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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러나는 세무조사 무마 로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는 치밀한 작전을 바탕으로 이뤄진 첩보전·육탄전·고공전·물량전이었다. 종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 함께 박 전 회장도 회사 관계자들을 대동하고 세무조사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박 전 회장이 자신의 구명을 위해 ‘실탄’을 아끼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千, 휴대전화 5대로 선처호소 작전 이 자리에서 천 회장은 현 여권의 지형도를 펴 놓고 국세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세 정치인들을 지목했다. 천 회장은 직원 명의의 5개 휴대전화를 바꿔 가며 한상률 전 국세청장 및 현 여권 실세들을 직접 접촉해 세무조사의 동향과 목표를 파악하는 한편 박 전 회장의 선처를 구하는 ‘고공전’을 펼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통해 천 회장과 박 전 회장은 특별세무조사의 종착역이 박 전 회장과 태광실업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전 정권임을 알아챘다. 새로운 제3의 실세가 있었으며, 박 전 회장이 그들을 상대로 대규모 ‘물량전’을 펼쳤을 가능성도 높다. 대책회의에 동참했던 김 전 청장은 세무당국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세무조사로 드러날 탈세 및 비리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조언했다. 김 전 청장의 지시를 받은 회사 관계자들은 태광실업과 정산개발 등을 파헤치는 세무조사팀에 각종 편의 제공을 시도하는 ‘육탄전’과 함께 그들의 동선을 파악해 보고하는 ‘첩보전’을 펼쳤다. 김 전 청장도 인맥을 바탕으로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홍희 조사4국장 등 세무조사 팀원들을 몸소 접촉하는 등 각개격파해 나갔다. ●효과적 전술 위해 수차례 대책회의 대책회의는 한 번이 아니었다. 세무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세무조사와 그에 대한 로비 진행 상황의 성과를 분석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전술을 궁리하기 위해 여러 차례 모여 앉았다. 정승영 전 정산개발 사장과 태광실업 자금담당 최모 전무 등 이른바 ‘야전사령관’들도 함께했다. 박 전 회장의 오른팔인 정 전 사장은 ‘수뇌부’의 지시를 수행하는 한편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을 별도로 접촉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2억원을 건넸다. 물론 정 전 사장은 추 전 비서관을 접촉한 사실을 박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 구명 로비의 전술이 다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년 8월 소기의 성과 달성한 듯 이 같은 세무조사 무마 작전은 8월 말쯤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8월 말 추 전 비서관을 만난 정 전 사장은 “세무조사는 잘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검찰이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실패한 로비’로 규정한 것과 어긋나는 대목이다. 검찰의 수사가 여권 실세를 놔두고 천 회장을 잘라내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구보 박태원 결혼식 방명록 친필메시지 공개… 시인 이상 “결혼은 만화다”

    소설가 구보 박태원(1910~1986)의 결혼식 방명록에 남긴 당대 문인들의 친필 축하 메시지들이 새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1920년대 소설 속의 구보씨는 하루 종일 종로와 청계천, 청진동 어딘가를 어슬렁거리며 쏘다녔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또한 사람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가 느낀 고독감의 무게는 커져만 갔다. 이와는 달리 현실 속의 구보씨는 그렇지 않았다.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를 쓴 박태원의 삶은 주변의 관심과 애정을 많이 받고 살았다는 것을 이번에 공개된 동료들의 축하 메시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절친한 친구였던 이상(1910~1937), 구인회로 활동했던 소설가 겸 시인 조벽암(1908~1985), ‘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1950), ‘문장강화’로 유명한 월북소설가 이태준(1904~?), 삽화가 이승만(1903~1975) 등이 결혼식 방명록에 글과, 그림, 시 등으로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삽화를 그리기도 했던 친구 이상은 방명록에 ‘면회거절 반대’라고 적으며 짓궂은 장난의 글을 쓴 뒤 “結婚(결혼)은 卽(즉) 慢畵(만화)에 틀님업고/ 慢畵의 實演(실연)에 틀님업다/ 慢畵實演(만화실연)의 眞摯味(진지미)는/ 또다시 慢畵로- 輪廻(윤회)한다.”고 적었다. 특히 자신의 이름을 ‘李箱’이 아닌 ‘以上’으로, 또 ‘만화(漫畵)’를 ‘만화(慢畵)’라고 의도적 오기를 했다. ‘4차원스러운 이상다움’의 한 면목이다. 이밖에 정지용은 방명록에 “꽃피였으니/ 열매 열고/ 뿌리는 다시/ 깊이-”라는 시적인 구절을 남겼다. 박태원의 장남 일영(70)씨는 20일 “다음달 탄생 100년을 맞는 아버지의 유물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자료들이 처음 발견됐다.”면서 “20여명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방명록에 단짝이었던 이상의 글이 없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겼는데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적 감정 등을 거쳐 첫 장에 ‘以上’(이상)이라고 서명한 글이 이상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는 다음달 15일~7월5일 서울 청계천문화관에서 열린다. 방명록과 함께 박태원의 안경, 원고지 보관함, 책장, 40여권의 초판본 등이 전시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은행은 빅 브러더 ?

    [생각나눔 NEWS] 은행은 빅 브러더 ?

