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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al&Metro] 평창, 대관령에 스포츠훈련장

    강원 대관령에 고원 스포츠훈련장이 만들어진다. 평창군은 2010년 말까지 125억원을 들여 해발 700m인 대관령 일대에 스포츠 전지훈련장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올해 부지매입을 거쳐 내년 5월쯤 착공하는 이 훈련장은 400m 트랙,100m 비가림 보조트랙과 트레이닝 센터 등을 갖춘다. 고원 훈련장은 폐활량이 적극 요구되는 육상 종목을 비롯, 스키 등 동계종목 선수들의 여름철 전훈지로 활용된다. 대관령에는 매년 여름이면 200∼300명의 실업팀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찾는다. 평창군 관계자는 “대관령을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스포츠 메카 및 4계절 복합관광지로 키우겠다.”고 말했다.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Local & Metro] 평창, 대관령에 스포츠훈련장

    강원 대관령에 고원 스포츠훈련장이 만들어진다. 평창군은 2010년 말까지 125억원을 들여 해발 700m인 대관령 일대에 스포츠 전지훈련장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올해 부지매입을 거쳐 내년 5월쯤 착공하는 이 훈련장은 400m 트랙,100m 비가림 보조트랙과 트레이닝 센터 등을 갖춘다.고원 훈련장은 폐활량이 적극 요구되는 육상 종목을 비롯, 스키 등 동계종목 선수들의 여름철 전훈지로 활용된다. 대관령에는 매년 여름이면 200∼300명의 실업팀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찾는다. 평창군 관계자는 “대관령을 주변 관광지와 연계해 스포츠 메카 및 4계절 복합관광지로 키우겠다.”고 말했다.평창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日 홋카이도 도야코 르포 - G8정상회담 개최 앞두고 ‘저탄소 사회 만들기’ 실천

    日 홋카이도 도야코 르포 - G8정상회담 개최 앞두고 ‘저탄소 사회 만들기’ 실천

    |도야코(홋카이도) 류지영 특파원|일본 홋카이도에 위치한 인구 1만여명의 조그마한 소도시 도야코 마을(町)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7월 선진 8개국(G8,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러시아) 정상회담 개최지로 지정되면서부터다. 도야코 마을은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기후 변화의 중요성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갖가지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이산화탄소 저감 노력을 실천하고 있다. ‘눈냉방’‘온천수 열펌프’ 등 홋카이도만의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풀뿌리 지자체의 창의적 노력이 일본을 ‘저탄소 사회’로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도야코 마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일본의 이산화탄소 저감 노력은 중앙 정부 차원의 일방적 지시나 규제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넘쳐나는 겨울눈을 냉방연료로 연간 적설량이 4∼5m에 달하는 홋카이도는 겨울마다 ‘설국’(雪國)이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을 만큼 눈이 엄청나게 쌓인다. 지역 자위대가 겨울마다 눈을 치우다 만들어 낸 ‘눈축제’가 지역 최고의 행사가 됐을 정도다. 도야코 마을은 겨울마다 처리가 어려울 정도로 쌓이는 눈을 여름철 냉방자원으로 활용하는 ‘눈냉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상회담 장소인 도야코 호수 앞 윈저호텔에도 이미 설치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겨울에 내린 눈을 압축시켜 얼음처럼 단단하게 만든 뒤 햇빛이 차단된 거대 밀폐 공간에 저장한다. 그러면 그 눈은 여름이 끝날 때까지 서서히 녹으며 냉기를 내뿜는다. 이 냉기를 채집해 덕트(바람길)로 연결된 인근 건물 곳곳에 보내 에어컨을 대신한다. 임금에게 진상할 얼음을 보관하기 위해 겨울에 얼음을 저장해 두던 우리의 동빙고·서빙고와 비슷한 방식이다. 겨울철 골칫거리로만 여겨지던 폭설이 지자체의 아이디어로 훌륭한 자원으로 재탄생해 냉방전력 수요를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적설량이 풍부한 대관령이나 울릉도 지역 등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아이디어다. 이 마을 나가사키 요시오 정장은 “이 시스템은 눈이 많은 홋카이도의 지역 특성을 잘 살린 친환경시설”이라며 “홋카이도 전역에 확산될 경우 여름철 에어컨 전력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칫거리 폐식용유로 자동차 움직여 이 지역은 활화산, 호수, 온천 등을 관광하기 위해 해마다 400만명 이상이 찾는 일본의 대표적 관광지다. 마을 주변에 음식점이 즐비하게 늘어서다 보니 일본의 전통음식인 ‘덴푸라´(튀김)를 만든 뒤 버려지는 폐식용유의 양 또한 엄청나다. 청정지역을 자랑하는 도야코 마을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하지만 이 역시 지자체의 고심 끝에 지난해부터 재활용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수거해 찌꺼기를 걸러내고 약간의 화학 처리를 거쳐 자동차 연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일종의 ‘바이오 연료’인 셈이다. 현재는 정장의 관용차와 마을 청소차 등 2대에 시범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 문제가 없어 곧 관용차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마을 사와토 가쓰요시 정상회담 추진실장은 “폐식용유를 사용한 자동차 연료는 대기중에 이산화탄소도 증가시키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며 “관광지의 골칫거리인 폐식용유 배출 문제까지 깔끔하게 해결해줌으로써 1석2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려지는 온천수로 새 온천수 데워 도야코 온천은 원수가 섭씨 40도 정도이다. 지금까지는 마을의 온천수 관리센터에서 중유 보일러로 50도 이상으로 데운 뒤 각 온천업소와 가정에 보냈다. 이를 위해 사용하던 중유만 해도 연간 30만ℓ. 하지만 오는 5월부터는 중유를 한 방울도 쓰지 않고 따뜻한 온천수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다 쓰고 버렸던 온천수를 다시 모아 열을 채집해 새 온천수를 데우는 ‘열펌프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이산화탄소 1340t을 저감할 수 있어 50년간 9만 5000그루의 전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이다. 버려지는 물까지도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일본인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홋카이도청 야마다 데쓰후미 정상회담 추진국 주임은 “‘눈냉방’‘온천수 열펌프’ 등은 대부분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재정적자로 어려움을 겪는 일본 지자체들로서는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환경입국을 위해 지역적·문화적 특성을 살린 각 지자체의 기후변화 방지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uperryu@seoul.co.kr ■고마치 교지 日환경대사 |도쿄 류지영 특파원|“최상의 이산화탄소 저감 방안요?아주 단순한 건데, 그게 무척 어렵죠. 바로 ‘에너지 절약’입니다.” 도쿄 외무성에서 만난 고마치 교지(小町恭士) 지구환경대사의 ‘공자님 말씀’은 2시간이나 비행기를 타고 신재생에너지 강국 일본을 찾아간 기자에게 실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수소에너지·인공태양 등 일본의 기술력을 과시할 거대 담론이 나오리라 기대했던 터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설명을 듣다 보니 그의 말이 그냥 한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본은 1993년부터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시작해 현재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본 곳곳에서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쉽게 볼 수 있죠. 하지만 신재생에너지가 일본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간다고 해도 현재의 기술수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주범인 석유·석탄을 대체하기는 힘들어요.” 그렇다면 일본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수소 에너지는 이산화탄소 저감 대안이 될 수 없을까. “수소 에너지가 미래 인류 에너지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상용화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비용 문제도 꼭 해결해야 할 숙제고요.” 현실적으로 일본 정부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저감 방안은 원자력 이용의 확대. 국제사회에 “원자력발전을 청정개발체제(CDM·선진국이 개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벌이면 그 감축분을 자국의 삭감 실적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에 편입시켜 달라.”고 줄기차게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원자력 확대에 대한 세계의 반응이 차가울 뿐 아니라 원폭 피해를 경험한 일본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현재 일본이 동원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이산화탄소 저감 대책은 ‘에너지 절약’입니다. 정부, 기업, 개인이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 방법이죠.” 그동안 자율규제를 통해 이산화탄소 감축을 유도해 왔지만 아직까지 노력만큼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자구노력만으로는 2012년까지 교토의정서에서 약속한 온실가스 6% 감축(1990년 대비)이 불가능해 외국에서 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 때문에 현재 일본 정부는 유럽연합(EU)처럼 각 경제주체에 이산화탄소 저감 목표를 강제로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일본은 ‘COOL EARTH 50’프로젝트(일종의 ‘지구를 식히자’는 운동)를 추진하고 있습니다.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0%까지 줄여 ‘저탄소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최신 기술들을 개도국과 공유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또한 핵심은 ‘에너지 절약’입니다.” superryu@seoul.co.kr
  • “악!” 호나우두

