이 사건 내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 간호사와 김대월 학예실장에게 할머니들 이름으로 작성된 기부약정서를 발견한 시점과 약정서 작성 시점 당시 할머니들의 건강 상태 등을 묻는 등 약정서 위조 정황과 관련한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경찰 내사 처리규칙에 따르면 경찰은 내사 과정에서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내사를 종결하고 수사를 개시해야 합니다.나눔의 집 법인 ‘책임 회피’ 비판 김 실장은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나눔의 집을 할머니와 국민 품으로 되돌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김 실장은 이 글을 통해 평소 나눔의 집 법인 이사진과 시설 운영진이 할머니들의 건강과 생활복지 증진, 복리후생 등에 관심이 없었고, 후원금을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하기보다는 수십억원의 토지를 구매하거나 법인 이사장 자서전 구입 비용 등으로 지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부터 국민신문고 민원 등을 통해 나눔의 집 법인·시설 운영상의 문제점을 알리자 나눔의 집 법인이 시설 직원 2명을 새로 채용해 나눔의 집 시설 회계를 관리한 전직 사무국장 사무실 책상을 가져갔다고 합니다. 김 실장은 또 “지난 3월 10일부터 직원들이 국무총리실, 여성가족부, 경기도, 경기 광주시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이에 대한 공무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서류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면서 “직원들은 구체적인 증거와 관련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은 그 자료들은 가져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드러난 문제점들은 나눔의 집 법인이 단순히 시설장 교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정관과 운영규정을 개정하기로 했지만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에 대해 법인 이사회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현재 법인 정관에 할머니들의 건강 유지와 복시 사업과 관련한 내용이 적혀 있지 않은 것도 법인 이사회 책임입니다. 그리고 시설로부터 사업 보고 및 세입·세출 보고를 받는 법인 이사회가 그동안 나눔의 집 시설에 할머니들의 신체·정신건강 유지를 위한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법인 이사회가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근 나눔의 집에 후원한 시민들이 나눔의 집 법인을 상대로 후원금을 반환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할 만큼 국민들이 느낀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라도 나눔의 집 시설이 정말로 할머니들을 위한 생활시설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심과 비판이 동시에 필요할 때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예방접종 받지 않은 아동” 의심되는 사례…안전 전수조사(종합)

    “예방접종 받지 않은 아동” 의심되는 사례…안전 전수조사(종합)

    정부, 사회관계장관회의 개최가정보육 하는 ‘만 3세’ 전수조사최근 아동학대 재점검…“엄중 대처” 정부가 최근 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양육 중인 만 3세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최근 신고된 아동학대 사건을 다시 점검해 재학대가 발견되면 엄중 대처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제7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유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천안의 9살 아이가 모진 아동학대 속에 끝내 죽음에 이르렀고, 창녕에서도 끔찍한 학대를 당한 9살 아이가 목숨을 걸고 4층 옥상에서 맨발 탈출하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 사회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부총리는 “이 충격적인 사건 앞에 국민모두가 깊이 분노하고 슬퍼하며 정부가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말 소중한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을 우리 사회 시스템 속에서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부는 막중하고도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천안과 창녕에서와 같은 충격적인 아동학대 사건이 우리 사회에서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은 즉각적으로 시행하고,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선 대책은 8월 말까지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재학대 발견 특별 수사 기간 운영 정부는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예방접종이나 영유아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아동, 장기결석하는 아동의 정보를 활용해 방임이 의심되는 사례를 선별하기로 했다. 또 가정에서 양육 중인 만 3세 아동과 취학 연령 아동의 소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수조사를 추진한다. 만 3세는 가정양육에서 어린이집·유치원 등 공적 양육체계로 전환하는 시기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합동 점검팀도 구성해 ‘재학대 발견 특별 수사 기간’을 운영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학대 신고된 아동의 안전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인 2∼5월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를 전수 모니터링 해 재학대가 적발되면 엄중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아동학대 발견되는 즉시 분리하는 ‘즉각 분리제도’ 도입”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는 아동학대가 발견되는 즉시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하는 ‘즉각 분리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학대 피해 아동 쉼터를 확대하고 전문가정 위탁제도를 법제화하는 등 아동 보호 인프라 구축을 위한 범부처 종합대책을 