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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식의 천문학+] 케플러도 못 본 수성 볼 기회 왔다!

    [이광식의 천문학+] 케플러도 못 본 수성 볼 기회 왔다!

    2월 밤하늘을 수놓을 행성들부지런한 사람이라면 이달에 8개 태양계 행성 중 7개를 보는 호강을 누릴 수 있다. 수성과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그리고 당신 발밑에 있는 지구 행성이다. 이달 상반기 동안 기울어가는 화성은 저물녘 행성으로 외롭게 빛나겠지만, 2월 중순 뒤로는 막 해가 진 서쪽 하늘에 밝게 빛나기 시작하는 수성과 만나게 된다. 한편, 동트기 직전 동남쪽 지평선 위로 금성과 목성 그리고 토성이 새벽의 하늘을 장식한다. 또한 2월 초의 첫 2~3일 사이에 그믐달이 마침내 이 행렬에 합류한다. 두 천체 사이의 각도를 측정할 때 팔을 쭉 편 채 주먹을 쥐면 주먹 크기가 약 10도가량 된다. 밝은 세 행성과 초승달이 얼마나 접근하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이들 행성과 달의 이상적인 관측 시간, 위치 등을 안내한다. 수성 2월이 시작되면, 수성은 외합(外合)을 지나 태양이 지면 바로 지기 때문에 보기 힘들다. 하지만 2월 12일, 이 작고 빠른 행성은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보다 3배 어두운 -1.3 밝기에 이르며, 다음 몇 주 동안, 이 은밀한 행성은 저물녘에 서녘 하늘 높이 서서히 올라가 근일점(태양에 가장 가까운 궤도 지점)을 지난 다음 날인 27일 동방최대이각에 도달, 태양으로부터 18도까지 떨어진 지점에 이른다. 이때가 북반부 관측자에게는 수성을 관측하기가 가장 좋은 기회다. 왜냐하면 저물녘에 수성은 태양의 바로 위에서 황혼의 끝을 장식하기 때문이다. 수성은 -0.4의 밝기가 되며, 주변에는 밝은 천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찾아보기도 쉽다. 그러나 다음 8일 동안 광도 2로 급속히 어두워져서 관측하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평생 천문학을 연구한 요하네스 케플러도 수성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회에 보기 어려운 수성을 한번 관측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금성 금성은 2월 내내 어두운 하늘에서라면 언제든 금방 눈에 띄는 행성이다. 그러나 금성과 일출의 간격은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든다. 지구에서 점점 멀어지지만(2월 1일의 1억3000만㎞, 월말 1억6000만㎞), 밝기는 -4.2로 평균보다 약간 낮아진다. 그런데도 금성의 밝기는 압도적으로, 목성보다 거의 9배 더 밝다. 화성-천왕성 화성은 해가 진 후 남서쪽에서 밤마다 멋진 경관을 보여준다. 그러나 더는 화려하거나 타는 듯이 붉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달 들어 화성은 태양 주위를 도는 더 크고 느린 궤도에서 지구보다 계속 뒤처지는 바람에 밝기가 +0.9에서 +1.2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화성은 여전히 오렌지색으로 보이며, 반짝거리는 별보다 밝고 차분하게 빛난다. 화성은 별자리를 가로질러 동쪽으로 긴 행진을 계속하며, 13일에는 물고기자리에서 양자리로 이동한다. 화성 오른쪽에는 천왕성이 있는데, 천체망원경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목성 행성의 왕인 목성은 2월 초 오전 3시 30분까지, 그리고 월말 오전 2시 직후까지 북반구 중위도의 별지기들이 관측할 만하게 하늘 높이 상승하지 않는다. 현재 목성은 황도 별자리가 아닌 뱀주인자리 경계 안 남쪽 낮은 곳에 있다. 목성이 거기서 나오면 북반구의 별지기들은 새벽하늘에 낮게 떠 있는 목성을 보게 될 것이다. 28일 아침 일출 2시간 전, 남동쪽 하늘을 보면 % 밝게 빛나는 초승달에서 2~3도의 낮은 왼쪽에서 밝게 빛나는 목성을 볼 수 있다.토성 토성은 해돋이와 함께 동녘에 떠오르는데, 이번 여름 느지막하게 저녁 행성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낼 것이다. 2월 3일 일출 전 한 시간쯤 전 동남쪽 지평선 바로 위에 아주 얇은 초승달이 토성의 왼쪽 아래에서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쌍안경으로 보면 더 잘 볼 수 있다. 금성은 토성의 오른쪽 위에서 약 17도 떨어진 곳에서 눈부시게 빛난다. 다음 2주 동안 이 두 행성은 아침마다 1도씩 사이를 좁혀가 18일에는 금성과 불과 1도 떨어진 거리에까지 접근한다. 쌍안경으로 보면 아름다운 두 행성의 자태를 즐길 수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4·16… 처리할 수 없는 ‘슬픔’

    4·16… 처리할 수 없는 ‘슬픔’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윤대녕 지음/문학과지성사/284쪽/1만 3000원디디의 우산/황정은 지음/창비/348쪽/1만 4000원작가들이 글을 쓰는 주된 동기는 슬픔을 처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쉬이 처리될 수 없는 슬픔이라면? 2014년 4월 16일은 모두에게 죽음 외에는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등단 29년 차의 대선배도 “2014년 4월 15일 이후 나는 ‘작가인 나의 죽음’을 경험”했고, 그 세월을 똑 분질러 놓은 만큼의 경력을 가진 후배에게도 “어떻게든 소설로 쓰지 않으면 소설 쓰는 일이 여태와는 다른 방식으로 아주 어려워질 거라는 직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난 지금, 두 작가는 비슷한 듯 각기 다른 답신을 보내왔다.윤대녕 작가의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는 죽음에 관한 보다 직접적인 서술이다. ‘서울-북미 간’의 신경정신과 전문의 ‘K’는 2015년 1월, 뿌리치듯 한국을 떠나 북미로 갔다는 작가의 분신 같다. 래프팅 사고로 딸을 잃은 K는 딸 생일 다음날 진도에서 침몰한 여객선으로 말미암아 도망치듯 캐나다 밴쿠버로 갔다. 그곳에서 역시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남편을 잃고 도망치듯 한국을 떠난 H와 만난다. 이후에도 6년 넘게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세상을 뜬, 혈육은 아니지만 유년을 함께 보낸 삼촌(‘나이아가라’)과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한 연인(‘경옥의 노래’) 등을 떠나보내는 일련의 ‘애도 여행’이 이어진다.연작 성격의 중편 2편을 묶은 황정은 작가의 소설집 ‘디디의 우산’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일어난 굵직한 궤적들을 가만가만 따라간다. 중편 ‘d’와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는 인물과 서사는 다르지만 시대상과 주제의식을 공유하며 서로 공명한다. ‘dd’의 죽음 이후 세상을 향한 귀를 닫고 사는 ‘d’. 여지없이 쇠락한 세운상가에서 고된 물류 일을 하며 자신의 힘을 소진하고 있다. 그런 d에게 “나 알지?” 하며 다가온 남자. 세운상가가 활성화되든 재생되든 같은 자리에 몇 십 년을 앉아 기계 등속을 수리하는 ‘여소녀’다. 여소녀를 통해 d는 빈티지 전축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세상의 소리에 귀를 연다.‘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에서는 1996년의 연세대, 2008년의 ‘명박산성’, 2009년의 용산과 2014년의 세월호, 2017년 3월 헌법재판소 판결까지의 순간과 맞닿은 ‘나’의 경험이 주를 이룬다. ‘나’는 ‘명박산성’ 앞에서 느꼈던 무력감, ‘폭력적인 시위대’에 대한 대중의 혐오를 1996년 연세대 사태에서 끄집어낸다. 캠퍼스를 둘러싼 포위를 뚫고 탈출하려다가 전투경찰들에게 쫓겨 들어간 종합관에서 스스로 바리케이드를 쌓은 채 고립된 학생들. 찌는 여름 최루액에 범벅이 된 그들은 세수와 양치에 대한 끔찍한 갈망을 느끼고 생리혈로 얼룩진 바지를 내내 입어야 했다. 그 가운데 바리케이드를, 차벽을 뚫으려는 ‘시위대의 움직임은 가로막힌 길을 뚫는 돌파 행위가 아니고 재산 손괴 행위가 된다.’(189쪽) 그 끔찍한 고립 속에서 ‘나’는 성실한 수신자이면서 답신자인 서수경을 만난다. 윤대녕과 황정은의 소설은, 세월호 국면에서 우리가 느꼈으되 알지 못했던 감정들을 다시 한번 끄집어낸다. 81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했으나 시대에 동참하지 못했던 의대생 K는 오랜 세월 침잠해 있던 부채 의식과 자괴감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고 95학번 서수경은 20년 전, 대학생 노수석의 사망으로 이끌리듯 연세대로 갔던 것처럼 다시 거리에 나선다. 그 자신도 누군가의 아버지였던 K는 섣부른 체념과 방관, 손쉬운 타협과 무관심이 업이 돼 돌아옴을 느끼고 ‘나’는 1996년 시위 참여 여학생들이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로 불렸듯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칭해서도 ‘惡女(악녀) OUT’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것을 본다. ‘dd’가 남긴 책의 주인 박조배라는 인물은 어떠한가. 세월호 1주기, 청계천 일대를 겹겹이 에워싼 차벽을 보고 그는 ‘d’에게 말한다. “이 상황을 봐라. 얼마나 투명하고… 얼마나 X같냐. 그리고 그 X같음이 눈에 보이잖아? 그냥 조용히 아닌 척하고 망해 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혹시 자신을 해치기 위해 오신 건 아니겠죠? (중략) 지금 옆에 있는 누군가는 계속 살아가야만 하니까요.”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의 첫 작품 ‘서울-북미 간’에서 H는 K에게 이렇게 말하며 손을 그러쥔다. 남은 사람들끼리는, 너의 존재 자체가 내 삶의 기원이 된다는 얘기이리라. 황 작가는 ‘디디의 우산’의 두 중편 사이, ‘모두가 돌아갈 무렵엔 우산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런 손과 우산 같은 게 남겨진 사람들을 살아가게 하는가 보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폭염 무방비 ‘베레모’…올해도 넘길 건가요

