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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임명된 법관·예비판사 교사출신·부부·자매법관 등 각양각색

    새로 임명된 법관·예비판사 교사출신·부부·자매법관 등 각양각색

    판사도 전문화시대다. 판사는 법대 출신이란 등식이 깨진 지 오래됐다.21일 새로 임명된 법관과 예비판사들 가운데도 다양한 전공과 경력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았다. 박영수(38) 청주지법 예비판사는 고등학교 교사에서 판사가 된 케이스. 서울대 사회교육과를 졸업하고 1993년부터 서울 동일여고에서 사회과 교사로 생활해 왔다. 그는 “아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자신은 변하지 않고 전문성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판사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박 예비판사는 2000년 교사를 그만두고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남편인 곽경평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의 영향이 컸다. 그는 “남편에게 교사 그만두고 사법고시를 치를 것이라고 했더니 남편이 놀랐다.”면서 “이후 남편이 각오는 돼 있느냐고 물어봐 ‘돼 있다.’고 했더니 두말없이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박 예비판사는 “교사로서 다양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했던 경험을 살려 판사로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으로 발령을 받은 김원목(36) 판사도 박 예비판사와 같은 부부판사다. 김 판사의 부인인 이정민(33) 판사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 판사는 “인천지법에서 예비판사로 있을 때 아내를 만났다.”면서 “나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라고 칭찬해 아내에게 ‘만나면 후회하진 않을 거다.’며 법원 내부전산망을 통해 구애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부부 판사여서 서로의 월급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어 비자금 마련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좋지 않은 점”이라면서도 “같은 일을 하니까 상대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판사는 아직 한번도 서로 싸워본 일은 없지만 만약 싸운다면 “싸우기 전에 조정을 하고 그래도 싸우게 되면 판결문처럼 싸우게 된 이유를 써서 맞제출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로 발령받은 송인경(31) 판사는 한살 터울의 송현경(32) 부산지법 판사와 함께 자매판사가 됐다.99년 행정고시에 합격, 법제처 행정심판위원회에서 근무하기도 한 송 판사는 “법원에서 하는 일과 비슷한 일이었고 판사인 언니의 모습도 좋아보였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1년 만에 법제처 사무관을 그만두고 사시준비에 들어갔다. 송 판사는 “고시공부나 사법연수원에서의 시험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만 하면 됐지만 판사는 대법원장의 축사처럼 판사들에겐 일상적인 업무이지만 당사자들에겐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항상 긴장된다.”고 겸손해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안녕하셔요] TV·탤런트 부부(夫婦) 김성옥(金聲玉)·손숙(孫淑)

    [안녕하셔요] TV·탤런트 부부(夫婦) 김성옥(金聲玉)·손숙(孫淑)

    『부부가 같이 연예활동을 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 6월26일부터 7월1일까지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진 『산불』에 나란히 출연하고 있는 연극부부 김성옥(35)·손숙(26) 「커플」이 털어놓는 고백. 그러나 이들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 무대를 버릴 수는 없다』는, 연극으로 맺어져 연극을 위해 살아가는 연극부부다. 연극 배우이고 싶어 - 김성옥씨는 연극무대보다는 오히려 안방극장을 통해 더 많이 알려졌는데…. 『62년 KBS-TV 개국때부터 지금까지 출연한 TV 「드라머」가 1백편이 넘습니다. 그에 비해 연극은 20편이 조금 넘는 형편입니다. 그만큼 연극무대가 좁았다는 얘기도 되겠읍니다만 TV가 갖는 특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안방에 가만히 앉아서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연극이란 특정된 몇몇 관객이 고작이기 때문에 일반성이 약하죠. 하지만 나는 TV 「탤런트」가 아닌 연극배우이고 싶습니다』 - 손숙씨는 연극만? 『두 사람 중 한 사람만이라도 연극에 전념한다는 자부심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TV에 출연하는 건 생활수단으로 하는 것이죠』 - TV나 영화라고 해서 예술성이 없는 것은 아닐텐데…. 『「드라머」 말고 영화에도 70~80편쯤 출연했읍니다. 연극 영화 TV는 「연출가 예술」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에 비해 연극은 「배우예술」인 거죠. 연극이야 말로 연기자가 예술행위를 맛볼 수있는 순화된 기회라고 봅니다』 자칫하면 오해받고 - 두분이 만난 인연은? 『이 사람이 풍문여고(豊文女高) 3학년 때입니다. 그 학교에서(춘향전) 공연을 했는데 내가 연출을 맡았고 이 사람이 조연출을 했었죠』 그러나 그 때에는 손숙씨가 비린내나는(?) 너무 어린 소녀였기 때문에 아무일도 없었는데 다음해 고대(高大) 재학생과 졸업생이 합동으로 공연한 무대에서 재회를 하고보니 어엿한 숙녀로 김씨의 가슴에 불을 지르더라는 것. 손양도 김씨가 다닌 같은 대학 같은과(科)인 고대 사학과에 진학한 걸보면 오래전부터 김씨에게로의 남몰래 연심을 품고 있었음이 분명하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지만 어쨌든 손양은 졸업을 채 못하고 3학년때 결혼. - 함께 연극활동을 하자면 어려운 일도 많을텐데…. 『애로가 많습니다. 자칫 남의 구설수에 오르기 쉽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기쁜 눈으로 보아주는 사람이 드뭅니다. 못하면 두배는 욕을 먹죠. 하지만 도움이 되는 점도 있읍니다. 서로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고 또 같이 공부할수 있는 기회도 많고. 68년에 둘이 함께 대학순회연극공연 계획을 했었읍니다. 임신 중이어서 결국 빛을 보지는 못했읍니다만 언제고 반드시 해 볼 생각입니다』 - 무대에서 일어난 일은? 『65년 「리처드·3세」 공연 때 칼에 찔린 것입니다. 내가 실수를 해서 최상현(崔相鉉)씨의 칼에 다리를 찔렸는데요, 나는 그때 몰랐읍니다. 막이 내린 다음에야 칼에 찔린걸 알고 분장을 지우지 못한채 병원에 업혀가서 수술을 받았는데 자칫하면 다리 병신이 될뻔했죠』 극단「산울림」 창립멤버 - TBC-TV 에서 이른바 「프리」선언을 했다는데…. 『연기자를 한 방송국에 묶어 놓는다는 것이 우스운 일 아닙니까? 마치 특허상품과 같은 취급이죠. TBC쪽에서는 계약위반이라고 고소하겠다고 합니다만 서로를 위해 불행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읍니다』 - 『산불』무대 말고 지금 하는 일은? 『TV에는 한편도 출연 안(못)하고 있고 영화에 6편쯤 나가고 있읍니다. 그리고 이 사람과 같이 극단 「산울림」창립 「멤버」로 참가하고 있죠. 「산울림」창립공연을 이번에 하려고 했는데 준비가 안돼서 그만… 』 딸 둘. 지난 4월에 서울 갈현동에 새 집을 마련, 오랜 셋집 신세를 면했다고. [선데이서울 70년 6월 28일호 제3권 26호 통권 제 91호]
  • 김연아 동계체전 23~24일 출전

    ‘종달새의 비상은 계속된다.’ 피겨여왕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다시 은반에 선다. 무대는 21일 개막하는 전국동계체육대회 피겨 스케이팅(23∼24일) 여고부 싱글 경기가 펼쳐지는 태릉실내빙상장. 지난해 12월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06∼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이후 두 달여 만에 치르는 공식대회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사’를 일궈냈지만 지난 1월 초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은 뒤 동계아시안게임 출전도 포기한 채 꾸준히 물리치료와 재활을 받아온 김연아의 현재 상태는 상당히 호전됐다는 것. 디스크 진단을 받았던 하늘스포츠크리닉의 주치의로부터 물리치료를 받아온 김연아는 2주 전부터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자생한방병원에서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는 ‘추나요법’을 병행했다. ‘동작침법’과 한약까지 보태진 한방의 힘까지 빌려 정상 컨디션 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48)씨는 20일 “하루 일정의 70%는 치료와 재활에 집중하고, 나머지 30%만 개인 훈련에 할애해 정상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이번 동계체전에는 참가할 것이고, 다만 기대하고 있는 성적이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유는 현재의 몸상태보다 더 말썽을 부리고 있는 스케이트화 때문. 박씨는 “일본에 제작을 부탁했던 부츠를 최근에 받았지만 사이즈가 커 다시 제작해 달라며 돌려보냈다.”면서 “어차피 3월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인 07∼08시즌 무렵에야 제대로 된 부츠를 신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겨 선수에게 부츠는 기량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고, 새 부츠에 적응하려면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려면 지금부터 또다른 새 부츠를 신어야 하는데, 그러자니 동계체전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대회 한 달 전부터 신어 어느 정도 발에 익은 스케이트화를 신을 경우엔 기대한 성적은 나오겠지만, 이후 세계선수권에 대비해 어차피 또다른 부츠로 갈아신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부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김연아는 27일 캐나다로 출국, 새달 19일부터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인사]

