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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는 흔적을 22]그녀의 어금니가 던져준 힌트

    [범죄는 흔적을 22]그녀의 어금니가 던져준 힌트

     “여기 ○○터널 옆인데요, 썩은내가 아주 진동을 하는데요…. 빨리좀 와주셔야겠는데.”  2004년 8월 7일 오후 7시 경기 군포의 한 지구대 사무실. 온 종일 머리 위를 내리쬐던 여름해가 스스로 열기를 식혀갈 무렵 한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경험 상 차에 치여 죽은 야생동물을 치워 달라는 민원성 전화인 듯 했다. 출동하는 경찰에겐 그리 달갑지 않은 신고다. 짐승이 심하게 부패했다고 하니 발걸음이 더 무거웠다.  신고자가 말한 장소는 터널을 빠져나와 차가 내리막을 향하는 곳. 경찰은 십중팔구 숲에서 튀어나온 고라니 등이 차에 치여 죽은 것으로 생각했다. 현장 부근에 이르자 악취가 진동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악취가 나는 곳엔 뭔가가 담긴 보자기가 놓여 있었다. 막대기로 조심스레 보자기를 들춰 보던 지구대 직원은 순간 고개를 돌렸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사람이 분명했다. 로드킬이 아닌 살인의 현장이었다.  다음날 아침. 감식반이 확인한 시신은 신장 155㎝의 여성이었다. 나체 상태로 이불과 보자기에 싸여 있던 여성은 이미 신체의 70%가량이 부패한 상태. 겉으로 보기엔 사망한 지 몇 달은 된듯했다. 특히 상체 부분의 부패가 심해 지문 채취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뼈만 앙상한 손과 목에는 플라스틱 구슬로 만든 반지와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10대 소녀들이 즐길 만할 액세서리였지만 두꺼워진 손톱과 발톱, 파마를 한 머리모양이나 매니큐어를 칠한 것 등을 봐서는 청소년은 아닌 듯했다. 나이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졌다.    그녀의 어금니가 힌트를 남겨 주다  부검의는 시신 오른쪽 두개골이 함몰된 것을 발견했다. 뭔지 모르지만 커다란 둔기에 부딪혀 머리뼈가 깨진 것이 죽음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죽음을 당한 여인이 누군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최종적으로 지문 감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국과원은 사망자의 치아를 통해 진실을 찾는 법치의학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사망자의 치아가 법의학적으로 유용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우선 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의 치과기록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또 치아는 지문처럼 개인마다 간격과 배열상태, 위턱과 아래턱뼈의 교합 상태, 유치(幼齒)의 잔존 여부 등이 다르다. 게다가 치아는 웬만한 화재에도 끄떡없고 잘 썩지도 않는다.  치아 마모도를 검사한 결과 죽은 여성은 29~43세로 밝혀졌다. 여전히 좁은 범위는 아니지만, 덕분에 수사팀은 기존 수백명 실종자 명단을 70명 안팎으로 좁힐 수 있었다. 연구원들을 시신이 남긴 힌트를 또 하나 풀어냈다. 죽은 여인은 숨을 거두기 최소 6개월 전에 왼쪽 윗어금니(뒤에서 3번째)가 빠졌다는 점이었다. 실종자 중 비슷한 경우만 찾는다면 피해자를 찾아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잠깐. 살아있을 때 영구치가 빠지면 인간의 몸은 그 자리에 임시로 골조직을 만들라고 명령한다. 잇몸이 더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자기치료로 의학용어로 ‘치조골 재생’이라고 부른다. 반면 죽은 뒤 부패과정에서 빠진 이는 이런 치조골 재생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 이가 빠진 지 최소 6개월이 지났다는 점은 어떻게 알아냈을까. 이가 빠지면 바로 옆 이들은 빈자리를 메우려고 한다. 치아가 메워지는 거리와 속도를 계산하면 이가 언제 빠졌는지를 알 수 있다. 경찰은 남은 70여 명의 실종자 중 윗 어금니가 빠진 채 생활했던 여성을 찾아 나섰다. 얼마 후 피해자는 보름 전 사라진 A(당시 36세)씨로 밝혀졌다. 유전자 검사 결과도 일치했다.    불과 보름 사이 70%가 부패한 시신?…범인은 곤충  신원이 밝혀지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주변에선 그녀를 지독하게 따라다니던 한 남자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피해자는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B(당시 49세)씨가 죽인 것으로 알라.”는 말을 하고 다녔을 정도였다. 주변 사람들은 A씨가 최근 B씨와의 관계를 청산하려 하자 남자가 스토커로 변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이후 한동안 잠적했다 나타난 B씨는 경찰에서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그의 집 서랍에서 시신을 감쌌던 이불보 끈 등 증거가 나타나자 그는 결국 입을 열었다. 그는 사건 당일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A씨와 다투다 홧김에 B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땅바닥에 수차례 부딪혔다고 말했다. 분을 참지못한 결과가 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는 현장에서 1.5㎞가량 떨어진 길가 숲 속에 그녀를 버렸다.  시신 발견시점으로부터 불과 보름 전 일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시신 일부가 백골을 드러낼 정도로 부패했을까. 유난히 무더웠던 날씨에 습한 기온이 원인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2004년 7월 인근지역(수원 기준)의 평균습도는 80%에 달했다. 당시 강수량이 400㎜에 이를만큼 많은 비가 왔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낮기온은 최고 35도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시신을 칭칭 감쌌던 이불 때문에 초파리들이 기생했고 이내 시신은 구더기들이 들끓게 됐다.  법의학적 관점에서 시신 주변에서 기생하는 곤충들은 시신의 사망시간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시신 옆 곤충의 종류와 주변 온도와 습도 등을 고려해 범행이 발생한 시기를 되짚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곤충은 때론 시신이 범행 후 옮겨졌는지, 죽기 전 독극물이냐 마약 등을 복용했는지에 대한 힌트도 던져준다. 이 때문에 독일 등 유럽은 법의곤충학 전공자가 범죄현장에 감식요원으로 출동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미국의 법의학 드라마 ‘CSI 라스베이거스’ 시리즈의 길 그리섬 반장도 곤충학 전공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법의곤충학은 과학수사 분야 중에서 가장 낙후된 축이다. 시신에 주로 어떤 곤충들이 기생하는지 등에 대한 최소한의 데이터베이스도, 연구자도 없는 상태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오늘도 시신 옆 구더기나 초파리는 현장 증거로 여기지기 보다는 오히려 감식을 방해하는 훼방꾼 취급을 받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18) 치밀한 남편 ‘전류반’은 못 숨겼네 찌릿찌릿 전기충격기 자국이 완전범죄 밝혀내다 19) 두려움이 만든 ‘자기 폭력적 자살’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여성 시신 2구의 잔인한 진실게임…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그 남자 노리는 ‘한밤 통증’… 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22)그녀의 어금니가 던져준 힌트…법치의학이 밝힌 사건의 진실
  • SWITZERLAND-배우 윤상현이 만난 스위스와 알프스 사람들

