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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화대상 한국음식」 12종 선정

    ◎관광공사,인간문화재 황혜성씨 등 자문받아/신선로·3첩반상·한정식·전골정식 포함/해외주재공관 통해 각국에 요리법 등 홍보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국제화 대상 한국음식」 12종이 선정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8일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지난 4월 조선왕조 궁중음식 인간문화재 황혜성여사를 비롯,대학교수·식당경영인·외교관부인등 8명으로 발족한 「한국음식 국제화 자문위원회」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12종의 국제화 대상 한국음식을 선정했다. 자문위원 황혜성씨는 『국제화 대상 한국음식 선정은 외국인들의 한국음식 선호도에 중점을 두어 뽑았다.특히 반찬을 간소화해 외국인들의 식습관에 맞게 개인용 세트메뉴의 상차림으로 꾸몄다』며 이들 음식이 한국과 한국문화를 소개하는데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공사는 30일 국립극장내 한식당에서 스페인대사 부처와 서울 외국인학교장,자문위원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식회를 갖는다.또 선정된 음식 12종의 표준조리법을 바탕으로 보사부·외무부등 관련부처,한국음식업협회및 한국조리사협회등 관련업계,공사 해외지사및 해외주재공관등을 통해 한국음식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국제화대상 음식및 표준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①잡채정식=쇠고기 오이 당근 버섯을 재료로한 잡채와 밥,두부조림 두부회 또는 두부를 튀겨 간장에 졸인 두부장아찌중 1가지,배추김치 맑은국. ②냉면=냉면국수는 질기지 않아야 하며 동치미국과 편육,무 오이등 냉면김치,삶은 계란을 준비한다. ③죽상=흰죽 야채죽 인삼을 넣은 닭죽 옥수수죽중 1가지와 다시마 잣등 매듭자반,북어포 물김치. ④신선로정식=국수와 작은 만두,쇠고기 두부 흰살생선 버섯 미나리 무 당근 사태 호두 은행 실백 계란등을 넣은 신선로,배추김치. ⑤3첩반상=밥과 닭국물을 이용한 맑은국 갈비찜 김치 2종,더덕구이 적 조림 전중 2가지,나물 생채중 1가지등 반찬 3가지. ⑥한정식=A코스는 냉채 빈대떡 생선구이 불고기 맑은탕 기본찬 5종,김치 2종,과일 식혜이며 B는 육포등 마른안주,잣죽 냉채 구절판 수삼중 1가지,대하찜 전유어중1가지,신선로 불고기 기본찬 5종,김치 2종,궁중병과 과일 화채또는 차. ⑦만두·국수=쇠고기 두부 숙주 김치 계란을 넣은 만두국 또는 국수와 배추김치나 동치미중 1가지. ⑧생선구이정식=밥 무국 생선구이,도라지 시금치 버섯등 삼색나물,배추및 물김치. ⑨비빔밥=흰밥 참기름 쇠고기볶음,오이 고사리 도라지 콩등 나물,다시마튀김 계란지단 볶은 고추장을 사용하고 콩나물국 물김치가 오른다. ⑩불고기정식=밥 완자탕 갈비 또는 불고기,겨자채 무생채 상치절이지중 1가지,배추및 물김치. ⑪전골정식=밥과 쇠고기 무 당근 양파 버섯 숙주 미나리 계란을 재료로 김치가 함께한다. ⑫후식=잣가루 밤고물등 단자류의 떡,약과 밤초등 과자,식혜 오미자화채등 찬음료,인삼차,과일등이다.
  • 유통시장/외국업체 “대공세”/상의 「개방따른 진출동향」

    ◎미 유통업체 20여사 준비… 일·불·독도 눈독/가전·의류·화장품 대리점망 확충 등 활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유명 업체들이 앞다퉈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유통시장의 단계적 개방(89년1월,91년7월,93년7월의 3단계)에 따른 것이다.유통 가전 카메라 시계 의류 등에 이미 진출했거나,진출할 채비를 하고있는 중이며 특히 할인점 양판점 슈퍼마켓 백화점 등에 적극적이다. 대리점과 서비스점을 늘리고 있으며,오는 96년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지금의 합작형태에서 벗어나 단독 진출이 늘어날 전망이다.상의가 28일 발표한 「유통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업체의 진출동향 및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 내용을 간추린다. ▷유통◁ 미국의 할인점인 월마트와 K마트,양판점인 시어즈가 각각 삼성물산 미도파 및 (주)대우 등과 합작,진출할 예정인 것을 비롯,20여 업체들이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일본의 미쓰코시 다카시마야는 백화점을,다이에이 세이유 아이크 일본유통산업은 슈퍼마켓을,이토요카도와 이세탄은 대형 양판점을 세울 계획이다. 미국의 종합식품 도매업체인 웨테루는 할인점을,샘스클럽은 창고형 할인점을,프랑스의 프로모테는 슈퍼마켓을,프랑스의 라파에트는 패션전문점을 세울 계획이다.독일의 리히텐슈타인,러시아의 소니코도 산매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가전◁ 일본의 마쓰시타는 3차 개방 이후 서비스센터를 2개 증설,모두 12개로 늘렸다.소니도 서비스센터 확대에 나서,올해에만 14개를 증설한다.샤프는 국내의 한국샤프 유통망(1백10개)을 활용,시장참여를 검토 중이다.베스트전기는 국내 기업과의 제휴를 검토 중이며,라옥스도 이미 상표등록을 마쳤다.다카이마야 와코전기 조신전기 소고전기도 진출에 적극적이며,조티루시는 내년부터 코끼리밥솥을 판매할 계획으로 대리점을 모집 중이다. 미국의 블랙&대커는 청소기 다리미 등을 수입,판매하고 있으며,올 연말까지 대리점을 2백개로 늘릴 계획.네덜란드의 필립스는 3차 개방 이후 서비스센터를 2개 증설,모두 12개로 늘렸다.프랑스의 톰슨과 일렐트로럭스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진출할 예정이다. ▷카메라및시계◁ 일본의 요도바시는 카메라 분야에서 양판점 형태로 단독으로 진출할 계획.미놀타 올림푸스 니콘 펜탁스는 국내 업체와의 기술제휴나 부품공급 형태를 정리하고 단독으로 판매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시계의 경우 일본 제품의 수입을 억제하는 수입선 다변화 제도가 풀리면 일본 업체들의 진출로 덤핑공세가 예상된다. ▷의류◁ 미국의 갭이 제휴업체를 찾고 있으며,영국의 리복은 합작업체인 화승리복을 단독법인으로 전환해 진출할 계획이다. ▷악기및완구◁ 일본의 야마하는 시장조사를 마쳤으며,가와이는 오는 96년 진출할 전망이다.완구분야에서는 미국의 마텔과 토이저러스가,이스라엘의 오르다코리아가 진출할 예정이다. ▷화장품◁ 프랑스의 랑콤과 샤넬 피에르가르뎅 크리스찬디오르,미국의 레브론과 코티,일본의 시세이도 등 외국의 15개 업체가 이미 진출,백화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 미 화이트워터사건 주요인물 기소 모색/특별검사

    【로스앤젤레스 로이터 연합】 케네스 스타 미국특별검사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화이트워터 부동산투자 사건에 관련된 핵심인물에 대한 기소를 곧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가 24일 보도했다. 이들 인물의 기소준비는 지난 8일 실시된 미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한 이후 화이트워터 부동산 사건에 대한 관심을 다시 집중시킴으로써 클린턴 대통령에게 더욱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화이트워터 부동산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이같이 전하고 스타 특별검사가 현재까지 클린턴 대통령이나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여사에 대한 기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암시는 없지만 짐 가이 터커 아칸소주지사와 웹스터 허블 전법무부장관에 대해서는 기소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남정 박노수(이세기의 인물탐구:63)

