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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여경, 클라인펠터증후군 아들과 자살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

    30대 여경, 클라인펠터증후군 아들과 자살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

    현직 여경이 생후 1개월 된 아들과 함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저녁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전남 모 경찰서 경무과 소속 A(33·여) 경위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퇴근한 남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욕실 욕조에서는 A 경위의 생후 1개월 된 아들이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A경위는 지난달 말 둘째 아들을 출산한 뒤 육아 휴직 중이었으며, 현장에서는 “당신(남편)과 함께한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겠다.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와 아들이 숨져 있었다. 아들이 며칠 전 클라인펠터증후군 판정을 받아 아내가 괴로워했다”는 남편 진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현직 여경, 클라인펠터증후군 판정 받은 아들과 생 마감해..

    현직 여경, 클라인펠터증후군 판정 받은 아들과 생 마감해..

    23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저녁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전남 모 경찰서 경무과 소속 A(33·여) 경위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퇴근한 남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욕실 욕조에서는 A 경위의 생후 1개월 된 아들이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A경위는 지난달 말 둘째 아들을 출산한 뒤 육아 휴직 중이었으며, 현장에서는 “당신(남편)과 함께한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겠다.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와 아들이 숨져 있었다. 아들이 며칠 전 클라인펠터증후군 판정을 받아 아내가 괴로워했다”는 남편 진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현직 여경, 생후 1개월 아들과 자살한 이유는..

    현직 여경, 생후 1개월 아들과 자살한 이유는..

    23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저녁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전남 모 경찰서 경무과 소속 A(33·여) 경위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퇴근한 남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욕실 욕조에서는 A 경위의 생후 1개월 된 아들이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A경위는 지난달 말 둘째 아들을 출산한 뒤 육아 휴직 중이었으며, 현장에서는 “당신(남편)과 함께한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겠다.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와 아들이 숨져 있었다. 아들이 며칠 전 클라인펠터증후군 판정을 받아 아내가 괴로워했다”는 남편 진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클라인펠터증후군, 아들과 자살한 여경찰..왜?

    클라인펠터증후군, 아들과 자살한 여경찰..왜?

    ‘클라인펠터증후군’ 클라인펠터증후군 판정을 받은 생후 1개월 된 아들과 현직 경찰관 엄마 A(33·여)경위가 함게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클라인펠터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클라인펠터증후군’이란 남성이 여성의 성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게 돼 발달과 생식 능력에 장애를 초래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난자나 정자가 생기는 과정 중에 X염색체가 쌍을 이루었다가 단일 X로 분리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여분의 X염색체가 더 있는 난자나 정자가 수태되면 클라인펠터증후군이 생긴다. 뉴스팀 chkim@seoul.co.kr
  • 인도네시아 女경찰 되려면 ‘처녀성 검사’ 필수…논란

    인도네시아 女경찰 되려면 ‘처녀성 검사’ 필수…논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일부 도시에서 여성 경찰관이 되려면 반드시 ‘처녀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AP통신 등 해외언론의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경찰이 되기 위한 조건은 ▲나이 17세 이상 22세 이하 ▲키 165㎝ 이상 ▲시력 양호(안경쓰는 사람은 불가) 등이며 여기에는 ‘반드시 성 경험이 없어야 할 것’이라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여성 경찰이 되고자 하는 어린 여성들은 반드시 ‘처녀성 검사’로 일컬어지는 인터뷰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옷을 모두 벗은 상태에서 현직 여경이 손가락을 여성의 중요 부위 안에 넣고 처녀막이 존재하는지 알아보는 검사를 뜻한다. 이 같은 인터뷰 조항은 인도네시아 경찰청 홈페이지에서 버젓이 명시돼 있다. 홈페이지에는 “여성경찰이 되고자 하는 여성이라면 반드시 처녀성 검사를 받아야 하며, 여성 경찰이 되고 싶다면 자신의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 같은 관행은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가 공개적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도네시아 경찰 인터뷰는 여성에 대한 모욕이자 차별”이라고 비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이 되기 위해 지원한 경험이 있는 24세 여성은 HRW 측에 “처녀성 검사를 받은 뒤, 내 자신이 순결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어 매우 두려웠다. 게다가 모두 같은 공간에 있는 상태에서 검사를 받았다. 개인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면서 “나와 함께 지원했던 또 다른 여성 20여명 모두 같은 검사를 받아야 했다”고 증언했다. HRW 측은 여성 경찰을 채용할 때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인도에서도 비슷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경찰이 되기 위한 조건 및 건강 검진과는 전혀 무관한 인터뷰라며 관행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로니 솜피 인도네시아 경찰청 대변인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 지원자들도 생식기관 관련 검사를 받는다”면서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인도네시아 女경찰 채용시 ‘처녀성 검사’ …국제 비난 쏟아져

