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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발 안맞는 黨·政

    당·정이 딴 목소리를 내고 있다.긴밀한 협의는 온데간데 없고 혼란만 가중되는 상황이다.초보 운전 같은 여권의 국정운영 시스템을 보완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과 정부 또는 청와대측간의 혼선은 한둘이 아니다.이라크 파병,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김혁규 총리 지명,문희상 대통령 정치특보 문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놓고는 재검토를 주장하는 의원이 50여명이나 될 정도로 논란이다.추가 파병을 추진하는 정부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노 대통령이 회심의 카드로 준비했던 김혁규 총리지명 문제에서도 당·정은 생각이 달랐다.노 대통령은 ‘김혁규 카드’를 당측이 지지해 주기를 원했다는 게 중론이다.그러나 소장파를 중심으로 대통령 인사권에 도전하는 양상으로 비춰질 정도로 반발,당·정 불협화음을 빚어냈다.급기야 지난 4일 고위 당·청 협의에서 노 대통령은 당 지도부를 향해 “청와대를 간섭말라.”며 경고하고 당·청간 가교 역할로 자신이 지목했던 대통령 정치 특보제를 없애 “당·정이 갈수록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낼 정도였다. 정책 혼선도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문제는 여당은 여당대로,정부는 정부대로 엇박자를 냈다. 당 정책위는 총선공약이던 분양원가 공개 대신 원가연동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먼저 밝혔다.이어 지지자들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빗발치자 당 지도부는 “분양원가 공개를 신중히 검토한다는 총선 공약에 변동이 없다.”고 3일 만에 이를 번복했다.그러나 이날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원가연동제가 좋은 방안”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혼선이 거듭되자 노 대통령은 지난 9일 민주노동당과의 만찬회동에서 원가공개 반대입장을 선언,당측을 곤혹스럽게 했다.노 대통령은 지난 4일 당 지도부를 만나서도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고 임종석 의원이 10일 전했다.한 당직자는 “얽힌 실타래를 당측이 풀 기회를 봉쇄하는 게 당·정분리냐.”며 청와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데스크 시각] 노 대통령의 흑묘백묘론/한종태 정치부장

    그제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노동당 의원단의 청와대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몇가지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우선 성장이냐,분배냐의 논쟁에 관해서다.노 대통령은 시장친화적 방법 등을 거론하면서 분배에 앞서 경제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더이상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구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이른바 ‘실용주의’로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의 경제상황은 ‘난국’인 것만은 분명하다.일각에서는 “경제가 위기는 아니더라도 경기는 위기다.”라고 할 정도다.그런 만큼 집권자의 경제 현실인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터다. 또 다른 쟁점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한발 더 나아간 느낌이다.“노동운동이 도덕적 우월성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발언에서는 노동계와 일정부분 선을 긋겠다는 의지마저 느껴졌다.덧붙여 비정규직과 민주노총은 상관이 없다고도 했다.만찬장에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의 단병호 의원이 상당히 불편해 했을 법하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문제에 이르러서는 보다 분명한 모습을 드러낸 것 같다.“원가공개가 왜 개혁적인 것인가.원가공개는 개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10배 남는 장사도 있고,10배 밑지는 장사도 있고…시장을 인정한다면 원가공개는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내수 진작에 상당한 체중을 싣고 있는 마당에 분양원가를 공개하게 되면 그나마 근근이 이어오고 있는 경기가 아예 회복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오락가락 혼선 끝에 원가공개 당론을 정한 열린우리당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질타한 것도 눈길을 끈다.국회 과반의석을 가진 여당이면 거기에 걸맞게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 개발에 몰두해야지 이념적 대결에만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보인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은 ‘실용주의’로 분명하게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최근 일련의 행보는 그런 쪽에 가깝다.현실진단과 인식이 그전과는 다른 뉘앙스여서다. 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열린우리당 당선자 전원에게 ‘노동의 미래’란 책을 선물로 나눠준 것도 단초를 제공한다.이 책의 저자 앤서니 기든스는 좌우 이념대결의 시대는 끝났으니 실용주의 정책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노 대통령이 여당 의원 전원에게 나눠줄 정도면 그만큼 가슴 속에 새겨둘 얘기가 많다는 것이고,향후 국정운영의 큰 틀이 될 것이란 예단을 갖게 한다. 필자가 최근 만난 여권의 관계자들도 노 대통령의 ‘변신’을 전해주고 있다.“시끄럽게 떠드는 게 중요하지 않고,하나둘씩 법을 만들고 제도를 고쳐 나가는 게 중요하다.”거나 “당장의 현안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여당의 당권이나 당직 등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겠지만 정책이나 노선은 적극 언급하겠다는 발언도 여권의 아이덴티티를 실용주의로 이끌고 가려는 것으로 읽혀진다. 필자는 노 대통령의 이같은 변화를 긍정 평가한다.집권 2기를 흔들림없이 ‘실용주의’로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더이상 말로 떠들 게 아니라,작은 것이라도 실천에 옮기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이라크 파병문제에 관한 노 대통령의 언급은 실용주의로 한발짝 더 다가서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현재 한·미관계에서 미국과 등지고 사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동북아관계가 변해도 미국과의 관계는 여전히 의존적인 면을 띨 수밖에 없다.” 한종태 정치부장 jtham@seoul.co.kr˝
  • “여론에 물어봐” 천도논란 휩싸인 정치권

