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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천대, 14개국 30개 대학에 학생 288명 파견

    가천대, 14개국 30개 대학에 학생 288명 파견

    가천대학교는 이번 여름방학부터 하반기까지 14개국 30개 대학에 학생 288명을 파견한다고 10일 밝혔다. 가천대는 여름방학 기간 동안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하와이가천글로벌센터로 단기어학연수생 72명을 파견한다. 이어 24일부터 2회에 걸쳐 파견하며 하와이주립대학교, 하와이가천글로벌센터에서 영어와 현지 문화를 배우고 글로벌 역량을 키운다. 2학기에는 장기어학연수생도 39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어바인), 센트럴오크라호마대학교, 영국 울버햄튼대학교, 괌대학교, 스페인 알칼라대학교, 아일랜드 코크대학교, 일본 리츠메이칸대학교, 대만 명전대학교 등에 단기해외수업으로 86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2학기에는 교환·방문학생으로 총 100명을 파견한다. 파견 대학은 영국 리즈대학교, 셰필드대학교,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플로리다대학교,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교 등 QS세계대학랭킹 250위 이내 명문대학이 포함돼 있다. 현재 가천대는 학생들의 공부를 돕기 위해 파견 프로그램에 따라 최대 6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파견 학교에서 취득한 학점을 가천대 취득 학점으로 인정한다. 파견 학생들은 1차에서 학점과 영어 성적, 국제화 프로그램 참여 실적 등을 종합해 서류심사로 선발한 뒤 2차에서 심층인성면접과 영어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했다.
  • 금천구, 폭염·풍수해 대비 여름철 종합대책 가동

    금천구, 폭염·풍수해 대비 여름철 종합대책 가동

    서울 금천구가 10월 15일까지 5개월 간 구민의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여름철 종합대책’을 가동한다고 10일 밝혔다. 금천구 관계자는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크고 한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폭염, 집중호우 등 이상 기후에 따른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폭염, 수방, 안전, 보건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세부 대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폭염에 대비해 주민안전과를 비롯한 5개 부서 중심의 폭염대책 추진팀을 구성해 폭염 관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고온 현상으로 인한 특보 발령 시에는 폭염 대책본부로 전환해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피해 발생에 신속히 대응한다.횡단보도 그늘막·무더위 쉼터 운영…재해취약 가구에 돌봄 공무원 배졍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주요 횡단보도와 교통섬에 그늘막 97기 운영한다. 또한 경로당, 복지시설, 공공시설 등 주민들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 73곳에 무더위쉼터를 지정·운영한다. 구는 풍수해 대비를 위해 13개 실무반, 87명으로 구성된 풍수해 안전대책 본부를 운영해 단계별 비상 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침수피해 예방과 복구에 앞장선다. 저지대 도로, 주거지 등 침수 우려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재난 문자를 발송해 경찰·소방 등 관련 기관과 구민에게 신속히 상황을 전파하는 침수 예·경보제를 시행한다. 또한 안양천에 출입통제시설 20개소를 설치하고 하천 통제 방송장비를 33개소에 설치해 안전사고에 대응한다. 지난해 침수 이력 988가구에는 가구당 돌봄 공무원 1인을, 반지하거주 중인 중증장애인 등 재해 취약 60가구에는 가구당 돌봄 공무원 1인과 동행파트너 4인 내외를 함께 배치해 침수 예·경보 시 집중 관리한다. 동행파트너는 통·반장 또는 인근 주민으로 구성됐다. 공사장 등 재난취약 시설 집중점검 여름철 중대 재해 예방을 위한 시설물 안전 점검 등 안전 분야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주요 공사장 및 다중이용시설, 에너지공급 시설 등 재난취약시설 276개소에 대한 집중점검을 강화하고, 주요 위험요인에 대한 신속한 보수·보강조치를 통해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보건대책으로 레지오넬라증, 식품 매개 감염병, 모기 매개 감염병 등에 대비하기 위해 감염병 감시체계를 가동한다. 24시간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고 특이 상황 발생 시 즉시 출동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주요 모기서식 장소에 집중 살충방역을 실시하고 포충기 등 해충 방제장비도 101대 운영한다. 또한 여름철 식중독 발생 우려가 높은 음식을 취급하는 식당을 대상으로 식중독 예방 컨설팅을 추진하며 농·수·축산물 유통관리를 점검해 구민의 먹거리 안전도 챙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여름철 이상 기후에 따른 각종 재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촘촘한 대응체계를 구축해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올여름도 남해로” 상주은모래비치 7월 5일 개장

    “올여름도 남해로” 상주은모래비치 7월 5일 개장

    경남 남해군 상주은모래비치가 7월 5일 개장한다. 송정솔바람해변, 설리해수욕장, 두곡·월포해수욕장, 사촌해수욕장은 7월 12일 운영에 들어간다. 남해군은 지난 5일 ‘남해군 해수욕장협의회’를 열어 해수욕장 개최 시기와 운영 등 주요 사항을 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지역 내 해수욕장 5곳 중 상주은모래비치가 7월 5일 가장 먼저 개장한다. 남해군 대표 해수욕장인 상주은모래비치는 7월 5일~8월 18일(총 45일) 개장한다.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월 1일~8월 15일에는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을 한다. 송정솔바람해변, 설리해수욕장, 두곡·월포해수욕장, 사촌해수욕장은 여름 장마 기간 등을 고려하여 개장 기간을 7월 12일~8월 25일로 정했다.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다. 협의회 회의에서 안전사고 예방, 물가·위생 관리 등 분야별 이용객 편의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 남해군은 해수욕장 개장 기간 인명구조 자격을 갖춘 안전요원 총 38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개장 기간 전후에는 해수욕장 바다 안전관리자를 배치해 안전사고 예방에 힘쓴다. 남해군은 “올해 해수욕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개장 전 백사장 정비, 안전시설 정비 등 환경 개선 조치를 우선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6월 중 안전관리요원 채용과 안전 장비 조기 배치 등 개장 준비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 성시경 다녀간 약수시장, 14일 ‘약수의 밤 힐링콘서트’

    성시경 다녀간 약수시장, 14일 ‘약수의 밤 힐링콘서트’

    맛집 즐비한 약수동 먹자골목에서 초여름 밤 맥주파티를 하며 일찍 찾아온 무더위를 씻어보자. 서울 중구 관계자는 약수시장 골목형상점가 상인회가 오는 14일 오후 5시부터 약수동 먹자골목(다산로10길)에서 ‘약수의 밤 힐링콘서트’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가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약수시장 일대 230여개 점포와 인근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화합의 장이다. 약수시장 골목형상점가에서 개발한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캐릭터도 처음 선보인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물이 좋아 약수동(藥水洞)으로 불렸는데, 이러한 지역 특색을 살려 물방울 모양의 친근한 캐릭터로 디자인했다.약수동 주민센터 자치회관 수강생들이 준비한 댄스 스포츠와 함께 주민 동호회 의 색소폰 연주가 ‘약수의 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푸드코트에서는 약수시장을 대표하는 메뉴가 준비돼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캐릭터 포토존과 경품 이벤트도 마련된다. 구는 이날 전통시장 상권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신설한 전통시장 상권발전소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한다. 행사 이벤트 개발 및 BI·캐릭터 홍보 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컨설팅할 예정이다. 약수시장 골목형 상점가는 3호선 약수역에서 남산타운아파트로 가는 골목길 따라 위치한 재래시장 거리다. 순댓국집, 떡집, 지역 명소가 된 이발소 등 전통있는 점포가 많아 지난 2022년 3월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됐다. 최근에는 인기 유튜버들이 이곳을 다녀가 ‘핫플’로 주목받고 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서울의 노포와 맛집을 자랑하는 약수시장 일대에서 가족, 친구, 이웃들과 주말 저녁을 즐겁게 보내시길 추천한다”며 “약수시장 상권 활성화에도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 “물·소금만 먹어요”…‘뼈말라’ 되고픈 10대들, 물단식 SNS 유행

