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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칼럼] 말이 좀 많아졌지만/전민식 작가

    [금요칼럼] 말이 좀 많아졌지만/전민식 작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말이 많아졌다. ‘나이 먹으면 입은 닫고 주머니는 열라’고 하는데 나이를 먹으니 오히려 현실적인 욕심은 더 강해지고 남들에 대한 이해나 포용의 정도는 더 희미해지는 데다 주머니 열어서 꺼낼 여유마저 없다 보니 가벼운 주머니를 말로 채우려 했던 듯하다. 그런데 그건, 사람은 늙어 가면서 말이 많아지는 동물이어서인지도 모른다고 변명한다. 본래 나는 말 없는 사람이었다. 예스와 노로 간단하게 대답하는 데다 소설 작업을 위한 취재에 익숙해지면서 말하기보단 듣기와 더 친해진 탓이었다. 게다가 소설 쓰는 작업 중에 누군가와 이야기하다 보면 길을 잃기 쉬워서 작업하는 기간엔 가능한 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좀 외골수적인 기질이 있고 말을 많이 하면 글 쓰는 데 기력이 빠져 글이 힘을 얻지 못하는 그런 기분 때문이라 생각해 말을 아꼈던 이유도 있었던 듯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억울하기라도 한 듯 작업 하나를 끝내고 나면 전과 달리 말이 많아졌다. 유튜브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니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작가들의 행보가 눈에 띄기도 하고 책으로만 소통하기에는 내가 그리 유명하지 않으며 비대면 상황도 한몫 거든 듯도 하다. 요즘 대학원 강의를 하는데 코로나 덕분에 비대면 강의를 한다. 그런데 이 비대면 강의라는 게 수강생들에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실기수업임에도 쌍방향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편이다. 과거 대면 수업을 할 때는 수업 중에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발언하는 수강생들이 많았는데 비대면으로 바뀐 뒤 꼭 호명을 해야만 잠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는 금방 입을 닫는다. 더해서 얼굴을 마주보고 있지만 사람들 사이에 기본적으로 흘러가야 할 교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비대면 수업이 단점들만 있는 건 아니다. 비대면 수업을 하니 여러모로 편하다. 학교를 오가야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편한 복장으로 수업을 하니 몸도 마음도 편해졌다. 그럼에도 아쉬운 건 사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보니 대면 수업을 하던 시절과 달리 사람들 사이가 멀어진 느낌이 드는 점이다. 그렇게 멀어진 느낌을 바짝 조여보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글들 마무리 짓게 됐고 계절이 여름으로 진입하면서 나는 말을 많이 하게 됐다. 대면 수업이었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수강생과 그저 눈 한번 마주치면 얼추 짐작이라도 했건만 화면 속에 갇히다 보니 무슨 생각들을 하는지 알아내는 게 불가능해진 데다 얼굴만 달랑 보는 풍경이 뭔지 알 수 없지만 전체를 보지 못하게 만드는 기이한 구조라는 기분도 들었다. 대면 수업일 때는 잠깐의 여백들이 존재했는데 비대면으로 수업을 하다 보니 내가 입을 다물면 견딜 수 없는 정적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화면 앞에 모인 수강생들은 물론 나 자신까지 뻘쭘해지는 걸 경험한 뒤로는 수업 시간 내내 말이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러니 내 말이 늘어나는 데에 코로나가 큰 몫을 한 셈이다. 문제는 해야 할 말만 늘어야 하는데 해 봐야 별 도움이 안 되는 잔소리까지 늘어버린 듯한 기분이 든다. 언젠가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하소연을 해 왔다. 당신이 말이 많냐는 것이었다. 어쩌다 고향에 가게 되면 하루 종일 어머니만 말을 한다. 하루 종일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걸 생각하면 말이 많아진 그 상황을 막아서는 안 될 노릇이다. 여러 어른에게서 입안에 곰팡이가 핀다는 말을 듣는다. 좀 넘치더라도 우리가 말을 열심히 하는 건 한 사람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적극적인 증명이리라. 얼마 전 ‘잃어버려서 두려운 건 학습이 아니라 관계’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다. 좀 푼수 같고 가벼워 보이기도 하겠지만 나든 내 어머니든 말을 열심히 하는 건 살아 있기에 관계를 잃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 모던하우스, 5년 연속 브랜드파워(K-BPI) 리빙SPA 1위 선정

    모던하우스, 5년 연속 브랜드파워(K-BPI) 리빙SPA 1위 선정

    모던하우스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서 주관한 ‘2021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리빙SPA 부문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국내 라이프스타일 업계의 지배적 사업자임을 증명했다. 모던하우스는 한국적인 삶의 방식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에 맞는 라이프 솔루션을 제안하는 대한민국 대표 리빙브랜드이다. 전국 123개 매장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의 리빙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이 감소하고 있지만 리빙 전문 브랜드로 모던하우스의 독창적인 컨텐츠와 팬층이 뒷받침되어 오픈하는 매장마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남양주, 동탄, 강릉, 제주 등 중소도시 상권에 로드샵 형태로 오픈한 매장들이 잇달아 매출과 수익성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둬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소도시 중심의 상권을 확보하여 준비중인 것으로 밝혔다. 특히 스타필드와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양, 하남, 안성, 위례 등 거의 모든 지점에 입점하여 고객층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올해 4월 말 기준 모던하우스 전체 매장은 124곳으로 2017년 MBK 파트너스 인수 전 55개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13개 이상 오픈이 예정되어 있다. 모던하우스의 올 1사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하였으며, 주방, 침장, 욕실 등 주요 상품군은 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온라인 사업부문에도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런칭한 ‘모던하우스 공식몰’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쇼핑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포함시킨 것이 특징이다. 모바일 기반의 리빙 전문 쇼핑몰을 지향하여 간편 로그인, 간편 결제 등 소비자 편의 서비스를 반영하여 개발했다. 또한 휴먼 큐레이션 컨텐츠로 보다 정교하고 감성적인 접근의 상품 제안이 가능하여 소비자는 마치 매거진 또는 포스트를 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지난해에 온라인 직제휴 부문에서 145% 성장한데 이어 올해도 온라인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접근성 확대를 위해 ‘오늘의 집’과 같은 모바일 전용 플랫폼에도 입점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 등 1분기 직제휴 채널에서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30% 늘었다. 계절이 바뀌면서 봄맞이 가드닝, 캔들·아로마 등 홈데코 상품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0% 급증했으며, 홈트레이닝 관련 상품과 되살아난 여행 수요로 해당 상품군의 매출이 400% 이상 증가했다.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올해 3월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온라인이 아니면 장사를 접어야 한다”고 거론 할 정도로 ‘디지털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양한 기능성 상품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여름 역대급 더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더위를 잡아줄 익스트림쿨 침구 시리즈를 선보였다. 냉감 원사를 사용하여 피부 표면에 닿자마자 바로 차가운 터치감을 느낄 수 있는 기능성 소재이다. 순식간에 습기를 흡수해 빠르게 건조시켜 열대야에도 쾌적한 수면이 가능하다. 또한 빛을 받으면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에어케어 암막커튼도 출시했다. 특수원단으로 만들어 햇빛과 반응하여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항균율 99.9%, 자외선 차단, 방풍·방한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활용도가 높은 전천후 커튼이다. 멤버십 프로그램 ‘모던하우스 패밀리‘ 가입자는 70만명을 돌파했다. 모던하우스 패밀리 회원은 전용 할인 혜택과 다양한 프로모션 이벤트, 신상품 정보를 받을 수 있다. 가입절차도 간단해서 카카오톡만 있으면 10초 안에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 모던하우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정책 개발을 통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여 기존고객의 로열티를 높이고 신규 고객 확보에도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생활 노출 논란 소설 ‘항구의 사랑’ 판매 중단

