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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어디로] ‘충청표’ 정치적 득실은

    세종시를 둘러싼 정치 주체 간의 대립이 치열하지만, 정치적 득실을 가리기는 쉽지 않다.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 때문이다. ‘충청 민심’이 어디로 갈 것인지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충청표로 따진다면, 일단 세종시 수정을 강력 반대하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충남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이나 공동으로 반대 전선을 펴고 있는 민주당에도 반사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영남권에 더해 충청권을 확보함으로써 대선가도를 더욱 확실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친박계는 ‘신뢰’라는 자산을 쌓았다고 자평한다. 세종시 문제로 국민에게 ‘박근혜는 약속한 것은 지키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도 각인시켜줬다는 것이다. 일종의 ‘꽃놀이패’다. 그러나 부담도 적지 않다. 박 전 대표는 수도권 표를 잃을 수 있다. 여론이 원안 수정 쪽으로 돌아서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처지가 곤란해질 수 있다. 친박 내에서조차 박 전 대표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 뒷감당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여권 주류는 여기서 정치적 공간을 키워나갈 수 있다. 한 정치 전문가는 8일 “여권 주류가 수정안을 밀어붙이면 가장 큰 정치적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정치권에는 내년 2월 정기국회에서 수정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상 수정안 통과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그럼에도 여권 주류가 수정안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수도권에 기반을 둔 정당 창당을 위한 수순”이라는 성급한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물론 원안 수정에 성공한다면 여권 주류로서는 최상의 결과다. 누구보다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기회가 생긴다. 여권 관계자는 “정 총리가 성공적으로 세종시를 수정하면 정 총리는 그동안 입은 내상을 치유하고 강력한 대권주자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대권 주자 확대를 꾀하는 친이계의 기대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다만 친박계인 윤상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세종시를 수정하려거든 충청민과 국민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정치적 퇴로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친이계는 세종시 수정안으로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표밭인 수도권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쥐고 있는 보수표를 확실하게 주류 쪽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여권의 분열이 일단 나쁘지만은 않다. 다만 자유선진당은 충남에서의 주도권을 박 전 대표에게 빼앗길 수 있다. 자유선진당의 한 의원은 “세종시는 이 대통령을 공격하고 충청 민심을 응집시킬 호재이지만 자유선진당 목소리가 부각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걱정했다. “박 전 대표도 떼내야 하고, 민주당도 떼내야 하는데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정책진단] 해외 이중국적 규정은

    많은 나라들이 출생 등으로 발생한 이중국적을 소극적으로 용인하지만, 국내에서는 철저히 자국인으로 생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국적선택제도를 운용하지만, 외국국적을 포기했다는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지 않아 사실상 이중국적을 묵인한다. 이중국적자가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법무대신(법무장관)이 최고(催告·독촉하는 통지) 절차를 거쳐 국적을 상실토록 하지만, 현재까지 이 같은 일이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고 한다. 또 귀화 외국인에 대해서도 원국적을 포기했다는 증명서를 제출받지 않는다. 미국은 이중국적을 장려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용인한다.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자국인이 미국시민권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지 않는 한 미국민으로 대우한다. 또 출입국할 때는 반드시 미국 여권을 사용하도록 강제한다. 캐나다는 1946년부터 귀화 외국인에게 원국적의 이탈을 요구하지 않고, 1997년에는 캐나다 시민이 외국 국적을 취득해도 시민권을 상실하지 않도록 법을 개정했다. 중남미는 1990년 이후 이중국적을 인정하는 추세다. 콜롬비아가 1991년, 도미니카공화국이 1994년, 에콰도르 및 코스타리카가 1995년, 브라질이 1996년, 멕시코가 1997년에 국적법을 개정해 외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이 이중국적을 유지하도록 허용했다. 타이완은 화교 정책상,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투자 유치 및 본국 귀환을 촉진하려고 이중국적을 활용한다. 국제협약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일고 있다. 1차 세계 대전 후 1930년 ‘헤이그 협약’은 “하나의 국적만을 인정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이익에 부합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1997년 유럽심의회의 유럽국적협약은 이중국적자를 용인하도록 규정을 바꾸었다. 출생이나 혼인으로 이중국적을 부여받은 사람은 원국적을 보유하도록 허용(제14조)하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 귀화자에게 원국적을 포기하도록 요구할 수 없다(제16조)고 명문화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세종시 어디로] ‘원안 수정’ 여권주류 속내