    10일 여의도 정가가 ‘천도(遷都)’ 논란에 휩싸였다.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신행정수도 건설계획이 기존의 행정부뿐만 아니라 대법원과 국회도 포함돼 입법·행정·사법 등 3부(府) 이전으로 확대되면서 비롯됐다.특히 김안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장이 전날 ‘사실상 천도’라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신행정수도 이전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여야의 접근 방식은 상반된다.행정수도 건설 공약으로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짭짤하게 재미를 본’ 열린우리당은 “행정기관 이전을 천도라고 규정하는 것은 무지의 소산”이라고 일축했다.임종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신행정수도 건설과 관련한 최근의 논란과 비약은 감정적이고 악의적이다.”면서 “한나라당이 행정수도 이전에 불필요하고 부정확한 논란을 지속한다면 이는 전형적인 국정 발목잡기나 다름 없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은 여권의 저의를 의심하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한나라당은 여권의 ‘강공’을 ‘약속 위반’이라며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행정수도 건설 자체에는 반대하지 못하고 있다.총선을 앞둔 지난 연말 충청권 표를 의식해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을 통과시킨 ‘전례’가 있어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한나라당은 이 때문에 이전 대상 확대에 대해서도 선뜻 찬성 또는 반대 당론을 내지 못하고 일단 장기전으로 들어갔다.여론조사와 공청회를 통해 국민 총의를 모은 뒤에야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회의에서 “(지난 연말)신행정수도이전 특별법을 통과시켰는데 갑자기 개념이 바뀌어 국가 핵심기관이 다 옮겨가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면서 “이러한 중대한 문제를 두고 국민적인 공감대 없이 추진하면 말이 안 되는 만큼 공청회나 여론조사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문제점 등을)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도 “행정수도 이전이 갑자기 왜 천도로 바뀌었는지 따지고 문제점은 무엇인지,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일단 한나라당은 신행정수도 건설 자체는 반대하지 않되 정부와 여당에 막대한 재원조달 방법을 추궁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이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수도 이전문제 특별위’를 구성할 방침이다.위원장은 당내 경제·정책통인 이한구 정책위 부의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선거 전략에 따라 졸속적으로 돌출된 것”이라면서 “국가의 균형발전과 지역분권 및 활성화,이전 예정지의 부동산가격과 전세가격 앙등으로 인한 민생 악화 방지책 등을 폭넓게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불법출입국 ‘도우미’ 공무원들

    대검찰청은 지난 1월부터 4개월여 동안 여권 위·변조사범 등을 집중 단속,114명을 입건해 45명을 구속기소하고 6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이번 단속에서 위조여권을 소지한 조선족 동포들을 국내에 불법입국시키는 과정에 개입한 출입국관리사무소 전·현직 직원 2명을 처벌하고,일부 경찰관이 위조여권으로 출국하려던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한 사실도 확인했다.검찰은 또 한국인 여권 위·변조사범 260명의 명단을 일본으로부터 넘겨받아 88명을 구속기소하고 5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이모(41·구속)씨는 지난해 11∼12월 6차례에 걸쳐 위조 여권을 가진 조선족 동포 16명을 불법입국시켜준 뒤 전직 출입국관리소 직원 최모(46)씨로부터 700만원을 받았다.검찰은 중국에 체류 중인 이 사건의 주범 신모(43)씨 검거를 위해 중국 공안당국과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모(29·여)씨 등 2명은 지난 1월 여권 브로커에게 400만원씩을 주고 위조여권을 각각 구입한 뒤 인천공항경찰대 소속 경찰관 2명의 안내를 받아 승무원 등이 이용하는 공항 상주직원 통로를 통해 출국하려다 적발됐다.검찰은 정씨 등을 안내해준 경찰관들이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의 부탁으로 출국 편의를 제공한 것일 뿐 여권위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함에 따라 정확한 경위를 캐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참여정부2기 첫 ‘분권총리’ 시동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 2기부터는 통일·외교·안보·국방 분야 등 외치(外治)에 주력하고,사회·복지·환경·노동 등 내치(內治)의 핵심은 실질적으로 국무총리에게 일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9일 이해찬 총리후보 지명 배경과 관련,“종전 권위주의 시대의 얼굴마담형 총리상(像)을 탈피,헌정사상 최초로 일하는 총리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혁명적 인사”라면서 “노 대통령은 앞으로 총리에게 내치의 핵심을 맡기는 등 상당한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도 이날 낮 6월 민주항쟁 관련인사 초청 오찬에서 “국정에 대한 점검과 조정은 총리가 하고,대통령은 공직사회 문화를 바꾸고 정부혁신을 추진하는 등 개혁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이런 흐름을 확인했다. 핵심 관계자는 “통일·외교·안보·국방은 대통령,즉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맡고,경제분야는 경제부총리가,나머지 사회·복지·환경·노동 등 모든 내치의 핵은 총리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이는 총리의 기능을 실질화하는 것이며,사실상 분권형 총리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이어 “총리가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몸을 숙이는 것은 물론 일부러 일을 안 하고 ‘2인자 역할’에 충실했던 시대는 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건 전 총리 시절 대통령과 청와대,내각은 이같은 구상을 이미 훈련해 왔다.”고 강조한 뒤 “실제로 총리가 주재하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국정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역할을 해왔으며,엄청난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심지어는 옛날 ‘공안당국회의’와 비슷한 기능까지 수행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최근 시민사회수석을 신설한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 총리는 욕을 혼자 다 먹고 때에 따라서는 공무원 따귀도 때리는 등 총대를 멘다는 다부진 각오로 일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경형칼럼] 盧대통령의 ‘후퇴’