    ■ 행정자치부 ◇일반직고위공무원 전보△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파견 芮載斗△과천청사관리소장 李承億△중앙공무원교육원 교수요원 〃 朴聖權△정책기획위원회 〃 李周錫△노근리사건처리지원단 〃 崔燉泰◇국장급 전보△OECD 서울센터 파견 權永洙◇팀장급 전보△컨설팅기획팀장 鄭焞敎△변화관리〃 鄭善溶△성과관리〃 金珠伊△균형발전총괄〃 蔡鴻浩△홍보관리〃 崔鍾元△지방분권지원단 파견 盧昌權△행정정보공유추진단 파견 裵一權△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 尹泰重△의정팀장 鄭玄奎△광주광역시 지방공무원 전출 朱正浩△이북5도위원회 평안남도 사무국장 李昌洙△〃 평안북도 〃 崔洛英△〃 함경남도 〃 金榮哲■ 소방방재청 ◇승진 △정책홍보본부 정보화기획관 韓相大△소방정책본부 대응전략팀장 文富圭△경기도 소방학교장 裵喆壽◇전보△소방정책본부 소방제도팀장 趙成琓△서울시 소방학교장 李鉉永■ 서울시교육청 (초등) ◇교장 승진 △송전초 구남욱△을지초 권태윤△은로초 김건호△창천초 김관수△연은초 김미랑△신성초 김석회△아현초 김순이△용강초 김종명△선유초 김창권△관악초 김철화△금산초 김충식△대신초 김태영△미래초 김필수△언남초 김현태△상원초 류희열△영남초 문매열△우신초 박관용△원당초 박수일△위례초 박준숙△동구로초 박찬원△고척초 박창식△언북초 백승희△문교초 변형욱△문래초 신행호△남부초 염경섭△영중초 오명숙△응봉초 원종만△방배초 유영종△정목초 유풍형△개운초 윤중노△창서초 은경용△북성초 이건수△가락초 이규섭△문성초 이길숙△은정초 이길영△성자초 이병채△송정초 이상옥△구산초 이송도△신동초 이영순(李榮順)△신원초 이영순(李英順)△신중초 이영언△정수초 이원종△신림초 이점진△망우초 이종모△상계초 이찬우△오류초 이철구△당서초 이효순△고은초 전팔영△서래초 정기종△한서초 정도영△금천초 정두헌△행당초 조상률△대방초 조용휘△화양초 조재성△청계초 조철희△신당초 진태성△신천초 천문수△안산초 최경숙△구룡초 최학순△방산초 홍길유△우장초 황권상◇초빙 교장△신화초 박윤문△월계초 장재영△교동초 진동주△용암초 권영갑△양원초 이창형△행림초 이병화△삼정초 송정기△공항초 임동찬◇교장 중임△서교초 최장숙△신서초 김용한△치현초 이승원△금동초 설부식△용동초 이용근△태릉초 이세영△강덕초 김연산△천호초 서병훈△구의초 김남태△안평초 최애관△등서초 조천식△화곡초 임동욱△양명초 최승영△봉현초 이종옥△신남성초 황규선△백산초 심진귀△명신초 이석일◇교장 전직△대치초 이남교△상지초 박영순△고일초 진형철△북가좌 허병훈◇교장 전보△양남초 민경돈△용곡초 이경희△서신초 이명순△삼광초 최순서◇교육전문직(관급) 승진ㆍ전보△북부교육청 교육장 진장관△중부〃 〃 성기옥△성북〃 〃 김대성△학생교육원 원장 정종구△본청 초등교육정책과장 김태서△남부교육청 학무국장 윤기헌△성동〃 〃 이광양△교육연수원 초등교원연수부장 홍순식△과학전시관 교육연수부장 김원규△교육연수원 기획평가부장 송묘용△본청 초등교육정책담당장학관 서철원△북부교육청 초등교육과장 김정서◇교육전문직 전직△대천임해교육원 분원장 최익대△중부교육청 초등교육과장 이상호△동작〃 〃 김인아◇교육전문직 전보△서울시교육청 공보담당관실 류덕엽△혁신복지담당관실 한성각◇교육인적자원부 등 전출△교육인적자원부 고영규△한국방송통신대학교 김일환△교대부초 고성욱(유아) ◇원감 승진△동부교육청 박정인△강동〃 김애순 박선자△동작〃 장애숙◇원장 전보△명일유 김봉임△경인유 권광자◇원장 전직△북성유 김인자△노일유 심재정◇교육전문직 원감 전직△강서교육청 맹진아◇교육전문직 전보△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정책과 오필순△동부교육청 김태희△서부〃 계혜경△북부〃 박영자△성동〃 김금미(중등) ◇교장 승진△종로산업정보학교 정영수△원묵중 이영재△용마중 조용간△상암중 홍기춘△중랑중 김명수△불광중 박창대△서울여중 구순희△중암중 최옥수△개봉중 오세창△개웅중 황보관△문성중 조성태△문창중 조중영△미성중 안승용△시흥중 양인자△양평중 최병영△영남중 박일순△영림중 김행란△한울중 이봉조△백운중 박성근△신도봉중 이봉우△신방학중 김호우△창일중 정해△둔촌중 김군배△오륜중 곽인환△삼정중 권태익△양서중 이은묵△언남중 최균희△언주중 서외순△경일중 안재훈△무학중 이완희△성수중 정운영△행당중 함일환◇초빙 교장 승진△창북중 김정일△양천중 홍석◇개방형 자율학교 초빙 교장 전보△원묵고 박평순◇교장 중임△노원고 박대윤△대영고 조채기△불암고 박수환△혜화여고 조상제△성동여실업고 손경희△오류중 정진원△봉화중 이상구△방원중 송영현△신반포중 김국권△신관중 김길순◇교육전문직(관급) 교장 전직△가락고 손칠호△경복고 김영일△광남고 김복현△명일여고 김동일△반포고 이한준△서울고 이규석△신현고 홍순철△언남고 고남호△영등포고 서동목△자운고 송순자△신서중 이혜숙◇교장 전보△금천고 권중태△도봉고 권오학△방산고 백정길△상암고 이상영△서울여고 양기황△석관고 임재수△서울경영정보고 최만선△성수공업고 김휘권△용산공업고 명재수△휘경공업고 윤경식△동대문중 윤석원△장평중 김대홍△태랑중 이철원△천일중 임영길△풍성중 이명희△공항중 문홍석△남서울중 이수호△구암중 김영진△남성중 정근옥◇교육전문직(관급) 승진△성동교육청 교육장 윤명숙◇교장 교육전문직(관급) 전직△평생교육국장 최오규△강서교육청 교육장 김정중△학교체육보건과장 주남수△동작교육청 학무국장 이상덕△성북〃 〃 백일순△교육연수원 중등연수부장 최동환△학생교육원 교육기획부장 김종한△중부교육청 중등교육과장 이서희◇교육전문직(사급) 전보ㆍ전직△공보담당관 이대영△감사〃 김상빈 송태영△정책기획〃 임종룡■ 엔씨소프트 △개발본부장 배재현△서비스본부장 노병호△아이온 총괄개발팀장 우원식△인력개발실장 구현범
  • [새영화] 바벨-소통에 대한 희망적 역설

    [새영화] 바벨-소통에 대한 희망적 역설

    생각의 폭을 넓히고 마음의 빗장을 열게 만드는 것이 영화가 갖는 가치 중 하나라면 ‘바벨’은 분명 이 목적에 충실한 영화다. ‘아모레스 페로스’ ‘21그램’으로 세계 영화인들을 매료시켜온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바벨’에서 편견과 오해없이 진정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영화는 모로코, 미국, 멕시코, 일본 등 서로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는 4개의 사건이 마지막에 하나로 묶이는 독특한 형식이다.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다. 때문에 물리적·심리적 소통이 힘든 사막과 도시가 주요 배경인 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발단은 모로코인 형제 유세프와 아흐메드의 철없는 장난에서 비롯된다. 이들은 사격솜씨를 뽐내고자 지나가는 관광버스에 총격을 가한다. 때마침 그 버스에는 모로코 여행길에 나선 미국 중산층 부부 리처드(브래드 피트)와 수잔(케이트 블란쳇)이 타고 있었다. 수잔의 총상은 국제적인 뉴스로 떠오르고 형제가 테러범으로 지목되면서 사건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건에 쓰인 총기의 원래 소유자였던 일본인 야스지로(야쿠쇼 고지)는 경찰의 방문을 받는다. 그는 엄마의 죽음 이후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둔 청각장애인인 여고생 딸 치에코(키쿠치 린코)와 어색한 관계다. 한편 멕시코인 가정부 아멜리아(아드리아나 바라자)는 아들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리처드의 두 아이를 데리고 국경을 넘게 된다. 세계화의 바람으로 지구촌의 거리는 전에 없이 가까워졌지만 그 심리적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영화는 9·11 테러와 신자유주의가 바꾼 세상에 확대경을 들이댔다. 그리고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 사이에 얼마나 많은 편견과 오해의 벽이 쌓였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미국인들에게 중동 사람들은 모두 테러범이며,16년간 모범적으로 살아왔어도 멕시코 가정부는 한번만 삐끗하면 빈털터리로 강제 추방되어야 할 이방인일 뿐이다. 인파가 북적거리는 번잡한 도시에서 장애인은 외계인 취급을 받는다. 그러나 영화는 절망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리처드와 수잔, 치에코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하면 편견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지도 함께 보여준다. 바벨탑은 신에 대해 도전한 인간의 오만함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꿔 생각한다면 인간들이 신과의 소통을 간절히 원해 탑을 그토록 높이 쌓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신이 언어를 교란시킨 것도 인간을 혼란에 빠뜨리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를 껴안으라는 심오한 뜻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영화 ‘바벨’은 역설적으로 이러한 희망을 담고 있다.22일 개봉,18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안녕하셔요] 아나운서출신 TV탤런트 김영회(金怜會)양

