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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특검 공방 넘어 실질조사 방안 찾아야

    어제 국회는 본회의 개의 여부를 둘러싸고 몸살을 앓았다. 5개월 동안 법안 한 건 처리하지 못한 식물국회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본회의를 강행하려는 여당과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야당 주장이 뒤엉켜 온종일 어수선했다. 세월호법과 별개로 시급한 민생 관련 법안만이라도 처리해 최소한의 국회 기능만이라도 살리라는 게 다수 여론이라는 점에서 야당의 본회의 반대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헌법이 정한 정기국회 일정마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여야의 빈약한 정치력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그동안 요구해 온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 수사권·기소권 보장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은 막힌 정국에 숨통을 트게 할 지형 변화임에 틀림없다. 이른바 ‘세월호 피로감’이 점증해가는 상황에서 세월호유족대책위 간부들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으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돼 가는 데 따른 태도 변화이겠으나 꼬인 매듭 하나를 풀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세월호법 논의가 금세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당장 특검후보 추천을 놓고 여야 간 의견 차가 여전하다. 새누리당은 자신들 몫인 특검후보추천위원 2명을 세월호 유족들의 동의를 받아 선임하도록 한 2차 합의안에서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유족들은 여당의 추가 양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 있다. 내부적으로는 유족들이 여당몫 특검후보 추천위원으로 10명 정도를 제시하고, 이 가운데 새누리당이 2명을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렇게 되면 특검후보추천위는 사실상 야당과 유족이 선임한 4명과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7명으로 구성된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유족 측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야당·유족 측 5명과 정부 측 2명의 구성비가 되는 셈이다. 새정연 안팎에선 이와 더불어 진상조사위에 강제소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세월호법을 둘러싼 양측의 이 같은 공방의 이면에는 유감스럽게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별개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 일정에 대한 계산이 어른댄다. 새정연은 최장 2년까지 활동하게 될 진상조사위 활동을 통해 여권을 최대한 압박하겠다는 것이고, 같은 맥락에서 새누리당은 특검 추천 등에서 한사코 물러서지 않으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세월호 참사에 들이대고 있는 여야의 정략적 잣대가 세월호법과 국정 전반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여야 모두 지난 4월 16일로 돌아가기 바란다. 참극 앞에서 함께 울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라를 개조하겠다고 다짐했던 그날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여야가 따로 없고, 정치적 계산도 없었던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 세월호를 가라앉힌 나라의 적폐와, 희생을 키운 정부의 부실 대응 모두 철저히 가리되 그 경중을 올바로 헤아릴 지혜를 공유해야 한다. 야당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들지 말고, 여당은 참사를 키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시는 이런 참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정치적 계산을 배제한 실질적 진상조사는 얼마든 가능할 것이다.
  • [사설] 비리 기업인 사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잘못된 관행을 이번에는 확실히 바로잡겠다”는 재벌 비리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밝혔고, 그 약속은 최근까지 지켜졌다. ‘기업 프렌들리’를 강조한 이명박 대통령 시절 배임·횡령·조세포탈 등의 비리를 저지른 재벌총수를 대거 특별사면해 여론이 크게 악화했는데, 이를 의식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8·15 특별사면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 등 기업인 74명을 무더기 사면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무관용 원칙’은 국민의 뜻에 따른 것인 셈이다. 법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나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등 엄격하게 양형 기준을 적용해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 원칙을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훼손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국민으로부터 비판과 우려를 낳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한 언론에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되는 케이스라면 (기업인의 사면·가석방을) 차단할 필요는 없지 않나”면서 “여건이 조성되고 국민 여론이 형성된다면 다시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는 여론이 악화할 기미가 보이자 “‘특혜 없는 공정한 법 적용’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5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지지발언을 해 공론화에 부쳤다. 최 부총리는 “투자 부진 때문에 황 장관의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실세’인 최 부총리뿐 아니라 소관 부처 장관까지 나서 비리 재벌 총수의 사면 또는 가석방을 거론하는 것은 청와대와 교감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정책적 결정을 해놓고 여론을 떠보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몇 개월 전까지 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A그룹 회장이 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아시안게임 승마 경기서 은메달을 딴 아들과 함께 나타나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재벌총수들이 구속되면 휠체어에 환자복을 입고 법원에 출두했다가 형집행정지를 받거나 사면되던 패턴을 확인한 탓이다. 또 기업인 사면의 단골메뉴인 ‘경제 살리기’의 성과에 회의적인 사람들도 많다. 총수 사면 이후 해당 기업은 투자 활성화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사내 유보금은 쌓였지만, 기대만큼 낙수 효과가 국민의 살림살이에 반영된 것 같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7년간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증가하지 않았고, 그나마 올 2분기 실질임금 상승률은 0%다. 아무리 경제살리기가 화급한 과제라 할지라도 비리 기업인 가석방 등은 법률적 요건과 일반인과의 형평성을 따져 신중히 해야 한다. 특히 공정한 법집행 원칙을 허무는 사면은 국민 여론이 동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본다.
  • 野 ‘세월호법 협상 재개’ 시사… 국회 정상화될까

    野 ‘세월호법 협상 재개’ 시사… 국회 정상화될까

    25일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가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 부여를 고수했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듯한 신호를 보이며 고사 상태에 있던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이 미력하게나마 마련됐다. 하지만 ‘유화 제스처’ 이상의 구체적인 안을 야당이 내놓은 것은 아닌 만큼 협상이 짧은 시간 내 본격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족대책위의 입장 변화는 강경한 자세로는 더 이상 해결이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기소권 부여는 사법 체계를 흔들 수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이래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또 최근 ‘대리기사 폭행 사건’으로 가족대책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점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면담 직후 ‘협상 재개’를 언급한 만큼 당장 26일 오전 새누리당과 접촉해 세월호특별법 협의를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면담 직후 브리핑에서 “원내대표가 소통을 시작할 것으로 대변인으로서 예측한다”며 “시점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만일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극적으로 재개되면 여당의 ‘단독 국회 강행’ 방침도 수정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새누리당은 ‘2차 합의안이 최종안’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2차 합의안이 유가족이 수사·기소권을 행사하는 것에 준하는 합의안이고 앞으로도 그 이상의 안을 만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여야는 지난 8월 19일 2차 합의안에서 여당 몫 특별검사 추천권 2인에 대해 야당과 유가족의 동의를 얻도록 했으나 가족대책위가 반대해 사실상 무산됐다. 26일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날 여야의 신경전은 최고조에 달했다. 새누리당은 소속 의원 158명 전원의 명의로 26일 본회의 개회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정 의장을 항의 방문해 “뭐든 일방적으로 하면 후유증이 크다”고 반발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도 만났지만 평행선만 그었다. 하지만 유가족들이 입장 변화를 보인 데다 예산안 심의 등 차후 일정을 감안하면 여야가 절충안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은 여전히 있다. 여야 합의로 본회의가 미뤄지면 29일 또는 30일 열릴 가능성이 있다. 한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세월호특별법 타결이 어려운 건 청와대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날 김 대표와 유 대변인 간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학교 학생이 ‘여당이 유가족의 특별법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유 대변인이 답하길 ‘김 대표가 취임 후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들과의 간담회에서 수사·기소권을 줄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며 종이를 꺼내 청와대라는 글자를 써서 보여 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며 “나는 일반인 유가족을 만난 일이 없고 그런 발언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까지 공식 사과를 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유 대변인은 “일반인 희생자를 만났다는 부분은 착각”이라고 사과한 뒤 “김 대표가 그 세 글자(청와대)를 적어 가며 말한 것은 우리 쪽 임원에게다. 그걸 적으며 이야기한 적 없다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라고 재반박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한류스타 수난… 여론 돌리기 이젠 안 통해

