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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그림/오승우 화가·목우회장(굄돌)

    예술의 전당에서 5월23일부터 6월4일까지 북한미술전이 열렸다. 분단된 지 반세기가 다 되도록 북한미술은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오랜세월 이들으 과연 어떠한 형태로 변했을까.무엇을 주제로 많이 그렸을까.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전시장에 들어서니 우선 화사한 실경 산수화의 대작들이 눈길을 모은다. 운해에 싸인 백두산 천지,첨봉들이 솟아있는 금강산의 만추,파도가 부서지는 해뜨는 동해,저녁 노을이 낀 묘향산의 정취등 북한땅 명승지가 실제로 보는 듯 선명하고 아름다웠다.솔잎 단풍잎 하나하나 그릴 정도의 사실능력,고도로 발달된 기교파적 그림이었다. 북한에서는 이러한 그림을 조선화라고 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동양화하고는 그 기법이 다르다.다시 말해서 전통적 산수화에 서양화의 사실적 기법을 접목시킨 그림으로 여백이 없고 입체적인 표현으로 인상파 그림같은 실재감을 느끼게 한다. 유화는 소품들이지만 이것 역시 철저한 사실주의적 아름다운 풍경화 들이다. 다음으로 눈길을 끄는 것이 동양풍 자수인데 사람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작품들이다.병아리 눈동자 속에 비친 반사,새들의 깃털,하나 하나의 섬세한 표현은 마치 17 ∼ 18세기 태서명화의 세밀화와 다를 바가 없었고 대리석 조각은 소품들이지만 탁월한 조형적 기교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다만 이 모든 작품이 너무나 획일적인 양식으로 개성이나 주관적 표현을 찾아볼 수 없어 예술성이 있느냐 없느냐의 말을 안할 수가 없으나 북한 공산주의 체제의 국가관에 의한 통제성등으로 작가들의 개성을 자유 자재로 표현할 수 없는 환경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이 전시회가 북한 미술의 전부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베일에 가린 북한 미술의 일면을 알려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고 싶다. 아무쪼록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작품과 작가들이 교류하면서 반세기동안 단절된 마음의 벽이 하나 하나 허물어지면서 민족의 동질성을 찾고 화합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희망하여 마지 않는다.
  • 안정화시책 지속해야(사설)

    우리경제가 불황의 늪으로 빠지고 있는가.그렇지 않으면 과열경제에서 정상적인 경제궤도로 연착육하고 있는 것인가.최근 우리경제를 놓고 관변 이코노미스트와 경제계사이에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양측의 상반된 진단으로 인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가고 있고 일부에서는 위기의식마저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경기가 불황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는 경제계는 그 논거로 최근 자금란,고금리,기업의 연쇄도산,수출부진,증시침체등 일련의 경제현상을 지적하고 있다.경제계의 주장대로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많은 기업들이 도산을 하고 있고 연초에 약간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이 5월들어 다시 부진상을 보였다.증시는 한은의 특융지원에도 불구하고 장세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불동산 역시 올들어 거래가 거의 중단되고 땅값과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우리 기업의 안팎을 둘러싼 미시적 경제환경들이 침체쪽으로 기울어 있다.기업들이 체감으로 본 경기가 불안하거나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다. 반면에 관변 이코노미스트나 학계는 현재의 우리경제 상황을 과열의 진정 내지는 거품경제의 해소 과정에서의 구조조정으로 보고 있다.그 논거로 지난 몇년동안 과열을 주도했던 부동산과 주식가격의 하락및 과소비의 진정을 내세우고 있다.또 지난 1·4분기 국민총생산(GNP)성장률이 7.5%를 기록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경제를 보는 시각은 그 각도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나 문제는 쌍방의 견해가 양극화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있다.또한 경제계의 주장을 수용하여 경기자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가에 있다.기업 자금란 해소를 위해 통화공급을 늘리고 김리를 인하할 수 있는지를 반문해 보아야 한다. 앞으로 있을 대선등 정치적 요인을 감안하면 통화양을 늘릴 수가 없다.