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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구호품 육로수송 난색

    북한은 26일 평안북도 용천역 대참사와 관련,판문점 적십자 연락관 전화접촉에서 우리측이 육로를 통해 구호물품을 전달하겠다고 한 제의에 난색을 표했다.또 의료 인력 50명이 포함된 병원선 입항 및 의료진 지원도 사양했다. 북한은 대신,27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피해지역의 시설 복구 등 이재민 지원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열 것을 제의했고,남북은 이날 오후 2시30분 만나기로 했다.남측은 통일부 홍재형 사회문화교류국장이 대표로,북측에선 최성익 내각 참사가 단장으로 참석한다. 지난 1984년 북측이 남측의 수재를 지원하기 위한 회담에 이은 두번째 남북 구호회담이 된다. 정부 당국자는 “피해복구를 위해 북측이 필요로 하는 자재 장비 및 기타 구호물품 등에 대해 조율하게 될 것”이라면서 “신속한 구호물자 전달과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육로수송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남측은 의료진 및 병원선 파견에 대해서도 재차 거론할 계획이다. 이 당국자는 “적십자 접촉에서 북측은 우리측의 구호지원에 사의를 표하고,육로로 수송하는 대신 남포로 수송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또 의료진 지원과 관련해서도 “응급의료진이 충분히 구성돼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으므로 그만둬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이에 따라 대한적십자사는 경기도 일산에 집결된 1차 구호 물품(4억 5000만원 어치)을 인천항으로 옮긴 뒤 이르면 28일 밤 적십자사 대북 의약지원선인 ‘트레이드 포춘’호에 선적,남포항으로 운송할 계획이다.기상이 양호할 경우 운송에 20시간 안팎이 소요됨으로써 29일 남포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북측이 수송을 담당할 남포-용천간 거리는 250㎞로,오는 30일 늦게 물품이 용천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구호 회담과 관련,정부 다른 당국자는 “구호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간의 만남이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
  • [토요일 아침에] 상생의 문화/박종화 경동교회 담임목사

    요즈음 뇌졸중으로 인한 환자가 늘어간다고 한다.치료와 예방책은 의료계가 내놓겠지만 환자의 힘든 거동을 보는 눈은 안타깝고 아쉽기만 하다.중풍이란 한쪽의 정상기능 부재로 인한 비정상의 모습이다.인간의 몸이 체질과 구성 요건상 좌우가 공존하며 정상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져 있다.그것은 신비의 영역이다.인간창조의 신비라 할 것이다.우리는 이 신비함을 통상적인 삶으로 누리며 산다.좌·우의 공생적 결합의 중요성을 평상시에는 모르다가 한쪽이 상처를 입거나 마비될 때에야 비로소 깨닫는다. 한국의 사회를 보면 그것이 공생적 유기체임을 실감한다.한 가정의 구성요체는 선남선녀의 결합이다.남성우위가 절대적 가치인 양 기승을 부리던 오랜기간 여성의 위상과 역할은 일종의 잠재적 뇌졸중의 억울한 피해자의 그것으로 위축되었었다.양성평등은 비정상적인 가정의 틀을 정상화시키자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믿는다.불편부당한 기득권 속에 안주하려는 남성은 전통가치의 붕괴라며 반발할지 모르나,가정창조의 신비에서 보면 옳지 않은 주장이다. 물론 세계 여러 부족들 가운데 모계사회 전통을 이어받은 여성우위의 절대가치가 지배하는 곳도 있기는 하다.이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문제는 양성평등의 요체는 건강한 가정과 정당한 인간다움의 회복일 것이다.그 핵심에는 진정한 남녀간의 사랑이 자리하고 있고 또 자리해야 옳을 것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 사회는 우리의 뜻과는 달리 소위 냉전이라는 구조 속에서 좌·우의 극단적 대립과 갈등 ,그리고 상잔의 결투를 벌이며 살아왔다.민족분단의 비극이 원인이 되어,여전히 적대적 냉전대결은 그 정도가 과거와는 다르지만 현재에도 여전히 잔재가 남아있다.21세기를 말하면서 이런 냉전적 사고의 찌꺼기를 계속해서 지고가야 할 것인가.일종의 중풍병적 자화상을 자랑스럽다는 듯 지켜가는 것이 우리사회의 건강함인가.결코 그렇지 않다.세계 어느 곳을 가도 오른팔·왼팔의 협력,기성세대와 신진세대,진보와 보수,남·여관계의 상생적 결합이 꽃피는 곳에는 자유롭고 민주적 질서가 견실하게 기능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하여 한국사회에 하나의 이변이 생겼다.기존 정당들 가운데 부침을 맛본 경우는 제외하더라도 한 ‘좌파재야’집단이 제도권으로 당당하게 들어왔다.놀라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사회의 때늦은 상생의 정치를 위한 첫 단추라고 생각함이 옳을 것이다.예상컨대 좌편향의 정치구도가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보다는 오히려 중풍병적 비정상의 사회가 정상의 상황으로 변모해야 건강한 21세기를 살 수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의 출현으로 봄이 좋을 것이다. 다만 진지하게 당부할 것이 있다.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좌향이든 우향이든 과격한 극단주의는 자리할 공간이 없다는 점이다.스스로 개혁적이라 주장하는 진보는 건전한 보수를 끌어안고 협력할 수 있는 ‘합리적 진보’여야 옳다.스스로 안정추구세력이라 자처하는 보수는 개혁적 진보를 끌어안고 협력할 수 있는 ‘열린 보수’일 수 있어야 한다.합리성이 결여된 진보는 실제로는 허구이다.열림이 결여된 보수는 수구이다.허구와 수구의 지난날 대결은 이제는 벗자.합리적 진보와 열린 보수의 상생을 꽃피워 보자.그 중심에는 상생의 ‘사랑’이 있어야 한다.사랑은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하는 게 아니다.사랑은 나눔에서 꽃이 핀다.구약성서의 시편 133편에 이런 축복의 말씀이 있다.“형제자매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라고.땅에서 연합하면 하늘도 땅과 연합한다는 약속이다. 박종화 경동교회 담임목사˝
  • 서울탱고-떠나가는 배

    “저 푸른 물결 외치는/거센 바다로 오 떠나가는 배/내 영원히 잊지 못할/임 실은 저 배야 야속해라/날 바닷가에 홀로 남겨두고/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가곡 ‘떠나가는 배’는 제주출신 시인 양중해의 글에 6·25 당시 제주에 피란왔던 풍운의 작곡가 변훈이 곡을 붙인 노래다.이 노래는 섬이 안고 있는 숙명을,전쟁의 아픔과 상처를,인간이면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별리의 정서를 담은 곡으로 ‘한국적 리얼리즘 가곡’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노래가 지어질 당시인 50년대만 해도 제주와 육지를 잇는 교통수단은 뱃길뿐이었다.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황영호·유명호·남신호·이리호·제천호·평택호·광성호 등 목선 기선들이 부산이나 목포에서 제주를 오고 갔다.그래서 당시의 제주부두는 오는 이들을 맞는 환희와 해후의 장소였을 뿐 아니라,떠나는 이를 보내는 작별과 통한의 나눔터였다. 1957년 2월 서울~제주간 대한항공공사 소속 KNA기가 운항을 개시하고,이어 1962년 12월 제주~서울간에 DC13기종의 30석짜리 KAL기가 취항했어도 제주부두는 여전히 육지와의 연결고리였다.10시간 가까이 배멀미와의 싸움은 60년대 말까지 계속됐다. 출항을 알리는 남일해의 ‘잘있거라 항구야’는 어찌해서 손수건을 적시게 만드는지,닻을 올리는 순간부터 울리는 굵은 뱃고동 소리는 왜 그리도 가고 보내는 이들의 가슴을 후벼대는지…,선창에 남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여객선 화통의 검은 연기가 수평선 너머 사라질 즈음에야 붉은 눈으로 돌아서곤 했다. ‘떠나가는 배’ 역시 제주부두가 고향이다.어느 노래든 배경과 사연이 있게 마련이지만 이 노래 역시 기구한 사연을 안고 태어났다. 노랫말을 쓴 양중해(77·전국문화원연합 제주도지회장) 시인은 “시든 소설이든 사람 사는 방식을 유언처럼 남기는 문학작품”이라며 “1953년 시인 박목월이 젊은 여자와 피란 겸 사랑의 도피처로 제주를 택했고,둘의 사랑은 끝내 이별로 마감하게 됐으며,제주부두에서 여자가 탄 배가 수평선 너머 한 점으로 사라질 때까지 묵묵히 서 있던 목월의 심사를 담은 것이 바로 ‘떠나가는 배’”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서울신문 4월21일자 9면 보도) 양 시인의 말을 듣고 목월의 제주거주 당시를 추적한 끝에 목월이 1년동안 묵었다던 제주시 관덕정 인근 동화여관집 아들 이창주(64)씨를 만날 수 있었다.그때 중학교 2학년생이었다는 이씨는 “여자는 대학생으로 성은 한씨이며 무척 예뻤고 말수가 적고 다소곳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둘의 동거는 6∼7개월 계속됐으며,그녀는 목월이 제주대학으로 출근할 때나 귀가할 때 언제나 웃는 낯으로 보내고 맞았다.그러던 어느날 목사인 여자의 아버지가 서울에서 딸을 데리러 내려왔다.가지 않겠노라는 딸을 이틀 낮밤에 걸쳐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사흘째 되는 날 서울로 가기 위해 부두로 갔다.이씨도 양중해·박목월 선생과 함께 부두까지 배웅나갔다.배에 오른 여자는 어깨만 들썩거릴 뿐,한 번도 뒤 돌아보지 않았고,셋은 배가 수평선 너머 사라질 때까지 마냥 서 있다가 돌아왔단다. “아마도 여자 분은 연인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겠지요.그때 저는 굉장히 울었어요.여관에 있는 동안 무척 정이 들었거든요.처연히 고개를 떨구며 돌아서던 목월선생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당시 제주제일중학교 국어교사로 있던 양중해는 집으로 돌아온 즉시 ‘부두의 이별’을 시로 옮겨 같은 학교 음악교사인 변훈에게 음을 붙이도록 했고 가곡 ‘떠나가는 배’는 탄생한다. 이제 제주항 여객선 가운데 목선은 없다.위풍 당당한 코지아일랜드·오하마나·레인보우·컨티넨탈·페가서스·온바다훼리·뉴씨월드 등 3000∼9000t급 페리와 초고속선들이 부산·목포·여수·인천·완도·녹동 등을 오가며 연간 100만명이 넘는 손님들을 실어나르고 있다.암스테르담·퍼시픽비너스·클리퍼오디세이·크라운·닛폰마루 등 외국의 초대형 크루즈유람선들도 수시로 찾아온다.대합실 하나 없이 초라하던 여객선 부두에는 면세점 등 갖출 것 다 갖춘 대형 터미널이 들어앉았고,양곡·유류·비료·시멘트·목재·철재·잡화 등 연간 600만t에 이르는 연안화물이 입·출하되고 있다. 목월이 여자를 떠나 보내던 자리는 전체 일곱개 부두 가운데 여객부두인 제2부두가 됐다.그러나 제주항은 부두길이가 2582m로 길어졌음에도 선석이 포화를 이뤄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제주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2001년 시작한 1374억원 규모의 제주외항 1단계 공사에 이어 1203억원 규모의 2단계공사를 추진,8만t급 크루즈선 부두와 2만t급 부두안벽 축조공사를 벌일 계획이지만 예산문제가 따라주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떠나가는 배’ 주인공 박목월 시인이었다