    [이은주 기자의 컬처K] 한류스타 수난… 여론 돌리기 이젠 안 통해

    한류 스타들의 수난 시대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팬을 호령하던 스타들이 사생활 파문으로 오랫동안 쌓아 올린 공든탑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삽시간에 확산되는 디지털 여론을 무시했다가 걷잡을 수 없는 파문에 휩쓸렸다는 점이다. 이제 거짓으로 상황을 잠시 모면하거나 무대응, 다른 이슈로 얼렁뚱땅 물타기하는 식의 여론 무마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일본에서 ‘뵨사마’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한류 스타로 우뚝 선 이병헌은 지금 사면초가 상황이다. 음담패설을 나누는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50억원을 달라고 협박한 20대 여성 2명이 구속되면서 이병헌이 피해자로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자리에 함께 있던 모델 이모씨가 이병헌과의 교제설을 제기하면서 사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병헌의 소속사는 교제설이 퍼진 날 부랴부랴 개봉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이병헌 주연의 영화 ‘내부자들’의 촬영 스틸 컷을 공개하며 여론 돌리기를 시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네티즌들이 이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은 선물 사진을 증거로 제시해 “식사 자리에서 딱 한번 만났다”는 이병헌 측의 해명이 무색해지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여론은 더욱 악화돼 한 인터넷 포털의 청원 게시판에선 그가 나오는 광고를 더 이상 보기 싫다는 서명운동이 진행됐고 참여자가 6000명을 넘어섰다. 실제로 여론에 밀려 광고를 중단한 광고주까지 생겼다. 가수 겸 배우로 대표적인 K팝 스타로 사랑받고 있는 김현중도 여자친구 폭행 사건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폭행으로 피소된 날 그는 소속사를 통해 “최근 알게 된 사이로 가벼운 몸싸움을 했을 뿐”이라며 반박하고 곧바로 태국으로 공연을 떠났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상해진단서를 공개하면서 인터넷에는 김현중 측의 대응 태도를 비꼰 패러디물까지 돌았다. 경찰에서도 일부 혐의만 인정했던 김현중은 결국 인터넷에 직접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파장이 일단락됐다. 지난 7월 마약 밀수 논란에 휩싸인 K팝 스타 2NE1의 멤버 박봄도 석연치 않은 해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국내 방송을 중단한 채 해외 공연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최근 연예기획사 사이에서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매뉴얼이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한 기획사 홍보팀장은 “소속 배우들에게 상황에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사생활에 대해 가급적 미리 솔직하게 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사회적 파문으로 번지면 본인을 참여시킨 대책 회의를 열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국내 대형기획사 홍보팀장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확한 시비를 가려 사과할 부분은 일찌거니 사과하고 넘어가는 게 최상의 방책”이라면서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가는 디지털 여론에 뭇매를 맞는다”고 말했다. 스타의 이미지 하락으로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쪽은 또 있다. 스타가 출연하는 영화나 TV 프로그램 관계자들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거액의 몸값을 지불한 톱스타가 불미스러운 사건을 터뜨리면 CF의 경우는 손해배상 청구라도 할 수 있지만, 영화나 방송은 개봉 연기나 방송 중단 등의 불이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rin@seoul.co.kr
  • [‘KB사태’가 남긴 문제점] (하)무원칙·무기준… 말뿐인 기관제재 강화

    [‘KB사태’가 남긴 문제점] (하)무원칙·무기준… 말뿐인 기관제재 강화

    금융 제재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KB 사태’는 원칙 없고 기준 없는 금융당국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직무에 소홀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칼을 더 세게 휘두르는 금융당국은 익숙한 장면이다. 제재가 엿장수 마음 따라 춤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기관보다 임직원을 가중 처벌하는 구태도 여전하다. 기관 제재 강화는 말뿐이다. 그렇다고 제재 과정이 투명한 것도 아니다. 수틀리면 뒤집어엎는 원님 재판식이다. 반면 제재 권한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밥그릇 싸움은 치열하다. KB 사태는 금융 제재에 대한 한국 금융당국의 수준과 인식을 일본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사례를 제공했다.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사건에 가려져 있지만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건도 대형 금융사고였다. 부당대출 규모만 5300억원대로 내부통제 상실뿐 아니라 본점의 감독 태만, 경영관리 부실이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일본금융청과 한국 금감원은 지난달 28일 사뭇 다른 제재 조치안을 내놓았다. 양측의 고위 관계자들이 서로 오갈 정도로 조사 내용을 공유했지만 징계 내용은 달랐다. 일본금융청은 국민은행 도쿄·오사카지점에 4개월(2014년 9월 4일∼2015년 1월 3일) 신규 영업정지를 결정했다. 사회적 물의와 비리를 저지른 만큼 기관인 국민은행에 중징계했다. 반면 금감원의 관심사는 달랐다. 해외에서 비리 이미지를 각인시킨 국민은행보다 이번에 물러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중징계(문책경고) 여부에 쏠렸다. 이 전 행장은 이 사건 당시에 리스크 담당 부행장으로 일했다. 금감원은 이 전 행장 ‘찍어내기’에 매몰되다 보니 대형 금융사고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에 경징계인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기관경고는 금융기관이 건전한 영업 또는 업무를 저해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금융기관 또는 금융거래자 등에게 재산상 손실을 초래한 경우 그 위반의 정도가 비교적 가벼울 때 내려지는 조치다. 제재 권한은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이원화돼 있다. 크게 금융위가 직접 조치하거나 금감원에 위탁한다. 혹은 금감원(장)이 직접 할 때도 있다. 문제는 제재 권한을 합리적으로 조정한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와 대(對) 국회 로비 결과에 따라 나뉘었다는 데 있다. 제재 권한 주체가 왜 금융위인지, 왜 금감원인지 기준과 원칙이 없다는 얘기다. 금융지주법과 은행법, 보험업법, 자본시장법, 저축은행법 등에 따라 제재 권한 주체가 제각각이다. 은행 제재 권한이 대표적이다. 은행법에 따라 임원의 해임권고·직무정지 조치는 금융위가 하고, 문책경고·주의적경고·주의는 금융위 권한이지만 금감원장이 조치할 수 있다. 또 면직요구를 포함한 모든 은행 직원(등기임원 제외)에 대한 제재는 유일하게 금감원장이 조치한다. 2010년 밥그릇 싸움과 국회 로비 결과 금감원장에 귀속됐다. 반면 금융지주사와 저축은행 직원의 면직요구 제재 권한은 금융위가 갖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21일 “제재의 양정 기준이 모호하고, 주관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서둘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재심의위의 위상이 뚝 떨어졌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제재심의 제재안(경징계)을 뒤집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자문기구여서 최 원장이 제재안 수용을 거부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금융위도 제재심의위를 무시하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위는 심의위원인 담당국장 대신 담당과장을 대리인으로 보냈다. 제재심의위의 위상 약화는 자초한 측면도 있다. 우선 투명하고 공정한 제재 시스템과는 거리가 있다. 심지어 로비도 가능한 구조다. 회의 의사록를 공개하지 않고, 참관인 제도도 금하고 있다. 심의위원의 ‘인재풀’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당국에서 독립된 제3의 기관에서 제재심의를 진행하는 개혁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제재심의에서 유보적 입장을 취한 금융위는 최근 일사천리로 KB 이사회까지 개입해 임영록 전 회장을 물러나게 했다. 그 과정에서 법을 무시하고 편법을 동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가 임 전 회장의 ‘아웃’을 원하면 해임권고 조치를 내리면 된다. 하지만 직무정지 3개월 조치를 취한 뒤, 물밑에서 KB 이사회를 압박해 회장직을 박탈하는 것은 법 위에 군림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임 전 회장이 제기한 직무정지 취소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가 아예 반영되지 않도록 봉쇄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사회에서 해임이 된 만큼 법원이 직무정지 취소를 내려도 의미가 없다. 금융당국은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을 쫓아낼 때도 비슷한 수법을 사용했다. 2009년 황 전 회장은 직무정지 3개월을 받고 행정소송을 통해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KB 인사에 금융당국이 개입하면서 더욱 문제가 꼬이게 됐다”면서 “누가 봐도 이사회 스스로가 (임 회장을) 해임시켰다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결과에 스카치 위스키 산업에 끼치는 영향은?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결과에 스코틀랜드 내 스카치 위스키 산업이 긴장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독립투표를 하루 앞둔 18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산업이 후폭풍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치 산업은 스코틀랜드 전체 GDP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스코틀랜드의 주요 산업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석유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주요 수출 품목이 스카치이기 때문이다. 수출액은 지난 10년 동안 2배나 성장해 지난해 65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코틀랜드 독립이 현실화될 경우 스카치 위스키 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주요 수출 대상이었던 유럽연합에 스코틀랜드가 가입을 하게 되면 면제혜택을 누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파운드화에서 유로화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이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 연방의 운명을 가를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 투표가 18일(현지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실시된다. 한국시간으로는 18일 오후 3시에 투표가 시작돼 다음날 오전 6시에 마무리된다. 공식적인 출구조사는 이뤄지지 않으나 주요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에서 출구조사를 진행하는 경우 투표 종료 시점 이후 공개 가능하다. 확실한 결과는 현지시간 19일 오전 6시,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2시쯤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스코틀랜드 독립투표는 투표율 50% 이상 조건만 충족하면 찬성과 반대 의견 중 다수를 차지한 쪽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개표 결과 독립 찬성이 다수로 집계되면 스코틀랜드는 1707년 잉글랜드와 통합된 뒤 307년 만에 분리독립하게 되고, 반대가 다수일 경우에는 현재와 같이 영국 연방 안에 남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기업 57% 이공계 출신 선호… 올 채용 확대 15%·축소 32%