지난 1년동안 총수요관리의 강화를 통해서 겨우 안정쪽으로 바꾸어 놓은 경제기조를 허물어뜨리는 것을 국민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다.금리 역시 인위적으로 인하할 수는 있지만 자원배분의 왜곡현상으로 인해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다. 그럼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과거처럼 금융및 세제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가.이문제의 해답도 노(NO)이다.수출드라이브정책은 미국등 선진국과 통상마찰을 빚을 우려가 있다. 대내적으로도 물가때문에 통화를 풀어 수출기업을 지원하기가 어렵다.증시 또한 한은특융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인위적인 부양의 어려움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경제상황을 연착육의 단계로 본다면 경제계의 주장은 받아들일 여백이 전혀 없다.정부와 경제계는 소모적인 경기논쟁을 벌이기 보다는 거품경제의 해소과정에서 파생되고 있는 진통을 이겨내는 지혜와 대안을 찾는데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정부는 일관성있게 안정화시책을 추진해 나가고 기업들은 재고조정등 경기대응능력을 길러 나가야 할 것이다.대증요법적인 부양책보다는 안정을 바탕으로한 경쟁력 배양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 요절시인 고정희씨 추모행사/9일 1주기맞아 여성문학인위등서 준비

    ◎문학세계 재조명·고인의 뜨겁던 삶 회고/미발표작등 45편수록 유고시집 발간 지난해 6월9일 지리산 등반도중 사고로 숨진 시인 고정희씨의 1주기를 맞아 고인을 기리는 각종 추모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여성문학인위원회는 9일 하오7시 서울 강남출판문화센터에서 「고정희시인 추모의 밤」행사를 가지며 「또 하나의 문화」도 13일 하오7시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우리 봇물을 트자2」라는 부제로 고정희시인 1주기 추모행사를 연다.또 창작과비평사는 기일에 맞춰 고시인의 유고시집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를 펴낸다.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주최하는 「고정희시인 추모의 밤」행사에서는 문학평론가 강형철 김혜영씨가 고시인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고 조옥라(서강대교수),이경자씨(소설가)가 고인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또 김초혜·김남주·천양희시인이 고시인의 유고시를 낭독하고 차정미·박몽구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며 정은숙(성악가)박종권(국악인)박선욱씨(시인)가 추모의 노래를 부른다. 「또 하나의 문화」가 주최하는 「우리 봇물을 트자 2」행사는 굿형식으로 꾸며지는데 국악인 채수정,무용인 신경옥·이정희씨 등이 출연,여성운동가로서의 고인의 업적에 초점을 맞춘다.「또 하나의 문화」는 이에 앞서 5일 하오7시 서울 연희동 사무실에서 열리는 월례논단 모임에서 문학평론가 정효구·박혜경씨를 초대,고인의 시세계를 살피는 시간을 마련한다. 한편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오는 고시인의 유작시집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에는 「밥과 자본주의」「외경 읽기」연작 등 45편의 시가 실리는데 몇편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미발표작이다. 『…//오 모든 사라지는 것들 뒤에 남아 있는/둥근 여백이여 뒤안길이여/모든 부재 뒤에 떠오르는 존재여/여백이란 쓸쓸함이구나/쓸쓸함 또한 여백이구나/그리하여 여백이란 탄생이구나/나도 너로부터 사라지는 날/내 마음의 잡초 다 스러진 뒤/네 사립에 걸린 노을 같은,아니면/네 발 아래로 쟁쟁쟁 흘러가는 시냇물 같은/고요한 여백으로 남고 싶다/그 아래 네가 앉아 있는』(「외경읽기­모든 사라지는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중) 전남 해남 출신으로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75년 현대시학에 시 「부활 그 이후」「연가」가 추천되어 시단에 나온 고시인은 79년 첫시집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로부터 마지막 시집 「아름다운 사람 하나」에 이르기까지 10권의 시집을 통해 이 시대의 절망 또는 희망을 종교적 도덕성의 세계관 혹은 여성해방주의자의 시각으로 노래했다. 특히 80년대 중반 암울한 우리의 현실을 「시대의 위기」로 깊이 인식,시집 「눈물꽃」(85년)등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강렬한 현실참여적 시를 썼던 고시인은 80년대후반 들어 여성운동쪽에 깊이 관여,최초의 여성문제전문 주간지인 여성신문의 편집주간을 맡는 한편 시집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89년),「여성해방출사표」(90년)등을 통해 엿어해방의 문제를 시로 형상화 했다.