    사생활 노출 논란 소설 ‘항구의 사랑’ 판매 중단

    친구의 사생활과 성 정체성을 무단 노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세희 작가의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민음사)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 도서출판 민음사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김세희 작가가 이 일이 해결될 때까지 ‘항구의 사랑’ 판매를 일시 중단해 줄 것을 자진 요청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김세희와 18년 동안 친구’라고 소개한 A씨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김세희의 장편 ‘항구의 사랑’에 등장하는 ‘인희’이자 ‘H’이며, 단편 ‘대답을 듣고 싶어’(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에 게재)에 등장하는 ‘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세희 작가로 인해 아우팅(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강제로 공개되는 것)을 포함한 3가지의 피해 사실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작가 측은 A씨의 주장을 모두 강하게 반박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들 소설 두 편의 서사는 모두 허구인 동시에 소설 속 인물들 역시 “현실에 기반을 뒀더라도 실존 인물이 아니다”는 것이다. 민음사도 처음에는 A씨의 판매 중단 요청에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민음사는 “여러 압박과 피해를 입어가는 상황에서도 민음사는 진실이 선명해질 때까지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근거 없이 책의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에 준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문화와 문학이 서 있는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그 이후 이어진 추가 피해 폭로들은 이 사태에 대한 더욱 진지하고 심각한 검토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알고 보면 랭보도 주식 부자,,, 여성도 상업·예술 다 잡아야

    알고 보면 랭보도 주식 부자,,, 여성도 상업·예술 다 잡아야

    2016년 출간된 이래 64쇄, 7만 3000부가 팔린 책 ‘입트페’(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저자 이민경 작가는 여성주의 저서와 역서를 전방위적으로 출간하는 젊은 여성주의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속 고립된 여성들과 연대하는 프로젝트로 이메일 서비스 ‘코로나 시대의 사랑’을 시작했다. ‘고사리박사’는 필명 말고는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웹툰 작가다. 2018년부터 신생 독립 플랫폼 딜리헙에 연재한 웹툰 ‘극락왕생’은 이듬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연재 10개월 만에 매출 2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불교 보살의 자비 아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를 다시 살게 된 귀신 박자언의 이야기에는 딱 한 명의 협시 외에 부처와 보살 모두 여성이다. 여성주의 창작자이자 친구로 같은 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을 최근 서울 마포구 이 작가의 자택(이자 사무실)에서 만났다.-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민경 ‘코로나 시대의 사랑’ 단행본을 준비하고 있어요. 작년에 썼던 이메일 서비스와 석사 논문을 섞어 새 책으로 만들려고 해요. 지난달에 냈어야 하는데 잘 안 돼 괴로운 상태고요. 올 초 석사 학위(문화인류학)를 받았는데, 프랑스로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 중이에요. 고사리박사 이달 말, 새달 초에 출간하는 문학동네 여성 작가 테마단편집에 실릴 원고 작업을 했고요. 5월 부처님오신날이 ‘극락왕생’의 크리스마스거든요. 의류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 여러 이벤트를 준비 중이고요. ‘극락왕생’ 영상화도 결정돼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어요.●문체부 장관상 받은 ‘극락왕생’ 2019년, 함께 아는 지인을 통해, 말하자면 ‘소개팅’처럼 서로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이 작가가 지난달 만든 통번역 에이전시 ‘핫팟’은 ‘극락왕생’의 번역 작업을 전담하고 있다. 영어부터 시작해 일어, 중국어, 불어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고사리박사님은 ‘극락왕생’에서 현재 시점으로 29살이 됐을 여고생들 이야기를 그렸고, 이 작가님은 꾸준히 ‘2030’ 여성 목소리를 모으는 작업을 하셨습니다. 여성들 이야기를 쓰고 다룰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민경 저는 의외로 ‘형식’이요. ‘저자로서의 인류학자’(클리퍼드 기어츠 저)라는 책을 봤는데 거기에 ‘작가는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고, 저자가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제가 해 왔던 작업이 일종의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이냐’를 고민하는 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입트페’는 생각보다 형식이 되게 중요했어요. 온라인상에서 관련 발화가 많았지만 파급력이 없었어요. 매뉴얼, 회화서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유럽 낙태 여행’은 여행기, ‘탈코르셋: 도래한 상상’은 연극 또는 드라마, ‘코로나 시대의 사랑’은 편지글로 만들었고요. 고사리박사 저는 보편적인 경험을 디테일하게 구현하려고 해요. 만화라는 게 120%를 담아도 독자들이 80%밖에 못 느끼잖아요. 포맷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최대한 사실의 일이라고, 우리 함께 경험한 것이라고 느끼게 하려고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개인적인 기억을 더듬어요. 동시에 주변 여자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고요. ‘극락왕생’에서는 작품에 나오는 (여자)고등학교 친구들끼리의 관계를 구현하는 일에 특히 공을 들였어요. 한국인의 학창 시절이 힘들잖아요. 자유롭지도 않고, 통제된 환경에서 스트레스가 쌓여요. 거기서 나를 견디게 해 준 게 동성 친구들이구요. 정상성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마땅히 그래야 하기 때문에’ 이성과 결혼하기 이전까지 내가 가장 정서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건 그 시절의 (여자) 단짝 친구란 말이죠. 우리들만으로, 여자들만으로 충분했던 그 시절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이야기에 담아 내기 위해 작품 초반에는 학창 시절의 재현에 초점을 많이 맞췄어요.●여성 서사의 계보 찾고 또 남겨야 -두 분은 공통적으로 여성 서사의 계보를 찾고, 기록하는 일에도 열심이에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왜 중요한가요. 