    인도네시아 女경찰 채용시 ‘처녀성 검사’ …국제 비난 쏟아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일부 도시에서 여성 경찰관이 되려면 반드시 ‘처녀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AP통신 등 해외언론의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경찰이 되기 위한 조건은 ▲나이 17세 이상 22세 이하 ▲키 165㎝ 이상 ▲시력 양호(안경쓰는 사람은 불가) 등이며 여기에는 ‘반드시 성 경험이 없어야 할 것’이라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여성 경찰이 되고자 하는 어린 여성들은 반드시 ‘처녀성 검사’로 일컬어지는 인터뷰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옷을 모두 벗은 상태에서 현직 여경이 손가락으로 처녀막이 존재하는지 알아보는 검사를 뜻한다. 이 같은 인터뷰 조항은 인도네시아 경찰청 홈페이지에서 버젓이 명시돼 있다. 홈페이지에는 “여성경찰이 되고자 하는 여성이라면 반드시 처녀성 검사를 받아야 하며, 여성 경찰이 되고 싶다면 자신의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 같은 관행은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가 공개적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도네시아 경찰 인터뷰는 여성에 대한 모욕이자 차별”이라고 비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이 되기 위해 지원한 경험이 있는 24세 여성은 HRW 측에 “처녀성 검사를 받은 뒤, 내 자신이 순결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들어 매우 두려웠다. 게다가 모두 같은 공간에 있는 상태에서 검사를 받았다. 개인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면서 “나와 함께 지원했던 또 다른 여성 20여명 모두 같은 검사를 받아야 했다”고 증언했다. HRW 측은 여성 경찰을 채용할 때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인도에서도 비슷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경찰이 되기 위한 조건 및 건강 검진과는 전혀 무관한 인터뷰라며 관행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로니 솜피 인도네시아 경찰청 대변인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 지원자들도 생식기관 관련 검사를 받는다”면서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찰도 털린다” 3인조 강도, 대낮 경찰서 습격사건

    “경찰도 털린다” 3인조 강도, 대낮 경찰서 습격사건

    대낮에 황당한 경찰서 습격사건이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수도권 근교 산후스토의 경찰서에 남녀 혼성 3인조 강도가 들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건은 19일(현지시간) 오후 2시쯤 발생했다. 경찰서에 들어선 한 여성이 "강도를 당했다."면서 신고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한 여경이 여자를 안내해 강도피해 사건접수를 받았다. 여자와 함께 경찰서에 들어간 2명의 남자가 강도로 돌변한 건 바로 그때였다. 남자들은 순식간에 여경을 제압하고 권총을 빼앗았다. 여경이 비명을 지르자 경찰서 안쪽에 있던 경찰들이 총을 꺼내들고 뛰쳐나왔다. 강도들이 경찰들을 향해 발포하고 경찰들이 응사하면서 경찰서 안에선 총격전이 벌어졌다. 강도들은 경찰에 총을 쏘면서 경찰서를 빠져나가 흩어져 도주했다. 경찰 7명이 강도를 쫓았지만 모두 놓치고 말았다. 관계자는 "순찰차까지 출동해 각각 다른 방향으로 도주한 3명을 추격했지만 검거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CCTV(폐쇄회로카메라)에 용의자 얼굴이 포착된 만큼 빠른 시일 내 검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도들이 무엇을 노렸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강도단이 경찰의 총기류를 노린 것인지, 갇혀 있는 누군가를 구출하기 위해 습격한 것인지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산책] 중앙경찰학교 여경(女警) 훈련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산책] 중앙경찰학교 여경(女警) 훈련장을 가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며 위로하던 여경들의 모습이 기억난다. 신문에 실린 여경들의 사진 한 장은 당시 ‘함께해야 한다’는 국민적 정서와 맞물려 힘들고 아파하던 많은 이들의 몸과 마음을 다독였다. 여경들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민중의 지팡이’로서 여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기대가 늘어나고 있다. ●피 말리는 경쟁률 뚫어도 진짜 경찰 되기 ‘산 넘어 산’ 지난 17일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자리한 중앙경찰학교.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르는 경찰악대의 연주에 맞춰 활기찬 하루를 여는 새내기들의 발걸음이 힘차다. 청춘의 열정과 패기로 가득한 일반 순경 과정 281기 여경 705명의 학과 출장 시간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9년 만에 피 말리는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교육생들의 하루 일과는 매우 촘촘하다. 아침 6시 기상부터 밤 10시 점호가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렇게도 염원하던 제복을 입었지만 순경 계급장의 진짜 경찰이 되는 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수업인 테이저건(권총형 전자충격기) 사용법부터 사이버 범죄, 과학수사, 교통수신호 교육, 사격, 순찰차 운전교육, 15㎞ 산악 훈련 및 지구대 실습 등 힘들고 빠듯한 과정을 이겨 내야 한다. 하루 7시간의 수업이 끝난 후에는 부족한 체력을 기르기 위한 동아리 활동, 시험에 대비한 공부까지 해야 한다. ●“남들 쉴 때도 윗몸일으키기 하며 체력 길러요” 여자이기 이전에 당당한 경찰이 되고 싶은 교육생들. 아직은 모든 것이 어설프지만 자부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홍정민 교육생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고된 훈련이지만 견딜 만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긴 수험 기간을 거쳐 들어온 교육생들은 노력한 시간만큼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사전오기(四顚五起)로 합격한 금한나씨는 “남들이 쉴 때도 홀로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체력을 기르고 있어요.” 그에게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소중하기만 하다. 사이버 특채 반에 들어온 장연주씨는 학급 동기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왕언니’다. 여덟 살 된 아들의 엄마인 장씨는 “보고 싶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힘든 훈련을 견뎌 내려고 이를 악문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학교에서 실무교육 이외에 경찰관으로서 가져야 할 정신자세와 예절, 청렴의식 등의 교육을 받는다. 최종헌 중앙경찰학교장은 “경찰의 존재 이유인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 우선적인 교육 목표”라며 “현장 중심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찰교육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46년 80명으로 창설된 여경은 올해 68주년을 맞아 사람으로 치면 칠순에 가까운 나이다. 그동안 질적·양적인 발전을 거듭해 아동·청소년과 노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범죄에서 여경들의 역할은 두드러졌다. ‘경찰 조직의 꽃에서 핵심’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인정 많은 경찰’이 되고 싶다는 교육생들. 힘든 훈련 속에서도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그들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초심을 잃지 않는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사진 충주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포토] 전기충격기 맞은 女, 표정 일그러지더니

