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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화 실종 모녀 ‘잠적’ 가능성

    인천 강화군의 윤모(47)씨 모녀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강화경찰서는 23일 모녀가 특정 종교와 연관돼 실종됐거나 면식범에 의해 납치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경기도에 본부를 두고 강화에 지회가 있는 특정 종교에 심취해 있었고, 남편과 사별한 뒤 자신의 딸에게도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말을 듣고 고민해 왔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로 미뤄 윤씨가 은밀한 장소에서의 기도 등을 위해 스스로 종적을 감췄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윤씨가 지난 17일 오후 1시쯤 강화읍 은행에서 현금 1억원을 찾을 당시 윤씨 차량에 있었던 20∼30대 남성 2명이 윤씨를 “이모”라고 부르는 등 행동이 자연스러웠다는 은행직원의 진술로 미뤄 강제 납치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윤씨가 은행에서 돈을 찾기 30분 전에 딸(16·강화여고 1년)이 학교 측에 “시험 중이라고 말했는데도 엄마가 ‘빨리 오라.’고 독촉해 가봐야 한다.”며 조퇴한 점도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경찰 관계자는 “윤씨가 은행에서 인출한 돈은 특정 종교에 대한 헌금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것을 둘러싸고 사이비 집단의 범죄로 이어졌을 개연성도 있다.”고 밝혔다.경찰은 모녀가 면식범에 의해 납치된 뒤 살해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윤씨가 두달 전 교통사고로 사망한 남편의 보상금으로 5억원을 받은 사실을 아는 사람이 주변에 많았고, 윤씨가 은행에서 돈을 찾은 뒤 1시간이 지나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휴대전화가 끊긴 데 이어 윤씨의 차가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 한 빌라 주차장에서 빈 채로 발견된 점 등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윤씨 차량에 있는 돗자리에서 발견된 혈흔과 남자 머리카락 10여개에 대한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대한해운공사」이영희(李英熙)양-5분데이트(149)

    「대한해운공사」이영희(李英熙)양-5분데이트(149)

    표지촬영을 위해 조금 진하게 다듬은 얼굴이 부끄러워 못 견디겠다는 이영희양(21). 대한해운공사에 근무한지 2년6개월 됐다. 입사이래 죽 사장비서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덕분에 원채는 내향적이던 성격이 조금씩 사교적으로 변하는것 같다고 살짝 웃는다. 『졸업다음날부터 출근했는데요. 절더러 얌전하지만 조금 고집이 있대요』 「좋은 어머니」가 교육목표인 진명(進明)여고를 나왔다. 시간나는대로 책을 잡으려하지만 도무지 시간이 안난다고 안타까와한다. 『역사소설이 좋아요. 재미도 있고 또 학교에서 배우지않은 숨은 이야기들을 많이 알수 있거든요』 그중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한 얘기는 신라시대의 명장 김유신장군의 둘째누이동생과 후에 제29대 무렬왕이 된 김춘추와의 연애사건. 『훌륭한 사람을 알아보고 찾아온 행운을 꼭 잡은 여자의 예지가 잘 나타나 있거든요』 『교육대학을 나와 시골가서 국민학교 선생노릇을 하는것이 꿈이었는데…』 고만한 나이또래의 아가씨들이 흔히 가지게되는 사치스럽고 과장된 허영심이 없어 호감이간다. 『결혼은 되도록 빨리하려고 해요. 평범한 「샐러리맨」을 원하고 있어요』늦게 퇴근하고(보통 저녁8시)집에 가서는 꼭 「팝송」몇곡씩을 들어야만 마음이 풀린단다 [선데이서울 71년 9월 12일호 제4권 36호 통권 제 153호]
  • [쇠고기 추가협상이후] 엇갈린 시민반응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를 놓고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그래서 촛불집회의 향방에 대해서도 크게 양론으로 나뉘는 분위기다.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민간 자율규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유럽처럼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로 지정된 내장 등의 수입을 막지 못했고, 검역주권도 확보되지 않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성남 분당구에 사는 유모(41·직장인)씨는 “추가협상은 미국이 양보할 수 있는 부분만 양보한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할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성심여고 3학년 성모(19)양은 “등뼈 등 수요가 많은 부위는 그대로 수입하고, 수요도 없는 눈과 뇌는 들여오지 않겠다는 추가협상은 한마디로 말잔치다.”라고 말했다. 촛불이 이제 횃불로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부가 최소한일지라도 추가협상에서 얻은 게 있는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장인 박모(27·여)씨는 “정부가 기존 방향을 바꾸었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잠시 촛불을 내리고 정부의 실행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32·인천시 남구 주안동)씨도 “촛불시위를 계속한다면 애초의 목적인 쇠고기 수입 문제가 아닌 정권퇴진으로 옮겨갈 것”이라면서 “정권퇴진은 불가능한 목표이므로 이제 차분히 촛불의 성과를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이 멈추면 정부의 변화도 끝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직장인 신모(33)씨는 “지금껏 정부는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에 최소한으로 움직여 왔다. 촛불을 내리면 분명 정부의 타협 전략이 먹혔다고 믿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모(25·대학생)씨는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는 기능을 위해 촛불집회는 상시적으로 이어가야 한다.”면서 “그래야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외쳤던 주장들이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이 안 통하는 청와대를 상대로 더이상 소리칠 힘이 없다는 ‘자포자기형’도 있었다. 직장인 이모(33)씨는 “촛불집회에 20여차례 나갔는데 바뀌는 것도 없고 체력도 바닥나 이제 안나간다.”면서 “정부가 귀를 열 것을 바란 내가 바보였다.”고 말했다. 이경주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 日유력일간지 ‘변태 뉴스’ 보도로 파문

    日유력일간지 ‘변태 뉴스’ 보도로 파문

    ‘패스트푸드가 여고생을 성적 광란상태로’, ‘방위성의 ‘로리타’(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고 이를 즐기는 것)만화 캐릭터 사용 그 내막이 밝혀지다.’ 3류 잡지에서나 나올 듯한 낯 뜨거운 이 제목들은 일본의 유력일간지 마이니치신문(毎日新聞)의 영문사이트가 게재했던 기사 제목들이다. 온라인 뉴스사이트인 ‘제이캐스트’(J-CAST)는 “마이니치신문 영문사이트가 지난 5년간 ‘변태뉴스’를 전세계에 보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마이니치 데일리 뉴스(Mainichi Daily News)의 ‘와이와이’(WaiWai)라는 코너에 게재된 기사들. 여기에는 지난해 7월 ‘방위성의 로리타만화 캐릭터 사용 그 내막이 밝혀지다.’라는 제목으로 “정부기관이 하녀복을 입고 인형을 든 귀여운 소녀 캐릭터를 이용해 일본의 방위정책을 설명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패스트푸드가 여고생을 성적 광란상태로’라는 기사에서는 “패스트푸드를 먹으면 신경중추 조절이 되지 않아 섹스 의존증에 걸리게 된다.”며 일본 여고생의 성문란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 기사는 모두 외국인 기자의 이름으로 작성됐으며 일부는 해외 블로그에 소개되기도 했다. 다른 나라도 아닌 자국의 언론매체가 ‘변태 일본인’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광고하고 다닌 셈이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마이니치신문 관계자는 “문제가 된 영문기사는 과거에 게재된 것들로 현재는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네티즌들은 “기사삭제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며 마이니치신문 불매운동을 주장하고 나섰다. 사진=제이캐스트(문제가 되고 있는 마이니치신문의 와이와이)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9일 TV 하이라이트]