    “세종시, 대운하와는 다른 길로 간다.” 세종시 원안 수정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여권 주류가 ‘대운하 학습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친이 주류 모임인 안국포럼의 한 핵심의원은 8일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 논쟁 과정에서 얼마나 곤욕을 치렀느냐.”면서 “절대 그 길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류 의원도 “세종시 문제에서는 이 대통령이 ‘대운하 논쟁’처럼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논쟁의 중심되면 타격 심각” 이들이 거론하는 ‘대운하 학습효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선 ‘국민이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주류의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은 핵심공약인 대운하 사업을 국민이 반대해서 못했다. 거꾸로 세종시 원안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못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역으로 여론전에 자신있다는 말로도 들린다. 한나라당 내 친이 쪽에서 국민투표가 제안된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이 대통령이 총대를 메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휘발성 강한 논쟁에 끌려들었다가는 대운하 때처럼 이 대통령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대운하 때 이 대통령이 비난의 화살을 혼자 다 맞았다. 당시 정권 전체의 전력이 상당히 손상됐다.”고 털어놨다. 여권 주류는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40%를 넘어선 마당에, 이 대통령을 세종시 논쟁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증마저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논쟁에서 한발 비켜나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정부수정안→여론→MB 결단 順 복수의 친이 쪽 의원들은 ‘정부의 수정안 제시→정치권 논의→여론 주시→대통령 결단’ 순으로 세종시 논쟁이 매듭지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 의원은 “여론이 정부안을 지지하면 정부안대로 추진하면 되고, 반대한다면 원안대로 하면 될 것”이라면서 “이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여권 주류는 사실상 수정안 강행을 전제로 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핵심 의원은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며, 이에 따른 여권 주류의 방향도 설정됐다.”면서 “정부가 대안을 내놓고 이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재차 확인된 뒤에는 주류의 움직임이 더욱 일사불란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이 “적극 대처” 움직임 본격화 이미 정두언, 정태근 의원 등 친이 직계 소장파들이 지난 주말 모임을 갖고 세종시 문제에 적극 대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공성진·정태근·이은재 의원 등은 이번 대정부질문을 통해 정운찬 총리 지원에 나서면서 사실상 친박계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곧 안국포럼이 가세하고, 친이계 전체가 전면에 나서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류 내부에는 “집권 중반기에,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모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어차피 친이-친박 간의 대결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명분있게 국가적 어젠다를 놓고 벌이는 게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주류 내부에는 훨씬 더 많아 보인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공씨, 與의원과 中 술집 회동 확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6일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된 스테이트월셔CC 대표 공모(43)씨가 한나라당 의원 2~3명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품을 전달받은 의혹이 제기된 정·관계 인사들도 곧 소환할 방침이다. 공씨는 2004년 6월 경기 안성시 보개면 임야를 골프장 부지로 사들이면서 매입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 101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비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공씨가 평소 친분이 두터운 한나라당 현역 국회의원 2~3명에게 금품을 전달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치인들에게 전달된 돈이 합법적인 정치자금인지, 대가성이 포함된 뇌물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압수한 공씨의 컴퓨터에서 여권 정치인들과 중국의 한 술집에서 찍은 사진도 나와 금품이 해외에서 오갔는지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씨는 지난해 초부터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위원장과 중앙당 정보위원회 상임정보위원 등을 맡아왔다. 검찰은 또 골프장 인·허가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들이 금품을 받거나 정치권의 입김에 따라 부적절하게 행정 처리가 이뤄졌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중남미 신자유주의 20년 뭘 남겼나

    중남미 신자유주의 20년 뭘 남겼나

    라틴아메리카에서 민영화와 시장경제 개혁 등 신자유주의 정책이 도입된 계기는 1982년 외채위기였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외채이자 부담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중남미 국가들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워싱턴 컨센서스’라는 미명 아래 민영화와 시장 개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본격적인 시장경제 개혁이 시작된 1990년대부터 따져도 라틴아메리카에서 신자유주의의 실험 기간은 어느덧 20년을 헤아린다. ●시장개방·민영화에 따른 후유증 분석 이성형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가 쓴 ‘대홍수-라틴아메리카, 신자유주의 20년의 경험’(그린비 펴냄)은 중남미 국가들이 겪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공과를 꼼꼼하고 냉철한 시선으로 사례분석한 책이다. 라틴아메리카 전문가로 10여권의 관련 저서를 내놓은 바 있는 저자는 수차례의 현지 방문과 인터뷰, 경제지표와 사회지표, 설문조사를 통해 신자유주의 정책의 영향을 다각적으로 점검했다. ●양극화·고용불안으로 좌파 집권 붐 2000년대 들어 라틴아메리카에는 연쇄적으로 좌파 정부가 들어섰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아르헨티나의 키르치네르 부부, 브라질의 룰라, 칠레의 바첼레트,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등 중도좌파 정권이 넘쳐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약속했던 장밋빛 미래, 즉 빵과 일자리는 손에 들어오지 않고, 대신 극심한 양극화와 고용불안이 확산되면서 민심이 돌아선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시장개방과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국가들은 혹독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한·미FTA 당시 자주 비교됐던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결 이후 기대했던 경제 성장률은 별 성과가 없는 반면 대미 경제 의존도는 크게 심화됐다. 전력산업의 민영화를 신속하게 시행했던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독과점화에 따른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잦은 단전 등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에너지 기업처럼 전략적인 부문을 규제 장치 없이 민간의 손에 넘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들 국가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반면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는 신자유주의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이에 맞서기 위한 방법으로 실용주의와 반미 민중주의라는 독자적인 노선을 택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급격한 개혁 대신 긴축재정으로 금융위기를 돌파하고, 극빈층 생활을 개선하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은 풍부한 석유자원을 발판으로 신자유주의 일변도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반미 민중주의를 내세우며 라틴아메리카 공동체의 중심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브라질·베네수엘라의 독자노선 부각 저자는 라틴아메리카의 중도좌파 정권들이 신자유주의가 파괴한 사회정책을 다시 실시하고, 국제 사회에서 제3세계의 목소리를 옹호하는 등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인다. 룰라와 차베스가 주축이 되어 구성 중인 남미국가연합(UNASUR)이 라틴아메리카에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같이 통합 정도가 강하지는 않지만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광대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점 등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구 반대편 라틴아메리카의 20년 경험은, 이명박 정부 들어 더욱 가속화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곳곳에서 마찰음을 빚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李대통령, 세종시 원안추진 천명하라”

