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여권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성형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증자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자랑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 학위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635
  • 오세훈 12일 무상급식 긴급회견… 곽노현과 TV토론

    오세훈 12일 무상급식 긴급회견… 곽노현과 TV토론

    오는 24일 실시되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내년 대선 불출마 또는 시장직을 걸겠다는 뜻을 밝히기로 한 가운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주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를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면서 양측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오 “입장 밝혀야 할 것 같다” 오 시장은 12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정치적 입장’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적 거취를 밝힐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오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선 불출마 카드를 꺼내 들거나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서울시장직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실적으로는 정치적 부담이 큰 시장직을 거는 것보다 대선 불출마 카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민투표를 ‘오세훈의 대선 욕심이 빚어낸 참사’라고 주장해 온 야권의 정치 공세를 차단하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포함한 여권 대선주자들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오 시장은 이날 “본인의 거취에 대해 여론의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는 만큼 투표에 즈음한 시점에 입장을 밝혀야 할 것 같다.”며 거취 표명 의사를 내비친 뒤 “이번은 주민이 발의한 첫 투표인데 내가 직을 걸면 앞으로 주민투표를 하는 지방자치단체장도 직을 걸어야 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 수 있다.”며 숙고 끝에 결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곽 교육감은 이날 종로구 송월길 서울시교육청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24일로 예정된 무상급식 관련 주민투표에는 서울시교육청의 안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주민투표 결과 오 시장 측이 주장하는 ‘단계적 무상급식안’이 승리하더라도 이를 수용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곽 “16일 집행정지 여부 결론” 곽 교육감은 특히 이번 주민투표가 ‘예산에 대한 내용을 주민투표에 부칠 수 없다.’ ‘무상급식은 교육감의 사무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없다.’ 등 최소한 3가지 조항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이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무상급식 주민투표 집행정지 신청이 오는 16일 결론난다.”면서 “위법임이 분명한 만큼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져 실제 주민투표는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과 곽 교육감은 12일 TV토론을 갖고 본격적인 무상급식 정책 공방에 나선다. 전광삼·박건형·김효섭기자 kitsch@seoul.co.kr
  • [주민투표 본격 격돌] 정치적 배수진 오세훈 서울시장

    [주민투표 본격 격돌] 정치적 배수진 오세훈 서울시장

    오는 24일 치러지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오세훈 시장이 걸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적 거취는 크게 ‘내년 대선 불출마’와 서울시장직 사퇴로 압축된다. 오 시장이 12일 기자회견에서 대선 불출마 카드를 뽑을지, 아니면 서울시장직을 걸겠다는 뜻을 밝힐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배수진을 치고 주민투표에 임하겠다는 뜻인 것만은 분명하다. 12일 기자회견에서는 일단 서울시장직 사퇴보다는 대선 불출마 선언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선 불출마 선언은 “주민투표를 발판으로 대선 행보에 나서려 한다.”는 당 안팎의 정치 공세를 차단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 시장으로서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포함한 여권 대선주자들에게 보내는 협조 요청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대선 불출마 선언과 동시에 시장직을 걸거나, 일단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선거운동 경과를 지켜본 뒤 주민투표 직전 시장직까지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직까지 건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모든 것을 걸고 주민투표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이번 주민투표에 자신의 거취를 걸었을 때 떠안게 될 정치적 부담에 대해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에는 손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2011년 현재 오세훈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특히 “우선하는 가치를 관철하기 위한 툴(도구)과 책임감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대한민국에 몇 명이나 있겠느냐.”며 “합리적·개혁적 보수를 자처해 온 나로서는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주민투표 참여 자체가 저조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부재자투표 신고자가 10만 2000명에 달한다. 투표율로 환산하면 35.8%다. 결코 관심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호떡집에 불난 듯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에 패할 경우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자칫 서울시장직을 내놓고 대선 주자로 나서면 여권 대선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친박 진영은 물론이고 김문수 경기지사 측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를 “‘과잉 복지’로 가느냐, ‘지속가능한 복지’로 가느냐의 갈림길에서 유권자의 힘으로 선택을 결정하는 투표”라고 규정했다. 주민투표 이후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주민투표의 순수성을 폄훼함으로써 이익을 보는 집단이 과장한 프레임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여권 잠룡 중 한 명인 오 시장의 거취 표명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 내 대권 경쟁구도를 뒤흔들 변수임에 틀림없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한 명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시장직을 걸면 주민투표가 유권자 정족수(33.4%)를 채우지 못해 투표 자체가 무산되거나 패할 경우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에 임해야 할 한나라당으로서는 오 시장을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오 시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만 하고 주민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시장직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주민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오 시장이야 시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겠지만 서울시장을 야권에 빼앗기는 것보다는 총선과 대선에 그나마 부담이 적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특히 서울 지역 의원들로서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서울시장 선거와 함께 치를 경우 가뜩이나 힘든 선거를 더욱 힘들게 치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렇다 보니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주민투표 총력전’을 언급하며 본격 지원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무상급식 투표 결과를 망국적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사슬이 계속 이어지느냐, 아니면 단절하느냐를 판가름할 심판대로 여긴다.”면서 “대통령은 이번 투표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성심껏 도와야 한다는 의중을 갖고 있으며, 여권이 한마음으로 뭉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 참모도 “대통령은 평소 포퓰리즘의 폐해가 후대를 망칠 것이라는 우려를 자주 한다.”면서 “서울시와 대한민국의 명운을 건 투표를 당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내비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도 이날 야권의 투표 불참운동에 대해 “헌법 정신을 훼손하고 직접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정면 비판한 뒤 “투표 권장으로 당 방침을 바꿔 공당의 소임을 다하라.”며 전날 홍준표 대표에 이어 총력전을 촉구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해리포터 이긴 ‘Why?’ 출판한류 비결은