    [안녕하셔요] 아나운서출신 TV탤런트 김영회(金怜會)양

    너무 너무 연극이 하고 싶어서 어렵게 들어간 직장마저 그만두고 TV「탤런트」가 되었다는 김영회(金怜會)양. 처음에는 한사코 반대만 하던 부모들도 이제는 열성파 「모니터」가 될 만큼 호응 해준다고 다행스런 표정을 지으며 하는 말이, 『일생을 걸고 해 보겠어요』-. 이화(梨花)여고를 거쳐 올봄에 이대(梨大) 신문학과를 졸업한 47년생.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남들처럼 선생님 몰래 영화 구경을 가질 않고 연극 구경을 다녔단다. 왜 그랬는지 몰라도 무조건 연극이 좋았던 것. 하지만 연극배우가 될 생각은 꿈에도 해 본 적이 없는 어디까지나 「관객」으로서의 연극광. 『고등학교 때는 그림을 그렸어요. 화폭에 무엇을 담는다는 작업이 좋았던 거죠. 하지만 대단한 건 아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만 할 뿐이에요』 수줍은 낯빛으로 겸손해 하지만 김양의 그림 솜씨는 이미 「아마추어」를 넘어선 경지. 그렇게 얌전한 모습과는 달리 운동이라면 무엇이든 잘 하는 날렵한 면도 있다. - 연극을 해본 경험은… 『대학 다닐때 한 작품, 그리고 지난 겨울에 실험극장의 「망나니」, 이렇게 꼭 두 무대 밖에 없어요. 그것도 아주 조그만 역일 뿐이죠』 버스에서 만난 그분이 -「탤런트」가 되려고 직장도 그만 두었다던데… 『DBS 「아나운서」수습이었어요. 지난해 12월에 들어 갔다가 올해 3월에 그만 두었는데…, 그 분들(DBS)에겐 정말 미안한 마음이에요. 수습교육이 끝나고 바로 「콜·사인」에 들어가자 마자 그만두었으니 마치 배반한 듯한 죄책감이 들어서…』 말끝을 흐린다. 그러나 직장에 대한 의리보다 연극에 대한 집념이 너무 강했고 또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것. -연극을 하겠다고 생각하게된 것은? 『지난 해 봄인가봐요.「버스」를 타고 집엘 가는데 어떤 분이 다가오더니 나더러 연극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말씀하더군요. 그분이 바로 연출가 허규(許圭)선생님이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어쩜 이것이 계기가 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날로 실험극장에 들어갔죠』 -연극과 TV「드라머」는 다를텐데… 『확실히 달라요. 하지만 한국적인 「메카니즘」이랄까요, 연극을 하려면 TV「드라머」를 해야 하는 현실이 아니예요? 조건만 좋아진다면 연극만 하고 싶어요』 영화배우 될 생각은 않는다고 -영화쪽에는… 『영화배우가 될 생각은 절대로 없어요』 -어떤 역을 하고 싶은지… 『전 아주 욕심꾸러기예요. 무슨 역이든 모두 해보고 싶어요. 굳이 한가지를 고른다면 미친 여자역이 제일 욕심이 나요』 -생각했던 것과 실제로 해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몇배나 어려워요. 정말 힘이 들고 어렵고…. 사실 저는 지금 막 시작한 참이 아니예요? 그런게 당연하죠. 처음부터 차분히 다시 생각해서 그저 열심히 해야겠어요』 -집에서는… 『처음 「탤런트」가 되겠다니까 펄쩍 뛰시더군요. 하지만 원채 제가 열심이니까 조건부로 허락하셨어요. 몇 년 동안만 하고 얌전히 시집을 간다는 조건이죠. 그런데 저는 일생을 걸고 해볼 결심이에요. 집에서 알면 또 한번 야단이 나겠지만…』 한가한 땐 무용배워 -한가한 때에는… 『고전무용을 배우러 다녀요. 1주일에 세 번 나가고 있는데 재주가 없나보죠? 잘 안돼요』 -이상적인 남성상은? 『글쎄요, 무뚝뚝하고 씩씩한 사람? 아이, 모르겠어요』 김양은 지금 MBC-TV의 저녁 8시 일일 연속극 『집』에서 최불암(崔佛岩)과 공연하고 있다. 집으로 인해 겪어야 하는 서민층의 애환을 「코믹·터치」로 엮어가는 「홈·드라머」인데, 김양은 여기서 최씨의 아내역. 「브라운」관(管) 「데뷔」가 주역의 행운으로 기록된 것도 그녀의 「드라머」에의 집념때문인지 모른다. [선데이서울 70년 6월 21일호 제3권 25호 통권 제 90호]
  • 「미스·단대(檀大)」 심희숙(沈熙淑)양-5분데이트(87)

    「미스·단대(檀大)」 심희숙(沈熙淑)양-5분데이트(87)

    단국대(檀國大) 「5월 체전(體典)」의 70연도 단선녀(檀仙女)로 뽑힌 아가씨가 심희숙양. 성적이 우수하고 용모가 단정하고 품행이 방정해야 한다는 까다롭기 그지없는 단선녀 선발관문을 무난히 「패스」, 지난 5월 28일 그녀는 소복(素服)을 입고 단선녀의 자리에 올랐다. 49년생으로 문리대(文理大) 가정학과 3학년에 재학중이다. 상업을 하는 아버지 심란택(沈蘭澤)씨(49)의 4남2녀중 맏딸. 위로는 두 오빠가 있다. 인천(仁川) 박문(博文)여고 출신, 집이 인천이므로 기차로 통학하고 있다고. 『대관식이 있던 날은 온가족이 총동원해 학교로 달려와서 기뻐해주셨어요. 특히 아버지는 제가 큰 딸이고 또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고 해서 귀여워해주셔요』 너무 아버지가 큰 딸만을 귀여워해서 여동생들이 질투를 할 정도라는 것이다. 취미는 그림 그리기와 옷 만들기. 중·고등학교때는 미술반에 들어 그림을 그렸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미술대회에서 수채화로 특선을 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스튜어디스」를 희망하고 졸업후 2년 뒤에는 결혼을 할 예정이라고. 이상적인 남성은 「데미안」 같은 「타이프」. [선데이서울 70년 6월 21일호 제3권 25호 통권 제 90호]
  • 39개 방송통신고 3958명 졸업

    2006학년도 방송통신고등학교 졸업식이 11일 전국 39개 방송통신고등학교에서 일제히 열렸다. 졸업식에서는 3958명의 학생이 졸업장을 받아 방송통신고 졸업생은 올해로 19만명을 돌파했다. 최고령자는 74세의 나이로 경기여고 부설 방송통신고를 졸업하는 김옥순(사진 왼쪽)씨. 전남여고 부설 방송통신고 졸업식에서는 신체장애를 앓고 있는 최지영(오른쪽·26)씨가 졸업장을 받았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부고]

    ●홍기완(감사원 국장)씨 모친상 이숙자(서울 경운학교 교사)씨 시모상 홍종필(문화방송국 차장)종원(성일정보고 교사)씨 조모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3410-6914●김형욱(현대자동차 부사장)형준(원광대 조교수)씨 부친상 배종률(한인호주회 멜버른 한인회장)씨 빙부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3010-2295●길정일(청강문화산업대 교수)씨 별세 김명숙(숭실대 영어영문학과 교수)씨 상부 길정우(중앙m&b 대표)정민(동부건설 부장)씨 아우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3410-6919●김찬수(신성대 교수)찬귀(전 산은캐피탈 부장)씨 부친상 이병옥(변호사)이강식(이지그린텍 대표)김창갑(전 한화 상무이사)씨 빙모상 11일 진주 경상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10시 (055)750-8651●이명호(서초소방서)명옥(상지여고 교사)정옥(리엔통 이사)씨 모친상 김승수(전 연합뉴스 부장대우)곽무남(전 대한투자신탁 이사)씨 빙모상 10일 분당 차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31)780-6167●김중국(전 한국자동차검사대항공사 이사장)씨 별세 건수(천광택시 대표)인수(쌍문주유소 〃)씨 부친상 한준길(을지병원 외과과장)씨 빙부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3410-6917●안성돈(제스틴 부사장)성금(서울 명덕초등학교 교사)씨 부친상 김경자(죽전고 교사)씨 시부상 김준현(가든디자인 대표)이종균(하이다코리아 〃)씨 빙부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5시40분 (02)3010-2233●김원(자영업)철(서보상사 사장)준(범한공업 상무)정(동진레저 이사)씨 모친상 최해식(에이스커뮤니케이션 부회장)씨 빙모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10시30분 (02)3410-6916●한광섭(한조물산 대표)범(청수건설 대표)충섭(신한생명 마케팅지원부장)씨 부친상 한동관(관동대 총장)씨 형님상 10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30분 (02)392-0299●김상호(사업)학재(주일본대사관 일등서기관)씨 모친상 금봉순(공무원)김성일(사업)씨 빙모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3010-2263●백동규(현대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장·상무이사)씨 모친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30분 (02)3010-2294●김자경(한국경제신문 조사자료부 사원)씨 부친상 11일 오후 2시 고대안암병원, 발인 13일 오전 6시 (02)923-4442
  • 어둔 저 능선 너머 걸어라 내 젊음아

