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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3연임’ 장기 집권길 내일 열린다

    ‘아베 3연임’ 장기 집권길 내일 열린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5일 전당대회에서 당규를 고쳐 총재 임기를 3차례 9년까지로 연장한다. 지난해 12월 말로 집권 만 4년째를 넘어선 아베 신조 총리에게 2021년까지 집권당 총재와 총리를 맡는 길이 열리면서 행보에 더 힘이 붙게 됐다.그동안 연임 제한 규정에 묶여 아베 총리는 2018년 9월까지만 총재직에 있을 수 있었다. 이번 당규 개정으로 3년 더 총재직을 맡을 수 있게 됐다.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것이 관례여서 총리직 연장도 자연스럽게 가능해졌다. 그동안 특정인의 전횡 등 장기 집권을 막고자 2차례 6년까지로 총재 임기를 제한해 왔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지리멸렬한 상황이어서 ‘자민당 1당 독주 현상’이 더 지속될 전망이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 1월 27~29일 실시된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61%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61.7%(교도통신·2월 13일), 58%(NHK·2월 11~12일) 등 고공행진 중이다. 2021년 9월까지 집권하는 아베의 10년 초장기 집권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지난달 26일로 집권 50개월째를 넘긴 아베는 오는 5월이면 고이즈미 준이치로(1980일) 전 총리의 집권 기간을 추월하면서 전후 5번째로 오래 집권한 총리가 된다. 또 내년 9월 자민당 총재로 3선에 성공해 8개월을 지내면 전후 가장 오래 집권한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집권 기간(2798일)과 같아진다. 전후 최장 집권 기록을 넘보게 된 셈이다. 집권 5년차에 들어서면서 일본 정계 및 관료사회까지 퍼진 아베 색채도 더 확연해지고 있다. 그만큼 집권당과 관료 사회에 대한 장악력과 주도력이 커지고 있다. 평화헌법 9조를 포함한 헌법 개정 등 국수적인 아베의 지향성이 일본의 국가 향배와 국내외 정책에 더 반영되고 있다. 과거 침략전쟁과 국가 범죄 등을 은폐·미화하려는 아베 총리의 과거사 미화 등 역사 수정주의 자세가 폭주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주년이 지났다”면서 “언제까지 사과를 되풀이할 것인가. 종전 체제를 종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또 교전권을 부인한 헌법을 고쳐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을 정치 인생의 최대 목표로 공언해 왔다. 아베 정권의 한 축을 이루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도 지난달 20일을 포함해 여러 차례 “아베 총리가 두 번째 총재 임기인 2018년 9월까지 국회에서 헌법 개정 발의를 할 수도 있고 개헌을 쟁점으로 신임을 묻는 국회 해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및 연립여당 공명당 등은 지난해 7월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국회에서 개헌 발의가 가능한 3분의2선을 확보했다. 아베 결정에 따라 언제든 개헌 발의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국회에서 헌법 개정 발의를 해도 국민투표에서 과반수를 넘어야 하는 까닭에 국민 지지율과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할 전망이다. 자민당의 당규 개정으로 집권 기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돼 시간을 두고 헌법 개정을 밀어붙일 여유를 얻었다. 아베 총리 등 보수세력은 ‘일본회의’ 등 국수주의 단체를 통한 헌법 개정 국민운동을 전개하면서 분위기 조성을 시도하고 있다. 자민당 헌법개정추진 본부장인 야스오카 오키하루 의원의 “때가 오면 홍시가 떨어지듯이 대답(헌법 개정 결정)을 내놓을 것”이란 말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 준다. 2018년 9월 아베 총리의 두 번째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고, 차기 총재를 뽑는 선거가 열리지만 당내 역학 관계나 국민적 지지도를 볼 때 아베 총리의 낙승에는 이견이 없다. 유력한 당내 경쟁자로는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이시바 시게루 전 지방창생상 등이 꼽히지만, 역부족이다. 아베에게 머리를 숙인 채 ‘포스트 아베’를 기다리던 기시다 외무상은 총재 3선 연임 결정에 당혹스럽게 됐지만 일단 꼬리를 내리고 있다. 위협적인 도전자가 있다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다. 자민당 당적이지만 그는 아베 총리 등 현 집권파와는 적대적이다. 지난해 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당 수뇌는 그를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밀었지만 개혁을 앞세운 고이케의 압승으로 끝났다. 고이케 지사는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국민의 지지 속에서 오는 7월 도쿄도 지방선거에서 신당 창설을 추진하면서 세를 키우고 있다.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아베와 자민당 집권파를 소극적으로 지지해 오던 숨어 있는 불만세력, 침묵하는 다수가 고이케에게 얼마나 힘을 보탤지가 향후 아베의 질주를 가로막는 최대 변수로 등장한 셈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여당 “특검연장 불승인 결론 존중…특검이 선택·집중 못한 결과”

    여당 “특검연장 불승인 결론 존중…특검이 선택·집중 못한 결과”

    여당이 2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기간 연장 불승인 결정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이 부당한 협박과 압박에 흔들리지 말고 국가안정과 국익에 대한 단호한 결과를 내린다고 하니 이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특검 연장 여부는 전적으로 황 권한대행의 고유권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황 권한대행 측이 특검연장 불승인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나온 것이지만 황 권한대행 측과 교감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야권의 황 권한대행에 대한 협박과 위협이 도를 넘었다”며 “특검을 연장하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위협하고 인신공격을 주도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특검을 무한정 계속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제 마무리해야 될 때가 됐다”며 “특검이 다하지 못한 수사는 본인들이 한정된 시일 내에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한 결과다. 미진한 부분은 검찰이 수사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직원 없는 은행?…‘경알못’ 기자가 풀어 본 인터넷전문은행

