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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명제 어디로 가나… “기대반 우려반”(뉴스추적)

    ◎추진경위와 예상되는 부작용/분배정의 실현ㆍ지하경제 양성화에 도움/저축줄어 산업자금부족… 투기만연 예상/주식매매차익 과세ㆍ자금출처 조사여부가 쟁점 복지와 형평,그리고 개혁에 역점을 두어온 조순 경제팀이 물러남에 따라 그동안 추진해온 금융실명제의 실현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특히 신임 이승윤 부총리를 비롯한 새 경제팀의 면모는 성장쪽에 더 큰 비중을 둔 인물들로 알려지고 있어 아무래도 개혁정책은 전보다 상당히 순화되리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더욱이 현재의 부진한 경기가 실명제와 토지공개념등 현실을 무시한 급격한 개혁정책 때문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아 이같은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개각 이전에 일정이 짜여진 실명제를 주제로 한 오는 30일의 KDI(한국개발연구원)주최 정책토론회는 계획대로 열리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정부가 준비해온 실명제의 내용과 예상되는 부작용,이에 대한 대비책 등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전문가들이 검토해온 실명제 추진경위와 배경,예상되는 부작용들을 점검해 본다. ▷필요성◁ 금융실명제는 말 그대로 모든 금융기관과 거래를 할 때 본인의 실제 이름을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실명제의 도입 목적은 이처럼 단순한 실명화에 그치는게 아니다. 실명화와 함께 모든 사람의 금융자산을 전산으로 종합,금융자산에서 얻는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과세를 하겠다는데 이 제도 도입의 본 뜻이 있다. 현행 세제는 근로사업 기타소득에 대해서는 5∼50%(주민세등 포함 63.75%)의 세율로 종합과세하고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실명의 경우 10%(〃 16.75%),비실명의 경우 40%(〃 52%)의 세율로 분리과세하도록 돼 있다. 실명제 도입의 가장 큰 대의명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금융자산 소득의 실질 귀속자를 밝혀 종합과세를 함으로써 소득계층간의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출처를 떳떳이 밝힐 수 없어 드러내지 못하는 음성적인 자금들,이른바 지하경제를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모두 실명화될경우 지하경제로 움직이는 돈들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현금뭉치를 들고 다닐 수밖에 없다. ▷추진경위◁ 정부는 지난 83년부터 금융실명제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7ㆍ3조치로 불리는 정부의 계획은 재계와 정치권의 거센 반대에 밀려 결국 시행되지 못했다. 당시 금융실명거래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신규금융거래인 경우는 83년 1월1일부터,기존 거래자들은 83년 7월1일부터 실명거래를 의무화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의지는 「86년이후 대통령령이 정하는 날로부터 시행한다」는 부칙에 의해 지금까지 시행이 미뤄져왔다. 정부는 지난해 4월 실명거래실시준비단을 발족,운영해오는 한편 관련부처 및 금융기관 대표로 구성된 금융실명제 추진실무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국세청 및 10개 금융권 및 개별 금융기관에 실명제실시준비기구를 설치,준비를 해오고 있다. 오는 7월까지 정부안을 확정,국무회의를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올릴 계획이다. 정부안 확정과 함께 각 부문별로 예행연습을 실시,시행상의 문제점을 미리 찾아내 보완할 방침이다. ▷쟁점◁ 크게 4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우선 그동안 비실명으로 있던 금융자산을 실명으로 바꾸는 경우 그 자금의 출처를 조사하느냐 여부이다. 두번째로는 금융자산 소득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도대체 얼마의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 물리느냐 하는 문제이다. 또 하나는 증권 채권 유가증권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를 어떻게 하느냐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예금자의 비밀을 어디까지 보장해주느냐는 것이다. 경과조치에 대해서는 6개월 또는 1년정도의 유예기간을 두어 이 기간중 실명으로 바꾸는 경우는 자금출처를 묻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가 과거의 불의를 불문에 부치는 식이어서는 안된다며 철저한 자금출처조사를 주장한다. 사실 일정한 경과기간을 두고 과거를 불문에 부칠 경우 가명으로 된 예ㆍ적금을 아들ㆍ딸의 이름으로 떳떳하게 바꾸게 되면 합법적으로 세금을 한 푼 안 내고 거액을 상속ㆍ증여하는 모순이 생기게 된다. 두번째로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얼마로 정하느냐 하는 것도 객관적인 잣대가 없는 문제이다. 실명제아래서는 한 사람이 은행이나 증권 단자 등 여러 금융기관에 돈을 나누어 맡겨도 그 합계액이 드러나고 여기서 나오는 이자 및 배당소득과 그밖의 소득을 합산해서 종합과세하게 된다. 실명제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증권매매 차익에 대한 과세이다. 주식이나 채권 등을 팔아 차익이 생길때 세금을 물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는 주식을 팔 때 매도금액의 0.5%를 거래세로 내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으로 과세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연간 수억이 넘는 거래건수를 종합해서 차익을 계산하는 문제 등 실제의 세무행정은 방대하기 짝이 없다. 예금자의 비밀은 최대한 보장한다는게 정부의 기본방침이다. 따라서 ▲범죄수사를 위해 법관의 영장을 제시하거나 ▲금융기관들이 부실거래자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때 ▲금융기관에 대한 업무감독시 필요한 경우에만 거래내용을 밝힐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작용◁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실명화율은 지난 89년말 기준으로 평균 98%를 넘는다. 이자ㆍ배당소득이 있는 사람은 1천만명 정도,그 액수가 연간 1백만원을 넘는 사람은 1백만명 이하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실명제가 실시된다 해도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또 정부도 소액저축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이나 불평을 주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남의 이름 등을 빌린 비실명예금은 액수로 10% 수준은 되리라는게 전문가들의 추측이고 또 이들은 상당한 금융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당연히 실명제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 골동품 값비싼 그림 및 골프장회원권 등 실물투기에 눈을 돌리게 되고 또 우리 사회에도 지난해부터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현상은 금융저축의 감소이다. 누구나 자기 재산이 낱낱이 밝혀지는 것을 꺼리게 돼 있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빼가면 산업자금 조달재원이 모자라게 되고 결국은 과거처럼 외국에서 빚을 얻어써야 하는 처지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금융기관에서 빠져나간 돈은 공개념의 틀을 뚫고 부동산등 기타 실물부문의 투기로 몰리게 마련이다. 정부도 이같은 부작용에 대비,나름대로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중이나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외국은 어떻게 정착됐나/미국 계약때 본인ㆍ대리인이 직접 서명/영국 수표거래습관화…「가명」은 불인정/서독 은행구좌 실명개설 법에 의무화 일본을 제외한 서구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실명제를 실시해오고 있다. 이는 특정한 시점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서 이루어진게 아니고 생활관습과 관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이다. 이점이 우리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모든 계약시 당사자나 대리인이 직접 서명을 하는 관행에 따라 실명제가 저절로 정착됐다. 납세자는 매년 자발적으로 자기의 소득을 종합해서 국세청에 보고하며 이 세금보고서에는 본인이 직접 서명한다. 위반시에는 벌칙이 있기 때문에 가명에 의한 거래는 불가능 하다. ▷독일◁ 조세징수법에 실명으로 개설하게 돼 있다. 금융기관은 구좌개설시 실명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으며 타인명의나 가명의 구좌개설은 금지돼 있다. 이같은 실명제 원칙을 어기고 개설된 가명구좌의 경우 세무서장의 동의가 없으면 돈을 찾을 수 없다. 모든 채권 및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10%의 원천세를 물린다. 주식과 채권투자로 얻은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세금을 물리지 않지만 6개월이내의 매각은 투기로 간주,세금을 부과한다. ▷영국◁ 현금을 거의 쓰지않고 개인수표를 쓰는 관행때문에 실명제가 저절로 정착됐다. 은행구좌는 당연히 실명이며 주식이나 CD(양도성예금증서)등의 경우 가명에 의한구좌도 가능하나 이 때도 반드시 실질적인 소유자를 밝혀야 한다.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23.25%의 세율로 원천징수한다. 주식매매차익에 대해서는 20%의 소득세 또는 거래대금의 1% 중에서 납세자가 선택해 내도록 한다. ▷일본◁ 소액비과세 저축자를 대상으로 국세청에서 그린카드를 발급,금융기관에 돈을 맡길때 이를 제시토록 하는 법을 지난 80년 만들었으나 사생활침해라는 반대여론에 밀려 시행을 연기하다 결국 85년에 법이 폐지됐다.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원천분리과세하고 있다. 주식매매차익에 대해서는 20%의 소득세나 거래대금의 1%를 내도록 돼 있는 데 투자가가 선택할 수 있다.
  • 소녀유인,폭행 하려다 추락 숨지게/재수생 3명에 무기구형/광주지검

