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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같은 소금이라 생각하셨나요”

    “원산지 표시가 안 된 중국산 소금이 국산으로 둔갑해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부들이 이제라도 소금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중국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은 공기·물과 마찬가지로 소금 없이는 살 수 없다. 하지만 소금은 물·공기와는 달리 사실상 관심 밖에 놓여 있다.80년대에는 염전지대가 전국 1만 2000여㏊였으나 지금은 4000여㏊로 크게 줄어들었다. 박세준(43) 대한염업조합 이사장은 전국 1만여명의 염업 종사자들을 대표해 ‘우리 소금’을 전도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사무실 입구에는 ‘소금은 생명이다.’는 글귀가 걸려 있다. 그의 첫마디는 “소금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이지만, 소홀히 취급되는 현실이 안타깝다.”였다. 그는 주부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올 김장철에 맞춰 특급작전을 펼친다. 순수 토종의 웰빙소금인 ‘하얀소금’을 국내 처음 선보이는 것. 이달 말 첨단 세척시스템을 갖춘 대불 국산소금조합센터가 완공되면 ‘하얀소금’을 각 가정에 보급할 수 있게 된다. 이 소금은 기존의 색깔보다 몇십배 하얗고 알칼리성이며 천연 미네랄 등 영양가도 풍부하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까지 유통되는 천일염에는 대부분 세척되지 않은 소금, 즉 개흙과 같은 이물질이 끼어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돼 위생적 여과장치 없이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소금을 직접 먹기 때문에 염도가 85%로 낮고 알칼리성인 반면 중국산 소금은 염도가 95%이며 대부분 산성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 천일염 소비량은 320만t. 이 가운데 260만t은 공장용이고,60만t이 가정용이다. 그러나 가정용 소금 생산량이 30만t에 불과해 나머지는 중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2가구 중 1가구가 중국산을 쓰고 있는 셈이다. “사람의 원초적 에너지는 양수이며, 양수는 곧 소금물입니다. 또 오랜 세월 시간이 흘러도 중량이 변하지 않는 금과 같다고 해 소금이라 하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피임 시술하려면 이달안에

