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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문턱서 누구나 즐기는 발레·오페라 페스티벌 풍성

    가을 문턱서 누구나 즐기는 발레·오페라 페스티벌 풍성

    8월 말부터 오페라와 발레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 줄줄이 열린다. 비교적 쉬운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관람료를 저렴하게 책정해 ‘어려운 오페라’와 ‘값비싼 발레’라는 벽을 해체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쉽고 감성미 넘치는 발레 국내외 유명 발레단체가 참여하는 ‘2012 서울국제발레페스티벌’이 오는 23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과 예술가의집 등에서 열린다. 23일 개막공연부터 국제발레페스티벌 성격을 제대로 보여준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어떤 죽음’(Petite Mort),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발레단의 ‘칙 투 칙’,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박세은·피에르 아르튀르),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차이콥스키’ 2인무(최영규·권세현), 베네수엘라 CPBC의 ‘파사칼리아’(파비오 핀에이로·파트리시아 엔리케스) 등 다국적으로 준비했다. 세계 발레계의 젊은 무용수들은 24~25일 영스타 클래식에서 만날 수 있다. 박세은과 아르튀르의 ‘아다지오토’, 최영규 권세현의 ‘돈키호테’, 김리회·정영재(국립발레단)의 ‘스파르타쿠스’, 원진호·나대한(한국예술종합학교)의 ‘라 실피드’를 공연한다. 20~50대 무용수들이 꾸미는 ‘발레 2050 프로젝트’는 30일부터 열린다. 현대무용 안무가 정연수는 20~30대 무용수들과 작업한 신작을 내놓고, 독일에서 활약하는 안무가 허용순은 40~50대 무용계 인사들과 호흡을 맞춘 작품을 선보인다. 젊은 감성과 노련한 완숙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이 밖에 창작 발레 신인안무가전, 국내 3대 발레단의 최태지·문훈숙·김인희 단장이 들려주는 명작해설발레,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무용수 강수진의 마스터 클래스도 마련했다. 공연별로 2만~10만원. (02)538-0505. ■젊고 관록 넘치는 오페라 젊고 창의적인 오페라를 올리는 ‘대학 오페라 페스티벌’과 64년의 역사를 가진 조선오페라단의 ‘오페라 페스티벌’이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 ‘대학 오페라 페스티벌’은 예술의전당이 오페라계를 이끌 신진 음악가를 발굴하고 오페라 관객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 2010년부터 3년 프로젝트로 추진한 행사다. 25일부터 새달 12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에는 한양대·국민대·상명대가 관객을 만난다. 한양대는 베르디의 관현악법이 두드러지는 오페라 ‘리골레토’(지휘 최희준·연출 이범로)를, 국민대는 푸치니의 유일한 희극인 ‘잔니 스키키’와 ‘수녀 안젤리카’(지휘 김훈태·연출 정갑균)를 준비했다. 상명대는 많은 오페라팬에게 친숙한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지휘 마이클 쾰러-호프만·연출 최지형)을 공연한다. 1만∼4만원. (02)580-1300. 올해로 창단 64주년을 맞는 조선오페라단은 NH아트홀과 손잡고 23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충정로1가 NH아트홀에서 ‘제1회 오페라페스티벌’을 연다. “수준 높은 오페라를 쉽고 가깝게, 또 비싸지 않게 감상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는 오페라단의 설명대로 프로그램은 많은 사랑을 받는 비제의 ‘카르멘’(연출 최이순)과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연출 김숙영)로 채웠다. 테너 이정원·이동명·김도형·신재호, 소프라노 김희정·정꽃님, 메조소프라노 최승현·박수연, 바리톤 박경준·조영두 등 막강 출연진이 눈에 띈다. 3만~7만원. 1599-2299.
  • “국립극장은 국립단체 작품 많이 올려야”

    “국립극장은 국립단체 작품 많이 올려야”

    “1962년 서울 명동에서 시작한 국립극장은 초기에는 전속 단체 공연을 많이 올렸지만 점차 민간 단체 공연을 보조하는 역할로 옮겨 갔습니다. 국립극장은 우리 국립단체들이 쌓아 온 수준 높은 작품들을 많은 관객에게 보여주는 장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공공극장으로서 제 역할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안호상(53) 국립극장장은 13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9월 5일부터 도입되는 ‘국립레퍼토리 시즌제’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시즌제는 국립창극단을 비롯해 극단, 무용단, 발레단, 오페라단, 합창단, 국악관현악단, 현대무용단 등 8개 국립단체의 대표작을 299일 동안 선보이는 시스템이다. 안 극장장은 “국립극장은 전속 단체를 두면서도 그동안 ‘레퍼토리가 없다’, ‘유료 관객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다.”면서 “양적으로는 부실하지 않은데 내실을 기하는 데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2012~2013 시즌’ 개막작은 국립창극단의 ‘수궁가’다. 안 극장장이 “극장의 레퍼토리는 박물관으로 말하면 (소장) 유물과 같은 것으로 국립극장의 대표적 유물은 바로 이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의미를 두고 있다. 내년 6월 30일까지 이어지는 79개 작품 가운데 무용단의 ‘도미부인’, 국악관현악단의 ‘신(新), 들림’, 발레단의 ‘왕자 호동’, 오페라단의 ‘푸치니의 작은 라보엠’, 극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현대무용단의 ‘아Q’가 대표적이다. 무용단의 ‘그대, 논개여!’와 창극단의 ‘장화홍련’, 시즌 폐막작인 국악관현악단의 ‘소리보감, 동의보감’ 등 심혈을 기울인 신작들도 포함돼 있다. 안 극장장은 시즌제와 함께 극장 대관 정책도 전면 개편한다. 이미 대관 계약이 된 내년 1~2월을 제외하고 시즌제 기간에는 대관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오프시즌(7~8월)과 해설이 있는 공연 같은 관객 중심 프로그램은 예외다. 대관사업이 국립극장 수익의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클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극장 재정자립도와 책임운영기관 평가를 생각하면 무모할 수도 있지만 국립극장의 역할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단호히 말했다. 안 극장장은 또 “5억원도 채 되지 않는 단체별 예산을 통합해 조정하면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기획재정부에 신청해 놓은 별도 예산 20억원이 통과되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올림픽 축구 한·일전 승리 ‘독도는 우리 땅’ 세리머니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올림픽 축구 한·일전 승리 ‘독도는 우리 땅’ 세리머니