    ◎세속과 거리먼 대쪽기상… 한국화의 대가/노송­여인의 머리결등 한국적 비감의 정서 관조/여백­색채 절묘한 조화… 관념­실경산수 넘나들어/내년 열번째 개인전 계획… 신품의 경지 기대 남정 박노수의 간원화실은 어느 듯 스산한 초동이다. 종로구 부암동에 자리잡고 있으나 인왕산자락에 파묻혀 마치 심산유곡인 듯 산새소리 바람소리만이 유랑한다.대문에서 작업실에 이르는 긴 길목은 가으내 진 낙엽이 산처럼 쌓여있고 화사의 화숙다운 청한한 적요가 사방에 깃들 뿐이다. 봄이면 진달래 철쭉이 지천을 이루고 여름은 울창한 수목,나목한천의 백색겨울등 간원에 머무르는 사계절의 변화는 눈에 닿는 풍경마다 살아있는 명화가 아닐수 없다.간원은 그의 옥인동집에서 보면 동북방에 위치한 동산이란 뜻이다. 남정은 아침 9시반에 집에서 나와 주로 이곳에서 그림을 그린다. 하루종일 별반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따로 시중을 드는 이도 없다.쉬고 싶으면 혼자서 마당에 나가 물을 뿌리거나 수석을 돌본다. 남정의 화실은 처음은 원효로에 있었고 70년대 후반에 비원앞 가든타워, 그후 사직동의 한 아파트로 옮겼다가 이곳에 정착했다. 널리 알려지다시피 그는 세속과 도무지 화통하는 법없이 그림에만 전념하는 화가다.대쪽같고 겨울강처럼 차가운 성격은 아무하고나 쉽게 만나지도 않을뿐더러 만나더라도 무슨 이야기든지 부담없이 나눌수 있는 친밀감을 주지도 않는다. 본인은 그런 소리가 나오면 수원시화중의 한구절을 들어 「가슴속이 탁 터지고 온화한 품격을 가진 이면 일자불식이라도 참 시인일것이요, 성미가 빽빽하고 속취가 분분한 자라면 비록 종일 글을 깨물거나 글씨를 씹고(교문작자) 쓸데없이 문장이 장황해도(연편누독) 시인이 될수없다」고 한것처럼 만약 소방하지 않다면 어찌 좋은 화가일수 있느냐고 반문한다.그러나 논리는 정연하고 음성은 따뜻할지라도 차고 냉정할 때가 오히려 그답다고 할 수 있다.그만큼 원칙을 중히 여기고 순리적인 흐름을 수용하는 주의다. ○목선이 긴 비마등 이채 옛선비의 의지가 몸에 밴 그의 기상은 지금도 내일모레면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라고는 짐작되지 않는다.그림의 격에 대한 식을줄 모르는 정열과 큰 그림을 그릴 때의 현완직)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아 보는 이로 하여금 범접 할 수 없는 위엄을 준다.그의 성격의 일면은 60년대 중반 일본 중국화풍을 모방한 국적불명의 그림들이 쏟아져나오자 이를 한심하게 여긴 나머지 한 신문에 기고한 글만으로도 알수 있다.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남의 나라에서 시도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며 이를 모방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은 「망국족자 상선자망기문화」,즉 「나라와 민족을 망치는 자는 언제나 먼저 스스로 그 문화를 망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이는 화단의 경각심을 촉구하여 지식있는 많은 층의 호응을 받았었다. 그림도 그렇다.누구라도 그의 그림을 보면 그것이 남정화인줄을 한눈에 알아본다.한국적인 노송과 강안의 야트막한 산들,청결하게 빗어넘긴 여인의 머릿결과 잔잔히 치켜올라간 눈매,소년의 외로운 등모습과 목선이 긴 비마는 한국적인 비감의 정서를 무위로 관조하고 있다. 돛단배의 돛과 선비의 취월창의,멀리 지나는 여인의 치맛자락을 바탕색인 군청 비취록과는 달리 호박색이나 산호색으로 점을 찍어 청색 비단보에 싸인 별빛같은 효과를 내는 것도 그만의 채색기교라 할수 있다. 그의 색조는 초기에는 물기가 마르기전에 발묵 채색하는 선염법을 쓰다가 피카소에 심취했던 젊은 시절을 되살려 검푸른 청남과 여명으로 영롱한 운기를 살려낸다.이른바 오채가 깃든 먹과 쪽빛 섞인 청화색은 광활한 하늘로 배분하고 준열한 한 획의 선은 산의 기개로 과시된다.이때 강을 사이에 둔 언덕은 부세의 영욕을 적멸한 피안이며 인물들의 표정에는 상락이 깃들여 정중동의 관념산수와 동중정의 실경산수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함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무한감을 수반하지 못하면 살아있는 그림이 될수 없다」는 생각에서 그는 화면에다 우주로 통하는 공간을 설정하고 먹과 선으로 공간을 공략하여 여백과 색채가 어울린 기운생동을 성취해낸 것이다. ○28세때 대통령상 받아 이런 측면으로 추적한다면 그림속의 주인공들은 그의 소년시절의 시심을 간직한 것처럼도 보인다.혹은 언덕에 기대어 앉거나혹은 범주에 몸을 실은채 먼 강산을 우러른 소년은 과연 무엇을 생각하며 그 시선은 어디에 두고 있는가. 그는 충남 연기의 한학자(부친 박상래)집안에서 태어났다. 비교적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외조모에게 천자문을 배우고 부친에게 붓글씨를 익히는 어린시절을 보냈다.청주상고에 다닐 때는 문학지망을 꿈꾸기도 했으나 부친은 그림 그리는 것을 말리진 않았다. 서울에 올라와 사직동에 있는 청전 화실에 드나들면서 초기엔 인물화를 그렸고 서울대 미대에 입학하자 「근원수필」로 유명한 김용준과 심산 노수현 월전 장우성을 사사, 일찍이 청전은 고귀한 품성을 지닌 이 미소년의 범상치 않은 재질을 보고 이미 「일총한 화가탄생」을 주변에 일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학재학 시절에는 그림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상명여고 동흥중 성동고등에 시간강사로 출강,당시 상명여고 교감으로 있던 문학평론가 곽종원씨가 전임을 맡기려하자 그림 그리는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강직한 청년기를 보냈다. 그 시기엔 학교 숙직실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서책들을 난독하면서 인생에 대한 무상에 빠져 술로 밤을 지새는 경우가 많았다.가슴속에 이유 모를 비감이 가시지 않아 그림의 소재도 유랑극단의 곡예사나 피리불며 정처없이 떠도는 소년의 방황에 그쳤다.그러다가 인생을 극도로 비관하는 염세주의와 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한 폐인이 되고 말리라는 자책끝에 새로운 정신세계를 열고 다시 화폭과 대좌했다. 28세때 제4회 국전에서 「선소운」이란 인물화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비로소 독자적인 채색과 여백의 미를 화면에 전개해 나갈수 있었다. 지금도 그는 골프나 바둑이나 술과 텔레비전에 이르기까지 그림에 방해가 되는 일은 일체를 삼간다.그의 취미는 일요일 등산하는 것과 난과 수석뿐이다.난은 섬세하고 유연한 동양화의 선을 감춘데다가 순수한 향기로 정신을 수려하게 정화시킨다는 차원에서 각별한 애정을 지니는 듯 하다. 그외 그의 일상생활은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다.국전 대통령상 수상기념으로 그에게 남정이란 아호를 지어준 소전 손재형 소설가 유주현과 교분을 나누었으나 그들은 고인이 된지 오래이고 지금은 서울대 시절의 스승인 월전과 시인 김춘수 정병욱등과 담소를 즐긴다.가족은 부인 장신애여사와 큰자녀들은 출가하고 두딸이 있다. ○“품격 높은 예술” 극찬 그의 결벽한 일면은 그의 개인전 팸플릿에 반드시 이경성의 서문만을 고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화단일각에서는 이를 섭섭하게 여기는 이들이 있지만 이경성과는 이대교수로 함께 재직하면서 그의 제작의 내부까지를 일일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평론가의 넘치거나 치우치지 않는 「남정화론」을 굳게 믿는 것 같다. 이경성은 남정의 작품을 「한마디로 격조의 예술」로 천명한다.「품격이 높고 예술적으로 성숙되어 정신과 기술을 아울러 갖췄을 뿐만 아니라 북화적인 큰 스타일과 남화적인 정신세계가 어울려 새로운 한국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색채를 화면에 부여함으로써 남정은 그곳에 반드시 존재돼야할 바위나 산이나 사람을 만들어낸다.이른바 모든 사물의 전화가 그의 날카로운 붓끝에서 창조되고 그렇게 창조된 사물은 영원한예술로서 존속된다.인위와 조작이 없는 「순도높은 인품이 담긴 작품」,그리고 세련되고 치밀하게 계산된 공간처리와 평면감각을 극도로 추구하여 회화의 본질을 회복시키고 있다.이렇게하여 그는 한국 현대회화사상 우뚝한 봉우리중의 하나로 서게 되었다. 내년은 그의 열번째 개인전이 잡혀있다.그러나 변화추구보다 신운이 깃든 절제의 필치로서 그는 진실하게 화면을 지휘하는 시기다.따라서 능란한 능품이나 기교적인 묘품,뛰어난 절품을 지나 화가 최고의 영예인 신품의 화경에서 명품절색을 경이로 펼칠 것에 틀림없다. ▷연보◁ ▲1927년 충남 연기출생 ▲1949년 국전 제1회부터 81년까지 30회출품 ▲1952년 서울대미대 회화과졸업 ▲1953년 국전 특선및 국무총리상 ▲1954년 대한미협전서 공보실장상 ▲1955년 국전 대통령상,대한미협전 국무총리상 ▲1956년부터 이대미대교수 ▲1957∼79년 국전초대작가,국립현대미술관초대전 심사위원·초대작가 선정위원,국전심사위원및 심사분과위원장,국전 운영위원 ▲1958년 첫 개인전 ▲1960년 묵림회 창립회원 ▲1962년부터 서울대미대 교수 ▲1964년 청토회 창립회원 ▲1964∼81년 「19 10년이후의 한국미술」「해방이후의 한국화」「오원 장승업연구」「신벽화 연구」등 논문발표 ▲1965년 도쿄 일동화랑 개인전 교토 토교화랑 개인전 ▲1973년 세종대왕기념관 기록화(역진개척도)제작 ▲1976년 스웨덴 스톡홀름 개인전(그라피오 테케트 화랑) ▲1977년 개인전(현대화랑),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 ▲1980년 개인전(현대화랑) ▲1981년 3·1문화상,서울시 문화상심사위원,유럽및 미국의 미술관 박물관 미술교육시설 시찰 ▲1982년 일본서「한·일·중 동양화3인전」(주일 한국문화원),한미수교 1백주년기념 사절단으로 도미 ▲1983년 대한민국 예술원회원 이후 해마다 예술원회원전 ▲1986년 이대대학원 교수 ▲1987년 예술원상,박노수미술전(백악미술관),하와이 동서문화협회 초청전시 ▲1989년 서울미술전 추진위원장 ▲1991년 예술원미술분과회장,이대정년퇴직,현대미술초대전추진위원 ▲1994년 5·16민족상 학예부문상,예술원 개원40주년 기념전 ▲ 대한민국 예술원정회원
  • 독립유공자 후손 박유철·양준자씨 부부(인터뷰)

    ◎“애국선열 유해봉환 적극 나서야”/고생하는 유공자가족에 죄송/서훈늘리고 보상금 올려주실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은 민족사의 영원한 거울입니다.그것이 흐려졌으면 다시 닦아 들여다 보면서 미래의 진로를 열어 나가야지요.그분들의 피나는 독립투쟁의 역정과 죽음으로 항거한 애국애족 정신을 생각하면 이렇게 살아서 선열들을 기리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상해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 선생의 장손 박유철씨(56·건설부 건설공무원 교육원장)와 항일언론인 우강 양기탁 선생의 손녀 양준자씨(50·안양 대신대 교회음악과 교수) 부부의 해방 50돌을 앞둔 감회는 남다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강남아파트 1동 101호.잘 가꿔진 상록화분이 인상적인 널찍한 응접실 북쪽 벽에는 백암 선생의 영정과 「국혼은 살아있다」는 휘호가 나란히 걸려있어 청사에 빛난 민족선각자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도 있듯이 생존 유공자나 후손들은 대부분 불우한 생활을해왔습니다.유족들중엔 배우지 못한 탓에 무직자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그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독립유공서훈자를 늘리고 보상금을 인상하는 등 예우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친(박시창 장군·전 광복회회장)이 오랫동안 군에 봉직했던 관계로 자신은 다행히 교육도 제대로 받고 비교적 유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오직 정신적 자부심 하나로 애옥살이를 견뎌내고 있는 다른 유공자 가족들을 보면 괜히 죄스런 생각마저 든다고 박씨는 말한다.현재 광복회 이사이기도 한 박씨의 집안은 친가,외가,처가 모두가 독립운동과 연결돼 있다.친할아버지 백암,처할아버지 우강선생 외에 외할아버지인 최중호 옹은 임정에서 김구선생과 생사고락을 같이 했으며 선친 또한 김홍일 장군과 함께 중국대륙과 러시아를 오가며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다. 두사람은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처음 만나게 됐지만 며느리감이 우강선생의 손녀란 말에 박씨의 부친이 더 열성적으로 결합을 추진했다고. 『독립을 위해 하나로 뭉쳐야한다는 것이 할아버님께서 돌아가실때 동지들에게 남긴 마지막 부탁이셨다고 합니다.선친께서는 늘 「평생 네 할아버지처럼 겸손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그러한 백암의 인품으로 인해 인맥과 분파로 얽혀있던 당시 상해 독립운동가 사회에서도 선생만은 적이 없었으며 이승만 대통령에 이어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에 추대될 수 있었을 것이란게 박씨의 설명이다. 지난해 8월 박은식선생을 비롯,중국 상해시 만국공묘에 안장돼 있던 애국선열 5위의 유해가 국내에 무사히 봉환,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었던 것을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무엇보다 가슴 뿌듯하게 생각한다는 박씨.하지만 아직도 많은 독립유공자들의 유해가 해외에 산재해 있는만큼 이들의 조속한 국내 봉환을 위해서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는다. 유해봉환문제는 부인 양준자 여사에게는 한층 간절한 소망이자 아픔으로 다가온다.올 봄 우강선생의 묘소가 중국 강소성 율양현 한 시골마을에서 후손들에 의해 확인됐지만 60년대 모택동이 대대적으로 전개한 농지개혁작업때 인근 물구덩이에 매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정부 국무령으로까지 추대된 할아버지는 당시 임정의 동상이몽에 회의를 느끼신 것 같습니다.그래서 말년엔 고당암이라는 한적한 시골암자에 칩거,중국인들을 상대로 참선과 기공을 가르치며 수도자같은 생활을 하셨다고 합니다』 어린시절 아버지(양효손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6·25때 납북)로부터 귓결에 전해들은 것이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의 전부지만 양준자 여사의 조부에 대한 정은 유별나다.『늦어도 해방 50돌을 맞는 내년까지는 할아버님의 유해를 반드시 모셔와 고국땅에서 편히 쉬시도록 하겠습니다』
  • 간판급 탤런트 차인표·이정재 입영일 확정