    해리포터 이긴 ‘Why?’ 출판한류 비결은

    세계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국내에서 해리포터보다 더 많이 팔린 책이 있다. 학습만화 시리즈 ‘Why?’다. 예림당에서 1989년 ‘왜?’란 제목으로 첫선을 보인 ‘Why?’ 시리즈는 지난 6월 누적 판매량 4000만부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판매된 해리포터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말 현재 3500만부다. 국내 출판업계에서 한 시리즈가 4000만부 이상 팔린 것은 ‘Why?’가 처음이다. 해외 36개국에 수출되는 ‘출판 한류’의 첨병이기도 하다. 백광균 예림당 기획이사는 8일 “드라마처럼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해 각 권마다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를 넣은 것이 (‘Why?’ 시리즈를 보고 또 보는) ‘중독’ 현상을 일으킨 비결”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등의 내용을 친절하게 풀어주는 학습만화는 1950년대 일본에서 시작됐다. 이런 일본 만화를 무조건 수입하던 국내 출판계는 1970년대부터 자체적으로 학습만화를 기획했다. 1980년대 말 10권짜리 과학만화 시리즈 ‘왜?’도 그렇게 해서 나왔다. 새 학설이 탄생하고 인터넷이 등장하는 등 환경이 바뀌자 예림당은 이에 맞춰 2001년 시리즈 이름을 ‘Why?’로 바꿨다. 이후 한국사, 세계사, 인문사회 등 100여권의 시리즈로 확장됐다. 앞으로 인물, 인문고전, 영어 문법 등으로 더 폭을 넓힐 예정이다. 2003년 중국, 타이완을 시작으로 프랑스, 러시아, 아랍어권 22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도 수출되고 있다. 이달부터는 학습만화의 본고장 일본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국내(EBS)는 물론, 이란·브라질 등에서도 방영됐다. 학부모들은 ‘Why?’ 시리즈의 강점으로 지식과 정보를 겸비한 점을 꼽는다. 지금의 30~40대 학부모들이 학습만화를 읽으며 자란 세대이다 보니 만화의 유익함을 이미 깨친 요인도 있다. 엄지, 꼼지 등 책마다 어린이 주인공이 등장해 아이들이 손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점도 인기비결 중 하나다.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는 모두 구어체라 친숙하다. ‘사전검열’을 통해 폭력적인 장면과 비속어 등도 철저하게 걸러낸다. 백 이사는 “미국에 사는 교포가 (‘Why?’ 시리즈에 나오는) ‘해파리에 물렸을 때 응급처치법’이 미국에서 배운 것과 다르다며 항의해 온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해파리에 물리면 알코올을 바르라고 가르치는 반면, ‘Why?’에서는 국립수산과학원의 검증을 받아 암모니아수를 바르라고 했던 것. 정답은? 두 방법 모두 책에 담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수배자, 버젓이 어학원을

    한국의 ‘영어 광풍’이 미국 갱단 소속 1급 살인 미수자까지 영어학원 강사로 불러왔다. 로스앤젤레스의 필리핀계 갱단 일원인 김모(33)씨가 14년간 도피 생활을 하며 서울 강남에서 부유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유명 어학원을 운영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주민등록이 말소된 해외 이민자로 신분을 바꿔 학원을 운영해 연간 1억 500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2대는 8일 미국에서 1급 살인 미수 혐의로 수배를 받다 국내에 입국, 다른 사람으로 신분을 세탁해 강남에서 I어학원을 설립·운영한 김씨를 사문서 위조 및 학원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학력을 속이고 김씨를 도와 어학원을 운영한 강모(36)씨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사 결과 미국에서 태어난 김씨는 19세 때인 1997년 갱단에서 활동하며 경쟁 조직인 멕시코계 갱단 2명에게 권총을 쏴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으로터 1급 살인 미수 혐의로 수배됐다. 김씨의 부모는 1976년 이민 갔으며, 영주권자로 알려졌다. 김씨는 그해 7월 한국으로 도피했다. 이듬해 삼촌의 도움으로 직권말소 상태인 해외이주자 이모(31)씨의 이름을 도용해 주민등록을 했다. 어렸을 때 해외로 이주하면 지문등록이 안 돼 행정 당국에서 본인 여부를 확인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악용한 김씨는 간단한 신분 확인 절차만 거친 뒤 이씨로 행세했다. 여권과 운전면허증을 새로 발급받거나 수차례 갱신하면서 무려 34차례에 걸쳐 대담하게 외국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특히 2008년 12월부터 강씨와 함께 강남구 신사동에 미국 수학능력시험(SAT) 강의를 전문으로 하는 어학원을 차린 뒤 직접 강의를 하거나 무자격 영어 강사를 고용해 수강생을 가르쳤다. 자신들의 미국 학력이 고졸에 불과하면서도 김씨는 UCLA대, 강씨는 샌디에이고주립대를 졸업했다고 속여 홍보했다. 김씨와 강씨는 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하다 만난 사이로 밝혀졌다. 이들은 주로 부유층 자녀인 초·중·고교생 50여명을 대상으로 최하 월 100만원 상당의 강의료를 받고 폐쇄적으로 학원을 운영해 왔다. 경찰 측은 “무자격 강사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 데다 ‘한국에서는 영어만 하면 돈 벌기 쉽다.’는 인식이 외국인들 사이에 팽배해 무자격 외국인 강사가 공공연히 수업을 하고 있다.”면서 “학원 법령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와 강씨 역시 학원법 등 국내법에 의해 처벌할 경우 처벌 수위가 경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에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면 법무부의 판단에 따라 미국으로 송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강동구의 못 말리는 책사랑

    강동구가 ‘책 읽는 도시’ 이미지를 탄탄히 구축하고 있다. 미니도서관, 책배달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 구정으로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지역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8일 강동구에 따르면 관할 내 4개 구립 도서관 회원은 8만 2000여명에 이른다. 강동구민 6명 중 1명은 도서 대출을 받거나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각종 문화행사·강좌에 참여한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강동구는 18개 동 주민센터마다 ‘작은 도서관’을 설치·운영하고, 8호선 천호역에는 도서관에 갈 시간이 없는 구민들을 위해 ‘미니 도서관’을 마련해 뒀다. 아울러 강동구는 ‘독서 도우미’ 제도을 운영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독서 활동도 돕고 있다. 보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이를 배달해 주는 시스템인데, 구립 도서관 4곳에서는 186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택배 서비스를 받고 있다. 또 재래시장에는 고객지원센터에 ‘시장문고’를, 명일동 지역에는 ‘찜질방 문고’를 설치해 어디서든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동구는 이런 노력으로 지난 5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서울시내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발전 성과 분석에서는 공공도서관 접근도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12~13일에는 한강 광나루 수영장에 ‘피서지 문고’를 설치해 수영장 피서객들도 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새마을문고 강동구지부 주최로, 신간 포함 책 2000여권이 비치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다. 피서지 문고에서는 ‘책 읽는 강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회원이 독서 캠페인도 벌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해리포터보다 더 많이 팔린 책 ‘WHY?’