    직원 없는 은행?…‘경알못’ 기자가 풀어 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아침 회의에서 평소 담 쌓고 살았던 말들이 나왔다. “국민 일상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는 것”이라는 당부와 함께 험난한 숙제도 떨어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엇이며 현안을 정리해보라는 지시. 참고로 기자는 통장은 월급통장 뿐이오, 신용카드 하나 없이 사는 ‘경알못’(경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앞으로도 희망 근무부서에 ‘경제부’를 쓰는 날은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또 한 번 하며 인터넷전문은행 ‘뽀개기’를 시작한다.● 인터넷뱅킹이 있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은 또 뭐지? 인터넷전문은행은 100% 인터넷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은행을 의미한다. 일반 시중 은행처럼 지역별 지점을 두지 않고, 모든 은행 업무를 인터넷과 모바일(스마트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전자매체를 통해 처리하게 된다. 지점 등 시중 영업점이 없기 때문에 은행 운영에 따른 건물 임대료가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모든 업무를 전산 처리해, 이를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 외의 인건비와 운영비도 들지 않는다. 이는 지점을 두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인터넷뱅킹’과의 외형적 차이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 은행을 압도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365일 24시간 영업’을 지향한다. 오후 4시면 업무를 마감하는 일반 은행보다 고객의 금융 업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다. 지금도 입출금이나 이체 등 은행 업무는 인터넷뱅킹으로도 가능하지만 대출 등은 직접 은행 지점을 방문, 대면 심사를 거쳐야 한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대출 업무도 별도의 본인 인증을 통해 인터넷과 모바일로 처리한다. 오프라인(지점) 은행의 온라인(모바일)화를 통한 비용 절감은 다시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 시중 은행보다 대폭 절감한 운영비를 은행 저축 고객에게 조금 더 높은 이자를 붙여주거나 대출자에게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 KT와 카카오, 금융업 뛰어든 IT 기업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은행은 KT가 이끄는 K뱅크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카카오가 이끄는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두 곳이다.우리은행과 GS리테일, NH투자증권, 다날, KG그룹, DGB금융지주 등이 투자한 K뱅크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받고 다음 달 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통신사 KT와 전국 1만개 이상의 편의점을 보유한 대형 유통사 GS리테일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통신·결제·유통 정보 등 빅데이터를 통한 중금리대출, 간편지급결제와 휴대전화 번호·이메일에 기반한 간편 송금,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에 기반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 등이 케이뱅크의 강점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비대면 실명 확인을 통한 계좌 개설, 대출 등 은행 업무 전반에 대해 시공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비대면 실명거래를 위해 고객금융센터를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또 전국 GS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입출금·송금도 할 수 있다. GS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예적금 금리를 우대하거나, 예금 이자 대신 음원·KT 데이터·주문형비디오(VOD) 쿠폰을 제공하는 디지털 금리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자인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카카오뱅크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주주(58%)로 참여하고 카카오와 국민은행, 우정사업본부, 넷마블, SGI서울보증, 이베이, 예스24, 텐센트가 투자했다.카카오뱅크의 핵심 강점은 단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신규 시장에 뛰어들면서 ‘모바일 온리’(mobile only)라는 승부수를 걸었다. 국내 가입자가 400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을 보유한 자신감이 묻어나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통한 송금이나 공과금 납부는 물론 모바일로 서류를 받고 대출까지 해주는 전세담보대출, 24시간 상담 가능한 챗봇, 현금 대신 음원이나 이모티콘을 이자로 지급하는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자체 신용등급 평가를 통한 ‘10%대 중금리 대출’은 두 은행의 주력 상품이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사회초년생과 경력단절여성 등 금융 거래가 많지 않은 신용등급 4~6등급 계층(약 1000만명)을 대상으로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적용, 이들의 신용 등급을 더욱 세분화해 10% 미만 중금리 대출을 시행할 계획이다. 신용등급 평가는 기존 평가기관의 자료에 통신이용료 납부 실적, 카드사 결제정보 등을 반영하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주주사인 SGI서울보증보험의 자료를 받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인 뒤 주주사들이 제공하는 상거래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토론회에서 “자체적인 신용평가 기법을 동원해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연 10% 이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약 900억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은산분리’ 벽 넘지 못하고…찻잔 속 태풍 우려도 두 신규 은행의 야심찬 계획에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칫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한 ‘은산분리’ 장벽이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은행법은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10%(의결권 지분은 4%)까지만 가질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기업집단이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금융 소비자의 자본을 사금고처럼 이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견제장치다. 삼성이나 현대, LG 등 재벌 그룹 소유 은행이 없는 것도 은산분리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3월에 출범 예정인 K뱅크의 KT나 상반기 출범 예정인 카카오뱅크의 카카오 역시 은산분리 법 규정에 따라 은행 지분을 각각 8%와 10%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두 기업 모두 은행을 운영하면서도 정작 대주주가 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모두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미미한 지분율을 가지고는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고, 안정적인 은행 운영을 위한 증자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목소리는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관련 법률 재·개정에 관한 공청회’에서도 쏟아졌다. 심성훈 K뱅크 대표는 “은산분리 완화가 재벌의 사금고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라면서 “사금고화나 대주주의 신용공여 문제는 법이나 다른 규제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ICT(정보통신기술)와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진흥 차원에서 접근해 달라”며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호소했다. K뱅크 측은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은행 영업을 시작하고도 증자를 하지 못해 은행에 돈줄이 마른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범여권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김용태 바른정당 의원은 “(은산분리 완화) 논의를 이미 9년 전에 했는데 아직까지 변한 것이 없다”며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아예 입구를 틀어막아버리는 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맞물린 은행법 개정은 해당 기업들에 대한 특혜성 개정으로 보고 있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법 체계 아래 인터넷은행을 도입하는 건 찬성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이 일부 기업에 특혜를 몰아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 내부에서도 특별법 방식으로 은산분리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병두 더민주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소비자 이익과 핀테크 산업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은산분리를 특별법 형태로 부분 완화해도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민 의원은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업대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시작하며, 기업대출이 비대면 대출 채널을 통해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핀테크 산업을 둘러싼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이 뜨거운데 우리는 금융후진국이자 핀테크 후진국이다. 어디에선가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은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한 은행법 개정안과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논의는 공전만 거듭하다 2월 국회통과가 무산됐다. 결국 K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불안정성을 안고 출범하게 됐다. 다만 관련 업계는 3월 중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마무리되고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2월 국회 열자마자 여야 곳곳 ‘파열음’

    2월 임시국회가 14일 문을 열자마자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날 오후 원내비상대책회의를 가진 자유한국당은 15일부터 모든 상임위원회 일정을 거부하기로 했다.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앞선 브리핑에서 “전날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있었던 날치기 의안 통과는 야당 독주, 독재의 시작”이라며 “야당의 사과, 홍영표 위원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그리고 원상 복구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만약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특단의 대책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전엔 정우택 원내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전날 국회 환노위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주도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 백혈병 피해, MBC 노조 탄압, 이랜드파크 부당 노동 강요 등에 관한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한국지엠 노동조합 채용 비리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하던 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바른정당도 야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법사위원장으로서 상임위에서 날치기 처리한 법안이 법사위에 송부돼 오더라도 절대 의사일정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야당은 재벌개혁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여당이 상임위에서 반대해도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상법 개정안 처리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면서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간에 합의된 법률안이 있다면 해당 상임위 간사와 상임위원 일부가 반대해도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여야는 한국당 김진태, 민주당 표창원 의원의 상임위 문제를 두고도 힘을 겨루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김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니 본인의 무죄 입증을 위해서라도 법사위 간사직에서 물러난 상태로 재판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누드 풍자 논란’으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된 표 의원에 대해 “윤리위 소집 요구가 가능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표 의원이 윤리위원으로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한 달 새 지지율 껑충… 안희정 “정권교체 그 이상 실현”