    SWITZERLAND-배우 윤상현이 만난 스위스와 알프스 사람들

    배우 윤상현이 만난 스위스와 알프스 사람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깃든 기차는 여행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스위스 프렌즈로 임명된 윤상현이 7박9일간 스위스를 여행할 때도 주로 기차를 이용했다. 체르마트로 향하는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던 윤상현 앞에 묘령의 여인이 등장했다. 노란 꽃무늬 원피스를 차려입은 파란 눈의 그 여인은 단번에 열차에 탄 모든 이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윤상현이 젤리를 건네자 여인은 젤리를 낚아채더니 아장아장 엄마의 품으로 달려가 버렸다. 고무 젖꼭지를 물고 있던 꼬마 숙녀 릴리는 그가 건넨 젤리를 오물오물 씹으며 살짝 미소를 건넸다. 그리고는 윤상현에게 다가와 수줍은 목소리로 ‘Thanks’란 인사를 건네고는 볼에 뽀뽀까지 해주었다. 릴리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 윤상현은 한참 동안 기차 데이트를 즐겼다. 여행은 결국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이다. 스위스 프렌즈 윤상현에게 7박9일간의 이번 여행은 기차 옆자리에 앉았던 볼 빨간 소녀와의 데이트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스위스 여행이 끝나고 다시 배우로 돌아간 윤상현의 소식이 들려 올 때마다 그의 일부분이 되어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알프스의 목가적인 풍경과 순박했던 사람들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 강미숙 사진 이규열 취재협조 루프트한자독일항공 lufthansa.com, 스위스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m 2, 3 풍경에 취하고 와인향에 취하고. 라보 지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 패트릭 퐁잘라씨가 건네주는 달콤한 한잔 4 알멘드후벨에서 트래블 트레이너와 노르딕 워킹을 하고 있는 윤상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름다운 포도밭의 달콤한 인연 윤상현의 스위스 여행 첫 날은 포도밭 트레킹으로 시작됐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라보 지구는 대표적인 스위스 화이트와인 산지이자, 트레킹 루트이다. 이곳은 하늘의 태양, 호수에 반사된 태양, 포도밭을 둘러싼 바위에서 발산되는 태양(열)으로 축복받은 땅이다. 축복받은 땅을 거닐던 그의 발걸음은 한 와이너리로 향했다. 패트릭 퐁잘라씨는 목마른 나그네에게 스스럼없이 문을 열어 주었다. 포도밭과 레만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정자에는 칠링된 화이트 와인이 준비되어 있었다. “와! 한국에서 마시던 화이트 와인 맛이 아닌데요. 풍부한 과일향과 부담스럽지 않은 달콤함이 잘 조화된 너무 사랑스러운 와인이에요.”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진심어린 감동은 전해지기 마련. 자신의 와이너리에서 조상 대대로 만들고 있는 와인의 가치를 알아보는 윤상현의 모습에 퐁잘라씨가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퐁잘라씨는 집안의 보물창고인 와인창고로 윤상현을 이끌었다. 그곳에는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흑백사진이 걸려 있었다. 배우 윤상현에게 퐁잘라씨는 유명 배우와의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어릴 적 찰리 채플린이 이곳을 방문했었지. 어린 내 눈에 콧수염이 없는 그는 찰리 채플린이 아니었어. 그래서 차를 타고 떠나는 찰리 채플린에게 달려가서는 ‘당신은 찰리 채플린 아닌 것 같아요. 콧수염이 없잖아요’라고 당돌하게 이야기했지. 찰리 채플린은 그런 꼬마가 귀여웠는지 손가락 두 개로 콧수염을 만들어 자신이 그가 맞노라고 증명해 주었어.” 윤상현은 손가락 콧수염을 흉내 내며 기꺼이 퐁잘라씨의 어릴 적 추억을 함께 나누었다. 와인과 옛 추억으로 금세 가까워진 두 사람은 그 뒤로도 몇 잔의 와인을 비울 때까지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마도 퐁잘라씨가 그의 자식들에게 찰리 채플린 이후로 들려줄 추억담은 배우 윤상현과 함께한 순간이 아닐까. 1 알멘드후벨에서 트래블 트레이너가 스위스의 하이킹 팻말을 설명하고 있다 2 알프스를 배경으로 윤상현이 산골 소녀(?)들에 둘러 쌓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 취리히에서 윤상현에게 알프호른 부는 법을 설명 중인 엘리아나 4 독일식 냉수 치료 요법인 크나이프를 체험하고 있는 윤상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산을 좋아하는 그가 선택한 체르마트 작은 산골마을 체르마트는 신이 창조한 웅장한 알프스의 파노라마로 들어가는 입구 격이다. 유난히 산을 좋아하는 윤상현이 가장 고대했던 곳이기도 하다. 배낭을 둘러멘 윤상현의 곁에는 길잡이가 되어 줄 친구가 함께였다. 체르마트에서 줄곧 자라 온 청년 거버트 파스칼이 그 주인공. 잔뜩 흐린 날씨가 아쉬웠지만 블라우헤르드에서 시작된 그들의 산행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파스칼, 이곳 산은 웅장하고 거대하지만 우리나라 산은 유려한 곡선미가 살아있어서 정겨운 맛이 있지. 다음에 파스칼이 한국에 오면 이 형이 꼭 산을 안내해 주고 싶은데 어때?” 형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던 동생 파스칼은 그러겠다고 손가락까지 걸어 보였다. 그때 갑자기 길을 막으며 등장한 한 무리의 양떼! 몸은 하얗지만 얼굴은 까만 생김새가 사뭇 재미있었다. 능숙한 파스칼의 조언대로 털을 쓰다듬어 주자, 양은 지그시 눈을 감고 손길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급기야는 윤상현 앞에 구름처럼 양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양과의 팬 미팅이 아쉬웠었던지, 돌아서는 윤상현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얼마를 더 걸었을까. 저 멀리 빙하가 만든 호수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호수는 천만년 전 비밀을 간직한 채 얼어붙어 있는 설산고봉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가방을 내려놓은 윤상현이 호숫가 바위 위에 섰다. 호수 위에 윤상현이 있었고, 호수 안에 윤상현이 있었다. 그 순간, 윤상현은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자연이 만들어낸 호수에서 그는 자신과 조우했다. “연기자의 삶. 참 잘 선택한 것 같아요. 연기는 길이 아닐까요? 길을 걸으면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하기도 하고, 소나기를 만나 당황스럽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기쁘기도 하고, 구덩이를 만나 당황스러울 수도 있어요. 나를 통해 그런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길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은 연기의 폭을 넓혀 주는 좋은 선생님이 됩니다. 이번 여행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연기와 인생에 살을 찌우는 순간 다시 길 위에 선 윤상현에게 알프스는 융프라우 뮈렌으로 길을 내어주었다. 뮈렌역에서 윤상현을 기다리고 있는 넉넉한 미소의 키다리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청정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전기차를 몰아 융프라우호텔까지 안내했다. 알고보니 그는 그 호텔의 오너인 알렌 사장이었다. 일반 직원과 똑같은 복장을 한 채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그의 모습에는 권위 대신 건강함과 따스함이 담겨 있었다. 한국식 바비큐 파티를 벌이겠다는 무리한 부탁에도 그는 안 된다는 대답 대신 양배추보다 큰 상추를 직접 씻어다 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윤상현이 건넨 고추장을 잔뜩 넣은 상추쌈도 맛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 주었던 알렌. 그가 있었기에 융프라우 앞마당에서 삼겹살 파티를 즐기는 희대의 사건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독일식 냉수 치료요법인 크나이프를 체험하기 위해 알멘드후벨에 오른 윤상현 앞에 등장한 또 한 사람. 여름 시즌 동안 이곳에서 한국인들에게 걷기여행 체험을 돕도록 하기 위해 스위스관광청이 파견한 걷기여행 전문가 ‘트래블 트레이너’ 박상서군이다. 타지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누구나가 이웃친척이 되는 걸까. 윤상현은 뽀글거리는 펌을 한 앳된 박상서군을 얼싸안으며 형제 상봉 장면을 연출했다. 유난히 산행을 좋아하는 윤상현과 트래블 트레이너 박상서군은 노르딕워킹과 크나이프 체험을 즐겼다. 사나이의 우정과는 또 다른 여행의 설렘이라면 ‘여행지의 로맨스’를 빼놓을 수 없을 터. 윤상현에게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싶은 핑크빛 로맨스가 있었을까. 아마도 마지막 여행지였던 취리히에서의 인연이 그의 가슴을 방망이질치게 했을 것이다. 취리히를 안내해 줄 윤상현의 일일 가이드를 자청한 미모의 알프호른 연주자 엘리아나 부르키. 동양의 선남과 서양의 선녀의 만남은 카메라만 들이대도 한 장의 화보였다. 두 사람은 함께 취리히 호수를 거닐고,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감상하고, 기념품을 고르고, 한국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고, 알프호른을 연주했다. 너무나 짧은 반나절의 데이트가 아쉬웠던 윤상현에게 엘리아나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내년 여수박람회에 스위스를 알리기 위해 참석할 것이란다. 스위스에서 만남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7박 9일. 홍콩, 일본, 한국의 팬들, 맨리헨 축제에서 만난 순수한 시골 사람들, 루체른 호수를 수놓았던 무지개, 알프스 산에 흰 꽃을 피운 에델바이스…. 스위스 여행 중 배우 윤상현이 만났던 수많은 사람 혹은 풍경은 그 안에 깊이 아로새겨져 그의 연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mini interview | 배우 윤상현 “루체른, 신혼여행으로 다시 가고 파” Q. 산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유명세 때문에 등산이나 여행과 같은 취미를 온전히 즐기기에 어려움은 없는지? A. 그런 것은 별로 없다. 평일에 주로 다니고, 주로 지방 민박집으로 다니기 때문에 아직은 나를 알아보는 불편함은 없다. 지방 민박집은 노인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 많아서 나를 잘 못 알아보신다. 그렇기 때문에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만일 나를 알아봐 주신다고 하더라도 스스럼없이 행동하는 편이다. 있는 그대로 행동한다. 그런 제약 때문에 내 취미를 방해받기는 싫다. Q. 9일간 스위스를 여행하면서 터득한 자신만의 스위스 여행 팁이 있다면? A. 이번 여행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스위스 여행 어플리케이션이다. 아이패드를 가지고 와서 수시로 열어 보면서 여행 정보도 얻고 공부도 할 수 있어 유용했다. 등산, 허니문 등 카테고리도 잘 정리되어 있다. 루체른에 가면 반드시 저녁 석양을 볼 수 있는 시간에 크루즈를 타볼 것을 권하고 싶다. 지난 번 4월 여행 때는 크루즈를 예약해야만 탈 수 있는 줄 알아서 4일을 머물면서도 못 타보았다. 그리고 스위스 여행에는 기차를 이용한 여행을 추천한다. 기차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 취리히에 머문다면 ‘취리히 카드’를 이용하면 좋다. 취리히 카드는 교통뿐만 아니라 인근의 쿤스트하우스 등의 미술관 등의 입장이 가능한 저렴한 카드이다. Q. 여행의 재미 중 음식을 배놓을 수 없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스위스 음식은? A. 가장 인상 깊었던 음식은 단연 퐁듀가 아닐까. 알프스 고유 음식인 퐁듀를 알프스 전통 가옥의 분위기가 나는 체르마트의 레스토랑에 먹었다. 빨간 폿에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치즈에 빵을 찍어 먹는데, 이때 빵을 떨어뜨리면 와인 한 잔을 다 마셔 버리거나, 상대방에게 키스를 해야 한다는 룰이 있다. 먹는 방법도 재미있고,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았다. Q. 이번 여행지 중 여자 친구가 생긴다면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을 꼽는다면? A. 특히 루체른에서 머물 때 머리 속에 든 생각은 ‘꼭 신혼여행으로 와 봐야지’ 하는 것이었다. 루체른 호수 위에서 크루즈를 타고 저녁을 먹으며 석양을 바라보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호수 주변의 아름다운 마을과 하늘 빛, 호수의 풍광, 그리고 십여 년 만에 보는 무지개의 감동. 로맨틱한 감동을 나의 미래의 연인과 함께하고 싶다. 아니, 결혼할 나이이다 보니 연인보다는 미래의 아내가 되지 않을까. Q. 앞으로 활동 계획은? A. 이 기사가 나갈 때 즈음이면 드라마 <지고는 못살아>에 출연 중일 것이다. <시크릿 가든> 이후 다시 드라마로 인사드리게 되어 매우 기쁘다. <시크릿 가든>에서 까칠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오스카와는 또 다른 모습을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연말에는 일본에서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기회가 닿는 한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 T clip. 스위스 기본 여행 정보팁? 항공편 매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루프트한자독일항공을 이용해 프랑크푸르트나 뮌헨을 거쳐 스위스의 주요 도시 취리히, 제네바 등으로 들어갈 수 있다. 루프트한자는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주 7회, 부산-인천-뮌헨 노선을 주 6회, 총 주 13회 운항하고 있다. 현지 교통 스위스 여행의 필수품 스위스 패스와 함께하면 스위스 여행이 더욱 즐겁다. 스위스 패스Swiss Pass는 스위스 트래블 시스템 네트워크 내 교통수단(각종 도시와 지역을 연결하는 철도, 주요 도시 전철, 시내버스, 유람선 등)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과 같은 패스다. 4, 8, 15, 22일, 1개월 중 선택한 일수 동안 대중교통 네트워크 안에서 무제한 여행이 가능하다. 등산 철도나 케이블카는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통화 스위스에서는 유로가 아닌 스위스 프랑CHF이 통용되며 1스위스프랑은 대략 1,300원 정도. 날씨와 기후 스위스는 온화한 기후로 가장 덥다는 7~8월의 낮 기온은 18~27°C, 추운 1~2월은 영하 2~7°C 정도이다. 봄, 가을은 8~15°C. 단, 고도나 지역에 따라 기온차이가 크며 어느 계절이든 스웨터와 튼튼한 워킹화,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휴대용 우산이나 우비 등을 준비하면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충무로 12연패냐, 할리우드 뒤집기냐

