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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 장애노인 돌보는 척추장애 소녀의 ‘구슬땀’

    지난 17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1리에 있는 장애복지시설 ‘나눔의집’.개천가에 자리잡은 허름한 건물이었지만 중증 장애 노인들이 모여 있는 방안에는 온기가 느껴졌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구리여고 2학년 허윤영(許允寧·17)양의 밝은 목소리가 눈을 감고 누워있던 윤모옹(76)을 깨웠다.허양은 뇌경색증을 앓고 있는 윤옹의 머리를 감기고얼굴을 씻겼다.조제약을 섞은 미음도 먹였다. 중증 장애인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허양은 척추 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이다.허양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틈틈이 나눔의 집을 찾는다.어머니한규희(韓奎熙·42·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씨도 가끔 딸과 함께 봉사활동을한다. 허양은 어머니와 세무사인 아버지와 함께 남부럽지 않게 살아 왔다.하지만2년 전 척추가 심하게 휘는 ‘척추측만증’에 걸려 대수술을 받은 뒤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됐다. 허양은 척추에 철심을 박아 지금도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못한다.그녀가 봉사활동에 눈을 돌린 데는 어머니 한씨의 배려가 컸다. 한씨는 딸을 보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일까’에 대해 허양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허양은 결국 ‘나보다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착하게 살자’고 결심하고 장애인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허양은 수술 직후인 97년 8월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불편한 몸에도 버스로 통근하며 하루 1∼2시간씩 봉사활동을 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수발한 지 1시간쯤 지나면 허양의 얼굴은 울상이되곤 한다.척추가 당겨서 그럴 때도 있지만,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노인들이 더욱 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허양은 “할아버지가 불쌍해요.어떻게 해야 할아버지의 병이 나을 수 있을까요”라며 울먹인다. 어머니 한씨는 “윤영이가 수술 뒤 병상에서 불편한 자세로 누워 통증을 잊으려고 애써 책을 보던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이웃을 보살필 때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한씨는 “다른 학부모들도 방학 때 자녀를 마음놓고 보낼 곳이 없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아이들이따뜻한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
  • 최현정, 핸드볼 큰잔치 돌풍예고

    ‘이 선수를 주목하세요’-. 20일 개막되는 99∼00 대한제당배 핸드볼큰잔치에서 상명대 유니폼을 입고출전하는 의정부여고 졸업반 최현정(18)이 새내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주니어대표로 활약하다 올해 최연소 국가대표로 전격 발탁된 ‘고졸최대어’ 최현정은 이번 핸드볼큰잔치에 첫 출전, 성인무대에 본격 데뷔하게된다. 뜨거운 스카우트 파동끝에 상명대에 둥지를 튼 왼손 공격수 최현정은172㎝의 당당한 체구에 어린 선수 답지 않은 대담하고 강력한 슛팅이 강점으로 벌써부터 ‘언니’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최현정은 지난 13일 막을 내린 노르웨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포지션이같은 라이트백 홍정호(노르웨이 베켈라켓츠)의 그늘에 가려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약체 브라질과 콩고전에 투입돼 빠른 발과 통렬한 롱슛을선보여 한국 여자핸드볼의 기대주임을 과시했다.최현정은 세계대회를 마치고11일 귀국과 동시에 팀에 합류,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비지땀을 쏟고 있다.그러나 상명대는 22일 첫 경기에서 지난해 우승팀 제일생명과 한국체대의승자와 격돌하게 돼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고병훈 국가대표 감독은 “신장과 점프력이 뛰어나고 대담성도 지니고 있다”면서 “앞으로 체력을 키우고 경기 경험을 많이 쌓는 다면 홍정호의 뒤를이어 한국 여자핸드볼의 주포로 성장할 차세대 유망주”라고 칭찬했다. 최현정도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 정호 언니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당찬 의지를 밝혔다. 김민수기자 kimms@
  • 역경딛고 장애딛고…수능고득점 ‘진한 감동’