    “물·소금만 먹어요”…‘뼈말라’ 되고픈 10대들, 물단식 SNS 유행

    지난해 몸무게가 61㎏였다는 18살 권모양은 최근 이른바 ‘물단식’을 닷새째 이어가고 있다. 키 163㎝인 권양의 목표 몸무게는 40㎏이다. 과거 12일간 물단식을 이어간 적이 있다는 권양은 이번 다이어트에서 ‘12일’이라는 기록을 깨고 싶다고 했다. ‘물단식’이란 물과 소금만 섭취하며 다른 음식은 일절 먹지 않는 것이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름철을 앞두고 극단적 다이어트가 10대 사이에 유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찬성을 뜻하는 ‘프로’(Pro)와 ‘거식증’(Anorexia)에서 딴 ‘Ana’(아나)를 합성한 ‘프로아나’라는 신조어가 유행한 지도 오래됐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로, ‘키에서 몸무게를 뺀 수치’가 125 이상이 되는 것이다. ‘뼈말라’는 10대들 사이에서 비하가 아니라 선망과 부러움의 대상이다. 물단식은 극단적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다. 유명 연예인들이 방송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물단식을 통해 짧은 기간에 체중을 감량했다는 글이 화제가 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MBC ‘나혼자산다’에서는 배우 이장우가 3일간 단식하며 물과 소금만 섭취해 4㎏를 감량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단식하는 동안 영양분 보충을 위해 일반 물 대신 미네랄워터를 마시거나 영양제를 함께 먹기도 한다. SNS에는 몸무게를 경쟁적으로 인증하는 글이나 영상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물단식’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이 1000개 넘게 올라와 있다. 엑스(X·옛 트위터)에도 “물단식을 하는데 배고픔보다 어지러움을 참기 힘들다”, “병원에서 림프샘에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물단식을 멈출 수 없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짧게는 사흘, 길게는 열흘 넘게까지도 물단식을 인증하는 글을 볼 수 있다.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 다이어트가 유행하면서 2018년 8517명이던 국내 섭식장애 환자는 2022년 1만 2714명으로 불과 4년 만에 50%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섭식장애 진료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섭식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5만 1253명이다. 이 중 여성(4만 1577명) 비율이 81.1%로 압도적이다. 특히 10대 이하 여성 거식증 환자가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1874명으로 7배 가까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보건복지부가 소아 2893명과 청소년 3382명 등 소아·청소년 6275명을 대상으로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실시한 ‘2022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아(6~11세)의 1.0%, 청소년(12~17세)의 2.3%가 섭식장애를 앓고 있다. 섭식장애를 앓는 여성 청소년 비율이 3.0%로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의 극단적 다이어트는 무월경증과 골다공증, 섭식장애 등의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육체·정신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건강이 아니라 외모를 이유로 하는 청소년의 다이어트는 권장하지 않고 있다”며 “대표적 다이어트법으로 꼽히는 ‘간헐적 단식’도 16시간 이상은 지양하는데 청소년들이 이를 넘겨 굶을 경우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우리 몸은 단백질과 지방 등 여러 영양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네랄 워터와 영양제만으로 영양 결핍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 -40도·80㎞ 충돌도 견디는 시트… 모빌리티 내 공간 경쟁력 높인다

    -40도·80㎞ 충돌도 견디는 시트… 모빌리티 내 공간 경쟁력 높인다

    철판 밑 모터 6개 방향으로 움직여후방 추돌 등 180개 이상 시험 진행근무 인력 500여명 국내 최대 규모미래 자율주행차·UAM 등에 대응수직 이동 때 안전 평가까지 확장 지난 5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 제2시험동 복합환경진동(BSR)시험실. 가로 세로 7m, 높이 4m 규모의 밀폐된 방 안에는 방음재가 벽면에 촘촘히 부착돼 있었다. 중앙에 놓인 철판 위엔 자동차 시트가 고정돼 있었고, 철판 밑엔 큰 전자식 모터가 배열돼 철판을 상하·좌우·앞뒤 6개 방향으로 끊임없이 움직여 줬다. 온도계는 영하 2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현대트랜시스는 이날 연구센터 내부를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2007년 문을 연 센터는 연면적 2만 7031m², 근무 인력 500여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시트 전문 연구소다.연구소 내 복합환경진동(BSR)시험실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하얀 입김이 나오기 시작해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여름옷 차림으로 방문한 취재진들의 몸이 덜덜 떨렸다. 이곳에서는 차량이 주행할 때 노면에서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진동이 시트에 주는 영향을 모사하는 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시트의 각 이음새에는 전용 마이크가 연결돼 마찰음 등 각종 소음도 계측한다. 특히 실제 주행 환경에서는 기후에 따라 차량의 내부 온도도 극단적으로 오르내릴 수 있어 영하 40도에서 영상 80도에 이르는 다양한 기온도 변수로 두고 시험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충돌시험실에서는 전후방 추돌 상황에서 시트가 승객을 얼마나 안전하게 지지해 주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 한창이었다. 차량 역할을 하는 대차 위에 시트를 장착하고, 시속 80㎞ 속도의 차량이 후방에서 추돌했다는 가정하에 후면의 실린더에 공기를 채워서 실제 시트에 전해지는 속력인 시속 41㎞ 압력으로 발사하자 굉음과 함께 충격이 가해지며 시트에 탑승한 더미가 흔들리는 모습이 모니터에 슬로 모션으로 녹화됐다. 이 밖에도 시트에 장착된 사이드 에어백 안전 시험, 시트 각 부분의 강도를 측정하는 내구성 평가 시험 등 180가지가 넘는 시험이 이곳에서 진행된다.최근 자동차를 개인화된 공간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커지면서 차량 내부 설계에 대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고품질 시트 개발뿐 아니라 자율주행차량, 목적기반차량(PBV),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빠르게 발전하는 모빌리티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실내 공간 개발 기술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서승우 현대트랜시스 시트본부장 상무는 “현재는 자동차 중심의 수평 이동 연구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앞으로는 UAM 등 수직 이동 시의 안전 및 기능을 평가할 수 있도록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모빌리티의 목적에 맞게 시트도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해지는 만큼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맞춤형 연구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인질 4명 구하려 민간인 수백명 살상” 이스라엘 공습 다시 도마 위에

    “인질 4명 구하려 민간인 수백명 살상” 이스라엘 공습 다시 도마 위에

    인질 억류된 가자지구 난민촌 기습“10분도 안돼 로켓 150여발 떨어져아이 대부분 사망… 생지옥이었다”하마스 “인류의 가치 결여된 범죄”팔 자치정부, 안보리 긴급회의 요청 몇 달 전 이스라엘 국방부는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중심부 두 곳에 이스라엘 인질 4명이 갇혀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당시 ‘노바 음악축제’에서 납치된 노아 아르가마니(25)와 알모그 메이르 얀(21), 안드레이 코즐로프(27), 슈로미 지브(40)였다. 국방부는 곧바로 두 건물과 똑같이 생긴 모형을 만들고 특수부대원을 투입해 수주간 이들의 구출을 위한 ‘지옥훈련’을 이어 갔다. 작전 준비가 끝났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개시 직전까지 갔다가 취소하기를 수차례 반복하는 등 고심을 거듭했다. 실패하면 인질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지고 극도로 분열된 이스라엘 전시 내각도 와해될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지난 6일에야 임무를 승인했다. 그러고도 작전 시작 몇 분 전까지도 취소를 염두에 둘 만큼 우려가 컸다. 그러나 로넨 바르 신베트(이스라엘 정보기관) 정보국 국장은 임무 수행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국운을 건 작전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야간 경계에 주력한다는 점을 역이용해 해가 떠오른 뒤 기습에 나섰다. 적의 허를 찌른 것이다. 오전 11시쯤 목표물 주변에서 의도적으로 총격전을 벌여 하마스 대원들의 주의를 끈 뒤 특수부대원들이 두 건물로 동시에 침투해 인질을 찾아냈다. 이스라엘군 헬기 두 대가 건물로 접근해 대원과 인질을 빠르게 태운 뒤 하마스의 총공세를 피해 현장을 빠져나갔다. 뉴욕타임스(NYT)가 전한 인질 구출 작전의 전말이다. 신베트와 이스라엘군(IDF) 등은 8일(현지시간)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4명을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245일 만이다. 이스라엘 주민들은 작전 성공 소식에 열광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명을 생환한 인질을 상징하는 ‘여름의 씨앗’으로 지었다가 이날 작전에서 숨진 대테러부대 장교 아르논 자모라(36)의 이름을 따 ‘아르논 작전’으로 바꿨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무장대원 3000여명을 이스라엘 남부로 침투시켜 1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 중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당시 풀려났지만 나머지 130여명은 휴전 협상이 겉돌면서 지금도 억류돼 있다. 이 가운데 최소 40명이 지병과 정신적 충격 등으로 숨졌다고 이스라엘군은 추정한다. 그간 인질 생환에 성과가 없어 사임 압박을 받은 네타냐후 총리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의 정치적 라이벌인 베니 간츠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 국무위원직 사퇴 발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초 ‘네타냐후 총리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다면 6월 8일 물러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번 작전 성공으로 전시 내각 지지가 높아지자 협조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인질 4명을 구하고자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백명을 살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방과 아랍권에서 규탄이 쏟아졌다.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9일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작전 도중 팔레스타인 민간인 최소 274명이 숨지고 7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고 직후 100명 이하로 파악됐던 사상자 수가 하루 만에 1000명에 육박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자국 인질 1명당 243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죽거나 다치게 한 셈이다. 누세이라트 주민 니달 압도는 “10분도 안 돼 150발의 로켓이 떨어졌다”면서 “거리에 있던 어린이들이 대부분 숨졌다. 생지옥이었다”고 절규했다. 이 지역 구급대원도 로이터에 “전쟁영화 속 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내 눈앞에서 실제로 벌어진 대학살이었다”고 토로했다. 하마스는 “문명과 인류의 가치가 결여된 잔혹한 범죄”라고 맹비난했다. 하마스와 반목 중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유엔 사무국은 아동 인권보호 관련 국제규범 위반자 명단에 이스라엘군과 하마스를 추가했다.
  • 강남 그늘막 수 보니, 강북의 최대 3배

    올여름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불볕더위 일이 예년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심에서 보행신호 기다릴 때 사용하는 그늘막 숫자의 서울 강남과 강북 지역 간 격차가 최대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4월 기준 서울에 설치된 고정형·스마트 그늘막은 총 3444개로 나타났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의 그늘막은 구별로 200개가 넘게 설치됐지만 마포와 서대문, 강북구 등은 70여개로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자치구별로는 송파구가 268개로 가장 수가 많았고, 이어 강남구 239개, 서초구 232개 순이었다. 이어 강동구와 광진·동대문구가 각각 177개와 171개로 뒤를 이었고, 구로구(163개), 중구(159개), 영등포구(155개) 등이 그늘막이 많이 설치됐다. 모두 거주 인구가 많거나 회사 등이 많이 있어 유동 인구가 많은 자치구다. 반면 마포구는 71개, 서대문구는 78개, 강북구는 79개 등으로 상대적으로 설치된 그늘막 수가 적었다. 그늘막의 경우 서울시에서 각 자치구 요청을 받아 설치 비용을 지원하지만 서울시 지원 외에 구 별도 예산으로 설치하는 그늘막이 많이 이 같은 차이가 나타난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뿐 아니라 지형과 도로 사정 등에 따라 그늘막이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아야 하므로 도심이 아닌 지역에는 그늘막을 설치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6~7월 각 자치구에서 요청한 총 322개의 그늘막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 北 확성기 빌미로 도발 가능성… 국방장관, 전군에 휴일 비상대기령