    노무현 대통령이 새 총리 후보로 ‘김혁규 카드’를 접고,대신 이해찬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명한 것은 일종의 정치적 ‘후퇴’로 볼 수 있다.그러나 그 후퇴는 여러 측면에서 노 대통령의 집권2기 국정운영 스타일이 지난 1기와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리라는 예감을 주고 있다. 좀처럼 자신의 소신이나 고집을 꺾지 않는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으로 내세운 ‘김혁규 카드’를 접은 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무엇보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참패를 가져온 6·5 재보선의 민심도 한몫했을 것이다.남들이야 뭐라든 ‘김혁규 카드’를 붙들고 있는 노 대통령의 모습이 유권자들 눈에 유아독존식 국정 운영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혁규’를 버리고 ‘이해찬’을 선택한 데는 노 대통령의 향후 행정부와 여당,청와대와 집권당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의중이 읽혀진다.우선 당정 관계는 협조 속에서도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되 당·청 간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여권 운영의 구상도 엿보인다. ‘이해찬 지명’으로 나타난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용인(用人) 특징은 ‘후퇴’와 ‘견제·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 점에서 앞으로 노 대통령에게 두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첫째,대통령은 앞으로 이번과 같은 ‘후퇴’를 좀 자주 하라고 권하고 싶다.대통령이 청와대 참모들,여당 지도부,의원 총회 등 공식 기구의 조언과 건의를 그야말로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기 바란다.재·보선 직전인 지난 4일 고위 당·청 협의에서 노 대통령은 천정배 원내대표가 일부 의원들이 ‘김혁규 카드’에 반대한다고 전하자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대화한다면 당과 대통령 간에 진정한 언로가 열릴 수 없다.그동안 노 대통령이 2002년 대선을 전후하여 분당,탄핵,총선 등 정치적 갈림길이 있을 때마다 승부사적 기질로 정면 돌파했다.그러나 시중에서는 노 대통령이 정치 게임에 행운을 잡은 것은 ‘運 7,技 3’이라며 계속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지는 것은 허물이 아니다.때때로 한발 물러서는 것은 결코 후퇴가 아니라,정치 지도자로서 포용성을 보여주는 것이다.더욱이 ‘개혁 대통령’에 같은 코드의 ‘돌파형’총리로 라인업이 되는 마당에 대통령이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까지도 품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은 매우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둘째,여권 내부의 역학 관계를 ‘견제와 균형’을 통해 조정해 나가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여기에는 늘 갈등 증폭이라는 부작용이 있음을 십분 감안해야 한다.여당 원내대표직을 놓고 천정배 의원과 경합해 패배했던 이해찬 의원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열린우리당의 이른바 ‘천·신·정’ 체제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감안한 측면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과 청와대 관계에서도 예우상 ‘수석 당원’의 지위만 가진 대통령이 정무수석직을 없애고 최근 정치특보까지 철폐한 것을 보면,당내 특정 인사가 대통령의 권위를 이용하여 세력을 키우는 일은 용납치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이 여당의 독자 생존력을 키우기 위해 ‘젖을 떼려고’하는지,아니면 임기 중반까지는 일절 대권 예비주자들이 클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젖을 안 주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중요한 것은 국회 의석 과반수 여당을 통해 과거와 같은 제왕적 통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실증해 보이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여당 의원은 물론 야당 의원들까지도 ‘청와대의 대화틀’ 속에 포함시켜야 한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참여정부2기 첫 ‘분권총리’ 시동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 2기부터는 통일·외교·안보·국방 분야 등 외치(外治)에 주력하고,사회·복지·환경·노동 등 내치(內治)의 핵심은 실질적으로 국무총리에게 일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9일 이해찬 총리후보 지명 배경과 관련,“종전 권위주의 시대의 얼굴마담형 총리상(像)을 탈피,헌정사상 최초로 일하는 총리 시대를 본격적으로 여는 혁명적 인사”라면서 “노 대통령은 앞으로 총리에게 내치의 핵심을 맡기는 등 상당한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도 이날 낮 6월 민주항쟁 관련인사 초청 오찬에서 “국정에 대한 점검과 조정은 총리가 하고,대통령은 공직사회 문화를 바꾸고 정부혁신을 추진하는 등 개혁과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이런 흐름을 확인했다. 핵심 관계자는 “통일·외교·안보·국방은 대통령,즉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맡고,경제분야는 경제부총리가,나머지 사회·복지·환경·노동 등 모든 내치의 핵은 총리가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이는 총리의 기능을 실질화하는 것이며,사실상 분권형 총리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이어 “총리가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몸을 숙이는 것은 물론 일부러 일을 안 하고 ‘2인자 역할’에 충실했던 시대는 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고건 전 총리 시절 대통령과 청와대,내각은 이같은 구상을 이미 훈련해 왔다.”고 강조한 뒤 “실제로 총리가 주재하는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가 국정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역할을 해왔으며,엄청난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심지어는 옛날 ‘공안당국회의’와 비슷한 기능까지 수행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최근 시민사회수석을 신설한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 총리는 욕을 혼자 다 먹고 때에 따라서는 공무원 따귀도 때리는 등 총대를 멘다는 다부진 각오로 일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공비처’ 검찰통제 수단돼선 안된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비처) 설립 취지에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엊그제 국회 개원연설에서 ‘공비처’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며 ‘부패청산’을 강조했다.이에 측근인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은 “사실상 검찰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고 한다.검찰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을 예고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권 핵심관계자가 ‘검찰’을 첫 사정 대상으로 지목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노 대통령이 그동안 검찰에 대해 종종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당초 ‘공비처’의 설립 취지는 고위공직자의 사정활동을 하겠다는 것이었다.대통령 친·인척 및 정치인,고위공직자 등의 수사에 대해 독립기관으로서 특검과 같은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이다.사실 이들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는 권력의 외압 등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공비처’ 신설은 그래서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제기됐던 것이다. 물론 검찰도 수사의 ‘성역’이 될 수는 없다.검찰은 역대 정권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왔다.유일한 통제수단인 내부 감찰은 형식에 그칠 때가 많았고,그나마 외부에 공개된 적은 거의 없었다.‘공비처’ 설치는 사실 검찰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은 최근 들어 권력으로부터 독립과 중립성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그 빠른 속도는 통제 받지 않는 ‘검찰권력’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공비처’가 검찰을 장악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행여 이용돼서는 안 된다.검찰을 길들이려는 의도가 있다면 더욱 안 될 일이다.‘공비처’의 당초 설립 취지가 변질되지 않기 바란다.˝
  • [시론] 재보선 이후의 과제/박병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열린우리당의 참패,한나라당의 압승,그리고 민주당의 실지 회복.지난 5일 재·보선의 결과다.한나라당은 부산·경남·제주의 광역단체장을 포함,기초자치단체장 선거지역 19곳 중 13곳과 광역의원 38명 중 28명을 석권했다.민주당 또한 전남지역에서 치러진 5곳의 선거지역 중 4곳에서 승리해 재기를 위한 지역 기반을 마련했다.반면 열린우리당은 기초단체장 3곳과 광역의원 6명만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50여일 전 열린우리당의 과반 압승,한나라당의 선전 그리고 민주당의 몰락이었던 총선 결과와 정반대 모습이다. 한마디로 이번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국정운영에 관한 인식과 자세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다.“공천에 의견도 말하지 못했는데 심판은 내가 받으니 억울하다.”는 노 대통령의 반응은 바람직하지 않다.여당과 정부에 대한 최종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사실 열린우리당의 재·보선 참패는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그동안 여권과 열린우리당은 개각을 대권주자 관리용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이마저도 편법으로 처리하려 했다.총선 승리와 탄핵 기각에 따른 오만과 자만에 다름아니었다.여기에 아파트 분양가 공개 문제에서 보듯 당의 개혁론과 정부의 현실론이 충돌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이 있었고 정책적 일관성을 지키지도 못했다. 이제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재·보선 결과를 곱씹으며 새 출발해야 한다.당장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지도부 개편론과 당 쇄신론이 힘을 얻고 있다.과도기적 체제는 개편되어야 한다.재·보선용이라는 의혹을 받던 김혁규 총리 지명계획을 철회해 야당과의 불필요한 마찰요소를 제거한 것도 바람직하다. 노대통령은 국회 개원 연설을 통해 자신은 앞으로 민생경제 회복과 부패청산 그리고 정부 혁신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그렇다면 내각 개편에 있어 정치적 임명과 고려는 가능한 한 삼가야 할 것이다.일할 수 있는 사람 위주로 내각을 짜야 한다.또한 노 대통령은 과거와 같은 대결적 자세를 탈피,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한나라당도 나름의 과제를 안게 됐다.무엇보다도 선거 승리가 유권자의 여당 견제심리와 여권의 자책골에 따른 반사이익이기 때문이다.한나라당이 잘 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더욱이 28.5%라는 낮은 투표율은 선거 결과가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오랫동안 지배적 위치를 점했던 것에 따른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지난 총선에서는 탄핵이라는 단기적이고 돌발적이며 전국적인 쟁점이 결과를 좌우했었다.하지만 이러한 쟁점이 없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는 총선이나 대선과 다른 것이 당연하다. 이러다 보니 한나라당은 작은 선거에서 항상 승리하지만 큰 선거에서 언제나 패배하는 현상이 재·보선에서 나타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이런 측면에서 한나라당의 영남권 수성과 이에 따른 보수성 강화 가능성은 한나라당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한마디로 조직과 지역에 의존하지 않고 여권의 실수에 기대지 않으며 전국적 쟁점의 부각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재·보선 결과가 정치권에 주는 메시지는 간명하다.그것은 국민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폐기 처분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번 재보선은 2000년 이후 치러진 재·보선 사상 두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토요일 선거를 했음에도 별무효과였다.또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선거비용이 700억원에 이르렀다.참여도 높이고 효율성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정비가 뒤따라야 하겠다. 박병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 총리후보 하마평