3분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교육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법무부, 경찰청 등 아동 보호와 직접 연관이 되는 모든 사회관계 부처는 긴밀하게 협업해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보호망 속에서 신체·정신적으로 보호받으면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나눔의 집, 호텔식 요양원 바꾸려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나눔의 집, 호텔식 요양원 바꾸려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최근 후원금 유용은 물론 인권 침해 논란까지 제기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 ‘나눔의 집’을 피해자 할머니들과 국민 품으로 돌려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78Qvhn)이 올라왔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은 1992년 조계종에서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이사진의 3분의 2가 조계종 승적을 가진 스님들이며, 운영진도 모두 불교계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인물들이다. 나눔의 집에는 현재 5명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생활하고 있다. 김대월 나눔의 집 역사관 학예실장 등 직원 7명은 내부 고발을 통해 ‘나눔의 집 운영진이 막대한 후원금을 할머니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현금과 부동산으로 적립해 노인요양사업에 사용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운영진을 경찰에 고발했다. 또 할머니들에게 필요한 병원 치료를 제때 하지 않고, 생필품 구입 등을 할머니들의 개인 비용으로 지출하게 하는 등 인권침해 사례도 폭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진정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조사를 벌였다. “나들이 건의하자 ‘할머니 버릇 나쁘게 만든다’ 핀잔” 김대월 학예실장이 올린 국민청원에 따르면 나눔의 집은 현금 자산만 72억원이 쌓여 있는데도 20년간 할머니를 돌보는 간호사가 단 1명이었다. 4명의 요양보호사에게 지출되는 비용도 후원금이 아닌 여성가족부에서 할머니들에게 지원하는 간병비로 채용하고 있다. 직원들이 할머니들의 외식과 나들이 운동치료를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으며 “나눔의 집이 무슨 돈이 있어서 그런 것을 하냐”라는 핀잔과 질책이 돌아왔다고 김대월 학예실장은 주장했다. 심지어 “오늘 할머니가 외출하면 내일은 안 나가고 싶겠냐? 할머니 버릇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는 등의 발언도 있었다는 게 청원자의 폭로였다. 할머니들을 제대로 돌보자는 직원들의 건의에 운영진이 직원 해고를 검토하고, 이사진은 해당 직원을 고소하겠다고 윽박질렀다고도 했다. 일부 이사는 후원금을 아껴 땅을 사라고 지시했다고 당당한 듯이 밝혔다고도 전했다. ‘할머니 이제 더 안 들어오니 호텔식 요양원 짓겠다’ 김대월 학예실장은 나눔의 집 이사진이 지난해 기준 약 20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받았지만 정관 어디에도 목적사업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을 위한 사업’이 명기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2020년 정관 변경을 통해 무료양로시설의 운영에서 ‘무료’를 삭제해 앞으로는 ‘호텔식 유료’ 양로시설로 운영하겠다며 정관 변경 신청을 해 놓은 상황이라고 폭로했다.또 이사진이 ▲할머니에게 쓰기로 한 돈을 절약해서 안 쓴 건 잘한 일이다 ▲위안부 할머니는 이제 더 들어올 사람이 없으니 후원금을 아껴 호텔식 요양원을 지어야 한다 ▲후원금을 정기예금으로 돌려 이자 수익을 늘려라 등의 인식을 여러 번 드러냈다고 밝혔다. 김대월 학예실장은 피해 할머니들이 살아 있을 때 호텔식 요양원을 지어 잘 모실 수 없는 건지, 왜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고 나면 할머니에게 쓰라고 받은 후원금으로 호텔식 요양원을 지으려고 하는지, 할머니들에게 돈을 쓰지 않은 것이 칭찬받을 일인지, 할머니에게 후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가 아닌 어째서 후원금을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외부의 시선이 어떨지 논의하는 건지 물었다. 또 공식석상인 이사회에서 상임이사가 이러한 의견을 내고 운영진에게 지시까지 했는데 그것이 ‘개인 의견’으로 치부될 수 있는지도 물었다. “할머니한테 안 쓴 후원금, 출근 않는 스님들에게 ‘펑펑’” 김대월 학예실장은 후원금으로 상근하지도 않는 스님의 급여가 1억원 넘게 지출되고, 출근 한번 한 적 없는 스님의 급여가 5300여만원 지출됐다고 주장했다. 또 이사장 스님의 개인부담 보험료와 자서전 구입 비용이 수년간 후원금에서 지출됐다고도 했다. 후원금으로 요양보호사나 간호사는 채용하지 않으면서 수십억원이 넘는 토지는 구매했다고 지적했다. 나눔의 집에서 벌어진 건축 상당수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심지어 할머니들은 월 10만원을 받는 대신 후원금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는 약정서에 지장을 찍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본인들이 원하는 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하면서 나눔의 집 법인이 주최하는 행사에는 꼬박꼬박 나가야 했다고 했다. 관계부처 공무원, 제보 수차례 무시…오히려 제보자 압박 김대월 학예실장은 이러한 행태의 책임이 나눔의 집 운영진과 이사진에게만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두해도 아닌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관련 부처가 손을 놓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정관 변경 역시 관련 부처의 승인을 받은 것이며 지난 3월 직원들이 국무총리실, 여성가족부, 경기도, 광주시 등에 민원을 냈지만 공무원들은 대체로 서류상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었다고 청원 게시자는 전했다. 직원들이 구체적인 증거와 서류를 제출했는데도 공무원들은 그 자료를 가져가지 않았다고도 했다. 심지어 조사를 나온 공무원은 후원금이 이렇게 많이 들어오는데 직원들 급여가 적어서 이런 제보를 하는 것 같다며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주라는 말까지 했다고 했다.오히려 민원을 제기한 직원의 신상을 캐묻고, 비위 사실을 감싸며 민원을 제기한 직원을 향해 “감사를 진행하겠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김대월 학예실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관계 부처에 ▲나눔의 집의 후원금 모집 및 사용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 ▲정관 변경에 대해 철저히 감독해 줄 것을 호소했다. 또 ▲관할 지자체인 광주시와 경기도, 수사기관이 제보 내용의 입증 책임을 제보자에게 모두 떠넘기고 있는 상황 ▲나눔의 집 이사회가 모든 책임을 운영진 2명에게 떠넘기고 있는 상황 ▲관련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면밀한 조사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Queen 창간 30주년 기념식 개최...‘대한민국을 이끄는 여성리더 30인’ 대상 시상