이민경 저도 몰랐는데 ‘계보’가 계속된 제 테마네요. ‘유럽 낙태 여행’(2018)에서 (여성의 재생산권을 위해 싸워 온 유럽 활동가들에 관한 인터뷰집) 횡적인 역사를 조명하면서 다른 나라에도 이런 일이 존재했다고 얘기했어요.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은 역사에 걸쳐 익명의 존재였다”고 말하잖아요. 가부장제 안에서 여성에 대한 역사가 없던 게 아니고 지워졌다는 것이 피지배계급의 속성이에요. 남성들은 자신이 이룬 게 없더라도 계보 안에 들어가 있음으로 얻게 되는 안정감이 있어요. 앞으로 이렇게 살게 되리라는 비전 같은 거죠. 말하자면 이성애 규범적 생애 서사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도 가정이 유지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여성은 황당한 거예요. ‘왜 살고 있지?’ 이해가 안 되는 거죠. 생물학적 몸이 존속하는 것과 별개로 사회적 삶이 유지 가능한가에 대한 불안이 항상 있어요. 생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줘야 이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책들을 썼죠. 고사리박사 저도 계보가 있어야 낙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천은 구체적이어야 하지만, 신념은 추상적이어야 한다”고 많이 얘기하고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일들은 매일 구체적으로 힘들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도망쳐야 하는 우주적 낙관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게 신화니까. 이민경 여성들끼리 상호의존하던 역사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고 그걸 보여 주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임파워링’(Empowering)을 항상 견지해 왔는데요. 제가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화하는 게 아니고 낙관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보니까 ‘계보’로 돌아가는 거 같아요. “괜찮아, 원래 이런 거야” 하는 식의. 고사리박사 불교에서는 과거·현재·미래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선형적이지도 않고 유기적으로 동시 존재한다고 묘사하거든요.●돈 모르는 작가가 멋지다는 착각 버려야 창작자인 두 사람의 재능이 교차하는 지점 또 하나는 사업가로서의 면모다. 이들은 초창기부터 판로 개척에 뛰어들었다. 이 작가는 출판사 봄알람을 만들어 텀블벅 펀딩을 통해 책을 다수 출간했다. 고사리박사는 ‘극락왕생’을 신생 독립 플랫폼인 딜리헙에 연재하며 회당 3300원이라는 ‘고가 마케팅’을 썼다. 지금은 웹툰 스튜디오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두 분 다 주체적으로 자기 작품의 판로를 만들어 왔어요. 이민경 작가를 꿈꾸는 여성들이 세상에 지분을 많이 못 갖잖아요. 여성들 사이에서 작가가 되기 위한 바람직한 태도로 글밖에 모르는, 달리 말해 돈을 모르는 사람이 멋진 작가라는 인식이 있어요. 반면 ‘잘 팔리는’ 남성 작가들은 세상의 물질적 토대와 깊이 연관돼 있고, 그걸 알고 있어요. 예를 들면 출판사에 돈을 벌어다 줬을 때 자기 지분을 요구한다거나, 임프린트를 만드는 식이죠. 여자 작가들은 자기 책이 잘 팔렸을 때 감사하다는 태도를 보이는데,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과 물질적 토대를 모르는 것은 다르죠. 고사리박사 중요한 지적이에요. 요즘은 지식재산(IP) 생산자들이 가장 경쟁력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작가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IP를 어떻게 활용할 건지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해요. 이민경 그걸 알고 있으면 비여성적으로 보이거든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기성 출판사 눈치를 안 보겠다는 반항의 몸짓이었지만, 지금은 제가 책임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업체 만드는 일을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돼요. 제가 불문과였는데 랭보(1854~1891)가 유명한 시인이면서 주식 부자였더라고요. 그의 예술성과 상업성, 세속성은 같이 가거든요. 말하자면 남성은 자기 부피를 가진 사람이고, 밥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돈 버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술을 해요. 여성들은 거꾸로 남성 작가들이 살림 돌아가는 일에 무지하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돈의 흐름에 대해서는 차단이 돼 있어요.●여성 중심 콘텐츠가 안전할 수 있는 환경 -‘극락왕생’의 회당 3300원이라는 구독료는 얼핏 듣기에 비싸게 느껴지는데요. 고사리박사 일단 1만원을 결제해서 세 편을 보면 100원이 남잖아요. ‘100원 아까우니까 또 보겠지’ 하고 (가격을) 정했어요. 직관적으로 3300원은 비싼 듯하지만 못 낼 돈은 아니거든요. 보통 웹툰 한 편이 60~70컷 정도 되는데 ‘극락왕생’은 페이지 기준 80~100페이지니까 분량이 길기도 하고요. 또 진입장벽은 무조건 낮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요.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여성 중심의 콘텐츠는 안전한 환경을 보장받을 수가 있어요. 요즘 같은 때는 댓글도 웹툰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거든요. 실제로 극락왕생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 개인의 생활, 그들 삶의 기록이 내밀하게 펼쳐지는 작품이고 그걸 보면서 사람들이 자기 경험을 편안하게 꺼낼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여성들끼리 또 다른 소통의 장을 보여 준 게 ‘극락왕생’ 세계관의 확장이에요. 이민경 저도 ‘코로나 시대의 사랑’ 이후에 독자들끼리 모임을 만들고 네이버 카페를 만드는 식의 확장이 일어났는데 이게 진짜 콘텐츠의 연장이라고 생각해요. 고사리박사 지금 와서 보면 ‘입트페’로 귀결되는 게 결국 여자들 스스로 발화하게 만들어야 해요. 내 작품을 읽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으로 자기 걸 떠올리게 되면 좋죠. 이게 완전히 없는 걸 지어내서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알고 있고 당신도 아마 충분히 알고 있을 그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요. 대화는 내내 두 사람이 공유하는 모순되는 듯 확고한 가치로 귀결됐다. 서로가 “내가 맛이 가도 알려 줄 것 같은 동료”라는 믿음. “‘가부장제 타파하자’는 말만 반복하면 아무도 안 본다.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창작자로서의 신념, 여성주의자임이 그 자체로 브랜드파워가 되는 세상이라는 경험적 근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기 위한 작품은 만들면 안 된다”는 엄격함까지. 둘은 지난여름 강릉의 바다에서 거짓말처럼 큰 새를 봤고, ‘우리가 함께 봤다’는 믿음이 여성주의 정치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극락왕생’ 속 자언이 말하는 ‘윙윙인간’(‘윈윈’하는 인간)이라는 실체가, 여기 있었다.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이을 사람 없고… 얼쑤, 신명 잃고… 우리 전통 잊고