  • 해산불응 군중에 M16 수천발 난사/방콕 유혈사태 이모저모

    ◎수친다 “퇴진불가”… 잠롱 “연금상태”/방콕포스트지,4개면 백지발행/희생자수 설만 무성… 학교·관공서 3일간 휴무 ○…군은 정부대변인의 비상사태선포 발표후 4시간여만에 병력수송용 장갑차(APC)3대를 앞세우고 트럭에 실려 시위대 집결지인 사남루앙공원 인근에 투입되기시작. M16으로 무장한 병력은 이어 군중이 에워싸고있는 독립기념탑쪽으로 이동,이들이 설치한 불탄자동차 등 바리케이드에서 1백m 떨어진 지점에서 정지해 시위대처럼 일단 연좌. 군은 이어 해산토록 최후경고했으나 시위대가 불응하자 총격을 가하기 시작. 진압군 바로 뒤를 따랐다는 AP기자는 군중을 향해 총격이 가해졌는지 아니면 공포가 발사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당시의 긴박감을 전달. 이들 목격자는 현장에서 수천발의 총성이 들렸다면서 시위군중이 황급히 인근건물로 대피하는 등 일대혼란이 빚어졌다고 강조. ○…군발포로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전해지기는 했으나 얼마나 다쳤는지에 대해서는 설만 무성한채 확인이 어려운 상황. 발포현장에 있었다는 목격자들은총격이 시작되자마자 5명이 쓰러지는 것을 봤다면서 시위대가 수천명이었던만큼 피해도 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흥분. 당국도 비상사태 선포후 발포와 희생자발생 등에 관해 일체 함구해 갖은 억측만 난무. ○…방콕시를 비롯,18일 새벽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의 각급 학교들은 이날 새학기를 맞아 개학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비상사태로 개학이 미뤄졌고 정부기관과 금융기관들도 이번 사태와 관련,3일동안 휴무에 돌입. ○…태국이 18일 새벽 방콕일원에 선포한 비상사태령은 1952년에 제정된 것으로 국가안보를 위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이 주요내용.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정부는 ▲이른 새벽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어떠한 장소든 수색할 수 있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어떠한 사람이든 체포할 수 있으며 ▲모든 집회를 금지시킬 수 있고 ▲국가안전이나 공공의 평화 및 질서에 위해가 된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포함하는 모든 출판물을 금지하고 ▲국가안전과 관련,누구든 해외출국을 금지 할수 있는 것으로 돼있다. 이에 근거하여 18일자 방콕포스트는 2면에서 5면까지를 흰 여백으로 남긴채 신문을 발행했고 신문제작도 이로 인해 평소보다 2시간이나 지연. ○…시위의 표적이 돼온 수친다총리는 17일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가뭄 피해지역을 방문해 민주인사의 단식투쟁에 찬사를 보내는 등 「여유」를 과시. 그는 가뭄이 심각한 북부지역을 돌아보면서 수행기자들에게 국민이 「원하는」개혁을 꼭 실행하겠다고 강조함으로써 조기퇴진 불가태도를 사실상 재확인. ○…유혈사태이후 처음으로 어두운 표정으로 TV에 모습을 드러낸 수친다총리는 군의 발포가 반정부시위군중들이 파괴행위를 자행하는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변명하면서 잠롱당수가 군중들을 선동,경찰서를 습격해 무기를 탈취토록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이날 0시30분 발동된 비상사태에도 불구,2만여명의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정부청사로 통하는 팡파교 근처에서 군경과 대치중이던 잠롱 전당수는 수도방위의 최고책임자인 이사라퐁 육군사령관에 의해 아무런 부상을 입지 않은채 모처로연행돼 시위현장을 떠난것으로 목격자들이 전했다. □태국정치위기 일지 ●1973년 ▲10월14일=약40만명의 군중 타놈 키치카초른 총리의 독재 저항시위,경찰과 충돌로 1백명이상 사망. ●1976년 ▲10월6일=학생주도의 타놈 귀국반대운동과 관련,경찰과 우익계 준군사집단이 4천명 학생이 집결한 타마사트대학을 공격,46명 사망.계엄령 선포,의회와 헌법기능 정지. ●1992년 ▲3월22일=총선실시 ▲4월5일=친군부연합이 총리로 91년 쿠데타 주역인 군사령관 수친다 크라프라윤을 지지한다고 발표. ▲4월7일=수친다 총리 임명. ▲4월20일=군중 5만명 의사당 밖에서 반정부 시위. ▲5월4일=잠롱 스리무앙 전방콕시장 단식투쟁 시작. ▲5월9일=잠롱 단식중지,수친다 사임요구투쟁 계속 다짐. ▲5월10일=잠롱 시위중지,개헌안 포기하면 5월17일 반정부시위 재개선언. ▲5월13일=야당,17일 반정부 시위 결정. ▲5월17일=경찰과 시위군중 사이에 충돌발생. ▲5월18일=방콕과 그 일원에 비상사태 선포.
