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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인 등잔박물관(생활속의 박물관·미술관:1)

    ◎천년의 밤을 사른 애잔한 불꽃…/1,000년된 신라토기부터 백자 사기 놋 다양한 소재/210여점 등기구 오롯이 낭만으로 돌려준 그 기억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그칠 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韓龍雲 ‘알 수 없어요’) 가물거리는 약한 등불을 달래 밤을 새워 지펴주던 그 등잔들이 오늘 우리의 역사같은 끈질긴 불꽃을 다시 태우고 있는 현장.이제는 우리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등잔들을 고스란히 끄집어내 모아놓은 ‘한국등잔박물관’(설립자 金東輝)은 이제 낭만으로 그 불꽃을 우리에게 다시 돌려주고 있다. 1천년간 우리네 밤을 사르던 옛 등기(燈器)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이 박물관은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 258 숲속,고려말 충신 정몽주 묘소에서 300m쯤 북쪽으로 앉아 있다.수원성을 닮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우뚝 선 이건물은 원통형 회백색 벽돌건물로 돼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등대처럼 보인다.이곳에 1천년된 신라 토기 등잔부터 120년전 사용되던 등잔까지 210여점의 등기구들이 각양각색의 자취를 보이고 있다. 한 민속품 수집가의 고집에 의해 지난해 9월 문을 열게된 이 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등기구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건평 290평중 전시면적만 해도 130평.여기에 지하 70평짜리 문화공간과 3층엔 30평짜리 휴게실까지 있어 박물관을 찾은 이들이 다과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박물관 안쪽으로 들어서면 중앙계단을 경계로 1∼2층에 갖가지 등기구들이 진열돼 있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도록 돼있다. 1층 ‘생활속의 등잔’ 코너에서는 식생활공간 마루 사랑방 안방 등 주거공간별 생활용품과 함께 등기구를 놓아 각 등기들이 어떻게 사용됐는가를 쉽게 보여준다.2층에 위치한 ‘역사속의 등잔’과 ‘아름다움속의 등잔’ 코너는 신라·백제·고려시대때 쓰이던 등부터 100∼400년전쯤 조선 전·후기의 다양한 등기까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어디에서 누가 쓰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오랜 풍상속에서 찌들고 볼품 없어진 관솔과 벽에 걸어두는 괘등,밤길 행인들이 들고 다니던 제등,방안에 놓아두던 좌등들이 서로의 자태를 자랑하며 지난날의 아름다움을 뽐냄이 낯익은 모습으로 다가선다.옛 등잔들은 재료에서도 토기나 백자 놋 사기 등 다양함을 보여준다.형태도 종지나 탕기 등 다양한 모양을 갖추고 있고 솜·노끈·한지 등 심지의 종류 역시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등잔걸이 역시 놋쇠나 철 청동 유리 등 다양한 재질이 눈에 띈다.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나무로 만든 것이 묵직하면서도 조상들의 숨결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소박함을 그대로 전해준다.이밖에 등잔을 받쳐주는 받침대나 등잔이 흔들리지 않도록 붙들어주는 등재받이 굽·받침대에 매듭이나 줄구슬,새김 등 무늬를 넣어 장식한 것도 있다. 백제시대 토기등잔에서부터 고려의 염주문 청동촛대,무쇠에 은을 입힌 촛대와 조선시대의 원추형 백자촛대,안방과 사랑방에서 방을 밝혀주던 목제 좌등도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볼거리들이다.여기에 맷돌·절구·짚신과·죽부인·청사초롱 등 등기구를 받쳐주는 물품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옛 정취를 불러 일으킨다. 金옹은 이 박물관을 단순한 등기구 전시장에 머물지 않도록 하겠다는 욕심을 보인다.그야말로 우리 생활문화의 전통을 널리 알리고 활용할 종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우선 개관 1주년을 맞는 오는 9월 지역 문화활성화 방향을 모색해보는 토론회와 기념공연 등을 연다.이를 계기로 정기적인 공연이나 전시회·세미나 등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설립자 金東輝옹/“있는 그대로의 멋 알게됐으면…”/의사시절 틈틈이 수집 민속품만 500여가지/사재털어 건립 자부심 한국등잔박물관 설립자인 金東輝옹(80)은 평생동안 우리 민속품 수집에 매달려온 전직 산부인과 의사.수원 출신으로 1940년 수원에서 산부인과병원을 개업,87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혈액원에서 퇴임할 때까지 47년간 재직하면서 틈틈이 모은 민속품만 해도 500여점이 된다. 金옹은 “등기구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된 것은 어린시절 머리맡 등잔밑에서 바느질을 하던 어머니에 대한 인상이 짙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한밤중 늦게까지 등잔에 의지해 바느질을 하시던 어머니에 대한 어릴적 기억이 생생합니다.등잔은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는 독특한 멋을 갖고있는 민속품입니다.처음엔 그냥 좋아서 모으기 시작했는데 차츰 사명감을 갖게까지 됐다”고 수집 동기를 설명했다. 전국의 골동품상이나 개인 소장가 등 등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마다않고 찾아 다니는 金옹의 등기구에 대한 애착과 수집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여러차례 등기구 전시도 열게 됐다. “전시를 계속하다 보니 유물 손상도 적지않고 무엇보다도 항상 이 등기구들을 일반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는 金옹은 20년전 일선 은퇴후 여생을 보내려고 마련해둔 현 박물관 부지에 자신의 병원을 정리해 세운만큼 순전히 사재로 만들어진 박물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또 “박물관 전시품과 공간구성은 이미 오래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을지낸 崔淳雨씨에게 자문을 구한만큼 박물관 건립 자체는 별 문제가 없었다“며 “관람객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잊혀져가는 우리만의 멋을 간직한 등잔을 부담없이 감상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우리 멋을 알고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랄뿐”이라고 덧붙였다. ◎등잔박물관 가는길/수원·양재역에 노선버스/목∼일요일 상오 10시 개관 분당과 광주·수원 등 3군데 방향에서 찾아갈 수 있다. 분당쪽에서 들어가다 보면 광주와 수원으로 갈라지는 능골삼거리에서 수원쪽으로 방향을 잡아 100m쯤 직진하면 왼쪽으로 정몽주 선생 묘소로 향하는 좁은 샛길이 나온다.이 갈림길에서 주차장까지는 걸어서 5분정도 거리. 수원에서는 660번 좌석과 60번 일반버스가 수원역∼장안공원∼매향동∼풍덕천∼능원리까지 운행하는 버스편이 있고 서울에서는 양재역∼분당∼능골삼거리까지 운행하는 500번,천호동∼가락시장∼성남∼분당∼능골삼거리를 다니는 17·17­1·17­2·119번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능골삼거리에서 차량으로 소요시간은 약 5분정도. 개관시간은 목∼일요일 상오 10시부터 하오 5시까지.관람료는 성인 3천원,초등학생 1천원.연락처 0335­34­0797.
  • 방송언어 폭력/李世基 社賓 논설위원(外言內言)