    이을 사람 없고… 얼쑤, 신명 잃고… 우리 전통 잊고

    우리의 전통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특히 무형문화재는 계승자를 찾지 못하고 하나둘씩 맥이 끊기고 있다. 사회적 외면과 정부의 쥐꼬리만 한 지원, 지자체의 무관심 등이 원인이다. 우리는 고유의 문화를 잃고 있지만, 중국은 ‘문화 동북공정’을 앞세우며 우리 문화의 침탈을 가속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수년 내에 우리의 전통문화가 자취를 감출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 무형문화재의 현주소와 과제 등을 알아봤다.●“칼 만들어 어떻게 먹고사냐” 아들 말에 침묵 은장도 등 칼집 있는 작은 칼을 만드는 경북무형문화재 15호 장도장 후계자 이면규(60)씨는 “배우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자신이 15살 때 입문한 것과 딴판이다. 고민 끝에 4년 전 무역회사에 다니던 아들(33)에게 기술을 전수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어떻게 칼을 만들어 먹고살 수 있느냐’는 아들의 반문에 이씨는 답을 하지 못했다. 장도를 만들어 자식 교육 등 기본적인 생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씨는 “눈이 나빠져 제작에 어려움이 많다. 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국가무형문화재 60호 장도장 보유자 박종군(57·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씨는 ‘인간문화재’여서 정부 지원을 받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전남 광양에 작업장이 있는 박씨는 “한 달에 한 개 안 팔릴 때도 있다”며 “지역 내 초중학교에서 장도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살림에 보탠다”고 했다. 후계자가 없어 두 아들에게 가르친다. 그는 “후계자가 있어도 노사관계로 변해 매달 받는 150만원으로는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희생해 우리 장도 문화를 물려주자’고 아들들을 꼬드겨서 겨우 전승하는 중”이라며 “중국이 우리 것들을 자기네 거라고 동북공정을 외치는데, 이러다가 나라까지 빼앗긴다”고 말했다.전승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나무로 베틀을 만드는 국가무형문화재 88호 바디장은 충남 서천의 인간문화재가 숨진 뒤 끊겼다가 같은 마을 40대 젊은이가 잇고 있다. 바디장 보유자가 생존했을 때 배워 이수자가 됐다. 장경희 한서대 교수는 “무형문화재는 일반적으로 조상이 하던 것을 자식이 물려받는데 동네 청년이 전승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아직은 이수자로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해 건축일을 곁들여 ‘투잡’을 한다”고 전했다. 가죽으로 전통 신발을 만드는 국가무형문화재 116호 화혜장(갖바치) 등 후계 작업이 순조롭지 않은 종목이 수두룩하다. 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가무형문화재는 149개 종목이 있다. 예능 52개, 기능 53개, 생활관습 8개, 의례의식 19개, 놀이무예 13개, 전통지식 4개다.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보유자는 175명, 그 밑 단계로 전승교육사(조교) 253명에 이수자는 6608명이 있다. 보유단체도 70개 있다. 문화재청이 관리 지원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외에 시도 무형문화재도 594개 종목이 있다. 강재훈 문화재청 사무관은 “일부 종목은 국가와 시도 둘 다 지정돼 있다”며 “하지만 바디장 등 4개 종목은 보유자가 없다”고 말했다.●종묘제례악 ‘1호’… 체육처럼 인기·비인기 갈려 국가무형문화재는 1964년 12월 종묘제례악을 1호로 출발했다. 한 번에 서너 개씩 지정돼 종목이 늘면서 스포츠처럼 인기·비인기 종목으로 나뉘고 있다. 그나마 대중이나 언론매체 등에서 관심을 보이는 판소리, 현악기(거문고, 가야금)는 인기가 있다. 반면 편종과 편경, 북은 비인기 종목이다. 거의 안 팔려 다른 직업이 없으면 전업으로 이어 가기엔 언감생심이다.사회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쪼그라드는 종목도 있다. 곰방대(담뱃대)를 만드는 제65호 백동연죽은 금연 문화·정책으로 소비가 급감해 겨우 명맥을 잇고 있다. 말총으로 제작하는 갓일, 망건장, 탕건장도 마찬가지다. 이지은 문화재청 사무관은 “백동연죽은 흡연 도구보다 주로 전시용으로 나간다”면서 “갓은 공연연기자 정도만 사 가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단체 종목인 의례의식(19개)과 놀이무예(13개)는 농어촌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마을 주민이 나이 들어 하나둘 숨지면서 굿이나 풍어제를 벌일 사람이 사라진 것이다. 옛날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과 힘을 보태 잇던 생활 속 전통 의식이다. 이동순 사무관은 “참가 인원이 부족하면 어깨 너머로 배운 이웃 마을 주민이 나서 간신히 맥을 잇고 있지만 이마저 시골 교회에서 굿을 ‘미신’으로 봐 쉽지 않다”면서 “그동안 폐지된 의식은 없지만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사무관은 “시연 때마다 전승자들 간에 ‘원형 논란’이 인다”며 “원형이란 게 있을 수 없고 발전적 변화로 봐야 하지만 이마저 전승이 끊길 위기”라고 덧붙였다.●이수자 5년 넘게 해야 ‘전승교육자’ 시험 자격 문화재청은 인간문화재(보유자)에게 매달 150만원을, 전승교육자에게 70만원을 지원한다. 단체 종목에는 다달이 360만원을 주는데, 보유자가 없으면 550만원을 지원한다. 이수자는 지원금이 없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연간 한 번 이상 언제 어디서든 실연할 의무가 있다. 문화재청은 실연 비용으로 8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수자도 공연전시 때 만큼은 연간 600만~800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급이 높아질수록 지원금이 더 많아져 장인들이 승격을 위해 온 힘을 쏟지만 매년 시험이 있지는 않다. 이수자는 5년 넘게 전승활동을 해야 전승교육사 시험을 볼 수 있다. 인간문화재는 이수자든, 조교든 실력만 뒷받침되면 도전할 수 있다. 명맥을 이으려는 고육책이다. 문화재청은 발굴과 신청을 통해 후보자를 받아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 관보에 실어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를 다시 열어 지정 여부를 정한다. 지정할지는 역사·예술성과 사회문화적 가치를 따져 판가름한다.●나전칠기 여름, 궁시장은 겨울… 시험 일정 달라 종목 특성에 따라 계절을 달리해 시험을 보는 점도 특이하다. 나전칠기 시험은 여름철에 치른다. 습기가 많아야 옻칠이 잘되기 때문에 장마철에 볼 때도 있다. 반면 궁시장은 겨울철이 좋다. 접착제로 쓰는 민어 부레가 날이 무더우면 제대로 붙지 않는 탓이다. 한지장도 종이 원료인 닥나무 수확철이 1~2월이고, 생산지인 농촌의 농한기가 겨울철인 점을 들어 그때 시험을 본다.●무형문화재 선진국이라지만… 中 침탈 우려도 이종규 사무관은 “힘들게 우리 전통 문화를 전승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무형문화재 선진국 축에 든다”면서 “지정하고 평생 지원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고 했다. 독일은 공예 위주로 ‘마이스터’를 지정하지만, 지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형문화재 전승을 위해 가장 많이 힘쓰는 지역은 동북아시아다. 특히 중국은 2011년쯤부터 무형문화재를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이름 지어 지정하고 지원한다. ‘유물론’ 국가다운 이름이다. 문제는 아리랑, 농악 등 조선족 문화재를 지정하고 자기네가 ‘원조’라고 마구 억지를 부리는 점이다. 이른바 무형문화재편 ‘동북공정’으로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은 공예만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집중 관리한다.사회주의 국가인 북한도 무형문화재를 ‘비물질민족유산’으로 명명했다. 평양랭면과 아리랑, 씨름, 연백농악무 등 100여개가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은 사무관은 “남한과 비슷한 게 많다. 그렇지만 원류는 같아도 사회 분위기가 달라 약간씩 차이는 난다”면서 “우리가 종목 중심이라면 북한은 인물 위주로 지정해 인간문화재 등보다 ‘쟁이’라는 용어를 많이 붙인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맥이 끊겨 사라져도 훗날 복원할 수 있도록 기록화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강 사무관은 “요즘은 온돌, 김치·장 담그기 등 생활 속 문화재를 지정하는 것이 추세”라고 했다. 이 사무관은 “무형문화재 전승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지만 그것보다 나라의 문화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코로나19로 해외 공연·전시회를 못 열어 걱정”이라고 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영주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사생활 노출’ 소설 논란 김세희 작가 “명예 훼손엔 법적조치”

    ‘사생활 노출’ 소설 논란 김세희 작가 “명예 훼손엔 법적조치”

    소설 두 편이 친구의 사생활과 사적 비밀을 폭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세희 작가가 26일 소설은 허구이며 특정인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고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세희 작가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지평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분신과 같은 작품에 대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결과물이라는 공격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만큼 명예를 걸고 진실을 밝히며 대처하고자 한다”면서 “문학작품에 대한 평가를 법의 잣대로 축소하고 싶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법적 판단을 받는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김 작가 측은 “진실이 아닌 허위에 기댄 위법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부득이 법적 조치도 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 ‘김세희와 18년 동안 친구’라고 소개한 A씨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김세희의 장편 ‘항구의 사랑’(민음사 펴냄)에 등장하는 ‘인희’이자 ‘H’이며, 단편 ‘대답을 듣고 싶어’(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에 게재)에 등장하는 ‘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세희 소설가로 인해 아우팅(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강제로 공개되는 것)을 포함한 3가지의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김세희 측은 A씨의 주장을 모두 강하게 반박했다. 이들 소설 두 편의 서사는 모두 허구인 동시에 소설 속 인물들은 “현실에 기반했더라도 실존 인물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한편 ‘항구의 사랑’ 출판사인 민음사 측은 “피해 사실에 대한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현 시점에서 출간된 작품에 대한 판단이나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EU “미국인 올 여름 여행 와라”… 美 “유럽엔 가지마?”

    EU “미국인 올 여름 여행 와라”… 美 “유럽엔 가지마?”

    EU집행위원장 “백신 접종시 27개국 여행 가능”미국 6월까지 집단 면역 도달 가능성 염두한 듯관광 산업 활성화 의도… 그리스 26일부터 시행 반면 미국은 유럽 대부분 ‘여행금지’ 단계 지정 유럽연합(EU)이 2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 국민에 대해 오는 여름부터 유럽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최근 유럽 대부분의 국가를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로 정해 양측의 온도차가 크다. 결국 올해 여름까지 유럽이 집단면역에 도달하느냐가 해당 지역의 관광업 회복 여부에 관건인 상황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백신 접종이) EU에서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각 회원국이 관광객 봉쇄나 해제를 결정하지만 EU 집행위 역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회원국에 정책 권고를 할 수 있다. 또 폰데어라이엔은 “EU의 27개 회원국 모두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백신을 접종한 모든 사람을 분명히 조건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U와 미국 사이에 ‘백신 증서’ 이용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U가 이런 조치를 진행하는 데는 현재 접종 속도라면 미국이 오는 6월까지 성인의 70%에 대해 백신 접종을 마치는 소위 집단면역에 이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NYT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등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특히 미국인 관광 재개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했다. 이미 그리스는 26일부터 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하거나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을 경우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인 미국은 최근 전세계 국가의 80%에 대해 4단계인 여행금지국으로 정했고, EU 중 유명 관광국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스위스 등은 모두 이에 포함된다. 특히 독일은 최근 3차 유행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했지만 지난 22일 베를린에서 8000여명이 반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24일에는 프랑크푸르트, 하노버 등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유럽이 오는 여름까지 집단 면역에 도달하느냐가 미국인 관광 재개를 위해 더 중요한 요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소설 속 사생활 노출’ 또 논란…“작가로 인해 아우팅” 주장