    한 달 새 지지율 껑충… 안희정 “정권교체 그 이상 실현”

    “집권하면 여당과도 대연정 가능” ‘1.7%(2016년 12월 27~29일)→11.1%(2017년 2월 1일).’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에이스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은 1.7%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리얼미터의 긴급 여론조사에서는 11.1%로 여야 통틀어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두 기관의 조사 방법이 달라 직접 비교는 무리지만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안 지사는 2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권 교체,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저 안희정”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의 자신감은 그의 최대 약점인 ‘인지도’가 높아진 데서 비롯됐다. 안 지사는 최근 개그맨 양세형의 ‘숏터뷰’에 출연해 정치인 같지 않은 소탈한 모습으로 젊은층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진보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음에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전략적 차원에서 의논한 합의에 대해 존중하겠다”고 밝혀 중도·보수층을 끌어안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원래 지지층은 안정감을 추구하는 40~50대였는데 20~30대 사이에서 안희정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게 긍정적”이라면서 “반 전 총장 불출마로 충청 표까지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탄력받은 안 지사는 이날 ‘대세론’의 주인공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기존의 낡은 여야와 진보, 보수를 나누는 이분법적 리더십이 아닌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다른 후보(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는 일자리, 4차산업, 재벌개혁 등에서 정부 주도형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또한 “원내 다수파를 형성해 그 다수파와 대연정을 꾸리는 것이 노무현 정부 때 구상한 헌법 실천 방안”이라며 “그 미완의 역사를 완성할 것”이라고 ‘대연정’ 구상을 밝혔다. 안 지사는 CBS라디오에서 ‘새누리당도 연정 파트너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누구든 개혁과제에 합의한다면 구성할 수 있다. 국민 요구에 따르는 세력이라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야권 연합정권을 만들어야지 적폐 세력과 대연정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기춘, ‘블랙리스트’ 朴대통령에 보고해…‘적군 리스트’도 있어

    김기춘, ‘블랙리스트’ 朴대통령에 보고해…‘적군 리스트’도 있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해 만든 뒤 이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군 리스트’라는 이름으로, 블랙리스트와는 별개로 박 대통령이나 정부 비판 인사들을 따로 관리해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사실도 새로이 밝혀졌다. 이들 리스트는 모두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던 시절 정무수석실 주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진보성향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외에도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문화계 인사 명단인 이른바 ‘적군 리스트’를 별도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9일 한겨레가 보도했다. 여당 성향 인사라도 박 대통령이나 정부 정책을 문제 삼을 경우 이 리스트에 올랐다고 한다. 2013년 8월 취임한 김 실장은 ‘좌파척결’과 ‘보수가치 확립’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을 끊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지시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통해 2014년 초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전달됐고, 위원회는 ‘문화예술진흥기금 개선방안’을 만들어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에 대한 지원을 끊기 위해 나섰다. 특검팀은 문체부 관계자를 비롯한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이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과 실행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이 문체부를 통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을 거쳐 김 전 실장에게 보고된 다음 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사실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조만간 김 전 실장과 조 장관 등을 소환해 해당 의혹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며, 박 대통령과 김 전 실장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분석] 1與 3野… 개헌·정책 합종연횡 시작

    [뉴스 분석] 1與 3野… 개헌·정책 합종연횡 시작

    안보·경제 사안별로 주도권 경쟁 민주·국민의당 “개혁 입법” 구애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29명과 앞서 탈당한 무소속 김용태 의원이 27일 개혁보수신당(가칭)에 합류하면서 국회가 21년 만에 4당 체제로 전환됐다. 표면적으로는 1여(與) 3야(野) 구도이지만 각종 현안을 놓고 언제든지 2여 2야 구도가 될 수도 있어 정국 주도권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여야가 가장 먼저 직면할 합종연횡의 장은 ‘개헌’이다. 국민의당이 개헌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이어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대선 전 개헌을 당론으로 채택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에는 개헌파와 호헌파가 혼재돼 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후 개헌’을 주장한 데 대해 같은 당 김종인 전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개헌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또 개혁신당의 김무성 전 대표는 대표적인 개헌론자이지만, 유승민 의원은 개헌에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개헌 연합 전선’을 형성하며 민주당과 신당 세력에 맞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책지형의 변화도 매우 복잡할 것으로 관측된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99석의 2당으로 전락하면서 정부의 정책 주도권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4당이 현안에 따라 어떻게 짝짓기를 하느냐에 따라 국정의 방향도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입장이 둘로 명확하게 갈렸던 2당 체제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국회선진화법도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날 “개혁 입법안 처리에 나서겠다”며 개혁신당을 향한 ‘러브콜’을 보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방·안보 이슈에서는 지향점이 서로 같은 새누리당과 개혁신당,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복지 분야에서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추진하는 개혁신당이 민주당·국민의당과 궤를 같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의 불가침 영역으로 인식돼 온 ‘증세 없는 복지’에 대대적인 수술이 가해질 수도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커버스토리] 똘똘 뭉쳐온 보수…이혼·재결합 진보