    그라운드에 들어간 지 2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진 그는 들것에 실려 나오면서 끝내 황제답지 않은 눈물을 뿌리고 말았다.‘축구황제’ 호나우두(32·AC밀란)가 14일 스타디오 산시로에서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A 16라운드 리보르노와의 홈경기 후반 14분 무릎을 크게 다쳐 들것에 실려나갔다.9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해 시즌 아웃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부에선 이참에 은퇴로 이어질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 호나우두는 알베르투 질라디누와 교체된 지 2분도 안 돼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따내기 위해 상대 수비수 호세 루이스 비디갈과 함께 몸을 솟구치다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비디갈이 공에 손을 갖다대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둘의 별다른 접촉은 없었다. 호나우두가 쓰러졌을 때 가까이 있었던 리보르노의 골키퍼 마르코 아멜리아는 “뭔가 터지는 것 같은 소리가 터져나왔다. 정말 괴이쩍은 소리였다.”며 진저리를 쳤다.호나우두가 병원으로 후송된 뒤 AC밀란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1-1로 비겼고 선수들은 곧바로 호나우두가 입원한 병원으로 몰려갔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AC밀란은 홈페이지를 통해 “호나우두의 왼쪽 무릎 슬개건이 완전히 파열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즌 계약이 만료되는 그는 지난 1999년 11월과 2000년 4월 오른쪽 무릎을 다쳤는데 이번엔 왼쪽 무릎이란 점만 달랐다. 특히 부상에서 돌아와 2000년 4월 복귀전 7분 만에 다시 같은 부위를 다쳐 무려 20개월이란 끔찍하게 긴 재활을 거쳐야 했다. 지난해 7월에도 훈련 도중 허벅지를 다쳤고 4개월 뒤 복귀했지만 출전자 명단에 들어갔다 나왔다 했다.16라운드까지 진행된 시즌에서 이번 경기가 다섯 번째 출장이었다. 경기를 앞두고도 올해 여름이 그의 선수생활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았고 끝내 ‘말이 씨가 된’ 형국이 됐다. 아드리아누 갈리아니 구단 부회장은 이탈리아 스카이TV와의 인터뷰에서 “얼마나 심각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심각한 것만은 틀림없다.”고 털어놨다. 카를로 안첼로티 AC밀란 감독은 “시간이 흘러야 분명해질 것이기 때문에 그의 선수생활이 끝났네 어쩌네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며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는 것뿐”이라고 말했다.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에 세 차례나 뽑혔고 월드컵 본선 최다골의 주인공인 그가 부활의 날갯짓을 펼 수 있을까. 대세는 어렵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산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길

    [신경림 누항 나들이] 산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길

    지난가을 육로로 개성을 거쳐 평양을 가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산에 나무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미 여러 해 전 중국에 가서 압록강이나 두만강 너머로 북한의 헐벗은 산을 보았고 금강산을 가면서 평양에서 묘향산을 오가면서 산이 극도로 황폐해 있다는 사실을 알기는 했지만, 실제로 북한의 속살 깊이 들어와 그 사실을 확인할 때는 은근히 화가 나기도 했다. 식량 증산을 위해서 높은 산까지 계단식 밭으로 개간하다 보니 산사태가 나고, 달리 연료가 없어 마구잡이로 나무를 베어 때면서 더욱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 되었다는 것인데, 도대체 그동안 북한 당국은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3년 전 금강산에서 세계시인대회가 열렸을 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동석했던 일본 시인이 남북의 산의 모습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휴전선 부근의 산을 가리키면서 저것이야말로 남북의 현실이 여과없이 표현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하던 말이 생각났다. 북한과는 달리 남쪽 산은 나무로 빼곡 들어 차 있어, 가령 조상의 산소를 산속에 썼다면 한두 해만 걸렀다가는 찾아가기가 힘들 지경이다. 온통 잡목이어서 경제성이 없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지만, 일단 산림녹화에 성공한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30년 전만 해도 북한처럼은 아니겠지만 우리 산도 헐벗은 산의 대명사였다. 그때 일본을 다녀오던 사람은 거의 같은 말을 했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일본의 울창한 숲을 보다가 우리 헐벗은 산을 대하면 한없이 슬퍼진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우리와 일본의 차이가 없다. 그동안의 극성스러운 산림보호정책과 연료 혁명이 주효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한 가지 잘못된 집단기억이 있다. 일본의 침략이 있기 전에는 우리 산림이 울창했는데 강제 병합 후 그들의 남벌로 황폐해졌다는 기억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사실과는 다른 것 같다. 예컨대 19세기 말 한국을 네 차례나 여행한 영국의 이사벨라 비숍은 기행문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에서 부산에 첫발을 딛는 느낌을 “부산의 갈색 땅을 드러낸 산들은 여름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2월로서는 황량하여 가까이하기가 어려운 느낌을 주었다.”고 쓰고 있으며, 서울 근교의 모습도 “경관은 푸른 데가 적고 단조롭다. 과수와 비실비실한 소나무 외에는 나무가 없다.”고 묘사하고 있다. 또독립문이 들어 있는 옛날 사진을 보면 인왕산이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다. 나무 외에는 연료가 없으니 남벌이 성행했을 것이고 화전을 효과적으로 방지하지 못해 산이 황폐해졌던 모양이다. 어쩌면 오늘 우리는 적어도 몇 백 년 사이에는 가장 울창하고 아름다운 산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는 우리가 유사 이래 가장 번영을 누리며 자유롭게 살게 되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한데 요즘 우리 산들, 특히 도시 근교의 산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자꾸 산으로 파고 들어오는 개발이 가장 큰 범인이겠으나, 등산객이나 유산객들도 만만치 않은 산의 훼손자다. 지난해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입산료를 폐지하면서 산 인구가 두 배 세 배로 늘어, 가령 북한산의 경우 한해 동안 산을 찾은 사람이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단체에서는 한 달에 세 번 산에 오르던 사람은 두 번으로, 두 번은 한 번으로 줄이자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을 정도다. 산에 오는 것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산은 오르는 사람뿐 아니라 오르지 않는 사람에게도 즐길 권리가 있다. 여기서 이런 것을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예컨대 북한산을 두고 생각할 때 산을 오르지 않고도 즐길 수 있게끔 산을 일주할 수 있는 환(環)도로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이다. 노약자를 배려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이는 뜻없는 일이 아닐 것이다. 대운하 같은 거대한 계획에 묻혀 우리들의 작은 삶의 결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신경림 시인
  • KLPGA 최다상금 대회 8월 개막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고 상금 대회가 올해 열린다. KLPGA와 하이원리조트,SBS는 17일 ‘하이원컵 SBS 채리티 여자오픈골프대회’를 8월28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정선 하이원골프장에서 연다고 밝혔다.이 대회는 총상금이 무려 8억원에 이르고 우승 상금으로 2억원을 내걸어 KLPGA 투어 대회 사상 최고 상금 대회가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상금과 맞먹는 규모. 종전 국내 최다 총상금 대회는 지난해 5억원이 걸린 KB국민은행 스타투어 최종전이었다. 주최사인 SBS의 하금렬 대표이사는 “LPGA에 못지않은 상금을 내건 만큼 대회의 수준도 LPGA 투어에 못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후원사인 하이원리조트 조기송 대표이사는 “대회장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원에 위치해 한여름이지만 최적의 기후 조건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BS와 하이원리조트는 대회 기간 1억원과 프로암에서 추가로 보탠 자선기금을 안면 기형 어린이에 대한 무료 시술을 해주고 있는 ‘동그라미 재단’, 그리고 매년 자연재해를 겪고 있는 지역 주민에게 전달할 예정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What a freezing cold evening!