    대중매체의 언어폭력이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는 것은 사회단체들의 방송언어조사에서 여러차례 지적된 바 있다. 지난번 방송위가 내놓은 ‘청소년대상 라디오 프로그램의 방송현황 및 문제점’에 보면 진행자들의 반말투나 장난식 멘트로 인한 언어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욕설에 해당하는‘이 씨…’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는가 하면 지난 어린이날 창작동요제에 나온 어린이가 ‘안경’과 관련된 노래를 부르면서 안경을 끼지 않았다고 해서 ‘안경은 어디갖다 팔아먹고 나왔느냐’고 예사로이 묻기도 한다. 농담이라고 하기엔 평소의 소양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예이다. 청소년 대상 라디오 프로그램 가운데는 ‘영 스트리트’‘뮤직파워’‘필드 뮤직’ 등 영어제목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TV토크쇼를 ‘세이세이세이’,또는 아예 ‘FUNNY FUNNY’로 영어표기를 그대로 내보내고 있다. 매주 2억에 가까운 큰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랑의 리퀘스트’는 훌륭한 기획의도에도 불구하고 ‘리퀘스트’라는 제목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무슨뜻이냐’는 항의가 잇따른다는 보도도 나온다. 결국 전화 한통화에 ‘1천원씩 모금’한다는 뜻의 ‘따르릉 천원입니다’를 부제로 붙이긴 했지만 일반이 참여하는 프로에는 그들의 이해를 돕는 쉬운말 제목이 바람직하다. 대중매체의 언어사용에 대해 미국의 방송전문가 코헨박사(뱅크스트리트 교육대)는 “TV는 시청자에게 말을 걸수는 있으나 시청자의 말을 들을수는 없는 일방통행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정보제공은 하지만 정보가 일으키는 반응의 파장은 볼수도 들을수도 없다는 비난인 셈이다. 외국어가 넘쳐나는 현실에서 방송에게만 우리말을 지키는 파수꾼이 돼달라고 한다면 현실언어여건상 버거운 주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방송은 무차별공격매체라는 점에서 사회기풍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하다. 가뜩이나 케이블 TV 등의 외국영화가 쏟아내는 ‘욕설’에 우리 청소년들은 멍들어가고 있다. ‘말은 한 나라를 이루는 힘’이라는 차원에서 누구나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우리말 제목은 물론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일구기 위한 방송언어순화에 앞장서 주기를 기대해 본다.
  • 상처만 남긴 ‘鄭明勳 파동’/孫靜淑 문화생활팀 기자(오늘의 눈)

    공들인 구애,돌연한 결별.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취임 넉달만에 던져진 정명훈씨 사표를 KBS측이 11일 받아들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계약 얘기가 오가기 시작한 지난 96년이래 천신만고 공들여 다 된 듯했던 혼약이 정기연주회 한번 치른채 끝장 나고 만 셈이다. ‘파경’이란 워낙 아픈 것이지만 어차피 당사자들간의 문제일 뿐,참새들입방아야 세월 속에 잊어버리면 그만이다.하지만 이번 결별의 상처가 장삼이사(張三李四) 음악팬들까지 쓰라리게 하는 것은 지휘자 정명훈과 KBS향의 관계가 지니는 예사롭지 않은 상징 때문. 정명훈은 다 아다시피 한국이 세계 무대에 내놓은 지휘자.그 정씨가 한국을 대표하는 KBS향의 조타수로 온다 했을 때 많은 이들은 변변히 해 준 것없는 부모를 넘어서 크게 된 자식이 귀향,다른 형제들까지 앞에서 이끌어주는 아름다운 관계를 기대하며 기뻐했었다.단순히 기능적 지휘자를 넘어 한국음악 발전의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은 취임 이래 본인도 여러차례 내비쳤던 부분이다. 사태가 여기 이른 데는 물론 여러 책임주체들이 얽혀 있다.외국인 부지휘자 선임을 놓고 KBS는 갑자기 터진 IMF불황,새 사장 선임으로 변화한 결재라인 때문에 일단 유보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는다.서양식 합리주의에 익은 정씨로서는 조직 변동에 따라 이미 합의된 사항까지 오락가락하는 KBS향의 경직된 관료주의를 이해할 수 없었을 터다.정씨 국내 대리인 CMI측도 경솔했다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양자간 문화적 관념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위치에 있던 이들은 KBS향 관계자와도 상의없이 사장실에 불쑥 사표를 던진 뒤 이것이 언론에 알려지자 변명으로 일관했다. 시비를 가려 보았자 이제 너무 늦었다.정씨의 영입으로 한차원 높은 음악세계로 도약하려 했던 KBS향 단원들,수준높은 음악국민의 자부심을 꿈꿨던 팬들,국민의 지휘자가 되겠다던 정씨 모두 큰 상처만 입게 됐다.오르지 못할 배우자에게서 이혼당한 KBS향이 좌절과 냉소 속에 상당기간 표류하게 되지않을까 우려의 눈길만 깊어가고 있다.
  • 金 대통령 국민과의 TV대화­해설·의미

    ◎“우리나라 철학이 바뀌었다”/처음으로 민주주의­시장경제 병행/舊정권 ‘정경유착→경재력 약화’ 시정 金大中 대통령의 10일 국민과의 TV대화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총체적 개혁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동참을 호소한 자리였다고 볼 수 있다.우리의 어려운 국정현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국민과 나아가 세계 앞에 알린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따라서 이날 대화는 국민과 정부,재계,노동계,금융계 등 각 경제주체들의 철저한 개혁노력과 고통분담에 초점이 맞춰졌다.‘올 고통분담­내년 국제통화기금(IMF) 졸업­2000,2001년 선진국 진입’이라는 큰 틀의 국가비전을 제시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고통을 이겨낸 뒤 얻게될 과실을 노사정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겠다는 희망의 메세지인 셈이다. 물론 이는 고통분담이 전제되어야 한다.金대통령은 기업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대량실업 사태와 같은 우리 국가가 처한 다급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정부가 추진중인 재벌의 구조조정과 실업대책,제2기 노사정위 구성,금융개혁의 과정 등을 소상히 털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우리는 1천5백억달러의 빚쟁이다.피나는 노력과 더불어 땀과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한 것도 가장 먼저,가장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국민에 대한 애정어린 호소로 여겨진다. 金대통령은 실제 “6·25때 꿀꿀이죽을 먹고 견뎌내면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을 만들었듯이 다시 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각별한 분발을 촉구했다.극한 상황을 예로 든 것은 경제 고성장에 익숙한 우리가 실업과 불황에 대한 경험이 전무(全無)하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사회안전망이 구축되지 않은 국가현실을 감안,1∼2조원의 실업대책 재원 추가확보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등 50조원의 조기 투자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기업과 금융계의 6월말 개혁 본격화와 공기업 및 정부의 2차 구조조정을 약속한 것도 마찬가지다. 확고한 정계개편과 호남인사 편중에 대한 金대통령의 복안과 설명이 있었으나 이것은 국정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 해소 차원일 뿐 주(主)가 아니라는 것이 청와대핵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金대통령은 특히 국민의 정부 국정운영철학이 바뀌었음을 강조하고자 했다.이는 새정부의 정체성으로 과거정부와의 차별성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金대통령은 ‘닫는 말’을 통해 지금의 환란(換亂) 등 국가위기가 관치금융·정경유착에 따른 과거정권의 유산임을 분명히 하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다시한번 강조한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 답변·진술서 놀랄정도로 일치/YS·姜慶植·金仁浩 사전에 입맞췄나

