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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암 포기한 채… “머릿속 마지막 한 자까지 글로 남기고 떠나련다”

    항암 포기한 채… “머릿속 마지막 한 자까지 글로 남기고 떠나련다”

    지난 26일 타계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약 1년 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렵고 불안한 것”이라며 “죽음을 앞둔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거다”라고 말했다. 또 “건강이 다할 때까지 머릿속에 들어간 모든 것을 마지막 한 자까지 글로 남기고 떠나려 한다”고 했다. 장녀 이민아 목사의 9주기 즈음이었다. 2015년 발간한 추모집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개정판을 이때 내놓는 까닭에 대해 이 장관은 “딸의 10주기까지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자신의 말처럼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부인과 설립한 영인문학관에서 집필을 거듭하다 딸의 10주기를 열이레 앞두고 하늘로 향했다. 89세. 결코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설명될 수 없는 ‘시대의 지성’이 우리 곁을 떠났다. 2017년 암 진단을 받고 2년 뒤 이를 공개했으나 항암 치료 대신 글쓰기를 선택한 고인이었다. 한국 지성사에 한 획을 그은 그는 문학평론가이자 언론인, 관료, 교수, 시인, 소설가,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직함으로 자신의 생애를 큰 산으로 쌓아 올렸다.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와 대학원을 나온 고인은 1956년 문단 원로들의 권위 의식을 질타하며 세대 논쟁을 부른 ‘우상의 파괴’를 신문 지면에 발표하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1960년 서울신문 논설위원을 시작으로 ‘삼각주’(서울신문), ‘여적’(경향신문), ‘분수대’(중앙일보), ‘만물상’(조선일보) 등에 칼럼을 쓰며 당대 최고 논객으로 활약했다. 1960년대부터는 학계에 몸을 뒀다. 1966년 이화여대 강단에 선 뒤 문리대 교수, 국문과 석좌교수를 거쳐 2011년 명예교수가 됐다. 50대인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개·폐회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문화 기획자의 면모도 과시했다. 개회식의 ‘굴렁쇠 소년’도 고인의 아이디어였다. 노태우 정부 때는 문화공보부에서 분리돼 신설된 문화부 초대 장관(1990~1991)을 지냈다. 문화예술인으로는 처음 문화 정책을 지휘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어원을 설립했고,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하는 경복궁 복원 계획을 수립했다. 이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장, 동아시아 문화도시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 시대 정신과 그 흐름을 읽어 내며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3), ‘축소지향의 일본인’ (1982), ‘세계 지성과의 대화’(1987),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달라진다’(1997), ‘디지로그’(2006), ‘지성에서 영성으로’(2010), ‘생명이 자본이다’(2013) 등 수많은 저서를 펴냈다. 특히 ‘디지로그’에서는 디지털 기반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하는 세상을 언급하며 비빔밥과 같은 우리 문화와 정서에 조화의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숱한 상과 훈장을 받았던 고인은 지난해 10월 문화계 최고 영예인 금관 문화훈장을 수훈했다.유족으로 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 장남 이승무 한예종 교수, 차남 이강무 백석대 교수가 있다. 장녀 이민아 목사는 2012년 암으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장례는 5일간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진다. 전임 장관을 부처장으로 치르는 건 처음이다. 영결식은 새달 2일 오전 10시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다. 장지는 충남 천안의 공원묘지로 알려졌다.
  • 우크라 침공 와중 대미 압박… ‘북극성2형’ 개량형 가능성

    우크라 침공 와중 대미 압박… ‘북극성2형’ 개량형 가능성

    베이징동계올림픽 동안 무력시위를 중단했던 북한이 남측의 대선을 불과 열흘 남겨 놓은 27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하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과 함께 대(對)러 제재에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이어서 대미 압박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남측의 대선 전후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어서 협상력 극대화를 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52분쯤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28일 만이자, 올 들어 8번째다. 비행거리는 약 300㎞, 고도는 620㎞로 탐지됐다. 순안비행장 일대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고,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궤적이 탐지됐다. 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고도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7년 두 차례 발사한 고체연료 MRBM인 ‘북극성2형’을 다시 발사했거나 그때보다 기동성과 정확성 등을 높인 개량형일 가능성도 있다. 고각으로 발사된 이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는 최대 2000㎞ 안팎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사거리 1000∼2500㎞ 내외는 MRBM으로 분류한다. 북한의 이번 발사를 두고 ‘다목적 카드’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반도에 돌리는 한편,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압박수위를 점증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 힘겨워하는 미국으로선 한반도의 안보불안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란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대선에서 실종된 ‘북한 이슈’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남측 정치일정과 무관하게 올림픽 동안 중단했던 자신들의 무기개발계획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베이징올림픽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 정리를 끝냈으므로 ‘도발의 일상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국방발전계획에 따라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는 것이므로 통상적 자위 조치라는 강변을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한국 대선은 북한의 핵심 고려사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에 3월 9일까지 한두 차례 미사일 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 23일 우리 군의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시험발사를 의식한 대응이란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내적으로는 자위적 국방력 강화, 대외적으론 존재감 과시, 대선 와중에 북한 이슈를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고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 북측이 대화 제의에 조속히 호응하고 평화적 해결에 역행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대표도 전화 협의에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추가적으로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를 삼가라”고 경고했다.
  • 우크라 침공 와중 대미 압박… ‘북극성2형’ 개량형 가능성

