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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에 미쳐사는 이들의 서재를 엿보다

    부인이 해외여행간 틈을 타 그동안 모은 책으로 이사간 집을 도배하고 북카페를 차리려고 28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김종헌씨, 25년 동안 모은 10만여점의 고서로 박물관을 열었다가 빚잔치를 벌인 화봉책박물관 관장 여승구씨, 소설가 이윤기의 창작품과 번역작품 200여권을 독파한 뒤 그 책들을 찍은 사진을 담아 애교섞인 반협박성 편지를 띄운 끝에 이윤기를 결혼 주례로 모신 화천 상서우체국장 조희봉씨 등. 어릴 적부터 하루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해가 가는 방향에 따라 빛을 받아가며 읽었다는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1741~1793)와 좋은 책이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값을 가리지 않고 사들이다가 재산을 탕진했다는 최한기(1803~77)의 후예들이다. 임종업 한겨레 선임기자가 우리 시대 책쟁이 28명과의 만남을 ‘한국의 책쟁이들’(청림출판 펴냄)로 묶어냈다. 저자가 만난 책쟁이들은 오로지 책에 미쳐 사는 우리 이웃이다. 왠만해선 자신의 속살 같은 서재를 쉽게 내보이기 꺼려하는 책쟁이들이기에 저자를 통해 이들의 서재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작가만 파고드는 전작주의 독서법이나 주제에 따라 10권, 50권, 100권으로 확장시켜 가는 하이퍼텍스트식 독서법, 마음 가는 데로 읽는 감성 독서법 등 고수들의 노하우도 참고할 수 있다. 책쟁이들이 알려주는 헌책방 정보와 책 수집 요령은 덤. “눈 앞 이익과 무관한 책을 통해 건전한 생각을 굳히고 저도 모르는 사이 가족과 사회, 나아가 국가를 위한 버팀대가 되어 있는 이들이 있어 우리사회가 이만큼 지탱된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1만 38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책 북북~ 책과 함께 가을 여행을

    한낮에는 아직 늦더위가 다 가시지 않았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 독서의 계절을 맞아 책관련 축제들이 마련된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24~27일까지 4일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책책북북-책과 함께 떠나는 즐거운 가을여행’(포스터)이란 주제로 가을독서문화축제를 연다. 이번 행사는 다채롭게 준비했다. 사진공모전 수상작들을 전시하는 ‘손 안 애서(愛書)’, 고인쇄 자료 전시, 동화일러스트 전시, 북아트전시, 추천도서 전시 및 무료대여, 영화감상, 책낭독회, 복화술인형극 등을 준비했다.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책과의 유쾌한 대화-작가와의 만남’이란 타이틀 아래 시인 손택수와 정호승(26일), 소설가 신경숙과 방현석(27일)이 참석해 관람객들과 직접 대화를 하게 된다. ‘감독과의 만남’으로 영화감독 윤제균과 강형철이 참석하는 토크쇼와 사인회도 마련했다. 26일에는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의 사인회도 연다. 양성우 간행물윤리위원장은 23일 “일부 언론에서 작가와의 만남과 관련해 섭외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홍보에만 치중했다는 기사들이 나왔는데, 문인인 제가 직접 나서서 사과를 하고 원만하게 일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대형 출판사들은 깜짝 책 할인행사를 준비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관장 이숙현)에서는 미국의 우수 어린이그림책을 소개하는 ‘미국 문학상 수상도서 및 우수도서전’을 11월1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 우수 그림책의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하는 ‘칼데곳상’, 청소년 우수도서에 수여하는 ‘마이클 L 프린츠 상’, ‘미국만화가협회(NCS)에서 최우수 만화가에게 수여하는 ‘루벤스상’ 등을 수상한 작품 100여권을 전시한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측은 “외국 양질의 도서들을 구입해 국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국내에 아직 번역 소개되지 않은 젠 브라이언트의 ‘단어의 강(원제:A River of Words)’과 국내에는 ‘진과 대니’로 번역된 제네 루엔 양의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인(원제:American Born Chinese)’ 등도 소개한다. 부대행사로 다양한 DVD도 상영한다. (02)3413-475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장승을 찾아서/박상재

