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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의 남극을 가다] 세종과학기지 장성호 총무 24시

    [희망의 남극을 가다] 세종과학기지 장성호 총무 24시

    서울신문은 남극세종과학기지를 찾아 대원들의 생활과 남극에서 얻어진 연구성과,지구온난화에 신음하는 남극의 모습을 신년기획으로 5회에 걸쳐 싣는다. 박건형 특파원이 지난 12월17일부터 27일까지 세종기지를 방문해 취재하고 돌아왔다.세종기지에는 2007년 12월 도착해 이달 말 임무를 마치는 제21차 월동대원 17명과 남극의 여름을 연구하기 위해 들어간 10여명의 하계연구원 등 50여명이 머물고 있다. │글·사진 킹 조지(남극) 박건형특파원│감은 눈이 조용히 떠졌다.창문 사이로 보이는 태양은 이미 하늘 높이 솟아 있다.오전 6시30분.아직까지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간.도둑고양이처럼 뒤꿈치를 들고 걷는다.땅 위에 떠있는 컨테이너 건물이라 조금만 발에 힘을 줘도 건물 전체가 울린다.13개월 400일 중 또 다른 날의 시작이다.지구의 남쪽 끝에서 가장 바쁜 사람.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남극세종과학기지 제21차 월동대 장성호(36) 총무의 하루가 시작됐다. AM 06:40 연구동에 있는 사무실로 향한다.1년 넘게 살았고,영하 20~30도의 겨울도 보냈지만 이 놈의 추위는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연구동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밤새 통신기를 지킨 양태용 대원이 인사를 건넨다.책상에 앉아 이메일을 확인한다.아침마다 극지연구소에서 보낸 메일을 확인해 일을 배분해야 한다. AM 07:00 기상을 알리는 노래가 울려 퍼진다.연구동 옆의 식당으로 향하자 이미 대원들이 배식을 위해 줄을 서 있다.조리장과 칠레인 보조원이 준비한 김칫국에서 김이 모락모락 난다. AM 08:00 조회시간.김문용 기상청장이 오늘의 날씨를 브리핑한다.“오늘 오후에는 초속 15m가 넘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극의 날씨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김 청장은 한국에서 200명이 넘는 예보관 중 내부평가에서 1위를 한 사람인데 날씨를 물어볼 때마다 매번 곤혹스러운 표정이다.처음에는 50%를 밑돌던 적중률이 노하우에 생겨서인지 70~80%까지 올라간 것 같다. AM 08:15 연구소에서 받은 지시사항을 정리해 유지반과 연구반에 나눠 준다.러시아 조사선인 ‘유즈모(게올로기야)호’가 들어오는 날이라 전 대원이 하역작업에 매달려야 한다.하역해야 할 물품은 대형 컨테이너 박스 4개 분량.월동대원 17명과 차기 월동대 선발대 3명은 물론 하계 연구원 10여명까지 총동원돼도 이틀은 걸려야 할 분량이다.올해는 대수선 공사 때문에 유난히 하역이 많았다. AM 10:00 유즈모가 마리안소만에 들어섰다.그동안 모아놓은 컨테이너 박스를 부둣가로 옮겼다.공사를 하면서 나온 폐자재는 물론 가스,쓰레기까지 모두 내보내야 한다.바지선에 중장비를 이용해 컨테이너를 가지런히 쌓은 후 조디악(고무보트)으로 끌어서 운반한다.중국 기지에서 고장났다고 버린 바지선은 세종기지 대원들이 가져다 수리해서 사용하는데 정말 유용하다.그냥 가지라던 중국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 같다. AM 11:00 바지선 한 대 분량을 옮겨 싣는 데만 두 시간이 넘게 걸린다.큰일이다.내일 자정까지 유즈모를 출항시키지 못하면 하루 임대료를 더 물어야 하는데 3000만원쯤 된다.마음은 급해지는데 눈까지 내린다.중국 기지에서 연락이 왔다.시멘트를 빌려 달라는데 우리도 남은 물량이 없다.이곳 킹조지섬 9개의 기지 사이에는 국경이 없다.남의 불행을 외면하면 자기만 고립된다. PM 12:00 유즈모가 바람이 심하다며 칠레기지 쪽으로 피항해 버렸다.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들어서자 담배를 달라는 대원들의 목소리가 무섭다.지난달 들어온 대수선 인부들의 담배까지 이미 씨가 말랐다.몇 갑 남아 있기는 한데 지난겨울이 생각나 섣불리 있다고 얘기를 못 하겠다. PM 03:00 유즈모가 돌아왔다.의사,조리장 할 것 없이 모두 하역작업에 매달린다.월동대원들에게는 내 일,남의 일이 따로 없다.방송 한번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여서 힘을 합친다.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게을리하면 자기만 손해다.도망갈 곳도,얘기할 외부인도 없으니 말이다. PM 06:00 저녁 식사시간.키위와 사과 샐러드가 반갑다.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이곳에서는 과일과 채소가 1등급 한우보다도 소중하다.월동대 생활이 끝나가는 요즘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추위에 적응하느라 열량 소모가 많아 살이 찌지는 않지만 고기만 먹다 보니 배들이 볼록 나왔다. PM 10:00 해가 길어서 다행이다.자정까지는 일할 수 있을 것 같다.오늘 하역 작업을 마치면서 유즈모를 타고 온 연구원들을 내려야 한다.드디어 기지에 여자들이 들어온다.월동대는 15차 때 여의사가 단 한번 있었을 정도로 여자가 드물지만 여름철에는 연구원들이 종종 찾는다. PM 02:00 자정까지 일하느라 피곤했는지 숙소 안이 코고는 소리로 시끄럽다.유지반과 연구반에 숙직이 있지만 나와 대장님은 이렇게 매일 기지 주변을 둘러봐야 한다.불을 살피고 장비들이 바람에 날아가지는 않을까 살핀다.잠을 청하면서 남은 날짜를 세어 본다.채 한 달이 남지 않았다.13개월간의 월동대 생활.극지연구소 직원으로서 “남극에 가봤느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이제는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살아도 봤다.”고 말이다. kitsch@seoul.co.kr ■세종과학기지를 찾는 이유 │킹 조지(남극) 박건형특파원│극지연구소 강천윤 극지지원실장은 남극을 ‘애증관계’라고 표현한다.그는 지난 2003년 고 전재규 대원 사고 당시 초기실종자였다.그를 포함해 바다 위에서 고립된 세 명의 대원을 찾기 위해 나선 전 대원이 사고를 당하면서 그는 참 많이 괴로워했다. 그러나 강 실장은 그후에도 매년 남극에 오고 있다.지금 중학생인 아들은 사고 이후 강 실장이 남극에 간다고 할 때마다 “대한민국에 사람이 아빠밖에 없냐.”면서 울며 말렸다.강 실장은 “그래도 아빠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달랬다.그는 “재규의 목숨을 가져간 남극이 미울 때도 많지만 여전히 남극은 매력적이고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극지지원실 이형근씨는 남극을 위해 많은 것을 버렸다.대기업 연구원이던 그는 2003년 통신담당으로 월동대에 몸을 담았다.그후 다니던 회사에 복직했지만 일년이 채 안돼 그만두고 아예 극지연구소로 직장을 옮겼다. 12월부터 2월 사이 업무가 집중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와 신년은 챙긴 적이 없다.2005년에는 결혼식을 마치자마자 칠레 푼타아레나스로 달려오느라 신혼여행을 이듬해 4월에야 갔다.집에서 불만이 많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결혼할 때 월동대 다섯 번은 할 거라고 못을 박아 뒀다.”며 웃었다.그러나 이씨는 그 후 아직까지 세종기지에 가보지 못했다.올해도 루마호를 타고 세종기지 앞바다에 도착해 바로 유즈모로 갈아타고 칠레로 돌아와야 했다.세종기지를 200m 앞에 두고 말이다. kitsch@seoul.co.kr
  • ‘길섶에서’ 바라본 무자년 한해 세상살이