    검찰이 金泳三 전 대통령의 외환위기 관련 답변서의 신빙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될 전망이다. 지난 2일 제출받은 金 전 대통령의 답변서가 전반적으로 사실과 다르며,姜慶植 전 경제부총리와 金仁浩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의 진술 내용과 ‘놀랄정도로’ 일치해 이들이 사전에 ‘입’을 맞췄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특히 외환 위기의 정의에 대한 부분에서는 “金 전 수석의 진술서 내용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고 설명했다.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金 전수석이 중요 참고인(金 전 대통령을 지칭)의 진술에 개입한 것이 돼 (답변서의)신빙성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법정에서 金 전 대통령의 답변서가 증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강 전 부총리의 한 측근은 “답변서를 내기 앞서 지난달 말 쯤 김광일 전 정치특보와 강 전 부총리가 만나 숙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姜 전 부 총리의 검찰 진술도 답변서의 내용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姜 전 부총리는 金 전 대통령의 답변서 취지에 맞추기 위해 자신의 ‘컴퓨터 비망록’ 내용을 삭제·수정하는 등 조작하기도 했다.“IMF행이 자존심 상한다”는 메모가 원본에 여러차례 기록됐지만 수정본에는 완전히 없어졌다.없는 사실을 첨가해 기록한 부분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姜 전부총리는 지난 1일 검찰에 처음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8개월여동안의 재임 기간동안 일기 형식으로 메모한 노트북을 제출해 주도록 요청받았지만 “변호인과 상의해 보겠다”고 한 뒤 이튿날 “제출할 수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검찰은 姜 전 부총리가 3일 밤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뒤 비망록 내용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세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진술할 것을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검찰이 이를 이례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나선 배경에는 林昌烈 전 부총리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한 金 전 대통령의 답변서에 ‘흠집’을 내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리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외환시장 개입­중단” 수시 번복/영장서 드러난 새 사실

    ◎기아 채권은행단에 “화의동의 말라” 압력 姜慶植 전 부총리는 지난 해 9월22일 기아자동차가 법원에 화의를 신청하자 대외적으로는 간섭하지 않겠다고 해놓고도 채권은행단에 동의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또 화의보다는 법정관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나 기아측이 화의를 고수하자 李秀烋 당시 은행감독원장과 尹增鉉 당시 재경원 실장에게 지시,해당 은행장과 종금사 사장들이 동의하지 않도록 강요했다. 검찰은 姜 전 부총리가 직접 발벗고 나서면 과거 삼성자동차의 부산 유치를 추진했던 전력 등으로 비난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채권은행단은 정부의 진의를 파악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조속한 결론을 내리지 못함으로써 기아 사태 처리가 지연돼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렸고 이는 외환위기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姜 전 부총리는 외환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해 10월28일부터 11월17일 사이에는 실무진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은행에 외환시장 개입 및 개입중단 지시를 여러차례 번복 하달,위기를 가속화시켰다.홍콩 증시폭락 후인 지난 해 10월28일에는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가 10월30일에는 환율을 1천원 이내로 유지토록 개입 지시를 내렸고 11월17일에는 다시 개입 중단 지시를 내렸다. 외환위기와 관련,姜 전 부총리는 공식 경로뿐 아니라 비공식 경로로 들어온 사전경고도 철저히 무시했다.특히 지난해 7월27일 대우그룹 金宇中 회장으로부터 “동남아 외환위기가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니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도 들은체 만체 했다.
  • 모두진술부터 검찰·변호인 신경전/權寧海씨 공판 이모저모

    ◎권씨 “모든게 내책임…” 부하직원 선처당부 4일 하오 북풍공작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權寧海 전 안기부장 등 관련 피고인 7명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서울지법 남부지원 1호 정에는 공판 전부터 피고인 가족과 취재진 등이 방청석을 가득 메워 이사건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반영했다.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측은 변호인의 모두진술을 놓고 재판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신경전. 申相圭 부장검사는 15분 가량 진행된 吳制道 변호사의 모두진술 도중 “모두 진술의 범위를 넘는 것 같다”면서 “사건의 배경을 장시간 설명하는 것은적절치 않다”고 2번이나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吳변호사는 “검찰측 의견은 충분히 듣겠으니 진술을 방해하지 말라”고 반박. ○…이어 진행된 피고인 모두 진술에서 權피고인은 “얼마전까지 국가정보를 담당하는 자리에 있던 내가 이같은 자리에서 선 것에 대해 국민들께 정말 송구스럽다”고 사과한 뒤 “함께 있는 피고인들에게는 명령을 이행한 죄밖에 없고 만약 죄가 있다면 모든 것은 나의 책임”이라고 진술. 또 “대북정보를 담당했던 이들에게는 전투원처럼 상명하복 관계가 분명하다”면서 “이들이 법정에 서지 않도록 관계기관에 여러차례 부탁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만큼 이 자리를 통해 재판장에게 다시한번 선처를 부탁한다”고 거듭 호소.
  • 金在水 농림부 유통정책과장(폴리시 메이커)