    ◎“TV드라마 제작 “비상”/MBC 「아들…」「까레이스키」 SBS 「사랑…」「모레시계」 “몸살”/대본 고쳐 밤샘 촬영… 주인공 긴급 교체/“드라마 흐름 고려 않고 무리한 캐스팅” 비난 일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 차인표와 이정재의 군입대로 MBC­TV와 SBS­TV 드라마 제작국에 비상이 걸렸다.두 방송사의 간판급 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 중인 이들의 입영연기 신청을 대전지방병무청이 반려함에 따라 차인표가 다음달 1일,이정재가 18일로 입영일이 확정됐기 때문.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바람에 27살에 뒤늦게 병역의무를 지게 된 차인표는 현재 MBC 수목드라마 「아들의 여자」와 창사특집극「까레이스키」에 출연중이다. 「아들의 여자」(이관희 연출,최성실 극본)에서 그가 맡은 역은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돈많은 과부 문정옥(여운계)의 둘째 아들 강민욱역.과묵하고 냉철한 검사인 그는 채원(채시라)과 사랑하게 되지만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혀 선배의 여동생인 수정(고소영)과 결혼한다.이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은 채원이 복수를 결심하고 그의 형 태욱(정보석)에게 접근,민여사 집안을 파멸로 이끌어간다. 제작진은 차인표의 공백을 자연스럽게 처리하기 위해 수정과 결혼한 민욱이 외국어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미국으로 연수를 떠나는 것으로 대본을 수정했다.또 극중 그가 등장하는 장면만을 빼내 며칠간 밤샘 촬영을 해야 했다.「아들의 여자」촬영은 18일 결혼식 장면과 공항 출국장면을 끝으로 일단은 마무리됐다. 「아들의 여자」 제작진은 『드라마 본래 기획이나 줄거리의 기둥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앞으로는 채원의 복수에 초점이 맞추어 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극의 중심인물인 차인표의 입대로 시청자들은 맥빠진 「아들의 여자」를 보게 됐다. 지난달 19일부터 방영된 「아들의 여자」는 약간의 미스터리를 가미한데다 차인표의 인기에 힘입어 평균시청률 35%선을 유지하는 호조를 보였으나 차인표의 입대로 인기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까레이스키」의 경우 알마아타와 모스크바 등지에서의 해외촬영으로 드라마의 60∼70% 제작이 완료된 상태인데다 극중 차인표는 후반부 7회에만 출연,타격은 훨씬 작은 편이다.「까레이스키」는 한차례 야외 촬영만 남겨놓고 있다. SBS는 이정재가 18개월간 방위병으로 복무하게 됨에 따라 그를 주인공으로 촬영에 들어간 최초의 수영드라마 「사랑은 블루」(장기홍 연출,최연지 극본)의 주인공 동하역을 영화배우 박상민으로 긴급 교체했다.내년 1월4일부터 방영될 「사랑은 블루」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히로시마아시안게임 현장에서 촬영을 시작했지만 이정재가 등장하는 부분을 박상민으로 교체해 다시 촬영해야 할 형편. 이정재는 이밖에 SBS의 창사특집극 「모래시계」(김종학 연출,송지나 극본)에서 여주인공 윤혜린(고현정)의 보디가드 백재희역을 맡고 있다.대본이 나오는대로 이정재가 나오는 부분을 미리 촬영해야 하지만 함께 출연하는 연기자들과 스케줄을 맞추기가 힘들어 제작진이 고생하고 있다. 드라마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이들의 인기도에만 의존,입영연기를 기대하면서 무리하게 캐스팅한 방송사측은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것이 방송가의 중론이다.
  • “김 대통령은 인권·민주주의 상징”/호 총리(김 대통령 순방여로)

    ◎“국가간 협력만큼 경쟁중요성 실감”/김 대통령 호주 방문 이틀째인 17일 상오 김영삼대통령은 수행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세계화 장기구상」을 밝힌데 이어 시드니 항만시찰과 주총리내외 주최 오찬,교민리셉션에 참석한 뒤 비행기로 캔버라로 이동,상·하 양원연설과 만찬에 참석하는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만찬◁ ○…김대통령은 이날 저녁 폴 키팅총리가 국회의사당에서 주최한 공식만찬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기업인 교민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설을 통해 두 나라가 6·25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이라고 강조. 김대통령은 6·25때 호주 장병 2만명이 참전,3백40명이 희생된 사실을 상기시키고 『양국 경제의 상호 보완성과 무한한 잠재력을 고려할 때 두 나라의 협력전망은 밝다』고 역설. 키팅총리는 만찬사를 통해 『호주의 3대 수출국인 한국이 2년안에 2대 수출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면서 김대통령을 APEC의 지도자,한국 민주주의 및 인권의 상징이라고 칭송. 호주측은 왕립사관학교 밴드를 동원해 중앙홀에서 두 나라 국가를 연주했으며 국회의사당 방송국이 만찬장면을 폐쇄회로로 중계하는 등 예우에 최선. ▷기자간담회◁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수행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1시간15분동안 아·태3국 순방과 APEC정상회의 성과,회의 비화등을 설명한 뒤 「세계화 장기구상」이라는 새로운 국정운영기조를 제시. 김대통령은 『아세안국가 순방과 APEC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국가간 협력과 경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했다』면서 『협력도 중요하지만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세계화에 대한 장기구상의 필요성도 절감했다』고 장기구상의 제시배경을 설명. ▷오찬 및 교민리셉션◁ ○…김대통령내외는 이에 앞서 시드니에서 존 페이히 뉴사우스웨일즈주 총리내외의 영접으로 주정부청사 31층 연회실에서 오찬. 페이히 주총리는 환영사에서 『한국과 호주는 쌍방교역과 투자및 개발의 기회가 많다』면서 『아·태지역내의 경제협력은 우리 모두의 장래를 위해 필수적이며 한국은 호주의 매우 중요한 동반자』라고 강조. 김대통령은 답사에서 먼저 『호주가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고 들었는데 오늘 새벽 조깅때 비가 내려 하늘이 나의 호주방문에 대한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 김대통령은 『조국의 높아진 위상과 세계화 장기구상 구체화작업에 맞춰 교민사회도 하나로 단합해 세계화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 ▷시드니항만시찰◁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기자간담회를 마친뒤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신실레어 뉴사우스웨일스주 총독의 안내로 1시간동안 「올림픽 스피리트」호를 타고 시드니항만을 시찰. ◎김 대통령 만찬연설 요지 한국과 호주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혈맹이었고 앞으로도 민주주의의 길을 함께 걸어가야 할 동반자라는 사실에 더 깊은 우정을 느낍니다. 한국은 지금 모처럼 이룩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안으로는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밖으로는 국제화 개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호주에게 세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며 다섯번째로 큰 교역상대국입니다.양국경제의 상호보완성과 무한한 잠재력을 고려할 때 두나라간의 협력전망은 아주 밝습니다. 두나라 사이의 우정은 미래를 향하여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키팅 총리가 APEC에서 수행하고 있는 지도적 역할에 경의를 표하며 함께 APEC를 다자간 협력의 본보기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호주는 닮은 점이 많습니다.동양과 서양,아시아와 유럽의 문화적 차이를 조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태평양의 남북단에 위치한 두나라 사이의 긴밀한 협력은 국가와 민족 사이의 이질성을 뛰어넘는 태평양공동체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2000년에 시드니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은 아시아·태평양시대,새로운 희망의 세기를 여는 장엄한 인류의 대축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한국과 호주의 영원한 우의와 무한한 발전을 위해,그리고 아·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양국 국민 모두가 함께 손잡고 앞으로 나갈 것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 “호랑이뼈 등 거래 금지”/한국 등 아주10국 유엔에 약속

    【포트 로더데일(미플로리다주) 로이터 연합】 한국·중국 등 아시아 10개국이 14일 호랑이를 멸종위기로 부터 구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 노력을 펼 것을 다짐했다. 이들 10개국은 이날 포트 로더데일에서 열린 제9차 유엔 국제멸종위기 동식물거래 협약(CITES)회의에서 호랑이 신체조직에 대한 국내거래의 자발적 금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공동제출했다. 이 결의안은 한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일본·말레이시아·네팔·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10개국이 공동제출했으며,CITES체결 1백24개국중 반대표가 거의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야생기금(WWF) 야생동식물 보존 조정관인 엘리자베스 켐프 여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결의안은 서명국들이 호랑이 신체조직에 대한 국내거래를 전면중단할 것에 동의함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 불 국립영화센터(유럽 문화산업현장:상)