     서울신문 오피니언란에 ‘길섶에서’란 코너가 있습니다.소소한 일상에서 느꼈던 감회를 편안한 필체로 옮겨놓는 곳인데 의외로 즐겨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유난히 심란하고 안타까웠던 일들이 많았던 2008년 한해를 돌아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200자 원고지 2.7매밖에 안 되는 짧은 공간이어서 독자를 흡인력있게 끌어당기기 위해 필자들이 겪었을 고뇌와 번민이 오롯이 드러나는 곳이기도 합니다.물론 필자들의 재주를 비교 감상(?)하는 재주는 덤입니다.올 한해 이 란을 수놓은 기사들 가운데 인터넷에서 가장 많은 클릭수를 기록한 10편을 골랐습니다.오프라인에서는 얼마나 많은 독자가 어떤 글을 읽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부득이하게 온라인 클릭수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덕망있는 논설위원님들이 많은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공간인데 클릭 수만으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기도 하고 무람한 짓인 것 같기도 합니다.해서 순위를 일부러 엉크려 날짜 순으로 배열했습니다.하지만 그렇게 많은 클릭 수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만 말씀드립니다.  아무쪼록 2009년 기축년에도 이 란을 채워가는 여러분들이나 이 란에서 삶의 여유와 희망을 느꼈던 독자 여러분 모두 행운이 가득하기를 빌어봅니다.아울러 절망보다는 희망의 노래가 가득 울려퍼지길 기대해 봅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상심의 계절(2월5일)  깊은 밤이다. 메피스토 왈츠가 춤춘다. 작곡가 겸 피아노 연주자 리스트의 곡이다.‘선술집에서의 춤’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겨울 밤 그림자가 창가를 맴돈다. 리스트의 연주는 현란했다. 평론가들은 “피아노가 없어지고, 소리가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천재적 연주만큼이나 쇼맨십이 뛰어났다고 전한다. 여성팬을 몰고 다녔다. 그는 관객을 향해 초록색 장갑을 던졌다. 오빠부대 동원의 원조라고 할까. 질투와 비난이 쏟아졌다.  화가 엘그레코가 없었다면, 스페인의 고도 톨레도가 지금처럼 화사한 빛을 더할 수 있었을까. 그는 성당 벽화 등에 ‘암호’를 남겼다. 중심 인물은 둘째, 셋째 손가락을 벌리고 있다. 자신의 그림이라는 표시다. 성화엔 사인을 할 수 없어서였다. 사람들은 속물 근성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지금은 리스트, 엘그레코의 ‘돌출’을 인간적인 측면으로 이해하는 목소리가 높다.‘트로트의 황제’ 나훈아의 바지지퍼가 여전히 화제다. 꿈을 잃었다고 했다. 견디기 힘든 고통속에서 돌출된 인간적인 몸짓으로 이해한다면, 지나친 옹호일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성장통(2월6일)  요즘 이유 없이 몸이 피곤하다. 뼈마디가 쑤시고 잠자리도 편치 않다. 저항력이 떨어졌는지 알레르기도 심해졌다. 자고 일어나도 몸이 찌뿌듯하고 얼굴은 푸석푸석하다. 컨디션이 이 지경이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쉽게 울적해지고, 쉽게 노여움을 탄다.  이런 증세를 얘기했더니 한 동료가 ‘성장통’이라고 진단했다. 나이가 드느라고 아프다는 것이다. 오십견, 갱년기 장애라는 것도 모두 성장통의 한 유형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다른 동료는 “성장이 멈춘 지가 언젠데 성장통이 웬 말이냐?”며 ‘사추기’라고 했다. 인생의 가을을 맞아 마음이 심란해지면서 오는 병이라고 했다. 좌우에서 날아온 강펀치를 맞고 얼얼해 있는데 또 다른 동료가 어퍼컷을 날린다.  “성장통은 무슨, 그건 나이가 들어 근육이 쪼그라들면서 나타나는 ‘수축통’이다.”라고. 억장이 무너진다.  어느덧 인생의 절반을 넘게 살았다. 나머지 생을 잘 살려면 몸과 마음을 제대로 재정비해야겠다. 몸은 건강하게, 마음은 넉넉하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아름다운 시절(3월27일)  며칠 전 작가 이봉구의 ‘명동백작’서평을 봤다. 어둡지만 낭만이 샘물처럼 넘쳤던 1950·60년대 풍류객들 이야기다. 박인환 시인에 대한 회고담이 나온다. 그는 서른 나이에 술과 함께 세상을 떴다.‘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박인환은 어느 술집서 단숨에 ‘세월이 가면’을 썼단다. 저자는 박인환이 활개쳤던 명동이, 가장 아름다웠던 명동이라고 추억했다. 사랑노래가 잡힐 듯하다.  어느 문인의 황망했던 여고시절 추억담이 떠오른다. 새 학기였다. 담임 선생님이 액자를 들고 왔다. 마른기침 끝에 “반훈(班訓)을 만들어 왔다.”고 했다. 액자가 올라갔다. 칠판위 하얀 벽으로 눈동자가 옮겨졌다.‘첫 사랑을 잊지 말자’ 학생들이 까무러쳤다. 포복절도에 교실이 떠내려갔다. 첫 사랑을 그토록 상찬한 선생님은 어떤 이였을까. 박인환류의 사랑 당부였을까. 꿈 많던 시절의 추억을 잊지 말라는 주문이었을까. 사랑없는 사랑이 넘친다. 명동백작이 그리운 시대다.‘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이 새삼 아프게 다가온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자유로운 새(5월20일)  숙제처럼 쌓아 두었던 ‘카르티에 소장품전’과 ‘티파니 보석전’을 토요일 오후 반나절에 모두 다녀왔다. 일본에서 온 손님 덕분이었는데 아름답고 진귀한 보석 구경에 내 눈은 잠시나마 엄청난 호사를 누렸다. 내 것이 될 수는 없는 것들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143.23캐럿의 에메랄드가 박힌 카르티에 목걸이,128.54캐럿의 옐로 다이아몬드로 된 티파니의 브로치 등 엄청난 보석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수백점의 보석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은 카르티에 전시회에 소개된 자그마한 브로치였다.  디자이너 장 투생의 1944년 작품으로 ‘자유로운 새’라는 제목이 붙어있는 브로치다. 새 한마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형상이다. 그런데 그 새는 새장 속이 아니라 밖에 앉아 있다. 독일의 점령에서 해방돼 자유를 되찾은 프랑스를 표현한 것이란다. 얼굴에는 다이아몬드가 박혀있고 가슴은 붉은 산호, 날개는 남색 청금석으로 만들었다. 파랑, 빨강, 흰색의 세가지 색깔은 프랑스를 상징한다. 새장 밖의 새…. 생각만해도 자유롭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배호가요제(5월24일)  ‘안개 낀 장충단공원, 누구를 찾아왔나’. 요절가수 배호(본명 배신웅·1942∼1971년)를 기리는 ‘배호가요제’가 어제 서울 장충단 공원에서 열렸다는 사실을 동네 골목에 붙은 홍보 포스터를 보고 알았다.  올해로 벌써 열두번째란다. 팬클럽인 배호사랑회가 주최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불멸의 히트송 ‘안개 낀 장충단공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뽑은 한국인의 열창 성인가요 20위에 올랐다. 배호는 37년전 세상을 떠났지만 팬들은 그를 보내지 않는 것이다. 가수의 이름을 붙인 가요제가 명멸하고 있지만 배호가요제가 롱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990년대 노래방이 등장해 노래문화를 송두리째 바꿔놓기 전에는 숟가락을 마이크 삼거나 젓가락 장단으로 노래를 불렀다. 참 많이도 불렀다. 오죽하면 ‘노래를 못하면 장가(시집)를 못간다. 엽전 열닷냥∼’하는 노래 촉구송도 있었을까. 우리나라는 노래방이 가장 많은 나라이고 심지어 노래는 한국인의 힘이라는 분석도 있다. 팬들이 꾸려가는 배호가요제는 노래를 향한 한국인의 목마름인 것 같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사람의 향기(7월23일)  인사동을 지나다 우연히 백단향 한통을 구입했다. 제사 때 피우는 일주향(一炷香)밖에 모르던 문외한이 향을 알게 된 것이다. 가족들이 타박했지만 향의 세계에 빠져버렸다. 여름철엔 시골 뒷마당에서 태우던 짚불처럼 모기, 파리를 쫓아주니 ‘아로마 테라피’가 따로 없다.  용연향(龍涎香), 사향(麝香), 침향(沈香)을 3대 향으로 꼽는다. 팥꽃나뭇과의 상록교목을 벌채해 땅 속에 묻어서 썩인 다음 흘러나온 수지(樹脂)를 수집하여 만드는 침향이나 사향노루 수놈의 샘에서 분비되는 사향에 대해서는 익히 알려져 있다. 용연향은 향유고래가 즐겨먹는 대왕오징어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토해낸 소화분비물. 용연이란 말 그대로 ‘용이 흘린 침’. 귀하고 비싸다.  주위에 번지르르한 얼굴과 말로 우리를 현혹시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도종환시인이 빗댔다. 향유고래나 사향노루, 팥꽃나무 모두 향기나는 음식을 먹어서 향을 내는 것은 아니며 그들은 그저 바닷물과 풀과 햇빛을 먹었을 뿐이라고. 사람의 향기도 마찬가지 아닐까.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실패의 교훈(7월25일)  “이제야 인생을 알게 됐다.”선거에 출마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한 선배의 변이다. 정무직인 장·차관만 빼놓고 여러 고위급 보직을 섭렵하는 등 순탄하기만 한 공직생활을 한 그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퍽 달라져 보였다. 항상 진지하고 모범생 분위기만 풍기던 그가 이젠 실없는 농담도 곧잘 던졌다. 일생일대의 좌절을 맛보았는데도 종전보다 더 낙천적으로 바뀐 그를 보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의문은 금방 풀렸다. 그 스스로 “선거에 진후 한때 절망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실패한다고 해서 사람이 아주 죽으란 법은 없다는 요지였다. 선거의 패인도 자신의 오만에서 찾는다고 했을 때 그 말의 진정성도 느껴졌다.  그렇다. 누구나 마음먹기에 따라 절망의 심연에서도 희망의 샘물을 길어 올릴 수 있는 법이다. 염세주의 철학자인 쇼펜하우어조차도 “강을 거슬러 좌절을 경험한 사람만이 자신만의 역사를 갖게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선생의 편지(8월2일)  한창 소설에 빠져있던 고3 여름 무렵이었다. 인생엔 책밖에 없다며 입시 공부는 저만치 제쳐 놓았던 시기다. 집에서 가라던 공대를 포기하고 문학계열로 진학하겠다고 선언한 뒤로 방을 책으로 채워갔다. 책꽂이에 늘어가는 책만으로도 작가가 된 것처럼 의기양양하던 어느날, 불안감이 엄습했다.  습작이랍시고 해보는 글들이 제 눈에도 형편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대 위기였다. 그래서 편지를 낸 것이 이청준 선생이었다.“제게 글쟁이 자질이 있나요.”가 골자인 편지였다. 대작가가 답장 따위 보내 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스스로를 질책하는 편지였으니.    2주쯤 지나서일까, 선생이 답장을 보내왔다. 파란색 만년필의 달필이었다.“지금은 아무 생각 말고 공부하시오. 대학에서 경험과 노력을 쌓을 기회는 많으니 말이오.”라는 요지였다. 비록 길을 틀어 신문쟁이로 늙어왔지만 한낱 고등학생에게 5장이나 답신해준 선생의 따뜻한 격려는 아직도 마음속에 살아 있다.  황성기 편집국 부국장 marry04@seoul.co.kr   ● 버킷 리스트(10월13일)  영화 ‘버킷 리스트’를 DVD로 빌려 봤다. 잭 니컬슨, 모건 프리먼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출연하고 롭 라이너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버킷 리스트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말한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66살 동갑내기 갑부와 자동차 정비사가 병실에서 만나 의기투합, 목록을 작성하고 실행에 옮겨본다는 내용이다.  의미있는 죽음에 대한 고찰과 죽음으로써 완성되는 삶의 미학을 관조하는 영화다. 스카이다이빙하기, 최고의 미녀와 키스하기, 장엄한 광경 보기 같은 난제도 있지만 문신하기, 눈물이 날 때까지 웃기, 낯선 사람에게 친절하기처럼 손쉬운 목표도 세웠다.  난 무얼 꼽을까. 얼핏얼핏 생각은 했지만 아직 절실하지 않은 탓인지 정리하지 못했다. 특정시기의 목표나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몇가지 정해 보기는 했지만 인생을 망라한 것은 아니었다. 단순명료화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차일피일 미룰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나의 버킷 리스트엔 무엇을 올릴 것인가. 숙제가 생겼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   ● 노팬티 아이들(10월24일)  이따금 경북 상주 과수원에 가서 자원봉사하고 돌아오는 아줌마가 들려준 이야기다. 인근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5학년 자매들이 과수원으로 와 낡은 그네를 타고 놀았다. 별다른 놀 것이 없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우연히 못볼 것을 보고 말았다. 아이들이 속옷을 입지 않고 있었다.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주위를 통해 알아보니 자매들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이른바 ‘조손’(祖孫)가정이었다. 조손가정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 정도일까 싶었다.  서울로 와 아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도와주자고 했다. 옷, 학용품 등을 챙겨 지난 추석 과수원을 찾았다. 물론 아이들의 속옷도 준비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소용이 없었다. 옷이 갑갑하다며 다시 벗어 던졌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읽은 밀림에 사는 소년 이야기가 떠오르더란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바라보는 시대에 절대빈곤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조차 못받는 극빈층도 적지않다. 가난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양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바이코리아’ 겨울에 집중?