    다음달부터 정관수술 등 피임을 위한 각종 시술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이런 방안을 확정, 이르면 12월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다만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 및 신체질환이 있거나, 임신할 경우 모성 건강이 우려되는 때에는 예외로 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 남성 정관수술 진료 건수는 총 4만 7197건으로,31억 7552만원의 진료비가 소요됐다. 진료비 가운데 보험급여비는 21억 8646만 1000원으로 전체 비용의 68.9%에 달했다. 특히 30대가 정관중절수술의 대부분을 차지, 자녀를 한두명 낳은 뒤 더 이상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복지부 이동욱 보험급여과장은 “과거 출산억제를 위해 가족계획사업을 강력히 밀어붙이면서 정관중절수술을 권장했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출산을 장려해야 하는 시점인 만큼 보험 적용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네티즌 움직인 ‘美대선 드라마’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중국 젊은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서방세계에서 민주주의 불모지라고 지목받는 중국에서 미 대선은 중국민, 특히 젊은층에 ‘민주주의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 듯하다. 중국에서도 실시간으로 방송된 미 국민들의 투표 행렬과 박빙의 승부, 패자의 승복 등으로 이어진 ‘미 대선 드라마’를 통해 중국 네티즌들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보았다.’고 고백한다. 중국의 포털 사이트인 시나(sina), 소후(sohu) 첸룽(千龍)망 등을 무대로 네티즌들은 미 대선 전후로 그들만의 솔직한 감흥을 여과없이 쏟아내고 있다. 당의 추천과 형식적 투표로 이어지는 선거방식과 최고 지도자가 막후에서 결정되는 비민주적 정치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묻어나온다. 관영 언론들의 판에 박힌 분석기사와는 사뭇 다른 세상이다. 소후의 한 네티즌은 “미 대선은 인민이 어떻게 주인이 되는지를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주었다.”,“오로지 인민만이 영도를 결정하는 진정한 주인”이라고 톤을 높였다.“언제 우리도 권리를 행사하는 날이 올 것인가?”라고 직설화법의 네티즌도 있었고 “패권은 반대해도 민주는 학습하자.”는 구호성 외침도 보였다. “강자는 아무리 욕을 해도 죽지 않는다. 차라리 미국의 강대함을 배우자.”는 실사구시파와 “미국민들이 부럽다. 내세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싶다.”는 숭미(崇美)파들도 나왔다. 미 대선은 초등학생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베이징 둥청(東城)구 펀스팅(分司廳) 소학교의 6학년 학생들이 미국 대선을 모방한 ‘자유선거’가 벌어져 화제가 됐다고 중국 청년보가 전했다. 학교측은 “4차 투표까지 가는 동안 극심한 경쟁과 상호비방, 성(性) 대결, 심지어 금전 공약까지 나왔지만 학생들에게 민주주의 교육을 실천했다는 자부감을 갖는다.”고 유익성을 강조했다. 점점 좁혀지고 있는 지구촌 시대에 갈수록 높아지는 중국인들의 인권과 민주에 대한 요구를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수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oilman@seoul.co.kr
  • [자문위원 칼럼] 미디어와 지식인의 올바른 역할/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기호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인간사회가 적대적 집단과 우호적 집단이라는 이항대립(二項對立.binary opposition) 속에 있음을 주목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 이항대립이라는 고질적 구조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좌파정권’과 ‘차떼기당’에 이르는 팽팽한 대립전선이 국민을 짜증과 고통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분열과 불신 속에서 쏟아지는 말들은 곧잘 구성원의 가치관을 오염시키는 바이러스가 된다. 이로 인해 여론은 굴절되고 역사의 진전은 더뎌진다. 승리 이데올로기뿐이니 공동체는 무너지고 휴머니즘이 사라지게 된다. 영국 소설가 월폴의 표현처럼 대중은 질병과 치료라는 양쪽 집단 모두에 의해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사회를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흘러가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얽혀서 작동하게 된다. 살아 움직이는 탓에 애당초 설정된 의제 밖의 다양한 사건과 담론에 의해 재구성된다. 그래서 미국의 문화연구가 로런스 그로스버그는 권력과 일상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역사의 키워드라고 말한다. 이런 차이를 발견해 연결시키고 접목하는 것이 역사다. 인간의 본성은 유동적이다. 늘 보편적이지 않다. 그래서 거듭된 토의가 토론의 마당으로 이어지면서 역사의 능선을 넘어선다. 그런데 역사가나 지도자는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미디어와 지식인의 중계를 필요로 한다. 이 중계자는 뒤틀린 것을 펴는 단초를 제공하고 매듭을 푸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미디어와 지식인은 그 역할이 부족한 듯하다. 이와 관련, 언론 현장에서도 자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언제부터인지 기자의 말이 무기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무기는 혼돈을 정리하는 지성의 날카로움이 아니다.‘너의 진영’을 겨냥한 ‘나의 진영’의 화살과 창으로 번득인다.”(기자협회보 10월6일자 ‘우리의 주장’) 미디어는 이제 진정한 쌍방향커뮤니케이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열린 담론의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다양한 의견 속으로 들어가 대안을 발굴하고 그것을 독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서울신문의 11월1일자 기사 “‘막말정국’ 위험수위 넘었다”(5면)는 사안을 비판과 토론의 마당으로 끌어내는 여과장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와 반대로 최근 핫이슈로 부상한 고교등급제와 관련해서는 ‘고교 등급제 어떻게 풀 것인가’(10월18일자 4,5,6면)라는 기획기사 및 외부 필자의 기고 ‘대학에 학생선발 자율권 줘야’(16일자)와 그에 대한 반론(20일자), 재반론(21일자)을 통해 이 사안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전하고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주었다. 또 이 사안과 관련된 ‘독자의 소리’와 ‘발언대’(10월26일자)를 통해 독자담론의 멍석을 깔아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도 이런 토론마당이 상시 제공되기를 기대한다. 차제에 언제부터인가 사라진 미디어면도 되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사이기주의 경향이 강한 타 신문의 편집구도를 탈피, 독자대중이 서울신문은 물론 모든 미디어를 뒤집어 읽고 말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주었으면 한다. 단, 미디어면을 활성화하고 여론의 청량제 역할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일부 지식인의 주문생산자방식(OEM) 지식 팔기를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160년 전 에머슨이 한 말처럼 사회 거울로서 지성,‘생각하는 사람’일 때 미디어와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앞당기는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 [영화속 수능잡기]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영화속 수능잡기]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Honesty is the best policy.’(솔직한 것이 최선의 정책)라는 외국 속담이 있다. 솔직함의 미덕이야 백 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마음에 담고 있는 것을 모두 쏟아내는 것이 ‘솔직’이라면 이건 좀 곤란하다. 우리의 내면에는 순진함만이 거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하는 마음, 나를 앞질러 가는 사람이 넘어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마음, 타인을 내 욕망의 대상으로 삼고 싶은 마음…. 그대로 표출되면 문제가 될 것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그런 마음을 여과없이 드러낸다는 것, 내 욕망의 원칙대로 살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좀 위험한 발상이다. 물론 혼자 사는 세상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세상에는 내가 아닌 타인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나의 자유는 아무래도 타인의 자유가 시작되는 곳에서 끝날 수밖에 없다.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장편 ‘진주 귀고리 소녀’를 영화화한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16세 소녀 그리트는 아버지가 시력을 잃자 화가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간다. 베르메르는 장모와 아내, 여섯 아이의 가장이다.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 베르메르는 색채와 빛 등 회화의 세계를 하나둘 알아보는 그리트의 재능을 알아보고 색을 보는 법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말없는 교감(交感)을 한다. 교감이란 마음의 주고받음이다. 너와 하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의 주고받음을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살짝 벌어진 입술이 무척 관능적인 이 소녀를 화가인 베르메르는 욕망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가벼운 포옹도, 입맞춤도 없다. 베르메르는 그녀에게 어떤 사랑도 고백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관객들조차 저들이 정말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의심이 간다. 모든 욕망은 즉각적인 실현을 꿈꾼다. 그러나 세상에는 나의 욕망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잡아먹는 자, 즉 포식자의 욕망의 반대쪽에는 잡혀먹히는 자, 즉 피식자의 욕망이 있다. 그 욕망은 서로 충돌한다. 충돌하는 곳에는 반드시 다툼이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 다툼은 힘센 자에 의해 평정된다. 힘센 자의 욕망만이 최후에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문명의 세계에서는 다르다.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문명의 세계다. 문명이 없는 곳에 예술도 없다. 예술은 욕망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세계다. 자신의 속을 뒤집어 보이며 내 마음은 현재 이런 상태야, 라고 말하는 데에는 아무런 기교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나의 ‘꾸밈없는’ 내면을 바라보는 자는 몹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타인의 불쾌감을 고려하여 나는 내 욕망을 포장하고 꾸민다. 그러나 포장과 꾸밈 속에는 여전히 나의 욕망이 들어 있다. 단지 그것은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화가 베르메르의 욕망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예술가는 욕망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숨긴다. 그것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겠다는 예술가의 고려다. 그것은 나의 욕망만이 보상받아야 할 최우선의 것은 아니라는 겸손의 표현이기도 하다. 나는 내 욕망을 보여주고 말할 권리가 있지만 당신에겐 그것을 보고 싶지 않고 언급하고 싶지 않은 욕망이 있다. 통속적인 예술가들은 이 사실을 곧잘 잊어버린다. 피터 웨버 감독, 스칼렛 요한슨·콜린퍼스·톰윌킨슨 주연.2004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15일 선유도공원서 여성파티 여는 이프 엄을순 대표

    15일 선유도공원서 여성파티 여는 이프 엄을순 대표

    “밤에 마음 놓고 조깅하고 친구들을 만나 수다 떨고 싶은 게 큰 욕심인가요? 여성들도 불안해하지않고 밤거리를 걸을 수 있는 세상을 기대합니다.” 유영철 사건과 같은 범죄가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 때면 여성들은 몸을 움츠리게 된다.안전도 안전이지만 가해자를 비난하던 화살이 어느 순간 피해자인 여성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15일 열리는 여성전용파티 ‘피도 눈물도 없는 밤’을 준비하고 있는 페미니스트저널 이프의 엄을순(48) 대표.그는 더 이상 흉악한 범죄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지 말고 밤에도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여성이 밤에 집을 나섰다가 범죄 표적이 되면 ‘쯧쯧 그러게 여자가 왜 밤에 돌아다닌거야.’라는 말을 먼저 합니다.가해자가 불행한 가정사나 연애사라도 얘기하면 그때부터는 모든 게 여성들의 잘못이 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엄 대표는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로 잘 알려진 이프의 창간 초기부터 함께 일하다 지난 2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이후 여성들의 ‘즐길 권리’를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고민하던 중 유영철 사건이 터졌다.“우선 여성들에게 밤거리를 찾아주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몇달 전부터 이번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는 이번 행사가 여성의 밤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목적이 있지만 시위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는다.“그냥 함께 신나게 즐기자는 거죠.이번에는 하루에 불과한 행사지만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여성들의 밤’을 만들고 싶습니다.궁극적으로는 모든 밤거리가 여성들의 놀이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엄 대표는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에 대한 지적도 잊지 않았다.“방송·신문 할 것 없이 앞다투어 ‘여성이 문제였다.’라는 식의 범죄자의 말을 여과없이 내보내고 있습니다.이젠 여성뿐만 아니라 누구든 밤거리의 ‘예비피해자’가 돼선 안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행사는 15일 선유도 공원에서 저녁 7시부터 시작된다.별을 보며 영화나 마임,무용 등 공연도 볼 수 있고 맘껏 수다도 떨 수 있는 자리다.입장료 무료.www.iftopia.com,(02)332-5124∼5.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구의회가 중랑 현안 해결사?

