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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 창작 발레극으로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 창작 발레극으로

    김성종(71) 작가의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가 오는 26~27일 서울 중계본동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창작 발레극으로 태어난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6·25 전쟁을 거친 비극적인 근현대사 속에서 세 남녀의 삶과 사랑을 그린 ‘여명의 눈동자’는 1991년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당시 숱한 화제를 뿌렸다. 발레극을 제작한 이원국발레단의 이원국 단장은 “오랜 기간 치열하게 생각해 왔던 것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온전하게 전막 발레로 무대에 구현하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가장 대중적이고 문학적인 작품을 선택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시대를 살아간 주인공들의 끊임없는 생명력, 역사의 생생한 증언, 이름 없는 군상들의 운명적인 삶을 발레에 녹이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공연시간 2시간(2막 8장)을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로 채웠다. 대치와 여옥, 하림의 만남과 이별을 담은 1막에는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과 차이콥스키 관현악 모음곡 1번이 흐른다. 2막 해방부터 슬픈 운명의 대단원은 비제의 ‘카르멘’과 ‘아를르의 여인’,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을 사용했다. 2만~3만원. (02)951-335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싸이 빌보드 2위에 ‘광클’ 구미 특별재난지역 ‘촉각’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싸이 빌보드 2위에 ‘광클’ 구미 특별재난지역 ‘촉각’

    가수 싸이(35·본명 박재상)가 온·오프라인을 죄다 점령했다. 10월 첫째주 검색어 순위에서도 싸이와 관련된 소식이 다수였다. 먼저 1위는 ‘싸이 빌보드 2위’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9월 중순 빌보드 메인차트 핫100에 64위로 데뷔한 뒤 순위가 껑충껑충 올라 2주만에 2위로 올라섰다. 여세를 몰아 1위 등극까지 기대했으나 마룬파이브의 ‘원 모어 나이트’에 비해 라디오 방송 횟수가 적어 2주 연속 2위를 유지하게 됐다. 싸이는 빌보드 순위와 관계없이 서울광장에서 무료공연을 펼치겠다고 밝힌 뒤, 4일 실제로 공연하면서 ‘싸이 무료 공연’이 검색어 순위 4위로 뛰었다. 이날 공연은 싸이의 공식 유튜브 채널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 현장에는 8만여 명이 몰려 새벽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2위는 ‘구미 특별재난지역 요구’다. 4일 경북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구미4공단 화학공장에서 발생한 폭발로 불산가스가 누출되면서 소방관과 경찰, 공장 근로자, 주민 등 893명이 피부 발진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는 등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물적 피해는 180가구, 91.4ha 농작물과 가축 1313마리, 차량 88대 등에 이른다. 정부는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요구에 따라 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가수 김장훈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지난 3일부터 12월 말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 광고판에 시작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광고가 3위에 올랐다. ‘기억하시나요’라는 제목의 광고는 ‘독일 총리가 폴란드에서 사죄해 유럽 평화에 기여한 것처럼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일본의 사죄를 기다린다’는 내용을 담았다. 싸이와 김장훈의 훈훈한 소식 뒤에는 두 사람이 연관된 안타까운 뉴스가 7위에 있다. 싸이가 김장훈을 문병한 뒤 ‘관계 회복’ 기사가 나오자 김장훈이 미투데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그는 “담소를 나누고 병실을 지키다. 하하 참 미치겠네요.”라는 글을 썼다. 한때 절친이었던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다는 소문이 있던 터라 주변의 궁금증을 샀다. 이어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방송인 에이미(본명 이윤지)가 5위, 지난 2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서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신고로 해군과 해경이 수색에 나선 일이 6위, 군면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배우 김무열의 군입대가 8위를 차지했다. 4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배우 안성기와 함께 사회를 본 중국배우 탕웨이, 6일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소식이 나란히 9위, 10위에 올랐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국모이자 권력자…조선의 왕비 재조명

    “한국 전통 시대에 여성, 특히 부인의 존재는 철저히 남편의 그늘에 가려진 존재였지만 왕조 국가인 조선에서 왕의 부인인 왕비는 절대 권력의 중심부에 있었다. 조선의 왕비는 단순한 여성이 아니었다. 조선의 왕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정치 역학을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왕비의 역할과 존재에 대한 본격적이고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심재우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학부 교수는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돌베개 펴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조선의 왕비라고 하면 중종의 계비로 아들 명종을 휘두른 문정왕후, 희빈 장씨와 경쟁 관계를 구축했던 숙종의 계비 인현왕후, 한말 일본 낭인의 손에 시해된 명성황후를 먼저 떠올린다. 이들의 삶이 흥미로워 사극으로 많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 왕비가 갖는 상징성, 역사적 의미는 이보다 훨씬 더 심오하고 복잡하다. ‘조선의 왕비로 살아가기’는 국모(國母)이자 궁궐의 안주인, 왕위를 이을 후계자 생산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진 조선 왕비의 삶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왕비의 첫걸음인 ‘간택’부터 살펴보자. 왕의 배필을 구한다는 공고를 전국에 뿌리면 금혼령이 내려지고 전국 15~20세 양반가 처녀들은 일종의 이력서인 단자를 제출한다. 보통 사극에서는 자신의 딸을 왕비로 키우기 위해 별별 수를 쓰는 모습이 많이 드러나지만 실제로는 왕을 사위로 두기 부담스러워했다. 딸을 숨기다 발각된 전·현직 관료에 대해서는 추문하고 윽박지르고 온갖 닦달을 다 하지만 접수된 단자는 많아야 25장 안팎이었다. 단자를 낸 처녀들은 초간택, 재간택, 삼간택 등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세자빈으로 책봉된다. 수렴청정으로 권력을 휘두른 왕비도 있다. 세조의 비 정희왕후는 아들 예종이 19살에 즉위하자 수렴청정을 시작했다. 예종이 즉위 13개월 만에 죽자 13살 잘산군을 임금(성종)으로 추대해 7년간 섭정했다. 성종의 정책은 도승지가 정리해 정희왕후에게 올려 결재를 받은 뒤에야 시행됐다. 12살 때 즉위한 명종을 대신해 수렴청정을 시작한 중종의 비 문정황후는 명종이 친정을 선포한 뒤에도 정사에 관여해 무려 20년간 권력자로 남았다. 책은 간택과 서거 또는 폐위 사이에서 왕비가 겪는 출산, 일상생활, 등 구중궁궐의 이야기를 세세하고 흥미롭게 펼쳤다. 집필에는 심 교수를 비롯해 임민혁, 이순구, 한형주, 박용만, 이왕무, 신명호 등 역사·인문학자가 두루 참여했다. 2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반전있는 남자, 최대훈