    2012 런던올림픽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네티즌들의 관심도 점점 고조됐다. 지난 11일 새벽, 한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을 비롯해 양학선, 장미란, 이대훈 등 올림픽 스타들이 순위를 채웠다. 1위는 한국과 일본에는 결승과도 같은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 이후에 드러난 ‘한 ·일전 일본 반응’이다. 일본 대표팀이 한국팀에 완패하자 일본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2ch에 “오려면 일본까지 헤엄쳐서 와라.”는 등 실망스러운 목소리와 “분명한 힘의 차이가 느껴졌다.”면서 한국 축구를 인정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한 ·일전과 관련, 경기가 끝난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응원판을 들며 승리 세리머니를 한 박종우도 10위에 올랐다. 이날 박종우의 행동에 대해 일본이 반발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메달 수여를 보류하고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어 런던올림픽 관련 순위로, 남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한국에 안겨준 양학선이 4위, 여자 역도 경기 후 눈물의 인터뷰를 한 ‘국민 역도선수’ 장미란이 6위, 이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태권도 사상 최연소 그랜드 슬램 달성에는 실패한 이대훈이 9위에 올랐다. 2위는 ‘대통령 독도 방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을 닷새 앞둔 지난 10일 독도를 방문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대한민국 대통령 독도 방문으로, 일본은 이번 방문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강력 하게 반발하고 있다. ‘멤버 왕따설’의 중심에 있는 여성 아이돌그룹 티아라의 왕따 해명 영상이 3위다. 왕따 피해자로 알려진 멤버 화영과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 담겨 있어 사건 진위를 두고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5위는 지난 9일 런던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준결승 경기 중계 도중 갑자기 스튜디오로 화면이 전환된 ‘KBS 방송사고’, 7위는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지칭하는 은어 ‘우유주사’를 거론해 관심이 쏠린 ‘사체 유기 의사 문자’, 8위는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른 싸이가 새 버전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강남스타일 2탄’이 올랐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KBS ‘위력’ SBS ‘호평’ MBC ‘쓴맛’

    KBS ‘위력’ SBS ‘호평’ MBC ‘쓴맛’

    2012 런던올림픽 폐막과 함께 지상파 방송 3사의 올림픽방송 성적표도 윤곽을 드러냈다. 각자 올림픽방송 시청률 1등을 목표로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결과에서는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다. 눈에 보이는 평가지수인 시청률 면에서는 KBS가 위력을 보였다. AGB닐슨미디어 조사에서 KBS는 12일까지 방송사별 올림픽 경기 시청률 상위 10개를 싹쓸이했다. 국민의 관심도가 큰 축구에서 한국 대 멕시코전(예선), 브라질과의 준결승전, 일본과의 3·4위전까지 중계권을 따내며 재미를 봤다. 멕시코전은 방송사별 시청률 30%를 넘겼고, SBS와 공동 중계한 한·일전은 새벽인데도 전국 기준 시청률 33%를 기록했다. 예선 단독 중계를 맡은 양궁과 공동 중계 종목인 리듬체조도 좋은 성적을 내면서 KBS의 상위권 싹쓸이에 힘을 보탰다. 포털사이트 다음이 지난 4~7일 진행한 인터넷 투표에서 올림픽 중계가 가장 만족스러운 방송사로는 SBS가 꼽혔다. 투표에 참여한 1만 2000여명 중 53.2%가 SBS를 선택했고, KBS는 22.9%, MBC는 6.6%를 얻었다. SBS 호평의 일등공신은 참신한 기획물과 철저한 사전준비로 분석된다. 특히 선수들의 미니 다큐멘터리는 꼼꼼한 준비를 돋보이게 했다. 반면 MBC는 시청률에서 쓴맛을 보고, 논란과 비난도 끊이질 않았다.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은 KBS 2TV에 약 4%포인트 밀렸고, 영국과의 8강전 역시 SBS보다 5% 포인트 낮았다. 수영에서 심혈을 기울였으나 박태환의 자유형 400m와 200m 결승전은 공동 중계한 SBS에 2% 포인트 넘게 밀렸다. 파업으로 숙련된 인력이 제작에서 빠진 MBC는 곳곳에서 ‘구멍’이 드러났다. 부적절한 발언으로 개막식을 시작하더니 관심 종목인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무리한 인터뷰가 이어졌고, 조작 방송 등으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시 읽어주는 사회교사 노영민 첫 시집 ‘어떤 도둑’ 펴내

    “무얼 바라세요?/ 저는 애기똥 누는 거랍니다”(‘애기똥풀’) 소박하고 편하다. 부산 신정고에서 ‘시 읽어주는 사회선생님’으로 유명한 노영민(56) 교사가 낸 첫 시집 ‘어떤 도둑’(호밀밭 펴냄)은 그가 20여년간 보고 겪은 교실 안팎의 일상이다. ‘벚꽃 학교’와 ‘학교’, ‘대책 없이 나를 바라본다’에서는 학교와 학생을 향한 절절한 애정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늙은 은행나무’나 ‘바짓가랑이를 적시는 비를 사랑하는 법’에서는 매일 115번 절을 한다는 시인의 달관이 느껴진다. 가끔 세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도 한다.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대량 해직사태가 벌어졌을 때 교직을 떠났다가 1994년 금정여고에 복직한 뒤에도 시인은 세상을 걱정하는 시선을 거두지 못한 듯하다. “‘운동’이라는 말, ‘노동, 투쟁, 싸움’이라는 말/ 나는 겁나데/ 모임 장소를 옮길 때마다 쓰던 ‘비선’이라는 말도/ 나는 겁나데”(‘지는 하늘을 날고 나는 땅에서 빌빌거리고’ 중)로 시작하는 3부의 작품들은 이 시대의 고민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맨홀’에 갇힌 청소년, 혼자서 구원의 빛 찾을 수 있을까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아이들이 축구를 한다. 평범해 보이지만 사고 친 아이들을 보호하는 ‘한마음 청소년 센터’의 낮 풍경이다. 골키퍼를 보고 있는 열아홉 살 ‘나’ 역시 평범해 보이는 가정에서 자랐다. ‘내’가 열여덟 살 때 아버지는 화재 현장에서 열여섯 명의 목숨을 구하고 스러져 소방 영웅이 됐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매일 밤 폭력을 휘두르며 집을 “불길 속 공포로 몰아넣은” 악인이었다. 박지리의 청소년 소설 ‘맨홀’(사계절 펴냄)은 악마 같은 아버지를 죽이는 장면을 여러 번 상상했던 소년이 아버지가 죽은 뒤 1년 동안 겪은 감정변화를 담담하게 그린다. ‘나’는 아버지만 사라지면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엄마는 병에 걸린 듯 수척해졌지만 일단 폭력이 사라졌으니 괜찮다. 집을 나갔던 누나도 돌아왔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분노가 끓어오른다. “아무리 싫어해도 아버진 우리 아버지야.”(33쪽) 아버지에게 맞은 세월이 부지기수인 엄마의 전용 넋두리이자 누나가 가장 혐오했던 말을 이제는 누나가 하고 있다. 엄마는 감사패와 훈장을 끌어안고 있다. 죽은 아버지의 존재를 갑자기 미화하는 엄마와 누나를 향한 분노가 인다. “그 사람이 했던 짓을 똑같이 하는구나… 닮은 얼굴로”(71쪽) 남자를 만나고 온 누나를 향해 다짜고짜 소리를 내지른 ‘나’를 향해 던진 누나의 말에 얼어붙었다. 누나와 ‘내’가 몸서리치게 싫어했던 그 말이 꽂히는 순간, ‘나’는 변화를 깨달았다. 분노와 증오에 휩싸인 ‘나’는 새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파키’라고 부르던 외국인 노동자 한 명을 살해하고 말았다. 어떤 욕구가 솟구쳤다. “그래, 난 한 번쯤 인간을 이렇게 패 보고 싶었어. 나만 늘 병신같이 당하란 법은 없으니까.”(226쪽) 유능한 변호사 덕에 ‘나’는 아버지를 잃은 충격 탓에 살인한 것으로 포장돼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관대한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살인적인 폭력에 시달렸던 ‘나’는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는 그저 살인자일 뿐이다. 청소년소설 ‘합★체’로 2010년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글을 쓰는 동안 우리가 사는 곳이 무수히 많은 맨홀들로 덮여 있는 것을 보았다. 이 소설은 그 많은 맨홀들 중 하나의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소설 속 ‘맨홀’은 주인공이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누나와 숨어든 안식처인 동시에 자신이 죽인 외국인 노동자 시체를 감춰둔 곳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죽은 후 맨홀을 찾지는 않았지만 소년의 삶은 맨홀의 연속이다. 소년은 벗어나려는 의지가 부족해 맨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인가. 구원의 빛은 혼자의 힘으로 찾아낼 수 있는가. 책은 내내 의문을 던진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한국 음악의 거장들’ 펴낸 서울대 한국학연구원 송지원

