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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용기 소유 ‘사치왕’ 타이 승려, 결국…

    전용기 소유 ‘사치왕’ 타이 승려, 결국…

    전용 제트기까지 소유해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타이 승려가 각종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속속히 드러나면서 결국 승복을 벗게 됐다. 14일 ‘방콕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타이 동북부 시사켓주(州) 불교국이 최근 출장을 빌미로 전용 제트기를 타고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폭로된 주지급 승려의 승적을 박탈하기로 했다. 논란이 된 승려는 현지에서 넨캄 스님으로 알려진 프라 위라폴(34). 이 승려는 해외 명품 선글라스와 최신형 전자기기 등을 지니고 개인 제트기에 탑승한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뒤부터 부정축재 등의 혐의를 받아왔다. 만 34세로 알려진 이 승려는 개인의 과거를 알아내는 신통력을 가졌다고 소문이 난 뒤부터 수십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축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 법무부 산하 특별조사국(DSI) 조사 결과, 그는 지금까지 총 1억 2400만 바트(약 44억 6000만원) 상당의 벤츠 등 고급 외제차 57대를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는 미성년자를 포함해 여러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2명의 자녀까지 둔 것으로 알려져 당국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를 두고 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부정축재 등 각종 비리에 휘말린 해당 승려는 출국한 뒤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어 당국은 그의 이름으로 개설된 은행 계좌를 동결하고 여권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유튜브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커버스토리-대한민국은 힐링 중] 힐링도 때론 독이 된다

    [커버스토리-대한민국은 힐링 중] 힐링도 때론 독이 된다

    ‘힐링’ 열풍을 타고 다양한 제품과 이벤트가 날개 돋친 듯 생산되고 판매되고 소비되고 있다. 힐링 서적, 힐링 음악, 힐링 푸드, 힐링 카페 등 앞머리에 붙은 힐링은 소비자의 주목도를 높이는 유용한 수단이 됐다. 특허청에 따르면 힐링과 관련된 상표 출원은 2008년 23개에서 2011년 65개로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에는 전년의 5.3배인 343개로 급증했다. 교보문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제목에 ‘힐링’이 들어간 책을 찾아보면 240여권의 이름이 주르륵 뜬다. 교보문고는 힐링, 위로, 멘토 등 이슈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출판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직원 관리에도 힐링을 내세우고 있다. LG전자는 각 사업장에 심리상담실을 설치해 개인 상담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라이프 코칭센터’에 심리 상담 전문가들을 배치했다. 사회공헌 활동도 힐링을 주제로 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사회복지사 및 사회복지서비스 실무 직원 60여명을 천안연수원으로 초청해 이틀간 ‘힐링&비전 캠프’를 열었다. 금융상품의 이름을 짓는 데도 힐링이 유행이다. 신용회복위원회는 금융 관련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에 연 3%의 금리로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새희망 힐링 펀드’란 이름을 붙였다. 신한은행의 ‘S힐링 여행적금’은 바쁜 일상 속에서 여행을 계획하고 목돈을 모으는 개인 및 개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올 초 포카리스웨트 광고는 파란 호수와 하얀 나무를 보여주며 힐링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근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광고는 차 안에서 빗소리를 듣는 모습을 담는 등 감성적으로 접근해 일종의 힐링이 됐다는 호평이 있었다. 사람들은 왜 힐링을 필요로 할까.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힐링을 힐링한다’라는 보고서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높아지면서 힐링이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1인 가구의 확산 등으로 생활 속에서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위로나 배려를 받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제는 발전했지만, 이와 반대로 자살률은 세계 최고인 것을 볼 때 경제 발전과 개인의 행복의 정도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힐링 열풍이 분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자신의 정신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치유법을 찾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힐링 열풍의 빛이 있다면 어둠도 있다. 힐링을 상술로 이용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서모(40·여)씨는 어머니의 휴식과 치료 등을 위해 지난해 11월 강원도에 있는 힐링센터에 1주일 일정으로 보낼 것을 계획하고 100만원을 이용대금으로 결제했다. 서씨는 칠순이 넘은 어머니가 힐링센터에서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상담 직원으로부터 반드시 꼭 센터 내 프로그램에 참석할 필요는 없고 식사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고령의 어머니는 4일 동안 혼자 쓸쓸하게 밥을 먹었을뿐더러 센터 관계자들은 서씨의 어머니에게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서씨가 계약을 취소하려 하자 센터 측은 4일간의 이용료 외에 위약금 10만원을 공제하려고 했다. 서씨는 한국소비자원에 이곳을 신고했다. 악덕 상혼으로 인한 피해 외에 힐링은 순간의 위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힐링받은 순간 ‘괜찮아’ 하면서 자신을 위로하더라도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에는 그런 위로의 말이 지겨워질 수 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순간적인 위로를 궁극적인 치유로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힐링을 통해 심리적으로 위안받는 것은 좋지만 미래가 불안한 현재의 사회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궁극적으로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생계에 쫓기는 사람은 힐링에서조차 소외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힐링의 상업화 속에서 또 다른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 있어 진정으로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심리 상담이나 생활 상담을 해 줄 수 있는 공적인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제가 어려우면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하기 때문에 개인의 욕구를 억누르게 되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성숙해지면 개인들의 마음 속 욕구가 터져나오게 된다”면서 “그것이 지금의 힐링 열풍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바람직한 힐링을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과 개인적 차원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면서 “직장, 학교 등 조직에서 잠시라도 짬을 내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거나 명상 시간을 갖는 등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귀태 파문’…회의록 정국 올스톱

