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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 교통월드컵] 제주-서귀포

    2002 FIFA 월드컵이 40여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이번월드컵의 백미는 개막식과 결승전 외에도 제주도라는 천혜의 명소를 접할 기회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다양한 볼거리와 맛깔스런 먹거리를 두루 갖춘 제주는 분명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아직 세계적인 명소라고 소개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하다.서귀포시가 지난해 교통문화지수 조사 결과 월드컵 개최도시 10곳 가운데 꼴찌였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그렇다.남은 기간 외국인들이 겪게 될 갖가지 불편요소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최악의 관광지’로 기억될 수도 있다. ◆자연과 하나된 경기장=제주 서귀포 신시가지 법환동에위치한 월드컵경기장은 산과 바다,섬이 어우러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전용 경기장으로 손꼽힌다.특히 기생화산 ‘오름’과 전통 뗏목인 ‘테우’를 형상화한 경기장은 1.5㎞ 떨어진 바다와 함께 장관을 이룬다. 그라운드는 지하 14m에 있다.움푹 파인 지형조건을 최대한 활용하고 제주 특유의 강한 바람을 막기 위해서다.관중석은 자연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50%만 지붕으로덮었다. 진입로 주변에는 돌하르방 11개를 세워 제주의 색깔이 잘드러나게 했다. 그러나 4만 2256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도 불구하고 좌석배치 안내 표지판이 턱없이 부족하다.진입로 에는안내판이 1개 밖에 없어 관중이 몰릴 경우 큰 혼잡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부실한 대중교통수단,허술한 관광·교통 안내=관광 도시답게 교통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다.월드컵경기장까지 이르는 산업도로가 막힘없이 시원하게 쭉 뻗어 있다.하지만제주국제공항에서 월드컵경기장을 찾아 가기란 그리 쉽지않다.직접 가는 버스도 없을 뿐 아니라 공항안내소에서 제공하는 관광지도 조차도 월드컵경기장 표시가 없다.택시의 80% 가량이 외국어 통역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사용법을 모르는 기사가 많다.게다가 서귀포,중문관광단지로 가는승객들에게 웃돈을 요구하는 기사도 눈에 띈다. 버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공항 리무진버스를 제외한 일반버스에서 외국어 안내방송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다소 어리석은 일이다.또 주요 관광지를 다니는 시외버스는 번호없이 목적지만 표시돼 있어 외국인들이 타기에는 많은인내가 필요하다. 도로·관광안내 표지판도 허술하다.월드컵 기간에 중국관광객이 많이 방문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자 안내판을 찾기가 힘들다.그나마 있는 영어 안내판도 글자가 너무 작아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수고로움까지 요구된다.또 월드컵경기장이라는 말보다는 주요 관광지 안내가 많아 표지판만 보고 경기장을 찾기란 미로게임이나 다름없다. ◆교통문화지수=교통안전공단이 지난해 전국 30개 도시를대상으로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귀포시의 종합점수는 100점 만점에 73.72점으로 14위를 차지했다.이는 월드컵이 열리는 10개 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다. 운전자들의 안전띠 착용률(66.14%)과 신호준수율(92.64%)은 각각 전국 29위와 24위에 그쳤다.보행자들의 무단횡단율(19.05%)과 교통안전시설 보존율(60.19%)도 각각 26위와 30위에 불과했다.교통안전 분야에서도 차량 1만대당 사망자수가 8.85명으로 20위를 기록하는 등 전체적으로 열악한 수준이다. 그나마 안전속도 준수율이 79.49%로 전국 최고를 기록,‘관광명소’의 체면을 간신히 유지했다.안전속도를 준수하는 운전자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차량 1만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174.73대로 전국 4위에 오를 수 있었던것으로 분석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제주도관광협회 정윤종(鄭胤宗)팀장은 “월드컵 전까지 자치단체와 함께 교통안내 시스템을 개선해서 관광객들의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며 “도민들도 이제는 성공 월드컵을 위해서 성숙한 교통문화 의식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제주 경실련 김명범(金明範)사무국장은 “시민단체 차원에서 교통 캠페인을 준비하는 것은 없다.”면서 “그러나관광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 바가지 요금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시민들도 제한속도 지키기,무단횡단안하기 등 교통질서 지키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노형동에 사는 김형태(金亨泰)씨는 “관광도시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교통사고도 많고 질서의식도 그동안 낮았다.”며“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관광 제주뿐 아니라 새로운 교통문화도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전광삼 김경두기자 hisam@ ■볼거리·먹거리 많은 천혜의 서귀포. ‘월드컵 찍고,관광제주 돌고’ 서귀포시는 월드컵이 열리는 다른 도시들과 달리 경기만보고 발길을 돌리기엔 아쉬운 곳이다.천혜의 자연경관과맛깔스런 토속음식,그리고 신명나는 축제가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우선 각종 휴양시설과 세계적 규모의 식물원을 갖춘 중문관광단지는 국제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특히 이곳까지 와서 ‘주상절리대’(제주도 기념물 제50호)를 안 보고 돌아간다면 어리석기 그지없다.신이 다듬은 듯 정교하게 조각된 주상절리대는 육모꼴의 돌기둥들이 시원스레 부서지는파도와 어우러져 사계절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돈내코’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한라산에서 내려오는 얼음처럼 차고 맑은 물에 발을 담그면 누구나 신선이 된 느낌이 든다.계곡 양쪽엔 푸른 숲이 울창하다. 다만 관광지에서 관광지로 이동하는 노선버스가 없고 중문단지를 빼면 외국어 지도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게 흠이다. 제주도는또 향토색 짙은 먹거리가 다양하다.갈치국,성게국,자리돔,옥돔미역국 등 이름은 생소하지만 맛은 가히 천하일미다.성게국은 미역과 함께 참기름으로 살짝 볶은 후오분자기를 넣어 끓여내면 성게알들이 순두부처럼 엉켜 담백한 맛을 낸다.자리는 제주의 향토 미각을 대표하는 고기로 여름 식단에 반드시 오르는 음식 중의 하나다.물회는자리의 뱃속을 깨끗이 씻어내고 손질한 후 잘게 썬다.여기에 풋고추,부추,오이 등 야채를 넣으면 훌륭한 별미가 된다.갈치국은 비릿한 듯 하면서도 담백하여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 여느 국과는 다른 고유한 풍미가 난다. 김경두기자. ■김형수 제주도 관광문화국장 인터뷰.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3개 월드컵 경기에는 약 12만 7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특히 브라질-중국전이 열리는 6월 8일에는 중국 ‘치우미’를 포함,6000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까지몰릴 것으로 추산돼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통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월드컵 관련 교통대책을 김형수(金亨受)제주도관광문화국장에게 들어봤다. ◆경기당일 자가용차량 부제운행과 택시 등 대중교통 운행계획은. 브라질-중국전이 열리는 6월 8일과 파라과이-슬로베니아전이 열리는 6월 12일,그리고 B조 2위와 E조 1위간16강전이 열리는 6월 15일과 각 경기 전날 도내 모든 자가용 승용·승합차량에 대해 자율적인 홀짝수 2부제를 시행합니다.월드컵 셔틀버스도 하루 47대씩 경기시작 3시간 전까지 그리고 경기종료후 2시간 동안 공항∼경기장간을 3300원씩에,서귀포일원∼경기장간을 무료로 운행합니다.공항리무진버스 등도 운행간격이 10분으로 단축돼 경기장 앞까지 하루종일 운행할 예정입니다. ◆자가용 및 특수차량 통제구간과 통제시간은. 경기장을 중심으로 반경 2㎞ 이내는 경기 시작 5시간 전부터,그리고종료 후 2시간 동안 일반 자가용과 화물·특수차량·건설기계차량 등의 통행을 전면 통제할 계획입니다. ◆경기장 일대의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구축상황은. 돌발상황에 대비,제주공항에서 경기장까지 이르는 서부관광도로 22㎞ 전체 구간중 39개소에 CCTV와 가변전광판,차량검지기,기상검지기,실시간 교통신호기 등을 설치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제주-서귀포간 5·16도로에도 번호판인식기와 기상검지기등도 설치합니다. ◆경기장 주변 주차장 관리계획은. 1만 1305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도록 학교운동장 등 24개 주차장을 이미 확보했습니다.주차증 소지자는 경기장내 ‘훼밀리주차장’에,일반 관람객들은 인근 ‘관람객주차장’에 주차하면 됩니다. ◆특별기 등 항공대책은 어떻게 되는지. 제주에서 월드컵경기가 열리는 기간인 6월 4일부터 16일까지 김포-제주간 55편 등 총 69편의 국내 임시항공편 운항계획이 짜여져 있습니다.국제선의 경우는 브라질-중국전에 대비,6월 5일부터7일까지 베이징(北京)-제주,상하이(上海)-제주간에 하루 4∼5편의 임시편과 전세편이 운항될 예정입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가부장적 사회 여성고통 알리겠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고통은 이슬람 세계만의 현상은 아니다.영화를 통해 쇼비니즘적인 사회에서겪는 이들의 고통을 말하고 싶었다.” 지난 4일 개막된 제4회 서울여성영화제 특별전에 초청돼한국을 찾은 이란의 여성감독 타흐미네 밀라니(42)는 6일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부당함은 반드시 바로잡혀야 하며,이를 위한 투쟁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밀라니 감독은 지난해 여름 이슬람혁명 직후의 상황을 한 여성의 회상으로 그린 ‘숨겨진 반쪽’이 이슬람 혁명을비판했다는 이유로 투옥돼 사형위기에 처했으나 국내외 영화인들의 탄원 등에 힘입어 일단 풀려난 상태다. 그는 이번 특별전에서 ‘숨겨진 반쪽’‘탄식의 전설’‘두 여인’ 등 억압받고 있는 여성의 자의식을 일깨우는 세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밀라니 감독은 “시대상황을 보여주려고 했을 뿐 이슬람혁명을 비판할 의도는 없었다.”며 “주인공이 남편에게과거의 남자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가정내 대화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6편의장편을 만든 그는 “현재 구상중인 7번째 영화 ‘5번째 반응’도 남편이 죽고난 뒤 엄마 혼자 아이를 키워나가는 이야기다. 현재 이란에선 법적으로 홀어머니에게 양육권이 주어지지않는다.”고 말했다. 건축가이자 영화제작자인 남편 모하마드 니크빈과 동행한 밀라니 감독은 “이런 주제를 담은 영화는 경제적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신념을 공유하고 있는 남편과 함께건축업에 종사하며 영화제작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수정기자 sjh@
  • 임학자 임경빈씨 시집 ‘나는 나무‘ 출간

    ‘나무박사’로 유명한 원로 임학자 임경빈(80)서울대 명예교수가 식목일에 즈음해 시집 ‘나는 나무입니다’(나무처럼 펴냄)를 내놓았다. 임교수는 ‘나무백과’(전 6권),‘우리숲의 문화’‘나무도감’ 등 나무에 관한 73권의 책을 썼지만 시집을 낸 건처음이다.시집에는 나무에 대한 사랑과 소박하고 천진한마음을 담은 시 47편을 담았다. 임교수는 “평생 동안 나무에 대한 공부를 해 온 사람으로서 나무를 주제로 쓴 시나, 살아오면서 생각하고 느끼고받아들인 것을 쉬운 말로 표현해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의 시 ‘나무처럼’은 나무를 바라보는 그의 마음이 담백하게 표현돼 있다.‘나는 나무처럼/조용히 있고 싶다/나는 나무처럼/일하고 싶다/봄,여름,가을,겨울/(중략)/스스로를 위하여/그보다도 더는/이웃을 위하여/나무는 일을 한다/나도 그러고 싶다/나는 나무처럼 노래하고 싶다(하략)’ 고은 시인은 시평을 통해 “팔순에 접어든 인생 후기에도청정한 소년혼을 꽃피우고 있는 데 감명을 받았다.”면서“나무 자체에 귀의함으로써 나무와 인간의 일치를 꿈꾸는궁극에 이르렀다.”고 평했다. 시집에는 임교수가 고은 시인의 시평을 받게 된 사연도들어있다.고 시인은 20년전 대구교도소에서 복역중 ‘나무백과’를 읽고 임교수의 ‘깨끗한’ 모습을 처음 대했으며 출옥 후 이때 받은 느낌을 “임교수는 사람의 시인이므로 평생 종신형으로 시인에 처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표현한 편지를 냈다. 임교수는 20년이 지난 올해에야 시를 써 보내 이에 대한응답을 하게 되었다는 것. 신연숙기자yshin@
  • [2002 관광월드컵 현장을 가다] 일본-시즈오카·사이타마