    “형수하고 아이는 청약이 없던데, 하나씩 가입해 주세요. 형은 매월 갚아야 할 대출 이자도 없던데….” 지난 주말 회사원 조모(37)씨는 은행에 근무하는 대학 후배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개인 할당이 떨어졌으니 주택청약저축 가입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문득 이 은행원 후배가 청약통장 가입 여부, 대출액수, 월급 수준 등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금융정보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쳤다. 조씨는 20일 “연봉은 직장인의 자존심인데 후배 앞에 벌거벗고 서 있는 듯해 몹시 기분이 나빴다.”고 털어놓았다. 주택청약저축 유치전이 치열한 가운데 고객의 민감한 개인 금융정보를 은행원이 무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자주 생기고 있다. 한 계좌라도 더 유치해야 한다는 욕심에 본인의 동의 없이 들춰봐서는 안 될 정보까지 열람하는 일도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A은행 창구 직원은 “온종일 청약에만 매달려도 정해진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다.”며 “가족의 청약 가입 여부부터 시작해 다른 은행과 카드사 대출정보 등을 살핀 다음 거절하지 못할 사람들에게만 전화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을 채우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하소연이다. 그는 “지점 단위로 평가하는 탓에 지점장도 묵인한다.”고 귀띔했다. 은행에서는 몇 가지 기본 정보만 있어도 특정인의 신상 및 신용 정보를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고객의 특성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를 토대로 상품을 추천하는 맞춤식 고객관리(CRM) 시스템을 은행마다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A은행에서 실험한 결과, 전화번호와 고객 이름 등 2가지만으로 창구 직원이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주소·나이·직장 등 개인신상명세 외에도 상환 은행별 대출 비율, 카드대출 상황, 직계가족 정보 등 10개가 넘었다.지점장 승인까지 받으면 개인 정보는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최근 6개월간 거래 내역부터 월급액, 카드사용 명세, 신용등급까지 줄줄이 딸려나온다. 오는 7월부터는 내·외국인 출입국 기록도 은행에서 조회가 가능해진다. 전산망을 통해 법무부 산하 출입국관리사무소와 연결되는 덕분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 창구에서 바로 고객의 국내 비거주 여부 확인이 가능해 교포들의 국내 금융상품 가입이 쉬워질 전망이다. 은행연합회 측은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과 미국 교포의 송금 수요가 높아진 반면, 계좌 개설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로웠다.”면서 “이번 조치로 한결 쉽게 외국 자금을 들여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미 환율 오름세가 꺾여 실효성 없는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도 있다. 오히려 개인의 ▲최근 4년간의 출입국 일자 ▲여권번호 ▲국적 등을 쉽게 조회 할 수 있어 사생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전까지 개인의 출입국 기록은 수사 용도에 한해 경찰과 검찰 등에만 제공돼 왔다. “은행이 개인정보의 빅브러더”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신용정보법 24조에 따르면 고객 동의가 없을 때는 은행 등이 금융상품 광고 등을 위해 고객 정보를 활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금감원은 “불법 정보이용 사례가 있다면 조사할 방침”이라면서 “실수로 동의했더라도 나중에 고객이 요구하면 정보 이용을 못하도록 돼 있는 만큼 전화를 통해 개인정보 이용을 거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회장님은 댓글 다시는 중 대통령 12년 만의 모내기 ‘큰 일’ 알바 시간당 1만원 이상 주는 곳 교과교실제 서울 공항중 가보니 북한산 비봉능선에 이런 뜻이 싸면서도 품격 있는 와인 소개합니다 서울광장-노무현은 죽을까 수족구병 아기아빠도 急조심
  • 千 세무조사 무마로비 한상률 의미있는 진술

    千 세무조사 무마로비 한상률 의미있는 진술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조사의 핵심은 천 회장이 받은 금품의 대가성 여부다. 검찰이 ‘세무조사 무마로비는 실패한 로비’라고 규정했지만 천 회장의 주장대로 로비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해도 알선수재 혐의 적용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알선수재는 공무원이 하는 일에 대해 알선해 주겠다며 이득을 취하는 순간 범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천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알아 보겠다고만 했을 뿐 로비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천 회장에게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한 지난해 7월부터 12월 사이에 금품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천 회장에게 건넨 금품이 세무조사 무마로비의 대가라는 점만 밝히면 된다. 검찰은 이미 박 전 회장으로부터 “천 회장이 (빚 7억원을) 퉁치자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채무관계 탕감이 로비대가라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베이징에서 천 회장이 박 회장한테서 받은 2500만원도 로비대가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천 회장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천 회장의 자백을 받아 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천 회장에 대해 조사할 내용이 많다.”고 밝혔다. 혐의를 부인하는 천 회장을 공략할 무기가 많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해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었던 박 전 회장의 ‘가신’ 정승영 전 정산개발 사장과 자금담당 최모 전무 등 회사 관계자들과 국세청 세무조사팀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입을 열지 않는 천 회장을 압박할 카드로 경영권 승계과정의 천 회장 일가 주식거래 및 2008년 7월 이후 세중나모 계열의 세중나모여행 주식거래 분석결과를 쥐고 있다. 끝까지 천 회장이 혐의를 부인한다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주식 우회 증여 과정의 증여세 포탈로 의율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세무조사 무마로비 수사의 덤으로 찾아낸 조세포탈 혐의도 조사하겠다는 말에서 검찰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천 회장은 알선수재 혐의 적용과 상관없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부탁은 받았지만 로비를 실행한 적이 없다고 방패막을 쳤다. 여권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차단하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검찰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한 전화조사와 그가 보내온 ‘전자우편진술서’에서 천 회장의 로비행적을 뒷받침하는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턱밑까지 다가온 검찰의 벼린 칼날을 천 회장이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천 회장에서부터 출발한 세무조사 무마로비의 고리가 검찰의 손에 의해 어디까지 파헤쳐질지 주목될 뿐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박연차 게이트] “千과 통화했지만 청탁 들어준 적 없어… 박연차 탈세자료는 검찰에 모두 제출”

    대검 중수부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발송한 ‘이메일 서면조사서’의 답장을 18일 받았다. 검찰은 서면 조사서에서 지난해 7~11월 국세청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할 때 ▲외부의 압력이 있었는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이 전화를 걸었는지 ▲박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할 때 여권 실세의 이름을 제외했는지 ▲박 전 회장의 혐의를 축소했는지 등을 물었다. 한 전 청장은 친분이 있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세무조사와 관련한 청탁은 들어준 사실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청장은 천 회장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4T CEO 과정을 같이 다녔다.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는 선후배 사이다. 때문에 천 회장 등이 로비를 벌였다면 로비 대상 0순위는 한 전 청장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보존기간이 1년인 통화기록을 분석해 천 회장이 한 전 청장과 접촉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청장은 세무조사 결과를 보고할 때 일부 내용을 빼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11월 초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세무조사 결과를 보고했고 그 내용대로 242억원 탈세 혐의로 박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세와 관련한 자료는 검찰에 전부 제출했고, 나머지 자료는 국세청에서 보관하다 최근 압수수색 때 공개했다는 설명이다. 검찰도 앞서 “실무진 내부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보고 과정에서 변형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었다. 한 전 청장을 상대로 천 회장 등이 로비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한 전 청장에 대해서는 발견된 혐의가 없고 신분도 참고인이라 강제 소환할 방법이 없다.”면서도 “서면 조사를 통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면 조사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 ‘봐주기 수사’라고 일각에서는 지적한다. 유력인사들에 대한 서면조사는 처벌보다는 ‘면죄부’를 주기 위한 절차로 자주 활용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아 세무조사 전말을 알고 있는 한 전 청장의 미국행을 ‘방조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전 청장은 서울중앙지검에서 ‘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 중이기도 하다. 국세청 차장이던 2007년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고가의 그림 선물을 건넸다는 의혹이 일자 지난 1월19일 국세청장직에서 물러났고,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이 구속되기 6일 전인 지난 3월15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송파구 책 바꿔읽기 행사