    ◎“유통단계 대폭 줄여 물류비 최소화”/생산·소비자단체 직거래 제도적 뒷받침” “그동안 여러차례 농산물 유통대책이 마련되고 추진됐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미흡했던 게 사실입니다.유통시장의 개방과 매장의 대형화,직거래 확대로 농산물 유통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제 유통제도도 전면 재검토할 때가 됐습니다” 농림부 金在水 유통정책과장은 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산물 유통개혁의 실무총책이다. 그는 “발상의 전환없이 유통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백지상태에서 그림을 새로 그리고 있다”고 했다. “농산물 소비자가격의 56%가 유통마진입니다.고랭지 배추만해도 산지 판매가가 포기당 370원이나 소비자들은 2천원에 사먹어요.생산자는 생산자대로,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불만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유통마진 중에는 도매단계의 상장수수료나 수송비 상·하차비 감모(減耗)·폐기에 따른 손실분 등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그러나 생산자단체의 계약재배나 공동출하 등 역할이 취약하고 중간 유통단계가 많아 유통비용이턱없이 높고 소매단계에서의 과다한 임대료와 인건비가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전가되고 있는 게 현실.따라서 유통단계를 단순화하고 물류비를 최대한 줄이는 일이 농산물 유통개혁의 골간이라고 金과장은 얘기한다. “유통마진을 줄이려면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직거래가 바람직하나 소비자협동조합법 등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는데다 생산자단체와 지자체와의 협조도 잘 되지 않아 직거래 비중이 5% 불과합니다.연내 소비자협동조합법을 제정해 소비자단체가 합법적으로 생산자단체와 직거래토록 하고 주말 직거래장터를 많이 개설할 생각입니다” 물류비 등 유통비용을 줄이려면 산지에서부터 대량의 규격농산물이 지속적으로 소비시장에 공급돼야 한다.계약재배와 공동출하·규격출하가 급선무다.때문에 농림부는 간이집하장과 포장센터,가공공장 등 산지유통시설의 운영을 보다 활성화하고 공영도매시장 건설지역 이외의 지역에 민간자본을 유치,도매시장을 짓고 거래방식을 자유화한다는 구상이다.팔레트 출하상품에 대해하역료를 면제해주고 도매단계에서상장수수료(7%)를 낮춰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물류비 절감차원에서 산지포장의 표준화와 하역기계화가 절실합니다.비포장품에 대해서는 도매시장 반입을 금지하고 쓰레기 유발부담금도 인상할 방침입니다” 지난해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나온 쓰레기만 15만t으로 처리에 88억원이나 소요됐다.농림부는 이러한 농산물유통개혁 과제들을 다룰 농산물유통개혁위원회를 가동 중이다.8월까지 세부 추진계획과 중장기 투융자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북대 출신으로 미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땄다.행시 21회로 농림부 농어촌복지담당관 통상협력담당관 국제협력과장 등을 거쳤다.
  • 상암球場 신축이 최선(사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의 개막식과 개막전 및 준결승전을 치를 주경기장이 서울 마포구 상암지역에 새로 짓는 것으로 최종 결정될 것이라는 보도는 반갑다.문화관광부와 서울시는 지난 2주동안 서울 잠실종합경기장과 인천 문학경기장,서울 상암 신축경기장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상암경기장의 신축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정부 빨리 단안 내려야 잠실경기장의 경우개·보수비용으로 1천2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데다 서울올림픽 상징물이 훼손된다는 점이 지적됐고 문학경기장 역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은것으로 전해진다.현명한 판단이라고 여겨진다.다음주 중 金鍾泌 총리서리 주재의 정부 최종 선정회의에서도 이같은 조사결과가 받아들여져 상암구장 신축계획이 최종 확정되기 바란다. 상암구장 신축안은 지난 2월10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됐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지금까지 최종 결정이 미뤄졌다.그 동안 국제사회에서는 우리나라가 과연 월드컵축구대회를 개최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지를 의심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상암구장 신축은 이처럼 국제사회와의 약속이자 우리의 대외 신인도(信認度)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유·무형 파급효과 막대 그럼에도 정부는 아직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공동개최국인 일본이 6백억엔을 들여 결승전 후보경기장인 최첨단 설비의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을 완공,개장 기념경기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다른 개최도시의 경기장 건설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상암구장을 신축해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치를 경우 얻게 되는 파급효과는 엄청나다.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달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총생산 유발효과 8조원,부가가치 유발효과 3조7천억원,고용창출 효과 24만5천명이라는 경제적인 이익 외에 유무형의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다고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位相)을 크게 높여준다는 점을 들었다.월드컵축구대회는 올림픽보다 대회기간이 2배나 길며 전세계에서 연인원 4백10억명이 지켜보는 지구촌 최대의 체육제전이다.우리의 자존심과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호기(好機)가 아닐 수 없다.아울러 88서울올림픽에 이어 다시 우리의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이런 기회를 단선적인 사고(思考)와 상황논리로 그냥 놓칠 수는 없다. ○상암구장 세계와의 약속 우리는 이미 본란을 통해 상암구장 신축이 최선이며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 경기장 하나 번듯하게 지어 후손에 남겨주자고 여러차례 강조했다.세계인과의 약속을 지키고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를 때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맞아 추락한 우리의 대외신뢰도도 회복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2002년 월드컵대회는 21세기를 여는 첫 인류의 축제다.그 때쯤이면 우리도 경제회복을 이뤄 한민족(韓民族)의 발전의지와 기상을 세계에 알려야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도 찬성 상암구장 신축은 대다수 국민들의 뜻이기도 하다.스포츠서울이 지난 달 24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는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71.19%(25만3천460명)가 상암구장 신축을 찬성했다.잠실경기장 개·보수 찬성은 23.69%(8만4천318명)이며 인천 문학경기장 증축안은 5.12%(1만8천236명)에 불과했다.특히 경합지역인 인천시민들 조차도 문학경기장(1천192명)보다 상암구장신축(5천32명)을 지지하고 있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2002년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지난 3월 일본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있은 다이너스티컵 대회 개막전을 보면서 우리는 모두 놀랐다.진눈깨비가 쉴새없이 쏟아져 경기장 사정이 어떨지 걱정했으나 융단을 깔아놓은듯한 잔디에는 물방울 하나 튀지 않았던 것이다.7만관중을 수용하는 거대한 스타디움 그 자체가 첨단기술의 상징이었다. ○일에 주도권 뺏기지 말아야 그토록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도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찾아내 보완공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소식이다.우리가 이렇게 안이한 자세로 대비하다가는 일본에 2002년 대회의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지나 않을지 걱정이다.더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주경기장 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총력을 기울여 준비해야 할 것이다.
  • 월드컵 주경기장 신설해야 하나(쟁점)