    저 푸른 물결 외치는/거센 바다로 떠나가는 배/내 영원히 잊지 못할/님 실을 저배야/야속해라/날 바닷가에 홀로 버리고/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가곡 ‘떠나가는 배’(작사 양중해 작곡 변훈)의 주인공은 1978년 타계한 청록파 시인 박목월이라는 것과, 50년대 중반 그와 한 여대생의 ‘제주 잠행’ 생활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증언이 나와 관심을 끈다. 노랫말을 쓴 양중해(77·시인·전국문화원연합 제주도지회장) 시인은 목월이 50년대 중반 잠시 제주에 머물 때 시와 술을 나눈 절친한 친구 사이.양 시인은 “1953년 휴전 무렵 유부남이던 목월이 젊은 여자와 피란 겸 사랑의 도피를 위해 제주에 왔으나 끝내 이별하게 됐으며,제주부두에서 두 사람의 이별 장면을 시로 옮긴 게 바로 ‘떠나가는 배’”라고 말했다.양 시인은 지난해 7월 제주문화원에서 열린 한 문학강좌에서도 ‘떠나가는 배’에 대해 “목월의 아픈 이별을 담은 시”라고 거론한 적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목월이 당시 머물렀던,지금은 사라진 제주시 관덕정 인근 동화여관 가족들에 따르면 목월은 한국전쟁 막바지에 제주에 왔으며,여대생(당시 홍익대 재학)과 함께 6∼7개월간 동화여관에 머물렀다. 목월과 함께 온 여인의 성은 한씨이며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주일마다 근처 서부교회에 나가 예배를 봤고,몸이 아플 때는 목월이 직접 부축하거나 업고 갔다.이 여인은 아주 깔끔해서 빨래가 잦은 편이었고,식사도 여관에서 내주는 음식 대신 직접 지어 목월에게 내왔다.또 아이들을 좋아해 과자와 과일을 자주 나눠줬고 튀김 등을 직접 만들어 줬다고 한다. 여관에서도 시낭송회가 자주 열렸는데 여인은 늘 목월 곁에 앉아 경청하곤 했다. 여관집 아들 이창주(64·당시 중학교 2학년)씨는 “그 여자는 목월에게 꼭 ‘선생님’이라고 불러 선생님과 제자 사이 같았으며,지금의 여느 탤런트보다도 예뻤고 몸도 호리호리했으나 자주 아파 병원 출입이 잦았다.”고 기억했다.또 “목월에게 ‘이름이 왜 목월입니까?’ 하고 물었더니 어느날 밤 나무에 걸린 달이 너무 고와 ‘영종’이라는 이름 대신 ‘목월(木月)’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목월과 여자가 이별할 무렵 여관에 있던 짐을 도둑맞아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는데 이 여인은 ‘다른 것은 필요 없고 사진첩만 찾아 달라.’고 애원했으나 범인이 이미 아궁이에 넣어 불태워 버린 후여서 몹시 상심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짐 소동이 있고 얼마 후 목사인 이 여인의 아버지가 서울에서 내려왔고,가지 않겠다는 딸을 이틀 밤낮에 걸쳐 설득한 끝에 사흘째 되는 날 서울로 가기 위해 부두로 갔다.이씨도 양중해·박목월 선생과 함께 부두까지 배웅 나갔으며 여인과 목월 사이에는 아무 말도 없었다. “어깨가 들썩이는 것으로 미뤄 우는 것 같기는 했는데,우리 쪽으로 전혀 고개를 돌리지 않더군요.아마도 정인(情人)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 것이겠지요….” 이씨는 “여관에 있는 동안 이런 정 저런 정 많이 들어 그때 무척 울었다.”며 당시 처연히 고개를 떨구며 돌아서던 목월 선생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당시 제주제일중학교 국어교사로 있던 양중해 시인은 집으로 돌아온 즉시 ‘두 정인의 부두에서의 이별’을 시로 옮겼고,같은 학교 음악교사이던 변훈에게 음을 붙이도록 해 가곡 ‘떠나가는 배’는 탄생했다. 그동안 기록(잡지 ‘시인세계’ 등)에 따르면 목월과 이 여대생은 시인과 문학소녀로 만나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고,결국 제주도로 잠행했다.그때 두 사람은 겨울 한복을 지어 제주로 찾아간 부인의 인품에 목월이 반성하고 그가 서울로 돌아오면서 사랑은 끝나며,목월에게 ‘이별의 노래’를 남겼다는 내용만 나와 있을 뿐이다.이번처럼 목월의 ‘제주 잠행’에 대해 당시 지인들의 생생한 증언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한나라당 초·재선중심 개혁세력 뜬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9일 당선자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 개혁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내 권력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표는 강력한 대여투쟁을 주장해온 종전 대표들과는 달리 여야관계보다는 국민을 상대로 한 ‘민생정치’로의 전환을 당 개혁의 우선과제로 보고 있는 것 같다.박 대표의 이같은 개혁 구상은 일단 수도권 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소장개혁파가 주도하고 일부 초선의원들이 가세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3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강경파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박 대표의 당 개혁 시나리오가 여과없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소장파,당내 주류세력으로 급부상 박 대표는 오는 6월 전당대회 대표경선 출마 여부와 관련,“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며 갖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강력한 개혁·정지작업을 통해 대표체제를 굳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대표경선에서 박 대표를 지지했던 남경필·원희룡·권영세·정병국 의원 등 개혁성향의 소장파들이 박 대표의 개혁 드라이브를 앞장서 이끌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당내 세력기반이 약한 박 대표로서도 당 쇄신과 개혁을 위해서는 소장그룹과의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권영세 의원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박 대표의 노선을 지지하는 소장파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을 만나 당 개혁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해 초·재선들이 당 개혁의 중심에 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재선그룹 외에 권철현·윤여준 의원이 주도했던 ‘포럼 한국의 길’ 멤버들도 대거 박 대표 진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중진·3선그룹,관망 후 반격 가능성 남경필·원희룡 의원을 비롯한 소장그룹의 전면 배치는 주요 고비 때마다 이들과 대립각을 세워온 이재오·김문수·정형근·홍준표·이윤성·맹형규 의원 등 3선그룹과의 ‘당권경쟁 2라운드’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이번 총선을 통해 다시 원내에 진출하는 박계동 의원도 3선그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서로 다른 정치적 이념과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응집력을 보인다.특히 당 정체성과 관련된 대여관계에 있어서는 강력한 대여 투쟁을 전개해 왔으며,당내 문제에 있어서도 재선 중심의 소장파들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게다가 이들의 상당수는 차기 대권주자로 박근혜 대표보다는 이명박 서울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들 외에 강재섭·김덕룡·박희태·이상득·이강두·이규택 의원 등 중진들 역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지난 대표경선에서는 총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박 대표를 지원했지만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당 대표 자리를 노릴 만한 내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당분간은 잠행을 지속하며 박 대표의 개혁작업을 관망하겠지만 그같은 관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사랑이 뭐길래