    어둔 저 능선 너머 걸어라 내 젊음아

    취재 글 : 강성봉 기자 | 사진 : 한영희 ...행군 준비 끝! “지금쯤 아버지는 회사에서 일하고 계시고, 어머니는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고 계실 거예요. 여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친구들은 동아리활동을 하거나 데이트하고 있겠죠.” 같은 시간, 57사단 220연대 소속 전상훈 병장은 경기도 불암산 유격훈련장에서 전술복귀행군을 준비하고 있었다. 반합, 수통, 야삽, 판초우의, 활동복, 천막… 20kg이 넘는 군장을 꾸리고 전투화를 손질했다. 발에 물집이 안 잡히게 하기 위해 전투화에 깔창을 깔고 발바닥에 반창고를 붙였다. 오후 3시가 되자 병사들은 군장을 매고 계곡 아래에 모였다. “연대본부 행군 인원 보고, 총원 이십육, 열외 무, 현재원 이십육, 행군 준비 끝!” 오전부터 간간이 흩뿌리던 비는 멈췄고 계곡을 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병사들 말마따나 행군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힘찬 걸음 내딛고 “불암산 차렷!” 우렁찬 구호와 함께 행군이 시작되었다. 흰색 탄띠를 둘러맨 첨병이 선두에 서고 각 중대의 기수들이 파란 깃발을 펄럭이며 뒤를 따랐다. 유격훈련장 입구에서는 운전병들이 이온 음료수와 껌과 사탕 등을 나눠주었다. 앞으로 열댓 개의 껌과 사탕으로 심심한 입을 달래며 40km를 걸어가야 한다. 훈련 후 복귀행군이라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오랜만에 하는 바깥구경이라 병사들은 설렌다고 했다. “이게 무슨 꽃이야?” “아까 말해줬잖아!” “목련화?” “아니, 내가 아까 뭐라 그랬나… 음… 연산홍, 연산홍!” 선연하게 붉은 연산홍 꽃잎 아래를 지날 때 병사들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논두렁을 지나 들꽃이 흐드러지게 핀 강둑을 걸었고, 강물은 병사들의 발걸음을 따라 유유히 흘러갔다. 마을 어귀를 지날 때면 개와 닭이 짖어대느라 온 동네가 시끌벅적했다. “행군은 제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체력적으로 얼마나 튼튼한지, 정신적으로 얼마나 강인한지 한번 테스트 해보는 거죠.” 멀리 떨어진 도로에 수학여행 버스가 줄줄이 지나갔다. 여고생들이 창밖으로 손을 흔들자 병사들은 침묵에 잠겼다. ...잠시 멈추어 서서 퇴뫼를 지나 병사들은 군장을 벗고 들길에 주저앉았다. 10분간 휴식 시간. 병사들은 담배를 꺼내 물고 군화를 벗고 땀에 젖은 양말을 말렸다. 수통을 돌려 물을 마셨고 어디선가 건빵도 나왔다. 힘들어서 퍼진 이도 있고 아직 쌩쌩한 듯 장난을 거는 이도 있다. 이번이 아홉 번째 행군이라는 강덕윤 상병은 그다지 힘들지 않은 눈치였다. “시간도 잘 가고 재밌어요. 제가 촌에서 살아서 그런지 발이 워낙 튼튼하거든요.” 행군 출발 준비 신호가 들렸다. 병사들의 움직임이 부산스러워졌다. “가스마개 점검!” “수통!” “하이바!” 장구류 점검을 복창하며 병사들은 군장을 매고 일어섰다. 어느새 사위는 어둑해졌다. 저 멀리 험난한 비륵고개가 나타났다. 산으로 올라가니 어둠이 먼저 찾아오고 발소리가 뒤따랐다. 군화에 툭툭 차이는 나무뿌리와 돌덩이. 산새 소리,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 총 철걱거리는 소리. 군장 삐걱거리는 소리.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산길엔 거친 숨소리만 들려왔고 조심스러운 걸음마다 부모님 생각, 친구 생각, 헤어진 애인 생각, 갖가지 상념들이 펼쳐졌다. “후반기교육 때부터 여자 친구한테 편지가 안 오는 거예요. 전화하니까 목소리도 예전 같지 않아서 친한 형한테 물어봤더니 다른 남자가 생겼더라고요. 한 달 정도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제가 맡은 일을 놓을 순 없었어요.” “대학 동기 여자애들은 4학년이 되어 진로 걱정할 때인데 난 나가서 뭐해야 하나 걱정이 많아요. 일, 이등병 때는 그런 생각을 할 시간도 없었는데 이젠 제대가 백 일 정도밖에 안 남다 보니 슬슬 압박감이 들어요. 군대 오기 전에 시간을 헛되이 쓴 게 후회되기도 하고요.” 산마루에 오르니 발밑으로 도시의 불빛이 깔렸다. 흔들리는 불빛에 상념은 멈췄다. 병사들의 입에선 짤막한 탄성이 터졌다. ...낙오는 없다 비륵고개에서 갓바위로 내려와 한 병사가 비틀거렸다. 다른 병사가 재빨리 달려와 부축했지만 둘은 대열의 맨 뒤로 쳐졌다. 체력이 고갈된 병사는 ‘앰비카(앰뷸런스)’에 실려 갔고 그를 부축하던 동료는 흘긋 뒤돌아보더니 바지를 추스르며 대열에 합류했다. 똑같은 군장을 매도 각각의 체력이 다르기 때문에 낙오하는 병사가 생긴다. 이럴 때 병사들은 전우애를 발휘하여 군장을 들어주고 서로를 부축한다. 이 사람이 저런 면이 있었구나. 평소에 무섭기만 하던 선임이 사뭇 달라 보이는 계기가 된다. 부대가 가까워질수록 발걸음은 빨라졌지만, 길은 끝이 없었다. 병사들은 앞사람의 뒤꿈치만 보며 걸었다. 군장은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고 어깨는 마비될 듯 저렸다. 땀으로 가득 찬 군화는 찌걱거리고 발바닥은 뜨거웠다. “지금 제가 느끼는 피곤함과 갈증, 어깨에 둘러 맨 군장보다 훨씬 무거운 짐을 부모님은 짊어지고 걸어오신 것 같아요. 말썽만 부리던 못난 아들 남부럽지 않게 해주기 위해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온갖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제 앞에서는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셨어요. 고작 행군하면서 힘들다고 요령 피우려는 지금 제 모습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즐거운 표정을 짓자고 말하는 전상훈 병장, 힘들 때면 노래 가사를 중얼거린다는 김일 일병, 거리의 네온사인을 보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신에게 되물었던 이윤직 이병도 마지막 힘을 다해 순화궁고개를 넘었다. 고개를 넘어가는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려 병사들의 힘을 북돋아주었다. 곧이어 부대에 도착한 병사들이 외치는 “파이팅! 파이팅!” 소리가 행군의 선두에서 후미로 이어졌다. 가족들과 친구들의 박수와 환호는 없었지만 뿌듯한 성취감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다 왔어요. 다 왔어. 낙오하지 않고 행군을 무사히 마쳐서 기뻐요. 우리 분대원들도 낙오하지 않고 무사히 마쳐줘서 고맙고요. 안전하게 통제해주신 대대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머릿속으로 무수히 집을 짓고 다시 부수곤 하지만 지금의 집은 바로 이곳. 뜨거운 젊은 시절, 먼 길을 돌아 이제야 집으로 돌아왔다. 고된 행군 중에도 취재와 사진촬영에 협조해주신 57사단 장병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월간<샘터> 2006.07
  • [부고]