    구의회가 중랑 현안 해결사?

    중랑구의회가 지역현안에 대해 개입하기 시작했다.지난 1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고 강남병원 이전문제와 중화뉴타운 등을 놓고 지혜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난상토론과 깊숙한 협의가 온종일 계속됐다고 김동승 중랑구의회의장은 전했다. 중화뉴타운 추가지정 등 현안에 어정쩡한 자세를 취해온 기존의 태도와 정반대다.지역현안에 대한 주민들의 갈등이 위험수위에 이르렀음을 의식한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김 의장은 “모든 문제를 집행부에만 맡겨 놓을 수 없다.”며 현안에 적극 나설 뜻임을 시사했다. 구의회는 과연 무엇을 하느냐는 주민들의 불만이 커져가는 시점에 나온 처방이다. 이날 운영위에서 다뤄진 주요 현안들은 ▲강남병원 신내동 이전▲중화뉴타운▲신상봉역사 신축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신중(?)한 중랑구의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신상봉역사 축소 신축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했으나 나머지는 분명한 의회의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서병일 운영위원장을 비롯, 이종영·김정화·김영춘·나도명·전성철·오종관 의원 등 운영위원들은 신상봉역사 축소신축에 한목소리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오는 13일 제114회 임시회가 열리면 즉각 ‘특별위원회’를 구성,반대운동에 나서기로 했다.특위활동의 요지는 ‘원안대로 신축해달라.’는 것이다. 중앙선 복선화에 따라 신축되는 신상봉역사는 당초 800억원의 국가 예산을 들여 432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었으나 재원부족을 이유로 473억원만 배정됐으며 규모도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김 의장과 운영위원들은 “주민편익을 위해 당초 계획대로 신축돼야 한다.”며 역사신축 주체인 건설교통부를 상대로 투쟁(?)하기로 했다. 이와는 달리 해당 주민들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중화뉴타운 및 강남병원 입지문제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운 입장을 여과없이 노출했다. 김 의장은 “강남병원 신내동 이전문제는 임대주택 건설과 맞물려 주민들간에 찬반양론으로 갈려 있다.”며 “집행부의 설명을 듣고 의원들의 의견조율에 나서겠다.”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강남에서 각광받지 못했기 때문에 중랑구로 밀려난 게 아니냐는 식의 주민 반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현실이 구의회를 진퇴양난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달 말 문병권 중랑구청장이 참석한 주민간담회에서도 강남병원 입지문제가 의제로 올랐으나 주민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대해 운영위원들은 일단 임시회때 의원총회를 열어 집행부로부터 설명을 듣고 타당성을 검토하겠다는 협의안을 도출해냈다.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주민 편익차원에서 협조하겠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협조불가 의미도 내포돼 있다. 해당 지역주민들과 집행부,주민과 주민간에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중화뉴타운 문제도 운영위에서 집중 협의됐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런 때일수록 중재에 나서야 할 구의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적잖은 상황이다. 김 의장은 “뉴타운사업을 반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찬성할 수도 없다.”며 “난감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어차피 사업지구로 결정돼 추진할 수밖에 없지만 사업 마무리까지 많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그러나 묵2동 오종관 의원과 중화3동 전성철 의원 등 중화뉴타운 사업지구내 운영위원들은 사업추진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져 의회 단일안이 주목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진로소주 80돌 280억병 생산

    진로소주 80돌 280억병 생산

    소주의 대명사 ‘진로’가 3일로 80돌을 맞았다. 진로의 역사는 1924년 10월3일 고 장학엽 회장이 평남 용강에 설립한 ‘진천양조상회(眞泉釀造商會)’로 거슬러 올라간다.이후 54년 서울 신길동에 ‘서광주조(西光酒造)’를 발족시켜면서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췄다.트레이드 마크로 ‘두꺼비’를 쓴 것도 이 무렵이다.‘진로’ 상호를 쓴 것은 75년부터였다.전에는 ‘금련(金蓮)’‘낙동강(洛東江)’등으로 제조됐다. 지금까지 생산된 소주 양은 360㎖ 병으로 약 280억병.소주 650상자를 싣는 11t트럭으로 144만대분이다.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은 약 16억병이다. 70년 1위에 오른 이후 34년간 국내 소주시장을 석권해온 진로는 90년을 전후해 경영다각화를 통한 종합그룹으로의 변신을 시도하다 97년 9월 외환위기 와중에 부도를 맞았다.98년 출시된 대나무숯 여과 소주 ‘참眞이슬露’가 출시 2년만에 국내 소주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며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구해내는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제3자 매각을 추진중인 진로는 ‘참이슬’의 판매호조로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인 6159억원의 순매출과 129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98년 일본에서 단일품목 시장점유율 1위,2001년부터는 증류주 부문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전국 시장에서 55.3%,수도권 시장에서 92.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숨고르는 우리당