    반전있는 남자, 최대훈

    첫인상은 멀끔하고 훤칠하다. 하얀 셔츠와 청바지가 꽤 잘 어울린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쓰니 다소 냉정해 보이기도 한다. 잘생겼다거나 멋있다거나, 정작 자신은 그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단다. 웃기고 재미있다는 말이 더 편하다고 했다. 뮤지컬 ‘김종욱찾기’에서 22역 멀티맨으로 빵빵 웃음보를 터뜨리고 사라지는, 그게 평소 모습이란다. 최근 종영한 KBS드라마 ‘각시탈’에서 진중한 역할을 하다 보니 그 자신도, 그를 아는 사람들도 어색하다고 했다. 그래도 이번 출연을 계기로 이름 석 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연극과 드라마에서 맹활약한 배우 최대훈(32)이다. 연극판에서는 관객에게나 스태프들에게 호감도 높은 배우지만,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드라마 ‘각시탈’을 통해서다. 주변 반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물었더니, “공연장 앞 식당 아주머니만 알아보더라.”면서 쑥스러워한다. “아무래도 시대극이라 그런지,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많이 알아보는 편”이라면서 “계산을 할 때쯤이면 ‘왜 죽었어’라고 자꾸 물으신다.”며 겸연쩍은 미소를 짓는다. 드라마에서 그는 일제강점기에 친일 행각을 하는 아버지 이시영이 부끄럽지만 부유한 삶은 놓치고 싶지 않은 이해석 역할을 맡았다. “술 마시는 장면만 나왔다.”는 그의 설명대로 대부분 장면이 한량의 절정이었지만, 막판에 대단한 반전을 이루었다. 아버지에게서 받은 국방헌금 10만원을 독립자금으로 빼돌리고 비장하게 자결했다. “현실 속에서 갈등하는, 내면 연기를 하기 때문에 감독님이 처음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 그는 “실제로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 같아 정말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대학(중앙대 연극영화과) 때부터 사람들을 웃기고 즐겁게 하는, 성격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강한 역할뿐이었다. 이해석이 되면서 그는 “웃으면서도 슬픔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성공적이었을까. 이 모습이 방영된 뒤 다음 날 인터넷은 ‘최대훈 반전’ 기사로 도배됐다. 잘나가는 줄만 알았더니 사실 그는 현실에서도 내면의 갈등을 겪고 있었다. 최대훈은 “올해 같은 해는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많은 활동을 했다. 처음 찍었던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부터 아침 드라마까지 간간이 얼굴을 드러냈지만, 올해 유독 드라마가 많이 몰렸다. 한 종편채널의 드라마에서는 청와대 비서관 역할을 했고, KBS드라마 ‘빅’에서는 주인공 서윤재(공유)의 동료 의사 역할이었다. “나의 다른 면을, 가능성을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는데, 한편으로는 부족함을 많이 느낀 시간이었다.”면서 “내 안에서의 성적은 썩 좋지 않다.”고 했다. 올해 초 첫 공연을 올린 연극 ‘웨딩스캔들’이 갈등의 시작이었다. 결혼을 하면 고모의 유산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꼼수를 부려 동성결혼을 해버린 바람둥이 앙리 역할이었다. 평소 모습이라면 머리는 동그랗게 자른, 귀여운 도도나 이혼전문 변호사 노베르 역할이 맞다. 그에 비해 앙리는 조금 평범한 인물이다. 도도나 노베르는 입만 열었다 하면 관객들이 자지러지는데, 앙리에 대한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신나게 연기하지 못하고 있구나. 무대가 불편하게 느끼졌다.”고 떠올렸다. 여러 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면서 그는 연기의 참맛을 느꼈다. 그래서 좌절을 안겨줬던 연극 ‘웨딩스캔들’에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지난 8월 말 재공연에 들어가면서 다시 앙리가 돼 보기로 했다. “연극의 매력은 현장에서 생생하게 연기하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겁니다. 공연이 잘 안 풀려 진이 빠지고 목이 쉬는 날도 있지만 어떤 날에는 정말 다이내믹하게 움직일 수 있거든요. ‘웨딩스캔들’에서 관객들이 매번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면 정말 힘이 납니다.” ‘웨딩스캔들’은 오픈런(끝나는 날짜 없이 계속 공연)이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이달 말까지만 출연한다. “일을 많이 해야 할 시점이긴 하지만, 이렇게 무작정 소화한다고 좋은 건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 올 초부터 앞만 보고 달려온 만큼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고 싶단다. 그는 “광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즐겁게 웃고 있지만 보이는 게 다가 아닌 사람이다. “올해 말까지 충전을 하고 돌아올 겁니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제대로 보여드리기 위해 다시 무대에 서야죠.”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연극 웨딩스캔들은 2011년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인 흥행작. 한국에서는 민준호 연출로 지난 3월 초연됐다. 결혼 후 1년이 지나면 100만 유로를 상속한다는 고모의 유언에 따라 바람둥이 앙리가 친구 도도와 위장 게이 결혼을 하면서 벌이는 소동극. 최대훈·최덕문·이호영이 앙리, 남문철·서현철이 에드몽, 노진원·김늘메가 도도를 맡아 찰떡 호흡을 과시한다.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 3만 5000원. (02)766-3440.
  • 세계 첫 ‘모녀 해부학자’의 원칙·소신

    세계 첫 ‘모녀 해부학자’의 원칙·소신

    세계 여자의사회의 2013년 회장에 선출된 박경아(62) 연세대 의과대학 해부학 교수는 세계를 이끄는 또 한 명의 글로벌 리더다. 한국 여의사회 회장,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등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학교 엄마’라는 애정 어린 호칭으로 불리며 학생들이 뽑는 ‘올해의 교수’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해부학자 나복영(88·고려대 명예교수) 여사가 그의 어머니다. 5일 밤 10시 40분 EBS ‘어머니전’에서는 세계 최초의 ‘모녀 해부학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나 여사와 박 교수의 이야기를 만난다. 나 여사는 친정어머니로부터 능력을 갖춘 여자로 자라는 법을 배우며 컸다. 경성여자의학전문대학 시절 의학의 기초, 해부학을 선택한 배경은 “남들이 안 하는 것이면 내가 한 번 해 보자.”라는 마음이었다. 시체를 만져야 하는 학문이었기에 모두가 손사래를 쳤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학문이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해부학자가 됐다. 결혼한 지 15개월 만에 한국전쟁으로 남편이 납북된 뒤 나 여사는 홀로 박 교수를 키웠다. 어린 딸은 해부학 교실을 놀이터 삼아 드나들었다. 자연히 해부학에 재미를 붙였고, 국내에 한두 명밖에 없는 뇌신경 해부학을 전공하기에 이르렀다. 전무후무한 ‘해부학 모녀’는 그렇게 탄생했다. 나 여사는 따뜻한 엄마였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다. 늘 자신의 원칙을 지키는 당당한 가장이자 강단에서는 날카롭게 학생들을 휘어잡아 ‘면도칼’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카리스마 있는 교수였다. 딸이 자신의 수업을 들을 때에도 수업 자료를 집에 들여놓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게 교수와 제자의 선을 그었다. 바쁜 삶 속에서도 강단에 설 때는 옷매무새의 흐트러짐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모범 그 자체의 어머니였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나복영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그가 꿋꿋이 지켰던 정도는 현재 박 교수뿐만 아니라 모든 의사들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미주통신] 누드모델 출연 美 여경 해고 논란

    [미주통신] 누드모델 출연 美 여경 해고 논란

    모델 전문 잡지에 누드모델로 출연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한 여성 경찰이 해고를 당할 위기에 처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휴스턴 경찰서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여성 경찰인 스테이시 수로(42)는 지난주 모델 전문 잡지인 ‘모델메이헴’에 자신의 전라 사진을 비롯하여 매우 선정적인 1백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그녀는 정식 누드모델로 고용되어 이러한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누드 사진 게재 직후 그녀는 현직에서 직위 해제되었으며 현재 휴스턴 경찰은 이와 관련하여 내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당국은 언론의 취재에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스테이시가 ‘경찰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 등을 한 혐의와 경찰 이외의 직업을 가질 경우 신고하여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즉시 직위해제를 하였으며 자세한 내용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 하나를 기르고 있는 싱글맘으로 알려진 스테이시는 언론의 의견 표명 요구에 묵묵부답하고 있으며 현재 해당 모델 잡지에 올려진 그녀의 누드 사진은 삭제되었다. 이러한 내용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딸을 키우고 있는 경찰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는 비난론과 함께 직무와 상관없이 한 행위에 대해 해고를 고려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동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한편의 환상동화 한국色 수놓은 발레 파리지앵을 홀리다