    충무로 12연패냐, 할리우드 뒤집기냐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1999)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11년동안 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늘 한국영화였다. 최근 5년간 추석 흥행 3위 안에 포함된 외국영화는 딱 3편-‘본 얼티메이텀’(2007), ‘맘마미아’(2008), ‘써로게이트’(2009)뿐. 장르로는 코미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조폭마누라’(2001), ‘가문의 영광’(2002), ‘오!브라더스’(2003), ‘귀신이 산다’(2004),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2005) 등 5년 연속 관객동원 1위를 차지한 것. 하지만 최근 ‘타짜’(2006), ‘사랑’(2007), ‘신기전’(2008), ‘내 사랑 내 곁에’(2009), ‘무적자’(2010)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추석=코미디’의 흥행 공식은 빛이 바랬다. 올 추석 극장가는 ‘최종병기:활’과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등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기세가 여전한 가운데 고만고만한 신작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추석(12일)이 예년보다 이른 탓에 여름 성수기와 추석 시즌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 추석의 풍성한 수확을 꿈꾸는 신작들을 짚어봤다. 약속이나 한 듯 모두 7일 개봉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1~3편 통틀어 1400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5년 만에 ‘가문의 수난’으로 돌아왔다. 1편 이후 내리 ‘9월 개봉’ 전통을 이었다. 1편을 뛰어넘는 흥행기록을 세운 2편 ‘가문의 위기’ 이후 출연진은 고정이다. 출국 금지가 풀린 ‘백호파’ 홍덕자(김수미) 회장과 세 아들(신현준·탁재훈·임형준)이 첫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해프닝을 그렸다. 김수미의 걸쭉한 사투리와 정준하의 몸개그, 탁재훈의 애드리브까지 전편의 웃음 코드는 여전하다. 조폭코미디의 외양을 걷어내고 웃음의 눈높이를 낮췄다. 그런데 배우의 개인기와 슬랩스틱에 의존한 탓에 시리즈에 익숙지 못한 관객에게는 흐름이 툭툭 끊긴다. ‘통증’은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국내 만화가 중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화된 강풀의 원작을 곽경택 감독이 영화로 만든 데다, 멜로이기 때문. ‘친구’, ‘챔피언’, ‘태풍’, ‘사랑’ 등 사나이들의 세계에 천착했던 곽 감독과 멜로의 조합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어릴 적 자신의 실수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에 고통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순(권상우)과 혈우병을 앓고 있어 작은 상처도 치명적인 동현(정려원)이 마음의 빗장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불치병, 삼류건달,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 충무로가 실컷 우려먹은 소재인데도 묵직한 이야기의 힘이 돋보인다.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던 권상우와 걸그룹 출신 꼬리표가 붙던 정려원의 연기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절름발이 말/시력을 잃어가는 기수/불가능을 향한 도전’이란 ‘챔프’의 광고문구는 모든 것을 설명한다. 300승을 올린 스타 기수 승호(차태현)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후유증으로 시력도 잃어간다. 하지만 최고 기수가 되겠다는 딸(김수정)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장애를 안고 태어난 말 우박이와 불가능한 레이스에 도전한다. ‘과속스캔들’, ‘헬로우 고스트’의 흥행배우 차태현은 ‘희극배우’로 물 오른 연기력을 뽐낸다. 아역배우 김수정도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다. 경기 과천경마장에서 찍은 경주 장면은 국내 ‘말 영화’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그런데 133분이 길게 느껴진다. 가족영화의 미덕인 웃음도, 눈물도 2% 부족하다. ‘파퍼씨네 펭귄들’은 ‘코미디의 제왕’ 짐 캐리가 주인공을 맡았다. 성공은 했지만, 마음은 꽁꽁 얼어붙은 파퍼(짐 캐리)가 우연히 펭귄을 키우게 되면서 따뜻한 마음을 되찾게 된다는 게 뼈대를 이룬다. 부부작가 리처드 앳워터와 플로렌스 앳워터가 쓴 ‘파퍼씨와 12마리 펭귄들’(1938)을 원작 삼아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의 마크 워터스 감독이 연출했다. 북미에서는 7월에 개봉했다.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행오버2’, ‘슈퍼8’ 등 강력한 경쟁작과 맞붙은 탓에 흥행은 기대에 못미쳤다. 영화통계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제작비 5500만 달러가 투입된 영화의 전 세계 흥행수익은 1억 6811만 달러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는 죽은 듯하다가 또 나타나는 좀비 같은 시리즈다. 2000년 2300만 달러로 찍은 저예산 호러영화 ‘데스티네이션’(원제: Final Destination)이 1억 1288만 달러의 깜짝 흥행을 거두면서 시리즈로 변신했다. 2009년 4편은 제목에 ‘The’가 붙어 최종회로 여겨졌는데 2년 만에 천연덕스럽게 5편이 나왔다. 주인공 샘은 워크숍을 떠나는 버스 안에서 다리가 붕괴되는 사고로 수많은 이들이 죽는 환영을 본다. 거짓말처럼 사고가 재현되고, 샘은 사람들을 구해 낸다. 하지만 죽을 운명을 피해봤자 그때뿐. 죽음의 그림자를 떨쳐버리기 위한 악전고투가 이어진다. 전편의 이야기 틀을 되풀이한다. 하지만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구현된 잔혹한 장면은 취향만 맞는다면 꽤나 볼 만하다.
  • [EPL 전술 리뷰] 맨유와 맨시티의 4-4-2

    [EPL 전술 리뷰] 맨유와 맨시티의 4-4-2

    맨체스터는 웃고 북런던은 울었다.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는 여름 이적 시장을 주도한 클럽과 그렇지 못한 클럽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준 한편의 다큐멘터리였다.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유망주 활용법의 진수를 보여줬고 ‘레알부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돈 앞에 장사 없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들 앞에 아스날과 토트넘은 한 없이 작게만 느껴졌다. 맨유와 맨시티가 제법 강팀인 아스날과 토트넘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이유는 간단하다. 더 강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술적인 부분을 상쇄시켜버릴 정도로 경기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물론 아스날과 토트넘의 전력은 정상이 아니었다. 주축 선수가 팀을 떠나거나 부상과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당초 이 정도의 패배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적어도 그들이 쌓아온 이름값은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맨유는 아스날을 8-2로 대파했고 맨시티는 토트넘을 5-1로 제압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술적인 요소보다는 기본적인 스쿼드, 즉 선수 개인 기량의 차이가 컸다. 우선 아스날은 칼링컵에서나 볼 법한 베스트11을 구성했고 토트넘은 뛰기 싫은 루카 모드리치가 억지로 나온 데다 라파엘 반 데 바르트와 가레스 베일마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면서 홈에서 망신을 당했다. 마치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돌풍이 거짓말이었다는 듯이. 반면, 맨유와 맨시티는 모든 면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였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같은 듯 다른 4-4-2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맨유 4-4-2의 특징은 1) 좌우 측면 미드필더가 사이드라인을 타고 넓게 벌리기 보다는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2) 그리고 전방의 투톱이 자주 중원으로 내려오며 중원에 가담하는 동시에 측면의 중앙 이동을 유인했다. 아스날의 어린 풀백들은 영과 나니의 이러한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다. 영과 나니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풀백을 유인할 때 맨유의 좌우 풀백인 크리스 스몰링과 파트리스 에브라가 오버래핑을 통해 아스날의 측면을 여러 차례 무너트렸다. 여기에 파이팅이 좋은 안데르손과 톰 클레버리는 중원의 수적 열세(2 vs 3, 이날 아스날은 4-3-3을 사용했다)에도 불구하고 미드필더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나마 아스날은 홀딩 역할을 맡았던 프란시스 코클랭이 교체되면서 내리 5골을 허용했다. 물론 맨유의 새로운 4-4-2 시스템이 완벽하게 정착했다고 볼 수는 없다. 분명 전술의 변화가 효과적이긴 했지만 이를 테스트하기에는 최근 상대가 너무도 약했다. 어쩌면 아스날과 토트넘을 지금 만난 것이 행운일 정도로 이들의 상태는 최악에 가까웠다. 여기에 이날 웰백의 부상과 조금 다른 유형인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복귀는 시스템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에 반해 맨시티의 4-4-2는 맨유와 조금 달랐다. 포백과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점은 같지만 1) 측면 미드필더가 마치 플레이메이커처럼 움직이고 2) 투톱의 역할이 확실히 분리되어 있다. 세르히오 아게로는 후방과 좌우 측면으로 폭넓게 이동하는 반면, 에딘 제코는 전방에서 탁월한 신체조건을 무기로 볼을 키핑하거나 팀에 높이를 제공하는 타켓형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그로인해 맨시티는 4-2-2-2 혹은 4-2-3-1의 형태를 띠기도 했다. 맨시티에 가장 큰 변화를 준 선수는 역시 ‘신상’ 사미르 나스리였다. 발 기술이 좋고 패싱 능력이 뛰어난 나스리는 맨시티의 볼 점유율을 높였고 다비드 실바의 역할을 분산시켰다. 나스리와 실바는 마치 바르셀로나의 샤비와 이니에스타를 보는 듯 했다. 측면에 위치했지만 자주 중앙으로 이동하며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이끌었다. 특히 나스리는 중앙 뿐 아니라 측면까지 폭넓게 움직이며 여러 차례 정확한 크로스를 제공했다. 가장 이득을 본 선수는 제코였다. 나스리가 합류하면서 맨시티는 창의적인 선수를 대거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나스리, 실바, 아게로는 개인기가 좋고 득점력도 탁월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피지컬이 뛰어난 제코의 존재는 맨시티의 창끝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이 밖에 맨시티는 전문 윙어인 아담 존슨과 ‘문제아’ 마리오 발로텔리, 카를로스 테베스까지 활용할 경우 4-4-2뿐 아니라 매우 다양한 전술을 운영할 수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도심 속 허파를 찾아서] 개성 넘치는 경남 도시숲

    [도심 속 허파를 찾아서] 개성 넘치는 경남 도시숲

    숲은 어디에 있어도 돋보이고 제 역할을 다한다.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다. 여름 무더위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쉼터로, 야간에는 아늑한 휴식과 함께 걷고 뛰고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숲은 도시인들에게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주변 시설과 절묘한 조화를 만들어주는 마력까지 발휘한다. 기피시설의 존재를 망각게 하는 ‘정화작용’뿐 아니라 주변의 가치를 높여주는 ‘소금’과도 같다. 경남의 ‘도시숲’은 또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진주 초전공원 숲은 도시의 녹색축이자 지역민의 여가생활 거점으로 부상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김해 봉황동 유적지 도시숲은 소중한 유적의 가치를 높이면서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쓰레기 매립장의 ‘상전벽해’ 초전공원은 1978년부터 1995년까지 17년간 진주의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악취와 쓰레기 운반 차량으로 민원이 끊이질 않던 대표적인 기피지역이다. 도심 변두리였지만 1995년 진양군과 통합돼 위치상 시의 중심권이 되면서 매립장 이전이 불가피했다. 진주시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3억원을 들여 매립된 쓰레기 133만 7000t을 전량 이전했다. 쓰레기 운반에 15t 트럭 8만 9000대가 동원됐다. 매립지 자리는 그동안 불편을 겪은 인근 주민들을 위해 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전체 면적(13.8㏊) 중 7.8㏊는 공원, 6㏊는 체육시설이다. 진주의 첫 도시숲인 초전공원은 총 62억원을 들여 4년여만인 2009년 6월 개장했다. 초전공원 도시숲은 쓰레기 매립장 환경 회복과 남강변 자전거도로의 시발점이 되는 입지적 특성 등을 고려해 숲과 잔디밭, 호수가 어우러진 친자연적인 공간으로 설계했다. 시설물을 최소화하고 공원 관통로를 설치해 시원한 시계를 확보했다. 관통로 주변에는 폭 5.5m, 길이 500m 메타세콰이아가 심어진 시간의 숲길을 조성했고, 사계절을 대표하는 꽃과 나무를 심은 사계절 정원도 눈길을 끈다. 8000㎡의 생명의 연못은 인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고도처리된 물을 사용, 수중 식물을 통해 정화한 뒤 남강으로 방류하고 있다. 하수에 질소 성분이 많아 수초가 잘 자라는 데다 바닥에 진흙을 깔아 정화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연못 주변은 데크로 조성하고 분수와 폭포 등을 이용, 기포를 발생시켜 정화작용을 활성화시키는 등 환경친화성을 강화했다. 도시숲 조성에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활발했다. 메타세콰이아는 산림청 남부산림연구소가 기증했고 개인농장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수목 21종, 150그루(5000만원 상당)을 조경수로 내놨다. 진주시 녹지공원과 구본권 주무관은 “초전공원은 매립 방식이 아닌 쓰레기를 옮긴 후 숲과 호수가 있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면서 “남강과 연계해 휴식·체육·문화의 거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적지·숲의 조화 ‘보기 드문 케이스’ ‘가야 고도’ 김해의 봉황동 유적지(사적 제 2호) 도시숲은 유적지와 숲을 조화시킨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형태다. 2005년 총 60억여원을 들여 조성한 숲에는 가시나무 등 130여종, 27만 6700여그루를 심었다. 잘 자란 나무들이 녹색의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준다. 국내 유적지 대부분이 땡볕 속을 걸어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과 달리 봉황동 유적지는 숲길을 따라 걷는 이색 경험이다. 경주처럼 관광객은 많지 않은 대신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봉황동 숲은 도시숲을 넘어 김해 시민들에게 가야 역사의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봉황동 유적지에는 회현리 패총과 금관가야 지배층의 집단 거주지인 봉황대가 있다. 김해시는 숲 조성과 함께 무분별하게 난립된 환경을 정비하고 가야시대 해상포구로 재현했다. 고상가옥과 움막, 망루 등을 설치하는 한편 여의각과 주변 산책로를 정비해 가야역사 복원 및 시민편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봉황동 숲은 가야 해상 무역의 영화를 간직한 해반천 및 수릉원·수로왕릉 등 김해의 주요 녹지축인 가야의 거리와 연계돼 경관이 뛰어나다. 봉황동 도시숲을 중심으로 잊혀진 역사인 가야 유적을 벨트화시켜 역사·문화·관광·교육 등이 가능한 문화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가야문화탐방’ 필수 코스로 가야 문화의 우수성을 체감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김해시 공원녹지과 이완수 주무관은 “숲이 조성되면서 봉황동 유적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유적이 생활의 공간으로 편입되면서 오히려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학습 및 체험의 기회도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진주·김해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민심 새겨 복지를 새롭게 고민하라