    [저자와 차 한 잔] ‘한국 음악의 거장들’ 펴낸 서울대 한국학연구원 송지원

    오선지에 익숙하다. 음악가 이름을 대라면 모차르트와 베토벤, 바흐 등 서양음악 작곡가가 튀어나올 것이다. ‘한국 음악의 거장들-그 천년의 소리를 듣다’(태학사 펴냄)는 이와 다른 우리 음악이 있음을 보여 준다. ●국악 이야기 쉽게 풀어내 “산책을 하듯 썼어요. 산책을 하다 보면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어느 날 안 보이던 것을 발견할 때도 있잖아요. 국악연구는 그런 경험과도 같아요. ” 지난 1일 서울 태평로 서울신문 본사에서 만난 송지원(53)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은 책에 차곡차곡 담은 음악가 이야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음악가를 빠끔히 들여다보다가 그들에게 인생역정을 듣는 듯 몰두하게 됐다고 했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들이 ‘이런 내 이야기를 해 줘’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면서 살포시 웃었다. ‘한국 음악의 거장들’은 2009년에 출간한 ‘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의 확장판이다. ‘마음은 입을 잊고’에는 세손 시절부터 악학 연구에 조예가 깊었던 정조와 절대음감의 소유자 세조, ‘악학궤범’을 남긴 성현, 해금 명인 유우춘, 여성 음악가 계섬과 석개, ‘오디오형 가수’ 남학 등 음악가 28명을 담았다. 이번 책은 여기에 24명을 덧댔다. 저자는 “군주나 사대부 출신은 기록이 많지만 대다수 인물들은 고서에 한두 줄 정도 흔적만 있다. 그런 기록들을 모아 음악학적으로 해석하고 당시 사회상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풀었다.”고 설명했다. 책은 새로 추가한 조선 후기의 문인 오희상으로 시작한다. 거문고 연주를 “삿된 마음을 금하고 자신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여긴 인물이다. 거문고를 탈 때는 안정된 자세와 고정된 시선, 한가로운 생각, 맑은 정신, 견고한 지법을 유지하는 오능(五能)을 강조했다. 거문고를 연주하지 말아야 할 조건(오불탄·五不彈)도 지켰다. 그가 연주를 마칠 즈음이면 “고니가 조용히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했고, 고요하고 한가로워” 사람이 절로 빠져들었다고 전해진다. 손가락 끝이 아닌,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음악을 한다고 평가받은 오희상은 송 연구원이 우리 음악을 바라보는 시선과 맞닿아 있다. “선비들은 학문을 닦다가 마음이 답답하면 거문고를 타면서 어지러운 생각을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음악을 생활의 일부, 삶의 포괄적 개념으로 본 풍류가 있었죠.” ●거문고 연주에 고니 날고 노랫소리에 학 춤춰 학이 움찔움찔 춤추고 싶도록 노래한 가객도 있다. 김수장의 ‘해동가요’에 열거된 명창 56인에 속한 김중열(숙종~영조 대)이다. 거문고 실력도 “덤불 속의 난초, 까마귀와 까치 속 봉황새”라고 칭찬받을 만큼 출중했던 그는 18세기 가객으로 활약했다. “궁상각치우를/ 주줄이 잡혔으니/ 창밖에 엿듣는 학이/ 우줄우줄하더라.”는 노래를 남기기도 했다. “장가 먼저 들고 가야금을 배워라.” 하던 스승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 평생을 홀로 산 가야금 명인 민득량이 있는가 하면, 젊은 시절 인기를 누리며 아내를 멀리했다가 “늘그막에 비로소 짝이 있는 즐거움을 알았노라.”고 노래한 거문고 거장 이원영도 있다. 정간보 창안이나 편경 제작법을 이룬 세종부터 소현세자를 따라 망국의 한을 안고 조선으로 들어온 명나라 사람 굴저까지 신분과 성별을 초월해 우리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을 줄줄이 만날 수 있다. 석사까지 서양음악을 전공했지만 저자는 서울대 음대에서 한국음악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양 음악과 문학을 폭넓게 넘나드는 이유다. 산책하듯 연구했다더니, 산책길의 수다처럼 책도 재미있다. “1990년대에 KBS 국악 프로그램에서 대본을 쓰고 진행하기도 했다.”는 그의 이력을 듣고 나니 과연 그 ‘글솜씨’를 제대로 녹였구나 싶다. “우리는 서양음악을 많이 알고 있지만 국악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요. 우리 음악을 만들고 발전시킨 음악인을 계속 발굴하고 흥미롭게 풀어내면 우리 문화를 보는 시선도 자연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가 우리 음악인들과 함께하는 산책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많은 것 나눠줄래요”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많은 것 나눠줄래요”

    ‘음악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모토를 내걸고 2009년에 야심 차게 출발한 ‘앱솔루트 클래식’이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앱솔루트 클래식을 통해 첼리스트에서 지휘자로서 발돋움한 장한나(30)는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다양한 분들과 클래식의 즐거움을 나눌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운을 뗐다. 그는 “저의 스승이 아무런 대가 없이 제 재능만을 보고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것처럼 이번 공연을 통해 만나는 후배들에게도 많은 것을 나눠 주고 싶다.”며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앱솔루트 클래식 오케스트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도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연주자 100여명이 그와 함께 경기 용인 하나은행 연수원 하나빌에서 합숙하며 공연을 준비할 예정이다. 국내외에서 음악을 공부한 학생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올해는 고등학생도 있어 시선을 끈다. 장한나가 ‘그 스승’과 한자리에 서는 특별한 공연도 이번 앱솔루트 클래식의 즐거움이다. 장한나를 세계 무대에 소개한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64)와 협연은 오는 25일 경기 분당구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날 프로그램은 마이스키가 “99세가 되면 이 곡을 연주하면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애착을 보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다. 마이스키는 함께 연주해 달라는 장한나의 요청에 “언제, 어디서든, 무슨 곡이든지 너와 함께라면 좋다.”며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장한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마이스키 선생님과 함께 연주하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사제의 정을 과시했다. 한편 ‘음악과 이야기’를 주제로 잡은 앱솔루트 클래식은 오는 18일부터 3주 동안 매주 토요일에 주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8일에는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와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하고, 9월 1일에는 성남 중앙공원 야외 공연장에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라벨의 ‘라 발스’와 ‘볼레로’를 선사한다. ‘영 아티스트 커리어 멘토링’과 ‘음악가의 꿈에 날개를 달아라’ 등 워크숍을 새롭게 준비했다. 공연별로 1만~7만원. 야외 공연은 무료. (031)783-80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부고] 여성국극 최고스타 조금앵씨 별세