    A:What a freezing cold evening! (오늘 저녁 진짜 춥다!)B:It is the wind that makes it so cold.(바람이 불어서 더 추운 거예요.)A:They say it’s going to be more freezing cold day tomorrow.(내일은 더 추울 거라던데.) B:Really? I hate winter.I miss warm spring and hot summer days.(진짜요? 전 겨울이 싫어요. 따뜻한 봄날, 뜨거운 여름이 그립네요.)A:Well,I need to take a hot bath tonight.(음, 오늘 밤에는 따뜻하게 목욕을 해야겠어요.)B:There comes a bus.See you tomorrow.(버스 온다. 내일 봐요) ▶ freezing cold: 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즉 기온이 영하인 추운 날씨를 의미한다.It is freezing cold.(정말 추워요.) I am freezing to death.(얼어 죽을 것 같아요.) I am dying of the cold.(추워 죽을 것 같아요.) It is biting cold.(살을 에는 듯이 춥다/ biting은 깨물다, 물다의 의미)▶ take a hot bath: 따뜻하게 목욕을 하다. 샤워나 목욕을 할 때 흔히 동사를 take를 써서 표현한다.I take a shower every morning.(나는 매일 아침마다 샤워를 합니다.) Why don’t you take a hot bath if you’re tired.(피곤하면 따뜻하게 목욕하세요.)▶ take a day off: 하루를 쉬다, 원래 근무하는 날인데 월차 등의 이유로 하루를 쉴 때 쓰면 된다.I am off tomorrow.(내일 쉽니다.) 박명수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 “2012년 북극빙하 다 녹는다”

    북극빙하가 불과 5년 후인 2012년 여름이면 다 녹아 없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AP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우주항공국(NASA) 기후과학자 제이 즈왈리의 말을 인용,“지구온난화로 북극빙하가 올 여름 아주 빠른 속도로 녹았다.”며 “이 추세로 가면 이전의 예측보다 훨씬 빠른 2012년에 북극에서 얼음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유엔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지난 4월6일 내놓은 빙하소실 시점보다 38년이나 빠르다.IPCC는 보고서에서 얼음의 땅인 북극과 그린란드 지역 빙하가 2050년쯤 다 녹고 전세계 해수면이 약 6m 올라가 미국의 플로리다 동부지역과 서부 샌프란시스코만의 3분의 2가량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이미 전환점을 지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AP가 입수한 나사 위성자료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빙하는 그동안 190억t이 녹아 없어졌으며 올 여름 북극해 빙하의 부피는 4년 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미 콜로라도 눈 및 얼음자료센터의 선임과학자 마크 세레스는 “북극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 즈왈리도 “북극은 종종 기후변화 경고를 하는 석탄 광산 속의 카나리아”라면서 “지금은 카나리아가 죽어가고 있다는 경고 사이렌이 울리고 있으므로 석탄 광산에서 나와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유럽우주국 자료에 따르면 북극의 얼음층 넓이는 약 300만㎢로 지난 1∼2년새 무려 100만㎢나 줄었다. 한편 북극의 빙하가 더 빨리 녹게 되면 지구 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돼 기상 이변 등 환경 재앙이 더 혹독해질 것으로 우려된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국·도립공원 콘도 허용

    국·도립공원 콘도 허용

    국립공원·도립공원 등에도 콘도가 지어져 회원이 아닌 사람도 성수기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영화·광고 등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중소기업은 수도권에 있어도 법인세와 소득세를 10% 감면받을 수 있다. 의료관광 특구와 클러스터도 조성되며, 스포츠구단의 축구·야구장 등 보유세 부담도 줄어든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3단계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10일 발표했다. 우선 ‘융합시대’에 맞춰 영상·방송·통신·출판·정보통신 산업을 제조업 등과 같은 하나의 ‘대분류’산업으로 묶어 통합·관리하기로 했다. 최근 급성장한 온라인게임산업, 만화출판업도 별도 산업으로 신설된다. 특히 광고물작성업, 영화·비디오 제작업, 출판업, 전문디자인업 등은 ‘지식기반산업’에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에 위치한 대부분의 관련 중소기업들은 현행법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를 10% 감면받게 된다. 특히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 등 자연공원에도 콘도 설치가 허용된다. 단, 비회원도 여름이나 겨울 성수기에 콘도를 이용할 수 있는 조건하에서다. 다만 비회원의 성수기 콘도 이용 비율은 최대 50%를 넘지 못한다. 의료관광 특구와 클러스터도 조성된다. 성형수술 등 경쟁력이 있는 의료 상품을 개발·특화시켜 해외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을 유치해 관광수지 적자를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축구장, 야구장 등 체육시설용 토지에 대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줄어든다. 연극 등 소극장의 ‘통합마케팅’ 시스템도 구축된다. 대학로 등에 공연장 온라인 발권시스템을 마련하고 ‘시즌티켓’이나 ‘공동티켓’ 등 다양한 티켓제도가 도입된다. 법무법인(유한) 소득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물리지 않고, 변호사 등 법무법인 사원의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동업기업(파트너십) 과세제도’ 적용이 허용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뉴질랜드 통신]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행사 풍성

    [뉴질랜드 통신]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행사 풍성

    국민 대부분이 기독교도인 뉴질랜드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다. 이 시기가 되면 뉴질랜드에서는 가장 번화한 거리인 오클랜드의 퀸 스트리트를 통째로 사용해서 산타 퍼레이드를 연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는 뉴질랜드는 한국과는 다르게 12월 크리스마스가 한여름이다. 다른나라들처럼 털옷을 입은 산타는 없지만 반팔을 입고 그 나름의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73년의 역사를 지닌 크리스마스 산타 퍼레이드에는 여러 학교에서 행사를 준비해 선보인다. 또 한국, 중국, 일본등에서 온 이민자들도 이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올해도 한국 이민자들이 부채춤, 태권도 등의 시범을 보여 현지인들의 열띤 환호를 받았다. 올해 산타 퍼레이드에는 총 4천여명이 참가했고 총 2.2km에 달하는 이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25만여명의 관광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사진=www.pbase.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전민경 뉴질랜드 통신원 pocary0724@hot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깔깔깔]

    ●조폭의 연애편지 “피터지게 그리운 숙…. 여름이 우글대던 자리에 어느새 사시미처럼 찬바람을 몰고 온 가을이 우글댑니다. 계절의 변화는 하도 오묘해서,영원할 것 같던 여름도 가을의 칼부림 앞에서는 쪽도 못쓰고 달아나 버렸습니다. 마치 말죽거리를 영원히 지배할 것 같았던 덕배파가 돌배파에 쫓겨나듯 그렇게…. 여름은 잠수를 타버렸습니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내 가슴속에 시작된 러브…. 이 러브를 어떻게 보여드린단 말입니까? 내장을 발라 꺼내 보여드릴 수도 없고 말입니다. 박터지게 그리운 나으 숙….”
  • 중국에서 외국인에게 나타나는 40가지 현상은?

    서양식 화장실을 보면 어색하다? 최근 중국에 사는 한 영국인이 밝힌 ‘중국에 오래 산 외국인에게 나타나는 40가지 현상’이 중국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충칭(重慶)주재 영국영사관 팀 서머스(Tim Summers)영사관은 중국인 아내와 함께 사는 영국인이다. 그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중국통’ 또는 ‘충칭사람’이라고 불릴만큼 중국과 중국인에 익숙하다. 그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소개한 ‘중국에 오래 산 외국인들에게 나타나는 40가지 현상’은 중국에 한번쯤은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든다. 팀 서머스씨가 말한 40가지 현상 중 몇 가지를 그대로 소개한다. 1. 바이주(白酒·도수가 40도 가까이 되는 중국 전통주) 몇 잔에 흔들리지 않는다. 2.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 도중 옆 테이블의 어린아이가 매우 시끄럽게 떠들고 뛰어 놀아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3. 슬리퍼를 신고 멀리 외출하거나 잠옷을 입고 가까운 슈퍼에 가도 어색하지 않다. 4. 배드민턴과 탁구를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5. 서양식 화장실을 보면 어색하다. 6. 화장실에 갈 때 반드시 휴지를 챙긴다. 7. 길을 건널 때 신호등 또는 다가오는 차에 절대 개의치 않는다. 8. 폭죽소리에도 고요히 잘 잔다. 9. 여름이 되면 상의·하의를 무조건 걷어 올리고 거리를 활보한다. 10. 지하철이나 버스를 기다릴 때 절대 줄을 서지 않으며 차가 도착하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11. 길거리에 있는 노점 이발소에서 편하게 머리를 자른다. 12.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운다. 13. 새 자전거를 사는 것이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중국의 자전거 도난율이 매우 높기 때문)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어린이 책꽂이]