    ‘헉!외국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더니….’ 20대 주부 학원강사가 14세 소년을 꾀어 성관계를 가져오다 쇠고랑을 차게 됐다.부산 강서경찰서는 김모(29·여)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미성년자 간음 유인 혐의로 입건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수학강사로 일하던 경남 김해시 모 학원의 수강생 이모(14·중3)군을 ‘일본으로 함께 유학가자.’고 유혹,이군이 가출하도록 했다. 이어 김군과 창원·대구 등지의 여관을 전전하며 수십차례 성관계를 가져오다 지난달 말에는 아예 사글세 방까지 구해 동거해온 것으로 밝혀졌다.김씨는 이군 부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담당 경찰관은 “김씨가 내성적인 성격에다 결혼 후 시댁식구와 남편에게서 홀대를 당하는 등 결혼생활이 원만치 못했다.”면서 “김씨가 폐쇄적인 성향을 보여 정신감정 의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온천하러 아산 가볼까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온몸이 근질거리는 4월.알록달록 꽃밭에서 향기에 취해보고,김이 펑펑 피어오르는 온천탕에서 몸을 풀어보자.수백년 연륜의 돌담길 사이 황톳길을 걷다가 출출해지면 불뚝불뚝 스태미나를 솟게 한다는 장어구이로 기력을 보충해도 좋다. 이 정도면 오감(五感)은 몰라도 3감이나 4감을 만족시키는 데는 모자람이 없을 터.웰빙이 별건가. 충남 아산은 온천과 풍부한 먹을거리로 예전부터 가벼운 나들이 코스로 각광받던 곳.한데 최근 국내 최대의 꽃식물원까지 생겨 나들이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서울서 고속전철로 35분,차로 1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아산으로 ‘감히’ 웰빙투어를 떠나보자. ●세계꽃식물원 지난달 19일 문을 열었다.식물원에 들어서자마자 알싸한 꽃향기에 취해 어지러움이 느껴진다.운동장만큼이나 넓은 공간에 튤립 수선화 베고니아 히아신스 백합 제라늄 등 갖가지 꽃들이 만개해 있다.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에 개관한 이 식물원은 기존의 대형 꽃 재배단지를 관광용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농민 조합원 13명과 준조합원 38명이 의기투합해 세운 영농조합 ‘아름다운 정원’이 조합원들의 30여년간의 재배 노하우를 기반으로 꽃식물원을 열게 됐다.2700여평의 유리온실엔 1000여종의 초화류가 1000만송이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실내 식물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식물원은 동백관,초화관,구근관,화단전시관,수생관 등 테마별 유리온실을 연결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요즘 자태가 가장 화려한 꽃은 튤립이다.빨강,노랑,분홍,보라 등 모두 100여종에 이르는 튤립이 식물원 전역에 만개해 있다. 수선화,아마릴리스,히아신스,아이리스,베고니아 등도 티없이 맑고 발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수생관에선 워터히아신스와 부레옥잠 물배추,수련 등의 수생식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형형색색의 꽃으로 장식된 분수연못,대형 수반에 장미를 띄워 맴돌게 만든 일명 ‘꽃돌이’ 등 꽃을 테마로 한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해 놓았다. 조합원중 한 사람인 남기중 원장은 “13명의 농민 조합원이 6개월간 밤샘작업을 하다시피해 식물원을 꾸몄다.”며 “앞으로 꽃 관람뿐만 아니라 꽃 재배 교육,꽃 관련 음식 소개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한국 산야에 자라는 야생화관이 따로 없다는 것.이에 대해 남 원장은 “야생화는 산과 들에 자라야 제멋이 나고,인위적으로 옮겨 키우면 잘 자라지도 않는다.”고 나름대로의 소신을 밝혔다. 식물원 입장료는 어른 5000원,청소년 4000원,어린이 3000원.입장객에겐 나갈 때 3500원짜리 화분을 하나씩 주므로,실제 입장료는 1500원 이하인 셈이다.(041)544-0747,8.www.goodflower.com. ●외암리민속마을 꽃식물원이 서구풍,현대풍의 화려함으로 오감을 만족시켜 준다면 송악면의 외암리민속마을은 복고풍,서민풍의 여유로움으로 편안함을 주는 나들이 코스.500여년 전 예안 이씨 일가가 정착해 아직도 주류를 이루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석축을 쌓아 만든 용담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시간은 100년,아니 그 이전으로 갑자기 후퇴한다.길게 이어진 돌담 너머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초가들,수백년 연륜의 중후함이 느껴지는 기와집들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대문 앞에 핀 산수유와 목련꽃의 유혹에 못이겨 다가가니 ‘참판댁’이란 안내판이 서 있다.구한말 이조참판을 지낸 이정렬이 살던 집.색바랜 기와와 대문,층층히 쌓아올린 돌담이 꽃과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멋을 풍긴다. 인기척을 듣고 나온 주인 이득선씨에게 “대문이 참 아름답다.”고 하니 “대문이 아니라 안채로 통하는 후문”이라고 알려준다.여인네들이 드나드는 곳이라 화려한 꽃나무를 많이 심은 것 같다고 한다.이씨는 자신이 이 참판의 손자라고 했다. 외암리엔 사랑채와 안채,문간채 등을 갖춘 참판댁과 비슷한 분위기의 기와집이 10여채 있다.‘건재고택’‘송화댁’‘교수댁’‘참봉댁’ 등 저마다 주인이 지낸 벼슬 이름이 붙어 있다. 돌담 너머 안채 뜰엔 목련꽃이 자라고,뒤꼍 장독대 뒤에 앵두꽃이 홀로 도도한 자태를 뽐내고….40대 이상이면 어릴적 친숙하게 보았음직한 풍경을 이 집들은 아직도 지키고 있다.기와집 주변으로는 초가들이 어김없이 둘러싸고 있다.집집마다 쌓아올린 돌담은 자연스럽게 좁다란 골목길을 만들었고,마실 가는 듯한 촌로의 발끝엔 정겨움이 툭툭 차이는 것만 같다. ●아산의 온천 아산엔 온양,도고,아산 등 대형 온천단지가 3곳이나 있다.가히 온천의 메카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도고온천은 유황성분이 풍부하고 온양온천은 라듐천으로 유명하다.90년대 들어 개발된 음봉면 신수리의 아산온천은 다양한 레저시설을 갖춰 아이를 둔 가족 나들이로 각광받는 곳이다. 그중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슬라이더를 갖춘 야외 온천풀과 바데풀,가족탕,유수탕 등을 갖춘 워터파크 형태의 온천으로 물놀이를 겸한 온천욕에 적당하다.스파비스는 고속철 개통 기념으로 고속철 티켓을 보여주는 입장객에겐 20% 할인 혜택을 준다. 도고면 기곡리의 도고온천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별장이었던 도고별장 바로 앞의 ‘도고별장 스파피아’(041-544-9560)가 찾을 만하다.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유황온천수가 공급되고,대형 찜질방과 객실도 갖춰져 있다.온천탕 이용객에겐 대통령별장 관람 기회도 제공한다.스파피아 사장인 이상복씨 소유인 이 별장은 1968년 건축된 100여평 규모의 단층주택으로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침대와 소파,핀란드식 사우나,경호원 침실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인체도 활동이 왕성해진다고 한다.그만큼 에너지 보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육식을 금하는 스님도 봄이 오면 고기를 섭취한다는 속설이 있는 것을 보면 봄엔 영양보충이 필수인 듯싶다. 스태미나 음식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장어집으로 가보자.아산 인주면,삽교호 인근에 가면 소문난 장어촌이 있다.34번 국도에서 623번 지방도로 이어지는 문방리 입구 2㎞ 구간엔 10개 이상의 장어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다.바다를 막아 삽교호가 생긴 후 민물장어가 많이 잡히면서 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섰다고 한다.그러나 지금은 잡히는 양이 워낙 적어 대부분 양식 장어를 쓴다.자연산은 희귀한 만큼 값도 ㎏당 15만원을 호가해 엄두를 내기도 어렵다. 음식점마다 장어 맛은 비슷하다.그대로 굽거나 양념을 쳐 만든 간장소스와 고추장을 발라 구워내는데,소스에 따라 집집마다 약간씩 다른 정도다. 숯불에 석쇠를 얹어 구워내는데,매콤달콤한 양념맛,입안에서 살점이 살살 녹는 듯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1㎏(4만원)을 시키면 어른 2명이 먹기에 적당하다.옛날돌집(041-533-2241),꽃동네원조장어(041-533-2561) 등이 유명하다. 전통적인 분위기에서 한정식을 즐기고 싶으면 염치읍 방현리의 한정식집 ‘방수마을’(041-544-3501)로 가보자.고풍스럽게 지어진 기와집과 잘 가꾼 정원 때문에 나들이 삼아 오는 사람도 꽤 있다.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고 맛깔지다.소 갈비살을 큰 밤톨만하게 토막내 돌판에 구워낸 석갈비,매콤하게 버무려 볶은 낙지볶음,누룽지에 해물과 소스를 넣어 졸인 누룽지탕수육 등이 특히 맛있다. 하지만 이집이 진짜 자랑하는 것은 이같은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밑반찬으로 나오는 장아찌류다.고추,오이,박,마늘,시레기 장아찌 등이 나온다.주방장이자 방수마을 촌장으로 불리는 김판순씨는 “모든 장아찌는 1년에서 3년 정도 삭힌 것들”이라며 “그래야 은근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고 했다.김치도 땅속 깊이 묻어둔 김장김치만 쓴다. 처녀적부터 장과 장아찌 담그는 데는 이력이 났다는 김씨는 경상도 출신이다.경상도 음식은 ‘짜고 맵고 맛없다.’는 말도 이집에 오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할 정도로 장아찌들이 맛깔지다.김씨는 오이 장아찌는 초복에 나오는 두물오이로만,마늘은 5월말 전후로 나오는 것만 쓰는 등 재료 선택에 남다른 공을 들인다.며칠만 늦춰도 벌써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란다. 한정식은 1만원,3만원짜리가 있다.4∼5가지 요리와 밑반찬,된장찌개 등이 나오는 1만원짜리가 무난하다. 글 아산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렇게 가세요 세계꽃식물원은 서울에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에서 빠져 아산만방조제를 건너 도고온천 방면으로 가면 된다.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빠져 21번 국도를 타고 온양을 지나 도고온천까지 가도 된다.도고온천에서 꽃식물원까지는 3㎞ 정도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아산고속버스터미널(041-544-4880)까지 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한다. 외암리 민속마을은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 또는 경부고속도로 천안IC에서 빠져 온양까지 간 뒤 39번 국도를 타고 송악면 방면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마을 이정표가 나타난다.온양,아산,도고 온천은 아산에 접어들면 이정표가 잘 돼 있어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다. 경부고속철을 이용할 경우 온양온천은 천안아산역에서 버스로 20분,도고온천과 아산온천은 온양시내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2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숙박 온양,아산,온천단지를 중심으로 호텔과 여관이 많다.아산스파비스,도고별장 스파피아 등 온천업체들도 온천탕과 함께 대부분 객실을 갖추고 있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 축제도 즐겨요 ●아산 성웅 이순신 축제 민족의 영웅 성웅 이순신을 주제로 한 축제가 탄신일을 전후한 24일부터 28일까지 현충사 일원에서 개최된다. 4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24일 불꽃놀이 전야제 행사를 시작으로 소년,청년,명장 성웅 이순신 등 4개의 테마로 나눠 장군의 생애와 역사를 익히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소년 이순신’ 코너에선 어린 시절 이순신이 즐겼다는 전쟁놀이 재연 및 체험,조선시대 거리 재현과 민속놀이 체험 행사 등이 진행된다.‘청년 이순신’ 코너에선 무과를 치러 무관이 되는 이순신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보여준다.또 이순신 장군을 영국의 넬슨 제독과 일본의 도고헤 이하치로와 비교 전시하는 ‘세계 3대 해군 명장 비교전’,한산대첩 카레해전 트라팔가해전 사라미스해전 등을 비교하는 ‘세계 4대해전 비교전’ 등 명장 이순신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행사도 진행된다. 이와 함께 청소년 연극제,금난새 음악회,충무공 탄신을 기념하는 다례행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펼쳐진다.아산시청 문화관광과(041-540-2404),아산성웅이순신축제 추진위원회(041-540-2404).www.onyangfestival.co.kr. ˝
  • 北 식량배급 중단설 “사실 아니다” 부인