    베이징동계올림픽 동안 무력시위를 중단했던 북한이 남측의 대선을 불과 열흘 남겨 놓은 27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하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과 함께 대(對)러 제재에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이어서 대미 압박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남측의 대선 전후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어서 협상력 극대화를 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52분쯤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28일 만이자, 올 들어 8번째다. 비행거리는 약 300㎞, 고도는 620㎞로 탐지됐다. 순안비행장 일대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고,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궤적이 탐지됐다. 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고도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7년 두 차례 발사한 고체연료 MRBM인 ‘북극성2형’을 다시 발사했거나 그때보다 기동성과 정확성 등을 높인 개량형일 가능성도 있다. 고각으로 발사된 이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는 최대 2000㎞ 안팎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사거리 1000∼2500㎞ 내외는 MRBM으로 분류한다. 북한의 이번 발사를 두고 ‘다목적 카드’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반도에 돌리는 한편,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압박수위를 점증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 힘겨워하는 미국으로선 한반도의 안보불안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란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대선에서 실종된 ‘북한 이슈’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남측 정치일정과 무관하게 올림픽 동안 중단했던 자신들의 무기개발계획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베이징올림픽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 정리를 끝냈으므로 ‘도발의 일상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국방발전계획에 따라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는 것이므로 통상적 자위 조치라는 강변을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한국 대선은 북한의 핵심 고려사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에 3월 9일까지 한두 차례 미사일 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 23일 우리 군의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시험발사를 의식한 대응이란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내적으로는 자위적 국방력 강화, 대외적으론 존재감 과시, 대선 와중에 북한 이슈를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고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 북측이 대화 제의에 조속히 호응하고 평화적 해결에 역행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대표도 전화 협의에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추가적으로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를 삼가라”고 경고했다.
  • 北, 또 탄도미사일… 대선 전후 ‘레드라인’ 넘나

    北, 또 탄도미사일… 대선 전후 ‘레드라인’ 넘나

    베이징동계올림픽 동안 무력시위를 중단했던 북한이 남측의 대선을 불과 열흘 남겨 놓은 27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정세가 불안정하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동맹국들과 함께 대(對)러 제재에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이어서 대미 압박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남측의 대선 전후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어서 협상력 극대화를 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52분쯤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28일 만이자, 올 들어 8번째다. 비행거리는 약 300㎞, 고도는 620㎞로 탐지됐다. 순안비행장 일대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고,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궤적이 탐지됐다. 합참은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고도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7년 두 차례 발사한 고체연료 MRBM인 ‘북극성2형’을 다시 발사했거나 그때보다 기동성과 정확성 등을 높인 개량형일 가능성도 있다. 고각으로 발사된 이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는 최대 2000㎞ 안팎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사거리 1000∼2500㎞ 내외는 MRBM으로 분류한다. 북한의 이번 발사를 두고 ‘다목적 카드’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반도에 돌리는 한편,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압박수위를 점증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 힘겨워하는 미국으로선 한반도의 안보불안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란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대선에서 실종된 ‘북한 이슈’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남측 정치일정과 무관하게 올림픽 동안 중단했던 자신들의 무기개발계획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베이징올림픽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 정리를 끝냈으므로 ‘도발의 일상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국방발전계획에 따라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는 것이므로 통상적 자위 조치라는 강변을 이어 갈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한국 대선은 북한의 핵심 고려사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에 3월 9일까지 한두 차례 미사일 발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 23일 우리 군의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시험발사를 의식한 대응이란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내적으로는 자위적 국방력 강화, 대외적으론 존재감 과시, 대선 와중에 북한 이슈를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정부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고 ‘깊은 우려와 엄중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 북측이 대화 제의에 조속히 호응하고 평화적 해결에 역행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대표도 전화 협의에서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추가적으로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를 삼가라”고 경고했다.
  • 우크라 사태 속 보란 듯 北 탄도미사일 발사, ‘대선 열흘’ 아랑곳 않는 듯