    [커버스토리] 똘똘 뭉쳐온 보수…이혼·재결합 진보

    [보수 정당史] 1990년 ‘노태우·JP·YS’ 3당 합당 민주자유당이 뿌리 JP 자유민주연합 등 일부 홀로서기 도전하다 가시밭길 보수 정당사는 분열보다 통합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유력한 보스와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똘똘 뭉쳐 온 게 보수 정당의 특징이다. 새누리당 비주류의 분당 사태가 첫 번째 사례로 꼽힐 정도로 당이 두 동강 나는 일은 없었다. 일부가 홀로 서기에 도전한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이 가시밭길을 걸었다. 새누리당으로 이어진 보수 정당의 큰 뿌리는 19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민주정의당과 김종필(JP) 전 총리의 신민주공화당,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의 ‘3당 합당’으로 만들어진 민주자유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형식은 통합이었지만 실제로는 ‘한 지붕 세 가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계파 간 권력 투쟁이 치열했다. 결국 1995년 YS 측근들에 의해 입지가 좁아진 JP가 민자당을 탈당해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했다. 당시 함께 탈당한 의원은 9명이었다. 다음해인 15대 총선에서 충청권을 중심으로 35석을 얻으며 그나마 ‘성공한 분열’로 평가된다. JP가 빠져나간 민자당은 영남권을 주요 지지 기반으로 삼았다. 민자당은 이후 정국 주도권을 상실했고 노 전 대통령의 부정축재 사건과 5·18특별법 제정으로 노태우·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등 악재가 계속되자 1996년 2월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신한국당은 수도권과 영남권의 두터운 지지를 확보했다. 비운의 분열로 꼽히는 사례는 1997년 대선 경선에서 이회창 총재에게 패한 이인제 전 의원이 탈당해 만든 국민신당이 거론된다. 이 전 의원은 김대중·이회창·이인제의 3파전에서 결국 낙선했고, 국민신당은 10개월 만에 자진 해산했다. 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이 전 총재는 아들들의 병역 의혹에다 이 전 의원의 탈당 등으로 곤경에 처하자 1997년 11월 민주당 조순 총재와 힘을 합쳐 한나라당을 창당했다. 한나라당은 1997년 11월 24일부터 2012년 2월 14일까지 보수 정당 가운데 가장 오래 유지됐다. 지금의 새누리당도 당명만 바꿨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2002년 이회창 총재에 반기를 들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해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당선자도 냈지만 6개월 만에 다시 한나라당과 합쳐졌다. 범보수 세력은 2008년 18대 총선을 전후로 또 갈라졌다. 친이명박계의 친박근혜계에 대한 공천 학살이 자행되자 친박 인사들이 당을 떠났다. 서청원 전 대표를 중심으로 친박연대가 꾸려졌고 김무성 전 대표가 친박무소속연대를 결성했다. 친박무소속연대는 총선 직후 한나라당으로 복당했다. 비례대표 8석을 챙긴 친박연대는 2012년 2월 초까지 외형상 정당의 모습을 갖추긴 했으나 사실상 의석수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 조직과 같았다. 한편 JP의 자민련은 1995년 5월부터 2006년 4월까지 유지된 뒤 한나라당과 통합했다. 자민련 탈당파인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2006년 1월 창당한 국민중심당이 충청권을 이끌었고, 이는 총선 국면마다 자유선진당(2008년), 선진통일당(2012년)으로 이어지다 대선을 앞둔 2012년 한나라당과 합당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진보 정당史] 1987년 단일화 실패한 DJ-YS 결별… 평화민주당 창당 계파간 갈등 심화… 당명 수시로 바뀌며 이합집산 반복 야권은 이혼과 재결합을 반복해 왔다. 야당의 뿌리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다. 1987년 DJ의 동교동계는 통일민주당을 탈당해 평화민주당을 창당했고, DJ는 대선 후보로 나섰지만 노태우 민정당 후보에게 졌다. 1991년 3당 합당의 반대파인 꼬마민주당과 평화민주당의 후신인 신민주연합당이 합당해 민주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DJ가 다시 패배하면서 민주당은 분열했다. 이후 DJ가 1995년 정계에 복귀한 뒤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새정치국민회의가 창당됐다. 새정치국민회의의 대선 후보가 된 DJ는 드디어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후 DJ계와 재야, 운동권 세력이 합쳐져 새천년민주당이 만들어졌고 여기서 대선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0년대 들어 야권의 분당은 계파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노’와 DJ의 동교동계, 호남 인사의 갈등이 분당의 원인이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 내부에서는 호남 실용파·구민주계로 대표되는 이른바 ‘난닝구’와 친노(친노무현)계, 영남 개혁 세력인 ‘빽바지’가 부딪쳤다. 결정적인 사건은 2003년 노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정권 시절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를 받아들이면서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동교동계, 호남 인사들은 설 자리를 잃게 돼 노 전 대통령에게 반발했다. 새천년민주당에서 탈당한 친노계 의원들은 그해 11월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이를 계기로 새천년민주당에 남아 있던 의원들은 노 전 대통령과 결별하고 2004년 한나라당과 함께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게 됐다. 이후 야당은 열린우리당에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2008년 민주당, 2011년 민주통합당으로 계보를 이었다. 이어 2014년 3월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의 새정치연합과 합당해 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친노 주류와 비주류계 사이 갈등이 남아 있었다. 특히 2015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시 친노 주류의 중심인 문재인 후보가 비주류계인 박지원 후보를 누르고 새 대표로 선출되면서 갈등은 격화됐다. 친노는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친문으로 세분화하며 주류로 자리잡았고 호남 인사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계는 당권을 친노 세력이 쥐는 데 반발했다. 결국 2015년 12월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에게 반기를 들고 탈당했다. 안 전 대표의 탈당 이후 당내 비주류와 호남 인사들이 연쇄 탈당하면서 제1야당은 쪼개졌다. 안 전 대표는 호남과 중도를 키워드로 한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국민의당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해 들어온 호남 인사들의 영향으로 지난 총선에서 호남 28개 선거구 중 23개 의석을 싹쓸이하며 호남 대표 당으로 거듭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몰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수도권,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선전해 123석을 얻고 제1야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비박 탈당, 건전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야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33명이 어제 집단 탈당을 결의했다. 비박계가 예고한 대로 오는 27일 탈당을 결행할 경우 보수를 표방한 집권당이 분열하면서 국회는 28년 만에 4당 체제로 재편된다. 당 내부에서 당권을 탈환해 개혁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이 틀어지면서 결국 신당 창당의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여당의 분당 사태는 결국 집권당의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비박계 탈당의 핵심 원인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있고 그 근원적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 하지만 친위대를 자처하며 권력을 향유해 온 친박계가 공동 책임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박근혜 정권의 집권 세력으로 헌법을 유린하고 국가 통치 시스템을 망가뜨린 전대미문의 사태에 대해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보란 듯이 촛불 민심을 조롱하며 계파 이익을 최우선시했던 친박계의 정치 행태에 국민은 분노했다. ‘이게 나라냐’는 국민의 분노 속에 이미 친박·비박계의 결별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비박계가 어제 밝힌 탈당의 변은 이렇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보수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의 정치를 세우겠다는 것이 비박계의 출사표인 것이다. 비박계는 1차 탈당 의원만으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2차 탈당으로 세를 불리면서 제3지대에서 중도·보수 연합을 모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조만간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신당에 합류해 유승민 의원 등과 경쟁하면서 세 확장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많다. 새누리당의 분당은 싫건 좋건 우리 정치권에 파문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내년 조기 대선을 겨냥한 정계 개편이 현실화된다는 의미가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때맞춰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새누리당 분당과 함께 정치판의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그렇다고 친박계와 결별을 선언한 비박계가 탈당으로 면죄부를 받는 것이 아니다. 집권당의 일원으로서 국정을 이 지경으로 망가뜨린 책임을 분명하게 국민 앞에 밝히는 것이 도리다.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그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이지 않는다면 탈당과 신당 창당 역시 정치공학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수적 우위를 통한 패권주의적 정치 행태로 지탄을 받고 있는 친박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지를 철회한 여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돌리려면 말로만 환골탈태를 외쳐선 안 된다. 과거 정치권의 행태처럼 문패만 갈아 달고 ‘신장개업’을 한다고 해서 국민이 손뼉을 치지 않는다. 뼈를 깎는 자성 없이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는 마음으로 탈당을 결행했다면 국민을 두 번 속이는 행위라는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 [사설] 친박·비박, 이럴 바엔 속히 분당하는 게 낫다