    외국인들의 주식 투자가 ‘계절성을 띤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대체적으로 봄·겨울에는 사들이고,여름·가을에는 판다는 분석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998년부터 올해까지 11년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의 월별 평균 순매수액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계절성 패턴이 나타났다. 예컨대 겨울철에는 한 달 평균 3조 298억원의 순매수로 연중 가장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특히 1월(4조 8179억원)과 2월(4조 2838억원)의 매수세가 강했다.봄철인 3∼5월에도 월 평균 7715억원의 ‘바이 코리아’를 기록했다.반면 여름철에는 6월 7조 9515억원,7월 7조 7948억원,8월 12조 9996억원 등 월 평균 9조 5820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9∼11월 가을철에도 월 평균 4조 7116억원의 ‘셀 코리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유독 겨울철에 강한 매수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동양종금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연말 배당투자를 중시하는데다 한 해 동안 펼쳤던 대차거래 청산,연초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의 새해벽두 순매수 행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하나대투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아직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매수세 반전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당분간 외국인 수급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책꽂이]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금난새 지음,생각의나무 펴냄) 음악가로서 저자의 삶과 음악에 영향을 준 교향곡 이야기.하이든 교향곡 ‘고별’,모차르트 교향곡 40번,베토벤의 ‘영웅’,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멘델스존의 ‘스코틀랜드’,브람스 교향곡 1번,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드보르자크의 ‘신세계에서’,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쇼스타코비치의 ‘혁명’ 등 10곡을 뽑았다.1만 5000원. ●한국의 자생식물(안영희 글,김영사 펴냄) 산행을 하다 보면 이름 모를 꽃과 풀이 많아 궁금증이 생기는데,이런 궁금증이 확 풀린다.식탁에 봄내음을 전하는 취나물,여름철 기력을 더해주는 오미자,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구절초,겨울철 눈 속에서 붉게 피는 동백.사람보다 먼저 한반도에 뿌리내리고 살아오면서 때로는 배를 채우는 먹잇감으로,때로는 소박한 놀잇감으로,때로는 유용한 살림살이가 되었던 자생식물의 족보를 사진과 글로 그려냈다.6만원. ●벌들의 화두(메이 R 베렌바움 지음,최재천·권은미 옮김) 부제가 ‘파브르 곤충기에 머문 어른들을 위한 곤충기’로 그 이후로 발전하고 있는 곤충학에 대한 접근을 돕는다.이를테면 지구는 숫자로만 따지면 ‘곤충의 행성´이다.곤충종류는 100만종,30만종의 어류나 10만종의 조류,8000종의 파충류,6000종의 양서로,5000종의 포유류와는 게임이 안 되게 압도적이다.또한 과학전문 잡지인 ‘사이언스’와 ‘네이처’지의 단골 논문인 곤충의 메탄가스 배출량 평가는 지구의 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란다.1만 4000원. ●진중권의 이매진(진중권 지음,씨네21북스 펴냄) 디지털시대 영화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변화,과학과 인문학의 담론이 만든 영화적 상상력 등을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냈다.역사를 트라우마로 기억하게 하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인간과 동물의 구별을 지우는 전자공학과 생명공학을 담은 ‘캐리비언의 해적’ 등 30여편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1만 3000원..
  • [발언대]기후변화 연계 재해예방대책 세워야 /박연수 소방방재청 차장