    한편의 환상동화 한국色 수놓은 발레 파리지앵을 홀리다

    처음에는 다소 멀뚱멀뚱했다. 머리에 수건을 싸맨 한복 차림의 아낙들이 발레를 하니 어색하기도 했을 터. 1막에서 파도 치는 바다를 배경으로, 선원 12명이 높이 뛰어오르는 그랑 주테(공중에서 두 다리를 일자로 벌리는 동작)와 힘찬 회전으로 장식한 강렬한 군무를 선사하자 박수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3막 조선 궁궐 장면에서 달빛 아래 궁중예복을 차려입은 남녀 무용수가 2인무를 춘 뒤에는 박수 소리가 더 크고 오래 이어졌다.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와 함께 “마니픽”, “뷰티풀”이라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객석 “뷰티풀” 탄성 이어져 지난달 29일과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 극장 무대에 오른 유니버설발레단의 ‘심청’은 한국 고전의 멋과 높은 발레 수준을 과시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팔레 데 콩그레(3723석)는 파리에서 가르니에(파리오페라발레) 극장, 살 플레옐과 함께 3대 공연장으로 꼽힌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뮤지컬 대작 ‘노트르담 드 파리’가 초연된 곳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무대장치와 무용수 동선을 고려해 무대를 3분의2 정도로 줄이고, 관객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객석은 절반인 1800석만 확보했다. 생소한 한국 창작발레에 대한 관심은, 객석점유율과 유료판매율이 각각 평균 94.3%, 80%라는 수치가 방증한다. 이번 파리 공연을 주도한 기획자 에티엔 통은 “한국 전통과 클래식 발레를 모두 품었다는 게 ‘심청’의 강점”이라면서 “프랑스 관객들은 이야기를 몰라 처음에는 어리둥절하겠지만 점점 감정이 흐름을 타면서 감동을 받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전통과 클래식 발레의 접목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그대로다. 심청이 태어나 자라고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에 목숨을 내놓고 인당수에 빠지는 부분까지 긴 이야기가 1막에 짜임새 있게 압축돼 있다. 부인과 함께 온 장밥티스트 몰레(31)는 “한국의 옛이야기가 안데르센의 동화와 같은 흐름을 갖고 있어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면서 “심청이 바다(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이 무척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2막 용궁 장면에서는 무용수들이 반짝이는 비늘, 뾰족한 장식 등으로 화려한 바다생물을 표현했다. “의상이 매우 화려하다.”, “보티첼리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연꽃을 타고 육지로 올라온 심청이 왕비가 되고 맹인잔치를 열어 아버지와 만나는 3막에서는 탈춤 군무와 섬세한 궁궐 무대 장식이 돋보인다. 친구들과 공연을 본 비누아 에르랭(29)은 “무대장치가 인상적이다. 특히 풍랑을 만나는 장면에서 배 뒤로 바다가 요동치고, 양쪽 돛이 흔들리는 등 역동적으로 표현한 것이 놀라웠다.”고 했다. 2막 도입부에서 심청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영상을 거론하며 “무대에서 보여 주지 못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처리한 구성이 독특했다.”고 덧붙였다. 이혜민 주프랑스대사는 “공연이 진행될수록 객석 반응이 뜨거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K팝뿐 아니라 클래식한 분야에도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종수 주프랑스한국문화원장도 “ 우리 문화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보티첼리 그림 보는 듯” 뱅상 베르제 파리 7대학 총장은 “가족의 의미, 부모에 대한 사랑이 감명 깊은, 정말 아름다운 얘기”라면서 “의상이 마음에 든다. 심혈을 기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발레 ‘심청’은 1986년 초연됐다. 이후 수차례 다듬으면서 12개국 40여개 도시에서 200여회 공연을 이어왔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 전통을 접목한 창작발레에 대한 유럽의 높은 관심을 확인하게 됐다.”면서 “내년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심청’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리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14~18세기 종교재판·마녀의 진실 파헤쳐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무당’이나 ‘신녀’(神女) 정도로 보면 되겠다. 실제로 특별한 능력이든, 과장된 포장이든 신비롭고 독특하게 알려진 존재, 마녀다. 많은 동화에서 사악하게 비쳐지지만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는 선과 악을 상징하는 네 마녀가 산다. 영화 ‘이스트윅의 마녀들’(1987)에는 당대 최고의 할리우드 배우들이 나와 인기를 끌었고 “그 마녀에게는 슬픈 사연이 있어.”라는 소설 ‘위키드: 괴상한 서쪽마녀의 삶과 시간’은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때 살을 쭉쭉 빼준다면서 유행한 음식이 ‘마녀수프’였다. 특정인을 무차별 공격하는 ‘마녀사냥’이라는 말은 시도 때도 없이 나온다. 마술을 부리는 매부리코 노파나 유럽의 점쟁이 정도로 보기에는, 부정과 긍정의 이미지를 넘나드는 마녀의 존재는 실로 매력적이다. ‘대체 그 실체가 무엇이기에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오면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가.’ 이런 마녀의 근원에 접근한 인물이 프랑스의 대표적인 역사가 쥘 미슐레(1798~1874)다. 30여년에 걸쳐 저술한 ‘프랑스 역사’, ‘프랑스 대혁명사’ 등 걸작을 남긴 인물로, ‘마녀’(정진국 옮김, 봄아필 펴냄) 역시 그의 오랜 역사 연구의 결과물이다. 미슐레는 책에서 14~18세기에 걸친 종교 재판과 마녀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 미슐레는 마녀의 이미지가 추락한 것에 대해 “마녀의 풍속적 기록을 조사한 현대인은 별로 없다. 있더라도 그들은 주로 고대와 관련된 중세에 지나치게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에게 마녀는 “과거 천 년 동안 민중의 유일한 의사”, “운을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는 여자”이다. 태생적으로 아름다움과 매력을 지녔고, 죽은 이를 불러오기도 했으며, 병을 치유하기도 했다. 신과 하늘만 바라보던 중세에 신이 해결해 줄 수 없는 고민들을 들어주고 소원을 이뤄주었다. 예를 들면 죽은 이에 대한 그리움이나 가난의 고통이다. 사람들은 비밀스럽게 마녀를 찾고 신보다 의지하고 숭배했다. 중세 기독교가 이런 분위기를 달가워했을 리 없다. 모든 마을 사람들이 참여해 평등하게 즐기는 축제인 ‘사바’도 거슬렸다. 종교재판관과 수도사들은 마녀가 자신의 권력에 도전해 올 것이라고 확신했고, 마녀사냥을 시작했다. 존경의 대상에서, 맹목적이고 비인간적인 종교와 사회 제도의 희생양으로 추락한 것이다. 책은 이 과정들을 방대한 문헌 자료와 증언 등으로 뒷받침하면서 풀어놓는다. 곳곳에 삽화와 설화를 다양하게 활용해 마치 마녀 이야기를 해 주는 듯하다. 425쪽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1만 9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머털도사’·‘나루토’… 동심의 세계로

    ‘머털도사’·‘나루토’… 동심의 세계로

    명절이면 늘 만나던 ‘머털도사’, 당연히 올 추석도 안방을 찾는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TV시리즈 만화들의 극장판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애니맥스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만화를 준비했다. 세대를 뛰어넘는 인기를 얻는 한국 토종 만화 ‘머털도사’ 시리즈가 먼저 눈에 띈다. 만화가 이두호(69)의 대표작 ‘머털도사’는 1984년에 잡지 ‘새벗’을 통해 처음 세상에 나와 1989년에 TV만화영화로 제작됐다. 구름 위로 높게 솟은 꼭대기에 사는 누덕도사와 더벅머리 소년 머털이가 꾸미는 좌충우돌 이야기. 10여년 전에 만들어져 다소 거칠지만, 정감 있는 그림체로 색다른 맛을 전한다. ‘머털도사와 또매’는 30일 오전 9시, 10월 1일 오전 8시 40분과 오후 4시에 방송되고, ‘머털도사와 108요괴’는 30일 저녁 6시, 10월 1일 오전 11시에 각각 전파를 탄다. 조금 더 ‘반질반질’해진 2012년판 ‘머털도사’는 29일과 30일 오전 9시 40분에 EBS에서 만날 수 있다. 애니맥스는 또 아이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포켓몬스터’와 ‘날아라 호빵맨’의 최신 극장판도 편성했다. 포켓몬스터의 극장판인 ‘비크티니와 흑의 영웅 제크로무’는 지우와 피카추, 환상의 포켓몬 비크티니, 전설의 포켓몬 제크로무와 레시라무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29일 낮 12시와 30일~10월 1일 저녁 7시 30분에 어린이 시청자를 찾아간다. 날아라 호빵맨의 ‘우당탕과 쌍둥이별’은 29일 오전 11시에 첫선을 보인다. 10월 3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날아라 호빵맨의 극장판 8편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애니맥스는 이번 연휴 기간에 인기 프로그램 ‘나루토’를 죽 챙겨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29일과 30일 오후 2시부터 매일 8편씩, 첫화부터 16화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일본 만화 ‘나루토’는 나뭇잎 마을의 말썽꾸러기 나루토가 라이벌이자 동료인 사스케, 명랑 쾌활한 닌자 사쿠라와 함께 최고 닌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다. 어린이채널 투니버스는 29일 오전 9시에 인기 만화 ‘명탐정 코난’의 최신 극장판 ‘명탐정 코난 극장판: 11번째 스트라이커’를 방송한다. 10월 3일 오전 10시 30분에는 투니버스의 대표 애니메이션인 ‘안녕 자두야’의 두 번째 시즌 첫회를 공개한다. ‘안녕 자두야’는 1980년대 평범한 가정과 그 시절을 배경으로, 말괄량이 초등학생 자두와 다섯 식구의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았다. 10월 1~3일 밤 9시에는 투니버스가 처음으로 선보인 학교 애정물 ‘마보이’가 하루 한 편씩 방영된다. ‘마보이’는 ‘여장남자’라는 독특한 소재와 순정만화 같은 이야기로, 10대 여성에게서 큰 사랑을 받는 3부작 드라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고아로 자란 아버지의 절절한 가족사랑