  • 대구 노인문학회(지역문화를 가꾼다)

    ◎노년에 쓰는 한편의 작품 “삶이 즐겁다”/정년퇴직 원로문인 7명이 모여 결성/모두 65세이상… 작년 11월 동인지 발간/백일장·문학강연 개최등 활발한 활동 대구에는 얼마전 「노인문학회」라는 이색적인 이름의 문학단체가 하나 생겼다. 지난해 5월 결성된 이 문학단체는 창립회원 7명이 모두 경로우대증을 갖고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교직등에 종사하다 정년퇴직한 원로문인들로 30∼40년의 문학활동을 해온 사람들이다.이들이 노년에 새삼스럽게 문학단체를 만든 것은 결코 인생 만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가 아니다.늙는다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노릇이지만 늙어도 창작하는 일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문학인의 각성이 앞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에게 끝없는 새로움을 제공해 주는 것은 창작밖에 없습니다.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문학적 연륜을 토대로 보다 나은 문학의 창조와 발전에 노력하기로 다짐했던 것입니다』 노인문학회의 회장인 전상렬시인(70)의 말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탄생된 노인문학회는지난 11월 「여백집」이라는 제목을 단 동인지를 창간함으로써 그 저력을 드러냈다.여기에는 김진태(75)박인술(71)윤운강(71)전상렬·여영택(69)지준모(67)김시헌씨(67)등 회원들의 시·수필·시론·번역 및 향토문인들의 일화들이 실려 있다. 1백70여쪽의 분량으로 아담하게 꾸며진 이 동인지는 앞으로도 1년에 한 권씩 나오게 된다. 동인지의 이름을 「여백집」이라 한 것은 물론 동양화의 「여백의 미」로 인생의 차고 남은 한가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상징한다는 뜻에서이지만 이들의 활동은 전혀 한가한 것 같지는 않다.1년에 한권씩의 동인지 발간 말고도 이들이 계획하고 있는 일이 적지 않다.물론 모두가 노인을 대상으로하는 일들이다.그 첫째가 「노인백일장」을 개최하는 일이다.문학 좋아하는 지역노인들을 한자리에 모아 한마당축제를 벌일 수도 있겠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우편을 통한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다음으로는 수시로 문학강연이나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이 부문은 꼭 문학이 아니더라도 노인의 정서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프로그램들을 생각하고 있다.그리고 「노인문학대상」이란 이름으로 문학상도 제정해서 운영하게 된다. 노인 몇 명의 힘으로 이같은 여러 사업들을 펼쳐가기에는 힘겨울지도 모르나 다행히 뜻을 보이는 이들이 있어 순조로울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들이 「노인문학회」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 까닭은 다른 지방에 비해 대구지역에 유달리 「노인」문인들이 많기 때문이다.오랜 세월동안 많은 저명문인을 배출한 뿌리깊은 문학고장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또 한가지 이유로는 대구에는 오래전부터 50∼60대의 문인들로 구성된 「이후문학회」가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어 이에 자극을 받았던 것이다. 전회장에 따르면 당초 가입을 희망했다가 「노인」이라는 이름이 싫어서 떨어져나간 「노인」문인들도 많다고 한다.그래서 「원로문인회」라는 이름도 생각해보았으나 스스로 「원로」라는 말을 쓰기가 두렵고 쑥스러워 「노인」으로 정했다는 이야기다.전회장은 『노년이 결코 인생의 「여백」이 될 수는 없다』면서 살아있는 날까지 지역문화의 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다하겠다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 선거운동원 수당 대폭 낮춰

    ◎선관위/지역사무장 하루에 1만원 지급/연락소장 9천원·운동원 5천원 중앙선관위(위원장 윤관)는 20일하오 전체회의를 열고 14대총선에서 선거사무관계자에 대한 실비보상의 종류와 금액을 확정했다. 선관위는 이날 회의에서 선거운동원등에 대한 실비보상범위를 식비와 잡비로만 한정,▲지역선거사무장 1만원 ▲선거연락소장 9천원 ▲선거운동원 5천원이내를 하루수당으로 지급토록 결정했다. 이같은 액수는 수당과 숙박비가 포함됐던 13대총선당시의 8만9천원,6만9천원,4만8천원보다 대폭 줄어든 것이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돈 안쓰고 깨끗한 선거풍토조성을 위해 선거운동원제도를 실질적인 자원봉사제도로 유도하고 산업인력유입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실비보상금액을 대폭 낮췄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선관위는 엄격한 지출보고심사등을 통해 각 후보자들에게 이러한 법정선거비용제한액의 준수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또 종전 정당과 후원회에 한해 규정했던 회계보고의무를 후원회를 둔 국회의원및 국회의원입후보자에대해서도 적용,정치자금의 공개원칙에 부합토록 했다. 선관위는 이와함께 지난 16일 확정한 「공명선거실현 종합계획안」중 일부를 수정,각 사회단체활동에 대한 역할을 선관위의 보조적 기능으로 완화하는 동시에 정당후보자가 발행하는 인쇄물의 일정여백에 선거법준수를 다짐하는 서약문을 게재토록 했다.