    우크라 사태 속 보란 듯 北 탄도미사일 발사, ‘대선 열흘’ 아랑곳 않는 듯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 눈치를 보느라 자제했던 북한이 결국 28일 만에 무력 시위를 재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가 극도로 예민해진 가운데 마치 ‘우리도 있으니 알아봐 달라는 듯’ 하다. 합참은 27일 “오전 7시 52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한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의 사거리, 정점 고도, 속도 등 제원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가 2시간 30분쯤 뒤 최고 고도 620㎞에 300㎞를 날아갔다고 밝혔다. 앞서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상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분석 중이지만 최고 고도가 약 600㎞이며 300㎞ 정도 날아갔고, 낙하한 곳은 북한의 동쪽 해안 부근이며, 우리나라(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순안은 평양의 외곽 지역으로, 북한이 지난달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두 발을 발사한 비행장이 있는 곳이다.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북한이 동해상의 표적으로 종종 설정하는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인 ‘알섬’ 일대까지는 직선거리로 370∼400㎞ 정도이기 때문에 아마도 알섬 일대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겠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상황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엄중한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NSC는 결과 발표 보도자료에 북한의 행위를 ‘도발’로 규정해 규탄하는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으며 대신 국제사회의 대화 제의에 응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NSC는 지난해 9월 15일 북한의 발사 때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지만, 이후 발사부터는 ‘도발’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있다. NSC 전체회의가 아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발사는 지난달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28일만이자, 새해 여덟 번째 무력시위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정세가 요동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가 촉각을 세우고 대러 제재 등의 조처를 하는 와중에 도발을 감행한 것이어서 대미 압박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는 미국을 더욱 압박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베이징동계올림픽 폐막 일주일 뒤 무력 시위를 재개한 것도 주목된다. 국내적으로는 대통령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둔 상황인데 앞으로도 남한 정치상황 등을 의식하지 않고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이란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은 지난 22일 시진핑 주석에게 보낸 구두 친서를 통해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로골적인 적대시정책과 군사적위협을 짓부시자’고 주장했다.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자제했던 도발을 다시금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또 외무성이 전날 게시한 우크라이나 사태 입장 글에 대해 “베이징올림픽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입장 정리를 끝냈으므로 북한은 ‘도발의 일상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국방발전계획에 따라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는 것이므로 통상적 자위 조치라는 강변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 외무성은 리지성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명의로 게시한 ‘미국은 국제평화와 안정의 근간을 허물지 말아야 한다’ 제목의 글에서 “러시아의 합법적인 안전상 요구를 무시하고 세계 패권과 군사적 우위만을 추구하면서 일방적인 제재 압박에만 매달려온 미국의 강권과 전횡에 그 근원이 있다”고 규정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난 24일 발발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뒤늦은 반응이어서 북한 지도부도 적잖이 당황한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핵미사일이 포기한 정권이나 국가가 어떤 운명을 맞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무장 집착이 더욱 심해질 것이며 이에 따라 남북대화 재개가 더욱 요원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트위터에 “푸틴의 전쟁이 당장의 모든 지정학 판도를 규정하고 있어서 김(정은)의 계산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주의를 끌려는 노력은 이미 전쟁 전부터 공격적으로 발사 실험을 해왔기 때문에 별반 이득 볼 것이 없어 보인다”고 적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레이프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의 국방 현대화 계획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위력 시위가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어떻게 막을지 고민하는 와중에도 북한은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줘요”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줘요”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줘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임종 사흘 전에 남긴 말이다. 오랜 시간 가까운 거리에서 이어령 선생을 보필했던 윤재환 전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사무국장이 문안 인사 차 고인을 찾았다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말이다. 결코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이, 이어령 전 장관이 26일 별세했다. 89세. 지난 2017년 암 투병 사실을 처음 밝인 이 전 장관은 이후 항암치료 대신 글쓰기를 선택한 뒤 마지막까지 글쓰기 작업을 벌이다 이날 세상을 떴다. 고인은 한국 지성사에 한 획을 그은 큰 산이었다. 문학 평론가, 언론인, 관료, 교수, 시인, 소설가 등 다양한 직함으로 생애를 보냈다. 고인은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학과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대 약관의 나이에 서울신문 논설위원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고인은 ‘삼각주’(서울신문), ‘여적’(경향신문), ‘분수대’(중앙일보), ‘만물상’(조선일보) 등에 칼럼을 쓰며 당대 최고의 논객으로 활약했다.1960년대부터는 학계에 몸을 뒀다. 1966년 이화여대 강단에 선 이후 1989년까지 문리대학 교수, 1995∼2001년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를 지냈고, 2011년 명예교수가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선 개·폐회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문화 기획자로서의 면모도 선보였다. 개회식에 등장한 ‘굴렁쇠 소년’도 고인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태우 정부 때는 신설된 문화부의 초대 장관(1990~1991)을 역임했다.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을 설립했고,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하는 경복궁 복원계획을 수립했다. 이후로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장, 동아시아 문화도시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신부여팔경’의 저자 윤재환 작가는 고인을 “물음표와 느낌표에 생애를 바친 인물”이라고 했다. 세상 모든 것에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졌고, 이를 해결해 세상 사람들에게 ‘유레카’를 안겨줬던 고인의 생애를 함축하는 말이다. 윤 작가는 고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오랜 기간 가까운 거리에서 고인을 보필했던 이다. 그는 2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흘 전 이 전 장관님을 뵀던 날, 제가 별세 소식을 알려도 좋겠냐고 여쭸더니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이같이 밝혔다.‘메멘토 모리’도 이 전 장관의 생애를 설명하는 말 중 하나다. 고인의 마지막 저서가 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 나오는 말로,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다. 윤 작가는 “이 전 장관님께서는 자아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던 6세 때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해 왔다”고 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죽음에 호기심을 갖고 연구해 왔다는 것이다. 고인은 이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얻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께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빈소를 찾은 것은 지난달 9일 이한열 열사의 모친인 고 배은심 여사를 조문한 이후 48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세대는 자라면서 선생님 책을 많이 보았고 감화도 많이 받았다”며 “우리나라의 큰 스승이신데 황망하게 가셔서 안타깝다”고 유족을 위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장남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차남 이강무 천안대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가 있다. 고인의 장녀 이민아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지역 검사를 지내던 2012년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5일간 문화체육관광부장으로 치러진다. 부처의 전임 장관을 부처장으로 치르는 건 처음이다. 이날 장례식장을 지킨 황희 문체부 장관은 “이 전 장관의 영결식이 새달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황 장관이 장례위원장, 김현환·오영우 차관이 부위원장을 맡는다. 장지는 충남 천안의 한 공원묘지로 알려졌다. 손원천 기자
  •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달라”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달라”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달라.”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사흘 전 남긴 말이다. 결코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이, 이어령 전 장관이 26일 별세했다. 89세. 지난 2017년 암 투병 사실을 처음 밝인 이 전 장관은 이후 항암치료 대신 글쓰기를 선택한 뒤 마지막까지 글쓰기 작업을 벌이다 이날 세상을 떴다. 고인은 한국 지성사에 한 획을 그은 큰 산이었다. 문학 평론가, 언론인, 관료, 교수, 시인, 소설가 등 다채로운 직함으로 생애를 보냈다. 고인은 193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학과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대 약관의 나이에 서울신문 논설위원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고인은 ‘삼각주’(서울신문), ‘여적’(경향신문), ‘분수대’(중앙일보), ‘만물상’(조선일보) 등에 칼럼을 쓰며 당대 최고의 논객으로 활약했다.1960년대부터는 학계에 몸을 뒀다. 1966년 이화여대 강단에 선 이후 1989년까지 문리대학 교수, 1995∼2001년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를 지냈고, 2011년 명예교수가 됐다. 50대 때인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개·폐회식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문화 기획자로서의 면모도 선보였다. 개회식에 등장한 ‘굴렁쇠 소년’도 고인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태우 정부 때는 신설된 문화부의 초대 장관(1990~1991)을 역임했다. 이때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을 설립했고,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하는 경복궁 복원계획을 수립했다. 이후로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장, 동아시아 문화도시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신부여팔경’의 저자 윤재환 작가는 고인을 “물음표와 느낌표에 생애를 바친 분”이라고 했다. 세상 모든 것에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졌고, 이를 해결해 세상 사람들에게 ‘유레카’를 안겨줬던 고인의 생애를 함축하는 말이다. 윤 작가는 고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오랜 기간 가까운 거리에서 고인을 보필했던 이다. 그는 2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흘 전 이 전 장관님을 뵀던 날, 제가 별세 소식을 알려도 좋겠냐고 여쭸더니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이같이 밝혔다.‘메멘토 모리’도 이 전 장관의 생애를 설명하는 말 중 하나다. 고인의 마지막 저서가 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 나오는 말로,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다. 윤 작가는 “이 전 장관님께서는 자아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던 6세 때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해 왔다”고 했다. 어린 나이 때부터 죽음에 호기심을 갖고 연구해 왔다는 것이다. 고인은 이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얻었을까. 유족으로는 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장남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차남 이강무 천안대학교 애니메이션과 교수가 있다. 고인의 장녀 이민아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지역 검사를 역임하던 2012년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유족 측은 5일간 가족장으로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지는 충남 천안의 한 공원묘지로 알려졌다. 손원천 기자
  • ‘피겨장군’ 김예림, 우아한 연기