    ‘책 읽는 도시’를 추구하는 송파구는 20일부터 3일간 여성문화회관에서 ‘2009구민 알뜰책 바꿔 읽기’ 행사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경기불황으로 지갑은 날로 얇아지는데 반해 책값은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니,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책값이 부담스러워 망설이는 주민들을 위해 마련됐다. 송파구는 이번 행사를 위해 3000여권의 도서를 확보하고 새 책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책을 바꿔 읽고 싶은 주민은 자신이 보유한 도서와 행사장에 비치되는 도서를 서로 바꿔가면 된다. 1인당 최대 5권까지 맞교환할 수 있다. 교환대상 도서는 대중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문학·아동·교양도서로 2005년 이후 출간된 책이라야 한다. 다만 잡지·학습지·전문서적과 책 상태가 극히 불량한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송파구 관계자는 “다 읽은 책을 평소 읽고 싶던 책과 바꿀 수 있기에 매년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주민센터 등을 방문하는 ‘이동도서관’과 행사를 연계해 아예 ‘찾아가는 도서교환대’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파구는 날로 늘어나는 주민들의 독서 수요를 감안해 현재 5곳에 불과한 도서관수를 연내에 13개로 크게 늘리고, 2012년까지 27개의 도서관을 확보하기로 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박연차 게이트] “한상률 - 세무팀 -사정라인 뚫어라”…3인 비밀 역할분담

    [박연차 게이트] “한상률 - 세무팀 -사정라인 뚫어라”…3인 비밀 역할분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국세청 특별세무조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서울 S 호텔에서 비밀리에 열렸던 ‘대책회의’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검찰은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 회동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이후 이들이 누구와 접촉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 통화기록 확보·분석 끝내 검찰은 지난달 보존기간이 1년인 통화기록을 이미 확보해 분석을 끝낸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천 회장이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과, 김 전 청장이 세무조사팀 실무간부들과 통화·접촉한 것을 밝혀냈다. 천 회장은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한 전 청장에 접촉했고, 김 전 청장은 국세청 재직 시 다져놓은 인맥을 통해 세무조사팀에 직·간접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대책회의에서 박 전 회장의 구명을 위해 각자의 경력과 인맥을 고려한 역할이 배분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전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청와대를 떠났던 이 전 수석은 현 정권 민정라인과 검찰 등을 통해 박 전 회장에 대한 사정당국의 내사 및 수사동향을 파악하는 역할을 맡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 여권 실세 정치인 등에게 접근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대해 ‘실패한 로비’라는 전제로 접근해왔다. 비록 실패한 로비라고 해도 박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금전적 이득에 대한 대가성이 드러나면 얼마든지 사법처리가 가능하다. 우선 천 회장과 김 전 청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쉽지 않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천 회장은 박 전 회장과 사업상 거래를 20년 넘게 지속적으로 이어왔고, 비록 경영권 승계의 과정에 탈세를 박 전 회장이 도왔다고 해도 이들이 세무조사 무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 전 청장이 국세청장에 도전할 당시 박 전 회장이 힘을 써 줬다. 하지만 인사청탁 로비와 세무조사 무마 로비가 모두 사돈지간에 호의적인 의도로 이뤄졌고, 사돈 사이에 금전이 오간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이 또한 사법처리가 어렵다. ●이 전 수석은 사법처리 가능 하지만 이 전 수석은 다르다. 이 전 수석의 동생 종진씨가 지난 2003년 3월 박 전 회장에게 7억원을 빌렸고, 이 중 5억 4000만원이 이 전 수석의 변호사 사무실 보증금으로 들어갔다. 비록 이 전 수석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해 2월 이 모든 돈을 갚았다고 했지만, 검찰은 사전 수뢰 및 사후 수뢰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금전이 오갔기 때문에 사법처리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별도의 금품수수가 있었는지도 살피고 있다. 물론 천 회장에 대한 조사까지 마치고 난 후에야 대책회의의 성격과 로비의 실체가 드러나겠지만 지금까지 핵심인물을 부르기 전 마지막 한 조각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완성해 두곤 했던 검찰의 그간의 행보에 비춰볼 때, 대책회의 참가자 3인의 운명도 이번주 중 결정날 전망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미네르바 “다신 글 안쓴다.이민가고 싶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전략 이렇게 ‘생계 대출’ 은행은 시늉만, 서민은 군침만 소록도 세상으로 돌아오다 맨유 프리미어리그 3연패…박지성 축배를 들다 구혜선, 단편영화제 수상 후 비보에 눈물 사물 겹쳐 보이면 뇌졸중 의심
  • [맞수] (5) 한나라 조해진 - 이정현