    ◎「100년 전통」 불영화 명예회복 “앞장”/연 4천4백억원 투자,우수작품 집중 지원/「국립학교」 운영… 학생 1인당 투자비 연1억/매년 30∼40명의 전문인 배출… 한국인 입학생 1명 국제화·개방화 시대에 문화의 역할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과거 냉전시대엔 무력이,그 다음엔 경제적 힘이 국가간 경쟁의 주요 무기였지만 이제 문화가 무기화 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문화전쟁의 시대 21세기를 앞두고 선진국들은 문화의 무기화 작업을 이미 시작한지 오래다.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유 문화를 지닌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특히 문화의 무기화에 앞장선 나라들이다.두 나라의 문화산업현장과 적극적인 문화진흥정책을 현지취재로 3회에 걸쳐 싣는다. 프랑스는 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과 함깨 세계영화시장을 양분해 온 영화종주국이었다.비록 지난해 미국영화 「쥬라기공원」과 프랑스영화 「제르미날」의 흥행대결에서 「제르미날」이 참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프랑스 영화의 자존심은 여전히 살아있다. 『프랑스 영화는 프랑스의 예술과문화를 바탕으로 한 영상예술로 제작되는데 비해 미국 영화는 대규모 상업자금을 투자한 문화상품일 뿐이다.프랑스는 흥행여부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재능있는 영화인으로 하여금 영원히 남는 예술 작품을 만들도록 한다』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 사무총장 장 푸레씨의 말이다.그는 프랑스 영상 및 음향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폭력적이고 음란한 영화를 제작할 의도는 없으며 과거 1백년간의 영예를 미래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라도 프랑스적인 문예영화를 제작하는데 국가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1895년 세계최초로 활동사진을 촬영한 뤼미에르 형제를 배출한 나라.그 프랑스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 온 곳이 바로 국립영화센터다. CNC라는 약자로 불리는 국립영화센터는 영상산업진흥을 위해 지난 45년 문화부 직속으로 창설돼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다.CNC에서는 프랑스 영화 진흥을 위해 재정지원과 제작 배포 수출지원 등 영화 산업에 대한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연간 4천4백억원의 예산을 영화진흥에 투자하고 있는 CNC는 지난 60년앙드레 말로 문화부 장관 재직 당시부터 우수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사를 지원하는 ATR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ATR제도란 매년 6백편정도의 시나리오를 심사해서 이중 우수한 작품을 선정,돈이 없는 영화사나 신인 감독에게 제작비를 융자해주고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 지원을 받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CNC에서 손해를 볼 뿐 영화 작가들은 금전적 손해를 입지 않는다. 해마다 40∼50편의 작품이 이 돈으로 제작되며 지금까지 모두 1천2백25편의 영화가 이 돈을 받아 만들어졌다.따라서 해마다 프랑스 영화의 30% 이상이 실험성이 강한 신인 감독에 의해 제작된다. CNC는 우수한 영화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립영화학교도 설립,운영하고 있다.이 학교는 해마다 30∼40명의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을 모집해서 시나리오·연출·촬영·음향·장치·편집·제작등 7개 과정으로 40개월의 전문교육을 시켜 국가 자격증을 가진 전문영화인을 배출한다. 이 학교의 학생 한 사람에게 프랑스 정부가 투자하는 돈은 1년에 약 1억원.『프랑스정부는 한 사람의 전문 영화인을 양성하기 위해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만큼 투자하고 있다』고 이 학교의 교감이자 프랑스 외무부 장관 알랭 쥐페의 부인인 쥐페여사는 말했다. 세계적 권위를 지닌 이 학교는 외국인들에겐 1년에 3∼4명씩만 입학을 허용하는데 지난해 한국영화아카데미출신의 변혁씨가 최초의 한국인 학생으로 입학했다. 학생들에게는 한달에 50만원씩의 장학금이 지급된다.또한 문화부 장관 이름으로 발급되는 이 학교 학생증만 가지면 전국 4천4백여곳의 영화관에서 언제든지 무료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극까지 볼 수 있다. 지난해 프랑스 영화는 모두 1백1편이 국내에서 제작되고 70여편이 외국과 합작으로 제작되었다.영국이 28편,스페인과 독일이 30여편,이탈리아가 90여편밖에 제작하지 못한데 비해 프랑스가 1백70여편의 영화를 제작한 것은 유럽에서는 프랑스가 아직도 영화산업의 선진국임을 입증하고 있다.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수준 높은 예술영화를 제작하던 독일과 이탈리아 소련 등이 영화 명맥을 잃어가고 있으며 그 나라의 우수한 영화인들이 본국에서 절망하고 미국으로 이주해 가고 있다』고 설명한 장 푸레씨는 『프랑스가 유일하게 유럽의 전통을 지키는 것은 우수한 영화인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물론 프랑스도 미국 영화의 침투에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지난해 프랑스 영화관람인구 1억1천1백만명 가운데 프랑스 영화를 본 사람(4천40만명)보다 미국 영화를 본 사람(6천5백만명)이 훨씬 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자의 입장에서는 프랑스의 적극적인 영상산업 진흥정책은 부럽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방대한 영화시장을 지닌 미국보다는 프랑스가 한국과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영상산업 진흥정책은 우리에게도 참고가 될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CNC사무총장 장 푸레씨는 『영화는 아주 다루기 힘든 분야여서 국가가 정치적으로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며 『국가의 영화정책이 빈곤하면 한때는 영화 강국이었던 이탈리아가 영화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듯이 다른나라도 이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프랑스전국의 4천4백여곳 영화관에서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고 전하고 『파리나 런던 뉴욕 도쿄 서울 등에서 동시에 한 영화가 개봉되는 것보다는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 문화의 다양성을 위헤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칸 영화제에 출품된 한국영화를 두편 본 일이 있다는 장 푸레씨는 CNC 취재를 마치고 일어서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한국의 영상예술을 국제화하기 위해서는 서양의 기법을 답습하지 말고 한국 고유의 문화를 배경으로 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셋이 함께 만나자” 한·일에 제의/클린턴(김 대통령 순방여로)

    ◎한반도 새환경속 대남정책 조율/한·미·일 정상회담/외무·안보보좌관 등 배석… 1시간 요담/한·미회담/덕담나눈뒤 한­일무역·북­일관계 등 논의/한·일회담/강택민,“양국관계 성공적인 발전” 평가/한·중회담 김영삼 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4일 저녁 미국및 일본 정상들과 예정에 없던 긴급 3국정상회담을 가졌다.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상·하오에 걸쳐 클린턴 미국대통령,무라야마 일본총리,강택민 중국국가주석,크레티앵 캐나다총리등 4개국 정상들과 잇따라 개별회담을 갖는등 이번 순방기간중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3국정상회담◁ ○…14일 저녁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 주최 18개국 정상 만찬이 끝난 뒤 김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무라야마 일본총리는 만찬장 아래층의 서미트 룸으로 자리를 옮겨 긴급정상회담을 갖고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회담후의 3국 공조방안을 조율. 이날 상오 김대통령이 강택민 중국주석과 개별정상회담을 가진 장소인 이 방에는 3개국 정상회동을 제의한 클린턴 대통령이 맨 먼저 하오9시42분쯤 들어서고 바로 뒤따라 김대통령,무라야마총리가 차례로 입장,세 정상은 서로 악수를 하고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한 뒤 좌정. 3국정상은 자리에 앉아서도 아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한동안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했으며 잠시후 의전관계자들이 보도진의 퇴장을 요구. 3국정상은 10여분동안 대화를 나눈 뒤 국별로 「공동발표문」을 발표시킴으로써 사실상 3국 실무진 사이에 마련된 발표문내용을 추인한 모임이 된 셈. 이 자리에 있던 우리 정부 관계자는 3국정상회담의 의의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핵문제 합의후 조성된 한반도의 새로운 환경과 미국및 일본의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움직임을 앞두고 3국의 공조를 정상들이 확인한 자리』라고 설명. ▷한·미정상회담◁ ○…김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날 하오2시58분부터 1시간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렸다. 김대통령은 대사관저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클린턴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한 뒤 관저 뒤편에 있는 정원에서 카메라기자들을 위해나란히 포즈를 취하며 재회의 기쁨을 교환.김대통령은 『악수라도 한번 해볼까요』라며 클린턴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기도.사진촬영에 응한 뒤 두 정상은 정원쪽 옆문을 통해 회담장으로 입장.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상오 강택민 중국국가주석,무라야마 일본총리와 회담했고 이어 폴 키팅 호주총리와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으며 김대통령과의 회담이 네번째이자 개별회담으로는 마지막. 이날 정상회담에는 한국쪽에서 한승주 외무부장관·한이헌 경제수석·정종욱 외교안보수석·주돈식 공보수석과 이장춘 외무부 외교정책기획실장·장재룡 미주국장이 배석했고 미국쪽에서는 크리스토퍼 국무장관·레이크 안보보좌관·루빈 경제정책보좌관·로드 동아태차관보와 레이니 주한대사 등이 배석. ▷한·일 정상회담◁ ○…김대통령은 이날 아침 숙소인 만다린호텔에서 무라야마 일본총리와 조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4개국 정상과의 연쇄 정상회담에 착수. 김대통령은 이 호텔 2061호실에 마련된 한일정상회담 장소에 상오 7시30분 정각에 도착,2분뒤 도착한무라야마총리를 입구에서 맞아 악수를 나누며 『일본과 한국은 날씨가 비슷한데 여기 기온이 유난히 높아 고생하시겠다』고 인사. 김대통령은 『오늘 아침 조깅하는데 서울보다 20도 이상 높고 습도도 높은 것 같더라』고 말했고 무라야마 총리는 『매일 조깅하시느냐.지난 7월 뵐 때보다 더 젊어지신 것 같다』고 덕담. 김대통령은 이어 사진기자들이 정상회담 장면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하자 『사진기자들은 독재자』라고 농을 던졌고 무라야마총리도 환하게 웃음. 김대통령이 취임 후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는 이번이 4번째이며 무라야마총리와는 지난 7월 취임직후 그의 방한으로 첫 상면한 뒤 두번째. 김대통령과 무라야마총리는 북한핵문제및 일본과 북한과의 관계개선문제,한일무역역조 문제와 사할린거주 한인1세의 영주귀국문제들을 주제로 1시간동안 조찬을 하면서 환담. ▷한·중 정상회담◁ ○…무라야마 일본총리와 회담을 마친 김대통령은 장소를 자카르타 힐튼 컨벤션센터로 옮겨 강택민 중국국가주석과 1시간10분 남짓 회담. 한·중 정상회담은 똑같은 장소에서 직전에 열린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강주석의 정상회담이 다소 지연돼 예정보다 20분 늦은 상오 9시20분부터 시작. 김대통령은 회담장에 도착해 회담장 입구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강주석의 영접을 받고 반갑게 악수한 뒤 회담장으로 이동. 김대통령은 『지난해 시애틀 APEC 정상회담과 지난 3월 중국방문에 이어 오늘 다시 만나 반갑다』고 인사한 뒤 우리측 배석자인 한승주 외무부장관과 한이헌 청와대경제수석,정종욱 외교안보수석,주돈식 공보수석을 소개. 강주석도 『1년만에 세번째 만나게 됐다』고 인사하고는 중국쪽 배석자인 전기침 외교부장등을 차례로 소개. 김대통령은 배석자 소개가 끝나자 『지난번 이붕총리가 전부장과 함께 방한했을때 두나라의 관계발전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아주 좋은 자리가 됐다』면서 한·중관계의 발전을 주요 논의 사항으로 제기. 강주석은 이에 대해 『지난해 APEC에서 김대통령 각하를 만난데 이어 지난 3월 방중기간동안 만나고 또 이붕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중 두나라의 관계증진을 위해 매우 성과있는 일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한·중관계는 매우 성공적으로 발전되고 있다』고 평가. 이날 한·중정상회담은 한·중 정상의 숙소가 아닌 제3의 장소(컨벤션센터)에서 열렸으나 강주석이 김대통령을 영접하고 전송했으며 이는 지난해 시애틀 정상회의 때 우리측이 영접하고 전송한데 대한 답례와 함께 의전상의 이유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가 설명. ▷한·캐나다 정상회담◁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연쇄 개별정상회담의 마지막 순서로 크리티앵 캐나다총리와 크레티앵총리의 숙소인 메리디엔호텔에서 단독회담을 갖고 두나라의 협력증진방안과 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한 협조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 지난해 미국 시애틀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때 단독정상회담을 가진바 있어 구면인 김대통령과 크리티앵총리는 메리디엔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반갑게 악수를 나눈뒤 양쪽의 배석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상회담에 돌입. 회담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크레티앵총리는 김대통령이 도착하자 환하게 웃는얼굴로 김대통령을 반갑게 영접했으며 김대통령은 한외무장관,한경제수석,정외교안보수석,주공보수석 등 우리쪽 배석자들을 소개. ▷APEC 정상 만찬◁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APEC정상회의 주최국인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APEC정상회의 참석일정을 시작. 김대통령은 APEC 의전서열순서에 따라 만찬장인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 도착,수하르토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어셈블리 제1홀에 입장. 김대통령은 이곳에서 클린턴 미국 대통령,강택민 중국국가주석,무라야마 일본총리를 비롯한 APEC정상회의에 참석한 18개국 지도자들과 칵테일을 들며 상견례를 겸해 환담. 이어 김대통령은 어셈블리 제2홀로 이동,수하르토대통령의 만찬사를 듣고 각국 정상들과 함께 만찬. 김대통령은 만찬이 끝난뒤 어셈블리 제1홀로 다시 자리를 옮겨 APEC 지도자 비공식회의에 참석,15일 정식회의의 주의제인 역내 무역자유화 연도에 대해 사전에 입장을 조율. ▷손여사 민속촌방문◁ ○…김대통령이 개별연쇄정상회담에 나선 이날 부인 손명순 여사는 클린턴 미국대통령부인 힐러리 여사 등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부인 10명과 함께 푸루나발티 퍼르티위박물관과 타만미니민속촌을 방문. 손여사는 수하르토 대통령부인 티엔 여사의 안내로 도자기공예품등이 진열된 박물관 내부를 돌아보고 민속촌을 시찰한 뒤 아이맥스영화와 인도네시아 고유의상에 현대복장을 가미한 패션쇼를 관람. 이날 박물관 및 민속촌 관람도중 티엔 여사는 맨앞에 선 손여사와 힐러리 여사에게 주로 많은 설명을 했으며 손여사와는 이따금 손을 잡고 걷기도.
  • 차지철씨 「정치가 암살」 책 냈었다/강신옥의원,국회도서관서 발견