    고아로 자란 아버지의 절절한 가족사랑

    명절에 방영하는 가족드라마는 가족의 사랑, 형제의 우애, 갈등과 화해의 상징이었다. 점점 연휴 편성표에서 가족드라마가 줄어들더니 올 추석에는 유일하게 SBS만 명맥을 유지했다. 새 월화 드라마를 만나고 인기 방영물을 몰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SBS가 29일 밤 11시부터 추석특집드라마 ‘가족사진’을 29일 밤 11시부터 2시간 20분 동안 2회 연속 방송한다. 정병식 웹툰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가족사진’은 가족을 위한 최선이 무엇이고, 가족이라는 이름이 어느 정도까지 희생을 가능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드라마는 결혼을 앞둔 딸에게 11년 전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면서 시작한다. 고아로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가족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품었다. 그러던 아버지가 어떻게 가족을 버리게 됐는지, 그 숨겨진 이야기가 딸에 의해 밝혀지면서 미움과 원망이 변해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렸다. 폭넓은 연기를 펼치는 안내상이 49세와 60세 아버지 한상태 역할로, 과묵하고 엄하지만 속정이 깊은 아버지상을 연기한다. 18세와 29세의 딸 한미화는 신현빈이 분했다. 안석환, 송채환, 정재순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 가족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10월 1일에는 MBC가 창사 51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마의’를 첫 방송한다. 수많은 화제작을 만든 이병훈 연출과 사극 ‘이산’과 ‘동이’에서 호흡을 맞춘 김이영 작가, 최정규 연출이 뭉쳤다. ‘마의’는 천민의 신분으로 말을 고치는 마의(馬醫)에서 출발해 수의사로 명성을 얻고 어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 백광현(1625~1697)의 생애를 다룬다. 한방의 외과 시술이라는 분야를 최초로 개척하고 독보적인 종기치료로 ‘신의’라는 호칭을 얻었다. 그의 심오한 의학세계를 보여주는 드라마는 조선시대 수의학의 세계를 조명하고 인간 질병 치료와 다른 새로운 내용도 보여줄 예정이다. 뮤지컬계 스타 조승우가 주인공 백광현으로 안방극장에 처음 얼굴을 내민다. 최근 큰 관심을 끌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을 한꺼번에 ‘정주행’할 수 있는 시간도 있다. tvN은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오전 10시 30분에 ‘응답했데이(DAY)’ 시간을 준비했다. ‘응답하라 1997’은 H.O.T와 젝스키스가 전성기를 누린 199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오빠들에 미쳐있던’ 여고생들과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았다. 많은 이들을 15년 전 추억으로 이끌며 케이블 드라마의 신기원을 이루기도 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2)최대 유포지는 언론사