    ‘귀태 파문’…회의록 정국 올스톱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 태어났다는 뜻) 발언 파문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여야 관계가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12일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의 전날 ‘귀태’ 발언을 “새 정부 정통성과 국민에 대한 직접 모독”으로 규정하면서 정국은 ‘올스톱’됐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저녁 김관영 대변인을 통해 유감을 표시하고 “국회 일정 정상화를 바란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경색 국면이 당장 해소될지는 불투명하다. 홍 원내대변인이 이날 오후 공식사과하고 당직을 사퇴했지만 지난 4월 트위터에 “박근혜가 대통령직을 도둑질했다”는 글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을 박근혜 정부 탄생의 정당성에 대한 부정으로 받아들였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며 국민과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정치적 사안에 나서는 것을 꺼려온 청와대가 맹공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새 정부 초반부터 국가정보원과 연계한 대선 부정 의혹을 제기해 온 민주당의 공격 수위가 “용인할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야권의 대선 불복은 곧 박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정당성 침해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홍 원내대변인의 발언은 ‘묵과할 수 없는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 등이 ‘불공정한 대선’ 등을 언급했을 때에도 대응은 자제했지만 이제 대선 불복 움직임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새누리당은 이날 예정됐던 회의록 예비열람은 물론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 보고서 채택 등 주요 원내 일정을 모두 취소하며 초강수를 뒀다. 황우여 대표는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원수 개인에 대한 직접적 명예훼손 및 모독이자 국민에 대한 모독으로 정치인으로서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전·현직 국가원수에 대해 모욕을 넘어 저주하는 내용의 얘기를 했다”면서 “절대 묵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힘을 실었다. 여권에서는 홍 원내대변인 발언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의 출산 그림으로 물의를 빚었던 홍성담 화백 건을 연상케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날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반응을 ‘꼬투리 잡기’라고 비판했지만 결국 당 대표 사과와 홍 원내대변인 사퇴 등으로 뒷수습에 나섰다. 국정원 국정조사 등의 정국을 이어가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종일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국가기록원이 법정 기한인 오는 15일까지 자료 제출을 하려면 늦어도 이번 주 안에 열람자료 목록 지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현실론도 작용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사과의 주체와 대상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사과로 받아들일지는 13일 논의를 거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4개국어 유창한 국제공항 女노숙인

    4개국어 유창한 국제공항 女노숙인

    지난달부터 멕시코공항에서 살고 있는 40대 여성이 언론에 소개됐다. 공항 당국은 여성의 가족을 애타게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여성은 45세 멕시코 여성이다. 멕시코 국적을 가진 그는 미국에서 멕시코 칸쿤으로 날아갔다. 지난달 30일 멕시코 여권을 갖고 입국한 그는 칸쿤공항을 떠나지 않았다. 국제공항터미널에서 숙식하면서 국제 노숙인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매일 오전 10시 여자는 어딘가 숨겨 보관하는 몽둥이를 들고 나선다. 공항 노숙인이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 기자 등 취재진을 향해선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위협한다. 경찰이 출동하면 “아무도 때리지 않았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 왜 시비냐.”면서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하지만 그는 언어에선 천재성을 보인다. 공항 관계자는 “그가 칸쿤공항에 도착한 외국인들과 유창한 외국어로 대화를 나누곤 한다”면서 “최소한 4개국어를 능숙하게 말한다”고 말했다. 칸쿤공항은 최근 그에게 의료검진을 받게 했다. 관계자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지만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면서 가족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사진=안테나산루이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국정원 ‘NLL포기 해석’ 성명 논란

    국가정보원이 또다시 정치적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10일 국정원이 배포한 A4용지 3쪽짜리 보도자료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정원은 ‘대변인 성명’이라는 이름의 보도자료를 통해 자체 태스크포스(TF) 구성 등 개혁 방안 마련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의 불가피성을 지도까지 곁들여 장황하게 설명했다.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이 사실상 ‘NLL 포기 취지’와 마찬가지라는 식의 해설을 덧붙여 야권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여권 일부에서도 여야가 ‘회의록 열람’에 합의해 사실상 ‘출구’를 찾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원이 쓸데없이 논란을 재촉발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개혁 주문 이후 뒤늦게 원론적인 수준의 개혁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한 세간의 비판을 우려해 NLL 논란을 재연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정원은 특히 “육지에서 휴전선에 배치된 우리 군대를 수원-양양선 이남으로 철수시키고 휴전선과 수원-양양선 사이를 남북공동관리지역으로 만든다면 ‘휴전선 포기’가 분명한 것과 같다”면서 NLL을 휴전선에 빗대 ‘NLL 포기’라는 점을 은연중에 강조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사실관계를 바로잡지 않으면 남재준 국정원장과 국정원 대변인을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소모적인 NLL 논쟁을 그만하자고 제안했고, 이후 NLL 논쟁이 다소 차분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오늘 다시 국정원이 불을 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NLL 논란 촉발 당사자인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국정원 주장대로 당시 김 국방위원장이 NLL 남쪽 공동어로구역을 주장할 때 노 전 대통령은 ‘NLL 기준’이나 ‘등거리·등면적’ 언급하지 않았다”며 국정원 해석을 옹호했다. 한편 국정원은 개혁안과 관련해 부서 통폐합과 조직 개편 등 그동안 강력한 자체 개혁을 추진해 왔다고 자평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 TF를 만들어 제2의 개혁 작업에 착수, 대내외 전문가들의 자문과 공청회 등을 열어 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놀이터서 그네 타고 책도 보고