    ●산나리(박선미 글·이혜란 그림, 보리 펴냄) 세상에 태어나 한번 피어보지도 못하고 스러진 ‘핏덩어리들’이 묻힌 곳에 그득한 빨갛고 고운 산나리꽃. 꽃에 얽힌 슬픈 이야기를 열 살 소녀 야야의 눈높이에 맞춰 가볍게 풀어냈다. 마음 따뜻한 그림체만큼 정겨운 우리네 옛말이 가득하다.8000원.●도시의 레오 시골의 레오(장 필립 아루 비뇨 지음·정혜용 옮김·전주영 그림, 창비 펴냄) 부모의 이혼, 바닥을 기는 성적, 자라지 않는 키. 파리에 사는 레오는 많은 상처를 안고 할머니가 사는 시골로 내려온다. 열두 살 소년의 좌충우돌 성장기.1999년 프랑스에서 출간돼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8500원.●여름이의 개울 관찰 일기(신동경 글·김재환 그림, 천둥거인 펴냄) 언뜻 지저분해 보이는 도시 하천에 이렇게 많은 새들이 살고 있었다니!저자들이 2년간 의정부 부용천을 제집 드나들듯 찾아 다닌 결과물. 흰목물떼새, 꺅도요, 흰점박이 등이 상세한 설명과 그림으로 소개돼 있다.1만2000원.●노란 샌들 한짝(캐런 린 윌리엄스 외 글·둑 체이카 그림·이현정 옮김, 맑은가람 펴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국경도시인 페샤와르 난민촌에 사는 리나와 페로자. 구호단체에서 나온 헌옷 무더기 속에서 노란 샌들 한 짝씩을 찾아낸 두 소녀. 신발 한 켤레를 번갈아 신으며 쌓아가는 우정이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9000원.●나무는 알고 있지(정하섭 글·한성옥 그림, 보림 펴냄)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나무가 이기적인 인간 곁에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땅위에 뿌리를 내리고 묵묵히 본분을 지키며 살아가는 나무의 삶을 파스텔톤 색감의 따뜻한 그림과 서정적인 글로 풀어냈다.9800원.●우산을 잃어버린 아이(고정욱 글·김주임 그림, 에코북스 펴냄) ‘잃어버린 우산’을 부른 대학가요제 가수 우순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논픽션 동화. 장애아로 태어난 아들 병수를 13년간 키우다 2년전 하늘나라로 보내기까지 그녀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담겼다. 역시 장애인인 저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책.8500원.
  • [김석의 Let’s Wine] 가을 미각여행의 맛객 ‘와인’

    [김석의 Let’s Wine] 가을 미각여행의 맛객 ‘와인’

    가을의 깊이가 더해가고 있다. 청명하게 높은 하늘 아래 나긋나긋 불어오는 가을 바람이 느껴지면, 가을 향기를 듬뿍 담은 제철 먹거리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래서인지 이맘때쯤이면 찾아오는 제철 맛 손님들을 모르는 척할 수가 없다. 가을 식탁의 귀족인 대하, 가을 땅 속 보양식 더덕, 가을 야식의 지존 고구마들로 차려진 식탁은 마치 가을이 주는 선물보따리 같다. 만약 이번 가을에 좀 더 새로운 미각 여행을 원한다면, 선선한 가을 기온이 깊은 맛을 더해 딱 제철을 맞은 새로운 맛객 ‘와인’을 살짝 곁들여 보는 건 어떨까. 미완성 그림의 마지막 붓터치처럼 완벽한 맛의 조화가 느껴지고, 입 안의 모든 미각 세포들을 동원해 즐기는 진정한 식도락의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소금구이 대하 & 부르고뉴 피노누아 바다 여행은 여름이 제철이지만, 바다 음식은 가을이라야 깊은 제 맛을 드러낸다. 그 중 대하는 단연 가을 식탁의 귀족으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새우 중에서도 크기와 맛이 으뜸이고, 토실토실 살이 오른 대하 소금구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대하 특유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바다 맛이 배어나기 때문이다. 두껍게 얹은 굵은 소금과 어우러져 가을 단풍처럼 붉은 빛으로 익은 대하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에 ‘피노누아’나 ‘피노 그리지오’를 주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더해지면 부족함이 없다. 특히, 제철 대하는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질감 덕분에 적당히 입 안을 조여주는 탄닌과 풍부한 풍미를 전하는 부르고뉴 지방의 피노누아 품종이 제격이다. 그 중에서도 ‘알베르 비쇼 부르고뉴 피노누아’는 균형잡힌 무게감이 대하의 부드러운 속살을 감싸주고, 콧속을 맴도는 과일향은 신선한 뒷맛을 남긴다. 해산물 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라고 생각한다면, 적당한 산도로 확실한 맛을 남기지만 음식 맛을 해치지 않는 풍부한 아로마의 피노 그리지오가 적당하다. 이때는 초고추장이나 겨자 간장과 같은 소스 없이 대하 본연의 맛과 와인의 조화를 느끼는 것이 좋다. ■고추장 더덕구이 & 오크캐스크 말백 향긋한 흙내를 온 몸으로 전하는 더덕 역시 가을의 메신저다. 더덕은 밭에서 나는 산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도 풍부해 환절기 감기를 쫓는 데도 그만이다. 보통 고추장 양념을 발라 맛깔스럽게 구운 더덕 양념구이는 밥 반찬은 물론 술 안주로도 인기 만점. 이처럼 소스가 들어가는 요리는 와인 매칭에 있어서도 소스의 맛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와인과 함께 할 생각이라면, 우선 매콤한 맛이 조금 덜하도록 고추장 양념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더덕의 약간 쓴 맛과 고추장 양념에도 묻히지 않는 개성있는 스타일의 와인을 택해야 한다. 짜임새 있는 묵직한 느낌의 ‘말백’이나 ‘쉬라’ 등의 포도품종이 많이 사용된 와인,‘카베르네 소비뇽’이 중심이지만 탄닌이 너무 강하지 않게 블랜딩된 프랑스 와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탄닌이 강한 와인은 자칫 매운 맛을 더욱 두드러지게 할 수 있다. 스모키한 향이 더덕의 흙내와 잘 어울리는 ‘오크캐스크 말백’은 말백 와인 중에서도 유난히 부드러운 탄닌으로 더덕의 씹히는 질감과의 조화가 뛰어나고, 여운이 길게 지속되어 더덕의 향과 양념 그리고 와인의 조화를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다. ■구운 호박 고구마 & 간치아 아스티 가을이 깊어갈수록 밤은 길어지고, 긴 밤을 보낼 때는 맛있는 야식이 그 어떤 음식보다 일미다. 특히, 가을에는 달콤한 맛과 함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고구마가 제철이다. 삶고, 굽고, 튀겨서도 먹을 수 있어 다양한 기호에 맞추기에도 좋다. 삶은 고구마는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부드럽게 넘어가 감칠맛이 나고, 반들반들 꿀 옷을 입힌 마탕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만점이다. 또 노랗다 못해 주황빛이 도는 호박고구마는 구우면 그 자체가 꿀이다. 고구마와 와인의 매칭이 어색하고 조촐해 보일지 몰라도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인 아스티를 곁에 두고 마셔볼 것을 권한다. 삶은 고구마 속으로 와인이 배어 들어가 촉촉하게 으스러지는 고구마의 질감을 맛볼 수 있고, 톡톡 터지는 기포는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준다. 아스티는 주로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즐기는데 그 중 ‘간치아 아스티’는 마탕이나 구운 호박고구마와 곁들일 때 달콤한 허니향이 배가되고 향긋한 꽃향이 기분좋은 미감으로 이어져 입맛 당기는 가을밤에 잘 어울릴 것이다. 이 외에 가을 하면 아삭아삭 상큼하게 먹는 제철 과일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식사 후, 디저트로 가볍게 사과 한 조각을 즐길 때는 사과의 산도와 잘 어울리고 과일의 풍미를 살려주는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이, 달콤한 배에는 집중도 있는 꽃향기와 섬세하게 퍼지는 달콤함이 특징인 스페인산 비우라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좋다. ■한마디 더 조금 더 다양한 음식과의 와인 매칭으로 근사한 가을 식탁을 준비하고 싶다면, 와인 정보 사이트를 활용해 보자.‘와인21닷컴’(www.wine21.com)은 기본적인 와인과 음식의 조화에 대한 상식과 레드, 화이트 와인의 품종별로 어울리는 요리를 알려준다. 사이트 내 ‘와인스쿨’ 콘텐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와인 전문 매거진 와인리뷰에서 운영하는 ‘와인파인더’(www.winefinder.co.kr)에는 와인 상세검색 기능이 있어 와인 종류, 생산국, 빈티지, 가격별로 보다 많은 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찾는 와인 동호회도 있다. 네이버의 ‘와인카페(http:///cafe.naver.com/wine)나 싸이월드의 ‘와인과 사람’(http:///winenpeople.cyworld.com)에는 다양한 회원들의 경험이 묻어나는 공유할 만한 와인과 음식 이야기들이 많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도토리묵밥에 감사를