    “李대통령, 세종시 원안추진 천명하라”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4일 세종시 문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 국민에게 지난 대선 당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금 (여권이) 행정중심복합도시를 흔드는 것은 내년도 지방선거를 겨냥한 신지역주의 음모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원안 추진과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이전 변경 고시의 발표를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4대강 사업을 “국가적 재앙”이라고 규정하고, “4대강 사업은 국가의 미래 비전도 아니고, 강을 파헤친다고 경제가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급박한 사업은 더더욱 아니다.”며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의 전면 수정도 요구했다.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4대강 사업을 중단하면 최소 93조원의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어 3~5세 무상교육, 대학생 반값 등록금, 정규직 전환지원, 기초노령연금의 2배 인상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인 틀니 지원, 결식아동 지원, 저소득 가구에 대한 에너지 보조금 지급 등 민생예산을 관철시키겠다고 주장했다. 미디어관련법 논쟁과 관련해 이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절차상의 위법성과 권한침해 사실을 인정하며 사실상 국회에서의 재논의를 권고했다.”며 한나라당에 재개정 협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신종플루 확산, 자영업 위기, 쌀값 폭락 문제 등에 대해선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자영업자에 대한 종합지원 전략인 ‘자영업 전략 지도’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자영업 지원특위’ 설치도 제안했다. 쌀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비축미의 구매가격 현실화와 매입량 확대, 대북 쌀 지원 재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검찰 개혁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과잉 수사와 정치보복에 의한 정치적 타살”이라며 국회 내 검찰 개혁 특위 구성을 거듭 요구했다. 최근 불거진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도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제안한 ‘국회 선진화 방안’에 대해선 여당의 날치기와 강행처리 근절,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 선언, 모든 안건의 여야 합의 처리 약속 등을 전제로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서울광장] 조선왕릉은 말한다/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조선왕릉은 말한다/노주석 논설위원

    세종시 논란이 바야흐로 제2막에 접어들었다. 제1막의 주인공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면 제2막의 주인공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2막 1장은 각본상 주인공에 앞서 주연급 조연 두 명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다. 원안 수정과 원안 강행이라는 테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 있다. 둘 중 한 명이 제3막의 주연으로 점지받을지도 모른다. 세종시라…. 본래 명칭은 행정중심복합도시였다. 줄여서 ‘행복도시’라고 불렸는데 세종시로 이름을 바꿨다. 이해가 간다. 민족 최대의 성군 세종의 덕과 함포고복(含哺鼓腹)의 치세를 본받고자 작명했으리라. 그런데 세종시라는 이름이 괜스레 마음에 걸린다. 32년간의 덕치를 전후해 불었던 피바람이 떠올라서다. 얼마 전 다녀온 태종이 묻힌 헌릉과, 태조비 신덕왕후의 정릉에 얽힌 이야기도 생각났다. 저 멀리 영월 땅에 묻혀 있는 세종의 손자 단종의 애사(哀史)와 더불어. ‘왕자의 난’을 일으켜 보위에 오른 태종은 태조가 승하하자마자 영국대사관 자리에 있던 계모 신덕왕후의 능을 성 밖으로 옮겨 버렸다. 능이 있던 동네이름은 정동이지만 실제 능은 정릉동에 있는 까닭이다. 아들 방석을 왕으로 옹립하려던 계모를 후궁으로 격하시켰다. 조선 최초의 왕비이자 최초의 왕릉을 병풍석도, 난간석도 없이 묻었다. 260년 동안 후궁릉으로 수모를 당했다.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뺏긴 단종의 장릉은 유배지인 영월에 있다. 왕릉은 도성에서 100리 안에 둔다는 법도는 아랑곳없다. 죽은 지 241년 만에야 종묘에 부묘됐다. 궁궐이 삶의 기록이라면, 왕릉은 죽음의 기록이다. 지난 6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조선왕릉 40기에는 조선왕 27명이 재위한 518년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왕릉의 형태와 규모는 ‘산릉도감의궤’에 따라 만들어져 대동소이하지만 왕릉마다 사연은 남다르다. 함흥에서 옮겨심은 억새가 우거진 태조의 건원릉, 유일한 ‘여성 상위’ 왕릉인 인수대비와 덕종의 경릉, 도굴당해 가묘상태인 성종의 선릉, 뒤주 안에서 숨졌지만 아들 정조의 효심 덕분에 왕릉으로 부활한 사도세자의 융릉, 몰락하는 왕권을 상징하는 헌종의 삼연릉, 최고의 권력을 누렸으나 시신도 없이 봉분만 남은 명성황후와 고종의 홍릉…. 스토리가 없는 왕릉은 ‘죽음의 집’일 뿐이다. 조선왕은 국상 기간 중 선왕의 왕릉에서 정사를 시작해 왕릉에서 생을 마감했다. 왕릉은 권력이 지는 곳이자, 권력이 움트는 곳이다. 왕조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종 치세를 사이에 두고 전개됐던 피비린내 나는 권력의 찬탈사도 그 일부분이다. 세종시를 둘러싼 여야 간 대결국면이 급기야 여권 내 내홍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은, 유권자는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국민은 세종시에 대해 사심이 없다. 원안대로 하든, 수정하든 ‘제대로 잘~’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 타협하지 않겠다.”라는 이 대통령의 신념이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면 세종시에 목을 매는 이해관계인들을 설득해 매듭지었으면 한다. 수정안에 총대를 멘 정 총리와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하는 박 전 대표의 행보도 눈여겨볼 대상이다. 제2막의 주연과 조역들은 시간을 내서 서울근교 조선왕릉 답사여행이라도 한번 다녀오시기 바란다. 세종시라는 현안을 보는 안목이 달라질 것이다. ‘역사의 눈’으로 봐야 문제가 풀린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세종시 어디로] 세종시 여론수렴후 수정 ‘무게’