    [밀리터리 인사이드] 폭염 무방비 ‘베레모’…올해도 넘길 건가요

    40도 뙤약볕에 불만 폭발 “디자인만 중시”베레모 만족도 2.6점…근무모 2.9점 그쳐 20대 병사들 불만 살펴 품질 등 개선 필요 지난해 여름은 기상 관측 사상 최고기록을 연일 경신하면서 가장 더운 해라는 타이틀이 붙었습니다. 강원 홍천의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치솟기도 했고요. 2017년은 경북 경주의 39.7도, 2016년은 경북 영천의 39.6도가 최고 기온이었습니다. 해마다 ‘40도 폭염’이 이어지면서 병사들의 어려움이 많아졌습니다. 극한의 상황이 아니라면 병사들은 날씨가 덥다고 야외활동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문제가 하나 더해졌습니다. 육군 병사들이 사용하는 ‘베레모’와 공군 병사들의 근무모인 ‘게리슨모’(삼각모)가 더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큰 고통을 준다는 겁니다. 2011년 국방부는 흑록색 베레모를 육군 병사 통합군모로 정하는 내용의 ‘군인복제령’ 개정안을 공포했습니다. 국방부는 당시 발표 자료에서 베레모의 장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공군은 같은 해 게리슨모 도입을 결정하면서 약간의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기존 야구모자형 근무모보다 시야를 더 넓게 확보할 수 있고 휴대와 보관, 관리가 편리하다”는 겁니다.●디자인 우선했더니…“덥다” 불만 폭발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베레모와 게리슨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만한 부분은 ‘멋스러움’입니다. 베레모는 특히 이전까지 특전사의 상징이었고 군의 ‘강인함’을 의미합니다. 모자의 기능적 장점보다 이런 디자인적 장점을 우선한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병사들의 불만이 폭발했습니다. 병사들의 불만은 정부 공식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국방부가 2017년 말 육군 병사 1400명을 대상으로 베레모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절반을 겨우 넘는 2.60점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활동성이 2.30점, 착용감은 2.37점으로 병사들의 불만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나마 체면을 세운 게 디자인 점수, 2.94점입니다. 대체적인 평은 역시 딱 점수대로 입니다. ‘디자인은 좋지만 활동하기에는 불편하다.’ 병사와 장교 인터뷰에서 ‘덥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챙이 없어 햇볕을 막지 못하는데다 100% 모(毛) 소재라서 통풍이 잘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문제도 많았습니다.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해 관리가 어렵고, 마감 부위가 가죽이어서 ‘답답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착용할 때마다 각을 잡아야 하고 바람이 불면 쉽게 벗겨지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게리슨모 등 근무모에 대한 불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근무모 만족도는 2.87점으로 베레모보다 높았지만 ‘여름에 햇볕을 가려주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왔습니다. 활동성은 2.91점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착용감은 2.85점에 그쳤습니다. ‘세탁하면 재질이 변형된다’는 불만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방한 기능을 최대한 살린 ‘동계생활모’(비니)는 3.70점으로 피복류 중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이었습니다.지난해는 특히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병사들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국방부와 군도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현재 챙이 있는 전투모를 베레모와 병행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그렇지만 새 모자를 도입하려면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올해 예산도 이미 확정된 상태여서 전투모 재도입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올 여름도 병사들은 덥고 햇볕도 못 가리는 모자로 여름 불볕더위를 견뎌야 합니다. ●“단화 대신 전투화 더 보급해달라” 모자 외 피복류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습니다. 병사들이 내의로 주로 착용하는 ‘유소매 런닝’ 만족도는 2.59점이었습니다. 활동성(3.09점), 착용감(2.86점) 점수는 비교적 높았지만 디자인(2.28점), 세탁 후 형태 안정성(2.32점)은 불만 요소입니다. ‘세탁하면 잘 늘어나고 잘 찢어진다’, ‘땀 배출이 제대로 안 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분들이라면 이 문제를 잘 알 겁니다. 유소매 런닝의 내구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문제였지만,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너무 많이 보급한다’는 불만까지 제기됐습니다. 그나마 올해는 군이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군은 올해 병사들이 선호하는 ‘기능성 런닝’과 삼각팬티, 사각팬티의 장점을 가져온 ‘드로어즈 팬티’를 병영 기간 6매씩 제공하던 것을 8매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드로어즈 팬티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됐는데 병사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전방부대에 도입하기로 한 ‘패딩형 동계점퍼’도 좋은 예입니다. 벌써 병사들은 물론 부모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군용 구두인 ‘단화’는 “차라리 전투화를 더 보급해달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품질 개선이 꼭 필요한 품목입니다. 군용 단화 만족도는 2.44점으로 피복류 만족도 조사에서 사실상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활동성과 착화감이 각각 2.21점으로 점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모양은 예쁘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단화를 착용했을 때 느낌을 물어보니 ‘뒤꿈치가 까진다’, ‘신으면 발이 아프다’, ‘활동하기 불편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신기 불편하지만 착용감이 좋은 전투화를 더 보급해달라는 의견이 많이 나온 겁니다. 병사들에게 피복 개선 방향(복수응답)에 대해 질문하자 ‘성능’(기능 발휘)이라는 답이 36.8%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 다음이 착용감(33.0%), 디자인(24.5%), 내구성(14.9%), 치수 적합성(10.5%) 등입니다. 군이 병사들의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 주목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병사들에게 불필요한 피복이 무엇인지 물어봤더니 ‘유소매 런닝’, ‘손수건’을 많이 꼽았습니다. 육군은 유소매 런닝(14.7%), 손수건(8.6%), 사각팬티(4.0%)순이었고 해군은 손수건(11.9%), 유소매 런닝(4.2%), 축구화(4.0%)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공군은 손수건(17.0%), 유소매 런닝(6.8%), 사각팬티(1.9%)로 나와 대체로 반응은 비슷했습니다. 이제 의견을 들었으니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20~30대 청년들에게 ‘국방의 의무’만 지우는 시대는 갔습니다. 작은 부분부터 세심한 관심을 갖고, 의무를 다한만큼 보상도 따라줘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끌려간 학생들 대부분 실종…참전 중인 나 대신 모친이 졸업장 받아”

    “끌려간 학생들 대부분 실종…참전 중인 나 대신 모친이 졸업장 받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 19회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5)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으로 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함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9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했다. 20년간 노력해 마침내 이규원 치과 원장(이경종 큰아들)은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는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5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1926년 10월 25일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해병 소위로 참전하여 1950년 11월 12일 24세 때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김춘식 ▲인천학도의용대 창영분대 ▲인천중학교 3학년 15세 때 참전 1935년 5월 25일 인천에서 태어나서, 6년제 공립 인천중학교 3학년 재학 중 자원입대한 후에 참전하여 1954년 4월 만기 명예 제대함.김춘식 인터뷰 일시 1997년 8월 23일 장소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이규원치과 3층) 대담 김춘식 이경종(인천학생 6·25 참전관 설립자) 이규원 치과 원장(이경종 큰아들)6·25 사변이 터지고 인민 횡포에 시달리다 6년제 인천중학교(현재 제물포 고교)에 다닐 때 6·25 사변이 일어났다. 당시 우리 집은 동구 창영국민학교 옆에 있었으며 가족으로는 부모님과 나 이렇게 세 식구가 살고 있었다. 인민군이 인천에 들어오자 곧바로 학생들을 인민의용군으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나중에 보니까 끌려간 학생들은 대부분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실종되었다. 그해 여름을 집에서 숨어 지내다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맞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자유의 몸이 된 나는 우리 동네에 생긴 인천학도의용대 창영분대에 가입해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기억나는 대원은 박희송과 해병으로 참전하여 전사한 동네 친구 최춘국이다. 인천학도의용대 따라 남하 이후 국군의 후퇴로 전세가 불리해져서 우리들은 1950년 12월 18일 남하하게 되었다. 그날은 눈이 많이 내려 미끄러운 길을 걸어서 밤이 깊어서 안양까지 갔다. 안양에서 민박으로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 수원으로 또 걸어갔으며 수원부터는 기차도 타고 걸어서 가면서 20일 정도 걸려서 부산에 도착하였다. 부산진국민학교의 육군 제2 훈련소 입소 나는 1951년 1월 10일 부산진국민학교에 있었던 육군 제2 훈련소에 입소하였다. 이후 20여일 훈련받은 후 군번 받고 정식 군인이 되어, 경상남도 진주농업학교에 주둔하고 있던 8사단에 배치받았다. 그때 내 소속은 8사단 16연대 2대대 8중대 소속이었다. 이렇게 배치된 8사단은 병력보충 등 재편을 끝나게 되었으며 그런 얼마 후 지리산 공비 토벌작전에 참전하게 되었다. 그때 우리 부대가 진주에서 이동하여 주둔한 지역이 경상남도 산청이라는 곳이었다. 그 후 함양, 거창 등 많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공비토벌작전에 참전하였다.지리산 공비토벌 작전 당시 공비토벌은 주로 겨울에만 하는데 산속에 있는 갈대가 눈이 내려 쓰러질 때가 공비들이 활동을 못 하고 노출이 되니까 그때가 토벌작전 하는데 제일 좋은 시기였다. 이후 다시 공비토벌작전에 투입됐다가 다시 전방 중동부 전선으로 이동하여 지형능선 전투에 참전하게 되었다. 당시 우리 부대가 전투했던 지형능선이라고 하는 것은 산세가 다섯 손가락처럼 뻗었다고 해서 지형능선이라고 하였다. 나는 휴전이 되고 9개월 후인 1954년 4월달에 만기명예제대를 하였다. 어머니가 대신 받은 나의 인천중학교 졸업장 당시 군에서의 제대는 상이제대뿐이었으며 휴전 후 내가 1차로 만기 명예 제대를 하였다. 나는 인천중학교 3학년 15세에 국군에 자원입대해서 만 3년 4개월 만에 제대했다. 이때는 전쟁 중이라서, 제대는 심하게 다치거나 아니면 특별한 경우에만 제대를 시켰고, 1954년에 만기제대라는 것이 생겼다. 나는 군에서 제대한 후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내가 다니던 인천중학교에 찾아갔으나 제대 후 당시는 6년제 중학교가 3년제 중·고등학교로 분리가 되는 학제개편 때문에 고등과는 없어지고 3년제 중학교만 그대로 있는 것이었다. 6·25 당시 나는 인천중학교 3학년 재학 중에 국군에 자원입대하였고 내가 전쟁터에 있을 때인 1951년 8월에 어머니께서는 전쟁터에 있는 아들을 대신하여 눈물을 흘리시며 중학교 졸업장을 받으신 것이었다.6년제에서 3년제로 바뀐 인천중학교 그리하여 1954년 제대 후 인천중학교 졸업장을 갖고 인천중학교를 찾아갔을 때는 중학교 3학년이 최고 학년이 되어 내가 돌아갈 학년은 없는 것이었다. 교장선생님을 만난 자리에서 나의 재입학 문제를 의논했더니 교장선생님은 “아직 고등학교 인가가 안 나서 그런데 이제 곧 고등학교가 인가되면 받아줄 터이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실망하여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서 돌아갔다. 나의 재입학을 받아준 인천기계공고 집에서 실망하여 지내고 있었는데, 같이 자원입대하고 제대한 한 친구가 인천기계공고에 알아보았더니 학교에서 한번 학교로 오라는 연락이 왔으니까 같이 가보자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친구를 따라 인천기계공고에 가서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이 있는 자리에서 “어릴 때 입대하여 제대하게 된 과정과 제대한 후 다시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였더니, 학교 측에서는 내 말을 다 듣고 나서 “좋다”고 하더니 “담배나 술을 하는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네, 합니다”라고 대답하니까 그것은 전부 군대에서 배운 거라 하니까 학교에서는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학교에 와서는 절대로 담배나 술을 할 수 없으며 그 대신 집에서 사복 갈아입고 마시되 학교 재학생들에게는 절대로 나쁜 영향이 미치지 않게 한다면 입학을 허락하겠다”고 하면서 조건을 붙이는 것이었다. 나는 위 조건을 지키기로 하고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1학년에 편입학하고 평탄히 학교생활을 하고 졸업하였다.남기고 싶은 말 6·25 때 우리 인천의 어린 학생들이 전쟁터에 나가 싸운 것은 그 시대에 닥쳐온 우리들의 운명이려니 하고 자원입대하여 전쟁에 참전하였다. 그리고 배움의 시기를 놓치고 전쟁터에서 세월을 보낸 데 대하여는 그 개인마다의 손실은 컸겠지만 고향 인천과 나라를 위하여서는 보람 있는 행동이었다고 나름대로 생각하고 지내왔다. 6·25 참전 인천학생들의 참전 역사를 찾는 일은 국가나 지방 자치단체가 함이 당연한 일인데도 큰 비용과 정신 그리고 시간이 소모되는 이 엄청난 일을 개인이 하는 데 대하여 감사한 마음은 뭐라 표현할 수 없으며 부디 이 인천학생 6·25 편찬사업이 무사히 성공하여 우리 인천의 후대(後代)들에 인천의 자랑으로, 그리고 좋은 본보기로 남겨졌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호에 20회 계속
  • [글로벌 In&Out] 임정 100년 다시 초심으로, 2019년 대한민국 만세/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글로벌 In&Out] 임정 100년 다시 초심으로, 2019년 대한민국 만세/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2019년은 한국의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3ㆍ1절이 100주년이 되는 해다. 2019년에 서울은 물론 한국인들이 엄청 화려한 기념 행사들을 개최할 것이다. 한국인과 해외동포는 100주년인 올 3ㆍ1절을 평소와 다르게 여길 것이 틀림없다. 나에게도 2019년 3ㆍ1절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터키 출신 쿠르드족인 필자는 2018년 여름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올해 처음 ‘한국 시민으로서’ 3ㆍ1절을 축하하게 된다. 필자에게는 첫 3ㆍ1절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100주년이다. 이를 계기로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그다음에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에게 유의미한 작업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한국에서 학습했던 정치외교학적 배경과 외신 기자로 활동하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3ㆍ1절에 대해 색다른 방식으로 책을 쓰기로 했다. 그러나 책을 쓰는 과정에서 이상한 현상을 보게 되었다.최근 3ㆍ1운동의 열매로 역사 무대에 등장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임정)가 정치권의 논쟁거리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현재 대한민국의 기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과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임정이 무슨 대한민국의 기원이야’는 반박이 맞서고 있다. 예전에도 학계에서는 이 같은 논란이 있었지만, 정치권에서 이렇게 크게 다루는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 논란이 이렇게 확대된 이유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누가 이 나라의 주된 세력이냐’의 싸움으로 전개된 탓이다. 흔히 보수우파는 임정의 중요성을 부정하며 대한민국 건국은 오직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정치적 활동에 의존한 세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본다. 반면 진보좌파는 대한민국의 건국을 오직 임정 등 독립운동 세력으로 설명하여 광복 이후에 자유민주주의 정부를 세우려고 한 인물들의 공을 저평가한다. 이 주제로 오랫동안 연구해 온 교수와 연구원 등 학자들이 이러한 논쟁을 학문적으로 다루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학문적 논쟁거리를 활용한다면 과연 국가를 위해 옳은 일인가. 한국에서 기자로 일하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보수와 진보가 국익 앞에서 쉽게 뭉치지 못하는 것이다. 더 아쉬운 것은 정치권이 위험한 논쟁으로 여론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한 국가를 국가로 만드는 것은 돈도 아니고, 군부도 아니고, 영토도 아니고, 국기도 아니다. 국민 의식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봤자 그것이 국가인가. 21세기에는 국민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자금도 모으고, 자기네 나라를 세운다. 정치권이 손대면 제일 위험한 것이 국민 의식을 형성하는 요소로 여론을 뒤흔드는 것이다. 태극기, 세종대왕, 3ㆍ1운동, 이순신 장군, 6ㆍ25 전쟁, 한글, 백두산 등의 요소로 현재 한국인은 뭉친다. 이런 상징을 남용해 정치하면 단기적으로는 이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6ㆍ25전쟁 이후 휴전선 남쪽의 한국인은 사상이나 종교를 떠나서 대한민국의 ‘주인’이다. 정치권이 편을 나눠 정통성 싸움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나는 현대 대한민국의 공식적이고 법적인 출발은 1948년 8월 15일이고, 그 정신적인 출발은 1919년 3월 1일 운동을 계기로 형성된 임정이라고 본다. 이것은 한국 주재 외신 기자가 한 정리가 아니고,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연설에도 몇 차례로 언급된 내용이다. 형제간의 싸움에서 부모를 부정한 순간 형제들의 싸움이 아니고, 적대적인 싸움으로 전환된다. 프랑스에서 프랑스 혁명에 대한 논란이 많아도, 그 누구도 혁명 기념일을, 터키에서 케말 파샤에 대한 논란이 있어도, 그 누구도 터키 공화국 수립 기념일을 논쟁거리로 삼지 않는다. 2019년 새해에는 정치인들이 더는 부모를 부정하는 듯한 논쟁에 여론을 이용하지 말고 국민대통합 위주로 활동하기를 기원한다.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심사평] 30장 안팎, 한 문장도 허투루 안 써… ‘목숨과 성장’ 의미 성찰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심사평] 30장 안팎, 한 문장도 허투루 안 써… ‘목숨과 성장’ 의미 성찰