    [부고] 여성국극 최고스타 조금앵씨 별세

    한국 전통 뮤지컬인 여성국극계의 최고 스타였던 국악 원로 조금앵씨가 별세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8일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등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3일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82세. 고인은 1930년 8월 서울 종로에서 9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첫째 언니가 광복 전 여성국악동호회를 이끈 판소리 명창 중 한 명인 조농옥, 살풀이춤으로 유명한 조농월이 둘째 언니다. 셋째 언니 조귀인은 창극 배우로 유명했고, 배우 조춘이 막내 동생이다. 고인은 셋째 언니를 따라다니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1943년 동일창극단에 들어가 활동을 시작했고, 광복 후에 본격적으로 남장 주연 배우로 자리 잡으면서 1950~60년대 여성국극의 전성기를 주도했다. 국극은 창, 전통무용 등으로 구성된 전통극으로, 창극이라고도 불린다. 여성국극은 모든 출연진이 여성으로, 남성 역할도 여성이 맡았다. 고인은 젊은 시절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를 연기하고 강렬한 눈빛으로 거친 싸움 장면을 소화하면서 요즘 한류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무대에 서면 공연장 주변이 관객들로 미어터졌고, ‘남장 배우’에게 반한 광팬들이 혈서를 써서 보내는 일도 잦았던 시절이다. 그를 흠모한 한 극성팬의 간청으로 가상 결혼식을 올린 일화가 유명하다. 당시 여성팬이 기혼자였던 터라 남편이 찾아와 항의했다가 조씨가 여성 배우라는 것을 알고 화를 풀었다고 한다. 고인은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무대에 올랐고, 여성국극 배우로는 처음으로 1996년 화랑문화훈장을 받았다. 평소 “무대 위에서 공연하다가 죽겠다.”고 말했던 그는 ‘은퇴를 모르는 여배우’로 존경받았다. 그러나 몇년 전 골절 사고를 당해 불가피하게 무대를 떠났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264대 1’ 대구 남자순경 경쟁률

    올 하반기 순경 일반공채의 평균 경쟁률이 89.3대1로 집계됐다. 대구의 남자 순경 경쟁률은 무려 264대1에 달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순경 일반공채 원서접수 결과 238명 모집에 2만 1257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모집인원이 줄면서 올 상반기(78.6대1)보다 경쟁률이 조금 높아졌다. 특히 78명을 선발하는 여자 순경(여경) 모집에는 7690명이 지원했다. 98대1의 경쟁률이다. 또 남자 순경 (남경) 모집 경쟁률은 84대1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남경은 지방청별로, 3명 모집에 794명이 지원한 대구경찰청 모집의 경쟁률이 264대1로 가장 높았다. 또 광주(232대1), 전북(157대1), 대전(146대1) 경찰청의 경쟁률이 높았다. 모두 선발 인원은 3명에 불과하다. 반면 24명을 뽑는 인천(39대1), 13명을 선발하는 울산(43대1) 지방청의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울청에는 45명 모집에 3705명이 지원했다. 이 밖에도 전의경 특채·101경비단 공채도 이번 일반순경채용시험과 함께 치러진다. 전의경 특채에는 200명 선발에 6986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34대1이다. 120명을 선발하는 101경비단 채용에도 3237명이 지원했다. 이번 채용시험은 이달 25일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9월 12~18일 신체·체력·적성검사, 10월 22~26일 면접시험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합격자는 필기(50%), 체력(25%), 면접(20%), 가산점(5%) 등을 고려해 10월 31일 발표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서울시 예술단 새 수장 2人에 듣는다