    [세종시 어디로] 세종시 여론수렴후 수정 ‘무게’

    ■ 李대통령 “숙고” 발언 배경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정국 최대쟁점으로 떠오른 세종시 문제에 의견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의 조찬회동에서 “세종시는 충분히 숙고해서 하는 게 좋으니까 당에서 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한 세종시 관련 발언은 언뜻 보면 원론적인 말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논란 상황에 비춰 곱씹어보면 이 대통령 구상이 어느 정도 투영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미 원안이 있는데 굳이 “충분히 숙고하는 게 좋다.”고 한 것은 원안 수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수정을 검토하되, 세종시 문제를 두고 여야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대립이 격화되면서 감정싸움 양상으로 비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시간을 갖고 여론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교하고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운찬 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에서 세종시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책 추진과정에서 나타나는 오해와 갈등은 진솔한 대화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가겠다.”고 말한 것도 당초 계획보다는 수정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선 세종시 논란 등과 관련해 가급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 전체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는 적당한 타협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정권에는 도움이 안될지라도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한때 오해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라고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세종시에 대한 언급으로 봐도 큰 무리가 없다. ‘충분히 숙의’하는 게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따라 세종시 수정 문제는 연말까지 속전속결로 추진되기보다는 내년 초로 넘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대안 마련과 국민설득 작업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는 쪽으로 방향이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야 간 극한 대치 속에 한나라당의 세종시 내홍이 친이·친박 간 계파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국의 불안정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친이·친박 간 대립각이 커지고 있어 여권 내 심각한 갈등국면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않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세종시 어디로] 親李 일부 “국민투표에 부치자”

    한나라당내 일부 친이 인사들이 친박 쪽의 세종시 원안 고수 주장에 대해 ‘국민투표 실시’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세종시 수정론을 두고 여권이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에서 정면 돌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의 약속 만큼 미래의 약속도 중요하다. 연내 세종시를 결론내야 한다.”면서 “국회 논의에 부치되 필요하다면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차명진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최종 결정은 국민이 해야 하며, 국민에게 선택권을 드리는 게 맞다.”면서 “국민투표를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권이 반대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원안 고수 입장을 거듭 밝힌 상황에서 여권 단독으로 수정론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국민투표 실시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이 내부에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친이 쪽 핵심의원인 정두언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세종시 문제는 ‘미연방’(未然防, 멀리 앞을 내다보고 미리 대비)과 ‘미생지신’(尾生之信, 미련하도록 약속을 굳게 지키는 것)의 싸움”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정운찬 총리를 비판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연내 세종시 수정방향과 원칙을 내놓고 여론의 올바른 판단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 시점에서 국민투표는 성급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기억은 전혀 없지만 한국은 언제나 나의 일부”

    “기억은 전혀 없지만 한국은 언제나 나의 일부”

    “노르웨이 경찰로 일하고 있지만 한국은 언제나 저의 일부입니다.” 노르웨이 올레순지방 경찰청 과학수사대에서 일하는 쿠르트 김 스티지(43)경감의 방한 소감이다.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11개월 만에 노르웨이로 입양된 스티지 경감은 2일 경찰청이 주관한 제4회 해외 한인경찰 초청행사의 일환으로 한국에 왔다.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1995년 경찰에 입문한 스티지 경감은 순찰, 교통업무를 거쳐 6년 전부터 과학수사대에서 일하고 있다.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좋아” 경찰에 입문하게 됐다. 돌이 되기도 전 입양된 스티지 경감은 한국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갓난아이였을 때 누군가 넣어준 한국 여권과, 그 안에 있던 ‘김선모’라는 이름이 그가 가진 한국에 대한 기억의 전부다. 친부모가 누구이고 왜 자신을 버렸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은 그의 일부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볼 때마다 ‘참 희한하게 생긴 노르웨이 사람이네.’라는 농담을 제 자신에게 해요. 한국은 어쨌든 저 자신의 일부예요. 올림픽에서 한국팀이 나오면 열심히 응원하는걸요.” 6년 전부터는 전남 순천에 있는 16세 소녀가장을 후원하는 일도 시작했다. 자신의 세 아이들에게 한국에 대한 기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노르웨이의 SOS단체에서 소년소녀가장돕기 캠페인을 했는데, 그때 한국에 있는 아이를 도와주기 시작했어요. 1년에 두세번 편지와 사진을 교환해요. 서로 좋아하는 음식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하고요.” 스티지 경감을 비롯해 미국, 덴마크, 러시아 등 세계 10개국에서 온 한인 경찰관 16명은 오는 7일까지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 남산타워와 아산 현대자동차 공장 등 한국 곳곳을 둘러볼 예정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설] 집권 2기, 진솔한 대화 다짐 실천하길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책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해와 갈등은 진솔한 대화를 통해 하나하나 풀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치권의 직접 참석 요청에도 불구, 이 대통령이 관행대로 정운찬 국무총리에게 시정연설을 대독시킨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지난 8, 9월에 청와대와 내각 진용을 대폭 개편한 뒤에 행한 첫 국회 시정연설의 의미를 가벼이 볼 수 없다. 이 대통령은 그러한 시정연설에서 ‘진솔한 대화’를 강조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경제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성장동력 확보에 힘써 왔다. 이번 시정연설은 한국이 빠른 속도로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깔고 있다. 경제체질 개선, 기업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서민들의 실질 생활이 나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집권 2기의 앞날이 만만치 않다. 정치·사회적 갈등 요소가 산적해 있다. 세종시, 4대강, 미디어법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 중이다.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 금지를 둘러싼 노동계 갈등 역시 심각하다. 이들 현안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새해 예산심의를 비롯한 국회 운영이 차질을 빚는 것을 넘어 모처럼 맞이한 경제회생의 기회가 날아갈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여권 내에서부터 ‘진솔한 대화’를 활성화시키길 바란다. 시정연설에서 언급조차 않은 세종시 문제로 여권내 갈등이 비등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 “충분히 숙고해서 하는 게 좋다.”고 했지만, 원론적 언급으로 진정될 일이 아니다. 친박(親朴)계 당직자가 사퇴하고, 친이(親李)계에서는 국민투표 얘기까지 나온다. 정부가 빨리 설득력 있는 수정대안을 만들어 내부 공감대를 이룬 뒤 야당과도 진정성을 갖고 대화해야 한다.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차원의 대화와 설득 노력을 통해 갈등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집권2기의 성패가 달렸다고 본다.
  • 파열음 與, 시끌시끌