    여권에서 나오는 새 총리의 인선 기준은 ‘무난한 인물’로 요약된다.경제회생에 역점을 둔다는 상징성을 갖는 경제통과 노무현 대통령이 7일 국회 개원연설에서 강조했던 부패청산을 주도할 수 있는 개혁성향도 기준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은 장·단점을 갖고 있어 노 대통령이 여당의 의견을 수렴해 누구를 낙점할지 주목된다.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참신한 이미지를 갖고 있고,한나라당 홍사덕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한국여성민우회장,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낸 경력은 개혁성향을 반영한다.여권의 고위관계자는 “여성 총리가 탄생하면 상당한 뉴스 밸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여성·환경부 장관을 지낸 풍부한 행정경험을 갖고 있지만 여성 총리로서의 부처 정책조정과 국정장악력이 미지수다.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견줄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야당 반발도 예상된다. 전윤철 감사원장은 지난해 10월 감사원장에 임명될 때 국회 청문회를 거쳤기 때문에 총리 청문회도 별 문제될 게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윤성식 감사원장 지명자의 청문회를 거치면서 검증에서 문제가 없었던 유일한 사람이 바로 전 원장”이라고 말했다.그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데다 부패척결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로도 꼽힌다.하지만 전 원장을 총리로 지명할 경우 후임 감사원장 지명이 고민거리다.청와대는 윤성식 감사원장 지명자 인준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총리 대행을 두번째 맡고 있는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경제전문가로서 손색이 없다.하지만 98년 금융감독위원장 시절 25억여원에 불과하던 재산이 올해 3월 경제부총리에 취임할 때는 86억여원으로 무려 61억원가량 증가한 점이 ‘넘어야 할 산’이다. ‘직업이 장관’이란 얘기를 들었던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전문가이지만 청와대와의 ‘개혁 코드’가 맞을지가 관건이다.대통령 비서실장과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행정경험에다 노심(盧心)을 꿰뚫고 있는 문희상 의원의 기용 가능성도 여권 일부에서 제기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총리후보 하마평

    총리후보 하마평

    여권에서 나오는 새 총리의 인선 기준은 ‘무난한 인물’로 요약된다.경제회생에 역점을 둔다는 상징성을 갖는 경제통과 노무현 대통령이 7일 국회 개원연설에서 강조했던 부패청산을 주도할 수 있는 개혁성향도 기준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은 장·단점을 갖고 있어 노 대통령이 여당의 의견을 수렴해 누구를 낙점할지 주목된다.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참신한 이미지를 갖고 있고,한나라당 홍사덕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한국여성민우회장,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낸 경력은 개혁성향을 반영한다.여권의 고위관계자는 “여성 총리가 탄생하면 상당한 뉴스 밸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여성·환경부 장관을 지낸 풍부한 행정경험을 갖고 있지만 여성 총리로서의 부처 정책조정과 국정장악력이 미지수다.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견줄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야당 반발도 예상된다. 전윤철 감사원장은 지난해 10월 감사원장에 임명될 때 국회 청문회를 거쳤기 때문에 총리 청문회도 별 문제될 게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윤성식 감사원장 지명자의 청문회를 거치면서 검증에서 문제가 없었던 유일한 사람이 바로 전 원장”이라고 말했다.그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데다 부패척결을 주도할 수 있는 인물로도 꼽힌다.하지만 전 원장을 총리로 지명할 경우 후임 감사원장 지명이 고민거리다.청와대는 윤성식 감사원장 지명자 인준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총리 대행을 두번째 맡고 있는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경제전문가로서 손색이 없다.하지만 98년 금융감독위원장 시절 25억여원에 불과하던 재산이 올해 3월 경제부총리에 취임할 때는 86억여원으로 무려 61억원가량 증가한 점이 ‘넘어야 할 산’이다. ‘직업이 장관’이란 얘기를 들었던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전문가이지만 청와대와의 ‘개혁 코드’가 맞을지가 관건이다.대통령 비서실장과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행정경험에다 노심(盧心)을 꿰뚫고 있는 문희상 의원의 기용 가능성도 여권 일부에서 제기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새총리 한명숙 유력…이르면 9일 지명