    [포토] 전기충격기 맞은 女, 표정 일그러지더니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며 위로하던 여경들의 모습이 기억난다. 신문에 실린 여경들의 사진 한 장은 당시 ‘함께해야 한다’는 국민적 정서와 맞물려 힘들고 아파하던 많은 이들의 몸과 마음을 다독였다. 여경들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민중의 지팡이’로서 여경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기대가 늘어나고 있다. ●피 말리는 경쟁률 뚫어도 진짜 경찰 되기 ‘산 넘어 산’ 지난 17일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자리한 중앙경찰학교.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르는 경찰악대의 연주에 맞춰 활기찬 하루를 여는 새내기들의 발걸음이 힘차다. 청춘의 열정과 패기로 가득한 일반 순경 과정 281기 여경 705명의 학과 출장 시간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9년 만에 피 말리는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교육생들의 하루 일과는 매우 촘촘하다. 아침 6시 기상부터 밤 10시 점호가 끝날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그렇게도 염원하던 제복을 입었지만 순경 계급장의 진짜 경찰이 되는 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수업인 테이저건(권총형 전자충격기) 사용법부터 사이버 범죄, 과학수사, 교통수신호 교육, 사격, 순찰차 운전교육, 15㎞ 산악 훈련 및 지구대 실습 등 힘들고 빠듯한 과정을 이겨 내야 한다. 하루 7시간의 수업이 끝난 후에는 부족한 체력을 기르기 위한 동아리 활동, 시험에 대비한 공부까지 해야 한다. ●“남들 쉴 때도 윗몸일으키기 하며 체력 길러요” 여자이기 이전에 당당한 경찰이 되고 싶은 교육생들. 아직은 모든 것이 어설프지만 자부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홍정민 교육생은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고된 훈련이지만 견딜 만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긴 수험 기간을 거쳐 들어온 교육생들은 노력한 시간만큼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려 한다. 사전오기(四顚五起)로 합격한 금한나씨는 “남들이 쉴 때도 홀로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체력을 기르고 있어요.” 그에게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소중하기만 하다. 사이버 특채 반에 들어온 장연주씨는 학급 동기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왕언니’다. 여덟 살 된 아들의 엄마인 장씨는 “보고 싶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힘든 훈련을 견뎌 내려고 이를 악문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학교에서 실무교육 이외에 경찰관으로서 가져야 할 정신자세와 예절, 청렴의식 등의 교육을 받는다. 최종헌 중앙경찰학교장은 “경찰의 존재 이유인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 우선적인 교육 목표”라며 “현장 중심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찰교육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46년 80명으로 창설된 여경은 올해 68주년을 맞아 사람으로 치면 칠순에 가까운 나이다. 그동안 질적·양적인 발전을 거듭해 아동·청소년과 노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범죄에서 여경들의 역할은 두드러졌다. ‘경찰 조직의 꽃에서 핵심’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인정 많은 경찰’이 되고 싶다는 교육생들. 힘든 훈련 속에서도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는 그들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초심을 잃지 않는 진정한 ‘민중의 지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글 사진 충주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알몸투시기, 4년간 위험물품 적발 0건인데