    ‘소설 속 사생활 노출’ 또 논란…“작가로 인해 아우팅” 주장

    신인 작가 김세희의 소설 두 편이 타인의 사생활을 노출하고 침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김봉곤 작가에 이어 사생활 아우팅에 따른 문단 윤리문제가 또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세희와 18년 동안 친구’라고 소개한 A씨는 최근 ‘별이, H, 칼머리’라는 이름의 계정으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김세희 장편소설 ‘항구의 사랑’에 등장하는 ‘인희’이자 ‘H’이며, 김세희 단편 ‘대답을 듣고 싶어’에 등장하는 ‘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씨로 인해 아우팅(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강제로 공개되는 것)을 포함한 3가지의 피해 사실을 겪었다”면서 “김씨는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해결을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김씨로 인해 성 정체성 노출과 함께 자신과 가족들의 사생활과 사적 비밀이 노출돼 고통을 받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구의 사랑’은 민음사에서 2019년 6월 출간됐고, ‘대답을 듣고 싶어’는 2019년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작품이다. A씨는 지난해 말 민음사와 문학동네에 이런 피해 사실을 알리고 사과를 요청하는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문학동네 측은 문학동네 2019년 여름호를 이번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한시로 판매 중지한다고 회신해왔다고 전했다. 민음사 측은 25일 A씨의 주장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별이, H, 칼머리’(이하 별이)님이 받았을 심적 고통에 대해 더 섬세하게 헤아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면서도 “별이님과 작가 사이에 입장 차이가 확연함을 확인했다. 이에 민음사는 별이님에게 작품 속 인물이 자신임을 특정한다고 생각하는 장면에 대해 알려줄 것을 조심스럽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사실에 대한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문단은 지난해에도 일부 작가의 사적 대화 및 사생활 노출, 아우팅으로 몸살을 앓았다. 김봉곤 작가가 단편소설 ‘그런 생활’과 ‘여름, 스피드’를 통해 지인들과 나눈 사적 대화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사생활을 노출한 게 드러났다. 이에 해당 소설이 실린 소설집을 출간했던 창비와 문학동네는 판매 중지와 환불 조치를 해야 했다. 김봉곤 작가는 또 문학동네에서 받은 제11회 젊은작가상을 반납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디스커버리, ‘슈퍼픽션’ 프레디와 캠핑 컬래버

    디스커버리, ‘슈퍼픽션’ 프레디와 캠핑 컬래버

    에프엔에프(F&F)의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디자인 스튜디오 ‘슈퍼픽션’과 협업해 올 봄·여름 ‘슈퍼 디스커버리’ 라인을 출시했다. 이번 컬래버에선 슈퍼픽션의 이야기를 담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덥수룩한 수염에 동그랗고 작은 눈동자를 가졌으며, 투박하고 거친 외모와 달리 따뜻한 감성을 가진 ‘프레디’를 이번 라인업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실제 모델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프레디의 모습이 눈에 띈다. 디스커버리는 이번 협업을 기념해 로고 티저, 텐트 편, 디스코파티 편 등 총 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영상도 공개했다. 프레디가 캠핑을 떠나며 마주한 발견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재밌게 그려 냈다고 한다. 콘셉트 이름은 ‘캠퍼 프레디의 위대한 발견’이다. 이번 슈퍼 디스커버리 라인은 아이보리, 오렌지, 브라운, 차콜, 블랙 등 캠핑과 어울리는 총 5가지의 색상을 적용했다. 자연 친화적인 ‘에코 쿨 맥스’ 소재를 사용해 흡한속건 기능이 우수하고 쾌적함을 더한 게 특징이다. 가방, 모자, 신발 등 다양한 아이템에 프레디를 넣어 캠핑룩을 완성했다. 전국 매장 및 온라인 공식몰에서 구매할 수 있다. 컬래버 제품을 포함해 15만원 이상 구매 시 슈퍼 디스커버리 라인 메인 컬러 돗자리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디스커버리 관계자는 “이번 컬래버는 디스커버리만의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과 슈퍼픽션의 위트 있는 캐릭터가 더해져 백패킹 또는 캠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감성적인 코디를 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하고 이색적인 협업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하수도·농장 노동자 ‘질식재해’ 잔인한 봄

    하수도·농장 노동자 ‘질식재해’ 잔인한 봄

    ‘2020년 6월 빗물받이 맨홀에 추락한 작업자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2명이 황화수소에 중독돼 사망.’ ‘2018년 4월 양돈농장에서 돈분 배출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중간집수조에 추락해 황화수소 질식으로 사망.’ 최근 10년간 일어난 질식재해 사고 10건 중 3건이 봄철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누군가에겐 나들이 가기 좋은 날이지만 하수도·맨홀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위험한 시간이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간 발생한 질식재해는 총 195건으로, 316명이 재해를 입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68명(53.2%)이 사망했다. 일반적인 사고성 재해의 사망자 발생 비율이 1.1%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계절별로는 봄철(61건·31.3%)에 질식재해가 가장 많았고 여름(49건·25.1%), 겨울(47건·24.1%), 가을(38건·19.5%) 순이었다. 고용부는 “봄철에 질식재해가 빈발하는 것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미생물이 활발히 번식해 작업공간 내 산소 결핍 상황을 만들거나 고농도 황화수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화수소는 공기보다 약간 무거워 환기가 잘 안 되는 장소에서는 아래에 쌓이는 경향이 있다. 지독한 달걀 썩는 냄새가 나서 바로 알 수는 있으나 후각 피로로 냄새에 금방 적응돼 위험 수준에 이를 때까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봄과 여름철에 오폐수처리·정화조, 하수도·맨홀, 축사분뇨 처리시설 등에서 질식재해가 많이 발생한다. 고용부는 6월까지를 ‘질식재해 예방 집중 지도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위험 시설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규석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밀폐공간에서는 한 번의 호흡만으로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질식으로 사망할 수 있다”며 “작업 전에 산소 농도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작업 중 반드시 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어린이극 세 편… “방역 수칙 철저히 지키며 공연”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어린이극 세 편… “방역 수칙 철저히 지키며 공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어린이 관객들과 만남을 놓지 않은 무대들이 이어지고 있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따뜻한 메시지와 웃음을 건네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할리퀸 전용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알사탕’이 올 여름까지 어린이와 가족 관객들을 만난다. 아동문학계 노벨상으로도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의 동명 그림책을 무대로 옮긴 ‘알사탕’은 누구에게도 쉽게 말을 건네지 못하는 아이 동동이가 문방구에서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비한 알사탕 한 봉지를 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상상력 넘치는 판타지와 섬세한 드라마를 다양한 무대 효과로 보여주며 그림책 속 마법 같은 장면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2021 서울아시테지’ 관객인기상을 수상한 넌버벌 공연 ‘네네네’가 오는 26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다시 막을 연다. 2017년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한 노르딕 커넥션을 계기로 만들어진 ‘네네네’는 한국과 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수 어린이 공연 제작단체가 함께 창작한 작품이다. 미스터리한 세눈박이 도깨비가 기다리는 ‘네네네’ 숲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숲 속의 나무와 작은 연못, 물고기와 작은 동물들, 움직이는 찻잔 등을 만나는 과정을 춤과 마임, 놀이, 소리 등으로 보여주며 따뜻한 감성과 상상력을 깨운다. 공연은 오는 28일까지만 이어진다. 5월 1일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창작 가족 뮤지컬 ‘드래곤 하이’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 하이가 자신의 모습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동생 로우와 용의 나라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남들과 똑같지 않아도 자신만이 지닌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어린 하이의 모습을 통해 차별에 맞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며 따뜻한 교훈과 웃음을 줄 예정이다. 특히 전설 속에 등장하는 용이 현실로 눈 앞에 펼쳐지는 등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어린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감동을 전한다. 세 작품 제작사들은 어린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봄나들이로 극장을 찾아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안전하게 공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주상복합 아파트 평면의 진화… 답답함 개선하고 실용성 높여