    [엄마와 읽는 동화] 장승을 찾아서/박상재

    승희는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 장승을 보면 울음보를 터뜨리기 일쑤였습니다. 4학년 때까지만 해도 장승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5학년이 되면서 판소리와 사물놀이를 알게 되고, 탈춤도 배우고, 우리 문화재에 대해 배우면서 장승에 대해서도 친근하게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승희 외할아버지는 속리산이 가까운 외딴 산골에서 장승을 만들고 있습니다. 벌써 30년 가까이 장승과 더불어 살아온 장승장이입니다. 외할아버지는 그곳에 장승을 100개도 넘게 만들어 장승공원을 꾸며 놓았습니다. 장승공원에 가면 갖가지 장승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도깨비처럼 험상궂게 생긴 장승도 있지만 저절로 웃음이 나올 만큼 재미있게 생긴 장승들도 많습니다. 우락부락한 인상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장승이 있는가 하면 시골 할아버지처럼 순하고 어눌해 보이는 장승도 있습니다. 이름도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진서대장군, 북장군, 당장군 등 여러 가지로 불리지만 승희에게는 어느 것 하나 정이 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승희 외할아버지에게는 장승이 누구보다도 가장 가까운 친구입니다. 산길을 가다 폭풍우에 쓰러진 나무나 병충해를 이기지 못하고 죽은 나무들을 보면 할아버지의 눈에 생기가 돕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도 있는 게야. 내가 그것을 증명해주지.” 할아버지는 죽은 나무들을 알맞게 잘라 보물처럼 조심조심 옮겨옵니다. 그러고는 톱과 대패, 망치와 끌을 들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합니다. 쓱싹쓱싹 대패질 소리가 나고, 뚝딱뚝딱 망치 소리가 들리고, 쩌억쩌억 끌 소리가 들리면 죽은 고목나무는 살아 있는 장승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무렵, 엄마는 승희를 데리고 국립 민속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그곳 마당에는 꼴도 보기 싫은 장승 부부가 우두커니 서서 헤벌쭉 웃고 있었습니다. “승희야, 저 장승할아버지 앞에 가서 서 봐. 사진 한 장 찍어 줄게.” “싫어. 내가 사진 찍기 싫어하는 것 엄마도 알잖아요.” 승희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이자, 엄마는 승희에게 사진기를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그럼 엄마라도 한 장 찍어주렴!” 엄마의 두 눈에는 늦가을 바람결 같은 쓸쓸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승희는 높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장승과 함께 서 있는 엄마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아주었습니다. 엄마가 승희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승희야, 지금도 외할아버지가 싫니?” 승희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한참을 망설이던 승희가 입을 열었습니다. “난 그냥 외할아버지는 좋은데, 장승 만드는 외할아버지는 싫었어. 외할아버지는 산신령이야. 긴 머리채를 묶은 채 한복을 입고 장승을 만드는 할아버지는 더욱 싫어.” 승희의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언젠가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 놓고 나니 마음이 개운해졌습니다. 화를 낼 줄 알았던 엄마의 얼굴에 가을 햇살 같은 웃음이 흘렀습니다. “그래, 나도 처음엔 그런 외할아버지가 무척 싫었단다. 망나니처럼 어깨까지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질끈 동여매고 나무망치와 끌로 장승 깎는 일에만 골몰하는 할아버지가 왜 그리 싫었는지 몰라. 외할아버지는 장승을 만들 때면 늘 목욕을 한 후 한복을 차려입고 일을 했지. 머리라도 짧게 깎았더라면 땀도 덜 흘렸을 텐데…. 비오듯 흘려대던 그 땀 냄새도 무척이나 싫었어.” 엄마는 외할아버지가 그리운지 눈시울이 젖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 승희는 엄마와 함께 광화문 광장을 찾았습니다. 새로 꾸민 광장을 구경하기 위해서입니다. “광장이 뭔가 좀 허전하지 않니? 그곳에 장승을 세워 놓으면 어떨까?” 엄마는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며 말했습니다. “엄만, 누가 외할아버지 딸 아니랄까봐 장승 타령이에요?” 승희가 밉지 않게 눈을 흘겼습니다. 동작역을 지나 이수역에서 다시 7호선 열차로 갈아탔습니다. 출입문 위에 붙어 있는 열차 노선안내도를 보던 엄마가 말했습니다. “승희야, 오랜만에 엄마가 살던 골목에 한 번 가볼까?” “엄마 마음대로 해.” 승희는 별 생각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번 정차할 역은 장승배기, 장승배기역입니다.” “승희야, 이번 역에서 내리자.” 안내방송이 흘러 나오자 엄마는 승희의 손을 잡고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엄마 살던 곳이 장승배기였어?” “그래, 엄마 어렸을 땐 동네에 커다란 장승이 우뚝 서 있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구나.” 엄마는 약간 상기된 얼굴이었습니다. 개찰구를 빠져 나온 엄마는 어느 쪽으로 나갈까 망설이다가 역무원에게 물었습니다. “어디로 나가면 장승을 볼 수 있을까요?” 역무원은 승희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고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오른 쪽 6번 출구로 나가세요.” “예, 고맙습니다.” 엄마의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오니 가장 먼저 눈부신 하늘이 반겨주었습니다. 승희 엄마는 두리번거리며 장승을 찾았습니다. 승희도 뚤레뚤레 주변을 둘러보며 장승을 찾았습니다. “장승이 어디 있어? 그 아저씨가 잘 못 알려줬나?” 엄마가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 때 승희의 눈에 장승 한 쌍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엄마 저기 있어. 도서관 입구에 서 있잖아.” 먼 발치 도서관 입구에 농구 선수만큼 큰 장승 부부가 헤벌쭉 있었습니다. “애걔, 너무 작다. 기왕에 세워 놓으려면 좀 더 큰 장승을 세워놓지 않고….” 승희는 엄마의 얼굴에서 승희가 전교부회장 선거에서 두 표차로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였던 섭섭한 표정을 읽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가까이에 가서 한번 보고가요, 엄마.” 승희가 먼저 엄마의 손을 끌었습니다. “천하 대장군, 지하 여장군.” 승희가 장승에 쓰여 있는 한문 글씨를 읽었습니다. “우리 승희 한문 실력이 보통이 아니구나!” “장승배기 이름에 걸맞은 좀더 우람한 장승을 세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엄마는 다시 한 번 아쉬움을 토해냈습니다. 승희는 장승 앞에 서 있는 안내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장승배기는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에 참배하러 가면서 쉬었던 곳이다. 당시 이곳은 인가도 없고 행인마저 적었는데 정조가 장승을 만들어 세우라고 지시한 이후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덩치 큰 장승들이 제법 많이 서 있었는데, 이젠 장승배기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되었구나.” 엄마의 목소리는 그리움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없어진 거야?” “도로를 넓힌다, 지하철 공사를 한다, 재개발한다 하면서 마구 없애버린 거지. 우상숭배라는 명목으로 뽑아버린 경우도 있고….” “엄마, 진짜 장승을 보려면 외할아버지를 찾아가면 되잖아요.” “그래, 왜 내가 그 생각을 못했지?” 엄마의 눈빛이 능소화꽃처럼 환해졌습니다. “엄마, 그럼 이번 토요휴업일에 꼭 다녀와요.” “장승이라면 무섭다고 까무라치던 네가 웬일이니?” “엄마, 장승은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이고 서민적인 민속문화재래요, 학교에서 선생님께 배웠어요.” 승희의 목소리에서 외할아버지의 팔뚝 같은 힘이 묻어났습니다. 승희는 토요휴업일을 맞아 엄마와 함께 속리산 부근에 있는 장승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승희 외할아버지가 30여년 동안 피땀을 흘리며 가꿔 놓은 곳입니다. 공원으로 오르는 길가에는 벌개미취, 구절초, 쑥부쟁이 같은 초가을 들꽃들이 승희네를 반겨 주었습니다. 수크령과 억새꽃도 어서 오라는 듯이 손을 흔들었습니다. 공원에는 수많은 장승들이 다양한 몸짓과 재미있는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엄마가 저녁밥을 준비할 동안 승희는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았던 장승들에게 승희의 눈길이 오래오래 머뭅니다. 턱이 유난히 긴 ‘주걱턱장승’, 이가 다 빠지고 얼굴이 쭈글쭈글한 ‘노인장승’, 전통혼례를 올리는 ‘신랑 각시장승’, 하나의 나무에 각기 다른 두 개의 얼굴을 가진 ‘한몸장승’, 얼굴이 꼭 닮은 ‘쌍둥이장승’, 수줍은 듯 기둥 뒤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놓은 ‘처녀장승’ 등 앙증맞은 장승들이 많이 서 있습니다. 장승 외에도 높다란 장대 위에 나무새를 앉힌 솟대도 서 있고, 나무로 지은 정자도 여러 채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한복을 차려입은 외할아버지는 정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여러 장승들의 표정이 참 재미있어서 정다운 느낌이 들어요.” 할아버지의 표정이 구절초꽃처럼 환해졌습니다. “우리 승희가 이제 다 컸구나. 어렸을 때엔 장승을 보고 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리던 애가 정다운 느낌이 든다니….” “제가 언제 울었어요?” 승희는 엄마한테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시치미를 떼었습니다. 조금 머쓱해진 승희가 오랫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말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우리 조상들은 왜 장승을 세웠나요?” “장승은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서서 오가는 길손들을 맞이하던 사람들의 친구였단다. 오랜 세월동안 비바람을 꿋꿋이 견디며 경계표나 이정표로, 잡귀나 질병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수호신 역할을 했지. 사람들은 때로 장승을 찾아와 개인의 소원을 빌기도 했단다. 장승은 이렇게 정다운 친구로, 때로는 수호신이나 믿음의 대상으로 우리 곁을 든든하게 지켜준 고마운 존재란다.” “할아버지, 어떤 장승은 아주 험상궂게 생겨 무섭기도 해요.” “근엄하고 무서운 표정의 장승은 수호신의 역할을 한단다. 잡귀와 재앙을 막아 내려면 무서운 표정을 지어야 하지 않겠니? 그러나 지금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정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장승을 만들지.” “그래서 재미있게 생긴 장승들이 많군요.” “그래, 장승은 못 생기면 못생길수록 정감이 가고 재미있단다. 넌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맞아요. 할아버지. 제가 장승을 좋아하게 된 것도 할아버지께서 만드신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장승들을 보고나서부터거든요.” “이제 우리 승희와 대화가 통하니 이 할애비는 참 기쁘구나.” “할아버지 이제부터 제가 장승홍보대사가 될 거예요. 친구들이 제 별명을 ”장승“이라고 부르면 활짝 웃을 거구요.” “승희야, 고맙다. 역시 넌 내 손녀야.” 할아버지는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승희의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승희는 할아버지 얼굴이 가을 언덕배기에 줄지어 핀 해바라기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작가의 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장승은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이다. 한때 우상숭배라는 미명 아래 장승이 수난을 당하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여 후손에 물려줄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 ● 약력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꿈꾸는 대나무)▲새벗문학상 장편동화 당선(원숭이 마카카)▲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수상▲동화집:개미가 된 아이, 원숭이 마카카 등 50여권▲현재, 서울영일초등학교 교사
  • ‘악녀’ 허여름 “의대생인데 멍청하다고 하면 어쩌죠?” (인터뷰②)

    ‘악녀’ 허여름 “의대생인데 멍청하다고 하면 어쩌죠?” (인터뷰②)

    [인터뷰①에 이어] ‘악녀일기’의 매 시즌이 시작될 때 마다 악녀주인공들은 이슈가 됐다. 더욱이 허여름의 경우 영국 명문대 의대생이란 사실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허여름은 본인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겸손한 입장을 나타냈다. “제가 멍청한 부분도 있어요. 의학이라는 전문분야만 공부하다 보니까 상식이 무지한 거 같아요.(웃음) 제가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교육을 받아서 우리나라 국사에 정말 약하거든요. 의대생인데 멍청하다고 하면 어떡하죠?(웃음)” ‘악녀일기6’을 통해 처음 만난 또 다른 주인공 이하람. 허여름은 지난 두 달여 간을 매일 같이 지낸 짝꿍 이하람과의 첫 만남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 하람이를 봤을 때는 너무 속상해서 작가언니들한테 울면서 하소연했어요. 혹시 일부러 키 작은 저한테 키 큰 하람이를 만나게 해 준 건 아닐까 의심했죠. 초반에는 갑자기 친해지니까 감정싸움도 했었는데 나중에는 정말 친해졌어요. 더군다나 저희 엄마아빠는 충남 공주에 살고 계신데, 하람이 가족은 충남 대전에 살고 있대요. 저희 둘은 운명인가 봐요.(웃음).” 허여름은 향후 10년간은 눈코 틀 새도 없이 바쁠 거라고 했다. 한국에서 피부과 병원을 개원하겠다는 꿈을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은 의대 졸업, 인턴, 레지던트 등의 과정을 차례로 밟아야한다고.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교가 굉장히 엄격해서 무사히 졸업하려면 앞으로 정말 공부만 해야하죠. 그렇다고 제가 공부하는 자체를 좋아하고 재밌어 하는 건 절대 아녜요. 다만 제가 꼭 해야 하는 거니까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것뿐이죠. 부모님도 만족시켜드리고 싶고, 제 인생을 위해서도 공부는 꼭 해야해요.” ‘멋진 악녀, 진정한 악녀’ 허여름처럼 살기 위해 꼭 해야 할 일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주저 없이 “공부를 해야 할 시간이 아니라면 무조건 놀아요.”라고 답했다. “저는 방학 때는 절대 공부를 하지 않아요. 방학 때는 열심히 놀고, 쉬라고 있는 거잖아요. 상황을 즐겨야죠. 자신한테 필요한 시간을 채워줘야 해요. 아, 그리고 평생을 두고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바로 게이(gay)친구를 사귀는 거요.10명의 여자친구보다 1명의 게이친구가 훨씬 좋을 때가 많거든요.(웃음)” 영국 유학생활만 벌써 11년째가 된 허여름. 그녀는 학과 공부는 물론 대인관계도 훌륭해, 동양인 최초로 전교회장을 역임했다. “제 동생들도 외국유학 중인데 아버지가 저희한테 한국 책을 보내주시면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너희가 어디에 있든 절대 한국인임을 잊지 말라’고요. 그 영향으로 전 제 스스로가 한국인이란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허여름은 영국여권을 취득할 수 있었지만 흔쾌히 한국여권을 택했다. 때로는 한국인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기면 마치 애국열사가 된 것 마냥 목에 핏대를 세우고 싸운다고 했다. “북한, 개고기, 독도 얘기가 나오면 외국친구들과 많이 싸워요. 대한민국을 나쁘게 매도하는 건 참을 수 없거든요. 그들에게 일일이 한국를 바로 가르쳐 줄 필요가 있어요. 그건 제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유학생활을 하는 그날까지요.(웃음)”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기독교단체 “韓정부 선교 제한, 인권침해”