    대기업 57% 이공계 출신 선호… 올 채용 확대 15%·축소 32%

    국내 대기업의 57%가 신입사원 채용 때 이공계 출신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68%는 올해 신규 채용(경력 포함)을 작년 수준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 뽑겠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300대 기업 중 206곳을 대상으로 올해 신입사원 전공을 조사한 결과 “이공계 출신이 많다”고 응답한 기업이 56.8%에 달했다고 16일 밝혔다. 문과 출신이 많다고 응답한 기업은 14.6%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가 크거나 제조업인 경우 이공계 출신이 많았다. 특히 100위권 기업의 62%가 이공계를 더 많이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철강·금속업에 속한 기업은 모두 이공계 출신이 많다고 답했고, 건설(90%), 화학·에너지(71.9%), 제조(62.2%) 등도 이공계를 많이 뽑는다는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유통업의 58.1%가 문과 출신이 많다고 밝혔다. 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기업이 52.9%, 작년보다 늘린 기업은 15.1%, 줄인 기업은 32.0%로 조사됐다. 신규 채용을 줄인 이유로는 업종 경기의 악화(36.4%), 회사 내부상황 악화(22.7%), 국내외 경기 상황 악화(10.6%) 등을 들었다. 기업의 19.9%가 지방대학 출신을 일정 비율 선발하는 인사원칙(쿼터제)을 운영하고 있었고, 23.8%는 쿼터제는 없으나 일정 비율을 뽑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쿼터제가 없는 기업도 49.5%에 달했다. 고졸 채용과 관련, 작년과 비슷한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은 75.7%, 작년보다 줄이는 기업은 18.5%, 작년보다 늘리는 기업은 5.8%였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오바마 시리아 공습 결단] 분노한 美여론 11월 중간선거 역풍 우려… ‘IS 뿌리뽑기 전쟁’