    Queen 창간 30주년 기념식 개최...‘대한민국을 이끄는 여성리더 30인’ 대상 시상

    여성지 Queen(전재성 대표)이 창간 30주년 기념식을 8일 오후 6시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했다. 1990년 창간된 Queen은 이날 기념식에서 ‘대한민국을 이끄는 여성 리더 30인’을 선정, 시상식을 진행했다. 정희선 한국여성과학총연합회 회장, 정호정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여에스더 대표,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 전현정 변호사, 동양화가 오명희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교수, 김문정 음악감독 등 ‘과학, 교육, 기업, 사회, 예술·체육’ 분야에서 정상에 선 여성 리더 30인을 시상했다. Queen에 따르면, 변도윤 전 여성가족부 장관을 심사위원장으로 한 7인의 ‘대한민국을 이끄는 여성 리더 30인’ 심사위원회는 지난 5월 18일 추천 후보자를 대상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대한민국 여성리더 30인을 선정했다. 이익선 방송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념식은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의 300석 좌석을 꽉 채우며 행사 내내 축하의 열기로 뜨거웠다. 이날 기념식에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참석해 Queen의 30주년을 축하하고 응원해 박수를 받았다. 여성계 원로로서 신낙균 민주 평통 여성 부의장,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김정숙 세계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이 무대에 올라 퀸 30주년을 격려했다. 이어진 영상축사에서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여왕의 품격’ 여성지 퀸이 앞으로도 여성들의 희로애락을 잘 담아주길 바란다. 대한민국 모든 여성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정동만 의원(미래통합당)은 축배의 잔을 들어 건배사로 퀸의 30년을 축하했다. 변도윤 심사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7인의 심사위원회를 통한 심사과정을 전하고 여성가족부와 중소벤처기업부의 후원으로 수상자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수상이 되었다고 격려했다. Queen 발행인 전재성 대표는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Queen은 ‘대한민국의 대표 여성리더 30인’ 수상자들과 함께 가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겠다”고 감회를 밝혔다. 내빈으로 김재형 대법원 대법관, 나경원 전 의원, 최대석 이화여자대학교 부총장, 황영기 한미협회 회장, 심재철 고려대학교 교수, 안병준 서울신문 사우회장, 이대영 중앙대학교 교수, 김덕진 변호사, 이재만 변호사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한편 기념식 3부에서는 도예가 신경균 작가의 양구백자 달항아리와 약토 발이 자선경매로 나와 10여 차례 경합 속에 낙찰되었으며, 경매 낙찰금액은 전액 기부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 동참한다. 마지막 피날레 무대는 창립 25주년의 이영주 패션쇼로 장식했다. ‘Dreams come true’를 주제로 한 이날 무대에서 디자이너 이영주는 코로나19로 암울한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음은 수상자 30인 명단이다. 김귀순 세무법인 부민 대표, 김문정 한세대학교 교수·음악감독, 김성옥 (사)글로벌미래환경협회 회장, 김재희 이화다이아몬드공업 대표이사, 김혜경 엔지켐생명과학 부회장, 김희정 하프시코드 연주자, 마은주 유엑스 디자인그룹 대표, 민은자 드림에듀 대표, 박재숙 라온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박지향 유앤젤보이스재단 이사장,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 손정은 MBC 아나운서, 양영은 KBS 기자, 여예스더 에스더포뮬러 대표이사, 오명희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학장·교수, 오숙영 오즈리서치 대표이사, 유은실 서울 아산병원 교수, 이명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이성주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이영미 세미성 대표이사, 이영주 이영주콜렉션 대표, 이주희 중앙대학교 교수, 임계화 장안요 갤러리 관장, 임인경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전현정 법무법인 KCL 변호사, 정호정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정희선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원장·교수, 조선영 학교법인 광운학원 이사장, 조수빈 방송인, 조향 한국융복합콘텐츠컴퍼니 대표이사 (가나다 순).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랜덤채팅앱 산업이 아이들 보호보다 중요한가/김수연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변호사