    [발언대]기후변화 연계 재해예방대책 세워야 /박연수 소방방재청 차장

    지난 여름철 하늘이 도와준 덕분으로 재난 피해규모가 최근 10년 평균에 비해 인명피해는 10.2%,재산피해는 2.9% 선에 그칠 수 있었다.이 기간 중 발생했던 17개의 태풍이 피해를 적게 주었기 때문이다.요즘같이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인명과 재산피해를 가져오는 주원인이 되는,일시에 쏟아져 내리는 강우강도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하루에 내린 최대 일우량은 265㎜였고,일일 80㎜이상 내리는 집중호우 일수도 예년과 비슷한 13일에 달했다. ‘물폭탄’인 게릴라성 집중폭우가 잦은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져온 부작용이다.이 거대한 자연의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은 있는 것일까.다행히 우리나라는 그동안 재난관리 시스템의 기반을 열심히 갖춰 왔다.인적·제도적 기반과 IT기술을 활용한 대응 네트워크 기반 등은 재난관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난 대처 역량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획기적이고 지속적인 대비다.즉 우리 국토의 신속한 ‘체질강화’ 작업이다.재난은 결코 우리가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체질강화 작업의 주된 내용은 그동안 과거의 재난강도에 맞추어져 있던 제반 방재기준을 더욱 혹독해진 환경에 맞추어 재설정하는 일과 재난위험지역에 대한 보강과 개조를 하는 일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 재해예방사업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2008년의 4000여억원보다 2.5배 규모인 1조원 정도를 편성해 시급한 재해위험지구 정비와 더불어 재해에 취약한 소하천 정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개인이든 국가든 언제나 위기를 잘 극복하면 그 뒤에 따르는 기회를 향유할 수 있다.기후변화라는 대자연의 현상에 순응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 위기를 큰 기회로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박연수 소방방재청 차장
  • ‘별들의 도시’…화려한 M13 성단 눈길

    ‘별들의 도시’…화려한 M13 성단 눈길

    ‘아름다운 별들의 도시’ 헤르쿨레스의 구상성단 M13의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허블 데이터로 촬영한 헤르쿨레스 구상성단인 M13(NGC 6205)의 신비로운 모습을 NAS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M13은 공처럼 둥근 성단에 별들이 빽빽이 밀집된 모습이 나타나 있다. 얼핏 다 같은 별처럼 보이지만 푸른빛을 띠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푸른 방랑자별’(청색낙오성)과 밝고 붉은 빛을 발하는 오래된 붉은 별, 푸른빛 흰색을 띄는 가장 뜨거운 별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사진 속 M13은 지구에서 약 2만 5000광년 떨어져있는 구상성단으로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구상성단 중 가장 크고 밝은 것에 속한다. 특히 여름철 별자리인 헤르쿨레스에 자리해 달빛이 강하지 않은 밤에 맨눈으로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밝게 빛난다. NASA는 “이 성단은 우리 은하가 형성되기 전에 태어난 별들이 있는 만큼 우리 은하 역사를 이해하고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홈페이지를 통해 설명했다. 사진=NASA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HAPPY KOREA] 태양열·지열로 농사 짓는 저탄소 녹색마을

    [HAPPY KOREA] 태양열·지열로 농사 짓는 저탄소 녹색마을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고 있다.이는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고,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겠다는 뜻이다.표현 자체만 보면 실생활과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주위를 돌아보면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나 지역자원이 산재돼 있다.태양,지열,바람,가축 분뇨 등을 활용해 이른바 ‘에너지 농사´를 짓고 있는 이웃들도 볼 수 있다.이들이 바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 강원 화천 ‘하늘빛 호수마을’ 지열로 농가주택 냉·난방 상용화 농촌에서 에너지 문제가 심각한 원인 중 하나로 난방을 꼽을 수 있다.농촌이나 저소득층이 난방용으로 활용하는 등유는 도시나 중산층이 쓰는 도시가스보다 훨씬 비싸다.게다가 비싼 기름값 때문에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드넓은 농촌에 도시가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북한강 상류에 자리잡은 강원 화천군 하남면 ‘하늘빛 호수마을’은 해법을 지열에서 찾고 있다.원리는 간단하다.땅 속은 연중 15℃ 정도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수를 끌어올려 30℃를 웃도는 여름철에는 지하수가 열을 빼앗고,영하 10~20℃까지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지하수에서 열을 얻는 방식이다. 현재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은 대형 건물이나 축사·비닐하우스 등 농가시설에는 상용화됐지만,소규모 농가주택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또 태양광과 태양열은 각각 전기,온수를 만드는 데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때문에 화천처럼 겨울철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추운 지역은 지열 냉·난방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화천군청 관계자는 “농촌의 경우 생계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난방비”라면서 “고령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농가소득을 높이는 것 못지 않게,생계비용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내년부터 15억원을 들여 하늘빛 호수마을 전체 240여가구 중 우선 50가구에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현재 30평짜리 농가주택은 난방(10월 중순~3월 중순)과 냉방(7월 중순~9월 중순) 비용으로만 연간 350만원 안팎을 지출하고 있다.하지만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하면 연간 37만~86만원으로 최대 10분의1 수준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 경기 안성 ‘두리마을’ 버리는 폐식용유가 바이오디젤로 변신 ‘쓰다 버린 폐식용유가 자동차에 유용한 바이오디젤로 바뀐데요.’ 4400여명이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이를 둘러싼 마을 주민 9000여명으로 이뤄진 경기 안성시 보개면·금광면 일대 ‘두리마을’은 지난해 한경대의 지원을 받아 13만㎡ 부지에 허브·유채 등을 심은 경관농장(플로랜드)을 조성했다.이어 지난 3월 경관농장 중앙에 문을 연 ‘커뮤니티센터’는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센터 1층에 들어서면 한 쪽에 놓인 요상하게 생긴 기계가 눈에 들어온다.이 기계가 바로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하는 생산시설이다. 바이오디젤은 일반 경유보다 폭발력이 뛰어나고,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분의1 수준이다.이런 바이오디젤은 콩기름이나 유채기름,동물성지방 등에서 뽑아낸다.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콩기름에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다.하지만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콩 가격이 올라 바이오디젤 생산비도 뛰고 있다. 반면 이곳에서는 폐식용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있다.수거비를 포함한 생산비용은 ℓ당 1000원 안팎이다.다만 일반 식당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는 불순물이 많아 재활용이 어렵고,대학 구내식당 등 대규모 급식시설에서 쓰인 폐식용유만 사용할 수 있어 아직은 생산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하지만 적어도 자원 재생 등에 대한 훌륭한 친환경 체험학습장이 되고 있다.지역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차츰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으로도 번지고 있다. 자신의 차에 바이오디젤을 넣는다는 한경대 산업협력단장 박장우(44) 교수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남아 있지만 고유가는 물론,친환경 시대에 걸맞는 자원 재활용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 전남 장흥 ‘우산마을’ 지렁이 분변토로 고소득… 생태계 복원도 농약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농촌에서도 지렁이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하지만 한반도 남단 끝자락에 자리잡은 전남 장흥군 장평면 ‘우산마을’ 주민들은 꼬물꼬물 움직이는 지렁이를 친환경 농법을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지렁이를 브랜드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 마을 중심에 위치한 장평초교는 1990년대 초 폐교된 이후 방치되다가 지난 2005년 ‘지렁이 생태학습장’으로 탈바꿈했다.당시 군청이 부지를 매입한 뒤 ‘지렁이 박사’로 통하는 진병교씨에게 임대했다.지금은 연간 체험방문객만 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이에 진씨는 올 초 생태학습장에 대한 소유권 등을 주민들이 주축이 된 영농법인에 넘기고,‘월급 사장’ 역할을 맡고 있다. 주민들은 이처럼 참여의 길이 마련되자,다양한 연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장흥은 산지가 많아 전남·북을 통틀어 소를 가장 많이 사육한다.당연히 배설물 처리문제가 처치곤란한 상황이다.하지만 우분을 지렁이 배설물이 섞인 ‘분변토’로 만들면 폐기물이 친환경 유기 퇴비로 바뀔 수 있다.분변토는 흙에 섞여 있는 불필요한 유기물을 분해해 거름지게 하고,산소를 공급하며,보습성까지 높이는 역할을 한다. 주민들은 올 초 지렁이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변토 생산을 위해 6600㎡의 부지를 확보했다.이는 연간 2000t의 우분으로 400t의 분변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분변토 20㎏의 시세가 5000원∼1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1억∼2억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지렁이 자체도 의학용 등으로 1㎏당 5000원~2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여기에 자연생태계 복원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주민 김병선씨는 “마을 전체 농경지를 분변토를 활용하는 친환경 농업단지로 만들고,농산물에 대해서는 공동 생산·판매하는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 에너지 자립에 관광 부수입 ‘1석2조’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바닷가 야산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24개의 바람개비를 떠올리게 한다.가까이 다가서면 이 바람개비는 3만㎡ 부지에 들어선 높이 80m 직경 82m의 거대한 풍력발전기로,바닷바람을 맞아 붕붕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이곳은 연간 10만㎿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상업용 풍력발전단지이다.이는 연간 2만여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자,영덕군민들이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처럼 풍력발전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풍력발전은 에너지 변환기술이다.발전설비의 날개가 바람에 의해 돌아가면서 운동에너지가 발생하고,운동에너지는 다시 발전기를 거치면서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것이다.경제성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영덕군은 대게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변변한 공장 하나 없다.이처럼 뭉칫돈이 들어올 곳이 없다보니 지방재정은 열악하다.하지만 무리하게 공장을 짓기보다 청정지역이라는 포장을 씌웠다.쓸모없는 돌맹이도 돌담으로 쌓아올리면 자원이 되듯,바람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한 풍력설비를 갖춰 ‘에너지 자립’을 이뤄낸 것이다. 부수적인 효과도 얻고 있다.지난 2005년 4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풍력발전단지는 인근 해맞이공원과 더불어 이색 관광지라는 입소문이 차츰 번지면서 올 한 해 동안 이곳을 찾은 방문객만 무려 60만명이 넘는다.때문에 관광수익 증가는 물론,고용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또 발전단지의 상당 부분이 군유지인 탓에 임대료와 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연간 1억원 가까이 수익도 얻고 있다. 영덕군청 관계자는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는 풍력에너지를 주목할 수밖에 없고,대규모가 아니더라도 마을 단위 중·소형 설비를 갖추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43) 연해주 우수리강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43) 연해주 우수리강