    “왜 도쿄(東京)에서는 월드컵 경기를 치르지 않을까?” 세계적인 도시 도쿄를 제쳐놓고 월드컵 축구대회를 치르겠다는 일본의 계획은 일견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다. 수도의 복잡한 교통상황 탓으로 보이지만 도쿄는 그럼에도 ‘월드컵 특수’를 충분히 누릴 전망이다.시즈오카(靜岡)현과 사이타마(埼玉)시,결승전이 치러지는 요코하마(橫浜)시가 모두 도쿄에서 자동차나 열차로 30분∼1시간 거리에 부채꼴 모양으로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관광전문가들은 “일본은 이미 잘알려져 있는 도쿄보다주변 3개 도시의 고유한 멋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관광의 요람 시즈오카= 오사카에서 신칸센 열차로 1시간30분을 달리면 자그맣고 온화한 느낌의 시즈오카시에 닿는다.도쿄에서 1시간 거리. 조용하다 못해 한적한 이곳에서 후지(富土)산의 원추형봉우리를 보며 1시간 정도 달리면 스타디움 에코파에 닿는다.스타디움에 꾸며져 있는 차밭이 인상적이다.이곳은 차주산지로 유명하다. 간단한 장비만 갖추면 후지산(3776m) 정상까지 올라갈 수있는 여름 시즌이 월드컵과 맞물려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예선 2경기(6월 11·14일)와 8강전(6월 21일)이 치러지는 스타디움 에코파 부근의 순푸(駿府)성터는 1585년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말년에 은거한 곳으로 도쿠가와시대의 영화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고성(古城) 가케가와조(掛川城)도 월드컵 기간에 축제를마련,일본 특유의 사자춤을 외국인에게 보여준다. 이즈반도는 스루가만을 품에 안고 해안,산,고원,폭포가만들어낸 자연경관이 일품이다.온천 60여곳에 여관이 550곳이나 돼 관광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있다.시미즈(淸水)와 아타미(熱海) 역시 온천도시로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에도시대 말 미해군 페리제독의 함대 흑선(黑船)이 내항해 미일조약을 체결,일본 개국의 물꼬를 튼 역사적 장소인 시모다(下田) 등도 관심을 끈다. 시즈오카는 또 축구왕국으로 이름높다.현 인구 376만명중 1300팀 4만여명이 축구협회에 등록돼 있을 정도로 축구사랑이 깊다.6월에 ‘서포터즈 빌리지'가 문을 열어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이 서포터들과 어울리는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현청 월드컵 추진실 이시가와 아키히데(石谷彰英)는 “주민들의 열광적인 축구 열기와 관광자원이 맞물리면 관광천국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젊은 도시’ 사이타마=풍부한 관광자원을 지닌 시즈오카에 비하면 사이타마는 삭막하기 그지없다.30여년전 오미야(大宮)시와 우라와(浦和)시,요노(與野)시를 묶어 도쿄의 베드타운으로 건설됐다.그러나 지금은 독립적인 비즈니스타운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도쿄에서 지하철 난보쿠(南北)선을 이용해 사이타마 고속철도 우라와미소노(浦和美園)역에 내리니 15분 거리에 있는 사이타마 경기장이 눈에 들어왔다.브로콜리,시금치 밭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수도 주민의 식탁을 책임지는 텃밭인 셈이다. 일본월드컵조직위 사이타마 지부 후지쿠라 도시오(藤倉敏雄)는 “도쿄의 배후도시로 이제 막 성장의 틀을 갖추어나가는 단계”라면서 “월드컵을 치르고 나면 도시의 성장가능성을 정확히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와 어깨를 겨룰만한 사키타마 고분군은 30만평의 역사공원을 자랑하고 8세기 한반도에서 건너간 고구려인의흔적이 남아있는 고마(高麗)신사도 한국인들의 발길을 붙잡을만 하다고 후지쿠라는 권했다. 사이타마는 현민들을 하나로 묶는 상징물로 신도심역 근처에 슈퍼 아레나를 건설했다.경기장 관람석이 자유자재로 바뀌어 콘서트홀,컨벤션센터,실내 육상스타디움,농구경기장으로 바뀐다. 화장실은 남녀 방문객 수에 따라 자유자재로 ‘성 전환’한다.신도심역 종합안내소에 들르면 휠체어와 음성유도 단말기를 대여받을 수 있다.단말기를 든 시각장애인들이 최대 수신범위 20m의 전광 게시판에 접근하면 부저가 울린다.장애인이 들고 있는 단말기 버튼을 누르면 전광판은 현재 위치와 가고싶은 장소를 자세히 알려준다. 사이타마 임병선특파원 bsnim@ ■사이타마 경기장 '벼룩시장' 열어 참여 유도. 지난달 24일 사이타마 월드컵경기장 앞마당은 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사이타마 고속철도 우라와미소노역에서 내린 수만명이 경기장으로 향했다. 사실 이들은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으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물론 한켠에선 축구 스타들의 사인회가 열리고스타들의 애장품이 경매되긴 하지만 축구경기가 주관심사는 아니었다.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것은 바로 시장이다.사이타마현에서 30년넘게 재활용과 환경운동을 펼쳐온 한 시민단체가월드컵 개최에 맞춰 주민들과 월드컵 경기장의 친밀도를높이기 위해 ‘프리마켓’을 마련한 것이다.일종의 중고물품 교환을 위한 벼룩시장이다.경기장 앞마당을 500구획으로 나누고 각 구획에서 자신의 가족이나 이웃이 사용하던물건을 모아서 싼값에 교환한다.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도쿄나 요코하마에서 온 사람들은 이 구획 저 구획을돌며 중고물품을 기웃거렸다. 일본월드컵조직위 사이타마 지부에서 일하는 후지쿠라 도시오는 “물론 스타디움 운영상 조금이라도 수입을 올리려는 의도도 있다.”면서 “상당한 수입이 예상된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 시민단체가 월드컵 경기가 끝난 후에도,정기적으로이곳에서 프리마켓을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자원이 보잘것 없는 사이타마는 경기장인 슈퍼아레나 건물 4층에 팝그룹 비틀스의 멤버인 존 레넌의 기념관을만들어 외국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다.후지쿠라는 “스포츠아레나 만으로는 외국인을 유인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레넌의 미망인인 이 지역 출신 오노 요코를 설득해 그의유품 등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21만2000명이 이 기념관을 찾았다고 전했다. 또 구마가야∼미쓰니네구치 57㎞를 달리는 증기기관차 팔레오 익스프레스를 4월부터 11월까지 운행하는 것도 관광객 유치를 위한 몸짓으로 읽힌다. 임병선기자. ■치하라 日 JTB 홍보실장. 일본 여행시장 규모는 17조엔(170억원)이며 관광지출액은330억 달러(세계 3위)에 이른다. 사람을 기준으로 보면 한해 출국자가 1800만명(세계 10위)이며 일본내 여행 연인원은 무려 3억 2200만명(숙박 기준)에 달한다. 그러나 일본을 찾는 외국인은 450만명으로 출국자 수의 4분의1에 불과하다.이른바 ‘출초’(出超)가심한 편이다. 따라서 일본 여행업계는 월드컵 때 외국인들이 대거 일본으로 찾아오리라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1만 1000여곳이 넘는 일본 여행사 중 단연 선두를 달리고있는 JTB(일본교통공사)의 지하라 쓰구오(千原嗣朗) 홍보실장을 만났다.그는 외국인의 일본방문이 저조한 데 대해“잦은 지진 등으로 인해 일본이 위험지역으로 인식돼 있는 데다,물가도 비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그는 이어“해외여행 자유화 38년째를 맞아 일본 여행문화가 단체에서 개인 중심으로 옮아가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룩 JTB’도 로열,레귤러,슬림 등 3가지로세분해 고객들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게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울러 월드컵 동안 한국여행은 그다지 인기가 없을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월드컵 경기장 입장권을 갖고 있지 않으면,이 기간에 사람들이 한국을 찾을 동기가 적다고본다.”고 말했다. JTB는 일본 국내 여행을 위해 ‘선라이즈 투어’라는 도심투어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도쿄 모닝’ 등 반나절동안 도쿄를 돌아보는상품을 4000∼5000엔에 팔고 있고‘다이나믹 도쿄’ 등 하루 코스를 9800∼1만 2000엔에 판매한다.디즈니랜드 코스는 9500엔,‘게이샤 나이트 투어’는 1만 8000엔 등으로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정규 직원 2만명에 국내 지점 300여곳,해외 지점 75곳을거느린 JTB는 마케팅연구소가 따로 있어 개인여행 패턴을자세히 연구한다.최근 일본에선 할머니와 어머니,장성한딸이 함께 여행하는 3세대 여행이 새 유행으로 자리잡고있다고 그는 전했다. 지하라 실장은 “해외정보 수집력과 상품 기획력 강화 등두가지가 인터넷 활용과 개인여행 선호로 위기에 몰린 여행업을 회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선기자.
  • 물부족 불구 물소비 ‘세계최고’