    개성 경제실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북측의 회담 관계자는 9일 북한에서 식량배급제가 전면 중단됐다는 남측내 언론 보도와 관련,“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철도·도로 실무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는 이 관계자는 ‘식량배급제가 전면 중단됐다는 게 사실이냐.’는 남측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지금도 식량배급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 공동취재단˝
  • ‘홍길동 유세’ 발품이 승패 가른다

    “동에 번쩍,서에 번쩍하는 ‘홍길동’이 되지 않고서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요.” 총선에서 지역구 면적이 서울시(605.6㎢)보다 무려 6배 넓은 ‘공룡선거구’인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지역구(3746.3㎢) 출마자들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과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의 면적을 모두 보탠 것보다 더 넓은 지역구를 숨가쁘게 누비벼 한 표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한 강행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이 지역구는 4개 군내에 5개읍,30개면,669개리로 이뤄져 있으며,지역 특성상 산세·지세가 험준한 산간오지다.특히 지역구 대부분이 도심과는 먼 농·어·산촌 위주여서 TV 난시청 지역이 많은 데다 토론회 시청률마저 낮아 누가 발품을 많이 파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이에 후보자들은 멀고도 험난한 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누비고 있었다. A후보의 경우 9일 새벽 7시 봉화군의 한 여관에서 눈을 뜬 뒤 곧바로 인근 체육공원과 5일장이 선 춘양시장으로 내달려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부탁했다.이어 봉화군의 법전·소천·석포면소재지 등 8곳의 지역구를 찾았다.지역이 넓은 데다 길이 험해 차로 이동하는 데만 꼬박 2시간10분이 걸렸다. 다음 일정을 위해 영덕과 울진을 연이어 찾았다.군간의 이동시간은 평균 2시간.A후보는 “하루 평균 2∼3개 시·군을 방문하는데,마음만 급할 뿐 길에서 시간을 다 보내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했다. A후보는 또 “지역구가 넓고 오지인 관계로 방송국의 전파 송출지역이 울진·영덕과 봉화·영양 등 2곳으로 나눠져 다른 지역구 후보자들보다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더 참석해야 하는 등 이래 저래 시간적 손실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A후보의 보좌관은 “지역구가 워낙 넓어 살인적인 강행군을 하고 있다.”며 “다른 후보들도 사정이 마찬가지여서 누가 막판까지 체력전에서 이기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라고 총평했다.다른 4명의 후보들도 15∼17시간에 걸쳐 춘양·영덕 5일장과 2∼3개 군지역을 찾는 등 치열한 육박전을 벌였다. 봉화 김상화기자 shkim@˝
  • 종묘인근 14층호텔 들어선다

    종묘 등 국가·지방문화재가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 일대에 14층짜리 고급 관광호텔 및 아파트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최근 제6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도심 상권지역이면서 노후주택이 몰린 종로구 익선동 165 일대 3만 1125㎡(9431평)에 대한 ‘익선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안’을 조건부로 가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익선동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은 종로구가 1995년 용역을 발주,지난 1999년 서울시에 상정했으나 한옥보존 필요성 등을 들어 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부결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그러나 최근 한옥이 너무 낡고 오래돼 붕괴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의 보존가치가 없다는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재개발이 이뤄지게 됐다. 돈화문로와 접한 이 일대는 용적률 450%,건폐율 60% 이하,높이 50m 이하가 적용돼 14층 이하의 관광호텔과 오피스텔,280가구의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외국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기존 여관 등을 고려할 때 새로 건립될 호텔 등 숙박시설에는 한국의 전통을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을 가미하고,피맛길은 인근 ‘돈화문로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안의 피맛길과 선형을 유지해 개발하라는 조건을 달았다.익선도시환경정비구역에는 389가구 900여명이 거주하고 120여개 상점이 영업 중이다. 최용규기자 ykchoi@˝
  • 서울 탱고-대전부르스

    ‘대전발 0시50분’ 지금 이 열차는 없다. ‘목포행 완행열차’도 사라진 지 오래다.다만 목포행은 대전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전선을 통해 서대전역을 거쳐 가는 새마을과 무궁화호 열차가 요즘도 하루에 몇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새마을과 무궁화호는 서민의 교통수단으로 대표되던 당시 완행열차보다 훨씬 고급스러워 서민들의 애환이나 정취가 거의 묻어나지 않는다. 50년대 말 인기 블루스 가수 안정애가 불러 공전의 히트를 친 ‘대전부르스’를 낳은 대전역은 현재 그 애절함을 뒤로한 채 고급스러운 고속철도가 오가는 최첨단 역사로 탈바꿈했다. ●반나절 생활권의 중심역 대전역 2004년 4월.‘꿈의 교통수단’으로 불리는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대전역사는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지상 3층의 역사가 4층 규모로 신·증축됐다.예전에는 ‘대전부르스’ 노래비가 서있는 동쪽으로만 열차를 탈 수 있었으나 지금은 역사가 브리지 모양으로 지어져 반대편(서쪽)에서도 탑승할 수 있다.또 역사와 철로 밑을 관통하는 동서 연결도로가 한창 공사중이어서 대전역에서 이전 자취를 찾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임승빈 대전역 역무팀장은 “역이 좋아지고 깨끗해지다 보니 노숙자만 더 늘어났다.”고 푸념했다. ●이별의 명곡 탄생 1959년 어느날 밤 0시40분쯤.산책나온 한 사내의 시선이 대전역 플랫폼 가스등 아래에 머문다.청춘 남녀가 두 손을 꼭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이별을 아쉬워한다.마침 남자를 떠나보낼 목포행 0시50분 증기기관차가 미끄러져 들어온다.사내는 곧바로 여관으로 돌아가 시를 쓴다. 이렇게 탄생한 노래가 ‘대전부르스’.사내는 당시 신세기레코드사 사업부 직원 최치수로 지방출장을 와 대전역 인근 여관에 머물고 있었다. 최씨로부터 가사를 받은 작곡가 김부해는 3시간여의 작업끝에 블루스 리듬의 ‘대전부르스’를 만들어냈다.가수는 블루스를 잘 부르는 안정애로 정해 녹음에 착수했다.출반 3일 만에 서울과 지방 음반 도매상으로부터 주문이 쇄도했고 이 음반을 찍어낸 레코드사는 창사 이래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다. ‘대전부르스’를 만든 이들이 대부분 세상을 떴지만 노래만은 지금도 술이 몇 순배 돌아가면 애절하게 뽑는 국민의 ‘18번’이 됐다.1980년에는 조용필이 리바이벌하면서 다시 히트를 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잘 있거라/나는 간다/이별의 말도 없이…영원히 변치말자/맹세했건만/눈물로 헤어지는/쓰라린 심정. 임 팀장은 “요즘은 군대갈 때 애인이나 가족들만 울 뿐 눈물로 헤어지는 사람들은 없다.”고 역 분위기를 전했다. ‘대전발 0시50분’도 노래가 나온 이듬해 2월 ‘대전발 03시05분’ 열차로 변경되면서 노래에 흔적만 남긴 채 수명을 다했다고 한다. ●이별보다 만남의 창이 된 대전역 대전은 국토의 중심에 있고 유성 등 관광지가 발달돼 ‘만남의 장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각종 회의나 세미나 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30여년간 역전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낙원다방’ 여주인은 “10∼20년 전만 해도 친구나 애인이 헤어지면서 나누던 정담이 많았으나 요즘은 모임이나 업무와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인심이 팍팍해져서인지 그런 낭만이 없다.”고 말했다. 역 주변 상권도 유성과 둔산으로 도시중심이 이전하면서 많이 위축돼 있다.열차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굳이 하루를 묵으면서 일을 보거나,뜸하게 오는 열차를 놓칠세라 웬만하면 역 근처 여관에서 잠자던 옛날과 달라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아무튼 역사가 호화로운 것과는 달리 여관과 다방의 허름한 모습은 예전 그대로고 그 수도 많이 줄었다.먹고살기 위해 보따리를 이고지고 열차에 오르내리던 아주머니도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역과 열차하면 이별이 먼저 떠오르고 노래도 ‘대전부르스’나,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Agnes Baltsa)가 불러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리스 가곡 ‘기차는 8시에 떠나네’처럼 애절해야 제맛이 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청산도에 살으리랏다