    ●사미인곡(KBS1 오후 7시30분) 음반에 ‘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이라는 문구만 들어가도 무조건 히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요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통한 두 사람이 고희를 훌쩍 넘겼다. 음반작업에서부터 뮤지컬까지 돋보이는 활약을 해온 이 부부가 지난 21년 동안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며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 왔는지 돌아본다.   ●장학퀴즈(EBS 오후 7시50분) 1라운드 1단계 문제를 순조롭게 푼 강원 강릉고 김부근군.1라운드 2단계 2번째 문제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게 되는 인천 부광여고 조윤지양.2라운드에서 1등을 바짝 쫓아가는 울산 학성고 변재승군.3라운드 첫 번째 문제를 맞힌 광주 대광여고 심혜경양. 경기 숭신여고 이희원양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까?   ●애자언니 민자(SBS 오후 7시20분) 주리를 만난 애자는 왜 이제까지 연락도 안 됐냐고 말을 건넨다. 주리는 남편이 부도가 나서 행방을 감춰 그렇게 됐다며 찜질방에서 자고 다닌다고 말하고, 애자는 잠시동안만이라도 자신의 집에 머물라며 따뜻하게 대한다. 장현은 채린이 운영하는 커피차에 가서 커피를 시켜놓고는 살짝 됨됨이를 따져본다.   ●춘자네 경사났네(MBC 오후 8시20분) 대팔을 주려고 집에서 나물무침을 챙겨온 삼숙은 대팔네에서 춘자를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란다. 대팔네에 세들어 산다는 춘자의 얘기에 삼숙은 특종감이라며 그대로 뛰쳐나가 분희에게 춘자의 거처를 알려준다. 한편, 주혁이 급체한 분홍의 손을 따주었다는 얘기에 식구들은 모두 의아해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20분) 식습관, 운동습관, 생활습관을 모조리 바꿔준, 영은씨의 진정한 주치의인 남편 붕식씨. 그는 1년째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아내를 위한 야채수프를 끓인다. 그의 작은 정성이 오늘도 영은씨를 살려내고 있다. 동막골에 모인 가족들의 작은 정성들이 모여 하늘을 감동시킨 것이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중국인들에게 생소한 만돌린을 알리고 한·중·일 세 나라의 우호를 다지기 위한 연주회가 베이징에서 열렸다. 만돌린으로 연주하는 ‘아리랑’이 울려퍼지자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한다. 만돌린 애호 인구가 많은 일본에서 온 연주단도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 동작, 교육 인프라 업그레이드

    동작, 교육 인프라 업그레이드

    동작구가 교육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한다. 초·중·고교 22곳에 교육기자재를 새것으로 바꿔준다. 영어체험센터 2곳도 연내에 새롭게 문을 연다. 맞벌이 가정을 위해 학교 내 보육센터 3곳이 추가로 설치된다. 동작구는 최근 ‘교육경비 보조금 심의위원회’를 열고 교육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추가경정예산 11억 8000만원을 편성했다고 18일 밝혔다. 지원이 필요한 학교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하반기부터 지원한다. 지원 내용을 보면 ▲교육환경 개선 24개교 ▲첨단 교육정보화 15개교 ▲급식시설 개선 4개교 ▲교육기자재 지원 22개교 ▲학습프로그램 운영 2개교 ▲체육시설 개선 3개교 등 모두 70곳의 초·중·고교가 지원받는다. 노량진초등학교엔 노후 컴퓨터와 빔 프로젝트가 최신 기종으로 교체된다. 동작초등학교는 수업용 PDP TV를 지원받는다. 본동초등학교는 비만 오면 질퍽했던 학교운동장에 배수 공사가 이뤄진다. 상도중학교엔 첨단 기술 실습실이 들어서고, 숭의여중은 과학실 기자재가 바뀐다. 수도여고의 노후 급식시설도 개선된다. 기존 1곳에 불과했던 영어체험센터도 2곳이 추가로 들어선다. 방과후에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을 위해 학교 내의 보육센터 3곳을 더 설치하기로 했다. 우중 구청장은 “보육센터 추가 설치와 함께 보육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과 보육 교사들의 수준 향상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현대 컬러」영업부 조옥선(趙玉善)양-5분데이트(148)

    「현대 컬러」영업부 조옥선(趙玉善)양-5분데이트(148)

    서글서글한 눈매와 짧은 「커트」가 「티피컬」한 멋을 한결 더하는 조옥선(趙玉善)양(21). 강원도 삼척출생. 70년 2월 영등포여고를 졸업할때까지는 대학의 화학실험실에서 흰「가운」을 입고 「비커」와 「플래스크」를 들고 실험에 열중하는 자신의 모습을 무척도 많이 그려보곤 했다고 얼굴을 붉히며 웃는다. 「현대 컬러」에는 졸업하던 해 11월에 입사. 영업부 「카운터」일을 맡고있다. 『고등학교 때 단짝친구 6명이 모여 「클럽」을 만들어서 가끔 만나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걔네들과 떠드는 시간이 제일 즐겁죠』 선량한 개구쟁이 표정이란게 이런걸까? 아주 천진스런 말과 태도다. 취미는「스포츠」(특히 농구)와 음악감상.「레코드」를 1백여장 갖고있다. 「현대 컬러」로 옮긴 뒤 틈틈이「카메라」를 만진덕에 친구끼리 놀러가면 기념 촬영은 맡아놓고 조양 차지가 된다. 아버지 조성국(趙成國)씨(54·애경유지 동력과장)와 어머니 이순옥(李順玉)씨(48)사이의 4남 2녀중 맏이. 『결혼요? 한 4,5년 후에나 하겠어요. 대범하고 포용력 있는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아침 7시쯤 집을 나서기 때문에 화장시간은 5분 남짓, 밑화장 정도에 그친다. 「원피스」를 잘 입는 편인데 크고 화려한 무늬를 좋아한다. [선데이서울 71년 9월 5일호 제4권 35호 통권 제 152호]
  • [Seoul In] 보행 불편 신고센터 설치

    [Seoul In] 보행 불편 신고센터 설치

    은평구(구청장 노재동) 서울 디자인거리 조성사업 추진과 관련한 보행불편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보도순찰, 특별정비반을 운영한다. 각종 불편사항을 점검하는 특별정비반은 통일로 동명여고 앞, 청구성심병원 주변 군부대 지하진지(초소)로 사용하던 콘크리트 구조물 140곳을 정비해 보행공간을 확보했다. 보행불편 신고센터 350-1408.
  • [길섶에서] 신 정동길/노주석 논설위원