    [음란물 없는 e세상으로] (2)최대 유포지는 언론사

    국내 종합일간지, 경제지, 스포츠지, 인터넷 통신 등 공신력 있는 언론사 사이트들이 음란성 광고 및 선정적 사진 게재를 서슴지 않으면서 음란물 유포의 또 다른 유통지로 손꼽히고 있다. 인터넷 유통이 금지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 불법 의약품 판매 광고 사이트와 자사 홈페이지를 연결하거나 19세 이상 성인 정보제공 광고가 버젓이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 내에 존재하는가 하면 모 스포츠지는 아예 성인 음란물 사이트 배너를 홈페이지 상위 코너에 배치, 성인 사이트로 유인하고 있다.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를 스포츠지, 경제지, 종합일간지로 분류해, 음란물 게재 실태를 살펴봤다. 그 결과 선정성 수위가 상당 부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지, 선정적 사진이 홈피에 스포츠지는 다른 언론사 사이트보다 음란성 광고 및 음란성 게시물의 노출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문제는 스포츠지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각종 스포츠 기사를 비롯해 연예계 기사 등을 주로 담고 있어 청소년들의 접속 빈도가 높다는 데 있다. 청소년들이 굳이 음란 사이트를 접속하지 않더라도 손쉽게 해당 언론사 사이트 등을 통해 음란성 게시물을 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A 스포츠지는 홈페이지 상위 배너에 ‘성인군자’라는 이름의 코너를 배치해 놓고 있다. 해당 코너를 클릭하면 바로 이름과 주민등록만을 입력하면 되는 성인인증 창이 뜬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청소년이라 하더라도 부모님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도용해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구조다. 이처럼 허술한 성인인증 과정을 거치면 바로 음란물 사이트로 연결된다. 사이트에는 벌거벗은 남녀가 성관계를 나누는 모습의 사진과 각종 성인 영상 음란물이 게시돼 있다. 1개월 9000원 정액제에 가입하면 한 달 내내 사이트의 음란 게시물들을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미리 보기 서비스도 시행 중이라 굳이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음란 동영상의 일부를 볼 수 있게 돼 있다. 동영상뿐만 아니라 매거진 기사 코너도 마련돼 있다. 기사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대부분 음란성 사진과 자극적인 글들로 도배돼 있다. 제목도 노골적이다. ‘거유 천국 일본 VS A컵 맴도는 한국’, ‘노예 플레이 재갈이 좋아요.’ 등 민망하고 선정적인 제목으로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언론사 사이트를 통해 음란물 사이트로 넘어가더라도 인터넷 창의 맨 윗부분에는 해당 언론사의 제호가 버젓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즉, 해당 언론사의 제호 아래에 각종 성인 음란물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형식을 지니고 있다. 해당 음란물 사이트의 오른쪽 윗 부분에는 해당 스포츠지의 계열사인 종합일간지, 주간지, 여성잡지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배너도 마련돼 있다. 스포츠지 B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선정적인 포즈를 취한 여성사진들을 한데 모아 놓은 코너가 있다. A사와 달리 성인인증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다. 또 객원기자가 쓴 서울 신사동의 한 클럽의 파티 기사에선 20대 여성들이 벗은 채 가슴 사이로 야광봉을 끼워넣거나 봉에 매달려 선정적인 춤을 추는 사진이 함께 게재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당 기사는 한 건에 그친 단발성 기사가 아닌 ‘파티’, ‘밤문화’, ‘모델’을 주제 내건 시리즈물의 일부다. 여러 기사에 선정적 파티 사진이 참고용으로 올라와 있지만, 선정성 수위가 상당한 편이다. 이 언론사의 메인 화면 맨 하단부에 보면 ‘스타 갤러리’라는 스타화보집 모음 배너가 있는데, 주로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여성들이 노골적으로 가슴을 드러낸 모습의 사진들이다. 성인 만화 코너도 있는데 주로 비뇨기과 광고 등과 함께 게재돼 있다. 또 다른 스포츠지 C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C사의 경우 포토·화보 코너를 통해 ‘그라비아’(여성의 비키니 차림이나 세미 누드를 찍은 영상물 또는 화보집), ‘레이싱걸’, ‘치어리더’ 섹션을 따로 만들어 놓고 아무런 제한없이 음란 사진을 열어볼 수 있게 해놓았다. 주로 반라의 여성들이 야한 포즈를 취한 모습의 사진들이다. ●종합 일간지, 선정적 제목들 눈살 종합 일간지들은 스포츠지보다는 음란물 광고 및 음란 사진 게재 수준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자 선정적인 제목을 다는 경우가 많았다. 종합 일간지 D사의 인터넷 사이트는 계열사인 스포츠지 사이트와 연계해 연예인 섹시 화보 등을 성인인증 절차 없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또 주로 연예기사에서 ‘경성대 전지현 다리 한쪽 들고 섹시 댄스’, ‘섹시 여경 강예빈 감출 수 없는 S라인’, ‘이연두 맞아? 비키니부터 찢어진 스타킹까지 파격 섹시’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었다. 음란성 광고 게재도 별반 다를게 없다.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 들어가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이 헌법가치 훼손했다’라는 제목의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 의원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기사를 읽다 보면 하단부에 ‘신혼남(男)의 굴욕, 부부들의 위기?’라는 광고가 눈에 띈다. 이를 클릭해보면 L비뇨기과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데 주민등록번호랑 이름만 입력하면 수술 후기 등을 읽을 수 있다. 환자들의 수술 후기 자체를 비뇨기과 측에서 재구성해 ‘너는 거기만 흑인이냐?’, ‘오빠 잘한다고 난리법석을 치면서’ 등의 제목을 뽑아 하룻밤 정사나 부부 성생활 등을 묘사한 내용을 싣고 있다. 심지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삽화도 있다. 비뇨기과의 자체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것들이지만, 해당 사이트는 언론사 사이트에서 광고와 연계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언론사도 음란글 유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당 언론사의 스포츠 섹션에 ‘KIA 치어리더, 우리는 섹시 광주스타일~’이라는 제목으로 여성 치어리더 얼굴과, 유니폼 치마 속 엉덩이를 클로즈업한 사진이 게재되자 네티즌 김남훈(아이디 ‘nhk10003’)씨는 댓글로 “기사의 화보를 꼭 이런 식으로 써야 합니까?”라며 항의성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일간지 E사는 개그맨 겸 방송인 곽현화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전망 좋은 집’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하며 곽현화 노출 사진 및 일명 ‘19금 판정’을 받은 곽현화의 ‘싸이코’ 뮤직비디오 유튜브 영상을 걸어놓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연두 섹시 화보 등도 별다른 절차 없이 누구나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경제지, 민망한 광고 즐비 경제지는 민망한 광고 문구를 내건 음란성 광고 게재가 눈에 띈다. 경제지 G사의 경우 ‘수술 없는 질 수축, 남편이 더 좋아해’라는 선정적인 내용의 광고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이 언론사 사이트 내에서 ‘20대녀 떡실신 시킨 남자의 비법’이란 문구의 광고 배너를 누르면 비아그라 판매 사이트로 바로 이동된다. 비아그라는 현재 의사 처방 없이 인터넷상에서 유통이 금지된 상태다. 언론사에서 불법 행위를 독려하고 있는 셈이다. 광고 배너 외에도 스포츠지, 일간지와 마찬가지로 해당 언론사 사이트 또한 비키니 차림의 여성 스타 화보를 노출하고 있다. ‘이제니 다 벗었다. 원조 베이글녀의 위엄’ 등 자극적인 제목이 많다. 또 다른 경제지 I사 홈페이지에선 주민등록번호랑 이름을 입력해 성인인증 절차를 거치면 성인만화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만화의 내용이 원색적이고 성행위 묘사에 집중한 그림이 대다수다. 비록 만화지만 수위는 거의 포르노 수준이다. 문제는 노골적인 음란물 게시에 열을 올리는 전문 사이트에도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성범죄가 쏟아질 때마다 음란물과의 전쟁을 외치며 관련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사도 음란물 유통 구조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와 관련,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언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음란물로 연상되는 광고와 사진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성범죄 사건이 날 때마다 음란물 근절에 목소리를 높이는 언론이 이런 이중적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면서 “유료 음란물 사이트로 연결되게 만든 언론사도 있는데 황당하다. 언론사들이 사람들을 관음증 환자로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안 팀장은 “언론사 스스로 책임을 지든지 정화 활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언론사 홈페이지를 19금 사이트로 등록하도록 나서야 할 판”이라고 비꼬았다. 명희진·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싸이가 한류인가, 아니면 한류가 싸이를 만들었나. ‘강남스타일’이 한국 스타일인가 혹은 싸이식 ‘B급스타일’일 뿐인가. 싸이 현상을 진단하는 별별 분석이 다 나온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대체 왜 싸이이고, ‘강남스타일’인가. 서울신문이 최종판을 준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이성규 뮤즈어라이브 대표,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에게 질문을 던지고 조합해 토론 형식으로 꾸몄다. 싸이 현상 지상토론, ‘강남스타일’처럼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보자.” →사람들은 왜 싸이에 열광할까. 어떤 숨은 코드가 있는 것인가. -설동훈 전북대 교수(이하 훈) 싸이가 뜬 게 아니라 ‘강남스타일’이 떴다. ‘겨울연가’로 배용준, 최지우가 인기를 끈 것과 같다. 코믹함만이 이유가 아니다. 인류의 공통 정서에 호소하는 음악성, 중독성 있는 춤, 공감을 끌어내는 장면 등이 절묘하게 결합됐다. 대중이 보편적 정서인 ‘재미’(fun)에 중독된 것이다. -이동연 소장(이하 연)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결합된 강한 비트와 단순한 후크 멜로디가 인기비결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런 사운드에 익숙하다. 또 카우보이식 춤과 말춤의 원형은 글로벌한 공감대를 갖는다. 사회병리현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물신주의, 속물적 인간관계, 자극적 쾌락이 지배하는 저속한 사회의 병리를 수면 위로 들춰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년 전 대마초 사건과 병역 문제로 지탄 받던 싸이는 사라져 버리고 애국자 싸이, 국민가수 싸이가 등장했다. -이성규 대표(이하 규) 사실 싸이가 이전에 내놓은 곡들도 유머러스하면서 섹시한 코드와 강렬한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 그런데 ‘강남스타일’만 떴다. 불황기에 섹시·유머 코드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지는 데다, 복고에 대한 향수가 중첩되는 것도 요인이 된 셈이다.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이하 섭) 요즘 사람들은 특정 유형의 메시지에 열광한다. 감동적이거나 극사실주의 같은 세밀한 작업, 기괴하고 망측하지만 예전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음악·영화, 원형과 패러디의 선순환 콘텐츠, 진지함과 코믹함의 결합 등이다. ‘강남스타일’의 경우 마지막 두 가지에 해당한다. 타이밍과 콘텐츠, 유머 코드라는 삼박자도 맞아 들어갔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 있는데. -훈 유튜브는 뮤직비디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유행을 이끌어 낸 핵심은 재미와 감동이다. 사회학자들은 유행을 집합행동으로 파악하는데 ‘강남스타일’ 집합행동을 끌어낸 동력도 그것이다. -규 유튜브만의 위력이 아니라,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의 복합적 위력이라는 설명이 정확하다. 상호작용성에는 디지털 팬덤 현상이 포함됐다. 기존 팬덤 현상과 달리 소비자는 적극적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이다. 예컨대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 확산 과정에는 팬 라이팅(Fan Writing)으로 불리는 리액션이나 패러디 영상이 역할을 했다. 유튜브 영상 가운데 수천만건을 돌파한 영상의 공통점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평범한 인물 ▲결함 있는 남성성 ▲유머 ▲단순성 ▲반복성 ▲기발하고 엉뚱한 콘텐츠 등이다. ‘강남스타일’은 이 여섯 가지 디지털 문법을 담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전략적으로 대처한 상품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섭 (전략상품은) 아니라고 본다. 싸이는 10년 전부터 자신의 콘셉트에 일관성을 지녀 왔다. 다만 우리는 싸이의 음악적 프로덕션라인이 지난해 MBC ‘무한도전’ 출연 이후 변화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꾸준함과 노력 등도 어필의 요소가 됐다. 싸이의 음악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콘텐츠는 아니었지만 유튜브 공개 뒤 반응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빠르게 대처한 것이 눈에 띈다. -훈 언뜻 보면 ‘강남스타일’은 아마추어의 엉성한 모방 복제품에 불과한 ‘키치’(kitsch·저속한 작품) 또는 B급 문화 상품처럼 여겨지지만 실상 전문가가 공들여 만든, 고도의 음악성과 안무를 갖춘 독창적 문화상품이다. →그렇다면 ‘B급 문화’가 아니라는 것인가. -훈 둘 다 B급처럼 보이지만 B급이 아니다. 아무리 봐도 연예인 같지 않은 싸이의 외모를 기준으로 보면 B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웃음). 그 외모로 ‘강남스타일’을 외치니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 싸이 스스로 캐릭터를 ‘양아치’로 잡았는데 그것을 B급이라고 할 수 있나. -연 B급이 맞다. 싸이의 출신성분이 부유하지만 천성은 ‘키치’한 저속한 B급 문화의 전도사다. B급 문화가 하층계급의 것이라거나 A급보다 수준이 낮다는 생각은 낡았다. B급 문화는 우리 안의 비밀스러운 욕망을, 속으로 하고 싶은 일탈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한 것을 말한다. 또 ‘강남스타일’은 패러디가 갖는 풍자정신을 갖고 있지 않다. 그저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사나이의 물오른 쾌락만 전해질 뿐이다. 자본주의의 속물 감정을 찬양하는 노래로 단정할 수 없는 건 은유적 공간인 강남을 무대로 벌이는 ‘풀어헤쳐진 감정’ 때문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한류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 것이 적절할까. -섭 ‘강남스타일’은 한국인의 힘으로 한국 노래를 전 세계에 퍼뜨렸다는 면에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한류가 통했다고 묶는 것은 현 정부의 성과주의적 망상과 비슷하다. 싸이 신드롬은 한류와 K팝이 동남아에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던 결과다. 지난 7월 ‘강남스타일’이 공개된 뒤 전 세계의 검색어 유입률과 추이를 보면 말레이시아를 기점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지역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후 호주·유럽·미국에서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콘텐츠를 대중이 찾을 때까지 한류와 K팝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은 뒤에는 싸이의 콘텐츠 자체가 가진 매력과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규 ‘강남스타일’은 K팝의 이전 확산 경로에 의존하지 않았다. 동남아를 제외한 지역에선 ‘강남스타일=K팝’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K팝은 영미권에서 마니아만 소비하는 다양한 음악 장르 중 하나일 뿐 보편적이지 않았다 ‘강남스타일’은 이미 구축된 K팝 팬의 도움을 얻긴 했지만 신드롬까지 이어질 때는 K팝의 위력이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얼마나 갈지도 궁금한데. -연 일회성에 그치는 유행가지만 올해까지는 갈 것이다. 올 11월 MTV어워즈와 내년 2월 그래미상 시상식이 분기점이다. 싸이스러운 스타일은 현재진행형이다. 글로벌 스타로 크려면 미국 주류 팝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YG는 글로벌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섭 K팝은 성공을 백업해 줄 콘텐츠가 부족하다. 싸이 또한 브랜드를 지속시키려면 해외 뮤지션과 협업을 통해 입지를 굳혀 가야 한다. 정리 최여경·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사설집 ‘이순신歌 펴낸 소리꾼 김영옥