    동화는 산문 장르지만 의미의 함축성과 언어의 리듬감이라는 면에서 소설보다 시에 더 가까운 장르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단편동화를 쓸 때는 낭비되는 문장이 없도록 정확하고 신중하게 문장 하나하나를 아껴 써야 한다.응원해주고 싶은 투고작들이 많았지만 이런 단편동화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쓴 작품은 많지 않아 안타까웠다. 원고 분량이 적다고 해서 담아낼 수 있는 세계와 의미의 폭발력까지 작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총 161편의 투고작 중 최종 논의한 작품은 모두 4편이었다. ‘먼지’는 2인칭 특징을 활용해 내밀하고 촉각적 감각이 느껴지는 문장으로 시각장애아의 이야기를 그려낸 점이 돋보였다. 하지만 시각으로 세상을 감각하는 어른의 시각이 군데군데 남아 있어 아쉬웠다. ‘뿌리의 열대야’는 일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의 근간이라 하면서도 정작 그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회적 모순을 그린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기층 서민 삶을 전형적으로 그린 것이 아쉬웠다. ‘껍질’은 놀라운 반전의 묘미가 있는 작품으로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감동을 준 작품이다. ‘마지막 여름방학’은 한 문장도 허투루 쓰이지 않아 원고지 30장 내외의 분량 속에서도 신화적 공간을 창조하고, 그 속에서 목숨과 성장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두 작품 모두 짧은 이야기로도 죽음과 생명,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너끈히 넘나드는 동화의 특질을 잘 발휘했다. 그래서 우리는 ‘껍질’과 ‘마지막 여름방학’을 놓고 긴 시간 토론을 했다. 최종적으로 어린이의 삶과 더 밀접하고, 의미의 층위가 더 두터운 ‘마지막 여름방학’에 손을 들어주었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응모자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 열두 달 품고 간 붉은 해

    열두 달 품고 간 붉은 해

    ●흑두루미 등 겨울철새 찾아든 순천만습지 봄바람이 불어오던 지난 4월 초 암컷 흑두루미 한 마리가 순천만습지에서 3㎞가량 떨어진 야생동물구조센터 주위를 빙빙 돌고 있었다. 부리를 옭아맨 플라스틱 조각 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해 비쩍 마른 상태였다. 구조센터 직원이 발견해 치료에 힘썼지만 흑두루미는 며칠을 못 버티고 세상을 떠났다. 그 뒤로 한동안 수컷 흑두루미 한 마리가 센터 주위를 떠나지 못했다. 동료들이 모두 시베리아로 떠난 뒤에도 홀로 남은 수컷은 일본에서 겨울을 난 흑두루미떼가 순천을 거쳐갈 때서야 무리에 합류해 북쪽으로 날아갔다. 올가을 순천에 날아든 2500여마리 중에 일찌감치 도착한 수컷 한 마리가 센터 근처를 맴돌기도 했다. 순천만에서 흑두루미를 연구하고 있는 이승희 순천시 주무관은 이런 일화를 들려주며 “지난봄 수컷 흑두루미와 같은 개체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흑두루미는 일부일처를 고집하는 새다. ●‘2019 순천 방문의 해’… 빛으로 단장한 순천만국가정원 ‘2019 순천 방문의 해’를 앞두고 전남 순천을 한발 앞서 돌아봤다. 순천만습지에는 천연기념물(228호)인 흑두루미를 비롯해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겨울 철새 수만마리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낙안읍성의 고요한 아침 풍경과 와온해변 앞바다의 낙조, 그리고 내년 봄이 기다려지는 선암사의 정취까지 각양각색의 볼거리가 많았다. 별빛축제가 막을 올린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시내의 순천역과 순천종합버스터미널 등에서 20여분 떨어진 곳에 동천을 끼고 112만㎡(34만평)의 거대한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폐막한 자리에 조성된 시설로 2015년 9월 국내 유일의 국가정원이 됐다. 서문으로 입장해 하늘정원을 오른다. 봄여름 정원보다 풍성할 수는 없지만 서울보다 한결 온화한 순천의 12월 정원에는 붉은 동백이 너도나도 꽃망울을 터뜨리며 여행객을 맞는다. 발 아래로 보이는 물새놀이터에는 쿠바홍학, 칠레홍학, 유럽홍학 등 색색의 홍학 수십마리가 한가로이 거닌다. 정원 내 동천을 가로지르는 꿈의다리를 건너며 동심 가득한 그림들을 찬찬히 살펴본다. 다리 동쪽에는 중국·프랑스·독일·멕시코 등 12개국 테마정원이 각양각색의 매력을 뽐낸다. 순천시내 부근 지형의 축소판인 호수정원 작은 동산들이 시내를 둘러싼 산을 의미하고 호수 위로 난 다리가 동천을 상징한다는 게 재미있다. 내년 2월 6일까지 계속될 별빛축제가 지난 21일 개막했다. 이 기간 정원은 빛의 세계를 표현한 ‘라이트가든’으로 단장해 밤 9시까지 방문객을 맞는다.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본 뒤 순천만습지로 직행하는 스카이큐브(PRT)를 탄다. 정원에서 직선거리로 4㎞가량 떨어진 습지 부근 문학관까지 한 번에 닿는 하늘길이다. 시속 40㎞ 속도로 달리는 스카이큐브 위에서 동천 갈대밭 등 경치를 공중에서 내려다본다. PRT 문학관역에 내려 문학관에 잠시 들른다. 순천 출신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정채봉의 일생과 작품들을 훑어볼 수 있는 곳이다. 문학관을 나와 동천을 따라 걷는다. 새들이 수십, 수백마리씩 무리지어 하늘을 나는 게 보이면 순천만습지에 거의 다 온 것이다. 끝없이 펼쳐진 갈대군락을 보금자리 삼아 날아든 철새들이 겨울을 난다. 볍씨를 뿌려놓은 마른 논에선 흑두루미떼가 날갯짓을 하고 강에서는 각종 오리떼가 자맥질에 분주하다. 오리류만 2만 3000여마리에 이르는 등 셀 수 없이 많은 철새들이 있지만 경계심 많은 철새를 코앞에서 보기는 힘드니 망원경을 준비해가면 유용하다. ●와온해변 해넘이·낙안읍성 해맞이 장관 순천의 낙조를 볼 차례다. 순천만습지 또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차로 25분가량 걸리는 와온해변은 순천의 해넘이 명소다. 에코비치캐슬 펜션 앞에서 바다를 향하면 작은 솔섬인 사기도 뒤로 붉은 해가 지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너른 개펄 위로 칠게잡이를 위한 막대기들이 줄지어 꽂혀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장소로 손색이 없다. 이튿날 해넘이에 이어 해돋이를 보려고 일찍 나선다. 해 뜨기 전의 냉기가 외투 사이로 파고든다. 시내에서 서쪽으로 40분간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낙안읍성이다. 조선 중기에 쌓아올린 석성 내부에 그대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아담한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사극 안으로 들어온 듯 100여 가구가 전통 초가 모양의 집에서 살고 있다. 푸른 새벽 어스름을 깨고 오봉산 위로 말간 해가 솟아오를 무렵 어딘가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초가 위로 낮게 깔린다. 마지막 목적지인 선암사로 향한다. 신라 때 창건된 천년고찰 선암사는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국내 7곳의 사찰 중 하나다. 보물 제395호 선암사 삼층석탑과 보물 제1311호 대웅전 등 중요문화재를 품고 있다. 절로 향하는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돌다리 강선교와 그 옆 승선루가 만드는 풍경이 신비롭다. 조금 더 가면 둥근 연못 삼인당이 운치를 자아내고 하마비 맞은편엔 스님들이 가꾸는 야생차밭이 자리하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목탁 소리가 울려퍼지는 절 내부로 들어간다. 사찰 전각의 돌담길 위로 마른가지를 드리운 매화, 벚나무들이 빼곡하다. 앙상한 가지만 남았지만 쓸쓸하기보다 머지않아 찾아올 봄을 미리 상상하게 하는 마법 같은 장면이다. 땅 위로 넓게 가지를 편 와송과 독특한 외관의 ‘뒤깐’은 다른 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선암사의 명물이다. 절을 내려갈 때는 순천시에서 운영하는 전통야생차체험관에 꼭 들러보자. 저렴한 가격에 차 선생님이 직접 우려내는 향긋한 녹차를 맛볼 수 있다. 글 사진 순천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드레스 베일이 무려 23m 인도 톱스타 초프라 호화 결혼식