    北 확성기 빌미로 도발 가능성… 국방장관, 전군에 휴일 비상대기령

    대통령실, 잇단 오물풍선에 강경2015년 ‘목함지뢰’ 대응 재개 때도北, 준전시 선언하며 고사총 등 쏴軍 접경지 훈련 땐 긴장감 커질 듯與 “2~3배로 응징” 野 “공멸 우려” 북한의 잇따른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정부가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의 수위가 더욱 높아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심리전인 만큼 북한이 이를 빌미로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로 한반도에 마지막 ‘안전핀’마저 사라진 가운데 본격적인 남북의 강대강 대치 상황이 예상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군 주요 지휘관 화상회의를 주관했고, 국방부 본부와 육해공군 모든 부대가 휴일인 이날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했다. 북한이 8~9일 또다시 오물 풍선 330여개를 살포하자 정부는 곧바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맞섰다. 이날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가진 뒤 오후에 바로 6년여간 중단했던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정부는 지난 4일 국무회의를 거쳐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면서도 즉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오물 풍선 재살포에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물 풍선에 담긴 내용이 치명적이진 않더라도 국민에게 미치는 심리적 타격이 있을 수 있어 당연히 강력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늘 존재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군 모두가 대비 태세를 갖추고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응해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했을 때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이남에서 대북 확성기를 향해 14.5㎜ 고사총과 76.2㎜ 평곡사포 3발을 발사했고, ‘준전시 상태’를 선언했다. 그러다 북측 제안으로 이뤄진 남북 협상을 통해 남측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북한은 목함지뢰 도발에 유감을 표명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수습됐다. 그만큼 확성기 방송의 심리전 위력이 크다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긴장 국면이 길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문제 삼아 또 다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우리 군도 최전방 육상·해상·공중 완충구역(적대행위 금지구역)에서 군사 훈련을 예고하고 있다. 신 장관은 이날 주관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대북 방송 실시 상황에 만전을 기하고 북한이 직접 도발할 경우 ‘즉·강·끝’(즉각·강력히·끝까지)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앞서 북한이 3차 오물 풍선을 살포한 것으로 파악된 전날 밤 국방부 본부와 육해공군 모든 부대에 평일과 같은 정상 근무를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비무력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전군에 일요일 근무 명령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국방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추가 도발에 대한 즉각 대응을 위해 국방부와 전군 차원의 엄정한 대비 태세와 작전 기강 확립이 필요하다”며 군의 엄중한 상황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대대적으로 공세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DMZ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에서 북한군 활동이 증가하고 총격이나 교전까지 주의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성기 방송뿐 아니라 우리 군의 대응과 여름에 있을 한미 연합연습 등을 빌미로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도발을 거듭하고 긴장감을 단계적으로 높여 미국과의 새로운 협상 국면을 만들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북 간 강경 대치 국면에 대한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장인 한기호 의원은 “우리 군도 대북 심리전인 풍선 살포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 정권의 실정을 알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다시 오물 풍선이 날아온다면 2배, 3배 북한으로 되돌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의 대응이 현명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강대강은 공멸”이라고 우려했다.
  • 하마스에 끌려간 ‘그 여성’ 근황…4명 구하려 240명 죽인 이스라엘군[포착]

    하마스에 끌려간 ‘그 여성’ 근황…4명 구하려 240명 죽인 이스라엘군[포착]

    이스라엘군이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게 납치됐던 인질 4명을 구조하는데 성공했으나, 해당 인질 구조 작전 중 팔레스타인 민간인 수백 명을 사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11시경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등지에 있는 하마스 은신처에서 남성 인질 3명, 여성 인질 1명을 무사히 구출했다고 밝혔다. 인질들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구출된 인질 중 여성 1명은 노아 아르가마니(25)로, 지난해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오토바이에 탄 남성들에게 끌려가며 “나를 죽이지 마세요”라고 애원하는 영상에 등장했던 여성이다. 해당 영상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의 충격을 상징해 왔다. 당시 그는 남자친구와 함께 인질로 붙잡혔으나, 남자친구는 아직 풀려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출된 당일 아르가마니는 활짝 웃으며 아버지와 재회했다. 작전명 ‘여름 씨앗들’, 긴박했던 구출 과정 하마스에 끌려가 245일 동안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 인질을 구조한 이번 작전은 ‘여름 씨앗들’(Seeds of Summer)로 명명됐다. 해당 작전에는 이스라엘군과 정보기관인 신베트, 이스라엘 국경수비대 소속 대테러 부대인 야맘(Yamam) 정예 요원들이 총동원 됐다.이스라엘 측은 누세이라트 이스라엘군 진지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건물에 하마스가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복층 건물 두 곳을 동시에 급습했다. 당시 여성 인질인 아르가마니는 이 건물에 있는 한 팔레스타인 가정집에, 알모그 메이르 잔(21), 안드레이 코즈로프(27)와 샬로미 지브(40) 등 다른 3명의 인질은 다른 집에 각각 억류돼 있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는 두 팔레스타인 가정집에 돈을 주고 인질 억류를 맡겼고 인질 도피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각 가정에 경비원을 배치해 둔 상태였다. ‘여름 씨앗들’ 작전이 시작된 직후, 이스라엘 측과 하마스 사이에는 상당한 규모의 교전도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작전에 투입된 대원들에게 많은 총탄과 로켓추진 유탄(RPG) 포탄이 쏟아졌다”며 “이에 따라 지상군과 공군이 작전 병력과 인질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포격과 공습을 가했다”고 말했다. 인질 4명 구하려 민간인 수백 명 사망…팔레스타인 분노 이스라엘이 ‘여름 씨앗들’ 작전을 통해 인질 4명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교전이 발생했고, 그 결과 2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스라엘군 작전 지역에서 이를 직접 목격한 한 주민은 CNN에 거리에서 어린이들이 숨진 상황을 전하며 “생지옥이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당국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작전 중 최소 236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이스라엘도 다수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피해 규모 집계에서는 팔레스타인(가자지구) 측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은 “이번 작전은 매우 위험했다. 총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지상과 공중에서 위협 사격을 가하며 인질들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100명 미만의 팔레스타인 희생에 대해 알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테러범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시 이스라엘군의 대량 살상이 벌어지자 팔레스타인인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비린내 나는 학살’로 규정하는 동시에,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주변국 이집트도 이스라엘의 누세이라트 난민촌 공격을 규탄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 공격은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의 모든 조항과 인도주의의 모든 가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엑스(옛 트위터)에 “가자에서 또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고 유혈 사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놓치지 말아야 할 6월 영화 라인업 [시네마랑]

    놓치지 말아야 할 6월 영화 라인업 [시네마랑]