    전국의 대지는 지금 봄 가뭄으로 타들어가고 있다. 봄·겨울에는 가뭄으로,여름에는 홍수 피해가 연례행사다.22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유엔은 오래전 우리나라를 물부족 국가로 지정했다.인구의 증가와 산업 발달로물 수요는 늘고 있지만 깨끗한 물 공급은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물 소비는 세계적 수준이다.물의 날을 계기로 수자원 개발과 물 관리,물 절약 지혜를 모아본다. ■오늘 '물의 날'…관리 실태. ●얼마나 부족한가=해마다 이맘때면 봄 가뭄을 겪는다.올해도 봄가뭄이 닥치면서 21일 현재 13개 다목적댐의 저수율이34.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7%보다 8.8%포인트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연 평균 강수량은 1283㎜로 세계 평균의 1.3배수준이다.그러나 인구 밀도가 높아 1인당 쓸 수 있는 수자원은 1488t으로 세계 평균의 10% 수준에 불과하다.그나마 오는 2025년에는 그 양이 1327t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유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담수량 기준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소말리아,르완다,폴란드,모로코,케냐,아이티,키프로스,코모로스,벨기에와 함께 물부족(압박) 국가군으로 분류된다.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어야하는 식량을 생산하려면 1100t의 물이 필요하다는 데 근거한 것으로 사용 가능량이 연간 1000t 미만이면 물기근 국가,1700t 미만이면 물부족국가로 분류된다. 수자원공사는 우리나라의 용수부족이 오는 2006년에는 1억t,2011년에는 18억t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 소비,세계적 수준=물 부족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물 소비는 세계적인 수준이다.2000년 우리나라의 하루 1인당 수돗물 사용량은 380ℓ이다.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등과 비교하면적은 편이나 일본,프랑스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특히 가계소득을 기준으로 생활용수 사용량을 따져보면 선진국의 2∼11배나 많은 물을 소비한다.소득수준에 비해 물 소비량이 과다함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값은 최저 수준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수돗물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무려 3.7∼10배나 비싸다.미국(3.7),일본(6.2),프랑스(9.1).덴마크(9.4)등으로 회원국 가운데 수도 요금이 가장 싸다.물을 ‘물쓰듯’하는 우리의 생활 패턴이 물 과소비를 부추기고 물 부족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물 부족 해결의 비결은=건설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물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댐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반면 환경단체는 우리나라는 ‘댐 공화국’이라며 환경파괴를 우려,댐건설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댐 건설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연도별,계절별,지역별 강수량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개발 이유로 내세운다. 예컨대 지난 39년에는 연간 754㎜가 내렸는가 하면 98년에는 1782㎜가 내려 무려 2.4배의 차이를 보였다.월 평균 강수량도 12월은 평균 26㎜이지만 7월에는 평균 280㎜로 무려 11배 이상 차이가 난다.지역별 편차가 크고 이용할 수 있는 용수가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강수량의 45%는 증발하거나 지하침투 등으로 손실되고 55%만 하천 등으로 흘러 든다.그나마이 가운데 대부분은 홍수기(6∼9월)에 집중돼 1년 동안 사용가능한 수자원은 불과 301억t에 불과하다. 흘려보내는 물을 가두었다가 가뭄이 심한 계절에 공급하고,생활·공업용수가 갑자기 늘어나는 신도시 등에 물을 대주는 것이 물 부족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이다.수자원공사 고덕구 책임연구원은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홍수때 물을 가두어 수해를 방지하고 가뭄이 들면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최소한의 댐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부와 환경운동가들은 생각이 다르다.댐을 계속지으면서 공급관리 위주의 물정책을 펴는 것은 근본적인 처방이 못되는 만큼 수요관리 위주의 물 정책을 펴야 한다는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 염홍철 국장은 “3월 현재 우리나라에 건설됐거나 건설중인 댐은 농업용수댐까지 포함,1213개로 국토 면적당 밀도로 세계 1위인 ‘댐 공화국’”이라며 “생태계를파괴하는 댐 건설보다는 물 수요관리,녹색댐 건설,빗물과 중수 재활용으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댐건설 비용을 줄이고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물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다시 말해 공급위주의물 정책보다는 물을 절약하고 효율적인 물사용 방법을 생활화하는것이 물부족을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이라는 것이다. 가정마다 절수기기 및 중수도를 설치하고 절수형 수도요금체계 도입,노후수도관을 교체하면 오는 2006년까지 섬진강댐(3억 5000만t) 2개분인 7억 9000만t의 수돗물을 절약할 수있다고 본다. 류찬희기자 chani@ ■최병습 수자원공 해외사업팀장. “메콩강은 수자원 부존량이 세계 8위로 무한한 개발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98년부터 메콩강 유역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최병습(崔炳習·45) 해외사업팀장은 “우리나라도 이 사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경제적 이익과 국가 이미지를 제고해 볼 만하다.”고 말한다. 최 팀장은 수자원공사가 베트남·캄보디아 정부로부터 메콩강 유역 개발사업과 관련해 기술 지원을 의뢰받고 주저없이선택한 수자원개발 관련 전문가다.그는 수자원공사에서도 몇 안되는 ‘물박사’로 실제 수공학 전공의 박사학위까지 갖고 있다.최 팀장은 “메콩강은 아시아 최대의 젖줄이며 특히 델타지역은 세계적인 곡창”이라며 “이 지역 국가들은 메콩강 개발이 곧 국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믿고 있다. ”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등 메콩강 인근국가들은 최근 개방된 국가들로 경제 성장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이들 국가의 전통 산업인 농업과 최근 추진하고 있는 공업 입국을 위해서는 메콩강을 개발,각종 용수와 전력을 생산해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이같은 이유 때문인지수자원 전문가로 파견된 최 팀장에 대한 베트남·캄보디아정부의 신뢰는 거의 절대적이다.특히 캄보디아에서는 수자원기상부 장관이 수시로 최 팀장과의 면담을 요청,조언을 듣고 있다. 최 팀장은 “환경은 인간 생활에 맞게 개발·관리해야만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서 “물 부족국가인 우리나라도 댐건설을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외국 수자원관리 어떻게. “댐 건설은 환경 파괴를 불러 생태계를 혼란시킬 뿐”이라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이자국의 필요에 맞는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홍수방지를 위해 금세기 최대 규모의 ‘산샤댐’을짓고 있고 일본도 용수 공급과 홍수 예방을 위해 259개의 다목적댐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풍부한 수자원에도 불구하고 농·공업용수와 생활용수 부족에 허덕이는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메콩강 유역 개발사업과 댐 건설을 위한 외자유치에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 중국이 250억달러를 들여 짓고 있는 산샤댐의 저수용량은 393억㎥다.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소양강댐(29억㎥)보다 무려 13배가 많은 용량이다.양쯔강 상류에서 4504㎞ 떨어진 이창(宜昌) 지역에 있는 산샤댐은 높이 175m,길이 2309m 규모로 건설된다.이로 인해 주변 632㎢가 수몰되고,230만명의수몰이주민이 발생했다.대신 하류지역의 홍수(조절용량 221억 5000만㎥)를 막고 충주댐의 100배에 이르는 발전(용량 847억㎾)이 가능해졌다.지난 93년 착공돼 현재 7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19년 완공예정이다.창장(長江)산샤공정개발총공사 류웬지에 홍보실 부주간은 “창장 범람으로댐 하류지역은 매년 물난리를 겪어왔다.”며 “댐이 건설되면 홍수 피해는 물론 화중·화동지방의 전력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일본은 연평균 강수량은 많은데 비해 수자원 부존량은 부족한 편이다.강우가 여름철에 집중되는 데다 대다수 하천이 급경사의 산악지형을 지나기 때문에 댐을 짓지 않으면눈·비를 가둬둘 수가 없다.일본의 경우 유독 댐을 많이 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일본은 지난 91년 현재 높이 15m인 댐만 3022개를 보유하고 있다.그것도 부족해 현재 259개의다목적댐을 짓고 있고 추가로 51개의 댐을 설계중이다.이중교토(京都) 북서쪽에 위치한 히요시(日吉)댐은 단위면적당댐 건설비가 가장 많이 든 곳이다.총 저수용량은 6600만㎥로 섬진강댐 수준이지만 공사비는 섬진강댐의 4배 수준인 1836억엔이 투입됐다.교토·오사카 등 대도시의 생활·공업용수공급을 위해 71년 착공해 97년 완공됐다.니치 스지타 히요시댐 관리소장은 “환경친화적으로 건설된 데다 다양한 휴식시설을 갖추고 있어 본연의 목적뿐 아니라 시민의안식처로도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캄보디아] 메콩강은 전체 길이가 4020㎞에 이르는동남아시아 최대의 강이다.중국에서 발원해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에서 남중국해로 빠져나간다.메콩강 하류는 삼각주로 동남아 최대의 곡창지역이지만 우기만 되면 강이범람해 농사를 망치기 일쑤다.메콩강 유역개발사업은 베트남·캄보디아 등 주변국들의 숙원사업이었다.이에 따라 지난 57년 유엔 극동경제위원회가 메콩강 개발을 추진,세계 각국의 기술·경제 원조로 지류에 여러개의 댐을 건설하고 있다.메콩강 유역개발사업에는 한국수자원공사도 참여,기술 지원을하고 있다.이들 국가의 또다른 고민은 상·하수도 및 용수로 공급관 건설사업이다.베트남의 경우 우리 정부가 저리의 차관을 빌려줘 LG건설 등이 호치민 인근 돈나이에 대규모 정수장을 건설하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
  • [2002관광 월드컵 현장을 가다] 일본-오사카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관광월드컵 현장을 가다’ 시리즈가 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을 89일 앞둔 12일부터 일본의월드컵 준비현장으로 옮겨간다.일본 국토교통성은 대회기간에 36만 5000명의 해외여행객이 일본을 찾아 6일 정도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일본은 이번 경기를 독특한 지방의 풍물과 훈훈한 인정,풍광을 소개하는 계기로 삼으려한다.또 경기 개최 도시를 ‘리모델링’하는 기회도 되고있다.3회에 걸쳐 일본이 관광분야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있는지 짚어본다. [오사카 임병선특파원] 일본 제2의 도시 오사카(大阪)에들어서는 길은 조용했다. 지난 94년 개항한 간사이(關西)공항을 출발한 전철이 도심에 들어서자 ‘보증금 무’라는 플래카드를 내건 빌딩이 눈에 많이 띄었다.전철 안에는 월드컵과 연결된 광고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거리에는 월드컵 개최를 알리는 상징물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오사카에서는 오는 6월12일 나가이(長居) 종합경기장에서훌리건으로 악명이 높은 잉글랜드에 맞서 나이지리아가 경기를 치른다.그러나 분위기로는 이 곳이 과연 월드컵경기가 열리는 곳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한국인과 결혼한 무라야마 도시오(村山俊夫)는 “거품경제가 퇴조하고 폐업신고를 하는 기업들이 잇따라 나타남에 따라 월드컵 열기가 일지 않는다.”며 중국 베이징(北京)에 2008년 올림픽 개최권이 넘어감에 따라 도시 전체가 더욱 침체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소리없이 강한’ 민족답게 오사카 역시 월드컵을 계기로 도시 전체를 ‘경이로운 물의 도시’로 꾸미고있다. ◆물과 도시의 조화=간사이 지방의 풍부한 산물이 집적되는 항구로 성장해온 오사카는 여러모로 인천과 닮았다.지난해 개장해 8개월만에 입장객 1000만명을 돌파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하 USJ) 등 화려한 관광오락 시설들이 베이 에어리어에 밀집해 있다.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촬영 세트를 그대로 옮겨온 USJ의오락시설에서 짜릿한 즐거움을 만끽한 관광객들은 곧바로수상버스에 오른다.오사카만에 들어선 마천루들을 바라보며 관광객의 정취에 젖노라면 50분 뒤 수상버스는 16세기에도시대의 풍물이 남아 있는 오사카성 입구에 들어선다. 교통체증도 없어,깨끗하게 단장된 강변을 바라보며 관광객들은 시간을 거슬러 가는 셈이다.USJ 건너편에는 환태평양 화산대를 테마로 삼은 세계최고 수준의 수족관 가이유칸(海遊館)이 있고 강변에 지난해 9·11테러로 사라진 뉴욕세계무역센터 빌딩을 본뜬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아시아트레이드 센터 등 훌륭한 쇼핑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6월 말 월드컵이 끝나자마자 시작하는 덴진마쓰리(天神祭) 축제도 관광객을 사로잡는다.오카와 강 위를 화려한 축제배 100여척이 지쳐 나가고 불꽃이 여름하늘을 장식하는이 축제는 일본의 3대 축제 중 하나로 꼽힌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 89층에는 1만원씩을 내고 입장해야하는 바로 위층 전망대와 달리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는 관광센터가 있다.이곳에 들른 관광객들은 전망대와 다를 바 없는 오사카항의 장쾌한 파노라마를 즐기면서 쉬어갈 수 있다. 월드컵추진실의 다다 히로미(多田弘美) 기획주간은 “올림픽 유치의 꿈은 접었지만 바다에 인공섬을 매립해 사상처음으로 해상 올림픽을 치른다는 원대한 계획은 여전히유효하다.”고 했다.USJ 맞은편 바다에 떠 있는 광활한 인공 섬 마이시마(舞洲)의 130㏊에 스포츠 아일랜드를 건설하고 있다.경기장은 물론 수영장,자동차경주장,생태공원,캠핑단지,도예관 등을 갖춘 종합 레포츠·어뮤즈먼트 시설로 키워나가려 한다.이 구상 역시 ‘물의 도시’의 연장이다. ◆저마다 ‘컬러’로 ‘쏜다’=베이 에어리어가 도시의 서쪽을 상징한다면 오사카역 근처의 우메다(梅田)는 각 지하철역을 연결시킨 지하상가로 유명하다.난바(難波)는 젊음과 활기 넘치는 밤문화를 즐길 수 있는 데다 ‘천하의 부엌’으로 일컬어온 오사카의 다양한 요리를 탐닉하는 곳으로 이름높다.아메리카무라 같은 패션의 거리로도 유명하다. 동쪽 교바시는 오사카의 상징인 오사카성과 그 남쪽으로펼쳐지는 나니와궁 유적과 하늘을 찌를 듯 첨단의 감각을자랑하는 마천루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비즈니스 파크를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손님맞이 분주=오사카는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을 안내하는 데도 ‘짠물’ 기질을 드러낸다.6월 8∼23일 우메다나난바에 대형 정보센터를 두고 10명을 상주시키고 같은 달11∼15일,20∼23일에는 공항·역 등 16곳에 5명 안팎의 인원을 상주시켜 외국인을 안내한다.자원봉사자들은 휴대전화를 지닌 채 구역을 순회하며 길을 헤매는 관광객을 돕게 된다. 오사카 시내 호텔은 비즈니스 호텔 이상만 4만개의 방이있어 전혀 염려할 게 없다. bsnim@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볼거리. [오사카 임병선특파원] 오사카의 많은 볼거리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관광시설이 밀집해 있는 곳이 베이 에어리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과 가이유칸을 살펴본다. ◆USJ=USJ(www.usj.co.jp)는 지난해 3월 개장 이래 기대했던 대로 침체된 오사카 경제를 부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수행하는 듯 했다. 유니버설 영화사가 제작한 영화 ‘조스’를 비롯해 ‘주라기공원’과 ‘워터 월드’,‘백 드래프트’,‘터미네이터’ 등 박진감 넘치는 블록버스터들의 촬영세트들을 짜릿한 오락시설로 만들었다.모두 18개의 놀이시설,70개가 넘는 기념품 판매소,뉴욕과 홍콩,샌프란시스코 등의 레스토랑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식당가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시설을 돌아보려면 하루 해가 짧다. 공룡이 점령한 공원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입을 쩍 벌린가운데 보트가 10m 높이 폭포에서 그대로 내려꽂힌다.‘백 드래프트’에선 곳곳에서 화염이 폭발하고 관람객들은 탄성을 지른다. 입장료는 중학생 이상 성인은 5500엔(5만 5000원)이고 18개 놀이시설은 표를 따로 끊지 않아도 된다.USJ 서울사무소(02-757-6161)에 예약해야 한다. ◆가이유칸=580종의 해양생물을 구경할 수 있는 대형 수족관.우선 관람객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설계가 돋보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8층까지 올라간 뒤 걸어 내려오면서수족관을 구경할 수 있도록 했다. 몸길이 12m가 넘는 진베이 상어가 온갖 크기의 물고기들과 함께 60t짜리 저수조를 유영하는 장면은 압권이다.환태평양 화산대에 서식하는 바다생물들을 구경하도록 테마형으로 설계된 것도 흥미롭다.입장료는 2000엔. ■오카다 오사카市 총무과장. “아무리 월드컵이 국제적인 이벤트라지만 수백년 동안내려온 덴진마쓰리 일정을 앞당길 수는 없지요.” 오사카의 월드컵 준비를 진두지휘하는 오카다 도시키(岡田俊樹) 시 총무과장의 이런 단언은 일본이 월드컵에 접근하는 방식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오사카로서는 월드컵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에게 화려한 마쓰리를 보여줌으로써 상당한 선전효과를 거둘 수 있음에도 오카다 과장은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지방축제를 대회기간에 열기 위해 야단법석을 떠는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과 다른 태도이다. 오카다 과장은 “그동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 등 수많은 국제행사를 무난히 치러본 경험이 있어 외국 손님들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일본의 많은 월드컵 관계자들은 월드컵 기간보다는월드컵 이후 외국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대회기간 손님 모시기에만 치중해 있는 한국과 이점에서도 다르다. “오사카는 나라(奈良),교도(京都) 등 훌륭한 문화유적을 지닌 도시들이 가까이에 있어 간사이 지방을 찾는 외국인은 대회기간에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카다 과장은 이들 관광객이 오사카를 간편하게 돌아볼수 있도록 하루 2000엔(2만원)짜리 공통티켓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식으로 하면 1구간이 200엔이므로 이 정도 가격이면꽤 싼 편이다. 외국인에게 나눠줄 가이드북에는 시내 음식점들의 할인쿠폰을 넣어 “먹다가 볼장 다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정도로 다양한 오사카의 식문화를 보다 저렴하게 즐길 수있도록 한다. 오사카시는 일본월드컵조직위원회(JAWOC)와 함께 간사이공항 등에서 축구공을 이용한 게임을 하는 등 본격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오사카를 찾는 한국 분들은 재일동포들이 많이 모여 사는 이크노에 마을을 꼭 들러보십시오.”임병선기자.
  • ‘문학과 경계’ 신인상 수상자 선정

    계간 ‘문학과경계’ 제정 제2회 문학과경계 신인상 수상자로 시부문 서애숙(44) 이이길(33),소설부문 이호경(36),희곡부문 정현지(24)씨가 각각 선정됐다. 당선작은 ‘여름,일로 연꽃방죽에서’ 외 4편(서애숙),‘팔월 달력’ 외 4편(이이길),소설 ‘어머니의 방’(이호경),희곡 ‘가시해마’(정현지) 등이다.
  • 9~17일 청도 소싸움 축제/ 팔도 황소의 ‘지존’가린다

    ‘청도 소싸움축제’가 오는 9∼17일 9일간 경북 청도군이서면 서원천 둔치에서 열린다. 지난 90년부터 해마다 계속돼 온 청도소싸움축제는 4년전부터 문화관광부 공식축제로 지정돼 더욱 알차고 다양하게 치러지고 있다. 올해는 전국 소싸움대회,한·일 친선 소싸움경기,주한미군 로데오경기,소싸움사진촬영대회 등이 펼쳐져 관광객의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특히 청도 상설 소싸움경기장완공을 2개월여 앞둔 터라 의미를 더한다. ◆전국 소싸움대회=전국 각지의 내로라하는 싸움소 130마리가 참가,자웅을 겨룬다.토너먼트로 우승 소를 가려온 그동안의 경기방식과는 달리 올해는 초청 경기로 열린다.570㎏ 이상(병종),640㎏ 이상(을종),730㎏ 이상(갑종) 등 3체급으로 갈려 한 마리가 두 차례 정도 경기를 벌인다. 경기시간은 무제한이고 소가 머리를 돌려 후퇴한 뒤 1분이 지나면 패하는 경기 규칙은 지난 대회와 같다.축제기간에 매일 13∼15경기가 열린다.참가 싸움 소에게는 마리당참가수당 150만원이 지급된다. 군 관계자는 “토너먼트로 우승 소를 가리는 그동안의 대회 방식은 결승전에서 싸움소들이 너무 지쳐 관람객들의흥미를 반감시켰다.”면서 경기방식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한·일 친선소싸움경기=지난해 전국 소싸움대회 우승소세 마리와 일본 가고시마현 투우협회 소싸움에서 우승한싸움소 세 마리가 출전,한·일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일본 싸움소는 이미 청도에 도착해 현지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모두 800∼870㎏의 갑종 싸움소다.9·10일,16·17일 등토·일요일에 매일 한 경기씩 갖는다. ◆주한 미군 한우로데오경기=주한미군 동호회인 ‘미국카우보이협회’ 회원 30여명이 참가한다.청도 한우를 타고가장 오래 버티는 선수가 승리한다.한·일 소싸움 경기와마찬가지로 토·일요일 4일간 열린다.선수들은 모두 전통카우보이 복장을 해 관광객들에게 이색 볼거리를 제공한다. ◆소싸움 사진촬영대회=소싸움축제의 기록 보존과 사진예술 문화의 질적 향상을 위해 마련됐다.축제기간에 소싸움경기 및 소와 관련된 작품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심사는 4월12일 오후 2시 청도군청 대회의실에서 하며시상식은 5월9일 같은 장소에서 있다. 상금은 금상 100만원,은상 70만원,동상 50만원,가작 10만원이며 입상자는 개별 통지된다.참가 희망자는 촬영한 작품을 청도군청 소싸움축제 추진위원회로 4월9일까지 제출해야 한다.출품료는 2만원이고 입장권과 중식이 제공된다. 이번 축제에는 천성이 순해서 싸움소가 되지 못한 청도의 명물 소 ‘순덕이’가 끄는 소달구지를 관광객들이 직접타보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또 새끼꼬기,연자방아 체험행사도 준비됐다.중국 장춘기예단의 공연과 청도를 대표하는 온누리 예술단의 국악연주도 볼 만하다.해가 지면 흥겨운 축제 한마당,축하 버라이어티쇼,팔도엿장수 한마당등의 공연도 펼쳐진다. 팔도음식관,캐릭터상품판매점,청도 농·특산물판매점 등도 들어서 먹거리 등으로 축제의 재미를 더한다. 비구니의 승가대학으로 유명한 운문사,게르마늄 함량이높은 용암온천,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운문댐,여름이면연꽃이 만개하는 유호연지,울창한 숲과 나선폭포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삼계리계곡,아름다운 전원풍경이 볼거리인 비슬문화촌 등 소싸움축제장 인근에 관광지들도 즐비하다. 청도는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에서 대구시 신천대로∼30번 지방도∼팔조령으로 가거나 경산IC에서 영남대 방면∼경산시 경유∼25번국도를 타면 된다.항공편이나 고속버스를 이용할 경우 대구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도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청도 한찬규기자 cghan@
  • 설특집-영화·비디오 “”기다렸다 설 연휴””