    새총리 한명숙 유력…이르면 9일 지명

    청와대는 김혁규 의원이 총리직을 고사함에 따라 새 총리 후보 인선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르면 9일쯤 새 총리 후보를 지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어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가 탄생할지 주목된다.전윤철 감사원장,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명 과학기술부 장관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새 총리 지명을 늦출 수는 없지만 (당내 의견수렴)절차를 거칠 것”이라면서 “이르면 9일쯤 지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김혁규 카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으나,(그가)고사했기 때문에 새 총리는 무난한 쪽이 될 것 같다.”며 “사람이 달라진 만큼 선정 기준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관계자는 “한명숙 의원은 전윤철 감사원장과 함께 유력한 후보”라면서 “전 감사원장은 부패척결과 경제회생을 아우를 수 있는데다 감사원장에 임명되면서 국회 청문회를 거쳤기 때문에 총리로서 검증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명성만 높은 사람 말고 실제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일꾼을 좋아한다.”며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새총리 한명숙 유력…이르면 9일 지명

    청와대는 김혁규 의원이 총리직을 고사함에 따라 새 총리 후보 인선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르면 9일쯤 새 총리 후보를 지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어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가 탄생할지 주목된다.전윤철 감사원장,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명 과학기술부 장관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7일 “새 총리 지명을 늦출 수는 없지만 (당내 의견수렴)절차를 거칠 것”이라면서 “이르면 9일쯤 지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김혁규 카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으나,(그가)고사했기 때문에 새 총리는 무난한 쪽이 될 것 같다.”며 “사람이 달라진 만큼 선정 기준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관계자는 “한명숙 의원은 전윤철 감사원장과 함께 유력한 후보”라면서 “전 감사원장은 부패척결과 경제회생을 아우를 수 있는데다 감사원장에 임명되면서 국회 청문회를 거쳤기 때문에 총리로서 검증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명성만 높은 사람 말고 실제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일꾼을 좋아한다.”며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삷과 경영이야기] (13) ‘마라톤 CEO’ 구자준 LG화재 사장