    [기고] 랜덤채팅앱 산업이 아이들 보호보다 중요한가/김수연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변호사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대중의 공분을 산 지 어느덧 수개월이 지났다. 수사기관은 해당 사건 가해자들을 검거·조사하고 국회는 서둘러 n번방 방지법을 발의해 통과시켰으며 각 행정 부처들은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었다. 지금도 디지털 성범죄인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범죄는 종종 발생한다. 소위 ‘랜덤채팅앱’이라 일컫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서다. 최근 랜덤채팅앱을 통해 ‘성폭행 상황극’을 위장해 성폭행을 교사하거나 랜덤채팅앱으로 만난 여성을 살해하는 등 엽기적이고 잔혹한 범죄가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랜덤채팅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를 알선하는 주된 통로로 이용되고 마약 거래, 금융사기 등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거론되면서 규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폐해를 막기 위한 법적·제도적 방안에 대한 논의는 진전이 없었다. 랜덤채팅앱을 통한 범죄는 증가하는 동시에 일반적인 수사 기법으로는 증거 수집과 가해자 특정이 어렵게 되면서 엄정한 법 집행과 단속은 불가능한 현실이 됐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접근이 용이한 랜덤채팅앱의 특성을 악용한 그루밍과 성착취는 n번방과 같은 경악할 사건을 만들어 낼 정도다. 일부에서는 채팅앱 자체는 ‘유해성’에 문제가 없으므로 그에 대한 규제는 과도한 제재라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업계는 안전한 채팅을 위한 기술적 조치에 부담을 느끼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체 환경의 변화와 기술 발달로 플랫폼 사업자의 서비스 유형과 특성이 이용자의 콘텐츠를 규정하는 시대가 됐다. 랜덤채팅앱의 익명성, 대화 내용의 휘발성, 신고를 막아 놓은 특성들이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 등 불건전한 이용 행태와 콘텐츠 생성을 유도한다면 당연히 유해하다고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 아이들만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대화서비스를 제공받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난달 여성가족부는 휴대전화 인증 등 최소한의 청소년 보호 장치도 구축하지 않은 랜덤채팅앱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 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랜덤채팅앱과 이를 유통하는 사업자의 자율적인 운영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동·청소년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는 점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은 결과적으로 관련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에도 랜덤채팅앱 또는 이와 유사한 플랫폼을 이용해 발생하는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책이 조속히 시행돼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가 근절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다시 울분 토한 할머니 “위안부 판 원수 갚겠다”

    다시 울분 토한 할머니 “위안부 판 원수 갚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향해 또다시 강도 높은 비난을 제기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6일 대구 중구 희움역사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에서 고인이 된 할머니 25명에게 술잔을 올린 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위안부를 팔아먹었다. 언니들, 내가 여태까지 이렇게 할 일 못 하고 이렇게 울고 있다. 나는 끝끝내 이 원수를 갚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수요일 데모(수요집회를 지칭) 이거는 없애야 한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도 없애고”라면서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저 하늘나라로 가야 먼저 간 우리 언니들한테 말을 할 수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다고 한쪽 눈을 실명한 김복동 할머니를 끌고 온 데를 다녔다”며 “언니들 내가 해결하겠다. 언니들 모든 사람, 세계의 사람들한테 복을 주고 행복을 주길 바란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흐느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 정의연에 이어 시민모임도 맹비난했다. 그는 “시민모임을 누가 만들었나. 최봉태(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 변호사가 만들었다. 이 사람이 시민모임을 26년이나 하면서 아무것도 도와준 것이 없다”고 했다. 안이정선 전 시민모임 대표를 겨냥해서도 “지난 6년 동안 대표를 유임하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하러) ‘미국에 같이 가자’고 해도 한 번도 따라가 주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행사는 참석자들이 격앙된 할머니를 달래며 마무리됐다. 이 할머니는 대구에 남은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로, 지난달 7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을 열고 당선인 신분이던 윤 의원과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 등을 거론하며 이들이 수요집회 후원금 등을 할머니들을 위해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매년 6월 6일 대구 경북 일본군 피해자 추모의 날로 정해 세상을 등진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공식 등록된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7명이며, 대구에는 이 할머니 1명만 생존해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화해치유재단 잔여재산 처분, 미적대는 여가부

    화해치유재단 잔여재산 처분, 미적대는 여가부

    여가부 “법 절차 지연… 고의 아냐”‘한일 위안부 합의’로 출범했던 화해치유재단이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파기 선언 이후 2년이 넘도록 여전히 법적 청산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송기호 변호사는 화해치유재단 잔여재산 처분 계획을 공개해 달라는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여성가족부가 “현재 화해치유재단 잔여재산 처분에 대한 승인이 되지 않았다”며 정보 부존재 통지를 했다고 밝혔다. 화해치유재단은 박근혜 정부가 2015년 12월 일본과 공동발표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약 120억원)을 재원으로 2016년 7월 출범했다. 생존 위안부 할머니 46명 중 36명과 사망 피해자 유가족이 보상을 신청해 이 재원으로 46억원을 지급하는 등 현재 56억원이 남아 있다. 송 변호사가 남은 56억원 등 잔여재산의 처분 계획에 대해 여가부에 공개 청구를 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11월 재단 해산 결정을 공식 발표했고 여가부는 2019년 1월 장관 직권으로 재단 허가를 취소했다. 이후 법적으로 재단이 해산 등기를 한 것은 2019년 7월이다. 하지만 그 뒤 재단은 현재까지도 ‘청산법인’인 상태로 완전히 법적으로 청산이 되지 못했다. 청산인이 잔여재산 처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 변호사는 “정부는 박근혜 정부 위안부 합의 진실을 규명하고 위안부 피해자 뜻에 따라 10억엔을 조속히 일본에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여가부 관계자는 “법적 절차에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 의도적으로 청산을 지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노인회 군산지회장 여직원에게 술 따르라고 강요