    드레스 베일이 무려 23m 인도 톱스타 초프라 호화 결혼식

    인도 발리우드 스타 프리얀카 초프라(36)의 웨딩드레스의 베일 길이가 무려 23m 가까이 돼 눈길을 끌었다. 초프라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라자스탄주 조드푸르의 우마이드 바완 궁에서 미국 뮤지션 닉 조나스(26)와 결혼했는데 5일에야 그녀가 입었던 웨딩드레스의 위용이 알려졌다. 신랑 아버지인 폴 케빈 조나스 목사가 주례로 예식을 진행했다. 예식은 사흘 동안 이어졌으며 2일 전통 힌두 예식이 진행돼 커플은 서로 결혼 서약을 주고받았다. 랄프 로렌이 디자인한 드레스에는 200만개의 나전 시퀸(여성 의복에 들어가는 작은 원형 금속 조각)이 수놓였다. 그러나 웨딩드레스보다 더 시선을 끈 것이 한참 이어진 베일 길이였다. 너무 길어 남자 여러 명이 이를 운반하느라 힘들 지경이었다. 한 트위터리언은 “웨딩드레스의 베일이 내 앞에 펼쳐진 미래보다 더 크고 밝아 보였다”고 농을 했다. 한 누리꾼은 “영국 왕세손비 메간 마클은 ‘내 건 4.8m’라고 말하는데 초프라는 ‘내 귀걸이 밖에 안 되네’라고 말하는 격”이라고 우스갯 소리를 했다. 매리사란 여성은 “마클이 ‘난 왕자랑 결혼했어’라고 말하니 초프라가 ‘내 베일이나 들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비아냥댔다. 지난 여름 약혼하며 두 나라 팬들을 모두 놀라게 했는데 2016년 9월 서로 문자를 주고바으며 교제를 시작했다고 피플 잡지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지난해 5월 뉴욕 메트 갈라에 함께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그 때도 둘이 랄프 로렌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있었다. 초프라는 발리우드에서 가장 비싼 출연료를 받는 여배우 가운데 한 명이며 2000년 미스 월드로 뽑힌 뒤 지금까지 인도 영화만 50편 넘게 출연했다. 중간중간 TV 미니시리즈 ‘콴티코’와 영화 ‘Ventilator’, ‘베이워치‘, ‘A Kid like Jake’ 등에 얼굴을 내비쳤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이불 속에서 즐기는 훈훈한 만화 에세이

    [금요일의 서재]이불 속에서 즐기는 훈훈한 만화 에세이

    찬 바람 부는 겨울이다. 시원한 귤을 까먹으며 따뜻한 이불 덮고 엎드려 책 보는 재미는 그야말로 최고다. 딱딱한 글만 가득한 책보다 아무래도 만화가 제격일 터다. 휴대폰으로 보는 웹툰도 좋지만, 포근한 그림으로 엮어낸 일본 만화 에세이가 이런 날 어울린다. 책끼리 마구 엮어내는 ‘금요일의 서재’가 이번 주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일본 만화 에세이 세 권을 골랐다. ●음식으로 적응한 러시아=‘맛있는 러시아’(애니북스)는 일본인 만화가 시베리카코가 러시아인 남편과 1년 동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머물며 있었던 일을 그렸다. 작가는 그동안 춥고 어둡고 무섭다고만 생각했던 러시아를 음식으로 적응해간다. 추운 날씨와 짧은 일조 시간에 지쳐 고향 생각이 절실히 날 때에도, “일본인은 쌀을 먹어야 한다”는 남편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직접 러시아 요리를 만들어낸다. 러시아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가정식을 주로 다루는 점이 독특하다. 작가가 1년 동안 생활하며 직접 만들었던 러시아식 음식, 일본 요리 스타일로 조리한 러시아 음식 등을 유쾌하게 그렸다. 특히 러시아 식재료 중 한국이나 일본에서 대체할 수 있는 재료와 요리 방법도 함께 소개해 유용하다. 음식뿐만 아니라 음식의 역사와 유래, 러시아 문화 등을 폭넓게 알려준다. 귀여운 그림체 덕분인지 술술 읽힌다. 러시아 남편을 곰으로 그린 센스도 돋보인다. ●2000원 영양 만점 요리를=튀기지 않아 간편한 고구마 맛탕은 조리 시간 20분, 그리고 한 끼에 630원밖에 하질 않는다. 겹쳐 쌓기만 하면 되는 배추 제육된장 전골은 만드는 시간이 15분에 불과하며 한 끼에 1400원 수준이란다. 과연 가능할까 싶은 생각부터 들지만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혼밥 한 달 생존기’(숨쉬는 책공장)는 아무렇지도 않게 뚝딱뚝딱 그림으로 그려낸다. 이번 책은 앞서 나온 ‘20만 원으로 즐기는 혼밥 한달 생존기’ 후속편이다. 저자인 오즈 마리코가 1구 인덕션레인지를 갖춘 작은 부엌에서 직접 요리하며 간추린 사계절 야채 활용법을 담았다. ‘야채편’이란 부제에 맞게 봄 양배추와 햇감자, 여름엔 가지와 토마토, 가을 단호박, 겨울엔 배추와 무로 한 끼에 2000원 안팎, 조리 시간 20분 안팎 요리 36가지를 담았다. 월 식비 20만원(2만엔) 미만이지만, 영양은 물론 맛도 챙겼다. 둥그런 느낌의 그림체로 그려낸 요리 묘사는 사실적이지 않은데, 묘하게 정감 있고 심지어 요리가 더 맛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엄마와 딸, 소소한 여행=엄마와 딸의 훈훈한 여행 코믹 에세이 ‘엄마와 여러 곳을 다녀왔습니다’(미우)를 읽은 이들은 “읽다 보면 엄마와 함께 떠나고 싶어진다”는 서평을 많이 남겼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 사토 미유키가 그린 소소한 여행일지가 참으로 아기자기하기 때문일까. 하와이 목걸이를 한 채 작은 가방을 들고 엄마와 함께 걷는 표지부터 앙증맞은 느낌을 준다. 모녀는 아사쿠사, 요코하마 등 도쿄와 주변 지역에서부터 이와테 현 온천 체험을 가고, 엄마의 뿌리를 찾아 홋카이도도 간다. 일본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대만, 하와이까지 10년 동안 모녀 여행을 다녀왔다. 저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노후에 둘이서 여기저기 오붓하게 여행할 생각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아버지에게 효도 한 번 제대로 못 해드렸으니, 대신 어머니에게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드리기로 결심했다. 저자는 “효도 여행이라고 하면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다녀보니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 특히 여행 상품이나 투어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1인당 몇 만원 안팎의 적은 비용으로 즐겁게 지낼 수 있다. 연세가 많은 부모님은 체력이 좋지 않아서 많은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정을 무리하게 짜지 않는 대신 숙소와 식당을 가능한 한 좋은 곳으로 정하라는 식의 팁이 제법 유용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차(茶) 한 잔, 여유로운 - 보성 한국차 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차(茶) 한 잔, 여유로운 - 보성 한국차 박물관