    【광주】 광주지검 안희권검사는 16일 10대 소녀를 강제로 폭행하려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철(20ㆍ광주시 서구 내방동) 고희주(20ㆍ광주시 서구 광천동),유경진피고인(20ㆍ광주시 서구 내방동) 등 3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들 모두에게 강간,강간미수,강간치사죄 등을 적용,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안검사는 이날 광주지법 형사1부 이재곤판사 심리로열린 결심공판에서 논고를 통해 『피고인들은 가정환경이 좋은상태에 있는 재수생들로 본분인 학업에 열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성적욕구를 총족시키기 위해 어린소녀들을 여러차례 강제폭행해왔고 이같은 방법으로 한 가정을 파탄에 빠뜨리는 등 무자비한 범법행위를 자행해 온점 등은 용서할 수 없어 이같이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구형한다』고 중형 구형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2일 하오9시30분쯤 김철피고인의 집인 광주시 서구 내방동 진성아파트 A동 509호로 김모양(18)과 강모양(19ㆍ광주 S전문대 2년) 등 10대 소녀 2명을 유인,『말을 듣지 않으면죽이겠다』고 협박,폭행하려다 이에 반항하던 김양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었다.
  • 동독주재 북한공관 활동 위축/개혁바람 휩쓸자 서베를린 내왕중단

    ◎한국측의 무역상담 요청도 일체 기피 베를린 장벽 철거이후 통독을 향한 동서독내의 변혁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동독주재 북한공관의 활동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서베를린에 거주하는 한국교민과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해 동독에서 민주ㆍ자유화의 바람이 일어나기 이전만해도 북한공관원들의 서베를린 내왕이 잦았으나 최근에는 이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어졌다는 것이다. 과거 상무관을 중심으로한 북한공관원들의 잦은 서베를린 왕래에 대해 현지 교민들은 그 목적이 주로 김일성ㆍ김정일 부자를 위한 승용차ㆍ전기제품 등의 구입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하면서 특히 지난해 「평양축전」을 앞두고는 행사에 필요한 물자를 사들이기 위해 더욱 발길이 잦아져 이곳 한국식당에도 빈번히 모습을 나타내곤 했다고 전했다. 남북한의 직교역이 허용된 이후 북한과의 교역을 희망하는 한국상사는 동베를린의 북한공관을 접촉창구로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최근들어 북한공관측에서 한국상사측과 접촉을 철저히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곳을 방문한 한 한국상사 직원은 북한공관에 여러차례 전화를 걸어 교역상담을 요청했으나 그때마다 상대방은 『직원이 아닌 방문객이라 잘 모르겠다』며 전화를 끊거나 『급히 공항에 나갈 일이 생겼으니 다음에 연락하라』는 등의 핑계로 접촉을 회피했다고 한다.
  • 사기혐의 보험회사 간부/검찰,구속만기 넘겨 석방/“수사미진 이유”

    사기 등 혐의로 구속송치된 보험회사간부 2명을 검찰이 수사미진 등을 이유로 구속기간 만기일까지 기소하지 않고 있다가 석방한 사실이 8일 밝혀졌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김원윤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ㆍ사문서변조 및 행사)혐의로 서울 신정경찰서에 구속돼 지난달 9일 검찰로 송치된 S생명 법무팀장 김한준씨(48)와 이 회사 대전총국 융자과대리 이종찬씨(31)를 구속만기일인 지난달 28일 석방했다. 김씨 등은 지난87년 4월 이 회사 대전성일영업소장 김성래씨(36ㆍ여ㆍ구속중)가 사채 5억원을 빌리면서 회사명의의 영수증을 떼줘 문제가 되자 김소장과 짜고 조모씨(47)의 땅 3백10평을 임의로 근저당설정한 뒤 김소장에게 4억원을 대출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지난달 2일 구속됐었다. 김검사는 이에대해 『김소장이 검찰에서 이들의 개입여부에 대해 여러차례 진술을 번복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뿐만아니라 연쇄방화사건을 수사하느라 공소유지에 필요한 충분한 수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김소장에 대해 추가조사를 한 뒤 이들에 대한 기소여부를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법정구속기간인 20일을 모두 사용하고서도 수사미진을 이유로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구소피의자를 석방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 “적성시험 논란” 새 대입시안 마련 지연

    ◎입시제도 실시연기 배경과 전망/작년 8월 발표한 안과 큰차이 없을듯/혼란방지 위한 다각적 장치 모색돼야 문교부가 93학년도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새 대학입시제도를 94학년도로 1년 늦추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새 입시제도의 골간인 적성시험에 대한 논란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월초 대통령 직속자문기구인 교육정책자문회의가 적성시험보다 현행 학력고사제도를 개선ㆍ발전시켜 나가자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에따라 당초 계획했던 2월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하지 못하게 됐고 새입시제도의 대상학생이었던 중학 3학년생들마저 이미 고교에 진학해 이들에게 혼란을 주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연기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교부측의 이야기다. 그러나 문교부가 4월말까지 시안을 확정해 현재 중학교 3학년으로 진급하는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94학년도에는 새 입시제도를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는 새 입시제도의 골격은 지난해 8월에 발표한 시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쟁점이 되고있는 적성시험부분에 대해 문교부는 『교육정책자문회의가 밝힌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와 넓은 의미에서는 같은 것』이라면서 「적성시험」과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라는 용어선택에서 오는 혼선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문교부가 당초에 밝힌 언어능력+수리능력+외국어능력의 측정 등 3개 영역으로 분류한 적성시험안과 9개 과목으로 나눠져 있는 학력고사 형태를 절충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절충과정을 거치는데는 2개월정도면 충분해 큰 문제는 없으나 4월이면 이미 대상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한지 3∼4개월이 지나 한해 연기하지 않을 수 없게됐다는 설명이다. 그때는 학생들이 제2외국어ㆍ사회,또는 과학실험 등의 선택과목을 이미 선택했기 때문에 배우지 않은 과목때문에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지 못하는 사례가 생길수 있다는 것이다. 고교에서는 학력고사에 대비한 지금까지의 수업방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올 상반기에 새 입시제도를 확정,당초 방침대로 실시할 경우 대상학생들이 1학년 2학기에 들어갈때나 2학년으로 진급할때 일부 선택과목 수업을 다시 선택해야할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대학들도 학과별 본고사 과목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것도 조기실시의 걸림돌이 됐다. 이에따라 시행을 다소 늦추더라도 대학입시제도의 확정→대학의 새 입시제도에 따른 본고사 준비→새 입시제도에 대한 고교의 대처라는 정상적인 수순을 밟겠다는게 문교부의 뜻이다. 내신성적만 하더라도 40%이상 반영될 경우 서울에서는 학군을 기피하는 학생들도 나올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문교부측의 주장대로라면 4월말까지 확정될 적성시험의 성격은 현행 학력고사의 9개 과목에서 축소된 5∼6개 과목으로 국어,국사+사회,영어,수학,물리+화학,지리+지학등 비슷한 과목을 합치는 방식으로 대별되고 새로운 분류에 따른 명칭변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교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기초적성및 적응능력을 측정하는 선에서 적성시험을 출제하고 수리능력,외국어,언어능력으로만 3분할 경우 정책자문회의에서 말한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와는 너무 동떨어지게 된다. 문교부는 올해 시안이 확정되면 적성시험 문제를 새로 개발,전국고교에 실험평가를 여러차례 실시,새 시험에 대한 충격을 없애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교부는 새입시제도에서도 적성시험 30%,대학본고사 30%,내신 40%의 골격을 유지할 것을 밝히고 있고 대학 학과별로 전공 및 관련과목과 선택과목등 2개 과목의 대학본고사를 치르도록 할 방침인 점등으로 미루어 똑같은 비중의 본고사를 위해서도 적성시험의 수준은 현행 학력고사보다 어렵게 출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적성 시험의 방식은 객관식으로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대학 본고사의 시험시기는 정책자문회의가 대학별로 보자고 건의한데 반해 문교부측이 실시상의 난점을 지적,자문회의측도 문교부측 지적을 수긍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의 전ㆍ후기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 문교부와 자문회의가 가장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적성시험ㆍ본고사ㆍ내신성적의 대학별 반영비율은 본고사만 대학자율로 하는 문교부의 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하여튼 처음 정책자문회의가 대학입시 건의안을 내놓았을때 우려했던 만큼 문교부와 큰 의견차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이들 모두 평준화지역의 일부 사립고에 경쟁입시가 실시되는 상황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내신의 등급간 폭이 커지는 만큼 내신이 최고 70%까지 반영될 경우 경쟁입시 사립고교 학생들의 내신성적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주목되는 것이다. 문교부는 이에대해 현재로서는 예외규정을 두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 고교의 입시부활은 교육의 수월성 추구를 위한 것』이라고 내세운 이상 이에대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는게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소비자 보호와 법(사설)