    전남 완도에 다녀왔다.몸살날 정도로 봄빛이 예쁜 청산도,숭어가 펄떡펄떡 뛰노는 소안도의 바다가 보고 싶었다.청산도의 봄빛은 이미 곰삭아 있었다.섬을 파랗게 덮은 보리는 벌써 솜털같은 이삭을 하나씩 피우고 있었고,돌담 너머로는 샛노란 유채꽃 물결이 출렁거렸다.푸른 빛이 한층 짙어진 바다로부터 밀려드는 훈풍은 밀밭을 손질하는 아낙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혀주고 있었다.완도의 섬속의 섬,청산도와 소안도를 다녀왔다. 글 청산도·소안도(완도) 임창용기자 sdragon@ ●청산도(완도군 청산면) 완도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로 50분 거리인 청산도(靑山島).푸른 숲이 우거진 산이 많아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하지만,이맘때 청산도의 푸른 빛은 실상 보리빛이다.섬 어느 곳을 가도 해안에서 바라보면 산 아래 계단처럼 펼쳐진 다랑논에 어김없이 보리가 자란다. 선착장이 있는 도청항에서 차로 3∼4분쯤 가면 영화 ‘서편제’가 촬영된 당리마을이다. 영화에서 소리꾼인 유봉(김명곤 분)과 그의 딸 송화(오정해 분),동호(김규철 분)가 신명나게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던 돌담길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영화 촬영후 시멘트로 포장됐다가 이곳을 찾은 외지인들의 성화에 못이겨 다시 걷어냈다고 한다.지금은 길 입구를 중심으로 심어놓은 유채꽃이 만발해 돌담길 주변 색깔이 더 예뻐졌다.오히려 영화속 배경보다 한층 더 화사한 분위기가 난다. 당리마을 한가운데엔 유봉이 툇마루에 앉아 송화에게 소리를 가르치던 집이 있다.울긋불긋한 슬레이트 지붕을 덮은 집들 가운데 끼어 있는 유일한 초가집이다.사람은 살지 않고 당시 주인공들의 복장을 한 인형을 설치해 영화 장면을 재현해 놓았다. 청산도에서 빠질 수 없는 볼거리는 돌담이다.밭둑,논둑,축대,집 둘레엔 어김 없이 돌담이 쌓여 있다. 완도군청 직원 안봉일씨는 “청산도는 아무데나 파헤쳐도 주먹만한 것부터 집채만한 것까지 온통 돌뿐”이라며 “그래서 예전부터 밭 하나 일구려면 몇 달이 걸렸다.”고 했다. 돌담뿐만 아니라 벽돌 대신 돌을 쌓아서 지은 집도 있다.진흙을 이겨 틈을 메우면서 벽을 쌓은 뒤 지붕을 덮은 집들이다.높다랗게 쌓은 돌담과 돌벽들은 수백년,수십년이 지났음직 하지만,거의 훼손되지 않고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돌담 쌓기는 지금도 청산도에서 계속되고 있는 중요한 건축공법이다. 돌이 많다보니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 청산도엔 쌀이 항상 부족했다.오죽하면 ‘청산도 처녀가 뭍으로 시집갈 때까지 쌀 서말만 먹으면 부잣집’이란 말이 있을까. 그래서 쌀을 한 톨이라도 더 얻기 위해 무진 애를 썼는데,그중 가장 특이한 방법이 ‘구들장 논’과 ‘구들장 수로’다.비탈진 산자락에 돌을 쌓은뒤 흙을 덮어 만든 논과,여기에 물을 대기 위한 물길이다. 그 방법이 기발하다.구들장 모양의 넓적한 돌을 기와를 겹쳐 쌓듯이 가운데 방향으로 경사지게 쌓아 맨 아래 중앙에 사람이 기어들어갈 정도의 네모진 구멍을 만들었다.돌을 겹쳐 쌓은 위엔 흙을 두껍게 깔아 보리나 벼를 심었다. 이렇게 하면 비가 내렸을 때 스며든 물이 경사진 돌을 따라 가운데로 모여 구멍을 따라 나오게 되고,구멍아래 있던 논에선 이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했다.돌이 많은 특이한 지질과 한 방울의 물도 버리지 않으려는 주민들의 의지가 빚어낸 첨단 농법이 아닐 수 없다. 섬의 북동쪽 진산리엔 갯돌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아이 손톱만한 것부터 어른 머리 크기까지 갖가지 색깔의 동그란 돌이 해안을 덮고 있다.파도가 밀려왔다가 내려갈 때마다 ‘차르르 차르르’ 돌구르는 소리가 때묻지 않은 어린애 웃음소리처럼 정겹다 ●소안도(완도군 소안면) 소안도는 해안 풍광과 상록수로 이루어진 방풍림이 아름다운 섬이다.특히 일몰 무렵 해안에 가면 숭어떼가 붉은 햇살에 반사돼 반짝이며 펄떡펄떡 뛰노는 모습은 너무 눈부셔 가슴마저 덩달아 뛰게 한다. 숭어가 워낙 많아 이곳에선 ‘개매기’란 특이한 방법으로 어로작업을 한다.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해안 지형이 오목하게 생긴 곳에서 주로 하는데,소안도에선 섬 북쪽 월항리 앞 바다가 적지다. 개매기란 바다(갯)를 막아(매기) 고기를 잡는다는 뜻.밀물 때 해안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까지 수백m 길이에 말뚝을 박아 그물을 매 썰물로 물이 줄어들면 고기를 잡는 방법이다. 한 주민은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개매기 체험행사를 했는데,워낙 숭어가 많아 커다란 마대자루에 고기를 담아 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월항리 주민들은 올해도 7월부터 8월까지 10여회 정도 체험행사를 열 예정.물이 무릎 아래까지 빠지면 일제히 면장갑을 끼고 들어가 물반 고기반인 바다에서 숭어를 잡는 행사다.참가비는 1인당 5000원 정도. 여의도 3배 크기의 소안도는 항일운동의 거점이기도 하다.일제의 침략이 본격화한 1905년 이후 주민들은 당사도 등대 습격사건 등 가열찬 항일운동을 펼쳤다.항일,민족교육의 중심에 서 있었던 비자리의 사립 소안학교 터에 최근 건립한 소안도 항일운동기념관엔 당시 항일운동을 이끈 인물들의 사진과 업적을 담은 자료가 전시돼 있다.또 항일운동 모습을 인형이나 홀로그램 등으로 재현한 세트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들러볼 만하다. 이것도 맛보세요 소안도는 톳과 전복양식으로 유명하다.이곳 주민들은 톳 양식 만으로도 한 해에 가구당 평균 3000만원의 소득을 올릴 정도.시설비가 많이 드는 전복 양식을 하는 사람들은 상당한 부자에 속한다. 소안도 음식점들은 대부분 전복 음식을 낸다.그중 면 소재지가 있는 비자리의 ‘청포도식당’(061-53-7248)은 다양한 전복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곳.주메뉴는 전복회와 전복 구이,전복 내장 볶음을 세트로 내는 ‘소안정식’이다. 전복회는 두툼하게 썰어 한 번 입안에 넣으면 한참 동안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달큰하면서 풋풋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구이는 고소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사실 서울 등 도심에서 전복을 구워먹는다는 건 지나친 사치다.얇게 저며 회로 먹거나,몇 점씩 넣어 죽을 끓여먹을 정도로 전복은 ‘귀하신 몸’이다.그래서 전복을 통째로 구워 군고구마 먹듯 베어먹다 보면 ‘이래도 되나.’하며 스스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전복 내장은 젓갈(게우젓)을 담그거나 전복죽을 쑬 때 넣는 줄만 알았는데 이곳에 오니 볶음요리가 있다.약간의 양념을 해 프라이팬에 달달 볶아 접시에 담아준다.쌉싸름하면서 고소한 맛이 참 독특하다. 전복요리 이외의 음식도 다양하고 푸짐하다.몸통만으로도 접시에 가득찰 정도로 큰 삼치 구이·광어회·간재미 찜 등 해산물,톳나물 무침·모자반 무침 등 해초류,성게알젓·게우젓 등 고급 젓갈 등 20여가지가 상을 가득 채운다.음식값은 4인 1상 기준 6만원. 완도읍내에선 항동리 ‘해궁횟집’(554-3729),개포리 공용터미널 뒤의 ‘대도한정식’(554-3537)의 음식이 먹을 만하다.완도읍내는 대체적으로 음식값이 비싼 편.해궁횟집의 경우 참돔회는 1㎏에 9만원,우럭은 6만 5000원. 대도한정식은 4인 1상 기준 12만원으로 지방으로선 상당히 비싸다.참돔,우럭,병어회와 푹 삭힌 홍어가 들어간 삼합,메생이국,날치알,새우찜,키조개 회,톳 냉국,산나물 등 40여가지의 음식이 나온다.이중 회를 뜨고난 뒤 나온 생선뼈를 푹 우려내 끓인 미역국은 진하면서도 시원해 가장 돋보이는 음식이다. ●가는 길 완도까지는 서울에서 열차,항공편으로 광주까지 가서,완도행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광주 버스터미널에서 완도까지 2시간30분 소요.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완도까지 직접 가는 고속버스도 하루 4회 있다.5시간 30분 소요. 청산도는 완도읍에서 19.2㎞ 떨어진 둥근 소라형 모양의 섬.해안선 길이가 98㎞에 달한다.완도 여객선터미널에서 청산도행 고속페리호가 하루 4회 출발한다.요금은 6050원,승용차는 운전자 1명 포함 2만 3000원.농협에서도 하루 4회 철부선을 띄운다.청산도 내에선 승용차나,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소안도는 완도 화흥포항을 출발해 노화도,소안도를 거쳐 보길도로 가는 배를 타야 한다.1시간마다 배가 출발한다.문의 완도 버스터미널(061-552-1500),여객선터미널(552-0116),화흥포항(555-1010). ●숙박 청산도엔 등대모텔(061-552-8558),청산민박(552-8800),제일민박(552-8807),읍리민박(552-8841),압개민박(552-8703) 등이 있다.소안도엔 제일장(553-7550),현대장(553-7547),소안장(555-0050) 등 여관이 있다.대부분 규모가 작고 건물도 낡아 시설은 깔끔하지 못한 편. 섬에서 꼭 숙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완도읍내에서 소규모 호텔이나 깔끔한 장급 여관을 찾아 묵으면 된다.문의 완도군청 문화관광과(550-5524),관광안내소(550-5152). 글 완도 임창용기자 sdragon@˝
  • ‘서울탱고-신라의 달밤