    파열음 與, 시끌시끌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여권이 진퇴양난의 처지로 빠져들고 있다. 수정안을 마련하겠다는 정운찬 국무총리와 이에 반대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연일 정면 충돌하면서다. 정 총리가 “박 전 대표를 만나 설득하겠다.”고 한 것이 친박 진영을 자극한 양상이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1일 “지금은 정부가 앞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고 밝히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 아니냐.”면서 “정 총리의 발언이 더욱 불쾌한 것은 정치적 책임을 떠넘기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라고 발끈했다. 박 전 대표도 “정 총리가 잘 모르는 것”이라며 직접 나서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31일 부산에서 열린 한 불교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는 국회가 국민과 충청도민에게 한 약속이지 개인간 약속이 아니다. 그것을 뒤집자고 하는 건 의회 민주주의 시스템하에서 국민과의 약속이 얼마나 엄중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이라며 세종시 추진이 갖는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총리실에서 그저께 한 차례 전화 통화를 하고 싶다는 전갈을 받았는데 그 다음에 연락이 없었다.”면서 “(동의를 구하더라도) 국민들과 충청도민들에게 구해야지 나한테 할 일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친박 진영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정몽준 대표도 안상수 원내대표도 아직까지 원칙상 ‘원안 추진’을 고수하고 있는데 박 전 대표만 설득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양 발언한 것은 정략적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정 총리가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자신의 생각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을 뒤집는 결론을 먼저 내린 것이 옳으냐.”고 따졌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정복 의원은 “정 총리의 상황인식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면서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을 총리가 못 지키겠다고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친이 쪽 의원들은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전면에 나서 원안 수정을 주장해온 차명진 의원은 이날 “국민이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가 중요하고, 수정안에 어떤 내용을 담느냐가 핵심”이라면서 “지금은 괜히 감정 싸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 모임인 ‘여의포럼’이 3일 국회에서 세미나를 갖고 세종시 등 현안을 논의하는 데 이어 ‘안국포럼’ 출신 친이계 의원들도 6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정례 모임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세종시 문제가 여권을 심각하게 분열시킬 개연성도 감지된다. 현재 한나라당 주류와 비주류 일각에서는 ‘원안 수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수준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뿐이다. 수정안에는 찬성하면서도 대통령과 정부, 당이 먼저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사과한다면 어떤 수준이 돼야 하는지에도 의견이 갈린다. 이 같은 폭발성 때문에 일단은 정부가 어떤 안을 내놓을지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공식 입장은 대변인을 통해 받아 달라.”며 일제히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당의 한 관계자는 “결국 대통령과 정부가 끌고 나갈 일이며 이 과정에서 여권 내부의 격론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지운 김지훈기자 jj@seoul.co.kr
  • [사설] 與 세종시 갈등 해법은 대안 설득력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양상이 보기 흉하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건설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다시 한번 수정추진 의사를 밝혔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수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정 총리는 박 전 대표와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박 전 대표는 그를 일축했다. 이처럼 내홍이 깊어지는 이유는 양측이 이번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총리와 박 전 대표 모두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의 당위성만 강조해선 꼬인 매듭이 풀리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 수정 대안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느냐가 핵심이다. 박 전 대표는 일부 부처 이전의 약속을 지키고, 부족하면 ‘플러스 알파’로 자족기능을 높이자고 했다. 정 총리를 비롯한 수정론자들은 부작용이 많은 부처 이전은 철회하고, 다른 방식으로 자족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결국 수정론자들이 자족기능을 높이는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하면 충청인들의 반발이 약해지고, 박 전 대표를 설득할 여지가 생긴다.정 총리는 “기업·대학·연구소 등 여러 곳에서 세종시로 오고 싶어 하더라.”면서 ‘명품도시’로 만들 자신감을 피력했다. 하지만 추상적인 말보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중요하다. 빠른 시일 안에 수정대안을 마련해 박 전 대표 등 여권 내 반대세력은 물론 야당 측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국민과 충청도민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박 전 대표 역시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을 더 이상 확산시키지 말아야 한다. 정 총리와 대권후보 전초전을 벌이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준다면 박 전 대표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다. 정 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부가 내놓는 세종시 대안을 본 뒤 그와 관련한 최종 입장을 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 새국면 세종시·미디어법 주도권잡기… 요동치는 정치권