    “차(茶)는 삶의 길을 알려주는 종교다.” 서양 문화의 광풍이 몰아치던 메이지 유신 시절 동양 정신은 음다(飮茶) 문화에 있다고 강조한 오카쿠라 덴신(1863~1913)은 영어로 다서(The Book of Tea)를 출간하여 동양의 차 문화를 서양에 알리고자 노력하였다. 그에게 있어 차는 종교였다. <생활의 발견>이라는 책으로 한국에서도 이름이 꽤나 알려진 중국의 린위탕(林語堂: 1895~1976) 역시 유교의 덕을 차에서 찾았으며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은 ‘걸명소(乞茗疏:차를 애걸하는 글)’라는 해학과 애정 가득한 시마저 썼을 정도였다. 이렇듯 차에 대한 애정은 동북아시아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여기에 더해 동양의 차는 서양에까지 전파되었는데 영국 홍차가 바로 그것이다. 홍차는 녹차 잎이 자연 발효된 차로 네델란드 상선이 적도를 지나자 찻잎이 발효되었고, 유럽에 도착한 후에는 온통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이를 '블랙티(Black Tea)'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기 시작해 1800년대 중엽에 이르러서는 홍차는 영국 사교 문화의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다. 1904년에는 뉴욕의 토마스 설리반이라는 상인이 실크 주머니에 찻잎을 넣어 샘플로 보내기 시작한 것이 현재 티백의 기원이 되었고, 같은 해 여름 미국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장에서 한 직원이 뜨거운 홍차에 얼음을 넣어 만든 것이 최초의 아이스 티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렇듯 차와 관련된 일화들은 많다. 한국 차의 일화를 가득 담고 있는 보성의 한국차 박물관으로 가 보자.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와 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바로 원료의 차이다. 커피는 커피나무 ‘열매’인 생두를 볶은 후 갈아서 음료를 추출하는 데 비해 차는 차나무 ‘잎’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하기에 커피가 원산지, 로스팅의 방법에 따라 차이를 두는 것처럼 차 역시 찻잎의 채취시기에 따라 우전, 곡우, 세작, 중작, 대작으로 구분한다. 또한 찻잎의 색에 따라 백차, 녹차, 황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와 같은 흑차로 나눌 수 있다. 즉 우리가 흔히들 녹차로 부르는 것은 차를 빛깔에 따라 분류한 이름 중의 하나일 뿐이다. 이외에도 발효정도, 가공방법, 모양에 따라 차는 다채롭게 제 이름과 맛을 지니고 있어 진정한 차 애호가가 되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 하다.우리나라에 차는 다성(茶聖)인 초의 의순(1786∼1866)이 쓴<동다송(東茶頌)>에 "우리나라 장백산(長白山)에 백산차의 일종인 식물의 잎으로 차를 만들었다."고 언급한 데서 그 기원을 찾고 있다. 또한 '차' 전래에 관한 공식적인 최초의 문헌은 <삼국사기>로 흥덕왕 3년조 기록에 의하면 차가 들어온 것은 선덕왕(632∼647) 때이지만, 차 종자의 본격적 파종은 흥덕왕(828) 때에 이르러서라고 전해진다. 당시 불교문화의 융성과 더불어 귀족들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에게도 차는 다점(茶店)에서 돈이나 베를 주고 사 먹을 만큼 기호음료로도 인기를 누렸다. 또한 각종 제(齊)를 올릴 때도 차를 올리는 제반 의식인 진다의식(進茶儀式)이 행해졌고 이는 곧 백성들의 제례문화에도 영향을 미쳐 오늘날 ‘차례 (茶禮)’의 어원이 되기도 하였다.그러나 조선에 접어들자 일반 가정의 제례에서는 제주(祭酒)로 술을 많이 사용하였으며, 일상생활에 담배와 술 같은 기호품의 성행과 숭늉을 많이 마시는 등 한국인의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하여 차 문화는 급격히 쇠퇴하였다. 여기에 더해 차 산지 백성들에 대한 다세 부과로 차 생산지가 줄고 지방 관리들의 다공(茶貢)에 대한 지나친 수탈은 기호음료로서 차가 일본과 달리 조선에는 정착되지 못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미군정의 시기에 접어들면서 커피 등의 서양의 차 문화가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보성에 위치한 한국 차 박물관은 이러한 차의 역사를 잘 소개하고 있다. 2010년 9월에 개관한 한국차박물관은 연면적이 4,598.22㎡에 이르며 지하1층, 지상 5층 규모로 수장고와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1층에는 차문화관, 2층 차역사관, 3층 차생활관을 테마로 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 공간과 다례 등 각종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한국의 차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양한 차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보성 한국차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보성지역은 우리나라 차생산의 주요한 거점이다. 보성지역에 간다면 필수 코스.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식물원과 공원이 있어 반나절 여유를 누릴 수 있다. 3. 가는 방법은? - 전라남도 보성군 보성읍 녹차로 775 (봉산리 1197번지) - 대중교통이 용이하지는 않아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홈페이지 참조 4. 감탄하는 점은? - 한국차의 다채로움. 차문화공원의 넓은 풍광.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접근하기가 용이한 곳은 아니다. 단체관광을 제외하고는 조용한 편. 6. 꼭 봐야할 것은? - 식물원, 차 체험관, 녹차밭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꼬막정식 ‘국일식당’, ‘거시기꼬막식당’, ‘외서댁꼬막나라’, ‘특미관’, ‘꼬막회관’, 녹차아이스크림 ‘대한다원’, 간단한 전라도 백반정식 ‘실비식당’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boseong.go.kr/tea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보성 녹차밭 대한다원, 보향다원, 태백산맥 문학관, 대원사 티벳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차(茶)의 미학은 비움이다. 차는 과학적 효능보다 인문학적 정서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올 겨울 녹차밭에서 한 해 묵은 마음도 차 한 잔 들면서 잘 비워내는 것도 좋을 듯.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비키니 착샷 공개한 걸그룹 멤버 “부끄럽지만...”

    비키니 착샷 공개한 걸그룹 멤버 “부끄럽지만...”

    그룹 코코소리 멤버 소리의 비키니 하울이 화제다. 최근 소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SoriNotSorry!’(소리낫소리)에 비키니 하울 영상을 공개했다. 코코소리 소리는 비키니 착용에 앞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온 사실을 밝히며 하울을 준비하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소리는 “7월 21일에 태어나서 여름을 굉장히 좋아하고, 더위를 타지 않는 편이다. 여름 날씨는 제게 친구 같은 날씨”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을 좋아하지만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여름을 즐기지는 못했다. 밖을 돌아다니거나 수영을 할 기회도 없었다. 사실 수영을 잘 못하기도 한다”면서도 “바르셀로나에 온 만큼 해변에서 입을 수 있는 수영복을 알아보던 중 비키니 하울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소리는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제게 어울리는 지 몰라서 여러 개를 구입해 봤다. 사이즈도 맞을지 잘 모르겠다”며 준비한 비키니를 한 개 씩 입어보며 리뷰를 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경남농협 ‘사랑의 김장·쌀 나눔으로 18개 시·군 후끈

    경남농협 ‘사랑의 김장·쌀 나눔으로 18개 시·군 후끈

    경남농협이 겨울이 힘든 어려운 이웃에 사랑의 김장김치와 쌀 나눔으로 온기를 전했다. 경남농협은 15일 창원컨벤션센터 광장에서 ‘2018 경남농협 사랑의 김장김치와 쌀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나눔행사에는 고향주부모임(회장 권순옥)·농가주부모임(회장 박순기)·한국여성농업인(회장 이기선) 등 도내 여성농업인 관련 단체 회원 120여명이 참여해 김치 담그기 봉사를 했다.회원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 부터 4시간동안 김치 5000㎏을 담궜다.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부인 김정순씨, 하명곤 경남농협 본부장 부부도 행사장에서 회원들과 함께 김장을 했다. 김장에 쓰인 배추 2500포기는 모두 경남 함양에서 생산된 것이다. 고추와 마늘 등 양념(1500㎏) 재료도 경남지역을 비롯해 모두 국내산이다. 경남농협에 따르면 김장비용으로 3500여만원이 들었다. 지난 여름 폭염이 이어진 탓에 채소 작황이 좋지 못해 올해 김장 재료값은 예년 보다 비싼 편이다. 경남농협은 이날 나눔행사장에서 담근 김치 5000㎏과 창원지역에서 올해 생산된 쌀 3000㎏(10㎏ 300포대)을 현장에서 경남도 광역기부식품지원센터에 전달했다. 쌀은 창원지역에서 생산된 ‘가마솥 구수미’다.경남농협 농촌지원단 하미선 차장은 “김치는 주로 밥과 함께 먹는 반찬이므로 김장김치와 쌀을 함께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광역기부식품지원센터는 경남농협이 기부한 김치와 쌀을 도내 18개 시·군 지역 조손가정과 독거노인 등 어려운 가정 800가구에 고루 나누어 이날 배달을 완료했다. 하명곤 경남농협본부장은 “사랑의 김장김치와 쌀 나눔이 농민과 어려운 이웃이 올 겨울을 따듯하게 보내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중구 삶의 질 선택과 집중… 발로 뛰는 ‘개미형 구청장’ 되겠다”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중구 삶의 질 선택과 집중… 발로 뛰는 ‘개미형 구청장’ 되겠다”

    “역사에 대한 존경과 미래에 대한 투자를 기치로 내걸고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5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취임 이후 100일간 구정 목표인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 과제를 수립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역사에 대한 존경과 미래에 대한 투자’를 철학으로 삼아 어르신, 돌봄·교육, 동(洞) 정부, 도심산업, 문화·도서관 등 5대 과제를 구체화해 구민 삶의 질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초선 구청장으로 일한 지 100여일간 어떤 일에 집중했는지. -구청장은 구민 삶의 질 향상을 고민하고 관련 정책을 입안하는 자리인데 막상 취임하고 보니 보고와 행사를 소화하느라 자칫 몸만 바쁘고 주민 삶은 좋아지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보고 전략과제 수립을 위한 역량을 모아 가기로 했다. 비전포럼(직원 토론회) 18회, 비전스쿨(전문가 특강) 10회, 그리고 허심탄회(7급 이하 애로사항 듣는 자리)와 같은 각종 소통 만남 15회 등을 거쳐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구현할 수 있는 전략과제를 세우는 데 집중했다. →구청장직을 수행하기 위한 철학을 세운 게 있다면. -일과 대부분을 주민들을 만나 악수하는 행사 참여에 시간을 쏟는 구청장이 ‘배짱이형’이라면 각종 정책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서울시, 중앙부처 등으로부터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발로 뛰는 구청장을 ‘개미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지자체 권한이 생각보다 작아 어떤 일을 추진하려면 서울시 및 정부부처와 소통하는 게 매우 중요한 만큼 구 발전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효하다고 본다. 재선에 유리하다고 행사 참석을 중심으로 얼굴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배짱이형 구청장이 되기보다 구민들이 먹고살 수 있는 양식을 만들고 구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개미형 구청장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뛰겠다.→‘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구체화하기 위해 수립한 전략을 소개한다면. -전략은 ‘역사에 대한 존경과 미래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수립했다. 우선 역사와 관련, 어르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구는 25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어르신 비율이 가장 높은 만큼 산업화 시대를 살아온 어르신들의 공로에 대한 보답으로 어르신 기초연금 지원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노인 기초연금이 도입됐음에도 최저생계비인 50만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구가 먼저 개선에 나서겠다. 또 미래와 관련해서는 당장 중구에 있는 5200여명의 초등학생에 대한 방과후 돌봄을 추진할 계획이다. 방과후 돌봄 문제를 해결해 부모의 경제활동을 지원해 준다면 중구로 젊은 인구를 유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나아가 진학과 진로에 대한 상담, 양질의 교육콘텐츠 제공 등을 총괄하는 교육혁신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동 정부, 도심산업, 문화·도서관도 전략과제로 준비했는데. -주민의 생활거점인 동 단위에서 공공서비스 혁신이 이뤄지는 동 정부를 단계적으로 실현하려 한다. 공공서비스는 구청보다 주민 생활 단위인 동에서 지원하는 게 효율적이다. 민선 8기에는 예산과 의결 권한을 가진 동 정부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이번 임기 동안 동의 자치역량을 강화하겠다. 중구의 핵심인 봉제·인쇄·전통시장 등 도심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들의 현대화를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끝으로 예술과 도서관을 통한 문화 융성이다. 독서실처럼 방치된 도서관을 복합 문화 커뮤니티 시설로 변화시키고 을지로, 충무로 등을 중심으로 젊은 문화예술인들을 지원해 중구의 문화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 세운상가 위주로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을지로 충무로 일대에 예술 창작을 위한 작업과 전시가 가능하도록 종합적인 여건을 지원해 주는 생태계를 만들겠다.→지난여름 폭염 때 직접 가정 방문을 하며 주민들을 보호했는데 이번 월동 준비는. -겨울철 한파대책 역시 지난여름 폭염 때와 같은 수준으로 부서별 추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폭염 때 구청 전 직원이 독거어르신 등 취약계층 가정을 직접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했는데 효과적이었다. 한파 대책도 다르지 않다. 특보 발령 시 한파대책 종합지원상황실을 운영해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전 직원이 취약계층 가정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각종 시설물 안전관리, 한파 대피소 확대 운영 등 선제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난방 실태를 집중 점검해 지원하고, 일반 구민을 대상으로는 온기텐트, 동절기 안전시설물 45곳 점검, 한파쉼터 운영 등을 준비하고 있다.→구의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구의회는 구민의 대표기관이자 지방자치의 꽃이다. 구청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동반자라는 생각으로 협력해 구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가장 고마운 사람들은. -묵묵히 땀 흘리며 자신의 역할을 다해 주는 1300여명의 중구 직원들이 가장 소중하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민선 6기와 달라진 점 주민과 협치… 시민·생활·경제 3대 친화도시 뿌리 서울 중구는 서울의 가장 화려한 도심상업지역이지만 구민 삶의 질은 낮은 편이다. 교육문제로 중구를 떠나는 경우가 많고, 도심 전통산업과 관련해 소상공인들의 경제난도 심각하다. 서양호 중구청장의 민선 7기는 토목을 기반으로 한 개발 등에 초점을 맞췄던 민선 6기와 달리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목표로 내걸고 시민친화·생활친화·경제친화를 3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시민친화 도시는 구정운영의 작동원리다. 중구의 진정한 주인은 구민임을 분명히 하고, 구민이 구정운영의 주체로서 지위를 갖고 참여를 통해 중구민의 권리를 실현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복지·문화·주거·일자리 등 구민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생활구정 분야에서 구민이 함께 구정을 이끌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업하기 좋은 중구, 일하기 좋은 중구를 동시에 실현하고자 한다. 전통산업과 현대산업이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경제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서 구청장은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민과의 협치’가 중요하다”면서 “민관이 함께 소통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환경을 조성해 마을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불온한 회의] ‘카풀 논쟁’으로 본 신구 경제체제의 충돌…공존의 길은