    새누리당이 어제 의원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장 선임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친박(친박근혜)계는 외부인사 영입을, 비박(비박근혜)계는 유승민 의원 추대를 각각 주장하면서 팽팽하게 대립했다. 비박계는 ‘유승민 카드’를 수용하지 않으면 분당을 불사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상태다. 반면 친박계는 당의 화합을 위해서는 외부인사 영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분당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박계 의원들은 오늘 탈당에 관한 최종 의견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어제 정우택 원내대표는 사흘 내로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계파 싸움을 지긋지긋할 정도로 오랫동안 지켜봐 온 국민은 솔직히 이제는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든 관심조차 없다. 누적된 피로감은 분노로 바뀐 지 오래다.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을 청산하고 속히 갈라서 제 갈 길을 가야 한다는 주문까지 나온다. 보수세력 사이에서는 이러다가 정말 보수의 궤멸을 초래하고야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집권 여당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새누리당은 벌써 몇 개월째 어떠한 정책도,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친박계의 ‘꼼수 정치’는 용납하기 어렵다. 친박계는 비박계의 비상시국회의에 대항해 출범시킨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일주일 만인 어제 해체했다. 원내대표 경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세 결집 차원의 모임이었음을 자인한 셈이다. 정 원내대표가 당선될 당시 이정현 전 대표의 득의만만한 미소를 국민은 똑똑히 목격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친박계가 새누리당의 혁신을 주도한다면 지나가던 소가 웃을 것이다. 이탈 대열을 계산하는 비박계의 정치적 셈법도 마뜩잖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명분보다는 실리를 앞세우는 것 아닌가. 돌이켜 보면 새누리당은 친박계와 비박계 간 싸움으로 올 한 해 한시도 바람 잘 날 없었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는 친박패권주의가 절정에 달했고, 총선 참패 이후에도 반성 없이 두 진영이 이전투구식 ‘패거리 정치’로 일관했다. 보수 정치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책임정치와는 담을 쌓은 친박계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누구도 “내 탓이오!”라며 책임지는 인사가 없지 않은가. 임시 봉합한 상처는 결국 다시 터지게 마련이다. 국민은 두 계파 간 싸움을 더이상 지켜볼 여력이 없다.
  • [사설] 황교안 대행 국회 출석, 협치 출발점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어제부터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국정 현안에 대해 답변했다. 황 대행은 권한대행이 아닌 국무총리 자격으로 국회에 출석해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부의 국정 운영을 설명할 필요” 때문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황 대행은 앞서 국무회의에서 “국민이 희망을 갖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정부는 국회와 최대한 협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와 정부 간의 소통과 협조, 즉 협치만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혼란 정국을 정상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황 대행은 국회와의 협치를 약속한 만큼 실질적인 협치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함은 당연하다. 야당도 이른바 ‘박근혜표 정책’에 대한 전면 철회를 요구하기보다는 여론과 외교 관계 등을 고려해 유연하게 접근함으로써 협치를 주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황 대행의 국회 출석 자체가 야당과 긴장 국면을 푸는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애초 황 대행은 국회의 출석 요구에 “전례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황 대행의 어쭙잖은 대응은 국회와 국민에게서 ‘대통령 흉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촛불집회에서는 퇴진 구호까지 등장했다. 이런 와중에 출석 결정은 뒤늦게나마 다행이다. 게다가 대통령의 의전을 제공받는 권한대행이 아닌 국무총리로서의 참석도 비록 국회의 요구에 대한 수용이지만 국민의 눈높이에는 나쁘지 않다. 야당도 황 대행의 체제를 견제할 건 하되 협조할 건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아선 안 될 시국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대통령 탄핵과 동시에 계파 싸움에 매몰돼 집권 여당으로서의 지위는 물론 기능마저 내팽개치고 있다.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했지만 ‘도로 친박당’이 된 가운데 집단 탈당 움직임까지 가속화되고 있다. 여당이 국정 혼란 수습의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국민이 바라보는 야당은 탄핵 이전의 야당과 크게 다르다. 야당의 몫이 커진 만큼 기대도 늘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과 농가 피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북한 문제 등 민생과 국가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머리를 맞댈 수밖에 없다. 협치에 대한 결과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황 대행은 여·야·정 협의체의 구성이 여의치 않은 만큼 야당 대표와의 개별 회동이나마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당과는 일정도 잡혔다. 더불어민주당이 개별 회동을 마냥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은 황 대행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 황 대행으로부터 국정 관리 방향을 듣고 입장을 밝히는 협치의 일환으로 삼으면 된다. 물론 황 대행이 할 일은 국회와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다. 재량적 권한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새로운 정책 구상보다 당면한 위기 상황을 차분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이게 협치의 전제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트럼프 측에 다양한 채널로 한·미 FTA 긍정적 측면 전달”

    “트럼프 측에 다양한 채널로 한·미 FTA 긍정적 측면 전달”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의 첫 국회 대정부질문이 20일 진행됐다. 이날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경제 영향 및 가계부채 관리 대책 등이 거론됐다. ●정부 경제정책 방향 여당 의원들은 대내외 경제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대책 마련에, 야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 실패에 각각 질문의 초점을 맞췄다.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은 “미국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우리에게는 ‘보호무역 강화’의 위험요인과 ‘신규 협력 강화’라는 기회요인이 병존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황 권한대행은 “우리 정부 당국자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 측과 100여회 넘게 소통해 오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한·미 FTA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점을 충분하게 전달했으며 양국 무역과 안보 분야의 협력이 흔들리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가계부채 때문에 우리 경제에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하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추가 이자 부담이 연간 8조원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계부채의 구조 자체는 질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만약 금리인상이라는 충격이 한꺼번에 온다면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서민과 취약계층에 대한 이자부담 경감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경유착 근절 방안 여야 의원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정경유착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근절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은 “우리나라 대통령은 재벌 총수 사면권, 비공식 인사 개입 등 기업들의 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서 “기업 오너의 전횡을 막는 견제 장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은 사실상 재벌에 의한 것”이라면서 “기업내부 의사결정구조의 민주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집단소송제도 도입 등의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대기업도 최순실 게이트의 주범”이라면서 “미르·K스포츠 재단의 불법 모금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스스로 해산하지 않는다면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기업들이 벌이는 기부 활동 전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정경유착이나 부정청탁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대책 여야 의원들은 국무위원들에게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대책을 주문했다.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은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달 AI 확진이 나오자마자 위기관리센터를 설치하고 자위대를 살처분에 총동원했다”면서 “우리나라도 국가 재난 시 군을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이 최근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는 데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도 쏟아졌다. 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기름장어가 길라임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 권한대행을 까다로운 질문을 매끄럽게 피해 간다는 의미의 ‘기름장어’에, 박 대통령을 차움의원에서 사용한 가명으로 알려진 ‘길라임’에 빗댄 것이다. 이에 황 권한대행은 “그런 적절하지 않은 표현은 국회에서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던 오후 5시쯤 본회의장의 자리를 지킨 의원은 새누리당 12명, 민주당 15명, 국민의당 2명, 정의당 1명 등 30여명에 불과해 국회 출석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던 상황이 무색하게 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사설] 黃 대행, 국회 출석 무조건 거부할 때는 아니다