     세계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국내에서 해리포터보다 더 많이 팔린 책이 있다. 학습만화 시리즈 ‘Why?’다.  예림당에서 1989년 ‘왜?’란 제목으로 첫 선을 보인 ‘Why?’ 시리즈는 지난 6월 누적 판매량 4000만부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판매된 해리포터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말 현재 3500만부다. 국내 출판업계에서 한 시리즈가 4000만부 이상 팔린 것은 ‘Why?’가 처음이다. 해외 34개국에 수출되는 ‘출판 한류’의 첨병이기도 하다.  백광균 예림당 기획이사는 8일 “드라마처럼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해 각 권마다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를 넣은 것이 (‘Why?’ 시리즈를 보고 또 보는) ‘중독’ 현상을 일으킨 비결”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등의 내용을 친절하게 풀어주는 학습만화는 1950년대 일본에서 시작됐다. 이런 일본 만화를 무조건 수입하던 국내 출판계는 1970년대부터 자체적으로 학습만화를 기획했다. 1980년대 말 10권짜리 과학만화 시리즈 ‘왜?’도 그렇게해서 나왔다. 새 학설이 탄생하고 인터넷이 등장하는 등 환경이 바뀌자 예림당은 이에 맞춰 2001년 시리즈 이름을 ‘Why?’로 바꿨다.  이후 한국사, 세계사, 인문사회 등 100여권의 시리즈로 확장됐다. 앞으로 인물, 인문고전, 영어 문법 등으로 더 폭을 넓힐 예정이다. 2003년 중국, 타이완을 시작으로 프랑스, 러시아, 아랍어권 22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도 수출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학습만화의 본고장 일본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국내(EBS)는 물론, 이란·브라질 등에서도 방영됐다.  학부모들은 ‘Why?’ 시리즈의 강점으로 지식과 정보를 겸비한 점을 꼽는다. 지금의 30~40대 학부모들이 학습만화를 읽으며 자란 세대이다 보니 만화의 유익함을 이미 깨친 요인도 있다.  엄지, 꼼지 등 책마다 어린이 주인공이 등장해 아이들이 손쉽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점도 인기비결 중 하나다.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화는 모두 구어체라 친숙하다. ‘사전검열’을 통해 폭력적인 장면과 비속어 등도 철저하게 걸러낸다.  백 이사는 “미국에 사는 교포가 (‘Why?’ 시리즈에 나오는) ‘해파리에 물렸을 때 응급처치법’이 미국에서 배운 것과 다르다며 항의해 온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해파리에 물리면 알코올을 바르라고 가르치는 반면, ‘Why?’에서는 국립수산과학원의 검증을 받아 암모니아수를 바르라고 했던 것. 정답은? 두 방법 모두 책에 담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취임 100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저출산 문제 해법’ 제기

    취임 100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저출산 문제 해법’ 제기

    취임 직후 ‘반값 등록금’을 들고 나와 여권내 ‘좌클릭’ 논쟁을 촉발한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이번엔 ‘전면 무상보육’ 카드를 뽑아 들었다. 세계에서도 바닥권에 머물고 있는 출산율을 높이고 중산층을 두껍게 하려면 아이를 낳을 때부터 만 5세가 될 때까지 국가가 보육을 책임져야 하며, 이를 위한 중장기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13일 취임 100일을 맞는 황 원내대표는 7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초등학교 전 단계의 국민 교육을 공교육·공보육 개념으로 갖고 국가가 책임을 지는 게 옳다.”면서 “0~4세 중 재정형편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가급적 많은 재원을 마련해 0세부터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소득 하위 70%에 대해 영유아 보육지원을 하고 있고 내년부터 만 5세 어린이 교육을 사실상 의무교육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황 원내대표는 “소득이 하위 70%에 드는 사람이라 해도 아파트나 자동차를 갖고 있으면 이를 인정받지 못하는 등 제도적인 미비점이 있고, 이 때문에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충분한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이것이 출산에 있어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지원 대상과 관련, “0~4세 모든 유아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되 우선 내년에 0세부터 하고 그 뒤에 1세, 2세, 3세로 확충해야 한다.”면서 “3~4년 내 영유아 보육·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관련 재정에 대해서는 “5세부터 (대상이) 내려가는 것보다 0세부터 올라가는 경우에 예산이 덜 들 것”이라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자금 3조원 내에서 할 수 있으며 0세에 대해서만 전면 무상보육을 할 경우 1조원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황 원내대표는 취임한 지 2주 되던 지난 5월 22일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에 대한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대학생·학부모·대학 관계자 등 전문가들과 두루 만나 토론을 하고 공청회와 당정협의를 거쳐 내년 예산 1조 5000억원 규모의 등록금 완화 방안을 내놨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대원칙하에 소득 계층 간 차등을 두는 장학제도, 학자금 대출제도 개선 등에 대해 여야 간 의견을 조정하고 최종적으로 이달 안에 정부와 단일안을 만들어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부실대학을 퇴출하기보다 국가가 인수해 국립대 형식으로 전환, 국내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 자녀와 외국 유학생들을 위해 운영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6) 피살 20대女, 전날 쓴 데스노트에 범인이름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16) 피살 20대女, 전날 쓴 데스노트에 범인이름이…