    어느덧 여름의 초입에 들어선 6월, 쏟아질 열기를 피해 극장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주목하자. 평단의 찬사를 받은 작품부터 대중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 작품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4편의 6월 개봉작을 소개한다. 유대인 없는 유대인 학살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제76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제96회 아카데미상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가 5일 개봉했다. ‘언더 더 스킨’을 연출한 조나단 글래이저 메가폰을 잡고 크리스티안 프리델, 산드라 휠러 등이 출연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나치 독일이 유대인 학살을 일삼은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담벼락 너머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독일 장교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 가족의 이야기다. 보편적인 홀로코스트 영화와 달리 유대인이 아닌 나치 독일 가족에게 초점을 뒀다. 카메라는 독일 장교의 사택만을 비춘다.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일은 간간이 들려오는 총성과 비명으로 짐작할 뿐이다. 루돌프 회스의 아내 헤트비히(산드라 휠러)가 정성스럽게 가꾼 정원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피크닉을 즐기고, 서로의 생일을 축하하고, 과거를 추억하고 미래를 계획하며 회스 가족은 안락한 일상을 살아간다. 이들에게 담벼락을 타고 넘어오는 유대인들이 울부짖음은 그저 생활 소음 중 하나에 불과하다. 조나단 글래이저 감독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회스 부부를 인간으로 인정하는 것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끔찍한 부분”이라면서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나치 이데올로기에 대한 것이 아닌 인류 내부의 더 깊은 것에 대한 영화”라고 말했다. 그 어떤 학살 장면도 없지만 그 어떤 홀로코스트 영화보다 가장 섬뜩하게 느껴지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 6월 극장에서 꼭 만나보길 바란다. 사춘기 소녀의 머릿속, ‘인사이드 아웃 2’ 약 50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영화 중 흥행 순위 6위를 기록한 ‘인사이드 아웃’(2015)의 속편이 9년 만에 돌아온다.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인사이드 아웃 2’다. 어느덧 13살 사춘기 소녀가 된 라일리.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에 낯선 네 개의 감정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 등장한다. 이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감정은 사춘기의 대표적 감정인 ‘불안’이다. 매사 제멋대로인 ‘불안’은 기존 다섯 감정과 계속해서 충돌하고 결국 기존 감정들은 새로운 감정들에 의해 본부에서 쫓겨난다. 과연 기존 감정들은 다시 감정 컨트롤 본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켈시 만 감독은 이번 속편을 두고 ‘수용에 관한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켈시 만 감독이 ‘인사이드 아웃 2’를 준비하며 미국 심리학자인 리사 다무르(Lisa Damour) 박사와 함께 10대 소녀 9명을 밀착 인터뷰했다고 알려지기도 해 사춘기의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묘사해냈을지 더 궁금해진다. 비행기 납치 실제상황, ‘하이재킹’ 영화 ‘카트’(2014), ‘1987’(2017)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시나리오상을 두 차례 거머쥔 김경찬 작가와 굵직한 작품의 조연출로 내공을 다져온 김성한 감독이 손을 잡은 영화 ‘하이재킹’이 오는 21일 개봉한다. ‘하이재킹’은 1971년 1월 23일, 승객 55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운 속초공항발 김포공항행 여객기가 홍천 상공에서 북한으로 납치될 뻔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작가적 상상력을 더한 영화다.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등이 출연한다. ‘하이재킹’은 운항 중인 항공기나 선박 등을 납치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미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하이재킹이 기승을 부렸던 1968년~1972년 5년간 접수된 사례는 무려 325건에 달한다. 1970년대에는 5일에 1번꼴로 발생했을 만큼 흔한 일이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서스펜스가 더해진 ‘하이재킹’이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을지 기대감이 모인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하려는 용대(여진구)와 어떻게든 착륙시키려는 조종사 규식(성공일)과 태인(하정우). 도망칠 수 없는 좁은 기내에서 목숨 건 비행이 펼쳐진다. 쉿! 절대 소리 내지 말 것,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소리를 내는 순간 괴생명체의 공격을 받는 독특한 설정으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세 번째 시리즈가 이번 달 말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전편의 기획과 연출을 맡았던 존 크래신스키 감독이 각본을 맡고 ‘피그’(2022)를 연출한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블랙펜서’로 대중에 잘 알려진 배우 루피타 뇽오를 비롯해 조셉 퀸, 디몬 하운수, 알렉스 울프 등이 출연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A Quiet Place: Day On)은 괴생명체 침공의 첫날을 그린 영화다. 반려 고양이와 함께 여느 날과 같은 일상을 보내던 사미라(루피타 뇽오)는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섬광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발견한다. 이내 뉴욕은 거대한 폭발과 함께 들이닥친 괴생명체의 습격에 아수라장이 되고 사미라는 소리를 내는 순간 공격하는 괴생명체를 피해 도시를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예고편에는 초토화가 된 거리에서 반려 고양이를 품에 꼭 끌어안고 있는 사미라의 모습이 나온다. 과연 그는 반려 고양이와 함께 무사히 도시를 탈출할 수 있을까.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이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사노스키는 “처음 두 편에서는 가족이 정말 중요했고, 확고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면서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세상 종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서로를 배려해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 섞여 있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이 보여줄 날 것 그대로의 재난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무엇보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이 전작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다. 제작비 20배에 달하는 흥행 수익(3억4천만 달러)을 올린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에 이어 ‘콰이어트 플레이스 2’(2021) 역시 팬데믹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2억9천만 달러의 수익을 내며 레전드 시리즈로 떠오른 바 있다.
  • 영험한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곳, 일본 교토 아라시야마 [한ZOOM]

    영험한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곳, 일본 교토 아라시야마 [한ZOOM]

    일본 교토 서쪽에 있는 도게츠교(渡月橋)는 봄이 되면 벚꽃이 가득하고,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단풍이 가득 채운다. 계절마다 제 모습을 바꾸는 곳이 이 곳 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일단 이 곳에 발걸음이 머무는 순간 이 곳과의 흥정에서 이길 방법은 없다. “지금 그대가 보고 있는 이 아름다움이 다음 계절에 다시 돌아올 것을 확신하는가?” 약 800년 전 13세기를 살았던 그 역시도 이 곳과의 흥정에서 유혹을 이기지 못했던 것 같다. 그는 제90대 일본 천황 가메야마(1249~1305)였다. 어느 날 밤 이 곳을 거닐던 그는 ‘가츠라강’과 그 위에 놓여 있는 다리의 모습에 취해 시를 읊었다고 한다. “이 모습은 마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밝은 달이 건너는 것 같구나” 이후 사람들은 ‘달이 건너는 다리’라는 뜻을 담아 이 다리를 ‘도게츠교’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금 보는 이 다리는 1934년 즈음에 다시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해지는데, 겉으로 보면 나무로 만들어진 것 같지만 기둥은 철근콘크리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매년 교토에서는 13세가 된 아이들의 성년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게츠교에서는 뒤를 돌아보면 지혜가 사라진다는 전설이 있었다고 한다. 조금 싱거운 전설이기는 하지만 어른이 되었으니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영험한 기운이 피어오르는 산 이 곳을 찾는 이유는 봄의 벚꽃도, 가을의 단풍 때문도 아니었다. 이 정도로 아름다운 벚꽃이나 단풍은 우리나라에도 수없이 많은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 진짜 이유는 도게츠교 앞에 펼쳐져 있는 ‘아라시야마’(あらしやま) 때문이었다. ‘아라시’라는 어감이 대학 시절 수없이 외쳤던 응원구호 같기도 하고, 어린 시절 좋아했던 만화영화 ‘마루치 아라치’의 여주인공 ‘아라치’ 같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친근함이 느껴졌던 것 같다. ‘아라시야마’를 한자로 바꾸면 ‘아라시’는 ‘남’(嵐), 야마는 ‘산’(山)이다. 남은 ‘뫼 산’(山)과 ‘바람 풍’(風)이 합쳐진 글자다. ‘아지랑이’ 또는 ‘산에 서려 있는 기운’을 의미한다. 일본에서는 폭풍(暴風)이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아라시야마를 조금 더 시적으로 표현해보면 ‘산 속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기운’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래서 그 영험한 느낌을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었다.대나무 숲 길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바람 도게츠교에서 덴류지(天龍寺)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한여름 햇살은 뜨거웠지만 길 양옆에 자리한 상점들을 구경하는 재미 덕분에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약 600m정도 걸어가니 드디어 기다리던 이정표가 나왔다.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자 기다렸던 장면이 눈 앞에 펼쳐졌다. 지쿠린(竹林)은 주로 모소대나무로 이루어진 숲길이다. 모소대나무는 중국 극동지방에서 자라는 희귀종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의 대나무와 달리 싹이 튼 후 4년 동안 약 3㎝ 정도만 자라다가 5년째 되는 날부터 하루에 약 30㎝ 이상 자라기 시작해서 6주 정도가 되면 약 15m 이상 높이로 자란다고 한다. 갑자기 바람이 불었다. 하늘 높이 엄청난 길이로 자란 대나무들이 느릿느릿 슬로우 모션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눈 앞에 펼쳐지는 시원한 장면 때문인지 어느덧 더위도 잊었고, 등줄기를 타고 흐르던 땀방울도 사라졌다.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이렇듯 마음을 따라가는 것임을 새삼스레 느꼈다. 덴류지를 나와 교토 동쪽에 있는 ‘기요미즈데라’(淸水寺)로 향했다. 예전에 왔던 기요미즈데라는 아무 생각없이 일본에 왔다는 신기함만 가지고 사람들을 따라다니기만 했다. 그러나 이번 기요미즈데라 방문은 미리 엄청난 공부를 하고 왔으니 보이는 것은 전과 다를 것이다.
  • 며느리 성폭행하려 한 80대 시아버지…남편은 “신고하지마”

    며느리 성폭행하려 한 80대 시아버지…남편은 “신고하지마”

    손주들 앞에서 베트남 며느리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 홍은표)는 최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기소된 8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한 A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여름 베트남 출신 며느리 B씨에게 “땅을 팔아 베트남에 집을 사주겠다”며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현장에는 4살, 5살 손주가 함께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된 B씨의 남편은 “신고하면 더 이상 함께 살지 못한다”고 말해 B씨의 신고를 막았다. 이후 B씨는 지난해 설 명절 전 ‘음식을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과 다퉜고 집을 나오게 됐고, 지인에게 과거 피해사실을 알린 다음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모순되거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없어 신빙성을 의심할 사정이 없다”며 “범행 후 2년이 지나 고소하게 된 경위도 자연스럽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이 이뤄진 공간에 4살, 5살 손주가 놀고 있었던 점 등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는 불쾌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지만 A 씨는 (피해자) 스스로 옷을 벗었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면서도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피해자도 처벌보다는 사과를 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추신] 올 여름 가장 긴 폭염 온다, 3년 만에 폭염일수 2배↑… ‘살인 폭염’ 대처법은