    서울시의 무상급식 투표가 투표함을 열지도 못한 채 무산됐다. 개표 요건인 투표율 33.3%를 넘지 못해 개표 절차에 들어가지 않고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2011년 서울의 여름을 뜨겁게 달군 ‘식판전쟁’이 일단 막을 내렸다. 하지만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투표 정국이 걱정스러울 만큼 왜곡된 모습으로 전개된 데다 여야와 보수·진보단체 등으로 양분된 찬반 진영이 선거판을 엉뚱하게 키워 엄청난 후유증이 예상된다. 정치권이 이를 치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정쟁을 확대 재생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모두 서울 시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복지를 새롭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번 투표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주민투표다. 한쪽이 얻고, 다른 쪽이 잃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바람직한 학교 급식 방식을 서울시민에게 물어서 결론을 얻기 위해 서울시가 발의한 것이다. 여러 복지 정책의 한 부분일 뿐이다. 이런 정책 투표이자 지역 투표가 정치 투표, 전국 투표 양상으로 왜곡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선 오세훈 시장의 책임이 크다. 정책 투표에 시장직을 거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워 본질을 흐렸다. 서울 시민들은 이번 투표를 앞두고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서울시 살림이란 지역 문제에 국한된 것인지, 국가 재정이란 나랏일 차원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경계가 애매모호했다. 그 출발점은 오 시장과 곽노현 교육감의 소통 부재다. 양측은 결국 정답 없는 문제를 서울 시민에게 내던지고 답을 강요한 셈이다. 정치권은 정략적인 접근으로 왜곡을 더 키웠다. 주민투표에 중앙당이 개입한 것도, 총력전을 편 것도 방법론에서는 위험한 시도였다. 모두가 편 가르기를 반성하고, 복지 논쟁을 정상의 궤도로 되돌려 놓아야 할 때다. 한나라당은 지난 18대 총선의 경우 서울에서 전체 선거인의 18.1%를, 유효 투표 수의 39%를 얻어 압승했다. 이번 투표에 응한 유권자 대다수가 서울시안에 찬성 입장일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한나라당 지지는 결코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여당은 패배로, 야당은 승리로 보는 이분법적 접근은 무리한 발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사실상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민주당이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부풀리는 것도 서울 시민의 민심을 꿰뚫어 보지는 못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깨끗이 결과에 승복해야 하고, 오 시장의 사퇴와 관련된 ‘꼼수’를 부리려 해서도 안 될 것이다. 민주당 등 야권 역시 서울시정과 정국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번 투표를 계기로 복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화두로 굳어졌다. 과열된 투표 정국은 역설적으로 온 국민이 복지에 관심을 쏟게 만들었다. 정치권에는 내년 총선·대선 전략으로 포기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슈가 됐다. 국민의 뜻은 서울 시민의 표심을 통해 표출됐다. 국리민복이라는 국정의 큰 틀에서 복지정책을 펴라고 엄중히 주문했다. 한나라당이 반(反)복지를 하자는 것도 아니며, 민주당이 재정파탄 복지를 바라는 것도 아닐 것이다. 정쟁용 복지가 아니라 재정건전성 복지, 미래형 복지를 진지하고도 치열하게 모색하길 바란다.
  • [굿모닝 닥터] 소변이 이상해

    처음 만난 그 20대 여성 환자는 불편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며칠 전부터 소변을 볼 때 찌릿거리는 느낌이 들고, 소변을 본 뒤에도 시원하지 않으며, 그러다가 소변에서 피까지 섞여 나오더라며 증상을 말했다. 증상도 그렇지만 소변검사 결과도 전형적인 방광염이었다.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짧은 여성은 남성에 비해 확실히 방광염의 발병 빈도가 높다. 원인은 성관계나 생식기 위생관리, 비데 등이 꼽힌다. 일단 감염되면 배뇨통·빈뇨·잔뇨감·혈뇨 등의 증상을 보이며, 방치하면 염증이 콩팥까지 확산되는데 이를 신우신염이라고 부른다. 방광염이 신우신염으로 발전하면 전신적인 발열과 함께 신장이 위치한 옆구리에 통증이 나타나며, 심하면 패혈증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항생제 복용이다. 방광염의 원인균은 대부분 대장균이어서 대체로 항생제가 잘 듣는 편이다. 이 환자도 이런 경우였다. 보통은 항생제를 2~3일만 복용해도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는데, 사실 방광염 치료의 함정이 여기에 있다. 많은 환자들이 이 상태에서 투약을 중단해 스스로 재앙을 만드는 것. 이 경우 십중팔구 재발하는데, 재발이 반복되면 세균이 내성이 생겨 최악의 경우 마땅한 항생제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만큼 임의로 투약을 중단하거나 정확한 검진 없이 항생제를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날씨가 덥고 습한 여름에는 방광염의 발병 빈도가 높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성관계 직후에 소변을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또 생식기 주변을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며, 여성의 경우 가능한 한 비데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머뭇거리지 말고 비뇨기과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늦을수록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 [15일 TV 하이라이트]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대본대로 연기를 하지 않은 강우와 명월이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안타까운 현실에 괴로워한다. 강우는 명월이를 좋아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상황에 인아와 다시 커플이 되고 그 조건으로 명월이를 계속 활동할 수 있게 한다. 한편 류는 주 회장의 부탁으로 나머지 사합서의 행방을 쫓다가 도깨비란 인물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승부차기쇼-심장이 뛴다(KBS2 오전 11시) 프로그램 ‘승부차기쇼-심장이 뛴다’에 자타공인 연예계 대표 축구 마니아 김용만·이수근이 진행을 맡았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계, 스포츠계 스타들이 승부차기 대결을 벌인다. 승부차기를 컨셉트로 제작된 페어플레이 정신과 스포츠의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미선과 김 원장은 옥엽과 순덕이 연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초롱과 만나고 있는 옥엽을 보게 된 순덕은 옥엽과 홧김에 헤어진다. 한편 샛별과 결별한 태풍은 김 집사에게 혜옥과 복수를 위해 헤어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혜옥에게 애정을 갖게 된 김집사는 차마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광복절 특집다큐(SBS 오전 10시 50분) 조선 독립에 목숨 걸었던 일본인들이 존재했었다. 일본에서 대(大)역적으로 처형된 뒤 오랜 세월 묻혀 있었던 진실이 무려 1세기 만에 드러난 것.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며, 기득권을 초개와 같이 버리고 약자 편에 섰던 이들. 투쟁과 희생은 한·일 두 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 본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관심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것에는 멍하고 듣는 척도 안 한다는 초등학교 1학년생. 알림장을 쓰라고 하면 딴짓을 하고 받아쓰기를 하면 분명 아는 글자인데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 실시한 창의력 검사에서 점수가 높게 나와 아이의 진짜 재능이 무엇이고 어떻게 키워줘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는데…. ●마에스트라의 여름-장한나, 꿈을 지휘하다(OBS 오후 5시 10분) 여름방학을 맞아 ‘꿈’을 주제로 청소년들을 위한 특집방송을 내보낸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장한나.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30세 미만 연주자 80여명을 훈련해 지휘하는 관현악 대축제가 시작된다. ‘제3회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을 들려주고 해설도 곁들인 무대를 함께한다.
  • 서해 5도 숨은 보석 옹진군 대청도