    ●신종인(MBC 부사장)종구(사업)종오(파이낸셜뉴스 사진부 부국장)씨 모친상 송영덕(농협 김해유통 사장)이종운(부산 감만중 교사)씨 빙모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 (02)3410-6912●박상건(동덕여학단 이사)씨 별세 원준(옥토 대표)경난(성남중앙병원 약사)옥난(서울창문여고 교사)씨 부친상 이원섭(구로성심병원 마취과장)권도훈(SK텔레콤 과장)씨 빙부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3410-6916●윤태우(유림건설 대표)양우(유림물산 〃)씨 부친상 윤태승(SK텔레콤 대리)씨 조부상 최정진(전 한나라당 기획조정국장)씨 빙부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010-2295●이인규(재미 의사)현규(성북구청 주사)문규(삼성서울병원 의사)승규(경기일보 상무이사)씨 모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30분 (02)3410-6915●이용선(전 전주일보 주필)씨 별세 동현(동아일보 경기남부지사장)성현(한국화가)씨 부친상 김성원(원광대 법대 교수)씨 빙부상 이규식(원광대 보건대 교수)규상(대전음악학원장)씨 형님상 7일 원광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63)842-1768●이태일(다이내스티 대표)욱용(전 조흥은행 동부기업 본부장)호용(전 삼성증권 상무)씨 부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2)3010-2265●유병권(한국투자증권 강북1지역본부장)씨 빙부상 9일 인천 인하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32)890-3196●정호영(동래정씨 임당공파 종친회장)우영(알덱스 부사장)주영(국제대 교수)씨 모친상 조은숙(YBM시사 이사)씨 시모상 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3410-6911●성락철(전 육군사관학교 교수)씨 별세 명진(미국 거주)명근(성이비인후과 원장)명재(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원)씨 부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3410-6903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정희성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정희성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문단의 어른으로서 뜻하지 않게 후배들의 반발에 밀려 중요한 결정을 미루는 상황을 맞게 된다. 오직 한길로 35년을 봉직하던 교직에서 정년퇴임을 한다.’이런 상황이라면 시인이 아니라도 섭섭하거나 아쉽거나, 혹은 착잡해지거나 감회에 젖어 많은 말을 쏟아낼 것이다. 그러나 정희성(62) 민족문학작가회의(이하 작가회의) 이사장은 그러지 않았다. 작가회의 명칭 변경이 무산된 데나, 평생을 지켜온 일터를 떠나게 된 데 대해서 시인은 의외로 평화롭고 담담했다. 맑은 얼굴에 자분자분한 말투. 서울 아현동, 난방도 잘 되지 않는 작가회의 사무실에서 만난 정 이사장은 과작(寡作) 시인답게 말수도 적었다. ▶정관 개정이 무산됐는데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 -무산이 아니라 찬반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너무 걸려 결정을 못한 것이지요.24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명칭개정 소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 결론을 내겠습니다. ▶작년 1월 이사장에 취임했을 때는 ‘민족문학’이란 용어를 떼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셨는데 그 사이 생각이 변한 겁니까.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분단 상황에 있기 때문에 민족문제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문학 측면에서 보자면 오랫동안 남북작가회담을 추진해 온 결과, 작년 10월 금강산에서 남북한과 해외문학인들을 포괄하는 ‘6·15 민족문학인협회’가 결성됐습니다. 민족문학에 분명한 전기가 마련된 셈이지요. 그래서 민족문학은 이 틀에서 다루게 두고, 우리는 명실공히 한국문단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단체인 만큼 포용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마침 젊은 작가들도 그런 생각을 해왔던 모양입니다. ▶‘민족문학’이란 이름으로는 전체를 포용할 수 없을까요. -작가회의는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로 출발했고 1987년 민족문학작가회의로 확대 개편된 지 2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반독재 민주화투쟁을 해 온 이미지 때문에 국내에서는 ‘강성’‘좌파’로 몰리는 반면,‘세계작가와의 대화’ 등 국제교류를 할 때는 ‘내셔널’이란 명칭 때문에 극우 민족주의단체로 오해받아요. 또한 요즘 젊은 작가들은 ‘민족문학’개념으론 포섭될 수 없는, 너무도 다양한 상상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을 수용해야 합니다. 총회 석상에서는 ‘문학은 포기해도 민족은 포기 못한다.’는 발언이 나왔지만, 문학이 민족문제만 다뤄야 하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또 문학을 버리고 어떻게 민족문제를 얘기할 수 있을까요. ‘민족문학론’을 주창했던 백낙청 상임고문이 명칭개정에 찬동하고 있는 이때, 일부 후세대 작가들이 이에 집착하는 모습은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다. 백 교수는 군사독재 시절 민족적 위기의식의 소산으로서 ‘민족문학론’을 전개했다. 민주주의 쟁취와 민족통일을 양대과제로 내세운 한시적 개념이었다. 백 교수는 이제 진영개념으로서 민족문학론은 내실을 잃었다고 보고 새롭게 ‘한국문학론’을 제시한다. 민주화는 완수됐고,6·15민족문학인협회 결성으로 분단체제도 극복단계에 접어들었으므로 진정한 국민문학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는 것이다. 최근 프랑스에서 잠시 귀국했던 작가 황석영은 작가회의에 대해 “조직이든 집이든 사람이 만든 것은 시간을 이기지 못한다. 친목회 정도의 기능만 남았다면 ‘해소’하는 것도 하나의 역사적 과업”이라고 일갈하고,“분단체제는 남북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라는 확장된 시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작가는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고 절차상의 문제도 있었던 만큼 심도있는 논의와 우편투표 등의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 가겠다고 했다. ▶정든 교직을 떠나시는데 감회가 어떠신지요. -교직 35년, 문단 37년이니 두 경력이 비슷합니다. 그동안 제자 1만명, 시집 4권에 결혼하여 아이 둘을 길렀으니 행복했다고 해야겠습니다. 그러나 엄혹한 시기에 용의주도하게 살았다고도 생각됩니다.70∼80년대 주목받던 저항시인으로 1979년 세계시인대회 시위,1980년 지식인선언 등에 참여하거나 잡혀갔는데도 자신은 훈방되거나 해직되지 않았다. 아마 대학교수가 아니라 고교교사였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자신이 쓴 시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고무돼 시위에 나서고, 한 여고교사는 시 ‘아버님 말씀’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가 선동죄로 학교를 그만두게 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괴로움이었다. 용의주도하게 살았다는 말은 이런 책임의식 때문인 듯했다. ▶석사과정을 마치고도 고교교사로 남겠다며 학위논문을 내지 않았다면서요. -대학교수가 희망이기는 했어요. 그러나 1972년 논문만을 남기고 상아탑에서 나왔을 때는 가파른 유신시절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직장에서 쫓겨났고,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고통 속에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문학적 관심이 걷잡을 수 없이 달라졌고, 이런 관심에 대한 해답이 아닌 다른 논문은 쓰고 싶지 않아 포기한 거지, 그렇게 깊은 뜻이 있어서는 아니었습니다. 이후 문예창작과가 많이 생기면서 기회가 또 있었지만 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후회되지 않느냐니까 “대학교수가 되면 시가 안 좋아지더라.”는 말로 대신했다. ▶이사장의 시에는 그 시대의 현실과 급소가 생생하게 표출됩니다. 그런데 요즘의 시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무뎌지신 건가요, 생각이 달라지신 건가요. -가파른 시대에는 쓰지 못했던 사랑에 관한 시들이 많아졌습니다.2000년대 9·11테러 이후에는 평화에 대한 염원을 많이 담고 있지요. 무뎌진 점도 있겠지만 관심의 확장으로 봐 주기 바랍니다. 독자들도 옛날 독재정치에 항거할 때처럼 주먹 쥐고 하는 얘기들은 못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또한 현실 문제는 그 시대의 가장 젊은 문인들에 의해 잘 포착될 것입니다. 퇴임식 때 다섯번째 시집을 내 동료교사들에게 선물하고 싶었지만 결국 편수를 못메워 싱거운 기념식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백령도를 다녀와 40행이나 되는 시 ‘몽유백령도’를 썼다. 짧아지던 시가 예전의 호흡을 다시 회복해가는 듯한 느낌이라 기쁘다. 문학은 인간다운 삶을 살자는 데에 그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 이사장이 저항의 시를 썼던 것도, 이제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는 것도, 작가회의가 명칭 변경을 논하게 된 것도 결코 우연히 진행되는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정희성 그는… 1945년 경남 창원 출생(만 62세). 공무원인 부친을 따라 충남, 대전, 이리, 여수를 다니며 살았다. 용산중고등학교와 서울대 국문과를 나왔다.197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탁목조’가 당선돼 등단했다.1972년 서울 숭문고 국어교사로 부임해 35년간 재직하고 그제 정년퇴임했다. 글을 쓸 생각이면서 국문과에 입학한 것은 고전문학을 공부해 전통의 바탕에서 창작을 하리라는 계획에서였다. 첫 시집 ‘답청’(1974)’은 그의 생각대로 ‘고전적인 전아함’을 갖춘 시들로 꾸몄다. 그러나 1972년 유신체제에 접어들고 친구들의 해직과 투옥을 접하면서 완전히 다른 문학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후 나온 시집 ‘저문 강에 삽을 씻고’(1978),‘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1991)에는 칼칼한 저항의 목소리가 담겼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우리가 저와 같아서/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로 시작되는 시 ‘저문강에 삽을 씻고’는 어두운 현실을 처절한 서정에 담아 형상화한 대표작이다.“증오에 대해서/나도 알 만큼은 안다/이곳에 살기 위해/온갖 굴욕과 어둠과 압제 속에서/싸우다 죽은 내 친구는 왜 눈을 감지 못하는가….”란 시구처럼 ‘공격적이고 거친’ 글을 쓰기도 했지만, 자신은 시대가 현실주의자를 만들었지 본질적으로는 천진한 낭만주의자라는 생각이다. 네번째 시집 ‘시를 찾아서’(2001년)는 이런 면모를 엿보게 한다. 김수영문학상, 시와시학상 수상.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시절부터 반독재 문학단체에 몸담아 2006년 1월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이 되었다. yshin@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5)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Ⅱ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 교실’ 지상중계] (5) 주제별강의 및 첨삭 Ⅱ