    송파구가 지역 어린이 놀이터에 공유 개념으로 도서관을 접목시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송파구는 잠실 파크리오 아파트 단지 등 어린이놀이터 7곳과 공원 3곳에 부스형 공유도서관을 조성한다고 9일 밝혔다. 따라서 주민들은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를 볼 때나 공원에서 휴식할 때 등 언제든지 자율적으로 책을 교환할 수 있는 ‘도서관’을 가지게 됐다. 공유도서관은 100%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무인 도서관이다. 1~2개월마다 도서를 순환 비치해 주민 모두가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더했다. 앞서 파크리오 아파트 부녀회는 공유도서관에 비치될 책 1000여권을 기증받았다. 10일 오후 4시 공유도서관 개관식을 갖는다. 놀이터 공유도서관은 ‘2013년 상반기 송파구 아이디어 공모전’에 동상으로 채택됐다. 주민들이 매일 오가는 단지 내 놀이터에 도서관을 설치하자는 재미있는 발상을 담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여기에 서울시 공동체 활성화 사업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으면서 현실로 이뤄졌다. 구는 공유도서관을 이웃 소통 장소로 기대하고 있다. 층간소음과 같은 공동주택 내 갈등이 단절된 이웃 관계에서 발생한다고 판단,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개방성과 접근성이 높은 놀이터를 택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아시아나機 사고] “정신·신체적 충격 너무 커… 짐·여권 죄다 분실”

    [아시아나機 사고] “정신·신체적 충격 너무 커… 짐·여권 죄다 분실”

    “출국하자마자 이런 사고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죠. 교통 사고를 당한 듯 몸이 너무 아파요.”8일 오후 3시 45분쯤 아시아나항공 특별기를 타고 조기 귀국한 사고기 탑승객 최민정(28·여)씨는 “정신적·신체적 충격이 너무 크다”면서 “짐과 여권을 죄다 잃어버렸고 걱정하실까 봐 부모님께 전화도 못 했다”고 말했다. 결혼 1주년 기념으로 남편과 함께 7박 8일 샌프란시스코 여행길에 올랐던 최씨는 “일반 기내 방송이 있었고 착륙 4~5초 전에 속도가 붙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두 번의 충격이 있었는데 첫 번째 충격은 약했고 그 다음엔 몸이 튕겨 나갈 정도의 큰 충격을 느껴 바로 산소마스크를 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2차 충격 전 앞쪽 엔진 쪽 창문에 불이 붙은 것을 봤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이날 사고기 탑승객 11명은 7일 새벽 3시 30분쯤(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특별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 특별기는 전날 조사단을 태우고 미국으로 급파된 여객기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특별기 도착 시간에 맞춰 인천공항에 앰뷸런스 한 대를 대기, 건강 상태가 우려되는 탑승객 2명을 태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보냈다. 나머지 9명은 일반 승객과 똑같이 출국장을 이용해 귀국했다. 침대를 이용해 앰뷸런스로 옮겨진 탑승객은 “목이랑 등이 아프다. 힘들다”며 겨우 말을 건넸다. 자신을 20대 후반이라고 밝힌 사고기 비즈니스석 탑승객 황모씨는 “타박상과 찰과상이 몸 군데군데 있다”면서 “하룻밤 자고 나니 몸이 좋지 않다. 바로 병원에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자녀와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났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천모(여)씨는 “아시아나항공 측의 사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몸은 괜찮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많이 놀랐다”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초등학생 정도로 추정되는 천씨의 큰아들과 작은딸은 크게 놀란 듯 입을 열지 않았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로 다친 한국인 가운데 생명이 위태로운 중상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동만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는 7일(현지시간) “한국인 77명 가운데 4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8명이 입원 중”이라면서 “중상자는 있지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8명 가운데 2명은 다리가 부러졌고 5명은 가슴, 허리, 목 등의 통증이 심해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1명은 머리를 다쳤지만 상처가 심하지 않아 퇴원했다가 통증으로 다시 입원했다. 미국 국적의 한인 동포 8명도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지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2명의 승무원 가운데 한국인 4명, 태국인 2명이 현지 병원에 입원했다. 이 중 태국인 승무원 마니낫(25)은 머리에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고 피해가 컸던 기체 뒤쪽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샌프란시스코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국내 정치파트 존폐 놓고 의견 분분