    ■소녀가장 대구 남산여고 송상희양 온갖 역경을 딛고 대학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수험생들이 세밑에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절박한 가정적 어려움을 대견스럽게 참아냈는가 하면 선천적 신체장애를 묵묵히 이겨내 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투병중인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 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386.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송상희(宋尙希·18·대구 남산여고 3년)양. “암 수술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송양은 고교 1년이었던 97년 어머니(47)가 담도암 수술을 받으며 여고 시절 3년 내내 집안 일을 도맡아 해온 사실상의 소녀가장이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자신과 동생(16)의 도시락를 챙기고 휴일에는 하루종일 밀린 빨래를 하면서도 억척스레 공부에 매달려 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화물트럭 운전 일을 하던 아버지(49)가 IMF 한파로 일거리가 크게 줄면서 생활고를 걱정해야 했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선천성 백색증 대구 대건고 최우혁군 “학교 수업시간에 한눈을 팔지 않고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야간 자습시간에도 투병중인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졸음을 참아 왔어요” 과외나 학원 수강은 엄두조차 못냈다.딱한 가정형편을 한번도 드러내지 않은 채 밝고 적극적인 생활태도로 친구들과 선생님의 사랑도 독차지해 왔다. 담임교사 이상욱(李相旭·39)씨는 “아침 일찍 등교해 교무실 책상을 닦는등 수업 준비를 위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왔고 주위에는 친구도 많다”고칭찬했다. 송양은 가정형편을 고려해 해군사관학교를 지원했고 2차까지 합격,최종발표만 기다리고 있다. 이번 수능시험에서 330점을 얻은 대구 대건고의 최우혁(崔祐赫·17)군의 수험생활도 한편의 드라마였다.선천성 백색증으로 두꺼운 돋보기를 들이대야만글씨가 보여 최군에게 수업은 선생님의 설명이 전부였다.아버지의 실직으로어머니가 삯바느질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형편이었지만 최군은 굴하지 않고천문학도의 꿈을 키워 왔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독자의 소리] 청소년들 흡연호기심 유발 분위기 문제

    요즘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에 가면 산뜻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여고생들도 삼삼오오 짝을 이뤄 담배를 피우는 광경을 보게 된다.당국은 날로 늘어가는 청소년 흡연인구를 억제하기 위해 담배자판기를 없애거나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팔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담배가게에서 청소년이 담배를 사려면 주인이 ‘학생이지?’하고 한마디 내뱉고는아니라고 하면 더이상 확인도 하지 않고 담배를 건네준다.때로는 청소년들이 위협적인 말로 담배를 달라는 경우도 있는데,그같은 험악한 일까지 당하면서 판매업자들에게 담배를 팔지 말라고 하는 것도 무리한 요구이다. 청소년 흡연은 대부분 호기심에서 비롯된다.담배를 피우는 친구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하고,TV나 영화의 흡연장면도 큰 영향을 준다.청소년 흡연을 줄이기 위해서는 담배가 해롭다는 것을 깨우쳐 줘야 한다. 김미라[서울 구로구 구로5동]
  • ‘빙판스틱’에도 오빠부대

    ‘작지만 강하다'-.겨울스포츠의 꽃인 아이스하키.비인기 종목이라는 멍에가 씌어 있긴 하지만 프로팀 못잖은 고정 팬들을 몰고 다니며 얼음판을 달군다. 가장 많은 응원단을 몰고 다니는 팀은 동원드림스.팬클럽 회원만 해도 1,500명을 웃돈다.여고생을 중심으로 한 열성팬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얼음판스타’는 문희상 이준환 등 포워드에 몰려 있는 편.날마다 수십통의 팬레터가 답지한다.치열한 경기 특성과는 언뜻 ‘안 어울리게’ 곱상한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라 위니아는 이보다 적은 350여명의 팬클럽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그러나 본격적인 모집은 지난 5월 유한철배 대회를 계기로 갓 시작된 데다 강릉지역에 한정된 점을 감안하면 예사로운 숫자가 아닌 듯.선수들 가운데 최고의‘별’은 심의식이 꼽힌다.95년 한국리그가 시작된 이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모조리 휩쓴 경력이 인기로 이어졌다. 협회도 26일 막을 올린 한국리그에서 ‘아이스하키 르네상스’를 꾀하고 있다.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링크로 끌어들이기 위해 젊은 선수들의역동적인모습을 담은 스티커 사진 1만여장을 제작,여학교 앞에서 나눠주는 한편 TV중계권 협상을 마무리짓고 안방 공략에 나섰다. 송한수기자 onekor@
  • 남중생 흡연율 6.2%… 2년전의 2배