    우수리강은 연해주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중국과 국경을 이루며 흘러가다 하바롭스크에서 아무르강과 합수된 후 사할린 부근에서 동해로 흘러든다.길이 909㎞,유역면적 18만 7000㎢의 큰 강으로,중류까지 화물선이 다닐 수 있다. 우수리강은 시호테알린산맥과 함께 연해주의 식물분포에 큰 영향을 미친다.연해주의 식물분포는 시호테알린산맥지역,산맥 서쪽의 우수리강 일대,산맥 동쪽의 동해안 지대로 나뉘어 뚜렷하게 구분된다.시호테알린산맥에는 산지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고,우수리강 일대에는 습지식물이 주류를 이루며,동해안 지역에는 해안식물들이 살고 있다.우수리강 주변에는 습지가 많이 발달해 있다.강 바로 옆뿐만 아니라 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도 넓은 습지들이 형성되어 있다.강 하구에 너른 습지가 발달하는 게 보통이지만 우수리강에서는 상류지역에도 큰 습지가 발달해 있다.시호테알린산맥이 우수리스크 북쪽을 거쳐 중국 백두산으로 이어지는 나지막한 산줄기를 경계로 그 북쪽에 넓은 분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지에 만주 일대에서 가장 넓은 호수인 항카호가 자리잡고 있다.연해주 제2의 도시인 우수리스크에서 북쪽으로 90㎞ 거리.남북 길이가 80㎞에 이르고,평균수심은 4~5m,면적은 4380㎢로 우리나라 충청북도 크기와 비슷하다.이쯤 되니 호수라기보다 바다 같은 풍광을 펼쳐낸다.호수 주변에는 곳곳에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휴양지가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호수의 북쪽 일부는 중국령이다.전체 면적의 4분의1쯤 되는데,중국에서는 이를 싱카이호(興凱湖)라고 부른다. 항카호 주변에는 크고 작은 연못과 습지가 발달해 있다.조금 떨어진 지역에는 드넓은 평원에 들어선 초원지대도 있다.이 연못과 습지, 초원에서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우수리스크나 스파스크에서 항카호로 가는 도중에 만나는 초원지대에는 긴잎꿩의다리,꼬리조팝나무,달구지풀,산비장이,쉬땅나무,털부처꽃,큰메꽃 등이 자라고 있다.여름철엔 크게 무리를 지어 자라는 긴잎꿩의다리가 눈길을 끈다.남한에서는 경기와 인천 일원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여기서는 지천으로 피어 있다.꽃을 보지 못하고 잎만 보면 쑥 종류라고 여기기 쉽다. 항카호 주변에 발달한 연못은 웅덩이에 불과한 것부터 저수지만한 것에 이르기까지 크기가 다양하다.연못 주변에는 습지도 잘 발달돼 있는데,이곳에서 시선을 끄는 수생식물은 만주수련이다.만주와 한반도 북부에 자생하는 수련의 일종으로 남한에서 볼 수 있는 수련과는 달리 전체가 작고,꽃의 중앙부는 검붉은 보랏빛을 띤다.연못에는 가래,노랑어리연꽃,만주실말,보풀,생이가래 등의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다.주변 습지에는 독미나리,질경이택사,물옥잠,박하 등이 살고 있다.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할 만큼 희귀한 독미나리가 너무 흔해서 습지에 나는 잡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수리강의 발원지는 항카호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으나,실제로는 항카호에서 동남쪽으로 150㎞쯤 떨어진 오브라차나산(1854m)이다.우수리강 본류는 항카호 옆을 지나갈 뿐이다.항카호에서 흘러나온 물도 우수리강으로 유입되기는 하지만,중국령 항카호에서 발원한 작은 하천이 중국과 러시아의 경계를 이루다 우수리강 본류와 만난다. 시호테알린산맥의 우수리강 발원지는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시호테알린의 짙게 우거진 숲 때문이다.반달가슴곰,표범,그리고 아무르호랑이라고도 부르는 조선범이 아직까지 살고 있고,이를 사냥하는 우데게족(말갈족) 사냥꾼들의 근거지가 되는 곳이 바로 시호테알린이다. 우수리강 발원지 부근에는 게박쥐나물,공작고사리,뫼제비꽃,산꿩의다리,좀미역고사리 등의 산지 식물이 생육하고 있으며,부게꽃나무,산겨릅나무,시닥나무,청시닥나무 같은 단풍나무 종류들이 많다. 숲 바닥에는 나무지만 키가 풀처럼 작은 월귤이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월귤은 남한에서는 설악산 등 단 두 곳에만 몇몇 개체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록 떨기나무다.현지인들은 월귤의 빨간 열매를 따서 즙을 내어 먹는데,신장에 좋다고 한다. 시호테알린을 빠져나온 우수리강은 레스자보드스크를 거친 후 중국쪽 항카호에서 흘러내려 국경을 따라 북상한 물줄기와 합쳐지고,이후 줄곧 중국과 국경을 이루며 북쪽으로 흘러간다.이곳부터 직선으로 북쪽 50㎞에 있는 달레네첸스크까지 가는 강변에도 크고 작은 습지들이 발달해 있다.달레네첸스크 부근의 습지에서는 가시연꽃,긴흑삼릉,능수쇠뜨기,보풀,자라풀,좀꿩의다리,큰잎부들 등의 습지식물과 만날 수 있다.길가와 숲 가장자리에서는 털석잠풀,큰제비고깔처럼 남한에는 아예 없거나 있어도 드문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달레네첸스크를 지나 비킨강이 우수리강에 합류되는 비킨마을부터는 하바롭스크 지구에 속한다.하지만 비킨강 상류지역은 연해주 지구에 속하며,이 시호테알린 지역은 연해주 최고의 원시성을 간직한 곳으로 손꼽힌다. 달레네첸스크에서 비킨까지 가는 동안에도 습지가 많다.이곳에서 멱쇠채,이삭송이풀,자주꽃방망이,큰송이풀 등을 발견할 수 있다.길 주변의 숲 가장자리에는 검종덩굴,세포은조롱 같은 덩굴식물들도 자라고 있는데,세포은조롱은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이다.더덕,등골나물,마타리,참취처럼 남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도 많기 때문에 낯설지가 않다. 우수리강의 식물들은 한반도의 우리꽃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민족의 얼이 깃든 북간도,동간도,연해주를 흐르는 강이 우수리강 아니던가.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바닷물 인공폭포 만든다