    2003년 12월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갑작스러운 한 통의 전화가 겨울밤 파출소의 한적함을 깨운다. “사…사람이 죽었어요. 도와주세요.” 신고인은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여자 친구 A(당시 24세)씨의 주검과 마주친 그는 떨고 있었다. A씨는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칼에 찔린 복부에서 난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자상의 크기는 1.7㎝로 작은 편이었지만 대동맥을 관통할 정도로 깊게 찔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첫 번째 칼부림은 바로 옆 탁자 아래에서 시작된 듯했다. 탁자 아래엔 비산(飛散·튀어 흩어짐) 혈흔과 적하(滴下·방울져 떨어짐) 혈흔이 섞여 있었다. A씨의 목에는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칼로 배를 공격한 후 범인은 확인사살을 하듯 A씨의 목을 다시 누른 것이다. 방어흔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범행은 순식간에 이뤄졌고 피해자는 반항 한번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찢어진 장부… 과학이 뒷장을 드러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일반 주택 2층을 개조해 만든 옷 도매가게였다. 주로 아프리카 쪽 바이어를 상대하는 매장은 흔한 입간판 하나 없어 일반인은 전혀 상점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탁자엔 바로 전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듯 음료수 캔과 비스킷, 거래장부가 놓여 있었다. 선풍기형 난로도 탁자를 향해 있었다. 피해자의 가방과 지갑은 모두 열려 있었고 책상서랍 안에 있던 260만원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문이나 창에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손님을 가장한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범인이 외국인이라면 수사 과정에서 곤란한 점이 적지 않다. 우선 한국 경찰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지문 자동검색 시스템(AFIS)을 이용할 수 없다. 불법 체류자라면 소재 파악도 쉽지 않다. 그렇게 고민만 깊어갈 즈음 지문 감식을 위해 거래 장부를 조사하던 수사관이 의문을 제기했다. “반장님, 장부 한 장이 비는데요. 5일 자가 없어요.”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앞장의 글자와 뒷장에 남아 있는 자국이 좀 달라 보인다는 점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흔적이 남은 장부를 찢어버린 것이라는 판단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흔(筆痕) 재생을 의뢰했다. 필흔 재생이란 볼펜이나 연필 등 필기구를 사용할 때 원본 뒤 종이의 눌린 자국을 통해 앞장의 글자를 복원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쓰면 필기구의 압력이 종이 뒷장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글씨를 쓴 사람이 펜을 얼마나 힘껏 눌렀는지, 필기구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음, 그다음 장까지도 필흔이 남을 수 있다. 통상 볼펜이나 연필은 원본 뒤 셋째 장까지 자국이 남는다. 하지만 사인펜으로 쓴 글씨는 다음 장에서도 흔적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사실 자국이라고 말하지만 육안이나 현미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도여서 이를 확인하는 데는 고가(3000만원가량)의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영국제 ‘ESDA2’가 쓰인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증거물(눌린 종이)을 기계에 넣은 후 그 위에 랩과 같은 특수필름을 평평하게 깐다. 진공상태에서 기계가 정전기를 발생시키면 필름에는 자연스럽게 글자 모양에 따라 요철이 생긴다. 필름을 15~20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특수 처리된 흑연가루를 뿌려주면 필름 위에 앞장에 썼던 글자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국과수가 복원한 페이지는 ‘제이’(Jay)라는 손님의 거래 내역서였다. 티셔츠와 바지, 점퍼 등 도합 640만원어치의 물품을 제이가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수사팀 입장에서 뜻밖의 횡재는 제이의 전화번호였다. 01×-8××-××××.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제이를 찾아 나섰다. ●장부 속 고객 ‘제이’를 잡아라 휴대전화 개통자는 나이지리아인 저스틴(당시 31세)이었다. 이태원 나이지리아인 밀집 지역을 탐문 조사한 결과 장부 속 제이는 저스틴과 동일 인물이었다. 제이란 이름은 위조 여권 속 가명이었다. 범인은 불안한 듯했다. 사건 뒤 저스틴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태원 녹사평역에 나타났다가 다시 한남동과 경기 동두천시로 옮겨갔다. 마지막 위치는 나이지리아인 밀집 지역인 안산시의 주택가로 확인됐다. 영장도 없는 상태에서 드넓은 주택가를 모두 뒤질 수는 없는 노릇. 특히 나이지리아인 지역 사회에 잘못 들이닥치면 오히려 경찰이 떴다는 것을 저스틴에게 알려주는 꼴이 될 게 뻔했다. 경찰은 비용 때문에 휴대전화보다는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화 이용 유형에 착안했다. 인근 공중전화 10군데를 골라 잠복에 나섰다. 그렇게 한 지 3일. 저스틴은 전화를 걸고 나오다 공중전화 앞에서 검거됐다. 저스틴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범행을 부인하기에는 증거나 정황이 너무나 분명했다. 우선 현장에 남은 음료수 캔의 지문이 그의 것과 일치했다. 특히 자취방에서 찾아낸 비닐봉지에서 숨진 A씨의 혈흔이 발견되자 그는 죄를 벗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저스틴은 범행을 저지르기 14개월 전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비자 유효 기간이 만료돼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막막해지자 그는 범행을 결심했다.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 곳은 전에 친구와 들렀던 A씨의 가게였다. 인적이 뜸한 데다 여자들만 있어 강도를 하기도 쉬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저스틴은 자신을 나이지리아에서 온 바이어라고 속이고 범행 전날인 12월 5일 옷가게에 들렀다. 모처럼 온 큰 손님에 반가워하며 A씨가 장부를 적어 나가는 동안 그는 내부구조와 현금의 위치, 도주 경로 등을 살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범행에 쓸 과도도 구입했다. 범행 당일인 6일, A씨가 3시간에 걸쳐 옷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저스틴은 칼을 쓸 타이밍을 노렸다. 그리고 무참하게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가게를 나오는 순간 저스틴의 머리에 불안이 엄습했다. 자기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장부가 떠올랐다. 그는 장부의 마지막 장을 깔끔히 찢어내는 용의주도함으로 범행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장은 끝내 그를 스스로 옭아매는 증거가 됐다. 불안은 그렇게 범인의 영혼을 잠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죽은 여성이 범인에게 남긴 데스노트가 살인자를 지목하다

      2003년 12월 6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갑작스런 한통의 전화가 겨울밤 파출소의 한적함을 깨운다.  “사, 사람이 죽었어요. 도와주세요.”  신고인은 외국인이었다. 한국인 여자친구 A(당시 24세)의 주검과 마주친 그는 떨고 있었다.  A씨는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칼에 찔린 복부에서 난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자상의 크기는 1.7㎝로 작은 편이었지만 대동맥을 관통할 정도로 깊게 찔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첫번째 칼부림은 바로 옆 탁자에 아래에서 시작된 듯했다. 탁자 아래엔 비산(飛散·튀어 흩어짐) 혈흔과 적하(滴下·방울져 떨어짐) 혈흔이 섞여 있었다. A씨의 목에는 손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칼로 배를 공격한 후 범인은 확인사살을 하듯 A씨의 목을 다시 누른 것이다. 방어흔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범행은 순식간이었고 피해자는 반항 한번 못한 채 숨을 거뒀다.   찢어진 장부, 과학이 뒷장을 드러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일반주택 2층을 개조해 만든 옷 도매가게. 주로 아프리카쪽 바이어를 상대하는 매장은 흔한 입간판 하나 없어 일반인은 전혀 상점이라고 상상할 수 없었다. 탁자엔 바로 전까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듯 음료수 캔과 비스킷, 거래장부가 놓여 있었다. 선풍기형 난로도 탁자를 향해 있었다. 피해자의 가방과 지갑은 모두 열렸고 책상서랍 안에 있던 260만원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문이나 창에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은 손님을 가장한 강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범인이 외국인이라면 수사과정에 곤란한 점이 적지않다. 우선 한국경찰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를 이용할 수 없다. 불법체류자라면 소재 파악도 쉽지 않다. 그렇게 고민만 깊어갈 즈음 지문 감식을 위해 거래장부를 조사하던 수사관이 의문을 제기했다.  “반장님, 장부 페이지가 한장이 비는데요. 5일자가 없어요.”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앞장의 글자와 뒷장에 남아 있는 자국이 좀 달라 보인다는 점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흔적이 남은 장부를 찢어버린 것이라는 판단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필흔(筆痕) 재생을 의뢰했다.  필흔 재생이란 볼펜이나 연필 등 필기구를 사용할 때 원본 뒤 종이의 눌린 자국을 통해 앞장의 글자를 복원하는 작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글씨를 쓰면 필기구의 압력이 종이 뒷장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글씨를 쓴 사람이 펜을 얼마나 힘껏 눌렀느냐, 필기구가 무엇이냐에 따라 2번째와 3번째 페이지까지도 필흔이 남을 수있다. 통상 볼펜이나 연필은 원본 뒤 3번째 장까지 자국이 남는다. 하지만 사인펜으로 쓴 글씨는 다음 장에서도 흔적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  사실 자국이라고 말하지만, 육안이나 현미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도여서 이를 확인하는 데는 고가(3000만원가량)의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영국제 ‘ESDA2’가 쓰인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증거물(눌린 종이)을 기계에 넣은 후 그 위에 랩과 같은 특수필름을 평평하게 깐다. 진공상태에서 기계가 정전기를 발생시키면 필름은 자연스럽게 글자모양에 따라 요철이 생긴다. 필름을 15~20도 정도 기울인 상태에서 특수처리된 흑연가루를 뿌려주면 필름 위에 앞장에 썼던 글자들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국과원이 복원한 페이지는 ‘제이’(Jay)라는 손님의 거래내역서였다. 티셔츠와 바지, 점퍼 등 도합 640만원어치의 물품을 제이가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수사팀 입장에서 뜻밖의 횡재는 제이의 전화번호였다. 01×-8××-××××.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제이를 찾아 나섰다. 장부 속 고객 ‘제이’를 잡아라  휴대전화 개통자는 나이지리안인 저스틴(당시 31세)이었다. 이태원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을 탐문조사한 결과 장부 속 제이는 저스틴과 동일인물이었다. 제이란 이름은 위조여권 속 가명이였다.  범인은 불안한듯 했다. 사건 뒤 저스틴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태원 녹사평역에 나타났다가 다시 한남동과 경기 동두천시로 옮겨갔다. 마지막 위치는 나이지리아인 밀집지역인 안산시의 주택가로 확인됐다.  영장도 없는 상태에서 드넓은 주택가를 모두 뒤질 수는 없는 노릇. 특히 나이지리아인 지역사회에 잘못 들이닥치면 오히려 경찰이 떴다는 것을 저스틴에게 알려주는 꼴이 될 게 뻔했다. 경찰은 비용 때문에 휴대전화보다는 공중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전화이용 패턴에 착안했다. 인근 공중전화 10군데를 골라 잠복에 나섰다. 그렇게 한지 3일. 저스틴은 전화를 걸러 슬리퍼를 끌고 나오다 공중전화 앞에서 검거됐다.  저스틴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굳게 닫았다. 하지만 범행을 부인하기에는 증거나 정황이 너무나 분명했다. 우선 현장에 남은 음료수 캔의 지문이 그의 것과 일치했다. 특히 자취방에서 찾아낸 비닐봉지에서 숨진 A씨의 혈흔이 발견되자 그는 죄를 벗기 위한 노력을 완전히 포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저스틴은 범행을 저지르기 14개월 전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돼 불법 체류자가 되면서 일자리 찾기가 극도로 어려워졌다. 먹고사는 것 자체가 막막해지자 그는 범행을 결심했다.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른 곳은 전에 친구와 들렀던 A씨의 가게였다. 인적이 뜸한 데다 여자들만 있어 강도를 하기도 쉬우리라 판단했다.  저스틴은 자기를 나이지리아에서 온 바이어라고 속이고 범행 전날인 12월 5일 옷가게에 들렀다. 모처럼 큰 손님에 반가워 A씨가 장부를 적어 나가는 동안 그는 내부구조와 현금의 위치, 도주경로 등을 살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범행에 쓸 과도도 구입했다.  범행 당일인 6일, A씨가 3시간에 걸쳐 옷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저스틴은 칼을 쓸 타이밍을 노렸다. 그리고 무참하게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가게를 나오는 순간 저스틴의 머리에 불안이 엄습했다. 자기의 전화번호와 이름이 적힌 장부가 떠올랐다. 그는 장부의 마지막 장을 깔끔히 찢어내는 용의주도함으로 범행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 장은 끝내 그를 스스로 옭아매는 증거가 됐다. 불안은 그렇게 범인의 영혼을 잠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 한나라당 ‘물갈이론’ 일파만파… 공천 열쇠 쥔 김정권 사무총장 인터뷰