    알몸투시기, 4년간 위험물품 적발 0건인데

    신체의 은밀한 부위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나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전신스캐너(알몸 투시기) 검색이 국내 주요 공항에서 해마다 수천건씩 이뤄지고 있다.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큰 반면, 테러 예방 효과는 뚜렷하지 않은 만큼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전신스캐너를 도입한 2010년 10월 이후 인천·김포·김해·제주 등 4개 공항에서 ‘알몸 투시’를 당한 국제선 출국 승객은 6만 4656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45명꼴이다. 하지만 그동안 총기나 폭발물, 인화성물질 등 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물품이 적발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전신 검색은 인천공항이 4만 2768명으로 가장 많고, 김해 1만 3236명, 김포 4428명, 제주 4224명 순이다. 전신스캐너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2010년 10월 테러 방지를 목적으로 인천공항에 3대, 김포·김해·제주공항에 1대씩 도입됐다. 항공사들이 항공기 안전 운항과 승객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거나 국내외 보안기관 등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은 승객의 탑승권에 영문으로 ‘SSSS’ 표기를 해 두면 출국 검색대에서 공항 보안검색담당자가 전신 스캔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 표기는 ‘분류된’이라는 의미의 ‘셀렉티’(Selectee)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검색 기준이 불분명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검색을 당한 승객 대부분은 자신이 왜 대상이 됐는지 아무런 설명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교통안전국(TSA)이 통보한 명단에 의존하는 인천공항도 기준을 모르는 건 마찬가지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TSA 명단은 이슬람권에서 오래 체류한 경력 등의 기준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희수 변호사는 “‘의심스러운 자’의 기준이 모호해 보안검색요원의 자의적 판단으로 검색 대상자가 임의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행색이 누추하면 의심받는 등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운영기관 쪽에서는 이미 테러 예방 효과가 크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전신 검색은 세계적 추세이며, 지금까지 위해 물품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그만큼 테러 예방 효과가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전신스캐너의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운영 여부를 재평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개인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2010년 도입 당시 설치 금지를 권고한 바 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전신스캐너는 G20 회의 때문에 졸속으로 도입된 측면이 있다”면서 “개인의 알몸을 입체적으로 보여 주기 때문에 보완책이 반드시 필요한데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운영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野 ‘당권경쟁의 핵’ 모바일 투표 논란 가열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전당대회를 놓고 모바일투표제도 도입 여부가 논란의 핵으로 떠올랐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모바일투표제도를) 심각하게 생각한 적은 있지만 결론은 안 된다였다”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전대) 룰에 대한 합의가 없는 한 편파적이라고 생각하는 후보나 어떤 사람들이 있는 한 채택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비밀선거 위반이고 100% 신뢰할 수 없는 법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원보다 시민참여가 늘어날 경우 외부 조직력이 강한 친노(친노무현) 측에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에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는 주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세균 의원은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을 만들려고 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서는 적절치 않다”고 경고했다. 비노 측에서는 이날 새정치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장으로 범친노 측 인사인 원혜영 의원을 임명한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모바일투표 논란은 전초전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결국 문재인 의원이 궁극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모바일투표를 수단으로 한 네트워크정당 실현이라는 주장이다. 친노 측에서는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지만 정치 역사에 남을 만한 성과를 남긴다면 향후 대권도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이 그 같은 업적을 남기기 위해 네트워크정당 실현을 정치혁신 모델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네트워크정당안은 문 의원의 측근인 문성근 ‘국민의 명령’ 상임운영위원장이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3월 문 위원장은 ‘국민네트워크 정당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발제문을 통해 “정당 강화를 위해서는 입당만을 강요할 게 아니라 느슨하게라도 연대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시민참여형 정당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예를 들어 다음 아고라 확대판 같은 플랫폼을 구축해 지난해 30만명이 서명한 ‘국정원 국정조사 청원’처럼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온라인에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시민참여형 정당을 위해서는 자연히 국민참여경선이 채택될 것이고 그 수단으로는 모바일투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이 이날 기자들에게 “모바일투표는 국민참여경선을 할 때 현장 투표 외에 모바일투표까지 하면 참여가 쉽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인권위 “경찰대 여성 비율 12% 제한은 性차별”

    경찰대학이 신입생 모집 때 여학생 비율을 12%로 제한한 것은 성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인권위는 경찰청장에게 여성 선발 비율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24일 인권위에 따르면 경찰대 진학을 희망하는 고모(16)양 등 3명은 경찰대가 매년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여학생 정원을 전체의 10%대로 묶어 놓고 남자보다 현저히 적게 뽑는 건 성차별이라며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3차례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대는 2014학년 신입생 모집 때까지는 정원 120명 중 10%(12명)를 여학생에게 할당했고 내년부터 정원을 100명으로 줄이는 대신 여학생 선발 비율을 12%(12명)로 높이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여성 신입생 비율은 경찰 직무 특성과 조직 내 여경 비율 등을 고려해 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2013학년도 경찰대 신입생 선발 때 남녀 모집 비율을 폐지했다고 가정하면 1차 필기시험 합격자 중 여학생이 28명(23%) 이상 합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경찰 내 여성 관리자(경감 이상) 비율이 약 4%에 불과한 만큼 초급 간부(경위) 입직 경로인 경찰대 입학생 중 여성 비율을 현행보다 높여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여경 밀치고 차에서 도주하는 범인 제압하는 소년 포착

    여경 밀치고 차에서 도주하는 범인 제압하는 소년 포착

    경찰차에서 도망치는 강력 범죄자를 제압하는 10대 소년의 모습이 당시 현장에 있던 CCTV에 포착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는 영국 이스트서식스 주(州) 브라이턴의 한 도로에서 키야 잉햄(16)이라는 소년이 여경들을 밀치고 경찰차에서 달아나는 폭력 범죄자 브래들리 휴즈(31)를 붙잡았다고 보도했다. CCTV 영상을 보면, 웃통을 벗은 범죄자가 연행 중 경찰차에서 여경들을 밀치고 달아난다. 그 순간, 주변에 있던 건장한 소년이 자신의 가방도 버려놓고 재빠르게 달려가더니 범죄자의 목을 낚아채 바닥에 쓰러뜨린다. 그러자 여경 두 명이 달려들어 범죄자를 제압한다. 한편, 위험을 무릅쓰고 범죄자의 도주를 막은 키야 잉햄은 지난 6월 ‘용감한 시민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Caught on Dashcams or CCTV/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새정치연 내홍] 막후 조정하고도 무책임… 길 잃은 ‘文 리더십’

    [새정치연 내홍] 막후 조정하고도 무책임… 길 잃은 ‘文 리더십’