    美기독교단체 “韓정부 선교 제한, 인권침해”

    “한국정부 중동 선교활동 제한은 인권 침해”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CC)이 한국 정부의 중동지역 선교활동 제한 조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는 예멘, 요르단 등 테러 발생 빈도가 높은 중동 국가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다 강제 추방된 경우 출국 및 여권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ICC는 홈페이지에 “한국 정부의 중동지역 선교 제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한국 대사관에 연락해 선교 제한 조치의 철회를 정중히 부탁해 달라.”고 방문자들에게 당부했다. ICC 아프리카 지역 팀장 조나단 라초는 “물론 정부는 국민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어떤 조치도 기본 인권까지 침해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같은 제한 조치는 국민의 자유로운 여행과 자유로운 종교행위를 막는, 인권 보장 정신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은 국내에서도 지적됐다. 해외선교를 선별적으로 제한하는 이러한 조치가 거주이전의 자유, 종교 또는 양심의 자유 등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인 자유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최소화하도록 여권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라며 “국민의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려고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과 8월 두달 간 중동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현지 당국에 적발돼 출국 당한 한국인은 80여 명에 이른다. 사진=ICC 홈페이지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수능 원서접수 26일부터 시작

    11월12일 실시되는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응시 원서를 26일부터 전국 79개 시험지구 교육청 및 고교에서 접수한다. 2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원서접수는 2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다. 접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졸업 예정자는 재학 중인 고교에서, 졸업자는 출신 고교에서 원서를 접수한다. 제주도 출신자 가운데 다른 지역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편의를 위해 다음달 4~10일 서울시 성동교육청에 원서 교부 및 접수 장소를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응시 원서를 낼 때는 여권용 규격(가로 3.5x세로 4.5cm) 사진 2장과 소정의 응시 수수료를 준비해야 한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우리의 소원~” 울려 퍼진 서울광장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우리의 소원~” 울려 퍼진 서울광장

    ■운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치러진 23일 오후. 막바지 여름햇볕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열기만큼이나 뜨거웠다. 영결식이 치러진 국회 주변과 운구행렬이 지나간 서울 동교동 사저, 서울광장, 서울역은 오전부터 김 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배웅하기 위한 추모 인파로 가득 찼다. ●동교동 사저 도착 사저 주변에서는 시민들이 모여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오후 3시47분쯤 운구차가 사저에 도착하자 고인이 평소에 다녔던 서교동성당 성가대 20여명이 ‘고통도 없으리라’ ‘불의가 세상을 덮쳐도’ 등 15곡의 성가를 이어 부르며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안숙선 명창은 사저 정원에서 이희호 여사의 마지막 편지를 토대로 만든 추도창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사저 옆집에 살고 있는 주부 황영이(59)씨는 30년 이웃사촌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황씨는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집 아저씨와 같은 이발소에, 나는 이희호 여사와 같은 동네 미용실에 다녔다.”면서 “소박하고 겸손한 이웃이었고 모든 동네 사람들이 존경했는데 이제 영영 떠나신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대중·이희호라는 부부 공동문패가 붙은 대문이 열리며 손자 김종대씨가 영정을 들고 사저 안으로 들어가 고인이 주로 시간을 보냈던 1층 거실과 3만여권의 장서로 채워진 2층 서재, 투석치료실 등을 차례로 들렀다. 서재에는 ‘윤집궐중’(允執厥中·진실로 그 가운데를 취하라)이라는 백범 김구의 친필 휘호가 적힌 족자가 유리 액자로 걸려 있었다. 밖으로 나온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은 사저 정원을 돌아 조금 떨어진 김대중도서관으로 향했다. 김대중도서관에는 고인의 파란만장한 85년의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과 친필 원고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영정은 도서관 5층 집무실과 2층 전시실을 일일이 돌아본 뒤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서울광장 도착 운구행렬은 오후 4시25분쯤 추모문화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이희호 여사는 국장 기간 내내 분향소를 찾아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여사는 눈물 젖은 얼굴로 연단에 올라 “남편은 일생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고통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권력의 회유와 압력이 있었지만 한번도 굴하지 않았다.”면서 “남편이 평생 추구해온 화해와 용서,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키며 살겠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라고 말했다. 약 1분간의 이 여사 인사말이 끝나자 시민들은 김 전 대통령의 평생 숙원이었던 남북통일의 마음을 담은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김 전 대통령을 기렸다. 시민들은 운구차량이 서울광장을 떠나자 노란색 풍선을 일제히 날려 보냈다. ●국립현충원 도착 서울광장 분향소의 방명록이 놓여진 곳에 마련된 게시판에는 시민들이 달아 놓고 간 검은 근조 리본과 메모지에 적힌 추모 글귀가 빽빽이 달려 있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서울광장 추모객은 누계 8만 6870명을 기록했고 방명록 700여권이 동났다. 서울역은 특히 고인이 야당 시절 여의도광장, 효창운동장과 함께 즐겨 찾았던 연설장소여서 각별한 추억이 서린 곳이다. 운구행렬이 별도 정차하지 않고 서울역을 그냥 지나치자 지켜 서 있던 시민들은 아쉬운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부 정윤순(56)씨는 “72년 대선후보 연설 때 형형한 눈빛으로 서민 가슴을 적셔 주던 연설에 ‘김대중’ 석 자를 연호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 전 대통령 운구행렬은 동작대교를 건너 오후 4시57분쯤 영면 장소인 국립현충원에 도착했다. 이재연 오달란기자 oscal@seoul.co.kr
  • “누구?”…한국서 성형 中여성들 공항서 곤혹

    “정말 ‘본인’이 확실합니까?” 한국에서 단체로 ‘성형수술관광’을 받고 귀국하던 중국 여성들이 공항검색대에서 신분확인이 되지 않아 소란을 빚은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36~54세로 구성된 여성 23명은 커진 눈과 오똑해진 코, 갸름해진 턱이 여권사진과 일치하지 않아 공항검색대를 지나는데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 홍차오공항 관계자 첸타오는 차이나데일리와 한 인터뷰에서 “이 여성들은 대부분 커다란 모자와 큰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언뜻 보기에는 여권 사진과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의 성형 전 모습과 현재의 모습에서 비슷한 점을 찾아내느라 매우 고생했다.”고 털어놓았다. 수술을 받은 여성 중 한명은 “어제 막 코를 높이는 수술을 받는 바람에 아직 붓기가 가라앉지 않았다.”면서 “한국의 성형수술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이번 여행길에 겸사겸사 수술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간 동생들도 같이 수술을 받았는데, 모두들 만족하고 있다.”면서 “붓기가 가라앉은 후에도 만족하면 다음에 또 수술을 받으러 한국에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보통 공항검색대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45초인 반면, 이 여성들은 달라진 외모 때문에 몇 분을 소비해야 해 다른 여행객들에게도 불편함을 끼쳤다. 이 여성들은 공항 관계자들에게 “한국에서 단체로 성형수술을 받았으며, 우리는 서로 친구이기 때문에 신분을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뉴스사이트 중궈신원왕(china.com.cn)은 이 ‘성형수술관광단’이 3일의 짧은 일정으로 한국에 들러 수술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하는 바람에 당국이 여권사진으로 신원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공항 측은 이런 여행객들의 신원을 확인하려고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임정 90주년 발자취 되밟다] (상) ‘독립정신 답사단’ 동행기