    ◎해방후 정치지도자 테러경위·배경 분석/“백번암살에 자유당 관여”… 배후규명 시도 「10·26 사건」으로 숨진 차지철 전청와대경호실장이 백범 김구선생을 비롯,송진우 장덕수씨등 해방정국 정치지도자들의 암살경위와 배경을 분석해 저술한 책자가 발견됐다. 이 책은 특히 백범선생 암살의 배후에 당시 정권의 고위층이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유신시대 정권 막후에서도 이 사건의 배후규명 작업이 시도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의 「백범선생시해사건 진상조사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신옥의원(민자당·전국구)은 13일 차 전경호실장이 지난 78년 청와대경호실 이름으로 펴낸 「암살자」라는 3백여쪽짜리 단행본을 국회 도서관 금서목록에서 발견,공개했다. 대외비 표시가 돼 있는 이 책의 제본은 「5·16」거사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고 박정희 전대통령 통치 때 사실상 정부간행물센터 역할을 했던 광명인쇄공사가 맡았다. 차 전실장은 서문에서 육영수여사의 피격을 막지 못한 청와대 경호팀의 자괴감을 피력한 뒤 대통령과 주요인사의 경호에 만전을 기하려는 뜻에서 책을 발간했다고 밝히고 있다. 케네디 전미국대통령 암살사건등 각국의 암살·테러유형과 배경,경호의 문제점등을 분석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이 책은 해방후 정치지도자의 암살사건에 절반이상의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백범선생 암살사건에 대해 이 책은 『사건배경은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했던 김구주석에 대해 정권욕에 사로잡힌 자유당정권 고위인사들이 조종한 사건으로 추측된다』고 밝히고 있다.특히 『이승만박사와 정견을 달리한 김구주석에 대해 장은산중령,김지웅 등을 사주하고 이들의 부하장교 안두희 한국상등 10여명의 행동대원들을 움직이게 한 정권 고위층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경호문제에 대해서는 『사건 당일에도 암살정보가 있었으나 소지품 검색없이 권총을 허리에 찬 안두희에게 요인과의 면접을 허용한 것은 경호상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송진우 전한민당당수 암살사건에 대해서는 『경호원이 부로닝권총으로 응사하려 하였으나 불발돼 범인들이 도주하는등 장비점검이 소홀했다』고 적고 있다.장덕수 한민당정치부장사건에 대해서는 『경호경비가 불완전한 일반 정치지도자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위장된 범인에 대한 경계가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결론부분에서 이 책은 해방정국 암살테러사건의 특징을 ▲배후규명 미흡 ▲테러범 다수가 유학 학병 등으로 일본과 연관을 맺은 점 ▲청년들의 범죄심리를 이용한 점 ▲범인들이 따르던 윗사람의 암시에 좌우됐다는 점 등으로 요약했다.
  • 오늘 한­인니 정상회담/자원개발 등 경협 집중 논의

    ◎김 대통령 자카르타 안착 【자카르타=김영만특파원】 아시아·태평양지역 두번째 순방국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김영삼 대통령은 13일 상오 인도네시아 대통령궁에서 수하르토 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을 갖고 두 나라의 경제협력과 아·태지역 협력방안등 전반적인 관계증진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김대통령과 수하르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공동자원개발과 인도네시아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사업에의 참여확대문제등 두 나라의 주요경협 현안들을 집중협의할 예정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수하르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제3세계 국가들로 구성된 비동맹회의의 92∼95년 의장국이자 오는 15일 개최되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지도자회의 주최국인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정치·외교적 협조문제도 거론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2박3일의 필리핀방문을 마치고 12일 하오 자카르타의 할림국제공항에 안착했다. 인도네시아 방문 첫날인 12일 김대통령은 할림공항에서 공항도착행사를 가진데 이어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수하르토 대통령내외를 예방한 뒤 대통령궁에서 수하르토 대통령내외가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국빈만찬에서 연설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이미 우리의 6대교역국이 되었으며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4대교역국이 됐고 인도네시아는 세번째로 큰 우리의 투자대상국으로서 3백50여개의 우리기업이 진출해 있다』고 밝히고 『두 나라 경제는 상호보완성으로 인해 협력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지구환경보호 감동적 호소/일 국교생 만화 한글판 출간

    ◎주일대사관서 전달식/아이카양,3년전 작품완성후 급사/6개국어로 번역돼 전세계서 화제 지난 10일 주일 한국대사관에서는 조촐하지만 뜻깊은 전달식이 열렸다. 3년전인 91년12월27일 지구 환경보호를 호소하는 만화 「지구의 비밀」을 그린 직후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일본 시마네현의 쓰보타 아이카양(당시 니시노 국민학교 6년)의 유작 한글판이 전달되고 있었다. 「지구의 비밀」은 주인공 루미,에이치,아쓰 등을 등장시켜 지구의 역사,자연계의 균형,환경오염 실태,환경보호 방법 등에 관해 대화를 차례로 전개하도록 하면서 지구 환경의 보호가 중요하다는 것을 호소한 내용.국민학생 나름대로의 간결한 그림과 글이지만 내용이 알기 쉽고 호소력이 가득해 이미 영어 등 6개 국어로 번역돼 전세계에 소개된 바 있고 일본에서는 규슈대학 등에서 대학교재로도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카양은 91년 크리스마스 무렵 만화책을 다 그린 뒤 감상문에서 『이 책을 만들고 나서 나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나는 더 열심히 공부해서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차이를 없애고 싶습니다.나는 의사가 돼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싶습니다.이것은 환경에 대해서입니다만 나 한사람 쯤이야 하는 생각은 버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나 한사람 쯤이야라고 전세계 사람이 생각한다면 지구는 단번에 엉망이 돼 버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우리 모두 서로 협력해 아름다운 지구가 된다면 좋겠습니다』라고 뜨거운 메세지를 남긴 뒤 짧은 생애를 마쳤다.그 뒤 딸의 죽음이라는 슬픔 가운데서도 아버지 타다시(48)씨와 어머니 유코(51)씨는 「지구의 비밀」을 인쇄본으로 제작해 동급생에게 나누어 주었다.이를 계기로 일본 안팎에서 커다란 감동의 물결이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날 전달식에 참석한 유코여사는 『아이카는 이 작품을 남기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 갔는지도 모른다』면서 『한글판 간행을 계기로 한국 어린이들도 지구환경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면 좋겠다』고 간절한 희망을 피력. 한글판을 전달받은 윤형규공사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한국에 보내 각급 학교·환경단체 등에 전달되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 한·비 정상/조깅·농구 함께 건강외교 결실(김대통령 순방여로)