    2002년 월드컵 주경기장 문제가 최근 정부차원에서 이뤄진 여러차례 논의에도 불구하고 확정되지 않고 있다.그만큼 해결 방안 모색이 쉽지 않다는 증거다.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서울 상암동 경기장 신축 ▲잠실 주경기장 개·보수 ▲인천 문학경기장 증축 등 3가지.그 가운데서도 상암동 신축과 잠실 개·보수가 보다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며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이 쟁점에 대한 李相哲 한국체대 총장과 李鍾煥 축구협회 부회장의 의견을 들어본다. ◎신인도·경제난 고려 잠실운 개보수를/李相哲 한국체육대 총장 2002년 월드컵축구 경기장 건설을 둘러싼 찬반논란의 원인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인한 국가적 경제위기라는 현실에 있다. 월드컵 주경기장 신축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전용구장 신축을 통보한 뒤 계획 변경시 우리가 감수해야 할 국제신인도의 실추를 크게 우려한다.또 공동개최국인 일본은 결승전이 열릴 요코하마 경기장을 완공하는 등 준비작업을 착실히 진행시키고 있는것과는 달리 아직도 우리는 월드컵 주경기장 신축 논란으로 혼선만 빛고 있다는 현실이 국민정서를 위축시켜 신속히 전용구장 신축을 확정지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그러나 전용구장 신축은 여러가지 국가적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되어져야 할 것이다.물론 지나친 경제논리가 국제이미지를 손상시킬수도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인정한다. 94년 월드컵을 대학구장과 미식축구장을 보수해 성공적으로 개최한 미국의 월드컵조직위원장 스콧 트레이어씨는 한 경기장에서 4경기 이상을 치러야만 흑자가 난다고 언급한바가 있다.하지만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가 유치한 경기는 모두 32경기로 조직위의 계획대로라면 한 경기장에서 3.2경기밖에 치를수가 없다.더구나 미국은 방대한 인구와 경제구조를 갖춘 반면 우리는 일본과 공동개최라는 환경적 열악성을 띠고 있어 월드컵 개최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예전의 개최국들과 단순비교는 곤란하다. 또 브라질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펠레는 “2002년 월드컵 경기장 건설에 한국의 경제현실을 웃도는 많은예산이 책정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충고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으로 기존 경기장의 수정·보완을 언급한 바 있다.우리는 지난 70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 국가경제의 어려움으로 반납한 경험이 있고 중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1표차로 유치하지 못한 뒤 경제우선주의에 입각한 국가적 차원에서 2004년 올림픽 유치를 포기했다.또한 지형적 타당성과 면밀한 계획성 없이 추진됐다 ‘국가적 골칫거리’가 된 고속전철사업도 이 시점에서 곱씹어봐야 할 일이다. 우리가 처음 FIFA에 보고한 경기장은 잠실 주경기장이었고 FIFA에서 요구하는 기자석 확충 및 지붕설치 등 적절한 보수를 하면 다목적 기능을 할 수 있는 경기장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이미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등 유럽 국가에서는 다목적 운동장이 일반화 돼 있다.여기서 우리는 합리적 검토를 통하여 기존의 시설을 개·보수하면 충분히 월드컵을 치를 수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기존시설을 활용하면 월드컵의 의미가 희석될 수 있고 전용구장을 신축해야만 기대하는 이익과 효과를거둘 수 있다”는 우매한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웅장한 형식의 틀 보다는 가슴을 움직일 수 있는 감동의 한 순간이 세계인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방법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국민적 사기 또한 웅장한 축구전용구장의 신축으로 진작되는 것이 아니라 열화와 같은 국민성원을 등에 업고 고군분투하여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승리를 거두는 그순간에 진정으로 치솟게 되는 것이다. ◎활용도·관례 비춰 상암동 신설 바람직/李鍾煥 축구협 부회장 2002년 월드컵축구 전용경기장 건설을 둘러 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논란을 보면서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새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경제 회생에 전력을 다해야 할 이 때 조변석개식 ‘월드컵 정책’ 때문에 경제 재도약은 커녕 국론분열의 양상까지 이르게 됐다.작금의 상황을 보면 과연 우리가 이렇게 준비해서 4년뒤에 월드컵을 제대로 치를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가 크다. 얼마전 우연찮게 젊은 실직자 한사람을 만났다.이런저런 이야기를하다가 월드컵경기장 문제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그의 대답은 간단했다.“저같은 실직자들이야 운동장 지어서 덩달아 일자리 많이 생기면 최고지요”.굳이 이 젊은이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일자리를 늘리고 관련산업에 영향을 주어서 경기를 부양시키는데 대규모 건설공사만한 것이 없다.비생산적인 것도 아니고 오히려 천문학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월드컵을 위해 경기장 짓는다는데 머뭇거릴 이유가 뭐 있는가. 혹자는 경기장을 지어봤자 월드컵 이후에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그러나 전혀 그렇지가 않다.거기서 국제대회,프로축구 경기를 못하란 법이 없고 어린 꿈나무와 중·고교선수들이 공을 차면 얼마나 좋아 하겠는가.지금처럼 육상트랙이 있는 종합경기장 지어놓고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놀리는 것보다는 축구장 하나 제대로 지어서 사시사철 이용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경제논리가 아닌가. 정책담당자의 국제관례에 대한 몰이해와 월드컵에 대한 무지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선진국일수록 전문가 집단이나 직능단체의의견과 경험이 존중되는 반면 개도국이나 후진국일수록 소수 관료의 독단적 판단에 의해 정책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월드컵 경기장 문제만 하더라도 유치 이후 근 2년동안 조직위원회,문체부(현 문화부),대한축구협회,그리고 경제·건설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온 것이다.그러나 산고끝에 개최도시와 경기장을 확정짓고 지난해초 국제축구연맹(FIFA)에 정식으로 통보했던 것이다.그런데 이제와서 “경기장을 짓느니 못짓느니” “개최도시를 줄이느니 마느니”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그것도 당사자인 월드컵조직위의 입에서 나오는 말도 아니고 정부 관리가 말을 뒤바꾸는 것도 모양새가 우습다.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또 하나 있다.월드컵대회는 한국이 주최하는 것이 아니라 FIFA가 주최한다는 사실이다.한국은 개최국으로서 장소를 빌려주고 대회를 위탁관리함으로써 거기서 나오는 막대한 수익을 FIFA와 나눠 갖는 것이다.따라서 월드컵대회에서 FIFA의 권위는 절대적이다.개최국이 대회를 치를 조건이 안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개최권을 회수할 수도 있다.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이 개도국의 티를 벗었음을 세계에 알렸다면 2002년 월드컵은 경제·문화적으로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것을 세계 만방에 고하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 TV 3社 프로 모방경쟁 심하다/방송개발원

    ◎유사성­편성내용 분석 보고서/인기프로 따라가기… 보도·오락 등 각 부문 닮은꼴 늘어/시청자 채널 선택권 좁히는 역기능… 방송 도덕성 훼손 공중파TV 3사간에 프로그램 모방경쟁이 극심하다. 한국방송개발원이 최근 내놓은 ‘TV프로그램에 나타난 유사성 분석­편성 및 내용분석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시청률 경쟁이 심해지면서 다른 방송사의 인기프로를 모방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것. 지난 3월 한달간 방송된 TV프로그램 모두를 대상으로 삼은 이 보고서는 “프로그램간의 유사성 내지 중복성은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을 위축시킬 뿐아니라 ‘창작의 장’이 돼야 할 제작현장을 ‘모방경쟁의 장’으로 변모시키면서 방송의 도덕성을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사한 프로들이 특정시간대에 몰려 방송되는 편성의 유사성은 보도·교양·오락 등 각 부문에 걸쳐 나타났다.상오 10시대 뉴스,하오 방송시작 직후인 하오 5시대 뉴스,그리고 SBS를 제외한 양 방송사의 하오 9시대 종합뉴스 등 맞대결 편성이 여러차례 존재하는 것.어린이프로·시사고발프로·드라마·버라이어티쇼·영화·재연프로·시트콤·토크쇼·연예 및 영화정보프로·미스터리 프로 등 대부분의 장르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특정시간대에 한꺼번에 쏟아져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을 좁힌다는 지적이다. 프로그램 포맷도 마찬가지.남녀 1명씩 공동앵커가 진행하는 TV3사 종합뉴스의 경우 초반부는 남성앵커,후반부는 여성앵커가 주로 진행을 맡는 유사성을 띤다.주말 버라이어티쇼·아침 및 심야 토크쇼·연예 및 영화정보물·코미디·시사고발프로·미스터리물·재연프로 등도 진행형태에서 채널간 차별성을 찾기가 어렵다. 특히 보도를 제외한 일반 프로의 경우 중복출연·소재편중 등으로 인해 채널구분이 어려울 정도.제목은 말할 것 없고 시청자 사연까지 흡사한데다 패러디·몰래카메라·시청자참여·스타시스템·자막처리 등 제작기법까지 판에 박은 듯이 똑같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TV3사들의 모방경쟁이 자사 인기프로는 물론 타사프로,그리고 외국프로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꼬집은 뒤 “무작정 따라하기를넘어 남의 프로그램 죽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모방경쟁은 방송사의 자기모순”이라고 비난했다.
  • 실직자 상당수 규정몰라 ‘헛걸음’/생활자금 대부 첫날 표정