    새국면 세종시·미디어법 주도권잡기… 요동치는 정치권

    ■절정으로 치닫는 세종시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세종시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세종시 문제에 드라이브를 걸자 정치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권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정작 한나라당 안에서조차 엇갈린 기류가 흐른다. 일단 수도권 지역 의원과 친이 주류 진영에서는 10·28 재·보선도 끝난 만큼 세종시 수정론을 본격 제기,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이상 세종시 문제를 미룰 수 없고, 대안 제시가 늦어질수록 정치권의 소모적인 논쟁만 가열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도권 출신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당장 세종시 문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 올해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 쪽의 한 핵심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전 정권의 잘못된 정책판단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방치를 막기 위해 정부 안을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당에서도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인 임동규 의원은 세종시의 성격을 행정중심 복합도시에서 녹색첨단 복합도시로 바꾸고 행정도시로 중앙부처를 이전하는 계획의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을 전날 발의해 논의에 불을 댕겼다. 하지만 당내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미 ‘원안 고수’ 입장을 천명한 상황이다. 충청 출신의 비례대표 정진석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종시를 수정한다면 모법인 행정도시특별법을 바꿔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원안 고수’ 의견을 분명히 했다. 정 의원은 “야당이 바라는 것은 여권의 분열이다. 당에서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에 남경필 의원 등 일부 수도권 의원도 ‘원안 고수’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자칫 야당의 ‘꽃놀이패’가 될 수 있는 만큼 마냥 속도를 높여서는 안될 것”이라고 신중론을 주문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원안 고수’를 위해 총력 투쟁할 태세다. 변재일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과 정 총리가 걱정하는 일부 행정의 비효율성 문제는 처음부터 제기된 것으로, 법 제정 당시 한나라당과 합의하에 정부가 그 대책을 마련하도록 법에 명시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변 부의장은 이어 “더 이상 충청권 주민을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 수도권 주민도 더 이상 인구가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것은 원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 천안갑 출신인 양승조 의원은 “세종시 건설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500만 충청인에게 약속한 것이며, 한나라당이 집권하기 위해 온 국민에게 공약한 내용”이라면서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충청인은 물론 국가균형발전을 염원하는 국민의 정권퇴진 운동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유선진당은 이날 ‘세종시 백지화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한나라당 임 의원 등 10명을 ‘세종 10적’으로 규정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붉은넥타이’ 맨 미디어법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30일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5월 이후 5개월 남짓 만이다. 10·28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탄력을 받은 정 대표가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야성(野性)’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조문 기간을 마치고 ‘상복’을 벗은 셈이다. 특히 전날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무효청구 기각 결정에 따라 정 대표의 야성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헌재 결정에 반발하며 ‘미디어법 재개정’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또 한차례 원내 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헌재가 미디어법 처리 과정의 심의·의결권 침해, 일사부재의 원칙 위배 등 절차상 위법을 인정한 만큼 국회에서 정치적인 재협상을 통해 미디어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화가 가능하면 대화를 통해, 여당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국민과 함께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언론악법 재개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결기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과 율사 출신인 이춘석·조배숙 의원 등을 중심으로 ‘무효 언론악법 폐지 투쟁위원회’를 꾸렸다. 위원장을 맡은 박주선 최고위원은 “1996년 당시 신한국당이 날치기 처리한 노동법과 안기부법에 대해서도 헌재의 판시 요지에 따라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협상해서 1997년 3월20일 재의결했다.”면서 “선례가 있고, 미디어법도 위법성이 인정됐기 때문에 한나라당도 폐지 작업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쟁위는 늦어도 다음주 중반까지 미디어법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미디어법 재개정 논의를 위한 원내대표 협상을 한나라당에 제안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단호하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헌재의 미디어법 결정에 승복하지만, 미디어 산업발전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어떤 요구를 해도 재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헌재 결정을 ‘정치적 판단’이라고 규정하면서 헌법기관을 부정하고 법 제도에 불복종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우간다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책을”

    “우간다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책을”

    “우간다에 도서관을 짓고 싶다는 저희의 꿈이 그곳 아이들의 미래가 될 거예요. 아이들이 책을 보며 자신의 삶 너머 희망을 찾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아프리카 여행기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를 쓴 여행작가 오소희씨가 인세 절반을 기부해 지어진 우간다 카삼브야 지역의 도서관에 책 보내주기 운동을 시작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에서 애독자 20여명과 함께 그동안 모은 책 700여권을 배송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2월 아들 오중빈(8)군과 함께 탄자니아와 우간다 지역을 여행한 오씨는 키발레 지역을 여행하며 도서관을 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곳은 르완다 접경지역이라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많았어요. 5분 거리마다 고아원이 있었어요. 갈 곳 없고 할 것 없는 아이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오씨의 꿈은 월드비전을 만나 구체화됐다. 지난 5월 월드비전 우간다지부와 협력해 도서관 부지, 예산, 건축 방법 등 사업을 진행해나갔다. 오씨가 3쇄까지 찍은 인세 900여만원을 쾌척하고, 독자 100여명이 600여만원을 보태 건물 개축과 교과서 1000여권을 사는 데 썼다. 도서관은 카삼브야 지역의 성 요셉 중등학교 뒤편에 지어져 이 학교에 다니는 12~18세 청소년 300여명이 이용하게 된다. 오씨는 “아프리카에 가보면 건물은 지어졌지만 책이 없어 휑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영어책을 보내지만 돈이 더 모이면 우간다 현지 책을 사주고 싶다.”고 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한국국적 취득자 10명중 6명 “만족”