    [오바마 시리아 공습 결단] 분노한 美여론 11월 중간선거 역풍 우려… ‘IS 뿌리뽑기 전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5분 동안 진행한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 소탕 관련 대국민 연설은 한 달 전과 달리 단호한 화법으로 좀 더 심도 깊은 전략을 담고 있다. 지난달 7일 이라크 IS 공습 발표가 이라크 내 자국민의 생명 위협에 따른 제한적 결정이었다면 이번에는 IS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쫓아가 뿌리 뽑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 IS 공습을 시작한 뒤 한 달여 만에 시리아 공습 계획 등 한 발 더 나아간 IS 소탕 전략을 밝힌 것은 지난 3주 새 미국인 기자 두 명이 IS에 의해 참수당한 사건으로 미국 내 여론이 악화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전쟁을 끝낸 오바마 대통령이 또 다른 전쟁을 주저하면서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하자 ‘나약한 대통령’이라는 비판과 함께 미국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렇게 악화된 여론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의견까지 제기되면서,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 등을 포함한 ‘IS 뿌리 뽑기’라는 초강수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IS가 단지 이라크 등에서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0%는 IS가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응답했고 71%는 ‘미국 내 IS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9·11 테러 발발 13주년을 하루 앞둔 미국에서 알카에다보다 IS가 더 위협적인 테러리스트 세력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IS를 소탕하기 위해 칼을 뽑아들었지만 갈 길은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국은 우선 IS 공격을 위해 동맹국들은 물론 지역 협력국들을 끌어들이는 다자주의적 개입을 강화하려고 하나 아직까지 선뜻 행동으로 나서는 나라는 없는 상황이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유럽과 중동 우방국들을 직접 방문해 동참을 호소하고 있지만 IS와의 이해관계가 많지 않은 국가들은 군사행동 등 개입에 주저하는 모습이다. 정부군과 연계된 이라크 IS 공습과 달리 미국이 반대하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손잡지 않고 시리아 IS를 격퇴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시리아에 지상군을 보내지 않고 IS를 제대로 타격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라크와 달리 시리아에는 군을 보내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IS에 대한 정보를 얻어 선별 타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공습은 우리가 정하는 시간·장소에서 이뤄질 것이며 이를 위한 준비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공습 발표와 동시에 행동을 개시했던 이라크와 달리 시리아 공습이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물밑 일본 외교/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물밑 일본 외교/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일본 사회 전반의 한국 얕보기는 물론 무시, 외면 현상이 심각하다. 일본 정부는 유엔 제재 위반 논란 속에서 북한과 접촉하고, 최근 개각 뒤엔 중국과 가까워지려고 한다. 미국도 엔화 약세 용인 등 경제·영토분쟁 등에서 일본을 미는 분위기다. 한국이 국제외교 무대의 외톨이가 될 우려가 있다. 냉정한 국제외교 흐름을 잘 읽고 대처해야 한다.” 지난주 만났던 일본 대학의 한국인 교수는 이렇게 걱정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한국 외교 고립화 기도까지 엿보인다며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오랜 기간 일본에서 생활했지만 요즘이 최악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일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은 어떻게든 막아야 할 때라는 내용이 요지였다. 실제 지난 3일 발족한 아베 신조 총리의 2차내각 각료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는 밝혔지만, 한국 문제는 침묵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중국과 일본은 동아시아 2대 대국이다. 관계개선이 중요하다. 양국 관계 안정화는 지역 전체 상황에도 영향이 크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런 공개적인 태도는 한국 상대의 심리전일 수도 있다. 무시로도 해석될 소지도 있다. 그러나 일본외교는 실리추구형이다. 한·일 관계에서 정상대화는 정체돼 있지만 실무 수준 움직임은 집요하다.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가 4년 만에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경제단체나 의원연맹, 대학생 교류 등 정부가 지원하는 분야별 교류에도 공을 들인다. 주한 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들의 한국 여론지도층 접촉도 활발하다. 기자도 지난 6, 7월에 이어 오는 30일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의 초대를 받았다. 주일특파원 경력자 자격이다. 지난 5월에는 언론인 4명과 함께 대사와 얘기를 나눴다. 공사나 참사관, 서기관급 인사들도 최근 몇 차례 개별적으로 만나 양국 관계 현안에 대한 질문을 했었다. 올해 들어 부쩍 늘었다. 민간 차원의 교류가 회복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지난달 말에는 일본 국회의원 비서인 친구가 개인적으로 서울에 와 관계 개선 전망 등을 얘기하고 갔다. 가을에는 일본 최대 경제단체에 근무하는 일본인 친구가 서울에 올 예정이다. 이처럼 실무·민간 차원의 한·일관계는 회복되는 기류다. 종합하면 일본은 강온 두 기류의 외교전을 펴고 있는 것 같다. 어찌 됐든 일본사회의 한국 때리기는 여전하다. 주간 에코노미스토 최신호는 ‘암운(暗雲) 한국’이라는 자극적 제목의 표지기사를 실었다. 다른 언론들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정치가 살아있는 생물이라지만 분명 외교도 살아있는 생물 같다. 외교지형은 순간순간, 하루하루 다르게 변한다. 실무·민간 차원의 교류 회복을 자양분으로 양국 외교를 복원시켜야 한다. 수면 위의 한일관계는 차가워보이지만 물밑은 뜨겁다. 정상 외교를 회복시켜 위안부나 독도 문제 등 역사문제에 대한 일본 지도층의 반성을 토대로, 한일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동북아 외교는 국익우선 원칙에 따라 숨가쁘게 돌아간다. 정세변화가 무척 빠르다. 외교 당국의 냉철한 현실 인식과 기민한 실리 추구 외교가 요구된다. taein@seoul.co.kr
  • 연휴 내내 성난 민심 “국회 해체… 세비 내놔라”

    추석 연휴 기간 지역구에 내려간 여야 의원들은 어느 해보다 매서운 민심을 체감한 것으로 9일 전해졌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개월이 됐음에도 ‘세월호특별법’ 문제의 해결은 요원한 상태인 데다 19대 국회 후반기 개원 뒤 법안 처리 0건이란 불량 성적이 국민의 회초리를 부른 요인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직전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 동의안을 부결시킨 것도 국민을 짜증나게 했다. 충남 공주가 지역구인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역대 어느 때보다 국회가 많은 비판을 받은 것 같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국회를 해체하라’, ‘19대 국회의원들을 모두 떨어뜨려야 한다’, ‘국회의원들 세비 받지 말아라’ 등의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을의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시장 상인들이 ‘국회를 열지도 못하고 뭐하는 것이냐’고 질책했다”면서 “여야가 세월호 정국을 벗어나 싸우지 말고 일 좀 하라는 게 공통된 민심이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 분당갑의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도 “2주 전만 해도 지역민 다수가 야당의 잘못을 지적했는데 이제는 여야 의원 모두를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면서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빨리 끝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추석 민심을 놓고 새정치연합 내 ‘강경론자’와 ‘온건론자’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다. 강경론자인 서울 금천의 이목희 의원은 “야당이 왜 이리 어리바리하냐. 싸우려면 확실하게 싸워라. 야당의 모습이 선명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고 전했다. 반면 온건론자인 전남 장흥·강진·영암의 황주홍 의원은 “강경 노선에 대해 70~80%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와 우리 지역 여론이 비슷했다”면서 “세월호특별법은 국회로 돌아가 여야가 협상해서 제정하되 장외투쟁은 생각도 하지 말라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여야는 추석 민심이 악화된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도 했다. 대전 서구을의 박범계 새정치연합 의원은 “송 의원의 체포 동의안이 부결된 것을 놓고 (추석)민심이 거셌다”면서 “7·30 재·보궐선거 전에 방탄국회가 없다고 누누이 강조했지만 선거를 이긴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사과 한마디로 끝내 버렸다”고 여당에 화살을 돌렸다. 반면 강원 강릉의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경제가 어려운데 언제까지 세월호에 발목 잡혀 있을 것이냐’는 등 대체로 야당과 유가족들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지적하는 여론이 다수였다”며 야당을 겨냥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결혼은 미친 짓이다? 안좋은 이유 4가지

    결혼은 미친 짓이다? 안좋은 이유 4가지

    누구나 한 번쯤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것이다. 주변에서는 결혼하면 좋거나 나쁜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권유하거나 말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만일 당신이 지금 결혼 적령기거나 현재 연인과 결혼을 고민하고 있다면 결혼하면 좋지 않은 이유도 짚고 넘어가는 게 좋지 않을까. 최근 해외 매체들이 결혼하면 좋지 않은 여러 가지 이유를 공개했다. 그 중에서도 어느 정도 일리 있는 것들을 공개하니 한 번쯤 읽어보도록 하자. 혹시 아나. 나중에 이혼을 고민할 일이 줄어들지도 모르니…. 1. “싱글이 사회생활에 유리하다” 미국 유명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010년에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싱글 절반 이상이 재정적인 면이나 직업, 성생활, 사회적 상태, 행복도 등에 있어 ‘결혼에 이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력 면에서는 싱글 상태가 이득을 본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결혼에 찬성하는 사람도 “싱글 쪽이 출세 쉽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2. 유부남이 비만이나 과체중 확률 더 높다 미국 심리학회(APA)가 발행하는 한 학술지(Families, Systems & Health)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약 2300명의 젊은 성인 남성의 식생활이나 일상의 운동량, 몸무게 등을 조사한 결과, 유부남이 싱글남보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일 확률이 25%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역시 남성과 함께 살기 시작하면 상대방에게 식성과 양을 맞추게 돼 부지불식간에 섭취하는 열량이 많아져 살이 찌는 경향이 있다. 과거 조사에서도 남성과 함께 사는 여성의 3분의 1은 동거를 시작하고 나서 몸무게가 늘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3. 불화 부부, 심혈관질환 위험 높다 행복한 결혼은 몸과 마음의 건강에 근원이 되지만, 불화가 심각하면 건강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미국 유타대학 연구팀 136쌍의 중년 부부를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는 부부 관계가 악화돼 상대를 진심으로 신뢰하지 않은 커플은 심장과 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방에 대한 불신감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관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4. 배우자에 너무 의지, 타격받기 쉽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너무 의지하면 그 사람이 없을 때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미국 하버드대학이 50세 이상 기혼자 약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1998년부터 10년간에 걸쳐 추적 조사를 시행한 결과, 조사하는 동안 배우자가 먼저 사망한 사람은 3개월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배우자를 잃은 깊은 슬픔은 물론 병간호하는 동안 자신의 몸을 망치게 되는 것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초유의 거부권 카드에 이건호 백기투항… 경영공백 불가피