    ‘문재인식 정치’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내 최대주주인 친노무현계의 구심점으로 당내 주요 의사결정에 막후 조정 역할을 맡지만, 정작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이 반복된다는 비판 때문이다. 역으로 문 의원이 친노계를 아우르지도, 친노계가 문 의원을 절대적으로 지지하지도 않는 느슨한 관계란 평가도 나왔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는 모임은 기존 2012년 당시 계파 분류와 꼭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다. 새정치연합 내 계파는 친노, 손학규계, 486계, 민평련계, 정세균계, 김한길계 등이다. 세월호 정국이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논란 국면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모임은 2~3개 계파가 섞이거나 기존 계파에 속하지 않은 온건파 의원들의 회동 형태로 나타났다. 이 교수 영입 반대 및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15일까지 이틀째 모인 긴급의원모임에서는 친노, 486, 민평련, 손학규계가 손을 잡는 식이다. 이 같은 흐름에서 새정치연합 내 계파의 응집력이 생각보다 떨어진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 교수 영입을 놓고 “절대 불가”를 외친 친노계와 “합리적 보수가 필요하다”던 문 의원의 입장이 미묘하게 갈린 것은 계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신호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위원장 측 관계자는 “문 의원이 이 교수 영입을 놓고 친노계를 설득하려 했지만, 잘 안 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부 친노 의원들은 이와 관련해 문 의원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언론에 토로하는 등 ‘리더십’에 이상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친노계의 정체성이 애초부터 뚜렷하지 않다는 해묵은 논쟁도 재현됐다. 친노계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각자의 판단에 따라 입장을 정하고, 486·민평련계 등이 ‘더 좋은 미래’로 모이는 것과 다르게 특별한 모임도 갖지 않는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당내 활동 중인 대선 후보군은 2~3명에 불과한데, 10여개 계파가 난립하는 점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면서 “계파 또는 모임이 수권이 아닌 현안별 판단에 따라 움직인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참여경선제 등 방식 논의가 활발해지면, 국민참여경선에 찬성할 대권용 계파와 반대할 당권용 계파가 새롭게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친노계가 유인태·문희상 의원을, 정세균계가 박병석 의원을, 일부 온건파가 천정배 전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미는 등의 흐름이 나타나고 의원마다 2016년 총선에서의 공천 유불리를 따져 합종연횡이 가능한 구도란 설명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경찰견 아끼는 맘 안 들키게 적당히 밀당… 우린 연인 같죠”

    “경찰견 아끼는 맘 안 들키게 적당히 밀당… 우린 연인 같죠”

    “마트를 가도 제 먹을 것부터 챙기는데 마음 몰라주면 서운하죠. 가끔 토라지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끼는 마음을 너무 내색해서도 안 돼요. 긴장감을 유지하려면 ‘밀당’(밀고 당기기)이 필요하죠.” 얼핏 연인이나 가족을 향한 투덜거림처럼 들린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찰특공대 조찬명(29) 경장과 김보림(25·여) 경장은 각자의 ‘파트너’를 소개하며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폭발물 현장 등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한 만큼 동지애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의 ‘파트너’는 경찰견이다. 둘 모두 경찰견을 조련하고 현장에서 폭발물 탐지 임무 등을 함께 수행하는 핸들러(지도수)다. 12일 서울 서초구 경찰특공대 훈련장에서 파트너인 보라(6·암컷)·미듬이(9·암컷)와 함께 맹훈련 중인 두 경관을 만났다. 이들은 젊지만 노련했다. 조 경장은 경찰특공대에서 의경으로 복무하던 2005년 상관 권유로 자격증을 따 핸들러가 됐다. 벌써 10년차로 베테랑에 속한다. 김 경장은 ‘자매 핸들러’로 유명하다. 첫 여경 핸들러인 언니에 이어 2010년부터 핸들러로 일하고 있다. 현재 경찰이 보유하고 있는 경찰견은 모두 130여 마리. 수색 인력은 부족한데 찾아야 할 곳은 많으니 늘 바쁘다. 둘은 최근 보라, 미듬이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주요 행사장에서 폭발물 수색을 했다. 폭발물 의심 신고가 접수될 때마다 부리나케 달려가고 대통령 외부행사 때 위험물 설치 여부도 탐지한다. 핸들러와 경찰견이 인연을 맺는 과정은 ‘중매’와 비슷하다. 특공대의 핸들러 팀장이 대원과 경찰견 성격, 외모 등을 고려해 짝을 지어준다. 보라는 호전적인 마리노이즈 종(種)으로 체중이 25㎏에 이른다. 용맹한 만큼 고집이 세다. 힘세고 참을성 많은 조 경장과 딱이다. 미듬이는 몸무게 7~8㎏의 스프링거 스파니엘 종이다. 하얀색과 짙은 갈색 털이 섞여 귀엽다. 김 경장의 파트너로 제격이다. 김 경장과 미듬이는 인파로 북적이는 호텔 등 거부감 없이 수색 작업을 해야 하는 곳에 투입된다. 김 경장은 “처음 만났을 때는 소개팅 남녀처럼 서먹했다”고 말했다. 이름을 애타게 불러도 미듬이는 눈길 한번 주지 않을 만큼 도도했다. 하지만 정성을 쏟으면 마음을 여는 건 개나 사람이나 비슷한 모양이다. 함께 공놀이를 하거나 산책하며 공을 들이자 언젠가부터 미듬이는 김 경장만 보기 시작했다. 김 경장은 “미듬이가 좋아하는 개껌을 사비를 털어 몇 달 사줬더니 눈빛이 달라지더라”면서 “미듬이에게 가족에게도 말 못할 고민을 털어놓으면 속이 좀 풀린다”며 웃었다. 가족이나 다름없지만 아끼는 마음을 너무 드러내도 안 된다. 자칫 훈련이나 임무 수행 때 집중력을 잃고 엉겨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밀당’이 필요하다. 조 경장은 “훈련 때 산만하면 단호하게 꾸짖는다”고 말했다. 폭발물 신고 중 오인·거짓 신고가 많아 경찰견들도 탐지 현장에서 ‘또 폭발물이 없겠지’라고 예단해 느슨해지기도 하는데 긴장감 유지를 위해 가끔 모조 폭발물을 현장에 숨겨놓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김 경장은 “미듬이가 나이 들면 언젠가 헤어져야 하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벌써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미 ‘이별 경험’이 있는 조 경장이 고개를 끄덕인다. 보라를 맡기 전 조 경장과 함께했던 독일 셰퍼드 ‘케이’는 지난해 여름 은퇴했다. 경찰견은 보통 10~12살쯤 되면 신체 능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일반 가정에 분양된다. 조 경장은 “요즘도 가끔 케이 생각이 나 함께 찍었던 사진을 꺼내보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특공대원으로 고생만 하다가 노후라도 안락하게 보낼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CCTV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눈뜬 장님’ 통합관제센터