    서해 5도 숨은 보석 옹진군 대청도

    대한민국엔 섬이 많습니다. 종종 ‘섬 부자’ 소리도 듣습니다. 무인도까지 포함해 3400여개쯤 된답니다. 그러니 듣도 보도 못한 섬이 어디 한두 개이겠습니까. 이름은 귀가 따갑도록 들었으나 가보지 못한 섬도 부지기수일 겁니다.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가 딱 그렇습니다. 이름이야 여러 차례 들었으나, 그저 백령도를 오가는 길에 들르는 부속섬 정도로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섬에 발을 딛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해변의 전범이라 해도 좋을 농여해변과 움직이는 모래언덕, 그리고 섬을 견고하게 감싸고 있는 기암절벽 등 독특한 경치를 숨겨두고 있었습니다. 단지 백령도라는 큰 등잔 밑에 있어 보이지 않았던 것뿐이었지요. 늦은 휴가를 계획하고 계십니까. 섬 생활의 불편함을 감내하고라도 꿀맛 같은 휴식을 맛보고 싶다면 대청도를 ‘강추’합니다. 여기에 두무진 등 볼거리가 수두룩한 백령도를 오갈 수 있게 계획을 잡는다면 아마 모자람 없는 휴가가 될 겁니다. ●상상 속 모래해변 펼쳐진 농여해변 대청도(大靑島)는 인천에서 서북쪽으로 202㎞ 떨어진 절해고도다. 쾌속선으로 줄곧 달려도 4시간 10분은 족히 걸린다. 백령도는 여기서 20분쯤 더 들어가야 한다. 쾌속선은 늘 백령도에 앞서 대청도에 기항하지만, 발걸음을 내딛는 승객은 많지 않다. 아무래도 서해 5도 풍경의 주인은 백령도란 생각에서 그럴 게다. 결국 물리적 거리는 백령도가 멀지만 심리적 거리는 대청도가 더 먼 셈이다. 대청도는 모래의 섬이다. 흔히 갯벌이 연상되는 서해 여느 섬과 달리 대청도엔 갯벌이 없다. 보다 정확히는 갯벌 위로 모래가 덮인 형국이다. 대청면사무소에서 정년퇴직한 장덕찬(65)씨는 “25년 전쯤엔 섬 주변이 갯벌이었다.”고 했다. 갯것들도 많았다. 특히 굴이 많이 서식했는데, 날물 때면 섬 일대가 숫제 굴밭이었다는 것. 그러다 조류에 실려온 모래가 쌓이면서 여섯 개의 보석 같은 해변이 형성됐다. 사람들이 많이 찾기로는 지두리와 사탄동이 꼽힌다. 지두리는 바다로 돌출한 산자락이 바람을 막아 파도가 없고 경사도 완만하다. 썰물 때도 물이 많이 빠지지 않는다. 사탄동(沙灘洞)은 모래 여울이란 이름처럼 고운 모래가 1㎞ 정도 펼쳐져 있다. 두 곳 모두 탈의실과 샤워장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여섯 개의 해변 가운데 맨 앞줄에 서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농여해변(왼쪽)이다. 단언컨대, 당신이 상상하는 해변의 전형을 보여준다. 1.5㎞에 달하는 고운 모래사장이 초승달처럼 돌아나가고, 인적이 드물어 파도의 은밀한 속삭임이 온몸 구석구석에 빠짐없이 전달된다. 군데군데 서 있는 멋들어진 형태의 바위와 순비기 가득한 초록빛깔 모래언덕은 풍경의 덤이다. 물이 빠지면 바로 옆의 미아동까지 해변이 확장된다. 폭 700여m의 거대한 모래사장이 2㎞가량 펼쳐진다. 현지인들은 이를 풀턱, 혹은 말레라고 부른다. 또 모래사장의 높낮이가 달라 물이 빠지면서 연못 같은 웅덩이를 서너 개 만들어 놓는데, 이를 골새라고 한다. ●나무 같은 바위, 사막 같은 언덕 농여해변을 걷다 보면 다른 지역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바위들을 만난다. 그중 압권이 고목나무바위다. 오랜 세월 쌓인 지층이 가로 형태를 하고 있는 건 종종 볼 수 있지만, 고목나무바위는 희한하게도 주름이 세로로 나 있다. 힘센 거인이 힘주어 세운 듯한 모양새가 영락없이 고목나무다. 이뿐 아니다. 해안 이곳저곳에 기묘한 형태의 바위들이 넘쳐난다. 아쉬운 점도 있다. 북녘땅과 마주한 곳이라 야간에 출입이 제한된다. 고목나무바위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빨라 해수욕은 위험하다. 또 섬내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접근이 수월하지 않고 부대시설도 전혀 없다.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다. 하지만 이런 불편들을 감내한다면 농여해변은 최고의 가족해변으로 손색 없다. 대청도를 베이스캠프로 삼고, 하루쯤 백령도를 둘러보는 여정이 맞춤인 건 이런 까닭이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밭을 가진 옥죽동 해변 뒤엔 ‘움직이는 모래산’(오른쪽)이 있다. ‘한국의 사하라’라고 불리는데, 사막이라고 하기엔 다소 어쭙잖은 규모다. 바람이 옥죽동과 농여해변, 대진동 등에서 모래를 실어와 쌓이면서 형성됐다. 계절풍 등의 영향으로 여름엔 낮아지고, 겨울엔 높아진다. 모래 때문에 불편을 겪던 주민들이 모래의 유입을 막는 방사림(防沙林)을 조성하면서 예전보다 쌓이는 모래의 양도 많이 줄었다. 금강송이 있는 풍경도 독특하다. 작은 섬인데도 숲 그늘은 짙은 편으로, 수종은 붉은 수피의 금강송이 대부분이다. 수목이 무성하다는 뜻의 대청(大靑)이란 이름도 그래서 붙여졌다고 한다. 특히 대청리에는 수령 100년이 넘는 금강송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나무 군락지와 빼어난 해안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강난도정자각 등도 빠짐없이 돌아보는 게 좋겠다. ●늙은 신(神)의 조각품, 두무진 대청도까지 와서 백령도를 둘러보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가운데 두무진(頭武津)은 반드시 들러야 할 백령도 최고의 해안 절경이다. 조선 중기 유배 온 선비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일컬은 곳으로, 투구를 쓴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이름지어졌다. 풍파에 쓸리고 깎인 선대암 등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이 늘어서 있는데, 하나같이 용맹한 장수처럼 위풍당당하다. 두무진을 둘러보는 방법은 유람선 투어와 트레킹 두 가지다. 둘 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절경을 선사하니 반드시 체험해 볼 일이다. 두무진 포구에서 선대암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닿는다. 깎아지른 벼랑 끝에서 내려보는 풍광도 짜릿하지만, 해안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내려가 두무진의 한가운데서 올려다보는 풍경도 그에 못지않다. 유람선을 타면 두무진의 진면목을 낱낱이 살필 수 있다. 기골이 장대하되 위압적이지 않고, 제 모양을 드러내되 절제미를 잃지 않은 절벽들이 늘어서 있다. 유람선을 타야 하는 이유가 꼭 경관 때문만은 아니다. 이맘때면 거의 예외 없이 깎아지른 절벽 발치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점박이 물범(왼쪽)들과 만난다. 늘 긴장감이 흐르는 접경의 바다 위에서 살아 있는 것들의 선한 눈망울과 마주한다는 게 여간 감동적이지 않다. 글 사진 백령·대청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2) ▲가는 길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매일 오전 8시와 8시 50분, 오후 1시에 출항한다. 운항시간은 변경될 수 있어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백령도까지는 4시간 30분 소요. 인천~백령도 5만 7400원, 인천~대청도 5만 4500원. 대청도~백령도 3500원(이상 어른 기준). 청해진 884-8700, 우리고속·에이스마린 887-2891. 차는 연안·국제여객터미널 가리지 않고 주차할 수 있다. 하루 1만원. 백령도 택시는 기본요금 5000원에 목적지별로 요금을 따로 산정한다. 하루 10만~15만원에 렌터카도 빌릴 수 있다. 대청도에는 마을버스 한 대와 택시 2대가 운행하고 있다. 택시투어는 2시간 30분 기준 4만~5만원 선. 렌터카는 연료비를 포함해 하루 8만원 정도다. ▲맛집 백령도 사곶냉면(836-0559)은 3대를 이어온 맛집. 메밀로 뽑은 면발에 평양식의 다소 밍밍한 육수가 일품이다. 돼지고기 편육도 좋고, 짠지떡도 별미다. 짠지떡은 메밀반죽에 볶은 김치를 넣고 만두처럼 빚어낸 떡이다. 횟집들은 두무진 포구에 몰려 있다. 대청도는 유명한 홍어 산지. 주로 찜이나 회로 먹는다. 엘림민박(836-5997)에 미리 주문하면 맛볼 수 있다. 바다식당(836-2476)은 우럭수제비와 성게칼국수를 잘한다. ▲잘 곳 백령도는 아일랜드캐슬(836-6700)이 깨끗하다. 한국관광공사의 ‘굿스테이’ 숙박업소 인증을 받았다. 비수기 기준 1박 6만원. 대청도에는 30여곳의 민박집이 있다. 엘림민박이 추천할 만하다. 비수기 기준 1박 4만원(성수기 5만원).
  • 봉소아(bonsoir) 마담(2)=「쉘부루」의 정 마담

    봉소아(bonsoir) 마담(2)=「쉘부루」의 정 마담

     술집마담에 대한 개념도 많이 바뀌었다. 돈 잘 쓰고, 사치하고, 남자교제 많은 여자라는 식의 개념으로 술집마담을 쳐다보던 때는 이미 옛날 일이다. 성실한 직업인으로서의 평범한 사회의 한개 구성 인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여성들, 그 정도로 풀이해 두는 게 아마 옳을 것 같다.  「쉘부루」주인 정(鄭)마담 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많아도 전위미술을 하던 해프닝의 기수 정(鄭)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홍익(弘益)대학 서양화과를 나온 정(鄭) 마담은 68년부터 이른바 환경예술이라는 것을 내세우고 10여명의 동인들과 함께 해프닝의 실태를 보여 줬을 때 세상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었다.  미술 전문가들은 정통 예술에 대한 반역이라 해서 놀랐고, 일반 시민들은 젊은 여자가 많은 사람 앞에서 전신을 노출시킨 그 대담성에 놀랐었다.  그러나 젊은 미술학도라는 긍지 속에 살아온 정(鄭) 마담은 세상 사람들의 어떠한 빈축이나 저항에도 주저없이 그 일을 계속했다.  그 해 여름에는 한강 백사장에서 많은 구경꾼이 모인 가운데「한강변(漢江邊)의 타살」이라는 이름의 본격적인 해프닝을 벌였고「쉘부루」를 경영하게 된 것은 외국 유학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때문이었다고 한다.  「쉘부루」- 프랑스 어느 지방의 마을 이름이라는데, 우리나라에 알려지는『쉘부루 우산』이라는 영화가 상영된 뒤부터인 듯.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탁구장으로 사용되던 2층 홀을 뜯어서 칵테일 하우스로 개조했다.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이상야릇한 색체와 구도를 한 그림이 눈에 띈다.  정(鄭) 마담이 학교 다닐 때 그린 현대 무슨 파의 그림이라든가 하는 알쏭달쏭한 그림이다.  벽마다 사진도 많다.「찰즈·브론슨」도 있고「알랑·들롱」도 있고「마릴린·몬로」도 있다.  현대 무슨 파의 그림과 어떻게 조화를 시켜야 할는 지는 모르겠지만 밋밋한 바람 벽보다는 사진이 걸려 있는 편이 낫겠다고 해야 할까.  전위미술을 했다는 주인 마담의 체취를 구태여 찾자면 실내를 장식한 새장 모양의 쇠창살에서 찾아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손가락 굵기만한 쇠창살이 테이블마다 듬성듬성 가려져 있다.  『술집이라고 하면 대개 어두침침한 것을 연상하는데, 저는 그게 싫었어요. 흰 빛을 강조한 선으로 방의 분위기를 밝게 하고 ,테이블마다의 프라이 버시를 최대한으로 보호해 보려고 했어요』  그대로 미술 강좌다, 하기는 그럴싸하다. 친구와 친척들의 도움으로 7,8백만원을 마련해서 처음「쉘부루」를 시작했을 때는 1년이면 빚도 갚고 유학 자금도 마련해서 계획대로 프랑스 유학을 떠날 수 있을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문을 열고 보니 모든 것이 예상과는 달랐다.『손님들은 비교적 모두 점잖은 분들 뿐이에요.그러나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돈 잘 버는 직업은 못되는 것 같아요』  아직도 갚아야 할 빚이 많이 남아 있다.  1년의 당초 계획은 2년으로 늘어날 것 같다는 얘기다.  그래도 30평 남짓한 홀 안에는 테이블마다 손님이 가득하다.  손님들은 역시 화가가 가장 많고 작가, 교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니까「쉘부루」의 마담 정(鄭)씨는 자연히 손님들과의 대담역을 맡게 된다.  수수한 바지에 짤막한 T샤쓰, 손으로 대강 다듬은 지바고 스타일 머리, 어느 모로 보나 정(鄭) 마담은 마담같지 않은 마담이다.  『제발 마담이라고 그러지 마세요. 그냥 미스 정(鄭)이라고 하면 되지 않아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손님이나 종업원들은 여전히 그를 정(鄭) 마담이라고 부르고 있다.  정(鄭) 마담이 스스로 마담이 아니기를 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늦어도 내년 가을이면 마담업을 폐업하고 다시 본연의 미술학도로 돌아간다』는 계획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는 자기를 프로페셔널 마담으로 보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한 계획과 고집을 실현시키기 위해 지금도 매일 미술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영업 시간이 끝나는 밤 11시 30분경 그녀는 주점의 뒷일을 종업원들에게 맡기고 퇴계로에 있는 그의 아틀리에로 향한다.  새벽 2시 또는 3시까지 그는 혼자서 미술 공부를 계속한다.  『전혀 안하면 손과 마음이 모두 굳어 버릴 것 같아서요』  그래서 잠은 기껏 많이 자야 매일 다섯시간 정도밖에 못 잔다고 한다. 이침 9시면 다시「쉘부루」에 출근해야 하니까.  『아직은 쇼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한 전위미술, 해프닝의 예술적 승화를 위해서 나는 결혼도 포기할 생각이에요』, 단호하다.  양장점과 미장원과 살롱이 촘촘히 들어선 명동(明洞) 한복판「쉘부루」에서는 오늘도 전위미술을 중심한 화제와 웃음과 칵테일이 쉴새 없이 오가고 있다.<재(宰)> [선데이서울 73년 7월29일 제6권 30호 통권 제250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출발드림팀 선정성 논란…얼마나 보였기에 네티즌 설전

