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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영의 DVD레서피] 깨물어주고 싶은 익살

    김홍도 풍속화의 인물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손의 앞뒤나 좌우가 바뀐 경우가 있다. 주로 씨름판 구경꾼들이나 악기 연주자들의 손 방향이 잘못되어 있는데, 혹자는 이를 화가의 실수라고 하고 의도적인 것이라는 이들도 있다. 어느 것이 맞는 말인지는 화가만이 알겠지만 이런 허점이 발견될수록 김홍도의 풍속화는 한층 더 익살스러워 보인다. 영화 속 주인공들 중에는 매번 실수를 저지르는 캐릭터가 있다. 얼짱이나 몸짱과 거리가 멀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하지 못한 데다 하는 일마다 꼬인다.‘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예쁘지 않아도 심지어 뚱뚱해도 사랑스러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21세기에 접어들면서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 유형이 바뀌기 시작했는데 이를 주도한 캐릭터다. 얼마 전 신드롬을 일으킨 파티셰 김삼순도 브리짓의 계보 안에 있는데 인형 같은 여배우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CIA 출신의 무서운 장인을 대책 없이 자유롭게 사는 부모에게 소개해야 하는 사위도 허점투성이긴 마찬가지다.‘미트 페어런츠’에서 머피의 법칙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보여줬던 벤 스틸러는 2편에서 부모와 장인의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짐까지 떠안는다. 더스틴 호프먼,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가세해 펼치는 중후한 코미디 연기도 눈에 띄지만, 장인 앞에서 실수를 연발하는 남자 간호사 사위의 고군분투가 단연 최고다. ●미트 페어런츠 2 전편에 버금가는 포복절도의 웃음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대 최고의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1디스크지만 DVD 구성은 제법 알차다. 감독의 음성해설, 삭제 장면,NG 장면,1편부터 출연한 고양이 징크스에 대한 영상과 인터뷰, 캐릭터 소개, 전출연자가 함께 토크쇼에 출연한 장면도 실려 있다. 화질과 사운드도 산뜻하다. 전편이 집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라 무채색이 주조를 이루었던 것과 달리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하와이풍의 원색적인 색조가 돋보이며 대사를 중심으로 디자인된 사운드도 깔끔하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사랑과 열정 전편과 마찬가지로 헬렌 필딩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두 명의 바람둥이 사이에서 방황하던 브리짓이 우여곡절 끝에 사랑에 골인하는 과정인데 이번에는 영국을 넘어 태국 로케까지 감행했다. 영화가 지난 연말에 개봉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DVD 출시는 꽤 늦은 편이다. 그러나 11개월 만에 만난 DVD는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타이틀사의 영화답게 아기자기한 스페셜 피처로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삭제 장면’은 당장 영화에 그대로 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감독 비번 키드론의 음성해설과 영화 뒷이야기도 꽤 흥미로우며, 소설 속에 등장한 영화배우 콜린 퍼스와 브리짓이 능청스럽게 인터뷰하는 장면도 재미있다. mlue@naver.com
  • 제시카 알바, 국내 화장품 모델 된다 LG생활건강과 1년 전속 계약

    미국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세대 스타 제시카 알바가 LG생활건강 화장품 이자녹스의 새 모델로 캐스팅됐다.LG생활건강은 13일 영화 ‘다크엔젤’ ‘신시티’ 등에서 여주인공을 맡으면서 일약 스타 반열에 오른 여배우 제시카 알바와 1년 전속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그의 모델료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제시카 알바는 동양적 신비감이 있는 서양 여배우”라며 “이국적이면서 세련된 느낌을 추구하는 이자녹스의 이미지와 잘 맞는다.”고 말했다.LG생활건강은 미국에서 제시카 알바와 함께 촬영한 이자녹스의 TV CF를 15일 첫 방송한다. 또 제시카 알바는 내년 1월쯤 내한해 팬들과 만나고 TV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완벽한 부인, 진정한 불륜?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연하는 ‘빨간 구두’(Don´t Move·14일 개봉)는 제목이 다분히 기만적(?)이다. 강렬하고 도발적인 이미지를 앞세우는 제목과는 딴판으로 영화는 오히려 처연한 멜로에 가깝다. 경쾌한 템포로 감성을 건드려주는 ‘쿨’한 멜로를 기대하는 신세대 관객들에겐 부담스러울 만큼. 유능한 중년 외과의사 티모테오(세르지오 카스텔리토)가 지난날의 지독한 사랑을 더듬는 과정이 그대로 기둥줄거리가 됐다. 하나뿐인 딸이 오토바이 사고로 사경을 헤매는 병실 앞에서 불현듯 남자가 불러낸 기억의 편린은, 젊은 시절 이루지 못했던 애절한 사랑. 영화는, 재능과 미모를 완벽하게 갖춘 아내 엘자(클라우디아 게리니)를 곁에 두고서도 늘 진정한 사랑에 목말라 하던 젊은 티모테오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우연히 머문 시골마을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여인 이탈리아(페넬로페 크루즈). 가난하고 무식하지만 영혼의 상처까지도 위무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순수한 여자에게 티모테오는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한때 톰 크루즈의 여인으로 외신을 달궜던 페넬로페 크루즈. 그녀가 연기를 위해 자신을 송두리째 던진 영화로 오래 기억될 만하다. 한 남자를 욕심없이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은 여배우로서의 성적 매력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거칠고 볼품없다. 어릴 적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한 아픈 기억을 갖고 의지가지 없이 살아가는 이 가난한 여인은, 자신을 위안처로 삼으려는 남자를 조건없이 사랑할 뿐이다. 불륜 소재 등 딱히 참신할 것 없는 주변장치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기대보다 훨씬 강렬한 감정의 요철을 선사한다. 딸아이가 태어나자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이탈리아를 버려야 했으며, 이후 삶의 유일한 목적이었던 딸이 죽음에 맞닥뜨린 시간에 옛사랑을 반추하는 티모테오의 사연은 ‘신파’에 가깝도록 애절한 감상을 자극한다. 중년관객들에게 한결 편안하게 다가갈 멜로임에 틀림없다. 티모테오를 연기한 이탈리아 출신의 배우 세르지오 카스텔리토가 연출까지 했다.18세 이상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 특집마련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 특집마련