    숨고르는 우리당

    열린우리당이 보폭을 조절하고 있다.일단 오는 4일부터 시작되는 17대 첫 국정감사가 개혁법안 처리에 신경을 덜 쓰게 하고 있다.물론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 진상규명,신행정수도 건설 등 주요 현안을 11월에 처리키로 한 데 따른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탓도 있다. 일부에서는 ‘휴지기’에 접어들었다고도 했다.하지만 이보다는 소속 의원들이 추석 귀향활동을 통해 확인한 냉담한 민심이 근본적인 원인인 것 같다.민생회복에 최우선 가치를 둬 달라는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11월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을 비롯한 과거사 관련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각종 개혁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열린우리당으로선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30일 상임중앙위원회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여과없이 드러났다.이부영 의장은 “민심의 따가운 질책과 바람들을 받았다.”면서 “이번 정기국회에 추석 민심을 정말 그대로 잘 반영하고,특히 민생과 관련한 법을 추진하는 데 조금도 소홀함이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했던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은 언론인 교류 활성화를 강조한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 사장과의 대화록을 소개할 뿐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과거사,친일진상규명,국보법 폐지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회의에선 ‘서울시 관제데모 진상조사위’ 장영달 위원장만이 유일하게 한나라당 소속인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공세를 거두지 않았다. 추석 연휴 전 대대적 공세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하지만 장 위원장도 “이 시장이 서울시 예산을 불법전용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투자하고,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문제 판결을 앞두고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로 불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으나 “이 시장이 스스로 반성을 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강도는 현격히 누그러뜨렸다.같은 맥락에서 ‘서울시 관제데모 의혹’과 관련한 자료와 업무를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의원들에게 모두 넘겨줬다. 이같은 열린우리당의 변화에 대해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추석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개혁법안을 11월에 처리키로 한 만큼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또 한나라당이 정부·여당을 ‘좌파정부’로 규정하는 등 이념 공세를 펼치는 데 일절 맞대응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오는 30일 파주,거창,해남,강진,철원 등에서 치러질 기초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20%인 반면,한나라당이 30%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작전상 후퇴를 요구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자연분만 진료비 전액지원

    내년부터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은 산모는 지금보다 약 10만원 정도 진료비 부담이 줄어든다.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자연분만의 경우,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는 전액을 나라에서 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30일 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고쳐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출산장려대책을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은 산모는 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의 경우,본인부담금(진료비의 20%)을 내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자연분만의 경우,약 45만원 정도의 보험적용 진료비가 나와 이 중 9만원은 산모가 내야 했지만,내년부터는 이마저도 건강보험공단에서 다 내주겠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2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물론 선택진료비,식대 등 비보험 분야는 지금처럼 환자가 계속 부담해야 한다. 미숙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본인부담금을 완전히 없애 보험적용 진료비는 전액 건보공단이 부담한다.또 비보험분야인 선천성기형아검사와 풍진검사도 올해안에 보험적용을 해주기로 했다. 복지부 이동욱 보험급여과장은 “38%로 세계 최고수준인 제왕절개를 줄이고,자연분만을 늘리기 위해 자연분만의 수가를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남대문시장 찾은 千대표 ‘성난 민심’에 곤욕

    “장사도 안 되는데 뭣 하러 왔냐?” 추석 체감경기를 점검하기 위해 24일 오전 남대문시장을 찾은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상인들의 ‘예기치 못한’ 공격에 뜻하지 않은 곤욕을 치렀다.천 대표는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박영선·오영식 의원 등과 함께 상인들과 간담회도 가질 겸 시장을 둘러봤으나 상인들은 곳곳에서 성난 민심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천 원내대표 등은 적잖이 당황해하는 표정이었다. ●상인들 불만 노골적 표출 천 대표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재래시장육성특별법 제정에 힘쓴 열린우리당의 노력도 ‘홍보’할 작정이었으나,되돌아온 것은 시장상인들의 성난 목소리와 ‘정치 냉소’였다. 대부분 상인들은 “경기가 너무 안 좋다.”며 상가를 방문한 천 대표를 ‘썰렁’하게 맞았다.일부 상인들은 천 대표가 직접 듣지는 않았지만 등 뒤로 막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 등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의류업을 하는 상인 대표 송득두(61)씨는 천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경제가 안 좋아 상인들이 아우성이고 민심도 바닥”이라고 전제,“꼬박꼬박 세금내는 서민들이야말로 실질적인 애국자”라면서 “과거사 청산도 좋지만 서민경제를 적극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가게운영 자체가 적자” 안경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민규(46)씨는 “사는 게 아니라 단순히 안경을 보러 오는 손님들도 뚝 끊겼다.예전에는 하루 매출액이 100만원은 너끈했는데,요즘은 30만원 채우기도 허덕인다.”면서 “가게 운영 자체가 적자”라고 하소연했다.박씨는 천 대표에게 “힘들어 죽겠으니 국회에서 제발 싸우지만 말고 우리를 살려달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40대 여성 상인도 물건을 고르는 천 대표에게 다가가 “금배지 오셨네.어디 (금배지) 좀 보자.”고 말한 뒤 액세서리 가게 주인에게 “(물건값을)10배로 받아.경기 좀 살리게.”라고 주문하기도 했다.그는 “장사가 안 돼 죽겠다.”며 “맨날 쌈박질만 하고 정말 지겹다.”고 정치권을 싸잡아 성토했다. ●“정치권 쌈박질 정말 지겹다” 역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중반 여성은 취재기자들에게 “정치가 바로 돼야 시장 사람들도 잘 되는데 정부가 너무 어수선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40대 후반 여성 상인도 “올해는 추석대목이 완전히 없어졌다.”며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이에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해프닝에 불과할 뿐”이라며 “재래시장육성법을 만들겠다던 총선 전의 약속을 지킨 것이고,시장상인들도 ‘정치인이라 약속을 안 지킬 줄 알았는데,지켰다.’고 고마워했는데….”라며 이날 시장 내 분위기가 썰렁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北·中등 8개국 종교자유 없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국제 종교 자유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읽거나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이유로 투옥,고문을 당하고 일부는 생화학전을 위한 생체실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탈북자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하고 “북한 정권이 이같은 보고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나,최근 수년간 드러난 인가받지 못한 종교 활동에 대한 가혹한 탄압 사례들로 미뤄볼 때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북한은 특히 주민들이 중국 등에서 기독교 선교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거나 개종했을 경우 모질게 고문을 가하거나 처형시킨다는 미확인 보고들도 있었다고 이 보고서는 말했다.그러나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미 국무부가 일부 탈북자들의 허황된 발언을 여과없이 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한국의 종교·민간 단체들에 의한 남북간 화해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측간 교류는 제한적이라면서 “그러한 접촉들이 북한의 종교 자유에 효과를 미쳤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존 한포드 미 국무부 국제종교 자유 담당 특사는 이날 회견을 통해 “북한은 아마 세계 최대의 종교인 수감자를 가진 국가일 것”이라면서 “북한과 같은 종교억압 국가들의 문제는 신앙인들이 잔혹한 탄압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과 중국,쿠바,미얀마,이란,수단 등 5개국을 비종교자유국가로 재지정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리트레아,베트남 등 3개국을 새로 추가했다. dawn@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식용유 대신 삶고 무치자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식용유 대신 삶고 무치자