    설 연휴를 후회없이 알차게 보낼 방안으로는 어떤 게 좋을까.이것저것 고민하지 말고 넉넉잡아 대여섯시간만 짬을 내 극장으로 걸음해보자.액션 마니아라면 더 신나겠다.올 설 연휴 극장가는 볼만한 대형 액션물들로 유난히 활기차다.애써 다리품 팔아 붐비는 극장 인파를 뚫을 자신이 없다면 일찌감치 볼만한 비디오를 ‘찜’해놓는 것도 묘안.황금연휴를 겨냥한 새 비디오들이 많다. ◆볼만한 영화. [공공의 적] 강우석 감독이 3년 반만에 내놓아 한창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형사액션물.아시안 게임 권투 은메달리스트 자격으로 경사로 특채된 철중(설경구)은 마약을 빼돌려팔아먹을 생각까지 하는 부패형사다.그러나 노부부를 죽인살인 용의자 규환(이성재)과 맞닥뜨리면서 철중은 ‘공공의적 처단’을 삶의 목표로 정한다. 논리라고는 없는 철중의 막가파식 수사는 경쾌한 코미디를,규환의 비인간적 살인행태와 철중과의 대결은 하드보일드 액션을 연상시킨다.더러 엽기적 장면까지 선사하는 설경구의능청스런 연기가 혀를 내두를 정도다.18세 이상 관람가. [2009 로스트 메모리즈] 서기 2009년의 가상역사 공간을 무대로 잡은 SF액션.서울 광화문 네거리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둔갑해 있는 등 조선은 일본의 속국이다.한·일 역사가 이처럼 소름돋게 뒤바뀐 건 일본인 이노우에가 ‘영고대’라는 시간의 문을 열어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막았기 때문. 영화는 시간의 문을 다시 여는 열쇠를 되찾으려는 조선해방전선 조직원들과 일본에 동화된 조선계 형사 사카모토(장동건)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세트의 위용이나 총격전에서의기술이 할리우드 액션물에 버금간다.사카모토의 오랜 친구이지만 막판에 갈등 대상으로 바뀌는 일본인 사이고 역에 나카무라 도루.12세 이상 관람가. [디 아더스] 니콜 키드먼이 주연하고 스페인의 알레한드로아메나바르 감독이 연출한 심리공포.남편을 전쟁으로 잃고홀몸으로 어린 남매를 키우는 여인 그레이스의 저택에 세명의 새 하인들이 들어오면서 기이한 일이 잇따른다. 햇빛을 쬐면 생명이 위독해지는 남매의 희귀병,망자(亡者)들의 마지막 모습이 찍힌 다락방의 흑백사진 등 영화의 결말을 점치게 하는 대목대목의 복선들이 섬뜩하고도 흥미롭다. 키드먼의 강인한 모성애 연기와 공포에 질린 표정연기도 압권.전체 관람가. [콜래트럴 데미지] 테러범의 손에 가족을 잃은 폭약 전문가겸 LA 소방관이 혈혈단신으로 테러리스트 응징에 나선다는줄거리.그 주인공이 다름아닌 ‘액션 영웅’ 아놀드 슈워제네거이다.하루아침에 아내와 아들을 잃은 소방관은 미국 정부의 미온적 대처에 불만을 품고 테러범을 쫓아 목숨걸고 콜롬비아 정글로 들어간다. ‘미국인 1인 영웅주의’가 거슬릴 수도 있다.하지만 이렇다할 특수효과에 기대지 않는 슈워제네거의 ‘맨몸 액션’이 담백해서 오히려 좋다.15세 이상 관람가. [블랙 호크 다운]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리들리 스콧감독이 연출한 전쟁액션.한창 내전 중인 소말리아의 수도로최정예 미군 유격부대가 투입된다.그들의 임무는 소말리아반군 수뇌부 납치.그러나 천하무적의 전투기 블랙호크가 줄줄이 격추되면서 에버스만 중사(조시 하트넷)가 이끄는 부대원들은 사지로 내몰린다. 피비린내나는 전장(戰場),죽음의 공포에 짓눌린 병사들의심리 등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됐다.이완 맥그리거가 화끈한 전투를 꿈꾸는 군사 서기관으로 등장한다.15세 이상 관람가. [반지의 제왕] 아직도 못봤다면 막내리기 전에 명성을 확인해볼 좋은 기회다.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총 3편이 동시 제작됐다.난쟁이 종족의 프로도(엘리야 우드) 일행이 악의 무리가 만든 ‘절대 반지’를 찾아 없애기 위해 모험길에 나서는 이야기.컴퓨터 그래픽으로 착각될 만큼 스펙터클한 야외세트가 판타지 영화의 묘미를 더해준다.상영시간 2시간 58분.12세 이상 관람가. [디 톡스]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액션스릴러.‘디 톡스’란 이름의 요양원에서 형사와 연쇄살인범이 두뇌게임을 벌인다. 동료 형사들이 살인범의 손에 잇따라 죽자 실의에 빠져 술에 절어 살던 FBI요원 말로이는 급기야 요양원 신세를 지게된다.요양원은 눈보라와 폭설로 뒤덮여 외부로부터 완전히차단된 곳.말로이가 입원한 첫날부터 환자들이 하나둘 의문사하자 요양원 내부는 공포에 짓눌려 서로를의심하는 눈초리들로 가득하다.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짐 길레스피 감독.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 ◆새 비디오. [와이키키 브라더스] ‘세 친구’의 임순례 감독이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라고 조용히 역설하는 드라마. 남성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나이트 클럽의 불황으로 전전하다 팀의 리더인 성우(이얼)의 고향 수안보로내려간다.영화는 이들이 새 둥지를 튼 수안보에서의 고달픈생활과 갈등에 초점이 맞춰졌다.그러나 신기하게도 궁색하거나 초라한 느낌이 없다.전작에서처럼 바닥인생을 바라보는감독의 시선에는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극중 밴드의 노래로70년대 인기가요들을 감상하는 것도 큰 재미다. [잔다라] ‘낭낙’ 등 화제작으로 최근 태국영화의 중흥기를 이끈 주역인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의 신작.지난해 연말 국내 개봉 당시 흥행재미를 보진 못했다.그러나 태국영화의 현주소를 읽는 바로미터 같은 에로드라마이다.아버지의 지독한 미움을 받고 자라난 남자 잔다라가 그토록 증오했던 아버지의 섹스편력을 그대로 답습하는 과정이 기둥 줄거리.섹시스타 중리티가 잔다라에게 성(性)을 가르쳐주는 요염한 새 엄마로 나온다. [너티 프로페서 2] 에디 머피가 ‘북치고 장구친’ 1인극 같은 코미디.에디는 96년 흥행한 1편에서 그랬듯 뚱보 과학자셔먼 클럼프 역을 다시 맡았다.노화방지용 신약을 연구하던클럼프 교수의 몸속에는 자신이 개발한 다이어트 약을 잘못먹는 바람에 또다른 자아 ‘버디’가 생기고 말았다.불쑥불쑥 몸밖으로 삐져나오는 망나니 버디 때문에 그의 생활은 하루아침에 뒤죽박죽이 된다.특수분장술이 놀랍다.클럼프의 연인 역에는 재닛 잭슨. [나비] 35㎜ 단편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문승욱 감독의디지털 장편영화.망각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미래의 가상도시를 무대로 아픈 기억을 영원히 털어버리려 몸부림치는 여자(김호정)의 이야기를 담았다.검푸른 톤의 흔들리는 화면은 모든 것이 낯설고 모호하기만 한 SF영화의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바운스] 벤 에플렉과 기네스 팰트로가 호흡맞춰 눈길을끄는 멜로. 광고회사 간부로 승승장구하던 바람둥이 버디(벤 에플렉)는 폭설로 비행시간이 뒤죽박죽되자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각본가 그레그에게 자신의 티켓을 넘긴다.비행기 추락사고로그렉이 죽자 죄책감에 시달리던 버디는 그레그의 아내 애비(기네스 팰트로)를 찾아가고,애비를 향한 동정심은 서서히 사랑으로 바뀐다.모처럼 화장기 없는 수수한 차림새의 기네스팰트로가 남편잃고 홀로서기하는 억척여인 역을 멋지게 소화해낸다. [예수의 마지막 유혹] 신성모독을 이유로 종교계가 통째로발끈하는 통에 지난 98년 이후부터 상영이 미뤄져온,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영화. 영화속 예수는 유대인 처형에 쓰이는 십자가를 만들어 로마인들에게 바치는 목수이다.로마에 대항해 혁명을 노리는 유다가 겁쟁이라고 비난하면 “솔직히 두렵다.”는 말까지 한다.그뿐만이 아니다.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아이까지 낳는‘보통사람’이다. 연기파 배우 윌리엄 데포가 보통사람을 닮은 예수로 변신했다.유다 역에는 하비 케이텔.
  • 스타감독 너도나도 영화사

    충무로가 ‘감독 영화사’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몇편의 화제작으로 명성을 얻은 스타감독들이 너나 할 것없이 앞다퉈 개인 영화사 창립을 선언하고 속속 제작에 들어가고 있다. 배경은 간단하다.한국영화 시장의 ‘파이’가 급팽창하면서 관객몰이를 하는 데 감독의 이름값이 스타배우 못지 않게큰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강우석 감독을 위시해 영화사 대표로 나선 강제규·장윤현 감독 등의 성공사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스타감독들,“내 이름 석자로 승부건다.”=최근 ‘영화사대표’란 직함을 새로 챙긴 유명감독은 한둘이 아니다.‘무사’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올 중반쯤 개업을 목표로 최근 영화사 ‘나비픽처스’ 설립을 선언했다.박흥식 감독의 SF멜로를 창립작으로,신인 조동호 감독의 본격 SF액션을 그 후속작으로 준비 중이다. ‘세이 예스’를 끝으로 김성홍 감독도 지난해 12월 서울강남구 도곡동에 ‘스튜디오 플러스’를 열었다.순제작비 40억원의 코믹액션 어드벤처 ‘스턴트맨’을 첫 작품으로 오는 4월 직접 메가폰을 잡는다. 지난해 공포영화 ‘가위’로 데뷔해 단박에 흥행감독 반열에 오른 신인 안병기 감독도 가세했다.새 영화사 ‘토일렛픽처스’에서 하지원 주연의 공포물 ‘폰’(Phone)을 다음달 초부터 찍는다. ‘경영’과 ‘연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나서는 움직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속속 가시화됐다.곽경택감독은 ‘친구’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진인사 필름’을 설립,비운의 복서 김득구의 생애를 담는 ‘챔피언’을 야심차게 찍고 있다. ‘주유소 습격사건’‘신라의 달밤’으로 연속 흥행가도를달린 김상진 감독도 영화사 ‘감독의 집’을 차렸다.차승원주연으로 교도소 탈출 이야기를 다룬 코믹액션 ‘8·15 특사’가 첫 작품.3월 중순 크랭크인해 올 여름 개봉한다. ‘눈물’의 한지승 감독,‘킬러들의 수다’의 장진 감독도각각 ‘시선’,‘수다’란 이름의 영화사를 설립,첫 작품을물색 중이다. #흥행 감독 & 유명 프로듀서 짝짓기=감독들의 영화사 차리기 붐에는 뚜렷한 흐름이 하나 잡힌다.감독들이 내로라 하는 프로듀서들과 짝짓기를 한다는 점이다.프로듀서는 작품의제작과정을 총지휘한다.제작 실무나 경영에 서툰 감독으로서는 역할 분담자가 꼭 필요한 셈이다. 김상진 감독은 ‘신라의 달밤’의 프로듀서였던 이민우(전좋은영화 소속)씨와 손잡았다.김성수 감독도 ‘무사’에서호흡을 맞췄던 프로듀서 조민환(전 싸이더스 소속)씨와 짝이 됐다. ‘선물’‘주유소 습격사건’‘신라의 달밤’ 등 잇따른 흥행작으로 억대 시나리오 작가로 대접받는 박정우씨도 감독데뷔와 동시에 영화사를 연다. 그의 파트너는 시네마서비스의 지미향 제작이사.시네마서비스 강우석 회장의 적극 후원에 힘입어 3월 중순쯤 회사설립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우산’속으로=감독 출신 초보 경영자들이 흥행의 관건인 투자,배급을 무시할 순 없는 일.안정적인 투자·배급 라인을 업고 제작에 전념키 위해 너나없이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우산 속으로 ‘헤쳐모이는’ 추세다. 시네마서비스 강우석 회장과 친분이 도탑기로 소문난 김상진 감독은 감독의 집에서 만드는 모든 작품의 투자및 배급을시네마서비스에 맡긴다.‘강우석 패밀리’로 통하는 한지승·장진 감독,지미향씨의 새 영화사들 역시 시네마서비스의우산을 쓰게 되는 건 물론이다. 김성수 감독의 나비픽처스도 작품 일체를 싸이더스와 CJ엔터테인먼트의 투자·배급망을 탄다.곽경택 감독의 진인사필름은 ‘친구’로 인연을 맺은 코리아픽처스,안병기 감독의데뷔작 ‘폰’은 브에나비스타가 각각 파트너이다. 영화사와 투자·배급사간의 이같은 신디케이트 경향에 대해 CJ엔터테인먼트 이강복 대표는 “한국영화가 산업화될수록제작과 배급이 이원화·전문화되는 할리우드 시스템으로 갈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빛과 그림자=감독 영화사 설립 붐에 대한 충무로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우선 그것은 국내 영화시장의 환경이 몰라보게 좋아진 방증이라는 풀이들이다. 실제로 시나리오와 아이디어만 빛나면 돈을 끌어대는 건 문제가 아닌 게 현실이다.후배 감독들에게 영화사 설립을 꾸준히 권장해온 시네마서비스 강우석 회장은 “영화사는 감독이 돈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작품하기 위한최소한의 요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늘도 없진 않다.한 제작자는 “경영에 대한 중압감에 감독이 작품활동에만 전력하기가 어렵다.”면서 “영화를 한탕주의 사업쯤으로 보는 풍토가 확산돼서는 곤란하다. ”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
  • 동장군 물렀거라 북극곰 나가신다