    ‘피겨장군’ 김예림, 우아한 연기

    26일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 피겨 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예림이 멋진 연기를 마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9위에 오른 ‘피겨 장군’ 김예림(19, 단국대)은 모든 요소를 무리 없이 해내며 시즌 베스트인 72.77점을 받았다. 유영과 베이징 올림픽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그는 동계체전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더블 악셀, 트리플 플립 등 모든 요소를 무난하게 수행하며 여대부 A조 선두에 나섰다. 한편 제103회 전국동계체육대회는 지난 25일부터 오는 28일까지 강원도 일대와 서울, 의정부에 걸쳐 개최되며 빙상(쇼트트랙, 피겨, 스피드스케이팅), 스키, 아이스하키, 바이애슬론, 컬링 등 5개 정식 종목과 봅슬레이-스켈레톤, 아이스클라이밍, 루지 등 3개 시범 종목이 열린다.
  • ‘한국의 이야기꾼’ 떠나다…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별세

    ‘한국의 이야기꾼’ 떠나다…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별세

    한국 지성의 대들보인 이어령 이화여자대학교 명예석좌교수가 암 투병 끝에 26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유족 측은 이어령 전 장관이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이날 밝혔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유족 측은 5일간 가족장으로 치를 계획이다.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호적상 1934년생)한 고인은 문학평론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서울대와 동(同)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20대 초반에 문단 원로들의 권위 의식을 질타한 ‘우상의 파괴’를 1956년 한국일보 지면을 통해 발표하며 평단에 데뷔했다.  1960년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1972년까지 한국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등의 논설위원을 역임하면서 당대 최고의 논객으로 활약했다.  1966년부터 이화여대 강단에 선 이후 1989년까지 문리대학 교수를, 1995∼2001년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2011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됐다. 고인은 노태우 정부 때 문화공보부를 공보처와 문화부로 분리하면서 1990년 출범한 문화부의 초대 장관에 임명됐다. 문화부 장관 재임 시절 중요한 업적 중 하나는 세계적인 예술인을 길러내는 집합소로 자리잡은 한국예술종합학교(1992년 개교)를 만든 것이다.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 설립,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하는 경복궁 복원 계획 등도 고인이 문화부 초대 장관으로 이뤄졌다. 고인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막식 식전행사 기획자로도 활약했다. ‘화합과 전진’이라는 주제의식과 역동성을 모두 표현해낸 명문으로 평가받는 ‘벽을 넘어서’ 구호와 개막식에 등장한 굴렁쇠 소년 기획 모두 고인의 아이디어였다. 저술 활동도 쉬지 않았다. 1984년 발표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고인의 대표작 중 하나다. 고인은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통해 하이쿠, 분재, 트랜지스터, 쥘부채 등 일본 문화가 가진 독창적인 특징이 바로 ‘축소지향’이라는 주장을 펼쳐 화제가 됐다. 2006년엔 ‘디지로그’를 통해 후기 정보화 사회는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 상생하는 ‘디지로그’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밖에도 고인은 ‘이것이 한국이다’(1986), ‘세계 지성과의 대화’(1987), ‘생각을 바꾸면 미래가 달라진다’(1997), ‘지성에서 영성으로’(2010), ‘생명이 자본이다’(2013) 등 60여년 동안 약 130여 종의 저서를 펴냈다. 고인은 2017년 암이 발견돼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았지만,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 저서 집필에 마지막 힘을 쏟았다. 고인은 자신을 ‘이야기꾼’이라 칭하며 한국인의 문화 유전자를 탐구하는 마지막 저작 시리즈 ‘한국인 이야기’ 집필에 몰두해왔다. 12권으로 계획한 시리즈 중 지난해 2월 첫 권인 ‘너 어디에서 왔니’를 출간했다. 이 책에서 고인은 “생과 죽음이 등을 마주 댄 부조리한 삶. 이것이 내 평생의 화두였으며, 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죽음 아닌 탄생의 이야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금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 키예프 시내서 교전…우크라 국방부 “화염병 만들어달라”(종합)

    키예프 시내서 교전…우크라 국방부 “화염병 만들어달라”(종합)

    우크라 국방부 항전 촉구…러 기갑부대도 도착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시내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교전이 시작된 것 같다고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자사 기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AFP는 키예프 북부 지역인 오볼론스키에서 소총이 발사되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또 키예프 중심과 약 10㎞ 거리인 오볼론스키에서 소형 무기 발사와 폭발 소리가 들리고 보행자들은 몸을 피해 달아났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키예프 교외에 처음 도착했으며, 헬리콥터 공수 부대가 오볼론스키 인근의 이착륙장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호스토멜 공군기지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물리쳤다고 주장했지만, 벨라루스에서 출발한 러시아 지상군이 드네프르강 서안에서 진격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우크라 국방부 “부대 이동 알려달라” 전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국민의 항전을 촉구했다. 국방부는 “부대 이동을 알려달라. 화염병을 만들고 적을 무력화시켜 달라”고 말했다. 현지매체 키예프인 디펜던트지도 이날 오전 10시 10분(한국시간 오후 5시 10분) “러시아군이 오볼론스키에 진입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이들과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다른 현지매체 우나안 통신은 우크라이나 당국을 인용해 이날 군용 차량을 장악하고 키예프로 침입한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세력이 우크라이나에 의해 무력화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보타주 세력은 군용 차량을 포획하고 우크라이나 군복으로 갈아입은 뒤 빠르게 오볼론스키에서 키예프 쪽으로 진격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 방송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25일 새벽 키예프에서 32㎞가량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했다”고 미 연방 하원에 전황을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부대는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를 경유해 진입한 기갑부대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동쪽 러시아 방면에서 국경을 넘은 러시아군 부대도 키예프에 바짝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 기갑부대, 키예프 32㎞ 지점까지 접근전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시작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북 3면에서 키예프를 향해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전황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 150여명이 항복했고 군 공항 11곳을 포함해 군용시설 118곳을 무력화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 병력이 거의 모든 방향에서 진격을 저지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군 인명피해가 800명이며 탱크 30여대, 군용 차량 130여대, 군용기 7대, 헬리콥터 6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 국가 성패 쥔 건… 이념 아닌 ‘재정’

    국가 성패 쥔 건… 이념 아닌 ‘재정’