    추석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추석 선물세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선물용으로 포장한 식용유 세트도 단골 메뉴에서 빠지지 않는다.저렴하고 간단하게 선물하기에 좋아서지만,이제부터는 구입하기 전에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겠다. 식용유를 고를 때 아무래도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유전자 조작식품(GMO)을 재료로 사용했는가이다.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01년부터 ‘GMO식품 표시제’를 실시해 오고 있지만,불행히도 식용유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시중에 유통되는 수입콩 중에서 어느 정도가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한 것일까.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내용을 보면 무려 82%가 GMO 표시대상이라고 하니,거의 대부분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상당한 양의 콩을 넣어 만들었다고 자신 있게 광고하는 식용유라면,콩의 원산지가 ‘미국’이라고 쓰여 있지는 않은지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유전자 조작식품의 경우 그 유해성이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점이다.환경운동가들은 세대를 두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지켜보지 않는다면 유전자 조작식품이 광우병의 비극을 답습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GMO라는 ‘허들’을 통과했다 해도 또 다른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보통의 식용유는 정제와 표백,여과,탈취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이 때문에 참기름이나 들기름보다 훨씬 깨끗해 보인다.그러나 깨끗함을 얻은 대신 영양의 파괴나 산화로 인한 문제점을 감수해야만 한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처럼 정제하거나 가공하지 않은 것은 산화를 방지하는 천연 성분이 들어 있어 비교적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으나,정제 등의 과정을 거친 식용유는 그렇지 않다.오래된 기름으로 튀겼거나 튀긴 후 시간이 경과한 튀김류의 경우 산화작용으로 인해 발암물질인 과산화지질을 만들어내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가정에서 산화를 막는 영양물질인 토코페롤을 구입해 식용유에 넣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이런 처방이 산화 방지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식용유의 다른 문제까지는 해결해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불가피하게 식용유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라면 좀 비싸더라도 안전한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자연 항산화제인 ‘세사몰’이 포함되어 있는 참기름이나 들기름이 대표적이다. 재래식 참기름이나 들기름의 경우 기름병 밑바닥에 가라앉은 물질이 있는데,여기에는 기름의 변질을 막는 영양소는 물론 섬유질,단백질,미네랄 등이 모여 있으므로 이 찌꺼기까지 모두 먹는 게 좋다. 미강유도 권장할 만하다.쌀겨를 원료로 해서 만든 미강유의 경우 일반 식용유에 비해 쉽게 산화되지 않고 한 번 사용한 기름을 보관했다가 세 번 정도 더 사용할 수도 있어 경제적이기도 하다.물론 맛도 훨씬 고소하며 생협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대책은 기름을 아예 적게 쓰는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다.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찌고,삶고,무치는 조리법이 많았다.나물 무치는 데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약간 치거나,잔칫날에 돼지 비계를 이용해 전을 부쳐 먹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그런데 지금은 나물도 무치기보다 볶아 먹고,생선도 기름을 한 번 두른 뒤 구워 먹는다.기름 사용이 예전에 비해 훨씬 많아진 것이다. 기름을 많이 쓰는 것은 비만을 유발하기도 하니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동물성 지방만이 아니라 식물성 지방도 많이 먹으면 비만뿐 아니라 심장병이나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현대인의 생활습관병(성인병)은 식용유의 과다 섭취도 중요한 원인이다. 기름을 적게 쓰기 위해서는 잘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기름을 안 쓰려 해도 자꾸 눌어붙으면 계란 프라이 하나에도 기름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간편한 식용유에 담겨져 있는 이런 교훈은 결국 우리로 하여금 시계를 거꾸로 돌려 살 것을 말해주고 있다.우리의 요리 교본은 맛깔스러움을 자랑하는 요리책의 요란한 요리가 아니라,기름을 적게 쓰고도 갖은 반찬을 만들어내셨던 어머니와 할머니의 요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 [정책진단] 정부 출산장려정책 ‘엇박자’

    [정책진단] 정부 출산장려정책 ‘엇박자’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올 1월부터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 쪽으로 본격적으로 정책방향을 틀었지만,출산을 독려하기 위한 대다수 정책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고,서로 모순되는 게 많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정관중절수술과 복원수술이다.정관중절수술(정관을 묶는 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2만원만 주면 가볍게 할 수 있는 반면,정관복원수술은 지난 7월부터 뒤늦게 보험이 적용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비용이 30만∼50만원이나 들어 부담이 크다. ●연간 40억 보험재정 투입 비용 부담이 적은 탓인지 지난 70∼80년대 ‘가족계획’ 시절에 성행했던 정관수술은 요즘도 해마다 9만명에 이른다.수술 비용은 7만 4000원이며 보험이 적용되면 30% 정도인 2만 1000원이면 된다.70% 가까운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인데,정부의 출산장려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보험적용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해에 태어나는 신생아수가 50만명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출산을 원천적으로 막는 정관수술에 대해 연간 40억원이 넘는 보험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얘기다.대신,2007년으로 예정된 초음파검사의 보험적용을 앞당겨 시행해 산전검사 등을 쉽게 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관수술도 수가(酬價)가 정해져 있는 엄연한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무작정 보험을 제외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질병 등의 이유로 임신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 이동욱 보험급여과장은 “정관수술의 경우,과거 산아제한정책에 따라 보험을 적용해줬던 만큼 꼭 필요한 경우를 벗어나면 보험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관복원 비용은 보험적용돼도 50만원 반면 정관복원수술은 당초 보험이 안 돼 150만∼200만원이나 들었던 것이 지난 7월부터 보험이 적용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5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수술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중앙정부 차원의 출산장려정책은 아직까지 뚜렷한 게 없고,실효성도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대도시는 양육보조비를 주지만 보육원에 보낸 경우로 제한하고 있거나,그나마 대상을 셋째 아이로 한정하는 식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5만∼3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주고 있긴 하지만,이 정도로는 출산기피 풍조를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이 때문에 출산을 장려하려면 획기적으로 육아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쪽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그러나 정부는 재원마련 등이 쉽지 않아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정책진단] 健保적용 6인이상 병실 확대해야