    “이한치한(以寒治寒).” “겨울바다 수영에 자신있는 사람은 다 모여라.” 한겨울 매서운 바닷바람이 살을 에이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수영복 차림의 남녀노소가 바닷가에 뛰어들어 파도를 거스르며 힘차게 유영(遊泳)한다. 어느새 추위는 저만큼 가고 겨울철 물놀이가 그저 신이 날뿐이다. 독특한 겨울 스포츠 행사인 ‘북극곰 수영대회’가 올해로15회째를 맞으면서 27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작한다.북극곰 수영대회는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해운대 지역의 관광 붐을 조성하고 국제적으로 친선을 도모하기위해 웨스틴조선비치호텔이 지난 88년부터 해마다 열어오고있다. 조선비치호텔은 올해 행사 규모를 예년보다 배이상 크게계획하고 참가자를 1500명으로 잡았다.올해에는 특히 월드컵 축구대회와 부산아시아경기대회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앞두고 주한 외국인들이 많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때문이다. 또한 외국에서 운영하는 북극곰 수영대회 조직에도 행사를알리는 등 해외 홍보에도 적극적이다.그래서 이번 대회에는외국인들의참가가 그 어느때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극곰 수영대회 참가자들은 백사장에서 먼저 준비체조로몸을 푼다.다음 백사장 20m를 달린뒤 바닷물로 뛰어들어 왕복 80m를 헤엄쳐 돌아오는 경기.우열이나 등수를 가리기보다는 겨울 바다에서의 수영을 통해 건강을 다지는 행사다. 참가 희망자는 미리 신청해야 한다.참가자에겐 기념 셔츠,수영모,대형 타올,도시락 등을 선물로 준다.참가비는 3만원이다. ‘북극곰 수영대회’는 여름에 열리는 ‘모래 작품전(6월)’,가을의 ‘오킴스 철인 3종 경기(9월)’와 함께 이 호텔의 연례 행사로 해를 거듭할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한편 호텔측은 부산을 뺀 다른 지역 참가자들을 위해 ‘북극곰 수영 대회 패키지’를 운영한다.서울역에서 새마을호가 26일 오전 10시 출발하며 1박 2일 숙박과 아침 식사,수영대회 입장권,점심 식사,서울행 항공편(27일)등으로 가격이 25만∼42만원으로 다양하다. 참가 문의는 조선비치호텔(051-749-7201)이나 홈페이지(www.chosunbeach.co.kr)로 하면 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우리고장 NGO] 춘천 경실련

    ‘맑은물 지킴이,환경 파수꾼’ 강원도 춘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사무처장 韓東煥)의별칭이다. 수도권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호수와 댐이 많은 춘천시의수질 개선과 쓰레기문제 해결 등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며 활동이 눈부시기 때문이다. 광역 쓰레기매립장을 마련하지 못해 ‘쓰레기 대란’을겪으며 애를 태우던 춘천시를 대신해 전국 처음으로 시민대표와 전문가들로 순수 민간위원회를 구성,지금의 혈동리매립장을 만드는 데 산파노릇을 했다. 지난 98년 매립을 시작한 혈동리 매립장은 이후 매립장바로 아래에 ‘환경 연못’까지 만들어 물고기를 기르며꾸준히 환경훼손을 감시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매립 4년째를 맞고 있지만 지금껏 주민들의 민원이나 침출수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징후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을 정도다.이같은 이유로 전국 자치단체들의 견학장소가 된 지 오래다. 춘천 경실련이 소양댐 수질에 쏟은 정성도 남다르다.가두리양식장으로 해마다 여름만 되면 댐 전체의 물이 짙은 녹조로 오염이 극심했지만 96년 ‘가두리양식업 불허처분’을 이끌어낸 뒤 1급수로 수질을 회복시키는 데 앞장섰다. 이를 위해 사무실내에 ‘소양강 맑은물 지키기 운동본부’를 별도로 두고 소양강댐 정상까지 시민 걷기대회,학술토론회 등을 열어 시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98년에는 한강수계 수질개선 및 주민지원에 관한 특별법(한강법)제정을 이끌어내 한강이 맑아지는 법적근거를 만들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지난해 국회에서 낙동강·금강·영산강 등 3대 강에 대한 수질개선법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이다. 수질 오염원을 근원적으로 막고 죽어가는 하천을 살리기위해 경실련은 춘천 공지천(지금의 퇴계천) 수생식물 심기 행사,인제 내린천댐 건설 백지화 운동전개,한강상류지역의 효율적인 수질관리 방안을 위한 심포지엄을 여는 등 캠페인 활동도 적극 벌였다. 최근에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공장설비 및 공장배치에관한 법’등 공장 총량제 완화 움직임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시민단체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국토의균형발전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취지다.이 운동도 지난해 5월 춘천 경실련이 서울 종묘공원에서 처음으로 집회를 가진 것을 계기로 전국의 이슈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같은 대외적인 왕성한 활동 외에 정기 간행물과 IMF극복 강원도민 수기집,살맛나는 아파트 만들기,소양호의 자연과 인간,강원시민운동 대토론회 백서를 발간해 배포하는등 주민 계몽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 사무처장은 “언제나 시민들 편에 서 시민들의 미래와환경보호를 위해 앞장선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다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내마음의 삼류극장-최원종(2)