    우리나라 남자 중학생의 흡연율이 2년 전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반면남고교생 및 여중·고생은 조금 감소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회장 김일순)는 지난 88년부터 2년마다 전국 중·고생6,000여명을 대상으로 흡연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남자 중학생의 평균 흡연율이 2년 전 3.9%에서 6.2%로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러나 남고생 평균흡연율은 32.6%로 97년에 비해 2.7%포인트 감소했다.여중생,여고생 평균흡연율도 각각 3.1%,7.5%로 0.2%포인트,0.6%포인트 줄었다. 가장 흡연율이 높은 시기는 남학생은 고교 3학년때로 41%,여학생은 고교 1학년때로 10.5%였다.특히 실업계 여고생의 흡연율은 97년 14.8%에서 20.8%로 높아져 인문계 여고생의 2.5%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 고3생을 기준으로 외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흡연율은 41%인데 비해일본(91년) 26.2%,미국(97년) 28.2%,영국(94년) 20.5% 등으로 나타났다. 임태순기자stslim@
  • 5개高 수능 가채점 결과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360∼370점대가 두텁게 형성되면서 320점 이상 득점자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시내 고교에 대한 가채점 결과,380점 이상 최상위권 수험생들의점수는 5∼10점 떨어진 반면,320점 이상 수험생들의 점수가 5∼8점 상승한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선 고교에서는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격차가 크지 않아 입시 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또 주요 대학의 특차시험 경쟁률과 합격선이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내 일반계 고교의 경우 320점 이상을 얻은 수험생이 학교마다 150∼200명에 이르고,이들은 360∼370점대에 많이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생 57명 대부분이 370점 이상인 서울 A과학고는 390점 이상 고득점자가17명에서 5명으로 줄고 평균점이 5∼10점 떨어졌다. B고는 360점대 이하의 중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소폭 상승한 반면,370점대 이상의 학생들은 다소 하락,360∼370점대 수험생들의 경쟁률이 가장 치열할것으로 예측됐다. C고는 380점 이상 고득점자가 12명에서 7명으로준 반면,360점이상은 55명에 73명으로 늘었다. E여고는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했으나 360점 이상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5점가량 떨어졌다.반면 320점대 이상은 5∼8점 올라갔다. C고 3학년 주임 유모 교사(52)는 “최상위권이 없어지고 중하위권의 점수가 올라가면서 수도권 대학의 인기학과나 서울시내 4년제 대학을 지망하는 수험생들의 진학 상담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榮德) 평가실장은 “예상 외로 까다로운 문제가 많아 만점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진 만큼 특차 지원에 수험생이 몰리고 정시모집의 경우 논술과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현석 김재천 장택동기자 hyun68@
  • 수능 시험장 이모저모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전국 1,017개 시험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대비,두터운 겉옷과 장갑으로 ‘무장’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많았다.수험생들의 상당수는 “대체로 문제가 낯설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신서중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 김미진(金美辰·진명여고 3년)양은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마친 뒤 “낯선 지문과 문제 유형이 생소해 어렵게 느껴졌다”며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 390점보다 3∼4점 정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김세진(金細珍·풍문여고·380점대)양은 2교시(수리탐구Ⅰ)를 마친뒤 “다소 쉬워 1교시에서 까먹은 점수를 만회한 것같다”고 안도했다. ■서울 여의도고 시험장에는 장훈고등학교 1∼2년 학생 50여명이 새벽부터나와 풍물패를 앞세워 선배 수험생들을 격려했다.수도여고 학생 30여명은 “선배님들 시험 잘 보세요”라고 외치며 시험장 앞에서 큰절을 올렸다.또 각고사장 주변에는 ‘골라찍지마.다쳐’‘수능 400점 습격사건’ 등 재치 넘치는 격문들이 곳곳에 나붙기도. ■서울 여의도중 고사장에서는 92명의 장애인수험생들이 특별실에서 보조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답안지를 채워 나갔다.성신여고 시험장에서는 주부 형모씨(25)가 만삭의 몸으로 119구급대원 3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호실에서시험을 치렀다. ■인천 호프집 화재로 부상을 입었던 김모군(18·대인고 3년)과 경찰에서 허위사실을 진술한 혐의로 체포됐던 권모군(18·K고 3년)도 경찰의 협조를 얻어 인천정보산업고 시험장에서 무사히 시험을 마쳤다. ■여의도고 시험장의 김모군(19·구로구 개봉동)은 안경을 집에 두고 왔지만 누나가 출근을 포기한 채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안경을 가져와 무사히 시험을 볼 수 있었다.또 입실 마감시간 직전 딸의 손을 잡고 뒤늦게 시험장에 도착한 김모씨(48)는 “승용차를 타고 나오다 길이 막혀 중간에 지하철로 바꿔타고왔다”고 말했다. 김재천 이창구 장택동기자 patrick@
  • ‘영원한 춘희’ 김자경씨 별세

    ‘한국 오페라계의 대모’로 불리던 원로성악가 김자경(金慈璟)씨가 9일 새벽 5시30분 지병인 당뇨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향년 82세. 그는 한국 최초의 프리마돈나이자,말년까지 자칭 ‘방년 18세’로 맹렬히활동한 열정적 음악인이었다.특히 지난 68년 창단한 김자경오페라단은 56차례 정기공연과 600여차례에 이르는 소극장공연,다양한 기획공연을 통해 한국오페라사에 큰 획을 그었다. 그는 1917년 경기 개성에서 목사의 외동딸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찬송가를부르며 음악적 재능을 키웠다. 이화여전 음악과 졸업과 함께 이화여고에 음악교사로 부임했으나,48년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음악학교에서 본격적 성악수업을 받았다.50년에는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를 가지기도 했다.귀국하여 활동하던 62년 화가였던 남편 심형구(沈亨求)씨가 세상을 떠나자 오페라운동에 몸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영원한 춘희’라는 애칭처럼 지난 8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한 ‘춘희’가 마지막 무대가 됐다.유족은 장남 홍(弘·사업)과 차남 현식(賢植·사업),장녀 영혜(永惠·미국 오하이오주 애쉴랜드대 교수) 등 2남1녀.빈소는서울 삼성의료원,발인은 13일 오전 9시.(02)3410-6914서동철기자 dcsuh@
  • [연극 리뷰] ‘내게 거짓말을 해봐’