  • 학원폭력에 고뇌하는 총장/오풍연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대학에서의 집단폭력이 좀처럼 수그러들줄 모르고 있다. 최근들어 교수폭행사건을 비롯,총장 사진밟기·총장실 점거농성 등 교권침해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심각한 우려와 함께 최고학부에 대한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냉소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듯 16일 서울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전국대학총학장회의는 시종 무겁고 숙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1백35개 대학 총학장들은 그 전과는 달리 회의가 진행된 4시간 동안 거의 자리를 뜨지 않고 열심히 귀를 기울이는 등 최근의 사태에 대한 책임감을 모두 통감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교수폭행사건이 있었던 성균관대의 장을병 총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을 꺼낸 뒤 『총장의 책무가 이렇게 막중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이처럼 힘들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고 고뇌의 심경을 피력했다. 교수로서보다 재야 지식인으로 더 잘 알려진 장 총장은 『사건이 터진 뒤 며칠이 지나 학생대표의 요청에 따라 그나마 해당교수·학생·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학의 질서와 권위를 회복시키기 위한 「화합의 한마당」을 갖고 대화의 여백을 만든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장 총장을 비롯,총장 사진밟기 운동이 벌어졌던 부산대 서주실 총장 등 4명의 사과발언에 이은 자유토론에서 서강대 박홍 총장은 『젊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권리주장만 내세우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대학이라는 학문공간을 학생들 멋대로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대학안의 질서회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총학장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수수방관할 수 없다』면서 『이제는 총학장들이 학생들의 아픔을 이해하며 직접 절규하는 모습을 보일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울대 조완규 총장은 『이 모든 것에 대한 잘못을 학생들에게만 물을 상황인가』라고 반문하고 『사회환경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 아래 우리 모두가 의지를 갖고 국민들에게는 사과를,학생들에게는 꾸지람을,총학장 등 대학인은 반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공동책임론을 폈다. 이날 회의를 지켜보면서 최근 빚어지고 있는 「불신의 늪」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학내 면학질서 및 교권회복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절실했다. 모든 대학인은 이제부터라도 더 늦기전에 대학 스스로의 권위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
  • 전 문공장관 정한모씨

    문공부장관을 지냈던 시인 정한모씨가 23일 상오6시20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8세. 충남 부여 태생으로 서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45년 「백맥」 동인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정씨는 시집 「카오스의 사족」 「여백을 위한 서정」 「아가의 방」 등을 남겼으며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20여년간 재직했다. 정씨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을 거쳐 문공부 장관을 역임한 후 89년 1월부터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종월씨(64)와 3남2녀가 있다. 발인 25일 상오8시. 영결미사는 9시30분 성북동 천주교 성당에서 거행된다. 장지 경기도 파주군 광탄면 분수리 천주교 묘지. 연락처 한일병원 영안실(901­3441∼2).