    서울시 예술단 새 수장 2人에 듣는다

    무려 6개월을 수장 없이 보냈다. 서울시합창단은 전 단장의 임기가 만료된 지난 2월 이후 후임자를 찾지 못했다. 얼마 후 서울시오페라단장도 세종문화회관 박인배 사장이 정기공연 예산을 삭감하고 공연 일정을 변경하자 임기를 두어 달 남기고 사표를 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4월에 두 차례에 걸쳐 ‘예술공감 톡톡’을 열고 오페라단과 합창단의 역할과 사업 방향을 모색했지만,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 그쳤다. 서울시를 대표하는 시립예술단이 정기공연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등 내홍을 겪던 터라 누가 지휘봉을 잡을지 공연계 안팎에서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중순 세종문화회관이 조직 개편을 하고 새 단장을 선임했다. 오랜 공백을 메우고 두 예술단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새 단장들에게 포부를 들어봤다.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 “한국형 창작오페라 토양 만들 것” 이건용(65)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출근을 하자마자 제일 먼저 박인배 사장에게 물어본 것이 있다. 지난 4월 예정됐다가 미뤄진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에 대한 것이다. 공연 일정은 달라졌지만 관객과 한 약속은 지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 단장은 “다행히 연출자와 지휘자, 출연진 등 세팅은 이미 끝난 상태라 날짜를 잡고 추진만 하면 된다.”며 오는 1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공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반기에 창작오페라 ‘연서’에 이어 하반기 ‘돈 조반니’까지 올해 오페라단 공연은 두 개. “서울시오페라단처럼 큰 단체가 한 해 공연을 2개만 한다는 것은 영 면이 서질 않는다.”는 그는 “비슷한 시기에 모차르트 시리즈로 묶어서 ‘마술피리’도 올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층 단장실에서 만난 이 단장은 공연 얘기부터 꺼냈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좋은 창작오페라를 내놓는 것이다. 200년 이상 사랑받는 해외 오페라작품 같은 창작오페라를 만드는 것이 시립오페라단의 책임이라고 여긴다. 그 첫걸음으로 대본가와 작곡가 워크숍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먼저 미국 뉴욕대(NYU)의 뮤지컬 라이팅(Musical Writing) 수업을 예로 들었다. 한 학기 내내 대본가와 작곡가가 협업하며 장면을 만들고 교수진이 평가를 하면서 끊임없이 수정을 해 나간다. 작곡가는 언어감각을 익히고, 작가는 음악의 생리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이번 세종문화회관 조직 개편으로 서양음악 총괄 예술감독도 겸하게 된 이 단장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많은 성악가를 지원하는 작업도 할 계획이다. 오디션제도를 활성화해 실력 있는 성악가들에게 중앙 무대에 설 기회를 주고, 지역 공연장과 연계해 다양한 무대를 만들 계획이다. 워크숍이나 성악가 발굴은 그가 강조하는 ‘선작품 후성과’, ‘선예술 후경영’이라는 예술 철학과 맞닿는다. “많은 곳에서 예술작품으로 하루빨리 경영적 성과와 수익을 올리길 바라고 있어요. 물론 공연장이나 단체 운영을 위해서는 수익도 필요하죠. 하지만 예술적 성과를 올리는 것이 예술단체로서 먼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오페라단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 서울대 음대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음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작곡을 가르치며 가곡과 합창곡, 관현악곡 등을 다수 발표했다. 보관문화훈장(2007년), 금호문화상 음악상(1998년) 수상. ■김명엽 서울시합창단장 “하이든 ‘사계’ 같은 걸작들 대중화” 김명엽(68) 서울시합창단장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바흐 흉상이 있고, 벽에는 슈바이처 사진이 걸려 있다. 그는 고교 시절 바흐의 전기를 읽고 음악가의 꿈을 키웠다. 50년 가까이 합창음악을 하면서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 노래를 가르치는 일도 비중 있게 추구했다.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합창음악계의 슈바이처’라는 별칭이 붙게끔 한 인물들이니 그에게는 보물과 같다. 그는 서울시합창단장으로 부임하면서 다시 바흐와 슈바이처를 접목하려고 한다. 김 단장은 “직업합창단으로서 서울시합창단의 존재 이유이자 차별점으로 음악사적 걸작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내세우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지역 시립합창단 지휘자를 선발하는 데에도 심사위원들이 ‘아는 노래로 하면 안 되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우리나라에는 합창단이 많고 합창 공연도 자주 있지만 대부분 해외 가곡이나 팝송을 들려주는 정도”라고 했다. 국내외 다양한 합창곡이 있는데도 실제로 무대에서 만날 기회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헨델의 ‘이집트의 이스라엘인’은 ‘메시아’처럼 유명하지 않지만 굉장히 감동적인 곡”이라고 소개한 그는 “하이든의 ‘사계’ 같은 합창 마스터피스를 골고루 소개하고, 바로크·고전·낭만·현대의 작품을 다양하게 선사하면서 우리 합창단의 역할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소외지역을 찾아 뮤지컬 음악이나 팝송 등 대중음악도 함께 연주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도 더불어 진행할 계획이다.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사하고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내가 잘하는 게 ‘콩나물(음표) 봉사’이니 빼놓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껄껄 웃었다. 창작 합창곡 개발에도 열을 쏟으려고 한다. “우리 합창음악은 1970~1980년대 레퍼토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민요를 소재로 발굴한 한국합창곡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싶다.”고 했다. “흑인 영가는 그저 ‘할렐루야’만 연이어 부르는데도 20세기 합창음악의 한 장르가 됐어요. 그에 비하면 우리 민요는 멜로디가 정말 다양하고 감성이 탁월하죠. 분명 좋은 합창곡으로 편곡할 수 있을 겁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애송시를 합창곡들로 재편곡해도 죽어가는 한국 가곡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김명엽 서울시합창단장] 연세대학교 음대 성악과, 동대학교 대학원 음악교육학으로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지휘법·합창 등을 가르쳤다.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울산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역임. 현 서울바하합창단 지휘자 및 한국합창지휘자협회 고문.
  • [새 음반] 앤섬스

    ●앤섬스(Anthems) 명승부, 감격의 승리, 아름다운 스포츠 정신…. 이런 명장면에 배경음악이 적절하게 흘러 준다면 울컥 뜨거운 감동이 치민다. ‘저 음악이 뭐지?’ 궁금하다면 일단 러셀 왓슨(46)의 ‘앤섬스’부터 뒤적여도 되겠다. 왓슨은 맨체스터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가 1990년 지역 라디오 방송국이 주최한 신인 발굴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면서 스타가 됐다. 음반마다 클래식 차트 1위, 클래시컬 브릿 어워드 최우수 앨범 수상 등 성과를 거두며 영국의 ‘국민 크로스오버 테너’로 불린다. 2006년 두 차례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으면서 가수 생명에 위기를 맞았다가 재기에 성공했다. 그가 런던올림픽 시기에 맞춰 내놓은 이 음반에는 영국인에게 애국가와도 같은 노래나 각종 운동경기에서 테마곡으로 쓰인 노래가 담겨 있다. 영화 ‘불의 전차’(1981)의 주제가만큼 잘 알려진 방겔리스의 ‘레이스 투 디 엔드’(Race to the End)를 비롯해 퀸의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 ‘월드 인 유니온’(World in Union) 등 익숙한 음악들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지켜준다면서 왜 구럼비를 폭파해?” 열세 살 아이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켜준다면서 왜 구럼비를 폭파해?” 열세 살 아이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왜 구럼비를 폭파한다는 거야?” “그야 해군기지를 만들려고.” “해군기지는 우리 바다와 마을을 지켜주기 위한 거잖아.” “응, 그렇지.” “구럼비는 우리 마을이잖아.” “…….”(59~60쪽)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서 파괴해야 한다는 논리가 참으로 해괴하다. 이런 모순이 설득력을 얻기도 전에 행동으로 옮겨진 곳이 제주 강정 마을이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논란과 현재를 열세 살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려낸 동화가 출간됐다. 시인 겸 소설가 김선우(42)와 1983년생 동갑내기 소설가 전석순·이은선, 역시 동갑인 미디어 아티스트 나미나가 함께 만든 ‘구럼비를 사랑한 별이의 노래’(단비 펴냄)다. 동화의 주인공 한별이의 꿈은 해군이다. 바다 해(海)자에는 물(水)이 있고, 엄마(母) 위에 지붕이 있어 좋아한다. 해군이 되고 싶은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 “나는 바다를 지키고 싶고, 우리 집과 우리 학교와 우리 동네와 내 친구들을 지키고 싶고, 무엇보다 엄마를 지키고 싶다.”(18쪽) 그래서 한별이에게 구럼비는 특별하다. 결혼 전 아빠와 엄마가 데이트하던 곳이고, 아빠가 엄마에게 프러포즈를 한 곳이기도 하다. 어린 한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준 엄마는 이제 없지만, 이곳에서 한별이는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 구럼비는 물질하던 동네 아주머니가 쉬는 곳이기도 하고, 일에 지친 아저씨들이 낮잠을 자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구럼비가 어느 날부터 철조망으로 칭칭 감겼다. 동네에는 ‘강정 지킴이’ 티셔츠를 입은 낯선 사람들과 경찰들이 몰려왔다. 사이렌 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친구들은 하나둘 떠나고 마을 어른들은 편을 갈라 싸우고 있다. 모든 게 해군기지에서 시작됐다. 학교 꽃밭에 심을 꽃을 고르는 데도 아주 오랫동안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야 했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 해군기지는 어떻게 세울 수 있게 됐는지, 마을을 지켜 준다는 해군이 왜 마을 자체인 구럼비를 폭파한다는 것인지, 한별이는 이해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엄마가 저기 있는데!” 동화는 구럼비를 보호하려는 사람들과 해군기지를 강행하려는 이들의 첨예한 대립을 꽤 생생하고 전달력 있게 풀어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와 구럼비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떠나 구럼비가 왜 함부로 할 수 없는 곳인지, 그 의미가 확실하게 와 닿는다. 동화를 기획한 김선우 작가는 머리말에서 “어느 날부터인가 신문에서 강정이 사라졌다. 강정앓이들의 안타까운 한숨과 애타는 기도만이 곳곳에서 여전히 생생했다. 언론이 더 이상 강정을 말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면서 의도를 밝혔다. 그래서 글벗들을 찾았고, 네 명이 뭉쳤다. 그게 지난 5월이다. “사람들이 완전히 끝났다고 느끼기 전에, 실제로 완전히 끝나기 전에 알려야 했다.”는 이은선 작가는 “밤새 전 작가가 글을 쓰면 오전에 내가 잇고, 김선우 시인이 감수를 하면서 또 이어 가는 식으로 글을 써 냈다.”면서 얼마나 다급하고 절박하게 만들어 냈는지 설명했다. 이 작가는 제주 할망 설화에 인물들의 감정을 녹여낸 서사시도 이야기 중간중간에 넣었다. 나 작가 역시 제주에 머물면서 거의 매일 하나씩 삽화를 그려 냈다. 그렇게 탈고하고 인쇄해 지난달 29일 강정 마을에서 열린 평화대행진 전야제 때 도서 기증식까지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구럼비를 사랑한’은 오는 17일부터 서울 중구 을지로2가 향린교회에서 시작하는 토크콘서트로도 만날 수 있다. 인세는 강정 마을에 평화도서관을 세우는 데 기부할 계획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남 같은 가족’ 다시 뭉칠 수 있을까