    지난 4일 오전 서울 다동 LG화재 본사 사장실.인터뷰 도중 구자준 사장의 휴대전화에서 ‘띠리링∼’ 문자메시지 도착음이 울렸다.‘5월 손익 ○○억원 초과 달성.목표치 상회.상세보고 예정-권중원 드림’경영기획본부장의 보고를 받은 구 사장이 노란색 최신형 카메라폰 위로 잰 손놀림을 이어간다.‘수고했음.오후에 상세보고 바람-구자준’ 분당 200타는 됨직한 능숙한 문자입력 솜씨.“허리춤에 전화기 차고 다니면 아저씨 취급 받는다지만 그래도 어쩔 수 있나요.” 구 사장에게서 대기업 오너라는 딱딱한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아침에 직원들과 달리기로 땀을 낸 뒤 설렁탕 한 그릇 하는 걸 최고로 친다는 그 스타일 그대로다.미사일공학 엔지니어에서 보험업계 대표 경영인으로 연착륙하기까지의 경험과 철학을 들어봤다. ●미사일공학 엔지니어가 보험CEO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창업자 가족치고는 너무 늦게 최고경영자(CEO)가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하지만 나는 그런 대접을 받아본 기억이 거의 없다.집안 전통이기도 하다.대학 졸업하고 금성사(현 LG전자)에 말단으로 들어가 남들과 똑같은 과정 밟아 입사 13년 만인 1986년에야 처음 임원이 됐다.우리 연배의 경우 사원에서 임원까지 평균이 15년이 걸렸으니까 2년 정도 혜택 본 것 아니냐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만일 위에서 배려해 주었더라도 내가 거부했을 것이다.폼잡는 데 익숙해지 있지 않다.어려서부터 부잣집 아들이란 소리 신물나게 들었지만,남들 다 걸어가는데 나 혼자 차 타고 편하게 갈 성격이 아니다. -원래 나는 서울대가 목표였다.그러나 68년 초 대학입시를 얼마 안 남기고 급성맹장염에 걸려 시험을 제때 보지 못했다.그래서 잠시 미국행(캔자스대,미주리대)을 하기도 했지만 70년 다시 돌아와 한양대에 들어갔다.다른 건 몰라도 수학만큼은 천재소리를 들었던 나는 공과대학을 택했고 74년 금성사에 입사했다. -현장에서 직원들과 같이 생활했는데 동료들은 ‘저 사람은 사주집안 자식이니까 곧 경영진이 될 것’이라고 수군거렸다.하지만 내 스타일을 알게 된 뒤 금세 친구가 됐다.얼마 후 방위산업 부문이 금성정밀로 분사됐고,나는 이곳에서 대학 전공을 살려 미사일 개발 분야를 맡았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미사일 연구를 가장 많이 한 축에 내가 끼지 않을까 싶다.그때 우리 팀에서 해낸 일이 미국산 호크 미사일의 재(再)장착 작업 국산화였다.미사일은 실전배치된 뒤 몇년 지나면 정기적으로 내부 전자장비 등을 개보수해 재장착을 해야 한다.그때까지 우리나라는 기술력이 없어 재장착을 하려면 일일이 미사일을 미국으로 보내야 했다.미사일 기술 국산화는 지금도 나에게 커다란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마침 이번에 그 회사(현 LG이노텍내 방산부문)가 LG화재에 인수돼 ‘넥스원 퓨처’라는 계열사로 다음달 1일 출범한다. -99년 LG그룹 계열분리로 나는 생전 몰랐던 보험업계에 발을 들였다.용어부터 낯선 보험업계는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았다.농사꾼이 사무실에 넥타이 매고 앉은 격이었다.“어이쿠,바로 일에 뛰어들었다가는 괜히 회사에 방해만 되겠다.” -2000년 1월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보험전문대학원 TCI에 입학했다.우리 나이로 50줄에 접어든 때였지만 여유 부릴 계제가 아니었다.그러나 그해 여름 LG화재의 자회사였던 럭키생명이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했다.서둘러 귀국했다. ●퇴출위기 회사맡아 ‘마라톤경영’ 시작 -럭키생명 사장은 CEO로서 첫자리치고는 너무나 여건이 가혹했다.직원 월급 주기도 빠듯한 퇴출 직전의 회사였다.사장 한달 접대비가 고작 200만원.마냥 고민할 만큼의 여유도 나에겐 없었다.더욱이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사원들 앞에서 나까지 힘든 표정을 지을 수는 없었다. -골프를 끊었다.당시 내 골프실력은 핸디3에 이를 만큼 수준급이었다.“많지 않은 돈으로 직원들을 다독일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마라톤이었다.새벽이나 휴일에 직원들을 불러모았다.1시간 정도 뛰고 나서 설렁탕 한 그릇 같이 먹으면 50명이 모여도 20만원이면 족했다.가장 힘들다는 영업소의 소장들을 선발해 함께 달리기를 하기도 했다.나는 매번 꼴찌였다.맨 뒤에 처져 있는 소장들을 도착점까지 이끌어야 했다.1년여 전 시작한 달리기는 많은 힘이 돼 주었다. -자연스럽게 사내 술자리가 줄었다.어려운 회사일수록 술자리가 잦다.쓰린 마음을 달래려고 술을 마시고,다음날 컨디션이 안 좋으니 열심히 일을 안 하고,그러다 보니 실적 안 오르고,또 술을 찾게 되는 ‘술의 악순환’ 고리가 끊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른바 ‘마라톤 경영’이라고 명명한 경영기법은 여기에서 비롯됐다.마라톤과 보험업은 비슷한 점이 많다.둘다 한번 경쟁에서 처지면 선두를 따라잡기 힘들다.제조업은 한번 대박이 터지면 수직상승을 하지만 10원,10원씩 꾸준히 돈이 쌓이는 보험은 그게 불가능하다. -보험과 마라톤에는 철저한 준비와 기초체력이 필요하다.순간적인 재치나 순발력,기술만으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지구력도 마찬가지다.보험의 ‘보’자만 들어도 고개를 돌리는 게 사람들 심리다.그때마다 지쳐 포기한다면 레이스는 그걸로 끝이다.적응력과 순발력도 보험과 마라톤의 공통점이다.마라톤 코스에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는 것처럼 보험업도 순간순간 바뀌는 영업환경에 적응해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마지막으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란 점이 똑같다.통상 42㎞ 구간 중 35㎞ 지점이 되면 도저히 못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그러나 거기에서 포기하면 35㎞까지의 고생과 노력도 말짱 헛일이 된다. -흔히 쓰는 말 중에 ‘못 먹어도 고’란 게 있다.왜 먹을 수가 없는데 ‘고’를 하나.당연히 ‘스톱’이어야 한다.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접어야 한다.대신 확실하게 판단을 내려 게임에 뛰어들었으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우리 LG화재 경영의 1차 목표는 ‘이기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단지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자기 마라톤 기록을 2시간30분에서 2시간으로 단축시킨다 한들 남들이 1시간30분에 들어왔다면 자기 자신한테는 이겼을지 몰라도 다른 선수에게 이긴 것은 될 수가 없다. -LG화재는 ‘비전 2010’이라는 경영목표를 갖고 있다.지금은 업계 3∼4위이지만 2010년에는 확고한 2위를 차지해 1위 도약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그 핵심수단이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기본기,지구력,순발력 등 모든 조직역량을 총동원하는 ‘마라톤 경영’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뷰로크라시’(관료주의)다.금성사에 있을 때부터 뷰로크라시를 없애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회사내 상관은 휴일에 등산 가서도 상관이고,골프를 칠 때도 상관일 때가 많다.그러면 그 회사는 경직돼 있는 것이다.윗사람에게 문제점을 제대로 건의하지 못한다는 말도 된다.내가 보고를 휴대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받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왜 다들 바쁜데 사장실 앞에 서류철 들고 죽 늘어서서 기다리나. ●‘이기는 회사’ 목표 줄서기부터 없애 -사장실 앞 줄서기는 내부 줄서기와 무관치 않을 수 없다.직원의 업무능력이 인사 고과평가의 90% 이상이 돼야 하는 데 줄서기가 만연하면 그게 어렵게 된다.직원들의 신뢰가 깨지면 인사고과의 공정성이 사라지고 투명한 인사로 평가받지 못한다.줄서기를 없애는 것이야말로 ‘이기는 회사’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인사청탁은 있을 수 없다.정기인사때 일정 직급 이상 직원의 인사파일을 모두 내가 외우듯이 들여다보는 이유다. -우리 사회 전반에 비효율이 너무 많다.예를 들어 해외에서 쓸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려면 미국에서는 단돈 10달러와 자국 면허증만 있으면 되는데,우리나라에서는 반드시 여권 사본을 내야 한다.여권없이 해외 나가는 사람도 있나.어차피 출국할 때 없으면 안되는 서류를 왜 번거롭게 중복해서 한번 더 제출하게 하나.대입 수능시험도 그렇다.해마다 한번씩 직장인 출근시간을 늦추고,경찰들이 수험생을 실어나르기 위해 오토바이 비상대기를 한다.차가 막혀 도착하지 못한 수험생이 울면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한다.시험시간을 몇 시간 늦추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 아닌가.인감증명은 일제시대 잔재인데 정작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없어졌다. -어른들을 위해 한마디.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녀에게 직접 사랑을 표현해 보라.어색하지도 번거롭지도 않고 즉석에서 바로바로 답장이 날아온다.부모와 자녀간의 대화를 늘리는 데 이것만한 게 없을 것 같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구자준 사장은 구자준(具滋俊·53) LG화재 사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동생 고 구철회 회장의 4남4녀 중 막내다.반도상사(현 LG상사)와 락희화학공업(LG화학) 등의 사장을 지낸 구철회 회장은 창업주와 동고동락하며 그룹의 기반을 다진 인물이다.구 사장은 LG전자·LG상사 등을 거쳐 1999년 LG화재가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올 때 부사장으로 취임했다.‘마라톤 경영’을 주창해온 그는 국내 2회,해외 3회 등 5차례의 완주경험(최고기록 4시간28분)을 갖고 있다. 해발 8611m의 세계 2위봉인 K2원정대(2001년)와 남극원정대(2003년)의 원정대장으로 현지에 동행,강철 같은 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지난해 11월에는 개인홈페이지 ‘준스 스토리’(Joon’s Story)를 개설해 직원들과 수시로 대화하고 보고의 상당부분을 휴대전화로 해결하는 능률 위주의 전문경영인이다. ‘답설야중거 불수호란행 금일아행적 수작후인정(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말지어다.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그의 좌우명이다. ˝
  • G8, 북핵·고유가 해법 내놓을까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휴양지 시아일랜드에서 선진7개국과 러시아 정상들이 만나는 G8 정상회담이 열린다.중동과 이라크 문제,북한 핵 문제 등이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지만 실질적 해법이 나올 가능성은 의제별로 차이가 커보인다. ●반발 거센 미국식 중동 민주화 아랍세계를 미국식으로 민주화하겠다는 미국의 ‘대(大)중동 구상’은 회담 개최 전부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앞서 미국이 이번 회담 의제로 내놓을 초안이 언론에 유출되자 ‘중동에 미국식 가치관을 심으려 한다.’며 아랍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까지 비난에 가세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중동 문제를 논의하자며 요르단 등 아랍 국가들과 터키,아프가니스탄 등의 다른 이슬람 국가 정상들을 이번 회담에 초청했지만 아랍의 맹주이자 미국의 우방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정상 등이 참가를 거부했다.실속없는 회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6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대 중동 구상’이라는 말이 제국주의적 야욕을 함축하고 있다.”는 독일의 지적을 받아들여 “확대 중동·북아프리카 구상”으로 명칭까지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민주화를 지원한다는 취지를 내세우는 미국의 계획은 ▲시민단체와 민간기업 지원 ▲2009년까지 교사 10만명 양성을 통한 문맹퇴치 ▲자유롭고 투명한 선거제도 도입 등을 담고 있지만 국가별 자체 개혁의지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북핵 6자회담 입장 조율할 듯 북핵 문제도 다뤄질 전망이다.베이징 북핵 6자회담의 당사국 가운데 중국과 남북한을 뺀 나머지 국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데다 오는 23∼2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3차 6자회담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실질적 합의가 나오진 않겠지만 참가국들의 의견 조율은 이뤄질 전망이다. G8 국가들은 분실된 여권과 테러리스트 정보 등을 공유하는 구상(SAFTI)을 발표하는 등 테러방지 대책을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배럴당 4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를 끌어내릴 방안도 협의한다. ●미-유럽,이라크 해법 갈등 미국은 이번 회담을 이라크 전쟁으로 틀어진 프랑스 등 유럽과의 관계 개선 기회로 삼으려 한다.이라크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엔을 끌어들여 이라크 개입의 명분을 쌓는 동시에 미군 부담도 줄이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이라크 부채탕감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현재 영국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달 말 예정된 이라크 주권이양 이후의 연합군 역할 등을 규정한 새 이라크 결의안을 상정해놓고 있지만,구체적인 이라크 철군 계획을 공개하라는 유럽 등의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부시 대통령은 6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유로운 이라크가 건설될 때까지 군대를 주둔시킨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하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7일 G8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앞으로 2∼3일 내에 뭔가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며 유엔 안보리 표결 처리를 낙관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나라 “이참에 정국주도까지” 기세등등