    [불온한 회의] ‘카풀 논쟁’으로 본 신구 경제체제의 충돌…공존의 길은

    흐지부지 끝난 국회 국정감사나 슈퍼태풍이 몰아친 사이판의 관광객 수송작전,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의 슬픈 결말을 보인 ‘강서 주차장 살인’이나 ‘부산 일가족 살해’…. 여전히 한국사회는 이슈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관심이 높았던 건 ‘카카오 카풀 도입 논란’이 아닐까 합니다. 정보기술(IT) 대기업이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한다니 택시업계가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교통 선택지가 늘어나면 좋습니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이나 소득수준을 보면 택시업계를 보호해야 할 이유는 있습니다. ‘불온(不·on)한 회의’에서도 기자들의 의견이 조금씩 어긋났습니다. 이 논란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회의에 동참해보세요. 부장: 지금도 카풀 서비스가 없는 건 아닌데, 왜 카카오 카풀에 대해서는 논란이 되는 건지. 기철: ‘우버’나 카풀이나 다 차량 제공 서비스인데, 우버는 도입을 안 한 상태잖아요. 진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81조)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차, 자가용으로 돈을 받고 운송업을 하는 걸 금지하고 있습니다. 부장: 은어로 설명하자면 ‘나라시’(불법 자가용 택시)가 불법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 진호: 다만 운수사업법에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예외조항으로 두고 있습니다. 특정 시간에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도 돈을 받고 승객을 목적지까지 태워다 줄 수 있죠. 그러니까 카풀은 법에서 정한 시간, 횟수(하루 3회) 안에서 운행하는 것이라서 우버와 차이가 있어요. 세진: 우버는 차를 소유한 운전자를 고용해 제공하는 서비스인 반면 카풀은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 줄 뿐 운전자와 따로 고용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죠. 우버는 운송업계에 진입할 여지가 큰 반면 카풀은 운전자가 전업으로 일할 여지도 적습니다. 부장: 그렇기 때문에 지난 여름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우버 도입 반대 파업이 있었고, 그전엔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도 택시기사들이 들고 일어났지. 기철: 정부가 카풀 영업을 허용한 취지가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 같은데. 혜진: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어요. 자원을 공유해서 나눠 쓰자는 취지, 환경 보호를 위해 조금이라도 자가용 숫자를 줄이려는 목적이요.진호: 출퇴근 시간 택시 콜 횟수가 다른 시간대보다 2~3배 높을 만큼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이 택시를 많이 찾습니다. 수요가 공급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죠. 카풀을 도입하면 고객 편의는 분명 높아질 겁니다. 혜진: 카풀을 이용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장점도 있어요. 택시는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 전부라면 카풀은 원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어요.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한다거나, 대화 주제를 선정할 수도 있고, 또는 그냥 조용히 가고 싶다는 것까지 선택이 가능해요. 내가 선호하는 상황과 기분을 유지하면서 이용할 수 있죠. 하지만 택시는 어떻게 될지 모르죠. 택시기사들이 갑자기 정치 얘기를 하면서 자신의 의견에 동의를 요구하거나, 사적인 얘기를 꺼내기도 하고. 웬만하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고 싶어서 맞장구를 치기도 하지만, 불편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부장: 아마도 그런 점에서 다른 교통 서비스를 원하는 것도 크지 않을지. 친절한 서비스는 둘째치고라도, 승차거부나 안 당했으면. 세진: 서울시가 지난 8월 공개한 ‘서울 택시 민원 항목별 현황’ 자료만 봐도 지난 1~6월 서울시가 접수한 민원 중 1위가 불친절이었고, 2위가 승차거부였어요. 기철: 한편으로 생각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택시업계가 변신했어야 한다는 거예요. 승객 요구에 맞게끔, 예컨대 이동 중에 조용히 가고 싶은 고객에게 맞는 서비스,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여성 승객이 여성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앱을 통해 제공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혜진: 택시기사들이 카풀 서비스 도입을 반대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생존권 문제였어요. 실제로 지금 택시기사들이 굉장히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일을 해요. 밤 늦게까지 쉼없이 하루 10시간 넘게 일해도 순수입은 150만~160만원에 불과하고요. 법인택시의 경우 사납금 문제도 있고요. 또 택시요금도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굉장히 저렴한 편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도입한다면 당장 수입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세진: 그리고 승차거부 문제도 자세히 보면 승차거부로 볼 수 없는 행동인데도 승객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많아요. 현행 운수사업법에서도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택시기사는 승차를 거부할 수 있어요. 비록 법에는 이 ‘정당한 사유’가 명시돼 있지 않지만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사유를 구체화했어요. 이를테면 만취한 승객, 택시기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물건을 갖고 있는 승객, 또 이동박스 없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있는 승객을 태우지 않은 경우 등은 승차거부가 아니에요. 진호: ‘진상’ 취객들의 폭행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어요. 경찰청 자료를 보니까 택시·버스기사를 폭행해 검거된 사람이 최근 3년 동안 9000명이 넘더라고요. 택시기사 10명 중 9명이 3개월에 한 번 이상 승객의 폭언·폭행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서울노동권익센터 ‘서울시 택시기사의 노동실태와 지원방안’)도 있어요.부장: 하지만 카풀 같은 공유경제는 거스르기 어려운 세계적인 흐름인데. 진호: 전통 경제체제는 항상 어딘가에 고용되거나 면허를 따야 하는 식으로 규정에 갇혀 있어요. 그런데 밥벌이는 쉽지 않고요. 그래서 다른 경제체제 유형이 치고 들어가면 쉽게 밀려나가는 것이죠. 카풀 서비스가 없는 것도 아닌데, 유독 택시업계가 카카오 카풀에 민감한 건 기존 카풀은 소규모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의 사업이었지만, 카카오는 대기업이에요. 확장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 위기감을 느끼는 거죠. 혜진: 택시업계가 처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카풀을 같이 발전시켜야 해요. 그게 전통경제와 공유경제의 상생 방법일 겁니다. 카풀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출퇴근 때만 가능하다’는 지금의 규제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풀릴텐데,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은 채로 둘을 경쟁하게 만들면 정말로 택시업계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어요. 공유경제를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는 논리만으로는 상생이 불가능해요. 기철: 카풀 서비스의 안전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요. 택시기사들은 입사 후에도 정기적으로 범죄 경력을 조회하지만 카풀업체들은 운전자들의 범죄 경력을 조회할 권한이 없어요. 탑승자의 안전 보장, 운전자의 불법성 등을 충분히 감시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혜진: 그런 논의를 확대해보면 두 영역의 교집합이 썩 크지 않아요. 카풀이 확대돼도 택시만 이용할 사람이 있죠. 저처럼. 모르는 사람 타는 건 매한가지지만 택시기사는 그래도 자격증이 있으니까 안심이 되고요. 카풀은 시간제한이 있는 거고, 그 시간에는 앞에도 말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점이니 영업권 침범을 당하지 않는 장치도 있는 셈입니다. 진호: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사실 택시기사들이 두려워하는 건 카풀이 아니라 이것이 우버의 합법화로 이어지면서 운송업 진입 장벽이 허물어지는 것이죠. 전통경제가 공유경제의 거센 도전에서 이겨낼 재간은 없어요. 소비자의 요구거든요. 부장: 결국 카카오 카풀은 도입될 수밖에 없다? 세진: 결국에는요. 더불어 저는 사람들이 카풀을 통해 저렴하고 편리하게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서비스 제공자의 노동조건과 안전성 문제도 세밀하게 해결해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풀업체는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줄 뿐이기 때문에 사고, 보험 등에 대해 책임 회피를 할 수도 있죠. 처음부터 나쁜 일자리, 허술한 서비스가 돼서는 안 됩니다. 정리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강세정 “가수로서의 모습 볼 수 없을 것..연기가 더 맞아”[화보]

    강세정 “가수로서의 모습 볼 수 없을 것..연기가 더 맞아”[화보]