    국가정보원 개혁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권에선 개혁 주체와 강도를 놓고 고심 중이다. 국회가 먼저 나서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지, 아니면 국정원의 개혁안을 받아 본 뒤 뜯어고치기를 해야 하는지 등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국내 정치 파트를 존치시킬지가 핵심이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국정원 개혁특위를 구성,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청사진을 밝힐 방침이다. 중진 정몽준, 이재오 의원은 이미 “국내 정치 파트 철폐”, “초당적 개혁위원회 구성” 등 강도 높은 개혁안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당 지도부 내에서도 개혁안을 놓고 온도 차가 상당하다. 우선 국정원 손에 개혁의 메스를 쥐여 줄 것이냐에는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황우여 대표는 8일 전화 통화에서 “국정원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보인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정보기관 특성상 한계가 있고 국회 정보위 차원에서도 국정원 활동이 민주주의 질서에 맞게끔 운영돼 왔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개입의 핵심으로 지목된 국내 정치 파트 폐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지도부 내에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남북 대치 상황이 엄존하는 현실에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폐지 반대파’는 “종북세력이 있는 한 정보 수집을 위한 국내 정치 파트 존치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하태경 의원을 비롯해 “종북세력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국정원의 수사 권한을 줄여야 한다”는 당내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당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이 정권의 돌격대 역할을 하는 상황에선 국내 정치 파트 폐지가 개혁의 필요조건”이라면서 “오히려 국내 정치 쪽 예산, 인력을 대북·해외 정보 강화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은 여야 대치 국면이 극으로 치닫던 시점에서 청와대가 국정원 개혁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자 “무거운 짐은 다소 벗었다”는 분위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女대통령’ 걸스데이, 수영장에서…

    ‘女대통령’ 걸스데이, 수영장에서…

    요즘 가요계에는 ‘잘 나가는 여자’가 대세다. 이효리는 치열한 사회에서 ‘배드 걸’이 되기로 선언했고 씨엘은 자신을 ‘나쁜 기집애’라 부른다. 달샤벳은 다리를 훤히 드러내면서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주문하고, 걸스데이는 여자 대통령 시대에 여자가 먼저 키스하라고 외친다. 이런 노래들에 대한 여성팬들의 환호는 뜨겁다. 하지만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기도 한다. 왜 굳이 남자 앞에서의 당당함이어야 할까? 당당한 여자는 왜 하나같이 섹시하고 매력적이어야만 할까?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상은 2000년대 초반부터 여가수들의 노래를 통해 속속 등장했다.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여성상을 담은 대표적 노래로는 보아의 ‘걸스 온 탑’(2005)이 첫손에 꼽힌다. 당시 갓 스무살이었던 보아는 “섹시한, 차분한, 영원히 한 남자만 아는” 여성이기를 바라는 시선을 거부하고 “이 세상을 모두 바꿔버릴 꿈”을 외쳤다. ‘내 것이 되는 시간은 10분’이라던 이효리의 ‘텐 미닛’(2004), ‘난 콧대높은 여자, 자신있음 이리 와 봐’라고 호기를 부렸던 렉시의 ‘애송이’(2003) 등도 그 즈음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한 노래들이다. 2000년대 후반 걸그룹 전성기가 도래하면서 이 같은 노래들은 아예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후 유형들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린 것들로 이효리의 ‘배드 걸스’, 씨엘의 ‘나쁜 기집애’ 등이다. 두 번째는 ‘적극적 남성-소극적 여성’이라는 기존 관념을 뒤집은 노래로 포미닛의 ‘이름이 뭐예요’, 걸스데이의 ‘여자 대통령’ 등이 해당된다. 남자에게 매달리지 않는, 독립적이거나 쿨한 여성(미스에이 ‘남자없이 잘살아’, 투애니원 ‘고 어웨이’), 자아도취형 여성(투애니원 ‘내가 제일 잘 나가’, 포미닛 ‘핫이슈’)도 여성 가수들의 단골 소재다. 가요계 ‘위풍당당 여성’ 노랫말 붐은 사회 전반에서의 여권 신장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해설이 주류를 이룬다. 거기다 최근 ‘짐승돌’(몸매 좋은 남성 아이돌)의 위력이 약화된 반면 걸그룹이 대거 약진한 것도 큰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앞에 놓이는 배경은 전례없는 걸그룹 과포화 시대에 빚어진 치열한 생존전략의 결과라는 사실이다. 유명 걸그룹을 배출한 한 연예기획사의 관계자는 “여성 가수들도 여성 팬들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당당한 여성’ 콘셉트는 여성 팬들에게 ‘워너비’가 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요계를 뒤덮은 섹시 코드에서 파생된 흐름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섹시함을 부각하는 추세가 대세를 이룬 현실인 만큼 그저 자극적인 섹시함보다는 당당함을 앞세운 섹시함이 훨씬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때로는 관습적인 섹시 콘셉트가 당당한 여성 콘셉트와 혼동되기도 한다. ‘Be Embitious’라는 부제가 달린 달샤벳의 ‘내 다리를 봐’와 걸스데이의 ‘여자 대통령’이 선정성 논란을 일으킨 것이 그런 사례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활동가는 “사랑에 주체적인 여성을 노래한 가사라도 어떤 퍼포먼스와 결합했는지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치마를 접었다 펴는 안무(달샤벳)나 수영장에 빠지는 퍼포먼스(걸스데이)는 남성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당당한 여성상=매력적인 외모’라는 공식이 노랫말에서 강조되는 상황도 한번쯤 고민해볼 대목이다. 이효리의 신곡 ‘배드 걸스’에서는 (여자들에게) 화장을 치열하게 하고 허리를 더 바짝 졸라매며 화려하고 빈틈 없는 외모를 가꾸라고 주문한다. 노래가사 속 ‘위풍당당녀’는 기존 가요 속 청순가련형이나 귀여운 여성상의 틀을 깨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더 큰 틀에 갇혀 있다. 남성을 유혹하든, 매몰차게 내치든 이들 여성이 주체성을 발휘하는 영역은 십중팔구 사랑과 연애의 울타리 안에만 머문다. 최지선 대중음악평론가는 “대중가요의 중요한 주제가 사랑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사 속 여성들의 당당함은 지나치게 남녀관계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클럽에서 적극적인 여성이 클럽 밖 사회에서의 자아가 어떤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중랑구엔 책 읽는 □□이 있다