    [추신] 올 여름 가장 긴 폭염 온다, 3년 만에 폭염일수 2배↑… ‘살인 폭염’ 대처법은

    <편집자주> ‘추가로 신문에 내주세요’를 줄인 ‘추신’은 편지의 끝에 꼭 하고 싶은 말을 쓰듯 주중 지면에 실리지 못했지만 할 말 있는 취재원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온열질환자 2818명…전년비 2.6배↑정부 “올여름 평년보다 기온 높다”전 지구촌 폭염 몸살…인도 87명死미 “6월 기온 평년보다 10도 이상↑”IFRC “미얀마·네팔 등 극단적 고온”“폭염 서서히 건강 악화, 피해 막대”남해안 첫 ‘산소부족 물덩어리’ 발생운동 강도 평소 10~30%… 술 삼가휴식·물 충분히… 땀 많으면 이온 음료 비가 오락가락하는 주말입니다.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세종시는 이 비가 개인 후 다음 주 수요일 기온이 32도까지 치솟을 예정입니다. 올여름은 관측 사상 가장 긴 폭염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 등 다양한 기후 변화로 인해 한국의 폭염일수는 최근 3년 만에 두배나 껑충 뛰었죠.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동남아에서 볼 법한 쨍쨍하다 갑자기 어마어마한 양의 비가 쏟아지는 ‘스콜성 비’도 심심찮게 목격되는 한국입니다. 정부는 올여름 폭염에 대비해 피해가 없도록 전방위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폭염이 닥쳐 온열질환을 겪지 않도록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위급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정부 “폭염발생 시작일 빨라지는 추세” 8일 재난안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기상청,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폭염일수와 온열질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20년 7.7일이던 폭염일수는 지난해 14.2일로 3년 만에 2배가량 길어졌습니다. 온열질환자 수도 2020년 1078명에서 해마다 늘어 지난해 2818명에 달했습니다. 불과 3년 새 2.6배가 증가한 것이죠. 폭염일수는 연대별로 오름세인데 1980년대 연평균 폭염일수는 9.5일에서 1990년대 10.2일, 2000년대 9.1일로 약간 주춤하더니 2010년대(2010~2019년)에는 14.5일로 늘었습니다. 추세대로라면 큰 이변이 없는 한 2020~2029년까지 폭염일수는 이전보다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커 보이죠.실제 1981~2010년까지 폭염일수는 9.5일이지만 10년 뒤인 1991~2020년 폭염일수는 11일로 늘었습니다. 최근 10년(2014~2023년)은 14일을 기록했죠. 행안부는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 정책설명회에서 “올여름철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높으며 연대별 폭염발생 시작일이 빨라지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폭염발생 시작일은 1990년대 7월 11일, 2000년대 7월 7일, 2010년대 7월 2일로 당겨지고 있죠. 기상청 “6월 장마 전 폭염일 늘어날 것”“7월 많은 비에 ‘찜통 더위’, 열대야 발생” 이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통해서도 확인됐죠.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전날인 7일 기상청 기상강좌에서 AI 머신러닝과 LSTM(long short term memory) 통계 모형을 통해 예측한 결과 “올여름 폭염이 평년(10.2일)보다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폭염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말합니다. 지난해 여름 폭염일은 13.9일이었습니다. 이 센터장은 올해 6월과 8월 평년 기온보다 높을 확률이 50%, 비슷한 확률이 30%, 낮을 확률은 20%로 밝혔습니다. 7월은 많은 비에 ‘찜통더위’를 예상했죠.지난해 여름 시작된 엘니뇨가 올여름엔 라니냐로 전환될 전망인데 이 엘니뇨의 쇠퇴기에 식지 않은 열기가 동아시아 강수량을 확 늘린다는 것이죠. 여기에 엘니뇨로 북대서양에 ‘삼각자 패턴’이 형성돼 열대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며 7월에는 많은 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센터장은 “전 지구 배경 온도가 높아지는 등의 영향으로 6월 장마 전에 폭염일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8월의 경우 겨울철 엘니뇨가 여름철 이후 라니냐로 전환될 때 기온이 오르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7월은 동아시아 강수량이 늘어나며 폭염일은 적겠지만 비가 내리는 날 사이에 습윤한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습니다.52.9도 인도 폭염 사망자 벌써 87명미국 피닉스 45도 경신… 열돔 피해 확산미얀마 48.2도 사상 최고온도“인구 68억명, 최소 한 달 극단적 더위” 이런 폭염 강세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 세계가 폭염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죠.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기후변환의 영향으로 세계 각지에서 ‘극단적 더위’를 나타내는 일수가 최근 1년 새 26일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극단적 더위는 각국에서 최고기온 상위 10%에 해당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고온을 나타내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기후센터는 이런 극단적 고온 일수 증가가 전 세계 인구의 78%인 68억명 정도가 최소한 한 달간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극단적 더위를 경험한다고 추정했습니다. IFRC는 “현재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네팔 등 아시아에서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미얀마는 최근 48.2도의 사상 최고기온 기록이 나왔고 네팔의 네팔군지시에선 몇 주째 40도 이상 극단적 고온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극심한 폭염이 지속된 인도에서는 지난달 30~31일 이틀 새 최소 45명이 숨지는 등 ‘살인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87명으로 늘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인도 뉴델리는 지난달 29일 낮 최고기온 52.9도를 찍었고 31일에도 45.4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정전이 발생하거나 급수난에 시달리기도 했죠. 인도 국영방송사에서는 에어컨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내부에서 생방송으로 폭염 뉴스를 전하던 앵커가 더위에 기절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미국도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미 기상청(NWS)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이번 주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텍사스 등 미 남부와 멕시코를 덮은 열돔이 북상한 것이죠. 열돔은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돼 뜨거운 공기가 갇히면서 기온이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NWS는 미 서부 여러 지역에서 6월 초 기온이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게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 7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알려진 데스밸리 사막 지대는 지난 6일 최고기온이 섭씨 50도를 기록해 최근 가장 높았던 1996년의 49.4도를 넘어섰습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는 45도를 기록해 2016년에 세운 이 시기의 종전 기록 44.4도를 뛰어넘었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도 43.9도로 새 기록을 세웠습니다. 피닉스에 이 정도 폭염이 덮친 건 지난해의 경우 6월 말부터였으나 더 당겨진 것이죠. 지난해 피닉스와 그 일대 마리코파 카운티에서는 43도가 넘는 이상고온이 50일 넘기면서 645명이 온열질환으로 숨졌습니다. 이런 폭염 속에 캘러포니아 센트럴 밸리 들판에서는 지난 1일 화재가 발생해 56.7㎢를 태워 주민 대피명령이 떨어지고 도로가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멕시코에서는 열돔 영향으로 곳곳이 40~45도의 폭염 속에 원숭이 등 동물들까지 다수 폐사하기도 했죠. IFRC는 “폭염은 서서히, 덜 티 나게 사망을 초래하며 건강을 악화시킨다”면서 “폭염은 인류의 건강과 농업을 비롯해 경제 소외지역 주민들의 복지 악화 등 막대한 피해를 준다”고 우려했습니다.국내 온열질환자 작년 32명 사망가축 81만 피해·양식생물 3천마리 폐사고수온에 진해만 첫 빈산수소괴 발생우럭 등 취약어종 50% 남해안 초비상 실제 국내에서는 이런 이상기후 영향으로 지난해 온열질환자 2818명 중 32명이 사망했습니다. 가축 피해는 81만 마리, 전복·바지락 등 양식생물은 3178만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 어업 피해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최근 해양 계절 예측 모델을 활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여름 우리나라 바다 수온은 평년보다 1도 정도 높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연안, 내만 해역은 평년보다 1~1.5도 높은 표층 수온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고수온 영향으로 어류 집단 폐사를 경험한 남해안 양식장은 벌써 비상입니다. 무더위에 표층 수온이 올라가면 표층에서 저층으로 산소 공급이 단절되면서 어패류의 호흡을 방해하는 ‘산소부족 물 덩어리(빈산수소괴)’가 발생하는데 굴·멍게 등 양식장의 주요 폐사 요인입니다. 빈산소수괴는 지난달 23일 남해안 진해만에서 올해 처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우럭(조피볼락)과 넙치 등 고수온 취약 어종이 49.4%인 1억 2000마리에 달하는 경남도의 경우 어류 면역증강제 13t을 양식 어가에 조기 공급하고 고수온 특약 보험 가입비를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입니다.열대야 대비 야간·주말 쉼터 활용을경로당 냉방비 16.5만원… 5만원 상향‘농업인 왕진버스’ 의료서비스 지원 정부는 폭염에 대비해 농·어업인, 현장 근로자,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보호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농축수산업, 녹조·적조, 전력, 교통 등 분야별 대책을 시행하고 국민행동요령 홍보와 무더위 저감시설을 확충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죠. 지난해와 달라진 폭염 정책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경로당 냉방비를 지난해 11만 5000원에서 올해 5만원 오른 16만 5000원을 지원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질환자 등 에너지 취약 가구의 냉방비 지원도 지난해 114만 가구 평균 4만 3000원에서 올해 126만 가구 5만 3000원으로 각각 12만 가구, 1만원 늘렸습니다. 전기요금 감면도 378만 가구에 최대 2만원으로 4000원 올렸습니다. 노숙인과 쪽방 주민 보호를 위해 소방·경찰·의료기관 등으로 구성된 거리순찰반도 가동합니다. 축사에 냉방시설(냉각 패드 등)을 설치하면 보험료를 감면해주고 ‘농업인 왕진 버스’를 활용해 의료서비스와 치료비를 지원합니다. 농업인안전보험을 활용한 농작업 중에 발생한 온열질환 치료비는 국고에서 50%를 지원해줍니다. 해수부는 어업인 폭염 예방대책을 이번에 새롭게 추가하고 국토교통부는 레일 온도 예측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현장 근로자에는 건설 현장, 물류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온열질환자 예방 가이드를 배포하고 물, 그늘, 휴식 등 예방수칙 이행과 보냉장비 지급, 오후 2시~5시 무더위 시간 작업 조정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6만 1000개를 운영했던 무더위 쉼터도 대폭 늘립니다. 열대야에 대비해 지역 숙박업소와 공공기관 등을 활용해 야간·주말 쉼터 운영하고 근로자 쉼터 209만개, 이동노동자쉼터 61개, 응급 잠자리 148개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업과 협력해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시의 경우 CU, GS25와 업무협약(MOU) 맺고 58곳을 기후동행쉼터로 지정하는가 하면 신한은행과 MOU를 맺고 서울 시내 신한은행 전 지점(197개)에 누구나 폭염과 한파를 피해 휴식할 수 있는 기후동행쉼터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충북 증평군은 고령층, 홀몸 노인 등 폭염 취약 계층 150명에게 손목 착용형 스마트기기를 보급해 심박수·피부온도 등 폭염 취약 계층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스마트기기와 연결된 보호자에 즉시 위치를 전송해줍니다.경남도는 기능성 음료 제조업체인 동아오츠카와 손잡고 지난 4일 폭염방위대를 출범했습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두산에너빌리티, CJ대한통운 등 경남권 6개 기업에 온열질환 안전 예방교육과 온열질환 자가 진단, 수분 체크 등 폭염예방 솔루션을 제공했습니다. 그늘막 등 폭염저감시설 설치도 지원합니다. 현재 그늘막 2만 4634개, 물안개 분사 장치 1062개, 그늘 목 1459개 등이 설치돼 있죠. 전국 503개 병원에서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119폭염구급대도 운영 중입니다. 사전에 무더위 쉼터 등 위치를 잘 파악해두고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면 되겠죠.혼자 말고 2명씩 짝지어 작업폭염특보 발효시 야외활동 멈춰야틈틈이 휴식… 환기, 물 뿌려 온도 낮춰야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기 위한 피해 수칙도 알아볼까요. 질병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2818명으로 전년(1564명)보다 80.2%가 증가했습니다. 2011년 이후 매년 발생한 온열질환자 평균(1625명)보다 73.4% 늘어난 수치인데요. 질병청은 대상자별 맞춤형 예방수칙을 공개했습니다. 우선 장시간 햇볕과 고온 환경에서 일하는 실외 노동자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땀을 많이 흘릴 경우 미네랄과 전해질 보충을 위해 이온 음료를 마셔야 합니다. 보랭 장비를 사용해 틈틈이 그늘에서 휴식도 취해야 합니다. 고령층은 땀샘 감소로 땀 배출이 줄어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한데요.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야외 활동을 멈추고 그늘 등 시원한 장소에 머물러야 합니다. 건강 상태를 감시하기 위해 혼자 말고 2명씩 짝지어 작업하고 환기를 하거나 물을 뿌려 축사나 비닐하우스 등의 온도를 낮춰줘야 합니다.작업 중에 막걸리, 맥주 등 알코올 들어간 술은 체온을 올리고 갈증을 더욱 유발하므로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심뇌혈관 질환자는 수분 손실로 혈전이 생겨 뇌혈관을 막을 수 있기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당뇨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을 할 때는 평소보다 10~30% 낮은 강도로 하고, 갑자기 냉수를 끼얹는 등 심장과 혈관에 무리를 주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통증이 있을 땐 안정을 충분히 취하되 증상이 심해지면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질병청 온라인 홈페이지에 가면 ‘건강정보’ 아래 ‘폭염’ 코너에서 ‘온열질환 예방 매뉴얼’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유비무환입니다. 이미 예고된 더위, 미리 준비해두면 걱정이 훨씬 덜하겠죠. 온몸으로 더위를 버티거나 한계를 체험하지 말고 지혜롭게 보랭 장비 점검 등 내가 부족한 게 뭔지, 어디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 잘 살펴보고 가까이는 주민자치센터, 소방서 등에 도움을 요청해 온열질환이나 폭염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 시멘트광산이 별천지로…에메랄드빛 호수에 보랏빛 물결