    ‘남 같은 가족’ 다시 뭉칠 수 있을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 지붕 아래 살면서 겪는 남남보다 더한 거리감, 그것만큼 고통스러운 것도 없다. 진솔한 대화는커녕 아버지는 무섭기만 하고 어머니는 상황을 외면한다. 부모는 문을 닫고 방 안에서만 지내는 아들이 문제라고 하는데, 과연 진짜 문제는 무엇이고, 이런 가정에 해결책이 있을까. EBS는 2일 오후 7시 35분 ‘가족이 달라졌어요’에서 ‘가족, 그 불편한 동거’를 다룬다. 어릴 때부터 아들과 진솔한 대화를 외면한 어머니와 화가 나면 감정조절이 안 되는 아버지, 이런 부모와 함께 있는 것이 에너지를 뺏기는 일이라고 말하는 아들이 있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무시당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퇴근 후에 집에 들어와도 아들은 인사조차 없고, 아내의 자리는 빈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시간이 쌓이면서 아버지의 분노도 함께 커졌다. 어머니는 이런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술에 의존하며 지낸다. 이미 어머니에게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가족은 서로 곁에 다가가는 것도, 심지어 한집에서 공간을 공유하는 것도 머뭇거리게 됐다. 굳게 닫힌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만큼 마음의 문을 여는 일이 힘겨운 상황이다. 이 가족을 위해 제작진과 전문가들은 대화의 방을 만들었다. 가족은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미술치료에서 아버지가 그린 그림을 보고 아들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여러 번 상담을 하면서 조금씩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지만, 너무나 오랜 시간을 데면데면하게 흩어져 있던 이 가족에게 변화는 낯설기만 하다. 과연 이 가족은 닫아버린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가족이 달라졌어요’에서 들여다본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아름다운 가곡에 젖고 실내악 선율에 취하고… 공부 스트레스 훨훨~

    아름다운 가곡에 젖고 실내악 선율에 취하고… 공부 스트레스 훨훨~

    방학과 휴가가 맞닿은 요즘, 아이들과 어디를 갈까 고민이 된다면 공연장을 떠올려보자. 8월에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회가 공연장마다 즐비하다. 인기 있는 클래식, 무용과 접목한 실내악 등 등 관심사에 따라 골라 보는 즐거움도 있다. 새달 1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서울신문이 주최하는 ‘청소년 음악회‘가 열린다.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영화음악, 오페라 등 다양한 주제로 공연을 펼쳐온 ‘서울신문 청소년 음악회’는 올해 가곡을 주제로 삼았다. 가곡은 클래식 공연의 일부, 또는 가을에 주로 올리는 프로그램으로 여겨진 것이 현실. 이번 청소년 음악회는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아름다운 가곡을 다양하게 소개하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색다른 즐거움 ‘청소년 음악회’ 1·2부에 걸쳐 4개 테마를 잡았다. ‘자연’에서는 산들바람·코스모스를 노래함·청산에 살리라·슈베르트의 보리수와 숭어를 노래하고, ‘사랑’에선 내 마음·사랑·슈베르트의 세레나데·베토벤의 그대를 사랑해·샤미나드의 스페인 세레나데(Serenade Espagnole)를 부른다. 그리운 금강산과 동심초·그리움을 아는 사람만이(Nur Wer Die Sehnsucht Kennt) 등은 ‘그리움’에서 연주하고, 가고파·산아·산타 루치아 등은 ‘고향’에서 들려준다. 지휘자 박상현이 이끄는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리톤 서정학, 테너 최재혁, 소프라노 강혜정·박선휘가 무대에 오른다. 2만~10만원. (02)2000-9752~4.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는 14일부터 17일까지 ‘청소년 실내악 콘서트’가 열린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 금관악기 등 악기별로 해설을 곁들인 실내악 시리즈이다. 피아니스트 권순훤이 클래식 명곡과 명화(名畵)를 연결지어 보여주는 공연으로 첫 문을 연다. 유지연(바이올린)·김영민(첼로)·조미영(아코디언)과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3악장’,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등을 협연한다. 15일에는 무반주 바이올린 솔로곡부터 피아노 4중주까지 바이올린의 다양한 연주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첼리스트 4명으로 구성된 첼로 앙상블 드첼만이 솔로와 듀오, 트리오와 콰르텟으로 편성한 각양각색의 첼로곡을 들려주는 공연은 16일에 준비됐다. 17일에는 금관 앙상블 브라스 마켓이 신나는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가운데 관객들이 공연에 직접 참여하며 페스티벌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1만원. (02)2230-6613. ●춤 관련 음악들 선보이기도 영음예술기획은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앙상블 디아파종과 함께 하는 ’Dance(댄스) 춤’ 공연을 연다.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으로 구성된 목관5중주단인 앙상블 디아파종은 ‘친근한 클래식’을 모토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음악회는 헨델의 ‘수상음악’, 모차르트·바그너·멘델스존의 세 개의 웨딩마치, 비제의 ‘카르멘 판타지’, 베를리오즈의 ‘헝가리행진곡’ 같은 익숙한 음악부터 바르토크의 ‘루마니아 춤곡’, 아게이의 ‘다섯 개의 춤곡’, 그리브즈의 ‘베토벤의 운명 보사노바’ 등 색다른 음악까지, 춤과 관련된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 1만~2만원. (02)581-540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여름밤 시원한 야외공연에 신바람