    한나라당 ‘물갈이론’ 일파만파… 공천 열쇠 쥔 김정권 사무총장 인터뷰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최근 여권에서 일고 있는 19대 총선 물갈이론의 ‘진앙(震央)’ 중 하나다. 홍준표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앉힌, 그래서 당내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빚’이 적은 이 ‘홍준표의 남자’는 지난 3일 ‘자발적 용퇴론’을 주창, 당을 후끈 달궈 놓았다. “내년 대선을 위해 총선에서 자기 희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그의 말에 제 발 저린 중진들은 펄쩍 뛰고 있다. 김 총장이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물갈이론’ 2탄을 터뜨렸다. 출마할 지역구 물색에 여념이 없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타깃이 됐다. 그는 “서울 강남과 같은 당의 텃밭 지역에 비례대표 의원들이 (공천 받으러) 몰려간다면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또 다른 후폭풍을 예고했다. →실제 강남권과 영남지역 등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이 공천을 위해 뛴다는 얘기도 많은데. -좋은 인재들이 특정 지역에만 쏠리면 당의 총선 전략에는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낭비이자 비효율이다. →‘연말·연초에 불출마 선언이 잇따를 것’이라고 엊그제 말했다. 사실상 물갈이 지지 발언 아닌가. -당이 힘들면 17대 때 김용갑 전 의원처럼 결단을 내릴 분들이 있을 것이다. 다만 여론수렴도 없이 벌써부터 안 나온다고 선언하는 것도 정치적 도리가 아니다. 속마음을 겉으로 표현할 적정 시점이 연말·연초다. →최근 주호영 인재영입위원장이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 ‘40% 물갈이론’를 제기했는데. -17·18대 총선 당시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이 그 정도였다는 일반론이다. 공천에서 몇 %를 교체한다고 정해놓고 짜맞추기 식으로 하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 18대 공천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는 총선·대선이 같은 해에 있다. 현실적으로 현역 의원이 공천받는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 위원장이 나이·선수·지역 등 구체적인 물갈이 조건도 제시했다. 대상인 ‘영남 3선 이상 중진 의원’ 상당수는 친박근혜(친박)계다. 때문에 친박계에 대한 이간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18대 공천에서 불신이 쌓인 결과다. 나이가 많은 다선 의원 중에 역할을 120% 발휘하는 분들도 있다. 인재영입위원회에서 영입한 인재들에게 모두 공천을 준다면 공천심사위가 있을 필요가 없다. 다만 국민 정서를 감안해서 공천할 필요는 있다. 내년 총선은 이기는 선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당장 박희태·정의화·김형오·이상득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장·부의장 출마와 공천도 뜨거운 감자다. -의장·부의장을 했기 때문에 공천을 안 준다기보다는 과거에 이런 역할을 한 뒤 스스로 그만둔 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판단할 몫이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역구(대구 달성) 출마 발언이 화제가 됐다. 당 입장에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박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맡는 게 도움이 되나.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정치인이다. 과거에도 당 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전국에 지원 유세를 다닌 사례가 많다. 박 전 대표가 어디를 나가든 본인이 판단할 문제다. 박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총선에서 유불리를 따져가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서울 강남권이나 영남은 전략 공천이 낫나, 상향식 공천이 낫나. -다 전략 공천을 해서는 안 된다. 강남·영남에서도 아주 어렵게 선거했던 지역도 적지 않다. 강남·영남을 포함해 전략공천을 해야 할 곳이 자연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손님(영입 인재)을 초대하면 윗목(경합·열세지역)이 아닌 아랫목(우세지역)을 내줘야할 텐데. -당내 분란을 일으킬 질문이다(웃음). 좋은 인재 있으면 그에 걸맞게 대우를 해야 한다. →초대 손님들은 전략 공천으로 가나. -모두 전략 공천할 수는 없다. 경선을 거쳐야 할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영입 인사들을 잘 파악해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과정에서 당내 계파에 대한 안배도 이뤄지나. -계파 안배 없이 어떻게 공천 하겠나. 당에서 친이·친박 떼내면 누가 남나. 현실 속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가야 한다. →홍준표 대표가 사고당협위원장을 측근들이 맡도록 해 공천의 발판을 만들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기우다. 홍 대표는 계파나 조직을 만들면서 살지 않았다. 나도 특위에서 가능한 한 발언을 자제하고 특정 후보를 내세우지 않을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8월 임시국회 ‘열쇠’ 못 찾는 여야