    실버:(치마를 올리며)저 … 선생님,머리가.머리 아아파요.(치마를 내리려다가,깜짝 놀라며 다시 걷어올리며)생리통이심하단 말이에요.(담임 선생님의 그림자가,실버의 종아리를때린다.때리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맞을 때마다 숫자를 세는 실버의 목소리도 커진다.조금씩 몸이 빳빳해지고 들썩이더니 이내,발작을 일으킨다.무대 서서히 밝아진다) 재롱:그래서,그래서 그 담임새끼를 가만 뒀단 말이야?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이 틀린 거야? 실버:침 흘렸거든. 형,재롱:침!? 실버:OMR카드에 침 흘렸어.졸았거든.그래서 잉크가 번졌어. … 그 애 앞에서 치마를 걷어올리고 점점 빨갛게 부어오르는 내 다리를 상상하는 게 무섭고 창피했어.죽고싶었어.소리 지르고 싶었어.일주일 뒤에,학교에 갔더니,그 애가 다른 데 앉아있는 거야.그래서 그 애를 의자로 찍어버리고 학교를그만뒀어. 재롱:의자로 …. 형:(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고) 이 커피 맛 괜찮은데.각설탕 두 개 넣는 것도.맛이 좋아. 재롱:실버가,형 이름 쓰면서 저어줬으니까,그런 거겠지. 실버:내 정신 좀 봐.면접 보러 가야되는데.오빠,생일 언제야? 형:지났어.3월 달에. 재롱:6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거잖아.다음 달이면 5개월 앞으로 다가오는 거구.하여튼 하루하루가 갈수록 다가오고 있는 거라구. 실버:야! 너,각설탕 두 개,지금 까서 넣고 내 이름 쓰면서저어. 재롱:몇 번이나? 실버:내가 면접보고 올 때까지,알았어!(실버가 형이 마시던 아이스커피를 빼앗아 단숨에 들이킨다) 실버:캬아아아.어쨌든 오빠 생일 축하!. 형:(나가려는 실버에게) 올해 12월 31일에 뭘 할 꺼야? 계획 같은 거 있니?그때도 일 나가니? 실버:12월 31일? ….뭐 ,춤이나 추고 있겠지.단숨에 남아있는 내 인생도 원샷 하면서 … 카아아아.크윽윽(트림 흉내내는 소리) 재롱:정말,원샷,하는 거야.캬아아,크으윽. 실버:(뜬금없이)이번엔 국립묘지나 가볼까. 형:국립묘지? 실버:거기 가면 뭔가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뭐 서울대를 산책하던가. 형:남자하곤 같이 있고 싶지 않니? 실버:빌게이츠나 스필버그면 모를까.근데 오빠 오늘 이상하네.얼굴도 빨그레 족족 한 게,낮 술 먹은 것도 아니고.여자그리운 거 아냐.(모두 조용해진다) 재롱:(분위기를 바꾸려고)그럼,크리스마스 땐 뭘 할 건데?설마 아 캬아아아.크윽윽윽 크으으윽,아니겠지? 실버:아마 … 아마도 변기에 쪼그리고 앉아서 훌쩍이고 있겠지.뭐. 재롱:변기에? 실버:정말로 내가 혼자라는 걸 알 수 있을 테니까.거기서뭉크처럼 그림 그릴 꺼야. 재롱:이번 크리스마스 땐 형도 좀 끼워 줘라.그림도 같이그리고.그래야 형도 그 맛 알 꺼 아냐. 실버:오빠 저 이만 가봐도 되죠?커피 먹으라고 자주 소리쳐요!!(실버,나간다) 재롱: … 형,왜 그런 걸 물어봐?남자와 같이 있고 싶지 않느냐,하는 거 말이야.(형은 대답을 하지 않고 섹스용품 가판대를 정리한다.그때 아줌마가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쩔뚝이며 극장 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재롱:어? 아줌마! 얼굴이,얼굴이 왜 이래요? 어떻게 된 거예요? 왜 쩔뚝거려요? 아줌마:으응, … 급하게 … 뛰어오다가,너넘어졌어. 재롱:아까 그 변태새끼가 그랬죠? 그 대머리 새끼 말이에요.맞죠? 어디봐요?어,코피도 나네.그 대머리 변태새끼 어딨어요?지금 어딨냐구요!(형,잠시 아줌마를 쳐다보고는,다시 가판대 정리를 계속한다) 아줌마:아니야.그 사람 잘못한 거 없어.내가 그 사람 화나게 한 거야.맞을 짓을 한 거지.그 사람 불쌍해.(그때,한 손에 혁대를 들고 와이셔츠를 풀어헤친 채 아까 그 대머리 남자가 극장 안으로 들어온다) 대머리 남자:야,야.사발면이나 파는 주제에.쌍년,너 이리못와.2500원 줬잖아.2500원.그럼,마저 하던 거나 하고 가야될 꺼 아냐.재수가 없으려니까,누굴 별 참새똥 처럼 알아!야,표 값 어떡할 꺼야.나 절대 환불 안 한다.(아줌마에게 점점 접근해오는 대머리 남자를 보고,간판대를 묵묵히 정리하던형이,갑자기 튀어나와서 날라 이단 옆차기로 사내의 가슴을가격한다.그리고 정권 주먹으로 대머리의 콧잔등을 날린다. 대머리 남자,이리저리 끌려 다니며,당구의 스리쿠션처럼 맞다가 도망간다.잠시 후,경찰 두 명과 함께 대머리 남자 등장.경찰이 형을 연행해 간다) 아줌마:이를 어째.화정 총각 잘못이 없어.내가 바보짓 했어.내 잘못이야. 재롱:아줌만 잘못 없어요.아줌마! 형이 날라서 이단 옆차기하는 거 봤죠?통쾌했어요.형은 정의로운 일을 한 거라구요. 형은 처음으로 일류 같은 행동을 보여준 거라구요.이 극장에서요. 아줌마:정말 바보짓 했어.화정 총각,아파.허리가 많이 아파.매일 진통제 먹어가며 일했어.정말 바보짓 한 거야. 재롱:도대체 누가 바보짓 했다는 거예요!! 지금,형이 바보짓 했다는 거예요?형이 처음으로 일류 같은 행동을 보여준거라구요.방금 여기에서요. 아줌마:여관에 있었어.나,그 남자를 때렸어.눈물이 날만큼마구 때렸어.처음엔 그 남자 머리만 쓰다듬어 줬어.애처로워 보였어.정말이지,찔끌찔끔 눈이 시렸어.근데 그 남자가 허리에서 혁대를 풀었어.내 손에 쥐어주면서 자기 엉덩이를 때려 달랬어.난 그저 그 남자가 하라는 대로 하고 싶었어.좋은 시간이 됐으면 했어.때렸어.그 남자! 좋아했어.정말이지 좋은 표정을 짓고 있었어.나,더 세게.더 세게,힘껏 때렸어.그사람이 즐겁게 신음소릴 냈어.나,기뻐서 눈물이 날만큼,온몸에 땀이 흘러내릴 만큼 마구때렸어.신이 났어.목 안에 걸려있던 눈깔사탕이 쑤욱,하고 배속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어 ….갑자기 나,그 남자 엉덩일 껴안고,살려달라고,죽지 않게 해달라고,제발 죽지 말라고 애걸복걸했어.광견병에 걸려죽어 가는,아버지 신음소리가 여관방에 진동하고 있었어. (암전)(미야자키 히야오의 영화가 스크린에 비춰지고 있다.한 쪽구석에 실버가 쪼그리고 앉아 스크린 쪽을 바라보고 있다.조명이 잠시 어두워졌다 켜지면 병실 안.형이 누워있다) 재롱:(베트남 모자를 씌워주며) 실버가,형한테 어울릴 거라면서.정글 속에서 베트남 전사들이 썼던 모자래. 형: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지? 재롱:아줌마가 형이 구치소 안가고 여기 있어서 다행이래. 척추분리증 병력도 꽤 쓸모가 있네.헤헤. 형:뭐 하러 왔냐?아줌마나 도와드리지 않고.쓸데없이. 재롱:형한테 꼭 할 말이 있어서 찾아왔어.꼭 말이야. 형:나한테? 재롱:형! 형이 극장에서 했던 행동은 정말이지 일류다운 행동이었다고 생각해.형은 쌈마이가 아니었어.형이 날라서 이단 옆차기 할 때,나 눈물이 쏟아질뻔했어.그 극장에서 …내가 봤던 영화들 중에 형의 액션이 가장 스펙터클했어.짜릿했어.헤헤.형이 처음으로 일류처럼 보였어.멋졌어.형. 형:시끄러. 재롱:나,형 주려고 뭐 갖고 왔는지 알아? 형:또 뭔데? 재롱:광어회 사갔고 왔어,참이슬 하고. 형:이런 짓 좀 하지마. 재롱:왜에? 형:비위 상해.그리고,나 회 못 먹는 거 알잖아. 재롱:이거 내가 형 면회 간다니까,실버가 사 준 거야. 형: …. 재롱:그 애 원래 쫌생인 거 알지.이번엔 미대 간다고,등록금까지 모았었나봐.등록금 빼서 산 거야,이거. 형:… 미대에 간대? 재롱:걔 화장실에서 울면서 그림 그리잖아. 형:농담인줄 알았는데 … 뭉크라는 사람 그림이지? 재롱:기억하고 있었네 … 어젠 술 먹고 토하길래,방에다 눕혀놨거든.옥탑방에 다시 올라가 봤더니,화장실에 쪼그리고앉아서 샤워기 틀어놓고 잠들어 있는 거야. 형:감기 안 걸렸어? 재롱:감기?내가 샤워기 꺼줬지.근데 그림이 엉망이 됐어.토했지,물에 젖었지 … 하긴 그림은 원래 엉망이다.… 감기?헤헤. 형:왜 웃어? 재롱:형,실버 좋아해?형:면접은 어떻게 됐대?나이트 일 그만 뒀다면서. 재롱:그래봤자,삐낀 걸 뭐.여의치 않으면 또 하겠지.근데정말 좋아해?형 퇴원하면 내가 삐끼 노릇 한 번 확실히 한다.부킹,내가 확실히 책임져.실버 옥탑방까지! 형:면접 어떻게 됐대?재롱:회집에 면접 보러 갔다가,사장을 의자로 찍었대. 형:뭐,의자!재롱:사장이,자기애를 유치원에서 데려 오라고 시켰나봐.(광어회를 펼치며) 이거 늦게 먹으면,맛 없어져.먹자.(둘은 광어회를 먹기 시작한다) 재롱:허리는 어떻게 다친 거야? 원래 그런 거야?형 태권도가 3단이나 된다면서.척추분리증 환자가 태권도 3단이라 …. 형한테 잘못 개겼다간,그 대머리처럼 될 뻔했네. 형:허리는 나중에 다쳤어.아버지가 태권도 사범이셨지. 재롱:형네 아버지가 태권도 사범이었어?학원비는 안 들었겠다. 형:아버진,나를 강하게 키우고 싶어하셨어.늘상 내게 말하곤 했지.남들 보다 더 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뭐,그런 신물나는 얘기.어렸을 때부터 맞으면서 배웠어.아버지가 정해준 목표량을 해내지 못하면,야구방망이로 맞았지.그래서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 재롱:야구중계 보는 거 좋아했잖아. 형:혼자 술 마시는 이유 치고 괜찮으니까. 재롱:여름,야구 시즌이 돌아오면,형 항상 취해있겠군. 형:난 여름 야군 안 봐.겨울 야구를 봐.동네에서 꼬마 놈들이 하는,동네야구 말이야.맥주를 마시면서 관람하지. 재롱:형도 실버하구 비슷한 구석이 있어.혼자 화장실에서그림 그리는 거나,맥주 마시면서 동네 야구 보는 거나. 형:실버,그 애 보면,자물쇠 채워진 방에 두고 온 엄마 생각이 나. 재롱:...엄마? 형:아버진,나를 시범경기에 출전시켰어.심사위원이 아버지였지.겨루기를 할 때쯤,아버지가 내 상대를,정하는 것을 봤어.몸집이 내 두 배만한 녀석이었어.아버지가 선택한 상대. 난 그 녀석을 꺾고 싶었어.그건 아버지를 꺾는 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거든.선제 공격이 내게 유리하다고 생각했지. 그 녀석 목 부위를 가격해 숨통을 조여놓으려고 했는데.날라서 이단 옆차기로 경기를 제압하려고 했는데 ….그 녀석이내 발목을 낚아채서 집어던져 버렸어.한참동안 누워 있었다고 생각했는데,그래서 다시 경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일어날 수가 없었어.가만히 누워서 생각했지 ….날라서 이단 옆차기,아버지의 재능.왜 하필 그 많고 많은 태권도동작 중에 날라서 이단 옆차기만을 사용하셨던 것일까,엄마한테.(웃는다) 몸통 때리고 명치 …. 재롱:몸통 때리고 명치 찌르고 목날치고,턱 날리고.이런 여자한테 써먹을 수 있는 것들도 많은데 말이야. 형:너 어떻게 그런 걸 알고있지? 재롱:아줌마가 형 얘기를 해줬어. 형: … 아마 고 2때였지.더 이상 방에 누워있을 수가 없었어.집을 나왔어.허리가 아파서 걷다가 울다가 걸었지.그러다 잠시 쉬러 들어간 게 여기야.마지막회 영화를 봤는데,영화가 끝나고 직원이 다가와서 ,청소해야 되니까 나가달라고 하잖아.그때 막 눈물이 나더라.처음엔 허리 때문인 줄 알았는데,갈 데가 없더라구. 재롱:그 직원이 아줌마지? 형한테 사발면도 끓어주고. 형:그래.하나를 먹고,두 개,세 개 … 몇 개인지도 모르게먹고 나니까 아줌마가,너무 늦었다고 돌아가라고 하더라.…가슴속에서 뭔가가 솟구쳐 올라오는 게느껴졌어.아줌마 발아래다 토했지,뭐.내 꼬락서니가 너무 우스워서 웃음을 참으면서 내내 토했지. 재롱:근데,왜 실버가 형 엄마를 떠올리게 해? 형:자물쇠가 채워진 방에,혼자서 잠들어 있는 엄마 옆모습이 떠올라.아버지한테 맞고 쓰러져 잠든 엄마의 침흘리는 모습,경련을 일으키고 발작해서 상처투성인 몸이 …(광어회를먹는 둘의 모습.암전)(극장 로비.매표소에 앉아있는 아줌마와 섹스 용품 가판대에서 재고파악을 하는 분주한 재롱.상영관에서 빠져나가는 백수처럼 보이는 사람 몇.동성연애자처럼 보이는 남자.중년의대머리 남자들.섹스용품 가판대에서 용품을 사고 나간다.재롱의 환호성이 들린다.) 재롱:아줌마,아줌마,믿어지지가 않아요.오늘 얼마 번지 아세요?물건값 제하고 이십만원이에요. 아줌마:제법 장사가 잘 됐나봐? 재롱:이 돈으로 뭘 할 수 있죠? 용돈 받으러 엄마가 하는노점에 앉아있지 않아도 되고요,자취방도 구할 수 있어요.실버한테 줄 비디오 10편도 거뜬하구요. 아줌마:화정총각은 좀 어때? 재롱:형은 문제없어요.이제 봤더니,형 순 알부자네.형이 병원에서 퇴원하면,동업하자고 해야겠어요.헤헤헤.(술 취한 실버가 극장 안으로 들어온다) 버:너 여기서 뭐해?학생이 공부는 안하고. 롱:(웃는다) 버:뭐 좋은 일 있어?오빠 퇴원한 거야? 롱:나 말이야.돈 벌었어.이십만원. 버:돈? 무슨 돈?재 :이걸로 너,미야자키 비디오 원판 구해줄 께.10편 정도는 거뜬해. 버:니가 무슨 돈 벌어? 롱:돈이 좀 모이면,빌 게이츠하구 티븐 스필버그가 있는시애틀이나,위싱턴,뉴욕에 가는 거야.거기서 야자수 열매를먹는 거야.도시의 야자수.나한텐 거기가 와이키키 해변이야. 버:뭐 당첨됐어? 롱:굉장했어.내가 오늘 물건 얼마치 판지 알아? 버:언제부터,언제부터 이런 거 팔았어?언제부터,언제부터야.너 공부 안 해? 학원 안 가? 재수생 아니야!(가판대를 부수기 시작한다) 재롱:술 먹었어? 실버:니가 전에 들고 다니던,책들은 그럼 뭐냐구? 요즘 학원에선 이런 거나 가르치나보지.너 잘 나가겠구나.돈도 벌면서. 재롱:무슨 소리야? 실버:나하고 약속한 거 잊었지? 재롱:약속? 무슨 …. 실버:하긴 잊어버렸겠지.잊어버리지 않고선 이 따위 멍청한 짓거린 하지 않았겠지. 재롱:내가 너하고 뭐 약속한 거 있어?미안해,잘 기억이 않나. 실버:개자식!! 재롱:너 또 면접에 떨어진 거야? 실버:너 대학 들어가면,나하고 배낭 여행 간다고 했어,안했어?전국에 있는 대학 캠퍼스 찾아다니면서 밥도 사먹고,도서관에도 가고.너,파부르 알아? 몰라?곤충 관찰해서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나,그 사람처럼 돌아다니면서 관찰 했다구. 내가 어디에 살고 싶은지,어떻게 살고 싶은지,내가 누군지,니가 누구인지 ….알아듣겠어!넌 내 옆에 앉기 싫어서 다른데 앉은 새끼하고 똑같애.(재롱이를 의자로 찍으려 하다가,그냥 나간다.재롱이가 서서히 스크린 옆에 선다.무대 조금어두워진다) 실버(소리):안녕하세요.저는 실법니다.생리통 때문에 당분간은 연락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음성을 남겨주세요.연락을곧 드리겠습니다.(재롱의 그림자,수화기를 들고 있다) 재롱:만나고 싶어.너하구 같이 있고 싶어.연락해 줘.(사이,무대 밝아지면) 아줌마:아직도 연락 안 되는 거야.일주일째 안 들어왔다면서.옥탑방도 잠겨있고. 재롱: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아줌마에게로 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다가온다.재롱은 극장 영화 포스터들을 새 포스터로 교체한다.섹스용품 가판대를 다시 만들기 시작한다) 아줌마:어서오세요.이천오백원입니다.좋은 시간 되세요.(표를 받은,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려다,아줌마에게로 가서 다시 말을 건다.아줌마는 대머리 남자와 숙덕숙덕 이야기를 나누더니 함께 극장을 나간다) (청소를 마친 재롱은 작업복에서 양복으로 갈아입는다.머리에 무스를 바르고,실버에게 줄 선물을 확인한다.KFC 닭다리봉지와 피자 한 상자,1.5리터 콜라 그리고 미야지키 하야오의 원판 비디오들을 확인한다.그것들을 양손에 들고 무대를나간다.조명이 어두워지면,스크린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서정적인 풍경들이 보인다.실버는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그러나 불안하고 긴장되어 보인다.몸을 떨기도 한다.재롱은 그녀에게 다가가며 이름을 부른다.) 재롱:실버,실버.(실버는 여전히 그대로의 모습으로 앉아있다)실버,나 왔어. 실버:(혼잣말처럼)국립묘지로 껴져버려.(그녀,몸을 심하게떨며 바닥에 쓰러진다.발작증세를 보인다.재롱은 그녀에게다가가 이불로 그녀를 감싼다.그리고 꼭 안는다)(암전)
  • 대한매일 신춘문예/ 심사평

    예심을 통과해서 본심에 오른 작품 수는 9편이었는데,그 중4편을 제외한 나머지는 어쩌다 한 번쯤 써 본 듯한 조야한공작품들로 질적으로 현저하게 낮은 수준을 보였다.그래서우선 심사하기에는 편했지만,예심에서 탈락한 수백 편의 응모작들의 작품 수준이 그보다도 더 못했으리라는 생각에 입맛이 쓰다.물론,이러한 현상은 요즈음 거의 모든 문예 현상모집에 나타나는 것으로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그렇지만,대학의 문예창작과가 대거 늘어나고,문화센터를 비롯한 많은 사설 단체들에 문예창작 강좌가 개설되어 있는 등,십년전에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게 일어나고 있는 문예 창작의붐을 생각하면,그 성과가 너무 빈약한 것에 실망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응모자들을 성별로 따져 보자면,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데,이것은 문학 창작의 붐을 일으키는 것은 주로 여자들이고,남자들은 여자세에 밀려 여성화 되고 있음을 뜻한다.물론 여성적 가치의 문학화·예술화는 여자뿐만 아니라,남자에게도 바람직하다.남자는 누구나 그 내면에 여성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여성 작가들은 일상의 작은 이야기를,특히 일상 속의 감성적 디테일을 즐겨 다루게 되는데,문제는 작품에 형상화된 감성들이 천박하고 값싸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것이다.이번에 응모한 작품들도 대부분 그러한 수준이어서안타깝다.예컨대 감성이 병든 젊은이들이 연출해내는 우울한 분위기의 작품들이 적잖은데,너무 손쉬운 처리도 문제이지만,우선 그러한 소재의 선택 자체가 진부하고 도식적이다.소비향락 문화 속에서 마냥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 저 젊은 군상 속에 그처럼 병든 자들이 있다면,무엇 때문인지 정당한해명을 위한 이성의 작용이 있어야 할 것이다. 좀 과격한 이분법으로 말해서,감성과 일상의 미시 서사가 여성적인 것이라면,이성과 역사의 거시 서사는 남성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어느 한 쪽 문학만 존재하는 이러한 불구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남성적 가치들에 토대를문학이 한시 바삐 복권되어야 하겠다. 최종 후보로 오른 네 작품은 ‘쇼윈도’,‘달력’,‘여름나기’,‘강물의 대화’였다.‘쇼윈도’는 요즘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인 피어싱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다분히 엽기적이긴 하나 내용이 부실했고,치매를 앓고 있는 노파와 손녀가 한 방에 기거하며 겪는 갈등 관계를 그린 ‘달력’은 거칠어서 오히려 싱싱하고 구수한 입담이 좋았으나,이야기를 하다 만 것처럼 끝마무리가 무성의했고,‘여름나기’는 문체의 지적인 시도 자체는 격려할만 하나,지나친 언어 유희가 큰흠이었다.당선작으로 선정된 ‘강물의 대화’도 약점이 있긴 했지만,치명적인 것은 아니었다.무엇보다 자료를 별로 가공하지 않고 집어넣은 듯한 부분이 눈에 거슬렸다.그럼에도 불구하고,모태 귀환이라는 새롭지 않은 주제를 남한강의 뱃길따라 흘러 온 옛 서정과 성공적으로 어우러지게 하여 잔잔한 우수를 자아내게 하는 시적 역량은 결코 예사로운 것이 아니었다. 김원일·현기영
  • 보이지 않는 누군가 우릴 노린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혹시 망자(亡者)들의 영혼과 함께 사는 공간이 아닐까.” 이런 부질없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는 지. 밑도 끝도 없는 상상을 근거로 스페인의 젊은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가 규모있는 심리공포물 한편을 만들었다. 내년 1월11일 개봉될 ‘디 아더스’(The Others)에서 감독은 대표작 ‘오픈 유어 아이즈’로 보여줬던 철학적 사색의 반경을 심령세계로까지 드넓혔다. 지난 8월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는 톰 크루즈와의 이혼 이후 주가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니콜 키드먼이 여주인공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키드먼의 둥글고 다부진 눈매는 서서히 엄습해오는 공포에휘둘리는 주인공의 캐릭터에 더없이 안성맞춤.지난 여름 연속 8주 동안 전미 박스오피스 5위권에 머문 저력의 절반은그의 공일 것같다. 실제로 키드먼은 줄거리의 중심인물일뿐만 아니라 화면의중심이다.그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장면은 전부 합해도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 ‘1인극’을 하듯 남편없이 어린 남매를 키우는 강인한 모성애 연기와 공포에 질린표정연기를 흠집없이 잘 소화해냈다. 2차 대전이 끝난 직후가 시대적 배경.해안가 외딴 고택으로 카메라를 좁혀들어간 영화는 악몽을 꾸다 깨어난 여주인공그레이스(니콜 키드먼)의 불안한 얼굴로 초점을 모은다. 고색창연한 저택 곳곳을 바삐 오가는 그레이스의 발걸음은뭔가에 쫓기는 게 틀림없다.하지만 정작 영화속 인물도 관객도 공포의 실체를 눈치챌 길은 없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그레이스는 억척이면서도 단아한 여장부의 모습이다. 부리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떠나버린 집으로 세명의 새 하인들이 찾아온다.“전에 이 집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묘한말을 하는 이들이 들어온 뒤로 집안에는 이해못할 일들이 꼬리를 문다. 눈치빠른 관객이라면 막판 반전의 실마리를 일찌감치 발견할 수도 있다.대목대목에 수수께끼같은 ‘복선’이 던져져있다. 햇빛을 쐬면 생명이 위독해지는 남매의 희귀병,죽은 자들의마지막 모습이 찍힌 다락방의 흑백사진 등도 영화의 결말을점치게끔 도와주는 큼지막한 힌트들이다. 귀를 찢는 비명이나 서늘한 기계음 효과는 없다.감독은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키운 두려움이 진짜 공포”라고 연출의도를 밝혔었다. 보이지 않는 영혼의 실체를 내세워 심리공포물을 만든 감독은 이런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걸까.“보이는 것,믿고 있던 것만이 진실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식스 센스’에 버금가는 오싹한 막판 반전이 두번 있다.제작은 키드먼의 전 남편인 톰 크루즈가 맡았다.만약 이 세상에 죽은 자와 산 자가 함께 산다 치자.그렇다면 어느 쪽이진짜 ‘타인’(The Others)일까. 황수정기자 sjh@
  • 이문열·노혜경씨 문학토론회서 열띤 논쟁