    초유의 거부권 카드에 이건호 백기투항… 경영공백 불가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4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중징계’ 발표 직후 이 행장이 자진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지난 5월 20일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한 지 100여일 만이다. KB 내분의 또 다른 주체인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경영 안정 도모를 위해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두 수장이 사퇴할 경우 후임 인선을 서두른다 하더라도 상당 기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의 중징계 결정으로 금융 당국과 KB금융 수뇌부 간 악연도 11년째 계속됐다. 이 행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며 “행동에 대한 판단은 감독 당국에서 적절하게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입장을 밝혔다. 물러나기는 하지만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정당했다는 기존 주장과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다. 당초 이 행장은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에 재신임을 물으며 배수진을 쳤다. 이 행장 측에선 “이사회에 제대로 반격을 날린 셈”이라고 자평했다.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지난달 21일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 결정(경징계)만 놓고 보면 이사회에서 이 행장을 해임할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여기에 사이가 벌어질 대로 벌어진 사외이사들과 향후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원활히 마무리하기 위해선 재신임을 받아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그만큼 거취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던 이 행장이지만, 최 원장이 초유의 거부권 카드를 꺼내 들자 곧바로 백기 투항했다. 지난 석 달간 KB 사태로 국민은행 내부 여론도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다. 이 행장이 지난달 제재심의위에서 ‘경징계’로 양형이 감형된 이후에도 되레 내부 통합 대신 갈등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는 시각이 대세를 이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이 행장에게 우호적이었던 임원이나 직원들조차도 지난달 템플 스테이(사찰 체험) ‘잠자리 다툼’과 주전산기 관련자 3명 검찰 고발 등을 지켜보며 이 행장의 리더로서의 자질에 의구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KB금융지주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은 KB금융이 많이 어렵기 때문에 임직원 및 이사회와 함께 경영정상화와 조직안정화에 힘쓰겠다”며 “동시에 구제신청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진실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최종 징계 수위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금융위에서도 ‘중징계’ 확정 시 구제신청을 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 원장의 이날 중징계 결정과 관련, 금융위와도 사전 의견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임 회장의 자진 사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 역시 내분의 당사자인 만큼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선 이번 KB 사태로 KB금융의 브랜드 가치가 1조원 이상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에서 당초 추산했던 KB금융의 브랜드 가치는 5조원이 넘는다. KB금융 수뇌부의 중징계 전통이 이어지는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2004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황영기 전 회장, 강정원 전 행장에 이어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중징계를 받았다. 어윤대 전 회장만 경징계다. 임 회장 역시 동반 사퇴하게 되면 KB금융은 상당 기간 경영 공백이 불가피하다. 후임 선임 과정에 최소 두 달 가까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당장 LIG손해보험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KB금융이 금융 당국의 ‘괘씸죄’에 걸려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KB금융은 LIG손보 자회사 편입을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한 상태이며 승인 여부는 다음달 말 결론 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KB국민銀 이사회 ‘이건호 딜레마’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KB국민銀 이사회 ‘이건호 딜레마’

    KB국민은행 이사회가 딜레마에 빠졌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자신의 거취를 이사회에 맡기겠다고 공언하면서 ‘KB사태’의 공은 이사회로 넘어왔다. 하지만 이 행장을 해임할 수도, 그렇다고 재신임할 수도 없는 게 이사회의 처지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이 행장의 전날 기자회견에 따른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언론 접촉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난 한 사외이사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무슨 말을 하면 (본의와 관계없이)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커 어떤 얘기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아직은 입을 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소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KB 제재수위를 최종 확정한 이후에나 이사회가 입장 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은행 이사진은 이 행장을 포함해 총 10명이다. 사외이사 6명과 지주 몫의 사내이사인 윤웅원 KB지주 부사장은 이번 전산 교체 갈등 과정에서 이 행장과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다. 이사회 멤버 가운데 ‘확실한’ 이 행장 편은 전산 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해 온 정병기 상임감사뿐이다. 은행 소속인 박지우 수석부행장을 빼더라도 여전히 7대3이다. 이사회가 마음만 먹으면 행장 해임안을 주주총회에 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KB 전산 관련자 3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전산 교체 결정 과정에 부당한 압력과 조작이 개입됐다는 이 행장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다른 비리나 IBM과의 유착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이 행장을 해임하게 되면 ‘죄목’은 경영 안정에 심각한 저해를 야기해 최고경영자 직분을 더 수행하기 어렵다는 정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임영록 KB지주 회장은 물론 사외이사들도 같은 죄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동반 퇴진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이사회가 선뜻 해임안을 꺼내들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재신임하기도 어렵다. 이 행장이 이사회의 전산 교체 결정을 번복하자 사외이사들은 “주식회사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격앙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IBM을 직접 제소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실력과 자존심이 세다. 그런 사외이사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이 행장에게 면죄부를 주기는 쉽지 않다. 한 사외이사는 “금감원의 징계가 나온 만큼 (사외이사들도) 자숙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이 행장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되레 분란을 키우고 있다는 불만의 표출이다. KB 사정에 밝은 한 금융권 인사는 “이사회가 마음 같아서는 이 행장을 당장에 자르고 싶겠지만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누구보다 이를 잘 아는 이 행장이 사태 해결의 열쇠를 이사회에 넘김으로써 자진 사퇴 압력에서도 벗어나고 (템플스테이 잠자리 불복 사건으로) 싸늘하게 돌아선 여론도 반전시킬 수 있는 묘책을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이 행장의 계산과 달리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는 평도 나온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제는 두 사람이 다 물러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악의 경우 이 행장이 노린 게 이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이건호 행장 “거취 문제 이사회에 일임”

    이건호 행장 “거취 문제 이사회에 일임”