    영화 팬이라면, 언젠가 한 번쯤은 가을과 영화에 흠뻑 젖어 있는 부산을 찾고 싶을 것이다. 올해로 10돌을 맞는 부산국제영화제(PIFF) 개막(새달 8일)을 앞두고 그동안 출품됐던 작품들을 두루 섭렵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케이블 영화전문채널 홈CGV는 28일부터 열흘 동안 매일 오전 2시 역대 출품작들을 한 편씩 내보낸다. 마티유 카소비츠 감독의 ‘증오’(28일·1회 월드시네마·프랑스)가 첫 순서. 뱅상 카셀 주연으로, 인종차별과 폭력에 둘러싸인 프랑스 이민 청년들의 굴곡진 삶을 그리고 있다. 장궈룽(장국영)과 왕쭈셴(왕조현)을 추억하게 될 정소동 감독의 ‘천녀유혼’(29일·2회 회고전·홍콩)에 이어 김기덕 감독의 ‘파란대문’(30일·3회 한국영화 파노라마)과 사이버펑크의 기수 쓰카모토 신야 감독의 ‘쌍생아’(1일·4회 아시아영화의 창·일본), 시궁창 인생을 다룬 송능한 감독의 ‘세기말’(2일·5회 한국영화 파노라마)이 잇따라 전파를 탄다. 어린 소년 소녀의 파격적인 사랑을 그린 돔 로스로 감독의 ‘마이 브라더 톰’(3일·6회 월드시네마·영국)과, 영국과 북아일랜드 사이이 비극적인 실화를 소재로 한 폴 그린그라스 감독의 ‘블러디 선데이’(4일·7회 오픈시네마·영국·아일랜드), 맹인검객을 그린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자토이치’(5일·8회 〃·일본), 박흥식 감독의 동화 같은 이야기 ‘인어공주’(6일·9회 한국영화 파노라마)에 이어 중국 여배우의 불꽃 같은 삶을 담은 관금붕 감독의 ‘완령옥’(7일·10회 PIFF추천 아시아걸작선·홍콩)이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다. 캐치온은 새달 5일부터 3일 동안 가장 최근에 부산을 찾았던 영화들을 매일 2편씩 집중적으로 방송한다. 5일 밤에는 11시부터 와이 카 파이와 조니 토가 공동으로 연출한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 ‘턴레프트 턴라이트’(8회 오픈시네마·홍콩)와 금지된 욕망과 좌절을 담은 변혁 감독의 추리 멜로 ‘주홍글씨’(9회 폐막작·한국)가 연속방영된다. 6일 밤 11시부터는 20대,30대,40대 여성의 연애와 삶을 비추는 실비아 창 감독의 ‘20/30/40’(〃·아시아영화의 창·타이완 중국 홍콩)과 피터 아킨 감독의 잔혹 연애극 ‘미치고 싶을 때’(〃·오픈시네마·독일)가 이어지며,7일 밤 10시부터는 시인 실비아 플라스의 열정적인 사랑을 소재로 한 크리스틴 제프스 감독의 ‘실비아’(〃·월드시네마·영국)와 어머니의 가출로 졸지에 세 동생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12살 소년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아시아영화의 창·일본)가 방영되며 PIFF 개막일 아침에 접어들게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모노드라마 ‘그녀만의 축복’ 주인공 김선경

    모노드라마 ‘그녀만의 축복’ 주인공 김선경

    뮤지컬 배우 김선경(37)은 화장 안한 맨 얼굴로 스스럼없이 카메라앞에 설 줄 아는 몇 안되는 여배우 중 하나다. 무대에선 누구보다 화려한 미모를 뽐내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선호하는 그녀다. 데뷔 15년을 헤아리는 김선경이 이번엔 무대위에서도 맨 얼굴을 드러내기로 작심했다. 새달 7일 서울 코엑스아트홀에서 공연하는 모노드라마 ‘그녀만의 축복’(극본 김은미, 연출 이용균)에서다.“오래 전부터 모노극을 하고 싶었어요. 뮤지컬을 주로 했지만 연극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이왕이면 정통극보다는 노래와 춤이 들어간 공연이면 좋겠다 싶었지요.” 지난 3월 정동극장에서 선보인 자전적 1인극 ‘마이 스토리’가 촉매제가 됐다. 빈자리 하나 없이 빽빽이 들어찬 객석을 보면서 ‘배우로서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고, 그 사랑을 보다 많은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창작 모노극을 서둘렀다. ●보통 아줌마들을 대변하는 연극 딸 하나를 둔 30대 후반의 평범한 가정주부 오서희. 남편은 남편대로, 딸은 딸대로 각자의 스케줄에 맞춰 정신없이 바쁜 일상의 틈바구니에서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던 중 딸의 과외교사를 남몰래 짝사랑한다.‘그녀만의 축복’은 가족들을 위해 아등바등 살다 어느 순간 자신의 인생을 놓쳐버린 이 시대 수많은 보통 아줌마들의 삶을 대변하는 연극이다. “결혼한 친구들로부터 ‘넌 결혼하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만큼 남성 중심의 우리 사회에서 기혼 여성들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얘기겠지요.” 지난해 결혼, 아직 신혼 재미에 빠져 있는 늦깎이 주부 김선경은 극중에서 오서희를 비롯해 친정 어머니, 이혼한 여고동창생, 무뚝뚝한 남편 등 7명의 캐릭터를 숨가쁘게 오간다. 틈틈이 재즈, 클래식, 자장가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음악 5∼6곡을 부른다. 도마질하는 장면에선 평소 좋아하는 심수봉의 ‘비나리’도 살짝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컬 20여편 주연 도맡아 1991년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로 데뷔해 ‘로마의 휴일’의 앤 공주,‘킹 앤 아이’의 애나 등 20여편이 넘는 뮤지컬에서 주연을 도맡아온 그녀지만 배우가 원래 꿈은 아니었다. 학창시절 또래에 비해 엉뚱하고 조숙했던 그녀의 장래희망은 뜻밖에도 ‘현모양처’였다고.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탤런트 시험을 보고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별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20대 중반부터 5∼6년간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아주 힘든 경험을 했어요. 세상에 대한 희망,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산산이 깨졌지요. 그러다 문득 깨달았지요. 죽을 각오로 한번 열심히 살아보자고요.” 힘들 때마다 일부러 더 크게 웃는 버릇은 그때 생겼다. 새침한 ‘공주과’로 여겨지는 인상과 달리 잘 웃고, 털털한 중성적인 성격도 그런 노력의 결과다.“행복과 불행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종이 한장의 차이일 뿐이에요. 멀리서 찾을 게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서부터 행복이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이번공연은 “절반이상이 내 이야기” “내 이야기가 절반 이상”이라는 이번 공연의 주제도 바로 여기에 있다.“나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 모든 일에 회의적인 사람, 그리고 울고 싶은 데 울 곳을 찾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에요. 극장에 와서 맘껏 웃고, 맘껏 울다 가셨으면 좋겠어요.”11월6일까지.(02)545-7302.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gpod@seoul.co.kr
  • 조디 포스터 3년만에 스크린 복귀

    할리우드의 대표적 지성파 여배우 조디 포스터(42)가 3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23일 미 전역에서 개봉하는 액션스릴러 ‘플라이트 플랜(비행계획)’은 2002년 ‘패닉룸’ 이후 포스터가 3년만에 주연을 맡았다. ‘플라이트 플랜’에서 포스터가 맡은 역은 항공 엔지니어인 카일 플래트. 남편의 장례식을 위해 딸과 함께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 잠깐 잠이 든 사이 딸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비행기를 샅샅이 다 뒤져도 딸을 찾지 못하자 패닉 상태에 빠지는 플래트는 탑승자 명단에 딸의 이름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람들은 그녀의 정신상태를 의심하게 된다. 엄마가 딸을 찾는 과정을 쫓아가는 스릴러이자 비행기 안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액션극이다.‘플라이트 플랜’은 포스터가 ‘패닉룸’ 이후 연거푸 두번 출연하는 스릴러 장르의 영화. 포스터는 인터뷰에서 두 영화가 폐쇄공간에서 자식을 지키려는 엄마의 역할이란 점에서 비슷하지만 자신이 역을 맡게 된 것은 그냥 우연이라고 밝혔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포스터는 “모든 부모라면 지니고 있을 무의식의 공포, 즉 아이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내 자식을 지켜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엄마의 이야기여서 더 끌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터는 ‘플라이트 플랜’의 촬영이 끝나자마자 스파이크 리 감독의 최신작 ‘인사이드 맨’에서 정치가들의 곤란한 상황들을 해결해주는 조정자로 출연했다.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연기인생 30년 배우겸 교수 장미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연기인생 30년 배우겸 교수 장미희