    요즘 정동길을 걸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덕수궁 돌담길로 불리는 고즈넉한 길을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첨단과 현대예술이 흐르거든요. 구한말 이래 최대의 변화의 물결이 이곳에 밀어닥친 것 같아요.520년 묵은 회화나무 앞에는 최신식 캐나다대사관 건물이 들어섰고 을사늑약이 체결됐던 비운의 중명전이나 아관파천의 러시아공사관,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등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예원학교 담벼락에 설치된 LED패널에서는 정동길의 역사가 영어로 흐릅니다. 대한문 초입부터 시립미술관 가는 길에는 세상에서 제일 고급스러운 천만상상의 벤치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화여고 시멘트벽엔 화사한 담꽃이 채색돼 있더군요. 세상에 변하는 곳이 어디 정동길뿐이겠습니까. 또 변하지 않는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끊임없이 뜯고 고치는 게 사실 좀 마뜩찮군요. 마음 푹 놓고 19세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한 곳쯤 온전히 남아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제 욕심이 좀 과했나요.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신문희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신문희 교수

    깐깐 오월에 미끈 유월이라! 해가 길어 일하기 지루해 ‘깐깐오월’이라면, 보리 거두고 모 심고 할 일 많아 미끄러지듯 지나간다고 해서 ‘미끈유월’이다. 정열을 퍼붓듯 유월비가 세차게 쏟아지던 지난주, 서울 강남의 노천 카페에서 한 여인을 만났다.‘크로스오버 아티스트’, 유럽에서는 동양의 훌륭한 성악가, 또 지도력이 뛰어난 젊은 성악교수로 잘 알려진 여인이다. 국내에서는 비록 ‘대중스타’는 아니지만 노래를 한번쯤 들은 사람은 특유의 음색과 창법에 귀가 절로 솔깃해진다. 이날따라 비도 오는데 여인에게 노래부터 한 곡 청했다. 잠시 주저하더니 ‘저 산자락에 긴 노을 지면 걸음걸음도 살며시 달님이 오시네, 참 아름다운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태어난 행복한 내가 아니냐∼’ 대중음악, 드라마음악, 국악의 여운을 담으면서 파워넘치는 성악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제목이 ‘아름다운 나라’라고 했다. 노랫말에는 우리 민족,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녹여냈다. 우리나라의 자긍심을 심어줄 만한 노래로 ‘애국가’ 외에는 많지 않아 새로 곡을 만들었다. 여인은 특히 여창가곡의 인간 문화재 홍원기 선생한테 가곡을 전수받았다. 하여, 한 곡 더 부탁했다.‘어이∼, 아흐∼’라고 하면서 ‘꺾음새’와 ‘시김새’의 장단을 손바닥으로 무릎팍을 탁탁치면서 뱉어낸다. 그러다가 여인은 쏟아지는 비를 보더니 “비를 엄청 좋아하는데….”라고 흥에 겨워했다. 장난끼가 발동돼 여인에게 뚱딴지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지금 내리는 비가 몇도인 줄 혹시 아시나요?” “???…, 아마 좀 차갑겠죠.” 대답 대신 노래를 불렀다. “비가 오도다, 비가 오도다∼.” 여인은 어이가 없는 표정이었다. 이렇게 썰렁한 ‘개그’를 하면서 기자생활을 하느냐는 표정이었다. 이쯤해서 화제를 옮겼다.1981년 세계적인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와 미국의 전설적 포크음악 가수 존 덴버가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당시 둘은 ‘퍼햅스 러브(Perhaps Love)’를 1∼2소절씩 나누거나 함께 부르거나 하면서 각자의 개성과 영역을 잘도 넘나들었다. 당대 최고 음악가의 목소리에다 ‘사랑이란 아마도∼’의 서정적인 노랫말과 멜로디로 전 세계인의 가슴을 휘어잡았다. 마국차트 59위, 영국차트 32위까지 올랐다. 지금은 ‘파페라’라는 말이 흔하지만 당시만 해도 성악가와 팝가수가 함께 노래한다는 것은 최대의 사건으로 여전히 회자된다. 이후 성악가가 팝뮤직을 부르고 팝가수가 성악을 부르는 일이 많아졌다. 국내에서는 대중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3년 ‘하여가’라는 제목으로 2집 앨범을 발표할 때 국악과 랩을 잘 조화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 성악가 조수미씨가 TV드라마 ‘명성황후’의 주제가 ‘나 가거든’을 불러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처럼 ‘크로스오버 음악’이란 서로 다른 장르를 넘나들며 교차시킨다는 뜻이다. 완전히 뒤섞어서 버무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르를 결합하면서도 장점을 잘 살려내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융합’의 의미인 ‘퓨전’과는 조금 다르다. 요즘 ‘크로스오버 음악가’로 한창 이름을 날리는 여인, 앞서 대화를 나눴던 바로 우크라이나의 오데사국립음대 신문희 교수. 지난 2004년 국내에서 ‘무니’라는 이름으로 크로스오버 음악 1집 앨범(The Whispering of the Moony)을 발표하면서 이 분야의 선구자적 역할을 자임했다. 그가 최근 4년 만에 2집 앨범(The Passion)을 냈다.‘아름다운 나라’ 외에 1962년 나온 피터 폴&메리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500마일(500 Miles)’,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에서 ‘사랑의 괴로움을 그대는 아는가(Voi Che Sapete)’, 그리고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간다고 하지마오’ 등 동서양,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총 10곡을 내놓았다.1집이 월드뮤직에 비중을 많이 뒀다면 이번에는 우리 가사의 비중도를 높였다. 이에 대해 “크로스오버 장르에 익숙지 않은 대중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주목받는 까닭도 이같은 정열적 ‘시도’에 있지만 가곡과 성악을 전공하고 유럽 굴지의 음악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면서 ‘크로스오버 음악세계’로 뛰어들었다는 점이 더욱 이채롭게 다가온다. ▶크로스오버 음악가로 나선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우리나라는 현재 크로스오버 음악의 초창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클래식이 보수적으로 계속 머물지 말고 이제는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그러던 차에 성악가 조수미씨의 동생이 매니저를 맡아 2004년 제1집을 내게 됐지요. 평론가들은 ‘숨은 명반’이라고 높이 평가했지만 홍보가 잘 안돼서 그런지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또 한국적인 크로스오버를 해보자는 생각에서 한국인이 소름끼치도록 좋아하는 음악, 그런 생각에 ‘아름다운 나라’에 굿거리장단도 삽입했지요.” 크로스오버 음악이 국내에 채 도입되기 전 그가 1집 앨범을 발표하면서 국내외에서 활발히 움직였다. 이로 인해 국내 모 언론사에서 정한 ‘한국을 빛낸 여류인사 50인’에 뽑히기도 했다. ▶크로스오버란 어떤 것인가요. “이미 세계 음반계는 클래식과 팝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IT산업의 발달도 이를 거들고 있지요. 크로스오버라는 장르로 두 음악을 초월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서로의 장점과 정체성을 살린다는 의미에서 파페라와 퓨전음악과는 분명 다릅니다.” ▶원래부터 음악적 재능이 탁월했나요. “열두살때 CM송을 죄다 따라부를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때 음악선생이 저한테 ‘여창가곡’을 해보라며 권했고 인간문화재 홍원기 선생한테 추천을 해줬습니다. 그러다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공연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후 성악으로 돌아섰지요.”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법대에 진학하라는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성악가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친척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국제정치학 교수로 있어 다른 나라보다 영국행이 보다 쉽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음악적 연고가 없었던 그는 무작정 영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왕립음악학교에 찾아가 명성이 높았던 줄리 케너드 성악과 교수에게 제자를 삼아줄 것을 여러번 간청, 결국 허락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이 부분에 이르자 언론에 대한 일부 불만도 털어놨다. 자신의 이력 중 ‘왕립음악학교’와 관계된 부분인데 첫 인터뷰때 왕립음악학교 졸업으로 기사가 잘못 나가는 바람에 수정이 잘 안돼 신경이 거슬린다는 것. 성악은 왕립음악학교에 재직 중인 줄리 캐너드 교수를 사사했을 뿐 졸업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꼭 써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후 신 교수는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중앙음악학교에 입학, 성악 정규 코스 및 피아노과정을 3년만에 이수했다. 졸업 후에는 평소 관심이 많았던 오데사국립음대 교수에 최초의 동양인이자 역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됐다. 특히 세계적인 콜로라투라 성악가 조앤 서덜랜드가 심사위원을 했고, 또 성악가 조수미씨가 입상했던 빈센조 벨리니 콩쿠르(이탈리아 시칠리아)에 2002년 최연소 심사위원이 됐던 점이 유럽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평균 연령이 6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30대의 최연소 심사위원은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런 그가 이제 막 시작단계나 다름없는 국내 ‘크로스오버 음악계’에서 성악과 국악, 가요 등을 넘나들면서 어떻게 새로운 분야를 이끌어갈지 사뭇 기대된다. 그는 인터뷰를 끝내면서 이렇게 말했다.“한국이란 사회에서 대중적 이름이 없이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자 외로움이지요. 하지만 열심히 활동해서 우리나라의 음악발전은 물론 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하겠습니다.” 오는 11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리는 세계요트대회에 초청돼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름다운 나라’ 등을 열창한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 서울 출생 ▲1985년 창덕여고 1학년때 인간문화재 홍원기 여창가곡 사사 ▲87년 창덕여고 졸업 ▲90년 영국 왕립 음악학교 줄리 케너드 교수 성악 사사 ▲96년 이탈리아 중앙음악학교 졸업, 동 대학에서 성악·피아노 정규과정 이수 ▲2000년 우크라이나 오데사 국립음대 최초 동양인·역대 최연소 교수 ▲01년 오데사 국립 오페라단 지도교수 ▲02년 이탈리아 빈센조 벨리니 국제 콩쿠르 최연소 심사위원 ▲03년 2010년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한국-캐나다 이민 40주년 기념공연 ▲04년 미 국회의사당 초청 최초 성악가 ▲05년 호암예술상시상식 단독 초청공연, 크로스오버 앨범 제1집 ‘더 위스퍼링 오브 더 무니´(The Whispering of the Moony) 발표 ▲07년 우크라이나 정부 동양인 최초 교육공로상 수상 ▲08년 한국인 우주인탄생 기념공연 스페이스 2008 오프닝·피날레 공연 ▲08년 5월 크로스오버 앨범 제2집 ‘더 패션´(The Passion) 발표 ▲현재 오데사 국립음대 교수,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 문근영의 신윤복 vs 김민선의 신윤복의 승자는?