    잠 못 이루는 열대야가 지속된다.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이기는 것도 열대야를 버티는 좋은 방법일 터. 속속 생기는 여름밤 야외 공연을 눈여겨보면 멋진 공연과 함께 더위도 날리고 추억도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서울 필동 서울남산국악당은 8월 8~12일 ‘2012 별빛 달빛 콘서트’를 선보인다. 남산 자락 아래서 잔칫집에 놀러온 듯 막걸리와 빈대떡을 먹으면서 편안한 분위기로 즐기는 야외 공연이다. 8일과 10~11일에는 서울시극단이 마당극 ‘신(新)흥보전’을 펼친다. ‘생각을 바꿔 보는’이라는 부제대로, 익히 알고 있던 이야기가 아니다. 흥보는 ‘인생은 한 방’을 목표로 달리는 동생, 놀부는 동생을 위해 악역을 자처하는 사려 깊은 형으로 설정했다. 해학과 풍자가 신나면서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는 재미를 준다. 본마당 전에는 버나놀이, 상모돌리기 등 길놀이로 흥을 돋운다. 9일에는 생황과 첼로가 만나 어우러지고 우리 소리를 아카펠라로 풀어 내는 공연이 열린다. 생황 연주자 김효영이 피아니스트 박경훈, 첼리스트 김재준과 창작곡을 선보인다. 판소리·경서도민요·정가 등 우리 소리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국악아카펠라 토리’S도 출연해 색다른 국악의 매력을 뽐낸다. 12일에는 퓨전국악그룹 바이날로그가 대금, 소금, 단소, 태평소, 해금, 아쟁, 드럼, 베이스기타, 피아노, 타악기 등 전통악기와 서양악기를 아우르며 왈츠보다 경쾌하고 록보다 강렬한 무대를 선사한다. 5000원. (02)399-1114~6.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페라를 감상하면서 중간휴식 시간에 와인파티를 하는 유럽식 야외 콘서트를 기획했다. 8월 11일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에서 열리는 ‘오페라 콘체르탄테 한여름 밤의 향연’이다. 오페라 콘체르탄테는 오페라에서 연기 부분을 축소해 노래 중심으로 극을 진행하는 오페라로,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하는 형식이다. 구자범 지휘자가 이끄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소프라노 서혜연, 테너 신동원, 바리톤 유동직, 베이스바리톤 권영명, 메조소프라노 정수연·김선정, 테너 이장원 등이 무대에 선다. 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를 준비했다. 1부 연주가 끝난 뒤에는 스탠딩 파티가 열려 와인과 음식을 즐기고, 연주자들과 자연스러운 만남도 가질 수 있다. 19세 이상. 3만~5만원. (031)230-332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명작 단편소설, 한국어·영어로 동시에

    한국 대표작가들의 단편소설을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담은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현대 소설’ 시리즈가 나왔다. 한·영대역 문예지 계간 ‘아시아’(ASIA)를 발행하는 도서출판 아시아는 5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시리즈의 1차분 15권을 선보였다.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 오정희의 ‘중국인 거리’,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1’, 김승옥의 ‘무진기행’,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등으로, 소설 성격을 파악하기 쉽도록 3가지 키워드(분단·산업화·여성)로 구분해 수록했다. 아시아의 방현석 주간은 “해외에서 만난 외국인들이 한국문화를 궁금해하면서 책을 추천해달라는 제안을 많이 하는데, 그때마다 어떤 책이 적당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이번 시리즈가 외국인들이 한국문화를 접하는 문(門)이 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번역과 감수 작업에는 전승희(하버드대 한국학 연구원), 데이비드 매캔(하버드대 한국학 연구소장), 브루스 풀턴(브리티시컬럼비아대 한국문학과 교수), 주찬 풀턴(번역가), 케빈 오록(번역가·한국문학박사), 제니퍼 리(번역가), 손석주(한국 문학 번역원 신인상 수상) 등 내로라하는 한국문학 전문가와 번역가가 참여했다. 시리즈 출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소설가 오정희(65)는 “학교 다닐 때 영한대역판으로 외국작품을 많이 읽었는데 내 작품도 그렇게 나오니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출판사는 생존 작가를 중심으로 연내 50권가량 출간하고, 이후 작고 문인들의 작품도 포함할 계획이다. 시리즈는 미국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등에서 한국학 교재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각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사람사이 사랑, 얼마큼 있어야 하는가

    “최소한의 사랑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미니멈 러브다.” 작가 전경린(50)이 새 장편소설 ‘최소한의 사랑’(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서 말하는 사랑이 그렇다. 남녀 간의 것이 아니라 모르는 타인 사이에서, 또는 인간과 세계에서 존재하는 최소한의 것, 죄책감과 의무, 존엄성이다. 주인공 희수에게는 외도하는 남편과 집을 떠나고 싶어하는 열여섯 살 딸이 있다. 남편의 셔츠 단추는 매번 떨어져 있고, 딸은 금방이라도 집에서 떨어질 것처럼 매달려 있다. 마치 남편 셔츠의 단추같다. 어느 날 “몸이 있는 장소에 정신이 있지 않은” 새엄마가 마지막 기억을 붙잡아 말한다. “유란이 좀 찾아다오.” 어린 시절 숨바꼭질을 하면서 오빠와 일부러 버린, 배다른 여동생이다. 우연히 반짇고리 파는 노인을 만나고, 새엄마의 장례식을 치르면서 희수는 최소한의 해야 할 일을 깨닫는다. “유란이 찾아야 해. 최소한. 우린 그래야 해.” 희수가 유란의 흔적을 찾아 북쪽 소도시, 경기도 파주를 찾는다. 이미 떠나고 없는 유란의 방에 머물면서 유란의 시선으로 경계에 사는 사람들을 만난다. “공간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작가는 구체적인 장소에서, 반짇고리 파는 노인이나 5000원을 내면 세상 모든 고민을 해결해주는 ‘세상만사 상담소’ 같은 환상적인 요소로, 메시지를 섬세하게 전달한다. “가장 최소한의 것들을 지키지 못해 세상엔 이토록 많은 고통과 상처가 난마처럼 얽히는 것이다. 최소한을 지키기가 이렇게도 어려운데, 왜 우리는 최대한의 욕망에 휘둘려 혼란에 빠지는 것일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남다른 아이들의 엄마 남모를 행복을 말하다