    여야가 합의한 8월 임시국회 개회가 임박했지만 순항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북한인권법안,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와 대학 구조조정 관련 법안의 처리에 집중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반값 등록금’을 제외하고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해 추경예산 입장차 민주당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이 8월에 처리하려는 22개 중점 법안에 민생 법안은 없다.”면서 “정략적으로 소집되는 국회에는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원내 관계자는 “교과위에서 등록금 관련 부수법안을 심의할 것 아니냐. 민생 국회가 아니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당장 등록금 문제만 하더라도 접근법이 다르다. 민주당은 조만간 2학기 등록금 납부가 시작되는 만큼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 ‘반값 등록금’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권에서는 명목등록금 인하를 놓고 정부가 속시원한 예산지원 신호를 주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한나라당 지도부도 명목등록금 인하냐, 소득계층별 차등 지원이냐를 놓고 미묘한 입장 차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진重 청문회 개최 이견 수해 대책도 여야의 방향이 다르다. 민주당은 “올해 초 구제역 사태로 예비비가 바닥난 만큼 추경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이재민을 도울 수 없다.”며 추경예산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방재 시스템을 전면 손질하라는 여론이 더 높다.”며 추경 편성에 반대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놓고서도 여야는 팽팽하게 맞서 있다. 민주당은 즉각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국회 환경노동위가 청문회를 열어 정리해고 사태를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한진중공업 크레인 위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먼저 내려와야 청문회가 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저축銀 국정조사 특위도 난항 국회의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특위는 이번 주에 총리실·감사원·국세청·금융감독원·대검찰청 등의 기관보고를 받지만 대상 기관들의 비협조로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정두언 특위 위원장은 “1일까지 증인이 채택되지 않으면 청문회가 무산될 수밖에 없다. 결국 특검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피해자 구제책과 관련, “활동 시한인 오는 12일까지 특단의 대책을 내놓겠다.”면서 “통상적 수준을 뛰어넘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저축은행 정상화뱅크(배드뱅크)를 세우자는 아이디어, 기금을 만들자는 방안 등이 나와 있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생약 한약 기능식품 통섭 사전 발간

    순천대 한약자원학과 박종철(57) 교수가 생약과 한약, 식품에 대한 정보를 1권에 펴내 주목받고 있다. 순천대는 “박 교수가 최근 생약과 한약, 식품 분야를 통틀어 이용할 수 있는, 국내에서는 처음인 새로운 형태의 지침서인 ‘생약 한약 기능식품 통섭사전’을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656쪽 분량의 이 책은 생약, 한약, 식품 등 3편으로 나눠져 있으며, 생약편의 경우 대한약전과 대한약전외한약(생약) 규격집에 수록된 529종 생약의 기원, 라틴어와 영어 등의 생약명을 담고 있다. 한약편은 동의보감과 방약합편에 수록된 약이 되는 채소와 과일, 풀, 나무, 곡식, 짐승 등 950종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식품편에서는 식품공전과 건강기능식품 법령에 수록된 식품을 사용 가능한 원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료, 불가능한 원료 등으로 나눠 각각 설명하고 건강기능식품의 개별 기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밖에도 약에 얽힌 이야기, 한의약, 천연신약, 식품관련 법령, 한·중·일 식물원 등도 소개하는 등 전문가는 물론 실무에 종사하는 제조업자들에게도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전망이다. 박 교수는 “한약학, 한의학, 생약학, 식품학 분야는 서로 비슷한 식품재료를 다루는 터라 이런 형태의 통섭사전이 있다면 관련 분야 학문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발간 배경을 밝혔다. 순천대 김치연구소장으로 김치 전문가로도 널리 알려진 박 교수는 10여권의 김치 관련 책을 펴내기도 했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폭풍전야 강정마을… 여야 ‘일촉즉발’

    폭풍전야 강정마을… 여야 ‘일촉즉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한 정부의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 여당은 해군기지 건설의 불가피성을, 야당은 총력 저지를 각각 외치며 정면충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정치 쟁점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27일 “2007년 노무현 정권에서 결정된 아주 중요한 국책사업”이라면서 “주민보상이 끝났고 1000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투입됐는데 종북주의자 30여명의 반대 데모 때문에 중단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전 원내내표는 “야당의원들이 공사 중단을 선동하면서 정치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공사 저지 세력들은 입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사실상 북한 김정일 정권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는 종북세력들이 대부분”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레임덕을 조장하려는 불순 세력을 확실한 공권력 집행으로 엄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이미 확정된 사안에 대해 야당이 정치쟁점화하려 한다고 해서 우리가 모여서 당론을 모을 사안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민주당은 지도부가 현장을 방문하고, 최고위원회의와 원내대책회의에서 연이어 정부·여당의 해군기지 강행 추진을 맹비난하며 여권을 압박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공사 지역은 해안이 통바위로 돼 있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천연기념물 지역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데 해군기지를 건설하면서 그 바위를 깨겠다고 한다.”면서 “왜 주민들과 대화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하느냐.”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도 “정부는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고 주민이 자체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제주 해군기지 사태는 평화를 향한 대한민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면서 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때 추진된 사안이기는 하지만, 반전(反戰) 평화라는 당 정체성과 전국 정당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회피 논란이 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부 결론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은 “계엄 상황을 연출하는 파렴치한 행위”라면서 “무력 진압을 중단하고 연행된 사람들을 석방하라.”고 논평했다. 지난 25일 규탄 대회에 이어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등 야5당 공동진상조사단은 진상조사 결과를 곧 발표키로 했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재외동포 지역차별 없애고 받아들여야