    코로나19 이후 쟁점이 된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뜨거운 감자가 된 기본소득과 부동산 세금 그리고 연금 개혁.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정치권은 세금과 복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게다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세대갈등, 기후위기 등 산적한 과제들은 대선 이후 정부의 역할로 복지 확대를 더욱 절실히 요구한다. ‘바야흐로 재정전쟁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재정학회장을 비롯해 노무현·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등 진보·보수 정권을 아울러 정책 자문을 했던 전주성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오랜 침묵을 깨고 낸 첫 책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이전에는 환율을 중심으로 한 통화전쟁이 각국의 경제 성패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재정이 곧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뜻에서다. 그러나 우리는 나라 곳간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치밀하고 기민한 전략 대신 정치권과 일부 전문가에 휩쓸리다시피 재정정책을 꾸려 왔다. 전 교수는 국가 간 경쟁은 물론 국내 갈등마저 극심해진 지금,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국내 활동을 멈추고 10여년간 유엔 지역본부, 워싱턴 싱크탱크 등과 개발도상국의 조세·재정정책 자문에 집중하며 쌓은 통찰을 더해 한국형 재정의 현실을 직시하고 청사진을 내놨다. 여러 방면으로 복지 지출의 증가가 불가피하고 그러기 위한 ‘큰 정부’의 필요성이 커지는 추세에서 재정은 정부 정책의 동력 자체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음에도 여전히 선진국과의 복지 격차가 큰 우리나라의 재정 경쟁력은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책을 관통하는 ‘세금은 정부의 일방적 권한이 아니라 국가와 시민 사이의 사회계약’이라는 기본 원리부터 우리에겐 퍽 낯설다. 그보다 진보는 부자과세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고 보수는 부자감세와 선별적 복지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념 논쟁이 더 익숙하다.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단순히 복지 재원이 필요하니 증세를 해야 한다는 행정편의주의식 조세정책은 ‘누더기 세제’로 비효율과 불신을 부추겼다. 납세자들은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잘 쓰이는지 정보와 믿음이 부족하고 ‘저소득층은 소득세를 잘 내지 않는다’, ‘부동산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등의 굳어진 오해와 편견은 공정한 과세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 책은 복지 포퓰리즘 논란과 기본소득, 종합부동산세나 대기업 법인세 등 부자과세, 연금 고갈과 정부 채무 등 최근 몇 년 사이 정치권과 사회를 들썩인 쟁점들을 촘촘히 따져 보며 각각의 잘못된 관념을 풀기 위한 길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재산이 월등히 많은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대신 그들도 납세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보편적 복지 개념을 활용하고, 현금 지원에 치중한 눈앞의 복지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 향유나 사회 후생을 높이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식이다. 소득 대신 소비에 초점을 둬 직장 근로자든 자영업자든 생활 수준을 더 정확하게 대변할 수 있는 조세 개념을 넓혀가야 한다는 지적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 교수는 기본소득 같은 첨예한 논쟁 사안에 대해 직접적인 찬반 입장을 밝히지는 않는다. 다만 여러 과제를 꿰뚫는 새 정부를 향한 주문은 일관된다. “누가 더 많은 복지를 약속하느냐가 아니라 누구의 약속이 지속 가능한 복지 차원에서 신뢰할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해졌고, 따라서 “앞으로 복지정책의 성패는 집권 정부의 이념보다 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능력 있는 정부’를 꾸준히 요구한다. 그 능력은 곧 납세자들을 존중하고 잘 설득하며 보다 원활하게 과세하고, 단순화한 세제로 낭비를 줄이며 적절한 곳에 지출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을 포괄한다. “세금의 절반은 정치”라는 거듭된 강조가 새 정부에 끊임없이 신뢰를 주문한다.
  • 물가상승률 전망 3.1%로 올린 한은… 기준금리는 연 1.25% 동결

    물가상승률 전망 3.1%로 올린 한은… 기준금리는 연 1.25% 동결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1.1% 포인트나 높은 3.1%로 올려 잡았다.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로 10년 만의 3%대 전망이다. 거침없이 치솟는 물가를 예상하면서도 물가를 잡을 수단인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하는 모순된 결정을 했다. 대선을 앞두고 3%대로 고공 행진하고 있는 물가에 따른 민심 이반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이 촉발할 ‘금리 민심 이반’까지 더해지는 것을 우려한 정치적 고려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 상승세에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 16조 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4월 전기·가스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 압박 요인이 대선 이후 복합적으로 가세하기 전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선제적으로 잡아야 하는데, 정치적 판단으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4월 또는 5월로 늦췄다는 지적이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3.0%를 유지했다. 한은은 24일 ‘경제 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예측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2.0%)보다 대폭 상향했다. 기획재정부 전망치(2.2%)보다 0.9% 포인트 높다. 당해 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 전망은 2012년 4월 3.2%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을 올려 잡으면서도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1.25%인 현 기준금리는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세 차례 올린 기준금리 효과와 코로나19 상황 등을 지켜보며 잠시 숨 고르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 우려보다 사상 첫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대선에 미칠 파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은이 좌고우면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대선 이후인 4월로 두 달 정도 늦추는 정치적 고려를 했다”면서 “물가상승률을 3%대로 올려 잡으면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은 건 한은이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대선 일정, 연속 인상 부담 등으로 동결한 것 같은데 현 물가 상황에서는 두세 달 늦출 게 아니라 연속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국내외 물가 압박은 거세다. 국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는 글로벌 공급 차질과 우크라니아 사태 등으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미 배럴당 100달러(약 12만원)를 넘었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과 두바이유도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 지수는 114.24(2015년 100 기준)로 지난달보다는 0.9%, 1년 전보다는 8.7%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한 달 뒤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이어지는 3%대 물가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김태기 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에 물가는 한은 전망치 3.1%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오는 4월 또는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연 1.5%로 한 차례 올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는 게 확실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 李·沈 “일반고 전환 찬성” 尹·安 “반대”… 유보통합엔 만장일치