    한나라당은 6·5 재·보선 압승에 이어 ‘김혁규 총리카드’도 철회되자 무척 고무됐다.최근 상황을 여권의 수세국면으로 판단하고 ‘이참에 정국 주도권까지 잡자.’는 듯한 의욕마저 엿보인다.하지만 모처럼 자신감을 깔고 대여 강공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자만은 금물’이라며 속도조절에도 신경을 쓰는 눈치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7일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총리는 국민 통합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에서 대통령께 ‘선처’를 부탁해놓은 상태인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회의에서 “언론 보도에 의하면 김혁규 전 경남지사가 총리직을 사양했다고 한다.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은 능력과 도덕성 갖춘 새 총리후보를 지목해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김혁규 총리카드에 대해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일’이고 ‘상식’적으로 어긋나는 일이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상생의 정치’ 이전에 ‘상식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6·5 재보선 결과] 전문가들이 본 승패요인

    6·5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에 참패를 안겨준 민심은 크게 두가지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낮은 투표율과 지역적 특성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선거에 투영된 민심의 성격에 다소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우선 부산과 경남,전남,제주 등 4곳의 광역단체장 선거는 낮은 투표율로 고정지지층의 비중이 커진데다 탄핵 기각 이후 여권이 국정운영 전반에 혼선을 보인 것이 여당 참패의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낮은 투표율을 감안할 때 전통적 지지층이 승패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민주당 박준영 후보를 선택한 호남 민심에 대해서는 “총선 참패에 대한 동정여론에 더해 ‘김혁규 총리 논란’‘영남특위 논란’ 등에 따른 호남 소외론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대선이나 총선 때와 달리 부동층이 대거 투표에 불참했다는 점에서 고정지지층의 역할이 컸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이 보다 주목하는 대목은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의 한나라당의 압승이다.신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라고 단정했다.“경기침체에 대한 안이한 인식,보수세력을 폄하한 연세대 강연,김혁규 총리 밀어붙이기 등이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면서 열린우리당의 수도권 몰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그는 “영등포와 도봉 등 서민이 많은 지역에서마저 열린우리당이 패배한 것은 업무복귀 이후 보여준 노 대통령의 언행에 대한 민심이반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형준 KSDC(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은 낮은 투표율과 지방선거의 특성을 들어 “선거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4·15 총선에서 여당에 다수의석을 안겨준 민심이 불과 50일 만에 돌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그는 “투표율이 28.5%에 그친 것은 그만큼 선거의 중요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지역의)고정지지층의 의사가 승패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소장은 다만 민주당의 전남지사 선거 승리에 대해서는 “여권에 대한 불만이 상당부분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영남특위 구성 논란과 함께 정동영 전 의장이 당권 중심에서 비켜선 것이 호남 유권자들로 하여금 열린우리당에 대한 일체감을 상실하게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6·5 재보선 결과] 살길찾은 민주 ‘웃음꽃’