    ◎오찬엔 비상공인 3백여명 참석 성황/예정시간 넘기며 정상회담… 현안 조율/“비항만공사 참여” 소식에 교민들 박수 필리핀 공식방문 이틀째를 맞은 김영삼 대통령은 11일 말라카냥궁에서 라모스 필리핀대통령과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상공회의소 주최 오찬에 참석했으며 하오에는 참전용사회 간부를 접견하고 교민리셉션을 여는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정상회담◁ ○…김대통령은 이날 필리핀의 독립영웅인 호세 리잘을 기리는 리잘기념탑에 헌화한뒤 승용차편으로 상오 9시30분쯤 말라카냥궁에 도착,라모스 대통령과 예정시간을 45분이나 넘기며 1시간35분동안 단독정상회담. 라모스대통령은 김대통령에게 『아주 건강해 보입니다.오늘 아침에 같이 운동을 해 더욱 건강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뒤 2층 집무실로 안내.라모스대통령은 또 『오늘 아침 각하와 농구할 때 공을 서로 주고 받으면서 한골씩 넣었는데 이는 한국과 필리핀의 협력정신과 팀플레이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 단독회담에 이은 확대회담을갖기전 김대통령은 『단독회담에서 이미 충분한 얘기를 했다』면서 예정시간을 넘겨 진행된 단독회담에서 주요 현안들에 관한 의견조율이 사실상 매듭지어졌음을 시사. ▷공동기자회견◁ ○…정상회담이 끝난뒤 김대통령과 라모스대통령은 상오 11시45분쯤 말라카냥궁 공동기자회견장으로 나란히 입장,약 20분동안 회담결과를 설명하고 내외신기자들과 일문일답. 라모스대통령과 김대통령은 한국과 필리핀 기자 2명씩으로부터 번갈아가면서질문을 받았으며 라모스대통령과 필리핀기자의 답변과 질문이 우리말로 통역되지않아 의전상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또 내외신기자들이 회견장에서 두나라 정상을 기다리는 동안 회견장 연단 뒤편의 전구 1개가 터져 회견참석자들이 잠시 놀라기도. ▷교민리셉션◁ ○…김대통령은 이날 저녁 숙소인 마닐라호텔 1층 폴카발룸에서 교민 3백여명에게 리셉션을 베풀고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갖고 살아달라』고 격려. 김대통령이 헤드테이블에서 교민회인사들과 간단한 다과를 나눈뒤 라모스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리기업의필리핀 항만공사 참여와 필리핀근로자의 추가 송출등에 합의했다고 소개하자 교민들은 일제히 박수. 김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우리가 도와주지 않으면 도와줄 나라가 없다』고 밝히고 『우리는 북한을 지원할 능력과 힘,성의를 갖고 있다』고 강조. 김대통령은 또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면서 취임후의 각종 개혁조치를 상세하게 소개한뒤 『부정의 세월을 청산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 ▷참전용사 접견◁ ○…김대통령은 이날 하오 숙소에서 필리핀의 한국전참전용사회 간부 5명을 접견하고 한국전 당시를 회고하며 이들을 격려. 김대통령은 참전용사들과 거수경례로 인사를 교환하고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 우리나라와 필리핀의 혈맹관계를 거듭 강조. 참전용사들은 자기들이 지키기 위해 싸웠던 나라의 대통령을 필리핀에서 만난데 대해 감동을 나타내면서 김대통령에게 기념패를 증정. ▷상공회의소 주최오찬◁ ○…필리핀상공회의소 주최로 마닐라호텔 만당고룸에서 개최된 김대통령 초청오찬은 우리측에서 수행기업인 22명,현지상사대표 40여명과 3백여명의 필리핀 상공인들이 참석해 성황. 김대통령이 오찬 연설에서 『민주화 과정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한국과 필리핀은 이제 경제발전 과정에서도 긴밀한 동반자』라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열렬한 박수로 호응. 김대통령은 『우리 기업은 필리핀을 유력한 협력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필리핀 상공인들은 한국기업들과 힘을 모으라』고 당부. 연설을 마친 뒤 김대통령은 연단에 서서 몇가지 질문을 받았으며 답변을 통해 『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도 기업 근로자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 ▷아침조깅◁ ○…김대통령은 상오 6시 말라카냥궁 이웃 대통령 경호사령부에서 라모스 필리핀대통령과 구내골프장 주변로 5백m를 다섯바퀴 돌며 「조깅외교」를 전개. 라모스대통령은 김대통령이 20여년 넘게 새벽조깅을 하고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날 새벽 5시50분쯤 미리 조깅코스에 나와 김대통령을 맞고 특별히 함께 새벽운동을 하는등 우의를 과시. 김대통령은 평소 속도로 다섯바퀴 뛰었으나 라모스대통령은 평소 조깅을 하지않아 다섯바퀴가 다소 무리였던지 한바퀴 돌고 한바퀴 쉬는 방식으로 조깅에 동참. 그러나 김대통령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두나라의 우의를 위해서 이만치에서 조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폭소와 박수가 함께 어우러지기도. 이어 두나라 정상은 구내골프장 잔디밭을 5분남짓 걸으며 말라카냥궁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한 뒤 경호사령부 체육관에 들러 마무리운동. ▷손여사 일정◁ ○…대통령부인 손명순여사는 이날 상오 김대통령이 라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라모스 대통령부인 아멜리타여사의 안내로 말라카냥궁 본관 2층 박물관을 관람. 손여사는 역대 스페인·미국 총독과 필리핀 대통령이 쓰던 각종 집기,가구,식기,수집한 서화등이 전시된 14개의 전시실을 40여분동안 둘러보면서 아멜리타여사와 전시물에 관해 대화.
  • 인간문화재 만정 이소희(이세기의 인물탐구:62)

    ◎맑고 구성진 목소리 “당대의 명창”/13세때 이화중선 소리에 매료… 송만갑 문화 입문/19세때 「춘향전 전집」 내고 72년 미 카네기홀 공연/“팔순기념무대 열어 사그라진 목소리 펼쳐 보이고파” 「천지 삼겨 사람이 나고,사람 삼겨 글만글저,뜻정자 이별별자 어이허여 내셨던고.뜻 정자를 내셨거든 이별 별자를 없었거나…’ 이는 「춘향가」중 「옥중장탄」이다. 「천지삼겨」는 정정렬 바디로 박녹주이후 만정 김소희만이 꿋꿋한 옛맛을 이어받고 있다. 널리 알려진대로 만정은 국악의 대가이자 우리가 세계에 자랑해 마지않는 인간문화재다. 만정을 둘러싼 찬사는 책한권을 꾸며도 넘칠 것이다. 이대교수이며 국악작곡가인 황병기는 그의 소리를 「가을밤 기러기소리」에 비유했고 음악평론가 서우석은 「낭랑하고 확실하게 뻗어나가는 절세의 명창」,소설가 박경수는 「민족의 한이 담긴 애원성의 절창」으로 표현하고 있다. 과연 만정은 그 음색이 맑고 차가우면서도 그 안에 이른 봄의 매화향기를 머금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더구나 그의 비절한 계면조는 억지 눈물을 강요하는 청승푸념과는 달리 안으로 한을 참아낸 고고한 유열이 깃들여있다. 이는 곧잘 강주 사마의 청삼을 눈물로 적신 「비파행」의 한구절에 비유되어 「옥반에다 크고 작은 구슬을 떨어뜨리듯」 「홀연 은병이 깨지며 물줄기 쏟아져내리듯」 애절한 사연이 굽이굽이 엮어지고 우조 또한 「철갑두른 기마병이 돌격하여 창칼을 부딪치듯」 웅장청원과 기염만장을 토해낸다. 1936년 일본 빅터레코드가 출반(서울음반 복각)한 「춘향전 전집」을 들어보면 열아홉살의 앳된 목이지만 또박또박한 발음이 청순하고 수줍은 느낌을 살려 그의 가락위에서 듣는 이의 흥취가 잦아들고 휘몰아친다. ○동·서편제 나눔은 무리 애원성의 진양조로 인해 만정은 서편제의 일인자로 손꼽히고 있지만 넉넉하면서도 화평한 평조와 경드름 설렁제를 두루 구사하여 어느 한 창제에 그를 못밖는 것은 무리가 아닐수 없다. 명인의 자질은 무엇보다 타고 난 소리와 홍진을 뛰어넘는 격조라면 이를 고루 갖춘 이가 아마도 만정일 것이다. 만정은 무대에서 관중을 압도하는 자태와 인물과 예인으로서의 조건에서 한치의 허점도 찾아볼 수 없다. 「노래를 하다보니 노래가 모두 시라 가사와 창을 올바로 알고 노래부르기 위해」 그는 등불을 돋워놓고 고전을 탐독하고 묵필을 가다듬어 묵정 그윽한 속에 노래의 진수를 아로새겨왔다. 여기에 가야금 거문고와 양금 살풀이춤이 뛰어나 그에게 가야금 가락을 닦아주던 김윤덕은 「만정은 창의 최고이지만 만약 가야금을 했다면 누구도 미치지 못할 명인이 되었을것」을 아쉬워했고 원로국악인 성경린은 「김소희의 춤은 소리보다 뛰어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판소리 더늠은 방정하고 단아하다.그리고 단순한 득음이 아닌 심득의 창성으로 관중을 사로잡아 지금까지 그가 공연한 판소리 무대는 흥청거리지 않은 것이 없었다. 공연이 있는 날은 자주 댕기들인 쪽진 머리에 옥비녀,옥색치마로 화사하게 단장하고 쥘부채 하나만으로 만마를 다스리고 천하를 호령한다. 수많은 공연중에서도 지난 84년 동아일보가 주최한 명인명창초대 공연은 그의 판소리의 위력이 얼마나대단한가를 한눈에 증명한 감동의 무대였다. 그날의 청중은 대학생에서 직장인,멀리 지방에서 올라온 촌로에 이르기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을 구름같이 메웠고 객석은 시종 박수와 추임새로 「국창」에 대한 예우를 지켰다. 만정 역시 칠순을 눈앞에 둔 나이와는 상관없이 정확한 발음에 적절한 극적표현 그리고 구성진 수리성과 질감이 풍부한 방울목으로 목을 굴려 공연이 진행되는 2시간을 정교하게 수놓아갔다. ○전 일본 순회공연 가져 특히 「춘향가」중 「오리정 이별」대목은 자진모리 장단을 엇박으로 바꾸면서 원박으로 되돌아가 중모리로 마무리짓는 상성의 극치를 보였다. 이 대목에 이르면 아무리 「소리는 타고나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의 소리목에 깃든 공력앞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런 공연은 그의 전성기인 60∼70년대에 미 카네기홀과 링컨센터에서의 기립박수를 꼽을수 있다. 또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초청한 전일본 순회 공연도 한국 국창의 긍지를 마음껏 과시한 역사적 무대의 하나다. 만정은 평소 겸허하고 따사로우나저속하고 부당한 천격을 용납하지 않는다.후학들이 실수로라도 경박한 언행을 저지르면 그 자리에서 엄히 나무라고 자세를 바로잡아준다.그러나 사소한 일에 연연하거나 사적인 인맥으로 사람을 평가하기보다 상대방이 지닌 기량과 미점을 적소에 둘줄 안다. 예를들어 국악계는 계보에 엄격한 편이지만 그는 자신이 키운 성창순을 정권진에게 보내 강산제를 이어받게 했고 신영희를 박초월에게 소개하는등 그 스승의 좋은 대목을 제대로 배울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2년전 동숭아트홀에서 외동딸인 박윤초가 판소리 독창을 열었을때는 딸에게 『너 비위도 좋다.그 소리를 가지고 어떻게 노래하느냐』고 나무라면서도 막상 공연날은 무대에 나와 『아직 미거하나 후진을 키운다는 뜻에서 격려해달라』고 부탁하기를 잊지 않았다.후계자 자리를 딸에게 물려주게 되느냐는 문제도 『제가 잘하면 물려줄 것이요 잘못하면 어쩔수 없다』고 냉정한 면을 지킨다. 만정은 이제 국악계의 어른으로서 국악이 발전되어지는 과정을 그 한가운데서 지켜보는 위치다.지난해 신병으로 협회이사장 자리를 물러나면서 『원래 이사장 자리라는 것은 국악실력보다는 단체를 잘 이끌고 운영할수 있는 실무자가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이성림을 추천했고 이사장 선출로 야기될 마찰을 미연에 방지하는 결단을 보였다. 만정의 어린시절은 모든 「끼」있는 예인의 삶이 그러하듯 모진 가난과 슬픔의 기록이 점철된다. 판소리의 태두인 동리 신재효를 배출한 고창 흥덕에서 출생,부모의 불화로 부친은 타관으로 떠돌고 모친마저 친정으로 가버리자 친척집에 얹혀서 고아처럼 자라났다. ○「천에 하나」 어려운 천재 광주여고보에 들어간 13살 되던해 당대 명창이던 이화중선의 공연을 보고 장래 「소리하는 사람」이 될것을 결심했고 동편제 소리의 대가인 송만갑문하에 입문한지 1년만에 남원명창대회에서 1등,송만갑은 미려청아한 소리를 지닌 어린 소녀를 향해 「천에 하나 나오기 어려운 천재」임을 인정하여 수업료도 받지않고 그의 모든 것을 전수시켰다. 이어서 정정렬에게 「춘향가」를 비롯,화순의 박동실에게 「수궁가」「적벽가」,김계문에게 향제가곡을 사사하고 이승환에게 거문고,강태홍 김윤덕에게 가야금등 금과옥조와도 같은 스승들을 거치면서 국악의 가시밭 길을 무난하게 헤쳐나갔다. 21살에 결혼하여 10년만에 부군을 잃고 3남매를 혼자서 키우면서 속창 속악의 천시속에서 서너명을 앉혀놓고 공연을 한적도 있고 조선창극단 시절에는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내용때문에 왜경에게 붙잡혀 유치장 신세를 진적도 있다. ○소희이름 이모가 지어 조선성악연구회에 드나들던 소녀시절 본명 김순옥을 버리고 이모인 김남수씨가 지어준 「소희」란 이름을 가졌다.아호 「만정」은 「날이 갈수록 잔잔히 이름을 날리라」는 뜻으로 사주를 보는 이가 지어준 것이다. 만정은 지난 25년간 살았던 종로구 화동 골목안의 한옥을 떠나 84년 삼청동 쪽에 위치한 소격동으로 이사하면서 비로소 연탄불갈기에서 벗어났다. 지금도 결혼하지 않은 아들(준석·46·상업)과 둘이 살면서 손님이 오면 손수 문을 따주고 제자를 가르치고 밥짓고 빨래한다. 그만큼 그의 생활은 궁핍이 펼날이 없이 조금이라도 여유가생기면 가난한 제자들을 데려다 가르쳤다.지금은 국악계의 중진이 된 김소연 안향련이 그들이고 영화 「서편제」로 스타가 된 오정해는 8년간 이집에 머물면서 그가 세운 서울국악예고를 나왔다. 찬연한 오늘은 참담한 어제가 있었기에 얻어진 결과일 것이다. 지난 1,2년 병치레로 쇠잔해졌을 망정 그에게선 여전히 「닦은 자의 비어있는듯 차있는(수자 여하이유실)」예술불멸만이 돋보인다. 그리고 모진 시간속에서도 국창의 기개를 잃지않아 『만약 그때까지 살수 있다면 팔순 기념무대에 서서 사그라지면 사그라진대로 나의 목을 숨김없이 펼쳐보이고 싶다』고도 말한다. 한 시대를 주름잡던 화려한 흔적을 감추고 이제 역사의 뒤안길에 서려는 예인의 모습에는 자신을 끝없이 탁마하며 살아온 정제된 아름다움만이 하나의 구둣점처럼 선명하게 찍혀있다. □연보 ▲1917년 전북 고창 출생,본명 김순옥 ▲1930년 흥덕공립보통학교 졸업 ▲1932년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2년 수료 ▲1929∼34년 송만갑에게 「심청가」「흥보가」사사 ▲1936년 일본 빅터 오케이레코드 전속,「춘향전전집」취입 ▲1948년 여성국악동우회 설립 ▲1954년 민속예술학원(서울국악예고 전신)설립 ▲1959년 국악30년 김소희 판소리첫번째 독창회(서울 원각사) ▲1962년 한국국악협회 이사장,파리국제민속예술제 참가이후 해마다 세계 각국순회 공연,신호열씨에게 서예사사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제5호 판소리 기능보유자),뉴욕 아시아학회 초청 미국공연 ▲1967년부터 국전서예부 연3회입선 ▲1969년 일본 요미우리신문주최 요미우리홀 공연,전일본지역 순회 ▲1972년 미국카네기홀서 김소희 판소리독창회,뮌헨올림픽 참가공연 ▲1973년 국민훈장 동백장 수상,「심청가전집」(5장)출반 ▲1977년 불우이웃을 위한 회갑공연(서울시민회관)「춘향전」완창 출반 ▲1979년 김소희 국악50년 기념공연(세종문회회관),고향 흥덕에「만정 김소희여사 국창기념비」건립 ▲1982년 제1회 한국국악대상 수상,첫민요 발표회(공간사랑),민요전집 출반(성음사),이대 한양대 출강 ▲1984년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동아일보주최 「명창 김소희 판소리의 밤 대공연」(세종문화회관 대강당) ▲1988년 서울 올림픽폐막식 공연,「김소희 구음과 민요」출반(성음사) ▲1993년 국악협회 이사장,94「국악의 해」지정기념 국악제 총지휘 ▲1994년 제1회 방일영국악상 및 11월28일 수상기념공연
  • 암살된 친아버지·남편뒤이어 정계입문/스리랑카 첫여대통령 쿠마라퉁가