    와인은 숙성이 오래될수록 맑아진다고 한다. 꼭 30년이 됐다. 그만큼 맑음이 더해진다. 한 여인이 있다. 우선 영화 ‘겨울여자’에서 ‘이화’로 생생히 추억된다. 스치는 바람, 야리야리하다. 울음 머금은 가냘픈 목소리, 애틋함으로 버무려진 ‘공주과’의 청순가련한 여인, 수많은 청춘이 그 앞에서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또 있다.‘이화’가 노래한다.‘가을에도 우린 겨울 얘기를 했죠/우리들의 겨울은 가을에 벌써 다가왔다고/겨울엔 우린 겨울을 모르죠/우리들의 겨울은 너무나 추운 생각 뿐이죠/가을에도 우린 겨울 얘기를 했죠/우리들의 겨울은 가을에 벌써 다가왔다고’ ‘겨울여자’(조해일 원작 김호선 감독)는 서울의 인구가 600만이던 지난 1977년 당시, 단성사 극장에서만 58만 6000명의 관객을 불러들인 공전의 히트작. 주인공 ‘이화’가 여인으로 성장하면서 만나는 여러 남자들을 통해 한국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투시해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이 기록은 90년 ‘장군의 아들’이 개봉되기 전까지 전무후무했다. 교수이자 중견 여배우 장미희. 어느날 ‘겨울여자’의 ‘이화’로 대스타가 됐다. 때문에 40대 이후의 팬들에겐 늘 ‘이화’처럼 고고하면서 지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다. 맞다. 배우 장미희는 분명 70∼80년대의 흥행 메이커로 한국 영화를 대표했다. 오는 백발 어떻게 막고, 가는 세월 어찌 잡을 수 있으랴. 하지만 이런 말이 무색해진다. 장씨는 올해로 연기인생 30년을 맞는다. 얼핏 40대 중반쯤으로 판단되지만 여전히 청순가련의 이미지와 소녀같은 맑은 목소리를 간직하고 있었다. 정확한 나이를 물었더니 “남자 배우들의 나이는 잘 안 밝히면서 왜 여배우들한테만 민감하느냐, 만으로 적어주지도 않고. 여자 나이를 무슨 생리적 한계로 판단하려는 습성이 있다.”며 쏘아붙인다. 장씨는 열일곱 살에 TBC 탤런트로 데뷔했으며,76년 영화 ‘성춘향’으로 스크린에 첫발을 내디뎠다. 연기자로서 30년이 되기도 하지만 17년째 대학강단에서 열심히 후학들을 길러내고 있다. 요즘들어 영화출연이 뜸해졌지만 가끔 TV드라마에 출연해 여전히 존재의 이유를 알리고 있다. 내년에는 오랜 만에 스크린에서 팬들과 만난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위치한 명지전문대의 ‘장미희교수 연구실’에서 만났다. 때마침 10일간의 유럽 나들이에서 막 돌아온 직후였다.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연구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 외유에 대해 궁금한 표정을 짓자 “베니스영화제에도 잠깐 들렀고, 자료 수집 등을 위해 몇군데 겸사겸사 다녔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까만 남방셔츠에다 청바지 차림이었다. 나이 서른아홉일 정도로 젊게 보인다고 하자 “감사합니다. 기사 쓸 때에도 꼭 그렇게 써주세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먼저 근황을 물었다. 얼마전 명지전문대의 연극영상학과 학과장을 그만 두고 일주일에 9시간 강의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과목은 영상연기. 그러는 한편 자신의 공부에도 열중해 최근 동국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거의 마무리했다. 또한 문화관광부의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을 맡아 관련 회의와 기타 행사에도 자주 참석한다. 이래저래 일주일이 후딱 지나간다고 했다. 애제자가 몇명쯤 되느냐고 하자 “여제자들은 시집가고 그런지 남자 제자들로부터 연락이 자주 온다.”면서 “다들 연극·영화·방송국 스태프 등으로 맡은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체 홍보팀에도 여럿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제자들에게 인성교육을 강조한다고 했다. 자신의 존재와 장래의 꿈, 이를 위한 여러가지 마음 가짐 등등. 아울러 제자들은 자신을 연기자로 보지 않고 그냥 교수님으로 인식한다고 했다. 가끔 아버지가, 어머니가 그랬다며 사인을 요청하는 제자들이 있을 경우 “내가 왕년의 배우인가.”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 최근에 드라마에 출연했더니 제자들로부터 “교수님의 연기력에 새삼 감동했어요.”라는 얘기를 전해 들어 모처럼 연기자로서의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평소 독서량이 풍부해 한번 얘기하기 시작하면 동서고금을 휘젓는 달변으로 통한다. 이런 얘기를 하자 “송구스럽습니다. 요즘에는 철학이 없어요, 인문학이 죽어가고 있지요. 영상시대입니다. 알기 쉽게 풀어서 제자들에게 전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강의철학을 피력했다. 이어 요즘 영화의 흐름에 대해 나름대로의 비판을 토해낸다.“사랑이 무슨 종교처럼 신봉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사랑을 할 수 있는 나이, 즉 20대에서 30대 초반정도로 국한돼요. 성숙된 사회란 40∼50대의 사랑도 그려져야 해요. 왜 40대만 되면 사랑도 없고 그저 생계에만 매달려야 하는 사람으로, 밥 먹었니, 학교에 가라, 공부는 왜 안하니 등등의 얄미운 역할만 해야 합니까.20대의 욕망과 야망 앞에 늘 피곤한 들러리 존재라고나 할까요. 40대 이상에도 야망이 있고 관능이 있어요. 영화계에서 어느새 중견배우라는 말도 사라졌어요.” 또한 사랑은 20대의 전유물로 그려지고 있으며 40대 이상은 욕망을 가져서도, 일탈해서도 안되는 것처럼 늘 제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화 ‘타인의 취향’(아네스 자우이 감독)인 경우 중년의 사랑과 관능, 자존심 등을 아주 담담하게 그렸지만 명화로 널리 대접받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40대를 포옹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영화 출연 제의가 오느냐고 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현재도 시나리오를 받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역할도 중요하지만 관객들의 호응과 극장의 배급망 등을 계산하다보니 자꾸 망설여진다고 고백했다. 특히 ‘배우 장미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실망을 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도 뒤따라 쉽게 결정을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영화 한두편정도에 출연해 팬들에게 보답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프랑스에 갔을 때 60년대 후반에 선보인 영화 ‘남과 여’의 주인공 아누크 에메가 ‘남과 여’ 포스터를 아직도 그대로 붙여놓고 극장에서 연극을 하는 것을 보고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어떤 역할을 맡고 싶느냐는 질문에 “병적으로 따라다니는 스토커나, 이승과 저승을 경험하는 진지한 연기, 아름다운 중년의 모습, 또 기회가 주어지면 자객이나 검객역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영화배우로서 정년은 관객이 찾아주지 않을 때가 아니냐면서 사랑해주는 팬들이 있는 한 연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연기생활을 하면서 가장 아끼는 작품을 꼽아달라고 하자 ‘사의 찬미’‘황진이’‘적도의 꽃’‘겨울여자’ 등을 열거했다. 독신으로 사는 이유를 물었다.“혼자 살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까지 왔다. 이성과 만나면서도 둘이 되려고 노력을 하지 않았고 솔직히 배려도 못했다. 스캔들도 부담스러웠다. 이제와서 생각이지만 결혼을 하든 안하든 배려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좋은 친구, 즉 지혜로운 친구, 와인을 같이 마실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집에는 일흔 다섯 살의 어머니, 그리고 고양이(미미)와 삽살개(양배추) 등이 함께 산다.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채식 위주의 소식, 요가를 자주 하며 가끔 산책과 헬스클럽에 나가 가벼운 운동을 한다.”면서 한달에 한번 주치의를 만나고 6개월에 한번 건강검진을 받는다고 귀띔했다. 어릴 적부터 선생님이 꿈이었다는 장씨. 배우로서 회의를 느껴본 적이 있지만 교수가 된 이후에는 한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꿈을 이루어 행복과 정신적 안정감을 만끽하고 있다는 것.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생뚱맞은 질문에 지체없이 “자기자신을 알아라, 인간이 어디에서 나와 어디로 가는지, 여러 체험을 통해 겸허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가을을 타느냐고 하자 “작년까지는 계절을 안 탔는데 올해들어서 느낌이 약간 달라지고 있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아울러 “오래 숙성된 와인일수록 더욱 맑아지고 찌꺼기는 가라앉는 법”이라며 집에서 와인을 마실 때가 가장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부산 출생 ▲동국대 불교학과 졸업 ▲1975년 TBC탤런트 데뷔. ▲76년 영화 ‘성춘향’ 데뷔 ▲77년 영화 ‘겨울여자’에서 이화역을 맡아 대스타가 됨. ▲82년 조계사 합창단 단장 ▲89년 명지 전문대 출강 ▲99년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전임교수 ▲2005년 문화관광부 제3기 영화진흥위원(임기3년) ■ 주요 출연작품 영화와 드라마를 합쳐 80여편 출연. ▲영화 애인(82년), 사의 찬미(87년), 불의 나라(89년), 애니깽(94년), 아버지(97년), 보리울의 여름(2002년), ▲드라마 타인(87년), 잠들지 않은 나무(89년), 엄마야 누나야(2000년), 흥부네 박터졌네(03년), 황태자의 첫사랑(04년), 그 여름의 태풍(05년). ■ 저서 내 삶은 아름다워질 권리가 있다(98년) 외. ■ 상훈 신인상 제11회 핑크리본상(76년), 여우주연상 은곰상(77년), 최우수 여자연기상(79년), 제37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92년), 대종상 여우주연상(92년), 제12회 청룡상 여우주연상(92년) 등.
  • 그레타 가르보 “동성을 사랑했네”