    일부 백화점에서 「1백19만원에 팔아오던 여성코트의 가격을 세일기간 동안 2백38만원의 정가표를 붙여놓은 뒤 50%를 할인하는 것으로 선전하고 제값인 1백19만원에 판 것」은 사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유명백화점의 사기세일사건에 대한 1심재판부의 판단이다. 백화점의 이같은 판매행위는 변칙행위임에는 틀림없으나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부가 무죄를 내린 이유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이 판단이 잘됐다.그렇지 않다는 것을 굳이 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검찰에서 항소할 뜻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이 문제는 상급심을 거치는 동안 법해석 및 적용을 둘러싸고 충분한 토의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관심을 갖는 것은 그만큼 백화점의 속임수 판매행위는 우리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크고 이와 유사한 행위를 그동안 여러차례 보아왔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 대부분의 유명백화점에서 한우에다 수입쇠고기를 섞어 팔다 적발돼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사건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재판이 진행되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이번 사건은 백화점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고 그것도 유수한 이들 백화점이 상거래질서를 어겼다고 하는 엄연한 사실이다. 재판부도 이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한 이같은 불공정거래 행위가 근절될 전망은 여전히 없다고 하는 점이다. 이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사기죄가 성립안돼 백화점측은 형사처벌을 면하게 됐다 하더라도 불공정거래 행위로 인한 피해는 결국은 소비자들이 보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이 소비자들은 백화점의 신용을 믿고 찾고 있다는 측면에서 백화점의 신뢰성여부는 무엇에 앞서 중요하다. 그런 백화점이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는 것은 형사처벌과 관계없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번의 결과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적지 않은 의구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도,더욱이 불공정거래 행위는 근절되어야 하고,그것을 위해 관계당국은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에서 재판부나 검찰의 법적용이나 문제제기에 어떤 잘못은 없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하나 공정거래 행위를 지도ㆍ감독해야 할 경제기획원의 책임은 없는가 하는 지적이다.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이 인정되나 경제기획원의 고발이 없기 때문에 이 사건을 처벌할 수 없다고 하는 재판부의 판결이유를 보고 경제기획원의 입장ㆍ역할을 다시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백화점은 형법상으로는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공정거래법을 위반했고 상거래질서를 어겼다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결국은 백화점의 신뢰가 실추됐다는 것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앞서는 것은 불공정거래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백화점이나 관계당국은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 해상운송주선업 외국인투자 첫 인가/서독ㆍ덴마크 국내2개사 합작

    ◎영ㆍ일도 추진/「비좁은 시장」서 과열경쟁 우려 국내 상품시장과 서비스시장에 대한 개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화주와 선박회사를 연결해 주는 국내 해상화물 운송주선업과 대리점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참여가 처음으로 정부의 인가를 받았다. 재무부는 19일 서독의 퀘네나겔사가 43만4천달러를 투자해서 국내 천일해운과 합작으로 설립하는 천일해운에 대한 외국인투자 및 덴마크의 머스크사가 49만달러를 투자해서 국내 범세해운과 합작으로 설립하는 한국머스크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각각 인가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88년말 해운업법을 개정해서 외국인에 대한 해상화물 운송주선업과 대리점업 및 중개업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고 89년7월 구체적인 외국인 투자인가지침을 마련한 이후 해상화물 주선업과 대리점업에 대한 최초의 외국인 투자이다. 이날 인가받은 2개 외국인 투자사업 이외에도 영국의 렙사가 국내 에어웨이 엑스프레스사와 합작으로 세우는 ㈜렙인터내셔날사가 인가신청을 제출해 놓았으며 일본의 K라인도 대리점업을 하기 위해 여러차례실무적인 절차를 문의한 상태이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해상화물운송 주선업등에 대한 외국자본의 참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가받은 천일해운의 업종은 화물을 부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모두 대신해서 화물운송을 선박회사에 알선해 주는 주선업이고 한국머스크는 실제로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회사를 대리하는 대리점업이다. 해상화물운송업과 관련된 국내의 서비스업체는 현재 주선업이 2백35개,대리점업이 1백41개,중개업이 15개로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 외국자본의 국내진출이 늘어나면 외국의 선진기법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비좁은 국내시장을 외국자본에 빼앗기는 문제점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해상화물운송 주선업 등에 대한 외국인투자인가지침은 ▲내국인의 투자비율과 법인의 임원구성비율이 절반을 넘고 ▲법인의 대표자는 내국인이어야 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에 이번에 인가받은 업체들의 지분률은 49%로 돼있다.
  • 일,오늘 총선… 자민 과반의석 넘을듯/중의원선거와 향후 정국전망

    ◎여론조사 “자민 지지”39%… 막판 상승세/사회당은 갑절 늘고 군소야당은 줄어/근소한 승리땐 가이후 내각ㆍ야 정책연합 불가피 90년대 일본의 정치노선을 선택하게될 중의원선거 18일 실시된다. 이날 전국 1백30개 선거구의 각 투표소에서는 상오 7시부터 하오 6시까지 투표를 실시,9백53명의 입후보자 가운데 5백12명의 선량을 결정한다. 이번 선거를 위해 선거인명부에 등재된 유권자 수는 모두 9천57만8천7백61명이다.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여야 각당은 지난 3일 제39회 중의원 선거 공고이래 「자민당 의석 과반수를 유지할 것인가,아니면 지난해 7월의 참의원선거 때 처럼 여야 역전이 일어날 것인가」를 둘러싸고 소비세 문제를 비롯,리크루트 사건ㆍ정치개혁ㆍ외교ㆍ방위문제 등을 초점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기위한 격렬한 논전을 벌여왔다. 선거의 대세는 19일 상오 11시 이전에 판명된다. 공동통신의 예상에 따르면 개표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18일 하오 10시에는 중의원 의석정원 5백12명의 과반수를 넘는 2백60명의 당선 여부가 확정되며,19일상오 0시30분쯤에는 당일 개표분인 4백31개의석 모두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각언론들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여러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각 정당의 지지율 및 획득의석 수를 점쳐 왔다. 17일자 아사히(조일)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지지율은 사상최고로 높은 39.2%로 나타났으며,사회당 지지율은 지난 86년 중ㆍ참의원 동시선거 때의 10.3%보다 거의 2배에 달하는 18.9%로 늘어나 당세회복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공명ㆍ공산ㆍ민사당은 지난 선거 때보다 지지율이 떨어져 있으며,야당전체의 지지율은 28.6%였다. 자민당 지지율 39.2%는 3백 의석을 얻어 압승을 거두었던 86년의 여론조사 37.1%를 상회하는 고율이다. 지난해 여름 참의원 선거때의 자민당 지지율은 25.6%였다. 이같은 정당 지지율이 곧바로 의석획득 수에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각 신문은 자민당의 승리를 점친다. 지난 15일자 산케이(산경)신문은 자민당이 2백68석으로 과반수 2백57석보다 10석 이상을 더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24일 중의원 해산당시의 자민당 의석수는 2백95석이었다. 산케이 조사는 사회당 1백37석(해산당시 83석), 공명 52석(〃 54석),공산 17석(〃 26석),민사 21석(〃 25석) 등으로 예측했다. 마이니치(매일) 신문도 자민 2백65,사회 1백37,공명 51,공산ㆍ민사 각 20석 등으로 조사했다. 그러나 각 정당의 선거대책 책임자의 말은 다르다. 자민당의 나카무라(중촌희사랑)총무국장은 『지금까지 확실한 것은 2백35석이라고 말해 왔다. 지금도 그 불리한 정세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회당의 사토(우등관수) 선거대책위원장도 『전반적으로 선전ㆍ건투하고 있다고 본다. 지난 86년 당선자수 85명의 확보는 무난할 것이다. 이밖에 30명 정도가 유력시되어 1백20석 정도는 획득하지 않을까 본다』며 낮춰 잡고 있다. 반면 공명당측은 45명 정도,민사당측은 30석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공산당측은 특정 숫자를 밝히기를 거부했다. 어쨌든 국민심판의 날은 밝았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가이후(해부)정권의 운명과도 직결된다. 자민당이 국회에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의원수에 있어서도 야당보다 열세가 되지 않기 위한 안정다수는 2백71석이다. 이 이상의 의석을 획득한다면 역풍에 처해있던 자민당으로서는 대승리를 거두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된다면 가이후 총리의 집권은 연장되어 제2차 가이후 내각이 발족하게 된다. 현단계에서 자민당이 과반수만 유지하더라도 가이후 정권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과반수를 가까스로 넘게되는 경우 가이후 내각의 운명은 점치기 어렵다. 야당측은 소비세 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더욱 강력한 정치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물론,가이후 정권은 야당과의 부분연합 또는 정책협정 등을 맺어 정국을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더구나 미일 경제마찰 등 각국으로부터의 대일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이후 내각이 존속되리라고는 보기 어렵다. 과반수 의석 획득에 실패하는 경우 가이후 총리의 퇴진은 묻지 않아도 뻔하다. 이 경우에는 가이후 내각의 퇴진이라는 단순 상황을 넘어 국회를 다시 해산하고 재신임을 물어야 하는 경우가 닥칠는지도 모를 만큼 일본정국은 어지러워질 것이다. □일본 산경신문 전망 예상 의석수 해산시 의석 자 민 257∼282 295 사 회 127∼139 83 공 명 47∼57 54 공 산 14∼22 26 민 사 13∼29 25 사민연 3∼4 4 진 보 1 1 무소속 6∼22 7
  • 리비아 건설현장 근로자 21명 어제 자진귀국/임금인상등 요구