    중랑구엔 책 읽는 □□이 있다

    언뜻 공중전화 박스 같다. 노란색 상자 안을 들여다보면 모두 책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책을 집어 들고 읽게 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대중교통 주변 공원 같은 곳에 설치하기 시작한 책장들이다. 중랑구 시설관리공단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2013 책 읽는 공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면목역 공원에 책 읽는 공간을 조성했다고 4일 밝혔다. ‘책 읽는 공원’ 사업은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지하철역 부근에 책장과 의자를 가져다 놓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랑구립면목정보도서관은 도서관 회원 및 출판사 등에서 300여권의 책을 기증받아 한 곳에 50여권씩 놔뒀다. 이 책들은 주마다 한두 번씩 교체된다. 운영은 완전 개방 형태다. 도서 일지 같은 것을 따로 기록하지 않고 자유롭게 꺼내 보고 다시 꽂아 두는 방식이다. 이봉로 시설관리공간 이사장은 “인근 주민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면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독서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책을 기증해 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오늘의 눈] 한류와 동남아 매춘관광/윤창수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한류와 동남아 매춘관광/윤창수 정책뉴스부 기자

    아시아를 휩쓰는 한류의 그늘에 대해서는 여러 지적이 있었지만, 여성가족부가 지난 3일 연 성매매 방지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 필리핀 활동가의 주장은 놀랍다. 장 엔리케즈 여성인신매매반대연합 아시아·태평양지부 대표는 “한국의 한류는 아시아 남녀의 ‘욕망’을 새롭게 구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성폭력을 이용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버렸다”고 밝혔다. 최근 MBC 드라마 ‘보고싶다’에 아역배우가 성폭행당하는 장면이 나와 논란을 낳는 등 안방극장에서 성폭력 장면과 맞닥뜨리는 게 낯선 일은 아니다. 게다가 한국 드라마에서 결혼한 여성이나 며느리는 노예처럼 그려진다고 엔리케즈 대표는 지적했다. 여성은 가사일에만 역할이 한정되고, 남성처럼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채 임신과 육아를 통해서만 인정받으며, 심지어 여자들이 한 남자의 애정을 얻고자 서로 경쟁하거나 싸우는 모습이 묘사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요즘 방영되는 드라마에서는 일하지 않는 여성을 찾기 어렵지만 1990년대 한류를 이끌었던 ‘사랑이 뭐길래’ ‘첫사랑’ 등의 드라마에는 누나를 강간한 범죄자를 응징하러 가는 남동생이 등장하는 등 여성은 가정의 부속물 정도로 그려졌다. 한류의 파급 효과는 상상 이상이어서 중국, 타이완 등에서 ‘한국풍 성형’이 유행하고, 필리핀의 청춘남녀들은 한국 드라마 주인공의 머리모양, 패션, 피부색까지 닮고 싶어한다. 점점 더 많은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 남성에 열광하고 있으며, 한국으로 수출되는 필리핀 신부의 숫자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한류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성매매를 하려고 필리핀 등 동남아를 가장 많이 찾는 사람은 다름 아닌 한국 남성들이다. 마닐라 상업지구 마카티의 나이트클럽과 마사지업소에서 필리핀 여성들은 50~60달러에 한국 남성과의 성매매를 강요당한다. 필리핀 관광청의 추산에 따르면 매년 50만명 이상의 한국남성이 골프 등의 목적으로 필리핀을 찾는데, 이들의 귀착점은 역시 성매매다. 하지만 지난 5년여간 해외 성매매로 여권이 1~3년간 발급 제한된 사람은 겨우 61명이며, 이들도 죄다 외국 정부기관이 적발해서 한국 대사관 등에 통보한 경우다. 우리에게도 ‘기지촌’이란 아픈 역사가 있다. 기지촌 여성의 재활을 돕는 등의 일을 하던 한국의 활동가들은 이제 성매매를 당한 아시아 여성들은 모두 자매라는 생각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의정부에서 미군 기지촌 성매매 피해 여성을 지원하던 ‘두레방’은 필리핀 길거리 여성들을 위한 의료 지원, 식품 지원, 자녀들을 위한 공부방 사업을 운영 중이다. 성매매 피해가 심각한 개발도상국 여성들에게 상담, 의료, 직업훈련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여성가족부의 계획도 반갑다. 4일 ‘동남아 한류의 중심’을 표방하며 태국 방콕에 한국문화원이 문을 열었다. 태국의 한국문화원 개원으로 선진국들은 하지 않는, 성을 상품화하는 전략으로 한류가 성공했다는 인식이 바뀌었으면 한다. geo@seoul.co.kr
  • “디지털·아날로그 한몸으로 이뤄지는 새 형태 ‘어머니 몸’ 같은 책 고민해야”

    “디지털·아날로그 한몸으로 이뤄지는 새 형태 ‘어머니 몸’ 같은 책 고민해야”

