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여름이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LPG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18
  • 중·고생 5천명 한강 대청소/서울신문사 「깨끗한 한강지키기」행사

    ◎광양고 등 13개교 참가/5t트럭 5대부문 수거/봉사활동 확인서 현장 발부 「맑고 깨끗한 한강을 되찾는 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 일요일인 19일 청소년 5천여명이 이같은 바람을 안고 한강 주변 청소에 나섰다.제1회 「중·고생 환경봉사 활동 한강지천 현장 캠페인」이 상오 9시부터 서울 천호대교와 잠실대교 사이 한강의 북쪽 둑 2㎞ 구간에서 펼쳐졌다. 「깨끗한 산하 지키기 운동」을 펼쳐온 서울신문사가 서울시와 공동 주최하고 교육부·환경부·서울시 교육청·한국방송공사가 후원하고,한국 암웨이 주식회사가 협찬했다. 광양고,휘경중,자양고,금호여중,명성여중,무학여중,전농여중,구의중,광진중,광남중,광장중,동마중,광희중 등 13개 학교가 참가했다. 정영섭 광진구청장과 성동교육청 이서희장학관 등 관계자들도 참석,학생들을 격려했다.쌍용 사물놀이팀이 신명나는 연주로 흥을 돋웠다. 행사장인 광나루 한강천은 지난 해 3월20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서울 수돗물의 72%가 이 곳의 취수장에서 퍼올려진다. 정 구청장은 격려사에서 『환경을 지키는 일은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이 함께 노력하고,인간과 자연은 하나라는 의식의 대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곳곳에 널린 플라스틱병,깡통,신문지,담배꽁초 등 쓰레기들을 101짜리 수거용 봉투에 담았다.강 기슭에 떠있는 각종 비닐봉지 등의 각종 쓰레기들도 모두 걷어냈다. 사소한 생활쓰레기는 물론 취사도구와 폐타이어 등까지 주우며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확인했다.행사가 끝난 하오 2시까지 5t트럭 5대 분량의 쓰레기를 치웠다. 광양고 1년 박수현양(16)은 『작은 정성 하나로 서울의 젖줄인 한강이 맑고 깨끗해진다고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산뜻해진다』고 말했다. 광남중 1년 조한국군(14)은 『여름이면 한강에서 수영을 하고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탔다는 아버지의 어렸을 때처럼 맑은 한강을 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환경봉사 활동참가 확인서를 받았다.종합 생활기록부의 봉사활동 영역에 반영된다. 캠페인은 오는 11월까지 중랑천,탄천,안양천,도림천 등 서울의 35군데에서 매월 2∼3회 연중행사로 펼쳐진다.〈김태균 기자〉
  • 일,대북수교협상 재개 “준비끝”

    ◎지난달말 양국 참사관급 비밀 접촉설/북 4자회담 수용땐 협상 본격화될듯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를 위한 땅고르기 작업이 거의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의 대북한 접근 태세는 마치 1백m 달리기 스타트선상에 선 스프린터와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출발의 총성이 울리면 공기를 가르며 앞으로 튀어나갈 것 같다.총성은 북한의 4자회담안 수용이다. 지난 3월 외무성의 북동아시아 과장이 북경에서 북한측과 접촉을 가졌다.92년 11월 국교정상화교섭이 8차로 결렬된 이후 처음 갖는 정부간 접촉이었다.6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의 김영남 외교부장은 재미교포인 문명자 US아시아뉴스 주필과의 회견에서 4월말 일본과 북한이 참사관급 접촉을 가졌다고 공개했다. 일본 외무성은 일단 이같은 보도를 부인하고 있다.하지만 접촉이 이뤄졌거나 이뤄질 개연성은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이것이 사실이라면 두가지 점에서 주목된다.첫째는 접촉시기가 한·미 양국이 4자회담을 제안한 직후라는 시기의 문제다.하시모토 총리는 판문점사태와 관련,『본교섭을 움직일 상황이 아니다』라고 클린턴 대통령에게 말했다.이케다 외상은 4자회담의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여러 차례 신중한 자세를 강조했다.그러나 이것은 지표면의 움직임이었다.지하에서는 「지진」을 위한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4자회담의 구도에서 제외된 일본으로서는 4자회담이 제안됨으로써 오히려 한반도,특히 북한과의 독자적인 채널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격의 문제다.북한과 일본이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에 이르는 길은 우선 심의관급의 예비회담이 열린 뒤 차관급 정도의 본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과장급에 이어 참사관급 접촉이 이뤄졌다면 땅고르기는 끝난 셈이다.이와 관련,요미우리신문은 5일 일본정부 관계자가 『사전정비작업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는 수준까지 진척됐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정부는 4자회담안을 북한측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의 대응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4자회담안이 무산될 경우접촉에 나서기가 껄끄럽다.반면 여름이 되면 경수로지원금 분담액 등이 결정된다.국내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채널도 없이 10억달러 안팎의 돈을 덥석 줄 수 있느냐는 반론제기도 예상된다.또 북한의 식량위기가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는 6월과 7월은 조그만 도움으로도 크게 생색을 내면서 접촉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본은 4자회담안이 수용될 경우는 빠른 템포로,4자회담안이 수용되지 않거나 변형된 안이 역제안되더라도 6·7월중 끊임없이 대북한 접촉의 타이밍을 탐색해 나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화해마당 「다보스」와 북의 역행/박정현파리특파원(오늘의 눈)

    매년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는 세계적인 화해의 마당이다.해발2천m로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고지에 위치한 유명한 스키장 다보스는 국제사회의 냉전과 대립을 녹여 왔다. 독일 외무장관이었던 한스 디트리히 겐셔가 「고르바초프에게 기회를 주자」고 유명한 연설을 남겨 냉전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87년 회의에서였다.통독전 헬무트 콜 당시 서독총리와 한스 모드로프 동독총리간 회담은 88년 회의에서 추진되기 시작했다.그리고 그들은 2년뒤 다보스에서 만나 통일을 급진전시켰다. 팔레스타인의 야세르 아라파트와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도 지난 94년 경제포럼에 함께 참석해 가자 및 예리코지구의 반환에 원칙적으로 합의,중동평화 정착의 결정적인 터전을 마련했다.북미자유무역지대(NAFTA)구상도 이곳에서 태동됐으며 오는 3월1일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이 창안된 곳도 다보스회의에서라 한다. 이같이 국제사회의 대립과 분쟁을 솜씨있게 요리해온 해결사격인 다보스포럼도 한반도문제에 관한한별다른 효험이 없는 것같다.남북한 각료급들이 다보스 경제포럼에서 첫 각료급 회담을 가진지 7년이 지났건만 남북한의 화해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니 말이다. 지난 1일 개막된 26차 경제포럼에서 북한측이 보인 행동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북한은 심한 식량난·경제난을 반영이라도 하듯 장관급인 이성대대외경제위원장을 보내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 투자설명회를 가지려 했다가 외국인 참석자가 적다는 이유로 갑자기 취소했다.남북한간 접촉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지라 내외의 관심도 집중됐었다. 서방 외신기자들마저 남북한 당국자가 만나는지를 취재할 정도였다.이위원장은 회의장에서 신명호재경원2차관보의 인사를 애써 외면했고 북한의 투자설명회에 참석하겠다는 신차관보의 말에는 『글쎄,그게 될지 안될지』라고 그의 참석에 떨떠름해 했다고 한다. 중동평화와 독일통일은 모두 상호 대화를 통해 이뤄진 화해이다.그러나 북한이 남한과의 대화마저 기피한다면 한반도의 평화는 주변에 수m 깊이로 쌓여있는 스키장의 눈처럼 언제까지나얼어붙어 있을 수밖에 없다.그 눈을 녹여줄 여름이 오기란 쉽지 않을 것같다.
  • 서울신문 탐사팀 「철새낙원」 철원평야 가다