    지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야당의 견제는 분명히 지나치다. 황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지난 9일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국정을 정상화하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국가 기능이 ‘올스톱’되다시피 했으니 멈춰 섰던 국정의 수레바퀴를 다시 돌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야당은 황 대행의 모습을 어찌 된 일인지 못마땅하게만 바라본다. 급기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제 “마치 탄핵 가결을 기다린 사람처럼 대통령 행세부터 하고 있다”고 비판을 하고 나섰다. 여당이 여당 구실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에서 책임감을 갖고 국정 정상화를 주도해야 마땅한 야당이다. 그럼에도 본질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신경질적인 훈수만 날리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그럴수록 황 대행은 오로지 국정 정상화만을 목표로 얽히고설킨 매듭을 한올 한올 풀어 가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0일과 21일 열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 황 대행이 출석하는 문제를 놓고 또다시 불협화음이 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황 대행 측은 시종일관 “국회 대정부 질문 출석은 전례가 없다”며 국회 출석에 부정적이다. 야당은 야당대로 황 대행이 국회와의 협력에 소극적이라며 불만스러움을 표출하고 있다. 어제는 “총리는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권력이 아닌 만큼 격에 맞게 행동해 달라”거나 “국회는 통상 나흘인 대정부 질문을 이틀로 줄이는 등 여러 가지 고려를 했다”는 경고와 회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물론 이런저런 야당의 요구를 곧이곧대로 수용하는 것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모시는 자세가 아니라는 참모진의 분위기는 충분히 이해를 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지금의 국정 상황이 의전을 놓고 티격태격할 단계는 아니지 않은가. 무엇보다 대정부 질문 불출석의 이유로 ‘전례’를 말하는 것은 옹색하기만 하다. 황 대행은 탄핵에 이른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이 결과적으로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황 대행의 가장 중요한 국정 파트너이자 소통 대상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라는 사실을 황 대행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여·야·정 협의체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황 대행이 내놓은 ‘정당별 회동’ 카드도 양당의 엇갈린 지지를 이끌어 냈을 뿐이다. 국민이 황 대행에게 기대하는 것은 노회한 ‘밀당 고수’의 면모가 아니다. 국회에 뛰어들어 적극 소통하겠다는 마음이라면 명분과 실리 모두 자연스럽게 뒤따르지 않겠는가.
  • [손성진 칼럼] 이념의 시대에서 정의의 시대로

    [손성진 칼럼] 이념의 시대에서 정의의 시대로

    침묵하는 다수는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 선거 때의 부동층처럼 그때그때 정착할 곳을 찾는 이념의 노마드들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 낸 촛불 민심은 이념에 무지한 그들이다. 그들이 정착하고 싶은 곳은 이념이 아니라 정의다. 저항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이념이 아니라 부정이다. 촛불집회의 주축은 평범한 시민이다. 불의를 바로잡고 싶은 장삼이사(張三李四), 우리의 이웃이다. 선량한 서민들이다. 그런데 6월 항쟁을 능가하는 피플 파워가 이념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촛불에 편승하고 이용하려는 세력들이 그 순수성을 퇴색시켰다. 주최 측부터 순수성을 잃었다. 이적 단체까지 포함된 주최 측의 구성원 체계는 촛불을 이념에 물들게 한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 10일 주최자들은 구속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석방하라는 외침을 집회 참가자들에게 요청했다. 일부 시민은 따라 했지만 다른 일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러 갔지 한 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하러 간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촛불이 국회를 넘고 권력에 순종하는 법관의 권위를 넘는 것이 진짜 민주주의다.” 한 위원장이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자 민주노총은 이런 반응을 내놓았다.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한 위원장이 구속되자 법원에서 판단을 받겠다고 한 민주노총이다. 뜻대로 되지 않자 사법부의 권위까지 촛불로 무너뜨리자고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대청소론’, ‘몰수론’을 제기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또한 촛불에 무임 편승했다. 야당 대표로서 그동안 적폐 청산을 위해 무슨 노력을 해 왔는가. 다른 대선 주자들도 국민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들이미는 격은 매한가지다. 여론을 선도하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며 여론에 끌려가고 이제는 여론을 이용하는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정체된 이유도 그 탓이다. 명백한 진실마저 부정하는 친박은 어떤가. 이념과 권력의 노예로서 정의 앞에서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청맹과니다. 막말 잔치를 벌이듯 극언을 쏟아내는 그들이 극우 집단 ‘일베’와 다를 것은 없다. 정의보다 주군에 대한 충성심에 목숨을 거는 그들의 모습에 섬뜩함마저 느낀다. 숨죽인 듯 있던 극우는 이들을 추종하며 본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세 결집을 하고 기다리면 어차피 세상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독려한다. 민심이 원하는 궁극적인 종착지는 따로 있다. 다만 부정한 대통령의 탄핵만이 아니다.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양극화 등 오랜 적폐가 청산된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정의 사회다. 적폐 청산을 위한 노력을 이어 가려면 먼저 이념 투쟁을 거둬야 한다. 정의를 최고의 가치로 섬길 줄 알아야 한다. 신세계를 향한 항행에 배를 나눠 탈 일은 없다. 좌파, 우파를 따질 일이 아니다. 이념은 둘이지만 정의는 하나다. 국민이 어떤 세력에 의해 선동을 당하는 시대가 아니다. 여론을 주도하고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불의 타파에 나설 만큼 깨어 있다. 여론에 편승해 말로 대중에 영합하기보다는 묵묵히 행동하는 리더를 국민은 찾고 있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끄는 데 여야 지도자들은 손을 맞잡으라. 적폐 해소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면 된다.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길은 멀고도 멀다. 그런 것을 내가 집권하면 도끼로 장작 패듯 단칼에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친다면 오판이요 기만이다. 집권욕에 사로잡힌 그들의 과속에 김종인씨는 “환상을 버려라”며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프랑스의 예를 들었다. 파리 시민에 의해 물러난 드골의 후임에 드골의 지지자인 퐁피두가 당선된 사례다. 비슷한 일을 우리도 겪었다. 6월 항쟁으로 군부독재가 끝난 직후 대선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사 동기생 노태우 여당 후보가 당선된 일이다. 양보하지 않고 맞선 야당 후보들의 오만함이 그런 결과를 빚었다.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야당 대선 주자들은 당선을 바란다면 환상을 버리고 국가를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수 있는 일부터 챙기라.
  • “증인채택 방해 주도했단 비난 부당”.. 이완영, 국조 여당 간사직 사퇴