    주상복합 아파트 평면의 진화… 답답함 개선하고 실용성 높여

    타워형 설계가 일반적이던 주상복합이 트렌드에 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다. 판상형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아파트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던 판상형 설계를 주상복합에도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판상형은 채광이 우수해 일조량이 높고, 맞통풍과 환기에 유리하며, 타워형 보다 실용성도 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분양시장에서도 판상형 주상복합의 인기가 두드러지며, 가격 상승도 눈에 띈다. 이에 분양을 앞두고 있는 판상형 주상복합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시행사:DCRE)이 3월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시티오씨엘 업무 1블록에서 선보이는 주거복합단지 ‘시티오씨엘 3단지’도 판상형 중심 설계가 돋보인다. 시티오씨엘 3단지는 판상형 4bay 중심설계로 채광이 우수해 일조량이 확보되고, 통풍에 유리해 환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된다. 또한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만큼 겨울철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고, 여름철에는 바람이 잘 들어 냉방비 절감 효과가 있다. 인프라가 우수한 곳에 들어선다는 주상복합의 장점도 살렸다. 현재 무정차역으로 통과하고 있는 수인분당선 학익역(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교통여건이 매우 좋다. 특히 수인분당선은 1호선, 인천지하철 1호선, 월판선(예정), 4호선, 에버라인선, 신분당선, 경강선, 2호선, 3호선, 5호선, 7호선, 8호선, 9호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등 수도권에서 운행중인 상당수 지하철 노선과 환승되는 만큼 서울 및 수도권 일대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차량을 이용한 교통망도 잘 갖춰져 있다. 단지에서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IC가 약 1㎞ 거리에 있는 것을 비롯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인천~김포간), 인천대교, 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인천대로, 제3경인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아암대로 등 광역도로망도 인근에 있어 차량을 통해 타지역으로 이동도 수월하다. 편의·문화시설은 단지 내 대규모 상업시설(3만 3,882㎡)과 영화관(7,320㎡ 규모)이 있는 것을 비롯해 시티오씨엘 내에 조성 예정인 중심상업용지(약 7만 1,659㎡ 규모)와 인천 뮤지엄파크(예정) 등이 있으며, 그린파크, 펫가든, 캠핑가든 등 다양한 휴게시설과 녹지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시티오씨엘 3단지 모델하우스는 인천시 미추홀구 경인방송 인근에 있으며, 3월 중 오픈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랑스 국민배우’ 드파르디외 20대 여배우 성폭행 혐의 기소

    ‘프랑스 국민배우’ 드파르디외 20대 여배우 성폭행 혐의 기소

    칸 영화제, 세자르 영화제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72)가 20대 여배우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드파르디외는 2018년 8월 파리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여배우(당시 22세)를 두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당국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2019년 6월 예비조사를 중단했다가 지난해 여름 재수사를 결정해 그해 12월 그를 기소했다. 드파르디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사는 “드파르디외가 아는 여성이긴 하지만 그녀가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날에 둘이 같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17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드파르디외는 영화 ‘시라노’로 1990년 프랑스 칸 영화제와 1991년 세자르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같은 영화로 1991년 미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그린카드’, ‘웃는 남자’, ‘라이프 오브 파이’ 등 유명 작품에 출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학폭미투로 얼룩진 ‘아이돌판’…인성 없는 스타성에 등 돌린 팬심

    학폭미투로 얼룩진 ‘아이돌판’…인성 없는 스타성에 등 돌린 팬심

    지난 8일 배구계에서 터진 학교폭력 논란이 연예계로 옮겨가면서 확대일로로 치닫고 있다. 계속되는 폭로에 ‘탈덕’(팬덤 이탈)을 선언하는 팬들이 늘었다. 상업성과 스타성에 매몰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여느 세대보다 도덕성과 공정성의 잣대가 엄격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팬들의 요구를 간과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이로운 소문’, ‘스토브리그’ 등에 출연해 스타배우 대열에 합류한 조병규씨는 지난 16일 중학교 재학시절과 뉴질랜드 유학 시 학교 폭력 의혹에 휩싸였다. 소속사 측은 의혹을 제기한 네티즌의 허위 폭로라면서 수사 의뢰 등 강경 대응 의사를 밝혔지만, 추가 폭로가 계속되면서 여전히 논란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일에는 온라인 익명게시판 네이트판에 유명 여성 아이돌그룹의 멤버와 여성 배우가 중학교에 재학했을 때 친구를 괴롭혔다는 구체적인 내용의 폭로가 나왔다. 이들의 소속사는 사과나 해명 없이 사태를 지켜보거나, 게시판 관리자에게 폭로 제기글 삭제를 요구하는 식으로 대처해 팬들의 비난과 야유를 샀다.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인 ‘고등래퍼4’에 출연한 가수 강현은 과거 성폭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지난 20일 강씨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온라인 상에 “2018년 여름 인천 부평에 있는 강씨의 작업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사건 이후 강씨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강씨는 논란이 일자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과거라도 잘못은 잘못”···발굴 단계부터 염두해야 연예계가 학교폭력과 범죄 이력 논란으로 얼룩지면서 주력 팬층인 10~20대들의 팬덤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학교폭력의 가해자를 좋아할 수 없으며 피해자의 편에 서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거나 소속사와 연예인에게 진정한 사과와 활동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윤리적 소비’라는 맥락으로 해석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현대의 소비문화는 상품성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연예계도 예외는 아니다”며 “연예인의 실력과 상품성보다는 인성과 도덕성 등 그들이 가진 본래의 가치를 소비하려는 욕구가 높아지면서 과거의 오래된 잘못이라도 받아들일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도 “기존에는 팬덤 문화가 단순히 연예인을 좋아하는 행동을 보였다면 최근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나 기부 등을 중시하면서 연예인에게 도덕적 행동과 사회적 가치를 요구하는 문화가 형성됐다”며 “팬들의 높아진 의식 수준에 연예인이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면 거침없이 비판을 가한다”고 말했다. 스타성이 뛰어나면 학교폭력 이력 등 과거의 잘못을 적극적으로 덮어주던 연예기획사의 상업주의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팬들을 등 돌리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평론가 하씨는 “앞으로는 배우·가수 발굴 단계에서부터 인성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면서 “다만 민간기업이 누군가의 과거 사생활을 밝히는 건 쉽지가 않은 측면이 있다. 과거 학교 폭력 등 범죄 전력이 있다면 스스로 연예인이 될 생각을 재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日스가, NHK에 방송중단 압력?...도쿄올림픽 특집 취소 명령