    ◎“두루미 군무는 한폭의 동양화”/창공엔 기러기떼·물위엔 청둥오리 “유유자적”/이방인 침입에 놀란 귀염둥이 쑥새 갈대숲으로 강원도 철원군 최북단의 사찰인 도피안사에서 민통선으로 접어들면서 펼쳐지는 철원평야는 여느 농가와 다름없는 시골풍경이었다.가을걷이를 끝낸 들판 곳곳에 흩어진 잔설이 겨울 정취를 더했다.평온함만이 가득 넘쳐보였다.북으로 불과 몇분만 더 가면 남북이 총구를 맞댄 철책선이 가로 막혀있다는 사실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았다.뼈대만 남은 노동당사와 일제때 지어진 농산물 검역소만이 6·25당시 화염에 휩싸였던 이들 지역의 아픈 과거를 새삼 떠올리게 했을 뿐이었다. ○폐허곳곳에 「6·25」 상흔 북쪽으로 뻗은 비포장도로를 따라 차량으로 2분여 들어갔을까.도로 양쪽의 들판에는 겨울철새로는 이 지역의 터줏대감인 큰기러기가 「이방인」의 방문을 반겼다.차량의 소음을 듣자 수십∼수백마리씩 떼지어 앉았다 날았다하며 맴돌았다. 이따금 「끄악」 「끄악」하는 합창이 정적을 깼다.출입영농을 하는 농부의 손길이끊긴지 오래인 겨울 들녘은 철새들의 휴식처였다.충분한 낟알 곡식과 마른 풀등은 그들만의 차지였다. 기자가 차에서 내려 다가가자 한창 먹이를 찾느라 논바닥에 고개를 박고 있던 한떼의 기러기들이 고개를 곧추세웠다.새들을 놀래주고 싶은 짓궂은 마음에 한발 한발 더 다가섰다.불과 20여m로 거리가 좁혀졌다.순간 무리중 대장인듯한 한마리가 날개짓으로 신호를 보냈고 이어 나머지 새들이 지면을 박차고 비상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일찌감치 10월 초순부터 시베리아등지에서 2만여마리의 기러기가 이곳으로 날아들어 남방한계선 부근의 동송 저수지등에 자리를 잡았다.수천마리의 새떼들이 한꺼번에 무리를 지을땐 하늘은 일순간 먹구름 자락이 드리운듯 장관을 이뤘다. 기러기들은 저수지에서 농부들의 추수가 끝나기를 한달여 기다리다 12월이 접어들면서 들판 곳곳을 분할 점령했다. 남방한계선을 가리키는 철책이 멀리 바라보이는 쪽으로 1㎞쯤 더 들어갔다.철새도래지로 지정된 샘통지역의 심장부로 접어들었다.길 왼편 들판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두루미와 재두루미 수십마리가 불과 20∼30m의 거리를 두고 으젓하게 서있었다. 『이놈들 봐라,나 혼자 왔을 때는 그렇게 거리를 안주더니…』 취재팀과 함께 이곳을 찾은 동서조류연구소 이정우(54·조류연구가)소장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두루미들은 다른 새들 보다 특히 예민해 1백m전방의 사람 움직임에도 여지없이 꽁무니를 빼고 날아가는 습성을 가졌다는게 그의 설명이었다. ○길가 양편에 도열하듯 그런 두루미들이 길양편 들판에 도열하듯 서 있는 모습에 30년이상 조류연구를 하고 있는 이소장도 자못 신기하다는 표정이었다.그는 『아예 사파리로군』하며 혀를 내둘렀다. 사진기자가 몰래 모습을 담기위해 카메라를 들이대자 두루미는 마침내 틈입자의 인기척을 발견한듯 성큼성큼 몇걸음 내딛다 눈이 부시도록 흰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았다. 걸음을 내딛는 모습은 마치 체조선수의 유연한 도약처럼 사뿐했다. 사진기자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만난 양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취재진을 태운 차량은 동쪽으로 난 좁은 농로를 따라 「아이스크림고지」로 방향을 틀었다. 평원 한 가운데에 야트막하게 서 있는 이 고지는 6·25당시 남북의 포격으로 정상부분이 마치 아이스크림이 녹아 내린것 처럼 남아있다.주위를 선회하는 새떼와 겹친 고지 참호의 모습은 을씨년스런 난공불락의 요새를 떠올리게 했다. 고지로 향하는 길가의 갈대수풀은 이 지역텃새로 귀엽기가 으뜸인 쑥새들의 서식처.참새와 크기가 비슷한 이 새들은 수풀더미에 몸을 숨기고 풀씨를 따먹다가 차량이 지날때마다 한꺼번에 날아 도망가는 통에 취재진을 놀라게 하곤 했다.길옆 작은 연못에는 녹색의 비단결같은 고운 빛으로 아름답게 치장한 한쌍의 청둥오리가 유유히 물위를 노니는 모습이 보였다.이밖에 철원평야의 식구인 찌르래기,황조롱도 취재진을 반기듯 주위를 어지럽게 날아다녔다. ○「남가식·북사숙」 생활 이소장은 『여름이면 이곳에 검은댕기 해오라기,후투티,꼬마물떼새,청호반새 등 수십종에 달하는 철새들로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고지를 둘러본 뒤 취재진은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서쪽 지평선에 해가 걸릴 즈음 남방한계선 철책 턱밑에 위치한 드넓은 동송저수지를 마주할 수 있었다. 뚝방에 올라 남쪽을 바라보자 웅장한 철원평야의 모습이 시야를 꽉 채웠고 때마침 4마리의 두루미 가족이 노을을 받으며 북녘하늘로 비행하고 있었다. 『두루미는 낮에는 이곳에서 생활을 하다가 밤에는 북한쪽 철원평야에서 지내죠』 이소장의 설명이었다. 「남가식 북가숙」하는 이들 철새들이 남북분단의 비원을 풀어줄 전령처럼 가슴에 와닿았다. ◎미리가 본 본사 탐사 예정 지역/강화 말도 유도일대­물새 10종·해오라기 번식지로 유명/파주군 대성동­겨울철새·독수리떼 등 관찰지구로/고성군 명파리­칠성장어 유일한 서식지로 알려져 서울신문이 올해 「비무장지대 인접지역의 생태계 항구보존 캠페인」을 펼치며 탐사 예정인 지역은 원시림등이 보존된 강원지역에서 서해안의 도서까지 인공의 손길이 닿지 않은 광범위한 지역을 망라할 계획이다. 각종 야생동식물의 서실실태와 생태계변화현황 등과 관련한 정보를 독자들과 나누기위해 한햇동안 본사취재팀이 찾을 주요지역 몇곳을 미리 소개한다. ▲경기 강화군 말도·유도·소송도·대송도 등 지역=이 지역은 민통선의 서쪽 끝지점.말도에선 도요새,노랑부리 백로(여름철새) 등 물새 10여종을 볼 수 있으며 해상 비무장지대인 유도는 해오라기(여름철새)의 최대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소송도와 대송도는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텃새)와 이곳에서 집단서식하는 흰뺨검둥오리(텃새)의 장관을 관찰할 수 있다. ▲임진강 하류=많은 종류의 여름·겨울철새들이 계절별 이동때 들르는 철새경유지로 잘 알려진 곳.이 곳을 지나는 겨울철새로는 개리,기러기,두루미,재두루미 등이 있으며 여름철새로는 후투티,울새,꼬까참새 등 작은 조류가 주를 이룬다. ▲경기도 파주군 대성리일대=두루미,재두루미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겨울철새 관찰지역.특히 이곳에선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수리떼를 관찰할 수 있다. ▲자유의 다리 건너 왼편 임진강 넘어 펼쳐진 갈대숲 지역=노루,족제비,너구리 등 포유류가 다수 서식하고 있으며 쇠물딱,개개비등 갈대 습지조류들이 살고 있다. ▲사미천 일대(의정부 지나서 적성부근)=노루,고라니 등 포유류 관찰지역. ▲강원도 고성군 명파리일대=동해안에 위치한 해변지역으로 희귀 물고기 관찰지역.칠성장어의 유일한 서식지로 알려져 있으며 연어의 모습도 볼 수 있다.또 조류로는 세가락갈매기,흰갈매기 등이 있으며 인근 화진포에선 혹고니도 관찰할 수 있다.
  • 광주 무갑리 목장승(한국인의 얼굴:56)

    ◎큰 귀에 주걱턱… 방위신앙 상징/암수장승 머리에 모자… 코는 길게 표현 우리 민간에 전해오는 관습적 신앙,즉 속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방위신앙이다.방위는 전통적 심성속에 오랫동안 자리잡은 공간의식이기도 하다.그 방위에 어떤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 방위신앙일 것이다.방위신앙에는 신앙대상 방신이 존재함으로써 하나의 세계관을 이루었다. 이 땅에 살아온 소박한 민초들의 삶속에는 방위신앙이 곳곳에 투영되어있다.나무로 만든 목장승에도 방위신앙을 담았는데 한강이남 경기·충청 지역에 주로 분포했다.경기도 광주군 초월면 무갑리 무래비 마을 어귀 목장승들은 방위가 분명한 신앙 표현물이다.암장승 3기와 숫장승 2기가 서있다.암장승들은 남방적제장군이고 숫장승들은 북방흑제장군이다.이들 장승은 개울과 길을 사이에 두고 암수가 각각 끼리끼리 어울렸다. 두 숫장승 중에 오른쪽 것은 길이가 1백94㎝이고,왼쪽 숫장승은 키가 약간 작은 1백85㎝.암장승 키가 오히려 더 커 길이 2백㎝나 되는 키다리도 있다.나머지 다른 암장승 2기는 1백80㎝의 나란한 키를 했다.키가 가장 큰 암장승 왼쪽에는 장대 높이가 2백70㎝에 이르는 솟대를 세웠다.솟대 끝에는 몸통길이 50㎝의 새가 홰를 타고 앉았다.장승과 솟대를 묶은 복합형 속신의 현장이 무갑리인 것이다. 암장승 얼굴은 통나무 본래의 모양을 살려 원통형을 이루었다.눈은 치켜 올라갔는데 불쑥 튀어 나왔다.코는 길쭉하게 깎아 붙였다.그리고 코 밑 부분을 약간 톱질하고 나서 자귀로 비스듬히 에워 인중을 만들었다.입도 똑같은 방법으로 표현하고 바로 밑에 톱질 자리를 남긴 뒤 몸뚱이를 평평하게 깎았다.이 때문에 턱은 주걱턱이 되었다.비스듬히 깎은 입안에는 톱니형 이빨 10여개를 반달처럼 새겼다. 귀가 소담스러운 암장승들은 흔히 관모라고 부르는 모자를 썼다.귀는 영문 알파벳의 B자를 연상시켰다.통나무 두께의 3분의1쯤을 켜 만들어 놓은 모자에는 붓으로 빗금을 그어넣고 양쪽에 비녀를 꽂았다.얼굴이 장승 전체 높이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그래서 길어보일 수밖에 없는 암장승 얼굴은 영악하지 않다.튀어 나온 눈이 치켜 올라갔다고 해서 무서운 얼굴도 아니다. 개울 건너 숫장승들도 거의 암장승 모습들은 했다.다만 눈꼬리 없이 타원형으로 불거진 눈매가 좀 다르다고나 할까.암장승은 하나만 얼굴이 붉지만 숫장승들 얼굴은 모두가 취바리마냥 붉었다.숫장승들이니까 머리에 쓴모자는 사모일 것이고 그 뒤로 삐죽이 빠져나온 뿔은 연각으로 여겨봄직하다. 이들 장승은 남방적제장군과 북방흑제장군은 제자리를 찾아 남북에서 서로 마주하고 있다.동양의 사상에서 남쪽은 불(화)이고 여름이다.또 북쪽은 물(수)이고 겨울이라는 생각을 했다.그러고 보면 이들 양극 사이에는 봄과 가을이 존재한다.조화로운 계절이다.마을 사람들은 남방적제장군과 북방흑제장군을 세우고 그 사이에 조화로운 삶이 깃들기를 기원했을 것이다.
  • 「과기와 언론의 접목」 김학수 서강대 교수 강연

    ◎과학대중화와 과학언론 한국 과학기자 클럽은 19일 현판식과 더불어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포럼(이사장 김시중)과 공동으로 과학기술의 국민적 이해를 넓히고 과학기술에 대한 언론의 사명과 역할 등을 조명하기 위해 『21세기를 지향한 과학기술과 언론의 접목』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했다.이날 포럼에서 발표된 김학수 서강대 교수의 「과학대중화와 과학언론」강연내용을 정리한다. 「포스트 모더니즘」,내가 그런 제목의 글을 접한 것은 2년전 여름이었다.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주간학술지 「사이언스」는 그런 제목의 사설을 싣고 있었다. 사이언스의 발행인이 쓴 사설은 포스트모더니즘이 한마디로 반과학운동을 뜻하는 것임을 지적했다.20세기 문명이 과학기술시대로 특징지어진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그런 시대에 대한 비판 내지 반동에서 출발하고 있었다.그 배후에는 과학기술이 인류사회에 가져다준 긍정적 문명의 혜택 못지 않게 부정적 결과가 컸다는 논리가 깔려있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반과학운동은 거꾸로 우리에게 과학대중화운동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하다.왜냐하면 그런 반동적인 움직임은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20세기 시민이 과학기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나온다고 보아지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일반대중의 이해를 목표로 하는 과학대중화는 사실 한국의 문제이기 앞서서 인류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의 경우는 경제적 도약의 단계에서 과학기술인력이 급격하게 필요한 상태에 있다.오늘날 과학대중화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과학언론인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과학기술을 일반국민에게 가깝게 하는 것에는 과학언론이라는 중개업자가 필요하다. 분명한 것은 언론이 특별히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자선단체가 아니라 정보상품을 파는 상업기관이라는 점이다.그 상업적 본질을 간파할 때 과학기술이 어떻게 과학언론에 어필할 수 있는가와 과학언론이 어떻게 언론수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참다운 대안 틀을 찾아낼 길이 없다. 과학대중화가 현대사회의 시급한 과제이고 그것을 위해 과학언론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은 과학기술정보의 공급자 관점에서 주로 바라본 것이다.반대로 과학언론의 수용자,즉 수요자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상품가치가 높은 과학기술관련 정보상품을 희망할 뿐이다.이 두가지 관점을 모두 충족시킬 때 과학언론은 저절로 활성화될 것이다. 우선 과학기술정보의 공급자 관점에서 과학언론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과학기술 전문홍보활동의 진작이다.과학언론인이 과학기술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줄때 그 언론활동이 조금이나마 활발해질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두번째로 과학기술정보의 공급자관점에서 과학언론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조치는 과학기술관련기관 및 산업들에서 홍보전문가를 두는 일이다.예컨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연구소가 1천개를 넘은 시점에서도 그들의 대부분은 홍보전문가들을 두고 있지 않다.홍보전문가의 등장이야말로 일반국민의 폭넓은 지지속에서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 길림성 이도강촌(압록강 2천리:4)