    한국국적 취득자 10명중 6명 “만족”

    결혼이민자 77.8%가 고국의 지인이나 친구에게 한국인과 결혼을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생활에 만족(10점 만점에 6.81점)하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30일 발표한 ‘체류 외국인 생활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이민자 10명 가운데 8명은 한국 국적을 취득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과 베트남 출신의 결혼이민자는 대부분(94%) 한국 국적을 취득할 생각이지만, 일본인은 40.3%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한국생활의 가장 힘든 점으로는 의사소통(59.1%)을 꼽았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차별(8.8%), 식생활(7.7%), 임금·취업문제(3.7%), 경제활동(3.1%), 병원이용·건강보험(1.1%) 등이 뒤따랐다. 국적취득자 10명 가운데 6명(63.7%)은 한국 생활에 만족하며 평균 만족도는 7점이었다. 그래서 58.9%가 주위 사람들에게 한국 국적 취득을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외국인에게 차별적인가.’라는 물음에 66.9%가 공감한다고 밝혔다. 차별요인으로 출신국가(51.0%), 언어(23.7%), 직업(11.6%), 피부색(10.4%) 등을 꼽았다. 이들은 다른 문화를 존중·인정하는 국민의식 전환(37.7%)과 한국어 교육 및 상담(26.4%)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중국적자들은 한국에 체류할 때도 미국 여권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이나 캐나다 국적이 있는 304명 가운데 80.6%가 한국에서도 외국 여권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특히 13.2%(외국 태생)가 국적법에 따라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하겠다고 답해 외국 국적을 포기하겠다는 응답(10.9%)보다 다소 높았다. 국적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76.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나 부모가 국제결혼해 이중국적자(응답자 210명)가 된 경우에는 11.0%가 한국 국적을, 47.6%가 외국 국적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차이를 보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출생에 따른 이중국적자는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 국적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는 법무부가 여론조사 업체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올 5∼6월 재한외국인 3547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95% 신뢰수준에서 오차 범위는 ±3.06%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모닝 브리핑] 임동규 의원 ‘세종시법 개정안’ 국회 제출

    여권 내에서 세종시 수정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이 29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가 총리실을 중심으로 세종시 성격 변경을 위한 새로운 대안 마련에 나설 예정인 데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론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다. 개정안은 세종시의 성격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녹색첨단복합도시’로 바꾸고, 행정도시로의 중앙부처 이전 계획을 폐지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세종시 건설 방향을 ▲녹색성장 중심의 복합형 자족도시 ▲신재생에너지 산업도시 ▲국제교육도시 ▲국제의료도시로 하는 내용 등을 추가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낮엔 대학강사 밤엔 간첩 ‘17년 이중생활’

    해외 유학 중 북한 대남공작원에게 포섭돼 17년간 각종 군사기밀 등을 북한에 넘겨주고 거액의 공작금을 받은 대학 강사가 검거됐다. ●인도 유학때 포섭… 軍기밀 넘겨 수원지검 공안부(변창훈 부장검사)와 국정원은 경기도내 모 대학 강사 이모(37)씨를 국가보안법상 간첩, 편의제공·금품수수, 특수잠입·탈출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이씨에게서 통신용 암호표 및 난수 해독 책자, 북에 제공한 군사자료 및 녹음자료 출력물, 북한 원전(原典) 등 30종 160점을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1992년 인도 델리대학 재학 중 북 ‘35호실’ 공작원 리진우에게 포섭된 뒤 93년과 95년 2차례 밀입북, 조선노동당에 가입했다. 밀입북 때에는 북한 공무여권을 사용했다. 이후 97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중국, 캄보디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9차례에 걸쳐 군 작전교범, 군사시설 위치 등을 리진우에게 전달하고 공작금으로 5만 600달러를 받았다. 이 공작금으로 인도 대학 학부와 국내 대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씨는 2006~2007년 민주평통 자문위원 신분으로 국정원 청사에서 열린 안보정세 설명회에 참석해 보이스레코더로 3급 비밀인 설명회 내용을 녹음하는 한편 수원공군비행장, 송탄미군비행장, 해병대사령부 등 군부대와 국회의사당과 미대사관 등 국가 중요시설의 GPS 좌표값 34개를 탐지해 그 자료를 북 공작원에게 전달했다. ●민주평통자문위원 신분으로 활동 이씨는 또 2006년 국회의사당 모 의원 사무실에서 국가기밀자료인 주외무관(駐外武官) 명단을 발견하고 몰래 가지고 나와 보관하고 있었다. 앞서 2001년 육군 모 사단 정훈장교로 복무 중 지상작전(육군 최상위 야전교범), 미작전요무령 등 군관련 자료 507종 5957쪽 분량을 CD로 제작해 북에 전달했다. 이씨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싱가포르에서 북 지도원에게서 황금색 노력훈장과 훈장증을 받았으며, 지령을 받고 기밀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2002년부터 매년 1회 한 번에 300~1만달러의 공작금을 받았다. ●공작금으로 박사과정·정계진출 노려 그는 리진우에게서 “정계에 진출하라.”, “국회의원 또는 시장이 되라”는 권유를 받는 등 제도권에서 활동하며 오피니언 리더로 성장 중이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대전에서 고교를 졸업한 이씨는 경찰관 아버지 밑에서 정상적으로 성장했으며 대학진학에 실패한 뒤 인도로 유학갔다가 대남 공작원에게 포섭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한나라 “쇄신만이 살 길” 민주 “압박만이 갈 길”