    ◎전국 4천여명 몰렸으나 440명만 신청/사전홍보·준비 소홀로 일부선 상담만/접수마친 가장들 “이젠 새출발” 희색 실직자들을 위한 대부사업 첫날인 15일 근로복지공단 대출 신청접수 창구에는 많은 신청자가 몰리고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서울본부와 6개 지사를 비롯,전국 46개 본부·지사에는 약 8천여명의 신청 희망자가 몰렸다.하지만 대부 신청을 마친 사람은 전국에서 440여명에 불과했다.자격 조건이 까다롭고 4∼6종이나 되는서류를 갖추어야 하는데다 홍보도 미흡해 상담만 한뒤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근로복지공단 서울본부에는 하오부터 신청 희망자들이 몰려 사무직원 대부분이 상담에 매달여야 했다.또 아침부터 3백여통의 문의전화가 빗발쳐 다른 업무가 마비됐다 대출 확인서를 받아든 신청자들은 6개 지정 은행 지점을 찾아 확인서와 통장사본을 제출,“서류확인이 끝나는 2∼3일 이내에 돈이 입금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기뻐했다. 서울 당산동 남부지사를 찾은 170여명은 대부분 40∼50대였다.생계자금으로 5백만원을 신청한 金모씨(52·서울 강서구 가양동)는 “지난해 12월 갑작스런 실직으로 타격이 컷는데 천만다행으로 접수를 무사히 마쳤다”면서 “신문을 보고 구청에 일찌감치 구직등록을 해 둬 남보다 먼저 대출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생계비 의료비 혼례비 장례비 학자금 생업자금 주택자금 영업자금 등 8종의 대부금 가운데 대출한도액이 1억원에 달하는 영업자금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은 편이었다.담보조건과 국민주택(전용면적 25.7평)규모 거주확인에 대한 문의도 잇따랐다.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신청을 못한 사람들은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자격기준에 미달되는 사실을 모르고 찾은 실직자들은 크게 낙담하는 모습이었다.이들 가운데에는 3개월전 지방노동관서 등에 구직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으로 이에 대한 홍보가 미흡했음을 보여주었다. 서울 신수동 서부지사 직원 李和修씨(27·여)는 “영업자금 신청자 가운데에는 ‘고용보험적용 사업장 3년 이상 근무’라는 기본적인 조건조차 모르고 찾은 실직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출을 신청한 金明善씨(33·여)는 “자격조건을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지 말고개인의 사정에 따라 소액이라도 대출해주면 좋겠다”면서 “상담 교육기간에도 대부조건 등이 여러차례 바뀌어 자격기준을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크다”고 털어놨다. 실직자 가운데 상당수는 거주지 관할 공단지사가 아닌 지방노동사무소나 회사 관할 지사를 찾는 등 헛걸음을 했다. 근로복지공단 李厚宰 남부지사장(47)은 “홍보가 끝나는 다음주쯤이면 신청자 수가 더욱 늘 것”이라고 말했다.
  • 청와대 취재 제한 기자단,시정 요구

    청와대는 金大中 대통령 취임이후 15일까지 50일째 출입기자들의 청와대 출입을 봉쇄하고 있다.이같은 조치는 과거정부에서는 없었던 일로 그동안 기자들은 여러차례 청와대측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 않고 있다. 金重權 청와비서실장은 14일 “기자들의 출입 금지방침은 청와대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출입 중앙기자단은 이에 이날 성명서를 채택,“이같은 조치는 취재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일로 이로 인해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언론전체의 취재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며즉각적인 해제를 요구했다.
  • “정치보복·표적사정은 안될 말”/검찰수사 청와대 입장

    ◎수사중인 사건에 정치권의 압력 없어야/비리 재발방지 차원 진상규명 강력 희망 정치인 내사설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분명하다.정치보복이나 표적사정은 절대 없다는 것이다.朴智元 청와대대변인도 “金大中 대통령이 누차 밝혔듯이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보복이나 표적사정은 국민의 정부에선 없다는 것을 확실히 밝혀둔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오랜 야당을 해 온 金대통령과 국민회의가 누구보다도 보복과 표적에 따른 고초를 겪었다는 데 기인하고 있다.그러나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국정운영 방향에서도 알 수 있듯이 金대통령의 검찰의 정치적 중립 실현 의지는 확고하다.“검찰이 지난 대선에 중립을 지켜준 데 감사한다”는 여러차례의 치하도 그 반영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검찰이 수사중인 사건을 정치권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관여하거나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검찰수사중인 북풍(北風)이나 환란(換亂)수사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朴대변인도 “환란(換亂) 문제건 개인용이동통신(PCS) 문제건 감사원이 감사결과를 검찰에 이관,검찰이 수사중”이라며 “검찰 수사에 의해 진상이 규명되는 것에 대해까지 정치권에서 이래라 저래라 얘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朴대변인은 또 “정치인이라고 해서 무슨 일을 해도 검찰이 가만 둬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다만 무리하게 처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재발방지를 위한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렇게 볼 때 아직까지는 정치권을 겨냥한 의도는 없어 보인다.
  • 히로뽕 맞고 교통사고 自害 공갈/26명 영장·수배

    ◎교정교육 운전자 대상 억대 갈취/병원과 결탁 거짓 진단서 발급 가능성 수사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10일 李龍學씨(44·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세휴동) 등 13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 13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李씨 등은 지난해 12월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도로교통안전협회 서울시 지부 부근 골목길에서 具모씨(54)가 운전하는 포터트럭에 일부러 뛰어들어 자해한 뒤 “치료비 6백여만원을 내놓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2백만원을 뜯어내는 등 지난해 10월부터 48차례에 걸쳐 1억3천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李씨 등은 자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히로뽕을 여관 등에서 여러차례에 걸쳐 맞았다. 이들은 운전면허정지처분을 받아 도로교통안전협회에서 실시하는 교정교육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직접 운전을 한다는 약점을 이용,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은 이들이 자해한 뒤 일부 병원들과 결탁해 거짓진단서를 발급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 創軍(대한민국 50년:14)