    “증인채택 방해 주도했단 비난 부당”.. 이완영, 국조 여당 간사직 사퇴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3차 청문회가 열린 14일 이완영 새누리당 간사가 “오늘부터 간사직에서 내려오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삼성 미래전략실 임원들의 증인 채택을 자신이 막고 있다는 야당 의원들이 지목한 뒤 비난 여론이 자신에게 집중됐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어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어 보이며 “항의 문자로 휴대전화가 뜨거워 사용할 수가 없고, 후원금 계좌로 18원을 보낸 뒤 영수증을 발급하라는 요청이 쇄도한다”고 항변했다. 이 의원은 또 “야당 의원들의 얘기는 참 기도 안 찬다”면서 “제가 한 (증인 채택 논의 관련) 발언들은 제 개인의 말이 아니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발언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발언이 예의도 없고 도의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부터 간사직에서 내려오겠다. 특조위 활동에 대해서도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대로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여당 내분 속히 수습해 협의체에 동참하라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이 그제 탄핵 정국에 따른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야정(與野政)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합의까지는 이뤄 냈지만 정상적으로 가동될지 불투명하다. 야 3당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데다 이 대표도 노골적으로 여야정 협의체 자체에 대해 법과 규정에 있는 게 아니라며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얘기”라고 불신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협의체 구성을 합의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국민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모처럼 의기투합한 국정공조 체제가 첫발도 내딛기도 전에 비틀거리고 있다. 게다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정치권의 마찰을 의식해 여당이 제외된 야·정 협의체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까지 내놓았다. 여야정 협의체는 국회가 탄핵 정국의 주체로서 국정 운영의 책임을 나눠 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한마디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위기관리 체제라고 할 수 있다.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촛불 민심을 받들어 정국을 안정시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 여부 결정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인 것이다. 물론 협의체에 누가 참석할지, 어떻게 운영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국회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여당 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계의 다툼이나 야당 간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떠나 협의체 구성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정작 문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다. 탄핵 와중에도 당 주도권 장악에 매몰돼 협의체를 신경 쓸 겨를조차 없다. 16일 원내대표 경선, 20일 전후 예정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매달리고 있다. 비박계는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의 사퇴를 밀어붙이고 있다.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는 당권 장악에 실패할 경우 집단 탈당과 함께 신당을 창당할 생각까지 내비쳤다. 이 대표는 사퇴 요구에 대해 “뻔뻔스럽고 가소로운 짓”이라고 되받고 있다. 탄핵에서 자유롭지 않은 새누리당의 자성이나 자숙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특히 친박계 의원들의 몽니는 가관이다. 여야정 협의체는 비상 정국에서 국회와 정부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협치(協治)의 시험대다. 당장 조류인플루엔자(AI), 조선업 구조조정, 대구 서문시장 화재 등 대처해야 할 민생 현안이 적잖다. 대외 경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까닭에 황 권행대행에게만 맡길 수 없다. 새누리당을 뺀 채 야당과 정부만으로 협의체를 운영할 수도 없다. 황 권행대행이 여야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결국 새누리당은 어떤 식으로든 가급적 빨리 내분을 수습하고 합의한 협의체에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집권 여당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길이 따로 없다.
  • [현장 블로그] 촛불에 권력의 탈을 씌우지 마라