    ◎권위적 비판불구 타밀반군과 협상주도 스리랑카 사상 첫 여성대통령으로 당선된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여사(49)는 화려한 정치경력,비극적인 개인사,고집스런 신념으로 뭉쳐진 여걸이다. 지난 8월 좌익인민동맹당(PA)을 이끌고 총선에서 승리해 17년만에 정권을 잡은 쿠마라퉁가 여사는 총리에 취임한 뒤 3개월만인 지난달 반군 「타밀 타이거」와 4년만에 평화협상을 열었으며 인플레억제를 위해 식료품가격인하등의 과감한 조치를 폈다. 그녀는 권위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타밀반군과의 협상을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비난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승리를 평화와 협상에 대한 유권자들의 주문으로 받아들이고 협상을 가속화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녀가 스리랑카 최초의 여성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토대는 이미 그녀의 어머니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 여사 때부터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아버지 솔로몬 디아스 반다라나이케는 지난 59년 총리직을 수행하던중 암살됐으며 6개월 뒤 시리마보 여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여성총리에 당선됐다.쿠마라퉁가 여사는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경제학박사과정을 공부중이던 지난 72년 어머니의 정치적 해금과 남편 비자야 쿠마라퉁가의 총선출마를 돕기 위해 귀국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88년 남편 쿠마라퉁가가 사회주의정당을 결정한 직후 정부전복을 꿈꾸던 급진 싱할리족단체에 의해 암살당함으로써 그녀는 아버지에 이어 남편마저 정치판의 제물로 보내야 했다. 그녀 자신 또한 암살위협을 받아 영국으로 출국했다 90년 귀국했다. 그녀는 분리독립을 원하는 소수 타밀족(힌두교도)에게는 평화의 희망이 되고 있으나 다수 싱할리족(불교도)은 그녀가 어머니에 이어 권위주의정치를 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김 대통령­라모스 오늘 회담/3국순방 시작… 마닐라 안착

    ◎“한­비 경협 미래 밝다/한반도 통일에 협조를”/김 대통령,만찬연설 【마닐라=김영만특파원】 김영삼대통령은 필리핀 방문 이틀째인 11일 상오 마닐라의 말라카냥궁에서 피델 라모스 필리핀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포괄적 협력관계 증진방안을 논의한다. 김대통령과 라모스대통령은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에서 특히 교역과 투자활성화,건설 및 과학기술협력 등 경제협력 확대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과 필리핀·인도네시아·호주 등 3개국 순방의 첫 일정으로 10일 하오 필리핀의 마닐라공항에 도착,2박3일 동안의 필리핀 공식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김대통령은 공항도착행사에 이어 말라카냥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하고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라모스대통령내외를 예방,양국 우호협력관계증진 방안 등에 관해 환담을 나눈 뒤 숙소인 마닐라호텔에서 필리핀의 안가라 상원의장과 드 베네시아 하원의장을 각각 접견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저녁에는 말라카냥궁에서 라모스대통령이 마련한 국빈만찬에 참석,만찬연설을 통해 『양국경제의 상호보완성을 고려할때 양국간의 경제협력은 밝은 미래를 약속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안정과 통일을 위한 우리의 정책에 대해 필리핀이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보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10일 상오 출국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환송식에서 출국인사를 통해 『전진하지 않는 사람은 낙오할 수 밖에 없으며 전진하기를 원하는 사람만이 전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서로가 모든 것을 다 내 탓으로 반성하고 지금부터라도 다 함께 밖을 향하여,미래를 향하여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하겠다』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하여 다가오는 21세기 새로운 아·태 지역의 형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우리의 지위와 역할을 확고히 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아·태 지역내의 협력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 거물 탈락·무명 돌풍 “선거혁명”/미 중간선거 화제의 인물