    [맞수] (5) 한나라 조해진 - 이정현

    여의도의 숱한 입(口) 가운데 2개의 특별한 입, 한나라당 조해진·이정현 의원의 입이다. 각각 ‘특별한 소리’를 전달하는 통로여서다. 청와대를 비롯한 권부 핵심의 ‘은밀한 소리’는 조 의원을 거쳐 증폭된다. 지독히도 ‘짧은 말’, 박근혜 전 대표의 ‘원음’은 이 의원을 통해 그 의미가 구체화된다. 이들은 앞서 2007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각각 이명박-박근혜 캠프를 대변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움직이는 어록(語錄)집이다. 지난 수년간 박 전 대표의 말을, 날짜와 주변 상황에 맞춰 줄줄이 풀어낼 정도다. 2004년 3월 박 대표의 시작부터 2008년 8월 당내 경선까지를 정리, 어록집을 발간한 덕분이기도 하다. 이처럼 그는 ‘말’을 알기에 ‘생각’을 논할 수 있다. 많게는 하루 300~400통씩 기자들의 전화를 받게되는 이유다. 그래서 늘 3개 이상의 휴대전화 배터리를 지니고 다니는 습관도 생겼다. 그는 17일 “박 전 대표의 생각을 거침없이 전할 수 있는 자신감은, 박 전 대표의 변함없는 원칙 때문”이라고 겸손해 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기자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최근 당 쇄신특위에 참여, 박 전 대표의 뜻을 간접 전달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호남 출신으로 한나라당에서 26년을 ‘버텨’냈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간판으로 유일하게 호남권(광주)에서 출마한 것을 계기로 박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수석 부대변인직을 맡으면서 박 전 대표의 해설자가 됐다. 조 의원은 ‘권력 핵심’의 뜻을 ‘정치 부호’로 변환해 전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당내 주요 계파마다 대외 창구로서 저마다의 입을 갖고 있지만, ‘여권 주류’ 전체를 아우르는 통로로는 조 의원이 주로 활용된다. 이명박(MB) 대통령이 당내 분위기나 시중 여론이 알고 싶을 때 찾게 되는 주요 인사의 하나이기도 하다. 양방향 통로인 셈이다. 이 힘의 원천은 ‘공보맨’ 생활 17년이라는 그의 이력이다. 1992년 박찬종 전 의원의 보좌역으로 정치권에 발을 내디딘 뒤 공보 업무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MB의 공보맨으로는 4년. 시간은 짧지만, 서울시장 재임시절을 함께 해 그 비중이 가볍지 않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정무보좌관으로 지내면서도 ‘MB의 입은 조해진’으로 간주됐다. 이 대통령의 생각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이 나오는 배경이다. 요즘도 그의 ‘말’은 신문에서 금방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름’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겸손한 그의 성품 탓이기도 하겠지만, ‘자기 정치’에 대한 바람 때문일 수도 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당내에서 쇄신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희룡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동기다. 스스로도 “참모 역할을 오래 해 2002년 대선 이후 내 정치를 하고 싶었지만 MB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잠시 접었다.”고 했다. 드러나지 않을수록, 무게감이 실리게 될 그의 입이다. 주현진 김지훈기자 jhj@seoul.co.kr
  • 여야, 6월국회 입법戰 앞두고 원내 전열 정비 부산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해 여야 간 의견 대립이 첨예한 쟁점법안이 6월 국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는 내부 전열 정비를 위한 원내대표 경선이 발등의 불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미디어 관련법을 고리로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동시에 적전 분열을 막기 위한 내부 추스르기에 힘을 쏟고 있다. ■ 친박 최경환 카드 한나라당의 원내대표 경선에 불이 붙었다. 6월 임시국회의 난제와 당내 계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친박 최경환 정책위의장’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경선의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립 성향의 황우여 의원은 18일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원내대표 출마선언을 한다. 최 의원은 17일 “당 화합 차원에서 중립 원내대표, 친박 정책위의장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원내대표 경선은 친이 성향인 안상수·정의화 의원의 2파전에 황 의원이 가세하면서 3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에는 거듭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박근혜 전 대표는 ‘최경환 카드’에는 일절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침묵은 최소한 출마를 묵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김무성 추대론’은 원칙을 벗어난 것이었지만, 이번 건은 경선에 출마해 공정한 경쟁을 펼치는 것인 만큼 박 전 대표가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출마선언을 한 안상수·정의화 의원 쪽은 당황해하는 표정이다. 안 의원은 “내가 수차례 권유할 때는 거절하던 최 의원이 갑자기 황 의원과 함께 출마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면서 “권력의 실세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동안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 등 친박 끌어안기에 공을 들여온 이상득 의원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박희태 대표도 ‘최경환 카드’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21일 실시되는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자 2명이 결선투표를 한다. 한 관계자는 “결선투표에서 친이·친박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상황은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미디어법 압박 민주당은 6월 임시 국회의 최대 쟁점이 될 미디어 관련법을 두고 강력한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뉴민주당 플랜을 기치로 단합과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전선(戰線)을 외부로 단일화하되, 주류와 비주류 간 적전 분열의 기류를 차단하기 위해 명분을 쌓아나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위원들은 17일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 추천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 위원들이, 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거부 선언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문방위의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여당이 거부하면 언론기관·시민사회단체와 사회공론을 조사할 방침”이라면서 “끝까지 여론조사를 거부한다면 여론수렴 후에 법안을 표결처리한다는 여야합의는 원천 파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강래 신임 원내대표도 지난 15일 여권에 미디어 관련법의 철회를 요구하고, 한나라당이 표결처리를 강행하면 ‘6월 국회 처리’합의를 파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김효석 뉴민주당 비전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뉴민주당 플랜의 초안을 발표했다. 기존에 알려진 ‘새로운 진보’, ‘신중도개혁’ 대신 ‘현대화의 길’을 당의 새 노선으로 제시했다.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탈이념적 성격에 초점을 맞췄다. 초안은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정의, 함께 사는 공동체’를 3개 가치로 내세우고 ‘포용적 성장, 기회의 복지’를 2대 발전전략으로 정했다. ‘포용적 성장’이란 사람 중심의 경제, 성장의 과실이 전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질 좋은 성장을 뜻한다. ‘기회의 복지’란 생산에서 분배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국민 누구나 도전하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일자리 중심의 성장정책, 중산층 강국, 적극적 교육정책 등에 방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박연차 게이트] 한 前청장 이메일조사 왜

    검찰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해 17일 이메일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의지가 무뎌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불과 수일 전만 해도 ‘소환불가피론’을 폈던 검찰이 한 전 청장이 (소환을)부담스러워한다는 이유로 이메일 조사로 틀었기 때문이다.●살아있는 권력 수사의지 퇴색? 특히 한 전 청장은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로비를 벌인 여권 인사들의 면면을 꿰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서면조사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검찰이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국세청에 대한 로비도 ‘실패한 로비’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 전 청장에 대한 이메일 조사는 이런 퍼즐을 맞추기 위한 마지막 조각인 셈이다. 하지만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가 말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고 있는 한 전 청장에 대한 이메일 조사는 자칫 ‘봐주기 수사’ 논란을 부를 수도 있다. 물론 검찰은 “필요하면 부를 수도 있다.”고 소환조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시킨 것은 아니다.검찰의 여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여권에 대한 검찰 수사 대상은 천 회장 한 명만 남았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권력형 비리인 세무조사 무마 로비는 사실상 ‘혐의 없음’으로 방향이 잡힌 것이다. ●천신일만 남았다 검찰은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현 정권 창업공신인 정두언 의원에게 전화로비를 했다고 밝혔지만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대선자금은 수사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던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최근 “더 이상 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없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로비스트에게는 엄했던 반면 정권의 실세인 로비 대상자에겐 날카롭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의 월척사냥은 끝났고 준척급이나 씨알 작은 인사만 남았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변화하는 가족 개념···혈연에서 동거인으로