    강원 고성 거진항의 항내 수질개선을 위해 국내 처음으로 바닷물을 끌여들여 인공폭포를 만드는 방안이 추진된다. 농림수산식품부 강릉어항사무소는 17일 국가어항인 거진항의 관광기능을 높이고 폭풍·해일 피해를 막기 위해 2011년까지 거진항 재정비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국비 90억원을 들여 거진항 입구 및 어항 안의 준설,방파제 시설 보강 사업 등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항내 수질개선을 위해 항구 외부의 바닷물을 끌어올린 뒤 방파제 낙차(약4m)를 이용해 어항 안으로 끌어들이는 해수인입 인공폭포 방식을 설계에 반영했다.길이 20m,높이 4m인 인공폭포는 여름철 성수기 4개월간 하루 4∼8시간 가동하면 어항 안의 바닷물 교환율이 25∼50%에 이르러 어항의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또 인공폭포 주변 방파제 벽면에는 해돋이와 고성의 4계절을 연출하는 아트타일을 붙여 경관미를 높일 계획이다. 태풍과 폭풍 때 예상되는 월파 피해를 막기 위해 기존 방파제를 바깥쪽으로 20m가량 폭을 늘린 뒤 확장 부지에 연못과 조경시설을 조성,관광객과 주민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김붕현 강릉어항사무소장은 “인공폭포를 활용해 항내 수질개선과 경관미를 살리는 두 가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재정비 설계가 지난달 완료돼 2011년까지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두바이에 세계 최초 ‘냉장 해변’ 만든다

    두바이에 세계 최초 ‘냉장 해변’ 만든다

    세계 최초 ‘냉장 해변’(refrigerated beach)이 두바이의 한 럭셔리 호텔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두바이의 팔라조 베르사체 호텔(Palazzo Versace Hotel)은 최근 ‘세계 최초 냉장 해변’을 건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호텔은 여름철 기온이 50도까지 치솟는 두바이의 기온에 익숙하지 않은 관광객을 위해 ‘뜨거운 해변’이 아닌 ‘시원한 해변’을 조성하는 획기적인 아이템을 내놓았다. 이 해변의 모래 밑에는 표면으로부터 열기를 흡수할 파이프들이 설치될 예정이며 호텔 야외 수영장도 냉장기능을 가동시켜 선선한 공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밖에도 대형 송풍기가 끊임없이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타는 듯한 뜨거운 열기에 노출될 염려가 없다. 호텔 관계자는 “이 해변은 전 세계 부유계층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더 이상 뜨거운 모래밭에 발을 데일 필요가 없다.”면서 “연간 8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텔 측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며 관광객 유치에 기대를 표하고 있는 반면 환경 보호가들은 이에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이 장착될 경우 두바이의 1인당 탄소배출량이 이전보다 44t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르사체 호텔 대표 소헤일 아베디앙(Soheil Abedian)은 “이 해변은 친환경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또 두바이의 환경법을 위반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시스템 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 해변은 럭셔리한 관광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고 있다. 한편 세계 최초 냉장 해변은 2009년에서 2010년 사이 개장될 예정이다. 사진=데일리메일(세계 최초 ‘냉장 해변’ 이미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하프타임] 삼성증권 테니스단 감독에 김일순 코치 임명

    삼성증권 테니스단 감독에 김일순(39·여) 코치가 임명됐다.삼성증권은 10일 김일순 여자팀 코치를 감독으로,10월 말 은퇴한 조윤정(29)을 여자팀 코치에 임명했다고 밝혔다.안양여상과 명지대를 나온 김 감독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여자복식 은메달,1988년 서울올림픽 단식 16강,1991년 영국 셰필드 여름철유니버시아드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 [내 책을 말한다] 인구 20%가 죽은 기후 대재앙

    [내 책을 말한다] 인구 20%가 죽은 기후 대재앙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며 500년 동안 대기근이 자주 발생했음을 발견했다.사회를 뿌리째 뒤흔들 만큼 강력한 대기근도 있었다. 특히 17세기에는 이상기후로 인한 잦은 대기근으로 심각한 위기 상태에 빠졌다.이에 대한 연구가 미진해 대기근과 기후변화가 경제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알아보고자 했다.특히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에 전 지구적 관심이 높아졌음을 알고 집필을 서둘렀다. ‘대기근,조선을 덮치다’(푸른역사 펴냄)는 조선 역사상,5000년 민족사상 가장 큰 규모의 대기근인 ‘경신 대기근’(1670~1671년, 현종 11~12년)을 다룬 것이다.‘경신 대기근’이라는 현미경으로 17세기 사회를 들여본 셈이다.그래서 당시 자연재해 현황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대기근의 참혹함과 민심 동향,조정의 대책도 자세히 검토했다. 서리,우박으로 인한 이상저온 기후에 가뭄,홍수,태풍,병충해까지 겹쳐 유례없는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식량고갈 사태로 수많은 사람들이 굶고,유랑하고,도적질을 하고,살상을 하고,아이를 버리고,반란을 꿈꾸고 그리고 죽어 갔다. 무려 조선인구 510만명 가운데 100만명 가까이 죽었다.대기근이 절정에 오른 1671년 봄·여름철에 굶주린 사람은 당시 인구의 20~30%를 상회했다. 전염병과 가축병의 창궐로 민생은 파탄이 났고 사회는 불안의 늪에 빠졌다. 근거없는 괴담이 난무하는 상태에서 서인과 남인으로 나눠진 정치권은 기근 해결 방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당시 청나라 건국 이후 명나라 부흥운동으로 불안한 동아시아 정세는 조선의 대기근 극복에 걸림돌이 되었다. 청의 병사 요청설,명 잔당의 조선 침입설 등으로 불안했다.조선조정은 국고가 바닥난 상태에서 군량비축곡을 방출했고,공명첩(신분 매매)을 남발했으며,각종 세금을 감면했다.그 과정에서 서인 정국이 실무형 남인에게 넘어갔고,현종 또한 건강을 챙기지 못하여 단명의 길로 들어서고 숙종이 즉위한다. 여기에만 그치지 않고 17세기 일련의 대기근이 전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시론적이나마 밝혀보고자 했다.17세기는 ‘소빙기’라고 불릴 만큼 극심한 이상기후로 기근이 끊이지 않아 위기가 일상인 시대였지만 위기 뒤에 기회도 있었다. 위기와 기회는 기후변화가 남긴 대재앙이자 ‘블루 오션’이었다.정부는 수습책 마련에 100년의 세월을 보냈지만,그 노력은 결실을 보고 18세기 영·정조 시대에는 안정을 되찾으며 다시 번영을 누렸다. 이 책의 의의는 기후사를 한국사 연구에 본격적으로 도입했다는 점,경제란을 두려워하면서 자연재해에 무관심한 지구 온난화 시대의 우리에게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비하도록 한다는 점, 정치사와 연기대기사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학문의 영역을 한뼘 늘린 셈이다.100년 만에 찾아왔다는 경제위기 속에서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정책을 펴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1만 6000원 김덕진 광주교대 역사학 교수
  • [서울의 풍경] 서울대공원 동물 겨울나기