    ‘장정일을 위한 변명?’지난 5일부터 홍익대앞 소극장 씨어터제로에서 공연중인 연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아마 이것이 아닐까 싶다. 원작소설은 판금됐고,영화 ‘거짓말’은 개봉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이 연극은 어찌됐든 ‘도대체 원작이 어떤 내용이길래…’하는 관객들의 호기심을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각색·연출을 맡은 시인 겸 영화평론가 하재봉은 ‘유부남 조각가와 한 여고생의 일탈적 성관계’라는 것 외에는 일반인에게 알려져있지 않은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보여줌으로써 작가 장정일의 의도를 관객들에게 이해시키고자 한다고 했다.실제 그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너무 대중적이고 상업적으로만 접근한데 실망해 연극화를 결심했다”고밝히고 있다. 영화 ‘거짓말’이 두 남녀의 성행위에 초점을 맞춘 반면 연극 ‘내게…’는 38세 조각가 제이의 억압된 의식과 자기모멸에 무게를 두고 있다.여고생 와이에 대한 집착과 탐닉도 그의 이같은 비정상적 내면이 표출되는 과정으로그려진다.초등학교 5학년때 죽은 제이의 아버지는 군인장교 출신으로 항상엄격하게 제이를 가르쳤다.아버지에게서 당한 폭력과 정신적 억압은 평생 그의 삶을 조종했고,이는 사디즘과 마조히즘으로 변형돼 나타난다.연극은 무대를 철창처럼 꾸미고,중앙에 군복입은 아버지를 등장시키는 기법으로 원작의정치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하지만 연극 ‘내게…’가 아무리 영화와의 차별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상업성’의 혐의를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연출자는 원작을 각색하면서 직접적인 성행위 장면을 생략하고,와이를 끝까지 처녀로 남아있게 했다.그러나 이러한 ‘자기검열’(연출자의 표현을 빌자면)에도 불구하고 반라의 제이와 와이가 나누는 성적인 대화와 몇가지 동작은 연극 특유의 현실감을고려하면 민망하기 이를데 없다.더욱이 ‘충격적인 생생한 라이브무대’를내세우면서 은근히 ‘벗는 연극’임을 드러내는 홍보문구를 대하면 이같은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어쨌든 그동안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채 논란만 무성히 나돈 ‘거짓말’에 대한 평가는 이제 연극무대에서나마 관객의 몫으로돌아오게 됐다.12월31일까지.(02)338-9240이순녀기자
  • 10년이상 미집행 도로 일제 정비

    공원이나 도로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뒤 10년 이상 시설이 들어서지 않은 서울시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가운데 도로가 내년 초까지 일제히 정비된다. 서울시는 4일 도시계획시설로 묶은 뒤 오랫동안 방치하는 바람에 시민의 재산권 행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등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관련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10년 이상 집행되지 않은 도로시설 가운데 개설 필요성이 없어졌거나 지역여건상 개설이 불가능한 지역을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종로구 평창동과 은평구 진관내동의 북한산국립공원내 도로,종로구 무악동∼서대문구 홍제4동간 인왕산 자연공원내 도로 등 공원 안에 위치해 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지역의 도로계획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또 서강대로가 지나는 마포구 구수동 일대와 송파구 복정사거리∼상일IC 등이미 대규모 도로가 건설돼 별도로 도로를 만들 필요가 없어진 곳,종로구 혜화동∼동숭동∼성북구 삼선동을 잇는 서울 도성 성곽도로,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연접도로 등 문화재 및 지역환경 보호를 위해 도로개설계획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 등도 과감하게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천호대로 구의동∼광장동 및 길동∼상일IC 구간 등 도시계획선보다 좁은 면적에 도로가 개설돼 있는 지역은 나머지 토지를 도시계획시설에서해제하고, 종로구 송현동 덕성여고 관통도로와 성동구 왕십리역 철도부지내도로 등 공공시설을 가로질러 도로가 들어서도록 돼있는 지역도 해제할 계획이다.용산구 이태원동 육군경리단 관통도로 등 군사시설을 지나도록 계획돼있는 지역은 도로선형을 변경·폐지하거나 대체시설 설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정비기준을 각 자치구에 통보하고 다음달 말까지폐지 또는 변경 대상을 확정한 뒤 내년 2월중 도시계획 변경을 마칠 계획이다. 서울시는 도로에 대한 일제정비와 함께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개정 도시계획법에 맞춰 공원·녹지·학교·운동장 부지 등 모든 도시계획시설에 대한재정비도 2001년 말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말 현재 서울시내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2,178건에 5,956만7,000㎡에 이르며 이 가운데 도로시설은 1,694건 629만6,000㎡에 달한다. 김재순기자 fidelis@
  • “코오롱 마라톤팀 재건”