    李·沈 “일반고 전환 찬성” 尹·安 “반대”… 유보통합엔 만장일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진보와 보수가 충돌하는 대표적인 지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찬성하지만,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반대 입장을 보인다. 앞서 교육부가 2025년에는 이들 학교를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내놨다. 이에 따라 윤·안 후보가 당선되면 시행령 개정에 나서면서 갈등이 불가피하고, 대선 이후 이어질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와 맞물릴 땐 정부와 교육청 간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4명의 후보 모두 과학고(영재고)의 일반고 전환은 반대한다.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초학력 저하 문제가 지적된다. 기초학력진단평가(일제고사)를 실시하고 이 문제를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벌이는 일제고사에 대해 이 후보는 “중3의 기본 학습 역량을 진단해 학습 필요 학생에게는 보충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일부 실시를 강조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은 후보들의 목소리가 유일하게 일치하는 지점이다. 이 후보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관리를 통해 어느 시설에 다니든지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합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유아교육의 공정한 출발선 보장을 위해 단계별 유보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교사 한 명당 담당 아이 수를 줄이고, 만 3~5세 누리과정과 초등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를 내세웠다. 안 후보와 심 후보는 유보통합뿐 아니라 학제 개편까지 연계한 공약을 내놨다. 안 후보는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 대학 4년으로 된 학제를 만 3세부터 시작해 유치원 2년, 초등 5년, 중등 5년, 진로탐색학교·직업학교 2년, 대학 4년으로 개편하자고 주장한다. 심 후보는 ‘초·중학교를 연계한 9년제 학교 시범 도입’을 공약했다. 중학교 3학년 2학기와 고등학교 1학년 1학기에는 진로 탐색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고등교육 분야 공약은 전무하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대학들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이나 고등교육세 신설 등을 요청하지만, 심 후보만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과 ‘현행 대학기본역량진단 폐지’를 내놨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은 지방대를 살릴 방안에 대해서도 겉핥기식 대책만 난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지역사회·산업체·대학이 동반 성장하는 새로운 고등교육 생태계 조성, 서울 주요 사립대 수준으로 지역 거점 국립대 교육비 집중 투자를 약속했다. 윤 후보는 새로운 평가방식 도입 및 재정 지원 확대와 거점 대학 집중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재원 대책은 빠졌다. 지방대 위기와 대학 구조조정도 중요한 문제지만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은 후보는 보이질 않는다. 현재 교육부가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대학 구조조정을 시작했지만 이를 연계한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교육공약 대부분에서 예산 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빠져 있어 우려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유보통합은 인건비 문제를 비롯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전국 시도교육청의 합의도 필요한 사항인데 후보들의 정책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빠져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교육 분야는 예산이 많이 들고 갈등이 첨예한 부분이 많은데, 대선후보들이 당선된 뒤 계획을 철저히 세우지 않으면 많은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은, 올해 물가 3.1% 상향하고도 기준금리는 1.25% 동결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1.1% 포인트나 높은 3.1%로 올려 잡았다.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로 10년 만의 3%대 전망이다. 거침없이 치솟는 물가를 예상하면서도 물가를 잡을 수단인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하는 모순된 결정을 했다. 대선을 앞두고 3%대로 고공 행진하고 있는 물가에 따른 민심 이반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이 촉발할 ‘금리 민심 이반’까지 더해지는 것을 우려한 정치적 고려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 상승세에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 16조 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4월 전기·가스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 압박 요인이 대선 이후 복합적으로 가세하기 전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선제적으로 잡아야 하는데, 정치적 판단으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4월 또는 5월로 늦췄다는 지적이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3.0%를 유지했다. 한은은 24일 ‘경제 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1%로 예측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2.0%)보다 대폭 상향했다. 기획재정부 전망치(2.2%)보다 0.9% 포인트 높다. 당해 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 전망은 2012년 4월 3.2%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을 올려 잡으면서도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1.25%인 현 기준금리는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세 차례 올린 기준금리 효과와 코로나19 상황 등을 지켜보며 잠시 숨 고르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침체 우려보다 사상 첫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대선에 미칠 파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은이 좌고우면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대선 이후인 4월로 두 달 정도 늦추는 정치적 고려를 했다”면서 “물가상승률을 3%대로 올려 잡으면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은 건 한은이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대선 일정, 연속 인상 부담 등으로 동결한 것 같은데 현 물가 상황에서는 두세 달 늦출 게 아니라 연속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국내외 물가 압박은 거세다. 국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는 글로벌 공급 차질과 우크라니아 사태 등으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미 배럴당 100달러(약 12만원)를 넘었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과 두바이유도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 지수는 114.24(2015년 100 기준)로 지난달보다는 0.9%, 1년 전보다는 8.7%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한 달 뒤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이어지는 3%대 물가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김태기 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에 물가는 한은 전망치 3.1%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오는 4월 또는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연 1.5%로 한 차례 올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는 게 확실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 강북, 다문화가족 어린이 예비학교 문 연다

    강북, 다문화가족 어린이 예비학교 문 연다

    서울 강북구는 다문화가족 자녀들 대상 교육 프로그램인 ‘제12기 꿈동이 예비학교’를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꿈동이 예비학교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기초 학습능력을 지원하고 건강한 가족 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2011년부터 운영됐다. 한글, 수학 등 기초 학습 지도를 비롯해 아동 사회성 발달, 진로 탐구 활동 등 아동 성장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해부터는 자녀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6~7세)이나 초등학교 저학년(8~9세) 자녀가 있는 다문화가정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신청서와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를 갖춰 강북구 가족센터에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오는 26일엔 운영 계획과 준비사항 등을 알려 주는 비대면 입학설명회와 입학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달 7일부터 성신여대 봉사자들로 구성된 교사들과 함께 한글, 수학 수업 등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는 추후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꿈동이 예비학교에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국어, 수학 등 학문 외에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다문화가정 아동들이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역량을 발휘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정부 “고용 회복”… 일자리 수는 증가, 야당 “점점 악화”… 근로 시간은 감소 [팩트 체크]

    정부 “고용 회복”… 일자리 수는 증가, 야당 “점점 악화”… 근로 시간은 감소 [팩트 체크]