    KB금융 내분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이 행장은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와 관련해서는 모든 것을 이사회 결정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지난 5월부터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내분이 불거지면서 안팎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 오던 터였다. 이 행장은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의결된다면 이사회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면서 “반대로 재신임 결정이 나면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이 이사회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단 ‘배수진’을 친 것으로 볼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는 여론을 의식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린 셈이다. 하지만 이사회가 말처럼 쉽게 자신을 물러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엇갈린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행장은 거취를 밝히게 된 배경과 관련,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일련의 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김재열 KB금융 최고정보책임자(CIO) 겸 전무와 문윤호 KB금융 정보기술(IT) 기획부장, 조근철 국민은행 IT본부장 등 3명을 업무방해죄로 검찰에 고발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주전산기와 관련한 책임자 문책이 일단락됐다는 의미다. 지난달 21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 결정을 받은 관련자 중 일부만 검찰 고발 대상에 오른 것과 관련해 이 행장은 “28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하루 거래 건수가 1억건에 이르는 국민은행 주전산기에 문제가 생기면 이는 은행의 존망과 존립에 위태로운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주전산기 교체를 위한 성능검사 보고서 조작에 관여한 사람들을 고발 대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집안 싸움’을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금융 당국이나 검찰 등 외부로 끌어간다는 지적에 대해 이 행장은 “의도적인 왜곡·조작이 있었고 그게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해 그 부분은 규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세월호가 출항하기 전에 배가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출항을 막았다면 이것이 잘못된 행동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2일 임원 40여명이 참석한 템플스테이(사찰 체험)에서 벌어진 ‘잠자리 다툼’에 대해서는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행사가 진행된 부분은 분명히 있었고 그래서 문제제기를 한 것은 맞다”면서 “(다만) 먼저 귀가한 것은 그것과 별개로 개인적인 사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은행은 이런 내분을 겪으며 올해 상반기 실적이 ‘리딩뱅크’에서 ‘꼴찌’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상반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5462억원에 불과해 우리은행(5267억원)과 더불어 순익이 가장 적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8421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총자산 규모가 국민은행보다 훨씬 작은 기업은행(5778억원)보다도 이익 규모가 적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분 사태로 은행의 대외 이미지가 추락하고 직원들 사기가 떨어지면서 영업력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野 회군 여부·민생법안 진위·쪽지예산… 갈림길에 선 국회

    1일부터 100일 일정의 정기국회가 시작되지만, 국회가 언제 정상화될지 하루 앞도 내다보기 어렵다. 개회식 전날인 31일까지 여야는 국회 일정 조율을 방관, ‘파행의 장기화’마저 예상된다. 세월호특별법 정국을 풀 힘은 여야가 아닌 세월호 가족들에게 달린 모습이다. 여당이 민생 법안을 내세우며 야당을 압박했지만, 야당은 “가짜 민생법안”이라며 역공했다. 결국 여느 때처럼 졸속 예산안 심의와 ‘쪽지예산’ 관행만 되풀이될 판이다. 정기국회 정국에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4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다. 1. 與 “국회 복귀” 압박에 野 “세월호법 우선” 지난 6월 24일 19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출 이후 중단됐던 국회 본회의가 1일 정기국회 개회 직후 개최될 수 있을까. 각종 임명동의안 등 현안 해결용 본회의 개회를 주장하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이 강행하면 1일 본회의 개최를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김영란법, 유병언 방지법, 민생 관련법, 안전 관련법 등 산적한 법안 처리를 위한 진정한 의미의 정상화를 좌우할 열쇠는 야당이 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31일 야당에 대해 비판, 읍소, 설득 전략을 썼다. 이장우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버리고 거리에서 답을 찾으려는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 걱정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민생과 경제는 야당 협력 없이 여당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니 국가위기 극복의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특별법 협상 뒤 다른 법안 처리’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일정은 세월호법 협상 진행 경과를 봐가며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의원 70여명, 당원 1000여명이 참석한 장외집회를 했던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정국이 추석 이후까지 장기화되면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행진을 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침수된 고리 원전, 싱크홀, 군 인권침해 현장, 남부 폭우피해 지역 등을 두루 방문하는 ‘안전한 대한민국 대장정’으로 장외활동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는 범위 안에서 정기국회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지만, 당내에서는 세월호특별법과 관계없이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목소리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 세월호법, 1일 與·유족 3차 회동이 분수령 1일 정기국회가 문을 열지만 모든 의사 일정은 세월호특별법 협상에 꽉 막혀 있는 모습이다. 세월호특별법 처리로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고서는 민생 법안 처리, 국정감사 및 대정부 질문,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정기국회 일정이 모두 미뤄질 판이다. 하지만 여야는 지난 19일 내놓은 세월호특별법 2차 합의안의 처리가 무산된 이후 사실상 공식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국회 정상화의 ‘열쇠’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세월호가족대책위원회는 1일 새누리당과 3차 면담을 진행한다. 앞서 1, 2차 면담에서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주는 방안, 특별검사 추천권 배분 방식 등을 두고 이견만 확인했다. 하지만 유가족들도 2차 면담 이후 충분히 내부 의견을 교환할 시간을 가졌고, 여당도 국회 정상화 부담이 큰 만큼 3차 면담에서는 발전적 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김재원 원내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유가족 측이 좀 더 전향적이고 헌정 질서와 법 체계에 근접한 제안을 해 주시길 기대하고 있다”며 “저희도 열린 마음으로 제안을 검토하고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유가족과 여당이 해답을 찾지 않는 한 국회 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민생 구호만 되풀이하며 뒤로 물러나 있고, 야당 역시 내부 분열과 여론 악화로 문제 해결의 동력을 잃은 상태다. 반면 유가족들은 직접 여야를 번갈아 만나는 등 여·야·유가족 간 사실상의 ‘3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세월호특별법 1, 2차 합의안을 거부했던 유가족들이 직접 해법을 고민하고 나선 것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3. 의료법 등 민생법안 이견… 입법전쟁 예고 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온도차가 여전하다. 31일 정부와 여당은 연일 ‘민생 행보’를 강조하며 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반면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처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연일 더해지는 여당의 민생 압박에 야당에서는 ‘진짜 민생법안’을 가려내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정기국회에서 민생 입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민생법안 진위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 2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시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9개 법안이 있다. 새누리당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별도 법안을 내놓은 채 대치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강조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두고도 야당은 ‘의료 영리화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맞서고 있다. 학교 인근에 호텔을 지을 수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원격 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여야 간 시각차가 뚜렷하다. 이에 국회가 어렵사리 정상화돼도 향후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양상에 따라 특정 법안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민생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승강이는 지난 5월 여야 원내지도부 출범 이후부터 계속 반복됐다. 하지만 5월 이후 입법 실적은 ‘0건’으로 이번 정기국회마저 마땅한 실적이 없다면 현 여야 원내지도부는 사상 최악의 파트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4. 예산 졸속 심의 땐 올해도 ‘쪽지예산’ 활개 예산안 심의 때마다 ‘쪽지예산’, ‘카톡예산’이란 명칭으로 끼어들던 지역 민원성 예산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국회 파행이 길수록, 예·결산 심의가 졸속일수록 활개를 치는 쪽지예산의 속성 때문이다. 지난해 쪽지예산은 4000여건 이상으로 추정되며,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여야는 대안을 모색해 놨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시화하고, 예산심의 강화를 위해 분리국감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었다. 실행력이 문제였다. 7~8월 임시국회가 ‘본회의 0건, 처리 법안 0건’으로 마무리되며 ‘쪽지예산 방지책’도 무산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미 8월에 끝냈어야 할 2013회계연도 결산안(349조원) 심사는 정기국회로 이월됐다. 일정이 빠듯해 ‘졸속’이 불가피하다. ‘졸속 예·결산→호통 국감→쪽지예산 득세’로 이어진 지난해 풍경보다 나아진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올해 달라진 제도가 하나 있기는 하다. ‘국회선진화법’ 적용에 따라 11월 내 예결위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회부된다. 그러나 여야가 본회의를 열어 놓은 뒤 장기 대치한다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된다. 예산안 심의 기간을 지키려다 졸속 심사를 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지난 29일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재정사업 추진 전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사업비 500억원 이상’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쪽지예산의 대부분이 SOC와 관련된 것임을 감안하면, 쪽지예산을 슬그머니 밀어 넣을 수 있는 여지만 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방향 잃은 野 ‘투쟁 홍보전’… 압박 나선 與 ‘민생 여론전’