    ◎해발 1,260m… “하늘아래 첫 동네”/일제때 독립군 순병지… 9월말이면 눈발/해방후 조선족 70가구… 현재 1천명 거주 길림성 장백현 용강향 이도강촌은 하늘 아래 첫 동네다.그토록 외지고 높은 고원의 산골이어서 일찍부터 일제에 항거한 독립군의 활동무대였다.1915년에 이미 독립군 군비총단이 들어와 둔병을 마련하고 자리잡은 지역이다.또 1936년에는 항일연군 제2군 제6사가 홍두산에 밀영을 세우고 일본군과 만주군을 호되게 족쳐댔다. 일본도 이에 질세라 서둘러 경찰서와 토벌대,산림경찰대를 만들고 헌병대까지 주둔시켰다.그리고 장백진으로부터 이도강까지 길을 냈다.1945년 이후 이 길을 넓히고 손질했으나 길은 여전히 험로였다.일제가 항일연군을 토벌하기 위해 닦아놓은 길을 버스가 구불부불 기어갔다.장백진에서 고작 28㎞ 밖에 안되는 지척인데도 이도강촌까지 2시간이 실히 걸렸다. ○후천적 고산족으로 장백현에서 조선족이 가장 많이 사는데가 용강현으로 전체인구 2천6백27명 중에 1천88명이 조선족이다.비교적 낮은 지역이라는 해발 1천2백60m의 이강촌을 중심으로 해발 2천12m나 되는 홍두산자락 여러 골짜기에까지 조선족들이 흩어져 살고있다.그러고 보면 용강현 조선족들은 후천적으로 고산족이 된 셈이다.백두산 천지와는 90㎞가 떨어져 있으나 쾌청한 날씨에는 흰눈을 머리에 인 백두산이 망망한 숲 위로 아련히 떠올랐다. 그런 고산지대인지라 서리가 내리지 않는 무상기래야 1년에 90여일이 고작이다.장백현의 다른 저지대에 비해 철이 한달 이상 차이가 나기때문에 벌써 가을을 느꼈다.눈이 빨리 내리면 9월말께 첫눈이 온다고 했다.마침 점심 때가 되어 향장,당서기와 어울려 간부식당을 찾았다.시금치국 한 사발에 만두와 김치 한 접시가 나왔다.식당 일을 하는 원채봉아주머니가 애써 식단내용을 설명했다. 『그래도 향간부들의 식사는 괜찮은 편이꾸마.이 시금치도 현성에서 사왔디요.아무 집에나 들어가 봅소.이만큼 먹나….고산디대라 옥수수나 콩도 안됩꾸마.봅소,벌써 긴팔 옷을 입고들 있지 않슴둥』 여름이 아무리 빨리 간다한들 설마 했던 것은 오산이었다.그날 밤에 향장의 안내로 마을 터주격인 허용학(73)노인을 만나러 가는 길에 한기를 느꼈다.장백진 여관에 맡긴 짐보따리 속의 두꺼운 옷이 그리웠다.노인의 집에는 이미 군불을 지펴놓아 한기를 녹였다.꿈과 젊음을 고산지대 이도강촌에 묻어둔 노인의 얼굴에는 산골 밭뙈기 이랑 같은 주름이 가득했다. 노인의 본래 고향은 이도강촌에서 멀다 할 수 없는 함경남도 삼수군(현재 북한지명은 양강도 삼수군)자산면이다.세살 때 모친이 세상을 뜨자 부친이 두 형을 데리고 장백현을 들어가면서 본인은 갑산 누이집에 맡겼다.18살 나던 해에 형님이 와서 장백현으로 데리고 와서 곧 바로 남의 집 데릴사위로 주었다.석달을 살고 장인허락을 얻어 조선으로 돈벌러갔다가 징병에 끌려 일본 규슈로 갔는데,해방 석달 전의 일이었다. ○민요 「사냥 아리랑」 구전 『일본에 있을 때 미군 비행기 무서운 꼴 봤꾸마.매일 폭격을 해대서리 부상까지 입었지비.그날이 7월2일인데 미군 비행기 수십대가 가물가물 떠와서 폭탄을 내리 퍼부었다 이거우다.해방 이듬해 3월 일본에 온 함남 대표를 따라고향을 들렀다가 이리 다시 와서 붙박혀 사우다』 해방 후에만 해도 이도강촌에는 조선족 70가구가 살았다고 한다.한족은 2가구 뿐이었는데,지금은 2백가구 중에 절반이 한족이다.모두가 농사랍시고 짓지만 고산지대라 소출은 보잘 것이 없다.보리는 1무(2백평)에 1백근(60㎏),귀밀은 1백50근,밀은 작황이 썩 좋아야 3백근을 먹는다.그러나 감자는 잘되는 편이다.지금은 짐승이 덜 하지만 10여년전만 해도 멧돼지와 곰 등쌀에 애를 먹었다.7월부터 돼지가 감자밭에 덤벼들면 온통 요절을 내버렸다.귀밀과 밀밭은 곰이 압발로 이삭을 끌어안고 훑어먹기 시작하면 잠깐만에 거덜이 났다. 그래서 사냥감 짐승들이 많다.겨울이면 마을 장정들은 너나없이 사냥을 떠나 용강향에는 「사냥 아리랑」이 지금도 구전되고 있다.「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우리 낭군 영을 넘어 사냥 가네/낭군님 무사히 돌아오세요/대보름 달빛 아래 술을 듭시다」라는 민요가 그것이다.허용학노인의 백두산 겨울철 사냥 이야기는 간이 큰 사나이들의 모험담으로 들렸다. 『한번은 돼디(돼지)사냥을 갔는데 모리꾼들이 돼디간다고 소리를 티데우.돼디 여러마리가 곧추내려오는데 던댕판(전쟁판)에 당꾸(탱크)돌격하듯 달려왔지비.다섯마리 사냥개가 걸구(큰돼지)뒷 다리를 물고 늘어지자 속도가 늦어뎠디우다.그 때 최길환이가 꺾음대(화승촌)를 탕 놓았디우.앞 섰던 놈이 쓰러디니까 뒷 놈들은 샛길로 도망쳤으니 말이디 그냥 달려왔으면 다 황천객 됐을 거우다.거 안포수란 사냥꾼은 곰을 쏘았다가 선불을 맞아 끌안았디우.같이 간 다른 포수가 곰의 머리를 쏘아 떼 놓았는데,곰한테 할퀸 안포수 머리가죽이 벗겨뎠디…』 사냥을 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면 마을에는 잔치판이 벌어졌다.아낙네들은 국수를 누르고 남정네들은 잡아온 짐승을 삶았다.그리고 술을 마시면서 함지물에 바가지를 엎어놓고 장단을 맞추었다.중국 전역이 한 장기판이라고 하지만 이도강촌 산골마을은 문화대혁명을 수월하게 맞았다.다른 지역에서는 이른바 대식품이라는 풀뿌리 나무껍질을 먹었지만 이도강촌 사람들은 감자를 갈아 떡도 해먹고 분을 내어 국수도 눌러먹었다는 것이다.○아직도 인정만은 부자 그러다가 조사라도 나오면 겨로 음식을 해서 대접하고 조사 나온 간부들이 돌아가면 감자는 배불리 먹었다.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이도강촌을 20세기의 별천지라고 불렀다.아직도 인정 만큼은 부자다.다만 농사만으로 돈 벌이가 시원치 않아 금전적으로 빈자나 각박한 문명세계와는 다른 삶을 살고있다.흠이라면 입쌀이 없다는 것뿐이다.밀 1근 80전,귀밀 30전,감자 30전에 팔아 1근에 2원하는 입쌀을 사먹기는 사실상 힘이 겨웠다. 그럼에도 교육열은 대단했다.조선족과 한족 아이들이 같이 다니던 한조연합학교가 있었는데 지난 1988년 조선족기숙제소학교 하나를 더 만들었다.기숙생들의 한달식비 90원 중에 20원을 기꺼이 물면서도 조선족기숙제소학교를 세웠던 것이다.
  • 전환기 맞은 조선족(두만강 7백리:21)

    ◎「경제특구」로 변신한 하구… “산업화 몸살”/방천지구에 연40만톤 처리 부두 건설/우수노동력 대도시 몰려 연변은 인력난/목돈쥔 교포들 흥청망청… 기업투자 외면 새 바람의 경제 훈춘시 경신향에서 두만강 하구를 바라보노라면 변화의 바람을 체감할 수 있다.이 두만강 하류 삼각지대는 다국 경제기술합작개발구다.오는 20 10년까지 50만 인구를 포용한 국제화 도시가 들어설 계획이다. 그러고 보면 연변의 조선족은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조선족이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는 점에서 반갑기는 하다.그러나 민족문화가 스러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남과 북이 다 교포라고 불러주는 조선족이 이 기회를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전통사회가 현대사회로 탈바꿈하는 시대를 맞이한 조선족들은 분명히 어떤 숙제를 안고 있다. ○주인의식 갖는게 중요 최근 북경에서 조선족 청년들이 참가한 가운데 「21세기를 대비한 우리의 자세」를 주제로 열린 학술토론회는 이 숙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해답이 아닌가 한다.흑룡강신문사 박문봉기자의 주제발표는 우리 조선족들에게 큰 의미를 던져주었다. 『우리 선조들은 맨주먹으로 동북땅을 개척 했습니다.그리고 항일전쟁에서 이룩한 불멸의 업적은 우리 민족의 위치를 확립한 것도 사실입니다.우리는 한국인과 조선인,한족과도 구별됩니다.우리는 또 중화민족의 일원으로서의 현실적인 존재와 고국이 있는 코리안의 일부분이라는 본체적인 존재를 동시에 지닌 모순체이기도 합니다.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2만여 조선족들은 불법으로 낙인 찍혀 있으며 앞으로 통일이 되더라도 2백만 조선족은 절대 받아줄 수 없을 것입니다.그래서 우리는 이 땅에 주인의식을 갖는 독립적 존재로 부상해야 됩니다』 연변은 중국 조선족의 본거지다.두만강 연안의 농촌은 조선족이 집중되었고 우리 문화를 집약적으로 대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그런데 연변 조선족 이민1세들은 떠돌이 품팔이꾼 의식에 젖어있다.밀수에서 목돈을 쥔 사람들은 장구책 보다 하루살이식으로 돈을 물쓰듯 하는 경향을 종종 본다.농촌 청년들 조차 배가 불러지면서 하찮은 일까지도 한족을 고용해서 맡긴다.조선족은 돈을 쓰기 위해서 벌고 한족은 모으려고 번다는 말도 생겼다.어떻든 조선족은 씀씀이가 헤프다. 도문시 한옥희씨는 우진공업무역총공사를 경영했던 인물이다.연간 연인원 2만3천명을 고용하고 3억6천2백64만원의 매출실적을 올릴 정도였다.그래서 살기를 황제처럼 살았다.기업경영 보다는 부화한 생활을 즐겼기 때문에 결국은 재산을 모두 탕진해버렸다.조그마한 구멍가게라도 혼신을 다해 운영하는 한족들의 근면성과는 사뭇 대조를 이룬다.따라서 연변의 조선족들은 다가오는 시대에는 생산적 기풍을 추구하는 가치관 확립이라는 과제를 안고있는 것이다. 연변대 박승헌교수가 제시하는 경제개발 모델은 설득력이 있다.그리고 그가 평가하는 오늘날 연변의 실정을 들어보면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과학기술인재 태불황 『연변은 지정학적으로 전략적 위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약하는 요소들이 많았디요.냉전시기 연변은 제국주의와 수정주의를 반대하는 전초진지로 군사변방 또는 정치변방의 측면이 강조되었을뿐이었댔습네다.이제 동북아경제권의 중심지역으로 부상되어 민족경제 도약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긴 했어도 동해로 진출하는 통로를 마련하지 못한다면,지리적 이점을 발휘할 수 없을 거입네다.그리고 연변의 경제발전 모델은 자원집약형이 주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원개발과 수출가공업이 서로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가야디요.더구나 우리는 과학기술 인재의 부족은 물론 첨단기술 영역은 공백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네다』 대학입시가 부활된 이후 조선족 학생들 중에서 특수한 인재들이 속출했다.그래서 전국 일류대학으로 진학했고,더러는 미국과 일본으로 유학을 간 경우도 있다.하지만 유학을 갔다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그들을 받아들일 만한 여건도 사실상 갖추지 못했다.그리고 대도시에서 일류대학을 나왔다.돌아온 인재는 물론 연변에서 길러놓은 우수한 인재들은 모두 북경과 같은 대도시로 떠나버렸다.게다가 근래에는 연해주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연변지역 우수 노동력을 싹 쓸어가고 있다.자그마치 2만명이나 되는 우수노동인력이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오늘 날 연변에서 우리 문화에 대한 새로운 조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그것은 이민시기에 이루어진 좁은 울타리 안에서의 조합이 아니라 동북아 경제권을 향한,또 세계를 향한 문화의 조합이다.특히 두만강 삼각주 개발을 계기로 중국 각지의 인재들이 흡인될 것이다.그 때의 연변문화는 조선족문화가 주체일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조합은 필연적이다.그러니까 주체성을 얼마만큼 지니고 문화를 가꾸어 나갈 것이냐가 문제인 것이다. ○우리문화 관심가져야 이 시대는 문화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났는지도 모른다.합리주의라는 미명 아래서….중국사회과학원 장춘식 선생의 말을 들어보면 연변의 조선족문화는 틀림없이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 문화를 끌어안고 고민하지 않으면 안됩네다.공업화 내지 사회분화의 가족화가 이루어낸 오늘의 현대사회를 합리주의 사회라고 하는 모양입네다 만은 나는 그런 합리주의에 의문을 갖디요.한국의 경우를 보면 물질만을 추구하기 보다는 정신을 추구하는 쪽으로 서서히 회귀하고 있다고 기래요.뒤는 돌아다 보지 않고 앞만을 향해 뛰어온 세월을 반성한다고나 할까….우리가 한국 사람들을 대하면 이질감을 느낄 때가 있습네다.이를테면 야비함과 인색함,또 기회주의적 사고방식 등등….그러나 이해하고 깊이 살펴보면 오늘의 한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치른 대가라는 생각이 들디요.우리 조선족들은 한국의 전철을 밟지 않고 선진문화를 접목시키는 지혜를 찾아야 할 것입네다』 연변의 경제발전은 의외로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심천이나 해남도 못지 않게 인구유입이 급증할 것이다.두만강 하구 방천에 연간 40만톤의 화물을 수송할 부두가 건설된다고 한다.또 4백톤급 선박이 접안하는 항구로 발돋움한다는 것이다.그 배의 키는 누가 잡을 것인가.한 여름이 되면서 무산으로 흘러 내려오는 뗏목은 뜨고 있지만 이민 1세들을 실어나르던 눈물 젖은 두만강의 쪽배는 없다.이제 연변의 조선족들은 그 쪽배 대신 두만강 하구를 빠져 동해로 나가는 화물선을 부려야 할 때가 되었다.
  • 선거전 어록/말… 말… 말잔치