    리비아 대수로공사에 참여해 작업중이던 동아건설근로자 21명이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작업을 거부해오다 공사발주자측인 리비아당국이 노사분규에 개입하자 작업을 그만두고 17일 하오7시50분 루프트한자 718편으로 귀국했다. 국두현씨(41ㆍ기계정비부근무) 등 귀국근로자들에 따르면 자신들이 최근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을 놓고 회사측과 여러차례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리비아 당국자들이 공사현장에 찾아와 근로자들을 모아놓고 『귀국을 원하는 근로자는 돌아갈 것』을 권유해 귀국했다는 것이다. 근로자들은 『우리들은 리비아당국으로부터 추방당한것이 아니라 열악한 근로조건 등이 맞지않아 자진귀국했다』고 주장하고 『현재 작업을 그만두고 귀국할 것을 원하는 3백여명의 근로자가운데 우리들이 1차로 귀국한 것』이라고 밝혔다. 귀국을 원하는 나머지 근로자들도 오는 21일까지 모두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귀국한 근로자들은 마중나온 가족들과 함께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 가수매니저 17명 수배/출연 관련 PD에 정기상납 혐의

    ◎PD 6명 어제 기소 연예계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민생특수부는 13일 가수 박남정씨의 매니저 장의식씨(39)와 가수 주현미씨의 남편이자 매니저인 임동신씨(33) 등 매니저 17명을 배임증재혐의로 수배했다. 장씨는 지난88년부터 가수 박씨를 TV쇼프로 등에 출연시키거나 음반을 자주 틀어주는 조건으로 문화방송 TV 올스타쇼 담당 프로듀서 신승호씨(42) 등 구속된 방송프로듀서 6명에게 정기적으로 50여만원씩을 주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 등도 소속 가수들의 홍보를 위해 프로듀서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주어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구속된 프로듀서들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그동안 이들에게 여러차례 출두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모두 행방을 감춰 수배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신씨 등 지난달 25일 구속된 프로듀서 6명을 배임수재혐의로 서울형사지법에 기소했다.
  • 소 외상의 「한반도 장벽」제거 촉구(사설)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의 「신사고외교」가 마침내 분단한반도 문제의 해결에도 관심을 돌리기 시작한 것 같다. 셰바르드나제 소외무장관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대화 촉진을 위한 공동노력을 선언한 미소 외무장관회담후 가진 회견에서 독일분단의 장벽이 해체되고 있는 지금 「한반도분단의 장벽」도 제거하기 위한 국제적인 공동의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소 외무장관회담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다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소외무장관이 한반도장벽 문제에 공식적이고도 구체적인 관심을 표시하고 베를린장벽의 제거와 결부시키면서 그 해체를 위한 국제공동의 노력을 촉구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란 점에서 비상한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또 독일통일문제가 예상 외의 급진전을 보일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그리고 공산권의 개방과 개혁에 대한 세계적 관심의 초점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우선 한반도문제가미소의 중요한 외교적 관심사로 부각되었으며 한반도문제에 대한 양대국의 논의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나타내는 희망적 증거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정부는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북한의 개방과 고립탈피및 국제사회에의 복귀 유도를 지원해 주도록 미일등 우방 정부에 요청했으며 소련ㆍ중국등 북한의 우방들에도 신호를 보내왔다. 이번 일련의 발언이 오는 6월의 미소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외상회담을 계기로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주한미군 철수논의,팀스피리트 훈련규모 축소,북경에서의 7차례에 걸친 미ㆍ북한의 빈번한 접촉,베이커 미국무장관의 대북한 관계개선 희망 공식표명,영사처개설 등 한소관계의 진전등 일련의 움직임과도 무관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오는 6월의 미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소등 주변국들의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한 교차승인,북한개방 유도 등 일련의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하는 사태의 전개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미소의 한반도문제를 둘러싼 막후외교가 남북한 당사자의 노력을 크게 앞지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의 회견과 관련,또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소련의 한반도문제에 대한 강한 영향력 행사의 의지를 읽을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소련은 그들의 개방과 개혁이 동유럽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공산권에도 확산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동유럽 민주화 개혁의 배후조종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소련이 정체상태의 아시아,특히 북한으로 눈을 돌렸다면 그것은 북한은 물론 한반도 상황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동유럽 공산당의 붕괴,베를린장벽 제거와 2년내 독일통일전망,소련공산당 권력독점포기 등등 89년 후반에서 90년초에 걸쳐 세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연이어 현실화했다. 한반도라고 해서 반드시 예외여야 할 이유는 없다. 북한은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측면에서 사태를 직시하고 대응해 주기를 촉구하고 싶다.
  • 이거 어디 겁나서 살겠는가/장정행 사회부장(데스크메모)