    문근영의 신윤복 vs 김민선의 신윤복의 승자는?

    조선시대 천재 화가 신윤복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와 드라마가 나란히 제작되고 있다. 문근영ㆍ박신양 주연의 SBS 드라마 ‘비밀의 화원’(극본 이은영ㆍ연출 장태유)과 김민선ㆍ김영호 주연의 영화 ‘미인도’(감독 전윤수ㆍ제작 이룸영화사)가 그 주인공. 배우 문근영과 김민선은 각각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천재 화가 신윤복 역을 맡아 피할 수 없는 연기 대결을 펼치게 된다. #문근영의 신윤복, 드라마 ‘비밀의 화원’ 2000년 KBS 드라마 ‘가을 동화’의 아역배우로 출발해 데뷔 8년 만에 첫 사극에 도전하는 문근영은 갓과 도포를 두르고 남장연기를 펼친다. 극중 문근영은 의문의 남자에게 살해당한 화공 서징과 가야금으로 유명한 당대의 명기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었으나 어린 시절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조상 대대로 도화서 화원을 지낸 신한평의 아들 신윤복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정명 작가의 역사 팩션 ‘바람의 화원’을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삶을 독톡한 상상력으로 그려내 신윤복을 남장 여자로 묘사했다. 9월 24일부터 방송 예정인 ‘비밀의 화원’은 현재 촬영이 진행 중이며 문근영은 체중 감량을 통해 예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민선의 신윤복, 영화 ‘미인도’ 영화 ‘여고 괴담 두번째 이야기’로 데뷔하여 그동안 다양한 연기를 선보인 김민선이 사랑과 예술에 온 몸을 던졌던 조선의 천재화가 신윤복에 도전한다. 영화 ‘미인도’의 신윤복은 그림을 위해 남자로 살기를 택했으나 사랑 앞에서는 여자이길 원했던 비극적 운명의 캐릭터다. 김민선은 자유롭고 당찬 천재 화가 신윤복의 모습과 여인 신윤복의 이면을 보여주며 한층 성숙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미인도’는 3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식객’ 전윤수 감독의 차기작으로 올 가을 개봉예정이다. 사진 = SBS(비밀의 화원, 좌), 예당엔테테인먼트 (미인도, 우)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특별기고]구효서가 본 릴레이 집회 현장