  • 북의 말못할 사정은(사설)

    오는 25일 평양에서 열기로 예정돼 있던 남북 고위급회담이 북한측의 일방적인 중단선언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북한은 18일 방송을 통해 「회담을 예정대로 할 수 없게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대화를 기피하고 대결과 전쟁소동을 일으키고 있는 남조선 당국에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그 예로 팀스피리트 훈련과 걸프전쟁으로 인한 우리의 경계태세 강화를 트집잡았다. 북한이 발표한 성명내용에 「중단」이라는 명확한 표현이 없어 회담이 속개될 수도 있다는 여백을 남겨놓긴 했으나 예정된 회담을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은 예상밖이다. 북한이 4차 회담을 중단하거나 연기할 것이란 조짐은 그동안 여러가지 채널을 통해 감지되어 왔었다. 북한 외교부는 지난 1월26일 팀스피리트 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했고 김영남 외교부장은 2월1일 기자회견에서 『팀스피리트 훈련은 회담에 인위적인 장애가 되고 있으며 회담 취소 문제를 심각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내부사정을 감안한다고해도 회담을 중단하기보다는 연기하는 쪽을 택할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였다. 그렇다면 어째서 북한이 예상외의 강경한 입장을 선택했을까. 팀스피리트 훈련이 회담 중단의 명분이긴 하지만 그 보다는 북한의 내부사정이 회담을 도저히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직면해 있는 것을 반증한 것으로 보여진다. 팀스피리트 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고 선동해온 북한 당국으로서는 고위급회담을 평양에서 열 경우 스스로 선동논리를 뒤집는 결과를 자초한다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식량난을 포함한 경제위기와 함께 김정일의 세습을 반대하는 반체제 세력의 끊임없는 도전이 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권력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군부강경파는 남북 관계를 보다 경색시킴으로써 위기감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을 결속시키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 걸프전운운도 이와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평양에서 전시와 같은 수준의 방공훈련을 4번이나 실시한 것은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식량난으로 고조되고 있는주민들의 불만을 억누르고 지식인계층을 중심으로한 반체제세력의 도전을 철저히 분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또 지자제 선거를 앞둔 남쪽사회의 혼란을 부채질 해보자는 속셈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근시안적인 전락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북한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근본적이고도 효율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반체제세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폐쇄를,대내적으로는 강압만을 고수한다면 북한의 현체제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급변하는 주변의 정세를 냉엄한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며 새로운 사고로의 전환이 시급함을 직시해야 한다. 남북간의 대화는 끊임없이 진전되고 교류는 축적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북한이 체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대일 수교협상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믿는다. 편협되고 근시안적인 자세에서 탈피,대승적인 사고의 전환을 받아들이길 다시한번 촉구하는 바이다.
  • 조업재개 채비분주/관리사원등 4천명 연휴도 출근

    【울산=이용호기자】 현대자동차 등 대부분의 현대계열사들이 휴무에 들어간 가운데 골리앗크레인에서 근로자들이 농성을 계속중인 현대중공업은 5일에 이어 일요일인 6일에도 관리직 3천6여백명과 기능직사원 1천7백명등 4천7백명(전체근로자의 21%)이 출근,농성근로자들을 설득하는 한편 「7일조업재개」방침에 따라 사업장 내부를 정리하는등 조용한 가운데 바쁜일과를 보냈다. 현대자동차도 이날 근로자들이 휴무로 출근을 하지 않은 가운데 관리직사원 1천여명만이 출근,지난 3일과4일 중앙비상대책위(의장 이상범)의 「7일조업재개결의」를 재확인하고 장비점검등 정상조업준비를 했다.
  • 학교주변폭력 37명 구속/8개파 16명수배/본드 흡입… 금품 갈취

    서울지검 서부지청 민생특수부는 26일 학교주변 조직폭력배 8개파를 적발,한모군(18ㆍ무직) 등 모두 3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홍모군(19ㆍH고교퇴학) 등 9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하고 오모군(19ㆍ무직) 등 16명을 수배했다. 이번에 적발된 10대 조직폭력배는 「거지파」를 비롯,「양아치파」 「백수건달파」 「흑장미파」 「여백파」 「불개미파」 「아줌마파」 「마계촌파」로 마포구 아현동 아현중학교,아현시장,굴레방다리,신촌시장 등을 무대로 학생들에게 금품을 갈취하거나 유사환각제 등 독극물을 들이마신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 일대의 독서실과 오락실,유흥업소,골목길에서 학교에 오가는 학생들을 상대로 현금은 물론 옷,시계,구두 등을 빼앗아왔다는 것이다. 수사결과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동창생으로 구성된 이들 조직폭력배는 대부분 결손가정 출신이었으며 모두 1∼2차례에 걸쳐 집을 나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대부분 중학교 2∼3학년때 학내폭력조직을 결성했다가 고교에진학하거나 제적된 뒤에도 함께 어울려 다니면서 폭력을 일삼았으며 심지어는 성인들로 구성된 기존의 폭력조직과도 연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와함께 최근 여학생폭력배들이 가위 등을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들보다 예쁜 여학생들의 머리를 잘라버리고 옷을 찢어버린다는 정보에 따라 수사하고있다.