    시멘트광산이 별천지로…에메랄드빛 호수에 보랏빛 물결

    강원 동해시 삼화동 무릉별유천지가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동해시는 8일부터 23일까지 16일간 무릉별유천지에서 ‘라벤더 축제’를 연다. 무릉별유천지 내 라벤더정원에는 라벤더와 멕시칸 세이지, 아이비 등이 1만3000주 심어졌다. 라벤더정원 면적은 2만1000㎡에 이른다. 또 다른 꽃밭인 신들의 화원, 노을보라 정원 등 6만㎡에는 금어초, 버베나가 17만3000주 식재돼 거대한 야외식물원을 연상케 한다. 축제 기간 중 토·일요일 오후 2~5시 콘서트가 열리고, 15일과 22일 오후 1시에는 초여름 더위를 식혀줄 플라이보드쇼가 펼쳐진다. 동해시 관계자는 “무릉별유천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축제 기간을 3일에서 16일로 대폭 늘렸다”며 “무릉별유천지 관광캐릭터인 ‘무별이’를 활용한 포토존과 필로우미스트, 꽃차, 비누 등의 굿즈 등 라벤더 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둘레길 트레킹, 꽃밭 보물찾기, 크리에이터 on it, 라벤더 사생대회, 힐링요가, 키즈놀이터, 프로포즈 존, 페달카약 등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직원들과 함께 KTX로 무릉별유천지를 비롯한 천곡황금박쥐동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등을 찾을 예정이다. 홍성표 동해시 무릉사업단장은 “보랏빛 향기가 더욱 짙어가는 무릉별유천지에서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소중한 추억을 담아가며 힐링의 여유를 만끽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축제장인 무릉별유천지는 개장 2년여만에 관광 명소로 급부상했다. 2021년 11월 문을 연 무릉별유천지는 지난 4월 말 기준 누적 방문객 35만312명을 기록했다. 이를 통한 수입금은 59억원이다. 방문객 수는 2021년 8339명, 2022년 13만8141명, 2023년 17만8539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내 누적 방문객 수가 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무릉별유천지는 쌍용C&E가 1968년부터 2017년까지 50년 동안 석회석 채굴을 했던 광산 부지 93만 4890㎡ 활용해 만든 관광지로 에메랄드빛을 내는 청옥호, 금곡호와 라벤더정원이 압권이다. 스카이글라이더와 오프로드루지, 알파인코스터, 롤러코스터형 집라인 등 다수의 체험시설도 갖추고 있다. 스카이글라이더는 총길이가 777m인데다 탑승장과 반환타워의 고도차가 125m에 달해 짜릿함을 극대화한다. 오프로드루지는 최고 시속 40㎞에 이르는 속도감을 선사한다. 동해시는 무릉별유천지 2단계 개발을 통해 야간 경관시설을 넓히고, 여러 테마를 주제로 한 전시장,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 자동차보험료 다시 오를까…“중소형 보험사 손해율 악화 추세”

    자동차보험료 다시 오를까…“중소형 보험사 손해율 악화 추세”

    최근 교통사고가 줄어들면서 안정적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보험료 인하와 고물가 등으로 요동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상 보험 손해율 악화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7일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변동 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보험사는 최근 3년 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했다. 자동차보험사의 손해율은 2019년 92.9%에서 2021년 81.5%, 지난해 80.7%까지 떨어졌다. 손해보험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합산비율도 3년 연속 100%를 밑돌았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 비율(사업비를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을 더한 것으로, 100% 이하면 보험사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본다. 다만 보험사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중소형 및 비대면 보험사들은 합산비율이 각각 104.6%, 111.6%로 지난 2년간 2.3%p(포인트), 5.0%p 올랐다. 천지연 연구위원·인석희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자동차보험에서는 대형사들의 점유율이 85%를 넘어 전체 손익 흐름이 대형사 손익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며 “수익성 특성을 보험사 규모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형사 손해율이 악화한 이유는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높아 보험료 인하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상생 금융 기조의 일환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내렸다. 올해 개인용 자동차 기준 대형사 평균 보험료는 2.6%, 중소형사와 비대면사는 1.3% 인하됐다. 또 차량 수리비와 렌트비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고물가가 겹치면서 사고당 손해액도 증가할 수 있다. 차량 수리비는 2013년 평균 110만원에서 2022년 161만원으로, 신차의 평균 가격은 2020년 3984만원에서 지난해 4922만원으로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분기 3%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올해 보험료 인하 폭이 이전보다 크고, 특히 대형사가 보험료 인하 폭이 큰 점을 고려하면 대형사의 손해율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주요 손해보험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로 전년 대비 5.2%p 올랐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코로나19로 이동량이 줄어 보험료를 인하해도 손해율이 안정적이었다”며 “엔데믹에 활동량이 많은 여름까지 겹치면 당분간은 손해율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보험금 지급 관련 불합리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아프리카돼지열병 막아라” 경남도 7월까지 양돈농가 방역실태 점검

    “아프리카돼지열병 막아라” 경남도 7월까지 양돈농가 방역실태 점검

    경상남도는 여름철 집중호우를 대비해 이달 10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양돈농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실태 점검을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장마철 집중호우 기간에는 양돈농장 인근 야생 멧돼지 또는 폐사체 바이러스가 하천이나 토사에 휩쓸려 농장으로 유입될 우려가 있다. 이번 점검은 이러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자 시행한다. 산·하천에 인접한 양돈농장 26곳이 대상이다. 지역별로 의령 9곳, 고성 7곳, 남해 5곳, 거제 3곳, 함안 2곳이다. 도는 시군과 합동 점검반을 구성해 농가별 방역 취약 요소를 살필 예정이다.주요 점검내용은 ▲배수로 설치·정비 여부 ▲농장 내·외부 울타리 설치 여부 ▲차량·대인 소독시설 설치, 작동 여부 ▲부출입구 폐쇄 여부 ▲양돈농장 의무사항 이행 여부 등이다. 점검 결과 법 위반사항은 행정처분을 내리고 미흡 사항은 보완할 때까지 관리한다. 도는 또 기상청 호우 예보와 연계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위험주의보’를 사전에 발령하고 ‘장마철 방역 수칙·침수 때 농가 행동요령’을 한돈협회 경남도협의회, 시군, 방역 기관을 통해 도내 모든 양돈농가에 홍보할 계획이다. 집중호우가 끝나면 ‘일제소독의 날’을 지정해 양돈농가과 축산관계 시설을 대대적으로 소독할 계획도 세웠다. 소독에는 공동방제단 소독차 86대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한다. 강광식 경남도 동물방역과장은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양돈농장 3곳(영덕, 파주, 철원) 모두 기본 방역수칙 이행에 허점이 있었다”며 “농가에서는 방역수칙 준수와 차단방역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경남에서 발생하진 않았으나, 전국적으로 농장 41건, 야생 멧돼지에게서 4065마리에서 검출됐다. 지난해부터는 경북과 부산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 멧돼지 발견이 증가하고 있다.
  • 파이프가 왜 여기에…中 최대 폭포의 실체