    ◎「민주간판」 폴리 하원의장 신예에 고배/부시장남 주지사에… 클린턴처남 낙선/TV대다서 실력발휘 E케네디 당선/패터키,거물 쿠오모 꺾어 파란일으켜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은 민주당의 간판이자 의회의 상징으로 통하던 토머스 폴리 하원의장이 공화당의 신예 조지 네서커트에게 고전 끝에 탈락한 것.현직 하원의장이 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1860년 이후 1백34년만에 처음으로 15선 의원이라는 대관록을 세우면서 미국의회에서 가장 영향력있던 폴리도 이제 정계은퇴가 불가피할 전망. 공화당은 폴리의장을 낙선시키기 위해 일찌감치 차기 의장후보로 뉴트 깅리치 원내총무를 내정하는 등 고도의 심리전까지 펴는 전략을 구사. 조지 부시 전대통령의 장·차남이 한꺼번에 공화당후보로 출마해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텍사스·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장남 조지 부시 2세는 민주당의 현직 주지사 앤 리처드를 꺾어 민주당의 1백20년 아성을 무너뜨린 반면 동생 젭 부시는 시소게임 끝에 아슬아슬한 표차로 낙선.이로써 로튼 칠레는 지난 40년간의 선거에서 한번도 진 적이 없는 기록을 세우기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조지 부시 2세는 그의 아버지 조지 부시의 대통령선거운동을 도우면서 클린턴에게 크게 한 수 배웠다는 후문.92년 대선에서 클린턴이 유권자들에게 「변화」를 강조해 당선됐다고 판단한 그는 유세하러 가는 곳마다 『유권자 여러분 현재가 좋다면 상대방에게 찍으십시오.변화를 바란다면 저에게 투표해 주십시오』라면서 열을 올렸다.이로써 부시 일가는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이었던 조지 부시 2세의 할아버지 프레스코트 부시 이래 3대에 걸친 정치가 집안이 됐다. 한편 클린턴 대통령부인 힐러리여사의 동생으로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휴 로드햄(민주)은 예상대로 공화당의 코니 맥후보에게 패배. 흑인으로 4년전 미국의 수도 워싱턴 시장으로 재직하다 마약복용 혐의로 6개월간 투옥됐던 매리언 배리가 다시 워싱턴시장으로 복귀하는 등 건재를 과시. 지난 62년 이래 32년간의 상원의원 생활 수성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한때 여론조사에서 그를 앞섰던 공화당의 미트 롬니후보를 무난히 따돌리고 상원의원직에 재선되는 뚝심을 발휘.그의 승리는 「성공한 젊은 경영인」의 이미지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든 롬니후보와의 TV 대담에서 역시 케네디가 한수 위임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게 중평이다.이로써 매사추세츠주는 케네디가의 오랜 영지임을 다시 한번 확인. 마리오 쿠오모 현 뉴욕주지사(민주)와 조지 패터키 후보(공화)가 격돌한 뉴욕주지사 선거에서는 일반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패터키 후보가 쿠오모를 꺾어 파란을 일으켰다. 대통령 출마를 두번이나 고려하고 지난해에는 미국연방최고법원 판사직까지 거절했던 「거물」 쿠오모를 꺾은 패터키는 범죄를 줄이기 위한 사형제도의 집행과 세금감면을 선거공약으로 줄곧 강조해 20년만에 공화당 주지사로 선출. 패터키는 지난주 클린턴대통령의 지원와 공화당출신의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애니의 지지를 받아 급부상한 쿠오모에게 고전하는 듯했으나 선거중반 이후의 우세를 가까스로 지켜 승리를 낚았다. 이란 콘트라사건에 연루돼 의회증언대에 섰던 퇴역중령 올리버 노스 후보는 찰스 롭 민주당후보에게 패퇴. 그는 청문회에서 미국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연설로 한때 공화당보수파의 상징으로 부각됐으나 막판의 강경발언이 자충수를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특히 교회 등 버지니아주의 안정희구 세력들이 노스에게 등을 돌렸다는 평.노스후보는 선거전날까지 각계의 보수적인 유권자들로부터 1천6백70만달러의 후원금을 모아 이부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었다. ◎공화당 압승 주역 돌 원내총무/“공화는 민주와 다르다”/차별화로 승리 도출/반클린턴 정서속 「대안」 부각/96년 대서후보로 급속 부상 조지 부시 전대통령의 정계은퇴 이후 사실상 지도부가 없는 공화당을 이끌고 이번 중간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압승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부상한 보브 돌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71)가 96년 대통령선거의 공화당 후보로 강력히 부상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선 개선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아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원유세에 전념한 돌이 내세운 최대의 선거전략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철저한 대비전략.이같은 돌의 전략이 클린턴 행정부의 정국운영에 식상한 미 유권자들에게 공화당을 미국의 새로운 대안으로 인식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압승을 거두는 최대 요인이 됐다는게 미 정치관측통들의 분석이다.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던 지난 85년 원내총무에 올랐던 돌 의원은 86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소수당 총무로 전락했으나 이번 선거에서의 대승으로 다수당 총무로 복귀했다. 공화당의 압승이 확정된 후 돌은 『앞으로 대통령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클린턴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보다 작은 정부와 변화에 대한 갈망,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를 바라는 심리가 공화당 압승의 원인이라는 돌 자신의 평가로 미루어 볼 때 그가 이끄는 공화당 지배의 의회와 클린턴 행정부간의 마찰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는 2년전 클린턴 대통령이 조지 부시 전대통령을 꺾자 『클린턴의 발목을 물고 늘어지는 사냥개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실제로 1백60억달러의 경제활성화 계획,의료개혁안 등 클린턴이 중점을 두고 추진한 정책들이 그의 눈부신 활약으로 폐기됐고 아이티·보스니아 사태 등 클린턴의 외교정책 전반이 돌의 신랄한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돌 의원은 아직 96년 대선에의 출마 의사를 공식발표한 바 없다.그러나 그가 대권 장악의 야망을 갖고 있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그는 지난 76년 제럴드 포드의 러닝메이트로 대통령선거에 참가했으나 포드가 지미 카터에게 패해 부통령에 오르지 못했으며 지난 88년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선 조지 부시 전대통령에게 밀려 대통령의 꿈을 또다시 뒤로 미뤄야 했다.
  • 김 대통령 오늘 아·태순방 등정/APEC회의 참석

    김영삼 대통령은 오는 15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필리핀·인도네시아·호주등 세나라를 공식방문하기 위해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10일 상오 출국한다. 김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클린턴 미국대통령,강택민 중국국가주석,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일본총리등 18개 회원국 지도자들과 이 지역의 무역자유화를 목표로 하는 「보고르선언」을 채택하고 APEC를 실질적인 경제협력체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등을 논의하게 된다.
  • 깊어가는 가을에 옷깃을 여미고(송정숙칼럼)

    레이건 미국 전대통령이 치매에 걸렸다.충격이다.대통령으로서의 직무보다 「폼잡기」로 더 열을 올린다는 비아냥을 사던 배우 출신의 전대통령이 하필이면 노망병에 걸리다니.그러나 우리의 충격은 그때문이 아니다.사람다운 품위를 자기도 모르게 내던지게 되는 그 고약한 병에 걸리고도 그가 보인 감동적인 행적 때문이다.「사랑하는 국민에게」바치는 성명을 몸소 육필로 써서 스스로 읽어줌으로써 그는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미국 국민의 자존심을 위로했다. 그 글에서 그는 『내 아내 낸시가 나 때문에 받게 될 고통』을 간절하게 걱정하기도 한다.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 모두를 엄습하는 참으로 대책없는 두려움이 있다.그것은 어느날 자기도 모르게 걸리게 될지도 모르는 이 치매병이다.성한 정신으로는 절대로 그러고싶지 않은,큰 고통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겨주어 그들이 징글어징글어하며 달아나고 싶게 만드는 병이 이것이다.마침내는 다 나가떨어지게 하여 생전에 아무리 공들여 가꿔놓은 「품위있는 인격」도 말짱 소용없게 만들고,급기야는 가축처럼 버려지듯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신세,그런 치매환자가 될까봐 정말이지 두렵다.그 병에 걸린 멋쟁이 레이건이 아내 낸시여사를 걱정하는 뜻이 이해된다. 그래도 그는 우리의 그런 두려움을 매우 지혜롭게 위안하고 있다. 연전에 본 TV영화중에 치매에 걸린 여자교수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있었다.폴 뉴먼의 아내이며 지성적인 할리우드 여배우인 조안 우두워드가 주연한 영화였다.문학평론이 전공인 명문대학의 권위있는,별로 늙지않은 여교수가 어느날 이상한 짓을 하는 것으로부터 치매증상은 시작된다.예리한 통찰력과 빛나는 논리로 문명비평적 문학강의를 해서 학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아름다운 여교수의 느닷없는 치매증상은 이웃과 대학가,문단에 커다란 충격을 준다.그무렵 그에게는 한 권위있는 문학상이 지명된다.강한 자존 심때문에 그가 속으로만 갈망했던 상이다.그런 상을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받게 된 일이,자신이 초기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그에게는 너무 슬프고 고통스럽다.그 상은 수상연설이 꽃인 상이었던 것이다.그러나 역시 냉철한 지식인인 그는 초기여서 정신이 들락날락하는 가운데서도 자기를 극복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스스로 연설문을 준비하는 것이다.헌신적이고 지성적인 남편이 대신 해줄수도 있지만 그는 그러지 않는다.정신드는 시간에 고통속에서 여러날 걸려 연설문을 작성한다.글도 글이지만 수상연설을 할 수 있는 시간만이라도 온전한 정신이 유지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그의 그 간절한 염원이 이뤄져,그는 수상연설문을 어눌하게나마 읽어나간다.오래 된 영화여서 줄거리도 많이 잊었고 연설내용도 거의 까먹었지만 그 연설장면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게 감동적이었던 기억은 분명하다.『…나는 이미 내 의지가 아닌 상태일 때가 너무 자주 찾아오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럴 것이다.그러므로 내가 여러분을 알아보지 못하는 일도 생길 것이다.그런일이 내 본래의 의지로는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기억해주기 바란다.오늘 내가 여러분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잃어진 정신이 아닐 때의 내가 여러분을 얼마나사랑하고 소중히 여겼는가를 기억해 달라는 것이다.여러분들은 나에게 축복이었고 나는 영원히 그대들 모두를 사랑하며 잊어지는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라는 요지의 연설문이었는데 지금 여기에 표현한 것보다 훨씬 아름답고 절절한 것이었다.대배우 레이건은 그런 것을 영화 아닌 실연으로 보여준 셈이다.위대하다. 사람은 예술을 모방하고 예술은 사람을 닮는다.그런 영화를 만들고 그런 인생을 실연하는 것은 무관한 것이 아닐 것이다.『나는 지금 인생의 황혼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하고 있지만 미국의 앞날에는 언제나 밝은 새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은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주었던 많은 미국 국민을 위로할 것이다.특히 『신이 나에게 준 여생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는 말은 인간으로서의 긍지를 느끼게 한다.비록 혼미한 정신의 삶이라도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이 맞아들일 수 있다면 그렇게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그의 그런 인간적 용기가 놀랍다.듣는 모두에게 위안을 준다. 할 수만 있다면 품위있게 인생을 끝맺고 싶다.그러나 어쩌다 운나쁘게,총기를 잃고 망령을 부리는 병을 얻게 된다면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삶의 끝을 맞게 되더라도 그것은 병 때문이지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성한 정신일 때 고백해두고 싶다.고통때문에 징글어하는 것도 원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백도 하고싶다.그러기 위해 맑은 정신일 때 공든 삶을 살고 싶다.공이 든 삶은 인생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든다.레이건 전대통령이 심어준 것이다.본인의 의지와 관계없는 불행이 그득한 황혼녁이 다가온대도 두려워하지 말고 「신이 준 여생」을 열심히 살아갈 신념을 누구나 갖는 것이 좋겠다.그러면 총기있는 동안에 더욱 공을 들여 살아 가는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깊어가는 가을에 먼 곳에서 전해온 소중한 감동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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