    ●문항 2: 30%,500∼600자 제시문 (가)는 이산화황의 배출 허용량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제시문 (나)에서 설명한 가격 기구(price system)의 기능에 근거하여 설명하라. (가)미국에서 1970년에 입법된 청정 대기 법안(The Clean Air Act)은 촉매 변환 장치 설치와 하수(下水) 처리의 의무화와 같은, 기업과 개인들이 공해를 줄이기 위해 해야 할 노력들에 대한 상세한 지침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의 시행 이후 미국의 인구는 30% 정도 증가하고 경제 규모 역시 두 배 이상으로 커졌지만 미국 전체의 대기 오염은 같은 기간 동안 3분의1 이상 감소하였다. 미국 정부는 1990년 이 법안을 수정하면서 시장원리에 근거한 해결 방법들을 도입하였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발전소가 배출하는, 산성비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황의 배출을 감소시키는 프로그램이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논술교재(5회) 바로가기 수정 전의 제도 하에서는 모든 발전소들이 이산화황의 배출을 줄이는 집진기(集塵機) 등의 설치를 의무화하였다. 집진기의 설치 비용은 상당 부분 전력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어 전력 소비량 자체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이에 반해 새로운 프로그램은 각 발전소가 이전에 사용한 석탄의 양을 기준으로 각 발전소가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황의 배출량을 결정한 후, 특정 기간 동안 각 발전소에 주어진 허용량만큼의 이산화황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모든 발전소는 주어진 허용량을 초과하는 이산화황을 배출할 수 없지만 각 발전소는 자신의 허용량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즉, 허용량보다 적은 이산화황을 배출하는 발전소는 사용하지 않는 허용량을 팔 수 있고, 더 많은 양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여분의 허용량을 구입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이 1994년도에 시행된 이후로 허용량의 가격은 큰 폭으로 변해왔으며 이산화황 1톤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는 2004년에 260달러에 거래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이 이전 규제에 의한 방법에 비해 훨씬 효과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허용량을 파는 발전소들이 환경을 오염시킬 권리를 이용하여 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크루그만·웰스,‘경제학’ (나) 시장이란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나 재화와 용역을 거래하는 ‘장소’를 말한다. 계획 경제 하에서도 모든 거래는 시장에서 이루어지지만 자본주의 경제 체제, 혹은 시장경제 체제에서 말하는 가격 기구(price system)의 분배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시장경제 체제에서는 누가 무엇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 누가 무엇을 얼마나 소비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가격 기구를 통해 시장에서 결정된다. 시장에서 자발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면, 상품의 가치를 시장가격보다 높게 평가하는 소비자들이 그 상품을 소비하고, 시장가격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자들이 그 상품을 공급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거래 참여자들은 제품의 사적(私的) 가치와 시장 가격의 차이에 해당하는 편익(便益)을 추가로 얻을 수 있으며 이윤을 극대화하는 생산자는 자발적으로 생산 비용을 낮추려는 유인(誘因)이 생기게 된다. 한편 시장가격은 거래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제품의 사적 가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주어진 가격에서 물건을 판 사람들의 경우 그 물건의 사적 가치가 시장 가격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반대로 물건을 구입한 사람들이 평가하는 제품의 사적 가치는 시장 가격보다 낮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시장 가격은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생각하는 그 제품의 가치를 반영하게 된다. 오늘은 서강대 문제를 풀어보자. 문항을 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문제를 읽고 지문내용을 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문항 2번을 보자. 요구하는 질문이 몇 개인가? 우선 ‘∼도입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하나다. 즉, 답을 쓸 때 기대하는 효과를 반드시 서술해야 한다. 그럼 두번째 문제는 뭘까? ‘기능’이 두번째 질문이다. 문제에서 반드시 요구하는 제약조건, 혹은 답에 있어서 제한 조건이 있다. 여기서는 효과와 가격 기능을 이용해서 쓰라는 얘기다. 제시문이 ‘가’와 ‘나’가 있다. 읽어봐라. 자, 보자.‘가’의 내용은 뭔가?(학생:청정대기법안에 대한 얘기요.) 법안의 핵심은 뭔가?(이산화황의 배출량을 정해놓은 거요.) 정해놓는 다음에는 어떻게 하나?(허용량을 사고 판다.) 그렇다. 그럼 제시문 ‘나’의 내용은 뭘까? 시장에 대한 것이다. 뭔가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을 시장이라고 한다. 어떤 원리로 사고파나.(시장가격·수요와 공급) 그건 너무 일반적이고, 자기가 생각하는 가격과 맞으면 사고 파는 거다. 그게 바로 시장이다. 이제 ‘가’‘나’를 어떻게 연결할지 생각해보자. 마켓이라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 오가는 곳, 시장이다. 수요는 내가 물건을 사려는 것, 멋진 말로 구매의향을 수요라고 한다. 공급은 물건을 파는 것이다. 만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그럼 원리는 간단하다. 예를 들어 캐럴 인형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10만원이라도 산다. 반면 캐럴 인형을 싫어하는 사람은 100원에 팔아도 살까말까다. 그럼 수요는 누구 맘 속에 있나. 수요의 힘은 사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싼 걸 산다. 최소비용이면 가장 좋다. 그럼 내가 캐럴 인형을 판다면 비싸게 팔고 싶겠지? 공급의 원칙은 최대 이윤이다. 수요와 공급이 왜 어렵냐면 한 사람은 싸게 사려고 하고, 한 사람은 비싸게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서로 만나는 점이 있겠죠? 그러나 만나는 과정이 힘들다. 그러다 보니 싸우기도 하고 갈등도 생긴다. 그걸 설명한 게 제시문 ‘나’다. 그래프로 그리면 가격은 P, 양은 Q,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세지는 건 가격, 옆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건 양이다(그림 참고). 이제 우리가 수요자가 되자. 우리가 좋아하는 과자가 있다. 이게 1억원이다. 이거 먹으려면 전세 팔아야 한다. 그런데 과자 가격이 5000만원이다. 못 먹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전에 비해 두 개 먹을 수 있다.10만원이면 어떤가. 월급 타면 먹을 수 있다.1000원이면 더 많이, 공짜면 밥 대신 먹는다. 연결하면 대략 이렇게 우하향하는 수요곡선이 나온다. 반면에 공급곡선을 보자. 내가 과자공장 사장인데 내가 만든 과자 외에 세상 모든 과자가 사라졌다고 치자. 내가 1억원에 만들면 많이 팔고 싶겠지.1억원이면 무한대로 팔고 싶다.5000만원에 팔라고 하면 안 팔고 싶다.1000원이면 대충 팔고, 공짜로 팔라고 하면 안 판다. 그러면 이런 곡선이 나온다. 그럼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균형가격과 양이 결정된다. 여기까지는 잘 안다. 이걸 더 활용해 보자. 이 때 이윤이 어떻게 될까. 이윤은 파이라고 한다. 이윤은 가격×양이다. 이 때 수요 곡선이 평행이동하면서 불건전한 상황이 벌어졌다. 수요가 언제 증가하느냐. 사람들이 돈이 많아질 때, 기호가 변할 때, 인구변동이 생길 경우 등에 수요가 늘어난다. 이렇게 수요가 변동하면 가격이 당연히 올라간다. 그럼 수요증가로 인해 기업이윤은 당연히 증가하겠지? P´×Q´로 계산하면 면적이 늘어난다. 이윤이 P´×Q´로 증가했다면 이거 자체가 GDP가 성장한 걸까. 아닐까? 성장한 거다. 빗금친 부분이 늘어난 것이다. 결국 이윤이 증가하느냐, 감소하느냐, 다른 얘기로 하면 환경에 대한 복지가 증가하느냐, 감소하느냐 면적을 통해 여러분이 찾아내야 한다. 이게 진정한 통합형, 수리형에서 말하는 경제적인 논술문제다. 그냥 감각적으로 ‘늘어서 좋아요. 줄어서 좋아요’,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머릿속에는 이 그래프와 메커니즘이 들어가 있어야 하고, 말로 풀어쓸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그림을 보면서 여러분들은 소비는 미덕인가, 아닌가, 수요는 증가하는 것이 좋은가, 나쁜가를 대답할 수 있고, 원론적인 얘기를 할 수 있다. 외환위기 때 왜 어려웠나. 수요가 줄어 GDP(국내총생산)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기불황이라고 한다. 경기를 좋게 만들려면 소비를 증가시키는 수밖에 없다. 소비 증가에 대한 여러분의 논리, 소비를 줄여 경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때 이 그래프가 다시 사용될 수 있다. 이번에 현대차에서 노사분규가 일어났다. 어떻게 생각하나.(안타깝다) 너무 추상적이다. 잘했나, 못했나.(못했다) 왜 못했나? 다 이걸로 설명할 수 있다. 노사분규 일으킨 이유가 뭔가. 월급 때문이다. 노조측은 월급을 올려주면 GDP가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거다. 한편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 노조원의 월급을 올려주면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 직원 월급은 줄어들죠? 그럼 GDP가 감소될 수도 있다. ●학생1 ‘가’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만약 어떤 발전소가 이산화황의 배출을 줄이면 1t당 260달러를 얻을 수 있으니까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면 이산화황 배출을 줄일 것이고, 그러면 전체적인 이산화황 배출이 감소돼 환경공해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2 이산화황 배출량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덜 쓰니까 이산화황 배출이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이걸 대기업에 팔면 이익을 볼 수 있다. 대기업에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더 높게 책정돼 이윤이 더 발생하고, 결국 GDP가 느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이산화황 배출 허용치를 팔아서 자금을 축적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기업이 주로 자금을 많이 가져가고 있는 양극화 현상도 해소할 수 있고, 중소기업의 고용도 높여서 경제가 궁극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핵심을 고민해 보자.2번째 질문의 핵심은 무엇인가. 경제적 이익이 먼저냐, 환경 이익이 먼저냐. 그걸 한 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는 뉘앙스가 있다.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면 ‘가’는 목적 자체가 이산화황을 줄이는 게 목적이다. 환경이냐, 개발이냐로 볼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이산화황을 줄일 수 있고 이 방법이 정당하냐, 정당하지 않냐는 것을 물어볼 수 있죠. 환경문제도 윤리적인 문제로 접근 가능하다. 이런 관점으로 쓸 수 있는 게 통합논술이다. 한 가지 아이디어가 아니라 두세 가지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게 통합논술적인 접근법이다. 이걸 사회문화적으로도 쓸 수도 있다. 환경문화, 즉 탈산업화를 통해, 정보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하면 사회문화를 활용한 것이다.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다. 여러분이 이 얘기, 저 얘기 섞어가며 직접 써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규희 서울 용화여고 사회교사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이번 강의에서는 이화여대 2007학년도 수시1학기 모집 일반우수자 전형 논술고사(인문계열)에 대한 설명도 있었습니다. 지면관계상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올렸으니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주에는 ‘논리적 판단 및 창의적 발상’ 강의가 이어집니다.
  • [Local] 경북도내 학교 27곳 통폐합

    경북도교육청은 다음달부터 농어촌 지역 과소규모 학교 27곳을 통ㆍ폐합한다고 6일 밝혔다. 대상 학교는 초등의 경우 김천 어모초등을 비롯한 18곳(분교 12곳 포함), 중학교는 문경 청암중 등 6곳(분교 1곳 포함), 고등학교는 봉화여고 등 3곳이다. 이들 학교는 학생수가 너무 적어 그동안 또래 학습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등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폐지되는 학교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이를 통합 흡수하는 학교에는 교육환경 개선비와 학생들의 방과 후 학교 운영비를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 1일자로 초등학교 3곳과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을 개교한다.
  • [부고]