    지난 3일 개막한 일본의 도쿄국제도서전은 규모 면에서는 후발 주자인 중국의 베이징국제도서전에 밀리고 있지만 세계 제2의 출판 시장을 자랑하는 ‘출판 대국’답게 전세계 출판 경향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것으로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20회를 맞은 올해는 특히 1994년 첫 행사부터 매년 참가해온 한국이 처음으로 주제국(주빈국)으로 초청돼 의미가 더욱 크다. 최근 국내의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열풍에서 엿볼 수 있듯, 아직은 한·일 양국 간 출판 교류의 불균형이 심각하지만 드라마·가요에 이어 ‘출판 한류’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주제국 행사의 하나인 ‘한·일 출판 포커스’ 세미나에 참석한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아직은 한·일 간 저작권 무역 역조가 심해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일본도 점차 한국 책을 소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출판 한류’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30년 가까이 한·일 출판 교류에 힘써온 일본 출판평론가 다테노 아키라는 “일본에선 황석영·신경숙 작가가 비교적 많이 알려졌고, 최근에는 공지영 작가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가 김애란 등 유망 신진 작가들을 널리 소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역대 주제국관 중 최대인 500㎡ 규모의 한국관에는 일본 출판사 관계자들과 일반 관람객들의 호기심 어린 발길이 이어졌다. 조선통신사부터 시작된 양국의 문화 교류를 조명한 ‘필담창화 일만리’와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안내하는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등의 특별전시를 유심히 살펴보는 이들이 많았다. 한·일 양국의 번역 도서 50종씩을 전시한 ‘한·일출판교류전’에도 인파가 몰렸다. 다이닛폰출판사에 근무하는 요타 와나가와는 “한국에서 번역된 일본 책들이 많아서 놀랐고, 책 표지 등이 다른 점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주제국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석학들의 대담이었다. 4일 오후 열린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과 다치바나 다카시 도쿄대 특임교수의 대담은 ‘디지털 시대, 왜 책인가’를 주제로 시대를 뛰어넘는 책의 본질적 가치, 효용과 더불어 디지털화 시대에 걸맞은 책의 변화 등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과 전망을 제시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 전 장관은 “입시를 위한 강압적인 독서 교육이 책읽는 즐거움과 감동을 빼앗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내 인생 최초의 책은 문자로 적힌 책이 아니라 어머니의 자궁을 통해 오감으로 전해지던 생명의 책이었다. 디지털 시대에 ‘어머니의 몸’ 같은 책, 즉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한몸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형태의 책을 만드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여권의 저서를 쓴 저술가인 다치바나 교수는 “최근 2400자 원고 하나를 쓰기 위해 수십 권의 관련 서적을 사서 읽었다”고 개인적 경험을 소개하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줄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책을 즐겨 읽고 만드는 사람들은 존재하며, 이러한 책의 재생산이야말로 국가의 문명을 유지하는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3일 오후 열린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와 일본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의 대담도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30년 지기인 이들은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의 정치적 차이점과 동아시아 문명의 보편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유교 문화의 핵심 정신, 즉 민심을 천심으로 여기는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6일까지 열리는 이번 도서전에선 오정희, 한강, 김연수, 김애란 등의 국내 작가들이 ‘한국 문학을 말하다’ ‘여성의 자의식과 문학’ ‘문학에 있어서의 소통이란’ 등을 주제로 일본 작가들과 문학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한·일 양국 출판인들의 학술 세미나도 마련된다. 글 사진 도쿄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공릉동 공공기숙사 ‘공공의 벗’

    공릉동 공공기숙사 ‘공공의 벗’

    노원구 공릉동 대학생 공공기숙사 건물 1층에 북카페 ‘다락’이 들어선다. 노원구는 4700만원을 들여 34.74㎡ 규모에 주방, 화장실, 창고 등의 시설을 갖춘 복층 구조의 북카페 다락을 개관해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6일 오전 공릉동 북카페 옆 오솔길에서 김성환 구청장, 구의원, 공릉동 북카페 준비위원 등 지역 주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북카페 준비위원회 주관으로 개관식을 연다. 구는 지난해 10월 삼육대학교 원격평생교육원과 사회복지사 학위 및 사회복지사 자격증 2급 취득 과정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전체 매출의 10%를 도서로 기부할 것을 협약해 책 384권을 기증받은 데 이어 이웃들로부터 영어책을 기부받아 어린이들을 위한 1000여권의 장서를 비치했다. 지역 주민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손바느질 모임, 청소년 모임, 인문학 공부 모임 등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구의 역점 사업인 ‘마을이 학교다 ’사업도 병행 추진한다. 김 구청장은 “공릉동 북카페가 지역 주민들의 문화공간, 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박지원 “남북정상회담 음성파일, 국정원이 이미 ‘마사지’ 의혹”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4일 국가정보원에 있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음성파일에 대해 “일부에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정원이) 청와대가 보관하고 있는 녹음파일을 벌써 ‘마사지’했다는 것(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국정원이 보관 중인 음성파일 공개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이같이 ‘변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주는 게 좋다”면서 “(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국정원)댓글 사건을 덮으려고 대화록을 불법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 야당과 국민을 설득한 뒤 최소한의 범위에서 최소 인원이 비공개를 전제로 열람하도록 하는 조치가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여야 지도부의 제출 요구안 강제당론 채택에 대해 “초등학교 3학년 대의원대회 수준으로, 공개 후에도 여야의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정쟁이 계속되고 혼란만 야기될 것”이라면서 “민주당 의총에서도 반대 소신을 가진 의원이 30~40% 됐는데 이를 그대로 밀고 간 것에 대해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정상회담 회의록 제출 요구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같은 당 문재인 의원이 국가기록원의 대화록 관련 자료를 전면공개하자는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문 의원의 순수성을 믿고 싶다. (여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포기, 굴욕외교를 했다고 하니 사실 확인을 하자는 의미일 것”이라면 서 “그 자체도 좀 성급했고 좀 잘못된 판단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3회 적발땐 퇴출