    ‘취업자 수’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고, 야당과 학계는 “고용의 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국내 고용상황이 정말 정부 말대로 좋아진 것일까, 아니면 야당과 학계 말대로 나빠진 것일까. ● 2727만명 취업… 코로나 이전 회복 23일 통계청의 고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727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36만 9000명 늘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연간 취업자가 21만 8000명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수치상으론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1월 취업자 수도 전년 대비 113만 5000명 늘며 지난해 1월 고용 쇼크로 감소한 98만 2000명을 웃돌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의 양적·질적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자 정치권과 학계에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통계청장 출신의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정규직 일자리 100만개가 증발했다”고 주장하며 ‘전일제환산(FTE) 취업자 수’를 들고나왔다. FTE는 주 40시간을 일한 사람을 1명으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일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한 것으로 보는 일반고용률의 한계를 보완한 지표다. 주 20시간은 0.5명, 주 60시간은 1.5명으로 계산한다. ● 40시간 이상 근로자 98만명 줄어 FTE 방식으로 계산한 올해 1월 15~64세 취업자 수는 2426만 4000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보다 98만 1000명 줄었다. 하지만 통계청 통계에서는 같은 기간 11만 2000명이 늘었다. 노인 일자리가 반영되는 ‘15세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차이가 더 커진다. 올해 1월 취업자 수는 FTE 방식으로는 2019년 1월보다 63만 1000명 줄었지만 통계청 방식으로는 오히려 72만 1000명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년간(2018~2021년) FTE 취업자 수가 209만명이 증발하며 고용 상황이 열악해졌다”며 정부의 안이한 태도를 비판했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취업자 머릿수는 늘었지만 일하는 시간의 총량은 줄었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러자 기재부는 “FTE 방식 통계는 고용상황이 아닌 양성평등 관점에서 임금불평등과 근로조건 비교를 위해 작성하는 통계”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결국 고용지표를 놓고 임기 말 성과가 필요한 정부는 ‘일자리 양’에, 정권 교체를 외치는 야당은 ‘일자리 질’에 초점을 맞추고 각자 아전인수격 해석을 한 셈이다.
  • 교통대란 뻔한데… 춘천 레고랜드 어린이날 개장 고집

    교통대란 뻔한데… 춘천 레고랜드 어린이날 개장 고집

    “당초 약속대로 어린이날에 개장해야 한다.”(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교통난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려면 의암호 뱃길이 열리는 6월까지 늦춰야 한다.”(춘천시)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춘천 레고랜드의 공식 개장(그랜드 오픈) 시기를 놓고 레고랜드와 춘천시가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춘천 도심 의암호 한가운데 섬(중도)에 들어선 레고랜드는 편도 2차로인 춘천대교(폭 25m, 길이 1058m)가 유일한 진입로여서 주말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교통대란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춘천시는 어린이날인 오는 5월 5일 레고랜드가 개장되는 것만큼은 피하려고 한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지난 22일 “레고랜드 그랜드 오픈은 삼천동 선착장과 레고랜드 구간을 운항하는 용선(선박)이 운영되는 6월이 적당하다”며 “5월 5일에는 일부만 오픈하고 일주일 단위로 순차적으로 입장을 늘리면서 교통 대책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춘천시가 예상하고 있는 레고랜드 방문자 수는 성수기의 경우 하루 평균 2만 1000여명이다. 비수기에도 평일에는 5000여명, 주말에는 1만 5000여명으로 예상한다. 차량은 하루 최대 7200여대가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레고랜드 내 주차장 운영사 선정과 셔틀버스 운행 대수 등도 확정되지 않았다.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의암호 내의 40인승 선박 4대 운항도 6월 이후가 돼야 가능하다. 시에서 운영할 트롤리버스 대중교통 연계도 9월쯤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춘천시 측은 “교통 체증으로 인해 지역사회의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함께 대안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가스, 물 등) 임시사용 승인에 대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레고랜드 측에 경고했다. 조율에 나선 강원도는 23일 춘천시장을 다시 만나 설득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했다.
  • “윤동주 시인은 조선족”…조선족 사장이 남긴 ‘황당’ 답글

    “윤동주 시인은 조선족”…조선족 사장이 남긴 ‘황당’ 답글

    사장이 남긴 답변에 韓 네티즌 ‘분노’ 윤동주 시인이 조선족이라는 주장이 일부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제기됐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 따르면 한 음식점 사장이 독립운동가인 윤동주(1917∼1945)를 ‘조선족’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 중국인들은 “윤동주는 중국인 조선족이 맞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글에 따르면 손님은 후기에 “모르겠다. 콴분(중국 넓적 당면)만 너무 많고 주문한 목이버섯이 별로 없다”며 “대표가 중국인인지 모르고 시켜 먹었다”라고 적었다. 그러자 사장 A씨는 “저희 매장에서는 가격이 표시되는 전자저울로 재료를 측정하는 거라 규정에 맞는 일정한 양을 넣어 드렸다”라며 “빈정 상했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희는 재한 중국 동포다”면서 “일제 강점기에 잃어버린 나라를 찾으려고 만주로 건너간 170만 혁명 열사 후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광복을 맞이했지만 조선족은 민족의 정체성을 없애려는 중국 정부에 맞서 시위하다가 입국이 정지됐다. 국가 정치적인 문제로 힘겹게 살아가는 조선족이 이번 사태의 희생양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문제는 A씨가 답변 말미에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언급하며 “일제강점기에 짧게 살다 간 젊은 시인 조선족 윤동주. 고향은 북간도로, 현 중국 길림성 룡정시”라고 주장했다. ‘서시’(序詩)와 ‘별 헤는 밤’으로 유명한 윤동주 시인은 평양과 서울, 일본에서 활동하며 모든 작품을 한글로 쓴 한국의 대표적 민족저항 시인이다. 일본에서는 ‘서정시인’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학계는 윤 시인이 조선인으로서 민족적 정체성이 뚜렷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북간도의 함경도 이주민 후손 집안에서 태어난 윤 시인은 고향은 물론 조선과 일본에서도 공부했고,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검거됐다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물여덟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조국에 대한 윤 시인의 깊은 고뇌와 사랑은 그의 작품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윤동주 시인이 조선족이라는 주장은 지난해부터 중국인들 사이에서 제기된 거짓 정보다.“윤동주는 조선족”…중국 바이두, 국적 정정 1년째 거부 실제로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에는 윤 시인의 국적이 중국, 민족은 조선족으로 표기돼 있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두 차례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여전히 시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가 시인 윤동주의 국적을 중국으로, 민족을 조선족으로 왜곡하고는 시정 요구를 1년째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1년 전 바이두에 국적과 민족 표기 왜곡을 지적했는데, 아직도 그대로라서 다시 항의 메일을 보냈다”면서 “올바르게 바뀌는 그 날까지 바이두 측과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 한해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더 심해졌다”면서 “김치, 삼계탕, 한복, 갓 등 대한민국 전통문화를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는 것도 큰 문제지만, 독립운동가들의 ‘국적’과 ‘민족’을 바이두에서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 역시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바이두는 항일의사 이봉창과 윤봉길의 민족을 ‘조선족’으로 소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12년 지린성 옌변 조선족자치주 룽징에 있는 윤동주 생가를 복원하면서 마을 입구에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는 비석을 세웠다. 서 교수는 “입구 표석에 ‘중국조선족애국시인’이라고 적혀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기 나라를 사랑한다는 뜻의 애국인데 표석에는 중국을 사랑한 조선족 시인이라고 적었기 때문이다.바이두는 한복을 ‘조선식 복식’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바이두는 “한복은 ‘한푸’에서 기원했다”, “조선식 복식은 중국 조선족의 전통 민속으로, 중국 국가급 무형 문화재 중 하나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일각에서는 한복이 자신들의 전통 의상인 한푸에서 나온 것이라는 이른바 ‘한복 공정’ 주장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한복에 김치에 윤동주 시인까지 중국인?”, “윤동주 시인은 건드리지 말자”, “도대체 어디까지 갈 건지”, “윤동주 시인은 한국인이다”등 반응을 보였다.
  • 숫자와 맞서 싸우는 정부… 취업자 수 늘었다 vs 줄었다 ‘갑론을박’