    “작품 ‘술단지와 잔을 끌어당기며’는 특정목적을 가지고 쓴 우파 경향문학으로,개인적 푸념이나 특정 이데올로기 유포를 위해 소설을 ‘사적 도구’로 활용했다는 비난을 받을만 하다고 본다.”(노혜경). “잘된 소설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다만 2001년 10월 당시의시대상황을 자전적 형태로 쓴 것으로,이에 대한 평가는 독자와 세월이 말해줄 것이다.책이 나온 지 1주일만에 이를 ‘경향소설’ 운운한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이문열). 올 여름 국내외 관심의 표적이었던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으로,또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당하다고 주장한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홍위병’으로 몰아 세간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소설가 이문열씨(53)가 독자 앞에 나타나 자신의 언론관,작품세계 등을 밝히는 자리가 있었다. 부산 부산진구 소재 영광도서는 19일 저녁 이씨가 지난 10월 출간한 중단편집 ‘술단지와 잔을 끌어당기며’에 대한문학토론회를 열고 이씨를 둘러싼 문학권력 논쟁,홍위병 논쟁,안티조선 논쟁 등에 대해 이씨가 독자들과 직접 대화하는자리를 마련했다.저녁 7시부터 2시간여 동안 영광도서 4층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문학평론가인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는데,‘안티조선운동’의 ‘여전사’격인 시인 노혜경(부산대 강사)씨가 지정토론자로 나와이씨의 작품과 이씨의 논쟁적 발언에 대해 독자들을 대신해질문을 ‘퍼부었다’. 본격토론에 앞서 이씨는 ‘패러디,해체,안티’라는 제목의서두 발언을 통해 “패러디는 20세기 들어 아주 중요한 양식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히고 “90년대 들어 맹위를 떨친 해체와 안티는 또다른 패러디”라고 주장했다.이씨의 이같은발언은 자신의 ‘술단지와…’를 의식해서 한 것이었다.이어 노혜경 시인이 문제의 작품집에 실린 6편의 중단편에 대해작품평을 했다.노씨의 작품평은 그 자체가 질문으로 이어졌는데 주 공격대상은 표제작인 ‘술단지…’였다.노씨는 이씨가 작품속에서 안티조선운동을 폄하하고 민주당 추미애 의원에 욕설을 퍼부은 것을 두고 “소설가로서 넘어선 안될 경계선을 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선생의 소설은 돈과명예를위한 천박한 수단이라고 밖에 결론내려지지 않는데,대체 소설을 쓰는 이유가 뭐냐?”고 포문을 열었다.이씨의 대응이이어졌다. “안티조선이 친북세력과의 연계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을지적하는 모양인데,사실 나는 그보다 더 심한 말도 하고 싶었다.나는 정말로 안티조선이 친북세력이라고 생각한다.98년 조선일보와 KBS의 평양방문이 좌절된 뒤 이것이 사회운동의 표면으로 튀어나온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소설을 왜 쓰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공무원에게 왜 공무원이됐느냐고 묻는 것과 같은 질문이라고 본다.어느날 나는 소설가가 돼 있었다.” ‘술단지…’가 목적성을 가지고 의도된 대로 쓰여진 경향문학이라는 노씨의 지적에 대해 이씨는 “사람들은 자기가보고 싶은 것만 보고,이해하고 싶은 것만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최근의 나에 대한 비판을 보면 이같은 생각이 든다.‘경향적’이라는 것을 엄격하게 어떻게 규정하는지 모르지만,내 소설을 경향적이라고 비평하는 것이야말로 경향비평이 아닐까 싶다.내 소설에는 모두 내 주장이들어가 있으며,지금도 같은 세계관을 견지하고 있다.나는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때 한 독자가 ‘공인론’을 들고나왔다.그는 “‘국민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공인으로서 행동이 최근들어 너무편향적이라고 보지 않는가”고 물었다.이에 대해 이씨는 “나를 두고 편향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그러나 ‘편향적인’ 사람은 편향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해준다면 편향성이 나쁘지않다고 생각한다.다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존재 자체를 거부한다거나,과격해지지 않도록 나를 절제하도록하겠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한 독자는 이씨가 자전적으로 썼다고 밝힌 ‘술단지…’의 보편성 결여를 질타했다.그는 “보편적 공감대를얻고,시대사적 기록을 남을 때는 자서전적 기록이 가치가 있겠지만,전혀 그렇지 못하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요즘 (이씨의) 발언이 너무 세다 보니 문학이 도구화 되어버린 경향이 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이에 이씨는 “‘술단지’가정말 잘된 소설이라 보지는 않는다.다만 2001년 10월 이후의 내 상황을 바탕으로 씌어진 것이다.이 소설이 나오자마자엄청난 비판이 쏟아졌는데 이러한 소설적 형상화가 온당하냐,미학적 성취를 이루었느냐 하는 부분들이 나중에 판단된다면 수용하겠다.다만 한 특징이나 한 경향만을 문제시하는 것은 문제”라고 응수했다. 이념성이 짙은 이씨의 작품을 두고 부친의 월북문제와 연관짓는 질문도 나왔다.사회자인 구 교수는 “좌파와의 싸움을혹시 아버지와의 싸움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것 아니냐”고묻자 이씨는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이나 부인하고 싶다.40대 이전에는 아버지로 인해 내 삶이 커다란 영향을 받아왔으나 지금은 아니다.누구든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시절을 겪듯이 나 역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씨가 ‘문화권력’‘홍위병’ 등의 자극적 용어나 발언에 대해 자신의 속내를 솔직히 밝힌 대목을 이번 토론회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이씨는 “‘술단지’원고 120매 가운데안티조선에 대해 언급한 것은 4줄 정도인데 이 때문에 내가매카시즘으로 비판당하고 있다.그러나 내가 안티조선 세력을 그렇게 몰았을 때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언제부턴가 ‘문화권력’이라는 법체제 밖의 용어가 생겨나 단죄와 처벌의 잣대로,때로는 흉기로 활용돼 왔다.이는 60년대 중국의 ‘홍위병’ 시절 유행하던 ‘학술권위’를 연상시킨다.이에 힌트를 받아 ‘홍위병’이라는 용어를 착상했는데 내가 각오하고쓴 말이다.”라고 말했다. 작품과 컬럼 글 등을 통해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온 이씨지만 한 구석에서는 자신을 향한 세상 일각의 질타를 우려하고 있었다.그는 “내가 크고 강한 것처럼 세간에 인식되고 있지만 ‘잽’을 많이 맞다보면 나도 쓰러질 수 있다”며 자신을 ‘표현하는 소수’로 규정했다.조선일보와의 ‘관계’를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사회에 한마디 하고싶을 때 (글을)써서 보내면 잘 실어줘 이것저것 고민하기 싫어서 자주 조선에 보내다보니 버릇이 됐다”며 “누가 누구를 이용하는 관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날 무렵 이씨는 “오늘 발언내용이 기사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오늘부터 또 걱정거리가 생겼다”며 언론이자신을 주목하는 데 부담스런 심기를 드러냈다. 부산지역 서점들이 동맹파업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개최된이날 토론회에는 300여명이 넘는 독자들이 복도까지 가득 메워 이씨와 이씨의 작품을 둘러싼 논란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부산 정운현기자 jwh59@
  • [폴리시 메이커] 인사·업무혁신 바람 서규용 농업진흥청장

    ***“한해 부가가치 100兆 창출할것”. 서규용(徐圭龍·53)농촌진흥청장은 전형적인 충청도 사람이다.다소 젊어보이는 얼굴과 구수한 고향 사투리를 트레이드마크로 공무원 생활 30년 동안 줄곧 ‘유’(柔)자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그러나 그가 변했다.올 4월 취임 이후 곳곳에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대며 혁신을 외치고 있다.농업을 관장하는 정부기관이 변하지 않고서는 거센 세계무역기구(WTO)의 농업개방 파고도,국내 농업의 체질개선과 선진화도 이뤄낼 수없다는 생각에서다. 농진청에는 실제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지난 여름 인사에서는 개청 이래 처음으로 호봉승급 탈락자가 나왔다.전직원들이 머리띠를 바짝 조이며 긴장하는 분위기다.‘독한청장’ 만났다는 사람도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드디어조직이 활력을 찾게 됐다며 반긴다. ●지난달 30일 중앙인사위원회로부터 청 단위에서는 유일하게 ‘정부인사혁신 대통령상’을 받았는데요. 농진청은그동안 정체돼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연구원 1,130명 가운데 583명이 박사학위를 갖고 있을 정도로 학력은 높지만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지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청장으로 온 이후 본청 4개 실·국,10개 연구기관등에 소속된 2,052명 전 직원을 91차례에 걸쳐 만났습니다.그들이 생각하는 것을 알게 됐고,여기에 저의 아이디어를넣어 혁신안을 짰습니다. ●직원인사 실·국장 합의제는 무엇입니까. 인사발령을 내기 전에 반드시 실·국장 회의를 엽니다.직원 개인별로 인사내용을 심의합니다.인사권이 기관장의 전유물이 돼서는결코 조직의 발전이 있을 수 없습니다.하지만 여기에는 책임이 따릅니다.가능한 한 원하는 대로 반영해 주되 책임도엄정히 묻겠다는 것입니다. ●과학영농을 강조하고 계신데요. 농업을 생명공학과 정보기술이 융합된 ‘고부가가치 생명산업’으로 키우자는 것입니다.이를 위해 올해 ‘바이오 그린(Bio Green) 21’ 사업을 시작했습니다.산·학·연 전문가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범국가적 사업입니다.2010년까지 7,000억원을 투입,연간 100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입니다.이를테면 1g에84만달러(11억원) 하는 빈혈치료제 생산 돼지,1g당 1,000만달러(130억원)인 불임치료제,수확량이 지금의 두배인 고수확 벼 같은 것을 연구하게 됩니다.또 현재 18만점인 생물유전자원을 22만점으로 늘려 이 분야 세계 5위에 진입할것입니다. ●구상중인 지역별 ‘브랜드 농업’은 무엇인가요. 현재국산 마늘의 값은 중국산의 8.8배입니다.고추는 더 높아서9.5배에 이르지요.이런 상황에서 우리 농업의 살 길은 무엇이겠습니까? 브랜드화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밀양의 들깻잎을 예로 들어보지요.우리 청 영남농업시험장은 앞면은녹색이고 뒷면은 자색이면서 비타민E 함유량이 많은 새로운 깻잎을 개발,경남 밀양지역에 보급했습니다.다른 깻잎들보다 4∼5배나 비싼데도 없어서 못팔 정도입니다.‘나주배’‘거창 참외’‘창녕 양파’‘의성 마늘’ 등 지역별고유브랜드를 통해 최고의 농산물을 만들어내는 것만이우리 농업이 장기적으로 살 길입니다.호남·영남·제주·고랭지 등 지방 4개 시험장과 수원의 6개 시험장을 브랜드농작물의 핵심기지로 육성할 것입니다. ●쌀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만. 쌀 소비감소와 6년 연속 풍작,외국쌀 수입 등으로 재고량이 크게늘었습니다.이 때문에 양(量)보다는 질(質) 위주의 쌀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80년 냉해로 흉작이 일어났을 때1,900만섬을 수입한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쌀 생산량을 무조건 줄여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청주 출신인 서 청장은 청주고와 고려대 농학과를 졸업한 뒤 73년 기술고시(8회)로 농림수산부에 발을 들여놓았다. 채소과장·농산과장·농산원예국장·식량생산국장을 지냈다.99년 4∼12월 농진청 차장을 거쳐 올 4월까지 농림부차관보로 있었다.지난해 구제역 사태와 올해 봄 가뭄으로출퇴근도 제대로 못하고 고생했다.소탈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나 좌중의 시선을 묶어두는 재주가 있다.등산으로 다져진 체력으로 체육대회때 젊은 간부들을 제치고 달리기 1등을 했을 정도다. 김태균기자 windsea@. ■농촌진흥청 인사혁신 어떻게. 우리나라 정부기관 이름 가운데 농촌진흥청만큼 ‘고풍’(古風)이 느껴지는 곳도 별로 없다.그러나 예스러운 이름에서 느껴지는 조직의 평온한안정성은 이제 완전히 옛날이야기가 됐다. 농진청 조직은 다른 정부기관과 다르다.사무관-서기관-부이사관-이사관 등 급수별 계급이 있는 게 아니고 ‘2계급단일호봉제’다.연구직의 경우는 연구사-연구관,지도직은지도사-지도관만이 있을 뿐이다.연구나 지도활동을 하다가 과장·국장 등의 보직을 지낸 뒤 임기가 끝나면 다시 원래 있던 연구나 지도직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때문에 조직이 안정적이라는 말을 듣는 반면,보직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서규용 청장은 취임하자마자 비서실에 있던 여직원 1명을 일손이 달리는 축산기술연구소로 보냈다.대신 자동응답전화기를 새로 들여놨다.조직혁신의 신호탄이었다. 우선 분기별 승급심사제를 대폭 강화했다.그 결과 지난 7월6일,승급대상자 26명 가운데 연구실적이 떨어지는 연구관 1명이 농진청 창설 이래 처음 승급에서 미끄러졌다.첫회는 ‘관대하게’ 했지만 점차 호봉승급 탈락자의 폭을늘려갈 계획.조직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 기존 5년이던 과장급 이상 보직기간을 3년으로 줄였다.무려5년동안 보직을 맡다 보니 다시 연구·지도 등 현업에 복귀했을 때 일의 리듬이 끊겨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고등룸펜’(서 청장의 표현)이 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연구실적에 대한 ‘마일리지 시스템’도 도입했다.논문 1편에 50점,신품종 개발에 50점 등 점수를 매겨 이를 토대로 인사상 인센티브나 불이익을 준다.때문에 극심했던 ‘청탁운동’이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또 처음으로 외국어 능력을 개인평가에 30% 반영시켰다. 연구직의 경우 거의 전원이 석사급 이상(박사 583명,석사507명)이지만 영어로 된 외국논문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사람들이 상당수에 달했기 때문.또 농업연구대상(大賞)제를 통해 연구성과가 우수한 6명을 선발해 3명은 특별승진,3명은 해외연수 기회를 주고 있다. 김태균기자.
  • 주류특집/ 눈에 띄는 상품