    [특별기고]구효서가 본 릴레이 집회 현장

    72시간 릴레이 집회 첫날인 5일 오후 여덟 시, 덕수궁 대한문 앞 시위현장에 도착했다. 이미 촛불의 물결이 도로를 뒤덮고 있었다. 차량이 사라진 도로 위에서 신호등은 저 혼자 껌벅거렸다. 대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멘 여고생들의 ‘고시철회 협상무효’ 구호가 유난히 높았다. 어린 자녀를 대동한 부모들, 양복 입은 30대,A4용지 크기의 피켓을 들고 혼자 묵묵히 서 있는 40대…. 몇 대의 유모차가 보였다. 몇 명이나 모였는지 시위현장에서는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다. 앞과 끝이 안 보였을 뿐 아니라, 앞과 끝이란 게 없어 보였다. 유난히 카메라가 많았다. 휴대전화로 자신의 시위장면을 셀프 카메라로 찍었고, 이른바 시민기자의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가 쉴 새 없이 번득였으며, 기성 언론사의 취재차량과 묵직한 촬영기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어떤 이는 목에다 자신의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를 한꺼번에 걸고 있었다. 왠지 그의 눈이 다섯 개인 것만 같았다. ●‘쇠고기 수입 반대´는 하나의 계기일 뿐 9시쯤 시위대는 행진을 시작했다. 남대문과 한국은행을 거쳐 종각을 돌아 광화문 네거리에 집결했다. 한국은행 앞에서는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시위대의 구호에 호응하기도 했다.80년대의 시위 현장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구호와 노래가 다양하지 않았으며 일사불란하지도 않았다. 전투적이지도 않았다. 행진 도중에도 여기저기서 밝은 웃음소리가 터졌다. 거의 모두 웃는 얼굴들이었다. 시위대 한복판에 떡과 찰옥수수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많았다는 것도 퍽이나 달라진 풍경이었다. 현장에서 선동과 배후의 느낌은 감지되지 않았다. 누군가에 의해 양초와 피켓이 주어지고, 무대차량에서 구호가 선창되기는 했지만 집회인파가 조직적으로 동원되거나 움직인다는 인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누군가의 일방적인 지시와 선동에 의해 한쪽으로 와! 쏠려버릴 인파가 아니었다. 23%를 약간 상회했던 지난 4일의 재보선 투표율,46%의 지난 총선 투표율,63%의 지난 대선 투표율.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이었던 것으로 보였던 국민들이 갑자기 무엇 때문에, 어디서 뛰쳐나온 걸까. 전적으로 잘못된 쇠고기 협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사실은 너무도 그 속성을 잘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집회에서는 정치권 자체가 철저히 소외당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눈치를 보며 겨우 한 자리 끼어드는 형국이다. 분명한 것은 요즘 정국에서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는 것. 투표율에서도 보여지듯이 국회의원이든 대통령이든 온당한 권력의 정통성 혹은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했다. 압도적인 48.7%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출범 100일 만에 퇴진 구호의 대상이 되었다.50%에 가까운 득표를 했지만 전체 투표인구의 30% 지지밖에 얻지 못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거나 무시한 까닭이다. 그래도 현 제도 하에서 대통령은 대통령이고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은 게 아니라 ‘제도´가 뽑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근대 공화제의 금과옥조인 ‘민주주의´라는 현행 제도의 불합리성은 투표에 의해 당선된 ‘대표´들의 만연한 부도덕과 무능만으로도 충분히 입증된다. ●시위현장 여과없이 무차별 생중계 이번 시위의 특징 중 하나가 시위현장의 무차별 생중계다. 무차별이라는 것은, 그동안 제도 언론에 의해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통제되고 관리되었던 정보와 사실이 아무런 차이와 여과 없이, 즉 언제 어디서나 즉각적으로 생산 유통된다는 뜻이다. 요즘이라면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막을 방법이 없다. 제도를 벗어난 생생한 정보와 사실에 의해 촉발되는 엄청난 파급효과는 이제 더 이상 구제도로써는 관리하고 통제할 수 없다는 반증 아닌가. 자유주의 대 평등주의, 신보수 대 신좌파의 대립도 아닌 것을, 아직도 그러한 잣대로 분석하고 대처하려는 구태가 꾸물거리는 사이, 옛날의 군중도 대중도 아닌 지금의 ‘흐름’은 누가 시키지도 말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새 지평을 향해 날렵한 탈주를 시작했다. 소설가 구효서
  • ‘즐기는 시위’에 모두 빠진다

    ‘즐기는 시위’에 모두 빠진다

    시민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1주일 전 경찰의 폭력진압에 맞섰던 분노에 찬 흥분이 아니라,‘기분좋은 흥분’이었다.6일 촛불집회에서 만난 회사원 송모(27)씨는 “72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시위가 재미있어 자리를 뜨지 못하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가장 이목을 끈 것은 이영용 한국드럼서클협회 회장이 주도한 북연주. 이 회장은 ‘짐베’라고 불리는 아프리카 북을 비롯해 50개의 북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미국산 쇠고기 축제(?)’를 즐겼다. 회사원 김진영(33·여)씨는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투쟁’을 외치는 게 시위의 전형이라 생각했는데,‘즐거운 시위’를 할 수 있다는 게 무척 신기하다.”고 말했다. ●음악가는 연주·화가는 현장 화폭에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급조된 음악밴드 ‘시민악단’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트럼펫과 색소폰, 기타 등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시민들이 시위 현장에서 음악을 연주하자는 한 네티즌의 제안으로 악단을 만들었다. 북을 연주하는 대학생 문정석(20)씨는 “구호만 외치기엔 목이 아프고 심심해 음악의 힘이 필요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미술가들도 나섰다. 서양화가 김성룡(42)씨와 이선일(42)씨는 텐트를 치고 3박4일 촛불시위의 대장정을 이어갔다. 김씨는 “1992년 소 파동 당시 ‘누운 소’라는 그림이 좋은 평가를 받아 그 인연으로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위 현장을 그림으로 담고 있다. 한밤중의 도심은 공원으로 변했다. 가족과 함께 나온 시민들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돗자리를 깔고 시위를 즐겼다. 한 손에는 ‘쇠고기 재협상’ 피켓을, 다른 한 손에는 김밥을 들었다. ●한밤 도심은 ‘시위 나들이´ 가족공원 대학생들은 기차놀이를 했고, 경찰 옷을 입고 손수레 감옥을 끌고 다니면서 ‘탄압 퍼포먼스’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시민들은 차벽 너머로 빵을 던지고 의경들은 이를 받으며 마음을 나눴다. 여고생들은 “의경 오빠의 잘 생긴 얼굴 좀 보여달라.”고 외쳤다. 김현미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의 시위는 위계화된 방식으로 정치적 표현이 이뤄지고 ‘선봉대’,‘사수대’처럼 역할이 나뉘어졌다.”면서 “그러나 이번 촛불집회는 “유머러스하고 소박한 정치 표현을 통해 과거 집회의 한계인 ‘과도한 엄숙주의’를 탈피, 집회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두 문제 소녀의 실크로드 모험기

    두 문제 소녀의 실크로드 모험기

    ‘독서논술’ 어쩌고 하는 수식어의 강박이 없는 책을, 서슴없이 펼쳐들 수 있는 강심장 청소년이 얼마나 될까. 사심없이 독서할 여유가 많지 않은 청소년 독자들에겐 ‘재미’가 완벽하게 보장된, 때때론 청량제 같은 읽을거리가 절실하다. 빵빵하게 부푼 풍선에 올라탄 듯 마음 설레게 하는 제목 ‘하이킹 걸즈’(김혜정 지음, 비룡소 펴냄)라면 괜찮다. 청소년들이 읽는 글이니까 이래야 한다는 따위의 금기는 애초에 없다. 그들이 하고 싶은 말, 날생 그대로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 작정하고 그들 편이 돼본 소설이다. 주인공 은성, 보라는 흔히 말하는 ‘문제아’들이다. 가출을 밥먹듯 하다 결국 1년을 유급당한 고등학교 1학년생. 욱 하면 주먹부터 나가니 누가 ‘단순무식 날라리 여고생’이라 비웃어도 할 말이 없다. 보라는 또 딴판이다. 새침한데다 소극적이어서 친구들에게 늘 왕따를 당했고, 그 스트레스를 남의 물건 훔치기로 풀다가 그만 들키고 만다. 이야기 소재나 표현에 사실감을 최대한 불어 넣었다는 게 맨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의 장점이다. 속도감 넘치는 상황전개도 10대 독자들에겐 아주 매력있다. 천만다행히도 은성과 보라는 소년원에 들어가는 위기를 모면한다. 때마침 청소년보호센터와 검찰이 청소년 재활프로그램으로 마련한 실크로드 도보여행에 참여할 기회를 얻은 덕분이다. 실크로드 도보여행 길에 이미 들어선 둘의 이야기로 책은 운을 뗀다.“짜증나 정말. 도대체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 거예요?” 무슨 불만이 그리 많은지, 투덜투덜 가시돋친 말들을 쏟아내는 은성 덕분에 찜통 사막여행길은 조용할 새가 없다. 30대인 미주 언니의 인솔 아래 하루 8시간을 꼬박 걸으며 강행군하는 도보여행은 끔찍하게 고생스럽기만 할 뿐이다. 우루무치 공항에서 출발해 우루무치, 투루판, 하미, 둔황까지. 일절 탈것을 이용하지 않고 걷기만 해야 하는 여행길이니 오죽할까.1200㎞를 70일 동안 답사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두 문제아 소녀는 조금씩 세상과 화해한다. 영화로 치면 로드무비 같은 소설이다. 깡패를 만나 위기에도 빠지고,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해도 행복해 보이는 유목민들을 만나고, 조선족 가이드와 얘기하다 난생 처음 자신들의 꿈을 비춰보기도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로 우연히 만나 70일 동안 한배를 타는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소설의 질감을 한결 더 생생히 살려나간다. 비룡소가 한국 청소년문학 지원을 위해 제정한 ‘블루픽션상’ 제1회 수상작.9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고]