    워낙 별난 일이 많은 요즘 세상이지만 최근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미장원 강도와 방화사건은 정말 희한한 일이다. 전직대통령의 집에까지 도둑이 드는 판국이니 희한하다는 표현은 너무 한가롭고 겁이 나 못살지경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민생치안 실종 또 한번 치안을 비웃듯 명동ㆍ종로등 도심의 미장원들에 나타나 금품을 강탈해가고 있는 미장원 강도들은 돈만 빼앗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의 옷까지 모두 벗기는 여태것 듣도 보도 못했던 악랄한 수법을 쓰고 있다. 강도들이야 손님의 옷을 벗김으로써 금품을 털기 쉽고 신고를 늦춰 도망갈 시간도 벌기위해 하는 짓이겠지만 모처럼 머리를 만지고 모양좀 내기 위해 미장원을 찾았다가 돈 털리고 옷까지 홀랑 벗게된 손님들로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으슥한 골목도 아닌 도심 큰 길가의 가게안에서 그것도 행인들의 통행이 가장 많은 초저녁시간에 이런 사건이 10여차례가 넘게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으니 다른 어딘들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범인들이 하루 두탕씩의범행도 서슴지 않는데다 룸카페 여자종업원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4명이나 잔인하게 살해한 수배자들일 가능성도 크다니 시민들의 불안은 더하다. 모두가 잠들어 있을 한밤중이나 새벽에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느닷없이 집에 불을 지르는 연쇄방화사건은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강도야 아닌 말로 강도가 들만한 곳을 아예 가지 않으면 당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들의 방화사건은 어떻게 피해볼 도리가 없다. 우리집은 당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속에 제발 방화범이 우리동네에 만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지내는 수밖에 없다. 방화범이 잡히지 않고 이런 식으로 방화가 며칠만 더 계속된다면 집집마다 온 식구가 교대로 불침번이라도 서면서 밤새 지켜야 될 판이다. 세계 제1의 치안을 자랑하던 우리나라가 불과 1∼2년 사이에 어떻게 하다 자기집 안방에서 조차 발 뻗고 편안하게 잘 수 없을 정도가 돼 버렸는가. 1차적 책임은 두말할 것도 없이 치안을 맡은 경찰에 있다. 특히 이번 사건들의 경우에는 경찰로서 할 말이 없게 됐다.룸살롱 살인사건의 경우 사건 직후 범인들의 신원이 밝혀졌는데도 열흘이 넘도록 꼬리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무능을 보였다. 미장원 사건은 지난해 12월22일부터 50일 가까이 거의 비슷한 시간에 똑같은 수법으로 어떤 날은 하루에 두번씩이나 계속됐는데도 6일 종로사건이 터질때까지 공개수사로 범인을 잡는 노력을 하기는 커녕 숨기는 데만 급급한 경찰의 고질적인 보신주의를 그대로 드러냈다. 종로사건이 나기 불과 1시간 40분 전에 일어났던 명동사건만이라도 제대로 보고됐더라면 최소한 종로사건은 막았고 잘하면 범인까지도 손쉽게 붙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방화사건도 그렇다. 처음 변두리 주택가에서 몇건이 발생했을때 정신이상자의 소행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처리해버린 무사안일이 방화를 사방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게했고 급기야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까지 만들고 말았다. 이제는 한 두사람의 장난기 섞인 범행으로는 도저히 볼 수가 없게 돼 버렸고 심지어 사회불안을 노린 조직적인 집단의 소행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고질적 「은폐」 언제까지 이러니 장관이나 치안총수가 아무리 민생치안 확립을 외쳐도 강도들은 더욱 날뛰고 국민들은 안심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계속된 정부의 민생치안 약속에도 불구하고 범죄는 계속 늘기만해 지난 85년 79만5천여건이었던 연간 범죄발생건수가 5년만인 지난해에는 1백만건을 넘어섰다. 범죄의 질도 갈수록 흉포하고 악랄해져 걸핏하면 찔러죽이고 사람으로서는 차마 못할 짓도 서슴지 않는다. 물건 좀 훔치러 들어왔다가 주인에게 들키면 달아나고 붙잡히더라도 딱한 사정으로 담당검사나 경찰관들을 울리곤 했던 도둑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조금의 뉘우침도 없이 유흥비를 마련하거나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물론 우리 경찰을 자세히 지켜보면 세상에서 이렇게 불쌍한 경찰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1인당 관할 주민수가 미국ㆍ일본ㆍ영국등 선진국들보다 훨씬 많다는 통계를 구태여 들먹일 필요도 없이 다른 나라 경찰들은 별로 애쓰지 않고 있는 데모 막으랴,심야영업ㆍ퇴폐행위ㆍ인신매매에 음주단속에까지 동원돼야 하니 그 고충이 오죽 하겠는가. 용케도 참고 그나마 잘해 주고 있다는 고마움을 느낄 정도이다. 강도나 방화범이 판을 치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별의별 요상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이에 대한 경찰의 대처가 무력해진 것도 따지고 보면 우리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질서가 온통 혼돈인 일종의 「사회해체과정」인 듯한 우려마저 들게하고 있는 최근의 현상이 결코 치안당국의 잘못만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라의 장래나 국가전체 보다는 자신의 이해에 더 매달리는 듯한 정치,조금이라도 내가 더 갖겠다고 다투는 경제,남이야 어찌되건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사회,이 모두가 복합적으로 얽혀 생긴 현상이다. ○우리사회 전체의 책임 민주화라고 대로상에서 공권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제복입은 경찰관의 멱살을 잡으며 권위와 사기를 떨어뜨려 놓은 채 강도는 모두 잡으라고 호통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누구만을 탓할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나서자. 정치ㆍ경제ㆍ사회등 각계가 힘을 모아 더 이상 난장판이 되기전에 우리사회를 구하자. 우선 민생치안만이라도 확립해 불안없이 살 수 있도록 하자.
  • 사할린교포 120명 반세기만의 “망향 귀국”

    ◎“어무이! 철휘야!…”눈물의 「혈육 상봉」/14살때 일 징용간 60대,8순 부모와 오열/9순 노모 찾아온 교포,“사망”소식에 실신/김포공항은 온통 “울음 바다” 『어무이!』 『오빠야!』 『언니야!』 8일저녁 서울 김포국제공항 제2청사입국장은 온통 눈물바다였다. 소련의 사할린교포 1백20명이 근 반세기만에 조국땅을 밟고 꿈에도 그리던 1천여명의 마중나온 가족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이날 하오5시18분 대한항공편으로 김포에 도착한 사할린교포들은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세관검색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느라 여념이 없었다. 때마침 청사에서 울려나온 「목포의 눈물」 「사공의 뱃노래」 등 흘러간 노래에 조국의 품에 안긴 감격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두툼한 외투를 입고 러시아특유의 노루까털모자를 쓴 모습이었고 손에 손에 나름대로 정성스레 마련한 선물보따리를 들고 있었다. 비행기가 도착한지 30분쯤 지나 신명수씨(67ㆍ돌린스크거주)가 처음으로 세관구역을 지나 입국장에 들어서 조카 등 마중나온 친지들과 얼싸안으면서 한많은 이산가족들의 상봉은 시작됐다. 입국장은 순식간에 얼싸안고 오열하는 이산가족들의 눈물과 외침으로 가득찼다. 그 가운데서도 46년만에 9순의 어머니를 만나러 온 양용길씨(73ㆍ토마리스키거주)의 울음소리는 유난히 두드러졌다. 사할린에서 떠날 때까지만해도 그렇게 보고 싶던 어머니가 지난1일 숨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여동생 재정씨(64)로부터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들은 그는 그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통곡하고 말았다. 『좀더 일찍 올 것을,돈을 조금만 더 벌어온다고 하다 끝내 못보다니 이게 웬일이냐』 헤어질 때만해도 6살이던 딸 순희씨(55)는 통곡하는 아버지앞에서 애써 눈물을 삼키기는 했으나 온몸이 격정에 떨리는듯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징용때문에 두고간 순희씨 등 딸 셋을 고생끝에 출가시킨 노모를 생각하니 양씨의 목이 더욱 메일수 밖에 없었으리라. 양씨와는 달리 14살의 어린나이에 징용갔던 이철휘씨(63ㆍ포르노이스크거주)는 마중나온 어머니 홍남순씨(85ㆍ경기도 의왕시)와 아버지 이보영씨(83)의 품에 50년만에 안겨 또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결혼3개월만에 사할린에 끌려갔다가는 윤병철씨(69ㆍ포르나이브스크거주)는 이날 사할린서 새장가든 부인 박만수씨(62)와 함께 와 동생 홍순씨(60ㆍJ전기공사사장)부부와 함께 마중나온 조카들과 얼싸안았다. 이들 모국방문단은 오는9일부터 27일까지 각기 고향을 찾아 일가친척들과 함께 지내고 민속촌과 서울타워 등을 관광한 뒤 오는 3월1일 대한항공편으로 돌아간다. 사할린교포의 조국방문은 지난해 12월 일본적십자사의 주선으로 23명이 온 것을 비롯,그동안에도 소규모로 여러차례 있었으나 대한적십자사가 본격적으로나서 이처럼 대규모방문단을 현지에서 우리 항공기로 태워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중간실력자들 세 연합 모색 활발