    [임정 90주년 발자취 되밟다] (상) ‘독립정신 답사단’ 동행기

    꼬박 90년이 흘렀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난 직후인 4월 독립운동에 나선 이들은 중국 상하이(上海)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차렸다. 1945년 충칭(重慶)에서 광복을 맞을 때까지 26년에 걸친 대장정(大長征)의 시작이었다. 임시정부는 총 5000㎞를 이동하며 세계 피식민지 민중의 저항운동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활동을 펼쳤다. 좌·우 이념적 갈등을 아울러 가며 일제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군대를 양성했고, 세계 양심세력들의 찬사를 받은 영웅적 투쟁을 펼치는 한편 외교적 노력 또한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현재 우리 헌법의 토대가 되는 법과 제도를 체계적으로 마련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씩씩한 청년들 54명을 포함한 독립유공자 후손, 학자 등 70여명으로 꾸려진 ‘독립정신 답사단’이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중국 땅에서 선대의 발자취를 되밟았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주관, 서울신문 후원 사업이다. 그들을 따라, 그들의 곁에서 목도했던, 90년의 세월과 중국과 한국의 공간을 뛰어넘는 의미를 두 차례에 걸쳐 되새겨 본다. │충칭(중국) 박록삼특파원│#장면 1 “아비 없음을 슬퍼하지 말라. 네가 만일 뼈가 있고 피가 있다면 조선의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1932년 4월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왕 생일 축하식장에 도시락 폭탄을 던진 스물다섯 살의 윤봉길 의사가 두 아들에게 남긴 처연한 말이다. 그의 의거는 일본육군사령관, 일본 상하이거류민단장을 죽게 했고, 일본 열도를 경악시켰다. #장면 2 1945년 11월3일 충칭 임시정부 청사 계단 앞. 백범 김구 등 임시정부 요인들은 조국으로 돌아가기 이틀 앞서 태극기를 들고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어느 누구의 눈매에도 웃음기는 보이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피흘려 싸웠건만 돌아온 것은 ‘또 다른 제국’의 그늘이었기 때문이다. 광복 이후 점령군으로 들어온 미 군정은 임시정부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의 환국만을 허락했다. 이역만리에서 조국 광복을 위해 피를 흘렸던 임시정부의 투쟁과 꿈, 좌절을 상징하는 두 장면이다. 나라 빼앗긴 백성들 앞에 놓인 길의 갈래는 많지 않았다. 길가에 굴러다니는 개똥처럼 굴종의 삶을 살든지, 일본에 빌붙어 개인만의 영달을 꾀하든지, 아니면 빼앗긴 것을 되찾기 위해 분연히 한 목숨을 바치든지 말이다. ●90년전 임정이 꿈꾼 나라를 찾아나서다 지난 11일 오전 8시 무렵 인천국제공항. 전국 각지의 대학생 54명이 모였다. ‘독립정신 답사단’이다. 이들은 이미 ‘장강일기’와 ‘백범일지’를 읽고 임시정부의 수난과 고통, 절절한 바람을 익혔다. 답사단에 주어진 과제는 간명하면서도 묵직하다.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박제화된 교과서에서 우리네 현실의 문제로 끄집어내야 한다. 중국 상하이~난징(南京)~자싱(嘉興)~항저우(杭州)~창사(長沙)~구이린(桂林)~류저우(柳州)~치장~충칭(重慶)에 이르기까지 숨가쁘게 이동하며 ‘임시정부가 꿈꾼 나라’의 구체적인 모습을 잡아내야 한다.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과도한 비장함 따위는 청년들의 몫이 아니다. 재미난 여행을 앞둔 듯 끼리끼리 재잘거리기 바쁘다. 40도를 넘나드는 후덥지근한 7월의 상하이에 도착했고 곧바로 임시정부청사 옛터에 이어 윤봉길 의사의 의거가 있었던 루신공원(옛 훙커우 공원)을 찾았다. 이내 숙연해진다. 발대식부터 결연하다. 책으로 본 지식은 뇌에 남지만, 눈으로 본 감동은 심장에 남을 수밖에 없다. 모두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감동과 배움이 넘쳐나다 12일 뙤약볕 속에 난징 대학살기념관을 방문한다. 일제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남겨놓은 이곳에서 답사단은 새삼스러운 충격을 받았다. 관련 기록물들을 둘러본 뒤 다시 쳐다본 정문 맞은편 벽에 쓰여진 ‘300000’이라는 학살된 사람들의 숫자는 이제 더이상 역사 속의 지식, 정보가 아니었다. 후난성(湖南省) 창사 난무팅(楠木聽)에서 백범은 1938년 5월6일 한국독립당, 조선혁명당 등 우익 3당 대표들과 모여 3당 통합을 논의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이운환이 쏜 총에 맞아 상아의원으로 긴급하게 후송된다. 답사단은 15일 창사 시내 낡은 골목길로 들어선 뒤 몇 차례 왼쪽, 오른쪽으로 꺾다가 어렵사리 난무팅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올라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두리번거렸다. 17일 치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치장에는 이동녕 임정 주석 등이 머물던 옛집터(상승가 107호)와 임정청사 구지(임강가 43호) 등이 있다. 그러나 현지인들조차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했다. 당시 열두 살이었던 김자동 임정기념사업회장의 “한국 정부에서 중국 시정부 등과 협조해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는 설명에 함께 안타까워했다. 더이상 교과서 속의 역사가 아님을 심장이 먼저 느낀다. ●2009년, 새로운 나라를 꿈꾸다 답사단은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고, 꼼꼼히 메모를 한다. 또한 민족문제연구소 신명식 이사, 곽태원 한국노동경제연구원장 등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조별로 정한 과제를 발표한다. 그리고 1942년 제정한 건국강령에서 ▲대규모 생산기관 국유화 ▲노동자 의료비 면제 정책 ▲친일세력 귀속재산 몰수 ▲최저임금제 ▲노동조합 경영참여권 등을 명문화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또한 항일이라는 지상 과제를 앞두고 1938년 좌·우익 7당 통일회의를 여는 등 백범과 좌익의 약산 김원봉을 중심으로 좌우 갈등을 아우르고 통합하기 위해 기울였던 끈질긴 노력도 오늘의 상황과 맞물려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든다. 답사단 김태균(24·한양대 4학년)씨는 “현재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복지국가의 원형을 이미 임정에서 천명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라면서 “이번 답사를 통해 젊은 세대가 역사를 지나간 과거로 치부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또한 역사를 지식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youngtan@seoul.co.kr 임정기념사업회 주관 서울신문 후원
  • 민주, 강행땐 정권퇴진운동 불사… 한나라, 질서유지권 발동에 기대

    여야 간 미디어 관련법 협상이 21일 밤에도 무산되면서 ‘3차 입법전’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3차 입법전’은 지난해 말과 올초 두차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민주당은 의장석 점거 등 무력 행사로 직권상정의 빌미를 주진 않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폭력적인 방법을 배제한 법안 저지 대책 등을 집중 논의했다. 일부 강경파 의원은 본회의장 내 국회의장석과 단상을 점거하고 밧줄로 서로 묶는 방법이나 직권상정의 열쇠를 쥔 국회의장과 부의장의 집무실을 봉쇄하는 방법 등을 내놨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론의 반감을 살 수 있고, 도리어 의장의 직권상정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비폭력 항거 방법인 ‘의원직 총사퇴’에 의견이 모아졌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전원의 사퇴서를 정세균 대표에게 일괄 제출한 뒤 직권 상정에 직면했을 즈음 사퇴서를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전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미디어법 표결에는 불참하게 된다. 다만 강경파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의장석을 점거하거나 본회의장에서 농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직권 상정 시나리오는 민주당의 대응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정상적 의사진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김 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뒤 법안을 표결처리하는 방식을 상정하고 있다. 이때 한나라당 의원들도 무력 동원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국회의장실도 직권 상정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여야 간 합의처리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김 의장이 한두차례 중재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여권의 강경 기류를 감안할 때 22일 이후 언제든 직권상정이 결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일방 처리를 강행하면 법안 무효화 운동과 함께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참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국민적 투쟁을 통해 이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세계 석학에 듣는다] “현재 인류가 모색할 수 있는 성장동력은 녹색 뿐”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세계 석학에 듣는다] “현재 인류가 모색할 수 있는 성장동력은 녹색 뿐”