    [정책진단] 健保적용 6인이상 병실 확대해야

    건강보험의 적용 여부에 따라 하루 병실 이용료는 최고 20배나 차이난다.서울대병원을 예로 들면 보험이 되는 6인실(일반병실)에 하루 입원하면 9000여원(본인부담금)만 내면 되는데,1인실에 있으면 2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중증환자들의 경우,보험이 안 되는 병실(1∼5인실)에 오래 있으면 경제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때문에 6인 병실을 원하는 사람이 많지만,이런 병실을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현행 ‘건강보험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이 20년 넘게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시민단체의 지적이다.이 시행규칙에 따르면 모든 병원은 보험이 적용되는 병상 수를 의무적으로 50% 이상 두도록 돼 있다. 전체 병상 수가 1000개라면 500개 이상은 보험이 적용되는 6인실 이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얘기다.하지만,대부분의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은 이 규정을 가까스로 충족시키는 50%남짓한 선에서 운영하고 있다.보험이 안 되는 병실이 많아야 그만큼 병원 수익이 많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건강세상네트워크’는 8일 기자회견을 갖고 50%로 돼 있는 건보적용 병상 규정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환자권리팀 김상덕씨는 “수요·공급원칙을 감안해 최소한 일반병실이 더 많은 쪽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또 보험이 안 되는 5인실 이하의 병실료는 병원들이 마음대로 결정하며 수입 확대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만큼,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5인실 이하의 병실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의료법 37조에 따라 병원이 시·군·구에 신고만 하면 된다.서울대병원의 경우,6인병실 비율이 42%에 그쳐 현행 규정을 어기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런 지적이 나오자 서울대병원측은 오는 13일부터 보험이 안 되는 4인병실 100개에 대해 6인병실료를 받기로 했다고 해명했다.이렇게 되면,일반병상의 비율은 50.5%가 된다. 이처럼 시민단체의 주장이 힘을 얻고는 있지만 관련규정이 조만간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적자를 호소하는 병원들의 저항이 만만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이동욱 보험급여과장은 “(일반병실의 부족은)서울 등 유명 종합병원에만 환자가 몰리는 현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최소한의 규정인 50%를 올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메트로 라운지] 뜨는기업-(주)남이섬

    [메트로 라운지] 뜨는기업-(주)남이섬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방하리 198번지 남이섬.행정구역상으론 엄연히 강원도 땅이지만 뱃길이 경기도 가평에서 이어지기 때문에 경기도 땅으로 잘못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불과 몇 해 전까지만해도 먹고 마시고 노는 그저그런 유원지에 불과했던 남이섬이 한해 관광객 100만명이 드나드는 격조있는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가공하지 않은 경치에 운치를 더하고 소음을 리듬으로 바꾼 (주)남이섬의 기발한 경영전략이 관광객들을 끌어 들였기 때문이다.여기에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라는 프리미엄까지 얹혀 일본·중국인들이 몰려드는 상승효과까지 내고 있다. ●3류 유원지에서 격조높은 관광명소로 하루 평균 3000명선을 웃도는 입장객이 들고 있어 연말까지 110만명 이상이 남이섬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이중 외국인 관광객은 20%선. 관광객 숫자는 4년전 27만명에서 이듬해 67만명,지난해 85만명으로 매년 급격한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매출액도 2001년 20억원,2002년 40억원,2003년 60억원을 벌어들인 데 이어 올해엔 8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땅콩밭과 모래밭이던 북한강 상류의 조그만 섬이 황금알을 낳는 관광지로 떠오른 것이다.섬 전체 둘레 6㎞,면적 14만평인 섬이 외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남이섬을 바꾼 튀는 아이디어 몇가지 이런 남이섬의 대박은 지난 2001년 그래픽디자이너 겸 동화작가인 강우현(康禹鉉·50)사장을 영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강 사장의 톡톡튀는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관광객들을 끌어 들였다.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확성기 소음이 귀를 울리던 ‘3류 유원지’에 식상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남이섬을 ‘자연과 문화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우선 사진작가·화가·조각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초청,무료 숙박시키며 머물던 자리마다 흔적을 남기게 해 돈으로 살 수 없는 관광자원으로 만들었다.강 사장 자신도 버려졌던 집을 수리,공방으로 꾸며 놓고 작품활동을 했다. 버려진 나무토막,벽돌 하나하나가 모두 작품으로 되살아나 관광객들을 맞게된 것이다.쓸모없던 이런저런 잡동사니가 예술가들의 손끝에서 손님맞이용 작품으로 변해 거리와 집안 곳곳을 장식했다. 길을 내고 화단을 만들어도 일부 시설만 해놓고 느긋하게 기다린다.관광객들이 이런저런 모습으로 이용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들어간다는 전략이다.몇개월 몇년이 걸리더라도 기다리면서…. ●전깃불이 사라지는 까막나라 관광객들이 직접 작품을 만들도록 배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버려진 벽돌과 돌을 군데군데 쌓아 놓고 동글동글한 자갈을 한 트럭 쏟아 놓으면 관광객들이 어느새 돌탑으로 쌓아 올린다.이런 것도 볼거리가 되고 촬영지가 되고 재밋거리가 된다. 술집과 당구장으로 이용하다 버려진 쓸모 없던 건물도 테마가 있는 전시장 등으로 되살아났다.타조와 토끼,사슴을 숲길 이곳저곳에 방목,사진 촬영지로 이용한 것도 독특하다. 도깨비집과 야구연습장을 없애고 유니세프와 YWCA,YMCA 등에 전시장 등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무료 대여해주면서 사회·시민단체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레 이어 나갔다.수익의 10%는 이들 단체에 기금으로 지원했다.NGO의 프로그램은 비수기 남이섬의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자양분이 됐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려낸 것도 상품이다.일부 숙박시설에는 텔레비전을 없앴고 보름달이 떠오르는 날을 전후한 며칠은 전깃불이 없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전깃불이 사라진 까막나라 남이섬에서 숲속의 바람과 별빛과 달빛이 쏟아지도록 반짝인다.토담이 둘러진 초가집 방안에서 자연과 하나됨을 만끽할 수 있었다. 화장실에도 예술가들이 직접 구워낸 각양각색의 타일을 붙여 놓고 창문도 성기게 바느질한 문양의 천으로 대신했다.도시인들과 외국인들은 이를 신선해하고 반겼다.‘문명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테마가 상품으로 각광을 받은 셈이다. 남이섬측은 이같은 역발상의 테마상품을 더 늘린다는 장기 전략도 마련중이다. ●일본도시,“남이섬을 벤치마킹하라” 그러는 사이 흥청망청하던 놀이문화가 사라지고 가족과 연인이 찾아 숲길을 거닐며 문화를 체험하고 즐기는 관광지로 변했다. 일본에서는 남이섬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도시도 생겨났다.오는 11월 일본 가가미가하라(各務原)시와 자매결연을 맺는다.남이섬의 경영기법을 배우고 겨울연가 축제를 열겠다는 취지다. 남이섬에서 판매되는 먹을거리 등의 가격도 서울시내 한복판 슈퍼마켓 가격과 같다.자장면과 콩국수가 3000원씩이고 식혜 등 차값도 1500원 수준이다.오히려 남이섬 배터 등 외곽지역 물가가 더 비싸다. ●경험많은 중·노년층 적극 채용 남이섬의 인력관리도 독특하다.100여명의 직원들은 가급적 토론을 하지 않는다.대신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요구하고 가감없이 받아들인다. 토론을 통해 얻은 의견은 평균치에 머물지만 직원들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여과없이 반영하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는 발상에서다.돈이 될 것 같지 않은 아이디어,일상의 틀에서 벗어난 어처구니없는 아이디어도 모두 받아들여져 실행된다. 강 사장은 늘 노타이 작업복 차림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걸고 부사장이 직접 소시지를 구워 파는 등 전직원이 현장에서 일을 하고 물건도 판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는 학력,나이,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정직과 부지런함만 본다.경험을 중요시하다 보니 60∼70살 먹은 노장 직원이 30명에 이른다.계약직과 일용직 사원들도 정식직원으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놓았다. 강 사장은 “경영이 아닌 감동을 전파하면서 남이섬을 차분하게 디자인하는 중”이라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자연과 벗하면서 즐길 수 있는 휴양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TV 뉴스, 선정적 내용 여과없이 방송 ‘눈살’