    [저자와 차 한 잔] 사설집 ‘이순신歌 펴낸 소리꾼 김영옥

    ‘그때여 이순신은 불혹의/ 나이를 훨씬 넘긴/ 세월의 흔적을 뒤돌아보니/ 인생의 그림자에/ 얼룩진 상흔들이/ 가슴을 꽂는구나.’ “충무공 이순신이 전라좌수사에 부임한 이야기는 이렇게 아니리(이야기하듯 줄거리를 말하는 것)로 시작하고요. 옥포해전에서 왜적을 소탕할 때는 휘모리장단(아주 빠른 장단)으로 흥겹게 몰아치죠.” ‘난데없이 돌격하라/ 호령하고 외쳐 댄다./ 쥐새끼 같은 왜놈들/ 허둥지둥 허겁지겁/ 우왕좌왕 좌왕우왕/ 이리 왔다 저리 갔다, 저리 갔다 이리 왔다/(중략)들쑥날쑥 지랄 염병/ 천병을 치고 자빠졌다/ 오매 오매 오매 오매.’ 지난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에서 만난 소리꾼 김영옥(65·남도전통음악연구소 이사장)은 직접 만들고 부른 ‘이순신가’의 대목을 쏟아냈다. 그는 최근 충무공의 출생부터 학문 과정, 벼슬기와 시련기, 옥포·부산·한산도·노량해전 등 임진란과 죽음까지 모두 담아 동명 사설(가사)집 ‘이순신가’(SNS 펴냄)를 냈다. 판소리 ‘이순신가’의 시작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여수시에서 시립국악단을 만들면서 초대 예술감독직을 제안했다. 서라벌예대에서 가야금을 전공한 그는 ‘서편제 심청가의 전형’이라고 불리는 한애순(88)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고, 한농선(1934∼2002) 명창에게는 동편제 ‘흥부가’를 전수받았으니 자격은 충분했다. 다만 1968년부터 순천여고, 순천대, 부산대 등에서 줄곧 가르치기만 했던 터라 행정직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한번 해보자.’며 수락했지만 쉽지 않았다. 직원은 단장과 예술감독, 딱 둘이었고, 단원은 모두 비상임이었다. 오기가 생겼다. “전남 여수의 브랜드가 될 창무극을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판소리 다섯 마당에는 우리 민족의 감성인 애정, 의리, 우애, 효심, 충심이 모두 들어 있어요. 그런데 ‘적벽가’만 중국 삼국지가 바탕이에요. 우리에게도 자랑스럽고 위대한 인물이 많은데 말이죠.” 그래서 그가 집중한 인물이 충무공이다. “여수는 충무공의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그는 “여수는 전라 좌수영의 본영이 있었고, 거북선을 만든 곳인 데다 임진란 내내 어머니를 모신 곳이기도 하다.”면서 충무공과 여수와의 관계를 술술 풀어냈다. 2004년에는 충무공의 충효·충절을 조명해 ‘성웅 그리고 어머니’를 올렸다. 30분짜리 단막극이었지만 여수시민들의 반응은 엄청났다. 이 공연 후 이순신연구소의 정광수 소장이 찾아와 완창본을 제안했다. 솔깃했다. “난 소리를 하는 사람이지 국문학자도 아니고, 역사학자는 더더욱 아닌 탓에 덜컥 겁이 나긴 했다.”는 그는 “소리꾼으로서 제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난중일기’는 물론이고, 충무공 관련 문헌을 닥치는 대로 찾아 읽었다. 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글을 써내려갔고, 국문·역사 학자들에게 자문을 얻었다. 3년 만에 4만자에 육박하는 판소리 사설을 만들어 2007년에 처음 여수에서 완창을 했다. 무려 3시간 40분짜리 공연이었다. 그해 미주국악경연대회 심사위원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현지 원각사 부주지 지광스님에게 ‘이순신가’ 공연을 요청받았다. 워낙 갑자기 받은 터라 “카네기홀이라면 몰라도….”라고 농을 던졌는데, 공연이 잡혔다. 이듬해 10월, 뉴욕 카네기홀 웨일 리사이틀홀에서 4시간에 걸친 ‘이순신가’가 울려 퍼졌다. “소극장 규모였지만 내게는 그 무대가 얼마나 크게 느껴지던지 그저 빨리 끝내고 싶었어요. 마무리하자마자 분장실로 달려 들어갔는데, 관리인이 오더니 어서 무대로 나가보래요. 객석에서 박수가 끊임없이 나오더라고요.” 뉴욕에 처음 ‘이순신가’를 전한 보람과 함께 책임감이 다가왔다. 국립국악원, 전주소리축제 등에서 여러 차례 공연하면서 꾸준히 다듬어 드디어 ‘후회 없는’ 완창본을 내놨다. 이제 바람이라면 이 책이 토대가 돼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 마음에 충무공을 심는 것이다. 이 시대에 충무공은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스승이 될 만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충무공이 어릴 적 생계를 위해 남의 집 일을 도왔던 것을 예로 든 그는 “요즘으로 말하면 ‘알바생’이었다. 그래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고 결국 성웅이 된 충무공은 요즘 어려운 시기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멘토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정치인들은 충무공의 강직과 청렴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임진란 420주년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욱 충무공 리더십을 되새겨야 한다.”는 그는 “올해가 가기 전에 서울 세종로 충무공 동상 앞에서 많은 이들에게 ‘이순신가’를 들려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지금&여기] 양공주가 뭐예요?/최여경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양공주가 뭐예요?/최여경 문화부 기자