    변화하는 가족 개념···혈연에서 동거인으로

    2006년 개봉된 영화 ‘가족의 탄생’은 피를 섞지 않은 사람들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신선한 화두를 던졌다. 여주인공 미라는 가출한 동생을 찾아 헤매는 대신 동생의 연상 부인인 무신과 함께 사는 삶을 택한다. 무신이 데려온 딸인 채현까지 보듬고 산다. ‘혈연’ 대신 ‘유대감’이라는 끈을 잡은 셈이다. ●밥 같이먹는 ‘식구’에 가까워져 가족의 정의가 변하고 있다. ‘혈연 공동체’라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유대감을 바탕으로 한 동거인’이라는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다. 피를 나눴다는 의미의 ‘가족’보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의미의 ‘식구’라는 영역에 좀더 다가서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족을 조직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조직은 개인에게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가족을 벗어나 개인의 욕구에 보다 충실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가족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혜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10~20년 동안은 ‘가족에 대한 모색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가족의 모습이 급속도로 변했는데 앞으로 우리 사회는 1960년대 이후의 서구 사회처럼 결혼, 이혼, 동거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결혼, 이혼, 재혼을 반복하는 게 더 이상 배우들만의 일이 아닐 것”이라면서 “가족이란 제도에서 개인적 욕구를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는가에 따라 다양한 가족 형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성·동거·공동체 가족 등 다양 특히 전통적 가족제도 하에서 가장 큰 희생을 강요받은 여성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허남순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권이 신장되면서 여성이 결혼이란 굴레에서 벗어나려 하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도 생겨나면서 결혼과 출산을 당연시하는 가치관이 옅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가족은 ‘혈연’이 아니라 ‘동거인’의 개념으로 변할 것이다. 외국처럼 동성 가족, 동거 가족, 공동체 가족 등 다양하게 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소장도 “혈연과 관계 없는 입양과 동거 가족이 느는 것을 보면 가족의 개념이 ‘혈연’에서 ‘유대감’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미네르바 “다신 글 안쓴다.이민가고 싶다” 보금자리주택 청약전략 이렇게 ‘생계 대출’ 은행은 시늉만, 서민은 군침만 소록도 세상으로 돌아오다 맨유 프리미어리그 3연패…박지성 축배를 들다 구혜선, 단편영화제 수상 후 비보에 눈물 사물 겹쳐 보이면 뇌졸중 의심
  • [서울광장] 박근혜에 언제까지 쩔쩔맬 건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에 언제까지 쩔쩔맬 건가/이목희 수석논설위원

    여권의 1·2인자 갈등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음모와 술수, 배신이 엉겨 있다. 2인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골치가 아프다. 오죽했으면 대통령 시절의 노태우가 김영삼의 공세에 열받아 신경성 설사병까지 걸렸겠는가. 단임제에서 시간은 미래의 권력 편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2인자를 마음먹은 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 역대 대통령이 2인자를 관리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는 측근을 내세워 견제하는 것이다. 돈과 자리, 비리정보들이 물밑에서 활용되었다. 둘째는 네거티브 전략이다. 2인자의 궁극적 목표인 대권 도전을 방해하는 것이다. 고건을 낙마시킨 노무현의 직설 어법을 대표 사례로 꼽을 만하다. 셋째는 권력구조 개편이다. 정치제도가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하면 미래의 권력에 힘이 쏠리는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이 내각제 개헌을 추진한 배경이 된다. 역으로 집권자가 개헌을 반대해 2인자가 뛰쳐나간 사례도 있다. 김영삼·김대중 정권에서 김종필이 그랬다. 넷째는 대항마를 키우는 방법. 전두환 정권에서는 노신영·장세동의 대권 가능성을 끝까지 흘렸다. 노태우 정권에서는 박태준·박철언이 맹렬히 뛰었다. 김영삼 정권은 이홍구·이수성 등 기획성 잠룡들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4·29 재·보선 이후 위상이 부쩍 높아진 박근혜 전 대표를 이명박 대통령이 껴안으라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과연 대통령이 나서 박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 모든 일이 풀릴까. 그래서 다음 선거에서 여당이 이긴다면 권력의 향배는 어떻게 될까.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은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악수하는 사진을 찍고 몇 개의 자리를 배분하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민주화가 진척되면서 ‘현직 대통령의 낙점’은 확실한 감표 요인이다. 대통령을 치받아야 표가 모인다. 박 전 대표는 앞으로도 1인자를 공격해 주가를 높이려 할 것이다. 싸우면 크는 게 정치판의 진리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싸움의 관리자가 되어야지, 당사자로 내몰리면 안 된다. 정치적인 화해도 마찬가지다.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2인자의 도전을 적정한 선에서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게 옳다. 나라를 어지럽지 않게 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정치는 어차피 반복되는 것. 과거 2인자 관리법을 연구해 보라. 지금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고 당시에 왜 실패했는지를 규명해 보라. 술수나 네거티브로 2인자를 못살게 하는 방법은 민주화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정보가 워낙 공개되고 있어 역풍을 맞는다. 특히 어느 정권에서건 대통령의 측근들이 여론전에서 불리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럼에도 현 정부의 2인자 관리법은 여기에 머물고 있는 느낌을 준다. 그보다는 권력구조를 분권화쪽으로 바꾸고, 여권내에 국민적 지지기반을 갖춘 또 다른 실력자를 만들어 내는 큰 그림이 낫다. 제왕적 대통령중심제가 갖는 부작용에 많은 이들이 염증을 내고 있다. 권력을 나누는 정치제도를 향한 공감대는 얼마든지 열어갈 수 있다. 설령 권력구조 개편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논의 자체로서 2인자에게로 힘 쏠림을 늦출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여권내에 국민적 지지기반을 넓힐 자질을 가진 정치인을 빨리 키우든가, 영입이라도 해야 한다. 1·2인자 갈등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정권은 다른 일 역시 잘하기 힘들다. 이목희 수석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나눔 바이러스2009] 공부방 10곳 책 2000여권 기증 교원