    방향 잃은 野 ‘투쟁 홍보전’… 압박 나선 與 ‘민생 여론전’

    ■갈팡질팡 새정치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외치며 29일 나흘째 장외투쟁을 벌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 장외투쟁 동력도, 명분도 잃어 가는 분위기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당을 대표하고 있지만 영이 잘 서지 않는다. 책임지고 당을 이끄는 주체가 미약하다. 책임질 세력 또한 안 보인다. 의원들은 각자도생 분위기가 강하다. 불과 1년 반 뒤로 다가온 2016년 총선 공천을 의식해 그들만의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당내 편 가르기를 넘어 언론도 편 가르기를 통해 대응한다. 비우호적 언론인은 외면해 버리기 일쑤다. 거친 항의도 서슴지 않는다. ‘선전전’, ‘투쟁’ 등 1980년대식 학생운동 용어가 횡행한다.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새정치연합은 내달 1일 열리는 정기국회 개회식엔 참석하기로 이날 방침을 정했다. 당 ‘비상행동회의’에서 “이달 말까지 비상행동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박범계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개회식 직후의 본회의와 상임위 활동 참석 여부는 정하지 못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의 간접, 대의민주주의에 적극적이지 않다. 국민과 직접 상대하는 직접민주주의를 자주 선택하고 있다. 간접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직접민주주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직접민주주의는 자칫 갈등을 키울 수 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 행진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새정치연합은 30일 여당과 청와대의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키며 6개월 만에 대규모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대회를 할 계획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이나 청와대가 아닌 국민을 상대로 하는 직접민주주의 정치의 전형이다. 직접민주주의는 대가도 치르고 있다. 이날 장외투쟁이 보수단체에 의해 막히는 등 지도부가 당 안팎 직접민주주의에 휘둘리는 형국이다. 이날 박영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은 보수단체들의 저지에 장소를 바꿔 가며 세월호특별법 거리 홍보를 하려 했으나, 서울 종로구청 인근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의 저지에 막혀 버스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끝내 포기했다. 세월호 가족단체나 시민단체, 시민들을 상대하는 직접민주주의를 택했다가 이날은 이마저도 보수단체의 벽에 막혀 버렸다. 강경파의 장외투쟁론과 온건파의 등원론은 이날도 충돌했다. 3선 이상 중진의원 10여명은 이날 회동을 갖고 해법을 모색했지만 중재안 마련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합동공세 정부·새누리 정부와 여당이 연일 ‘민생 챙기기’ 행보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 협상으로 국회가 올스톱된 채 추석 연휴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자 악화된 민심을 추스르고 야당을 압박하려는 여론전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29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쌍끌이’로 민생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정기국회 개회와 함께 시급한 민생경제·국민안전·부패척결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정치권을 압박했다. 정 총리는 “지금 국민을 위해 시급히 처리돼야 할 많은 법안이 국회에서 막혀 있다”며 “시간이 없다. 정부부터 비장한 각오로 시행령 등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최대한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과 함께 이른바 ‘유병언법’, ‘김영란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청년 취업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해 대목 물가를 점검했다. 김 대표는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해에는 일본 원전 방사능 문제, 올해는 세월호 사고로 수산물 소비가 부진해 유통 종사자들의 어려움이 크다”며 “서민 경제와 직결되는 정책들이 체계적, 지속적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엔 경기 의왕시에서 열린 ‘우리농축산물페어’에 참여했다. 정부 여당은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 처리가 무산된 이후 연일 민생을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당에서는 김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번갈아 민생 현장을 찾고 국회 상임위원회도 여당 단독으로 현장 탐방에 나섰다. 정부에서는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6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지난 5월 이후 입법 실적이 전무한 정부·여당으로서는 추석을 앞두고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멈춰 섰지만 민생에 대한 책임은 여당이 더 무겁기 때문이다. 이에 당정의 민생 행보가 야당을 압박해 9월 정기국회에서 법안 처리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아사동맹(餓死同盟)/문소영 논설위원

    전남 목포에서 배로 1시간 30분 정도 들어가면 신안군 암태도(巖泰島)가 나온다. 암태도는 1923년 8월 일제 강점기에 지주 문재철을 상대로 70~80%로 책정된 소작료를 내려 달라며 농민 600명이 ‘아사동맹’(餓死同盟)을 맺어 투쟁한 지역이다. 암태도 출신인 문재철은 일제의 식민지 수탈정책에 빌붙어 전남과 전북 고창 일대의 대지주로 성장했다. 소작농의 아사동맹에 일제는 경찰을 출동시켜 위협했다. 소작농은 소작료를 내고 가족을 굶겨 죽일 것인가, 아니면 소작료 인하투쟁을 하다가 혼자 굶어 죽을 것이냐의 선택지에서 물러설 수 없었다. ‘암태도 아사동맹’이 1년을 끌자 일제는 소작쟁의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1년 뒤인 1924년 8월 중재를 섰다. 지주에게 소작료 40% 인하를 지시했다. 아사동맹의 원조는 1923년 7월 경성의 4개 고무공장 여성 노동자의 파업이다. 그해 고무공장들은 일제히 임금 삭감을 통지했는데 이에 수백 명의 여성 노동자가 ‘경성고무 직공조합’을 결성하고 ‘아사동맹’을 맺었다. 얼마 되지 않는 노임을 삭감하면 가족부양 등이 어려웠던 탓이다. 임금 삭감을 중단하고, 무례한 일본인 감독을 해고해 달라는 요구에 업주 측은 교섭대표를 만나지도 않았다. 옳다구나 하고 파업 참가자 모두를 해고했다. 더 나아가 파업 참가자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전국 고무 공장에 돌려 취업을 막았다. 부당 노동 행위를 한 것이다. 이에 격분한 여성 노동자 수백 명이 곧바로 굶어 죽기를 맹세하고 공장 앞 공터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1923년 7월 4일 빗속에서 진행된 이 농성으로 인해 전국에서 지지와 성원이 이어졌다. 특히 ‘마산 노농(農) 동우회’는 지지 연설회를 개최하고, 모금을 해 경성의 아사동맹에 보내주었다. 마산의 사례는 경성 고무공장 노동자에 대한 지지가 전국적이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여론이 급속히 악화하고 지지세력이 많아지자 고무공장 기업주들은 해고한 파업 노동자를 전원 복직시키고 임금인상은 물론 상여금 지급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45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의 단식 중단을 호소하며 지난 22일 이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에서 동조 단식에 들어간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문재인·심상정 등 국회의원과 영화·연극인, 만화가 등이 참여한 누적 단식자는 지난 25일 현재 3300명이다. 해외교포 포함한 온라인 참가자는 2만 5000명, 전국 단식농성장 24곳이다. 일제 강점기도 아닌데 세월호 유가족이 정부와 대립하며 단식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 “세월호 유가족의 가슴에 여한이 남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 규명과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던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진다면 말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美 경찰의 대굴욕