    대한노인회 전북 군산시지회장이 여직원을 성희롱하고 부적절하게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며 직원들이 진정서와 고발장을 제출했다. 대한노인회 군산지회 직원들은 3일 “A 지회장(이하 노인회장)이 성희롱과 각종 갑질을 일삼았다”며 여성가족부 등에는 진정서를, 경찰에는 고발장을 각각 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식을 할 때 특정 여직원들을 주위에 앉게 한 뒤 술 시중을 들게 하곤 했다”며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는 행동이었으나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번은 특정 여직원에게 지속해서 술을 따르게 해 ‘접대부가 아니다’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여직원들은 이를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판단하고 여성가족부와 군산 성폭력상담소 등에 최근 진정을 제출했다. 직원들은 또 “노인회장이 지난 4월 취임 직후에는 ‘지난 선거에서 상대방 후보를 돕지 않았느냐’며 간부들에게 사표를 내라고 강요했고, 업무 연관성이 전혀 없는 부서로 전격적인 인사 발령을 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2개월 동안 법인카드로 부인 명의의 식당에서 234만원어치를 결제하고 자녀가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노인회장은 타의 모범이 돼야 할 단체장인데 전혀 자격이 없다”며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런 행위가 배임 등에 해당한다고 보고 군산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관리·감독권을 가진 군산시는 “법인카드를 개인 목적으로 썼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상응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군산시는 전북도와 함께 군산지회에 연간 3억 3000여만원의 인건비와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A 노인회장은 “술을 따르라고 강요한 사실이 전혀 없고 법인카드도 공적인 용도로만 사용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만성화한 회계 부정을 개선하고 투명한 행정을 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온갖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학교 안 다녀도 청소년입니다”…권리지킴 가이드북 나와

    여성가족부는 3일 학교 밖 청소년이 학생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차별적 제도와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학교 밖 청소년 권리지킴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한다고 밝혔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소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청소년을 위해 이들의 권리를 안내하고 개선 사례를 담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이드 북에는 지난해 발표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강화대책의 하나로, 학교 밖 청소년이 겪은 다양한 차별사례와 개선방안이 담겨 있으며 국내외 모범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학교를 자퇴한 A군은 학생용 교통카드로 버스에 타려다 곤욕을 치렀다. 운전기사가 교복을 입고 있지 않은 A군에게 학생증을 요구했고, 학생증 대신 청소년증을 보여주자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며 화를 낸 것이다. A군은 성인요금을 내고 버스를 타야 했다. 학교 밖 청소년인 B군 역시 문학상 공모전에 도전하려 했지만 지원 자격인 초·중·고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류 접수부터 거부당했다. 여가부는 버스 탑승 사례처럼 청소년 우대제도 적용 대상을 재학생으로 한정하는 경우에 대해 현재 공공부문이 운영하는 사업에는 학생증뿐 아니라 청소년증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청소년 대상 공모전이나 대회도 학생 및 그에 해당하는 연령대 청소년은 모두 참가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가 고쳐졌다. 여가부는 앞으로도 정부가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청소년 권리와 관련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가이드북은 정부 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 배포되며 전용 온라인 홈페이지(www.kdream.or.kr)와 여가부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동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 국비지원 ‘SW테스터전문가과정’ 교육생 모집

    동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 국비지원 ‘SW테스터전문가과정’ 교육생 모집