    ●이경희(포항공대 교수)상희(전 감사원 과장)목희(열린우리당 국회의원)중희(계명대 경영대학장)원희(이넷정보통신 대표)윤희(코오롱 차장)제희(제주대 교수)씨 부친상 채은식(삼양통상)정근영(다래통상 대표)씨 빙부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30●유영근(전 성문여고 교장)씨 별세 은애(미국 거주)운룡(전 LG 부장)진룡(전 문화관광부 차관)지애씨 부친상 김용민(미국 워싱턴주립대 교수)씨 빙부상 이현숙(새롬유치원장)현혜신(마취과 의사)씨 시부상 5일 서울대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2)2072-2016●김호영(창원대 교수)차동(과학기술부 국장)기동(기독교 전도사역 연구소장)씨 부친상 김영해(MK애드 대표)씨 빙부상 4일 부산 대동병원, 발인 7일 오전 6시30분 (051)550-9951●김세영(단국대 경상대 교수)우영(삼영개발 대표)덕영(보미종합건설 〃)씨 부친상 이세균(자영업)유해수(YJ모드 대표)씨 빙부상 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410-6915●이기연(대한항공 부장)기승(건국대 교수)씨 부친상 김성인(태조엔지니어링 상무)씨 빙부상 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2)2650-2752●이재덕(WKBL 심판연수담당)씨 부친상 4일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성당, 발인 6일 오전 8시 (02)2606-3019●류경우, 정석(인천대 석좌교수·전 해양수산부 차관)순석(회사원)기석(〃)길석(〃)씨 부친상 5일 전남 고흥종합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61)830-3442●김성욱(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 영업담당 상무)성삼(의왕시청 혁신분권팀장)씨 부친상 5일 안양 메트로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31)465-7777●이향걸(전 창원경륜공단 여자핸드볼팀 감독)씨 모친상 4일 부산영락공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51)790-5061●방인호(올림푸스한국 의료영업그룹장)씨 빙부상 5일 경주 동국대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54)776-9412
  • [안녕하세요] 「스타」 김지미(金芝美)양

    [안녕하세요] 「스타」 김지미(金芝美)양

    『작품수를 줄이니까 마음에 여유가 생겨요』- 「톱·스타」 김지미의 한가한 한 때. 세살짜리 딸 윤영(允英)양과 뜰에서 노는게 가장 즐거운 시간이란다. 작년 여름 「마닐라」의 「아시아」영화제에서 주연상을 타가지고 온 그녀는 이번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영화제에도 대표단의 한사람으로 참가할 예정. 30편 출연에서 9편으로 작품수 줄이고 충실하게 남편 최무룡(崔戊龍)과 이혼을 선언하고 독신녀로 돌아온지 1년, 김지미는 정릉(貞陵)동(812의6) 자택에서 딸 윤영양과 조용히 살고 있다. 「스타」의 집중에서도 제일 크다는 건평 3백평의 2층집은 새로 말끔히 단장을 했지만 어딘가 덩그러니 허전한 분위기. 『전에는 백합꽃을 제일 좋아했어요. 그런데 요즈음은 장미꽃, 특히 새빨간 장미꽃이 마음을 끌어요』 심경의 변화가 꽃에 대한 기호로 표현되는 것일까? 새하얀 백합꽃에서 새빨간 장미꽃. 청순하고 정결한 멋에서 백합을 좋아했다는 그녀는 이제 새빨간 정열의 장미가 훨씬 좋아졌단다. 「스타」중에서 보석을 제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그녀가 그중 좋아한 것이 진주. 진주와 백합에서 이제 「다이아먼드」와 장미로 기호가 바뀌어 졌단다. 김지미 자신은 『나이가 든 탓』이라고 그 나름의 해석을 내렸다. 사실상 김지미의 화장기 없는 얼굴에서는 연륜의 흔적이 어쩔 수 없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목 둘레에 그어진 몇개의 굵은 주름, 웃을때면 눈꼬리에 접히는 잔주름이 김지미의 영화계 15년 세월을 실감케 한다. 57년 『황혼열차(黃昏列車)』를 「데뷔」작품으로 친다면 15년. 그런데 김지미는 아직도 한국최고의 미인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동남아(東南亞)에서도 미모의 여배우라면 우선 김지미. 지금도 머리를 쌍갈래로 묶고 여학생 차림으로 나오면 「스크린」속의 김지미는 여고생 그대로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소녀역에서 차차 발을 빼고 있다. 「러브·드라머」에서도 그녀가 맡은 역할은 어느 틈엔가 유부녀, 본처, 연상의 여인…. - 현재 촬영중인 영화는? 『「장군의 집」, 「돌아오지 않는 밤」, 「중년부인」, 「동경의 밤하늘」 등 9편이에요. 그중 2편은 중단된거고- 』 7편 가지고 뛰면 꼭 알맞단다. 최고 30편의 영화를 동시출연하던 그녀로서는 이를테면 요즘이 가장 한가한 시기. 영화계 15년중 제일 편안한 시기란다. 『촬영에 쫓겨 가정이나 개인생활을 희생하는게 과연 옳은 일인가 하고 생각케 되더군요. 이제는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겠어요. 영화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되도록 조금만 가지고, 그 대신 그 작품에 열성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TV 출연 않는건 연기 소화할 시간없어 - TV에 나갈 생각은? 영화배우의 TV진출이 일종의 「붐」을 이루고 있지만 유독 김지미만은 이를 외면해왔다. 그 이유는? 『첫째 시간이 없기 때문이죠. 영화처럼 겹치기 할 수 있는게 아니고 제 시간을 대야 하는데 연기를 소화할만한 충분한 시간이 없어요. 둘째는 「TV는 영화의 적(適)」이란 제나름의 생각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영화관객을 TV에 빼앗기고 있는데 영화배우들이 모두 TV에 나간다면 영화는 아주 없어질 것 같은 생각입니다. 나도 한가해 지면 TV에 나가게 될지 모르지만 되도록이면 영화배우는 영화만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 열마전 한(韓)·비(比)합작영화에 출연한다는 소문이던데? 『지난번 「마닐라」에 가서 1차적인 합의는 봤어요. 작품이 선택되면 가을쯤 촬영이 시작될거예요』 [선데이서울 70년 6월 14일호 제3권 24호 통권 제 89호]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2)국내 유일의 정사각형 교회 ‘봉화 척곡교회’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22)국내 유일의 정사각형 교회 ‘봉화 척곡교회’

    이 땅의 초기 교회는 대부분 외국 선교사들에 의해 지어졌다는 공통점을 갖는다.100년 안팎의 역사를 자랑하는 초기 교회들이 몇몇 남아있지만 그나마도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훼손되어 원 형태를 온전히 갖춘 것이 드물다. 경북 봉화군 법전면 청량산 자락의 산골마을 척곡리에 서있는 척곡교회(등록문화재 제257호)는 그래서 도드라진다. 선교사가 아닌 일반신도가 세운 뒤 100년의 풍상을 견뎌내며 옛 모습을 지켜온 흔치 않은 자생 신앙터. 초기 예배당이 대부분 기역(ㄱ)자나 일(一)자 형태로 지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정사각형을 띠고 있고, 예배당과 함께 세워진 교육시설인 서당(명동서숙)이 그대로 남아있는 유일한 교회다. 봉화군 법전면 내에서 좁은 산길을 타고 10여분쯤 차를 달리면 오른쪽 산 아래에 십자가를 인 허름한 집이 눈에 들어온다. 함석 지붕 한쪽에 아담하게 올린 십자가와 예배당 앞쪽 허술한 철제 종탑에 매달린 종이 아니라면 교회로 여겨지지 않을 만큼 낯설다. 마을이래야 고작 5채 남짓한 집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고 휴대전화 통화도 제대로 되지 않는 산골. 좁은 산길에 노선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기대하기도 어려운 만큼 면내까지 가려면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이 깊은 산마을에 어떻게 이런 ‘하나님의 집’이 들어설 수 있었을까. 선교사들이 지었다면 대부분의 초기 교회들처럼 응당 인총 많은 요지나 높은 구릉의 터를 택했을 터. 그런데 하필 이 첩첩산중의 오지에 교회가 세워진 데는 깊은 사연이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대한제국 탁지부(지금의 재경부) 관리(당시의 주사)를 지낸 김종숙(1956년 소천) 장로. 당시로선 일종의 외교관 양성소인 외국어학원 일본어 과정을 마치고 참의 승진이 예정되어 있던 김 장로는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언더우드 선교사의 설교에 감흥을 받아 인생의 항로를 바꿨다고 한다. “일제의 사슬을 끊고 나라가 독립하기 위해선 야소교를 믿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 터에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모든 것을 내던지고 처가가 있던 봉화 유목동으로 낙향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전국 어디서건 기독교 총회는커녕 노회도 조직되기 전.30리 길을 걸어 문촌교회를 다니다가 몇몇 신도들과 기도실을 만들어 신앙생활을 하던 중 1907년 5월17일 마침내 척곡교회를 세웠다. 지금의 자리에 예배당이 세워진 것은 그로부터 2년 뒤인 1909년 3월29일.9칸짜리 정방형 기와집 예배당과 6칸짜리 초가 명동서숙이었다. 예배당은 원래 맨 마루바닥에 기와 지붕이었지만 나중에 긴의자들을 놓았고 함석지붕으로 교체했다. 출입문은 지금은 남쪽으로 나있지만 처음엔 동서쪽에 각각 문을 따로 내 남녀의 출입을 구분했다. 남녀석 가운데엔 광목을 쳐서 목사들만 남녀 신자들을 모두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예배당 안에 들어서면 북쪽 중심공간인 아치형 강단 장식과 강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정방형의 공간이 퍽이나 이채롭다. 궁벽한 산골에서 신자들이 헌금을 내기 어려웠을 것은 뻔한 일. 신자들이 집에서 가져온 쌀을 십시일반으로 교회 살림에 보탰는데 지금도 예배당 양쪽 벽엔 성미(誠米·기도미) 자루가 걸렸던 못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예배당 앞의 명동서숙은 신자들을 교육하던 학교다. 성경과 국어, 산수, 한문을 가르쳤는데 당시 이 지역의 웬만한 주민들은 모두 이곳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1칸은 여학생 기숙사, 나머지 5칸은 교실로 사용되었는데 당시 그 깊은 산골에서 기숙사까지 갖춘 것이 놀랍기만 하다. 명동서숙과 예배당 사이엔 자연석 돌담이 둘러쳐졌는데 지금도 낮은 담장 부분이 남아 옛 모습을 짐작케 한다. 헌신적으로 목회에 나섰던 김 장로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1918년 무렵엔 한꺼번에 120명이나 모여 예배를 보았으며 김 장로는 봉화지역 6개 교회의 시무를 맡을 정도로 척곡교회는 번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야소교 믿음의 뿌리가 나라 독립에 있었던 때문일까.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독립운동 자금 모금에 앞장섰던 김 장로가 독립운동가들을 숨겨주면서 일경들의 탄압을 받았고 명동서숙이 폐교된 뒤 결국 신자들도 흩어지게 되었다. 해방후 몇몇 목회자의 인도로 부분적인 건물증축과 보수작업이 있었지만 워낙 산골인데다 신자들도 모두 도심으로 이전해 옛 신앙터의 명성은 되찾지 못했다. 척곡교회가 세워진 지 올해로 100년.70∼80대의 촌로 10여명만이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스러진 교회가 되었지만 경북 지역에선 또렷하게 남아 있는 ‘믿음의 고향’이다. 김 장로의 장손인 김영성(82) 장로 부부가 교회를 버티고 있는 주인공이다. “척곡교회를 잊지 말라.”는 부친의 유언을 받들어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퇴직후 지난 2004년 낙향해 여전도사 1명과 함께 교회를 지키고 있다. kimus@seoul.co.kr ■ ‘교장서 교회지킴이로’ 김영성 장로 할아버지 김종숙 장로로부터 시작된 기독교 집안의 모태신앙을 받은 김영성 장로는 신앙보다는 교육에 한평생을 바친 교육자다. 어릴 적 명동서숙에서 공부하면서 할아버지의 신앙과 독립운동을 지켜봤지만 목회보다는 교육을 택했던 그였다. 그런 그가 인천 모 여고 교장을 끝으로 평생 몸담았던 교직을 정년퇴직한 뒤 부인 안난희(77)권사와 이곳에 내려왔다. 같은 교육자의 길을 걸었던 아버지의 유언 때문이었다. 이민을 가 외국에서 살고 있는 자손들이 “함께 살자.”고 거듭 권유했지만 “척곡교회를 잊지 말라.”는 유언이 귀에 맴돌아 결국 교회 지킴이가 된 것이다. 17년 전부터 가끔씩 내려와 쓰러져가는 예배당이며 명동서숙을 보수하면서 교회 85주년 행사도 치르곤 했지만 지난 2004년 낙향한 뒤부터는 아예 예배당 옆 고택에 살면서 새벽예배며 수요예배, 금요기도회를 인도하고 있다. 주일예배 찬송 때에는 직접 피아노 반주를 하고 예배가 끝난 뒤엔 인근 법전교회로 달려가 피아노 반주와 가스펠을 하며 신자들과 어울린다. 예배당에 남아 있던 초기의 당회록이며 교적부, 면려회록 같은 문서들을 정리하면서 척곡교회의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한국 교회사엔 척곡교회 창립일이 1908년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1907년 당시 척곡교회 교적부에 신도 두사람이 학습교인으로 기록된 점을 발견해 교단 총회에 알린 것이다. 그런 노력으로 척곡교회는 총회사적 교회와 영주노회 사적 제1호로 등록됐고 지난해엔 등록문화재 리스트에도 올랐다. “지금이라도 내가 떠나면 교회가 금세 허물어질 것 같아 떠나지 못한다.”는 김 장로. 그의 마지막 바람은 교회 개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할아버지와 신앙 선열들의 역사를 담은 기념관을 세우는 것이다. 특히 일제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봉화경찰서장 앞에서도 주먹으로 책상을 치면서 소신을 굽히지 않아 구속됐다가 해방 후에야 풀려났던 독립운동가 할아버지의 국가유공이 인증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04일 TV 하이라이트]