    [장태평 징검다리] 재외동포 지역차별 없애고 받아들여야

    불법 체류 중인 중국 동포가 다른 사람 명의로 운전면허증과 여권을 부정 발급받았다는 이유로 최근 유죄 판결을 받고 강제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 그는 16년간 국내에 체류하면서 딱 한번 벌금 처분을 받은 것 외에는 불법행위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됐다. 재외 동포 가운데서도 아시아권 출신 동포들만 불법 체류로 인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그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많은 소개료를 부담하고, 또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책 없이 돌아가야 한다. 선진국 동포들은 불법 체류로 처벌받을 일이 거의 없도록 법을 집행하면서 말이다. ‘재외동포법’에는 어디에도 차별의 근거가 없다. 법 이전에 같은 피를 나눈 재외 동포에 대한 최소한의 동포애가 아쉽다. 아시아권에서 온 재외 동포들을 차별을 넘어 하루속히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하나둘이 아니다. 첫째, 차별 대우는 헌법 위반이다. 초창기 ‘재외동포법’은 중국과 옛 소련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차별하도록 규정했으나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았다. 2003년 11월 문제의 차별 조항이 개정됐다. 그러나 법 집행 현장에서는 여전히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 국내 노동시장을 교란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둘째, 해외 동포는 우리 민족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의 구성원이 될 권리가 있다. 이스라엘은 1950년부터 모든 유대인들은 이스라엘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는 ‘귀환법’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세계 어디에서 살든 유대인은 이스라엘에 입국한 다음 날 즉각 시민권을 받는다. 1990년 옛 소련 붕괴 이후 10년간 러시아에서 80만명이 귀국했다. 초기 3년 동안 50만명이 몰려와 큰 부담이 됐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이유로 입국을 제한하지는 않았다. 나중에 이들이 이스라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우리도 국민이 되기를 원하는 모든 동포들을 즉시 받아들이자. 이들은 그들이 살고 있던 나라와의 교역과 교류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재외 동포 가운데는 조국으로부터 보상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독립운동가의 후예들이다. 조국 독립을 기원하면서 이국땅에서 어려움을 겪은 우리 동족이다. 대한민국이 건국되는 시점에 돌아오지 못하고 살던 곳이 공산화되고 남북이 분단되면서 귀국이 늦어졌던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북한 주민과 다를 바 없다. 그런 점에서 이들을 잘 수용하는 것은 통일 후 2500만명의 북한 주민들을 순조롭게 대한민국 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자 준비이기도 하다. 베풀고 나누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하는 진정한 선진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넷째, 미래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농어촌에는 일할 사람이 없다. 지난해 농어업 인구는 324만명으로 10년 사이에 104만명이나 줄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줄어들지 걱정이다. 지역균형 발전도 사람이 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중소기업들의 인력난도 매우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현재 1.22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인구는 2050년에는 현재보다 640만명이 줄어든 4234만명 수준이 된다고 한다. 이 중 다문화 인구가 10% 이상으로 예상된다. 축소형 소수민족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정부는 최근 재외 동포의 장기 불법 체류를 일부 합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자 하는 모든 재외 동포들에게 자유로운 출입국과 경제활동의 권리를 ‘즉시’ 그리고 ‘동등하게’ 부여할 것을 제안한다. 현실적으로 다소 어려운 사회적 문제가 있더라도 말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들은 점점 현지화되고 말 것이다. 지금이 우리 민족을 키울 수 있는 그랜드 국가 플랜의 마지막 기회라는 절실함으로 대응하자.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고자 하는 모든 재외 동포들을 우리 국민으로 적극 받아들이자.
  • [대구 육상 한달 앞으로] 도핑 꿈도 꾸지마

    [대구 육상 한달 앞으로] 도핑 꿈도 꾸지마

    8월 27일 막이 오르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고강도 도핑방지 대책이 시행된다. 세계육상경기연맹(IAAF)과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체여권제도’를 도입했다. 선수들의 혈액과 소변 샘플을 수집해 프로필을 만든 뒤 약물검사에서 얻은 결과와 비교해 차이점을 찾는 방식으로 금지 약물 사용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생체여권의 프로필과 정기 검사 등으로 채집된 샘플을 비교해 특이한 변화가 있는 선수를 잡아내게 된다. 이외에도 선수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성적을 부풀리거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도핑 방지에 대한 대책을 그물망처럼 짜놨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와 조직위에서 선발한 도핑검사관은 불시에 선수들의 도핑 검사를 할 수 있다. 또 선수들은 자신이 언제 어디에서 훈련할지에 관한 소재 정보를 미리 세계반도핑기구(WADA) 관리시스템(ADAMS)에 등록해야 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민원서류 집에서 받으세요

    구로구는 다음 달 1일부터 ‘거동불편인 민원서류 무료배달제’를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1, 2급 중증장애인과 65세 이상 독거노인들이 전화로 민원서류를 신청하면 구 직원이 집까지 찾아가 전달한다. 신청 가능한 서류는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제적등·초본, 지방세 납부 증명서 등 본인확인이 필요한 민원사무 18종과 건축물대장, 토지대장, 임야대장 등 본인 확인이 필요 없는 민원사무 8종이다. 긴급민원은 4시간, 그렇지 않으면 8시간 안에 배달된다. 대상자는 7907명으로 집계됐다. 신청자가 급증하면 우체국과 택배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구 민원여권과(860-2301)로 신청하면 된다. 독거노인은 동 주민센터 주민생활지원팀장에게도 신청할 수 있다. 배달은 무료이지만 수수료는 방문 민원인과 똑같이 징수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은 복지공화국이다/박정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은 복지공화국이다/박정현 경제부장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서슬 퍼런 5공 시절 구청, 동사무소와 초·중학교 벽에는 ‘국정운영지표’라는 게 걸려 있었다. 첫째 민주주의의 토착화, 둘째 정의사회구현, 셋째 복지사회의 건설, 넷째 교육혁신과 문화창달이라는 ‘4대 국정지표’는 액자에 싸여 전두환 대통령의 사진과 나란히 걸려 있었다. 지금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31년 전만 해도 관공서의 분위기와 어울려 꽤 위압적으로 각인됐다. 교과서 외에서 복지라는 단어를 접한 것은 그 무렵이었다. 5공 출범 1년 뒤인 1981년 노인복지법을 만든 걸 보면 전두환의 복지사회 건설은 선전구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복지가 전두환 정부의 국정 세번째 중요한 순위로 자리매김한 것은 당연히 아니다. 성장위주의 경제정책 탓에 복지는 항상 후순위였다. 복지가 우리 생활 주변에 등장한 것은 국민의 정부 때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생산적 복지’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단순히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라는 개념은 수혜자의 모럴해저드를 차단하고 복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일조를 했다. 이듬해 나온 국민기초생활수급제는 노동이 있으면 돈을 지원해 주지만, 노동이 없으면 지원도 없다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복지였다.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자립형 복지라는 얘기다. 노인요양장기보험이 생긴 지 만 3년이 지났다. 치매나 중풍을 앓는 어르신들이 부담금의 75~80%를 나라의 도움을 얻어 시설이나 집에서 보살핌을 받는 제도다. 한해에 31만여명의 어르신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한달에 150만원 안팎이 들어가는 요양병원 비용 가운데 등급에 따라 어르신은 몇십만원만 내면 된다. ‘지공(지하철 공짜) 도사’는 고령화시대의 보편적인 복지수준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다. 지공도사는 65세가 넘어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천안이고 춘천이고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어르신을 일컫는 말이다. 나이를 탓하기보다는 즐기고, 한군데 모여 정적인 대화를 하기보다는 동적으로 움직이면서 활기 있는 생활을 하는 지공도사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 복지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1인당 국민소득 1만 5000달러 시대인 2005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복지 지출은 6.9% 수준이다. 영국은 17.2%, 미국은 13.9%로 우리나라의 두배가 넘는 돈을 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보험의 사각지대가 너무 커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고 지적하면서 복지를 더욱더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값 등록금을 비롯해 무상의료와 기초노령연금 확대, 무상교육 등의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이를 실현하는 데 적게는 41조원, 많게는 60조원이 추가로 들어가야 할 판이다. 이런 아이디어들을 모두 정책으로 채택하면 복지공화국이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도 복지정책을 쏟아내면서 본격적인 복지정책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복지정책을 내세우면 진보이고, 성장을 주장하면 보수라는 이분법적 구도는 최근 들어 물러졌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투표는 이념 대립과 갈등의 틀을 깨지 못한 상태라는 방증일 수도 있다. 여권에서는 벌써부터 대대적인 복지정책 공세를 펼 태세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을 광복절 메시지는 화합이라고 한다. 계층 간 화합은 곧 복지제도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당·정·청이 최근 회동에서 화합과 단결을 위해 ‘친서민 복지’를 키워드로 삼은 걸 보면 올가을 정기국회의 움직임을 미리 알 수 있다. 과천청사 관료들은 벌써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복지 정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총선과 대선이 다가올수록 복지정책은 더욱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문제는 쏟아지는 복지정책을 재정이 감내할 수 있는 선에서 현실화하느냐다. 고속도로 무료화, 고교 교육 무상화 등 파격적인 포퓰리즘 총선 공약으로 집권에 성공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반성과 남유럽 재정위기는 우리 복지정책의 반면교사이자 가이드라인이다. jhpark@seoul.co.kr
  • [서울플러스] 벽천물놀이장 피서지 문고 개설