    ◎신당속 민정계보 “수면위 부상”/TK­SK 접목ㆍ경기­강원 연계가능성/박 정무 중심 월계수회,행동반경 확장/박 대표 중심의 연합 계보 추진할지도 신당통합등록을 목전에 두고 민정당내 계보결성 움직임이 가시화돼 주목된다. 민정당의 중간보스들인 김윤환ㆍ이춘구ㆍ이한동ㆍ이종찬의원이 8일 낮 서울 롯데호텔에서 갖는 오찬모임은 민정당 운영방식이 계보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짙다. 모임 참석자들은 통합신당 작업과정에서 심한 소외감을 몸으로 표시하고 있는 이춘구 전총장을 위로하기 위한 친목회동이라고 설명하며 지나친 의미의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그러나 이들 중진들이 당내외로부터 공인된 중간실력자들이고 모임이 지난달 말부터 계획돼 왔다는 점,새로운 당관리방식이 모색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호텔 회동의 의미는 심장하다. 비록 당의 견제로 박태준대표가 돌연 주재자로 등장,모임의 성격이 변질될 가능성이 크지만 본래 예정됐던 주의제는 계보형성과 운영대책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롯데호텔모임이 확정되기 이전에 이미 민정당 내부에서는 계보결성 움직임으로 볼 수 있는 여러갈래의 움직임들이 있어 왔다. 다만 이런 움직임의 당사자들이 계보운영에 대비한 활동임을 인정하면서도 당총재인 노태우대통령의 「재가」가 있어야만 공개적인 계보활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와 의례적 수준이상의 관심을 끌지 않았었다. 이날 모임이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도 계보운영의 전제조건인 「총재 재가」가 어떤 형태로든 있었고 그 바탕위에서 이들 중간보스들의 공개회동이 주선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한동 전총무는 지난 2일 노태우대통령의 경기도정 보고에 참석했던 경기지역 초선의원 10여명과 서울 S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고 「특별한 단합」을 강조한 바 있다. 이 전총무는 특히 요로를 통해 노대통령에게 계보 양성화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져 비교적 계보결성 노력을 감추지 않았던 편이다. 김 전총무도 지난달 24일 일본에서 귀국한 이래 거의 전소속 의원들과 면담,계보형성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또 신당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박철언정무1장관과 회동,효율적인 당운영방식과 총재보필 방식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데 이어 박준규 전대표ㆍ이종찬 전총장과 빈번하게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정무장관이 이끄는 월계수회는 지난 5일 민정의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노대통령과의 교감이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박장관은 최근 『지금까지는 월계수회원 5명,북방정책연구소 관계자 10명 등 15명의 초선의원만 노출시켜 왔지만 적당한 시기에 재선ㆍ3선의 소속의원들도 계보로 노출될 것』이라고 말해 공개적인 계보운영이 노대통령으로부터 양해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계보운영의 필요성은 민정당내에서 여러시각으로 제기돼 왔다. 우선은 3개 정당이 한개 정당으로 통합되는 상황에서 1백27명의 민정당 소속의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계보운영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또한 통합신당이 정책개발에 주력하고 당내 정책개발경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계보인정은 실보다 득이 많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덧붙여 당내 계보를 양성화하고 그 계보들을 총체적으로 노대통령이 관리하는 것이 앞으로의 임기말 통치권누수현상 방지에 이롭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노대통령이 여러채널의 계보양성화 건의를 받고 이에 동의했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롯데호텔 모임의 한 관계자는 『노대통령이 계보를 양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관계자의 설명과 박정무장관의 요즘 발언을 종합하면 노대통령이 설혹 적극적으로 계보를 육성할 의사는 갖고 있지 않더라도 계보태동 움직임을 양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바탕위에서 이날 모임도 이해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노대통령의 양해를 전제로 민정당내에는 박장관이 관리하고 있는 기조의 월계수회및 북방정책연구소외에 두개 정도의 계보결성이 모색되고 있다. 첫째는 김 전총무와 이종찬 전총장이 추진하고 있는 TK(대구ㆍ경북)와 SK(서울ㆍ경기)의 연합계보를 들 수 있다. 김 전총무와 이 전총장은 몇차례의 단독회동을 갖고 민정당세를 TK와 SK의 지역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형성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전총장은 7일 이와관련,『TK와 SK의 접목이 민정세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방안』이라고 말해 이를 시인했다. TK와 SK의 연합은 박 전대표에 의해서도 여러차례 주장됐고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번째는 이한동 전총무가 모색하는 것으로 경기세와 강원세를 엮어 하나의 계보로 형성하는 움직임이다. 이 경우 강원도의 심명보 전총장과의 제휴가 전제되는 것으로 최근 이 전총무와 심 전총장과의 회동이 잦아지고 있어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강원도의원의 상당수는 TK와 연결이 되고,경기의원의 상당수는 이미 박정무장관쪽과 선을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민정당 소식통들은 소속의원들이 몇개의 계보로 재편이 되더라도 계보의 기능은 기존야당에서 보던 것이나 일본 자민당식 계보보다는 결속력이 약한 특징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그 활동도 다른 계보와 대립ㆍ배타적 성격을 갖기 보다는 상호보완적 경쟁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와 당이 박태준대표를 급거 롯데호텔 회동의 주재자로 등장시킨 점은 계보형성문제에 대한 노대통령의 검토가 끝나지 않은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롯데호텔 회동자체를 노대통령에 대한 도전으로 파악해서라기 보다는 계보문제가 통치권의 울타리밖에서 거론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고 방향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여겨진다. 이같은 청와대 및 당의 조치와 관련,2ㆍ3개의 독립계보문제를 논의하려던 본래의 계획대신 노대통령이 잇단 청와대만찬에서 언급한 박대표중심의 단결 즉 민정단일계보의 총체적 유지문제를 거론하는 데서 이날 회동이 끝날 가능성도 있다.〈김영만기자〉
  • “득보다 실”… 북의 계산된 파국/남북 체육회담 왜 결렬됐나

    ◎“한국의 개별참가 저지”노려 「부칙」 철회 요구/“선수단 구성위한 상호교류 불가”결론 내린 듯 북경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을 위해 11개월이나 계속돼오던 남북체육회담이 7일 제9차 본회담을 끝으로 사실상 결렬됨으로써 북경대회 단일팀 출전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번 남북체육회담이 결렬된 것은 단일팀구성을 빌미로 한국의 개별참가를 막아보려던 북한이 우리측이 이미 합의한 10개항에 대해 이행을 보장하고 만일 회담이 여의치 않아 결렬될 경우 개별로라도 참가한다는 장치를 해두자고 요구하자 본래의 목표를 도저히 달성할수 없다고 판단,억지주장을 하며 회담을 계속 공전시켰기 때문이다. 과거 여러차례의 체육회담과는 달리 이번 체육회담에서 양측은 기본의제 10개항에 쉽게 합의하는등 파격적인 진전을 이뤄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의 저의가 드러나자 더이상 회담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함으로써 이번 체육회담은 우려한대로 「회담을 위한 회담」에 그치고 말았다. 북측은 이날우리측이 요구한 합의사항 이행보장장치 때문에 회담이 공전되고 있다는 억지주장을 펴면서 이같은 사실을 시인하고 철회하면 회담장에 나오겠다는 등 회담결렬의 책임을 우리측에 전가시키는 강경발언을 서슴지 않아 단일팀 구성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북측이 이상하리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해오던 체육회담을 갑자기 태도를 바꿔 강경자세로 나오면서 회담자체를 결렬시킨 것은 한국측의 안을 받아들여 개방할 경우 단일팀 구성으로 인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은 최근 동구사태로 개방위협을 받고 있어 선수단 구성을 위한 상호교류와 기자단 및 참관단 교환등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지난 88년 12월 남북체육회담을 제의할 때 우리측은 북측의 회담개최 의도가 우선 북경대회에서 한국의 국가인 애국가가 울려퍼지고 태극기가 자주 게양될 경우 중국의 교포는 물론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주민들에게도 한국의 상대적인 우월성을 알리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이를 막아보려는데 있는 것으로 예측했었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을 시작하면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 북한측의 개방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 그간 걸림돌이 됐던 보장장치 10개 부칙중 3개항을 양보하는등 회담을 성사시키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북측은 지난해 말까지 적극적으로 나오던 자세를 바꾸어 지난달 10일 제4차 실무접촉부터 우리측이 제시한 부칙과 부속합의서에 대해 내용은 따지지 않고 무조건 철회하지 않는한 더이상 회담을 진전시키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그들의 본심을 적나라하게 노출시켰다. 이번 체육회담은 지난해 3월9일 시작돼 그동안 아홉차례의 본회담과 여섯차례의 실무접촉이 열렸고 그때마다 난제들을 하나씩 타결해 ▲호칭(KOREAㆍ코리아ㆍ가례아) ▲단기(흰색바탕에 하늘색 우리나라 지도) ▲단가(아리랑)등 이른바 정치적인 쟁점을 일찌감치 타결지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서 작성과 서명의 끝내기 단계에서 회담이 결렬된 것은 북측의 당초 기본입장이 최근의 국제정세 변화로 달라지고 우리측이 단일팀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개별로라도 참가하는 길을 열어 놓자고 주장해 더이상 회담을 끌고 가봤자 소득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우리측은 보고있다. 우리측의 합의사항 이행보장 장치 요구는 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간이나 국제계약상 매우 당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불가리아 공당,개혁파 지도자 선출/신설 「평의회」 의장에 릴로프