    코오롱그룹 이동찬 명예회장이 마라톤팀 재건 결심을 밝혔다. 이 명예회장은 2일 오후 이대원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과 서울 무교동 코오롱 본사에서 만나 이같은 뜻을 알렸고 연맹은 사태수습에 적극 나서겠다는입장을 전달했다고 배석한 연맹 고위관계자들이 3일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 명예회장은 “이번 파동으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다”며 유감을 표시한 뒤 “선수들이 복귀할 의사를 전해 오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코오롱은 지난 31일자로 선수들의 사표가 수리됐다고 발표했다. 송상수 단장은 “내년부터 연봉제를 도입하는 관계로 사표수리 자체는 의미가 없다”면서 “선수 8명 모두 다시 받아들일 수도 있으나 임상규 오인환코치는 회사명예를 훼손시킨 책임이 커 재임용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해 사태해결에 실마리를 풀기까지는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은 국가대표 후보선수인 남녀 마라톤기대주 지영준(18·충남체고)과김옥빈(18·이리여고)을 스카우트해 놓은 상태이며 내년초 정식 입단시키기로 예정돼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41)‘민중교육’지 사건

    1985년 8월 5일-당정 회합에서 학원 안정법을 제정,8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목적으로 분위기를 잡아가며 공청회 등 여론형성을 고조시켜 나가기 시작했다.바로 여름 방학 기간이었다.텔리비전은 ‘민중교육,당신의 자녀를 노린다’란 제목으로 이 무크지가 용공 계급투쟁 시각으로 교육을 분석하며,88올림픽 개최를 비방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한다고 몰아세웠다. 집권층의 각본대로 였다면 이내 학원안정법은 국회에 통과되고 ‘민중교육’은 사라져야 했을텐데 역사는 그 반대로 학원안정법은 강력한 반발로 8월17일 유보조처 되었고,이 교육 민주화 운동은 전교조 운동으로 이어져 민중교육의 시대를 열어 주었다. ‘민중교육’지 사건 초기의 지나친 정부 개입과 모략 선전은 도리어 다수국민들로 하여금 반감을 유도하는 결과를 낳아 야당과 학계·문화예술계 등은 물론이고 대한교육연합회까지도 당국의 조처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학원안정법의 유보와는 상관없이 ‘민중교육’지 관련 교사들에 대한 탄압은 강화되어 시인 김진경은 구속,1년형을,시인 윤재철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고광헌·심성보·이철국(여의도 고교)·이순권(경기기계공고)·홍선웅(미림여고)·심임섭(중랑중)·박경현(월계중)·유도혁과 강병철(논산 쎈뽈 여고)·송대헌(영풍 부석고)·김종만(시흥 도창국교)·민변순(충북 영동중 교장) 등은 모두 해직 당했다. 주로 문학인이 주축이 되었던 이 사건의 또 다른 한 희생자는 작가 송기원(실천문학 주간)이었다.이미 1980년 5월 광주항쟁 사건에 연루되어 투옥 경력이 있던 송기원은 성내운 교수의 무명산악회에 따라 강원도 홍천에 갔다가 8월12일 귀가한 즉시 낯선 사람들의 방문을 받았다.통상 당하던 일이라 그는기관원들임을 직감하고는 아내를 향해 “여보,부엌에서 칼 좀 가져와.이놈들,불법으로 주거 침입한 강도들이야.모두 찔러 죽여버리겠어”라고 오기를 부리자,일행 중 하나가 무표정하게 “송선생.식구들 있는데서 망신 당하고 싶소?”라고 점잖게 응대해 왔다.다혈질에다 기관원 방문에는 이골이 난 그는“어어,인제 공갈까지 치고 있어?”라고 다그쳤으나 상대는 이미 영장까지제시하는 치밀성을 보여 결국 연행에 응했다고 ‘이 땅의 교육 현실에 대한고발’이란 글에서 밝히고 있다. 뒤집어 씌우기 수사에도 이골이 난 작가 송기원은 바로 ‘민중교육’지의 기획부터 제목까지가 자신이 주관했다고 우겨 교사들의 피해를 줄이고자 했으나 결과는 그 반대였다. 발행인인 그에게 수사기관은 김진경·윤재철 등의 글이 ‘북괴’의 선전 선동 활동에 동조하여 이를 이롭게 할 목적임을 사전에 알았다고 시인하라는것이었다. 대체 ‘민중교육’의 주장은 무엇이었을까.“1946년 조선교육 심의회는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채택하였다.백낙준은 뒤에 이 말을 영어로 Maximum Service to Humanity(인류에 대한 최상의 봉사)라 번역한 바 있는데,이것은 민족이 분단될 위기에 놓인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식 보편주의의 표현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다”고 김진경은 우리교육의 기본이념을 비판하면서 ‘국민교육헌장’ 심의위원 명단을 밝히는 등 시사적인 쟁점까지 구체적으로분석해 주었다.윤재철은 초중등 교사가최고 호봉에 오르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1982년 기준으로 30년(중등)과 35년(초등)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10∼13년(미국),14년(영국),25년(대만)등 주요 국가는 평균 15∼20년임을 밝히면서 국내 다른 업종보다 훨씬 긴 시간을 요구한다는 교사의 권익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인천 화재참사] 사망자 명단