    오는 18일 ‘은막 위의 얼음여왕’ 그레타 가르보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스웨덴 스톡홀름의 우편박물관에서는 9일 그녀와 관련된 편지를 공개하는 전시회가 시작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1일 “혼자 있게 해 달라.”며 인기 절정이던 36살에 은퇴,1990년 사망할 때까지 은둔했던 가르보가 실제로는 60년간 동성의 사랑을 갈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편지에 따르면 가르보는 드라마학교 동기였던 스웨덴 여배우 미미 폴락을 평생 사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인을 ‘함수초’란 애칭으로 불렀던 가르보는 폴락이 결혼하고 임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이 창조한 우리의 천성을 어쩔순 없지만, 난 항상 널 생각하고 함께 있다.”는 편지를 보냈다. 남자 영화배우 등이 가르보에게 청혼했지만, 그녀는 “난 아마 평생 독신으로 보낼 것입니다.‘아내’란 단어는 정말 추한 말이에요.”란 답장을 보냈다. 변소 청소부였던 아버지 아래서 가난하게 자랐던 가르보는 치열을 가다듬고 눈썹을 뽑고 15㎏을 감량한 뒤, 할리우드에서 27편의 영화를 찍는 대스타가 된다. 신비, 우아, 순수 등의 대명사로 불렸으나 갑작스러운 은퇴 이후 50년간 숨어 산 은둔의 여배우이기도 하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리안 감독 ‘브로크백’ 황금사자상

    지난 10일 폐막한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타이완 출신인 리안(李安) 감독의 미국영화 ‘브로크백 마운틴(Brokeback Mountain)’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는 공식부문의 본상 수상에 실패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여성작가 애니 플루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1960년대 미국 와이오밍주의 목장을 배경으로 두 명의 동성애자 카우보이의 이야기를 담은 로드무비다. 히스 레저와 제이크 길렌할이 주연한 이 영화는 감독 특유의 꼼꼼한 내러티브와 서정적인 카메라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 대상은 미국 아벨 페라라 감독의 ‘마리아’, 감독상은 ‘레 자망 레귈리에’를 연출한 프랑스의 필립 가렐 감독이 받았다. 또 최우수 남우상은 배우 출신 조지 클루니 감독의 ‘굿 나이트 앤드 굿 럭’에서 열연한 데이비드 스트레테이른에게, 최우수 여우상은 이탈리아 영화 ‘비스트 인 더 하트’의 지오바나 메조기오르노에게 각각 돌아갔다. 특별상은 ‘가브리엘’의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받았고, 신인배우상인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상 수상자로는 프랑스 영화 ‘남쪽으로’에 출연한 아이티 배우 멘토니 케사르가 선정됐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0대 여성보다 40대가 섹시?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섹시하고, 섹스도 더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여성들은 20대보다 30대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고, 영국 여성들은 20대보다 40대가 성생활을 더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 화장품 판매회사 ‘히트 그룹’이 1356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20대가 아니라 30대라고 답한 비율이 50%나 됐다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7일 보도했다. 브룩스 박사는 ‘위기의 주부들’‘섹스 앤드 시티’‘프렌즈’ 등과 같은 TV드라마에 30∼40대의 지성과 재기를 갖춘 아름다운 여성들이 등장하면서 여성의 내적인 미까지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물 간 것으로 여겨진 30∼40대 여배우의 인기가 치솟는 것은 속빈 젊은 여성 인기인들에게 실망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40대 이상 영국 여성 중 20대 때보다 성생활이 좋아졌다는 사람이 4명중 3명꼴이나 됐다.40대 이상 여성을 고객층으로 한 헬스플러스 잡지가 영국 전역에서 2000명을 조사한 결과 40대에 섹스를 더 즐기게 됐다는 응답이 77%에 달했다.또 응답자의 69%가 전보다 성적으로 더 모험적으로 변했으며, 66%는 젊은 시절보다 몸매에 더 자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잡지의 콜렛 해리스 편집장은 섹스는 16살부터 39살까지라는 생각에 중년여성들이 반기를 들고 있다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로젤은 내안에 있는 또 다른 나”