    ◎“이번선거 우유회사 모델 뽑는것 아니다”/“여당조직은 돈만큼 쓸수있는 공중전화”/“멍청도를 똑청도로·핫바지를 칼바지로” 선거가 말의 향연이라지만 「돈은 묶이고 입은 풀린」 이번 선거 유세전에서는 어느 때 보다 풍성한 말잔치가 펼쳐졌다. 오뉴월 뙤약볕에 자리를 지킨 청중들에게는 한줄기 소나기 같았을 후보 및 지원연사들의 걸쭉한 입담들을 정리해본다. ▷민자당◁ ▲서울시청을 대통령선거본부로 삼을 위험이 있는 인물(박찬종 후보를 지칭)에게 서울시장을 시험삼아 맡긴다면 서울시는 불과 몇년사이에 파산하고 말 것이다.(이춘구 대표·서울 도봉유세) ▲듣기좋은 노래도 한두번이다.흘러간 물은 돌이킬 수 없다.서산에 지는 해에 우리 운명을 맡길 수 없듯이 늙어지면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당연하다.(김덕룡 사무총장·서울 잠실유세) ▲JP(김종필 자민련총재)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때 일어나고(5·16),동조하지 않아야 할 때 동조하고(3선개헌),추종하지 않아야 할 때 추종하고(유신),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고(5공),머물러야 할 때 머무르지 않고(민자당 탈당),퇴진해야 할 때 퇴진하지 않고 자민련을 만들었다.(임정규 부대변인·논평) ▲JP가 충청도민을 자신의 안주머니에 있는 조약돌 정도로 여겨 편리할 때 꺼내쓰려 해서는 안된다.(박중배 충남도지사후보·기자회견) ▲호남사람들은 김대중선생 한분을 위해 20∼30년 동안 헌신해 왔지만 세상에는 천리가 있다.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가을이 가면 겨울이 온다.이것은 인간이 몸부림치고 거부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김덕룡 사무총장·전남 나주유세) ▲정 민자당이 싫으면 자민련이나 민주당을 찍어라.그나마 아무일도 못하는 무소속보다는 일을 조금 더 할 수 있다.(정호용 대구시지부위원장·대구유세)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선거일인 6월27일을 기념하는 「6·27전화」를 개설,시민의 소리를 직접 듣겠다.(정원식 서울시장후보·광진구유세) ▲이번 선거는 지역의 살림꾼을 뽑는 것이지 우유회사 모델(박찬종 후보를 지칭)을 뽑는 것이 아니다.(이세기 서울시지부위원장·송파구유세) ▲내 키는 1백63㎝로 중국대륙을 호령한 등소평보다 9㎝나 더 크다.고양이가 쥐만 잘잡으면 되는 것 처럼 도지사가 도정만 잘하면되지 키나 색깔이 무슨 소용이 있나.(전석홍 전남지사후보·광양유세) ▲JP가 충청도 충청도 하지만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겨우 꼬드바리(꼴찌)해 충청도 망신시킨 것 밖에 더 있나.이제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황명수 충남도지부위원장·충남 연기유세) ▲「대구정서 대구정서」하고 대구가 마치 딴나라인 것 같이 이야기하는 정치인들은 놀부처럼 제비다리를 부러뜨려 놓고 치료하려는 사람들이다.(강재섭 의원·대구유세) ▷민주당◁ ▲3당통합에 내가 따라갔으면 최소한 2인자는 했을 것이다.민자당 대표나 국무총리를 하고 있거나 지냈을지도 모른다.(이기택 대표·부산유세에서) ▲대통령은 세차례,노벨평화상 수상은 10여차례나 떨어져 세계 낙선대회에 나가면 1등은 내차지다.(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전남 하의도에서) ▲16년간에 걸친 망명·연금·감옥생활 등으로 정상적인 나이를 먹지 못해 내나이는 사실상 54세다.(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정부 유세에서) ▲김영삼 대통령은 빈말이라도 「내가 대통령이 됐으니 다음에는 당신(DJ)이 할 차례」라고 말하는 것이 30년 정치동지로서 점잖은 행동이다.(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청량리역 앞 유세에서) ▲김영삼 대통령을 따라가지 않은 낙동강 오리알 두개중 하나인 김정길이가 또다른 오리알 노무현을 부산시장으로 부화시키기 위해 지원유세에 나섰다.(김정길 전최고위원·부산유세에서) ▲위험하고 잘난 척만 하는 무소속의 박찬종 후보는 「앙꼬 없는 찐빵」에 불과하다.(박지원 대변인) ▲여당조직이란 공중전화,함잡이 조직으로 돈을 넣은 만큼 통화할 수 있고 돈을 깐 만큼 걷는 조직이다.(박지원 대변인) ▷자민련◁ ▲나를 욕하는 사람들은 실향사민이 아니냐.고향이 없어 지지해 줄 사람이 없으니 자꾸 트집이다.성질고약한 말이 뒷발질하는 것으로 여기겠다.(김종필 총재·충남 금산유세) ▲가수 박미경의 노래 「이유같지 않은 이유」의 「이제 내 가슴에는 네가 설자리가 없다」처럼 김영삼대통령도 이제 국민의 가슴에 설자리가 없다.(박준규 최고고문·대구유세) ▲김대통령은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았다고 하는데 그럼 그 안에 있던 사람이 호랑이였나.(김동길 고문·춘천유세) ▲자민련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켜 「멍청도」를 「똑청도」로,「핫바지」를 「칼바지」로 만들자.(주병덕 충북도지사후보·청원유세) ▲원주시민들이 적극 밀어준다면 머리가 깨지도록 종을 쳐 보은했다는 설화속의 치악산까치처럼 시민들에게 보답하겠다.(최각규 강원도지사후보·원주유세) ▲무소속후보는 동네 청상과부와 같다.남정네들이 이쪽저쪽에서 당기고 집적대니 세파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무정당후보는 혼자 정절을 지킬 수 없다.(구자춘 부총재·경북 경주 지원연설) ▷무소속◁ ▲물태우정권때는 대구에 비라도 많이 왔으나 김영삼 정권에서는 지난 겨울 0·3㎜밖에 오지않았다.(문희갑 대구시장후보·두류운동장유세) ▲6월27일 날씨가 좋아 젊은층이 모두 놀러가거나 장마로 비가 억수같이 와야 내가 낙선된다고 정당지도자란 사람들이 말한다.그렇게 보기 싫으면 아예 죽으라고 하지.(박찬종 서울시장후보·여의도유세) ▲나보고 경험이 없어 안된다고 그러는데,그러면 아내나 며느리 고를 때 애도 서너명 낳고 과부도 되어 본 경험이 있는 여자를 고르지 그러느냐.(김호길 원주시장후보·합동연설회)
  • 식중독 예방/물 끓여 마시고 날음식 피해야