    도토리묵밥에 감사를

    일본 이름으로 ‘다케시마(竹島)’라고 하는 독도는 일본에서는 시마네현에 속한다. 그래서 2년 전에 시마네현 의회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뜻에서 ‘다케시마의 날’ 을 제정하는 조례(지역법)가 의결되었다. 이 영토 문제에 대해서 일본 국민들이 너무 관심이 없다고 해서 시마네현에서 여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한국의 반발이 심했고 외교문제로 양국 간의 큰 갈등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 섬은 옛날에는 시마네현 옆의 돗토리현에 속했다. 봉건시절인 에도시대에는 돗토리 지역이 지방 영주로서 큰 세력이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두 차례 8년 동안 돗토리현 지사를 지냈던 가타야마 요시히로(片山善博) 씨는 일본 고위 인사로서 드물게 한국말을 잘 하는 지한파였다. 지방행정 문제를 담당하는 관료시절에 한국과 인연이 있어서 한국말을 배웠다고 한다. 가타야마 지사 시절에 돗토리현은 한국과의 교류 사업을 많이 추진했다. 그 중에 하나가 한반도를 멀리 바라보는 바닷가에 한일우호친선을 위해서 ‘한일우호 공원’ 을 조성하고 관광지로 만들었다. 몇 년 전에 가 봤더니 그 공원은 바다가 보이는 아주 아름다운 언덕 위에 있고 한국을 소개하는 전시물이나 상품들도 선보이고 있어서 마치 한국에 와 있는 것처럼 느낄 정도였다. 그만큼 한반도와 아주 가까운 돗토리현인데 그 지역에 ‘돗토리’ 라는 이름은 어디서 나왔을까. 지금 일본에서는 한자로 ‘鳥取’ 라고 쓴다. 그 한자 뜻은 “새를 잡는다” 인데 글쎄? 그러난 가타야마 지사를 비롯해서 돗토리현 사람들은 “그것은 한국에서 온 말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한국말의 ‘도토리’ 와 똑같다는 것이다. 진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돗토리현 사람들은 그렇게 주장하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그것을 지역 발전의 호재로 활용하고 있다. 돗토리현이 ‘도토리’ 와의 인연을 그렇게 강조한다면 돗토리현에 향토음식으로 ‘도토리 요리’ 도 있어야 되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안 되어 있더라. 지역 발전을 위해서 그 지역에 특징을 살리면서 향토색이 있는 상품 개발에 그만큼 열정적인 일본 사람들인데 왜 그럴까. 가타야마 지사를 만났을 때 그런 말을 나눴다. 그 때부터 몇 년이 되었는데 돗토리현 명물로 일본식 도토리묵 같은 것이 나와 있을까. 여름이 되면 생각이 나는 음식의 하나가 ‘묵밥’ 이다. 특히 도토리묵을 쓴 묵밥이 별미다. 차가운 육수에 흰밥과 밤색 도토리묵을 넣고 거기에 오이라든가 깨, 그리고 김가루 등을 얹어서 먹는데 그 담백하고 시원한 느낌이 최고다. 특히 깨와 김의 향기가 그 맛을 감칠맛 나게 한다. 그 색채도 시원해서 먹음직하다. 도토리묵 같은 음식은 원래 가난한 시절의 가난함의 산물이다. 영양가도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시대의 역설’ 로 지금과 같은 포식시대에는 오히려 웰빙요리가 된 것이다. 나는 한국생활이 30년 가까이 되는데 처음에는 도토리묵 같은 것은 별 맛도 없고 형편없이 보여서 외면했었다. 한식집에서 밑반찬으로 나와도 거의 젓가락을 대지도 않았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 왠지 많이 먹게 되었다. 도토리묵의 맛이 좋게 변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내 입맛이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 먹으면서 고기에 식상하고 맵고 짠 맛에 어딘가 거부감이 생긴 것 같다. 도토리묵 같은 것은 어려운 시절의 생활의 지혜다. 그 당시는 농사가 잘 안되었을 때 사람들의 끼니를 해결해 준 음식이었다. 그것이 지금 포식시대의 성인병으로부터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다. 조상들에게 감사하면서 무더운 오늘 점심에 도토리묵밥을 먹으러 간다.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경북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 다리

    경북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 다리

    예전의 다리는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통로였다. 그 중엔 질투와 경쟁심이 여실히 드러나는 현장인 외나무다리도 있었다. 그래서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도 나왔을 게다. 요즘에야 어디 그런가. 수많은 익명의 사람이 오가다 보니 누가 친구인지, 누가 원수인지조차 모른다. 원수마저도 추억이 된 세상이다. 외나무다리는 잠시 쓰던 다리였다. 가을걷이가 끝날 무렵 만들어져 물이 불어나는 이듬해 여름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강변 마을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겐 아련한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곳. 여름철 사라졌던 외나무다리, 섶다리 등 소박한 다리들이 하나 둘 다시 놓여지고 있다. 자박자박 외나무다리를 건너 보자. 시간을 넘어선 향수가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 사진 영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외나무다리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水島)리를 찾았다. 마치 물위에 떠있는 섬처럼 보여 무섬마을이라 불리는 곳. 예천 회룡포, 안동 하회마을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물돌이동이다. 돌출한 반도형상을 한 마을로 경상북도 중요민속자료 제92호인 해우당을 비롯한 9개의 문화재가 있는 전통마을이다. 마을 입구에 수도교란 이름의 번듯한 콘크리트 다리가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애써 200m 아래에 외나무다리를 놓았다. 직선이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제법 멋도 냈다. 조동선(55) 문수면 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예전에 외나무다리를 건너다니던 추억 때문에 몇 년 전부터 놓기 시작했어요.1980년대 수도교가 생기기 전만 해도 새색시가 탄 가마가 오가기도 하고, 상여가 실려 나가기도 했었죠. 나무가 귀하던 시절엔 폭도 지금보다 좁았지요. 지팡이를 짚고 가도 물에 빠지기 일쑤였어요. 해마다 이맘때면 집집마다 다릿발 2개, 상판 1개씩을 할당해 외나무다리를 만들곤 했죠.”라며 옛 기억을 곱씹었다. 외나무다리는 길이 3m에 폭 15㎝의 통나무 30여개를 연결해 만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나무를 나르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이런저런 삶의 얘기들을 나눈다. 최소한 다리를 놓는 동안만큼은 신분의 높낮이도, 마음의 거리도 없다. 총길이는 70m 남짓. 건널 때면 마치 평균대 위를 걷듯 아슬아슬한 느낌이다. 하지만 기껏해야 수위가 무릎 언저리까지밖에 차지 않는 내성천이다. 떨어진들 무슨 대수일까. “들꽃 뜯고 메뚜기 잡으러 건너 다녔던 고향마을 냇가 다리가 생각나요. 교교한 달빛이 다리 주변으로 흐를 때면 정말 아름다웠죠.”지금은 복개된 풍기읍 남원천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강점숙(43)씨의 회상이다. 요즘도 마을사람들은 물 건너 밭에 일하러 갈 때면 이 다리를 이용한다. 예천시청 문화관광과 tour.yeongju.go.kr (054)634-3100. ●가볼 만한 추억의 다리 ▶영월 판운리 섶다리 마을 섶다리(‘섶’은 땔감을 의미하는 우리말)는 Y자 모양의 나무를 거꾸로 뒤집어 다릿발(교각)을 세우고, 그 위에 낙엽송으로 만든 서까래에 소나무 가지와 흙을 다져 만든 나무다리. 겨울을 앞두고 세워져 이듬해 초여름쯤 철거한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섶다리 마을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마을홍보와 주민 화합을 위해 판운2리 마을청년들이 매년 10월말쯤 나무를 다듬고 흙을 얹어 다리를 놓는다. 올해는 주천강 수량이 많아 11월말쯤 들어설 예정. 섶다리 마을 (033)372-0121. ▶하동 북천 직전마을 경남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남바구들에서도 섶다리를 볼 수 있다. 강원도 봉평에 버금가는 메밀꽃밭이 펼쳐진 들녘 너머 오두막과 어우러져 평온한 풍경을 자아낸다.13∼14일 대하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악양면 최참판 댁에서 열리는 토지문학제와 연계하면 훌륭한 여행코스가 될 듯. 직전마을 (055)880-6332,6342. ▶예천 회룡포 뿅뿅다리 경북 예천시의 대표적인 물돌이동인 개포면 대은2리 회룡포 마을 앞 철제 다리.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멍뚫린 건축용 철판을 연결해 만들었다. 다리를 건널 때마다 ‘뿅뿅’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름지어졌다. 여름철 내성천 수위가 상승하면 사라졌다가 이맘때쯤 모습을 드러낸다. 예천시청 문화관광과 (054)650-6396. ▶가는 길 : 중앙고속도로 영주나들목→영주시내 방향 직진→5번 국도→적서농공단지→10㎞→수도리전통마을. ▶주변 볼거리 : 멀지 않은 곳에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부석사 무량수전과 선비의 고장을 상징하는 소수서원, 선비촌이 있다.
  • 전계현·조경철박사 18개월만의 도킹