    “촛불에 권력의 탈을 씌우지 마세요.” 12일 정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와글’이 촛불 민심을 대변할 시민 대표단을 꾸리자고 ‘온라인 시민의회’ 사이트에 제안하자 대부분의 시민은 ‘촛불의 정치 세력화’를 우려하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진순 와글 대표는 지난 6일 홈페이지에 “시민의 위대한 힘을 제도화해야 한다. 촛불광장의 민의를 대변할 시민대표를 선출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시민대표 후보 중에 선정된 인사들로 시민의회 대표단을 구성하자는 거였죠. 그러나 시민들은 “민주적 절차적 정당성도 없는 인기투표식 대표 선출로 대표성이 확보될 수 없다”, “국회의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통하고 정치 커뮤니티도 지천으로 널렸는데 시민의회가 왜 필요한가”라고 되물었습니다. 결국 지난 10일 와글은 “미숙한 운영으로 걱정을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게재하고 제안을 거둬들였습니다.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다음날 열린 지난 10일 촛불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무엇보다 ‘권력의 탈을 쓴 촛불’ 혹은 ‘누군가에 의해 주도되는 촛불’을 경계했습니다. 한 시민은 “여당이나 야당이나 촛불집회를 이용해 대선을 유리한 국면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아예 안 하는 게 좋다. 시민단체들도 시민들의 순수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그간 폭넓은 공감을 얻은 촛불집회가 영속성을 갖는 방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언뜻 기존의 사회 논리로 보면 집회가 큰 공감과 영속성을 동시에 얻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별한 세력의 리더십이 집회를 이끌면 시민의 공감이 줄어들고, 리더십이 없으면 집회가 한순간에 흩어질 수 있죠. 그런데 시민들은 이런 이분법적인 기존 논리를 거부합니다. 직장인 김윤성(32)씨는 “헌법재판소가 잘못하면 헌재 앞으로, 특검이 잘못하면 특검 사무실 앞으로 촛불을 들고 나가면 된다”고 했습니다. 가장 무서운 감시자 역할을 통해 사회가 정직하게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순수한 촛불집회의 목적을 훼손하지 않고, 사라진 듯하지만 언제나 모일 수 있는 영속성을 부여한 거죠. 물론 이런 생각은 온라인과 SNS가 있어 가능할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새로운 모습을 ‘시민정치’라고 불렀습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어떻게 시민정치를 할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749만명이 참석한 촛불집회로 올바른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의지는 충분히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시민의 말, 권력자들은 새겨들어야겠습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정치권·총리·내각, 혼연일체로 국정 수습 나서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에도 국정 혼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헌법 절차에 따라 황교안 대행 체제가 대통령의 권한을 이어받았지만 국정 혼란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치권은 탄핵 정국에서의 주도권 다툼에 돌입했고 내각 역시 국정 안정에 대한 신뢰를 주기에 부족한 측면이 많다. 국회는 탄핵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 오늘 긴급 임시국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모여 대통령 권한정지 이후에 전개될 국정 로드맵은 물론 규제 프리존 등 민생법안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조류 인플루엔자 방지 대책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가장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은 탄핵 정국에서의 국정 협의와 운영 방식이다. 정치권은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논의 중이다. 황교안 대행 체제가 현실적으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협력과 보완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국정수습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바람직한 구상”으로 평가했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와 정부가 국정 안정과 민생 안정을 위해 공동 협력하는 국정 운영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긍정적’이란 반응을 내놓았다. 아직 구체적인 답변은 없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야권과의 정책 협의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는 형성되고 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국무총리로서 국정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지금은 엄중한 비상시국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 헌법 절차에 따라 들어선 황 권한대행 체제를 야권이 끌어내릴 경우 더 큰 국정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황 권한대행이 안보와 민생을 챙기는 데 전념하는 동시에 국정 로드맵 도출을 위해 국회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고건 권한대행은 최소한의 업무만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른 만큼 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느슨해진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잡는 일이 시급하다. 악화되는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경제부총리 교체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지어 국민 불안을 덜어야 한다. 집권 여당도 하루빨리 내홍에서 벗어나야 한다. 절반에 가까운 새누리당 의원이 탄핵에 찬성했고 박 대통령이 정치적 파면을 당한 상황에서 여당의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정도다. 더 지체하지 말고 현재 논의 중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내 분란을 정돈하고 국정 혼란 수습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정치권과 내각은 대통령의 권한 정지라는 비상시국을 맞아 국정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열망인 성숙한 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하는 무거운 역사적 책무를 짊어졌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시론] 대통령 탄핵 이후 해야 할 일/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시론] 대통령 탄핵 이후 해야 할 일/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대한민국 민주 헌정 70여 년의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다. 흔치 않은 일이 12년 만에 반복됐다. ‘박근혜 탄핵’은 ‘노무현 탄핵’과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의 “민주주의 원리와 국민주권의 헌법 위반” 때문이다.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그다음이다. 헌재의 대통령 탄핵 심리 과정은 지루한 법적 다툼과 절차일지도 모른다. 그게 민주주의의 절차다. 물론 헌법재판소는 법리적 고려에 정치적 판단을 할 것이다. 법적으로 잘잘못을 따지되 최종적 판단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적 정서와 기대를 헌재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도 보인다. 물론 ‘정치의 사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여기까지 가지 않고 정치 과정의 틀 내에서 먼저 해결됐어야 했다. ‘선출된 권력’의 진퇴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됐지만 이번 경우에도 정치적 해결 또는 타결의 기회가 없지도 않았다. 결국 헌재 결정까지 최대 180일 동안 정치적 불확실성은 계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오만과 무능 그리고 무책임의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정치적 셈법’에 매몰돼 국정의 대안 세력으로서 정치력과 안정감 그리고 신뢰를 보여 주지 못한 야권의 합작품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무당파가 유권자의 절반을 넘었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여든 야든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찌 됐든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로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근간으로 하는 대통령제에서 우리는 헌법적 갈등 해결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따라서 싫든 좋든, 찬성하든 반대하든, 헌법 절차에 따라 기다리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 촛불 민심과 국민적 바람은 그동안 충분히 전달됐다. 필요한 정도를 넘어 헌법재판소를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게 ‘공화국 시민’의 자세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박근혜 탄핵’으로 우리는 헌법 가치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했다.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원리가 대한민국 헌법을 통해 실현되기 때문이다. 최근 헌법을 읽어 본 사람도 많이 늘었다. 바람직한 일이다. 공화국 시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높아졌다. 민주화 30년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이제 생활 속의 민주주의로 우리 곁에 더욱 가까이 오게 된 것이다. 걱정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헌재 결정까지 최대 180일, 헌재 결정 직후 대통령 선거까지 60일이다. 최대 240일, 8개월이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두 번째 일은 정치적 불확실성의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회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경제부총리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 국내외적 경제 환경이 급변하며 특히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 국가 리더십의 부재 상황이지만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와 민생의 컨트롤타워는 제대로 기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 특히 야권이 주도해야 한다. 야권이 정치 행보는 정치 행보대로 하더라도 민생과 경제는 챙겨야 한다. 대통령제에서 선출된 권력의 두 축 중 남아 있는 국회가 할 일이다. 경제부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회가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 물론 대통령 권한대행은 소극적 관리의 국정 운영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익을 위해서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단호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동시에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와 계속 협조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가 해야 할 세 번째 일은 ‘좋은 대표’를 뽑는 ‘좋은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매 5년마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 수는 없다. 빠르면 3월이나 4월에 조기 대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또 ‘뽑기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좋은 대표’를 뽑을 수 있는지 지금부터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개헌도 같은 맥락이다. 개헌 논의는 정치 일정의 예측 가능성을 가능한 한 높인다는 의미에서도 필요하다. 국회가 주도해야 할 일이다. 책임 있는 야권이 주도해야 한다. 정치적 불확실성의 안정적 관리와 조기 해소, 대통령 탄핵 이후 국회가 앞장서 해야 한다.
  • 與 텃밭 대구서도 “대통령 자업자득” 호남 “정경유착 끊는 개혁 계기 돼야”

    與 텃밭 대구서도 “대통령 자업자득” 호남 “정경유착 끊는 개혁 계기 돼야”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전국 시민 다수는 ‘민심의 승리’라고 반응했다. ‘시민의 승리’에는 출신지역과 연령과도 상관없었다. 반면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TK) 일부와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 일부에서는 안타깝다고 했다. ●경북·충북 일부 “탄핵 사유 되나… 안타깝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 박성찬(58)씨는 “민심의 승리다. 나라를 농단한 박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라면서 “TK도 변해야 한다. 지역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의 전병억(77)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이사장은 “오늘 박 대통령이 탄핵까지 돼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도 “최근 박 대통령이 모든 것을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약속한 만큼 탄핵 결정을 존종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국민의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탄핵을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건설업을 하는 박우광(46)씨는 “‘최순실 게이트’는 우리 사회의 부패 구조를 민낯으로 보여줬다”면서 “이번 탄핵 가결을 계기로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공정한 규칙이 적용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포에 사는 이영호(54)씨는 “헌법재판소는 국민이 공감할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 “여당 의원도 국민 바라보는 것 느껴” 전북 이장호(48)씨도 “탄핵 가결은 식지 않고 타오른 민심의 승리”라며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이 234명에 이르는 것을 볼 때 여당 의원들도 대통령보다는 국민을 바라보는 양심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전주시 자영업자 김은미(40)씨도 “낡은 것들을 쓸어버리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정치권은 국민이 생업에 전념토록 국정을 안정시키고 미래로 나가자”고 말했다. 제주도에 사는 직장인 좌광일(41)씨는 ‘즉각 사퇴’ 주장을 꺼냈다. 좌씨는 “대통령은 민의가 어디에 있는지를 직시하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불법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의 직장인 윤성수(44)씨는 “앞으로 각 정당은 정밀한 검증을 거쳐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안타깝다는 반응이 없지는 않았다. 충북 옥천 교동리 한봉수(71) 이장은 “최순실을 잘못 쓴 게 탄핵 사유가 되느냐”고 했고, 대구 엄지호(70)씨도 “뇌물죄 등 개인적인 비리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분노를 토로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전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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