    ◎7∼8월에 많이 발생,노약자 특히 위험/구토·설사·복통 유발… 위생 신경쓰길 덥고 습기가 많은 한여름이 다가오면서 여름철 식중독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상생활에서의 비위생적인 식습관은 물론 휴가 등 환경변화에서 비롯된 면역 저하로 발생하는 식중독은 여름철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삼성의료원 소화기 내과 이종철 과장은 『식중독은 날음식을 많이 먹는 7∼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면서 최근에는 직장·학교 등에서 집단급식이 늘어나면서 도시에서 발생빈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중독의 원인은 크게 세균 또는 그 독소가 포함된 음식물을 섭취할 때 발생하는 세균성 식중독,화학적인 독성물질이 들어있는 음식물을 섭취할 때 나타나는 화학식중독,식물성 또는 동물성의 자연독을 섭취한 동·식물식중독 등 3가지로 나뉜다. 우선 세균성 식중독 중 가장 흔한 것으로 포도상구균식중독이 있는데 이는 오염된 고기나 우유,치즈,아이스크림 등을 섭취한 후 2∼4시간 안에 구토,설사,복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대부분 저절로 낫는다. 또 살모넬라 식중독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균에 의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식중독이다.감염원은 오염된 우유,계란,육류 등에 널리 퍼져 있으며 고열을 동반한 심한 복통과 설사가 주요 증상이다.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은 두가지 균이 문제인데 생선 및 조개류를 섭취한 뒤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고 간이 나쁜 사람이 생선회,굴,낙지 등을 섭취한 후 피부괴사와 함께 쇼크가 일어나는 경우로 나뉜다. 식물성 식중독은 독버섯이 가장 흔하며 섭취 후 6∼24시간 후 구토,복통,설사,의식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이밖에 동물성 식중독에는 복어가 가장 유명한데 10월에서 3월을 제외한 나머지 시기에 위험하며 섭취 후 수시간 이내에 감각,시각,미각의 장애를 보이며 심하면 운동마비,호흡마비를 가져온다. 이과장은 『어떤 균에 감염되든 초기에는 구토,복통,설사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하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저절로 증상이 없어지지만 저항력이 약하고 생체조절기능이 미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손을 자주 씻고 특히 조리하는 사람은 손톱 속까지 청결히 하도록 신경을 써야한다.물은 반드시 끓여마시고 조개,굴,낙지,생선회 등은 날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조리한 음식은 가능한 한 빨리 먹도록 하고 남은 음식은 한번 더 익힌 다음 보관해야 한다. 이와함께 음식물 취급종사자의 철저한 위생관념과 개개인의 식중독에 대한 계몽과 이해도 식중독을 예방하는데 지름길이다.
  • 황금의 관광코스 「골든 링」(시베리아 대탐방:17)

    ◎13∼16C 아름다운 교회건물 오지에 산재/볼셰비키 혁명때 대도시 건물 거의 파괴/소도시선 보존 완벽… 종소리 화음 기막혀/볼가강 지나며 특급열차는 진짜 러시아품으로 하오 4시. 모스크바주와는 작별을 고하고 블라디미르주의 첫 역이며 모스크바 교외선 전철의 종착역인 알렉산드로프역을 지나간다. 주민이 불과 6만8천여명인 소도시이지만 16세기 후반 폭군 이반 그로즈니가 마치 피터대게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천도를 결행했던 것처럼 모스크바의 반대세력들을 피해 이곳에서 비밀 개혁세력을 만들었던 유서깊은 곳이다. 당시 이반 그로즈니가 거처했던 궁들은 지금 박물관으로 꾸며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기차역 3천개 넘어 시베리아철도가 달리는 길은 바로 광포했던 러시아 역사가 달려온 길과 일치한다. 타타르·몽골인들이 세운 제국을 짓밟고 동진하며 러시아의 정복자들은 마을을 정복하면 그곳에 요새를 짓고 교회를 세웠다. 그뒤 그 요새는 도시가 됐다. 그리고 그 도시에 공장을 세우면서 철길이 놓여졌다. 시베리아 철도는 또한이 도시들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철도가 들어서며 흥한 도시도 있고 반대롤 철도 때문에 무대뒤로 사라져간 도시들 또한 숱하다. 끔찍했던 러시아 현대사의 자취 또한 이 철길과 같은 길을 걸었다. 숱한 유형자들이 이 길을 따라 동으로 이동했고 혁명 뒤 내란중에는 백군·적군이 서로 이 철도를 자어악하기 위해 철길 전구간을 따라가며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세르기예프 파사드를 지나 조금 더 달리면 오른편으로 플레세예보 호수가 보인다.피터대제가 16세 소년일 때 이곳에서 배를 만들며 조선술을 익혔다는 곳이다.이때 익힌 조선술을 바탕으로 그는 후일 북부 아르항겔스크에서 본격 대함대를 건설했다.그러니까 러시아함대의 출발지가 바로 이 호수인 셈이다.이곳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러시아해군 함대창설일을 맞아 대단한 잔치가 벌어진다. 북으로 좀더 올라가면 19세기까지 야르마르카라고 부르는 러시아 3대시장중 하나이던 로스토프역이 나온다.당시 니즈니노보고르드에 있는 니즈가롭스크시장,우랄에 있는 이르비츠카시장,그리고 목재·교회성물을거래하던 이 로스토프시장이 러시아의 3대시장이었다.특히 금속박스에 특수에나멜을 입혀 장식하는 피니프치라고 부르는 교회장신구를 만들어내는 곳이 바로 로스토프다.러시아인은 지금도 아주 큰 시장을 야르마르카라고 부르는데 모스크바에도 서너개의 야르마르카가 있다. 야로슬라블에 도착하기까지 4시간여동안 기차는 한번도 정차를 하지 않는다.특급열차이기 때문이다.특급열차·완행열차·교외선역을 다 치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역수만 3천개가 넘는다고 한다.특급열차가 서는 역은 이중 2백∼3백개에 불과하다. ○20년대말 파괴 극심 습지가 많아지면서 체료무하향기가 차창을 넘어 들어온다.남녀의 사랑을 노래하는 러시아의 유행가에도 자주 등장하는 체료무하의 흰꽃 역시 북으로 가면서 추위가 끝났다는 신호기역할을 한다.모스크바시 남쪽의 마피아 많기로 소문난 체료무시키시장은 실상 이 낭만적인 꽃이름 체료무하에서 따온 이름이다. 피터대제의 이름을 딴 페트롭스카야역이 지나간다.한때 야로슬라블이나 모스크바보다도 더 화려한 명성을 날리던 도시이나 지금은 완전히 쇄락했다.오직 종교적인 도시로 건설됐으나 철도가 교차하거나,강을 끼고 있거나 하는 지리적 강점이 하나도 없어 세월이 지나며 자연 쇄락의 길을 걸었다.도시의 흥망에 지리적 여건은 피할 수 없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모스크바에서 멀어질수록,시베리아땅으로 들어갈수록 훌륭한 교회들이 더 잘 보존돼 있어 흥미롭다.혁명 뒤 볼셰비키들은 종교를 혁명의 주적으로 삼고 교회파괴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였다.그중 20년대말과 1931년,32년이 가장 치열했다.특히 수도·주도(주도)·대도시에서는 예외없이 철저히 교회를 파괴,폐쇄했다.그런데 도시라도 주도가 아닌 곳의 교회는 그냥 두었다.그 덕분에 시베리아 오지에 훌륭한 교회가 많이 남아 있게 된 것이다. 하나하나 지나고 있는 블라디미르·수즈달·야로슬라블·로스토프·알렉산드로프·세르기예프 파사드등을 가리켜 언제부터인지 러시아인들은 「골든 링」이라고 부르고 있다.특별히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그룹은 아닌데 훌륭한 교회건물이 많아 황금의 관광코스라는 의미로 붙인 것이다.어쨌든 이들 도시에는 교회가 참 많다.차창밖으로 어림잡아 봐도 수㎞마다 반드시 교회마을이 나타난다.13∼16세기 사이 이들 교회를 건설할 때 일부러 12∼20㎞를 넘지 않도록 지어 종소리로 서로서로 연락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고 한다.해동하고 눈이 녹아 진창이 되거나,혹은 눈으로 길이 막힐 때,마을에 길흉사가 생길 때는 종소리로 약속한 특수전보로 서로 소식을 알렸다는 것이다.아름다운 러시아의 종소리교향곡은 아마 이렇게 해서 시작됐는지 모른다.지금도 이들 교회에서는 종탑 하나에 보통 10여개의 크고 작은 종이 매시각 기막힌 화음을 연출해낸다. ○철도변 습지대 형성 곳곳에 습지대가 이어지고 있다.습지라고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저지대습지는 더럽고 해충의 서식처가 되지만 고지대습지는 맛있는 딸기가 자라는 곳이다.산언덕 약간 움푹한 곳에 물이 괴어 습지가 되면 그곳에 베료자꽃씨가 바람에 날려와 뿌리를 내려 자라면서 습기를 빨아먹고 세월이 지나면 물렁물렁한 고지대습지가 생겨난다.그곳에서 클류크바라는 맛있는 고지대 딸기가 자라는 것이다.러시아인들은 이 딸기를 따다가 잼을 만들어놓고 긴 겨울밤 차이(다)를 마실 때 함께 숟가락으로 푹푹 떠먹으며 한담을 즐긴다. 자세히 보니 철로변을 따라서는 반드시 습지대가 형성돼 있다.이는 철길을 보호하기 위해 철로변의 나무를 베어내면서 생긴 인공습지다.철로변 1백m 안쪽땅은 철길·전선줄등을 보호하기 위해 철도청 노동자들이 정기적으로 나무를 베어주는데 땅의 습기를 빨아먹을 나무가 없어짐에 따라 물이 땅에 괴어 습지가 형성된 것이다. 야로슬라블주에 들어서면서 카스트라스카야시·포세호니시등 혁명 전 6백여종의 치즈를 생산해 유럽에까지 수출하던 러시아 최고 치즈산지가 나온다.지금은 여러가지 어려운 사정탓에 40여종의 치즈를 생산,주로 러시아국내시장에서 소비하고 있다.「세미 브라타바(7형제)」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시골역이 차창밖으로 지나가고 체료무하 흰꽃이 만발해 봄이 이곳까지 밀고 올라왔음을 알린다.모스크바의 체료무하꽃은 우리가 떠나기 전에 이미 시들기 시작했었다.러시아는 참 큰 땅이다.지금 흑해에서는 수영을 하고 있는데 북부에서는 아직 스키를 탈 수 있다.아르항겔스크·볼로그다에는 아직 체료무하꽃이 피지 않았을 것이다.
  • 냉방병시즌 두통·근육통·생리장애 막으려면…

    ◎여름철 실내온도/“26∼28도 유지하라”/에어컨 1시간마다 30분 멈추고 자주 환기를/삼계탕·설렁탕 등 뜨끈한 메뉴로 몸 보온해야 한여름이 다가오면서 에어컨으로 얻어지는 냉방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지나친 에어컨사용으로 만성감기·두통·생리불순등을 초래하기도 하는 냉방병.에너지관리공단은 여름철 냉방병에 대한 최근의 실태조사내용과 예방방법을 발표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조사에 참석했던 가톨릭의대 내과 박성학교수는 보고서에서 에어컨의 과다한 사용으로 올수 있는 병으로 원인모를 두통·피로감·잦은 전신근육통·호흡곤란 등이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에어컨을 사용할 때 실내온도를 26∼28℃로 유지하고 자주 환기를 시켜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직접적으로 차가운 공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외에도 먼지가 많이 끼어 있고 지저분한 에어컨으로 인해 각종 감염성·알레르기성 호흡기질환등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냉방병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에어컨관리법으로는 1시간 가동후 30분정도 정지시키고 공기유입구에 있는 필터도 적어도 2주일에 한번은 청소를 해주어야 한다. 에어컨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쪽이 더 많은 피해를 입는다.조사에 함께 나선 경희한방병원 부인과학교실 송병기교수는 여성에게는 생리장애와 냉증세가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지적,『특히 갱년기및 사춘기여성은 호르몬의 분비가 불완전해 자율신경의 부조화가 일어나므로 냉방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냉방환경에서 근무하는 여성 가운데 16.7%가 생리불순을 경험했으며 실내온도 21℃를 유지하는 실내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50%,남성의 10%가 냉방병증세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교수는 『더위는 더위로 이겨내는 것이 제일 좋다』며 『더운 여름철일수록 설렁탕이나 삼계탕같은 뜨거운 음식을 먹어 몸을 보신하고 신체를 따뜻하게 해주면 냉방병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충고했다. 한방요법에서는 육화탕·곽향정기산·청서익기탕 등의 방제를 사용하면 냉방병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인삼과 오미자를 맥문동과 1대1대2 비율로 혼합해 가루를 내 만든 생맥산을 복용하면 예방도 가능하다고 말해진다. 에어컨사용의 절제는 냉방병예방외에도 최근 5년간 연평균 10%이상 급증하고 있는 전력소비를 줄이고 환경오염방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 갈등의 도시 케이프주/(아프리카 기행:13)