    “양공주가 뭔가요?” 경기 평택시 안정리에 사는 기지촌 여성에 관한 연극 ‘일곱집매’ 공연장에서 맞닥뜨린 질문이다. 공연 후 오랫동안 기지촌 여성의 삶을 연구해온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무대에 올라 기지촌 여성의 삶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여성이 이렇게 물었다. 어쩌면 별것 아닌 이 질문에 객석은 상당히 술렁였다. ‘양공주’는 1950~1970년대 미군기지 근처, 기지촌에서 생활하던 여성들을 말한다. 이 여성들은 미군을 ‘상대’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지촌이나 ‘양공주’ 혹은 ‘양색시’라는 말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기에, 질문은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진짜 모르느냐는 의문이었다.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운동을 하는 이들에게는 숙제를 안기는 말이기도 했다. 이제 곧 이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고 진실을 알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연극은, 그동안 당신이 알고 있던 ‘사실’은 진실이 아니었다고, ‘미군에게 몸을 판’ 여성이 아니라 ‘국가에 이용당한’ 사람이었다는 진실을 조용히 역설했다. 실제로 박정희 정권은 1961년 ‘관광사업진흥법’을 제정해 서울 이태원과 경기 동두천 등 전국 104곳에 특정 윤락지역을 설치했다. “많은 외국인 내한에 대비”한다는 명목이었다. 그리고 이들을 무시무시하게도 ‘위안부’라 불렀다. 1962년부터는 미군의 요구에 맞춰 기지촌 여성의 성병까지 관리했다. 검진증을 늘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이 ‘깨끗한 몸’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그러나 국가의 감시 아래 그들이 얼마나 인권을 유린당했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난 8월 기지촌 여성 보호 단체들이 기지촌여성인권연대를 발족해 이들의 희생과 피해를 알리고 있지만 관심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기자 또래까지는 ‘자발적으로 몸을 판 여성에게 왜?’라는 의문을 던지고, 더 어린 세대에게는 아예 ‘없는 존재’가 된 탓이다. 우리가 아는 역사가 모두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권력은 역사를 왜곡하고 포장하기도 한다. 그렇게 역사가 덧씌운 상처를 걷어내는 건 우리의 몫이다. 거창한 행동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심으로도 충분하다. kid@seoul.co.kr
  • [연극리뷰] ‘난 집에 있었지’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늘 그렇듯이, 늘 그래 왔듯이, 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어. 그리고 서서히 내려가면서 우리 집에서 멀어져 가는 전원 풍경을, 숲을 돌아 사라지는 길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지, 저기.” 여자의 독백은 시적이고 서정적이다. 그리고 길다. 듣고 있으면 가닥을 잡게끔 하는 암시가 놓여 있다. ‘아버지에게 쫓겨’난 ‘그 애’를 오랫동안 ‘당신들과 나, 우리 다섯’이 기다려 왔다. 여성이 늘 그랬듯이 ‘저녁마다, 문턱에서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어느 날, ‘그 애’는 돌아왔다. 그런데 명확하게 콕 찍지는 않는다. ‘그 애’가 남동생인 것은 확실한데, 독백하는 여자가 첫째인지 둘째인지, ‘당신들’이 누구이고, ‘그 애’는 왜 쫓겨났는지 알 수 없다. 그 의문은 가장 나이 많은 여자부터 가장 나이 어린 여자까지, 다섯 여자가 쏟아내는 대사를 단서로 관객이 채워 넣어야 한다. 프랑스 작가이자 연출가인 장뤼크 라갸르스 원작의 연극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는 시종 모호하다. 끊임없이 시적이고 추상적인 어휘를 반복하면서 생각을 유도한다. 라갸르스는 프랑스 창작극의 산실인 ‘열린극장’에서 한 달 동안 배우들을 보면서 작품을 썼고, 1994년에 낭독공연을 올렸다. 라갸르스가 에이즈로 사망한 2년 뒤인 1997년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공연하면서 그해 프랑스비평가협회가 선정한 불어창작극 중 최고작으로 뽑혔다. 극단 프랑코포니는 지난 3월, 카티 라팽(한국외국어대 교수) 연출로 이를 무대에 올렸다. 국립극장의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에 초청되면서 지난 18일부터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시작했다. 2시간에 가까운 공연에서 다섯 여자는 끊임없이 말을 뱉는다. ‘그 애’의 귀환이 다섯 여자의 오랜 침묵을 깨뜨리고, 여자들이 품었던 꿈과 욕망을 폭발시켰다. 아버지가 그를 내쫓은 일과 각자가 기억하는 그때의 상황, 그를 기다리면서 가진 희망과 자신의 삶을 되찾고 싶던 바람을 꺼내 보인다. 긴 독백과 짧은 대화를 퍼즐처럼 꿰어 맞춘 뒤에야 비로소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 애’가 왜 집에서 쫓겨나야 했는지 끝까지 말해 주지 않지만, 라갸르스가 성소수자였던 것에 덧대 보면 가족들이 그렇게 기다려 주길 바랐던 자신의 소망을 녹여 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작품에서 복잡한 것은 배우들의 대사뿐이다. 원형으로 세워 놓은 12개의 비닐 기둥, 그 외곽을 둘러 마치 빗물이 떨어진 듯 늘어 놓은 수백 개의 플라스틱 컵, 목마와 오르골, 의자 다섯 개로 2시간을 버틴다. 어쩌면 그래서 정적, 평온, 슬픔, 분노, 절망 등이 제대로 전달된다. 모호한 대사가 계속 반복된다는 점이 다소 지루할지도 모른다. 여배우 다섯 명이 더하거나 빠지지 않고, 긴 독백과 내면 연기를 소화하는 것이 버틸 만한 힘을 준다. 10월 7일까지. 3만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최광식 문화부장관 “농·산·어촌 도서관 독서 활성화 첨병”

    최광식 문화부장관 “농·산·어촌 도서관 독서 활성화 첨병”

    매일 오전 8시 55분이면 EBS 라디오에서 구수한 목소리가 들린다. “TV 보는 시간 10분, 대중교통 이용 시간 10분, 하루 20분 시간을 내서 책을 읽어 보세요. 하루 20분 독서 실천으로 1년이면 12권의 지혜와 교양을 쌓을 수 있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올해 ‘독서의 해’를 이끈 최 장관이 직접 독서 문화 조성에 나선 것이다. 지난 17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난 최 장관은 “올해를 ‘독서의 해’로 지정하고 추진했지만 예산을 많이 투입하지 못했다. 그에 비해서는 직접 진행한 행사들이 성과를 거두고, 지방자치단체나 다른 기관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나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지금까지 전국 266개 공공도서관에 책 14만여권을 기증하면서 독서문화 확산을 유도했다. 전국적으로는 독서의 달 행사가 지난해 6426건에서 올해 8332건으로 29.6% 늘었다. 최 장관은 ‘독서의 해’ 행사 중 하나인 코레일과 함께하는 ‘책책폭폭 책 드림 콘서트’를 예로 들면서 “KTX를 타면 예전에는 생수, 과자 코너 등이 있었는데 지금은 책 코너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책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하는 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장관은 특히 “책을 접하기 어려운 농·산·어촌에서는 공공도서관이 독서문화 활성화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도서관 문화학교’ 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도서관 문화학교는 공공도서관의 문화적 기능을 확대하고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문화부는 지난 7월부터 충북 진천 군립 광혜원도서관, 전북 배꽃뜰작은도서관, 충남 보령햇살작은도서관 등 전국 63개 도서관을 선정해 어린이 프로그램, 청소년·성인 대상 강연, 문화예술 전문가의 낭독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 장관은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 정도가 한 해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은 청소년기에 독서 습관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좋은 독서 프로그램을 지원하면 대도시와 농·산·어촌 주민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책 읽는 습관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독서의 해 캠페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내년에는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여경·오상도기자 kid@seoul.co.kr
  • [독서의 해-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4회) 문화의 중심, 미래로 향하는 도서관

    [독서의 해-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4회) 문화의 중심, 미래로 향하는 도서관