    ■20∼30대 입맛-하이주 카카오. 알코올과 과즙을 섞은 탄산음료 형태의 신개념 주류인 롯데칠성음료의 ‘하이주’시리즈가 새로움을 추구하는 20∼30대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지난 6월 레몬·포도·매실 3가지 제품을 출시한데 이어 최근 선보인 ‘하이주 카카오’는 과즙탄산 주류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이주는 기존 맥주와 차별화된 색깔과 맛으로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과즙과 탄산가스가 어우러진 독특한 맛과 청량감이 특징이다.일반 맥주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으로 출시후 4개월만에 5,000만캔(45억원)의 판매량을 기록했다.연말까지 70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하이주 카카오’ 출시를 계기로 젊은층 밀집지역에서 무료시음회 등을 펼칠 예정이다.1개(350㎖)당 소비자가격 1,500원. ■17·21년산-스카치블루. 국내 위스키시장의 지각변동을 몰고온 롯데칠성음료의 ‘스카치블루’는 1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며 수입제품들과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한국인의 입맛에 맞게개발,서민층에까지 선호도가 급속히 확산됨으로써 올해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가 넘는 85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스카치블루는 마셔본 사람들의 재음용 빈도가 높아 ‘구전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21년산 ‘스카치블루’와 프리미엄급인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에 이어 17년산 ‘스카치블루 스페셜’을 출시함으로써 다양한 제품군을 갖췄으며,맛과 향이 부드러워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판매호조에 힘입어 지난해말부터 중국·말레이시아·태국에 수출하는 등 국산 위스키의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시 9개월 1억병 돌파-산(山). 소주의 본질적인 문제점인 숙취를 해결한 두산의 ‘산(山)’은 출시 9개월만에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는 등 수도권에서 1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100% 국내산 녹차잎으로 우려내 부드럽게 마실 수 있어 조기 시장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다.연말까지 20∼25%의 수도권 점유율을 기대하고 있다. 한라산·지리산 줄기의 청정 녹차산지에서 채집한 녹차잎을 사용해 깨끗하고개운한 맛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숙취가없는 건강지향성 제품을 내세웠으며 알코올 냄새도 없앴다. 업계 최초로 브랜드 이름을 상징화해 디자인했으며,청정한산기슭에서 자라는 녹차의 깨끗함과 상쾌함을 표현했다.300만 고객들에게 홍보용 e메일을 보내는 등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한결같은 맛-참眞 이슬露. 지난 78년간 한결같이 소주만 만들어온 진로의 야심작 ‘참眞이슬露’는 우리나라 대표소주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소주시장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최근 출시 3년여만에 28억병을 돌파했다. 술을 마실 때나 마신 다음날 숙취가 적다.깨끗한 맛을 내기 위해 1,000℃ 대나무 숯으로 세번 여과공정을 거쳤으며,불순물을 제거하고 미네랄을 보충하는 등 차별화를 꾀했다. 올들어 부드러움을 추구하는 고객의 기호에 맞춘 신제품 ‘참眞이슬露 리뉴얼’을 출시했다.이 제품은 ‘죽탄·죽탄수를 이용한 주류 제조방법’으로 소주분야에서 최초로 기술특허를 받았다. ■디자인 고급화-뉴윈저12. 96년 출시된 씨그램코리아의 위스키 ‘윈저12’는 4,500만병 이상 팔릴 만큼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최근 5주년을 맞아 병 모양을 리뉴얼한 ‘뉴윈저12’를 출시,풍부한 맛과 향은 물론,외적 디자인도 감성적으로 고급화했다.고급 향수병과 여성의 바디라인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곡선이 조화를 이뤘으며,잡기 편리한 몸체 굴곡이 디자인 경쟁력을 높였다. 뉴윈저12는 제품을 등장시키지 않은 ‘감추기’ 광고기법을 통해 화제를 뿌리고 있다. 1차 병 모양의 문,2차 병 모양 가슴선의 ‘숨기기’ 기법을통해 ‘은밀한 유혹’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며,최근 선보인 3차 광고는 병 모양으로 등이 패인 드레스를 입은 여성모델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편인 ‘숨은 병을 찾아라’에 벌써 소비자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장수 히트상품-청하. 86년 출시된 뒤 청주시장을 이끌어온 두산의 ‘청하’는 올들어 8억병 판매라는 위업을 달성,‘최장수 히트상품’ 자리를 지키고 있다.시장점유율도 86년 4%에서 현재 50%를 차지할 만큼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청하의 오랜 장수비결은 무엇보다 ‘차고 깨끗한 맛’에 있다.데워먹는 겨울철 술이라는 청주에 대한 통념을 깨고 여름에도 차게 마실 수 있는 술이라는 컨셉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생선·육류·과일 등 어떤 안주와도 잘 어울린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알코올 도수가 낮아 적당히 취할 수 있고 다음날 아침에도 거뜬하다는 장점이 애주가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쌀의 도정률을 높이고 저온 숙성기간을 늘여 고유의 천연구연산이 살아있는 상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정리 김미경기자 chaplin7@
  • 새 영화/ 아메리칸 파이 2

    1999년 개봉된 ‘아메리칸 파이’에서 고등학교 졸업 전에‘총각딱지’를 떼려고 발버둥쳤던 다섯명의 남자아이들이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돌아왔다.‘아메리칸 파이 2’(American pie 2·30일 개봉)는 대학생이 되고서도 여전히 성적 호기심에 빠져 허우적대는 그때 그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속편으로 엮었다. 대학생이 되고 처음 맞는 여름방학.이들이 맨송맨송하게 휴가를 보낼 리 만무하다.그래서 세운 계획이 해변가 빌라에서 환상파티를 열어보자는 것.물론,주요 프로그램(?)은 여자파트너와의 근사한 섹스다.‘여자의 느낌은 애플파이같다’는 친구들의 농담을 곧이 곧대로 믿고 애플파이와의 섹스를시도했던 1편의 순진남 짐(제이슨 빅스)이 이번에도 영화의중심이다.그는 전편에서 은밀한 만남이 엉뚱하게 인터넷 생중계되는 통에 헤어져야 했던 섹시미녀 나디아(섀넌 엘리자베스)와의 재회에 온신경을 곤두세운다.여기에 첫경험 상대였던 친구의 엄마를 못잊어 애태우는 핀치,‘카사노바’를자처하는 스티플러 등이 가세한다. 엽기적 장면들의 수준은 전편에버금간다.오줌을 샴페인으로 착각하고 벌컥벌컥 들이키고,순간접착제를 러브젤로 잘못 알아 긴급구조대에 실려가는 소동을 벌이기 일쑤다.그러나2년전 솔직대담한 10대들의 성적 모험에 배꼽을 쥐었던 관객들이 다시 포복절도해줄지는 의문이다.아무리 코미디라지만,성년이 된 주인공들의 무차별 섹스탐닉증을 귀엽게만 봐주기는 부담스럽다.
  • [클린 증시](6)기업·애널리스트의 공생

    기업과 증권사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들의 관계는 흔히‘악어와 악어새’로 비유된다. 기업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서는 안 되는 고객 중의하나가 애널리스트라고 생각한다.반면 애널리스트는 기업으로부터 얼마나 정확한 자료를 제공받느냐에 따라 보고서의 신뢰도가 달라진다.그래서 양측은 적당한 거리를 두며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간다.하지만 서로의 필요에 의해밀착되거나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예도 적지 않다.주가조작에 직접 개입하는 등 위험수위를 넘나들기도 한다. 지난 5월 무역업체인 A사의 IR담당인 P씨는 평소 잘 알고 지내는 D증권사의 애널리스트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했다.“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작업(?)이 성사단계에 와있다”며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P씨는 주가부양에 고민하는 CEO(최고경영자)의 희망사항을 내비쳤고,애널리스트는 그만한 재료라면 가능할 것이란 대답을 줬다.주식브로커 등이 달라붙어 주가띄우기가시작됐다. ‘○○종목에 호재가 있다더라’는 소문이 순식간에 시장에 나돌면서 며칠동안 상한가를 쳤다.그리고는멈췄다.작업이 막판에 차질을 빚는 바람에 ‘부인공시’를냈기 때문. 기업과 애널리스트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큰 일’을 벌일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애널리스트의 공명심이 기업과 애널리스트의 공생관계를들춰낸 예도 있다.최근 M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특정 종목에 대한 리포트(보고서)를 쓰면서 자신이 전에 몸담았던회사로부터 건네받은 제조원가·자금흐름·투자동향 등 내부정보를 그대로 옮겨적는 바람에 혼쭐이 났다.애널리스트가 특정업체와 내부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의심을 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얘기도 있다.지난 여름 S증권의 한 애널리스트가H기업에 대해 자의적인 시각이 담긴 ‘좋지 않은’보고서를 내 파문을 일으켰다. H기업은 경쟁업체가 계열사인 S증권을 동원해 자신들을 죽이기에 나섰다며 발끈했다.경쟁업체의 의도된 훼방이라는 게 당시 H기업의 주장이었다. 애널리스트들끼리의 공생도 자주 도마 위에 오른다.증권가에는 이른바 ‘수요회’ ‘목요회’ 등 애널리스트들끼리의 정보모임이 많다.주로 학연·지연 등으로 얽히며,정보교류는 특정종목에 대한 분석이 태반이다.이러다 보면가까운 애널리스트들끼리 서로 짜고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추천 보고서를 돌아가며 쓰는 일도 생긴다.더러는주가조작으로 이어진다.이 경우에는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주식브로커 등으로 구성된 일당이 대주주에게 작전을권유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 현지법인의 파산설이 나돌아 하한가를 맞은 S기업은 현지법인의 인터넷폰이 M사의 소프트웨어에 탑재될것이라는 재료로 상한가를 쳤었다. 국내 G증권은 지난 9월S기업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을, L증권은 지난달 초 ‘매수’ 의견을 견지하는 등 각 증권사에서는 S기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증권가에서는 결과적으로 호재성 재료를 이용해 주가장난을 친 꼴이 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코스닥업체인 J사는 99년 등록 당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매수’ 추천을 했고,국내 증권사도 ‘매수’추천에 동참했다. 당시 주가는 폭등했으나, 최근들어 최고가 대비 95% 가량 떨어진 상태다.당시 애널리스트들이 이주식으로 수억원을 챙긴 뒤 사라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매도’ 추천에는 몸을 사린다. 부정적인 자료를 내면 해당 기업은 물론, 개미군단(일반투자자)들의 비난이 빗발치기 때문이다. 올 초 G증권의 외국인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30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가 거센 비난에 부딪혀 결국 도중하차하고 말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처럼 기업과 애널리스트들이 드러내놓고 공생하는 예는 현저히 줄었지만, 그래도 이같은 고질적인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병철 문소영기자 bcjoo@. ■애널리스트 명암-연봉은 억대…퇴출 先순위. 국내에는 30여개의 증권사에 700여명의 애널리스트가 있다.이 가운데 종목이나 업종을 전담하는 애널리스트는 절반 가량 되며,나머지는 스트래티지스트(투자전략가),시황분석가 등이다. 이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것 같지만,사실은 그렇지 않다.보수,근무여건 등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중소형 증권사냐,대형 증권사냐에 따라 또 다르다. 규모가 작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급여는 통상적인 월급에다 성과급이 보태진 액수다.대기업에 다니는 동료들의봉급 수준보다 약간 많은 정도다.그래서 학연이나 지연을동원해 증권사를 자주 옮겨다닌다. 근무여건도 열악하다.칸막이 독서실처럼 한 사무실을 여러 명이 같이 쓴다.회사 경영이 어려울 때는 구조조정의대상에 포함된다.신분이 불안하다는 얘기다. 그나마 대형 증권사는 형편이 나은 편이다.대부분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어 누가 얼마를 받는지 모른다.‘잘 나가는 애널리스트’는 억대 이상도 받는다.외국증권사 애널리스트 못지않다.시장에서 평가를 받으면 클 수 있는 이점도있다. 외국 증권사는 우리와 다소 다른 문화를 갖고 있다.꽤나이름있는 애널리스트들은 통상 별도의 사무실을 제공받으며,출·퇴근도 자유롭다.대신 결과가 나쁘면 가차없이 퇴출된다. 철저한 연봉제인 만큼,보고서 내용이 충실하고 신뢰성이높은 편이다.중요한 기업에 대한 보고서는 적어도 2∼3개월이 걸린다.기업 탐방때 드는 비용은 회사가 전액 지원한다. 주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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