  • 김영삼 민자최고위원 연설의 의미

    ◎「안정 바탕위의 개혁」 의지 표출/합당 당위성 설명,공감대 형성 역점/원칙론만 언급,구체정책 제시 미흡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의 26일 국회대표연설은 의도된 「미완성대표연설」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야당정치인에서 여당정치인으로 자리를 바꾼 뒤 처음 갖는 국회대표연설에서 YS(김최고위원)는 원고의 양과 비중의 대부분을 자신의 「정치적 변신」 해명,즉 합당 당위성 설명에 할애했다. 연설문의 뒷부분에서 주로 언급되고 있는 정책방향이나 의지 등은 그 자체로서 의미를 지녔다기 보다는 합당 당위성을 거증하기 위한 소품으로서의 성격이 보다 강하다. 말하자면 YS의 이날 대표연설은 민자당최고위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설명에 주력하면서 최고위원으로서의 생각과 역할은 여백으로 남겨둔 것으로 해석해야 할 듯싶다. 김최고위원의 이날 대표연설이 특별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합당으로 여당 정치인으로 변신한 YS의 여권내 위상이 어떤 것인가를 대표연설에서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며 또하나는 민자당과 YS의 정책의지가 처음으로 공식화된다는 의미를 들 수 있다. 대표연설의 초점이 합당 당위성 설명에 모아짐으로 해서 이런 기대들은 상당부분 빗나간 셈이다. 정책노선과 관련해 김최고위원은 여러 군데서 개혁을 강조하고 있음이 눈에 뛴다. 『사회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비민주적 잔재들을 말끔히 씻어내면서 일련의 개혁조치들을 심도있게 부단히 실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한 부분이라든지 국가보안법과 국가안전기획부법의 전향적 개정약속,남북군축협상 촉구,금융실명제의 차질없는 시행 및 세제개혁 추진 등이 이에 해당하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동시에 노사관계를 언급하면서 사보다는 노의 인식전환을 우선해 촉구하고 있다. 교육문제와 관련해 『교육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바탕위에서 그 책임도 강조되도록 하겠다』는 부분과 『노사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노사 어느쪽을 막론하고 공권력을 엄정히 집행함으로써 노사관계가 법질서의 테두리안에서 규범화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점은 YS가 여당정치인으로의 인식을 대전환한 결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정책의지면에서 YS의 대표연설은 종전 여당대표의 연설원고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개혁을 강조한 만큼 같은 비중으로 안정을 언급하고 있고 초미의 관심사인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군축협상촉구외에는 전향적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비록 김최고위원과 민자당이 의도적으로 「미완성대표연설」을 내놓았다는 고려를 하더라도 이같은 전향적 정책의지 부재는 정책사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점과 더불어 대표연설에 알맹이가 없지 않느냐는 지적을 낳게하고 있다. YS는 여당의 최고위원으로서 국정전반을 총체적으로 짚고 넘어간 셈이다. 반면 개별 정책사안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 해서 아직 여권내에서 뚜렷한 위상이 결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구 여권이 적극적으로 김최고위원의 위상을 정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YS 스스로도 위상의 조기정착에 급급해 하지 않은 복합요인에 의한 결과로 여겨진다. 연설문 작성위원들에 따르면 구 여야의원들이 고루 연설문작성에 참여한 탓도 있겠지만 청와대와의 수정작업은 한차례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와의 수정작업은 문구조정에 그쳤을 뿐 구체적인 정책사안에 대한 언급요구나 게재요구가 서로간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정책사안의 대표연설 언급은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아래서나 또는 연설자의 강력한 의지로 표명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연설의 알맹이라 할 수 있는 이같은 구체정책 사안에 관한 긴밀한 당정협조 또는 YS의 요구가 없었다는 점은 여권내 그의 위상에 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중」임을 반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민자당의 대표연설이 정책비전 제시보다 합당 당위성 설명에 비중이 두어지지 않았느냐 하는 점은 대표연설후의 YS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YS는 국회대표 연설이 끝난 후 『소신을 갖고 했다』고 밝히고 『여러 가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합당이 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해 스스로 정계개편 해명에 초점을 맞췄음을 시사했다. 대표연설문 작성에 참여한 민정계의 최재욱의원도 『제일 앞부분에 합당에 대한 이유를설명했다』고 말하고 『창당정신인 민주ㆍ번영ㆍ통일순으로 풀어나갔다』고 밝혀 연설문의 구조가 합당 당위성 설명위주로 짜였음을 시인하고 있다. YS는 합당부분에 대해 『세계사의 조류속에서 우리에게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초미의 과제가 정국안정이며 정치안정을 통해서만 경제ㆍ사회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개혁과 혁신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합당 당위성 설명은 사실은 지난 1월 청와대에서의 합당선언때부터 나왔고 국민들에게도 낯익은 단어의 배열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민자당이나 YS가 합당 당위성 설명에 주력한 것은 대국민 공감대 제고가 더 필요하다는 점과 함께 다음날 있을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대표연설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특히 YS로서는 발빠르게 여당정치인으로서의 「지향하는 바」를 설명하기 보다는 지나간 과정을 좀더 분명히 해명해두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유리하게 가꿀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들을 감안할 때 이날의 대표연설로 여당정치인 YS의정책노선이나 여권내 위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의 