    ◎억눌렸떤 흑인들 백인상대 약탈 일삼아/엄청난 부의 불균형에 인종적 반감 겹쳐/4백만 요하네스버그에 경비회사 4백여곳/“세계최고 식물낙원”… 남아 토종식물 2,600종 서식 남아프리카는 인구의 절반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인구밀도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 서부지역이 1㎦당 13명 정도인데 반해 케이프 주 동쪽의 흑인거주지역은 6백47명으로 나타났다.인구증가율은 흑인이 백인에 비해 3분의 1이나 높다.유아사망률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농촌의 흑인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매우 높다고 한다. 작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남아프리카에는 다른 어떤 사업보다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이 있다.바로 경비회사다.남아프리카는 원래부터 아파르트헤이트 정책 때문에 토착 흑인들과 백인 이민자들 사이에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아 막강한 경찰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제 흑인이 대통령이 되면서 세상이 달라졌다.흑인들을 마구잡이로 체포,구금할 수 있었던 과거의 악법들이 폐지됨에 따라 과거처럼 경찰력을 함부로 행사할 수 없게 된 것이다.게다가 갑자기 주어진 자유와 부의 불균형에 대한 폭발된 반감까지 겹쳐 백인들에 대한 흑인들의 약탈행위가 폭증하고 있다.물론 가난에 찌들어 허기진 흑인들의 본능적인 범죄도 수없이 많다. ○총·장갑차까지 보유 이러한 사회적인 불안 때문에 백인들은 전보다 더욱 안전한 경비시스템을 원하고 있다.요하네스버그만 하더라도 인구 4백만명에 정식으로 등록된 경비회사만도 4백개에 이른다고 한다.남아프리카의 경비회사는 단순한 경비회사의 영역을 넘어서 경비견과 소형 총기류는 물론 장갑차까지도 소유할 수 있다.다만 장갑차에 대형 화기를 탑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이들은 개인주택은 물론 병원·슈퍼마켓·백화점 등에서 경찰을 대신해 경비를 서주는데 기계적인 경비시스템 일체를 설치하는 것보다 이 경비회사에서 제공하는 기본 경비시스템과 여기서 파견해주는 경비원을 쓰는 것이 비용도 덜 든다고 한다.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경비를 맡고 있는 곳에서 경보가 울리면 3분이내에현장으로 출동하는 기동성을 발휘한다고 한다. 수많은 은행·회사·상가 등이 몰려있는 경제도시인 요하네스버그는 특히 경비업체들의 활약이 대단했다.이 업체들은 거의 한달에 한번 꼴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이들은 3개월간의 기초교육과 더불어 특별히 폭발물의 탐지와 분해에 대한 교육까지 이수하고 나서 현장에 투입된다고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서부의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케이프 주에는 그 이름이 유래한 자그마한 반도 「케이프 반도」가 있다.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적인 면에서 보자면 다른 어느 도시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이곳은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남북으로 길게 튀어나온 반도인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심장 케이프타운이 자리잡고 있다. ○3분이내 현장 출동 케이프 반도의 남쪽 끝은 ㅅ자 모양으로 갈라져 있는데 오른쪽 끝은 케이프 포인트라 부르고 왼쪽 끝은 그 유명한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다.케이프 반도와 남아프리카 대륙의 본토 사이의 바다를 「폴스 베이(False Bay)」라 하는데,이 만에 남아프리카의 알카트래스라 부르는 악명높은 정치범 수용소 로벤 아일랜드가 있다(지금의 남아공 대통령 넬슨 만델라도 바로 이곳에 수감되어 있었다).케이프 반도는 그 폭이 가장 넓은 곳도 8㎞ 밖에 되지 않는 반면,남북의 길이는 56㎞에 달한다.영국의 항해가 프랜시스 드레이크 경은 희망봉을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했다 한다. 사람들은 이 반도의 오른쪽 끝 케이프 포인트는 차가운 대서양의 바닷물과 따뜻한 인도양의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라고 믿었다.아마도 대서양에 면하고 있거나 섬으로 자리잡은 프랑스·덴마크·네덜란드·영국보다 인도양의 여러 중동국가나 특히 인도 등의 기후가 따뜻하다는 점 때문에 바닷물조차도 대서양의 바닷물은 인도양의 바닷물보다도 차갑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 같다.어쨌든 이곳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반도 서쪽의 대서양보다 반도 동쪽의 폴스 베이의 해수가 더 따뜻하다고 한다. 이 반도는 좁은 곳이지만 높고 낮은 푸른 산들이 바다에 면한 채 줄지어 있어서 가히 세계최고의 식물낙원이라고 할 만큼 다채로운 식물이 자라고 있다.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이곳에서만 자라나는 토종 식물만도 2천6백가지에 달한다고 한다.1913년에는 의회에 의해 국립 식물원이 이곳에 세워졌다. 케이프 반도에 자리잡은 산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는 테이브마운틴이 있다.이 산은 정상이 뾰족한 보통의 산과는 달리 마치 칼로 싹독 잘라놓은 것처럼 평평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이 산은 수천년의 세월을 거쳐 쌓인 사암과 화강암·혈암 등으로 이루어졌다.여름이면 이 산의 정상 위에는 흰구름이 두껍게 덮이는데 케이프 반도의 수많은 먼지나 더운 공기 등으로 이루어진 이 구름층은 「테이블 클로스(Table Cloth)」라고 부른다.이 구름층에는 「케이프 닥터(Cape Doctor)라는 별명도 붙어 있는데 여름철에 불어오는 남동풍에 의해 이 구름이 멀리 대서양으로 흘러가면서 도시의 온갖 먼지들을 싣고 감으로 해서 케이프 타운의 대기를 맑게 해주고 도시오염을 어느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잔인한 달」의 숨은 뜻/이태동 서강대문과대학장(굄돌)

    일년중에 가장 괴로운 계절이 있다면 여름이나 겨울이 아니라 봄이 오는 문턱의 순간이리라.영국의 유명한 시인 TS 엘리어트는 「황무지」란 시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사월이 이렇게 잔인하게 느껴지는 것은 죽음의 겨울과 재생의 아픔을 견디어 낼 수 있는 자들의 특권이기 때문이리라.봄의 부활은 추억으로 가득찬 죽음의 겨울로부터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라,빙벽을 뚫고 올라오는 새로운 생명들의 고통속에서 온다.그래서함은 라일락을 꽃피우듯 찬란한 봄을 위한 부활의 아픔이라고 말할수 있으리라.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보라.사월을 결코 잔인한 달이라고만 말할 수 없으리라.그동안 멈추었던 분수대에 물보라가 솟아 오르고 봄의 들판에는 신의 숨결이 전원 교향악처럼 들린다. 그리고 선운사로 가는 길 양쪽에는 흰 벚꽃이 대낮처럼 피어있고,플라타너스가 있는 비갠 사월의 신작로 길은 『히아신스 소녀』와 나무 냄새나는 누님의 눈빛만큼이나 신선하고 상쾌하다.신을 부정하는 사람이나 생을 혐오하는 사람이라도 사월의 빛 한가운데로 걸어 나와 푸른 잔디와 호숫가에서 미풍에 나부끼는 수선화를 보면 생의 아름다움에 대해 새로운 애착과 용기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찬란한 봄의 아름다움을 맞이할 수 있는 기쁨과 그 축복은 겨울의 죽음과 사월의 잔인함을 견딜 수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되어 있다.사월이 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말지만,그것을 부활의 시련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항상 깨어있고 을 꾸는 자들만이 잔인한 사월뒤에 찬란한 봄의 꿈이 있다는 것을 안다.
  • 돈 적게 쓰는 정치(세계화 이렇게 하자:3)

    ◎표밭관리 “돈보다 아이디어나 발로”/당비 내고 의견내는 적극적 참정 긴요/후보초청 집회땐 관련단체서 경비부담/평소 폐지수집 등 봉사겸한 표밭닦기가 좋은 사례 민자당의 김덕룡 사무총장은 매달 15일과 30일이면 지역구인 서울 서초을지역에 폐지를 수거하러 나간다.1년전부터다. 그가 한달에 거둬들이는 폐지의 양은 1백50∼2백t에 이른다.물론 당원들과 함께다.처음에는 24t에 그쳤다.갈수록 주민,즉 유권자의 호응도가 높아진 것이다.폐지를 모아온 주민에게는 3㎏마다 두루마리 휴지 1개를 준다.주민이 갖고 가는 휴지가 한달에 5만∼6만7천개가 되는 셈이다.그래도 돈이 남아 지구당소속 9개 협의회회원이 6개월에 1만원씩 내는 당비로 충당된다. 김총장은 여기서 일거사득을 챙긴다.첫째는 당원의 자원봉사로 지역구를 누비니 조직가동에 기름칠이 된다.둘째는 주민과 접촉을 활발히 하면서 「표밭」을 챙길 수 있다.셋째는 「돈」을 만들어 당비도 생긴다.넷째는 자원재활용운동에 앞장서 이미지를 높이는 데 보탬이 된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다른 의원들도 뒤따라가기 시작했다.김영춘 위원장(성동병)과 정태윤 위원장(도봉을)등 서울지역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10여명이다.서청원 의원(동작갑)은 21일 첫 수거에 나섰다. 같은 당의 김형오 의원(부산 영도)은 철마다 환경캠페인을 4년전부터 벌이고 있다.봄에는 「푸른환경운동본부」와 함께 어린이 환경보호글짓기대회를 갖는다.여름에는 두달동안 지역구 방역활동에 나선다.가을에는 환경작품전시회를 가지며 겨울에는 환경음악회를 연다.그러나 폐품을 모아오는 사람만 참여할 수 있다. 김의원의 여름 방역활동은 다른 의원들도 선호하는 지역구관리 「프로그램」이다.경비라고 해야 2백만원이면 된다.특히 부산은 일본과 가깝다보니 여름철 일본뇌염 등에 전염될 우려가 높은 지역이다.그래서 16명의 부산지역 의원은 거의가 예외없이 여름이면 분무소독기를 들고 지역구를 누빈다.서울의 난지도를 지역구(마포 을)로 하고 있는 같은 당 박주천의원도 1년에 6만가구에 대해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회의원의 지역구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표적」은 관혼상제의 현장이다.「표」가 밀집해 있기 때문에 가장 중점을 두는 곳이다. 민주당의 정대철의원(서울 중)은 조기(조기)를 3개 가지고 있다.3년째 지역구의 상가(상가)에 보내오고 있다.각 조기는 1년에 1백50∼2백여곳에 놓여진다.합치면 4백50∼6백여곳의 상가에 대한 조문이 이뤄지는 것이다.그는 그전까지 5만원안팎의 조·축의금을 보내왔다.하나에 20만원짜리 조기 3개로 1년에 2천2백50만∼3천만원을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정의원처럼 조기로 하는 조문은 서울지역의 이부영(강동갑)·신계륜(성북을)·이철(성북갑)의원과 원혜영(경기 부천오정)·제정구(경기 시흥·군포)의원 등 개혁정치모임 의원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그러나 조기를 처음 보낸 장본인은 민자당의 허재홍의원(부산 남갑)이다.허의원은 상가는 물론 결혼식장과 개업집용으로 3개씩 갖고 있다. 민자당의 박종웅 의원(부산 사하)처럼 발로 뛰며 지역구를 다지는 방식은 통합선거법이 마련된 뒤부터 거의 모든 의원이 쓰고 있다.아침 등산이나 학교운동장·목욕탕·시장을 부지런히 다니거나 의정보고회를 갖는 것 등이다. 의원의 정치비용은 대개 「표」,즉 유권자를 상대로 하는 지역구활동에서 크게 좌우된다.앞서 열거한 사례처럼 「아이디어」나 「몸」으로 승부하는 의원은 「돈」이 덜 들어갈 수 있다.중앙정치무대에서 쓰는 활동비까지 합쳐 최소 8백만원으로 버틸 수 있다고 의원들은 말한다.그러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비용이 더 들어간다.한달에 1천만원에서 2천만원안팎이 필요하다고 의원들은 털어놓았다.한 민자당의원은 『1년에 1만원씩 내는 당비를 제대로 내는 당원이 많지 않아 대신 내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용필 서울대교수는 『민주정치한다고 해서 돈이 안들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과도한 씀씀이는 이제 지양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민의식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이교수는 『우선은 법을 공정하게 운용하는 게 중요하며 국민이나 경실련 등 민간감시단체가 활발할 감시활동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처방을 내렸다. 김영섭 한양대교수도 『정치문화는 짧은 시일 안에 개선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시민의 평가나 언론이 앞장서 돈 많이 쓰는 정당과 정치인을 부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동조했다.김교수는 이를 위해 선거공영제의 정착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시민의식이 중요하다는 데는 나종일 경희대교수도 인식을 같이 했다.나 교수는 『선거철이 되면 후보가 마치 채무자라도 된 것처럼 생각하는 유권자가 문제』라면서 『동창회등이 직접 비용을 부담해 관련후보를 초청해 공약도 들어보고,주문도 하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복 건국대교수는 『지방자치선거를 겪으면서 국민의 이해관계 관련사안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따라서 자기가 선호하는 정당에 참여해 당비도 내고 정책반영노력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이 교수는 이어 『정당이 지금처럼 위에서 몇몇 사람에 의해 운영되면 돈 안쓰는 정치를 할 수 없다』면서 『정당원이 선거때 떼돈 벌려는 의식도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남영 숙명여대교수는 『당선되면 부정선거도 유야무야되는 풍토가 없어져야 한다.김영삼 대통령 말대로 선거를 다시 하는 한이 있더라고 선거법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입춘… 봄인가,다음엔 더위가 오겠지(박갑천 칼럼)