    [서울의 풍경] 서울대공원 동물 겨울나기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의 겨울은 코끼리 ‘사쿠라’의 발톱을 깎는 것부터 시작된다. 쌀쌀한 환절기가 되면 코끼리의 피부가 건조해져 각질이 일어나거나 갈라지기 때문에 미리 다듬어주지 않으면 갈라진 피부 틈새로 병균이 들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하면 목숨마저 위태롭기에 일찌감치 사육사들의 손길이 분주하다.21일 주말을 앞두고 서울대공원 동물들의 겨울 채비 현장을 찾았다. ●겨울을 잘 보내야 건강 코끼리는 한쪽 발톱에만 문제가 생겨도 5t에 육박하는 체중을 나머지 세 다리에 의존해야 한다. 그만큼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줘 결국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암컷 사쿠라와 키마는 사육사가 직접 다가가 발톱을 관리할 수 있지만 수컷 칸토는 공격적이고 거칠어서 멀찍이 떨어져 살균 스프레이로 소독약을 뿌리거나 막대를 이용, 피부를 부드럽게 만드는 연고를 발라준다. 사육사 박광식(31)씨는 “코끼리는 털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추위가 심해지면 방사 시간도 가능하면 줄인다.”면서 “그만큼 겨울은 코끼리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시기인 셈이다.”고 말했다. ●겨울이 무서워…떨고 있는 동물들 오랑우탄, 침팬지처럼 고향이 열대지방인 유인원들은 겨울이 괴롭다. 추위 탓에 밥도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사육사들은 여름철보다 20% 정도 높은 고열량 식단을 만들어 주고 겉옷을 입히는 등 많은 신경을 쓴다. 갈귀 같은 긴털이 바바리의 깃 같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바바리양은 기온이 조금만 떨어져도 움직임이 둔해진다. 사육사들은 높은 곳에 오르기 좋아하는 바바리양의 습성을 이용, 바위산에 전기로 된 열선을 깔고 꼭대기에 ‘어구공’이라는 먹이통을 매달았다. 돌산에 올라가 머리로 계속 먹이통을 쳐야만 조그마한 구멍으로 먹이가 굴러나오기 때문에 바바리양은 쉴새 없이 산을 오르내린다. 또 대공원은 물을 좋아하는 하마들을 위해 열등(熱燈)을 달고 온수시설을 이달 말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떨어질 때는 동물원 식구 대부분이 방사금지를 받는다. ●겨울이 반가워…짝짓기하는 동물들 시베리아산 호랑이 ‘아름이’와 ‘다운이’는 요즘 물 만난 물고기처럼 뛰논다. 몸놀림이 민첩해지고 눈에는 생기가 돌고 있다. 사육사 엄기용(56)씨가 던져주는 고기를 12m 거리에서도 한입에 넙죽 받아먹고 더 달라고 애처로운 눈길을 던질 만큼 식욕도 왕성했다. 하지만 식욕 본능보다 더 왕성한 것이 바로 종족번식 본능. 겨울은 발정기의 계절이다. 아름이 등 암컷 호랑이들은 식음도 전폐하고 “아홍~”소리를 내며 몸을 구르는 등 구애행동을 한다. ‘왕따 동물’에게도 겨울은 반갑다. 이런저런 이유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동물은 동물원에서 짝을 지어 신방을 꾸며주는 ‘특별 호사’를 누린다. 북극곰이나 펭귄도 신났다. 여름에는 햇볕을 피해 그늘을 찾느라 바빴지만 지금은 우리 밖을 유유히 걸어다니며 서로 뒤엉켜 논다. 먹이를 제때 받아먹는 곰은 겨울잠 습성도 잊었다고 한다. 사육사들은 동물의 고유 습성에 맞게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고 영양제와 특별식을 제공한다. 야외 방사장에는 잔디를 깔고 온돌침대, 열등, 열선, 온수 등을 설치한다.3300마리의 동물 가족이 한겨울을 나는 데에는 여름철보다 4배 이상인 2억3000만원 가량의 예산이 든다. 강형욱 팀장은 “관람객들도 추위로 불편하지 않도록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며,10개의 테마 정류장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무화과 年 2차례 수확 성공

    전남 영암 등 서남해안 지역이 주산지인 무화과를 연간 2차례 수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는 18일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무화과 2기작 기술개발에 성공, 농가 보급에 나섰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원 연구팀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무화과를 재배해 지난 9월 중순 1차 수확을 마친 뒤 가지 자르기 작업을 통해 새로운 가지에서 열매를 맺는 데 성공했다. 여름철~가을철 수확이 끝난 뒤 다시 열매를 맺어 이듬해 3~5월 2차 수확이 가능해진다. 특히 봄철은 단경기라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영암군 삼호면 이모(44)씨가 무화과 2기작 재배기술을 이전받아 재배하고 있으며, 내년 봄 10a당 5000만원의 소득이 기대된다. 이는 2006년 기준 10a당 소득이 가장 높았던 시설오이가 1357만원, 무화과 관행 재배 335만원, 쌀 47만 9000원 등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재배법은 겨울철 난방비가 많이 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농업기술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열을 저장한 축열 물주머니와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재배 방법 등을 통해 겨울밤 온도를 무화과 생육에 적합한 15~17도로 유지하는 방법도 고안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관광재개 날짜만 손꼽으며 한숨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열 돌을 맞았다. 1998년 11월18일 동해항에서 첫 관광선이 출항한 이후 금강산 관광은 육로관광시대까지 순항했다. 하지만 지난 7월11일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발길이 끊긴 지 4개월이 넘었다. 다행히 17일 정부가 대북 민간단체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운동’의 금강산 방문을 일시 허용하기로 했지만 금강산 관광이 언제쯤 정상화될지는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금강산 관광의 굴곡만큼 평가와 명암도 엇갈린다.‘금강산 관광이 전면 정상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부터 ‘그동안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분분하다. 금강산관광은 민간인들이 남북을 처음으로 오가며 통일의 물꼬를 터 줄 것으로 믿었다. 동해안 주민들은 관광객 맞이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1999년부터는 외국인들에게까지 관광이 허용됐다.2002년 금강산관광 활성화를 위해 학생·교사·이산가족들에게 관광경비의 60~100%를 지원해주는 정책까지 나오면서 금강산관광의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2003년에는 반세기 동안 민간인들의 통행이 금지됐던 군사분계선을 통한 육로관광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금강산관광은 경색됐던 남북간 긴장완화에 많은 도움을 줬다. 금강산을 다녀온 사람들은 “영원히 밟을 수 없을 것으로 여겼던 북한 땅을 다녀오면서 우리는 한 핏줄이라는 생각과 남북이 빠른 시일내 곧 통일이 될 것이란 믿음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강원 동해·고성·속초 등 낙후된 동해안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다. 주민들은 “여름철 반짝 관광에서 사계절 금강산관광이 이어지면서 비록 특정지역에 편중됐지만 숙박업소와 횟집 등 지역민들이 어느 정도 짭짤한 관광 특수를 누렸다.”고 회상했다. 지난 7월11일 관광객 피격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관광객을 맞아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고성군 등 동해안 주민들은 생계를 위한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고성군 명파리에서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강종섭(44)씨는 “금강산 관광이 완전 정상화되기만을 기약없이 기다리며 손님 없는 가게만 지키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삶을 즐겁게 하는 숨겨진 수학의 법칙