    전계현·조경철박사 18개월만의 도킹

    「스타」전계현(全桂賢)양(32)이 결혼을 한다. 상대는 천문학박사 조경철(趙慶哲)씨(41·연세대 교수).「아폴로」11 달착륙 해설로 과학계의「스타」가 된 통칭「아폴로」박사다. 결혼식은 2월 15일, 주례는 노산 이은상(李殷相)씨. 장소는 2월6일 현재「워커·힐」이나「크리스천·아카데미」중 택일. 15일로 화촉(華燭)날 잡아놓고 이미 연말(年末)부터 신혼살림 『미워도 다시한번』의「스타」와「아폴로」박사의 결합은 그「쇼킹」한「뉴스」성에도 불구하고 퍽 조용히 비밀스레 추진돼왔다. 두사람 모두 떠들썩한 것을 원치 않았던 까닭일까? 결혼날짜가 박두했어도 그들은 좀처럼 결혼에 관해서 입을 열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을 아는 사람은 많아도 이들의 결합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뿐만 아니다. 전계현은 얼마전부터 주소도 전화번호도 행방불명이 됐었다. 증발설이 나올 정도였다. 영화사에서도 그녀에 대한 연락은「매니저」인 이용주란 사람을 통해서만 가능했다.「매니저」란 사람도 연락사항만 전해줄뿐이지 거처나 전화번호를 알려주진 않았다.『집위치는 잘모르고 전화는 아직 놓지 않았다.』대개 이런 식의 따돌림을 당했다. 이들의 새 보금자리- 결혼식을 10일 앞둔 2월 5일 현재 두 사람은 앞당겨 신혼살림을 하고 있었다. 서울 혜화동 네거리에서 멀지않은 곳. 언덕위는 아니지만 하얀집. 아담하게 단장된 2층 양옥이 이들 두「스타」의 뜨거운 사랑의 집이다. 그 안에서 전계현은 방안 정돈을 하고 있었다. 빨강 꽃무늬가 수놓인 흰색 저고리에 진홍빛 치마. 한복차림이 그녀를 20대의 앳된 신부처럼 돋보이게 했다. 『지난해 12월 12일에 이 집을 사서 20일 이사했어요. 새로 뜯어고치다시피 했는데 아직 정돈이 잘 안되어서-』 조경철박사는 외출했고 전양과 소녀(전양은 동생이라고) 단 두식구가 있는 건평 70평가량의 집안은 유달리 조용했다. 응접실에는「피아노」가 놓였고 그 뒤에는「크리스머스·트리」가 아직도 꽃가루를 쓰고 서있다. 그「크리스머스·트리」뒤에 90호가량의 그림이 한폭. 한복차림의 여인이 그네뛰는 그림이다. 69년 가을 조씨가 전양에게 준 전양 초상화다. 그리고 이 그림이 바로 두사람의 사이를 묶은「사랑의 씨앗」. 비오는 하오의 첫랑데부 “생각보다 소탈해 좋았죠” 전계현의 설명에 의하면 이 그림이 그려진건 69년 여름이다. 두번 만나고 세번 만났을 때 조씨는 전양의 초상화를 그려서 들고나왔다. 상상만으로 그렸다는 것이다. 어느 점이 전양을 닮았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그림솜씨는 보통이상이고 전양에게는 가장 소중한 선물임에 틀림없다. 69년 여름부터,「아폴로」박사와 전양의「데이트」가 시작된건 정확히 69년 8월부터라니까 이들의「랑데부」는 이미 18개월을 꼽는다. 그들 최초의「랑데부」는 조씨의「프로포즈」에서 시작됐다.「아폴로」해설로 그때 이미 방송·TV의「스타」가 돼있었던 조씨는 D방송국 PD인 박(朴)모씨를 통해서 몇번인가 『전계현을 만나게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박씨의 전갈을 받은 전계현은 두번째 요청에 응락, D방송의『유쾌한 응접실』에 조씨와 함께 출연키로 했다. 『그날 비가 세차게 왔어요. 광화문 교육회관의 다방에서 약 30분가량 얘기를 나누었죠. 죠. 생각했던 것보다 소탈하고 솔직해 보이는 인품이 호감을 줬어요』 -무슨 얘기를 나누었는지? 『그분은「나는 이런 사람이다」하고 자기의 과거를 털어놓더군요. 북한에서의 소년시절, 월남이후의 학교생활, 미국유학 결혼생활, 그리고 귀국후의 생활등-』 두번째 만나자 전격 구혼…천문학자답잖게 성급해 조경철박사의 인물됨에 관해서는 TV를 통해「스타」못지않게 알려져있다. 둥그스름한 얼굴에 큼직한 안경,「보타이」차림이 어울리는 당당한 사내다운 체구. 과학자이기 보다는「스포츠맨」이나 사업가를 연상케하는 서글서글한 인상을 그는 갖고있다. 천문학 박사의 학위는 미국「펜실베이니어」대학 대학원에서 받았다. 평북 선천태생으로 북한에서는 광산과를 다녔다하고 월남후에는 연세대 물리과를 졸업했다. 처음 미국에 가서는「터스큘럼」대학에 들어가 정치학과를「스트레이트」A로 졸업. 천문학으로 방향을 돌린건 이원철박사의 권유에서였고, 그의 주전공인 변광성(變光星)연구는 저명한 천문학자「페이지」씨가 편저한「스타·라이트」에 수록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는 것. 참고삼아 미국서의 그의 이력서를 들춰보면 ①미(美) 천문학회원 ②영(英)왕실 천문학회정회원 ③미해군천문대 우주물리부 주임 ④NASA 최고연구원 ⑤미 과학진흥협회 평의원, 그리고 각대학 교수-. 그 자신이 언젠가 말했듯이『5대양 6대주 어디를 가도 조경철 모르는 사람은 천문학자 아니다.』 68년 8월, 그는 정부의「한국의 두뇌」귀국 권장책에 의해 15년만에「두뇌 제1호」로 귀국했다. 과학기술정보「센터」의 사무총장직을 맡으면서 연세대 천문학과장, 성균관대학 강사 등 화려하고 바쁜 일과가 계속되었다. 과학기술정보「센터」의 사무총장직은 2월 5일 사직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아폴로「14호」가 달착륙에 성공한 날. 이날도 조박사는 D방송국에 나와서「아폴로」착륙광경을 해설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전계현과 조씨의「데이트」는 그의 벅차게 바쁜 일과속에서도 꾸준히 계속된 것 같다. 두번째「데이트」는 첫번「데이트」1주일 뒤. 조씨한테서 전화가 걸려왔고 전양이 살고있던 세운「아파트」의「그릴」에서 만났다.「치킨」과「스테이크」를 나누면서 이때 조씨는 단도직입적으로「프로포즈」를 했다한다. 『잊혀진 여인(女人)』보고는 홀딱…초상화 바치며 질긴 구애(求愛) 『그분 성격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무척 당황했어요.「배우자를 어떤 사람을 원하시오, 나와 결혼하는게 어떻겠소?」 이러지 않겠어요?』 전계현은 이때『글쎄요』정도로 끝냈다 한다. 그녀로서는 상대방 사정을 자세히 알지도 못했고 대개 그렇듯이 여배우에 대한 일종의 호기심이나 동경인가 하는 짐작뿐이었다한다. 사실상 그무렵까지 전계현은『다시는 결혼 안한다』고 말해왔다. 그녀는 초혼에 실패하고난 뒤 딸(현재 10살)과 함께 외로우나 별 말썽없이 살고 있었다. 61연도에 결혼해서 66년에 별거생활로 들어갔지만 법적 이혼수속은 68년 8월 2일에야 끝냈다.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다시 화합할 기회를 찾았었죠. 끝내 안오더군요. 혼자 살 결심을 하게 됐었읍니다.』 이런 전계현에게 조경철씨의 집착은 퍽 끈기가 있었던 것 같다. 해외에서 15년만에 돌아온 이 과학자의 가슴에 전계현은 어떻게 해서 불을 지른 것일까 조씨가 전양을 처음 본 것은 69년초 영등포의 한 3류극장에서였다. 그곳에서 전계현주연의『잊혀진 여인』이란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영화를 보고난 조씨는 함께 구경한 친구한테 전양의 얘기를 꼬치꼬치 캐어 물었다. 여기서 그녀가 현재 독신생활을 하고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바쁜 밀회(密會) 거듭, 제주도서 결혼결심 서고 『잊혀진 여인』(정소영(鄭素影)감독) 에서의 전계현은 미국유학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그래서 잠깐 탈선을 하게된 불행한 여자로 나타난다. 미국가서 새로 결혼한 남편을 멋모르고 기다리는 아내- 이런「드라머」구성이 해외에서 돌아온 조씨에게 색다른 감격이라도 안겨준 것일까? 전·조「커플」의「데이트」설이 새어나온 것은 69년 12월께다. 이때 조씨는『전계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존경한다』고 잘라 말했다. 여성상위의 미국식 표현이었지만 전계현 자신은 그들의「데이트」설을 완강히 부인했었다. 그녀의 배우생활이『미워도 다시한번』의 성공으로「피크」를 이루게 된 무렵, 전계현은 결혼보다「스타」의 위치가 더 소중했는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이들의「랑데부」는 계속되었다. 비원 뒤뜰, 수유리의 통닭집, 인천, 아현동에 있는「서울·하우스」등이 이들의 밀회장소로 이용됐다. 『「데이트」라고 해도 서로 바쁘기 때문에 잠깐 만나서 사진찍는게 고작이었어요. 나오라고 불러놓고는「카메라」로 몇장 사진찍고, 그 다음번엔 사진을 돌려주고, 큰 맘 먹어야 경인고속도로의「드라이브」정도였죠』 가장 긴「랑데부」는 70년 8월「바캉스·시즌」의 제주도 여행이었다. 그때 조씨는 자신이 조직한 연세대「화우회」학생들을 이끌고 1주일간 제주도에서 사생대회겸「캠핑」을 했다. 그곳에 전계현이 나타났다. 자신의 말로는 공연때문이었다한다. 어쨌든 두사람은 그곳에서 2일간 호젓한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전계현이 결정적으로 재혼을 생각한 것은 이 제주도「랑데부」에서인 것 같다. 그는 서울 올라오는대로 조씨의 가정문제를 탐색했다 한다. 그리고『그분이 이혼한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전력(前歷) 있는몸, 서로 감싸고 아폴로가 스타에 연착륙(軟着陸)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조경철씨는「워싱턴」에 부인 김상경(金相卿)씨(40)와 두 아이가 있다. 김상경씨는 바로 삼양(三養)재벌의 총수인 김연수(金秊洙)씨의 따님.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씨의 조카딸이다. 조씨는 67년 4월에 부인과 정식 이혼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자녀 양육비를 보내주고 있는 실정. 그런데 조경철씨의 호적에는 이혼은 커녕 결혼한 사실도 없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3가 423의 조씨 호적은 결혼도 이혼도 없는 깨끗한 여백. 전양은 적어도 법률상으로는 총각인 조씨에게 본처로 입적하게끔 돼있는 것이다. -결혼후에도 영화배우는 계속할 것인지? 이 물음에 전양은 대답했다.『그분은 좋은 작품이라면 한해 한두편 정도는 해도 좋다고 말해요. 저로서는 가정주부로 만족하고 싶어요. 서로가 너무 오랫동안 가정을 몰랐거든요』 두뇌와 미모의 결합이라고 하면 일찌기「마릴린·몬로」와「아더·밀러」의「센세이셔널」한 결혼을 들 수 있다. 이와 비교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어쨌든「아폴로」박사와「스타」전계현의「도킹」이 행복한 가정에의 연착륙이 되기를「팬」들은 바라고 있다. [선데이서울 71년 2월 14일호 제4권 6호 통권 제 123호]
  • [길섶에서] 가을 향기/최태환 수석논설위원