정치적 위상이나 정책의지 표시는 다음 대표연설로 미루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최고위원 연설(요지) “각종 사회악에 강력대응… 법 질서 확립/토지공개념ㆍ실명제 등 차질없이 시행” 이제 세계는 새로워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세계의 물결은 개혁과 개방과 화해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며 그것은 한반도의 반쪽인 북한 사회에도 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세계사의 조류는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 달라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가 안정되어야 경제ㆍ사회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개혁과 혁신도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 구성원의 다수를 이루면서도 제각기 흩어져 힘을 분산시키고 있는 온건중도 민주세력의 대결집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지역분열에 따른 갈등,민주대 반민주라는 도식에서 비롯된 정치적 갈등을 과감히 해소하지 않는다면 경제ㆍ사회적 불안은 가속화되어 불행한 사태가 야기될 것이라는 깊은 우려를 금치 못했다. 나는 이같은 상황에서 정쟁과 대결의 정치를 극복하고 대화의 정치,동반의 정치를 위한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까지의 정치구도를 단순히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난날의 어둡고 파행적이었던 정치질서를 발전적으로 극복,청산하는 역사적 과업으로 이는 한국 정치의 질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일대 혁신인 것이다. 이번 민주자유당의 창당에 대한 평가는 가까이는 92년의 총선을 통해 나타날 것이며 길게는 후일의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의회민주주의 요체는 대화와 타협에 의해 얽히고 설킨 정치현안의 매듭을 풀어나가는 것이다. 오랫동안 야당에 몸담았던 경험에 비추어 결코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묵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특히 평민당의 김대중총재와는 오랫동안 정치생활을 함께해온 동지로서 앞으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우리의 공동목표인 민주발전과 통일의 길을 열어나갈 것이다. 이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장기수와 시국관련 구속자 석방문제는 국민화합 차원에서 가능한 한 그 폭을넓혀 나가도록 하겠으며 이 시대의 아픔이었던 광주문제도 희생자의 명예가 회복되고 보상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국가보안법과 안기부법은 시대상황에 맞게 전향적으로 고쳐 나갈 것이며 지방자치제도 차질없이 실시해 나가도록 하겠다. 또한 공무원사회의 자기혁신이야말로 국민과 정부사이의 신뢰를 이룩해주는 요체라는 점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분은 확고히 보장되도록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도덕적 무질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사회공동체의 기반마저 흔들려가고 있다. 특히 집단방화는 국민에 대한 테러행위라는 점에서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 앞으로 우리 모두가 도덕과 윤리의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며 국민이 마음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공권력을 정상화하고 법질서를 확립하도록 할 것이다. 교육현장의 권위주의와 획일주의를 개선하기 위해 학교운영을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하게 할 것이며 교사들이 학교운영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 회기내에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켜스승으로서 존경과 충분한 대우를 받도록 하겠다. 앞으로는 기존정책의 문제점을 직시하여 이를 과감히 시정함으로써 경제의 자생력을 키우고 활력을 찾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나가도록 하겠다. 우리당은 경제정책의 기조를 성장과 안정의 조화에 두고 다음과 같은 시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물가안정 기반을 확립하고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각종 제도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토지공개념 관련시책이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할 것이며 92년까지 2백만호의 주택을 건설하여 주택가격의 안정과 국민주거환경의 획기적 개선을 도모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실명제도 차질없이 시행할 것이며 조세부담의 형평을 기하기 위한 세제개혁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둘째,경제력을 키우기 위해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 셋째,산업평화의 정착이 경제난국의 극복의 관건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는 노사관계를 하루속히 안정시켜 나가도록 하겠다. 넷째,낙후부문에 대한 지원확대로 형평증진과 균형발전을 도모하도록 하겠으며 이를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농어촌발전 특별조치법과 농어촌공사 설립및 농지관리기금 설치법을 제정토록 하겠다. 또한 지하철 건설확장 등 대도시의 교통난을 해소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생산ㆍ투자 등 민간의 경제활동 영역에 있어서는 정부의 규제와 간섭을 배제하여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도록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 세계의 탈이념화,탈냉전화 조류에 맞춰 남북간의 상호교류와 경제협력은 물론 군축협상도 본격화해야 하며 앞으로 수년내에 남북평화공존의 시대가 도래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오는 3월 소련을 다시 방문하는 길에 북방외교의 영역을 더욱 넓혀 통일외교로 이어지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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