    美 경찰의 대굴욕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경찰이 흑인 청년을 사살한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장갑차·수류탄 등 군장비를 사용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으며, 몸에는 감시 카메라를 장착해야 하는 수모를 당하게 됐다. 23일(현지시간) CNN·워싱턴포스트 등은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군이 보유한 각종 장비와 화기를 경찰에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한 ‘1033 프로그램’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퍼거슨 사태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경찰이 막는 과정에서 지뢰 방호 장갑차, 자동소총, 섬광 수류탄 등 전투 현장에 투입된 군인과 다름없는 중무장을 갖춰 비난 여론이 들끓자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상 군장비 공급 중단을 명령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백악관은 경찰에 공급된 각종 군장비의 명세와 재고, 사용처 등을 파악하고 경찰이 장비 사용에 필요한 교육 훈련을 제대로 받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경찰에 군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적절한 일인지 평가한 뒤 군장비 공급을 계속할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정부 당국자들이 밝혔다. 의회도 청문회와 법안 발의 등을 통해 ‘1033 프로그램’에 대한 재검토에 나선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다음달 군장비의 경찰 공급에 대한 청문회를 주도할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클레어 매카스킬 의원은 “국민과 의회가 지켜본 중무장 경찰의 대응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며 “정책을 검토하고 끝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경찰관의 몸에 감시 카메라인 ‘보디캠’을 장착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의 카를로스 지메네스 시장은 이날 퍼거슨 사태를 계기로 경찰관의 몸에 카메라를 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텍사스주 휴스턴 해리스 카운티 경찰서들도 보디캠을 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경찰관이 일부러 또는 실수로 전원을 켜지 않거나 렌즈를 고장 내면 보디캠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고, 사생활 침해 논란도 계속돼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미국인 기자 참수에 미국 강경 대응 ‘추가 공습’…제한공습 기조는 유지

    미국인 기자 참수에 미국 강경 대응 ‘추가 공습’…제한공습 기조는 유지

    ‘미국인 기자 참수’ ‘미국 기자 참수’ 미국인 기자 참수 동영상 공개에 미국이 강경 대응하고 나섰다. 미군은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40) 참수 동영상 공개 다음날인 20일(현지시간) IS 목표물에 대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각각 별도의 성명을 내고 IS에 대한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과 케리 장관은 특히 IS를 각각 ‘암’(cancer)과 ‘악’(evil)에 비유하며 척결 의지를 내비쳤다. 이는 자국민이 공개적으로 잔혹하게 희생됐는데도 어설프게 대응했다가는 자칫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름 휴가지인 미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유명 휴양지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계속 할 것이며, 다른 국가들과 함께 IS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1세기인 지금 이 시대에 IS가 발붙일 곳은 없으며, IS는 결국 실패하게 돼 있다고도 했다. 케리 장관은 “미국은 IS와 같은 악마에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IS와 IS의 사악함은 반드시 파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강경 기조 속에 미군은 IS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이번 공습은 IS의 폴리 참수에 대한 보복 성격도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다. 미군은 이날 이라크 북부 모술댐 부근의 IS 목표물을 향해 14차례의 공습을 감행해 IS의 험비차량 6대와 장갑차, 그 이외의 다른 목표물들을 파괴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미국은 앞으로 자국민과 자국 시설이 있는 이라크 북부 아르빌과 모술댐 부근을 중심으로 IS에 대한 공습의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미국 정부는 자국민에 대한 치안대책도 강화하고 나섰다. 미 국방부가 국무부의 요청에 따라 최대 300명의 치안요원 증파를 검토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오바마 정부는 다만 기존의 ‘제한적 공습’ 기조는 일단 유지했다. 공습과 치안요원 증파 이외에는 별다른 카드를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에 하나 앞으로 추가 미국인 희생자가 나오거나 이라크 사태가 계속 악화될 경우 마냥 제한적 공습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S는 이미 미국의 대(對) 이라크 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으면 또 다른 인질인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를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더욱이 그동안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군사개입 확대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줄기차게 제기돼 온 가운데 ‘전면개입’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더 많은 지금의 상황이 폴리 참수 사건을 계기로 반대로 흐를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지는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이라크에서의 철군을 주요한 외교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가 직접 위협을 받거나 대규모 인도적 위기 상황에서만 군사력을 동원한다는 신(新) 외교안보 독트린에 따라 지상군 투입 등 전면개입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 입장을 취해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바마 취임 이후 美경찰 중무장화

    미국 미주리주 경찰이 퍼거슨 사태 시위 진압에 군대 수준의 과잉 무장을 해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수만 정의 자동소총 등 무기를 경찰에 대량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전국의 경찰이 2006년부터 군에서 양도받은 장비는 자동소총과 유탄발사기, 지뢰 방호 차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20만개가량의 자동소총 탄창과 방탄복, 장갑차, 야간 투시장치, 중무장 공격용 헬기 등도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지만 정작 시위대를 향한 총탄은 사실상 정부가 제공했다는 얘기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군은 장비를 아무에게나 무리하게 공급하지 않는다”면서 “공권력을 집행하는 사법기관이 원하거나 그럴 자격이 있다고 판단할 때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제공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군이 여분의 장비를 경찰에 공급해 경찰의 중무장화를 돕고 있다는 비난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퍼거슨시에서 불과 6㎞ 떨어진 세인트루이스에서 20대 흑인 청년이 경찰관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에서 에너지 음료 등을 훔친 것으로 알려진 청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흉기를 들고 “나를 죽이라”고 외치며 다가가던 중 총에 맞았다. 세인트루이스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번 총격 사건은 퍼거슨시 소요 사태가 격화되는 와중에 발생했다. 지난 9일 백인 경찰 대런 윌슨의 총격에 18세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사망한 이후 이 지역에서 연일 항의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날 현재까지 78명이 체포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거리에는 시위대가 던진 돌과 화염병 등이 난무하는 상태다. 상황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이전에 경찰 총격 사망사건을 겪은 유족도 사태 진정에 나섰다. 2006년 결혼을 몇 시간 앞두고 나이트클럽에서 총각파티를 벌이다 뉴욕 경찰의 50여 차례 총격에 사망한 숀 벨(당시 23세)의 부모는 “(약탈과 폭동, 강제진압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이웃의 눈물을 빌미로 새로운 문제를 만들지 말라”고 호소했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브라운의 아버지 역시 “이번 사건의 초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도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평정을 유지해 달라”고 양측에 촉구했다. 한편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고법원 판사가 된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이번 사태는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를 연상시킨다”며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14~17일 미국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퍼거슨 사태와 관련해 응답자의 40%가 “경찰이 너무 과도하게 대응했다”고 말한 반면 28%만이 “정당했다”고 답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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