    ‘납량특집이 된 방송 뉴스’. TV뉴스마저도 더위를 먹은 걸까.일부 방송사가 메인 뉴스를 통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화면을 되풀이해 내보내는가 하면,앵커 리포트와 화면이 일치하지 않는 방송사고도 잦아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SBS는 지난 8일 밤 8시 뉴스를 통해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네살배기 여자 어린이가 창틀에 매달려 있다가 20m 아래로 떨어지는 화면을 입수해 내보냈다.어린이가 창틀에서 손을 놓친 뒤 추락하는 과정을 모자이크 처리없이 마치 스포츠 중계를 하듯 보도한 것.특히 리포트 말미에 이 장면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친절함’까지 보여줬으며,다음날인 9일 오전 뉴스를 통해서도 이 화면을 반복해서 내보내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케이블채널 YTN도 일부 모자이크 처리를 하기는 했지만,같은 화면을 내보내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SBS는 또 ‘공상’경찰관 문제를 다룬 보도에서도 경찰이 차에 치인 모습을 여과없이 내보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뉴스가 나간 뒤 방송사 홈페이지 등에는 선정적 보도를 비난하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검은별’이란 시청자는 ‘포르노보다 1시간 더 감각적인 SBS뉴스’라는 글에서 “애기가 떨어지는 장면을 2번씩이나 보여주고,경찰이 차에 치어 주검으로 변한 화면을 여과없이 보여 줬다.”며 비난했다. ‘아이엄마’라고 밝힌 시청자는 “아기 추락장면을 보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면서 “‘저 언니 창문에 떨어지는 거 왜 또 안나와?’라고 물어보는 4살난 딸아이가 따라할까봐 걱정된다.”며 분개했다. MBC는 8일 밤 뉴스데스크 방송 도중 마지막 3∼4개 뉴스에서 앵커 리포트보다 자료 화면이 한 순서씩 밀려나가는 방송사고를 냈다.시청자들은 “화면 따로,말 따로인 방송 사고를 내고도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 위원회는 최근 ‘방송사의 피서지 관련 보도’를 모니터 한 결과,“방송사들이 피서지 풍경을 다루면서 여성의 몸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으며,특히 SBS의 보도는 선정성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런 책 어때요]