    │파리 이종수특파원│“한국 정부가 새 성장동력으로 녹색성장을 채택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인류가 모색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은 ‘녹색’입니다.” 세계 경제위기는 아직 진행형이다. 일각에서는 바닥을 탈출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어두운 전망도 공존한다.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을 맞아 1년여 동안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경제 위기의 본질을 되짚어 보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프랑스의 대표적 거시경제학자 장폴 피투시(67)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교수를 만났다. 시앙스포 부설 경제동향분석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피투시 교수는 센강 좌안 케도르세 69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경제위기를 부른 구조적 원인으로 선진국과 후진국의 불평등 확대를 지적한 뒤 아직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절약적 기술 개발’과 ‘새 에너지 개발’을 새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아직 바닥 벗어나지 못해” 먼저 현재 경제위기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물었다. 피투시 교수의 입장은 전반적으로 비관적이었다. 그는 “일각에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하는데 수치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피투시 교수는 그 논거로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1930년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80년 만의 심각한 위기”라고 전제한 뒤 “그런데 사람들은 2차대전 이후의 경제 침체 정도로 여기면서 조금 밝은 전망의 수치만 나와도 최악의 상황에서 탈출했다고 믿는데 위기의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우울하게 보는 다른 이유로 보호주의의 등장을 지적했다. 피투시 교수는 “97년 위기 때는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절하로 탈출했지만 위기가 세계적으로 번진 상황에서는 이 방법이 불가능하고, 국제적 공조로 합의한 각 정부의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이 점에서 국제적인 의지가 약하다. 특히 유럽은 경기부양을 선도하기는커녕 미국, 중국, 일본의 경기부양을 기다리고 있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의 보호주의가 등장하고 있어 위기 탈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자동차 산업과 은행 구제자금 지원을 사례로 들면서 “두 경우 모두 매우 균형적인 방안으로 보이지만 불균등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예컨대 헝가리나 폴란드가 자국 내 자동차 산업에 지원을 하게 된다면 분명 르노 등 거대 자동차기업들이 지원을 받지 자국 기업에 혜택이 돌아가지는 않기 때문에 이는 무의미한 지출이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완하려면 “선진국들이 후진국에 끼친 손해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맥락에서 국제기구의 지원도 세계적 불균형을 부채질할 뿐이지 많은 나라의 위기 탈출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기구 변화와 개혁 필요” 이런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피투시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변화와 개혁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제기구 개혁의 주요 원칙으로 ▲후진국 등 모든 국가가 발언권을 갖는 정당성 강화 ▲자금 확대 ▲균형 잡힌 규칙에 따른 대응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균형 잡힌 규칙과 관련, “예를 들어 IMF가 헝가리에 대한 대출 조건으로 긴축정책, 공무원 임금 삭감, 통화긴축정책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대상이 미국이라면 그런 조건을 열거하지 못할 것”이라며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체계적 위험을 가진 국가는 감시받지 않는 반면, 어떤 체계적 위험도 갖지 않은 국가는 감시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거에서 주요 20개국(G20)도 정당성이 약하다고 비판했다. “비록 G20이 주요8개국(G8)보다는 낫다고 하더라도 이번 위기 국면에서 한 일은 국제금융시스템 구제 정도밖에 없다. 사회위기, 실업, 성장 등을 위해서는 아직 한 일이 미미하다. 특히 후진국의 손해에 대한 선진국의 보상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 ●“경제위기 원인은 현대경제 기본법 망각” 이어 경제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새 성장동력을 물었더니 피투시 교수는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절약적인 기술 개발과 새 에너지 개발 등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10년 전부터 녹색성장의 필요성을 제안했다.”는 그는 “현재의 성장동력은 신환경, 신에너지 기술과 연구를 통한 새로운 에너지 개발”이라고 강조했다. 신환경·에너지 기술 개발로 모든 이들의 근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고 수익성이 높은 공공투자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1990년대는 새 정보 통신이 개발된 정보 성장기다. 그러나 21세기는 새로운 환경기술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피투시 교수는 청정자동차 개발이 엄청난 수익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예를 들면서 “이런 친환경기술이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인간의 필요에 대한 충족이 성립돼야 한다.”며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친환경 신기술 제품들을 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이 녹색성장을 새 성장동력으로 설정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며 큰 관심을 보였다. 또 “최근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의장국으로 ‘녹색성장 선언’ 채택을 주도한 것은 OECD가 지구를 보존하면서 인류에 필요한 재원을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피투시 교수는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을 가시적 원인과 구조적 원인으로 분석했다. “가시적인 원인은 금융체제의 위기다. 금융시장 주체의 리스크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은행가들의 무능력도 가세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이라는 작은 문제로 발생해 전 세계로 확대됐는데 주식화로 인한 불량채권이 생겨나면서 금융시장을 오염시켰다. 즉 현대 경제의 기본법을 망각한 것이다.” 구조적 원인과 관련해 두 가지 현상을 지적했다. 먼저 25년 전부터 모든 국가에 존재해 온 불평등의 확대가 세계의 수요를 부족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불충분한 수요를 개선하기 위해 통화팽창 정책을 쓸 수밖에 없었고 금융기관들은 매우 낮은 금리로, 수익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자본가들에게 매우 높은 수익을 약속하면서 그들의 자본을 금융시장에 투입하도록 하면서 위기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글ㆍ사진 vielee@seoul.co.kr ■거시경제정책 전문가 │파리 이종수특파원│장폴 피투시 교수는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에게 “나는 좌파입니다. 그러나 사회당 같은 정당 소속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 그대로 피투시 교수는 프랑스의 대표적 좌파 경제학자다. 1942년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스의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획득한 뒤 미국과 유럽 대학에서 강의했다. 1982년부터는 모교인 시앙스포 교수를 맡았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시앙스포 부설 경제동향분석연구소 소장을 맡아 경제분석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또 미테랑 연구소의 과학자문위원과 총리실 산하 경제분석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실업, 개방경제 이론과 거시경제정책의 역할에 대한 전문가로서 신문에 기고를 많이 하고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한다. 그는 통화와 예산의 경직성이 경제성장과 고용에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프랑스는 물론 세계 경제학회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주요 언어로 번역 소개됐다. 또 ‘인플레이션, 균형과 실업’(1973)을 비롯해 ‘케인스 이론의 미시경제학적 토대’(1974), ‘금지된 토론’(1995), ‘새로운 환경정책’(2008) 등 50여권의 저서(공저 포함)를 출간했다. 최근에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분석하는 논문을 많이 발표했다. 의욕적인 학술 활동으로 프랑스경제학회상을 받기도 했다. vielee@seoul.co.kr
  • “엄마, 노원 공룡그랜드쇼 데려가 주세요”

    “엄마, 노원 공룡그랜드쇼 데려가 주세요”

    노원구가 지난달 23일 막을 올린 ‘2009 서울공룡그랜드쇼’에 2주일새 관람객 6만명이 몰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달 말까지 전시관을 찾는 관람객이 30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7년 15만명, 지난해 25만명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공룡쇼가 시작된 이후 노원구청에는 평일에 서울시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방문한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주말에도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인천·경기 등 수도권 각지에서 입소문을 듣고 몰려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여름방학 시즌과 본격 휴가철에 들어가면 관람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공룡그랜드쇼가 이처럼 성황을 이루는 것은 지난해보다 훨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주제관과 전시관 등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했기 때문이다. ‘3D입체상영관’과 ‘복원공룡관’ ‘로봇공룡관’ ‘공룡발굴체험관(2층 야외)’ 등은 웬만한 자연사박물관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한번에 1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3D입체상영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일 18회 상영되는데 매번 만원 사례가 빚어져 주말이면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공룡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은 방문객들의 자리다툼까지 야기할 정도로 인기를 끈다. 친구의 소개로 행사장을 찾았다는 주부 오명숙(35·송파구 풍납동)씨는 “멀리서 오느라 힘들었지만 아이가 워낙 공룡을 좋아하고 또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니까 흐뭇하기 이를 데 없다.”며 “볼거리가 많아 무료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즐거워했다. 관람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대폭 개선한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구청 1층 민원여권과와 지적과를 임시휴게실로 활용하고, 휴일에도 지하 매점과 주차장을 개방하고 있다. 주말에는 야외주차장에 임시 천막을 설치해 야외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그늘막을 제공하고, 관람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휴일 근무인원을 대폭 늘려 36명의 직원과 봉사자들을 배치했다. 파급 효과도 크다. 구청 인근 식당가는 ‘공룡그랜드쇼에 오신 분들을 환영합니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공룡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경찰 “김대표 日체류 도운 배후자? 있다면 단서”

    경찰 “김대표 日체류 도운 배후자? 있다면 단서”