    취업지원 전문기관 동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서울시동부여성발전센터 최선희 센터장)가 소프트웨어업계 수요를 분석해 취업처 협약 등을 통해 기획한 고부가가치직종 직업훈련과정의 일환인 ‘소프트웨어전문가과정’ 교육생을 오는 7월 31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본 과정은 최근 여성 유망 직종으로 대두되고 있는 소프트웨어테스터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가과정으로, 전액 여성가족부 국비지원교육이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이 연구한 ‘여성희망직종’에도 선정된 바 있다. 이번 과정은 오는 8월 17일부터 11월 19일까지 약 3개월 간 진행된다. 교육대상은 SW테스터전문가를 희망하고, 해당분야 취업의지가 확고한 미취업여성(고용보험 미가입자)이며, 소프트웨어 품질 테스트 수요가 있는 업계 경력자(금융/전산/개발/UI, UX디자인 편집 등)나 정보통신, IT관련분야를 전공한 여성을 우대한다. 등록비는 10만원으로 수료 및 창업 시 5만원씩 전액 환급된다. IT분야로 새롭게 전직을 희망하는 비전공자 여성도 도전할 수 있는 과정으로 직업전환을 희망하는 여성들을 우대하며, 교육 수료 후 소프트웨어테스트 전문회사나 ICT분야 중견기업 및 스타트업 회사에 근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동부여성새일센터는 테스트웍스와 협약을 통해 ‘SW테스팅 교육과 현장실습, 국제자격증 취득(2019년 수석, 차석 배출)’ 등 수료 이후 취업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여성친화적인 사회적기업 ㈜테스트웍스(윤석원대표)는 경력보유여성의 취업과 발달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의 SW테스팅 교육부터 고용까지 책임지고 있는 사회적기업으로, ‘2016 서울시 여성 일자리박람회’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한편, ‘SW테스터전문가과정’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특별시 동부여성발전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취중생] 정의연 사태 3주간 공지글 27개…의혹과 해명 돌아보니

    [취중생] 정의연 사태 3주간 공지글 27개…의혹과 해명 돌아보니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회계 부정, 기부금 횡령 등의 의혹에 휩싸인지 3주가 지났습니다. 정의연은 지난 8일부터 28일까지 20일 동안 정의연 공식 홈페이지에 부고, 연대 성명, 기자회견 공지 등을 포함한 총 27개의 자료를 올렸습니다. 하루에 1개 이상의 게시글을 올린 셈입니다. 정의연이 올린 27개의 자료를 중심으로 정의연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을 둘러싼 의혹과 해명을 되짚어보겠습니다. 게시글 절반이 의혹 해명 목적의 설명자료 정의연이 홈페이지에 올린 27개 게시글 가운데 절반은 설명자료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설명자료가 14개, 입장문이 4개, 언론 규탄은 2개입니다. 그 외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부고, 연대 성명, 기자회견 공지 등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만큼 정의연이 터져나오는 의혹에 대해 계속해서 해명하려 했던 모습이 보입니다. 정의연 사태는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의연이) 그동안 모은 성금이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쓰인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 수요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윤미향씨는 국회의원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정의연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 바로 다음날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과 이를 소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겠다는 공지사항을 올렸습니다. 정의연이 사태 촉발 이후 처음으로 올린 게시글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입니다. 정의연은 지난 8일 올린 입장문에서 이 할머니가 제기한 후원금 문제에 대해 간략하게 입장을 밝히고, 후원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받고 공시절차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이달 11일에는 예고한대로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 건물에서 정의연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이날부터 언론을 중심으로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이 쏟아졌습니다. 기부금 수혜 인원을 ‘999’, ‘9999’ 등으로 표기하거나 회계 공시에서 누락한 금액 등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사태 초기 정의연은 일부 언론이 기자회견에 대해 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회계 공시 누락에 대해 설명하기 바빴습니다. 지난 14일에 2016~2019년 결산 재무제표와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명세보고서 등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안성 쉼터 매각·국고보조금 공시 등에 해명 집중 15일부터는 정의연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마련한 쉼터와 여성가족부로부터 지원을 받은 국고보조금 사업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안성 쉼터 고가 매입·헐값 매각 논란과 윤 의원의 아버지가 안성 쉼터의 관리인으로 있으면서 월급을 받았단 사실, 여가부 국고보조금 회계 공시를 누락하고 국고보조금 사업을 피해 할머니를 위해 쓰지 않는 등 사용 용도 관련 논란 등이 불거져 나왔습니다.15일부터 28일 사이의 게시글을 살펴보면 안성 쉼터 관련 해명이 5번, 국고보조금 관련 해명이 5번 있었습니다.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 조의금 논란 등 다른 논란도 많았지만 논란 가운데에서도 안성 쉼터와 국고보조금에 해명을 집중하고 있단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정의연은 안성 쉼터 관리인으로 윤 의원의 아버지를 채용한 사실은 사과하면서도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 사업 금액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혹 해소에 나섰습니다. 그만큼 안성 쉼터와 국고보조금 사업은 언론에서 크게 다뤄졌고, 현재 정의연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서도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사안입니다. 지난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의연 사태에 대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과 동일한 성격의 사건”이라면서 정의연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의혹 규명은 검찰에게로 정의연 사태의 핵심 인물인 윤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없이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것을 마지막으로 11일 간 잠행 후 공식 석상에 등장한 윤 의원은 정의연이 그동안 계속해온 해명 내용을 반복했습니다. 30일 윤 의원은 당선자 신분에서 공식적으로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됩니다. 