    ●천황 히로히토는 이렇게 말하였다/고모리 요이치 지음 오에 겐자부로는 94년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모호한 일본의 나’란 제목의 강연을 했다.일본의 비판적 지식인들에게 전후 일본 사회는 ‘모호함’ 그 자체로 읽힌다.패전이 아니라 종전이라 강변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며 끊임없이 평화헌법을 폐기하려는 나라 일본.사회운동가인 저자는 궤변과 책임회피로 일관한 쇼와 천황 히로히토의 ‘종전 조서’ 800자를 분석,일본 사회에 만연된 모호한 역사인식의 실체를 벗긴다.천황의 ‘옥음방송’과 ‘인간선언’은 종전선언이라기보다는 패전후 일본의 전략을 명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1만 2000원. ●문자제국 쇠망약사/이남호 지음 전자영상시대의 문자의 위상과 쓰임을 고찰한 산문?저자(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전자문화가 세상을 재원시화(reprimitivization)시킬 것”이라는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맥루한의 주장은 과격하고 단순한 면이 있지만 이 시대를 읽는 하나의 틀로 삼을 만하다고 강조한다.문자시대가 물러가고 전자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기본 생각.문학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인 ‘내면성’이 현대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점점 약화돼가고 있는 것도 문자문화의 쇠퇴와 전자문화의 확산이라는 문명사적 전환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다.1만 1000원. ●사랑,그 환상의 물매/김영민 지음 고전적인 구애의 메커니즘이란 사랑하는 연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안달복달하는 그런 모습이 아닐까.하지만 저자(한일장신대 교수)는 그런 오래된 사랑의 방식에 이의를 단다.사랑은 결코 마음의 거래방식이 아니라는 것,마음은 연정의 증명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그러면 저자가 주장하는 새로운 사랑법은? 그것은 ‘말’과 ‘살’로 엮어가는 연하디연한 놀이다.철학자다운 사랑의 아포리즘이 퍽이나 감각적이지만,요령부득의 언어 유희는 인공조미료 냄새를 솔솔 풍긴다.저자의 개인 홈페이지에 게재한 85편의 ‘사랑’글들을 묶은 전작 산문집.1만 1000원. ●세계 최대의 축제 올림픽 이야기/클라이브 기퍼드 지음 고대기록에 따르면 최초의 올림픽 챔피언은 코로에보스라는 젊은 요리사였다.그는 기원전 776년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열린 첫 올림픽의 유일한 종목이던 스타데 경주(192m 달리기)의 우승자였다.그후 고대 올림픽에는 원반던지기와 창던지기,디아울로스(스타디움 두 바퀴 달리기),권투,레슬링,멀리뛰기,전차경주 등 많은 종목들이 추가됐다.고대 올림픽은 운동경기이자 종교적 축제였다.따라서 대회 기간엔 휴전이 선포돼 전쟁이 멈췄다.여성은 선수로든 관중으로든 올림픽 경기장 안에 결코 들어갈 수 없었다.올림픽에 대한 총체적인 안내서.9500원. ●생명을 치유하는 맛있는 물/하야가와 히데오 지음 물의 정체를 밝혔다.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하수도와 상수도가 교차하는 일이 없다.하지만 일본은 하수가 상수와 하나로 합쳐저 다시 사용된다.질산성 질소는 정수장에선 완전히 여과되지 않기 때문에 상수에 하수의 질산성질소가 섞여 버린다.지하수는 안전하다는 신화는 옛말.책은 건강에 좋은 기능수 중에서 환원수에 대해 설명한다.공기중에 방치된 철이 녹스는 것,종이가 타서 재가 되는 것,사과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 등이 산화반응.환원은 산화된 상태를 원상으로 돌려놓는 것을 말한다.산화환원전위가 낮고 항산화력도 강한 물이 진짜 환원수다.9500원.
  • 한때 ‘尹금감위원장 검증론’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으로 내정된 윤증현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에 대해 일부 장관들이 ‘검증’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무위원은 금감위원장 인사발령안이 상정되자,지난 97년 외환위기 때 경제부처 핵심 관료였던 윤 전 이사를 정부로 ‘재입성’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금융위기 때 재정경제부 금융정책실장으로서 실무 책임자였던 인물을 요직인 금감위원장으로 기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냐.”며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지은희 여성부 장관도 “임명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고 거들었다. 인사발령안을 제청한 조창현 중앙인사위원장은 “정무직 인사는 청와대가 이미 여러 정보를 입수한 뒤 충분히 고려,점검했으므로 그런 문제는 여과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언이 끝나자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나서 윤 전 이사를 감쌌다. 이 부총리는 “그는 금융위기 당시 실무책임자에 불과했다.”면서 “책임을 지라면 당시 장관이 져야지 실무자에게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이 부총리는 이어 “그는 97년 1월 금융개혁입법을 마련해 금융감독의 틀을 잡는 등 실무자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공적을 부각시키면서 “오래 정부를 떠나 있었는데 능력을 인정,발탁해 쓸 필요가 있다.”며 옹호했다. 이해찬 총리는 “행자부 장관의 문제 제기는 공직자의 기강관리를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한 것”이라며 허 장관의 발언을 의사록에 기록하도록 한 뒤 “국무위원들이 양해해 주신다면 원안을 의결하겠다.”며 인사발령안을 통과시켰다.현행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감독위원장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토록 되어 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자문위원 칼럼] 레저저널리즘의 새 지평 열자/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레저는 우리 삶의 실핏줄이다.찌든 육신의 노폐물을 여과하는 통로이다.그런 면에서 주5일 근무제는 아주 중요하다.방송 프라임타임 시간대가 바뀌고 종교계에도 변화가 이는 등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한 카드회사가 20대 젊은이를 상대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좋은 회사의 기준을 ‘직원들 레저생활을 얼마나 잘 챙기느냐.’에 두겠다는 답변이 많았다.소비자 역시 앞으로 제품 하나를 고를 때도 선진국처럼 근로자가 얼마나 쉬고 생산한 제품인가를 확인할 날이 머지않았다. 그러나 상당수의 언론은 주5일제와 관련,기업주에 쏠림현상을 보이면서 레저가 마치 ‘생산성 저하’의 바이러스인 양 보도한다.이런 언론의 행태는 마치 보도내용이 사실인 양 대중에게 주입시켜 메시지를 침투시키는 이른바 탄환이론(Bullet Theory)이 되어,청년실업 15%대에 무슨 주제 넘치는 소리냐는 편협한 여론에 함몰된다.공론에 빗장이 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레저분야 유망직종을 소개하고 레저산업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하면서도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대립을 유독 부각하는 이항대립(Binary oppositions)적 보도태도는 언론의 역기능이다. 이제는 가족,이벤트,여행,스포츠 등 다양한 레저문화에 대한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어떻게 향유할 것인가에 대한 공론이 필요하다.레저보도 준칙 마련과 보도 프레임도 뒤따라야 한다.○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년 전통의 맛있는 집이 있다면서 전화번호와 음식 사진을 싣는 천편일률적인 레저기사와 관련단체 자료를 그대로 베껴서 생긴 잘못된 전화번호,유인도로 변한 섬을 무인도로 보도하는 등의 오보도 바로잡아야 한다.또한 레저공간의 공급자인 농어촌에 대한 보도도 개방문제와 농민 시위 등 사건중심의 경향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금 농촌은 많이 변했다.0.1㎜에 못 미치는 쌀눈의 영양분을 그대로 살려 인삼 값과 맞먹는 쌀을 생산하는가 하면 오리나 참게를 논바닥에 풀어 짓는 유기농,우리 포도로 세계적 와인 만들기 등과 잘 조성된 테마관광마을은 이국적이기까지 하다.이런 현장에서 하룻밤 묵고 돌아오는 레저생활은 체험 학습뿐 아니라 도농간 교감확대,경제와 문화를 동시에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서울신문 7월3일자의 ‘홀로 문화 전도사-명지대 여가정보학과 김정운 교수’기사는 레크리에이션 개념에서 못 벗어난 레저의 개념을 확장시켜 주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또 ‘부동산 시장 주5일제 특수 기대 부푼다’(7월5일자) 제하의 기사는 위축된 주택시장의 새로운 활로를 농어촌으로 확대한 정보이자,일반 부동산 기사들이 투자를 부추기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공정성도 돋보였다. 한편 “2만달러 시대를 열자면서 정작 그런 밥상을 만든 사람들은 배려하지 않는다.”고 질타한 이화여대 이공주 교수의 ‘열린세상’(7월29일자),‘주5일제를 빨리 정착시켜 삶과 일의 질을 끌어올리자’라는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의 ‘CEO 칼럼’(7월5일자) 등과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주강현의 觀海記- 바다에 살어리랏다’ 등 기획연재물은 레저저널리즘의 단초와 탐사저널리즘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사람과 사회’란도 사건중심에서 탈피하여 각진 사회를 치유할 가족문화와 휴머니즘,자연중심 레저문화 비중을 높여줄 것을 바란다.그것은 향토지 서울신문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길이기도 하고 산천초목과 인간향기가 동시에 가득 밴 레저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길이기도 하다. 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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