    경주 사람들에게 달은 친구다.부잣집 맏며느리 얼굴 같은 보름달은 친근함이 더한다.그 속에는 신라 천년의 역사가 들어 있기도 하다. ‘아 신라의 밤이여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어온다/지나가는 나그네야 걸음을 멈추어라/고요한 달빛 아래 금오산 기슭에서 노래를 불러보자 신라의 밤노래를‘ 가수 현인을 하루아침에 대스타로 만든 ‘신라의 달밤’.1947년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이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귀와 마음을 한순간에 빼앗겼다.첫 마디부터 시원하게 내지르고는 곧바로 부르르 떠는 특이한 창법.국내 가요에서는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던 스페인 무곡(舞曲) 볼레로 리듬.휘영청 달빛이 드리워진 산사에서 술 한잔 걸친 풍류객이 고도 경주를 내려다보며 흥얼거리는 듯한 가사.관객들은 무려 9번이나 앙코르를 외쳤고,마침내 그 노래를 외워 당시 28세의 신인가수 현인과 함께 불렀다. 지난 2002년 팬들과 영원히 이별할 때까지 50여년간 현인의 대표곡이었던 ‘신라의 달밤’은 경주와 전혀 인연이 없는 세 사람이 만들었다.현인은 부산,작곡자 박시춘은 경남 밀양,노랫말을 쓴 유호는 황해도 해주가 고향이다. 세 명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유호(84)씨는 “박시춘이 곡을 하나 들려주면서 노랫말을 써달라고 했다.2시간 만에 서둘러 만든 게 ‘신라의 달밤’이다.”라고 회상했다.경주에 대한 지식이라곤 오직 제2공립학교(현 경복고) 3학년때 수학여행을 다녀온 것이 전부.그때 본 불국사의 기억과 지도에 기록된 금오산을 가사에 넣어 완성했다. “금오산은 현인의 독특한 창법으로 인해 ‘금옥산’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며 유씨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신라의 달밤’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애정은 남다르다.2000년 불국동 불국사역 앞 구정로터리에 ‘신라의 달밤’ 노래비가 세워졌다.불국동민들이 주머니를 털어 6700만원을 만들었고 경주시는 2000만원을 지원했다.바닥 판석에 길이 6.9m,높이 5m,무게 50t의 토함산을 닮은 자연석을 올려 놓고 노래가사를 새겼다.5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넣으면 짧은 소리에 턱을 떠는 현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음향시설도 갖췄다. 노래와는 달리 이제 신라의 밤에는 불국사의 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운 좋게 종소리를 듣는다면 스님에게 저녁 공양시간을 알리는 것이다.오후 6시 불국사 관람시간이 끝나면 걸음을 멈출 나그네도 없다.은은한 달빛만 신라의 밤을 수놓을 뿐이다. 인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은 불국사에서 700m쯤 떨어진 상가다.36곳의 여관.빈방이 많은 듯 여관 종업원은 지나가는 나그네의 소맷자락을 잡으며 억지로 걸음을 멈추게 한다.말만 잘하면 큰 폭의 바겐세일도 가능하다. 120여곳에 이르는 음식점도 파리를 날리기는 마찬가지다.깡마른 체구에 성질이 조금 있는 듯한 인상의 산채비빔밥집 주인은 “관광객들이 불국사에 머물지 않는다.시설이 좋은 보문단지나 감포로 간다.”고 투덜댔다. 노래방 4곳에서도 신라의 달밤은 흘러나오지 않았다.학생들이 수학여행 오는 4·5월을 이들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금오산 기슭에서도 노래를 불러보는 이는 없다.금오산은 고이산과 합쳐져 남산이라 불린다.발에 차이는 것이 돌멩이가 아니라 유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 노천박물관 남산은 관광객들만 붐빈다. 지나가는 고등학생에게 물었다.‘신라의 달밤’ 하면 무엇이 생각나느냐고.지체없이 나오는 대답이 ‘깡패 같은 선생’하고 ‘조폭’(조직폭력배)이었다.몇해 전에 히트한 영화 이야기다. 신라문화원은 지난해부터 ‘달빛 신라 역사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보름밤 달빛 아래에서 경주의 밤을 경험하는 것이다.‘신라의 달밤’ 인터넷 검색에서 배우 차승원보다는 불국사가 더 많이 나오게 하기 위한 바람도 들어 있다. 경주 한찬규기자 cghan@˝
  • 건교부 “토지 위장증여 279명 고발”

    토지 위장증여 혐의자 279명이 사법당국에 고발조치된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4∼12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토지를 위장증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2만 7000여명에 대한 국세청 정밀조사결과 279명(거래건수 337건)이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기 위해 양도거래를 증여로 위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토지 위장증여자들은 신행정수도 건설 호재로 개발붐이 한창 일고 있는 충청권에서 적발됐다.▲충남 공주시 167명 ▲아산시 46명 ▲계룡시 43명 ▲충북 청원군 23명 등이다.이들은 부동산 등기자료와 증여세 납입자료 분석결과 취득자와 양도자간의 증여관계가 거의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교부는 이들의 명단을 국세청에서 넘겨받아 해당 시·군·구에 통보했으며,당초 검인내역 등을 최종 확인해 이달 말까지 위장증여자들을 모두 사법기관에 고발조치토록 했다.이들은 토지거래허가제 위반(국토계획법)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가격(개별공시지가 기준)의 30%에 상응하는 벌금형을 받게 된다.건교부는 “위장증여를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 구역에서는 채무관계가 있는 부동산을 증여할 경우 반드시 토지거래허가를 받도록 했다.”면서 “부동산 투기혐의자에 대한 금융거래 일괄조회 등 자금출처 조사가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국세청과 협조체제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정치염증” 40·50대 가장들의 분노

    국회 앞에서 분신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12일 새벽 국회 안으로 차량을 몰아 불을 붙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 13일 0시5분쯤 정모(52)씨는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과 관련,“정치인들이 이러면 안된다.”면서 승용차로 국회의사당 정문을 들이받았다.정치 현실에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국회로 차량을 돌진시킨 뒤 불을 붙인 사람은 건축자재를 파는 40대의 김남식(44·대전시 산성동)씨이고,전날 분신한 사람은 구둣방을 운영하는 백은종(50·의정부시 신곡동)씨였다. 둘다 중년의 평범한 시민이다.백씨는 노사모 회원이지만 김씨는 노사모와 무관하다고 스스로 밝혔다. ●“불안한 시대에 국민 고통” 김씨는 지난 10일 오후 대전 집을 나서,11일 서울 길동의 여관에서 밤을 보내고 12일 오전 6시37분쯤 무쏘 승용차 트렁크에 20ℓ 휘발유 2통과 경유 1통을 싣고 국회 안을 역주행,본관까지 돌진했다.고교도 채 마치지 못한 김씨는 20년 동안 건축일용직으로 일하다 지난해 처음 자신의 가게를 차렸다.가족들은 김씨를 ‘책임감이 많고 근면성실하다.’고 평했다.월수입 200만원으로 중학교 2학년 아들(15)과 5·6·11살짜리 세 딸을 뒀고 홀어머니·장모까지 모시는 가장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인이 싫고 국민을 살려달라는 생각에서 행동한 것”이라면서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국회의원,초선의원들,가족 앞으로 A4용지 8장 분량의 글을 남겼다.국회의원들에게는 “국민을 다독이고 희망과 용기를 주지 못하는 국회의원들이 없다면 더 살기가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초선의원들에게는 “썩은 물에 새로운 물이 한 순간에 희석될 줄 몰랐다.”고 했고,가족들에게는 “누구도 미워한 적이 없지만 많은 국민이 불안한 시대에 고통받고 있다.”며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분신할 수밖에 없었다” 백씨는 대학생 아들과 재수생 딸을 두고 있다.정치에 관심이 많아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 당시 노사모에 가입했다. 가족들은 “낙천적인 성격에다 정신질환이나 가정불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백씨는 지난 11일 저녁 국회 앞에서 노사모가 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하면서 1.5ℓ 페트병 2개에 휘발유를 담아왔다.아들에게는 “엄마 모시고 잘 살아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백씨는 분신 직후 병원에서 “노사모 회원이어서 선택한 길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탄핵을 막기 위해 분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담당의사는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면서 “2∼3일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안동환기자 whoami@˝
  • 서비스생산 8개월만에 ‘뒷걸음’