    김이배(한국외대 서반아어과 명예교수ㆍ아시아서어서문학회 회장)씨 별세 종섭(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종훈(김종훈플러스치과 원장)은경(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씨 부친상 김한상(경희대 국제캠퍼스 부총장)씨 빙부상 31일 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2072-2091 심우성(IT타임스 기자)씨 부친상 31일 서울보훈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2)483-3320 유영수(전 금천세무서장)씨 모친상 이광헌(전 분당초 교장)이범우(사업)씨 빙모상 1일 충남 서산의료원, 발인 3일 오전 9시 (041)668-6195 송해영(롯데정보통신)주영(디지털데일리 기자)씨 부친상 1일 서울의료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3430-0299 황갑성(전 전주공업대 교수)태성(수원과학대 〃)의준(완산여고 교사)미숙(학동초 교사)씨 모친상 정찬민(사업)전경희(〃)씨 빙모상 1일 전북대병원, 발인 3일 오전 10시 (063)250-2441 김상엽(순복음 영산교회 목사)대엽(대우증권 성동지점 차장)씨 부친상 1일 대구의료원, 발인 3일 오전 6시 (053)560-7485 김영훈(미국 코넥스 대표)종훈(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세훈(중국 청도 현대조선 유한공사 부사장)씨 모친상 현준(현대자동차 기획실)씨 조모상 김인섭(일본 KS프로젝트 대표)씨 빙모상 2일 건국대병원, 발인 5일 오전 6시30분 (02)2030-7901 이종헌(경일대 교수)씨 부친상 김은석(한솔제지 부사장)씨 빙부상 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410-6927 임병규(국회사무처 관리국장)씨 모친상 2일 서울위생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2)2210-3426 유진우(동남보건대 교수)인석(사업)삼석(이현 대표)현숙(오성교육 〃)씨 모친상 2일 전북 정읍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63)530-6703 조규석(닥슨 대표)씨 부친상 이선희(박홍근홈패션 대표)씨 시부상 2일 경희의료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958-9548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간호사 탄생 100년’ 대한간호협 신경림 회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간호사 탄생 100년’ 대한간호협 신경림 회장