    숫자와 맞서 싸우는 정부… 취업자 수 늘었다 vs 줄었다 ‘갑론을박’

    ‘취업자 수’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자화자찬하는 가운데 야당과 학계에서는 “고용의 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국내 고용 상황이 정부 말대로 정말 좋아진 것일까, 아니면 야당과 학계 말대로 나빠진 것일까. 23일 통계청의 고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727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36만 9000명 늘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연간 취업자가 21만 8000명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수치상으론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지난 1월 취업자 수도 전년 대비 113만 5000명 늘며 지난해 1월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쇼크로 감소한 98만 2000명을 웃돌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의 양적·질적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자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통계청장 출신의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정규직 일자리 100만개가 증발했다”고 주장하며 ‘전일제 환산(FTE) 취업자 수’를 들고 나왔다. FTE는 주 40시간을 일한 사람을 1명으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일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한 것으로 보는 일반 고용률의 한계를 보완한 지표다. 주 20시간은 0.5명, 주 60시간은 1.5명으로 계산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 FTE 취업자 수를 1995년부터 공식 통계로 활용하고 있다. 유 의원에 따르면 FTE 방식으로 계산한 올해 1월 15~64세 취업자 수는 2426만 4000명으로 2019년 1월 2524만 6000명에서 98만 1000명 줄었다. 반면 통계청의 취업자 수 통계에서는 같은 기간 11만 2000명이 늘었다. 노인 일자리가 반영되는 ‘15세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올해 1월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631만 7000명으로 2019년 1월보다 63만 1000명 줄었다. 반면 통계청 통계는 같은 기간 72만 1000명 늘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보도자료를 내고 “FTE 방식으로 4년간(2018~2021년) 노동시장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취업자 수가 4년 새 209만명이 증발하며 고용 상황이 열악해졌다”며 정부를 안이한 태도를 비판했다.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취업자 머릿수는 늘었지만 일하는 시간의 총량은 줄었다는 의미”라면서 “고용 상황이 외형적으로는 나아졌으나 질적으로 후퇴하면서 정부의 통계 거품이 커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선 “정부가 단시간 공공 일자리 정책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기획재정부는 “미국·독일·영국 등 주요 선진국 가운데 공식 고용 통계에 FTE 취업자 수 지표를 포함하는 국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OECD의 FTE 통계는 고용상황 비교 목적이 아닌 양성평등의 척도 관점에서 임금불평등과 근로조건 비교를 위해 작성하는 통계”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FTE 취업자 수 감소에는 고용시장의 다양한 구조변화 요인이 반영돼 있어 이를 근거로 고용시장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세쌍둥이’ 앙부일구, 한날한시 보물로

    ‘세쌍둥이’ 앙부일구, 한날한시 보물로

    크기와 무게가 거의 비슷해 ‘세쌍둥이’ 같다는 평가를 받는 조선시대 공용 해시계 ‘앙부일구’ 세 점이 한꺼번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2020년 미국에서 환수한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앙부일구와 국립경주박물관, 성신여대박물관에 있는 앙부일구를 모두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앙부일영’이라고도 하는 앙부일구는 조선시대 천문 사상이 담긴 과학 문화재로 솥을 뒤집어 놓은 듯한 형태가 특징이다. 세종 16년(1434) 장영실, 이천, 이순지 등이 왕명에 따라 제작해 종로에 있던 다리인 혜정교와 종묘 앞에 설치했다. 다만 조선시대 전기 앙부일구는 남아 있지 않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세 점도 1713년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앙부일구의 겉면엔 ‘북극고 37도 39분 15초’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안쪽에는 북극으로 향한 그림자침인 영침(影針)이 달렸다. 15분 간격의 시각선과 계절과 절기를 알려 주는 눈금도 있다. 오목한 몸체를 다리 네 개가 받치고 있고 다리에는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용이 표현돼 있다. 세 점 모두 황동으로 만들어졌는데 성분은 구리 90%, 아연 5∼6%, 납 1∼2%로 파악됐다. 무게는 4.5㎏ 안팎이며, 지름은 24㎝를 조금 넘는다. 조사 보고서는 “보물로 지정된 앙부일구 세 점은 쌍둥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공통점이 많은데 이는 주물로 제작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고 설명한다. 현존하는 앙부일구는 10점으로 알려졌으며,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또 다른 앙부일구가 1985년 처음으로 보물이 됐다. 이번에 추가로 세 점이 보물로 지정되면서 보물 앙부일구는 네 점으로 늘었다. 문화재청은 이 외에도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보유한 ‘자치통감’ 266∼270권과 조선 후기 불상인 경주 분황사 금동약사여래입상도 보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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