    [55명·31일 오후 4시 현재]■기독병원(5명)=△신상진(17·계산공고)△오상윤(17·광성고)△김태호(17·인항고)△김경희(15·여·관교중)△김진선(17·여·문성여고)■부천 중앙병원(4명)=△박원경(18·여·인천여상 3년)△박경미(18·여·인천여상 3년)△이아름(16·여·인천시 송림동)△신원미상 1명(여)■부평 새천년 장례예식장(1명)=△한아름(18·여·인천여상 3년)■부평 안병원(6명)=△이현민(17·동산고 2년)△최권희(16·계산공고 1년)△추성원(16·해양과학고 1년)△부광호(18·동산고 2년)△김현경(17·광성고 1년)△김필현(17·운봉공고)■사랑병원(11명)=△오종현(16)△김광일(18)△문재웅(17.광성고)△김주욱(18·영일예고)△이만기(14·인천시 중구 유원아파트)△김춘효(17·여·경인여상 1년)△최윤경(17·여)△김안나(17·여)△이아나(17·여)△조하연(18·여·가정고 2년)△신원미상(14·여)■인천의료원(6명)=△전대열(18·동인천고)△김태연(18·여·김포시 왕길동)△이효정(16·여·선화여상)△홍수희(17·여·인천시 부평동)△박병구(16·인천시용현동)△여미혜(17·여·계산여고1년)■인하대병원(10명)=△김준호(16·인천정보고)△정순구(17·인천정보고)△유선복(18)△김소영(18·여)△이지혜(17·여)△오상희(17·여)△최효정(18·여)△김은영(18·여)△심수영(18)△신원미상 1명(남)■적십자병원(6명)=△노형호(17·동인천고)△최정훈(17·정석항공고)△황미선(18·여·인화여상)△이윤정(18·여)△김혜련(17·여·계산여고1년)△양경순(16·여·선화여상)■중앙 길병원(5명)=△장병훈(25)△편호연(15·인천남중)△서영민(15·인천남중)△이인국(17·광성고)△노이화(18·여·인천여상)△한동근(17)
  • [인천 화재참사] 숨진 여고생2명 안타까운 사연

    5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참사의 희생자 가운데는 모처럼 생일파티를 하던 어린 학생들이 포함돼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31일 오전 중앙 길병원 영안실.화재로 숨진 노이화(盧梨花·18·인천여상 3학년)양의 가족들은 망연자실할 따름이었다.하루 전 “엄마 나 합격했어”라며 모 대기업에 취직한 것을 자랑스러워 하며 환하게 웃던 딸의 얼굴이 어른거렸다.아침에 친구들과 생일 파티를 하겠다며 나간 딸이 숨졌다는 사실을받아들일 수 없었다. 30일 밤 화재 소식을 듣고 불길한 예감이 든 아버지 노태균(盧泰均·54)씨는 밤 늦게까지 딸이 들어오지 않자 병원으로 직접 찾아나섰다.혹시나 하는심정으로 이곳저곳을 찾던 권씨 부부는 중앙 길병원에서 주저앉고 말았다.딸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커멓게 그을린 시신이 되어 있었다. 전날 그렇게 원하던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며 면접비로 받은 1만원으로 엄마의 브로치를 사온 딸이었다.첫 월급을 타면 꼭 속옷을 사드리겠다고 약속했던 딸이었다. 어머니 김순복(金順福·48)씨는“내가분명 악몽을 꾸고 있을 것”이라면서“어떻게 내 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아름양(18·인천여상 3년)도 생일을 맞아 호프집에서 친구들을 만나다 변을 당했다.한양은 고등학교 3년 동안 전교 1등을 놓쳐 본 적이 없는 우등생이었다.이날은 한양이 생일파티 겸 취업을 축하해 한턱 내는 자리였다.이틀전 그렇게 입사하고 싶어하던 모 증권회사에 당당하게 합격했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아름이는 상업고교 출신이지만 증권사에 들어가 펀드매니저가되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생일날 이런 일을 당하다니 믿을 수 없다”며눈시울을 붉혔다. [특별취재반]
  • 고우순·이은혜 공동선두