윤 의원이 정의연의 해명을 반복하면서 결국 의혹 규명은 검찰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정의연과 윤 의원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는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20~21일 이틀에 걸쳐 정의연 사무실과 정의연의 전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소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평화의 우리집(마포 쉼터)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검찰은 현재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부동산 거래 관련 자료와 계좌 입출금 내역 등을 보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은 서부지검에 자금추적 전문 수사관을 파견하기도 했습니다.정의연은 검찰이 21일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변호인들과 활동가들이 미처 대응할 수 없는 오전 시간에 길원옥 할머니께서 계시는 쉼터에 영장을 집행하러 온 검찰의 행위는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며 인권침해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검찰은 이제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된 윤 의원에 대한 조사 방법과 시기는 신중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정의연 사태와 관련해 검찰이 조사한 사람은 한 명뿐입니다. 검찰은 지난 26일과 28일에 정의연 회계 담당자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두 차례 모두 별도 조서를 쓰지 않는 면담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전해졌습니다. 정의연 사태가 시작된지 3주가 지나고, 그 사이 핵심 인물인 윤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됐습니다. 이제는 검찰의 시간입니다. 정의연과 윤 의원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검찰이 앞으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청소년이 만드는 청소년정책…2020 특별회의 활동 개시

    청소년이 직접 참여해 청소년을 위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정부에 제안하는 기구인 청소년특별회의가 올해 활동을 시작한다. 여성가족부는 ‘2020년 청소년 특별회의’가 29일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활동을 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청소년들은 건강, 디지털, 보호, 자립, 총 4가지 정책영역 중 자립을 최종 주제로 선택함에 따라 정부의 청소년 관련 정책 중 자립 부분에 대해 점검하고 제안할 예정이다. 또 청소년 참여활동 기본교육을 소개하는 온라인 콘텐츠도 제작할 계획이다. 청소년 특별회의는 2005년 출범한 후 모두 520개의 정책과제를 제안해 이 중 461개(88.7%)가 실제 정부 정책으로 추진됐다. 지난해에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청소년 무상급식 확대가 채택돼 올해 예산에 반영되는 등 실제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소년 특별회의 출범식에서는 청소년 육성·보호 유공자에 대한 훈·포장 수여식도 열린다. 오랫동안 청소년 정책의 기틀을 마련하고 발전에 기여한 최영희 사단법인 탁틴내일 이사장이 국민훈장 동백장을, 청소년 진로특화시설인 하자센터를 통해 청소년 자립역량을 강화해온 황윤옥 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장이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지난 20일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보기만 해도 징역형을 받도록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n번방’ 사건의 재발 방지책으로 하나의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n번방 그 이후’를 논하기 위해 지난 26일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한 걸음’이라는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정보보호학과 교수와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 유정미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딸 키우는 엄마로서 ‘n번방’ 사건을 보고 매우 놀랐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워 삽시간에 법을 바꾸고 인식을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최경진 교수 지금까지 아이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대상으로 인식은 하면서도 구체적인 액션은 매우 적었다. 해외에서는 아동 성착취물을 만들면 갱생이 안 될 정도로 강한 처벌을 내린다.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n번방’ 사건이 그런 계기가 됐다.윤정숙 실장 10년 전쯤 아동·청소년음란물 소지죄가 막 도입돼 법무부에서 추가적 조치, 문제점을 고민하며 맡긴 수탁과제를 담당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아동 음란물 자체가 위험하다기보다는, 아동 음란물을 많이 보는 사람들은 조두순처럼 접촉형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논리로 접근했다. 미국 법 사례를 들어보면 ‘아동에 대한 성착취’라는 형법 아래 세부 조항으로 ‘아동 음란물 소지·감상·배포’라는 구분이 있다. 디지털 성범죄를 ‘성착취’와 연결시켜야 이 법 조항이 강화된다. 개념적인 틀 자체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 -이번에 바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기존에 ‘음란물’이라 부르던 것을 ‘성착취물’로 바꿨고 형량도 상한선 대신 하한선을 설정했다. 이른바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생각은. 윤 실장 ‘n번방’ 사태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성범죄자들에 대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유형의 성범죄자들은 조두순, 김수철 같은 성범죄자보다 인터넷 접근 기회가 훨씬 많았다는 특징이 있다. ‘n번방’에 가담한 조주빈과 주변인들을 보면 10대, 20대가 많다. 이들이 성범죄를 행하는 공간이 인터넷으로 이동하면, 범죄자 입장에선 이 자체의 네트워크가 안전해야 한다. 