    [CCTV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눈뜬 장님’ 통합관제센터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운영 제한을 두루뭉술하게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 25조를 제외하면 22만여대의 폐쇄회로(CC)TV를 관제하는 ‘감시자’ 격인 통합관제센터의 인력 운용 및 자격 요건 등에 대한 강제 규정도 없고, 영상정보 폐기 및 반출에 대해서도 사실상 엄격한 법적 제재가 없다.”(서울의 한 통합관제센터 관계자) 25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110곳(서울 19곳)의 통합관제센터에서 22만여대의 공공목적 CCTV(전체 56만여대 중 통합관제센터 관리 대상)를 관제하는 인력은 2132명에 불과하다. 통합관제센터 근무가 2~4교대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관제요원 1명당 주시해야 하는 CCTV가 206~413대에 이르는 셈이다. 2010년부터 시·군·구 통합관제센터 구축 사업을 지원해 온 안행부가 ‘지자체 영상정보처리기기 통합관제센터 구축 및 운영 규정’을 내놨지만 강제성 없는 권고 수준이다. 법적 근거가 불확실하다 보니 통합관제센터 운영도 지자체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제각각 이뤄진다. 자치구마다 관제 인력과 CCTV 숫자도 들쭉날쭉하다. 지난해 안행부가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통합관제센터 관제인력 구성 현황’을 보면 공익요원을 제외한 관제요원 수가 비교적 많은 자치구는 강남구(18명·1297대), 은평구(13명·1182대), 성동구(10명·731대) 등이었고 적은 곳은 마포구(4명·361대), 영등포구(6명·472대), 구로구(2명·1141대) 등이었다. 관제요원 2132명 중 1716명(80.4%)은 위탁업체 소속이다. 나머지는 지자체가 직접 고용한 계약직 304명(14%), 공익요원 112명(5.2%)으로 민간 용역업체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그런데도 통합관제센터 운영인력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는 부실했다. 통합관제센터에 상주하는 민간 용역업체 등의 관제인력이 CCTV를 원격 조정하거나 사후에 영상을 열람한 기록을 자동적으로 저장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설치된 통합관제센터는 서울에 단 한 곳뿐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 대부분 내부 관리자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통제 시스템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학수 서울대 법대 교수는 “개인 영상정보를 민간 사업자에 위탁해 관제하는 만큼 내부 관리자들을 감시할 수 있는 통제 시스템을 갖춰야 잠재적인 위험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통합관제 시스템을 지능형 CCTV에 기반을 둔 무인화 체계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내 CCTV 기술력은 통합관제센터를 자동화할 만큼 충분하다”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거듭 제기된다면 자동화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영장 없이 CCTV를 실시간으로 관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지적도 시민사회단체와 학계에서 제기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공공 CCTV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운영 주체인 지자체 외에 CCTV에 찍힌 개인이 직접 열람을 청구할 때만 공개할 수 있다. 경찰이 관제센터에 상주하면서 실시간으로 영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얘기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경찰은 엄연히 ‘제3자’이고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한 구청은 ‘운영 주체’가 되는데 관제센터 운영을 경찰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CCTV로 개인 영상정보를 감시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통합관제센터가 문을 연 뒤 범인 검거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용산·송파·동대문을 제외한 나머지 23개 자치구의 범인 검거율은 관제센터가 개소한 2011~2013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CCTV 대수와 범인 검거율이 비례하지 않는 데 대해 학계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경찰이 홍보하는 방범용 CCTV의 효과는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국장은 “CCTV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찰이 탐문 수사에 소극적으로 변하다 보니 오히려 검거율이 떨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 확산…주민번호 대체 ‘마이핀’ 인기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 확산…주민번호 대체 ‘마이핀’ 인기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민등록번호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마이핀’(My-PIN) 신청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드사와 은행, 인터넷 포털업체 등에서 최근 잇따라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안전행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과 함께 마이핀 발급을 시작하면서 지난 22일 기준으로 38만 9646명이 마이핀을 발급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첫날인 지난 7일에 3만 1282명, 8일 3만 3121명이 발급받는 등 하루 1만 5000~3만명이 오프라인 본인 확인 수단으로 마이핀을 발급받았다. 마이핀 발급이 시작된 당일에는 발급 홈페이지에 이용자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또 그날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 회원 가입을 위해 마이핀을 발급받으려던 학부모들이 홈페이지가 다운돼 항의를 하기도 했다. 관련 부서에는 1500여통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안행부 관계자는 “마이핀이 기존 아이핀 발급 서버를 함께 사용하면서 회원 가입 등을 하는데 이용자들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면서 “현재 예산 당국과 마이핀 서버 증설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으니 조만간 서버가 증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핀은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할 수 있는 무작위의 13자리 번호로 오프라인에서 본인 확인을 할 때 사용한다. 마이핀 제도가 정착되면 법령상 수집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고 그 외 대형마트, 백화점, 극장, 홈쇼핑 등을 이용하는 일상생활에서는 마이핀으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 사이트 32만여개 중 92.5%인 29만 6000개가 불필요하게 주민등록번호를 수집, 이용하고 있으며 민간 사업자 54.8%가 단순 본인 확인 목적으로 주민번호를 수집하고 있다는 게 안행부의 지적이다. 마이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공기관 홈페이지 회원 가입은 물론 다양한 분야로 마이핀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현재 6만 8000여개의 공공기관 홈페이지 중 회원 가입이 필요한 모든 홈페이지에서 마이핀이 사용된다. 민간 분야에서도 마이핀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신세계백화점, 현대·기아자동차, 삼성전자, 홈플러스 등 22개 기업이 회원 가입과 회원 정보 조회, 보너스카드 등록 등을 할 때 마이핀을 사용한다. 현재 상당수 기업들이 회원 가입 시스템을 바꾸고 있어 마이핀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용해 온 주민등록번호가 아직 생활 전반에 활용되고 있어 마이핀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정책활동가는 “문제가 되는 것은 주민번호가 이것만 있으면 개인의 신상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 ‘만능 열쇠’이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주민번호를 민간에서 사용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일상생활 직접 보니 폭력 근심 가셨어요”