    ●진실(YTN 오후 11시5분) 1970∼80년대, 군부독재로 국민들의 요구가 무시되었을 때 대학은 투쟁의 무대였다. 절박한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은 생의 마지막 항의 수단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열사로 남은 학생들의 죽음과,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인생의 항로를 수정한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 ●장학퀴즈(EBS 오후 5시) 마지막 관문, 마산 제일여고를 격침시켜야만 4승에 성공하는 공주 한일고. 공주 한일고를 꺾어야만 새로운 1승에 오르는 마산 제일여고. 두 학교가 승리를 향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과연 공주 한일고는 장학퀴즈 통산 3번째이자 2007년 첫 4승 자리에 등극할 것인가? ●SBS스페셜(SBS 오후 11시5분) 평생 자녀를 위해, 가족을 위해 살아왔지만 가족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가부장적이며 권위적이라 손가락질 당하는 우리시대의 고개 숙인 아버지들. 아버지라는 이름의 딱딱한 껍질 속에 숨어 있는 진짜 모습, 가슴 속에 조용히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들어 본다. 많은 이들이 가슴으로 아버지를 이해해 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행방불명된 화학자 남편 헨리를 찾아 헤매던 아내 윌튼. 남편이 실종된 지 1년 후, 헨리에게서 잘 지내고 있다는 엽서 한장을 받게 된다. 그녀는 실종에 대한 의문점을 버리지 못한 채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남편의 행방을 찾아 다니는데…. ●반올림#3(KBS2 오전 8시50분) 일권은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퇴원할 수 있게 된다. 담임은 자신의 사정도 어렵지만, 일권의 병원비를 챙겨주려 하는데 일권은 부담스럽다. 그런데 퇴원 준비중에 찾아온 성준엄마는 다짜고짜 일권에게 자기 아들을 왜 때렸냐며 따진다. 일권을 보며 담임은 더욱 마음 아프고 속상하다. ●역사기행(KBS1 오후 11시) 14세기 세계를 긴장시킨 정복왕 티무르는 막강한 유목전사들을 이끌고 중앙아시아 전역을 비롯해 인도와 지중해 연안까지 정복, 당대 최대의 제국을 건설했다. 왕의 이름 그대로 ‘티무르’라 불렸던 대제국은 칭기즈칸이 파괴한 실크로드의 고도를 화려하게 재건한다. 티무르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본다.
  • 강릉 도심 몰라보게 달라진다

    강릉도심이 확 바뀐다. 그동안 도로변 곳곳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전봇대와 전선을 땅속으로 묻고 하수관을 개선하는 등 도심경관정비 사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일 강릉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시행되는 하수관거 개선 사업과 병행해 도심 상가 밀집 구간과 문화재, 해안 관광 도로 구간 등 7개 노선 29㎞에 대해 오는 2010년까지 한전과 50%씩 108억여원을 들여 지중화 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전선 지중화사업 시행구간은 ▲성남동 택시부광장∼대한생명 앞 구간과 ▲시청앞∼목화예식장 ▲한국은행 강릉본부∼포남교 ▲강릉여고∼포남교 ▲문화의 거리 ▲임영관 주변 ▲안목해수욕장∼경포해수욕장 등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도폭이 늘어나 보행권 보장은 물론 도심 미관이 개선돼 중앙동 재래시장 등 옛 도심 경기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올 하반기부터 강릉, 주문진, 옥계, 정동 등 4개 하수종말처리장 등 공공시설 주변에 수림대를 조성해 생태 공원화하고 남산시민공원 환경정비, 단오문화관 광장 잔디공원 조성사업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야간 경관을 위해 경포호 주변 누각과 정자 등 중요 문화재와 강릉교 등 시가지내 4개 교량에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문화의 거리, 금방골목 등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드는 등 다양한 도시 이미지 개선 계획을 수립, 시행키로 했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관광 도시에 걸맞은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아트폴리스형 경관 도시 조성 계획을 수립, 연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2007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규혁 빙속 1500m 금빛 질주

    빙속의 간판 이규혁(29·서울시청)은 31일 창춘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추격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한국 선수단에 뜻밖의 소중한 금메달을 안겼다. 이규혁은 31일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500m에서 1분49초13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중국의 가오쉐펑(1분49초24)을 0.11초 차로 제치고 한국에 세번째 금메달을 안겼다.전날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이규혁은 4년 전 아오모리대회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도 달성했다.1일엔 또다시 1000m에 나서 ‘2대회 연속 2관왕’이 기대된다. 최근 세계스프린트선수권에서 종합1위를 차지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규혁은 “1500m 우승은 내게 보너스 같은 것”이라며 “마음 편히 레이스를 펼친 게 주효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그는 “1000m가 주종목인 만큼 기대해도 좋다.”고 2관왕 욕심을 드러냈다. 13살때 태극마크를 달아 빙상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그는 전 빙속 국가대표 이익환(61)씨와 피겨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이인숙(51)씨의 장남이며 동생 이규현은 피겨 국가대표로 활약하다 최근 코치로 변신해 이번 대회에 참여한 최지은(세화여고)과 이동훈(광문고)을 지도하고 있는 ‘빙상 가족’ 출신. 함께 출전한 문준(25·성남시청)은 레이스 중반까지 금메달이 기대됐지만 뒷심 부족으로 1분49초79로 동메달을 차지했고, 최재봉(27·동두천시청)은 4위로 밀렸다.여자 1500m에선 이주연(20·한국체대)이 2분01초60으로 중국의 왕페이(2분00초49)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100m 결승에선 이강석(22·한국체대)이 9초69로 일본의 오이카와 유야(9초59)와 중국의 유펑통(9초68)에 뒤져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부에선 이상화(18·한국체대 입학 예정)가 스타트가 늦는 바람에 중국의 싱아이화(10초41)와 왕베이싱(10초44)에 이어 10초59로 동메달을 추가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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