    출발드림팀 선정성 논란…얼마나 보였기에 네티즌 설전

    출발드림팀 방송을 둘러싸고 선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방송된 KBS2 ‘출발드림팀 시즌2’’여름특집 드림걸즈 최강자전’ 편에서 비키니 차림의 여성 출연자들이 벌인 슬라리딩 게임이 선정적이라는 것. 이날 출발드림팀은 비키니 차림의 여성출연자들이 등장해 얼음 위에서 슬라이딩해 가장 멀리 가는 게임을 진행했다. 그런데 얼음 위에 엎드려 슬라이딩하던 비키니 여성의 가슴이 다소 과하게 노출됐다며 일부 시청자들이 ‘출발드림팀 시즌2’ 게시판을 통해 선정성을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비키니 얼음 슬라이딩 자체가 선정성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게임이다”, “시청률을 노린 방송의 상술이다”, “공영방송에는 적합하지 않은 프로그램” 등의 비판과 함께 “오락프로에서 이 정도를 선정적이라고 하면 어떡하냐”, “선정성 기준이 무엇인지 밝히고 따져보자” 등의 의견을 제시,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KBS2 ‘출발드림팀 시즌2’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고전에서 건진 농축된 해학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 동안에 걸친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과 같다.’(데카르트)/‘다른 사람이 쓴 책을 읽는 일로 시간을 보내라. 다른 사람이 고생을 하면서 깨우치는 것을 보고 쉽게 자신을 개선시킬 수 있다.’(소크라테스) 상상력과 재치 넘치는 옛 사람의 글은 때로 생활의 신선한 자극제로 다가온다. 특히 그것이 시간과 공간에 머물지 않는 보편적인 것이라면 교훈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그래서 훌륭한 고전 읽기는 생활의 지침이요, 길잡이의 방편으로 권장되곤 한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엮어 낸 ‘천년 벗과의 대화’(민음사 펴냄)는 옛 글에서 건져낸 재미와 교훈을 현대인의 입장에서 풀어낸 신간이다. 크게 인간관계와 직업, 일상생활, 취미, 꺾이지 않는 양심의 다섯 가지 테마로 나눠 추린 글 53편을 모은 고전 해설집이랄까. 해설을 붙여 쓴 짤막짤막한 글 모음집에는 지금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결코 생뚱맞지 않을 듯한 옛 사람들의 흥미로운 사연이 가득하다. ‘기묘한 인연으로 만난 벗이라 할지라도 주고받는 대화가 무료하고 함께하는 행동이 구차하다면 차라리 홀로 책 속에서 벗을 찾는 것이 낫다.’ 연암 박지원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글은 지금의 교우론을 되돌아보게 한다. 명문가의 후예라는 신분에 매이지 않은 채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살아간 심대윤, 동네 좀도둑의 행각을 세밀하게 글로 남긴 선비 남종현,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부끄러운 잘못을 조목조목 기록해 놓았다는 심노승의 일화에는 체면을 벗어던진 인간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 복잡한 지금 세상과는 달리 한가로웠을 것만 같은 옛 사람들의 고민 들추기도 흥미롭다. ‘인생의 만족을 꾀한들 어느 때나 충족되랴. 늙기 전에 한가로움을 얻어야 그게 진정 한가로움이지.’ 투의 한숨 돌리고픈 소망이 있는가 하면 무더위에 부채질도 못하고 공부해야 하는 성균관의 엄격한 규율 속 처지를 ‘썩은 선비 신세’라 쓴 한탄도 보인다. 그런가 하면 아들을 부잣집 딸에게 장가보내 덕을 보겠다는 선비의 익살스러운 시를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의 근본 성정이 다르지 않다. 남녀 간 사랑을 읊은 시를 적잖이 썼다는 백사 이항복처럼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유명인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는 덤이다. “고전은 수많은 사람이 연출하는 사연과 메시지로 풍성한 창고이다.” 오랜 세월 고전 문학에 천착해 온 저자의 말마따나 무더운 여름 가볍게 읽어 건져낼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들이 신선하다. 1만 4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드라마 스페셜(KBS2 일요일 밤 11시 25분) 2011년 대한민국 현재, ‘여자를 사랑하고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것에는 이유 없고, 사랑엔 국경도 나이도 없다. 그런데 왜 여자는 꼭 남자에게만 가슴 설레고, 심장이 뛰어야 할까. 남들과 조금 다르기에 남들보다 조금은 힘든 그들의 삶과 사랑. 조용히 그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본다. ●KBS 통일 대토론(KBS1 토요일 밤 10시 30분) 4편에서는 1~3편까지 논의된 통일의 각 분야별 토론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통일 준비의 현 상황과 통일을 위해 국가와 국민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비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 보고, 진정한 통일한국으로 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에 대해 토론해 본다. ●체험! 삶의 현장(KBS2 토요일 오전 7시 30분)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세계인의 축제가 시작된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건설현장의 일일 체험 일꾼으로 탤런트 임대호와 방송인 브로닌이 떴다. 올해 완공을 목표로 열심히 공정 속도를 올리고 있는 현장. 800만 손님 맞이로 분주한 여수엑스포 건설 현장으로 함께 따라가 본다. ●주말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MBC 토요일 밤 8시 40분) 납치됐다가 정신을 되찾은 정원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한다. 승준으로부터 범인이 잡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승준 어머니는 경찰서를 찾는다. 한편 갑작스레 진통을 느낀 은정은 상원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고, 승준은 어머니에게 자수를 권유하는데…. ●도전! 1000곡(SBS 일요일 오전 8시 10분) 한층 업그레이드된 ‘도전! 1000곡‘이 시작된다. 커플 출연자로는 의리로 뭉친 탤런트 선후배 정한용·김승환, 오누이보다 더 다정한 가수 선후배 이자연·엠블랙 지오, 그리고 넘치는 끼로 똘똘 뭉친 절친 사이 홍석천·권민중 등이 출연한다. 인기 스타커플들과 상상 이상의 무대를 함께한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45분) 어느 날 죽은 채로 발견된 한 남자. 경찰들은 그의 죽음을 단순 자살로 결론 내리고 사건을 종결시킨다. 그런데 일각에서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리고 그의 죽음에는 어마어마한 배후가 숨어 있다고 한다. 과연 이 남자의 죽음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SBS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10분) 이 세상 최고의 식재료는 자신이 태어나 자란 땅에서 나는 것들이다. 국토와 고향의 의미는 그래서 진정한 생명력과 연결되어 있다. ‘독도’를 둘러싼 이웃 나라의 억지 주장이 난무하고 있는 이 여름. 방랑식객 임지호는 우리 땅을 지켜가는 소박한 이들의 행복과 함께한다
  • 류승룡 “악역전문 아녜요. 코미디도 잘해요”

    류승룡 “악역전문 아녜요. 코미디도 잘해요”

    묘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눈빛과 말투다. 가식적인 표정, 불필요한 수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도드라지려 하지 않는데도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 속 그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2007년 이후 16편을 찍었다. 대부분 조연이었지만 주연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올 여름 100억원 안팎의 제작비가 들어간 한국영화 ‘빅4’(퀵, 고지전, 7광구, 최종병기 활) 중 두 편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드리운 류승룡(42)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0만 관객을 돌파한 ‘고지전’에 이어 오는 10일 ‘최종병기 활’ 개봉을 앞둔 류승룡을 지난 3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정당성 있는 악역 만들어 극적 긴장감 고조시키죠”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 ‘최종병기 활’은 청나라에 납치당한 누이동생을 구하려는 조선 최고 신궁 남이(박해일)와 청나라 장군 주신타(류승룡)의 추격전이 뼈대를 이룬다. 굳이 가르자면 주신타는 악당이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남이의 숨통을 조인다. 그런데 미워할 수 없다. 임금에겐 맹장이요, 부하들에겐 덕장이다. 돌아보면 그가 연기한 ‘고지전’의 북한군 장교 현정윤도 비슷했다. 북쪽 사람일진대 우리 편보다 더 인간답고, 끌린다. 악역 캐릭터가 공감을 얻도록 숨결을 불어넣은 것은 류승룡이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어떤 기사에서 저를 악역의 제왕이라고 표현했던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입을 뗐다. “영화 ‘퀴즈왕’ ‘된장’ ‘7급공무원’에서 코미디를 했고,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는 남자를 사랑하는 수줍은 재벌 2세 역할도 했다.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고 자부하는데 ‘시크릿’의 조폭 보스 같은 역할이 각인된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긴장과 갈등을 극대화하려면 악역의 행동도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이유 없이 잔인하거나 사악한 캐릭터는 하지 않는다.”면서 “‘고지전’ ‘최종병기 활’의 인물들 역시 각자의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는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코미디나 우연한 사건에 휘말린 소시민의 이야기에 끌린다고 했다. 앨런 파커 감독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1978)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그런 소시민들을 괴롭히는 역할들을 많이 했는데 역할이 뒤바뀌면 갈등을 고조시키는 악역을 누가 할지 걱정되기도 한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최종병기 활’에서 류승룡의 모든 대사는 전세계를 통틀어 사용 인구가 몇십명밖에 되지 않는 사어(死語)인 만주어다. 운좋게 국내에서 전문가를 찾아 촬영 두달 전부터 ‘열공’했다. 그는 “어법, 발음, 단어 등을 하루 8시간씩 몇 차례에 걸쳐 지도받았다. 어순이 우리말과 같아 다행이었다.”면서 “독일어나 러시아어에서 들리는 ‘크흐~’ 같은 발음들이 많은 남성적인 언어라 잘 맞았다.”라고 털어놓았다. 간단한 회화는 가능한지 물었더니 “‘워이훈자파~’(산 채로 잡아라) 같은 구문들이라 만주어를 쓰는 사람을 만나도 써먹기는 곤란할 것 같다.”며 웃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작품이 없을 텐데 ‘고지전’과 ‘최종병기 활’이 극장가에서 맞붙게 됐다. 나막신 장수와 우산 장수 아들을 둔 부모의 마음과 비슷할까. 하지만 “‘퀵’과 ‘고지전’이 같은 날 개봉한 고창석(둘은 동갑내기 친구다)보다는 20여일 간격을 두고 개봉하는 내가 훨씬 낫다.”는 게 ‘쿨한’ 그의 답이다. ●“난타 1기로 전세계무대 샅샅이 훑었죠” 본격적으로 연기를 접한 건 경기 성남시 풍생고 1학년 때 연극반에 들어가면서다. ‘좀 노는 반장’이라 엇나갈 수도 있었지만, 연기가 그를 인도했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연극이 없었다면 엄청나게 방황했을 텐데 연기를 하면서 치료가 되고 교화되는 걸 느꼈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렇게 재밌고, 안 하면 미칠 것 같은 일을 평생 해야겠다는 계시를 받았다.” 영화판에 발을 디딘 건 2004년 장진 감독의 ‘아는 여자’(단역 ‘강도 1’)를 통해서다. 서른 다섯 살 때였다. 꽤나 먼 길을 돌아온 셈. 서울예전(현 서울예술대) 연극과 출신인 그는 졸업 후 동랑레퍼토리극단에서 내공을 쌓았다. 인생의 첫 변곡점은 1997년 미국 뉴욕에서 만났다. 전위극 ‘두타’의 공연을 갔다가 ‘스톰프’와 ‘블루맨그룹’의 ‘튜브’ 같은 비언어극을 보고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것. 마침 국내에서 ‘난타’ 1기 멤버를 뽑는 오디션이 진행 중이었다. 이후 5년 동안 난타의 핵심 멤버로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에든버러 등 전 세계를 샅샅이 훑었다. “국가대표 같은 보람을 느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마라톤 같은 연기생활 조급해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도 당시 그는 연극배우일 뿐. 한국영화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대학동기 황정민, 정재영을 보면 부러웠을 법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친구들보다 10년 정도 출발이 늦었다.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를 하는 게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연기는 어차피 평생 해야 할 일이니까 마라톤처럼 가는 거다. (친구들의 성공이) 자극은 됐을지 몰라도 부럽거나 조급한 적은 없었다.” 다만 언제부터인가 말로 하는 연기가 그리웠다. 연극·영화판을 넘나들며 재주꾼으로 이름을 날리던 대학 1년 선배 장진 감독을 떠올렸다. 인생의 두번째 터닝포인트였다. 장 감독의 연극 ‘웰컴 투 동막골’ ‘택시드리벌’로 감을 되찾은 그는 장 감독의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로 뒤늦게 충무로에 입성했다. 뒤처진 진도를 따라잡는 데는 6~7년으로 족했다. 꾹꾹 밟아 다진 연기력 덕에 지난 3~4년간 1주일 이상 쉰 적이 없을 만큼 시나리오가 꼬리를 물고 들어왔다. 해마다 4~5편씩 ‘다작’을 하는 데 대한 부담은 없을까. 연극배우 출신 중에는 짧은 시간에 이미지를 소진한 뒤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성장통’을 겪는 경우도 있기 때문. 그는 “나는 가장이고, 이것저것 고를 처지가 아니었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목마름도 강했다. 덕분에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배웠다. 물론 이제는 조금 숨 고르기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가족 건강을 위한 100% 천연온천수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 덕산 리솜스파캐슬