    ◎해방 직후 좌우익 군사단체 60여개 난립/“치욕 되풀이 말자” 강력한 군사력 국민적 열망/미군정 견제속 육군·해군·해병대·공군 순 창설 대한민국 국군은,1948년 9월5일 남조선경비대가 육군으로 개편됨으로써 정식 출범했다.정부 수립 21일만이었다.해군도 곧이어 발족했고 해를 넘겨 49년에는 4월15일에 해병대가,10월1일 공군이 창설돼 초창기 4군체계를 확립했다. 나라를 세운 뒤 곧바로 창군(創軍)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그러나 대한민국 국군이 탄생하기까지에는 간단치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해방이 되자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것은 정치단체만이 아니었다.각종 사설·유사 군사단체가 곳곳에서 깃발을 올렸다.이에는 까닭이 있다. 먼저 35년만에 국권을 되찾은 한민족에게는 ‘다시는 치욕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다짐과 함께 강력한 군사조직을 갖추어야 한다는 열망이 불타올랐다.아울러 해방정국에는 독립군 출신을 비롯해 일본군·만군·학도병·공산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군을 경험한 인적 자원이 풍부했다.좌우 이념대립에따라 군을 선점하려는 양쪽의 경쟁이 작용한 것도 군사조직 난립에 큰영향을 미쳤다. ○사설 군사단체 끼리 충돌 해방 이틀 뒤인 45년 8월17일 서울 교동국민학교에서 귀환장병대(후에 국군준비대로 개편)가 발족한 것을 필두로 그달 말에는 일본 육사출신들이 주축이 된 조선임시군사위원회(위원장 李應俊)가,9월1일에는 좌익 성향의 학병동맹(위원장 王益權)이 잇따라 조직됐다.이밖에 학병단·학도대·광복군국내지대·보안대·한국혁명군·장병대·장총단·조선국군학교·대한민국 군사후원회·육해공군 출신 동지회·한국장교단 등 수많은 군사단체가 등장해 나름대로 활동을 벌였다. 45년 11월 현재 미군정청에 등록한 군사단체는 30곳을 넘어섰으며 비등록조직을 합하면 60여 단체가 존재했다. 이같은 군사조직의 난립에 당황한 미군정은 한국군 창설을 가시화하는 작업에 바로 착수했다.45년 11월13일 군정법령 제28호를 공포해 창군 기본계획 수립을 맡는 국방사령부를 설치한 데 이어 12월5일에는 군간부 양성을 목표로 군사영어학교를 세웠다. 그럼에도 군사단체들의 발호는 그치지 않았고 무력충돌도 적잖게 발생했다.46년 1월18일 학생동맹은 서울 도심에서 반탁전국학생총연맹 시위대를 습격했다.이에 따라 경기도경은 張澤相 부장의 지휘아래 다음날 새벽 학생동맹 본부를 기습해 해체시켰다.이날 金斗漢이 이끄는 우익단체 대한민청은 좌파그룹인 조선국군준비대(총사령관 李赫基)에 총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미군정은 결국 46년 1월20일 사설군사단체해체령을 내려 강력한 단속에 들어갔고 그에 따라 각종 군사조직은 점차 퇴색했다. 한편 창군작업은 남조선국방경비대와 조선해안경비대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진행됐다.국방경비대는 병력 600명으로 제1연대 제1대대를 편성,46년 1월15일 서울 태릉에서 입대식을 갖고 출범했다.2월7일에는 국방경비대 사령부를 구성했으며 그해 4월까지 병력을 8연대로 늘렸다. 국방경비대 사령부는 국방부를 거쳐 통위부로 이름을 바꾸었고 남조선국방경비대도 국방경비대­남조선경비대 순서로 개칭하면서 대한민국 육군의 모태로 자리잡았다.정부 수립 직전 남조선경비대의 규모는 5여단,15연대에 장교 1천403명,사병 4만9천87명이었다. 육군에 비해 해군 창설작업은 훨씬 순조로웠다.해방된지 며칠 지나지 않은 8월21일 孫元一을 중심으로 해사대가 조직됐다.孫元一은 중국 남경 중앙대농학원 항해과를 나와 외항선에서 선원생활을 한 인물로,뒤에 초대 해군참모총장과 제5대 국방장관(53∼56년)을 역임한다. 해사대는 그해 11월11일 해방병단(海防兵團)으로 확대되면서 100t급 2척과 40t급 1척 등을 갖고 미약하나마 해안경비에 나섰다.46년 6월15일에 군정법령 제86호에 따라 조선해안경비대로 개편된 뒤 전국 주요항구에 기지를 건설하고 총사령부를 서울에 두는 등 위치를 확고히 했다. 해병대는,여순반란사건을 겪으면서 그필요성이 인정돼 49년 4월15일 해군에서 차출한 병력 400여명으로 경남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출범했다. ○공군 연락기 20대로 창설 공군은 가장 늦은 49년 10월1일 조직됐다.해방직후 국내외 항공계 인사들이 모여 한국항공건설협회로 출발했으며 48년 5월15일 육군항공부대로 탈바꿈했다.육군 예하 항공군으로서 기틀을 닦은 공군은 창설 당시 1천600여 병력과 연락기 20대를 보유했다. 창군을 전후한 시기에 군은 숱한 시련을 겪었다.근본적으로 한미간에 시각차가 있었다.정부수립에 앞장선 정치 지도자들은 내심 북진통일을 바래 강력한 군대를 원한 반면 전쟁을 원치 않은 미국은 일정수준 이상의 군사력 확보를 견제했다.군맥(軍脈)에 따른 내부갈등이 있었고,‘여순반란사건’‘대구 6연대 사건’ 등 군에 침투한 좌익세력에서 비롯된 상쟁도 여러차례 발생했다. 그러나 가장 큰 위기는 창군 2년이 채 안돼 발발한 6·25였다.소련의 강력한 지원아래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춘 북한 인민군의 공격에 국군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웠다.그럼에도 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대한민국 국군은 짧은 세월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게 됐다. ◎“美는 李承晩의 北侵을 경계했다”/초대 주한대사 무초의 진술서 첫 확인 대한민국이 처음 군을 조직할 때 한국과 미국 정부사이에는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다.한국은 당연하게 강력한 군대를 갖기를 원한반면 미국은 상당히 견제하는 태도를 보였다.이는 ‘한국이 강한 군대를 보유하면 38선을 넘어 북진하는 통일전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의구심 때문이었다. 미국의 이같은 의혹에는 당시 한국정부 고위인사들의 경솔한 언행도 크게 작용했다.李承晩 대통령이 1949년 9월30일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고문인 로버트 올리버에게 보낸 편지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李承晩은 이 편지에서 “나는 지금이 북한에 있는 우리의 충성스러운 지지자들과 합세해 평양에 있는 잔당을 소탕하기 위해 공격하는데 가장 좋은 기회라고 강하게 느끼고 있다.우리는 金日成의 부하들을 산악지역으로 몰아내 거기에서 굶어죽게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면 두만강과 압록강을 따라 우리방위선이 강해질 것이 틀림없다”고 했다. 6·25 발발 아홉달전쯤에 쓴 이 편지는,李承晩의 ‘남한 단독정부 극복’이라는 통일의지를 드러낸 동시에 미국이 한국군 전력강화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근거가 있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편지는 1950년 가을 유엔에서 공산측에 의해 ‘북침의 증거’로 제시되기도 했다.당시 미 정부는 편지가 가짜라고 주장했지만 후에 올리버는 진짜임을 확인해 주었다. 李承晩의 편지가 한국의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면 미국의 판단을 보여주는 자료로 무초의 진술이 있다.대한민국 주재 첫 미국대사인 무초는 1973년 12월 트루만 대통령도서관의 기록담당자에게 재임 때 경험을 토로했다. 현재 문서로 남아 있는 이 진술에서 무초는 “한국인들이 국토를 자체방위케 하는 한편 북한 진격이라는 그들의 열망을 억제해야 했다”고 회고했다.그는 “미국은 매우 어렵고 미묘한 처지에 놓여 있었다.왜냐하면 우리가 李承晩과 한국군에게 원하는 것을 주었다면 그들은 북진을 개시했을 것이고,북한도 동일하게 남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오명은 우리몫이 됐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무초 대사의 진술서는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귀중한 자료이다.
  • 탈북자 중국서 집단살인극/“가출아내 행적대라” 조선족 3명 살해

    【베이징 연합】 1년6개월전 아내와 중국으로 탈출한 30대 후반의 북한인이 다른 남자와 달아난 아내 문제로 주점 종업원인 3명의 조선족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최근 랴오닝(遼寧)성 잉커우(營口)시에서 발생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이날 북경에 배달된 遼沈晩報 3일자에 따르면,96년 9월 아내 최운옥씨를 데리고 탈북한 김택민씨(39)는 지난달 14일 새벽 같은 탈북자 백용철과 함께 잉커우시 부산주점에 들어가 조선족 여종업원 3명에게 아내가 간곳을 대라며 흉기로 위협하다 거절당하자 이들을 모두 살해한후 달아났다. 탈북후 이 주점 종업원으로 일하던 최씨는 주점을 그만두고 다른곳에서 일하라는 남편 요구를 거절,여러차례 구타를 당했으며 그동안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에서 왔다는 조선족 남자와 눈이 맞아 함께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김씨는 범행 후 푸순(撫順)시 고향집에 가 있던 부산주점 주인 裵모씨(여·조선족)에게 아내의 행방을 물으러 갔다가 범행 3일만인 17일 붙잡혔으며 공범 백용철은 선양(瀋陽)에서 체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 “투자여건 세계 최고로 만들어야”/청와대 무역투자진흥회의 중계