    ◎5월총선 대비, 내부개혁 추진할듯/11일 사회당으로 발족 【소피아 AP 로이터 연합】 불가리아 집권 공산당은 2일 정책결정 최고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고 의장에 개혁파인 알렉산더 릴로프(56)를 선임했다고 관영 BTA통신이 보도했다. 게오르기 아타나소프 내각이 총사퇴함에 따라 정국 수습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총회를 개최,철야 비공개회의를 가진 불가리아 공산당은 최근 당헌에 따라 중앙위의 대체기구로 신설된 당 정책결정 최고지도부 최고평의회를 새로 구성,릴로프를 평의회 의장으로 선출했다고 이 통신은 밝혔다. 1백53명 정원의 최고평의회에는 정치국원 민초 요프체프,정치국 후보위원 판텔레이 파초프,페테르 듈게로프 등 전문기술관료ㆍ경제관료 등이 주로 선출됐으며 1일 사임한 아타나소프 총리등 일부 당지도자들이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지도부 구성에 따라 서기장직에서 물러나게될 페타르 믈라데노프 서기장은 겸임하고 있던 국가원수직은 계속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릴로프 신임 불가리아 공산당 지도자는 지난해 11월 토도르 지프코프 전 당서기장이 축출되고 개혁파인 믈라데노프 서기장이 당을 이끌면서 한직에서 부상,개혁운동을 주도해 왔으며 건강상 문제가 있는 믈라데노프의 뒤를 이을 후임 당지도자 물망에 올라왔다. 그는 오는 5월로 예정된 다당제 총선에 대비,당조직을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경제난 해결 등 정국 수습과 함께 공산당 내부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앞서 노동분규등 경제난을 해결하라는 압력을 받아온 게오르기 아타나소프 총리의 내각이 1일 총사퇴했다. 당내 개혁파 대변인 니콜라이 바실레프는 그들이 오는 11일 소피아에서 특별대회를 갖고 정식으로 불가리아 사회당을 발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산당 정치국원인 아타나소프는 작년 11월 35년간에 걸친 지프코프의 독재를 종식시킨 정치국원들에 가담함으로써 총리직을 계속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불가리아의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지프코프의 그늘에서도 벗어나지 못해 금주 열린 특별 당대회에서 여러차례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그의 사임은 이미 널리 예상되고 있었다. ◎릴로프는 누구/지프코프노선 비난,83년 축출/복귀 5개월만에 최고직 올라 불가리아 공산당의 초대 최고평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알렉산데르 릴로프(56)는 개혁파로 알려진 합리적 인물. 축출된 지프코프 전 국가평의회 의장 밑에서 이념담당 정치국원을 지냈으나 지프코프의 강경노선을 비난하다 83년 정치국에서 축출됐었다. 기술관료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정치국원에 다시 복귀한후 4개월여만에 당 최고위직에 올랐다. 1933년 불가리아 북부 미하일로프그라드에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54년 공산당에 입당했다. 지방당 관료로 출발,69년 당의 선전부 부책임자로 승진한 이래 72년 당비서,74년부터 83년까지 정치국원을 역임했다. 지프코프 시절에는 특히 터키계 주민들에 대한 탄압정책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앞으로 불가리아내 터키인들에 대해 유화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소련 과학아카데미에 유학,문학을 연구했으며 정치국원 복귀 전에는 대학에서 철학강의를 맡기도 했다.
  • 소 권력구조 대폭개편 임박/고르바초프,내주 공산당중앙위서 중대발표

    ◎최고회의 의장 권한강화 예상/미 TV,한때 해임보도… 본인은 부인 【모스크바 로이터 A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은 31일 자신은 당 서기장직을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자신은 소련 권력구조의 장래에 관해 중요한 결정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자신이 최고회의간부회 의장직에 전념하기 위해 당서기장직을 사임할 것이라는 30일자 미국 CNN­TV의 보도를 「근거없는」것이라고 일축하고 자신은 전혀 그같은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날 콜로르 데 멜로 브라질대통령 당선자 환영행사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자신은 지난 수일간 고향에서 내주 열릴 당 중앙위 전체회의에서 발표할 연설문을 준비했다고 밝히고 『이 자리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에 관한 결정이 요구될 것이며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는대로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주 열리는 당 중앙위 전체회의는 앞으로의 당의 구조와 역할 및 오는 10월로 예정된 당대회때 제시될 사업계획을 논의할 예정인데 고르바초프는최근 여러차례의 연설에서 자신은 당의 급진적 재편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미국의 CNN­TV는 30일 고르바초프가 지난 8일동안 고향집에서 당서기장을 사퇴하고 현재 명색 뿐인 최고회의 간부회 의장직을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로 전환하는 문제를 고위보좌관들과 숙의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고르바초프의 측근인 이반 프롤로프가 편집을 담당하는 당기관지 프라우다지는 31일 고르바초프가 자신의 계획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보다 많은 권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라우다지는 당지도부가 보다 확고하게 급진적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는 개혁론자들의 주장을 요약 소개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개혁지도자(고르바초프)가 주요 조치를 취하기 위해 보다 큰 권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실행하는 방법이 아주 가까운 장래에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치동향에 민감한 모스크바시장에서는 이날 고르바초프가 현직중 어느 하나라도 사임할 것이라는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정치분석가들은 고르바초프에 대한 보수파의 반대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여건은 그에게 유리하게 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김영삼 민주총재 일문일답

    ◎“과거 뛰어넘어 모두 국가경영 책임져야” ­신당이 모든 사람에 대해 문호를 개방한다고 했는데 물의를 일으켰던 의원들을 모두 받아들이나. 『특정인사를 거론하고 싶지 않지만 신당은 과거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자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문제도 생각해 달라』 ­언제부터 합당구상을 했으며 노태우대통령ㆍ김종필총재와는 그 과정에서 무슨 얘기를 나누었나. 『김종필총재와는 여러차례 골프회동을 했으나 한번도 정계개편에 관해서는 의논한 일이 없다. 그러나 노대통령과는 이 문제에 대해 대단히 깊게 얘기한 것이 사실이다. 노대통령이 정계개편에 관해 민정당의 간판을 내려야 하며 5공청산을 지난 연말까지 완결시켜야 한다는 나의 요구를 놓고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신당출범에 따른 권력구조의 개편은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나. 『대통령직선제를 실시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내각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신당이 출범한 뒤 내각제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 ­통합으로 민주당소속 원외지구당위원장등이 불이익을 받지는 않는가. 『민주당은 신당에서 당당한 역할을 할 것이며 통합 후 동지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1대1이 기준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이제 국가경영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일해야 한다』 ­반독재투쟁의 이미지를 가진 김총재가 집권여당의 공동대표가 되는 데 대한 소감은. 『오늘의 결단이 후세의 역사에 크게 장식될 것이다. 시기선택을 잘했고 나라를 구한 사람으로 기록될 것이다』 ­정계개편을 이룬 뒤 은퇴할 용의는. 『대답 안 하겠다』
  • 정치인 「다윗의 용기」 아쉽다/윤남중(서울시론)