    가족 건강을 위한 100% 천연온천수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 덕산 리솜스파캐슬

     - 여름이벤트 종결자 리솜스파캐슬의 ‘여름 극복 쿨 썸머 페스트벌’  - 개콘 ‘감수성’을 패러디한 ‘온천성’ UCC 동영상 인기 급상승    가족과 함께 건강까지 챙기면서 온천욕을 즐기기에 좋은 100% 천연 온천수 워터파크인 리솜스파캐슬이 여름 성수기를 맞아 인기 개그프로그램 ‘감수성’ 패러디 동영상 등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 화려한 볼거리가 풍성한 이벤트 마련  천연온천수 워터파크인 리솜스파캐슬 천천향은 특설무대에서 8월 31일까지 다이나믹한 공연들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여름 극복 쿨 썸머 페스티벌’을 펼친다. 올 여름 천천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비보이댄스, 힙합댄스, 칵테일쇼, 전자현악 등 다채로운 공연을 천천향 곳곳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고적대, 장대삐에로, 샤인스피닝 등 화려한 쇼도 감상할 수 있다.  리솜스파캐슬을 찾는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점을 감안해 약초새순 비빔밥과 명상여행 이벤트, 예산 황토 사과쨈&사과 만들기, 전통한과 만들기, 방울 토마토 따기, 예산 슬로우 시티 버스투어 등 가족 단위 체험 이벤트도 마련했다. 체험 비용은 별도이며 리솜리조트 회원일 경우 각 이벤트에 따라 10~20%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체험문의 02-3470-8076)  리솜스파캐슬은 또 무더위에 지친 고객들의 피부를 위해 고추탕과 홍삼탕, 머드탕을 운영 중이며, 연인들의 취향에 따라 장미탕, 레몬탕, 냉녹차탕을 준비했고, 어린 아이들을 위해 분수광장에 1,000평 규모의 안전한 물놀이 시설인 에어바운스를 개장해 운영 중이다.  ● 개콘 ‘감수성’을 패러디한 ‘온천성’ UCC 화제  올 여름 리솜스파캐슬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온천성’ UCC를 주목하자. ‘온천성’은 이달 초 워터파크 천천향 내에서 개그콘서트 ‘감수성’팀을 초청해 ‘감수성’을 패러디한 ‘온천성(스파캐슬)’편을 촬영한 UCC이다.  개그콘서트 내에서도 엔딩 코너로 자리잡을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감수성 온천성편’은 극중에서 병사들의 휴식을 위해 ‘온천성’ 함락을 결정하고 왕을 처단한다는 내용 등 총 4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으며, 감수성 특유의 개그와 함께 올 여름 리솜스파캐슬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물놀이 시설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감수성에 출연중인 개그맨 김준호는 “리솜스파캐슬에서 촬영하면서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며, “ 건강하고 즐거운 여름휴가도 함께 즐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동영상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UCC는 유튜브(http://youtu.be/qnwvmgUbJN0)와 리솜스파캐슬 홈페이지에서 감상할 수 있다.  리솜스파캐슬 워터파크 여름성수기(~8/31) 요금은 성인 59,000원, 소인 39,000원이다. 연중 대전,충남지역민에게 40% 특별우대할인을 제공하며 오후 5시 이후에 입장하는 나이트스파의 경우 정상가에서 40% 할인된 가격으로 환상적인 스파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리솜스파캐슬 이용문의 : 041) 330-8000 / http://www.resom.co.kr/spa ※본 콘텐츠는 기업 제공 자료로 서울신문 의견과 다를수 있습니다
  • ‘짝퉁’ 벗은 3D 여름 극장가 돌풍

    ‘짝퉁’ 벗은 3D 여름 극장가 돌풍

    3차원(3D) 영화의 바람이 거세다. 지난 주말(7월 29~31일) 흥행 순위에서 3D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트랜스포머 3’가 각각 3위와 7위를 기록했다. 국내 첫 3D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7광구’도 오는 4일 극장가에 합류한다. 3D 영화는 2009년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이후 봇물처럼 쏟아졌다. ‘무늬만 3D’ 논란을 일으킨 작품도 있었다. 그러나 역대 3D 영화 흥행순위 톱5 중 ‘아바타’를 제외한 나머지가 올해 개봉작이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짝퉁’이 판치던 과도기는 끝나고 제대로 된 3D 영화가 나오는 순간이다. ●올 상반기 매출의 18%가 3D 영화 2009년 국내에서 개봉한 3D 영화는 불과 7편. 관객은 총 184만여명으로 전체의 1.2%에 그쳤다. 매출액도 23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2%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아바타’(총 1335만명)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시장의 지형을 바꿔 놓았다. 2010년에 수입 개봉된 3D 영화만 26편. 관객도 1676만여명으로 전체의 11.4%를 차지했다. 매출액은 전체의 16.5%인 1898억원이었다. 불과 1년 새 관객은 9배, 매출은 8배 늘어난 것이다. 한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2010년 미국 할리우드 영화산업 통계자료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매출의 21%가 3D 영화에서 창출됐다. 올 상반기에도 국내에서 19편의 3D 영화가 개봉됐다. 동원 관객수는 825만명(12.1%), 매출액은 940억원(17.5%)이다. ‘아바타’가 맹위를 떨친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못하지만 ‘트랜스포머 3’ ‘해리포터’ 등이 포함될 연간 통계에서는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3D가 대세” vs “필수 아닌 선택일 뿐” 향후 5~10년 내 3D가 대세가 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새 수익원에 목마른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돌파구로 여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트랜스포머 3’를 3D 상영관(4D 포함)에서 본 관객 비중은 52.8%. 하지만 매출 비중은 65.0%였다. ‘해리포터’는 3D 상영관의 관객 비중이 16.5%에 불과했지만, 매출 비중은 27.9%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3D 상영관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디지털 스크린 1133개 가운데 506개(44.7%)가 3D 상영관이다. 2009년에는 129개에 불과했다. 1년 새 290% 늘어난 셈이다. 영국 리서치업체 스크린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3D 전용 스크린은 2만 2060개. 전체 디지털 스크린의 60.5%에 이른다. 이 중 미국에 7837개가 몰려 있다. 할리우드가 끊임없이 3D 영화를 쏟아낼 수밖에 없는 구조란 얘기다. 현재로선 3D 영화가 앞으로도 ‘교양필수’보단 ‘전공선택’에 가깝다는 의견이 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역대 흥행 기록을 보면 3D에 적합한 장르는 제한돼 있다. 북미와 한국 모두 역대 3D 영화 흥행 10위 안에 애니메이션이 5편 포함(표 참조)돼 있다. 애니메이션이 실사보다 3D 입체감을 드러내는 데 유리한 데다 실사영화에서는 당분간 ‘아바타’를 뛰어넘기란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애니메이션의 주 소비층이 어린이 관객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성인에 비해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공포와 액션, 공상과학(SF) 등 시각적 쾌감을 중시하는 장르도 3D와 어울린다. 물론 제작비가 문제다. “3D 영화는 대세도 아니고 스쳐 지나가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시각적인 볼거리를 요구하는 장르에 3D라는 매체는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JK필름 대표 윤제균 감독의 설명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 3D 영화 가능성은 순제작비 100억원, 마케팅 비용을 포함하면 최소 120억원이 투입된 ‘7광구’의 흥행 여부는 국내 3D 영화의 가능성을 판단할 리트머스지가 될 터. 영화 완성 전에 해외 46개국에 팔린 것은 청신호다. 국내 최대 스크린을 가진 CJ가 투자배급사라는 점도 흥행 위험을 더는 요인이다. 특수효과 구현에 불과 50억원을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7광구’의 기술적 완성도는 나쁘지 않다. 3D 영화는 렌즈가 두 개 달린 카메라로 ‘의도적인 시각 차이’를 만드는 방식이다. 그런데 제작비가 일반(2D) 영화의 10배 정도 들기 때문에 일반 카메라로 찍은 화면을 3D로 변환한 컨버팅 방식도 널리 활용된다. 다만 컨버팅에 엄격한 국내에서는 ‘짝퉁 3D’란 꼬리표가 따라붙기도 한다. ‘7광구’는 녹색 매트를 바탕으로 인물을 찍고 배경 컴퓨터그래픽(CG)에 미리 3D 입체감을 넣어 합성했다. 3D CG 합성이 전체의 70%, 3D로 변환한 분량이 30%를 차지한다. 특수효과를 담당한 장성호 모팩 대표는 “괴생명체 등 CG요소가 전체 화면의 70% 이상이기 때문에 3D로 찍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컨버팅을 부분 활용했지만, 최적의 길을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7광구’에 대한 평단 반응은 엇갈린다. 기술적 완성도보다는 캐릭터와 서사의 완성도를 지적한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할리우드의 제작비와 기술수준을 좇아갈 수 없는데 충무로까지 3D 블록버스터를 찍어야 하는 까닭을 모르겠다. 숙제를 하듯 의무감으로 만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7광구’에서 부족한 건 3D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라면서 “캐릭터를 세공하고 서사에 신경을 쓴 것이 그동안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키운 원동력임을 되새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JYJ가 즐기는 여름 보양식 “이럴수가”

    JYJ가 즐기는 여름 보양식 “이럴수가”