    10월이다. 정원의 해바라기 군락이 외롭다. 몸이 말라 껑충하다. 기댈 데 없는 모습이 안쓰럽다. 여름을 물려준 지가 엊그제인데…. 쇠잔한 모습이 인생의 ‘가을’인 나를 반추하게 한다. 솜사탕 같은 유익종의 목소리가 들린다.“가을 향기 풍기는 얼굴/코스모스 고개 들면/…너 떠난 그 빈자리/지난 여름 이야기/떠나지 마라 슬픈 9월엔” ‘9월에 떠난 사람’이다. 지난여름을 떠올린다. 왜 밀쳐내려고만 했을까. 가을을 몸에 붙이려고 애쓴 순간도 여름이었는데. 속절없이 헛것만 좇았던 것일까. 마조스님 이야기가 생각난다. 선종의 뿌리다. 죽음을 앞둔 그에게 물었다.“어떠하십니까?” 마조는 “낮에는 해를 보고, 밤엔 달을 보고 살았다.”(日面佛,月面佛)고 했다.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기보다 더 오래 산 사람이 없고,700년을 살았다는 팽조도 요절했다 할 수 있단다. 마음을 다스리라는 말이다. 나른한 피아노 음이 가을을 달린다. 고엽(枯葉·autumn leaves)이다.‘바람이 분다, 살아야 겠다’는 시인의 속삭임이 가슴을 때린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최재천 인간견문록] 기후변화를 대선의 어젠다로