    탤런트 장자연(29)을 자살로 내몰은 혐의를 받고 있는 소속사 전 대표 김씨(40)가 오늘(3일) 국내로 송환돼 분당 경찰서에서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 이로써 김씨의 신병확보로 다시 활기를 띠게 된 이번 수사의 핵심은 고 장자연이 김씨에게 술 접대 및 성 상납을 강요 받았는지 여부. 그러나 수사는 이것으로써 종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지난 4월 고 장자연 사건의 핵심 인물로 김씨를 지목하고 일본 전역에 적색 수배령을 내렸지만 김씨는 장기간 불법 체류에 성공, 약 83일만에 검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씨의 일본 내 행적 조사와 함께 그간 김씨의 배후를 살펴줬던 이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은 김씨의 잠적 기간 동안 은밀한 연락을 취했던 측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핵심 단서를 찾을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3일 분당 경찰서 수사 관계자는 “김씨의 일본 내 불법 체류를 가능케 했던 배후자가 있다면 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일 일본으로 출국한 김씨는 장자연 사건과 관련 4월 3일 체포 영장을 발부 받았지만 입국을 거부해 왔다. 이에 경찰은 김씨에 대해 인터폴 추적을 실시, 경제 활동 전면에 통제를 걸었다. 약 80일 간 합법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불법 체류자가 아무런 지장 없이 타국 생활을 해 온 정황상, 후견인의 도움이 있었으리라는 추측이다. 수사 관계자는 “지난 5월 15일 일본 체류중인 김 씨의 여권을 무효화시킴은 물론 일본 내 모든 활동에 제어를 가했다.”며 “김 씨가 아무리 재력가라 하여도 납득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돼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3일 정오 께 대한항공 KE706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오후 1시 10분 분당경찰서로 압송됐다. 검은 벙거지 모자와 흰색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린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하며 유치장에 2시간 가량 입감됐다가 오후 3시 반께 경찰서 1층 진술 녹화실로 들어갔다. 분당 경찰서 측은 “우선 해외 도피를 한 목적과 고인에게 성상납 강요, 협박, 폭행 및 횡령을 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것”이라며 “오는 5일 오전 11시 브리핑을 통해 수사 정황을 전하겠다.”고 향후 수사 계획을 밝혔다. 서울신문NTN(경기 분당)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故장자연 열쇠 쥔 김씨 검거…경찰 “집중 재수사”

    故장자연 열쇠 쥔 김씨 검거…경찰 “집중 재수사”

    故 장자연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전 소속사 대표 김 모(40)씨가 검거됨에 따라 경찰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김 씨는 지난 24일 오후 일본 도쿄 미나토구 한 호텔에서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이에 장자연 사건을 수사 중인 한풍현 분당 경찰서장은 25일 오전 10시 30분 분당경찰서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구체적인 검거 경위 및 수사 재개 방향을 밝혔다. 한 서장은 “지난 24일 김모 씨의 지인이 일본 공항으로 입국해 오후 5시 30분경 일본 도쿄 동경 주재 P호텔에서 김모 씨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현지 경찰의 협조를 얻어 오후 6시 40분경 김씨를 불법 체류혐의 등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현장 체포했다.”고 검거 경위를 밝혔다. 경찰 측은 김 씨의 소환 절차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한 서장은 “첫 번째 방안은 범죄인 인도법에 의해 고등검찰청에서 24시간 이내에 고등재판소에 심사청구를 하게 된다.”며 “이후 2개월 이내에 심사를 결정하게 되고, 인도가 결정되면 요청국에 1개월 이내에 인도하게 된다. 최장 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방안은 김 씨를 강제 소환할 경우다. 한 서장은 “강제소환의 경우, 3월 25일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5월 14일 여권무효화조치가 됐기 때문에 추가 서류는 필요 없다. 범죄인 인도법에 의해 인도할지, 강제출국조치를 할지 일본 법무청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국내 소환되면 총 13명을 대상으로 집중 재수사가 이뤄지게 된다. 한 서장은 “김모 씨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참고인 중지된 8명과 내사중지자 4명, 김모 씨 등 총 13명에 대한 수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일본 측의 확답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분당경찰서 측은 법무부를 통해 신병을 인도받기 위한 절차를 일본 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 이에 따라 김 씨는 빠르면 다음주 께 일본에서 국내로 소환돼 관련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서울신문NTN(분당 경기)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故 장자연 소속사 前 대표, 일본에서 검거

    故 장자연 소속사 前 대표, 일본에서 검거

    탤런트 故 장자연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씨가 24일 오후 일본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일본에서 도피 중이었던 김씨는 24일 오후 5시30분께 일본 모 호텔에서 지인을 만난다는 첩보를 입수한 일본 경찰에 의해 불법 체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앞서 분당경찰서는 지난 4월 24일 장자연의 자살사건을 수사하면서 일본에 체류 중이었던 김씨를 강요, 협박, 폭행,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중지했었다. 당시 경찰은 김씨에 대한 신병 확보가 늦어지자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일본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2일 90일 무비자 여권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후 태국에서 체류 기간을 연장해, 지난 3월 4일 일본으로 재입국했다. 하지만 6월 1일부로 무비자 체류 기간이 만료됐다. 경찰은 이보다 앞서 김씨의 여권 무효화 조치시킴으로써 지난달 14일, 김씨의 여권을 무효화시켜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됐다. 사진제공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 듣는다]“개헌은 필요하지만 본격 논의할 시점 아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 듣는다]“개헌은 필요하지만 본격 논의할 시점 아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6일 “현 시점에서는 서민경제와 남북문제 파탄을 막아 내는 게 급하다.”면서 “개헌논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구제 개편문제는 언제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이날 국회 대표실에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리더십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신뢰가 기본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잘 소통하고 원칙을 지킨다. 신뢰를 받으려면 우선, 오해가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소통해야 한다. 그 다음에 원칙을 지켜야 한다. 자꾸 왔다갔다하면 누가 신뢰하겠나. →영수회담을 제의하거나 제의가 온다면 응할 생각이 있나. -현 단계에서는 만날 필요 없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 것 아닌가. 야당을 무시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의 목소리도 경청하지 않아 (만나 봐야) 바위에다 계란 던지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대통령 사과부터 해야 한다. →대통령 사과를 비롯한 소위 다섯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6월 임시국회에 안 들어가나. -5대 조건과 임시국회를 꼭 연계시킨 것은 아니었다. 5대 조건은 무리하게 내건 것이 아니고 국민들이 이런 정도는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얘기한 것이다. 그런데 원내에서 그것(다섯가지 조건)을 (임시국회와) 걸었다. 대통령과 여권이 성의를 보여야 국민들이 납득할 것 아닌가. 국민들이 납득해야 (국회에서 여당과) 머리를 맞댈 수 있다. →장외집회 더 참석 안 하나.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하기 나름이다. 당 대표 되면서 (원내·장외) 병행투쟁을 밝혔다. 한나라당이 국회의원 숫자 가지고 일방통행 하겠다는 것이라면 국회에만 머물면 아무것도 못할 것 아닌가. 도저히 원내에서 문제 해결 안 되면 언제든 국민에 호소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원내에서만 정치 하라는 법 있나. 우리가 의석이 상당히 되고 야당이 연합해 여당 독주를 견제할 수 있으면 뭐하러 장외로 나가겠나. 지금은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하나를 못내고 탄핵발의조차 못하는 상황 아닌가. 그런 상태에서 항상 다수결 원리를 따르면 바보고 직무유기다.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법이 처리되나. ‘표결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게 한나라당의 얘기인데. -1월6일에는 여야가 합의처리하기로 됐다. 그런데 3월2일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이 합작해서 ‘국민여론을 수렴해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처리’하는 것으로 했다. 국민여론은 미디어법 반대가 훨씬 다수 아닌가. 그래서 여론을 반영해서 미디어법을 처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여론과 관계없이 (표결로 하자고 했으니) 숫자로 해보자고 하니까 접점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표결처리하는 것에 우리는 응할 수 없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는데 서거 이후 180도 달라졌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일부 인사들이 그랬던 적은 있다.그건 부인하지 않는다. 민주당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을 부정한 적은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 독재자 발언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에서는 야당이 DJ에 의존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독재자 발언을 할 때) 현장에 있었는데 하실 말씀을 하셨다고 본다. 우리가 지적해도 제대로 어필이 안 되니까 국가의 원로로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위기에 처하게 되면 당연히 말씀을 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 →현 정부들어 남북관계가 냉각됐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토지임대료로 5억달러를 내라고 하고 근로자 월급을 300달러로 올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는데,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이 개성공단과 관련해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 따로 보지 말고 남북관계 전체적인 걸로 봐야 된다. 기본적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어떻게 남북관계에서 떼어 생각할 수 있나. 이 정권은 대북 적대시정책을 빨리 바꿔야 한다. 남북이 평화번영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이 바꿔야 할 것은 없나 -북한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은 거 아니냐. 핵실험을 포기해야 한다. 포기시키려면 남북 대화가 돼야 한다. 남북관계에 있어 가장 큰 당사자가 우리인데 중국이나 미국에 맡겨서 구경하는 걸로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이 이념과 지역으로 갈라진 민심과 관련해 개헌을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 -개헌은 원래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은 개헌을 연구할 때이지 본격적으로 논의할 타이밍은 아니라는 게 당의 입장이다. 지금 개헌 정국으로 끌고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대통령은 개헌보다는 우선 민심수습부터 하고 서민경제를 살리고 남북문제 파탄을 막아 내는 게 급하다. 엉뚱한 것 얘기해서 상황을 호도하면 안된다.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에 대한 생각은. -민주당은 중선거구제를 선호하고 있다. 그런 논의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현재의 소선거구제를 선호하는 편인데. -그래서 빨리하는 게 좋다. 다음 총선(2012년)이 가까울수록 국회의원 이해관계 때문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정리 홍성규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 ④ 정치권 과제 좌담