    “일상생활 직접 보니 폭력 근심 가셨어요”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사망 사건 이후 노심초사하셨던 부모님이 근심을 덜고 가신 것 같아 기쁩니다.” 의무경찰 이성호(22) 수경은 21일 서울 관악구 금천경찰서에서 열린 ‘의경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경찰관들이 의경 대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살갑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께서 ‘이제야 안심이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웃었다. 금천서는 이날 의경 대원들의 가족과 여자 친구 등 60여명을 초대했다. 대원들이 직접 일상생활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고 경찰관들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윤 일병 사건 이후 높아진 가족들의 불안을 불식시키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금천서 측은 다음달부터 ‘밥을 사 주는 삼촌·이모 멘토 운동’이라는 이름의 멘토링 제도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달 부임한 송호림 서장이 제안한 멘토링 제도는 경찰관들이 의경 대원과 일대일 관계를 형성해 소소한 고민을 들어주고 경찰서 생활의 고충을 덜어 주기 위한 것이다. 류희등 금천서 방범순찰대 경사는 “전입한 지 100일이 안 된 의경 대원들을 ‘보호대원’으로 지정해 한 달에 네 번 이상 면담을 받게 하고 있다”면서 “현재 의경 대원 114명 중 17명 정도가 보호대원인데, 심층 상담이 필요한 경우 상담 교육을 이수한 기동대 여경들이 직접 보호대원을 면담하거나 서울지방경찰청이 지정한 상담치료 전문 업체에서 5회 이상 상담치료를 한다”고 설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 허위공적 작성 의혹…훈장 받은 지 10개월 만에 초고속 승진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 허위공적 작성 의혹…훈장 받은 지 10개월 만에 초고속 승진

    ‘강신명 경찰청장’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가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공적을 부풀려 홍조근정훈장을 포상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신명 후보자는 훈장을 받은 지 불과 10개월 만에 두 계급을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2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실에 따르면 강신명 후보자는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0월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근정훈장은 공적이 뚜렷한 공무원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직급에 따라 5등급으로 구분되며 홍조근정훈장은 1~3급의 고위공무원이 받을 수 있는 3등급에 해당된다. 강신명 후보자가 훈장 심사를 받기 위해 제출한 공적조서에 따르면 강신명 후보자는 청와대 근무 전에 재직하던 경찰청 수사국장·정보국장과 경북경찰청장을 주요 이력으로 쓰며 각각의 공적 내용을 제시했다. 그런데 강신명 후보자의 공적 내용 중 일부는 이미 시행되고 있던 제도를 자신이 주도한 것처럼 설명하거나 심지어 남의 성과를 가로채는 등 공적을 부풀린 것으로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상훈법은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서훈을 취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신명 후보자는 우선 2011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경찰청 수사국장으로 재직하며 ‘대민 접촉빈도가 높은 경제팀에 경찰대·여경 배치 등을 확대해 수사의 친절 공정성을 제고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걸맞는 제도 정비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강신명 후보자가 부임하기 전에 이미 시행되고 있었다. 경찰청은 2010년 7월 서울 강남경찰서 경제팀에 경찰대 출신 등 젊은 간부와 여경을 확대 배치해 시범 운영한 뒤 만족도가 향상됐다는 자체 설문조사가 나오자 이듬해인 2011년 상반기 전국 경찰서로 확대 시행했다. 경찰청은 2011년 5월 이런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해 성과를 홍보하기도 했다. 강신명 후보자는 이어 5개월 간 경찰청 정보국장으로 재직할 때에는 ‘경찰의 편의적 집회금지 관행을 탈피하기 위해 집회 금지 세부기준을 마련해 집회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등 국민 편익을 향상’했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강신명 후보자가 말하는 ‘집회 금지 세부기준’인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운용 매뉴얼’은 2011년 7월 발행된 이후 현재까지 개정된 적이 없다는 점. 강신명 후보자는 취임 1년 전에 시행된 매뉴얼을 본인이 ‘마련’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경북청장 재직 당시의 공적 내용에서도 이상한 대목이 발견된다. 강신명 후보자는 교통사고 사망자 및 강·절도를 전년과 대비해 크게 줄였다고 강조했다. 실제 경찰 통계를 보면 경북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1년 608명에서 2012년 590명으로 감소했다. 강·절도 발생건수도 전년에 비해 각각 30.7%와 4% 줄어들었다. 강신명 후보자는 2012년 10월 31일에 경북청장으로 취임했다. 고작 2개월을 근무하고는 10개월 간 일한 전임자를 제쳐둔 채 ‘대폭 감소를 견인’했다는 식으로 자신의 성과인 것처럼 내세운 것이다. 이처럼 공적을 부풀린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여러 군데 있지만 강신명 후보자는 공개 검증과 내부 심사를 무사 통과해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특히 훈장을 받고나서 2개월 만에 치안감에서 5명 뿐인 치안정감으로 승진했고, 다시 8개월 뒤에는 치안총감인 경찰청장 후보자로 내정됐다. 이에 대해 경찰청 측은 “강신명 후보자는 수사국장 재직 당시 실제로 경제팀에 여경과 경찰대 출신 등을 확대 배치했고 정보국장 때에도 장소경합으로 후순위자를 무조건 금지 통고하는 관행을 개선하도록 내부 지침을 내렸다”며 “자세한 내용은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 한국이 망했다… 아! 한국 국민” 조선의 운명 목도한 중국 지식인의 통탄