    [최재천 인간견문록] 기후변화를 대선의 어젠다로

    추석 연휴 동안 고향에 다녀오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논 여기저기 맥없이 쓰러져 한쪽으로 누워버린 벼들을 말이다. 장마철인 여름이 지난 다음 오히려 더 심하게 쏟아 붓는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날이 갈수록 더욱 포악해지는 태풍의 영향으로 이맘때면 거의 예외 없이 벼들이 드러눕는다. 낟알이 젖어 썩기 전에 일으켜 세우고 싶지만 일손이 없어 농민들은 그저 하릴없이 바라만 보고 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일이 생기기 시작한 것일까? 나는 어려서 가을에 벼가 쓰러지는 걸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내 기억이 틀렸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벼들이 이처럼 힘없이 쓰러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닌 듯싶다. 나는 그 원인 중의 하나가 벼들의 가분수화라고 보고 있다. 벼의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엄청나게 많은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 지금 우리가 기르고 있는 벼들은 몸은 가냘프되 이삭만 잔뜩 커진 기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병적으로 깡마른 몸매에 젖가슴만 거대한 요사이 우리 사회의 젊은 여인들처럼 말이다. 자연생태계에서 저절로 벌어지는 자연선택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계획적으로 수행한 인위선택 덕택에 우리 주변에는 이 같은 기형적인 생물들이 적지 않다. 닭이 대표적인 생물이다. 도대체 무슨 새가 하루에 한번씩 번식을 한단 말인가? 지금 우리가 기르고 있는 닭들은 오랜 인위선택 과정을 통하여 그저 알만 많이 낳도록 제조해낸 지극히 비자연적인 괴물들이다. 젖소는 또 어떠한가. 젖먹이동물의 암컷이란 모름지기 새끼를 낳은 다음 그 새끼가 젖을 빨아줘야 그 자극에 의해 호르몬이 분비되고 그에 따라 젖을 생산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기르는 젖소들은 새끼를 낳았건 않았건 상관없이 젖 짜는 기계가 젖꼭지를 주무르기만 하면 줄줄 젖을 쏟아낸다. 젖소도 닭처럼 인간이라는 신이 창조해낸 인위선택의 괴물이다. 나는 벼 쓰러짐을 방지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방책을 알고 있다. 실제로 얼마나 효율적일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나는 오래 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 아이디어를 여러 번 얘기해줬다. 아직 아무도 실행에 옮겼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없다. 특허라도 내야 사람들이 심각하게 고려할까 싶어 특허신청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것에도 특허를 주는지도 잘 모르겠고 만일 특허를 받는다면 농민들이 애꿎게 번번이 돈을 내야 할 것 아닌가 싶어 여기 만천하에 다시 한번 공개하련다. 기왕에 가분수가 돼버린 벼지만 쓰러지지 않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모내기를 할 때 우리는 줄을 맞추기 위해 끈들을 논 길이대로 친다. 나는 모내기를 마친 후에도 그 줄들을 치우지 말자고 권하는 것이다. 그보다 한 술 더 떠 아예 줄을 격자로 그리고 필요하다면 이층 삼층으로 쳐 두자는 것이다. 그러면 벼들은 알아서 그 줄들 사이로 클 것이고 가을에 큰 바람이 불어도 그 줄들이 벼들을 붙들어 줄 것이다. 설마 이렇게 간단한 아이디어가 연례행사처럼 겪는 재앙을 막아줄까 의심스럽기도 하겠지만 나는 한번쯤 시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지금 제안한 이런 아이디어는 그저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는다. 벼가 쓰러지는 더 큰 원인은 바로 기후변화에 있다. 다보스포럼에 모이는 세계 경제와 정치 지도자들은 3년 연속 기후변화를 주의제로 선정한 바 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할 일이 없어 기후변화 문제에 집착하는 줄 아는가.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기후변화가 우리나라에서는 대선 어젠다에 끼지도 못하고 있다. 경제지수를 조금 살려 놓아본들 기후변화의 거대한 영향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국민도 알아야 하고 대선 후보들도 알아야 한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 고창 선운사에 꽃무릇 만개하니…

    고창 선운사에 꽃무릇 만개하니…

    한 줄기에서 태어났지만, 잎은 꽃을 못 보고, 꽃 또한 잎을 보지 못합니다. 그리움에 절여져 핏빛처럼 붉은 꽃, 바로 ‘꽃무릇’입니다. 한 수도승을 향한 사랑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어느 여인의 한이 맺혀진 꽃이란 전설이 전해 오지요. 그래선가 봅니다. 좀처럼 모습을 보여주지 않더군요. 첫번째 찾았을 때는 꽃대조차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화사한 자태 보겠다고 서울에서 전북 고창으로, 전남 영광으로 그 먼거리를 달려간 방문객을 어찌나 야멸차게 거부하던지요. 공연히 마음만 달떴습니다. 한 번 돌아선 여인의 마음이 쉽사리 풀어지지 않는 게지요. 글 사진 고창·영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꽃무릇 여행 1번지 여름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이맘때면 전북 고창의 선운사 골짜기에는 꽃잔치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가을을 여는 꽃무릇의 향연이다. 대체로 백로무렵 피기 시작해 9월 중순경 절정을 이루지만, 유난히 늦여름 비가 많았던 올해는 개화시기가 늦어져 한가위 무렵부터 절정을 이루기 시작했다.10월 초까지는 아리따운 꽃무릇의 자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게 선운사 관광안내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두번째 찾은 선운사 들머리에 꽃무릇이 만개해 있다. 늘씬한 미녀의 각선미를 연상케 하는 연초록 꽃대 위로 왕관처럼 붉은 꽃술이 펼쳐져 있는 모습. 반가운 마음 한편으로 도로 양옆의 철제 가드레일 밑에 고개를 꺾고 있는 모양새에서 애처로움도 느껴진다. 아름답고도 꾀까다로운 이 꽃은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은밀한 환경에서 피어 있어야 할 터. 꽃무릇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을 위해 식재했다고는 하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제 있을 곳이 아닌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을 보자니, 노류장화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관광객들의 눈수발을 들어야 하는 처지가 처량하다. 꽃무릇을 흔히 상사화(想思花)라고도 부른다.9∼10월쯤 잎이 없는 꽃대에서 꽃이 나오고, 꽃과 꽃대가 모두 사라진 11월쯤 땅바닥에서 개난초 비슷하게 생긴 잎이 펴 겨울을 난다.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 채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것이 상사화로 불리게 된 연유. 하지만 개화시기나 꽃잎의 색깔 등에서 상사화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꽃무릇은 유독 절집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쓰임새가 요긴하기 때문이다. 뿌리에 방부제 성분이 함유돼 있어서 탱화를 그릴 때나 단청을 할 때 찧어서 바르면 좀처럼 좀이 슬거나 색이 바래지 않는다고 한다. 독기 품은 여인네처럼 비늘줄기에 품은 유독물질을 제거한 다음 얻은 녹말로 한지를 붙이면, 강력한 살균력 때문에 역시 좀이 스는 걸 방지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선운사 들머리에서 절집 담벼락까지 약 200m 구간은 평지형 계곡의 꽃무릇 군락이 장관. 계곡물에 투영된 나무와 꽃무릇의 붉은 색감이 가을 분위기를 돋운다. 선운사 맞은편 동운암으로 향하는 산책로 주변 산자락은 마치 불이 붙은 듯하다. 동운암 못 미쳐 왼쪽으로 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뜻밖에 넓은 차밭과 만날 수 있다. 꽃무릇은 물론 물봉선, 들국화 등 들꽃들이 차밭 고랑 사이에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도솔제 휴게소 왼쪽길과 진흥굴 지나 소리재와 포갠바위로 향하는 계곡 등의 꽃무릇 무리도 볼 만하다. 길이 넓고 평탄해 가족과 함께하는 트레킹 길로 마춤하다. 선운사 관광안내소 063)560-2712. #불갑사와 용천사도 가볼 만 전남 영광군의 불갑사도 선운사 못지않은 꽃무릇 군락지. 여느 절집과 달리 부처의 옆모습이 보이는 특이한 구조의 대웅전이 유명한 곳이다. 최고의 감상 포인트는 대웅전 뒤편 저수지 주변. 조석으로 사진작가들이 줄을 잇는 곳이다. 저수지와 잇닿은 산비탈을 가득 채운 꽃무릇이 장관을 이룬다. 사찰 토담벽이나 저수지의 잔잔한 물, 혹은 무게감있는 나무들을 배경삼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저수지 주변의 호젓한 오솔길은 가벼운 산책을 하기에 그만이다. 함평 용천사는 불갑사에서 차로 15분 거리.100여 종의 야생화와 꽃무릇이 어우러진 꽃무릇공원이 조성돼 있다. 용천사를 휘돌아간 꽃무릇 군락이 이 일대를 별유천지로 만들어 놓았다. 사찰 위 푸른 왕대나무 밭 아래에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풍경이 압권. 어렵사리 피어나 잠깐만에 지고 마는 꽃무릇이 남도의 가을을 붉게 붉게 물들여 가고 있다. 영광군청 문화관광과 (061)350-5752, 함평군청 문화관광과 320-3364. #가는 길 선운사:서해안고속도로→선운산 나들목→좌회전→22번국도 선운사 방향. 불갑사:서해안고속도로→영광 나들목, 호남고속도로→정읍 나들목→고창→영광→불갑사. 용천사:서해안고속도로 영광나들목→23번 국도 함평방향→백운리 삼거리→좌회전→838번 지방도→5㎞→용천사. #이곳도 가보세요 ▲학원농장-초봄에는 청보리밭이었던 들판이 가을이면 메밀꽃밭으로 변한다. 규모면에서 국내 으뜸. 전북 고창군 공음면 선동리.www.borinara.co.kr,(063)564-9897. ▲광백사 천일염전-전남 영광군 백수읍 하사리와 염산면 일대에 광활하게 펼쳐진 천일염전지대. 전국의 천일염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에 이어 두 번째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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