    교원그룹 빨간펜 선생님들이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경기도 가평군 공부방 아이들과 사랑을 나눴다. 교원그룹은 가평군 내 공부방 10곳에 2500만원어치의 교원 전집 55세트(2475권)를 기증했다. 아이들을 위한 과학체험·경제체험 연합캠프 등도 준비하고 있다. 교원그룹은 ‘내일을 만드는 인연’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나눔 활동을 진행한다. 교육출판 사업으로 시작해 생활문화 사업군까지 확장한 기업의 성장 과정과 맥을 같이 한다는 설명이다. 공부방 지원사업인 ‘해피 러닝’ 활동을 비롯해 저소득층 아이들을 후원하는 ‘인연 사랑 캠페인’·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소망 실현을 돕는 ‘해피 레인보우’·재해민들을 돕는 ‘해피 투게더’ 등이 교원그룹이 지속적으로 펼치는 봉사 활동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민주 이강래 원내대표 대안정치 펼치길

    민주당이 어제 새 원내대표로 3선의 이강래 의원을 선출했다. 안으로는 정동영·정세균 전·현 대표 진영의 주도권 싸움이 한창이고, 밖으로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의 잇단 패배 이후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새 원내사령탑의 책무는 실로 막중하다. 당을 계파 갈등의 수렁에서 건져내야 함은 물론이고 그 화합을 바탕으로 당을 힘 있는 야당, 국민에게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안정당으로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야당이 바로 설 때 정치가 바로 서는 만큼 이는 민주당 의원들이나 당원들의 뜻만이 아니라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원내대표가 당선 직후 정견발표를 통해 강력한 대여투쟁을 다짐한 것은 적지 않은 우려를 갖게 한다. 그는 “선명하고 강력한 대여 투쟁을 통해 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당 지지율을 연말까지 25%로 끌어올리고 내년 지방선거의 초석을 확실히 다지겠다.”고 했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는 6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미디어법에 대해 “국민여론 수렴이 안 된 상황에서 표결 처리는 의미가 없다. 여권에 기존안 철회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 총선 이후 민주당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1년간 당 지지율이 10%대를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국민들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가 대여 투쟁의 무력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난 연말 해머와 소화기가 나뒹굴던 폭력국회의 참담한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는 국민들로서는 그가 공언한 강력한 투쟁이 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야당의 존재감은 강력한 투쟁이 아니라 호소력 있는 정책대안에서 나온다. 지난 시절 국민에게 받았던 사랑을 되찾을 길이 거기에 있다.
  • [박연차 게이트] 千회장 국세청 대상 로비는 ‘실패’ 결론낸 듯

    검찰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사돈’과 ‘의형제’가 국세청을 상대로 한 세무조사 무마로비도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여권 인사들에게 펼친 로비처럼 ‘실패한 로비’로 결론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해석은 로비의 ‘몸통’으로 지목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급물살을 타 다음 주 중에 천 회장의 사법처리가 예상되고 있고, 태광실업 세무조사 또한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의 단독작품으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초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는 노무현 정권 시절 공직생활의 황금기를 누린 한 전 청장이 정권교체에 따른 위기돌파 차원에서 둔 수로 알려졌다. 살기 위해 시키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 전 회장을 친다는 것은 결국 노 전 대통령을 잡겠다는 뜻인데, 과연 한 전 청장이 이를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자칫 잘못하면 역풍에 휘말려 현 정권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때문에 태광실업의 세무조사는 한 전 청장의 기획작품이라기보다는 한 전 청장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한 전 청장이 조사내용을 청와대 민정수석을 배제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보한 것이라든지, 조홍희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이 직속상관인 서울청장 등 보고라인을 거치지 않고 한 전 청장에게 직보한 점 등에서도 읽을 수 있다. 사실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모든 정보를 ‘한-조 라인’이 틀어쥔 만큼 로비도 이 둘에 집중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검찰 조사 결과 천 회장은 친교클럽 성격이 강한 대학원을 같이 다니는 등 교분을 나눴던 한 전 청장에게 박 전 회장 구명로비를 벌였다.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세무조사 현장을 지휘한 조 국장을 상대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여러차례 통화한 기록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하지만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한 전 청장의 단독플레이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 전 청장이나 조 국장은 비록 천 회장이 ‘살아 있는 있는 권력’의 한 축인 것은 분명하지만 천 회장의 부탁을 들어줄 상황은 아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조 국장을 “참고인”으로 누누이 말하고 “국세청이 검찰에 넘긴 탈세자료 중 왜곡하거나 누락시킨 것은 없다.”고 강조하는 점도 이런 정황을 대변한다. 천 회장이나 김 전 중부청장한테는 ‘한-조라인’이 로비 대상인 것은 분명하지만 로비가 원천적으로 통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체류 중인 한 전 청장의 소환조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박 전 회장 구명과 관련, 추 전 비서관의 부탁을 받은 한나라당 이상득·정두언 의원도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Let´s Go] 대전 계족산 황토숲길…맨발의 향연