    교육부는 중남미 국가 등 한국과 긴밀한 교류가 없는 국적의 학부모가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보내면 주한 외국공관을 통해 국적을 조회하기로 했다. 부정 입학이 세 번 적발된 외국인학교에 대해서는 학생 모집권을 박탈해 사실상 퇴출시키는 ‘삼진아웃제’가 도입된다. 교육부는 3일 ‘제2차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외국인학교 부정 입학 수사에서 학부모들은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에콰도르, 온두라스, 적도기니, 나이지리아 등의 위조 여권을 발급받아 수도권 지역 8개 외국인학교에 자녀 53명을 부정 입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앞으로 ‘국적 변조’를 통한 부정 입학 소지가 의심되면 주한 외국공관을 통해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국인 학생 위주로 운영되는 외국인학교를 자연스럽게 퇴출시키는 방안으로는 ‘삼진아웃제’가 실시된다. 외국인학교가 국적 위조나 학적 위장 등 입학 무자격자를 알고도 입학시켰을 때 처음에는 6개월~1년, 두 번째 적발 시 1~2년 동안 내국인 학생을 모집하지 못하게 하고 세 번째 적발되면 내국인 학생 모집을 일절 금지하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與 ‘공룡 포털’ 네이버 개혁 착수

    인터넷 포털 업계의 ‘슈퍼갑(甲)’인 네이버에 대해 여권이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착수한다. 새누리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는 오는 11일 관련 상임위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 위원회 소속 당 의원들을 비롯해 업계 전문가, 교수 등과 함께 ‘인터넷 산업, 공정과 상생’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미래창조과학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과 법제도 해결 방안을 논의한 뒤 다음달쯤 새누리당 주도로 공룡 포털들의 온라인 독식 개선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인터넷 뉴스 시장 질서는 물론 부동산 등 온라인 상권, 벤처 기업들의 각종 아이디어까지 네이버 등 공룡 포털이 독식하는 등 독점적 지위와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 사이트들은 언론사가 아닌데도 온라인 뉴스 유통망 잠식을 통해 실질적인 언론사 기능을 수행하고 뉴스 편집을 통해 여론의 왜곡 현상까지 초래했다. 포털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 행위는 일반 대기업의 폐단이 온라인 공간으로 그대로 옮겨진 것으로 새누리당은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정거래·창조경제와도 부합하지 않는 독과점적 행태라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 중소업체들이 네이버의 일방적인 광고비 인상 횡포에 피해를 당하면서 ‘갑을 논란’이 벌어지는 등 온라인 상권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법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과 여의도연구소는 최근 ▲온라인 상권의 갑을관계 문제 ▲포털 계열사간 부당 내부거래 문제 ▲기술 베끼기 등 창업 생태계 파괴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靑정무수석 이르면 주내 인선

    靑정무수석 이르면 주내 인선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공백 상태가 3일로 꼬박 한 달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안으로 인선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을 포함한 정부 고위직 인사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에서 다루지만 청와대 내부 인사는 박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참모진이 인선 대상과 시기 등에 대해 누구도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다. 다만 ‘윤창중 사건’의 여파로 지난달 3일 이정현 당시 정무수석이 홍보수석으로 옮긴 이후 정무수석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인선을 늦춰선 안 된다는 기류가 여권 내에 형성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일괄 공개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치열해지는 정치 상황이 정무수석의 필요성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앞서 허태열 비서실장이 7∼8명의 후보군을 추천했으며 검증 과정을 거쳐 지금은 3~4명의 후보군으로 압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의 최종 선택만 남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새 정무수석에는 정무 능력을 갖춘 친박(친박근혜)계 다선 의원들이 주로 거론된다. 3선 출신의 김학송(경남 진해), 김성조(경북 구미갑) 전 의원 등이 포함됐다. 국회 상임위원장 등을 지낸 만큼 국회 업무에 밝고 여야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라는 평가를 듣는다. 초선 출신 김선동 정무비서관의 승진 기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비서관에 대한 청와대 안팎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때 언론인 출신 기용설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국정원 國調 특위 첫 회의부터 충돌

    국정원 國調 특위 첫 회의부터 충돌

    여야가 2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첫 회의가 열리자마자 충돌하며 45일간의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초반 샅바싸움이 국정조사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새누리당 의원들이 민주당 일부 의원의 특위 위원 자격을 문제 삼으면서 싸움에 불이 붙었다. 새누리당 김태흠·이장우 의원이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태에서 인권침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을 겨냥해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있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시작부터 파행이 빚어졌다. 이철우 의원도 “여기 들어올 자격이 없는 분이 들어왔다”고 항의했다. “새누리당의 증인 출석 요구 대상인 이 두 의원이 국정조사 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정회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은 일단 위원장, 여야 간사 선임 안건과 국정조사 실시계획서는 채택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고 40분 만에 회의가 속개됐다. 그러나 안건 처리가 끝나자마자 여야는 다시 으르렁대기 시작했다. 의사진행 발언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피고발인 신분의 김·진 의원은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두 분이 자진해 물러나는 것이 원만한 국정조사 진행에 도움을 준다”고 가세했다. 이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조사 대상에 포함된 ‘비밀누설 의혹’ 부분을 들어 “(회의록 내용을 폭로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도 제척 사유에 해당하며, 국정원 출신 이철우, 경찰 출신 윤재옥 의원도 여기에 해당한다”며 맞불을 놓았다. 이에 권 의원은 “이 사건과 관련도 없는 위원들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은 궤변”이라고 받아쳤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동료 의원 앞에서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는데, 고소고발당했다고 다 피의자가 되느냐”면서 “조사 범위가 4개인데, 이해당사자가 되는 분야에서 김·진 의원이 말을 하지 않으면 문제 없다”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러에 망명요청 철회… 갈 곳 없는 스노든