    日스가, NHK에 방송중단 압력?...도쿄올림픽 특집 취소 명령

    일본의 공영방송 NHK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러한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사례가 나타났다. 15일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겐다이 등에 따르면 당초 지난달 24일 방송될 예정이었던 NHK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NHK스페셜’에 대해 상부로부터 ‘방송 중단’ 명령이 내려졌다. ‘NHK스페셜’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부터 약 50분간 방송되는 주간기획이다. 이번에 방송이 불발된 것은 ‘레이와 미래회의: 어떻게 하나? 무엇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묻는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편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올 여름 도쿄올림픽의 개최가 극히 불투명한 가운데 개최의 타당성 등에 초점을 맞춘 기획이었다. 스튜디오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100명의 시청자가 원격으로 참여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방송을 1주일 남짓 앞둔 15일 프로그램 제작진에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방송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상부에서 내려왔다. 근시인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는 내용의 ‘우리의 눈이 위험하다’가 대체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NHK 관계자는 “NHK스페셜과 같은 대형 프로그램이 방송되기 전주에 통째로 바뀐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NHK스페셜의 프로그램의 교체는 이사진이라도 불가능하다. 마에다 데루노부 회장에게 정부의 의견이 전달됐든지, 마에다 회장이 스스로 알아서 긴 것인지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NHK 홍보 담당자는 “프로그램 변경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종합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외압설을 부인했다. NHK는 지난해 10월 TV 생방송에 출연한 스가 총리에게 ‘불편한 질문’을 잇따라 던져 정권의 미움을 산 것으로 알려진 저녁 9시 뉴스 앵커 아리마 요시오를 오는 4월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정권 압력설이 제기된 바 있다. 아리마 앵커는 지난해 10월 26일 생방송 출연한 스가 총리에게 당시 정국을 요동치게 만들었던 일본학술회의 후보자 임명 거부와 관련해 “총리 자신이 좀 더 알기 쉬운 말로 직접 (임명 거부 이유를) 설명하실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비슷한 질문을 던져 정권의 눈밖에 났다. 당시 스가 총리는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불쾌해 하는 기색을 보였다. 방송 다음날 내각 대변인인 야마다 마키코 홍보관이 NHK에 전화를 걸어 “총리가 크게 화가 나셨다. 그런 질문으로 총리를 압박하다니 사전에 합의했던 것과 다르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때 NHK 안팎에서는 이듬해 봄 프로그램 개편 때 아리마 앵커가 하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들어가며

    2021년 신축년, ‘하얀 소의 해’가 본격적으로 밝았습니다. 예로부터 흰 소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습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 연휴에는 고향 가는 길이 여의치 않지만, 천연두를 막아낸 백신이 소를 이용한 ‘우두법’에서 유래했듯이 올해는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지속된 ‘집콕’ 생활로 우울해진 독자 여러분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올해에도 단편소설 6편을 담아 봤습니다. 명절마다 고심해서 넣는 작품은 가족에 관한 소설입니다. 명절엔 그 어느 때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송지현 작가의 ‘오늘의 가족’은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시골 장례식장에 모인 다양한 가족·친지들과의 옛 추억을 담았습니다. 미주는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 빈소에 늦게 도착합니다. 평소에는 보기 어렵던,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이모들과 사촌 형제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는 친한 사촌도, 얄미운 사촌도 있습니다. 한기가 느껴지는 입관식, 장례를 치른 뒤 모여 앉아 치는 고스톱 등 요즘엔 사라져 가는 듯한 정겨운 풍경에서 정을 느낍니다. 명절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공부 잘하니?” “직장은 구하고 있니?” “결혼은 언제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죠. 김세희 작가의 ‘프리랜서의 자부심’은 직업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입니다.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둔 민용은 진취적이고 본인의 일을 사랑하는 여성입니다. 엄마는 민용이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프리랜서로 일하는 현실이 못마땅합니다. 거대 조직에 속하지 않아도 충분히 자아성찰과 발전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민용의 생각을 공유해 봅니다. 김병운 작가의 ‘한밤에 두고 온 것’은 성소수자인 연극배우의 삶과 고민을 담았습니다. ‘나’는 부업으로 하던 희곡 낭독 수업에서 만난 곱창집 여주인으로부터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앞에서 아들인 것처럼 연기해 달라는 부탁을 듣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친구 앞에서 남들처럼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절실함과 묘한 질투감, 과거 사연이 드러나면서 소설에 흠뻑 빠져든 우리들의 밤도 깊어집니다. 편혜영 작가의 ‘미래의 끝’은 열 살 소녀의 눈으로 본, 어린 시절 ‘보험 아줌마’에 얽힌 추억 이야기입니다. ‘아모레 언니’(화장품 외판원)와 ‘동방생명 아줌마’(보험 설계사)는 인터넷과 온라인 쇼핑이 없던 1980년대 유년기를 보냈던 이들의 추억을 자극합니다. 대학 문턱에 가보지 못한 엄마는 한참 어린 딸의 대학 학비가 무료라는 말을 듣고 보험에 가입합니다. 외로운 소녀에게 정기적으로 집에 찾아오는 동방생명 아줌마는 가족이나 친구처럼 다정다감합니다. 하지만 집안에 닥친 갑작스런 사건으로 ‘미래’를 포기해야 하는 장면엔 안타까움이 가득합니다. 위수정 작가의 ‘은의 세계’와 임선우 작가의 ‘여름은 물빛처럼’은 현재 코로나19를 배경으로 해 신선한 매력이 있습니다. ‘은의 세계’는 신혼부부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도, 신혼여행도 하지 못하게 된 남편 지환이 코로나19로 일터를 잃게 된 처제에게 청소 서비스를 맡기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아내와 처제의 관계, 죽은 아내의 오빠에 대한 사연 등이 드러나면서 모호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여름은 물빛처럼’은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영화관 여성 직원의 이야기지만, 사람이 나무로 변해 버린다는 독특한 상상력이 흥미롭습니다. 여자친구 선영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은 남자 ‘산’이 선영이 사는 집에 찾아왔지만, 선영은 한 달 전에 계약만료로 나가고 룸메이트였던 ‘나’만 집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산은 발이 바닥에 붙어 뿌리를 내린 나무가 돼 집에서 나갈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산과 함께 지내는 나의 심경 변화를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과거와 현재, 가족과 친구, 현실과 상상이 두루 어우러진 소설과 함께 신선한 즐거움과 포근한 정감 가득한 설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무조건 재미있게, 감동있게’… 대구 시정 홍보 최전선

    ‘무조건 재미있게, 감동있게’… 대구 시정 홍보 최전선

    대구시 홍보브랜드담당관실은 시정 홍보의 최전선에 있다. 홍보브랜드담당관실에서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전광판, 대구시청 홍보관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구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과 성과 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FLY053’이다. ‘FLY053’은 대구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의 정책 분야 홍보영상이다. ‘비상하는, 사랑스러운, 당신의 대구’를 뜻하는 ‘Flying Lovely, Your 대구’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여기에 대구 지역 번호 053을 결합했다. FLY053은 내부 공모로 지난해 6월 결정됐다. 명칭의 의미 전달이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에는 ‘4층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홍보를 했다. ‘4층 사람들’은 2019년 유튜브 영상 홍보 시리즈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관공서마다 4층이 다 있다’는 등 이름이 특징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FLY053’으로 바꿨다. ‘FLY053’이 시민에게 홍보하는 전략은 2개뿐이다. 하나는 무조건 재미있게이고 또 하나는 무조건 감동있게다. 2주마다 1편씩 업로드한다는 게 원칙이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와중에도 무려 30편의 홍보영상을 올렸다. 지난해 1월 20일 ‘대구에서 따뜻한 명절 보내는 방법’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건강한 대구! 행복한 대구! 시민건강놀이터’까지 다양한 영상으로 대구를 홍보했다.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는 ‘코로나19에 대한 궁금증’, ‘긴급생계자금 안내’, ‘소상공인 등 생존자금 지원사업 안내’, ‘대구시민이 함께 만든 7대 기본 생활수칙’ 등 코로나19와 관련해 시민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제작했다. 코로나19가 대구에서 잠잠해졌을 때인 7월부터 ‘여름밤 누려라! 시민힐링Zone’, ‘무더위 여름을 식혀 줄 대구시 폭염대책’ 등 시민들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영상에 담았다. 이 외에도 대구를 대내외에 알리는 영상인 ‘K바이오의 중심지 대구! 스마트웰니스 규제자유특구’, ‘함께 머물고 싶은 대구, 지금 대구는 변화하는 중’, ‘대구 글래스가 세계 클라스! 안경도시 대구!’ 등도 만들어 톡톡한 홍보 효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FLY053’의 특징은 끼 많고 열정 넘치는 젊은 공무원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이다. 물론 출연자들은 대구시 공무원들이다. 홍보브랜드담당관실 직원들은 물론이고 홍보영상 출연에 관심 있는 지원자들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5월부터는 ‘도달쑤’라는 새로운 출연자를 선보였다. ‘도시, 달구벌, 수달’의 첫 글자를 딴 ‘도달쑤’는 신천에 사는 수달을 인형탈로 제작한 것이다. ‘도달쑤’가 대구 시정을 조목조목 살펴보는 형식으로 제작했다. 영상은 주제에 따라 배경 장소를 변경했다. 현장 중심의 생동감 있는 영상 제작을 고집하다 보니 지역 음악카페 등 대구의 다양한 장소를 배경으로 제작했다. 권기동 대구시 홍보브랜드담당관은 “시정홍보를 최대한 친근하고 재미있게 제작해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온라인 시정홍보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트로트 가수 조정민이 피아노 유튜버가 된 까닭