    [단절과 반목의 정치풍토 끊자] ④ 정치권 과제 좌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쇄신과 통합이 화두가 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 전반에서 소통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지닌 상황에서 정치권이 이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남긴 과제를 정치권에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서울신문은 지난 2일 본사 편집국에서 구본영 부국장의 사회로 김민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가졌다. 1 추모정국 민심 평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민심을 총체적으로 정리한다면. -김부겸 의원(이하 김 의원) 국민 감정을 미안함과 원망스러움으로 나눌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과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국민이 희망을 잃게 된 데에 대한 원망스러움이다. 국민은 “현 정부가 해도 너무 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검찰은 정당하다고 항변했지만 매일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고 생채기낸 부분이 분명히 있다. 모든 권력을 가진 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서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사회적 강자의 편만 들었다. 이번에 500만 조문객이 밀려든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국민의 적극적 의사표현이다. 대통령에 보내는 마지막 호소이자 경고다. 소통이든 화합이든 다시 생각해 달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나경원 의원(이하 나 의원) 국민 모두 안타깝고 애석하다는 생각이 많다. 여권으로서는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국민의 마음이 갑자기 돌아선 것에는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분들이 이명박 정부나 여권에 만족하지 못한 부분이 상당수 있다는 점이 반영돼 있다. 여권에도 반성의 기회가 될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에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과잉수사나 보복수사를 떠나 국민에게 그렇게 비쳐진 것 자체가 책임질 일이다. -김민전 교수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민심은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무엇보다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국민의 기대수준이 점점 높아졌는데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국민 반감이 표출된 측면도 분명히 있다. 최근 이명박 정부 들어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고 정책도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가는 것 같다는 우려가 많았다. 또한 실업률이 높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적 어려움을 이 기회에 같이 아파한 부분도 있다. ‘말없는 다수’라고도 볼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이 마음 속에 뭔가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끼면서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다가 이번 기회를 계기로 밖으로 한꺼번에 표출시킨 것이다. -김형준 교수 미안함과 분노, 성찰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현 정부에 대한 분노, 노 전 대통령이 지키려고 했던 가치의 재발견에 대한 성찰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한국 정치 문화에 ‘소용돌이 정치’와 ‘온정주의’가 내포됐다고 볼 수도 있다. 2 국민통합의 길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나 의원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을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야당도 노 전 대통령 서거 이전에 ‘박연차 리스트’에 관련됐다고 하자 노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면서 선을 그으려고 했다. 그런데 정국이 바뀌자 야당이 정치적 이해를 따지는 것처럼 보인다. 여당도 마찬가지로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한계를 비롯해 개헌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가 여러가지 있다. -김 의원 우선 대통령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셨으면 좋겠다. 국정 전반 상황과 노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해 국민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 법무부 장관 등 관계자들의 책임도 추궁해야 한다.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야당은 전직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점을 감안해 더 겸손해져야 한다. 추모 열기를 정치적 유산으로 여기는 못난 행동은 하지 않아야겠다. 오히려 여당에 호소하고 설득해 법적·제도적 틀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 교수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치권과 언론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가 ‘용서·소통·화합’이다. 가장 최상의 통합은 피해자가 관용을 베푸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진보의 가치를 배격하지 말아야 한다. 여권에서 끊임없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진보정권 10년을 무능과 부패의 역사로 보는데 그런 속에서 통합은 어렵다. 역사는 항상 발전을 향해 간다. 지난 정부에서 잘된 것이 있으면 현 정부에서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끝까지 배제와 배격의 정치를 하고 있다. -김민전 교수 역대 정부가 보여주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과도한 차별화’다. 이전 정부는 모두 잘못한 것이라고 치부하다 보니 진행돼 오던 정책 수단을 제한시켜 더 폭넓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을 방해한다. 대북정책도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일단 터를 닦아놓은 대규모 국책사업 등 중요한 공공정책들이 다음 정부로 넘어가면 중단된다. 다른 사업을 추진하며 재원과 국가 에너지를 낭비한다.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시기를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시기에는 국민의 지지와 기대가 매우 높다. 이때 대통령은 자기 당 만들기에 나선다. 여기에 국민이 실망하면서 민심 이반이 나타나고 이때 야당을 비롯해 반대 세력에 의해 대선불복 현상이 나타난다. 노 전 대통령 때 탄핵정국과 이명박 정부의 촛불정국과 같은 상황이 그렇다. 2기에 들어선 대통령들은 다른 세력에 대한 불신이 강해진다. 대선 불복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중도진영을 더욱 불신하고 자기 세력만 챙겨 좌경화 또는 우경화로 나간다. 이 상태로 3기에 들어가면 민심 이반으로 지지율이 더 낮아지고 여당은 갈등과 분열을 경험한다. 이러한 불행의 첫 단추가 대통령의 자기당 만들기에서 시작된다. 대통령이 여당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보면 민심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김형준 교수 18대 국회 들어 ‘속도전, 입법전쟁, 전투’ 같은 호전적 용어가 남발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 전투를 하면서 무슨 통합이 있겠나. 6월 임시국회부터는 각 원내대표가 이런 단어를 쓰면 안 된다. 정치는 화합과 통합이다. 통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을 가진 세력이 중요한 정보를 야당에 줘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여당이 독점할 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특정 계파가 독점하고 있다. 당연히 갈등요소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통령 역시 야당과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후보시절 “이념 과잉을 넘어 실용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념 과잉으로 가고 있다. -김 의원 6월 국회부터 여당이 미디어관련법을 비롯해 갈등을 유발할 요소가 있는 무리한 법안을 거둬들였으면 한다. 야당도 추모열기를 이용할 게 아니라 노무현의 가치인 민주주의, 인권, 남북평화 문제에 관한 대안을 내놓고 국민과 여당을 설득하는 성숙한 자세로 가야 한다. 고인의 죽음을 국민 통합의 징표가 되도록 하자. -나 의원 대통령이나 정부는 좀더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정치에 대해 배제하는 부분이 있다. 정치를 배제한다는 것은 역시 소통을 멀리하는 것이다. 결국 각 주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당과의 관계에서도 정부가 여당의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야당과 정책 브리핑 제도 등을 도입해 야당이 스스로 협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정 법안을 떠나 법안을 추진할 때 국민에게 널리 의견을 구해보고 야당과도 미리 소통해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당도 이제는 정책적 문제로 여당과 논의하는 틀을 가져야 한다. 국회가 이념적으로 싸울 게 아니라 정책적으로 논의하고 어떤 것이 국민에게 좋은 것인지 평가받도록 전환해야 한다. 3 대통령 권한 견제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는 -김 의원 제도개선을 얘기하기 전에 문제제기하겠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은 맞다. 그러나 그 정도로 수습하기에는 500만 추모 열기가 너무 뜨거웠다. 본질적 원인은 대통령이 국정 전체를 바라보는 데 착오가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국정운영 기조와 소통방식을 모두 바꾸고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먼저 국민에게 겸손하게 사과한 뒤 제도 개선으로 넘어가면 국민이 동의할 것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지 않은 채 덮어두면 더욱 커지기만 할 것이다. -김형준 교수 국회 중심으로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당정분리를 통해 열린우리당을 무력화시켰고 이 대통령은 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할 부분이 무너지고 있다. 여당이 입법부의 일원으로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공천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현재 정당이 국회 상임위 중심이 아닌 당정협의회 등 원외 비대조직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니 국회의원이 무력화됐다. 의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국회법과 정당법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강도 높은 쇄신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나라당 쇄신특위는 아주 중요한 책무를 지니고 있다. -김민전 교수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공천제도의 민주화가 매우 중요하다. 공천제도가 개정되지 않으면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거수기가 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임기를 맞추면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에 개입하기 어려워져 공천제도가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개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의 헌법 구조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개정된 것이지만,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이상을 다 녹여내지 못했다. ‘민주화 2기’에 맞는 형태를 반영할 수 있는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 -나 의원 검찰 내부의 개혁도 필요하다. 검찰총장이 직접 지휘하는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면 정치보복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회가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는 말에 공감한다. 한나라당의 경우 대통령의 거수기보다는 계파의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어 상당히 우려된다. 국회의원이 독립된 입법부로서 권한을 가지려면 상임위 중심의 국회, 원내중심의 정당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공천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포함된다. 4 정치문화 개선 →정치 문화는 어떻게 개선돼야 하나. -나 의원 우리 정치문화를 보면 안 싸워야 될 것을 놓고 싸우는 게 많다. 정책적으로 충분히 타협될 수 있는 것도 이념화하고 정쟁화한다. 원내 중심의 정당이 되고 국회의원 개개인의 입법기관 역할이 보장된다면 자연스럽게 타협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가 형성된 이후에야 제도 개선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개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김형준 교수 역대 대통령이 크게 착각하는 것들이 있다. 첫 번째는 견제받는 것을 발목잡기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의회 정치가 강하고 능동적으로 운영되는 이유는 행정부가 입법부의 견제를 건강한 국회를 만들기 위한 예방적 차원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역대 대통령 모두 ‘마이웨이’식으로 고독한 결단가의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이 자기의 가치를 몰라주지만 민심은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고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하는 일을 모두 옳다고 밀어붙이게 돼 민심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국회와 정당의 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 원외가 당 대표로 있는 체제를 빨리 없애야 한다. 원외 대표가 비대해진 중앙당을 좌지우지하고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곧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당이 무력화된다는 의미다. 당의 운영 체제를 원내 중심으로 다지고 의원들이 자율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통령을 엄격하게 견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김민전 교수 정당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큰 이슈에 따라서 여기저기 휘둘리는 모습도 보인다. 어떻게 하면 정당을 더 건강하게 제도화시킬지를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국고 보조금을 분기별로 나눠주지 않고 선거 당시 얻은 득표율에 따라 준다든지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 의원 결국 서로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인식에 동의해야 한다. 현재 한나라당이 대통령 권력과 의회권력, 지방자치 권력까지 독점하고 과잉질주하고 있지만 국민이나 민심이 옛날처럼 순응하고 따라가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부끄럽지만 노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이 줬던 과반의 힘을 열린우리당이 제대로 국민 편에서 발휘해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렇게 무서운 민심 앞에서 국회가 국민 공동체를 위해 할 일이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공존하고 상생해야 한다. 민주당은 소수 야당이기 때문에 지금은 격렬하게 주장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상황을 풀 힘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있다. -김형준 교수 우리는 너무 다름만 얘기하고 같음은 얘기하지 않는다. 우리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가치에 대한 논의가 없다. 진보는 항상 진보만 얘기하고 보수는 보수만 고집한다. 다름보다는 같음을 좀 더 많이 얘기해야 할 시점이다. 정리 이재연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여권내 검찰 책임론