    “로젤은 내안에 있는 또 다른 나”

    초가을 밤 클래식 기타 선율에 흠뻑 빠져보자. 클래식 기타계의 왕족으로 불리는 스페인 로메로가(家)의 페페 로메로와 앙헬 로메로의 콘서트와 미국 출신의 천재 기타리스트 크리스토퍼 파크닝의 연주회가 이달 잇달아 열린다. 이들의 감미로우면서도 정열적이고 힘 넘치는 연주는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클래식 기타 음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카푸치노로 주세요.”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 메뉴를 보며 잠시 망설이던 그녀가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커피를 주문하더니 말끝을 흐린다.“요즘 통 잠이 안 와서요. 카페인 마시면 백발백중인데…”. 연기 인생 30년을 앞둔 관록의 배우 김지숙. 지금까지 한번도 공연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린 적이 없다는 그녀를 이렇듯 긴장하게 만든 작품은 16일 서울 우림청담시어터에서 막올리는 모노드라마 ‘로젤’이다.‘로젤’은 1991년 초연 이후 10년 간 3100회 공연,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그녀의 대표작. 분신과도 같은 연극인데 새삼 뭐가 두려울까. “그러게 말이에요. 내안에 또다른 내가 있나봐요.(웃음)사실 두렵다기보다는 무척 설레요.‘로젤’은 관객이 절반을 채워주는 작품인데 이번 공연에선 어떤 관객들과 호흡을 맞출까 하는 기대가 큽니다.” 독일 작가 하롤트 뮐러의 1인극 ‘로젤’은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던 여성이 고교시절 친구들에게 자신의 불행한 삶을 들려주는 이야기. 억압적인 아버지로 인해 꿈을 접어야 했던 로젤은 순탄치 못한 결혼생활, 계획적으로 접근한 연하남의 배신 등으로 심신이 피폐해져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탈출한 뒤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들을 찾아다닌다. “초연때는 사회의 약자이자 소외계층인 여성을 대변한다는 심정으로 ‘독립운동’하듯 맹렬하게 연기했어요. 그런데 연기할수록 ‘여성 수난사’보다는 각박한 세상에서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고통이 더 절실하게 다가오더군요.”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가슴속 이야기를 친구에게 시시콜콜 털어놓은 로젤은 “친구야, 나에겐 너같은 친구가 필요했어!”라며 눈물을 흘린다. 어떤 기막힌 상황을 얘기할 때도 침착하던 김지숙은 매번 이 대목에 이르면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폭발한다고 했다. 1시간20분 동안 혼자 무대에 서지만 연극을 완성하는 건 혼자가 아니다. 로젤은 수시로 관객에게 말을 걸고, 극에 몰입한 관객은 마치 친구처럼 로젤을 위로한다. 교도소 무료공연때는 여자 재소자들이 ‘우리도 사는데 힘내’라며 격려하고, 오지마을 공연때는 할머니들이 ‘아이구, 어쩌냐’며 친자식 일인 양 마음 아파한다고. 그녀는 “로젤의 삶이 너무 고통스러워 공연을 피하고 싶다가도 각계각층의 절절한 반응을 접하면 어느새 또 무대에 서게 된다.”며 웃었다. 그녀는 이번 공연을 찾는 관객도 오래 못 만났던 고교 친구를 만나는 심정으로 극장에 와주길 바랐다. 평생 타인에게 휘둘려 살아온 나약한 ‘로젤’과 달리 김지숙은 연기 이외에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성폭력상담소, 주한미군범죄근절을 위한 운동본부, 참여연대 기금마련 공연, 어린이공부방 모금공연 등 소외된 계층에 남다른 애정을 기울였다. 최근 2∼3년간 기초예술연대 공동상임위원장과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으로 활동하느라 2002년 ‘두 여자’이후 연극에도 출연하지 못했다. 이번 공연은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6명을 초청한 PMC프로덕션의 ‘여배우 시리즈’중 네번째 무대. 윤석화, 김성녀, 손숙 등 이미 공연을 끝냈거나 진행중인 다른 배우들과의 경쟁이 부담스럽지 않을까.“연기자는 누구나 ‘내가 제일 잘한다’는 자부심이 있을 거예요. 저도 물론 그렇고요.(웃음)배우마다 개성과 향기가 다르니까 우열을 가리기보다는 각자의 향기를 음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11월13일까지.3만∼5만원.(02)569-069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연극적 상상력’ 절묘하게 끌어내

    ‘연극적 상상력’ 절묘하게 끌어내

    극단 동숭아트센터의 코믹극 ‘주머니속의 돌’(메리 존스 작, 박혜선 연출)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배우도, 관객도 절대 한눈을 팔아선 안된다. 박자를 놓치는 순간 이야기의 흐름은 끊어지고, 연극의 재미는 뚝 떨어진다. ‘주머니속의 돌’은 2명의 배우가 단 한번의 등장·퇴장도 없이 17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독특한 형식의 연극. 순박한 시골 청년이 순식간에 톱스타 여배우가 됐다가 껄렁한 보디가드로 변신하는 신기한 마법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기술력이 동원되는 건 아니다. 그저 꽃장식 모자나 얼굴의 큼직한 점, 혹은 지팡이 하나면 충분하다. 무대는 강원도 산골마을. 서울에서 톱스타 나주리를 비롯한 영화 촬영팀이 도착하고, 마을 주민들이 엑스트라로 고용된다. 외지 생활을 하다 고향에 돌아온 김갑택(박철민)과 황진구(최덕문)도 이들 엑스트라중의 하나다. 시인을 꿈꾸던 진구는 세파에 찌들어 현실주의자가 됐지만 갑택은 여전히 시나리오 작가의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 연극은 두 청년을 중심으로 영화촬영장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정감있게 풀어놓는다. 간식거리를 더 얻으려는 갑택, 강원도 사투리를 배우기 위해 진구를 이용하는 나주리 등이 밉지 않게 그려진다. 실제 촬영장을 엿보듯 유쾌하게 진행되던 극은 엑스트라 배역에서 잘린 철구가 주머니에 돌을 가득 채운 채 물에 빠져 자살하는 사건으로 인해 전환을 맞는다. 허구의 세계인 영화에서는 한낱 배경에 불과한 엑스트라지만 현실에서는 저마다 인생의 주인공인 마을 주민들. 갑택과 진구가 ‘우리가 주역인 영화를 만들자’며 의기투합하는 마지막 장면은 가슴 찡하다. 이 작품의 또다른 미덕은 연극의 중심이 배우임을 새삼 확인시켜준다는 것.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배역을 넘나드는 박철민(사진 위), 최덕문(사진 아래)의 연기는 가히 천의무봉이라 할 만하다. 특히 박철민은 공연 중 관객의 휴대전화가 울리자 즉석에서 애드리브를 구사하는 등 코믹연기의 달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번역극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매끄러운 연출도 인상적이다. 드라마, 영화와 다른 ‘연극적 상상력’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면 꼭 챙겨볼 만한 작품이다. 서현철, 홍성춘팀이 더블 캐스트(목·금·일)로 출연한다.10월 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41-339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5분 데이트 (17) - 정순자