    첫 주연작 드라마 ‘보석비빔밥’, 최근작 ‘내 남자의 비밀’ 등 줄곧 긴 호흡의 드라마에 출연해 안방극장을 울고 웃게 했던 배우 강세정과 bnt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위드란(WITHLAN) 등으로 구성된 세 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 촬영에서는 우아하고 고혹적인 무드를 자아냈다. 첫 번째 촬영에서는 블랙 원피스에 러플 디테일이 가미된 원피스로 특유의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번째 촬영에서는 스트라이프 패턴의 원피스를 입고 청량하고 감각적인 느낌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어진 촬영에서는 그린과 핑크 컬러 원피스에 웨트한 헤어스타일을 더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퇴폐적인 매력을 드러냈다. 촬영이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출연했던 드라마 ‘내 남자의 비밀’에 대한 작품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100부작의 긴 호흡을 끝낸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사실 촬영 할 때는 잘 못 느끼지만 긴 호흡의 드라마라도 아쉬움은 항상 남아요. 아무래도 오랜만에 복귀한 작품이고 캐릭터도 쉬운 역할이 아니라서 힘들긴 했지만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고민이 많았거든요. 수동적인 캐릭터였고 항상 당하는 입장이어서 여러 가지의 힘든 상황들을 겪어야 했어요. 육체적으로도 그렇고 유난히 촬영 스케줄이 타이트해서 거의 쉬는 날 없이 촬영해서 힘든 부분이 있었죠”라고 답했다. 배우에서 가수로 또다시 배우로 돌아온 그에게 연예계 활동은 어떻게 시작했냐고 묻자 “시작은 고등학교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그 다음에 가수 활동 제안이 들어왔고 호기심이 생겨서 해보게 됐죠. 당시에 나이가 어리기도 했고 워낙에 생각했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연하게 슬럼프가 왔었어요. 그러던 차에 기회가 돼서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됐고요. 한국에 돌아와 복학을 했고 연기 전공이니 자연스럽게 연기자로 돌아온거죠”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노래하는 강세정의 모습은 볼 수 없냐는 질문에는 “아마 없을 거예요. 설마 진짜 기대하시는 건 아니죠?”라며 웃음 섞인 대답을 전하며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한테는 연기적인 활동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음악적으로 조금 더 욕심이 있거나 재능이 있었더라면 더 노력하고 해보려고 했겠지만 애초부터 제 영역이 아니었다고 생각했거든요”라고 솔직한 대답을 전했다. 중국 드라마 ‘무신 조자룡’으로 중국 활동도 했던 그는 ““원래는 드라마 촬영 전에 영화 한 편을 촬영했었는데 당시 촬영 환경이 열악했어요. 우연히 캐스팅돼서 가게 된거라 환경적, 언어적 벽을 맞닥뜨리고 중국활동을 더 이상 못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다시 중국 드라마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중국어도 배우며 좀 더 준비해서 가게 됐어요. 확실히 수월하더라고요. 유창한 말이 아니어도 가벼운 인사만 해도 훨씬 좋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중국 활동은 더 해보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많은 분이 지금까지도 저를 보고 기억해주시는 ‘보석비빔밥’이요. 첫 주연 드라마기도 했고 저에게 많은 걸 준 작품이에요. 왜냐면 작가님께서도 워낙 유명하시고 주연이라는 자리가 쉬운 자리도 아니었을뿐더러 상도 받았으니까요. 벌써 8년 정도 됐는데 아직도 기억해주시는 걸 보면 확실히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고 느껴요”라며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여배우의 입장으로 멜로물에 대한 욕심은 없냐고 묻자 “그러고 보니 멜로를 거의 안 해봤어요. 항상 일방적으로 제가 좋아하거나 상대가 좋아했었던 역할을 맡았거든요. 멜로 욕심은 당연히 있어요. 어떤 배우와 함께하고 싶기보다는 요즘은 연하가 트렌드잖아요. 만약 그런 역할이 들어오면 감사할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예능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며 반전 매력을 선보인 그는 “연기하다가 예능을 나가면 더 긴장되고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물론 대본이 있긴 하지만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웃음을 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없진 않았던 것 같아요. 부담감이 없진 않았지만 보신 분들이 잘 봤다고 얘기를 잘 해주셔서 감사하죠. 촬영할 때 정신이 없었거든요. 녹화를 5시간 정도 한 거 같아요. 확실히 드라마와는 다른 긴장감이 있어서 재밌더라고요”라고 답했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냐는 물음에는 “요즘 날씨가 쌀쌀해지니까 확실히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요. 같은 일 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거의 없어요. 이상형은 활동적이면 좋고요. 제 눈에 잘생기면 그만이에요. 외모보다도 같이 있을 때 편한 게 좋더라고요. 연하남이 좋더라고요. 하지만 연애할 때는 너무 재밌고 좋은데 함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오는 문제점들이 있어서 힘든 적도 있고요”라며 솔직한 대답을 전했다. 사계철 스포츠를 즐기다는 그는 최근 어떤 스포츠를 했냐고 묻자 “여름에 물 위에서 하는 스포츠를 좋아해요. 자주는 아니지만 올여름에는 청평에서 웨이크 서핑에 도전했어요. 아무래도 여러 가지 운동을 했었던 터라 배울 때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배우는 것 같긴 해요”라고 답했다. 스포츠를 좋아해 피트니스 대회 생각도 했다던 그는 직업상 잃을 것도 있을 것 같아 포기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평소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식단에 신경 쓰고요. 날이 추우니까 운동하는 게 귀찮긴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식단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항상 배부르게 먹으면 안 되고요. 모든 분이 알고 계시는 다이어트 상식을 지키는 게 어렵죠. 꼭 지키는 점은 단백질을 많이 먹어요. 간식을 단백질이나 건강식으로 먹으려고 노력해요”라고 답했다. 친한 연예인은 누가 있냐는 물음에는 “작품 함께했던 분들이랑 자주 보는 편이고요. 선생님들이랑도 가끔 보고요. 배울 점도 많고 아무래도 같은 직업을 갖고 있지만 저보다 많은 경험이 있으시니까요. 이휘향 선생님도 자주 뵙고요. 사실 선생님들이라고 해서 막 어렵거나 그렇진 않아요. 나이를 떠나서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죠”라고 전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묻자 “늘 그렇듯 좋은 역할이 오길 잘 기다려 봐야죠.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어떤 역할이 있을 때 역할에 몰입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꾸준하게 이 직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소소하지만 어려운 꿈이 있죠”라며 솔직한 대답을 전하기도 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반도 최악 폭염 원인은 인도·파키스탄…열기의 ‘나비효과’

    한반도 최악 폭염 원인은 인도·파키스탄…열기의 ‘나비효과’

    한국에서 약 5000㎞ 떨어진 인도와 파키스탄의 뜨거운 열기가 한반도의 뜨거운 여름을 불러일으킨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양대 해양융합과학과 예상욱 교수와 공주대 대기과학과 김맹기 교수는 각각 올 여름 한반도를 찜통더위로 몰아넣은 원인과 폭염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김맹기 교수는 1973년부터 2018년까지 46년 동안 인도와 티벳 지역 여름철 기후자료와 한반도 지역 최고기온 등 빅데이터를 이용해 합성분석을 실시했다. 김 교수는 인도 몬순 지역과 티벳 지역 상공에서 발생한 대기 가열이 한국 폭염을 강화시키는 등 원격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부와 인도 북서부 지역에서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발달한 대류활동이 티벳 고기압을 서쪽으로 확장하게 만들고 이것이 로스비파(波)를 활성화시켜 한반도 상공에 고기압을 유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로스비파는 편서풍대에서 발생하는 대기 파동으로 상층 대기의 대규모 변화를 이끌어 고기압, 저기압을 형성하고 날씨를 변화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흐름은 일주일 주기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로스비파로 인해 한반도 상공에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를 만들어 태양복사량을 증가시켜 강한 폭염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티벳 고기압 강화와 확장은 구름 감소와 태양복사량 증가로 티벳고원을 더욱 가열시키고 인도 북서부 지역 상공의 대기가열을 다시 강화하는 되먹임 작용(피드백)이 나타나 더욱 가열시키는 것이다. 예상욱 교수 역시 지난 42년 동안 관측 기후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도 몬순 지역 상공에서 발생한 대기 가열이 한국의 폭염을 강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국 인도 북서부 지역 대기가열, 티벳고기압 확장, 티벳 고원 가열과 인도 몬순 강화가 하나의 거대한 순환고리를 형성해 한반도 폭염의 원인이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한반도 지역에서 발생하는 폭염은 한반도 상공 대기 하층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고 상층으로 티벳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나타난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맹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티벳지역과 한반도 지역의 동서 원격상관이 한반도 폭염의 중요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냄에 따라 수치예보모델이 남북원격 상관 뿐만 아니라 동서 원격상관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가가 폭염 예측의 핵심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9~31일까지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8년 한국기상학회 가을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2018년 한반도 대폭염 원인과 대응’이라는 주제로 지난 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기록적 폭염에 대해 국내외 기상관련 전문가 약 9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7편의 연구결과와 토론이 이어질 계획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쌀쌀해지면 뜨겁게 만나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쌀쌀해지면 뜨겁게 만나