    환자와 간호사, 흔히 애증의 대상이라고도 한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건강하든 안하든 적어도 한번 이상 간호사와 만난다.‘응애∼’ 하고 세상에 태어날 때에도 간호사의 손길이 먼저 닿고 성인이 되어 건강진단을 받을 때에도 그렇다. 어디 이뿐이랴. 질병치료를 위해 입원했을 경우, 환자가 의사를 볼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단 2∼3분이라면 간호사는 24시간 만나게 된다. 하루종일 병상에 누워 있는 환자는 간호사에게 무엇이든 다 해달라며 의지하게 된다. 간호사는 이런 환자를 짜증보다는 사랑으로 보살펴야 한다. 미우나 고우나,“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라는 나이팅게일 선서처럼…. 최근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과 함께 직장인(자영업자 포함) 1158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전문직으로 이·전직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던 것. 결과, 전체의 58.2%가 전문직으로의 진출을 희망했다. 그러면서 희망 전문직 분야는 공무원(17.7%)이 1순위, 그 다음 IT(14.4%), 부동산(13.4%), 재무·회계(8.5%), 금융(8.0%), 레저(6.7%), 간호사(5.8%) 등이 상위에 올랐다. 법률 분야인 경우 2.5%에 그쳤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바로 간호사.‘백의의 천사’로 불리며 한때는 여학생들 대부분이 꿈을 꾸었던 선망의 대상이었다.1960∼70년대 산업발전의 역군이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박봉과 힘든 근무여건 등으로 차츰 인기도가 떨어졌다. 병원마다 간호사 부족현상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그 매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 실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최근들어 의료소송 매니저, 보험심사, 항공전문, 보건교사 등으로의 영역확대가 그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될 경우 정년에 관계없이 일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분야의 간호사 창업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올해로 ‘근대 간호사 탄생 100년’을 맞는다. 우리나라에서 ‘간호(nursing)’라는 어휘는 1903년 보구녀관(保求女館)에 ‘간호부 양성소’가 국내 처음 개설되면서 사용됐다. 서울 정동에 있던 보구녀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전용 병원으로 이화여대병원의 전신이다. 여의사 하워드(Miss Meta Howard)와 여러 선교사 등이 조선시대의 남녀 차별 관습을 보고 ‘여성병원’의 필요성을 적극 주장했고 명성황후가 1887년 ‘보구녀관’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간호부 양성소가 설치된 지 5년 만인 1908년 11월 5일 마침내 서양식 교육 시스템에 의해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김마다(金瑪多)와 이그레이스 두 사람, 우리나라 최초의 ‘간호사’로 기록된다. 지난 100년 동안 명칭도 몇번 바뀌었다.1907년 서울대병원의 전신인 ‘대한의원’에도 간호부 양성소가 설치됐는데 보구녀관처럼 역시 ‘간호부(看護婦)’라고 칭했다.8·15광복 이후에는 ‘간호원(看護員)’이라 하다가 1987년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간호사(看護師)’라고 부르게 됐다. 여성을 뜻하는 ‘부(婦)’를 ‘원(員)’으로 바꾸면서 남녀의 성(性)을 허물었고 다시 ‘모범이 되어 남을 이끈다’는 사람, 즉 ‘선생’이란 뜻을 넣어 ‘사(師)’가 됐다. 오늘날 전국에는 25만 간호사들이 ‘백의 천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남자 간호사는 500여명.‘간호사 100년’을 맞아 대한간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신경림(54) 이화여대 교수를 만났다. 신 회장은 이화여대 간호학과를 나와 1976년부터 15년 동안 한국과 미국에서 현장 간호사로 활동하다가 1992년부터 대학 강단에 섰다. 지난 3월 대한간호협회 회장에 선출됐으며 한국간호평가원 이사장과 대한간호복지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 근대 간호사 탄생 100년입니다. 그동안 세월만큼 많이 발전했지요. “서양식 간호의 개념은 1903년부터 시작됐고 우리나라 간호사 1호가 탄생된 지는 꼭 100년이 됩니다. 오늘날에는 매년 1만 2000여명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협회에 등록된 회원과 비회원 모두 합쳐 25만명 정도 됩니다. 전국에 17개지부가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요. 협회도 올해 85주년이 되는 경사를 맞고 있습니다.” ▶ 양적으로 과거에 비해 간호사가 많이 배출되고 있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부족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임상현장에서 일하는 인력은 13만 5000명에 불과합니다.3교대, 잦은 야근, 적은 보수 등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그만두는 간호사가 많습니다. 각 병원마다 간호사가 충분히 확보되면 환자들은 당연히 수준 높은 간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요. 결혼하는 간호사들을 위한 보육시설이라든가 근무환경 등을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서울아산병원과 강남성모병원만 하더라도 곧 1000병상 이상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또다시 지방이나 중·소병원의 간호사들을 흡수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일부 병원의 간호사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됩니다. 현재 협회에서 중소병원지원육성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입니다.” ▶ 요즘같은 취업난이 계속되면 전문직 간호사가 점점 더 선호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면 분명 간호사들의 역할이 더욱 많아집니다. 또 보건교사 등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인 경우 정년퇴직 후에도 얼마든지 창업을 할 수 있는 일들이 생겨나지요. 청년실업 등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간호사는 분명 다시 전문직으로 인기를 얻을 것입니다.” ▶ 현재 간호사 면허는 어떻게 취득하나요. “3년제 대학의 전문과정을 거쳐야 간호사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도 전문직 간호사를 희망하지만 다시 3년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도 대학원 교육으로도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흡수해 줘야 간호 서비스와 의료발전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전문 간호사 및 지역사회의 건강간호사 등 다문화 사회에서 그 역할이 날로 증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1960∼70년대 우리나라 산업역군으로 독일에 파견된 간호사는 지금 얼마나 되는지요. “당시 10년 동안 1만여명이 파견됐으며 현재 약 5000명 정도 독일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래서 오는 10월 파독(派獨) 간호사들을 국내에 초청, 여러 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또 한국간호는 아시아 간호의 리더로 성장해 왔고 이제는 전 세계로 활동무대를 넓혀야 할 때입니다. 특히 국제간호협의회(ICN),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연합(UN)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간호가 중심적 역할을 하도록 기반을 다질 예정입니다.” 신 회장은 임기 2년 동안 ▲간호사 부족문제 해결 ▲간호사 상위직 공무원 증원 ▲간호사 성공 창업시대 ▲임상교수 제도 도입 ▲보건교사 정교사화 ▲간호교육 일원화 기반조성 등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북 부안 출신인 신 회장은 3대째 이어온 한의사 집안에서 자랐다. 큰아버지는 1974년에 작고한 신석정 시인이다. 부안여중 동기동창 중에는 조선대학병원 간호부장이 같은 분야에 종사하고 있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부인이 중학 동기. 신 회장은 여성 전문직으로 간호사가 매력이 있다고 여겨 이화여대 간호학과에 진학했다.1976년 대학졸업후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있던 중 미국으로 건너갔다. 언어장벽 등으로 초창기에는 고생도 많이 했지만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게 여겼던 치매환자를 접하면서 큰 충격을 받아 교육학까지 공부하게 됐다.1992년 컬럼비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현장과 강단을 오가며 많은 논문과 저서를 펴냈다. 슬하에 의과대학에 다니는 아들 하나를 두었으며 남편도 의료계통에서 일한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4년 전북 부안 출생 ▲72년 덕성여고 졸업 ▲76년 이화여대 간호학과 졸업, 동 대학병원 간호사. ▲77년 미 시카고 루스벨트,LA-USC 메디컬센터 간호사 ▲89년 미 컬럼비아대 대학원 간호교육학과 졸업 ▲92년 컬럼비아대 교육학 박사 ▲92∼2001년 이화여대 간호과학대 강사·조교수·부교수 ▲96년 동 대학 교학부장 겸 학과장. ▲2000년 서울시여성위원회 위원. ▲02∼04년 세계여성건강연맹 회장 ▲06년 이화여대 간호과학대학장 겸 간호과학연구소장 ▲06∼현재 복지부 의료법 전면개정 실무작업반 간호협회 대표 ▲07∼08년 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장 ▲08년∼현재 대한간호협회 회장, 대한간호복지재단 이사장, 한국간호평가원 이사장 ●주요 저서 질적 간호연구, 간호진단과 중재, 가족건강과 간호, 최신 임상 메뉴얼 등
  • 「서울시 교육연구원」김필란양-5분데이트(146)

    「선데이서울」이 마련한 직장여성을 위한 수영 강습회(8월 2일~9일)회원중 반짝 눈에 띄어 표지 아가씨로 뽑힌 김필란(金畢蘭)양은 신촌에 자리잡은 교육연구원(시교육위원회산하) 서무과「타이피스트」. 50년생. 경북안동이 고향. 안동여고를 마치고 집에서 놀다 작년 5월에 들어갔는데『이제는 일에 자신이 붙었다』며 조금 자랑스러운 표정. 『일주일동안 배영과「크롤」2종목을 끝냈어요』 수영은 전혀 할 줄 몰랐는데 이제는 50m정도는 거뜬히 헤엄칠 수 있는 우등생. 하루중 가장 즐거운 시간은 비슷한 또래의 직장친구들과 도시락을 펴놓고 먹는 점심시간. 월급을 타면 우선 반은 적금을 붓고 나머지로 용돈을 쓴다는 빈틈없는 아가씨. 『집에서는 벌써 혼인 말이 오가나봐요. 그렇지만 2~3년은 더 있다 가야지요』 [선데이서울 71년 8월 22일호 제4권 33호 통권 제 150호]
  • ‘그녀는 예뻤다’ 최익환·최승원 감독