    트로트 가수 조정민이 피아노 유튜버가 된 까닭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빼어난 외모, 털털한 성격으로 트로트를 넘어 광고와 예능에서도 주목을 받는 가수 조정민(36). 어릴 적 피아노를 시작해 예고를 졸업하고 대학에서도 피아노를 전공한 그의 이력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엄마는 제가 피아니스트가 되길 바라셨지만, 저는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알리샤 키스 같은 알앤비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그런 조정민이 트로트라는 의외의 선택을 하게 된 건 아버지가 소천하면서다. 당시 교회 전도사였던 어머니의 벌이로는 남동생 둘까지 딸린 가족의 생계가 어려워진 것이다. 때마침 트로트 가수로 데뷔할 기회가 생겨 연예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은 건 아니었다.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고 나서야 기회가 찾아왔다. 유튜브에 올려놓았던 커버 영상이 계기가 되어 tvN ‘트로트 엑스’에 출연하게 됐고, 이때 인연이 된 설운도의 소개로 현재 소속사인 루체엔터테인먼트(대표 신현빈)에 둥지를 트게 됐다.조정민은 이제 다양한 분야에서 얼굴을 알리며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작년 여름 유튜브 채널을 하나 개설했다. 본인의 주특기를 살린 피아노 연주 채널 ‘조나타’(조정민의 소나타)가 바로 그것이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아직 본격적으로 홍보도 하지 않고 있어 구독자도, 조회 수도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바쁜 일정 가운데 유튜브 운영을 핑계로 피아노를 마음껏 칠 수 있어 행복하단다. “우리 로디(조나타 구독자 애칭)들이 댓글로 남겨주신 음악들을 저만의 스타일로 편곡해 연주하는 게 목적이에요. 추억의 노래들을 회상하면서 힐링이 될 수 있는 그런 채널도 만들고 싶고요.” 어쨌든 조정민에게 피아노는 인생 그 자체다. 최근에는 방송과 여러 무대에서도 피아노를 곁들인 트로트 무대로 관객들의 시선을 한껏 붙잡아 놓는 그다. 알앤비 가수만 아닐 뿐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꿈은 어쩌면 벌써 이루어진 게 아닐까. “저에게 피아노는 곧 한 몸이에요. 제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아요. 특히 우울할 때 저만의 스타일로 창작을 하다 보면 굉장히 힐링이 돼요. 지금 남자친구는 없지만 어떻게 보면 제 남자친구 같기도 하고요.” 글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영상 박홍규·김형우·임승범 기자 gophk@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여름 아침/김수영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여름 아침/김수영

    여름 아침/김수영 여름 아침의 시골은 가족과 같다 햇살을 모자같이 이고 앉은 사람들이 밭을 고르고 우리 집에도 어저께는 무씨를 뿌렸다 원활하게 굽은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나는 지금 간밤의 쓰디쓴 취각과 청각과 미각과 통각마저 잊어버리려고 한다 물을 뜨러 나온 아내의 얼굴은 어느 틈에 저렇게 검어졌는지 모른다 차차 시골 동리 사람들의 얼굴을 닮아간다 뜨거워진 햇살이 산 위를 걸어 내려온다 가장 아름다운 이기적인 시간 우에서 나는 나의 검게 타야 할 정신을 생각하며 구별을 용서하지 않는 밭고랑 사이를 무겁게 걸어간다 고뇌여 강물은 도도하게 흘러내려 가는데 천국도 지옥도 너무나 가까운 곳 사람들이여 차라리 숙련이 없는 영혼이 되어 씨를 뿌리고 밭을 갈고 가래질을 하고 고물개질을 하자 여름 아침에는 자비로운 하늘이 무수한 우리들의 사진을 찍으리라 단 한 장의 사진을 찍으리라 수영, 잘 지내나요? 그곳도 여름 아침이 오는가요? 여긴 눈이 많이 오고 당신이 모르는 바이러스의 이름이 세상 곳곳을 횡행해요. 가난한 이들은 은행 문을 두드리거나 저녁의 거리에서 울며 시를 쓰곤 해요. 햇볕 좋은 날 무씨를 뿌리던 고향 생각을 하죠. 산언덕 능선에 핀 무꽃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알고 있죠. 연보라색 무꽃 밭에 바람이 일면 세상이 천국 같아요. 시간 나면 이곳에 놀러 와요. 와서 ‘거대한 뿌리’,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며’ 같은 씩씩한 시 한 편 눈 오는 거리에 뿌려요. ‘천국도 지옥도 너무나 가까운’ 이곳에서 함께 웃으며 사진 찍어요. 곽재구 시인
  • [여기는 남미] 지구촌 이상기후?…한여름에 폭설내린 콜롬비아

    [여기는 남미] 지구촌 이상기후?…한여름에 폭설내린 콜롬비아

    여름이 한창인 남미에 폭설이 내려 때아닌 설경이 펼쳐졌다. 1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여름에 눈사람을 만들 수 있게 된 곳은 콜롬비아 엘코쿠이 국립자연공원과 주변 일대. 콜롬비아 보야카와 아라우카 등 2개 주(州)에 걸쳐 있는 엘코쿠이 국립자연공원을 중심으로 펄펄 눈이 내리면서 특히 고산지역엔 눈이 잔뜩 쌓였다. 엘코쿠이 공원 측은 "해발 3800~4800m 고산지대에 뻗어 있는 에코투어 루트가 완전히 눈길로 바뀌었다"면서 "에코투어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면적 30만6000헥타르, 해발 4000~5000m 산들이 경쟁적으로 하늘을 찌르고 있는 엘코쿠이 자연공원엔 만년설이 덮여 있다. 만년설에 영양분을 공급하듯 해마다 엘코쿠이 공원엔 눈이 내리지만 시기는 보통 7~8월 사이다. 한여름인 1월에 눈이 내리는 건 전례를 찾기 힘든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엘코쿠이 국립공원의 관리소장 옥타비오 에라소는 "아마존에서 유입된 습한 공기가 고산지대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면서 눈이 내렸다"며 "해발 3800m 위로는 눈이 쌓여 접근이 힘들 정도"라고 설명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공원을 찾은 에코투어 관광객들은 공원에 펼쳐진 아름다운 설경에 환호하고 있다.한 관광객은 "스위스나 알래스카에 와 있는 기분"이라면서 "눈 때문에 고생을 하면서도 풍경이 워낙 이국적이라 만족도는 최고"라고 말했다. 공원은 한여름 설경을 적극 홍보해 공원을 찾는 에코투어 관광객을 늘릴 구상이다. 엘코쿠이 국립공원엔 에코투어 루트 3개가 운영되고 있다. 3개 루트를 통틀어 에코투어 관광객은 현재 하루 126명으로 평소의 40% 수준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원을 제한한 뒤 좀처럼 회복이 더딘 편이다. 공원 측은 "에코투어 관광객을 하루 246명, 정상의 80% 순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면서 "1월에 내린 눈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콜롬비아는 자연보호를 위해 에코투어를 만년설 직전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에코투어에 참가하는 관광객은 만년설을 볼 수 있지만 접근이 금지돼 있어 눈을 만져보는 건 불가능하다. 눈으로 잔뜩 덮인 에코투어 루트는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인 이유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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