    러에 망명요청 철회… 갈 곳 없는 스노든

    러시아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던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곧바로 망명 신청을 철회했다. 앞서 스노든이 망명 신청서를 낸 인도, 스페인, 브라질 등 여러 나라들이 망명 불허 방침을 잇달아 공표하면서 스노든의 정치 망명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2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 공보실장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스노든이 실제로 러시아에 남고 싶다는 요청을 했으나 어제 푸틴 대통령이 밝힌 러시아 체류 조건을 듣고 자신의 요청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실장은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스노든을 사형 제도가 적용되는 미국과 같은 나라에 넘기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이) 만일 러시아에 남기를 원한다면 우리의 파트너인 미국에 해를 끼치는 데 초점을 맞춘 활동을 반드시 중단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체류 조건을 제시했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스노든의 망명을 수용하더라도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위키리크스가 2일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스노든이 망명을 신청한 국가는 이미 망명 의사를 타진한 아이슬란드, 에콰도르, 러시아를 포함해 중국, 인도,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스페인 등 총 21개국이다.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모스크바 주재 인도 대사관이 지난달 30일자로 된 스노든의 망명 신청서를 접수했다”면서 “그것을 검토한 결과 우리는 이 요청을 이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독일의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법에 따라 스노든의 망명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망명 요청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스페인과 폴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등은 스노든이 자국 영토 밖에서 망명 신청을 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반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대통령은 스노든의 망명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공항에서 2주째 은신하고 있는 스노든은 지난 1일 위키리크스 웹사이트를 통해 성명을 내고 자신의 망명 시도를 차단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맹비난했다. 스노든은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각국 지도자들에게 나의 망명 요청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조 바이든) 부통령을 통해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시민권을 무기 삼아 잘못이 없는 나를 유죄로 규정하고 일방적으로 내 여권을 박탈해 무국적자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영화 프리뷰] ‘빅 픽처’ 부유하지만 지루하게 살 것인가 가난하지만 뜨겁게 살 것인가

    [영화 프리뷰] ‘빅 픽처’ 부유하지만 지루하게 살 것인가 가난하지만 뜨겁게 살 것인가

    폴(로맹 뒤리스)은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성공한 변호사다. 높은 연봉과 그림 같은 집, 아름다운 아내, 귀여운 자식들까지. 그러나 그의 내면은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공허함에 시달린다. 한때 사진가를 꿈꿨던 그는 이제 현실과 타협한 위태로운 중산층일 뿐이다. 최고급 카메라와 암실을 구비해 보지만 그것이 실은 생기 없는 삶에 대한 헛헛한 자기 위안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런 남편에게 지쳐 가는 건 아내도 마찬가지다. 아내는 이웃에 사는 사진가 그렉과 불륜에 빠지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폴은 우발적으로 그렉을 살해한다. ‘빅 픽처’(The Big Picture)는 더글러스 케네디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프랑스 영화다. 2010년 국내에 출판된 뒤 주요 서점에서 3년 가까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던 화제작이다. 작가는 기사 작위를 받을 만큼 프랑스에서는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다. 영화의 내용은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로, 번역된 프랑스판 제목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식들을 살인자의 아들로 만들고 싶지 않았던 폴은 고민 끝에 그렉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가짜 여권을 만들고 아내에게는 그렉의 이름으로 ‘촬영 제의가 와서 급하게 떠난다’는 이메일을 보낸다. 요트를 타고 나가 시체를 유기한 뒤 배는 폭파시켜 버린다. 신문에는 폴의 부고가 뜬다. 몬테네그로에 정착한 그는 그렉으로 살아가며 잃어버린 사진가의 꿈을 키워 간다. 문제는 그가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면서 시작된다. 전 유럽이 주목하는 작가가 된 그는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한다. 영화의 설정은 전반적으로 원작과 유사하지만 결말은 크게 다르다. 새 삶을 시작한 폴이 사랑에 빠지는 신문사 사진부장의 역할은 줄어들었고, 아내가 유명해진 그렉(폴)을 찾아오는 장면도 없다. 그러나 영혼 없이 안정적인 삶과 가난하지만 뜨거운 삶 중 어떤 것을 택하겠느냐고 묻는 질문은 같다. 되돌릴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뒤에야 삶을 직시하게 되는 아이러니도 그렇다. 영화의 후반부는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몬테네그로의 코토르 만에서 촬영했다. 최근 개봉한 ‘사랑은 타이핑 중!’의 로맹 뒤리스가 주연했고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카트린 드뇌브도 얼굴을 비춘다. 극 중에서 그렉으로 살아가는 폴이 찍는 사진들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그룹 ‘매그넘’의 앙트완 다가타가 찍은 작품들이다. 115분. 청소년 관람 불가. 4일 개봉.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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