    삶을 즐겁게 하는 숨겨진 수학의 법칙

    ‘1+1=2’와 같은 산수라면 몰라도 미적분 등 수학은 세상을 사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당신, 정말 그럴까.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의 수학은 학교 선생이나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생활 속 수학의 기적’(알브레히트 보이텔슈프라허 지음, 황소자리 펴냄)을 꼭 읽어봐야 한다. 수학 문제를 푸는 일은 즐거울 뿐만 아니라 자연과 세상을 이해하는 등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매미가 애벌레로 지내는 연수는 왜 홀수인가 현대 금융의 기본도 수학이다. 이를 테면 100유로(원으로 생각해도 무방)를 2% 이자로 저축한다면 10년 뒤 받게 되는 이자는 얼마일까.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 ‘복리의 마술’로 불리는 이것은 이자가 이자를 낳게 된다는 공식이다. 100유로를 은행에 넣으면 1년째에는 102유로가 되고,2년째에는 102유로에 2%의 이자가 붙는다. 즉 100유로×1.02의 10제곱이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100유로는 100년 후에는 724.46유로가 된다. 따라서 2%금리로 1000년이면 1.02의 1000제곱으로 약 398억 2646만 유로가 된다. 엄청 많아 보인다. 아이에게 저축의 중요성을 가르치려면 꼭 알고 있어야만 한다. 물론 물가상승률이 계산되지 않았다는 점도 가르쳐야 한다. 물가상승률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여름철 귀를 따갑게 하는 매미의 짧은 인생에도 수학이 숨어있다. 생존의 세레나데다. 매미는 종류에 따라 애벌레로 땅 속에서 지내는 시간이 7년,13년,17년 등이다. 공동점은 무엇일까. 애벌레로 지내는 시간이 홀수다. 왜 그럴까. 포식자들을 따돌려 매미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 그런 것이다. 만약 포식자가 2년마다 등장한다면 7년 만에 애벌레 시절을 끝내는 매미의 경우는 14년이,13년만에 애벌레를 끝내면 26년,17년이면 34년이 돼야 매미와 포식자가 만날 수 있게 된다. 가을 들판을 가득 채우는 해바라기는 수학과 관련이 있을까. 그렇다. 뭐지? 해바라기 씨들의 배열은 우연한 것이 아니라, 정교한 규칙을 따르고 있다. ●해바라기씨 배열에도 정교한 규칙 있어 요즘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대부분 알고 있는 있는 ‘피보나치 수열’이다. 해바라기 내부를 주위 깊게 들여다보면 씨들이 중점으로부터 바깥쪽으로 굽어지는 나선형으로 배열돼 있는데, 이 수들을 세어보면 1,2,3,5.8,13,21,34,55 ···등이다.55 다음의 숫자는 무엇일까. 피보나치 수열은 앞의 두 숫자의 합이기 때문에,34 +55로, 89가 된다. 이같은 피보나치 수열의 현상은 파인애플 껍데기, 전나무 열매, 선인장 가시가 있으므로, 시간이 난다면 꼭 확인보도록. 저자는 독일, 아니 유럽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수학자이다.1950년 투빙엔에서 태어난 저자는 1973년~1985년 마인츠 대학에서 강사와 객원교수로, 2002년 수학 박물관장으로 활동했고,25권의 수학 관련 책을 썼다. 아무튼 수학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다. 고학년이 된 자녀의 수학을 가르치는 일이 힘에 부친다면, 이 책을 읽고 두뇌를 두들겨 깨우면 아이 앞에서 체면이 설 수도 있다.1만 28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이언스지 “中왕조 강우량이 흥망 좌우”

    사이언스지 “中왕조 강우량이 흥망 좌우”

    중국을 지배했던 왕조들의 흥망이 계절풍이 몰고 온 강우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과학자들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중국 북서쪽에 위치한 간쑤성의 왕샹이라는 동굴에서 발견한 118mm 길이의 석순을 통해 중국 역사에서 계절풍이 불어온 시기와 강우량 등을 밝혀냈다.”며 “특히 장마철에 극심한 가뭄이 들었던 시기는 왕조가 몰락했던 시기와 일치했다.”고 과학잡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서 전했다. 공동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서 석순에 포함된 산소화합물이 당시의 강우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파악했다. 또 우라늄, 토륨의 비율을 통해 석순의 각 층이 평균 약 2.5년에 걸쳐 형성된 사실을 알아내 그 시기를 추측할 수 있었다. 연구팀의 멤버인 란저우 대학의 핑중장 교수는 “왕조의 멸망에는 다른 요소도 영향을 끼쳤지만 여름철 가뭄으로 쌀농사를 짓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역사와 강우량을 비교해본 결과 당(唐), 원(元), 명(明) 왕조의 멸망 직전에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진들은 “중국 왕조의 역사와는 달리 지난 50년간 강우량 변화는 인간 활동 때문에 일어난 변화”라며 “온실가스가 장마의 주된 원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BBC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장흥 해양낚시공원 명소로

    장흥 해양낚시공원 명소로

    전국에서 처음 문을 연 정남진 해양낚시공원이 새로운 주말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적한 바닷가인 전남 장흥군 회진면 대리는 주말이면 500여명의 가족단위 관광객과 강태공들로 붐빈다. 6일 낚시터에서 만난 30대 부부는 “입질은 잦은데 생각보다 씨알이 크질 않다.”고 말했다. 순간 손바닥만 한 돔이 걸려 올라오자 이들은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40대 부부는 “낚시터 옆 해상에 떠 있는 콘도식 낚시터에서 잠을 자다가 밤에 일어나 장어를 10마리쯤 낚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여름철 이곳 해역은 어른 팔뚝만 한 바다 장어 산지이다.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콘도는 주말 1박에 12만원, 평일은 10만원이다. 바다에 세워진 콘도는 육상에서처럼 밥해 먹고 잘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됐다. 텔레비전, 에어컨, 전기장판, 가스레인지까지 갖췄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내년에는 5개동을 추가로 짓는다. 요즘 낚시터에는 감성돔, 학꽁치, 숭어, 도다리가 주로 올라온다. 포인트와 기술에 따라 하루에 많게는 60마리를 잡는가 하면 대개 10마리 안팎에서 손맛을 느낀다. 낚시터는 갯바위에서 160m쯤 바다 쪽으로 뻗어 나간 곳에 자리한다. 가두리 양식장처럼 사각형 형태로 바다에 떠 있다. 특수 플라스틱 재질을 써 바지선처럼 만들어졌다.2m 너비의 통로가 있고 난간이 설치돼 안전하다. 낚시터는 긴 의자에 앉아 햇볕을 받으며 주변 경치를 조망하고 낚시를 할 수 있도록 설치됐다. 입장료는 낚시꾼 1인당 2만원, 부부는 합쳐서 3만원.2만원에 낚싯대와 미끼를 빌려 손맛을 볼 수 있다. 문의 (061)867-0555. 글 사진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시 ‘식중독 안전지대’로

    서울지역에서 식중독 환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6년에는 서울지역에서 61건의 식중독 사고로 2559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나 지난해는 48건에 505명으로 줄었고, 올해 들어서도 10월 말 기준 31건에 262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2006년부터 ‘식중독 예방관리대책’이 본격 가동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는 더위가 장기간 지속하고 기온도 높아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컸지만 학교 급식으로 말미암은 식중독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지난해부터 집단급식시설과 대형 식품접객업소 등 947곳에 손씻기 시설을,1625곳에 손 소독기를 설치한 것이 식중독 예방에 한몫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름철에 집단급식 책임자에게 매일 ‘식중독 지수’를 알려 경각심을 높여 주고, 집단급식소와 대형음식점, 도시락제조업체 등에 대한 집중적인 지도·검사를 벌인 것이 주효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리로 서울시가 ‘식중독 안전지대’로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소양강댐 물로 지역 냉방

    강원 춘천시가 소양호의 찬물을 이용해 도심지 건물 냉방에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수심이 120m에 이르는 소양강 깊은 곳의 냉수를 뽑아내 한여름 건물과 가정의 냉방용으로 이용하겠다는 취지다. 냉수의 온도는 연중 4~5도를 유지하고 있어 사업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31일 춘천시에 따르면 소양강 물을 이용한 지역 냉방 및 자연환경 조성사업이 최근 지식경제부로부터 지원계획이 통보됨에 따라 내년에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간다. 소양호의 찬물을 송수관으로 연결해 여름철 건물의 냉방에 활용하는 이 사업은 춘천시가 2006년 시책으로 채택해 추진해 왔다. 최근 지경부로부터 타당성 조사 용역비로 8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에 따라 2014년까지 냉방설비에 600억원, 냉수관로 설치에 2900억원 등 3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냉수관로가 설치되면 춘천지역의 6만가구(65%) 가량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냉수를 이용해 냉방을 하면 전기료와 물 값을 포함해 연간 216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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