    송파구(구청장 박춘희) 27일부터 29일까지 오금동에 있는 성내천 벽천물놀이장에서 물놀이를 하며 책도 읽을 수 있는 피서지 문고를 운영한다. 문고에는 위인전·창작동화·만화류 등 1000여권의 책이 비치되며 별도의 신분증 확인 절차 없이 무료로 빌려 볼 수 있다.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자치안전과 2147-2360.
  • 민주 복잡한 ‘숫자 마케팅’ 홍보 했지만 효과는 “글쎄”

    ‘3+1’(무상복지), ‘5+5’(반값 등록금), ‘10+2’(한·미 자유무역협정 재재협상 요구안). 민주당이 숫자 마케팅에 빠졌다. 여야 모두 ‘민생 복지’, ‘서민 경제’를 외치며 정책 경쟁에 나선 상황과 무관치 않다. 야당 입장에선 정책 공론화가 여의치 않다. 그렇다 보니 복잡하고 어려운 정책을 각인시키려면 숫자 마케팅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24일 “나열식으로 정리하면 정책이 산만하게 들린다. 숫자로 일목요연하게 모아 주면 대국민 설득전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연초 ‘3+1’(무상급식·의료·보육) 무상복지를 내세워 복지 논쟁을 시도했다. 반값 등록금 정책 논쟁이 불붙기 시작한 5월에는 5000억원 추경 편성과 5개 관련 법안 처리를 뼈대로 한 ‘5+5’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1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재협상을 요구할 때도 ‘10+2’라는 이름을 붙였다. 최근 경제 민주화를 다루는 당 기구를 발족하면서는 경제력 남용 방지를 위한 규제근거가 담긴 헌법 조항을 따 ‘헌법 119조 위원회’라는 명칭을 내세웠다. 숫자 마케팅은 18대 국회 초반기였던 2008년 말 여야 입법대치 상황에서 여권의 쟁점법안을 ‘MB 악법’으로 규정, 법안의 본래 명칭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작명했던 전략의 변형된 형태라고 한다. 손학규 대표도 최근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수치에 근거한 발언이 부쩍 늘었다. 핵심 측근은 “경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말하면서 수치를 대입하면 신뢰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숫자 마케팅은 불필요한 포퓰리즘 논란을 불렀다는 비판도 있다. 반값 등록금이 대표적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효율성에 기대 숫자 정치가 과도하면 무책임한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여권의 프레임에 기댄다는 평가도 있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내놓은 숫자 마케팅은 돈과 연관된 보수적 프레임”이라면서 “숫자 뒤에 숨은 경제 논리를 파고들 게 아니라 야당이라면 정신적 가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승부를 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毒? 藥? 손학규 대표 ‘한진重 시국회의’ 불참… 대권 가늠자 되나

    毒? 藥? 손학규 대표 ‘한진重 시국회의’ 불참… 대권 가늠자 되나

    24일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지도부는 몽땅 부산으로 달려갔다. 정리 해고 논란으로 파행이 거듭되고 있는 한진중공업을 찾아 ‘시국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온 종일 서울에 머물렀다. 서울 영등포 당사에도 출근하지 않은 채 지인들을 만나며 하루를 보냈다. ‘희망 시국회의 200’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날 행사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크레인 고공 투쟁을 벌인 지 200일째를 맞아 열렸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김진표 원내대표를 비롯,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야권과 시민사회, 학계, 종교계 279명이 집결했다. 손 대표는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에 이름만 올렸을 뿐 현장에 가지 않았다. 수권 정당이 되려면 균형 있는 대처가 필요하다며 한중 사태에 거리를 둬 온 지론을 굽히지 않았다. 손 대표의 핵심 측근은 “한진중공업 문제는 현장에 가고 안 가고가 아닌 해법을 내느냐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의 ‘소신’은 야권 내에서 적지 않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시국회의 불참에 따른 파열음은 다른 때보다 더욱 거세다. 기존 노사 문제, 부산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넘어 야권 통합과 노동정책 연대, 해법 모색을 함축하는 성격이 짙었기 때문이다. 당장 손 대표의 ‘한진 대처법’을 대권 주자로서 자격을 평가하는 가늠자로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마디로 손 대표가 야권 최우선 쟁점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범야권 단일후보 위상에서 보면 독(毒)이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재벌 문제에 견줘 노동 문제는 아직 사회적 연대가 미약한 상황에서 제1 야당 대표가 이 문제를 경원시하는 것은 대선 주자로서 득이 될 게 없다.”고 지적했다. 정체성 논란이 따라붙는다. 한진중공업 사태를 사회적 약자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충고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아직 진보개혁 진영의 확실한 도장을 받지 못한 손 대표가 갈등 해결을 소수자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신뢰를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손 대표의 비급진적인 행보가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반론도 있다. 이런 쪽에서는 (대선) 본선 확장력을 생각하면 중도와 진보를 아우르는 행보가 약(藥)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민주노총을 방문하고 한진중공업 노사 양쪽을 세 번이나 만나는 등 실질적인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안팎의 논란을 되받아쳤다. 오히려 시국회의 불참 논란을 정치적으로 몰고 간다는 의구심이 섞여 나온다. 또 다른 측근은 “한진중공업 문제에 수수방관하는 여권을 노려야지, 왜 엉뚱하게 손 대표를 겨냥하는지 모르겠다. (정동영 최고위원이) 차별화 전략에 빠진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정세균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성과 없는 대통합 말고 가능한 쪽이라도 선도 통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