    자동차는 지독히 안 팔리고,영화티켓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내수부진 속에 서비스업도 양극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정부의 낙관적 해석과 달리,드러나는 지표는 여전히 부정적인데다 정치불안까지 겹쳐 본격적인 내수회복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1월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자동차 대리점·식당·여관·병원 등이었다.1년전과 비교해 자동차(-29.4%)와 차량연료 및 부품(-10.2%)판매가 반년 넘게 극도의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약값마저 줄이려는 알뜰심리와 조류독감 등의 여파로 의료업(-37.7%)과 음식·숙박업(-11.3%)의 매출도 곤두박질쳤다. 반면 영화·방송·공연산업은 1년전에 비해 15.3%나 신장해 지난해 1월(16.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특히 영화산업은 41.8%나 성장했다.‘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대작영화의 연이은 흥행성공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영화계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서비스업 생산은 8개월만에 감소세(-1.7%)로 돌아섰다.통계청측은 “설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 탓이 크다.”면서 “일시적 요인이 많이 작용한 만큼 감소세 반전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영업일수가 늘어난 2월에는 서비스업 생산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소매 판매(-0.9%)가 여전히 11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지만 감소폭이 계속 좁혀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는 “2월에 도·소매 판매지표가 다소 호전될 것이 확실시되지만 이는 지난해 2월부터 도·소매 판매 증가율이 꺾이기 시작한 데 따른 통계적 반등효과도 있다.”면서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사건패트롤] 폰팅으로 주머니 턴 엽기커플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바쁘지 않으면 전화 주세요.” 지난 6일 저녁 회사원 최종국(31)씨의 휴대전화로 발신자 불명의 문자메시지가 날아들었다.퇴근 후 딱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해 하던 최씨는 망설임 끝에 ‘통화’ 버튼을 눌렀다.자신을 20대 후반의 주부라고 밝힌 여성이 전화를 받았다.외도하는 남편 때문에 괴롭다며 술이나 한잔 사주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호기심이 동해 약속 장소에 나간 최씨는 상대방의 빼어난 미모와 끈적한 시선에 마음을 뺏겼다.한시간 남짓 술잔이 오갔고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인근 모텔로 향했다. 다음날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에 잠에서 깬 최씨는 자신의 지갑이 통째로 없어진 사실을 깨달았다.함께 갔던 여성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말로만 듣던 ‘꽃뱀’이었다. 7일 오전 최씨는 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경찰은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추적한 끝에 이날 오후 집에서 쉬고 있던 김모(29)씨와 동거남 박모(30)씨를 붙잡았다. 조사결과 이들은 2002년 4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접대부와 손님으로 만나 동거하면서 생활비와 유흥비 등으로 7000여만원의 빚을 지게 되자 일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김씨가 휴대전화나 인터넷 채팅으로 꾀어 낸 남성과 함께 여관에 들어가 지갑을 훔쳐 나오면 여관 밖에 렌터카를 세워놓고 대기하던 박씨가 김씨를 태우고 현장을 뜨는 식으로 50여차례에 걸쳐 2700여만원을 훔쳤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상대 남성의 경계심을 늦추기 위해 술잔에 흥분 효과가 있는 항우울증 치료제를 몰래 섞어 마시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7일 이들을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고금석기자 kskoh@
  • [폭설대란] 화물차로 국도택한 김호영씨

    “고속도로 피했다 국도에서 당했습니다.”100년만의 3월 폭설로 국도에서 하룻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운 대한통운 대전지사 김호영(36)씨는 “화물트럭 운전 경력 16년 만에 처음 겪은 일”이라며 치를 떨었다. 김씨는 지난 5일 아침,평소처럼 대전의 물건을 서울지사 동부지점에 내려준 뒤 오후 5시30분 경기도 이천 덕평에서 택배를 싣고 대전으로 출발했다.경부고속도로 천안 부근에 다다르자,눈은 폭설로 변해 있었다.라디오에서 ‘천안부터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정체가 극심하다.’는 방송을 듣고 천안IC에서 빠져 국도 1호선을 타고 조치원 방면으로 들어섰다.오후 8시쯤 조치원에 도착하니 역시 ‘주차장’이었다.‘조금 있으면 빠지겠지.’이런 느낌도 잠시뿐.그 때부터 생지옥같은 밤을 맞이했다.차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대전까지는 30여분 거리.그러나 주차장 상태가 계속돼 2시간,3시간….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자정을 넘어서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새벽 2시까지는 회사에 가야 택배에 차질이 없는데…”라는 걱정이 앞섰다.휴대전화로 걱정하는 가족들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회사에서도 상황을 묻고 재촉하는 전화가 빗발쳤다.가로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국도는 이미 칠흑의 어둠속에 잠겼다.사람들은 불안한지 밖으로 나와 계속 서성거렸다.일부 운전자들은 차를 버리고 여관 등을 찾아 떠나기 시작했다.‘시간이 생명’인 택배를 다루는 김씨로서는 잠깐잠깐 눈을 붙이면서 길이 뚫리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고속도로에서는 헬기 등이 동원돼 빵과 담요를 나눠주고 있다는 얘기가 들렸지만 국도는 관심을 갖는 이가 없었다.제설차 한대 보이지 않았다.밤새 엉금엉금 기어 다음날 오전 10시쯤 돼서야 대전월드컵경기장 앞까지 왔다.그러나 차들이 뒤엉켜 사거리를 통과하는데만 3시간 가까이 걸렸다.택배물을 내리고 빙판 도로를 헤치며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덕평을 출발한지 22시간30분 만이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스키장·찜질방 때아닌 특수

    기습적인 3월 폭설로 폐장을 앞둔 스키장은 함박웃음을 터뜨렸지만 골프장은 울상을 지어 희비가 엇갈렸다.한밤중 발이 묶인 일부 시민들은 찜질방에서 화제의 꽃을 피웠고,대리운전으로 귀가를 서두르기도 했다. 스키마니아는 뒤늦게 찾아온 폭설에 앞다퉈 스키장을 예약했다.강원 횡성 현대 성우리조트의 한 관계자는 “눈이 내리기 시작한 4일 오후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쳐 이번 주말 예약이 100% 완료됐다.”면서 “예년이면 이미 폐장 분위기인데 올해는 오히려 예약이 20∼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리조트측은 홈페이지에 팝업 광고창을 띄워 ‘폭설 20㎝,아직도 冬冬冬’,‘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눈과 설경이 슬로프를 뒤덮고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평창 용평리조트의 한 관계자도 “예년에 비해 예약이 25%가량 늘었다.”면서 “당초 4월초 폐장할 계획이었지만 때아닌 폭설 덕에 폐장 시기도 늦춰야겠다.”고 전했다. 폭설로 교통이 뒤엉키면서 대리운전사를 찾는 전화도 폭주했다.그러나 대리운전사가 고객이 기다리는 장소에 제때 찾아가지 못해 사과하는 풍경도 빚어졌다. 서울 노고산동 ‘OK대리운전’의 서정민(32) 대표는 “평일 저녁에는 보통 600∼700건 정도 ‘콜’을 받는데 폭설이 내린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1200건의 콜을 받았다.”면서 “특히 운전에 자신이 없는 여성들이 평소보다 20∼30% 넘게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온누리서비스’의 최모(42)씨는 “평소에 비해 주문량은 3배 늘었지만,정작 운전기사들이 눈 때문에 현장에 나갈 수 없어 매상은 별로 올리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늦은 밤 폭설에 놀란 직장인이 귀가를 포기하자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도심의 여관과 사우나,찜질방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강남구 논현동 S사우나의 관계자는 “4일 밤 11시 이후 귀가를 포기한 직장인이 몰리면서 수면실이 100% 꽉 찼다.”면서 “평일에 고객이 이렇게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명동 A불한증막 사우나도 “평소보다 고객이 30% 넘게 몰려 반짝 호황을 누렸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지역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5일 긴급 휴장을 결정하고 제설작업에 돌입했다. 대한골프장경영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폭설로 전국 32개 골프장이 짧게는 하루,길게는 나흘간 휴장한다. 5일 하루만 휴장이 확정된 골프장은 이포,양주,덕평,여주,센추리,김포,금강(6,7일 휴장 예정),남성대,뉴서울,중앙,제일,한일,파인크리크,곤지암,아시아드(1부 휴장,2부 선택),이스트밸리 등 17개.렉스필드,클럽비전힐스,태영,남수원,아도니스,수원,썬힐,화산,강남300 등 9개 골프장은 5일과 토요일인 6일에도 문을 닫는다. 서울 공릉동의 태릉골프장과 경기도 여주의 신라는 7일까지 사흘간 쉬고 신원(용인),중부(경기 광주),자유(이천)는 8일까지 나흘간 휴장이 결정됐다. 또 5일 오전 일단 골프장 문을 열고 제설 작업에 들어간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도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15㎝ 이상 적설량을 기록한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골프장은 5일 긴급 휴장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 주말 영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골프장 휴장 상황은 골프장경영협회 홈페이지(www.kgba.c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춘천 조한종·박지연기자 anne02@˝
  • 훌쩍 떠나볼까-섬진강