    “아! 한국이 망했다… 아! 한국 국민” 조선의 운명 목도한 중국 지식인의 통탄

    량치차오, 조선의 망국을 기록하다/량치차오 지음/최형욱 옮김/글항아리/284쪽/1만 5000원 “아! 한국이 망했다. 아! 한국이 완전히 망했다.”(1907년 10월 7일) “아! 이제 조선은 명실상부하게 멸망했다. (중략) 다시는 문자가 없고, 다시는 군주가 없고, 다시는 정부가 없고, 다시는 민족이 없고…거꾸러진 치욕적인 역사의 흔적만 남게 되었다.”(1910년 9월 14일) 문장에 통한이 가득하다. 글마다 묻어나는 탄식은 망국민의 그것이 아니라 열강에 유린당한 조선을 바라본 중국 지식인 량치차오의 격정이다. 그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격동의 중국 근대 전환기에 시대를 주도해 나간 유신파 계몽주의 지식인의 대표 이론가이자 중국의 중요한 진보 정치사상가다. 1897년 조선 언론에 처음 소개된 그는 신채호, 박은식, 장지연 등 개화와 자강을 주장하던 조선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가 조선에 관한 글을 쏟아낸 때는 1904~1911년이다. 일본이 끈질기게 조선에 침투해 결국 손아귀에 넣는 것을 지켜보며 “춥지도 않은데 전율을 느낀다”고 통탄했고 “한국이 망한 것은 한국 황제가 망하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득의양양하게 나라를 팔아 이득을 얻고도 깨닫지 못하는” 양반(이후 귀족과 친일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신간 ‘량치차오, 조선의 망국을 기록하다’는 그의 전집에서 조선에 관한 글을 추려 모은 책이다. 1904년 9월 24일에 쓴 ‘조선망국사략’부터 ‘아! 한국, 아! 한국 황제, 아! 한국 국민’ ‘조선 멸망의 원인’ ‘일본병탄조선기’ 등을 다룬다. 조선의 유린은 그에게 동병상련의 비극이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등 제국주의 세력의 패권 싸움으로 수난을 당한 것은 조선이나 중국이나 매한가지였다. 더 내밀한 곳에는 중화주의를 수용한 조선을 일본에 빼앗긴 것에 대한 동정심과 안타까움, 조선을 사례로 삼아 자국 인민에게 교훈을 주려는 의도도 혼재한다. 조선을 향한 그의 감정은 복잡하지만 조선 멸망의 원인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다. 무능한 지도자와 부패한 관료(양반)들에게 원인이 있다고 본 것이다. 량치차오는 “무릇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정벌한 연후에 남이 정벌한다. 조선 멸망의 최대 원인은 사실 궁정에 있다”며 고종과 (흥선)대원군의 자질을 따졌다. 사리 판단이 어렵고 결단력이 부족한 고종의 뒤에서 “음험하고 사나운 성질”을 가진 대원군이 주권자가 된 것을 한국 혼란의 배경이라고 했다. 또 “이른바 ‘양반’이라는 자들이 나라의 정치·사회·생계상의 세력을 모두 농단했다”면서 “나라에서 관리를 두는 것은 국사를 다스리기 위함인데 조선에서 관리를 두는 것은 오직 직업 없는 사람들을 봉양하기 위함”이라 조롱하고, 남종·북종·노론·소론 등으로 파벌 다툼을 일삼고 백성을 갈취한다고 비판한다. 조선을 냉철하게 분석한 그가 긍정적으로 꼽은 인물은 안중근 의사다. “조선에서 1000만명 중 1명 있을까 말까 한 인물”로 평가하며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는 장면을 비장하게 묘사한 시 ‘가을바람이 등나무를 꺾다’를 쓰기도 했다. 량치차오의 글은 명쾌하고 호방하다. 그런데 읽을수록 서늘함이 느껴지는 것은, 100년 전 조선에서 오늘날 한국이 언뜻 비치는 탓이다. 지도층의 자질과 국가의식 부재에 대해 량치차오가 글에서 중국인에게 던진 말을 꺼내 들게 된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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