    ◎외환 수수료·中企 법인세 낮춰줘야/투자절차 어렵고 산만… 단일창구를 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27일 상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려 오찬으로 까지 이어진 ‘제1차 무역·투자진흥대책회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종합상사 폐지론으로 격론을 벌이는 등 시종 진지한 분위기였다.金대통령은 오찬에서 “나도 기업을 계속 했다면 대우,LG그룹처럼 ‘DJ그룹’ 총수로 이 자리에 참석했을 것”이라는 등 여러차례 조크를 던져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종합상사 존폐론 설전 ▷대책회의 대화록◁ ▲金殷湘 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해외전시회를 70회 이상 참여할 것이며,무역역조가 심하고 대규모 거래가능성이 높은 미국 유럽 일본의 전시회에 집중 참여하겠다. ▲黃斗淵 무역기업협회 부회장=올해 2백5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출기업의 자금난과 외환관련 비용부담을 경감시켜줘야 한다. ▲孫永碩 텍사스인스트루먼트코리아 사장=외국인 투자승인과 관련한 행정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각 부처별로 분산되어 있다.권한있는 단일창구가 필요하다. ▲朴世勇 현대종합상사 사장=올해 종합상사는 수출증대에 노력하여 무역수지를 5백억달러 흑자로 만들 계획이다. ▲羅濟薰 신기그룹 사장=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법인세부터 낮춰야 합니다.사회정의나 중소기업 보호차원에서도 법인세는 누진적인 다단계의 법인세를 만들어야 한다. ▲全哲煥 한은 총재=무역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문제는 총액대출한도 제도와 연동해서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지난 연말이후 2조원의 자금이 총액대출한도제도에 의해 추가로 지원돼 현재 5조원에 이르고 있다.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중소기업에 자금이 고루 지원되도록 지도하겠다. ○돈 잘버는 기업이 최고 ▲金대통령=우리 경제는 위기속에 있지만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모두 있다.실업문제와 고금리는 어려운 문제이다.투자여건이 세계 최고로 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조금도 정부에 위축되거나 눈치보거나 거리감을 두지 말라.특별히 좋아하는 기업인과 싫어하는 기업인이 없다.돈 잘벌고 수출 잘하는 기업이 최고이다. ▷오찬◁ ▲具平會 무역협회장=우리 모두 고통을 당하는 이 때 위기극복은 수출증대만으로 가능하다.경제인들은 수출과 투자유치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金宇中 차기 전경련 회장=지금 각 시설은 60%정도만 가동되고 있는데 80% 이상 가동될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일부에서 대기업과 정부를 이간시키려 하는 측도 있으나 지금은 모든 사람이 힘을 합칠 때이다. ○컨벤션센터 대폭 증설 ▲金昌星 경총 회장=임금체불이 불가피한 경우에 대해서도 정부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때가 있는 데 지금은 노·사·정간 고통을 분담해 경제를 살릴 때이다. ▲朴相熙 중소기업회장=컨벤션센터를 많이 지어 중소기업 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많이 만들어 달라. ▲金대통령=나는 어떤 의미에선 경제인 출신이다.젊어서 해운업체와 조선업체 및 지방신문사 사장 등으로 사업을 했다.중소기업의 어려움에 관한 언론보도를 접하면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나는 개혁의지만은 확실하다.개혁이 돼야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5년 임기를 채우고 나면 경제계에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어떤 의미에선 동업자로서 나를 지원해 달라.
  • 괌 사고기 블랙박스 분석

    ◎고장나 있던 착륙유도장치/추락 3분전 일시 작동 혼란/조종사­과제소측 책임공방 치열할듯 지난해 8월 괌에 추락한 대한항공 801편 조종사들은 당시 고장난 것으로 통보돼 있던 괌공항의 활공각유도장치(글라이드슬로프·GS)가일시적으로 작동해 비행에 혼선을 일으켰던 것으로 분석됐다.이와 함께 사고를 예고할 수 있었던 괌공항의 최저안전고도경보장치(MSAW)도 미 연방항공국(FAA)가 임의로 작동하지 않도록 조치해 경고를 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교통부는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24일 하오 하와이에서 공개한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지난해 8월6일 새벽 1시38분51초(괌 현지시간)에 801편 조종사들이 비행기가 활주로 방향에 일치됐음을 접근관제소에 보고하자 관제소는 착륙허가 및 GS 사용 불가능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기의 기장과 부기장,기관사 등 3명은 GS가 작동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GS 작동 사실을 여러차례 언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GS는 사고 3분전부터 29초동안 간헐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승무원들은 사고 2분30초전에 GS가 고장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랜딩 기어를 내리는 등 착륙준비를 했으며 정상 고도보다 최대 7백50피트나 낮게 저공비행을 하다 6초전에 접근에 실패한 것을 알고 4초전에 복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청문회에서는 대한항공측과 괌 관제소 간의 치열한 책임 공방이 예상된다. ◎승무원­관제소 마지막 교신내용/“유도장치 틀린다 활주로가 어디야?”/“접근 실패·안보이잖아? 복행하라”/“고도가 왜이래 30피트·20피트 어어…” ▲8월6일 새벽 1시39분30초(현지시간)=(부기장)글라이드 슬로프(불분명)…했습니다. ▲1시39분44초=(접근관제소)대한항공 801편,6번 활주로에 맞추라.GS는 사용불가능하다. ▲1시39분48초=(부기장)대한항공 801편 6번 활주로에 맞췄다. ▲1시39분55초=(기관사)GS되요?GS?예? ▲1시39분56초=(기장) 예,예,됩니다. ▲1시39분59초=(불분명) GS가 왜 나오죠… ▲1시40분00초=(부기장)사용 불가능. ▲1시40분01초=(기관사)랜딩기어 내려야죠.(이후 착륙준비) ▲1시41분31초=(부기장)랜딩 체크. ▲1시41분46초=(기장)GS 안돼나?와이퍼 작동개시. ▲1시41분53초=(부기장)착륙전 점검확인한다. ▲1시41분59초=(부기장)안 보이잖아? ▲1시42분00초=(기관사)어? ▲1시42분07초=(기장)미니멈.(기관사)미니멈(최저고도라는 뜻). ▲1시42분08초=(기장)랜딩기어가 지상에 닿았다. ▲1시42분14초=(경보음)미니멈,미니멈. ▲1시42분17초=(경보음)싱크레이트(충돌위험이라는 뜻). ▲1시42분19초=(기관사)2백피트다. ▲1시42분20초=(부기장)접근 실패.(기관사)안보이잖아.(부기장) 안보이죠. ▲1시42분22초=(기관사,기장)복행시도. ▲1시42분24초=(경보음)고도 1백피트,50피트. ▲1시42분25초 =(경보음)고도 40피트,30피트,20피트. ▲1시42분26초 =(충돌하는소리,신음소리 등)
  • ‘환경 인센티브제’ 도입/상습 위반업소 집중 감시

    환경부는 24일 “환경단속 및 점검 결과에 따라 차등 관리하는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환경보전 우수업체는 되도록이면 현장점검을 하지 않고 대신 폐수방류,오물투기 등 불법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상습 위반업소는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대기·수질·폐기물 등 분야별로 여러차례 시행하던 정기점검도 앞으로는 동시에 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연인원 17만6천여명을 투입,12만100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단속을 벌인 결과 6.4%인 7천654건을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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