    여권 내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검찰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지나치게 몰아세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한나라당 친이계의 한 의원은 27일 “비리 의혹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의 수사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사건의 본질을 밝히기보다 ‘망신주기’로 흘러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구체적 물증으로 혐의를 입증하기보다 언론에 각종 의혹이나 정황을 흘려 흠집내기에 치중했다는 것이다.검사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 의원은 이날 “검찰이 수사만 해야 하는데, 언론을 통해 여론몰이를 한 것 아니냐.”면서 “이런 수사방식은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엄중하고 진지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검찰이 피의자를 희롱하듯이 여론재판으로 몰고 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같은 인식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때부터 제기된 것이다.검사 출신인 박희태 대표는 지난달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이 매일매일 수사진행 상황을 브리핑하다시피 하고, 거기에 노 전 대통령이 인터넷으로 답하는 이런 수사 방식은 처음 봤다.”면서 “검찰 수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임채진 검찰총장이 최근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했지만 반려된 것에 대해서는 반응이 갈렸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지금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여론에 떠밀려 물러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그럼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를 부인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검사 출신 의원은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의 검찰 수뇌부를 그대로 둔 채 ‘박연차 게이트’와 ‘천신일 의혹’을 수사한다면 국민들이 믿겠느냐.”며 김경한 법무부 장관과 검찰 수뇌부의 경질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수사는 수뇌부가 하는 게 아니라 검사가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하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섣불리 책임론을 제기했다가 엉뚱한 방향으로 불똥이 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영남 출신의 한 의원은 “아직은 아무 것도 정리된 것이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나고 여론의 흐름을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일손 놓은 여권

    여권의 주요 정치 일정은 ‘조문’ 말고는 예정된 것이 거의 없다. 한나라당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외벽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의원들도 각자 사무실에 근조 현수막을 붙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 선출에 따른 원내 부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의 후속 인선 작업도 중단했다. 한 의원은 이날 “국가 애도의 분위기 속에서 당직 인선 같은 것은 지금 말을 꺼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분간 ‘대책’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말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뭔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간 6월 임시국회에서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전략이나 짜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론의 동향을 살피는 데 주력하겠다는 생각이다. 대신 이날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회고하며 거듭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현재의 정치 풍토에 대한 자성도 있었다. 노 전 대통령과 사법시험 17회 동기인 안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1946년생 동갑이며 사법연수원 2년을 동고동락한 친구여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팠다.”면서 “어제 소주잔을 들이켜면서 정치가 과연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국 정치가 투쟁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의 길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깊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976년 노 전 대통령 등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내보였다. 2002년 대선 투표 전날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정몽준 최고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한 국가원수였다.”고 평가했다. 정 최고위원은 “새로운 정치를 추구했던 노 전 대통령의 순수한 열정과 취지가 사회에서 잘 이해되고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같은 애도 분위기 속에서도 여권은 언제 일손을 잡아야 하는지에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정훈 의원은 “국가 업무라는 것은 하루라도 쉴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물론 현재로서는 여권이 먼저 나서서 말을 꺼낼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에 언제까지 쩔쩔맬 건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에 언제까지 쩔쩔맬 건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여권의 1·2인자 갈등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음모와 술수, 배신이 엉겨 있다. 2인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골치가 아프다. 오죽했으면 대통령 시절의 노태우가 김영삼의 공세에 열받아 신경성 설사병까지 걸렸겠는가. 단임제에서 시간은 미래의 권력 편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2인자를 마음먹은 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 역대 대통령이 2인자를 관리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는 측근을 내세워 견제하는 것이다. 돈과 자리, 비리정보들이 물밑에서 활용되었다. 둘째는 네거티브 전략이다. 2인자의 궁극적 목표인 대권 도전을 방해하는 것이다. 고건을 낙마시킨 노무현의 직설 어법을 대표 사례로 꼽을 만하다. 셋째는 권력구조 개편이다. 정치제도가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하면 미래의 권력에 힘이 쏠리는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이 내각제 개헌을 추진한 배경이 된다. 역으로 집권자가 개헌을 반대해 2인자가 뛰쳐나간 사례도 있다. 김영삼·김대중 정권에서 김종필이 그랬다. 넷째는 대항마를 키우는 방법. 전두환 정권에서는 노신영·장세동의 대권 가능성을 끝까지 흘렸다. 노태우 정권에서는 박태준·박철언이 맹렬히 뛰었다. 김영삼 정권은 이홍구·이수성 등 기획성 잠룡들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4·29 재·보선 이후 위상이 부쩍 높아진 박근혜 전 대표를 이명박 대통령이 껴안으라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대통령이 나서 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 모든 일이 풀릴까. 그래서 다음 선거에서 여당이 이긴다면 권력의 향배는 어떻게 될까.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악수하는 사진을 찍고 몇 개의 자리를 배분하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민주화가 진척되면서 ‘현직 대통령의 낙점’은 확실한 감표 요인이다. 대통령을 치받아야 표가 모인다.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1인자를 공격해 주가를 높이려 할 것이다. 싸우면 크는 게 정치판의 진리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싸움의 관리자가 되어야지, 당사자로 내몰리면 안 된다. 정치적인 화해도 마찬가지다.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2인자의 도전을 적정한 선에서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게 옳다. 나라를 어지럽지 않게 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정치는 어차피 반복되는 것. 과거 2인자 관리법을 연구해 보라. 지금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고 당시에 왜 실패했는지를 규명해 보라. 술수나 네거티브로 2인자를 못살게 하는 방법은 민주화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정보가 워낙 공개되고 있어 역풍을 맞는다. 특히 어느 정권에서건 대통령의 측근들이 여론전에서 불리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럼에도 현 정부의 2인자 관리법은 여기에 머물고 있는 느낌을 준다. 그보다는 권력구조를 분권화쪽으로 바꾸고, 여권내에 국민적 지지기반을 갖춘 또 다른 실력자를 만들어 내는 큰 그림이 낫다. 제왕적 대통령중심제가 갖는 부작용에 많은 이들이 염증을 내고 있다. 권력을 나누는 정치제도를 향한 공감대는 얼마든지 열어갈 수 있다. 설령 권력구조 개편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논의 자체로서 2인자에게로 힘 쏠림을 늦출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여권내에 국민적 지지기반을 넓힐 자질을 가진 정치인을 빨리 키우든가, 영입이라도 해야 한다. 1·2인자 갈등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정권은 다른 일 역시 잘하기 힘들다. 이목희 수석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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