    ‘그녀는 예뻤다’ 최익환·최승원 감독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하고 싶어요. 실물보다 애니메이션이 더 나은 것 같은데요.”(강성진) “처음엔 의아했어요. 어차피 애니메이션을 할 거면 저희 얼굴을 쓰시고 목소리만 녹음해서 입히면 되지 왜 그런 힘든 작업을 하나 싶었죠. 그런데 사람 냄새만이 주는 감수성이 있더라고요.”(박예진) 영화 ‘그녀는 예뻤다’의 별난(?) 시도는 이런 수식어로 설명된다.‘국내 최초 애니그래픽스 영화’.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늘 박스오피스에서 잔혹사를 써왔다. 하지만 이번 ‘그녀는 예뻤다’의 질감은 좀 다르다. 실제 배우-김수로, 강성진, 김진수, 박예진-들의 연기를 찍은 촬영본을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그리고, 색을 칠했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날것 그대로의 현장음을 덧씌웠다. 이름하여 로토스코핑(rotoscoping)기법. 분명 만화 주인공이 말하고 있는데 그 얼굴, 그 목소리만은 너무도 익숙하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아찔한 경험을 스크린에 올린 사람이 있다.‘여고괴담4’의 최익환(사진 왼쪽·38) 감독과 최승원(오른쪽·36)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짱구’‘이웃집의 야마다군’을 보면 애니메이션인데 더 현실적인 느낌이 들어 마음이 가빠지는 경험을 하곤 해요. 그게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작업이 디지털이지만 더 아날로그적이고 만화지만 현실감을 배가시키는 데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죠.” 최익환 감독이 시나리오 단계부터 애니메이션을 마음에 품은 이유다. 감독들은 2년간의 제작과정의 어려움을 ‘노가다’라는 말로 요약했다.“제작사 이름이 DNA프로덕션인데 ‘디지털 노가다 애니메이션’이라고 농담할 만큼 정말 힘들었죠. 다 손으로 일일이 그리는 작업이었으니까요.” ‘그녀는 예뻤다’는 2006년 1월에 시작해 지난해 12월 끝냈다. 촬영기간은 고작 한 달. 그러나 편집보다 더 무서운 ‘애니메이션 작업’이라는 험준한 산맥이 기다리고 있었다. 꼬박 20개월간 140명의 애니메이터가 매달렸다. 산학협동 방식으로 건국대, 홍익대 등 5개 대학의 학생들과 교수, 일반 전문가 20여명이 뭉쳤다. “사람마다 그림 그리는 게 다르게 나오니 2년간 하나의 스타일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서 하다하다 버린 장면도 있죠.”(최승원) 촬영도 일반 영화와 달랐다.‘그녀는 예뻤다’ 촬영분에는 카메라와 붐맨(마이크의 붐을 조정하는 음향기술자)이 마치 배우처럼 나온다. 실제 촬영분을 보니 영화의 주인공은 붐맨이라고 농담할 정도로 붐맨이 제일 많이 등장했다는 것. 원래 애드리브에 능한 배우들에, 현장 분위기까지 자연스러우니 애니메이션에선 부릴 수 없는 현장감과 즉흥성이 살아났다. 얼굴의 표정과 그 표정이 드러내는 감정도 실제보다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애니메이션이 모든 얼굴의 근육을 다 표현하지 못하고 핵심적인 윤곽선이나 표정을 그려주는데 이게 단순화되니 그 특징들이 더 잘 살아나는 거죠. 외려 배우들의 모습을 잘 포착해 주는 기능이 있어요. 어색한 모습을 지워주는 거죠.”(최익환) 제작진은 처음 로토스코핑 기법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웨이킹 라이프’‘스캐너 다클리’를 제작한 미국의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에 문의했다. 이미 로토스코핑 프로그램까지 개발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 이 회사는 자신들에게 작업을 맡기라 했다. 그러나 감독은 고사했다. 우리끼리 해보겠다는 결심에서였다. 한장 한장 그리는 고단한 작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영화 ‘와니와 준하’의 도입부가 로토스코핑 기법을 썼는데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이 영화가 최초예요. 모든 게 처음 해보는 거라 나오는 걸 보면서 저희 스스로도 ‘아, 이렇게 나오는구나.’라며 놀라기도 했죠. 실사를 그림으로 고쳐 표현이 다양해지고 풍부해졌다는 평가를 들으면 좋겠어요.”(최승원) “미국의 동물 애니메이션도 아니고,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스타일도 아닌 우리만의 독특한 애니메이션이 나온 것 같아요. 말 그대로 ‘노가다의 힘’이죠.”(최익환)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女중고생 흡연율 성인여성 1.6배

    女중고생 흡연율 성인여성 1.6배

    여중·고생이 성인 여성보다 담배를 1.6배나 많이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2학년부터 성인을 추월하는 여성 흡연율은 고등학교 3학년생의 경우 성인 여성의 2배를 훌쩍 뛰어 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2005∼2007년 중고생 8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서 이같이 드러났다고 30일 밝혔다. ‘세계 금연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여중·고생의 평균 흡연율은 9.0%로 성인 여성(19~64세)의 평균 흡연율 5.5%를 1.64배 웃돌았다. 학년별로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 5.2%로 성인 여성보다 낮았지만 6.4%를 기록한 2학년부터 성인 여성의 평균 흡연율을 앞서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은 8.3%, 고교 1학년은 10.4%, 고교 2학년은 11.3%, 고교 3학년은 13.2% 등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여중·고교생의 흡연율도 증가했다. 특히 여고생들은 성인 여성보다 평균 2배가량 흡연 비율이 높아 여성 흡연자의 증가 추세를 반영했다. 반면 남녀를 합친 통계에선 고등학생의 흡연율이 매년 소폭 감소 추세를 보인 반면 중학생의 흡연율은 매년 늘어났다. 고교생의 경우 1학년은 지난해 흡연율이 16.3%로 2년 전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2학년(18.5%)과 3학년(19.7%)도 각각 1.3%포인트,0.6%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중학생은 1학년이 0.2%포인트(5.7%→5.9%),2학년 0.7%포인트(8.4%→9.1%),3학년이 1.9%포인트(10.3%→12.2%)씩 증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거리행진 무차별 연행 잣대 도마에

    거리행진 무차별 연행 잣대 도마에

    ‘광우병 쇠고기’에 반대하는 거리행진과 경찰의 강제해산이 이어지면서 경찰의 무차별적인 연행 과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27일 새벽 서울 종각 인근에서 거리 행진을 하던 시위대 700여명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29명을 연행했다. 첫날 37명, 둘째날 32명을 합치면 모두 98명이 연행됐다. 서울경찰청은 연행 기준에 대해 “해산 경고에 응하지 않고 극렬하게 저항한 사람만 연행했으며 가만 있던 사람은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연행된 29명 가운데 단순히 구경만 하다 붙잡힌 여고생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구금된 S여자실업고등학교 3학년 A(18)양은 이날 서울신문 취재팀과의 면회에 응해 “예전 촛불 집회에는 3차례 정도 참가한 적이 있지만 연행 당시에는 그냥 구경만 했다.”면서 “나는 주동자도 아니고, 극렬 저항자도 아니고, 단순히 도로에 서 있었을 뿐인데 마구잡이로 붙잡아왔다.”고 주장했다.A양은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촛불집회 주동자가 누구냐.’,‘나오게 한 배후자가 있느냐.’고 묻더라.”면서 “누가 시킨다고 나오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꼬집었다. 이 여학생은 구금 11시간 만에야 풀려나 제 시간에 등교하지 못했다. 경찰은 앞서 26일 새벽에도 신촌 오거리 인근을 지나가다 경찰이 시위대의 한 여성을 강제로 끌고가는 것에 항의하던 휴학생 김모(26)씨를 다짜고짜 연행해 양천경찰서에 구금했다. 하지만 경찰은 26일 밤 첫날 연행했던 37명 가운데 먼저 훈방한 고교생 1명을 뺀 36명을 불구속 입건키로 하고 전원 석방했다. 때문에 경찰이 강제구금 시한인 48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시위대를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고생은 경찰 조명차 앞에 앉아 일어나지 않고 극렬하게 저항해 어쩔 수 없이 연행했다.”면서 “시위대가 인도와 도로를 오가며 인도에서 잡히면 시위대가 아니었다는 식으로 변명하는 고도의 전략을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재훈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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