    [Let´s Go] 대전 계족산 황토숲길…맨발의 향연

    “적나라한 태양은 고통스럽게 뜨거웠다. 나는 오븐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소금이 두 눈을 아프게 찔렀다. 잠시 동안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손으로 땀을 닦아냈지만, 내 손과 얼굴 모두 소금투성이였다.”(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59)는 그리스에서 옛 마라톤 코스를 직접 뛰며 겪었던 고통스러움을 이렇게 적었다. 그는 자신이 내놓은 30여권의 책에 육박하는 26차례의 마라톤 완주를 했고, 3시간30분대의 풀코스 기록을 갖고 있는 심각한(?) 마라톤 마니아다. 문장쓰기는 두뇌 노동에 해당되지만, 책을 한 권 만드는 것은, 마라톤과 같은 육체 노동이라는 신념으로 그는 뛰고 또 뛰었다. 어디 하루키뿐이랴. 최근 10년 남짓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국내 마라톤 인구는 300만명을 헤아리고 있다. 이들은 굵은 허벅지와 날렵한 엉덩이, 탄탄한 복부를 자랑하는 건강마라톤 동호인이면서, 상당수는 하루키처럼 달리기 중독증에 빠진 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눅들 일 없다. 늘어나는 뱃살과 처진 엉덩이를 가진 사람은 달리지 말란 법도 없다. 또한 길은 꼭 달리라고만 놓여 있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명품 황톳길로 유명한 대전 계족산 숲길 13㎞ 코스라면야! 대전광역시 대덕구 장동 계족산 황토 숲길은 빠르게 달릴수록 그만큼 손해다. 가능한 한 느릿느릿 천천히 걸어보자. 그러다 흥이 돋으면 힘이 닿는 만큼 뛰어도 좋다. 계족산 황톳길은 장동 산림욕장에 있다. 대전터미널에서 차로 10~2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아쉽게도 대중교통은 약간 불편하다. 차를 갖고 대전나들목 또는 신탄진 나들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자마자 성급한 사람은 여기에서부터 운동화며 양말이며 모두 벗어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600m 남짓 걸어올라가야 드디어 진짜 황톳길이다. 5월의 햇볕 내려앉은 신록은 산들바람에 몸을 뒤척거릴 때마다 연두색에서 짙은 초록색으로 색깔을 바꿔낸다. 길 양쪽으로 우거져 쭉쭉 뻗은 나무들은 황톳길에 적당한 그늘을 드리워준다. 황톳길은 아예 신발도, 양말도 모두 벗어던지라고 귓전에 속삭인다. 조심스럽게 맨발을 내디디면 체로 곱게 쳐놓은 밀가루처럼 부드러운 황토가 발바닥을 푸근히 감싸준다. 멀지 않게 보이는 대청호는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한참을 걷노라면 흘리는 땀방울에서도 풀내음, 흙내음이 가득해진다. 풀썩거리는 황토 먼지조차 싱그러운 계족산 황톳길은 봄날 가족나들이, 사랑하는 연인의 호흡 느껴보기, 꼬마 아이들 자연체험 등 모든 것에 딱 들어맞는다. 그뿐인가. 3년 전부터는 매년 5월이면 아예 여기에서 마라톤 대회까지 열린다. 지난 10일 오전 5000여명의 맨발들이 계족산 황톳길에 모였다. 국내에서 유일한 맨발 마라톤이다. 이름하여 ‘에코힐링 마사이마라톤대회’다. 맨발로 걷고 뛰는 아프리카 케냐의 마사이족은 육식을 즐기면서도 성인병 및 근골격계 질환이 없기로 유명하다. 여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에코힐링은 자연을 통한 치유를 의미한다. 이름은 마라톤이지만 ‘계족산 황톳길 정신’을 고스란히 구현한 대회다. 당연히 맨발이라야 한다. 물론 양말 또는 운동화를 신어도 되지만 황톳길 체험 기회를 차버리면 자기만 손해 아니겠는가. 또한 기록의 의미도 크지 않다. 5㎞와 13㎞로 종목이 나뉘는데, 13㎞를 뛴 뒤에는 완주증에 자신이 직접 기록을 적는다. 이러다 보니 기록을 위해 정신없이 뛰는 마라톤 마니아부터 길 위에서 딴전 피우기 일쑤인 서너 살 꼬맹이 손잡고 천천히 걷는 부모, 군데군데 펼쳐지는 숲속 음악회 듣고, 황토 머드팩 바르며 데이트하듯 술렁술렁 걷는 젊은 연인들, 황톳길을 신기해하는 외국인들까지 참가자들도 다양하기만 하다. 참가비는 1㎞당 1000원이다. 즉, 5㎞는 5000원, 13㎞는 1만 3000원이다. 여기에 30세 미만 참가자들은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돈에 구애받지 말고 운동을 즐겼으면 하는 주최측의 바람이다. 게다가 이 참가비조차 전액 문화체육 예술분야 꿈나무 육성 장학금으로 기탁된다. 사실 이러한 황톳길은 대전 지역의 대표기업인 ‘선양’ 조웅래 회장의 뚝심으로 만들 수 있었다. 선양은 3년 전 1000t의 황토를 13㎞ 산책로에 깔았다. 1년에 서너 차례 황토를 부어야 한다. 36번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마라톤 마니아 조 회장은 지금도 매일 아침 이 코스를 돈 뒤 출근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쏟아붓는다. 대회조직위원장인 조 회장은 “티격태격 부부싸움한 다음날 아이는 살짝 떼어놓고 계족산성 황톳길을 걸어보라.”면서 “몸과 마음으로 부부 금실이 달라진다.”고 살짝 귀띔했다. 황토 발마사지에 산림욕 효과 등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인가. 이번 마라톤대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할 것은 없다. 11월까지 매월 두 번째 일요일마다 계족산에서 황토길 맨발 걷기와 숲속 음악회 행사를 갖는다. 맨발로 황톳길을 밟다가 산속에서 만나는 오카리나 연주는 천상의 소리인 듯 편안함을 안겨준다. 이날 30여개국의 외국인 500여명도 신발과 양말을 벗어던졌다. 네팔에서 왔다는 엠 마굴(35)은 13㎞를 완주한 뒤 “맨발에 닿는 흙의 느낌이 너무도 좋다. 운동화 신고 아스팔트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새소리, 나무냄새 맡으며 뛰다 보니 1시간17분이 흘렀다.”고 말하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참, 하루키는 마라톤을 예찬하며 또한 이렇게 말했다. “정말로 가치있는 것은 효율이 떨어지는 영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법이다.” 하루키가 황톳길 맨발 마라톤을 경험해보지 않아서 하는 소리다. 계족산 황톳길만큼은 예외다. 이는 효율도 넘치고, 가치도 충만하다. 이번 주말, 한 번 발 걷어붙이고 걸어봄직하지 않나. 마라톤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호젓한 산길 걷기의 유쾌한 중독증에 걸려보자. 글 사진 대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재외국민도 공공 아이핀 받는다

    올 9월부터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재외국민도 인터넷 개인식별번호인 공공 아이핀(I-PIN)을 이용해 각종 국내 홈페이지 회원가입과 게시판 글쓰기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13일 방송통신위원회, 외교통상부, 교육과학기술부 등과 협의해 재외국민과 초·중·고 학생이 편리하게 공공 아이핀을 이용,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공 아이핀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아이핀은 주민등록번호의 유출과 불법 명의도용을 막기 위해 인터넷에서 주민등록번호 대신 신원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한 개인식별 번호이다. 이에 따라 재외국민은 ‘공공아이핀센터(www.g-pin.go.kr)’에서 여권번호로 본인임을 확인한 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받아 홈페이지 등에 가서 사용하면 된다.그동안 재외국민들은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본인확인차 주민등록번호 입력을 요구하는 국내 홈페이지에 대한 회원가입과 게시판 글쓰기가 제한됐었다. 이와 함께 공인인증서, 주민등록증 등이 없어 신원확인을 위해 주민자치센터 등을 부모와 함께 방문해야 하는 초·중·고 학생들도 공공 아이핀센터에서 학생 본인과 보호자의 주민등록정보만 입력하면 아이디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박근혜 다시 침묵모드