    지긋지긋한 우기도 끝나가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8월이 다가온다. 월드투어에 드라마와 뮤지컬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는 한류스타 JYJ는 입맛도 없고 몸도 허해지는 이 여름을 어떻게 맞을까. JYJ의 여름 보양식을 알아본다. 평소 맛집 애호가로 알려진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는 여름에도 ‘복날’은 꼭 챙기는 편이다. 또한 ‘최고의 사랑’을 통해 알려진 ‘공진단’은 멤버들에게는 지난 해부터 사랑 받아 온 아이템이다.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 로 촬영에 한창인 김재중은 매운 음식 애호가로 매운 짬뽕, 매운 낙지 볶음 등 이열치열의 식단으로 여름에 맞서고 있다. 미스 리플리 촬영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박유천은 여름 아이스 티 광고모델 답게 수분 보충을 위해 다양한 여름 과일을 즐기는 편이다. 또한 도시적인 외모와 달리 평소 닭볶음탕이나 양대창, 칼국수 등 한식 애호가로 맛집 순회로 더위를 잊는다고 한다. 화제의 드라마 ‘여인의 향기’의 OST 참여를 앞두고 있는 김준수는 평소에 닭 요리를 즐긴다. 삼계탕과 백숙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보양식으로 여름에 특히 자주 찾는다고.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문화마당] 공포영화가 무서워?/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공포영화가 무서워?/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흔히 공포 영화를 볼 때 소름이 끼치거나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한다고 한다. 이는 나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하는데, 아드레날린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흥분하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땀이 나고 식으면서 실제로 한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무래도 공포 영화는 여름이 제격이다. 올여름에도 역시 극장가에는 이미 개봉한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 외에도 ‘기생령’, ‘돈 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 같은 영화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보통 공포 영화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귀신이나 유령 같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황당함이나 두려움을 느끼며, 사이코 살인마가 무차별적으로 살상하고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데 불쾌감과 역겨움을 호소한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시각적, 청각적, 상상적 공포를 정말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해 나는 공포 영화를 즐기는 편이다. 일단 등골이 서늘하고 긴장감으로 심장이 조여 올 때의 그 느낌이 재미있고 짜릿하다. 게다가 공포 영화 속에서 발견하는 공포의 대상과 그 의미를 따져 보는 것도 내게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진보적 영화학자 로빈 우드는 공포 영화를 가리켜 ‘억압된 것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인간이 의식의 영역에서는 드러내지 않거나 억압했던 것들이 공포 영화라는 틀을 빌려 해방되거나 금기 및 금지의 위반을 통해 분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원귀들은 원(寃)과 한(恨)을 풀기 위해서 돌아오는 것이고, 괴물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과 오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귀환한다. 그러므로 공포 영화에서 ‘억압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당대 혹은 그 사회 및 공동체의 두려움이나 죄의식이 엿보인다. 한국 공포 영화의 ‘전설’로 불리는 ‘월하의 공동묘지’(권철휘 감독·1967)는 가부장제와 처첩제도 등 한국 가족제도의 모순과 핍박받는 여성을 연결시키며, ‘여고괴담’(박기형 감독·1998)은 입시 위주의 교육과 경쟁 원리가 친구나 사제 관계마저 붕괴시킨 학교의 현실과 당대의 교육제도를 비판한다. ‘4인용 식탁’(이수연 감독·2003)은 모성 신화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가족 연대감의 파괴 등을 서늘하게 조명하며, ‘장화, 홍련’(김지운 감독·2003)은 죄의식의 공포를, ‘고양이’(변승욱 감독·2011)는 유기 동물이 증가하는 현실과 인간의 이기심을 공포의 지형으로 삼고 있다. 공포 영화는 폭력성과 잔혹성을 수단으로 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필귀정의 메시지를 담보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원귀가 등장하는 공포 영화들은 원의 근원이 되는 죄악의 존재를 드러내고, 죄의식을 자극하며, 죄지은 자에 대한 처벌을 통해 해원하는 형태를 띤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은 한 공포란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이다. 공포에 반응하는 양상과 지점은 다를지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미지의 것, 인간의 지식과 경험으로 알 수 없는 것,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 느끼는 낯섦, 그것이 바로 공포가 아닐까. 귀신이나 유령, 좀비나 흡혈귀 같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출발한다. 그에 비해 사이코패스나 살인마 등이 유발하는 공포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 대한 불가해성과 인간이 ‘괴물’이 돼 나타나는 그 비(非)인간성을 목격하는 데서 오는 충격과 전율이 공포의 실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종종 괴물을 만나게 된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대학살)는 물론이고 보스니아 내전에서 인종 청소를 한다면서 세르비아계가 저지른 집단 살육과 강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후투족이 자행한 학살, 그리고 최근 인종에 대한 혐오 때문에 폭탄 테러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노르웨이 테러범 브레이비크, 그리고 연쇄 살인범들. 세상은 날이 갈수록 두렵고 충격적인 소식들로 채워진다. 공포 영화가 무섭다고? 노(No). 나는 현실이 더 무섭고 끔찍하다.
  • [리뷰] 하지원의 ‘7광구’ 뚜껑 열어보니…

    [리뷰] 하지원의 ‘7광구’ 뚜껑 열어보니…

    올 여름 최고 기대작인 블록버스터 영화 ‘7광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으로 대한민국 최고 여배우로 등극한 하지원의 출연과 1000만 관객 영화 ‘괴물’을 잇는 ‘한국표 괴수영화’의 새로운 탄생, 국내 최초 아이맥스3D 개봉이라는 팩트 만으로도 ‘7광구’는 올 여름을 강타할 ‘괴물급 블록버스터’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원으로 시작해 하지원으로 끝난다 ‘7광구’의 주축은 역시 하지원이었다. 국내에서 이만한 액션을 소화할 여배우가 하지원 뿐이라는 영화제작사 측의 홍보는 거짓이 아니었다. 드라마 ‘다모’를 시작으로 최근작 ‘시크릿가든’에서 자랑해온 액션솜씨를 한껏 자랑한다. 덕분에 영화 내내 구르고 뛰고 (오토바이를)타는 하지원의 모습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하지원의 ‘팬심’이 굳건한 관객이라면 더 없이 행복할 작품이다. 문제는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이 하지원으로 시작해 하지원으로 끝난다는 사실. 안성기와 오지호 등 주변 인물들의 활약을 기대하면 실망만 남는다. 심지어 또 하나의 주인공인 ‘괴물’도 표독스러운 성질에 비하면 출연분량은 기대 이하다. 만약 괴물이 실존했다면 주인공 급 캐스팅에 영향력 없는 캐릭터로 제작진과 마찰을 빚었을 것이다. 위의 상황은 영화 전반을 이끄는 하지원의 역할이 그만큼 막대하다는 것을 뜻한다. 안젤리나 졸리의 입술과 긴 머리, 큰 키와는 거리가 먼 하지원이지만 액션은 졸리와 대적해도 지지 않을 만큼 안정돼 있다. 비슷한 헤어스타일과 말투의 ‘길라임’이 조금 덜 보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따르긴 해도. ●괴물은 진화하지만, 괴물영화는 진화하지 못한다? ‘7광구’의 괴물이 국내 영화에서 보인 여타 괴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진화한다는 것이다. 각 단계에 맞게 몸의 외형과 크기, 피부가 달라진다. 새끼 괴물이었다가 쑥 자란 모습으로 ‘폭풍성장’하는 기타 괴수 영화와 달리 ‘7광구’의 괴물은 성장·진화 과정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자랑한다. 이렇게 괴물은 진화했지만, 괴물영화는 진화하지 못했다. 끈적끈적한 괴물의 체액은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에이리언’, ‘괴물’ 등의 영화에서 봐온 매우 친숙한‘소품’이다. 사투를 벌이는 석유시추선 내부 역시 ‘에이리언’의 우주선과 매우 흡사한데다 괴물을 무찌르는 유니크한 무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의 부재다. 대부분의 괴물영화는 정치사회적 메타포를 발판삼아 진화해왔다. 여기서 발생하는 정치이념과 개인이 충돌하면서 교훈적 메시지가 탄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7광구’에는 이렇다 할 메시지가 없다. 게다가‘산유국의 꿈’과 ‘석유를 간절히 원하는 인간의 욕망’사이에 끊어진 다리(플롯)가 영화 전반을 공허하게 한다. 결국 영화 속 괴물은 진화했지만, 영화 자체는 진화하지 못한 셈이다. ●‘국내 최초 아이맥스 3D 괴물 블록버스터’가 주는 의미 아쉬움이 많지만 그럼에도 ‘7광구’는 ‘국내 최초 아이맥스 3D 괴물 블록버스터’라는 긴 수식어만큼이나 나름의 의의를 지닌다. 3D가 만족할만한 입체감을 주진 못하지만 제작기간 5년, 국내 최초 아이맥스 3D 개봉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 영화의 볼륨이 껑충 부풀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아이맥스 상영관을 자의반타의반으로 외화에게만 내줘야 했던 영화관이나 관객 입장에서도 한결 뿌듯하게 관람료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최고의 자리는 언제나 변할 수 있지만, 최초의 자리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7광구’는 대한민국 3D 블록버스터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지훈 감독의 말처럼 “10% 부족한 완성본”이긴 하나, 한국 영화의 기술이 어디까지 성장했는지 살피기엔 부족하지 않다. 하지원, 안성기, 오지호, 송새벽, 이한위 등이 망망대해의 석유시추선에서 괴물과 맞서 고군분투를 벌이는 영화 ‘7광구’는 오는 8월 4일 개봉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노르웨이 극우의 테러] 물에 뛰어든 생존자 쫓아가 총질

    [노르웨이 극우의 테러] 물에 뛰어든 생존자 쫓아가 총질

    “내 어린 시절의 낙원 우토야가 지옥으로 변했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30㎞ 남짓 떨어진 우토야섬에서 발생한 청소년 캠프 총기테러에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치를 떨었다. ●용의자 “단독 범행” 주장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쯤 (현지시간) 용의자의 무차별 소총 난사로 최소한 86명이 숨진 우토야섬은 ‘학살’ 현장이나 다름없었다.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 여름캠프가 열린 우토야섬에서 14~19세의 참가자들은 1시간 30여분 동안 광기 어린 소총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캠프에 참가한 10대 청소년 560여명은 2시간 전 오슬로 정부청사 주변에서 벌어진 폭탄테러 소식을 듣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경찰 복장을 한 용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는 사건을 설명해 줄테니 가까이 오라고 말한 뒤 갑자기 가방에서 꺼낸 자동소총을 난사했다. 일부 생존자는 “용의자가 M16 소총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다시 엽총으로 바꿔 죽은 것 처럼 쓰러져 있던 사람들의 머리에 확인 사살까지 했다고 생존자들은 증언했다. 우토야섬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폭 300m, 길이 500m로 섬이 작은 데다 한 갈래로 뻗은 도로는 노출돼 있어 생존자들은 물에 뛰어들어 500m 정도 떨어진 맞은 편 육지를 향해 필사적으로 헤엄쳤다. 앞서 총리 집무실이 있는 오슬로 정부청사에서는 차량에 의한 폭탄테러가 일어나 7명이 숨졌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평화의 도시 오슬로가 먼지와 연기에 뒤덮여 9·11테러 직후 뉴욕을 연상시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이번 테러 조사의 일환으로, 경찰은 24일에도 오슬로 도심에서 북동쪽으로 8km 떨어진 슬레테로에카 산업지구에서 수색작전을 폈으나 폭발물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공범이나 국제 테러세력 등 배후가 있는지를 추궁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레이비크는 경찰 조사에서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으나 생존자들은 우토야섬에서 제2의 테러범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브레이비크는 변호인을 통해 “25일 심리에서 입장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25일 심리서 입장 밝히겠다” 한편 브레이비크는 유죄가 확정돼도 징역 21년형을 받는 데 그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두고 노르웨이 안팎에서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1902년 사형제가 폐지됐으며 법정 최고형이 징역 21년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최근 영국, 독일 등 유럽으로 확산되는 극우 이념, 극우정당의 득세와 맞물려 극우파의 조직적 폭력에 대한 경계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찬구·정서린 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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