    5분 데이트 (17) - 정순자

      『보통 퇴근시간이 밤 10시, 10시 반이니까「데이트」할 시간이 없어요.「올드·미스」로 늙기 꼭 알맞죠?』 우선 쾌활하다. 자칫하다간「왈가닥」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러나 정순자(23)양 자신은 『보기하곤 달라서 집에 들어가면 요조숙녀가 되죠』 수산청장 비서실 근무 1년. 고향은 제주도이나 태어나긴 일본의「오사카」. 해방된 다음 다음해, 그러니까 정양이 두 살 때 귀국선을 타고 현해탄을 건넜다. 『일본서 살던 기억,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어머님이 아직도 순 일본식이라 꽃꽂이며 예의범절, 손님접대 등 어머님께 배우는 게 많죠』 광주여고를 거쳐 수도여사대(首都女師大) 영문과 졸업. 2남 3녀의 셋째. 키 166cm에 54kg의 후리후리한 몸매. 올해엔 결혼을 꼭 해야 할 텐데 아직 애인이 없어 큰일이라는 정양은 『상대방을 이해해 줄 수 있는 남자면 OK. 제 키보다 적어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마음은 커야죠』 끼고 있는 진주반지가 눈에 띄어 누가 선물한 것이냐니까, 『우리 수산청에서 기른 양식진주예요. 예쁘죠?』 하며 슬쩍 PR. 월급을 타면 봉투째 어머님께 상납(上納)하지만 하루 5백원씩 타다 쓰고 또 옷까지 해 입으니 어머님이 항상 적자라고. 「잉그리드·버그만」「제니퍼·존스」등 옛 여배우들이 제일 좋고 음식은 단연 전골. 전골 만드는 솜씨도 1류「쿡」뺨칠 정도라고. 무슨 향수를 쓰냐니까 『아직 젊은데 향수 쓸 수 있나요?「젊음」이란 향수 뿐이죠』 ※ 뽑히기까지 수산청에서 후보로 뽑아놓은 아가씨는 무려 11명. 우선 이중에서 8명을 추려내고 심사위원단을 구성,「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 건물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면접 채점. 결국 세 아가씨를 선발했는데 이중에서 1명을 고르는 덴 30분을 요했다. 결국은 정양이「눈이 커서」「미스·수산청」의 영광을 차지. [ 선데이서울 69년 1/26 제2권 제4호 통권18호 ]
  • ‘6월의 일기’ 출연 신은경

    ‘6월의 일기’ 출연 신은경

    뒤로 질끈 묶은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풋내기 파트너를 이끌고 경찰서를 나서는 눈빛엔 화장기 없는 얼굴만큼이나 진지함이 배어 있다. 영화 ‘6월의 일기’(감독 임경수·제작 세븐온픽쳐스 필름앤픽쳐스,11월 개봉예정)의 촬영이 한창인 경기 남양주 서울종합촬영소 세트장에서 만난 신은경(32)은 베테랑 강력계 형사로 변해 있었다. ‘조폭 마누라’를 통해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흥행성을 갖춘 스타로 우뚝선 그녀가 결혼과 함께 활동을 중단한 지 2년만에 다시 한번 물오른 연기를 선보인다. 기존의 중성적 이미지와 차별화된, 성숙하고 강인한 억척 여형사의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선다. 전작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 폭력배 보스 역을 연기했던 그녀는 이 영화에서 열혈 여형사 ‘추자영’역을 맡았다. 신참 형사 동욱(문정혁)과 함께 미리 쓰여진 일기가 예고하는 살인사건을 따라가며 그 실체를 추적한다. 추자영의 단짝이자 사건의 단서를 쥔 간호사 서윤희 역할은 ‘쉬리 여전사’ 김윤진이 맡았다. “지금껏 운동화 끈을 느슨하게 풀고 걸었다면, 이번엔 끈을 바딱 조이고 뛰는 셈이지요. 기존 역할이 크고 단단한 ‘고목나무’였던 것에 비해, 이번 역할은 바람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면서도 튼튼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벼’의 느낌이에요.” 영화속 추자영이란 캐릭터에 대한 질문을 이렇게 빗대 표현한 그녀는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성격이 너무 달라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며 흡족해했다. 여태껏 국내 영화속에서는 여형사라는 캐릭터가 제대로 그려진 적이 없다. 대개 남자 형사들의 주위에서 맴돌며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들거나, 극 흐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감초 역할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그녀가 연기하는 추자영 역할은 영화의 흐름을 이끌어 가는 주축 캐릭터다. 그녀는 ‘여형사’라는 단어에 미간부터 찌푸렸다.“연기 하면서 한번도 ‘여형사’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여자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저 ‘형사 추자영’을 연기할 뿐이에요.” 솔직히 ‘진지한 신은경’의 모습은 낯설다. 아직도 그녀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커다란 가위를 휘두르며 폭력배들을 한방에 물리치고, 잠자리에서도 남편을 주눅들게 했던 모습이다. 그녀도 수긍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내 목소리 톤을 높이는 그녀.“전작의 이미지를 아직까지 생각하고 계시다면 오히려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극장에 오시면 또다른 신은경의 모습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촬영 내내 그녀의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한석규와 함께 주연한 영화 ‘미스터 주부 퀴즈왕’의 촬영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6월의 일기’ 촬영에 합류했다. 게다가 거의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밤샘 촬영 등 강행군으로 체중이 촬영 두달만에 10㎏가까이 빠졌다. 체력도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녀는 특유의 너스레로 인터뷰를 맺었다.“육체적으로 힘들어 하는 제 상황이 연쇄살인 사건에 투입되면서 처한 추자영의 상황과 비슷해 오히려 도움이 되던데요. 무엇보다 출산 후 몸에 붙은 군살들이 자연스레 빠져 다이어트할 필요가 없어 좋았어요.(웃음)”벌써부터 영화 개봉일이 기다려진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일요영화]

    ●굿바이 레닌(KBS1TV 오후 11시30분) 2003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독일영화제 등을 휩쓴 볼프강 베커 감독의 작품. 통독문제를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터치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코미디는 상황 설정에서 시작한다.89년 언제쯤, 아들 알렉스가 반동독 시위에 참가한 것을 본 어머니 크리스티아네가 충격으로 쓰러진다. 열혈 공산당원 어머니에게는 아들의 행동이 배신이었던 셈.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가 8개월 만에 정신을 되찾았을 때 모든 것은 정상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더 이상 반동독시위도 없었고, 공산주의 동독은 잘 굴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은 위장된 평화였다. 어머니가 의식을 잃고 있을 때 이미 통일이 돼버렸다. 그런데 조금의 충격만 받아도 위험한 상황이라 아들은 열혈 공산주의자 어머니에게 차마 동독이 망했다고 말하지 못했던 것.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머니는 침대를 벗어날 수 없었다. 여기가 바로 ‘심금을 울리는 코미디’의 출발점. 서방세계가 혼란을 겪고 있지만 사회주의 동독은 건실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거짓뉴스를 만들고, 쓰레기 더미를 뒤져서라도 옛 동독 제품 포장을 찾아내 어머니께 보여드리며 위로하게 되는데…. 제일 관심을 끄는 것은 이 과정에서 아들 알렉스에 의해 재구성되는 ‘사회주의의 참 모습’이다. 스탈린주의를 진정한 사회주의인 양 착각한 게 아니냐는 물음을 던져준다.118분. ●연애사진(SBS 밤 12시55분) 영화 ‘철도원’,‘비밀’ 등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출연한 2003년작. 진정한 프로 사진작가가 되겠다며 떠났던 옛 연인 시즈루(히로스에 료코)를 찾아 떠나는 마코토(마쓰다 류헤이)의 이야기가 주요 축이어서 히로스에의 얼굴을 기대만큼 많이 볼 수는 없다. 마코토는 어느날 뉴욕에서 전시회를 하는데 와달라는, 시즈루가 보낸 초대장을 받는다. 허겁지겁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지만 막상 미국에 시즈루의 흔적은 없다. 도와주리라 믿었던 시즈루 친구에게 계속 뒤통수를 맞는 상황까지 생긴다. 그러나 몇번의 우연으로 시즈루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게 되는데…. 일본 영화답게 어떤 굵직한 주제의식이 있다기보다 환상이나 신비와 같은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 물론 그럴듯한 포장을 위해 섬세한 심리묘사가 뒤따르고, 이는 테크니컬한 카메라워크가 뒷받침한다. 영화 스토리 자체가 사진과 관련된 것이어서 촬영 쪽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다.111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리브스 ‘19살 연상’ 키튼과 열애