    박근혜 다시 침묵모드

    박근혜(얼굴) 전 대표가 다시 침묵 모드에 들어갔다. 방미(訪美) 중 ‘친박이 발목을 잡은 게 뭐 있느냐.’는 발언으로 계파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지만, 지난 11일 귀국 이후에는 민감한 현안에 입을 닫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주장하는 조기전당대회 개최에 회의적이며, 설혹 조기전대가 열리더라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화합을 위한 쇄신이 목적이라면 청와대의 국정운영 기조부터 바꾸는 게 순서라는 주장이다. 친박 쪽의 한 중진 의원은 12일 “제왕적 대통령을 견제한 원내 중심 정치, 공천 투명성 보장 등 현재 거론되는 쇄신안은 이미 박 대표 시절 다 나온 것이고, 문제는 실천”이라면서 “본질은 대통령이 정국 운영 기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여권 지도부가 가만히 있겠다는 사람을 건드려 조기 대선 바람만 일게 하고, 벌집을 쑤신 꼴이 됐다.”면서 “이게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중심인데도 당만 움직인다고 민심이 수습되느냐. 진단과 처방이 모두 잘못됐다.”면서 “조기전대를 한다고 당이 쇄신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꼬집었다. 향후 박희태 대표나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는 말도 들린다. 친박 쪽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박 대표를 만나게 되면 ‘원내 중심으로 원칙에 충실하라. 원칙을 지키고 신뢰를 쌓는다면 이명박 대통령도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는 권고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만큼 어떠한 흥정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부고] 세계 최고령 130세 카자흐스탄 할머니 사망

    [부고] 세계 최고령 130세 카자흐스탄 할머니 사망

    세계 최고령으로 알려진 카자흐스탄의 사칸 도소바 할머니가 13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은 도소바 할머니가 지난달 자신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엉덩이를 다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 3월 빈민촌에 사는 도소바 할머니에게 130세 생일을 맞아 아파트를 선물했다. 당시 카자흐스탄 관리들은 카라간다시에서 인구조사를 하던 중 1879년 3월27일 출생인 도소바 할머니가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할머니는 옛소련 여권과 독립 카자흐스탄 여권을 모두 갖고 있었으며, 스탈린 치하였던 1929년 실시된 인구조사 때 47세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도소바 할머니는 지난 3월 한 인터뷰에서 장수비결을 묻자 “특별한 것은 없고, 병이 나면 할머니가 치료해 주던 요법으로 치료했다.”면서 “약이나 단 음식을 절대 입에 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9세기 카자흐스탄 인구조사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할머니의 최고령 기록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현재 세계 최고령 공식기록을 가진 이는 올해 114세인 미국의 에드나 파커 할머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동화책도 ‘영어 열풍’

    동화책도 ‘영어 열풍’

    최근 어린이 동화책 출판업계에 영어 동화책을 잇따라 발간하는 ‘영어 광풍’이 일고 있다. 조선시대에 태어난 어린이들은 5살이면 서당에 다니면서 한자로 된 천자문, 동문선습, 명심보감을 읽고 썼듯이, 앞으로 한국의 어린이들은 한글을 떼기도 전에 영어를 배우게 될 참이다. 영어에 모국어의 자리를 내주게 생겼다는 우려도 있다. ●유아 영어 그림책 출판 앞다퉈  아동출판 전문회사인 웅진주니어는 유아 그림책인 ‘괜찮아’를 ‘It’s Okay!’라는 제목의 영어책으로 번역,출판했다고 12일 밝혔다. 이화정 웅진주니어 대표는 “어린이들에게 이미 익숙한 동화책을 영어 그림책으로 다시 보고 싶다는 부모님들의 요청들이 있어 영어 번역판을 내게 됐다.”는 설명이다. 웅진주니어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행사의 일환으로 동화 ‘나쁜 어린이표’(황선미 지음)의 영문판인 ‘The bad kid stickers’도 출간했다.  출판사 디자인음에서는 5월 초 한국 맥쿼리 그룹 회장인 존 워커가 그림 동화책 ‘아기 반달곰 우라의 모험(Ura’s World)’을 영어판 한국어판으로 동시 출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영사에서 만화가 이원복의 ‘먼나라 이웃나라 미국편 1·2권’(아동용)을 영어번역판으로 출간했다. 장선영 김영사 편집팀장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익숙하고 재미있게 읽은 만화책을 통해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특별하게 광고하지 않지만 매월 100여권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솔수북의 베스트셀러 그림책 ‘구름빵’도 영문판이 나와 있다. 이같은 경향에 대해 출판업계에서는 “영어책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어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인터넷 서점인 ‘예스24’가 외국어 서적 판매량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 유아·초등학생을 위한 영어책이 전년동기 대비 2년 연속 약 10% 포인트씩 신장하고 있다. 올 1분기 외국도서 중 유아 어린이 판매비율은 44.7%로 전년 1분기의 34.8%에 비해 약 10%포인트가 상승했다. 2007년 1분기 어린이 영어책 판매 비중은 26.7%였다. 영화 ‘마틸다’ ‘찰리와 초콜릿 팩토리’의 원작자인 로널드 달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교보측은 밝혔다. ●“영어에 모국어 내줄라” 걱정도 이와 관련, 비판도 적지 않다. 동화작가 채인선씨는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영어로 동화를 써보았더니, 한글로 쓸 때와 결론이 달랐다.”면서 “국민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것이 언어인데 모국어를 배우기 전부터 영어에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朴,PK에 깜짝놀랄 액수 뿌렸다” “있는 사람들이 더한 경우” 盧 수십만달러 “추가 수수” “원래 포함된 것” ‘트와일라잇’ 속편 대본 쓰레기통에 ‘터미네이터 4편’ 청출어람 고대 총장 “건설대학 세웠으면” 박지성 “리버풀의 추격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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