    파이프가 왜 여기에…中 최대 폭포의 실체

    중국 최대 폭포의 물 일부가 파이프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중국 중부 허난성 윈타이산공원에 있는 314m 높이의 윈타이폭포가 화제가 됐다. 최근 한 등산객이 폭포 위에 파이프가 매설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다. 게시자는 영상에 “고작 파이프를 보기 위해 윈타이폭포 끝까지 힘들게 고생해서 올라갔다”고 적었다. 윈타이산공원은 중국 국가급 관광지 가운데 최고등급인 5A급으로 분류돼 있다. 이 영상은 중국판 엑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수천만 뷰를 기록했다.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조사를 위해 현지에 파견될 정도로 파장이 컸다. 윈타이산공원 측은 파이프를 설치했다고 인정했다. 공원 관계자는 “계절 변화로 폭포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대중을 만날 것으로 장담할 수 없었다”면서 “건기 기간 약간의 개선이 이뤄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올해 여름에는 가장 완벽하고 자연스러운 형태로 관광객들을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상을 본 일부 중국 네티즌은 충격에 빠졌다. “자연의 질서와 관광객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최대 폭포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 등 비판이 쏟아졌다. 반면에 “사람들이 폭포의 근원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니까 대중에 거짓말했다고 볼 수는 없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 ‘뚝트럴파크’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동네 곳곳 매력 정원 어때요[생생우동]

    ‘뚝트럴파크’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동네 곳곳 매력 정원 어때요[생생우동]