    구례는 관광자원에 관한 한 축복받은 땅이다.웅혼함이 절로 느껴지는 지리산,어머니 저고리고름마냥 선이 고운 섬진강,그리고 화엄사·천은사 등 천년고찰과 볼거리, 먹거리에 사철 사람들이 몰려든다.그러나 이들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귀하고 아름다운 구례의 또 다른 모습을 놓치기 쉽다. 구례의 들판 한 귀퉁이에 솟은 오산 꼭대기에 앉아있는 암자 사성암,판소리 동편제의 웅혼함을 체험할 수 있는 판소리전수관,국내 최장수마을로 알려진 상사마을은 구례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꼭 가보아야 할 곳들이다. 외지인들의 경우 구례 하면 지리산,섬진강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마련.하지만 지리산과 섬진강의 큰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오산(鰲山)에 올라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해발 531m의 오산은 꼭 거대한 지리산에서 떨어져 나온 꼬마섬 같다.자라 모양을 하고 있어 오산이란 이름이 붙었는데,정상까지는 걸어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높지도 험하지도 않지만 비경이 많아 인근에선 가족 등반이나 단체 소풍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힐 즈음 사성암(四聖庵)에 도착했다.582년 연기조사가 세운 이래 원효,의상,도선,진각 등 4대 성인이 수도를 했다고 해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에 붙여 지은 약사전이 마치 중국의 3대 석굴중 하나인 둔황의 모가오쿠를 하나 떼어다 붙여놓은 것 같다.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전각에 오르니 법당의 안쪽 암벽에 약사여래불을 새긴 암각화가 보인다.원효대사가 수행중 손톱으로 긁어 새겼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마애불이다. 사성암 선각스님은 “마애불이 수십미터 벼랑 꼭대기에 새겨져 있고,이끼 등에 덮여 보이지 않아 신도들이 볼 수 있도록 전각을 벼랑에 붙여 지었다.”고 설명했다. 약사전에서 내려다보니 곡성에서 구례구역을 지나 동쪽으로 확 꺾어져 흐르는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온다.대웅전,산신각쪽으로 돌아가니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차일봉이 병풍을 두른듯 둘러싸고 있고,그 아래 너른 벌판 한 가운데 구례읍내가 손바닥만하게 자리잡고 있다. 선각 스님은 “지리산과 섬진강,구례의 모습을 이렇게 한군데서 손바닥 보듯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며 “특히 토요일엔 암자 아래 활공장에서 패러글라이더들이 섬진강변으로 날아 내려앉는 진풍경도 구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성암은 약사전 중창불사를 하면서 콘크리트길이 뚫려 차를 타고도 올라갈 수 있다.도로 입구에서 암자까지 셔틀 봉고차도 운영된다.(061)781-4544. 사성암에서 내려오니 해가 뉘엿뉘엿 진다.해질녘 섬진강 풍광은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간전교 인근 강변에 자리를 잡고 삼각대를 펼쳤다.멀리 산자락 너머 지는 햇살을 받아 잔잔히 흐르는 섬진강 물비늘이 황금빛을 띤다.마치 나비가 번데기옷을 벗고 화려한 날개를 펴듯,섬진강은 하루에 한번씩 다시 태어난다. 동편제 전수관은 구례읍 백련리에 있다.전수관 건물과 함께 이곳 출신의 국창(國唱) 송만갑 선생의 생가,명창들의 추모비 등이 세워져 있다. 한국국악협회 구례군 지회장인 마인화(72)씨는 “판소리,특히 동편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가 심각하다.”고 걱정한다. “보통 섬진강을 기준으로 동편제,서편제로 나뉩니다.동편제는 섬진강 동쪽의 구례,남원,운봉 등에서 성했어요.반면 서편제는 광주,보성,나주 등에서 주로 불렸지요.동편제는 웅장하고 씩씩합니다.서편제는 부드러우면서 한이 서린듯 애절하지요.아마 동편제는 웅장한 산악지형의 영향을,서편제는 너른 들판지세의 영향을 받았겠지요.” 그는 “똑같은 판소리를 동편제,서편제로 각각 들어보면 누구든 그 차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며 직접 춘향가 한 대목을 동편제,서편제로 각각 불러 그 차이를 설명했다. 흥보가 이수자이기도 한 그는 “영화 ‘서편제’에 나오는 판소리는 동편제적 요소가 더 강한데,영화 제목 때문에 일반인들은 동편제를 서편제로 잘못 알고 있다.”고 했다. 전수관에선 판소리 전수자들에 대한 교육과 함께 동편제 판소리 발표회,송만갑 선생 추모 판소리경연대회 등을 매년 열고 있다.또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동편제 판소리를 선보이는 상설 공연도 열고 있다.(061)782-1288. 마산면 상사마을로 향했다.장수촌으로 손꼽히는 구례에서도 장수노인들이 가장 많다는 마을이다.80년대 중반 수집가구밖에 안 되는 마을에서 90세 이상의 노인이 10여명에 달해 전국 최장수 마을로 선정됐던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장수의 비결로 당몰샘을 꼽는다.지리산의 모든 약초 뿌리가 녹아들고,일제 강점기 시절 창궐하던 콜레라를 물리쳤다는 전설을 품고 있는 샘이다.샘은 돌과 콘크리트로 아담하게 단장돼 있다.지금도 주말이면 명성을 듣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고.샘물은 깊숙한 바닥에 깔린 자갈의 무늬까지 보일 정도로 티없이 맑다.특이하게도 다른 유명 약수처럼 톡 쏘는 맛은 전혀 없다. 샘물의 기운이 담벼락 옆의 산수유에까지 미쳤나 보다.3월 말에나 꽃을 볼 수 있는 산수유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샛노란 가루를 한가득 머금고 있다. 글 구례 임창용기자 sdragon@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전주IC에서 빠져 17번 전주∼남원 산업도로를 탄다.남원 춘향터널을 빠져나오자 마자 오른쪽 고가도로로 진입하면 구례로 가는 19번 국도에 들어서게 된다.서울서 구례까지 4시간 소요.호남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붐빌 경우 대전∼진주 고속도로를 이용해도 된다.함양IC에서 빠져 88고속도로를 갈아타면 남원까지 갈 수 있다. 서울역에서 구례구역까지 새마을호 및 무궁화호 등 전라선 열차가 하루 15회 다닌다.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선 하루 4차례 구례행 버스가 출발한다. ■구례 제대로 즐기기 ●황토염색 체험장 구례읍 계산리 섬진강 옆 한 마을에 가면 ‘황기모아’란 황토염색 작업장이 나온다.지난 2000년 황토염색가 류숙(53)씨가 폐교를 이용해 황토염색 공간을 꾸민 곳이다. 황기모아에선 황토염색 과정을 둘러보고 체험학습 코너에도 참여할 수 있다.침구에서부터 속옷,겉옷,커튼,소품 등 수십가지의 황토염색 제품을 보고,구입도 가능하다. 2003년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류씨는 동약철학과 수지침,풍수지리에도 능하다.황토는 물론,관상,건강 등에 대한 걸쭉한 입담이 염색체험보다 재미 있다.(061-783-5515). ●여기서 하룻밤 구례읍내나 화엄사 인근 숙소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사성암,당몰샘,동편제 전수관 모두 읍내에서 10여분 이내의 거리에 있다.화엄사에서 읍내쪽으로 내려오면서 한화콘도(061-781-2171),지리산프라자관광호텔(782-2171),지리산 워커힐호텔(782-1500),황토방여관(783-0997) 등 콘도와 호텔,여관이 많다. 온천욕을 하고 싶으면 산동면 지리산 온천지구에서 묵는 게 좋다.지리산온천관광호텔(783-1414),송원리조트(780-8000),신라모텔(783-6644) 등 숙박업소가 몰려 있다. ■ 꼭 맛보세요 지리산의 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산채가 가장 유명하다.화암사,연곡사 등 지리산으로 진입하는 길엔 산채 전문음식점이 즐비한데 그중 화엄사 가는 길목의 ‘청냇골가든’ 음식이 깔끔하면서 맛있기로 소문이 나 있다. 이 집의 주 메뉴는 산채정식.취,고사리,더덕 등 전통적인 산채나물에다 우엉,박나물,피마자 잎,쑥부쟁이,죽순,웅설버섯 등 이색 나물,참꼬막 무침,조기 구이 등 해산물에 쑥국과 토란탕까지.40여가지의 반찬 하나하나가 모두 깔끔하다. 특히 이중 웅설버섯과 쑥부쟁이는 진한 향과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웅설버섯에선 마치 능이버섯을 연상케 하는 진한 향이 난다.검은 색깔,쫄깃한 맛도 능이와 비슷하다. 쑥부쟁이는 식물도감이나 야생화 전시장에서 보던 것이었는데,이렇게 나물로 먹기는 처음이다.쌉쌀하면서 새콤한 맛이 자꾸 젓가락을 가게 한다.고소한 맛이 나는 흑두부 조림,담백함이 느껴지는 토란탕도 맛이 돋보인다.다만 전체적으로 양념 맛이 강한 듯한 게 옥의 티.마늘,생강 등 양념이 많이 들어가 산채 특유의 향과 맛이 약간 줄어든 느낌이 든다.1인분 1만원.(061)781-2222. 육류맛을 보고 싶으면 산동면 탑정리의 ‘지리산멧돼지관광농원’에 가보자.지리산 온천지구에서 가깝다. 주인 박종선씨는 “멧돼지 고기는 예부터 잡냄새가 없고 건강식으로 알려져 조상들이 즐겨 먹었다.”고 말했다. 멧돼지 숯불 바비큐와 구이,멧돼지 사골탕이 이집의 주메뉴다.숯불 바비큐는 한 입에 먹을 만한 크기로 저민 고기를 쇠꼬챙이에 끼워 숯불에 돌려가며 굽는 요리.기름이 밑으로 떨어지면서 노릇하게 익은 것을 상추에 싸먹는다.고소하지만 느끼하지 않고,부드러우면서 쫄깃하다.구이는 일반 삼겹살을 굽듯 불판에 굽고,사골탕은 멧돼지 사골을 푹 고아 국물을 우려낸다.멧돼지바비큐 1인분 2만원,구이 1만 3000원,사골탕 7000원.(061)783-1973. 글 구례 임창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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