인터넷 공간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인터넷 사업자, 사업자 관리 주체, 아동·청소년 보호법상의 규제가 얼마만큼 따라가고 있었는지 봐야 한다. 랜덤채팅 앱에서 성매매, 조건만남이 이뤄진다는 얘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나왔지만 정부는 이제야 규제하겠다고 얘기한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는 방증이다. 여러 가지 불법 행위, 규제 조치를 위해 정부와 관련된 인터넷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나오니까 관련 메신저 사업자들이 타격이 올까 봐 몸을 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김승주 교수 법보다 선행돼야 하는 건 국민 인식이다. 법을 만들기 전에 충분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 일반 국민들은 아동 성착취물, 불법 음란물, 성인물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런 법안이 나오면 ‘한국은 야동 볼 자유를 구속하는 나라’라는 반론이 나오는데, 이는 법 취지를 잘 모르는 얘기다. 나는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니만큼 텔레그램 이슈를 논하고 싶다. 지금 텔레그램이 엄청 욕을 먹고 있는데 한때는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망명을 떠날 만큼 칭찬받던 때가 있었다. 외국에서는 텔레그램을 보안 메신저라 하지 않고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Warrant-Proof Encryption)라고 말한다. 아동 성착취물 논의 못지않게 프라이버시와 공익 보호 사이에 절충안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 가야 한다. 언론이 계속 중심을 잡아 주면서 공론화해야 한다.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로서의 온라인 메신저에 대해 더 얘기해 보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최 교수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칼에 관한 비유를 많이 한다. 칼이 용도에 따라 요리 혹은 살인에 이용될 수도 있지만 칼 자체를 규제하지는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칼과 텔레그램은 다르다. 칼은 그 자체가 콘텐츠를 담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상의 텔레그램은 그 안에 내용과 의도를 담아서 유통된다. 오프라인에서 범죄가 이뤄졌을 때 영장을 집행할 수 없는 공간은 없다. 그런데 희한하게 온라인 공간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보호해야 할 프라이버시를 주장한다. 어떤 경우라도 범죄가 발생하면 영장 집행이 가능해야 한다.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는 콘텐츠가 같이 결합된 도구라는 논리로 바라보면 일정 규제를 가할 수 있다. 특히나 아동·청소년에 관한 이슈는 전 국민이 모두 보호해야 할 권리로, 다른 것보다도 우선하는 가치다. 윤 실장 사이버 범죄는 어느 한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닌 초국가적 범죄다. 초국가적 범죄가 잘 일어나는 나라를 보면 그 나라 사법 시스템이 약한 경우가 많다. 꾸준한 법 집행력을 높이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동남아시아에 마약 유통망이 지나치게 집중된 이유는 관련 규제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범죄 퇴치에 있어 페이스북·구글 같은 민간 기업, 인터폴 등과 공조해 수사력을 높여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마무리하자.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한 마지막 한 걸음’에는 무엇이 있다고 보나. 김 교수 여성가족부 회의에서 들은 이정옥 장관 얘기가 꽤 일리 있었다. 여가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이걸 지표화해서 각 부서 기관 평가 때 반영하는 걸 국무조정실에 건의했단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안 된다. ‘n번방’ 사건만 하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군까지 다 포괄해서 같이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다.유정미 과장 여가부에서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통해 기존 정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서 교육의 중요성이 얘기되고 있는데 젠더 폭력 기저에는 성 평등 문제가 있다. 이를 성인이 돼 습득하려면 크게 효과가 없고, 어린 시절부터 체화돼야 커서 일상이 된다. 새달부터 교육부 및 17개 교육청과 디지털성범죄특별교육을 전국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1000회 실시할 예정이다. 최 교수 법을 항상 숭고하고 고결하게 바라보는데 현실적이지 않은 시각이다. 법이야말로 고도의 정치적 산물이다. 완벽한 법 만들려고 미루지 말고, 약간은 부족해도 가는 방향이 맞으면 만드는 게 맞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아직까지도 피해자 중심 정책이 부족하다. 사후에 신속하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삭제를 지원하고 더 나아가 가해자에게 과징금, 과태료를 부과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유 과장 말씀하신 긴급지원서비스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 2018년 3월부터 디지털성폭력피해자지원센터가 생겨서 불법 촬영물 피해자가 오면 퍼져 있는 촬영물 삭제를 지원한다. 수사까지 갈 수 있는 채증도 해 주고, 피해자가 소송을 원하면 무료 법률 서비스도 지원한다. 사후 3년까지 지속적으로 사후 모니터링을 하는데 시행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많이들 모른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연락처는 02-735-8994이고 24시간 지원되는 여성긴급전화 1366도 있다. 윤 실장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이 21대 국회에서는 통과되리라고 본다. ‘n번방’ 사건에서 봤듯 디지털 성범죄는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지 않고도 그의 머릿속 구상만으로 피해자를 조종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외국의 그루밍 입법 사례를 보면 “사진 좀 보내 볼래?” 하는 식의 성적 의도를 가진 메시지를 송신할 때부터 무거운 처벌을 하는데 이를 참고해야 한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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