    |로스앤젤레스 연합|영화 ‘매트릭스’의 주연 키애누 리브스(사진 오른쪽·40)가 28살의 여배우 린 콜린스와 헤어졌으며 현재는 19살 연상인 베테랑 여배우 다이앤 키튼(왼쪽)과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국 영화 `시월애´를 리메이크하는 할리우드 영화 ‘일 마레’의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리브스는 ‘일 마레’의 세트장에서 만난 콜린스와 지난 3개월 동안 사랑을 나누어왔다.그러나 할리우드 닷컴 등에 따르면 리브스는 콜린스와 더 이상 만나지 않으며 대신 대선배인 키튼과 로맨틱한 만남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은 낸시 메이어 감독의 2003년 영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 함께 출연했으며 리브스가 콜린스와 만나기 전 잠깐 열애설이 돌기도 했다.
  • [새영화] ‘초승달과 밤배’ 25일 개봉

    [새영화] ‘초승달과 밤배’ 25일 개봉

    25일 개봉하는 영화 ‘초승달과 밤배’(제작 시네마시스템·신씨네)는 여러 모로 눈길이 가는 작품. 구구절절한 사연과 함께 뒤늦게 빛을 보게 됐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은마는 오지 않는다’ 등 문학작품을 스크린으로 옮겨 호평을 받았던 장길수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7년 만에 메가폰을 잡고 관객과 만난다. 특히 이 영화는 지난 2001년 작고한 ‘오세암’의 동화작가 고 정채봉이 1987년에 처음 발간한 동명 소설이 원작. 당시 소설을 읽고 영감을 얻은 장 감독이 영화 기획을 시작한 지 9년의 세월 만에 영화로 완성됐다. 제작에만 5년의 기간이 걸렸다. 그 기간동안 정 작가와 연기자 김일우는 세상을 등졌다. 특히 지금은 톱스타가 된 여배우 장서희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한 ‘초승달과 밤배’는 강부자·양미경·기주봉·김애경 등 화려한 출연진이 무색하게 ‘초저예산’으로 제작됐다. 제작비는 불과 10억원 정도. 흥행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작비를 대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장 감독이 직접 제작자로 나섰고,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4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힘들게 촬영에 들어갔다. 개봉관도 서울 5개와 지방 3개 등 8개뿐이다. 영화는 70년대 바닷가 외딴 마을을 배경으로 할머니와 함께 가난을 짊어지고 생계를 잇는 두 남매의 힘겹지만, 가슴 찡한 이야기를 그렸다. 오빠와 영양실조로 등이 굽은 남매가 삶의 무게를 이겨내며 보여주는 눈물과 웃음은 스타 감독과 배우, 거대 자본을 내세운 ‘속빈’ 블록버스터들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표방한 이 영화는 ‘진정제’처럼 바쁜 일상에 지친 요즘 사람들의 마음을 씻어주고 위안케 해준다. 전체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판타스틱 4 장르/예매율 SF액션/3.79%(12세) 감독/배우는 팀 스토리/이안 그루퍼드·제시카 알바 어떤 줄거리 초능력 지닌 남녀, 악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다. 이래서 좋아 박진감 넘치는 호쾌한 액션. 이래서 별로 초능력 캐릭터의 창조 과정과 특징이 허술. 홈피 반응은 “제시카 알바만으로 충분한 영화” ● 웰컴 투 동막골 장르/예매율 드라마/53.32%(12세) 감독/배우는 박광현/정재영·신하균·강혜정 어떤 줄거리 동막골에서 국군, 인민군, 미군의 동거담. 이래서 좋아 넉넉한 산골 풍광, 푸진 웃음, 찡한 감동. 이래서 별로 하염없이 느린 걸음의 이야기 구도. 홈피 반응은 “코믹과 감동의 절묘한 조화” ● 박수칠 때 떠나라 장르/예매율 미스터리 드라마/15.64%(15세) 감독/배우는 장진/차승원·신하균·김지수 어떤 줄거리 TV로 생중계되는 48시간의 수사극. 이래서 좋아 차승원, 신하균의 에너지 넘치는 상황극. 이래서 별로 장르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이야기 색깔. 홈피 반응은 “극적 재미, 장진 감독의 독특한 연출” ● 옹박-두번째 미션(18일 개봉) 장르/예매율 액션 어드벤처/9.00%(15세) 감독/배우는 프라차야 핀캐우/토니 자·자니 누엔 어떤 줄거리 도둑맞은 코끼리를 되찾기 위한 고군분투. 이래서 좋아 와이어,CG에 의존하지 않은 100% 실제 액션. 이래서 별로 전편처럼 엉성하고 비약 심한 줄거리. 홈피 반응은 “토니자는 최고의 액션 배우” ● 아일랜드 장르/예매율 SF스릴러/3.55%(12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베이/이완 맥그리거·스칼렛 요한슨 어떤 줄거리 복제인간들의 ‘시스템 탈출기’ 이래서 좋아 마이클 베이의 화려한 액션이 녹아든 SF. 이래서 별로 철학·윤리적 메시지가 생각보다는 약한 점. 홈피 반응은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되는 영화” ● 친절한 금자씨 장르/예매율 스릴러/3.79%(18세) 감독/배우는 박찬욱/이영애·최민식·오달수 어떤 줄거리 13년 억울한 옥살이, 처절한 여인의 복수 이래서 좋아 이렇게 비틀린 이영애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이래서 별로 여배우에게 더 친절한 ‘박찬욱표’ 스릴러 홈피 반응은 “아름다운 이영애,‘올드보이´ 못 넘은 박찬욱” ● 이대로, 죽을 순 없다(18일 개봉) 장르/예매율 코미디/7.82%(12세) 감독/배우는 이영은/이범수·손현주·최성국 어떤 줄거리 홀아비 불량형사, 딸 위해 죽기를 각오하다. 이래서 좋아 담백해서 부담없이 즐거운 코믹드라마. 이래서 별로 건더기가 없는 공허한 웃음. 홈피 반응은 “무난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
  • 10세소녀 패닝 소득 1위 여배우