    지난달 뚝섬에서 열린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행사 18일 만에 261만명이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원 작가와 학생, 기업 등이 만든 76개의 색다른 야외 정원이 모인 뚝섬한강공원에서 힐링했다면, 이번 주말엔 동네 주변에 만들어진 매력정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와 자치구는 일상생활에서도 정원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올해부터 매년 300여곳의 매력정원을 만들어간다. 서울 어디서나 출근길, 퇴근길, 휴일에도 ‘푸른 힐링’을 즐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최대 규모 서울국제정원박람회…‘서울, 그린 바이브’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서울, 그린 바이브’를 주제로 뚝섬한강공원을 한강과 식물이 어우러진 커다란 정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난 2일 기준 방문객인 261명은 서울시민 4명 중 1명, 국민 20명 중 1명이 방문한 규모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7~8월에는 폭염과 폭우 속에서도 야외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중앙분수 광장에 숲속 정원인 ‘썸머 팝업 가든’을 만들고 패션쇼, 뮤지컬, 음악회 등을 연다. 또 무더위 쉼터, 그늘막, 쿨링포그 등도 설치된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흥행과 함께 ‘정원도시 서울’ 구상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시는 녹지와 숲이 어우러져 언제든 식물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도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 누구나 집 근처 5분 거리에서 정원을 만나 위로 받고,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으로 정원도시 서울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정원 축제로 키우겠다”고 했다.유휴부지 활용한 자치구 매력정원…‘품, 도봉’·‘스트림 오브 서울’ 등 서울 25개 자치구는 도로, 광장, 교통섬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매력정원을 만들고 있다. 특히 기존 정원과 달리 지역별 고유한 특징을 살리고 예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자치구 정원 페스티벌’에는 노원구, 도봉구, 은평구, 영등포구, 종로구 등 12개가 수상했다. 도봉구 창동역 1번 출구 광장에 조성된 ‘품, 도봉’은 이소원 초안산가드닝센터장이 정원작가를 맡았다. ‘품어주는 정원’을 꽃과 벤치로 풀어낸 이 곳은 식물의 색상환으로 만들어진 노란색, 핑크색 플랜터가 돋보인다. 종로타워 앞 ‘스트림 오브 서울’은 한국무용에서 영감을 받은 유려한 선과 서울 도로 불빛이 어우러진 조형을 표현해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영등포구는 공장이 많은 과거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정원 도시를 선언했다. 그동안 구청 사업부서 자재창고로 사용되던 문재동 공공부지에는 꽃과 나무를 가꾸고,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꽃밭 정원이 조성됐다.
  • 생각·마음 넓어지는 공간… 겹겹이 예술을 입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생각·마음 넓어지는 공간… 겹겹이 예술을 입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와 용산구 이태원로 6·25전쟁 아카이브센터는 한두 해 사이 문을 연 아카이브다. 예술과 전쟁은 상반된 단어지만 그것을 기록하는 여정은 한결같다. 인류의 보편적인 자유와 평화를 지향하는 바도. 더불어 흥미로운 건 약속이나 한 듯 도서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으로 가볍게 말을 걸고, 조금 더 깊은 관심을 보인 이들은 아카이브로 이끈다. 그래서 아카이브 도서관만의 도서 분류법은 꽤나 흥미롭다. 물론 공간을 구성하고 전개하는 방식만으로도 충분히 탐스럽다.●미술관 로비, 라이브러리가 되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로비는 특별하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즉 도서관이다. ‘책을 매개로 미술에 대한 생각과 마음을 넓히는 공간’이다. 전시실에서 안내 부스와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를 지나 안쪽 전시실까지, 그리고 측면 계단을 이용해 2층 라운지로 물 흐르듯 이어진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열람석은 2층까지 열린 복층 구조다. 창은 전체가 유리로 돼 있어 채광이 좋고 시원스럽다. 벽과 난간과 계단은 미술관 특유의 정제된 직선들이 화이트 큐브의 공간을 가르는데, 비율과 균형이 딱딱 맞아떨어진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게 되는 건 어찌할 수 없다. 튀지 않지만 그만큼 매력 있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의 장서는 5500권 정도로 국내외 미술 분야 단행본과 연속간행물, 전시도록 등을 비치한다. 압도적 수량은 아니다. 그나마 개관 시점에 비해 1000권이 늘었다. 이쯤에서 서가를 쓰윽 훑고 소셜미디어에 담길 사진 몇 장 담았으니 떠난다면? 어찌하나, 레퍼런스 라이브러리가 가진 톡 쏘는 매력은 정작 만나지도 못한 채 이별일 텐데.●‘찌라시’에서 도록까지 아카이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책만 한 자료는 없다. 그렇다고 레퍼런스 라이브러리가 일반 도서관의 문법을 따르는 건 아니다. 서가의 장서는 미술관으로서 이용자의 편의를 따랐다. 총류, 예술, 전시자료, 철학, 문화·사회·과학 등으로 직관적이다. 그 가운데 국내 전시자료는 다시 국공립과 사립, 그리고 소규모 전시공간과 프로젝트, 레지던시로 구분한다. 특히 소규모 전시공간 주제는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를 담당하는 학예연구사의 전문성이 빛을 발한다. 책과 자료 등은 무척이나 ‘게릴라’스럽다. 전시가 끝나면 사라지는 소위 ‘찌라시’ 전단에서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없는 독립출판물, 소량의 전시도록이나 무가지, 예를 들면 을지로의 ‘신도시’ 같은 공간의 프로젝트성 발간물 등을 포함한다. 희소성 높은 자료들이다. 해외 중고 서점에서 어렵게 구한 책들도 있다. 받아 들고 보니 어느 도서관에서 소장하던 책이었다. 책 뒷면에 종이 도서 대출 카드를 넣어 두던 흔적이 고스란했다. 이를 그대로 서가에 비치했다. 서가를 뒤적여 찾아내는 이런 소소한 재미가 레퍼런스 아카이브의 장점이다.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만의 큐레이션 ‘책 생각들’도 흥미진진하다. 작가, 기획자, 비평가 10인이 제안하는 책과 글이다. 방문객에게는 작가의 창작 여정과 함께하는 독서 여행이다. 이형구 현대미술 작가는 ‘아니마투스의 기원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몇 권의 책을 건넨다. 인체 해부학 그림이 실린 ‘A Colour Atlas of Human Anatomy’(인체 해부학 지도) 등의 원서와 작가의 도록을 같이 보면, 창작은 막연한 상상의 표출을 포함해 명확한 탐구의 결과라는 걸 알 수 있다. ‘언어의 세계에서 인간으로 살면서 기록하고, 상상하고, 대화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이 또 있을까?’라고 말을 거는 이는 작가이자 뮤지션 이랑이다. 그는 ‘사이보그가 되다’(김초엽·김원영, 사계절)와 ‘슬픔의 방문’(장일호, 낮은산) 등을 소개했다. 홍콩 창작그룹인 ‘디스플레이 디스 트리뷰트’는 뜻밖에도 만화 ‘고독한 미식가’(구스미 마사유키·다니구치 지로, 이숲) 1, 2권을 추천했는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인기도서로 등극했다.●전시와 전시를 잇는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만의 특징은 또 있다. 기획 전시 중인 작품들은 전시장 밖을 나와 로비의 도서관까지 기분 좋게 잠식한다. 한자리에서 책과 미술 여행을 같이 할 수 있는 영역 없음이 좋다. 전시도 개성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아카이브에 기반을 둔다. 현재는 강홍구 작가가 기증한 불광동 작업 시리즈 5800여점, 20년간 작업한 은평뉴타운 시리즈 1만 5600여점 등의 자료를 학예연구사들이 분석하고 기획한 전시가 한창이다. 아카이브란, 레퍼런스란 무엇인가? 이 말들이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면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일이다. 김영민 교수, 정지돈 소설가, 조한 건축가 등 7명의 전문가가 강연하고 전시를 기획한 주은정 학예연구사와 강 작가가 ‘잡담’하는 행사 등도 열린다. 마치 ‘사람 책’(휴먼 라이브러리, 책 대신 특정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책’을 대여해 주는 신개념 도서관 서비스)을 읽고 나누는 독서 모임 같기도 하다. 전시는 1층의 두 전시실 외에 2층 라운지까지 유연하게 활용한다. 그리고 2층에서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리서치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리서치랩은 아카이브 활용의 고급 수준이다. 폐가식으로 운영해 원하는 자료를 사전 신청해 열람해 보고 반납하는 구조다. 열람석 한쪽에는 ‘최민 컬렉션: 저공비행, 활강, 그리고 놀이’가 전시 중이다. 그는 평생에 걸쳐 수집한 161점의 작품과 2만 4924건의 자료를 기증했다. 그의 아카이브를 사유해 기획한 개관 전시가 ‘명랑 학문, 유쾌한 지식, 즐거운 앎’이다. 아카이브의 진수를 보여 준 바 있다. 3층 리서치랩에서는 바깥 공중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전체와 평창동 마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이자 쉼터다. 현재는 직접 만져 볼 수 있도록 제작한 김채린 작가의 ‘기억하는 조각’ 등이 ‘SeMA-프로젝트 A: 촉감의 공간, 촉각의 리듬’을 채운다.●조금씩, 천천히 아카이브! 옥상정원에서는 작품 외에 마을 풍경도 만져진다. 평창동은 드라마를 자주 보는 이들에게는 서울의 부촌이고, 미술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유서 깊은 서울의 미술관 거리다. 5층을 넘는 건물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 마을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건물 역시 동네에 녹아든다.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모음동, 나눔동, 배움동 등 세 개로 이뤄진다. 삼거리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마주한다. 중심은 전시실과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전시실 등을 갖춘 모음동이다. 오르막에 계단을 쌓듯 층층이 그리고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서며 들어앉았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에서 계단과 엘리베이터로 3층 리서치랩과 옥상정원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이해가 간다. 옥상정원에서는 곧장 동네 골목으로 길이 나 있다. 고 이어령 교수의 영인문학관을 지나 가나아트센터와 토탈미술관까지 평창동을 산책하며 북한산 산세와 조용한 동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이른 여름 볕이 막아서는 날, 아쉬움을 삼키며 1층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로 내려온다. 적당히 볕 드는 자리를 찾아서는 그림책 비평가 그룹 CONPB가 추천한 ‘책 생각들’의 목록을 들여다본다. 얼마 전 ‘에디토리얼 씽킹’(터틀넥북스)을 인상 깊게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최혜진 작가가 추천한,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입니다’(이현·최경식, 만만한책방)를 읽는다. 오퍼튜니티는 화성을 탐사했던 로봇이다. 태양열 에너지로 움직이는, 3m를 가는 데 1분이 걸리는 로봇은 15년 동안 약 45㎞를 탐사했다. 기대 수명을 60배나 넘는 시간이었다. ‘가까이 밀착했다가 돌연 아득히 바라보는 낙차 덕분에 외로움, 실망, 다짐 같은 인간적 감정이 피어난다’는 추천의 말에 공감하며, 글자보다 짙은 그림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래도 괜찮다. 조금씩, 천천히,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림책 속 오퍼튜니티의 말이다. 비록 이야기가 더해진 그림책 속 대사지만 아카이브의 선언처럼 다가온다. 조금씩 천천히, 우리가 사는 세계의 진일보를 이끄는 발자취. 그것이 우리 각자의 삶을 가꾸고 대하는 태도여도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를 나선다. 자유·평화 전파하는 공간… 층층이 기억을 쌓다용산 6·25전쟁 아카이브센터 ●전쟁과 평화의 기록실 6월은 호국의 달이다. 6월 6일은 현충일이고 6·25전쟁은 약 74년 전 6월 25일에 있었다. 6·25전쟁 아카이브센터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와 더불어 주목할 만한 서울의 아카이브다. 크게 도서자료실(Library)과 전문자료실(Archive Lab)로 나뉘는데, 책 중심의 도서자료실은 도서관 성격, 6·25전쟁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전문자료실은 아카이브의 비중이 높다.위치는 전쟁기념관 2층 동쪽 면이다. 그에 앞서 3층 높이 아트리움의 대형 유물을 마주한다. 도서관과 탱크와 전투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도서자료실에 들어서서는 눈앞에 펼쳐진 파노라마에 다시 놀란다. 용산공원의 녹지와 멀리 남산의 N서울타워까지 황홀하게 펼쳐진다. 아는 이들만 찾아온다는 서울의 숨은 ‘뷰맛집’을 시각으로 체감한다. 서가를 뒤로한 채 창가로 먼저 걸음을 옮겨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다. 소파에 기대 잠시 창밖을 품고서 머문다. 유월의 이른 봄 하늘은 푸르고 뜨겁다. 전쟁 같은 서울의 소음도 사라진다. 이 고요한 평화야말로 전쟁을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일 테다. 톨스토이의 소설 제목을 빌리면 ‘전쟁과 평화’다. ●6·25전쟁 아카이브를 세계문화유산으로 6·25전쟁 아카이브센터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미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기능적으로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6·25전쟁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아카이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카이브센터가 생겨나며 그간 비공개였던 자료부터 기증받은 자료까지 국내외를 아우른다. 최종 목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다.도서자료실은 그 작은 출발점이다. 서가의 분류는 ‘전쟁’ 주제와 교양, 어린이도서로 등으로 나뉜다. 전쟁사는 국내전쟁사, 세계전쟁사, 6·25전쟁으로 분류하는데 6·25전쟁이 눈길을 끈다. 6·25전쟁 아카이브센터를 준비하며 삼은 주제는 ‘하나의 사건, 모두의 기억’이다. 타워형의 6·25전쟁 서가는 각각 국가, 군인, 민간, 유엔 참전국, 공산권, 전후세대의 여섯 가지 시점으로 전시해 이를 전달한다. 민간의 기억은 도서자료실을 찾는 많은 이들이 민간인이라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인문학자의 기록에서 어머니, 여고 동창생, 종군신부까지 다양하다. 공산권의 기억은 ‘조선인민군 우편함 4604호’(이흥환, 삼인) 같은 책이 눈에 띈다. 북한 조선인민군의 전해지지 않은 편지를 수록한 책이다. ‘아이들 죽이지 말고 잘 길러주시우’, ‘고향에 돌아올 때는 이 편지를 꼭 품 안에 넣고’ 등 그 목차만으로 절절하다. 이 모든 편지가 결국 전해지지 않았다.●전쟁을 알리는 육성과 손글씨 전문자료실은 도서자료실보다 규모는 작지만 한층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6·25 당시 사진, 문서, 영상, 기록화 등의 자료를 꼼꼼하고 촘촘하게 정리해 개방한다. 가운데 연구테이블에는 6·25전쟁 당시 조직된 종군문인단인 ‘문총구국대’의 기록을 전시했다. 시인 유치환, 화가 우신출, 사진가 김재문 등이 각자의 영역에서 기록한 한국전쟁의 자료다. 6·25전쟁 자료서가는 서랍을 열어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특히 1950년 8월 16일 입대해서 1954년 7월 3일 전역한 류영봉(미 제7사단17연대 의무중대)씨의 기록이 눈길을 끈다. 한반도 지도 위에 빼곡하게 적은 손 글씨는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전쟁을 이끈 장군이나 유명한 문인과는 달리, 평범한 한 개인의 기록은 한층 깊은 울림을 전한다. 안쪽 미디어 부스에서는 그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도 있다. 소설가나 영화와 드라마 미술팀이 고증을 위해 찾을 만큼 방대하고 세세한 자료를 갖췄다.6·25전쟁 아카이브센터를 보고 나오는 길에는 기획전시실도 둘러볼 일이다. 기획전시실에서는 6·25전쟁 아카이브 기획전 ‘어제의 기록, 내일의 기적’(~6월 30일)이 열리고 있다. 현재는 6·25전쟁 자료 수집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내용이 주다. 하지만 이는 아카이브센터와 기획전시, 학예연구사와 사서의 협업을 예고한다. 전시장을 나오기 전에는 ‘세상을 보는 지혜’(발타자르 그라시안, 자화상)로 잘 알려진 예수교 신부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글이 전송된다. ‘기록은 기억을 남긴다.’ 전쟁을 겪은 이에게 전쟁은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지만 그 기록은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 평화의 격언처럼 다가온다. 당연한 이 말은 유월의 6·25전쟁 아카이브라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여행수첩]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오전 10시~오후 8시(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주말, 공휴일 3~10월), 오전 10시~오후 9시(매월 첫째, 셋째 금요일)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누리집 semaaa.seoul.go.kr (02)2124-7400. ● 6·25전쟁 아카이브센터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누리집 www.warmemo.or.kr (02)709-3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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