    입춘을 넘어선다.입춘은 24절기의 시작.겨울의 여섯 절서(입동·소설·대설·동지·소한·대한)는 「동·설·한」자로 돼있어 글자부터가 춥다.하지만 그걸 거치니 「춘」자가 반긴다.그렇다 해도 입춘의 길목에 도사린 설추위는 독했다.봄으로 선뜻 바통을 넘기기 싫다는 계절의 시샘이었을까. 제아무리 겨울이 바동거려도 봄의 따스한 볕살을 이겨내진 못한다.꽃샘바람·진눈깨비로 거우는 겨울의 심술을 봄은 어리광인양 받아들이지 않던가.그러면서도 봄이 그 영위에 게으름을 피우는건 아니다.나목에 옷입힐 마련을 한다.그를 위해 새움(아)한테 엄청난 힘을 점지한다.땅속의 겨울잠들을 흔들어 깨운다.뒤울이를 몰아내면서 마파람의 기를 돋워준다. 되풀이되는 계절의 이행은 인생사의 변전 그것에 다름이 아니다.겨울이 가고 봄이 옴은 괴로움이 다하여 기쁨이 오는것(고진감래)과 같다.땀흘려 고개를 넘으니 눈앞이 확 트이면서 삽상한 바람이 불어오는것 아니던가.그러나 봄이 이운 다음에는 여름이 오듯이 기쁨 다음에는 또다른 아픔이 기다리는게 인생사.고개 너머에는 또 고개가 있는것과 같다. 「역경」에 건위천이라는 모두가 양인 괘가 있다.그 괘사는 『나는용이 하늘에 있다』고 설명한다.오죽 좋은가.하지만 조금더 읽어가면 『항룡은 후회한다(항용유회)』고 나온다.항룡이란 하늘끝까지 올라간 용인데 이젠 내려갈 일밖에 없으므로 후회한다.차(영)면 기운다는 뜻이다.동장군이 아무리 맹위를 떨쳐도 겨울이 차오르면 봄으로 갈밖에 없다.달이 차면 기우는것과 같이.이는 항룡이 후회해서 될일이 아닌 우주의 질서라 할것이다. 사람들의 착각이 있다.자신의 봄은 영원하리라는 외쪽생각이 그것이다.자신의 봄도 필경 여름으로 가게 돼있는 것을.그걸 잊었기에 여름날 땀을 흘리면서는 애성이가 나서 실의에 ◇고 비탄에 젖고한다.『화복은 문을 함께한다.이해는 이웃사이이다』(회남자).하늘끝까지 오른 용의 갈곳은 내려갈 일뿐이라지 않았던가. 봄을 담담하게 맞아야 할까닭이 이런데 있다.봄이 영원할것처럼 법석을 부릴일은 아니라는 뜻이다.다만 마음속에는 봄을 심고 있어야겠다.그럴때 설한 풍속에서도훈훈하고 염제의 발악속에서도 선들바람을느낄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입춘(외언내언)

    눈속에서 매화가 피고 동백꽃이 자태를 뽐낸다.한강이 꽁꽁 얼어붙고 아직은 영하의 추위가 한참 남아있지만 봄은 얼음밑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오늘은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동양의 24절기가운데 입춘은 첫번째에 해당한다.중국에서는 입춘추위속에 봄을 알리는 징조로 언땅을 녹이는 동풍,땅밑에서 움직이는 벌레,얼음밑을 회유하는 물고기떼의 세가지를 들었다. 옛날에는 입춘을 한해의 첫날로 삼았다.모든것이 시작되는 원점으로 여긴 것이다.그렇기에 입춘 전날을 절기의 마지막 밤이라해서 콩을 방과 문에 뿌려 역귀를 쫓는 풍습이 있었다.또 입춘날에는 눈밑에서 싱싱한 나물을 캐 양념에 무쳐 먹었다. 무엇보다도 입춘은 농사가 시작되는 날,이날부터 88일째가 되는 날 밭에 씨앗을 뿌리도록 돼있다. 입춘에는 덕담같은 글씨를 써서 대문이나 기둥,문설주등에 내다붙인다.입춘축 또는 춘련이라 불리는 이 글귀는 「입춘대길 건양다경」 혹은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여니 만복이 들어온다)가 가장 많다. 그러나 현대의도시인들에게는 오래전 사라진 세시풍속이다.아파트공간에 입춘축을 붙일 마땅한 장소도 없지 않은가.속담에 「입춘 거꾸로 붙였다」는 말이 있다.입춘뒤 날씨가 몹시 추워졌을때 쓰는 말이다. 휴일엔 또 한차례 한파가 닥쳐온다는 기상청의 예보다.그러나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나뭇가지 끝마다/푸른 혈액이 감돌고」있는 대춘의 끝머리에 계절은 와있다.지난 여름이후 겨우내 계속된 가뭄으로 저수지 바닥이 드러나고 격일제 급수에 공장문까지 닫고 있다는 영호남의 실정이 안타깝다.우수도 멀지 않았는데 비나 흠뻑 뿌려주었으면 좋겠다.
  • EU “남북통일 적극 지원”/한국시장 접근일환

    ◎「기본협력협정 체결 구상」 승인 EU(유럽연합)는 한국 시장에의 효율적인 접근을 위해 남북통일과 핵안전 문제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27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사무소에 따르면 EU의 일반 각료 이사회는 최근 한국시장에 효율적으로 접근하려면 정치 관계의 강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최근 집행위원회가 제출한 「대한국 기본협력협정 체결의 구상」을 승인했다. EU 집행위는 이 구상에서 정치 분야에서 EU가 남북통일과 핵안전 문제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그 대가로 한국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 정부는 오는 3월로 예정된 김영삼대통령의 브뤼셀 방문 중 이 협정의 체결을 기대하고 있으나 EU집행위의 준비가 늦어져 오는 여름이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심각한 겨울가뭄… 영호남 현지를 가다(심층취재)