    도서관을 ‘불멸의 지식 창고’, ‘책 읽는 소리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지역마다 작은도서관 수를 늘리고 공공도서관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3회에 걸쳐 도서관 기획을 진행하면서 만난 전문가들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독서의 해’ 캠페인이나 ‘작은도서관 진흥법’(8월 18일 시행)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독서율을 높이는 바탕으로서 도서관 문화를 정착시키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지난 7월 발표한 도서관·독서문화 활성화 종합 계획은 주목된다. 현재 868개인 자치구 중심의 생활밀착형 도서관을 2030년까지 1372개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올해 160억원으로 시작해 2015년 348억원까지 매년 순차적으로 지원 규모를 늘려 4년간 총 988억원을 투입해 공공도서관 24곳과 작은도서관 75곳을 새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민 1인당 장서 2권 이상, 도서관 운영 질 향상, 사서 채용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도서관을 마을공동체의 거점으로 만들고, 시민 독서량을 연평균 20권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주로 도시개발과 건설 사업에 투입했던 서울시의 그동안 행보에 비춰 볼 때 파격적이다. 더불어 책과 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기반이 돼 상당히 현실적인 방안이 나왔다고도 할 수 있다. ●사서 인원수도 크게 부족 전국적으로 작은도서관(건물 면적 33~264㎡, 기본 장서 1000권 이상)은 3300여곳에 달한다. 그러나 시설이 낙후되고 도서 구입비가 한 해 300만~400만원에 불과한 곳이 허다하다. 한 해 많아야 200~300권을 사는 셈인데, 이마저도 비용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 개선이나 인력 확충, 도서문화 프로그램 등에 투자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황광선 느티나무도서관재단 사무국장은 느티나무도서관이 140㎡ 남짓한 작은도서관으로 시작했던 것을 예로 들며 “작은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책 책임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도서관에 책꽂이와 책상만 둘 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도서관이 단순한 독서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문화복합공간으로 역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정 규모와 수준의 시설,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서관은 세우는 것보다 제대로 운영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사서의 역할과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는 사서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서 채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은 ‘도서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다’<서울신문 9월 12일자 22면>에서 살펴봤다. 사서 채용 규정은 도서관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어떤 인력을 얼마나 선발해 운영할지를 결정하는 행정기관의 총액인건비제도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지자체를 비롯해 행정기관들이 당장 급한 인력 충원에 우선순위를 두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중시’되는 사서 채용에는 소극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서관법을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수밖에 없지만 이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미 채용한 사서 인력이 전문성을 갖추도록 재교육하는 사서 연수원을 세우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이상복 대진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사서 채용만큼 중요한 것이 사서 연수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도서관 업무를 사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서관 본래의 정체성과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사서가 돼야 한다.”면서 “도서관이 보유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가공하고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이들 전문 집단에 대한 재교육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사서 재교육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나 사설 교육원에서 개별적으로 하는 실정”이라면서 “국가 차원의 사서 교육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전자책보다 종이책 확보가 기본 도서관이 우수 자료와 정보를 수집·보존하고 이를 제공하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도서 확보는 필수적이다. 이런 지적이 나올 때마다 당사자들은 예산 부족을 탓하기 일쑤다. 남영준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도서 구입비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전 예산 수준만이라도 유지하면서 꾸준히 도서를 구입하면 보유 도서량을 확실하게 늘릴 수 있다.”면서 도서 구입 예산을 줄이는 현실을 경계했다. 이어 “전자책 구입을 많이 하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도서관을 이용하게 하려면 역시 인쇄물(종이책)을 구입하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렵거나 깊이 있는 내용의 장서를 도서관이 확보해 질적인 측면을 보강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의 자료 공유에도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도서관이 자체 보유한 장서를 전자책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이를 외부와 공유하면 저작권법에 저촉된다. 국가지식포털과 같은 자료 공유 시스템을 이용해 보는 원문도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난 자료나 국가 소유 장서로 제한된다. 시의적절한 최신 자료는 거의 볼 수 없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모든 자료에 대해 저작권을 풀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저작권도 일종의 나눔 기부로 생각하고, 기초생활보호대상자나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정보 소외 계층에게만이라도 우선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딱 걸린 성추행범

    30대 남자가 지하철 안에서 여자 승객들을 성추행하다가 같이 타고 가던 무술 고단자 여경에게 발각돼 그 자리에서 붙잡혔다. 홍모(37)씨는 19일 오전 8시쯤 지하철 9호선 당산역에서 동작역으로 향하던 전동차 안에서 승객 A(32)씨와 B(19)씨를 잇따라 성추행했다. 홍씨는 때마침 지하철로 출근하던 송파경찰서 소속 정미영(31) 경장에게 범행 장면을 들켰다. 태권도와 합기도 등을 합해 7단의 무술 유단자인 정 경장은 도망치려는 홍씨의 상의와 허리띠를 붙잡아 제압하고 지하철 경찰대 출장소에 넘겼다. 정 경장은 “누구라도 당연히 똑같이 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몸이 따라갔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신명나는 한가위, 우리 소리 한가득

    신명나는 한가위, 우리 소리 한가득

    올 한가위 연휴는 유독 짧다. 이 기간에 멀리 떠날 수 없다면 공연을 보는 건 어떨까. 국립국악원과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30일과 10월 1일, 이틀에 걸쳐 가족과 신명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국악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에서는 이 기간 오후 4시 ‘한가위 아리랑 달빛’을 펼친다. 한반도 전역에 퍼진 다양한 종류의 아리랑 15곡을 만나는 ‘아리랑 달빛’(예악당)과 연희 난장 ‘한가위 달빛’(야외광장)을 연다. ‘아리랑 달빛’은 본조 아리랑을 비롯해 신조 아리랑이 생기기 이전부터 부른 구 아리랑, 경기민요의 하나인 긴 아리랑, 아라리로도 불리는 정선아리랑, 북녘 고향을 그리는 사람들을 위한 영천아리랑·해주아리랑 등 다양한 아리랑으로 구성했다. 가족 단위 관객들과 놀이음식을 나누며 풍속을 되새기면서 아리랑 가사를 바꿔 부르는 시간도 마련했다. 한가위 보름달 아래 펼치는 ‘한가위 달빛’은 판굿·버나 돌리기·살판(광대 땅재주)·무동(舞童)놀이 등으로 꾸민다. 공연 시작 1시간 전에는 널뛰기, 투호, 제기차기 등을 즐기고, 명절 음식인 송편을 맛볼 수 있다. 전석 1만원. (02)580-3300. 세종문화회관은 10월 1일 번동 꿈의숲 아트센터 볼프라자에서 오전 11시부터 6시간 동안 한국 전통 놀음판 ‘도는놈, 뛰는놈, 나는놈’을 연다. 연희집단 더(The)광대가 풍물, 탈춤, 사자춤, 버나 돌리기, 판소리 등 한국의 우수한 전통연희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자리도 만들어 한바탕 즐기기에 좋다. 퍼포먼스홀에서는 젊은 소리꾼 남상일이 국악쇼를 진행한다. 남상일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소리를 들려 주면서 재기를 뽐내고, 특유의 입담으로 폭소가 만발하는 시간을 만든다. (02)2289-5401. 필동 남산국악당에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여는 ‘남산풍류’도 추천할 만하다. 옛 풍류방을 재현한 공연으로, 연주자와 관객이 무대·객석 구분 없이 소통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10월 1~2일 오후 8시에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김은수가 품격 있는 거문고 선율을 들려준다. 5만원(다과 포함). (02)2261-0511~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아리랑 광고’ 도쿄 중심가에 떴다

    ‘아리랑 광고’ 도쿄 중심가에 떴다

    지난 7월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올린 아리랑 광고가 17일부터 일본 도쿄 중심부에서 방영된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교육원 교수는 “하루 유동인구 5만명에 달하는 도쿄 신오쿠보역 주변 K-프라자 대형 전광판에 ‘두 유 히어?’(DO YOU HEAR)라는 아리랑 광고를 하루 50번, 한달간 총 1500번 상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 전광판은 음향도 지원해 오가는 사람들에게 아리랑을 직접 들려줄 수 있다. 이 광고는 지난 6월 경기도와 수원시, 경기도문화의전당이 공동 주최한 ‘또 하나의 애국가-아리랑 아라리요’ 페스티벌에서 펼쳐진 장면을 활용해 제작됐다. 경기도 등이 광고비 전액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차인표와 안성기, 야구 선수 박찬호 등 문화·체육계에서 활약하는 인사들이 다양하게 출연해 아리랑을 부르는 게 특징이다. 차인표는 “K팝이 전 세계에 널리 퍼지고 있을 때 우리 음악인 아리랑을 함께 알린다면 우리나라의 문화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광고 참여 배경을 전했다. 서 교수는 “이번 아리랑 광고 2탄은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서도 세계 젊은이들에게 실시간 알리고 있다.”면서 “독도, 동해, 비빔밥, 아리랑 등 6차례 진행한 광고를 모아 내년에는 국가 단위로는 세계 최초로 타임스 스퀘어에 ‘대한민국 전용 광고판’을 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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