    세상에 나온 아이를 만나는 행복감에 젖어야 할 순간,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소식을 먼저 접하게 되면 엄마는 오만 가지 상념에 사로잡힌다. “내가 지은 죄가 많았나.” 신세를 한탄하기도 하고, 장애가 있는 엄마였다면 내 아픔을 대물림한 것인가라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장애 아이를 가진 불쌍한 엄마’라고 불릴 나 자신을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장애에 대한 편견과 무지, 무시가 가득한 이 세상이 그리 독하다. 독한 세상, 팍팍한 현실을 장애 아이를 둔 엄마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김효진 지음, 부키 펴냄)는 그 생생한 이야기다. 마흔아홉 해를 소아마비 후유증을 안고 산 저자는 아이를 낳아 키우며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운 엄마는 어떤 삶을 살아야 했을까. 그래서 저자는 장애 아이의 엄마 12명을 만나고 엄마들이 겪은 남모를 아픔과 고충, 삶 속에서 찾아낸 기쁨과 행복을 고스란히 담았다. “나비였어요. 처음엔 까만 나비인지 몰랐어요. …그 나비가 반쪽으로 딱 갈라져 한쪽이 없는 상태에서 날아가는 거예요. 너무 좋지 않은 꿈이라 그게 태몽인지도 몰랐어요.” 불길한 꿈에 엄마는 낙태를 고민했다가 결국 4대 독자 진석이를 낳았다. 발육이 많이 늦기에 병원에 갔더니 두 곳 모두 척추근이양증(근육병)이라고 진단했다. 치과 치료를 하면서는 아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아이의 입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특수학급이 있는 일반학교에 진학했는데, 교사나 학생들은 장애 아이들이 없는 존재처럼 조용히 있어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근육병을 고치려고 백방으로 뛰었는데, 심지어 뒤늦게 진석이가 발달장애임을 알게 됐다. 진석 엄마만의 어려움이 아니다. “아이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많이 힘들 텐데, 굳세게 잘 기르세요.” 다운증후군 지영이를 키우는 서경주씨는 이런 말을 수도 없이 듣는다. “다운증후군 같습니다. 이런 애는 버려도 데려가는 사람이 없어요. 열세 살까지 살려나.” 은혜가 태어난 지 겨우 이틀째 된 날, 장차현실씨가 의사에게 들은 말이다. 무례하고 잔혹하다. 세상의 인식은 부정적이지만 가족들은 지혜롭다. 180㎝ 키에 얼굴이 하얀 요섭이가 자폐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참 잘생겼는데, 안됐다.”고 한다. “장애가 있다고 못생기고 성격이 모나야 하나.”라고 반문하는 요섭 엄마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사회성이 부족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요섭이 덕에 하루하루가 시트콤처럼 재미있다. 다운증후군 승민이의 형과 누나들은 승민이가 귀엽다면서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 준다. 자신들과 조금 다른 승민이에게서 배려와 양보를 배우며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승민 엄마는 고맙고 든든하다. 온몸으로 희망을 찾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안쓰럽게, 또는 유별나게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힘이 있다.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8월, 뜨거운 축제·시원한 웃음

    8월, 뜨거운 축제·시원한 웃음

    축제의 계절이다. 공연예술의 본거지, 서울 대학로도 8월 한 달 동안 축제 현장으로 변신한다. ‘대학로, 당신의 여름휴가’를 내세운 마로니에 여름축제에 이어 잘 만든 희극을 만나는 코미디 축제가 관객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서울 대학로 활성화를 위해 준비한 ‘2012 마로니에 여름축제’는 8월 3일부터 9일 동안 열린다. 첫회부터 축제를 진두지휘해온 배우이자 극단 배우세상 대표인 김갑수 총감독은 “대학로를 다시 공연예술문화의 중심지로 살려보자는 취지”라면서 “실험적이고 논리적인 형태의 공연으로 즐길 만한 대학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포부는 프로그램에서도 드러난다. 연극·무용 외에 국악, 월드뮤직, 독립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기획물을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과 1층 씨어터카페를 중심으로 펼쳐놓는다. ‘대학로, 당신의 여름휴가’라는 콘셉트에 맞춰 캠핑장도 만들었다. ●3일 축제개막… 카페가 연극 무대로 3일 대학로예술극장 야외무대에서 김 총감독과 다이나믹 듀오, 브로큰발렌타인, 마임배우 이태건·강정균·김찬수가 참여하는 개막식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4일에는 대학로예술극장을 중심으로 블록파티가 열린다. 블록파티는 지역 주민들이 만드는 파티라는 뜻으로, 이날은 극장 앞 도로와 주차장이 파티장이다. 18년째 대학로 거리공연을 해온 통기타가수 윤효상·김철민을 비롯해 정원영밴드, 김바다밴드, 가자미소년단이 무대에 오른다. 씨어터카페도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먼저 극단 창작토마토가 선보이는 ‘커피플레이’가 눈에 띈다. ‘커피값을 누가 낼 것인가’를 주제로 설전을 벌이는 상황극으로, 편하게 커피를 마시던 곳이 무대가 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밴드 밀크티가 어쿠스틱 음악을 선사하는 ‘쌉.달.콘’, 판소리와 창작음악으로 꾸민 ‘놀애 박인혜의 청춘을 노래하다’, 피리연주자 안은경의 ‘미로’, 소설가 문순태의 ‘대바람 소리’를 음악과 함께 읽는 시간 등이 이어진다. 애니메이션 감독들과 대담을 나누고,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청춘밴드’의 일부도 맛볼 수 있다.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는 퓨전국악콘서트 바이날로그의 ‘셋 유어 솔 프리’, 1990년대 춤꾼들의 성지를 재현한 ‘문나이트 클럽 향수를 찾아서’,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 레인부츠를 신다’, 창작집단 툭의 무용극 ‘귀신의 집’, 재즈와 라틴댄스를 만나는 ‘쉘 위 댄스 위드 새바’, 음악가 하림과 친구들이 집시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낸 ‘집시 테이블’, 그라운드잼의 탭공연 ‘사운드 오브 탭 라이브’가 열린다. 예술가와 시민이 만나는 벼룩시장, 시민형 독립극장 ‘낙산씨네마’에서 영화상영도 마련했다. ●엄선된 정통희극 5편, 15일부터 정통희극을 만나고 싶다면 8월 15일부터 9월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리는 제2회 코미디 페스티벌’을 눈여겨보자. 한국공연예술센터가 공모를 통해 접수된 70여 편 중 5개 작품을 엄선했다. 오랜 기간 공연하며 관객의 사랑을 받은 인기작부터 초연작, 해외 고전희곡 등이 골고루 섞여 있다.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창작극 ‘에어로빅 보이즈’(15~19일)가 먼저 문을 연다. 20대에 헤비메탈의 일종인 데스메탈에 열광한 주인공들이 중년으로 접어들며 현실과 타협하고 피트니스클럽을 홍보하기 위해 에어로빅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코믹한 상황 속에 청장년층의 고민을 녹였다. ‘위선자 따르뛰프’(극단 수레무대·17~23일)와 ‘시라노’(창작집단 혼·27일~9월 2일)는 프랑스 작가들의 정통희극이다. 몰리에르(1622~1673)가 성직자로 가장한 사기꾼 따르뛰프를 통해 사회의 위선과 속물근성을 드러낸다면, 에드몽 로스탕(1868~1918)은 못생겼지만, 마음이 따뜻한 인물 시라노의 삶에서 사랑을 이야기한다. 맨씨어터의 ‘유쾌한 하녀 마리사’(22~26일)는 작가 천명관이 자신의 동명소설을 직접 각색했다. 소설은 남편 토마스의 외도로 괴로워하던 요한나가 자살을 시도하지만 마리사의 실수로 토마스가 죽어버렸다는, 독특한 복수극. 연극은 그 뒷이야기이다.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빠른 속도감을 두루 갖추었다는 설명이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이번 페스티벌에 ‘휴먼코메디’ 10주년 기념공연(29일~9월 2일)을 올린다. 백원길·권재원 등 초연 멤버들이 나와 손발이 착착 맞는 6인 14역의 진수를 보여준다. 마로니에 여름축제와 코미디 페스티벌 일정은 한팩 홈페이지(www.hanpa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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