    ◎자기반성ㆍ참회로 화합의 대도 열어야 60대 초반의 나이라면 우리 현대사속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세대들이다. 그런데 공통된 탄식은 80년대가 가장 피곤했던 10년이라고 말한다. 고도경제성장의 후광을 받아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고속도로를 메우는 마이카시대가 도래한 것도 이 시기였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축제도 치러졌다. 전에 없었던 평화적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가운데 어떤 외국기자가 말한대로 「신의 작품과 같은」 여소야대의 이상적 정치구도가 형성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무엇이 우리를 피곤케하고,지치게 했다는 것인가. 그것은 두 말을 할 것도 없이 민주적 소망들이 충족되지 못한채 「5공청산」이라는 개운치 않은 허드렛일에 묻혀버린 정치지진 때문일 것이다. 그저 지루하기 짝이 없는 5공청산이라는 「과거 지우기」작업은 낡은 필름을 몇번이고 되돌려보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이전투구의 한 장면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주적소망 충족안돼 어느 언론이 보도한 기사의 한구절,실로 공감이 갔다. 「정치쟁이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정치가는 양의 털을 깎는데 정치쟁이는 양의 가죽을 벗긴다」는 격언을 실감나게 인용하였다. 그리스의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는 더욱 심한 독설을 퍼부은 바 있다. 「정치란 학식있는 사람이나 성품바른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런 정의들을 우리 정치현실과 견주어 볼 때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어느 시대를 지배하는 국민들의 감정이나 풍조를 가리켜 「시대정신」이라고 한다. 이 시대정신을 정치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오늘의 정치풍토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생각하는 바가 여론조사에 비친것 처럼 정치인들의 허구성과 한계성이 드러날 뿐이다. 솔로몬왕이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했지만 정말 새로운 것이 없었다. 불과 2년전 여소야대의 정치판도가 형성되었을 때의 정치보스들의 어록을 되돌아 보면 얼마나 위엄있고 의지가 강했던가. 차라리 옛사람들에 대해 큰 자비심을 베풀었다면 5공청산은 벌써 마무리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구약성서에 보면사울왕은 이스라엘 초대왕으로 창업주답게 용감하고 지혜로웠다. 그러나 그의 왕국이 견고해지자 마음이 교만해지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진실한 호위병이요,궁중악사요,사위이기도 한 다윗이 불레셋과의 전쟁에서 공을 세운후 인기가 높아졌다. 그래서 사울왕은 다윗을 질투,기회만 있으며 제거하려 들었다. ○시대정신이 없는 풍토 결국 다윗은 오랜 도피와 은신생활에 들어갔다. 다윗은 고난을 당하는 동안 정적인 사울왕을 죽일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다. 그럴때마다 다윗은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왕을 죽일 수 없다』고 하였다. 사울왕은 뒷날 블레셋과 싸움에서 세 왕자와 함께 전사하고 말았다. 사울의 전사소식을 들은 다윗은 사울왕과 왕자이자 친구인 요나단을 위하여 통곡하고 애가를 지어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였다. 다윗은 헤브론에서 왕이 되었으나 사울의 충복 아부넬장군이 사울의 아들 아스보셋을 왕으로 세워 사울왕국을 계승하였다. 이때문에 통일왕국을 이루지 못하고 내란에 돌입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아부넬이 다윗의 충복 요압장군에의해 죽고 이스보셋도 그의 신하에 의해 암살당함으로써 다윗은 비로소 통일왕국을 세웠던 것이다. 다윗이 사울왕국 청산 과정에서 그의 정적들에게 어떻게 했느냐를 주목해 보면 오늘날 우리 정치현실에 교훈이 되고 있다. 사울과 아부넬,그리고 이스보셋은 어디까지나 그의 오랜 정적이었다. 그럼에도 다윗은 보복하지 않았다. 정적이 죽자 오히려 그들의 장례를 후히 치러 주었다. 그뿐 아니라 다윗왕국이 안정되고 이스라엘의 강적 블레셋을 평정했다. 민족의 상징인 법궤도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예루살렘에서 정치ㆍ경제ㆍ종교적으로 태평성대를 이루려 할때에 그의 아들 압살놈이 반란을 일으켜 쳐들어왔다. 그는 성을 비워주고 피란한다. 다윗에게 힘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는 지장이요 용장이었으며 잘 훈련된 근위대가 있었음에도 성을 내준 것은 아들로 하여금 무혈 입성케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피란길에서 옛 심복 시므이의 저주를 받는다. 근위병이 이를 지켜보고 당장 처형을 건의하지만 다윗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몸에서 난 아들도 내생명을 해치려 하거늘 하물며 베냐민 사람이니 오죽하겠느냐,저주하게 버려두라』고 하였다. 여기서 다윗을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그가 자기반성과 참회를 할 줄 아는 위대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이다. 그래서 다윗은 역사상 성군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윗의 지도자적 용기는 덕이요,화해요,자비로움이었다. 1948년 이스라엘이 독립하자 국기에 다윗을 상징하는 별을 그려 넣었다. 그 깃발을 휘날리며 다윗왕국을 계승한 국가임을 마음껏 자부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지도자의 삶에 비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너나할 것 없이 마음은 늘 조급하다. 은인자중하는 미덕이 사라졌기에 모든 분야에서 큰 길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국민과 정치ㆍ경제ㆍ사회 각 분야에서 화합을 지향하는 실천력이 결여된데서 오는 필연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다. ○「갈등의 세월」 언제까지나 최근들어 인위적인 요체의 대집단적 정당이 생겨 났다고 해서 다른 한쪽에서 야단들이다. 이러한 때에 대집단은 소집단적 정치그룹의 정당이 갖는 고뇌의 소리를 들어보는 대도의 지혜가 필요한것은 물론이다. 또 소집단화한 정당 역시 오늘의 위치로 급전한 현실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자성하면서 스스로 힘을 축적하는 인고가 있어야 하겠다. 자기평가 없는 소리의 부딪침은 곧 갈등으로 메아리되어 온다는 사실을 서로가 깊이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망의 새해를 맞고 있다. 그토록 지루한 「5공청산」의 늪을 허우적거려온 우리가 새해를 또 다른 갈등의 세월로 보낼 수야 있겠는가. 그래서 새해에는 참회와 자기반성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온 다윗의 지도자적 용기가 이 땅의 정치인들을 「정치꾼」이 아닌 「정치가」로 부각시켜 주길 기대하는 마음 간절한 것이다.
  • 「거대여당」 반작용… 새 야당 추진/통합반발 세력의 움직임

    ◎비호남 보수신당 구상 민주잔류파/“평민해체후 범야결집” 평민통합파/고흥문씨등 구야인사 거취도 관심 「민주자유당」(가칭)의 창당작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그동안 전통야당임을 자임해온 민주당을 중심으로 신당창당 대열에서 이탈하는 일부 인사들의 움직임도 점차 표면화 되고 있다. 이들은 거대여당인 「민주자유당」의 출현으로 호남과 서울을 제외한 영남ㆍ충청ㆍ경기ㆍ강원 등의 지역에 야당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을 지적하며 「비호남권에서의 민주야당 복원」을 기치로 내걸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 나름대로 합당후의 위상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민정ㆍ공화 양당내의 일부 원외지구당위원장들도 반발하며 신당에서의 확실한 지위보장을 요구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처리문제도 하나의 관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민주당에서 신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식입장 표명을 한 의원및 원외지구당위원장은 24일 현재 김정길(부산 경도),노무현(부산 동),유승규(강원 태백)의원과 김상현부총재,김재천 경남진양지구당위원장등 5명. 이들중 김ㆍ노ㆍ유의원 등 3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김영삼총재는 여당의 부속품으로 변절했다』면서 『양심적 민주야당을 복원시키겠다』고 선언. 이들 의원들은 우선 민주당을 지키는 법적투쟁을 한 뒤 김총재 측에서 합법적 절차를 밟아 합당을 성사시킬 경우에는 비호남권의 범야세력을 결집한 신 보수야당을 창당할 계획. 이들은 무소속의 박찬종ㆍ이철의원,조순형ㆍ홍사덕ㆍ장기욱 전의원 등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야권후보 단일화운동을 벌였던 그룹과도 제휴하여 세를 확장한 다음 이번 정계개편으로 「야당표는 있지만 야당의석이 없어진」 지역을 집중 공략할 경우 평민당에 버금가는 비호남 야당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 미리부터 야권통합을 주장해 왔던 이들은 이번 합당으로 김총재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보고 김총재의 몰락은 김대중평민ㆍ김종필공화당총재등 3김 퇴진을 통한 세대교체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장담. 그동안 민주당 부대변인직을 맡아온 김재천 경남진양지구당위원장은 이날 『신당 창당의 야합논리는 매국노들의한일합당,유신독재의 궤변과 맥이 통하고 있다』며 민주당 수호선언을 한 뒤 부대변인직을 사퇴했는데 이신범 서울용산지구당위원장과 김종배 서울구로을지구당위원장도 거취문제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한편 김총재의 노선에 따를 수 없다고 여러차례에 걸쳐 입장을 표명해온 최형우ㆍ장석화의원에 대해서는 김총재측에서 집요한 설득작업을 벌이는 중인데 이들이 잔류를 선언할 가능성은 50%정도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 분석. ○…신 야당 결성 추진움직임과 관련해 새롭게 시선을 모으는 정치세력은 『평민당 간판을 내리고 「민주자유당」 이탈인사와 무소속 재야를 포용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 조윤형ㆍ정대철ㆍ박실ㆍ이상수ㆍ이해찬ㆍ양성우ㆍ이철용ㆍ김종원의원 등 평민당내의 야권통합파들. 이들 평민당내 야권통합파들의 범야 신당 창당주장은 일견 설득력이 있으나 전제조건인 김대중총재의 2선 후퇴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 그 실현 가망은 크게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 또 구야권 중진인사들의 정치일선 복귀문제도 신야당 결성 추진움직임과 관련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데 이철승ㆍ이민우ㆍ고흥문ㆍ유치송ㆍ이만섭ㆍ고재청ㆍ조연하ㆍ이중재씨 등은 지난해 12월11일에 이어 지난 23일 또 한차례 모임을 가져 눈길. 이들 구야권중진들은 대부분 기회만 마련되면 정치일선에 복귀할 의사를 직간접으로 피력해 왔는데 23일 회동에서는 민주당이 여당으로 변신한데 대한 비난이 주된 화제였다고. ○…민정ㆍ공화당의 경우 신당참여에 대한 이념적 갈등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원외지구당들 사이에는 현역우선의 원칙에 의해 지구당위원장 자리를 내줘야 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팽배. 이들은 자신들이 지위보장을 요구할만한 명분이 마땅치 않은데다 불참할 경우의 대안이 없어 일단 대세를 따르고는 있으나 신당창당을 위한 지구당 결성과정에서 소외되는 원외위원장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설 것이 분명하며 이 와중에서 일부 이탈자가 나올 전망. 이같은 사정은 민주당의 원외지구당위원장들도 마찬가지여서 「민주자유당」의 지구당 결성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이탈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이탈자들은 신당 탈당후 이 신당과 보조를 맞춰가며 구성될 비호남 신야당ㆍ평민당 등에 분산 수용될 가능성이 유력. 이처럼 민정ㆍ민주ㆍ공화 3당내에서 신당 창당에 불참하는 인사들은 현재로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당분간 더 늘어나지도 않을 전망. 그러나 「민주자유당」이 참여인사들의 욕구를 다 충족시켜 줄 수 없고 호남ㆍ서울을 제외한 야당 공동화지역에 야당 지지성향표가 있는 것이 확실하며 곧 지자제선거가 실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민당과 는 전혀 다른 신야당이 탄생할 주변환경은 충분히 성숙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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