    박세리(22·아스트라)와 제니 추아시리폰(22·미국)의 맞대결 1회전에서 박세리가 이겼다. 박세리는 29일 한양골프장(파72)에서 대한골프협회 주최로 열린 롯데컵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첫 라운드에서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자신과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준우승에 머문 추아시리폰과 1년만에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벌여 또 승리했다. 박세리는 그러나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2오버파 74타를 쳐 천미녀(32)와 함께 공동6위에 머물렀다.추아시리폰은 6오버파 78타의 부진을 보여 공동34위에 그쳤다. 이 대회에서 3차례 우승한 고우순(35)과 이은혜(영파여고2)는 나란히 이븐파를 쳐 공동선두를 달렸다.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통산 48승을 달리고 있는 노장 낸시 로페스(42)는 버디 3개와 보기 6개로 3오버파 75타를 쳐 공동10위에 올랐다. 4번째 방한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상금랭킹 3위 애니카 소렌스탐(29·스웨덴)은 4오버파 76타로 공동15위에 그쳤다. 추아시리폰 김주연(청주상당고3)과 함께 티샷한 박세리는 3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기분좋게시작했으나 4번홀 보기에 이어 16·17번홀에서 연속 보기를범해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스포츠서울 투어 마지막 대회인 바이코리아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펄신(32·랭스필드)은 6오버파 78타를 쳐 공동34위에 머물렀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연예인농구단 ‘매니아’ 창단

    연예인 농구단 ‘매니아’가 오는 30일 오후 5시 강남구 도곡동 숙명여고체육관에서 창단식을 갖고 여자국가대표팀 출신으로 짜여진 ‘바구니’와 친선경기를 갖는다.전 기아농구단 센터 이준호와 SK 나이츠의 현주엽이 감독과 코치를 맡은 ‘매니아’는 탤런트 강석우 이종원 이형철 박형준,영화배우강석현,가수 송호범 이정우 등 24명으로 구성됐다.
  • 여고농구 홍현희 한빛은행行

    여고농구 최대어 홍현희(190㎝·동일여상)가 한빛은행에 입단한다. 홍현희는 27일 삼성생명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여자농구연맹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한빛은행에 선발됐다.중학시절 가드와 포워드로활약하다 고교입학후 갑자기 키가 커져 센터로 활약해온 홍현희는 외곽슛도뛰어나 당장 한빛은행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지난 1년간의 팀성적을 합산해 역순인 한빛은행-국민은행-신세계-현대산업개발-삼성생명의 순서로 진행된 드래프트에서 2순위는 황순혜(181㎝·전북사대부고),3순위 강윤미(190㎝·수피아여고),4순위 장화진(176㎝·동일여상),5순위 윤미나(176㎝·대전여상) 등이 1라운드에 뽑혔다. 선수난에 시달려온 국민은행은 4명을,나머지 구단은 2명씩을 선발했다. 한편 78명이 참가한 드래프트에서 12명만이 선발돼 66명은 실업자가 됐다.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40)’민중교육’지 사건