    한나라 “쇄신만이 살 길” 민주 “압박만이 갈 길”

    재·보선 하루 만인 29일 한나라당에는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론이 빠르게 확산됐다. 계파를 뛰어넘어 의견이 공유되고 있다는 점이 예전과 달랐다. 공개적으로는 당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 21’이 불을 지폈다. ‘민심은 책임있는 국정운영과 당쇄신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내고 쇄신 프로그램 마련을 당 지도부에 촉구했다. 김성식 의원은 “책임론을 제기하려는 게 아니라 민심에 눈높이를 맞추자는 것”이라며 조기 전대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몽준 대표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면서 “다만 이 체제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측면에서 조기 전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지도부로는 내년 지방선거 안된다” 친이 성향의 한 재선의원도 “현 지도부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인식이 퍼져 가면 어차피 지도부의 힘과 영향력도 날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내년 2월 조기전대 주장이 곧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성향의 3선 의원은 “누가 당을 이끌고 갈 것이냐에는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조기전대를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전했다. 조기 전대는 1차적으로는 국회의원들의 현실적인 ‘사활(死活)의 차원’에서 필요성이 제기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해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석을 한나라당이 잃는다면 현역 의원들은 차기 총선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李대통령 “분발하라는 채찍·격려” 일각에서는 ‘분당(分黨)을 막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에는 오로지 총선과 대선만 남아 계파간 긴장도가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사생결단식 전대가 치러지면서 당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지방선거라는 완충지대가 남아 있을 때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결과와 관련,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정부가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 분발하고 매진하라는 채찍과 격려를 보낸 것이므로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더욱 열심히 일하라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운 주현진기자 jj@seoul.co.kr “이명박 대통령이 내건 중도·실용, 친(親)서민 정책이 허상이었다는 걸 국민이 심판한 선거였다.”(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29일 곧장 이명박 정부를 몰아세웠다. 민심의 나침반이 ‘여권 독주의 견제’를 가리켰다고 해석했다. ‘정권 심판론’을 계속 부각시켜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심산이다. 최대 현안인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추진이 첫번째 공략 대상으로 설정됐다. 대통령 사돈 기업인 효성의 비자금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용산참사 등과 연계한 검찰 개혁 주장도 포함됐다. ●“수도권·충청 민심 극명하게 드러나”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고위정책회의를 열고 “수도권 선거 결과를 보면 4대강 사업을 중단하거나 유보하는 게 맞다.”며 예산심의 착수 전에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관철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세종시, 혁신도시 문제에 대한 충청도민의 염원이 무엇인지 충북 보궐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세종시 원안 추진을 압박했다. 경남 양산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한 것을 두고는 “검찰개혁을 꼭 해야 된다는 염원이 나타난 결과”라고 해석했다. ●정세균, 동교동계·親 대통합 의지 민주당은 원내 정책위를 중심으로 대여(對與) 공략 방안을 정비한 뒤 다음 달 5일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여권을 강도 높게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아직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으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당 일각에서 대두되지만, 4·29 재·보선에 이은 수도권 연승에 고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노영민 대변인은 “국민의 뜻을 더욱 겸손하게 받들 것이지만, 국민을 무시하는 정권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후보 단일화 없이 3승을 올린 성과를 계기로 진보진영과의 대통합 작업에도 고삐를 죌 예정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실무 당직자를 통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했다. 재·보선 승리를 발판으로 정 대표가 민주세력의 적통을 자임하고, 동교동계와 친노(親) 그룹과의 대통합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10·28 재·보선] 양산 한나라 박희태 당선자

    “큰 양산을 만들어 달라는 시민들의 뜻을 명심해 온 힘을 바치겠습니다.” 28일 경남 양산에서 접전끝에 승리한 한나라당 박희태 당선자는 “양산을 비약적이고 화끈하게 발전시키는데 6선 국회의원의 큰 정치력을 모두 쏟아붓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당선자는 “이번 선거기간에 양산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많은 시민들을 만나 그분들이 소망하는 것이 양산의 발전임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현 정권 창출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힘있는 추진력을 바탕으로 화끈한 양산 발전을 이뤄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자는 “부산·울산·경남의 모든 길이 양산으로 통하는 교통중심지, 다른 지역이 부러워하는 교육도시 양산, 시민들이 잘 살고 건강한 양산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화합의 명수로서, 이제 6선 의원으로서 정치적 경륜을 최대한 발휘해 당과 청와대, 정부와 힘을 합쳐 희망의 꽃을 활짝 피우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부산지하철의 양산 연장을 비롯해 4대강 사업을 통한 양산지역 대규모 휴양·레저·수변공원 조성, 양산시 신기동과 부산 기장군을 잇는 지방도 60호선의 조기개통 등 선거에서 약속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자는 “국회의장이 되면 좋겠지만 세상 일이야 알 수가 없다.”는 말로 국회의장직에 대한 희망을 대신했다. 경남 양산은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여겨져 당초 박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선거가 전·현 정권의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친노 인사들이 총 출동, 민주당 송인배 후보를 지원하고 여권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박 당선자는 막판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박 당선자는 경남 남해·하동에서 13~17대 국회의원과 민자당 대변인,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지난 총선에서는 공천에 탈락해 불출마했다가 이번 재선거에서 지역구를 양산으로 옮겨 대망의 6선에 성공했다. 양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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