    ◎목타는 남부/최악의 생활용수난/저수지 바닥나고 하천선 악취/여름가뭄피해 이어져 빨래도 못할판/저수율 30% 밑돌아… 제한급수로 밥짓기서 청소까지 물4번 재활용 최악의 겨울 목마름이 계속되고 있는 영·호남 남부지역은 지금 마실 물이 없어 김장조차 담그지 못하고 있으며 공장은 가동을 멈춰야 할 지경이다.물을 가득 담고 있어야 저수지는 누렇게 변해버린 잡초들로 바스락거리고 있다.당초 기상청의 장기예보와는 달리 올 겨울에는 유난히 눈마저 내리지 않고 있다.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봄 농사가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농심」을 유난히도 애태웠던 지난 여름가뭄 악몽이 벌써부터 「농심」을 꽁꽁 얼리고 있는 것이다.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남부지방의 겨울가뭄을 현장에서 점검해 본다. ▷경북◁ 25일 낮 안동군 임동면 강천리 임하댐.물을 가득 담고 있어야 할 댐 곳곳에는 바닥이 드러난채 잡초들이 무성하다.댐인지 구릉인지 제대로 분간이 안될 정도다. 안동군 도산면 일선리와예안면 주진리 등 10개 마을은 안동댐의 수위가 줄어들면서 지난 9월부터 관광선 운항이 중단돼 15∼20㎞를 돌아가는 불편을 넉달째 겪고 있다. 올들어 경북지방에 내린 비는 6백83㎜.지난해 1천3백25㎜의 절반수준이다. 때문에 저수량 부족으로 수돗물이 제한 공급돼 주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하천은 유수량이 크게 줄면서 때아닌 악취소동까지 빚었다. 특히 지난 9월이후 4개월째 생활용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포항에서는 빨래를 제때 못하는가 하면 3만여 가구가 김장을 담그지 못하고 있다. 가정주부 이영희(56·포항시 두호동)씨는 『출생후 줄곧 포항에서만 살아 왔으나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물이 없어 김장을 못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비나 눈이 내리면 물이 많이 공급될 것으로 믿고 김장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산동 김윤희(32·여)씨는 『낮에는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아 밤에만 빨래를 하고 있다』며 『계속되는 제한급수로 빨래를 한꺼번에 하기 위해 집집마다 빨랫감이 쌓이는 등 주부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하루중 밤·낮으로 나누어 공급되는 제한급수는 주민들을 추위에 시달리게 한다.황열길(49·포항시 상대동 683)씨는 『난방용 보일러는 대부분이 수도관에 직접 연결 자동 작동되도록 되어 있어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고장이 날 수 밖에 없다』며 『제한급수로 보일러가 자주 고장을 일으켜 온 식구가 추운방에서 새우잠을 자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김장 담그기도 미뤄 포항을 가로 지르는 칠성천 등 하천 대부분은 유수량 부족으로 BOD가 기준치 10ppm의 14배에 이르는 1백40pp,에 이르고 있다.겨울철인데도 심한 악취가 코를 찌른다. 가뭄이 몰고온 물 부족현상은 생산활동조차 위협하고 있다. 포항제철은 하루 12만t의 공업용수를 사용하고 있으나 7만t만 수자원개발공사에서 공급받을뿐 나머지 5만t은 자체 개발한 지하수와 재활용수 등으로 조업중단을 간신히 면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51개 입주업체는 사용량의 50%만 공급 받을뿐 나머지 물은 모두 지하수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그러나 수자원공사의 용수공급이 더욱 줄어들면 조업중단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강수량 부족으로 안동댐의 저수율은 28.6%,임하댐은 26%로 예년의 3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북지역 5천7백1개 저수지의 저수율은 29.6%로 지난해의 80%,예년 평균 83%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특히 경주군 외동면 재내리 토상저수지를 비롯 경산,영천 등지의 40여곳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 잡초밭으로 변해 버렸다.내년 봄 농사가 심상치 않다. 지난 여름에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경남 창녕군 창녕읍과 영산면지역 주민 2만여명의 겨울가뭄 몸살은 이미 위험상황을 넘고 있다.식수 등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물이 하루 3천5백여t이지만 1∼2시간씩 1천3백t밖에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창녕읍의 경우,상수원인 상원수원지가 완전히 말라 읍내 6개의 우물에서 하루 8백t정도 퍼 올려 급수하고 있는 실정이다.영산면민들이 상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구계수원지도 저수량이 3만여t에 불과하다.이를 하루 5백t씩 급수할 경우 앞으로 2개월 밖에 버티지 못한다. 이같은 물부족 현상은 비단 창녕군에 국한되지 않는다.통영군 욕지면 주민 1천5백여명도 하루 30분씩 공급되느니 수도꼭지에 매달리며 고통받고 있다.하루 5백여t이 필요하지만 급수량은 1백t에 불과하다.이는 가뭄때문으로 올 들어 경남지역 강수량은 7백63㎜로 예년 1천3백80㎜의 절반정도 밖에 안된다. ○10% 절수운동 전개 도내 전체 저수지 3천8백21개중 4백76개가 완전히 고갈됐다.나머지도 저수율이 50%미만이다.저수량은 7천80만t으로 내년 봄 모내기에 필요한 2억1천3백여만t의 33%에 불과,절대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창녕군 저수지의 저수량은 당초 목표량 1천4백만t의 9.7%.2백31개 저수지중 1백1개가 완전히 고갈됐고,저수율이 10%를 밑도는 곳만도 1백4곳이나 된다. 겨울인데도 논바닥에는 물기가 말라 먼지가 풀썩거리고 있다.낙동강 유역을 제외한 전 지역이 비슷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경남도는 가뭄극복을 위한 10% 절수운동을 전개하고 나섰다. 제한급수로 고통받고 있는 창녕군 창녕읍과 영산면,통영군 욕지면에 보조 상수원을 개발하고 창녕지역에는 하루 2백∼3백t의 물을 얻을수 있는 6개의 암반관정을 시추하는 등 한겨울 가뭄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저습답에 논물 가두기와 하천수를 양수,용·배수로에 가뒀다가 영농철에 사용토록 전 시·군에 지시했다. 또 현재 88%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암반관정개발사업을 서둘러 연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계획된 8백87공중 7백82공은 개발이 완료됐고,현재 72공에 대해 시추공사를 벌이고 있다.이는 모두 내년 4월까지 2백80㎜의 비가 와 1억1천3백만t의 물이 확보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대책이다.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당국의 대책 또한 물거품이 될 수 있어 농심을 애태우고 있다. ▷전남◁ 지난 9월이후 넉달째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전남 고흥군 고흥읍 일대는 온통 크고 작은 플라스틱통으로 뒤덮혀 있다.혹시 비나 눈이라도 내리면 물한방울이라도 받아야 겠다는 절박한 주민들의 지혜에서 비롯된 기이한 현상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 이모씨(45)는 『이달초 30만원을 들여 5t들이 물탱크를 구입했다』며 『하룻장사를 마치고 난 허드렛물을 화장실과 앞마당 청소에 이용하고 빨래는 일주일에 한번밖에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물통들고 단비 고대 고흥읍 일대 3천여가구 주민 1만여명은 앞으로 50여일후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수원지를 바라보며 한숨짓고 있다.유일한 식수원인 호형리의 호형제와 등암리의 장전제 저수율이 각각 19% 13%까지 떨어져 바닥물을 끌어다 쓴다해도 그나마 50일후면 바닥나버리는 절박한 실정이다. 11월들어 내린 비가 겨우 37.4㎜.최악의 가뭄이었던 지난 67년의 1백34.5㎜,지난해 87.8㎜보다 엄청나게 적은 양이다.더구나 올 여름이 유난히 비가 적었고 웬만한 저수지는 이미 말라버렸다. 고흥읍에서 남쪽으로 20여㎞쯤 떨어진 도양읍도 사정은 마찬가지.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3일은 「일제 김장기간」이었다.10월부터 수돗물 공급을 제한했으나 김장을 위해 이 기간동안만 제한급수조치를 해제하는 특단의 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이다. 저수율이 21%에 불과한 풍양면 풍남리 강동제의 물로 목을 축이고 있는 도양읍 8천5백여 주민들은 일제히 크고 작은 통을 준비해 물을 미리 받는라 소동을 벌였다. 3개월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공급되는 수돗물을 받아 놓기위해 고무물통 5개를 구입했다는 주민 이규임씨(56·여·도양읍 녹동리 2구)는 『제한급수가 해제된 틈을 이용해 김장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W식당주인 이채식씨(51)는 『그동안 고무호스를 이용해 20여ⓜ쯤 떨어진 바닷물을 끌어다 화장실 청소 등 허드렛물로 사용해 왔다』며 『이곳에서 성업중인 40여개 횟집들이 요즘은 물부족으로 장사마저 제대로 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푸념했다. 고질적인 식수난을 겪고 있는 신안군 흑산면을 비롯 진도읍·강진군 마량읍·곡성군 옥과면 등 10여개 지역도 올연말까지 가뭄이 계속될 경우 추위와 함께 목마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도읍 주민 주창섭씨(59·지도읍 광정리)는 『물 한통으로 밥짓는 일에서부터 화장실 청소까지 3∼4번씩 쓰고 있어 비누등 세제사용은 엄두도 못낸다』며 『물기근이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삐삐 찬 노인과 영의정과 총리와…(송정숙칼럼)

    문민정부 들어 네번째이고 3번째의 「이총이」인 새총리는 그의 시정 목표를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사회건설』에 두겠다고 한다.온유함과 지성의 분위기가 특색이고 무기인 그의 말은 그 자체로 안도감을 준다.자존심 때문에도 자기 시대를 「태작」이 되지는 않게 할 것 같은 심정이 들기 때문이다. 한편 『마음놓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다짐하는 총리의 말은 얼마전에 뵈온 탑골공원의 노인들을 기억나게 했다.아침 8시만 되면 거의가 다 허리에다 삐삐를 하나씩 차신 그분들이 꾸역꾸역 모여든다.여름이면 삼베나 모시로 된 중의적삼 밑으로 삐삐가 덜렁덜렁 매달려 내비치기도 하는 그분들이 그렇게 일찍 「등원」을 하는 것은 그 시간부터 나눠드리는 무료점심 식권을 타기 위함이다. 그렇게 좌정하고 나서 그분들은 냅다 정치평론을 시작하신다.웬만한 높은 사람 이름쯤 모두 경칭은 생략한다.그런 노인들이 국무총리대목에 이르자 이렇게 말했다.『아 1인지하에 만인지상이라니 일국의 총리라면 영의정이 아닌가』하고. 현대의 「영의정」에게 온갖 준엄한주문을 하고 고금을 넘나들며 종횡무진으로 예리한 인물평을 해대던 그 탑골공원의 삐삐찬 노인들께서는 『마음놓고 사는 사회』론을 펴는 새총리를 오늘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정부조직법과 맞물린 개각에 대한 관심은 12월을 통째로 삼켜버리다 시피 하고 있다.뚜껑이 열리기까지는 그 무성한 소문과 점치기가 아무 의미가 없건만 이번에도 그「예측놀이」로 언론들은 다급하고 감질나는 세모의 여러날을 탕진해 버렸다.파고다공원의 노인들에서 시정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호기심이 온통 그것에 쏠려있으니 언론의 이런 체질은 변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앞의 삶이 그와 무관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것이지만 그밖에도 공직을 영화로움과 직결된 「벼슬」쯤으로 보던 옛날 생각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호강」의 주인공들에 대한 호기심과 비딱한 관심이 섞여서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며 벼르는 냉혹한 시선으로 바뀌기도 한다.특히 「일인지하에 만인지상의」 높은 자리인 총리가 겪는 시련을 그 시선들은 구경하고 싶어한다.취임하자마자 삭풍 부는 들판 같은 사람들의 시선앞에 적신으로 내던져지는 형국이 되는 총리. 동시대를 산다는 것만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빼어난 인물들이 그 차디찬 시선의 삭풍앞에서 시련을 겪는 것을 보는 일은 괴롭다.바야흐로 새총리도 그렇게 나앉은 셈이 되었다.「온건과 합리」가 품질보증서인 총리이므로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믿으면서도 참을성없고 조급한 우리의 집단체질의 약점이 적이 걱정스럽다. 영국왕 「조지 5세」의 행장전범이라는 것이 있다.영국왕 중에서도 절도있고 신사적이었던 조지 5세가 침상머리맡에 적어놓고 생활수칙삼아 되새겼다고 해서 20세기의 지성 임어당이 권하는 전범이다. 『게임의 룰에 순종할 수 있게 하옵시고/칭찬할 정서와 타기할 감상을 분별할 수 있게 하시며/값싼 칭찬을 하지도 말고 받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지도 말게 하소서./만일 나에게 수난을 요구하면 그것을 묵묵히 받아서 순종하는 동물처럼 되게 하소서./이겨야 할 때는 이기는 법을 져야 할 때는 멋진 패자가 되게 하소서./달을 향하여 읍소하지 말게 하시고/쏟아진 우유에 미련을 갖게하지 마소서』 전능한 권능의 군왕조차도 조석으로 빌며 지켜야 할 행동전범이 있었던 것이다.그중에서도 『게임의 룰에 순종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맨 먼저 빌었다는 일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그리고 요구되는 수난에 「동물처럼 순종할 수 있게」 해달라는 대목은 감동적이다.수난이란 이성으로 가늠할 수 없는 그저 순종만 할 수 있는 질서라고 생각했던 겸허함이 교훈적이다. 자고새면 기함을 해버릴만큼 새롭고도 놀라운 사건들이 급성장의 묵은 청구서가 되어 날아들고 있는 이 힘든 시기에,총리가 되고 내각에 등정한 사람들에게는 「순종할 수 밖에 없는」 수난이 너무도 많을 것이다.매우 냉소적이고 가학적인 여론은 한술 더뜨며 신이야 넋이야 그걸 확대재생산할 것이다. 그리고 공원의 노인들의 준엄한 주장도 가세할 것이다.저녁때가 되어 그분들의 허리에서 삐이삐이 소리가 울리고 『아버님 이제 고만 집에 들어오세요』하는 소식이 오기까지 그분들의 세상 비판은 계속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신임총리의 유연한 대처력을 믿는다.쉽게 비명을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묵은 해가 지고 있는 1994년의 말미에 맞은 새총리와 새내각에게서,보내는 해보다는 훨씬 좋은 새해를 맞고 싶은 기대를 우리는 포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근엄한 왕실에서 아침저녁으로 『게임의 룰에 순종할 수 있게 하시고…』를 침상앞에 엎드려 외던 어떤 왕의 낮춘 몸짓을 되새겨 보기도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