    1985년 2월12일 치러진 제12대 총선은 학생과 민주화 운동권의 적극적인 참여로 야당인 신민당 선풍 현상을 일으켜 제1당으로 부상시켰다.대학생들은서울의 미국 문화원 도서관 점거 사건(5월23일)을 계기로 반군부 독재 운동을 격화시키기 시작했다.문공부는 봄부터 ‘김대중 옥중 서신’‘타는 목마름으로’ 등을 압수 수색했고,7월에는 민중미술 ‘힘전’전시회를 중단시켰다.집권 민정당은 이종찬(당시 여당 원내총무)의원을 비롯한 온건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문 11조 부칙 3항으로 된 학원안정법을 마련하여 여름 방학때 통과 시키려했다.세칭 학원 안정법 파동의 시작이었다.학원 소요나 집회시위 등 시국 관련법 위반 학생에게 재판 없이 검사가 ‘선도’처분을 내릴수 있다는 내용이 그 골자였다.학원 안정법 통과를 위한 여론의 세몰이 회오리 속에서 끔찍한 필화사건 하나가 속죄양으로 떠올랐다.바로 ‘민중교육지사건이었다. 시인 김진경(당시 양정고 교사,현 한국교육 연구소 연구위원)은 ‘오월시’동인으로 함께 참여했던 윤재철(성동고 교사.지난 9월 복직),고광헌(선일여고 교사,현 한겨레신문 문화부장)과 함께 1984년 초부터 문학을 통한 교육개혁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무크지 ‘민중교육’ 창간작업에 들어갔다.서울을 중심으로 주요 지방까지도 망라할 수 있는 참여교사 조직을 만든 후 ‘민중교육’이 실천문학사에서 선보인 것은 1985년 5월이었다. 교육 관련 논문과 시평 및 시·소설·수필·현장의 목소리·서평·학생들의작품·번역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을 담아낸 이 무크지는 곧 사회의 화제로떠올라 주목을 받게 되었다.특히 김성재(당시 한신대 교수,현 청와대 민정수석),유상덕(성동고 교사),심성보(보성중 교사,현 대구 교대 교수),임은경(서울대 사대 학생,현 교사) 등이 참여한 권두좌담 ‘분단 상황과 교육의 비인간화’와,특집 ‘교육의 민주화’(집필 김진경·윤재철·이철국·심임섭·이규환),교육 시평 ‘스포츠문화와 학교 교육’(고광헌) 등은 한국 교육의위상을 객관적으로 자리매김 해준 글들이란 평을 들었다. “교육이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명제죠.또 그것은 자율성을 의미하는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교육의 목적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하나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지 못하도록 하는 사회의 온갖 제도·구조·가치관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과 변혁의 기능을 가져야 함과 동시에 인간은 사회 속에서 적응하고 살아가야 하니까 그런 면에서 자기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부단히인간다움을 키워주는 것이 교육의 두가지 큰 목적”(27쪽)이라는 기본 정신을 내세운 이 무크지는 그 인기의 상승도와 함께 기존 교육계에 위협이 되기도 했다. 윤재철 시인이 밝힌 바(‘교육 민주화의 횃불’)에 따르면 “책이 나온 한달 뒤인 6월 25일 경 서울 여의도고교 교장이 ‘민중교육’지가 불온하다며서울시 교위 학무국장에게 책자를 전달하고,학무국장은 그것을 시 교위 담당 안기부 조정관에게 내용의 검토를 의뢰함으로써 비롯되었다”(한승헌 변호사 변론사건 실록 ‘분단시대의 피고들’ 398쪽)고 한다. 이어 관련 교사들의 언동을 관찰하는 등 내부 단속을 펴다가 7월18일부터 경찰에서 소환하기 시작했다.때를 맞춰 문교부의 보도의뢰에 따라 텔리비전들은 ‘민중교육’지가 학생운동 조직이었던 삼민투의 주장과 일치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뒤,7월31일(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위원이 기자회견에서 학원 사태를 해결코자 법률 보완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그날)에는 각 교위를 통해 관련교사를 파면 등 중징계 하도록 하달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MBC ‘기분좋은 협박’‘사랑해 당신을’ 팬들 방영연장 요구

    드라마 4편의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희색이 만연해야 할 김지일 MBC드라마국장이 때아닌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협박범은 주말드라마 ‘사랑해 당신을’(이진석 PD)의 열성팬들.협박수단은 지난 3월 개설한 MBC인터넷(www.mbc.co.kr)의 ‘김지일국장과의 대화’방.오는 31일 막을 내리는 ‘사당(사랑해 당신을)’방영을 무조건 늘려달라는 것. 여중고생부터 새내기 주부에 이르기까지,떼를 쓰다시피 16부작으로 기획된이 드라마를 늘려달라고 매달린다.“국장님도 지겨울 거예요.이런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라는 애교(?)도 곁들인다.“공영방송에서 의견을 묵살하다니…정말 다시는 MBC프로 보지 않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아예 대본을 구해 드라마 전개와 비교한 뒤 “빠지거나 대충 넘어간 내용을 세밀하게보충하면 기존 구성만으로 주 1회 편성하고도 ‘육남매’처럼 6개월은 방영할 수 있다”고 매달리는 이도 있다. 이 모든 소동이 여고생 봉선화(채림)가 대학입학을 포기한 채 수학교사 형준(감우성)과 사랑다툼 끝에 결혼에 골인하는,누구나 체험해 봤고 수많은 여학생이 현재진행형으로 앓고 있을 사제간 사랑이 안겨주는 극적 매력 덕분이다. 물론 합리적인 지적과 비판도 있다.선화와 형준의 연애 부분이라든지 부모님에게 결혼 승락을 받기까지의 갈등을 더 세밀하게 그렸어야 한다는 지적들이다.한 팬은 “이러한 극적 갈등을 너무나 어이없게,쉽게,빨리 끝내버린 느낌을 떨칠 수 없다”며 “진정한 사당은 결혼에 이르는 8회에서 끝났다“고 선언했다. 한 시청자는 “사회적 통념을 깨뜨리는 주제를 과감히 주말극에 차용하고 마치 귀중한 천연자원을 발굴해서 한달만에 낭비해 버린 느낌이 들어”분하다는 이도 있다. 선화를 끔찍하게 흠모해온 영재(차태현)와의 갈등이 ‘억지’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결혼후 주변인물들의 사건 전개에 집착해 초점을 흐린다”는것이다.그러나 이들의 한결같은 결론은 어쨌거나 방영기간을 늘려달라는 요구다. 이런 괴롭힘을 당하는 김국장은 어떤 심정일까.우선 “저도 참 힘드네요”라고 하소연한다.토요일마다 내보내는 답변을 통해 후속인 ‘남의 속도 모르고’가 한창 제작중이어서 도리가 없다며 양해를 구한다.이어 “지적해준대로이 드라마가 끝까지 상큼한 매력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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