    할리우드 아역배우 다코타 패닝(10)이 미국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여배우로 꼽혔다고 미 연예주간지 ‘엔터테인먼트’ 최신호가 보도했다.2001년 배우 생활을 시작한 패닝은 ‘아이 엠 샘’,‘업타운 걸’,‘맨 온더 파이어’,‘우주전쟁’ 등 12편의 영화에 출연해 6억4730만 달러(6578억원)를 벌어들였다. 패닝은 내년에 만화영화로 제작되는 어린이 책의 고전 ‘샬럿의 거미줄’에 목소리 출연을 하는 한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도 출연할 예정이다.연합
  • 1968년을 웃긴 걸작 어록

    1968년을 웃긴 걸작 어록

      공비출현, 폭력배단속 종(鍾)3철거, 배우의 폭력 등 갖가지 사건을 낳고 68년은 저물어 간다. 이 소용돌이 속에서 올해 한 해를 웃겨 준 걸작과 명언을 훑어보자. 남을 웃겨 준 말이라면,『말도 금』일 수 있다는 격언의 실례가 되지 않겠는가. 『남한의 여기자들은 모두 여배우 같습니다』 1·21 사태의 생포공비 김신조(金新朝)가 여기자들과 회견했을 때 한 말. 이 기자회견에 동석한 모 여기자의 말에 의하면 총각 김신조는 눈을 이 기자에서 저 기자 쪽으로 빙글빙글 돌려가면서 자못 흥분한 상태였다. 북괴에서 사람 잡는 기술만 배운 김은 아마 이 때처럼 많은 여성을 대해 보지는 못한 모양. 그렇찮으면 그는 비밀리에 여심조종술을 익혀 두었던가? 『제일 귀찮은 손님은 대학교수들』 「호스테스」양들의 절박한 체험담. 여성문제연구소가 실시한「호스테스」의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그녀들의 손님평이다. 근엄한 교수님들이「바카스」의 제자로 승화했을 때의 생태학이 여기있다. 이 말, 걸작치고는 금년의「히트」가 되지 않겠는가 싶다. 『나는 국제첩보원,「미스터·가네시로」다』 이 말도 심심치 않다. 말짱한 한국의 백성인 박흥민이라는 자가 이 말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둘러 귀하신 몸 행세를 톡톡히 했으니 말이다. 『출입자의 명단을 공개한다』 명물「종(鍾)3」사창가를 정리할 때 김현옥(金玄玉)시장의 공갈협박(?)이 신문에 나왔다. 신문마다 이 말을 굵직한 고딕 활자의 제호로 신나게 뽑았다. 『생사람 잡지 말라』 폭력배를 잡아 제주도로 보냈다. 이 때 서슬이 퍼런 경찰의 과잉단속이 문제되자 대검(大檢)에서 내린 지시. 실감나는 말이었다. 『다음엔 꼭 금「메달」』 「멕시코·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얻은「복서」지용주(池龍珠)군이 김포공항에서 한 첫마디 귀국인사. 기록은 간데 없고 전적만 남았다는「멕시코·올림픽」의 우울한 성적을 나타내는 맥풀린 말이다. 우리「올림픽」의 성적은 언제나『다음에는 꼭…』. 대중의 인기를 모으는「프로·스포츠」계에서 걸작인 안나오면 섭섭하다. 일본의「프로」야구「팀」인「동영 플라이어즈」의 백인천이 거리낌없이 한 마디를 지껄였다. 『나니?』 그가 귀국차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말. 정말「나니?」다. 무슨 말인지를 알려고 우리말 큰사전을 뒤져 보다간 큰 코 다친다. 그는 야구에만 아니라 조어력(造語力)에도 소질이 있는 듯. 「프로·복서」김기수가 애교를 부렸다. 『나는 졌다. 감기 때문에』 일본에 원정가서 지고 온 것까지는 상관없겠지만 감기 때문에 얻어 맞고 돌아왔으니 김기수「팬」들에게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내적인 미가 더 중요하죠』 우리나라 여자는 아니지만 68년도「미스·아메리카」「데브라·딘·반스」(20)양이 지난 8월 미군 위문차 한국에 와서 내뱉은 첫마디의 미녀정의.『가슴둘레나 엉덩이의 크기와 같은 외모보다도 재능, 성격, 지성 등 내적인 미가 더 중요하죠』라고 말씀하셨것다. 정작 가슴둘레, 엉덩이 크기, 다리 곧기 등의「콘테스트」에서 1위로 뽑힌 미녀의 미녀론이니 걸작 아닌가. 『내 딸 같다』 이 말의 동기와 결과가 웃겨 준다. 군용「백」여인변사 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경찰이 여인의 신원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경찰에 전화가 걸려 왔것다. 바로『내 딸 같다』고. 박용기(朴龍起)(44)라는 한 아버지가 6개월 전에 집나간 딸 서정(曙庭)양을 찾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벌인 연극인 줄이야 흥분한 경찰이 어찌 알았으랴. 신이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신문을 보고 놀란 서정양이 저승 아닌 파주에서 떡 출현하는 바람에 그만 허탈감에 빠졌다. 『모르고 팔았다』 국문학자 조윤제(趙潤濟)박사가 대구시내의 고서방에서 1500여 년 전의 돈황굴 경전완본을 사들여 학계의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 희귀본을 판 책방주인이, 일단 팔아놓고 다시 그것을 반환해 달라는 소송을 내걸어 또 한번 이야기 거리가 됐다.『아- 모르고 팔았다』 영화계에 화제가 없어라면 영화계가 운다. 최고걸작은 아마 폭력으로 한 때 수감된 신영균(申榮均)에게로 갈 것 같다. 그의 명언-. 『때리진 않았다. 한 번 밀었을 뿐이다』 그런데「한 번 밀린」정진우(鄭鎭宇)감독은 얼굴에 7바늘을 꿰매야 하는 상처를 입었다. 정진우 감독이 영화인대회에서「악질제작자」를 규탄했다. 『악질제작자란… 우리들「개런티」를 연수표로 주는- 그런 놈 모두 다』 명우 고(故) 김승호씨가 명언을 남겼다. 『살고 싶다. 나는 억울하다』 이 유언, 숨진 뒤에 만들어 낸 말인 듯. 뇌진탕으로 쓰러진 고인이 입을 열어 말을 할 수가 있었을까? 문화재 덕수궁의「대한문」을 놓고 벌어진 시비. 『한 치도 못 움직이겠다』 문화재 관리 당국. 『몇 해 못 갈 것이다』 서울시 당국. 그래서 대한문은 옛 위치에 그대로 남아있다. 공비이야기로 시작한 이 기사를 역시 공비로 끝맺는다면 꼭 한 마디가 있다. 『「대머리 총각」을 부를 줄 안다』 북괴 중위 조응택이 자수를 해서 기자회견에 나타났다.『민가마다 양식이 많은데 놀랐다』면서 회견이 끝날 무렵「트랜지스터·라디오」로 익힌「대머리 총각」을 신나게 뽑아댔다. [ 선데이서울 68년 12/22 제1권 제1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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