    “날씨야,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옷 사입나 술 사먹지.”바람이 부쩍 차가워졌습니다. 주당이라면 쌀쌀한 출근길, 외투 단추를 잠그며 위와 같은 생각을 한 번쯤 해본 적 있을 겁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갈증 해소 역할을 한다면, 겨울에 마시는 술은 우리 몸을 따뜻하게 데워줘 추위를 이겨내도록 도와줍니다. 라거 맥주가 전체 맥주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에선 맥주가 ‘여름에 먹는 술’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겨울에 어울리는 맥주는 따로 있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겨울 맥주’는 스타우트(혹은 포터·Porter)입니다. 스타우트는 볶아서 어두운 색이 된 맥아를 에일 방식으로 만든 흑맥주로 색깔은 석탄처럼 검고 커피, 다크초콜릿, 바닐라 등의 향이 나며 묵직한 바디감이 특징입니다. 탄산은 강하지 않은 편이고요. 서빙 온도는 13도일 때 최상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어 겨울에 제격이지요. 스타우트는 특히 겨울이 제철인 ‘굴’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석화 알맹이를 입으로 쏙 빨아들이고 나면 굴 특유의 바다 내음이 밀려오면서 달큰하면서도 짭짤하고 고소한 맛이 입 안에 가득 퍼지는데요. 쌉쌀한 스타우트가 짭짤한 굴맛은 한층 살려주고, 비릿함은 잘 잡아줍니다. ‘스타우트+굴’ 조합의 원조는 영국입니다. 과거 저소득층 영국 노동자들이 겨울철 일을 마친 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굴을 스타우트와 함께 먹었다고 합니다. 아일랜드 서쪽 골웨이에서는 1954년부터 매해 가을 성대한 ‘굴 축제’가 열리는데 이 이벤트의 메인 후원사가 세계적인 스타우트 맥주 회사인 ‘기네스’입니다. 이쪽 지역 사람들이 얼마나 스타우트와 굴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죠. 이후 스타우트와 굴을 함께 먹는 문화는 전 세계로 퍼져 오늘날 ‘겨울 맥주’의 상징이 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오이스터(Oyster·굴) 스타우트’라는 이름의 크래프트 맥주도 나올 정도입니다. 한국에서도 알이 꽉 찬 석화는 겨울철 최고의 술 안주인데요. 익히지 않은 해산물 요리가 비교적 덜 발달한 서양에서도 오래전부터 생굴만큼은 즐겨온 것을 보면 굴이야말로 일찍이 ‘글로벌 주당’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최고의 안주인듯 하네요. 또 다른 겨울 맥주는 발리와인입니다. 직역하면 보리와인이라는 뜻입니다. 양조할 때 포도 등 과일을 넣지 않았음에도 와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알코올 도수가 와인(12~14%)과 비슷하고, 발효 숙성 과정이 보통 맥주보다 길어 와인 못지않게 복잡하고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리와인은 ‘스트롱 에일’이라고도 합니다. 발리와인은 1800년대 후반 영국의 양조장들이 맥주의 부패를 막기 위해 많은 양의 맥아를 쓰는 방식으로 알코올 함량을 높여 만든 데서 유래했습니다. 1903년 최초로 발리와인을 상업화한 영국의 배스(Bass) 브루어리는 당시 의학잡지에 “소화불량, 불면증, 빈혈로 고생한다면 발리와인을 마셔보라”는 광고를 냈는데 실제로 ‘겨울철 특효약’으로 인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조장들은 높은 알코올 도수를 유지하기 위한 맥아 원료값과 세금을 지속적으로 감당하지 못했고, 발리와인을 만드는 양조장도 점차 사라졌습니다.발리와인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미국에서 크래프트맥주가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린 1980년대부터입니다.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불법으로 묶여 있던 자가양조를 전격 허용한 이후 크래프트맥주는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미국의 ‘맥주덕후’들은 창의적인 레시피로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빚었고, 자신이 만든 맥주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주면서 크고 작은 양조장으로 성장해갑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영국의 발리와인도 이때 되살아나 오늘날 최고의 ‘겨울 맥주’가 됐죠. 발리와인은 조금만 마셔도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겨울철 몸을 녹여주는 ‘윈터 워머(Winter warmer)’ 용으로 가장 적합합니다. 발리와인은 주로 호박색에서 검은색 가까운 어두운 색을 띠고, 수개월의 숙성 과정을 거치지만 미국과 영국 스타일은 약간 다릅니다. 영국 발리와인은 홉과 맥아 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알코올 함량(8~10%)이 다소 낮은 편입니다. 반면 미국식 발리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더 높고, 더 많은 홉이 들어간 것이 특징입니다. 발리와인의 장점은 구입 후 길게는 몇 년까지 보관해도 무방하다는 겁니다. 바로 마셔도 좋지만, 병 안에서 숙성되면서 더 깊은 풍미와 의외의 맛을 보여줄 수도 있으니 발리와인을 구입할 때는 제조일자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됩니다. 평소 “맥주는 많이 먹어야 취한다”며 맥주를 멀리해왔다면 올 겨울 발리와인에 도전해보세요. 소량의 맥주로도 충분히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macduck@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쥬라기월드’ 속 벨로시렙터가 진짜 무서운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쥬라기월드’ 속 벨로시렙터가 진짜 무서운 이유 알고보니

    1993년 여름 개봉한 영화 ‘쥬라기공원’은 지난 6월 ‘쥬라기월드:폴른킹덤’까지 5편이 만들어지면서 공룡 팬들을 열광시켰다. 5편이 만들어지는 동안 다양한 공룡들이 등장했는데 이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룡이 다름 아닌 ‘벨로시렙터’이다. 공룡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렙터나 벨로시렙터로 불리는 벨로키랍토르는 7500만년 전~7100만년 전인 중생대의 후기 백악기에 살았던 육식공룡이다. 몽골과 중국지역에서 발굴된 벨로키랍토르는 ‘재빠른 약탈자’라는 의미처럼 몸집은 작지만 빠른 속도와 민첩성을 보이며 무리를 지어 사냥하기 때문에 자기보다 큰 몸집을 가진 먹잇감을 사냥하는데 유리했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은 중생대에는 지금보다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에 동물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벨로키랍토르는 시속 64㎞의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돼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데 최근 벨로키랍토르의 비밀 무기는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이 아닌 다름아닌 대기 중 산소양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산소를 전신에 공급해줄 수 있는 초고효율의 폐 덕분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중국 린이대, 산둥성 텐위자연사박물관, 난징 지질학·고생물학연구소, 중국과학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 공동연구팀은 벨로키랍토르의 기동성과 사냥실력은 다름 아닌 강화된 폐 ‘슈퍼 렁’(Super Lung)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22일자에 실렸다.많은 생물학자들이 공룡에서 분화된 새들이 독특하고 정교한 호흡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고생물학자들은 공룡들이나 초기에 분화된 새들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을 벌이고 있다. 사람이나 다른 포유류들은 숨을 쉬면 폐가 팽창하고 수축하는 것을 반복하지만 새의 폐는 팽창과 수축하지 않고 경직돼 있는 상태이다. 새처럼 폐가 고정돼 있는 경우 산소의 지속적 공급과 흐름을 가능케 하고 폐의 팽창, 수축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새의 폐와 같이 움직임이 없는 ‘강화 폐’가 공룡들에게도 있었는지, 언제부터 나타나 진화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새와 날지 못하는 공룡들의 척추와 갈비뼈 같은 골격 형태를 비교하는 컴퓨터 모델을 개발해 분석했다. 그 결과 벨로키랍토르와 스피노사우르스 같은 육식공룡들도 조류와 비슷한 폐구조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현재는 공기 중 산소가 20%에 이르지만 당시에는 10~15%에 불과해 산소를 충분히 흡수해 사용할 수 있는 동물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런 강화 폐는 공룡들에게서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비행을 하는 조류에게 전달돼 진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고인류 연구소 징메이 오코너 박사는 “공룡의 폐조직은 지금까지 보존될 수 없기 때문에 폐조직을 발견해 분석하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폐를 둘러싸고 있는 뼈의 구조를 보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벨로키랍토르와 스피노사우르스 같은 공룡들의 폐는 다른 공룡들의 폐보다 효율성이 높아 발톱이나 이빨보다 빠른 기동성이 먹잇감들에게는 위협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스웨덴 국보급 영화 거장, 베리만의 삶을 되뇌다

    스웨덴 국보급 영화 거장, 베리만의 삶을 되뇌다

    세계 영화 거장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스웨덴 출신의 잉마르 베리만(1918~2007) 감독이다. 60여편의 영화를 남긴 그는 영화에서 해체된 가정, 실패한 예술가, 신의 부재, 고통과 치유, 신앙과 구원 등의 주제를 반복적으로 다루며 인간의 다채로운 삶을 조명했다. 올해 베리만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대표작들을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올해 7회째를 맞는 스웨덴영화제에서는 영화를 철학적 매체로 활용했던 베리만의 대표작들을 상영한다. ‘모니카와의 여름’(1953), ‘제7의 봉인’(1957), ‘산딸기’(1957), ‘페르소나’(1966), ‘가을 소나타’(1978), ‘화니와 알렉산더’(1982), ‘사라방드’(2003) 등 7편을 비롯해 베리만 생전의 인터뷰를 다큐멘터리로 만든 ‘베리만 아일랜드’(2006)가 선정됐다. 다음 달 7~13일 서울(이화여자대학교 내 아트하우스모모)을 시작으로 부산(11월 9~15일 영화의전당), 광주(11월 15~19일 광주극장), 인천(11월 16~18일 영화공간 주안) 등 4개 도시에서 열린다. 모든 영화는 무료로 볼 수 있다. 영화제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세 지역 영화관에서는 베리만의 사진과 글, 연극, 기고, 저술 등을 도표로 살펴볼 수 있는 전시 ‘잉마르 베리만 연대기’도 열린다. 스웨덴 안무가들이 생전에 무용에 조예가 깊었던 베리만을 무용으로 재해석한 영화도 눈에 띈다. 새달 2일 개막하는 제2회 서울무용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잉마르 베리만-안무가의 눈을 통해 바라보다’이다. 스웨덴 왕립발레단 출신 안무가 4명이 베리만의 생가가 있었던 스웨덴 포뢰섬을 여행하고 받은 영감을 몸짓으로 재해석해 영화로 제작했다. 지난해 프라하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여기는 중국] 허리 휘는 사교육비 탓에 ‘투잡’은 기본

    중국 선양시에 거주하는 하오 씨. 그녀는 최근 중학교에 다니는 두 명의 자녀를 위해 국어, 수학, 영어 등 3개 과목에 대한 사교육 학원에 등록을 마쳤다. 작은 오피스텔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사교육의 강사는 다름 아닌 자녀들이 재학 중인 중학교 재직 교사들이다. 국가에서 이 같은 재직 교사에 의한 교외 보충 수업을 일체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상 ‘깜깜이’ 식 보충 수업은 성황 중이라는 게 하오 씨의 설명이다. 이 같은 현직 교사의 보충 수업은 주로 오피스텔을 대여, 창문을 모두 닫은 채 비밀리에 진행된다. 그가 자녀 교육비용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시간당 100위안(약 1만7000원), 월평균 1만 위안 이상에 달한다. 지난 여름 방학 기간에는 ‘특별 과외비’ 명목 등을 포함해 2만 위안 이상을 지출했다. 문제는 이 같은 사교육 비용의 지출과 현직 교사의 보충 수업 등의 문제가 비단 하오 씨 가정만의 사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랴오닝성 인민대표교과문 위원회가 선양, 푸순, 본계, 철령 등 4개 도시의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기관장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지역 시민들은 월평균 자녀 교육비용으로 2000위안 이상을 지출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1인당 다수의 학생이 참여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교외 수업은 시간당 100위안, 교사와 학생 1대1 개인 과외 형식은 시간당 300위안대였다. 이 지역에서 4년제 대학 졸업 후 사회 초년생이 지급받는 평균 월급의 수준이 4000위안대에 머문다는 점에서, 이 같은 사교육 비용의 부담은 고스란히 학부모가 떠안게 되는 상황인 셈이다. 하지만 사교육 시장에서 유명한 교사들의 경우 수업에 참여하려는 학생의 수가 많은 탓에 사교육비는 날이 갈수록 치솟는 양상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 사교육 비용 탓에 낮에는 직장에서 근무하고 퇴근 후에는 대리운전을 하는 ‘투잡’ 생활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선양시 거주 정 모 씨(43세)는 “맞벌이를 하는 우리 가족의 경우 월수입이 적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두 명의 자녀가 다니는 영어, 태권도, 피아노 학원 등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대리운전을 시작했다”면서 “대리운전으로 월평균 3000위안 정도 벌고 있지만, 매달 6000위안 이상의 사교육 비용을 마련하는 것은 여전히 벅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문제가 심각해지자, 최근 중국 선양시 교육부는 재직 교사가 불법적인 방식으로 교외에서 보충수업을 진행할 경우, 적발자에 대해서 최소 3년 동안 교직 생활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법규를 신설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교외 수업 및 사교육 시장의 발달이 일선 국공립 학교의 교육 과정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등의 긍정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양시 소재 모 중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현 씨는 “현재 중국 국립 교과 과정에는 예술 교육에 대한 수준이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와 비교해 교외에서 진행되는 사교육의 수준은 교수의 역량과 교과 과정 등의 면에서 매우 우수한 형편이다. 학생들은 평균 2~3개에 달하는 사교육을 받는 것이 일종의 필수적인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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