    “민주당에 들어온 뒤로 웃을 일이 없었는데 너무 좋다.좋아 죽겠다.” 기쁨에 겨워 흥분을 감추지 못한 손봉숙 의원의 5일 표정이 민주당 분위기를 고스란히 내보여준다. 한 당직자는 “분당 후 9개월 만에 처음 웃었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이 사활을 걸었던 전남지사 선거는 물론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및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4곳 중 3곳에서 승리를 거두자 광주에 차려진 민주당 선거대책본부 사무실에서는 샴페인이 터졌고,몇몇 당직자들은 기쁨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4·15 총선 참패로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던 민주당은 재·보선 기간 국회 원내행정실에 실무자 3명만 남겨 놓은 채 한화갑 대표 등 주요당직자 전원이 광주에 상주하며 선거에 매달릴 정도로 당의 명운을 걸었었다.그런 만큼 승리의 감격도 크다. 한 대표는 “민주당을 살려내자는 호소가 먹혔다.전남도민에게 감사드리고 박준영 후보가 전남 발전에 몰두할 수 있도록 당력을 모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준영 전남지사 당선자는 6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 인사를 했고,김 전 대통령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것에 놀랐다.(박 당선자의) 능력과 자질이라면 전남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고 한다. 박 당선자와 한 대표,이정일 사무총장,이낙연 원내대표,손봉숙·김종인·김효석 의원 등 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광주 망월동 5·18 묘역을 참배,선거 승리를 자축하고 당의 재건을 다짐했다. 전남지사 선거 승리로 민주당은 일단 ‘공중분해’의 위기는 벗어날 듯하다.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열린우리당과의 통합 논의도 당분간 ‘없던 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7일 새로 입주하게 될 여의도 임대당사에서 주요당직자회의를 갖고 6·5 재·보선 이후 17대 국회에서의 활로를 모색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내 갈등요소가 많은 만큼 민주노동당·자민련 등 나머지 비교섭단체들과의 적극적인 공조로 정국 흐름에 대응해 나가면서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다시한번 재도약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김혁규 총리’ 사실상 철회

    5일 실시된 지방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했고,한나라당은 압승했다. 열린우리당은 4명을 뽑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전패(全敗)했다.19명을 선출하는 기초단체장 선거도 거의 완패했다.수도권에선 전멸했고,대전·충남권에서만 3명을 당선시켰다.광역의원 38석 중 6석만을 얻는 데 그쳤다. 이번 선거는 ‘4·15 총선’ 이후 51일 만에 치러져 ‘미니 총선’으로 불린 만큼 향후 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권은 ‘김혁규 총리후보 지명’ 문제와 지도부 인책론 등을 둘러싸고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이와 관련,김혁규 의원은 6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오찬회동을 갖고 “국정운영의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며 총리지명에 대한 고사 의사를 밝혔다. 김혁규 의원은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이같은 입장을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김 전지사는 회동에서 “언론에서 나를 반대하고 있는데 언론 보도는 국민들의 여론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며 “지금은 화합을 통해 국가에너지를 모아야 할 때로,대통령의 리더십과 통치력에 손상이 가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신중하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8일쯤으로 예정된 총리후보 지명을 늦출 가능성을 시사했으며,청와대는 사실상 ‘김혁규 카드’를 철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청와대는 경제전문가 중에서 후임 총리를 물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 등 지도부는 6일 중앙상임위원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했으나 일부는 반대하는 등 조기 전당대회 개최 주장을 포함해 지도부 인책 논란이 거세질 움직임이다. 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지난 총선 때 위기상황을 무난히 극복한 데 이어 이번에도 압승을 주도함으로써 당내 장악력을 더욱 높이게 됐다. 모두 19명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13명,열린우리당 3명,민주당 1명,무소속 2명 등으로 나타났다. 광역의원 당선자는 전체 38명 가운데 한나라당 28명,열린우리당 6명,민주노동당 1명,자민련 1명,민주당 2명으로 집계됐다.한편 선관위는 유권자 1247만 4282명 가운데 355만 2874명이 투표에 참가해 평균 28.5%의 투표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 [6·5 재보선 결과] 盧·金 청와대회동 안팎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혁규 의원이 스스로 총리지명을 고사하는 방법 외에는 ‘김혁규 카드’가 교체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그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애착이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의 사퇴 때가 그랬다. 그래서 여권에선 재·보선 패배직후 김 의원의 고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력히 대두됐다.당·청과 여야간 실타래처럼 얽힌 고리를 풀고 노 대통령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서는 김 전 지사가 ‘결자해지’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점에서다. 김 의원이 이날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지명 고사의 뜻을 전달하면서 한 말도 “국정운영의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김 의원으로서는 17대 국회가 출발하는 시점에서 여야 관계와 노 대통령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한편으론 자신을 앞세운 여권의 영남교두보 확보 시도가 실패함으로써 정치적 입지가 크게 위축된 것도 감안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청와대는 새 총리지명 시기를 당초 8일쯤에서 다소 늦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주장도 제기된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재·보선이 대통령의 몫이 아닌데,그 결과가 과연 변수가 될 수가 있겠느냐.”고 주장했다.노무현 대통령도 김 의원의 고사 의사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겠다.”고만 했을 뿐이다.청와대의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김혁규 카드는 대통령이 6·5 재·보선 영남지역에서 자리 몇개 얻자고 지명한 것이 아니다.영남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말해 섣부른 예단을 차단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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